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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501 법원주림(法苑珠林) 58권

by Kay/케이 2024.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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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58

 

법원주림 제58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67.모방편(謀訪篇)[여기에는 5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주저부(呪咀部) 비방부(誹謗部)
피기부(避譏部) 숙장부(宿障部)

(1) 술의부(述意部)
대개 마음이란 모든 병의 근원이요 입이란 선과 악의 근본이니, 같은 데서 나와 이름이 다르고 화와 복은 갈래가 다르다. 그러므로 몸과 입과 뜻의 3업(業)은 모두 화를 만드는 원인이며 눈과 귀 등 6정(情)은 재앙을 부르는 우두머리가 된다. 성인과 범부를 모방(謀謗)하여 선량함을 억울하게 눌러, 멋대로 3근(根)을 받고 7중(衆)을 길이 떠나게 한다. 다만 생사는 명(命)이 있고 부귀는 업에 의한 것이라, 비록 짐독(鴆毒)을 먹여도 그 독이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이도(異道)가 모함을 부려도 그 꾀가 해치지 못하나니, 한갓 모방할 마음을 일으키고 헛되이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첩여(班婕妤)는 말하였다.
“선을 닦아도 복을 입지 못하거늘 삿된 욕심으로서 무엇을 바라겠는가? 만일 귀신이 알음이 있다면 사특하고 간사한 참소는 받아 주지 않을 것이요, 만일 알음이 없다면 호소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이것은 실로 설산(雪山)의 약도 그 진짜 가짜를 분별하기 어렵고 암라 열매도 그 설익고 잘 익음을 분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도 세상에 계실 때는 비방을 면하지 못했거늘 하물며 지금의 범부들이 어찌 이 책망을 면할 수 있겠는가? 책망이란 과거의 재앙으로서 때가 오면 받아야 하는 것이며 이 또한 자신의 일이거니 어찌 남을 원망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거짓으로 비방하는 죄는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니, 입의 말은 활과 같고 마음의 생각은 시위와 같으며 그 말소리는 화살과 같아서, 긴 밤 동안에 함부로 쏘면 한갓 3업만 더럽힐 뿐이니,
특히 반성하여 입을 봉하고 마음을 삼가야 할 것이다.

(2) 주저부(呪咀部)
『대방광총지경(大方廣摠持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만일 어떤 법사가 그가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잘 설법하여 능히 보살로 하여금 대승을 배우게 하고, 또 대중으로 하여금 털끝만큼이라도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하며, 내지는 잠깐 동안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게 하면 그것은 다 부처님의 신력(神力)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실은 보살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보살이라 자칭하며, 참 보살과 그의 행하는 법을 비방하고 또 말하기를 ≺그가 무엇을 알고 그가 무엇을 해독하느냐?≻라고 할 때, 만일 그 피차(彼此)를 잘 화해시키면, 그는 내 법을 잘 지녀 유통시킬 것이지만, 그 피차가 서로 다투게 하면 내 바른 법은 널리 퍼지지 못할 것이다. 또 이 전법을 비방하는 사람은 그 극히 큰 죄업으로 3악도에 떨어져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어리석은 사람이 내가 한 말을 믿어 받들지 않으면, 비록 천 부(部)의 대승 경전을 다 외우고 남을 위해 해설하며 4선(禪)을 얻었더라도 남을 비방했기 때문에 70겁 동안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어리석은 사람이 실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스스로 잘난 체하여 내지 한 4구게(句偈)라도 비방하면 이 업은 결정코 지옥에 떨어져 길이 부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악의(惡意)를 가진 눈으로 보리심을 낸 사람을 보기 때문에 눈이 없는 과보를 받고, 악의를 가진 입으로 보리심을 낸 사람을 비방하기 때문에 혀가 없는 과보를 받느니라.’”
또 『현우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미묘(微妙) 비구니는 아라한의 과(果)를 얻고 여러 비구니를 위해 자신이 과거에 지은 선악의 업행(業行)과 그 과보를 말하였다. 그 비구니가 다른 비구니에게 말하였다.
‘과거에 어떤 장자가 있었다. 그는 큰 부호이지만
아들이 없어 다시 첩을 얻어 매우 사랑했다. 뒤에 첩이 아들을 낳아 이 부부는 그 아들을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겼다. 그 본처는 질투심이 생겨 혼자 생각하였다.
≺저 아이가 자라면 우리 가업(家業)을 계승할 것이니, 내가 공연히 고생하면서 살림을 모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저 아이를 죽여 버리자.≻
그리고 곧 쇠침으로 아이의 뺨 위를 찔러 아이는 끝내 죽고 말았다. 이 첩은 그 본처를 의심하고 본처에게 ≺너는 내 자식을 죽였다≻고 했다. 이때 본처가 말했다.
≺죄도 복도 없고 그 과보의 재앙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곧 저주하며 서원하였다.
≺만일 내가 너의 아들을 죽였다면, 나로 하여금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내 남편은 독사에게 물려 죽고, 내 아이는 물에 떠내려가고 또 이리가 아이를 잡아먹으며 자식의 살을 먹고, 산 채로 매장되며 부모의 집은 불에 타고 그 불에 부모도 다 죽게 하여지이다.≻
이렇게 서원하고 그녀는 뒤에 죽었다. 아이를 죽였기 때문에 그녀는 지옥에 떨어져 무량한 고통을 받고, 지옥에서 죄 값을 다 치르고는 인간에 나서 어떤 범지(梵志)의 딸이 되었다. 아이는 차츰 자라 결혼하여 한 아들을 낳았다. 뒤에 또 임신하여 달이 차서 아이를 낳기 위해 부부가 함께 친정으로 가다가 중도에서 아이를 낳았다. 밤에 나무 밑에서 잘 때 남편이 따로 누워 자는데, 전의 저주의 원을 지금 다 받게 되었다. 즉 그 때 어떤 독사가 그 남편을 물어 죽였다. 아내는 남편이 죽은 것을 보고 기절하였다가 한참만에 깨어났다. 새벽이 되어 그녀는 큰 아이는 등에 업고 작은아이는 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길을 떠났다. 길에서 강을 만났는데 강물은 깊고 넓었다. 큰 아이는 이쪽에 두고 먼저 작은아이를 안고 저쪽 언덕으로 건너갔다. 작은아이를 저쪽 언덕에 두고 다시 이쪽 언덕으로 돌아올 때, 큰 아이는 어머니가 오는 것을 보고 물에 들어갔다가 그만 물에 떠내려갔다. 어머니가 쫒아갔으나 구하지 못하고 잠깐 사이에 큰 아이는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어머니가 작은아이에게로 다시 왔을 때 이리가 아이를 다 먹고 다만 피만이
땅에 낭자해 있었다.
어머니는 기절했다가 한참만에 깨어나 다시 길을 걸어갔다. 길에서 어떤 범지를 만났는데 바로 아버지의 친우였다. 그녀는 그 동안의 사정을 다 이야기하자 범지가 가엾이 여겨 같이 울었다. 그녀는 범지에게 친정의 안부를 물었다. 범지가 말했다.
≺근자에 집에 불이 나서 부모와 노소 권속들이 다 불에 타 죽었다.≻
그녀는 이 말을 듣고 또 기절했다가 한참만에 깨어났다. 범지는 그녀를 데리고 집에 돌아가 딸처럼 길렀다. 뒤에 그녀는 다시 결혼하고 곧 임신하여 아이를 낳게 되었다. 남편은 밖에서 술에 취해 저물어 돌아왔다. 아내는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남편이 밖에서 아내를 불렀으나 아내는 미처 아이를 낳기 전이라 아무도 문을 열지 못하게 했다 남편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아내를 마구 때리므로 아내는 아이 낳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남편은 여전히 화를 내어 곧 아이를 죽이고 연유에 삶아 그것을 먹으라고 아내를 핍박했다. 아내는 이것을 먹고 마음에 슬픔이 맺혀 생각했다.
≺다 내가 박복하여 이런 남편을 만났다.≻
그리고 나서 남편을 버리고 달아났다. 바라나에 이르러 어떤 동산 나무 밑에 앉아 쉬고 있었다. 어떤 장자의 아들은 그 아내를 잃고 날마다 그 무덤에 와서 옛 일을 생각하며 슬피 울었다. 마침 그 때 혼자 앉아 있는 이 여자를 보고 곧 말을 걸어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 며칠 뒤에 이 남편이 죽었다. 그 때 그 나라 법에는 생시에 부부가 서로 사랑했으면 그 남편이 죽을 때는 아내도 함께 생매장을 하게 되어 있었으므로 이 아내도 생매장이 되었다. 그 때 도적 떼가 와서 그 무덤을 열었다. 그 괴수는 이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들어 이 여자를 아내로 삼았다. 10여 일 뒤에 그 남편은 남의 무덤을 파다가 그 주인에게 맞아 죽어, 도적들은 그 시체를 가지고 와서 이 여자에게 주었으므로 이 여자는 또 남편과 함께 생매장이 되었다. 3일 뒤에 이리 한 마리가 와서 무덤을 열어 이 여자는 나오게 되었다. 이 여자는 혼자 푸념했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10여 일 동안에 이런 화를 당하는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지만 지금 어디로 가서 이
남은 목숨을 보전하겠는가? 내 들으니 석가부처님께서 기원에 계신다 하니 그리로 가 보리라.≻
곧 부처님께 가서 가엾음을 하소연하고 청하여 출가했다.
그녀는 과거에 벽지불에게 음식을 보시하고 발원하였기 때문에 지금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고 도를 닦아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나 전생에 살생한 업으로 지은 저주의 서원으로 지옥에 떨어졌고, 현재에 이런 고통을 받지만 대신할 자 없음을 다 환히 아는 것이다.’
미묘 비구니는 이어 말하였다.
‘그 때의 그 본처는 바로 지금의 나이다. 나는 비록 아라한이 되었으나 항상 뜨거운 쇠침이 내 정수리로 들어가 발바닥으로 나오니, 밤낮으로 이 고통을 참을 수가 없구나. 재앙이란 이렇게 끝내 아주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또 『법구비유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어떤 큰 성바지가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했다. 뒤에 한 아들을 낳았는데 수족이 없고 형체는 물고기 같았으므로 이름을 어신(魚身)이라 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 그 가업을 이어받았는데 늘 방 안에만 누워 있으므로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역사(力士)는 항상 왕의 식당(食堂)을 바라보고 늘 주리면서, 혼자 열여섯 대의 수레를 끌며 나무를 팔아 살아가면서도 입을 옷이 없었다. 어신은 그를 청해 만나 보고 제 옷을 주었다. 그 때 역사는 생각했다.
‘나는 힘은 센데 수족이 없는 사람보다 못하구나.’
그는 곧 부처님께 가서 그 까닭을 물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부처님 때 저 어신은 그 왕과 함께 가섭부처님께 음식을 공양했고 너는 그 때 매우 빈궁해 어신을 도와 그 하인으로 있었다. 어신은 음식을 장만하여 왕과 함께 그 부처님께로 갈 때 어신은 왕에게 말했다.
≺나는 오늘 일이 있어서 함께 갈 수 없습니다. 만일 내게 다른 일이 없으면 내 수족을 끊으십시오.≻
그 때 거기 간 사람은 지금의 저 왕이요 가지 않은 자는 어신이며 어신을 도운 하인은 바로 너이니라.’
역사는 비로소 깨치고 곧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또 『백연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사위성의 어떤 장자는 재보가 무량하여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그 아내가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아이는 손이 없었고 또 태어나자 곧 말을 잘하여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내 손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면서 매우 사랑하고 아끼었다. 부모는 괴상히 여겨 그 이름을 올수(兀手:민둥민둥한 손)라 했다. 아이는 차츰 자라서는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어 수다원의 과를 얻고 부처님께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잘 왔도다’ 하시자, 그의 수염과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 곧 사문이 되었다. 그는 부지런히 수행하여 아라한의 과를 얻고 모든 하늘과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그 때 비구들은 그의 전생 인연을 말씀해 달라고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현겁(賢劫)의 가섭부처님 때에 두 비구가 있었는데, 한 비구는 아라한이요 한 비구는 범부로서 법사가 되었다. 그 때 백성들은 다투어 법사를 청했으므로 그는 늘 법사가 되어 단월의 집에 가서 그 청을 받았다.
뒤에 어느 날인가 이 법사가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다른 법사를 데리고 갔다. 그는 성을 내어 말했다.
≺나는 항상 너희들을 위해 설법했는데 오늘은 다른 법사를 데리고 갔구나. 지금부터 다시 설법하면 내 손이 없으리라.≻
이렇게 말하고 각각 흩어졌다. 다만 함께 안 갔기 때문에 이 업연으로 말미암아 5백 생 동안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외치기를 ≺이 손은 참으로 얻기 어렵다≻ 한 것이요, 그 때 성인에게 공양했기 때문에 지금 나를 만나 출가하여 도를 얻었느니라.’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또 『백연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타 죽림(竹林)에 계실 때, 존자 나라달다가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고 돌아오다가, 멀리서 기원정사가
핏빛처럼 붉은 것을 보고 괴상히 여겨 곧 그리고 가 보았다. 한 아귀가 살은 다 빠지고 뼈만 남아 있으면서 하루 동안에 5백 명의 아들을 낳았다. 몸은 몹시 여위고 기력은 아주 쇠약해 아이를 낳을 때는 기절하여 뼈마디가 모두 튀어나가고 주림과 목마름이 극도에 달해 아이를 낳자 그것을 먹었지만 배는 조금도 부르지 않았다. 나라달다가 다가가서 물었다.
‘너는 무슨 업을 짓고 지금 이런 과보를 받느냐?’
아귀가 말했다.
‘당신은 지금 부처님께 직접 여쭈어 보십시오. 당신을 위해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나라달다는 곧 부처님께 가서 이 과보를 자세히 물었다. 부처님께서 나라달다에게 말씀하셨다.
‘이 현겁(賢劫)에 바라나국의 어떤 장자가 금ㆍ은ㆍ보물과 노비ㆍ하인ㆍ코끼리ㆍ소ㆍ말ㆍ염소 등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인 부인에게 아들이 없어 천지신명께 아들을 달라 기도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다. 그리하여 장자는 어떤 문벌 좋은 집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해 오래지 않아 이 여자는 임신했다. 큰 부인은 이것을 보고 질투가 생겨 꿀에 독약을 타서 먹여 낙태를 시켰다. 이 여자의 자매와 권속들은 모두 그 집에 가서 큰 부인과 한 판 큰 싸움을 벌여 드디어는 몽둥이로 때리면서 그 진상을 캐물었다.
큰 부인은 사실대로 말하려 하나 목 졸려 죽을까 두렵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하였으나 그 고통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리하여 몹시 다급해지자 드디어 저주로 맹세했다.
≺만일 내가 진실로 낙태를 시켰다면 나로 하여금 몸을 버린 뒤에 아귀로 나서 하루에 5백 명 아이를 낳고, 낳는 족족 다 잡아먹어도 끝내 배부르지 않게 하여지이다.≻
이렇게 맹세하자 곧 놓아주었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알고 싶은가? 그 때의 그 큰 부인은 바로 지금의 저 아귀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비구들은
모두 악심을 버리고 4종의 사문 과(果)를 얻었으며 어떤 이는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어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또 『법구비유경』에서 말하였다.
“유리왕은 간사한 신하 아살타 등의 간사한 꾀를 받아들이고 궁전에 올라가서는 드디어 군사를 거느리고 기원으로 갔다가, 궁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왕의 관리들과 싸웠다. 왕은 밤에 부인과 함께 왕사성으로 가다가 길에서 배가 고파 무를 먹고 배가 부어 죽었다.
유리왕은 이에 칼을 빼어 들고 동궁(東宮)에 들어가 그 형인 기(祇)를 죽이려 했으나, 기는 무상(無常)의 도리를 알고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가 아직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궁중에서 자연의 음악 소리가 그의 영혼을 맞이했다.
유리왕은 또 석종(釋種)을 죽였기 때문에 부처님과 태사(太史)는 예언했다.
‘지금부터 7일 뒤에는 지옥의 불에 타 죽을 것이다.’”
또 『입대승론(入大乘論)』에서 말하였다.
“견의(堅意)보살은 다음 게송을 외웠다.

대승의 법을 비방하는 사람은
결정코 저 악도에 떨어져
불에 타면서 매우 고통 당하리니
업보(業報)의 죄는 진실이니라.

혹 지옥에서 나오더라도
다시 다른 죄악의 과보를 받아
그 몸에는 언제나 결함이 있어
영원히 법의 음성 듣지 못하리.

설사 법의 소리 듣는다 해도
다시 그 법을 비방하리니
법을 비방하는 그 인연으로
도리어 저 지옥에 떨어지리라.

법을 비방하는 중생은 이런 말을 듣고 대승법에 대해 곧 의심을 낸다.
이에 대해 존자 제바는 다음 게송을 외웠다.

박복한 사람들은
의심 내지 않는다.
의심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모든 유(有)를 다 부수리.”

『대비분타리경(大悲芬陀利經)』에서는 다음의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늙고 앓고 또 죽으면서
탐애(貪愛)의 바다에 깊이 빠지고
언제나 3계(界)의 지옥에 있으면서
온갖 괴로움으로 결박당한다.

피와 독을 마시며 서로 해치고
영원한 과거부터 불에 타면서
우치의 장님 되어 선도(善道)를 잃고
그 바른 길을 보지 못한다.

겹겹이 싸인 나고 죽는 어두움
그것은 모두 삿된 견해 때문이니
이로써 5도(道)를 돌고 도는 것
그것은 마치 저 수레바퀴와 같다.

(3) 비방부(誹謗部)
『발각정심경(發覺淨心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처음 발심한 60명의 보살은 다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온몸을 땅에 던져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땅에서 일어나기 전에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의 업장(業障)을 말씀해 주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청정한 마음으로 다시는 업장을 짓지 않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그대들은 과거 구류손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웠다. 그러나 계율에 머물면서 계율에서 방일하고 다문(多聞)에 머물면서 다문에서 방일하고 두타(頭陀)의 공덕에 머물면서 그 공덕을 다 파손하였느니라.
그 때 두 법사 비구가 있었다. 그대들은 그 처소에서 음욕을 비방하고 많은 이양(利養)과 명문(名聞)을 위해 그의 친우인 시주 집에서 질투하고 간탐했다. 그대들은 또 그의 친우인 단월들의 화합을 파괴하여 이산시키고, 이간질하는 말로 헐뜯어 의혹을 내게 하였다. 또 신심을 내지 않고 신심이 원만하지 못했으며 선하지 않은 일을 이야기하였다. 그 때 그 두 비구를 믿고 공경하고 따르는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선근을 끊게 하면서 갖가지
장애를 만들었다.
그대들은 이런 업장 때문에 드디어 62백천 년 동안 아비지옥에 떨어졌었고, 다시 4만 년 동안은 등활지옥에 떨어졌으며, 다시 2만 년 동안은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졌고, 다시 8백천 년 동안은 열(熱)지옥에 떨어졌었다.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났으나 5백 생 동안 장님이었다.
그 업장 때문에 나는 곳마다 어리석어 본심을 잃었으며 선근은 막히고 위력이 적어 대중의 버림을 받았으며 항상 남의 속임과 미움과 헐뜯음과 비방을 받았다. 언제나 변방의 하천하고 비열한 집안에 태어나 이양과 명문이 적고 남의 공경도 공양도 존중도 받지 못했으며 남이 좋아하지 않고 그들의 미움을 받았느니라.
그대들은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 5백 년 동안 정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는 다시 악한 나라의 악한 사람의 미천한 집에 태어나 빈궁하고 하천하여 남의 비방을 받고 그대들의 본심을 잃을 것이요, 온갖 선근에 항상 장애가 있어, 잠깐 동안 밝음을 보더라도 다시 어두워질 것이다.
너희들은 그 5백 년을 지낸 뒤에 일체의 업장이 비로소 사라지고 그 뒤에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그 때 그 부처님께서는 비로소 그대들에게 아뇩보리의 기별(記別)을 주실 것이다.’
그 때 60명의 보살들은 이 말씀을 듣고 눈물을 닦으면서 두려워해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지금부터 만일 성내는 죄를 지으면 다시 업장을 지을 것이나, 저희들은 지금 세존 앞에서 그것을 참회하고 큰 서원을 세워,
다시는 어디서나 어떤 죄도 짓지 않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들을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제 깨닫고 그런 서원을 잘 세웠으니, 일체의 업장이 없어지고 청정한 선근을 얻을 것이다.’
이어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지말고
남의 옳고 그름을 말하지 말며
남의 깨끗한 생활에 집착하지도 말고
그 어떤 나쁜 말도 모두 버려라.

온갖 시끄러움을 아주 떠나고
법답지 못한 비구와 친하지 말며
내가 칭찬하는 아란야에서 수행하라.
이익에 집착하지 않으면 열반 얻으리.”
또 『열반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첨파성의 어떤 장자는 아들이 없어 6사(師)를 다 섬기면서 아들을 간구했다. 뒤에 그 부인이 임신하여 장자는 그것을 알고 6사에게 가서 아들일까, 딸일까를 물었다. 6사는 그것은 반드시 딸일 것이라 하므로 장자는 매우 고민했다. 그 때 어떤 친구가 장자에게 말했다.
‘왜 듣지 못했는가, 우루가섭은 누구의 제자가 되었는가? 만일 저 6사들이 일체를 다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저 우루가섭은 무엇 때문에 저들을 버리고 부처님을 따랐겠는가?
또 사리불ㆍ목건련 및 빈바사라왕과 모든 왕의 부인과 말리 부인과 모든 나라의 장자 수달 등 이런 사람도 다 부처님의 제자이다. 세존께서는 일체의 법을 다 알고 보심에 아무 장애가 없기 때문에 부처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요즈음 여기 계신다. 그것을 참으로 알고 싶으면 저 부처님께 가 보아라.’
그리하여 장자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이 사실을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그대 부인이 벤 아이는 틀림없이 아들로서 그 복덕은 비할 데 없다.’
장자는
매우 기뻐하였다. 6사들은 마음으로 질투하여 암라 열매에 독약을 넣어 장자에게 주면서 말했다.
‘그대 부인이 산달이 되어 이 약을 먹으면 아이는 단정하고 산부도 아무 탈이 없을 것이다.’
장자는 이것을 받아 두었다가 그 부인에게 먹여 부인은 이내 죽었다. 6사는 기뻐하여 성 안을 두루 다니면서 큰 소리로 떠들었다.
‘사문 구담은 장자의 부인이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언했었다. 그러나 아이를 낳기도 전에 죽고 말았다. 더구나 그 때 장자는 우리를 믿지 않고 곧 시체를 염해 관에 넣어 태워 버렸다. 우리는 이 일을 보았으므로 저 구담의 사도(邪道)를 때려부수러 갈 것이다.’
그들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어디로 가시는 것을 보고 저희들끼리 말했다.
‘구담 사문은 사람 고기를 먹으려고 그의 무덤으로 가는가 보다.’
그 때 법안(法眼)을 얻지 못한 비구들은 모두 부끄럽고 두려워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부인은 이미 죽었는데 이제 새삼스레 가실 것 없습니다.’
그 때 아난은 여러 대중에게 말하였다.
‘우선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열어 보이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의 집에 가시자 장자가 힐난하며 말했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에 틀림이 없다면 아이 어머니는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아들을 낳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그대는 그 때 아기 어머니의 수명의 길고 짧은 것은 전연 묻지 않았고 다만 그 밴 아이가 남자인가 여자인가만을 물었다. 모든 부처님이 하시는 말씀에는 두 가지가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아들을 얻을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때에 불에 탄 어머니의 시체의 배가 터지면서 거기서 아이가 나와, 불 속이 마치 연화대(蓮花臺)인 듯 단정히 앉아 있었다. 6사들은 이것을 보고 요술이라 하였으나 장자는 매우 기뻐하면서 6사들을 꾸짖었다.
‘만일 요술이라 한다면 당신들은 왜 저렇게 못하시오?’
부처님께서 그 때 기바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저 불 속에 가서 저 아이를 안고 오너라.’
기바가 나가 불덩이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맑고 시원한 큰 강물 속에 들어간 것 같았다. 기바가 아이를 안고 돌아왔으므로 나는 아이를 받아 안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일체 중생의
수명은 정함이 없어 마치 그것은 물 위의 거품과 같은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소중한 업의 과보가 있으면 불이나 독약도 그를 해칠 수 없으므로 이것은 내가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니니라.’
이 아이는 사나운 불 속에서 나왔고, 그 불 이름을 수제(樹提)라 하였으므로 아이 이름을 수제라 하였다.”
또 『현우경』에서 말하였다.
“그 때 사위국의 사질이라는 장자는 큰 부호이면서 아들이 없어 6사(師)들에게 가서 그 까닭을 물었다. 6사가 대답했다.
‘당신의 상(相)에 아들이 없습니다.’
이 부부는 고민하면서 다시 부처님께 가서 물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반드시 아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아들은 복덕을 두루 갖추고 자라서는 출가할 것이다.’
사질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했다.
‘그저 아들이 있기만 하면 출가해 도를 배우는 것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부처님과 스님들을 이튿날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이튿날 때가 되어 부처님께서 스님들을 데리고 그 집에 가서 공양을 잘 받으셨다. 돌아오시는 길에 어떤 못 가를 지나시다가 그 물이 맑고 아름다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거기서 쉬시었다. 비구들이 각각 발우를 씻고 있을 때 어떤 원숭이 한 마리가 아난에게 와서 발우를 달라 했으나, 아난은 발우를 깰까 염려하여 그것을 주려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걱정 말고 빨리 주어라.’
아난은 곧 발우를 주었다. 원숭이는 발우를 가지고 가서 나무에서 꿀을 따서 발우에 가득 담아 부처님께 가져다 드렸다. 부처님께서 원숭이에게 말씀하셨다.
‘그 꿀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모두 집어내어라.’
원숭이는 곧 꿀에 섞인 벌들을 다 집어내어 버리고 깨끗하게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거기 물을 타라.’
원숭이는 분부대로 물을 알맞게 탄 뒤에 그것을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아 스님들에게 나누어주어 모두 함께 두루 다 마셨다. 그 원숭이는 기뻐해 일어나 춤을 추다가 큰 구덩이에 빠져 곧 목숨을 마치고, 그 혼은 돌아와 사질의
집에서 태를 받아 그 아내가 아이를 배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아이를 낳자 아이는 단정하기 비할 데 없었으며 아이가 태어날 때에는 집에 있는 모든 그릇에는 다 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사질 부부는 못내 기뻐하면서 여러 점쟁이들에게 가서 물었다. 점쟁이는 처음 날 때의 꿀은 좋은 조짐이라 하여 인해 아이 이름을 밀승(蜜勝)이라 했다.
아이는 자라나 부모를 하직하고 출가하여 아라한의 과를 얻었다. 여러 비구들과 함께 교화하러 다니면서 필요할 때에는 공중에 발우를 던지면 저절로 꿀이 가득 담겨 내려왔고 여럿이 모두 그것을 한껏 먹었다.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비구는 무슨 인연으로 원숭이로 태어났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부처님 때에 어떤 젊은 비구가 사문이 개울을 뛰어 건너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의 빠르고 익숙하기는 꼭 원숭이와 같다≻고 했다. 그 사문은 이 말을 듣고 ≺나는 교과(果)를 모두 증득했다≻고 할 때, 이 비구는 이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리고 온몸을 땅에 던지고 그 사문에게 참회했다. 이렇게 참회했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고, 그 하는 짓이 원숭이와 같다고 아라한을 흉보았기 때문에 5백 생 동안 늘 원숭이가 되었으며, 전에 출가하여 계를 지녔기 때문에 지금 나를 만나 교화를 받고 모든 고통이 다 없어졌느니라.’”

(4) 피기부(避譏部)
『살바다론』에서 말하였다.
“구담미 비구니는 바로 부처님의 이모이시다. 그녀는 와서 부처님을 뵐 때에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앉지 않았다. 그것은 여자로서 공경하지 않고 정(情)이 많다는 비난을 받을까 하여 앉지 않은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는 비구니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시지 않기 때문에 앉지 않은 것이며 또 비방을 막기 위해 앉지 않은 것이다. 만일 앉아서 설법을 들으면 저 외도들이 ‘구담 사문은 왕궁에 있을 때 여러 미녀들과 같이 있더니 지금 출가해서도 여전하다’ 할 것이니,
이런 비난을 없애기 위해 앉지 않는 것이다. 또 여자란 야비하고 누추하여 많은 비난과 의심을 사는 것이니, 그 때문에 앉지 않는 것이다.”
또 『대승방편경』에서 말하였다.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아침에 사위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할 때, 중존왕(衆尊王)보살이 어떤 여자와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난이 이렇게 말할 때, 곧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중존왕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땅에서 높이 한 다라나무쯤의 공중에 올라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존자는 죄를 짓고도 어떻게 허공에 오를 수 있는가를 세존께 여쭈어 보시오. 어떤 것이 죄이며 어떤 것이 법이 아닌 것입니까?’
그 때 아난은 근심하면서 부처님께 참회했다.
‘저런 큰 용에 대해 저는 왜 죄를 범했다 하고, 저는 왜 그 허물을 찾으려 했던가?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참회하나이다. 용서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대승의 대사(大士)에 대해 그 죄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되느니라. 아난아, 너희 성문들은 장애가 있는 곳에서 적멸한 선정을 행하여 비난이 없이 모든 번뇌를 끊었지만 보살은 일체지(一切智)의 마음을 성취하였으므로 비록 궁중에서 미녀들과 즐기더라도 악마의 일과 모든 비난을 받지 않고 보리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여자는 옛날 5백 생 동안 중존왕보살의 아내가 되었었다. 저 여자는 그 본래의 습기(習氣) 때문에 보살을 보자 애착이 생겨 그 결박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만일 중존왕보살이 나와 한 자리에 앉는다면 나는 아뇩보리심을 내었을 것이다.’
그 때 보살은 저 여자의 마음을 알고 곧 그의 집에 들어가 법문을 생각했다.

‘안의 지대(地大)이거나 바깥의 지대이거나 다 한 지대의 마음이니라.’
곧 그 여자의 손을 잡고 한 평상에 앉아 다음 게송을 외웠다.

여래께서는 찬탄하지 않으시나니
범부들이 행하는 이 음욕을
만일 음욕과 그 탐애(貪愛)를 떠나면
곧 천상 인간의 스승이 되리.

여자는 이 게송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중존왕보살의 발에 예배하고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애욕을 탐하지 않네.
부처님께서는 애욕을 나무라시네.
만일 음욕과 탐애를 떠나면
곧 천상 인간의 스승이 되리.

이 게송을 마치고 말했다.
‘나는 아까 생긴 나쁜 욕심을 지금 참회하고 보리심을 내겠습니다. 그리고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려 하나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그 여자에게 기별(記別)을 주셨다.
‘저 여자는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여자의 몸이 변해 남자의 몸을 얻을 것이요? 오는 세상에는 부처가 되어 이름을 무구번뇌(無垢煩惱)라 할 것이다.
선남자들아, 나는 기억한다. 과거 아승기겁보다 더 오랜 옛날에 수제(樹提)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는 42억 년 동안 한적한 숲 속에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았다. 그 범지는 이 기간을 지내고 숲 속에서 나와 극락성(極樂城)에 들어가 어떤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는 이 범지의 얼굴이 단정한 것을 보고 곧 애착을 일으켜, 범지에게로 가까이 가서 그 손을 잡고 땅에 쓰러졌다. 범지는 여자에게 물었다.
≺누님의 요구는 무엇입니까?≻
여자는 대답했다.
≺나는 범지를 요구합니다.≻
범지가 말했다.
≺나는 음욕을 행하지 않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만일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나는 여기서 당장 죽을 것입니다.≻
이때 범지는
생각했다.
≺이것은 내 법이 아니요 또한 내 때[垢]도 아니다. 나는 42억 년 동안 깨끗한 범행을 닦았는데 어떻게 지금 그것을 파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범지는 억지로 몸을 빼어 7보쯤 떨어져 앉았다. 그 다음에 다시 가엾은 생각이 들어 이렇게 생각했다.
≺내 비록 계를 범하고 악도에 떨어지더라도 그 지옥의 고통은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여자가 이처럼 괴로워하는 것은 차마 볼 수 없다. 저 여자를 나 때문에 죽게 할 수 없다.≻
범지는 다시 여자에게로 돌아가 오른손으로 여자를 붙잡고 말했다.
≺누님은 일어나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범지는 12년 동안 그녀와 함께 살고, 12년이 지난 뒤에는 다시 출가하여 4무량심(無量心)을 다시 갖추었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 범천에 났느니라.
그 때의 그 범지는 바로 나요, 그 여자는 바로 지금의 구이이니라. 나는 그 때 그 여자의 정욕을 위해 잠깐 동안 자비심을 일으킴으로써 10백천 겁 동안의 생사의 고통을 뛰어넘었었느니라.’”
또 『혜상보살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구루진부처님 때에 무구(無垢)라는 비구는 쓸쓸한 국경의 산 굴 속에 있었고,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5선(仙)이 있었다. 어떤 여자가 길에서 큰비를 만나 비구가 있는 굴에 들어갔다가 비가 갠 뒤에 나왔다. 5선은 이것을 보고 각각 말했다.
‘비구가 간음했다.’
무구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곧 몸을 솟구쳐 땅에서 4장(丈) 9척의 공중에 있었다. 5선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말했다.
‘우리 경전에 의하면 욕진(欲塵)에 물든 자는 날 수 없다 하였다.’
그들은 곧 5체(體)를 땅에 던지고 엎드려 그 모함을 자백했다. 가령 저 비구가 신통을 나타내지 않았더라도 저 5선들은
다 큰 지옥에 떨어졌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무구 비구는 바로 지금의 자씨(慈氏)보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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