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34권
법원주림 제34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28. 섭념편(攝念篇)[여기에 2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인증부(引證部)
(1) 술의부(述意部)
생각해 보면 평범한 정(情)은 금(禁)하기 어렵다. 비유하면 산에 사는 원숭이가 항상 바깥 경계를 따르는 것 같고, 또한 미쳐 날뛰는 코끼리와 같다. 3업(業)이 고동(鼓動)치므로 연(緣)이 얽혀 왕성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항상 그것을 제어하라고 가르치신 것이다. 그런 까닭에 경전에서 말하였다.
“마땅히 마음의 스승이 되어야지 마음으로 스승을 삼지 말라.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業)이 악과 교류하게 하지 말고 몸의 계율과 마음의 지혜를 산처럼 움직이지 않게 하라.”
또 경전에서 말하였다.
“마음을 한곳에 제어해 두면 무슨 일이든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그러나 심성(心性)이 미혹하고 전도되는 것은 아견(我見)이 먼저이다. 번뇌의 미혹은 조섭하기 어렵고 혼란스런 번뇌[亂使]는 항상 활동하면서 어느 때에나 교만을 부리므로 굴복시키기 어렵다. 스스로 그르다고 여겨 고요함에 처하면 3독(毒:貪ㆍ瞋ㆍ癡)을 꺾어 항복시킬 것이다. 몸은 돌아다니지 않고 입은 잠자코 말하지 않으며, 잠자는 시간은 적고 깨어 있는 시간은 많으며, 항상 좌선하고 음식을 절제하며, 바른 법만을 생각하고 있고 없는 것[有無]이 아님을 알며, 몸을 곧게 하고 뜻을 바르게 하며, 생각을 매어 앞에 두는 등 이와 같은 가르침을 섭념(攝念)이라고 말한다.”
(2) 인증부(引證部)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열 가지 법을 닦아 행하면 곧 신통(神通)을 이루며 많은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첫째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念佛]을 말하고, 둘째는 법을 생각하는 것[念法]을 말하며, 셋째는 대중을 생각하는 것[念衆]을 말하고, 넷째는 계율 생각하는 것[念戒]을 말하며, 다섯째는 베풂을 생각하는 것[念施]을 말하고, 여섯째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念天]을 말하며,통합뷰어
일곱째는 휴식을 생각하는 것[念休息]을 말하고, 여덟째는 안반1)을 생각하는 것[念安般]을 말하며, 아홉째는 몸은 항상한 것이 아님을 생각하는 것[念身非常]을 말하고, 열째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念死]을 말하나니, 마땅히 잘 닦고 행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과 법과 성중(聖衆)을 생각하고
계율과 보시, 그리고 하늘을 생각하며
휴식(休息)과 안반(安般)을 생각하고
뒤에는 몸과 죽음을 생각하는 것까지 말하였네.
첫 번째의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것은 정신을 오로지하여 부처님을 생각하되 여래의 형상은 공덕을 구족(具足)하였고 몸과 지혜가 가이없으며, 돌아다님과 가고 옴을 다 갖추어 아는 것이다. 하나의 법을 닦고 행하면 저절로 열반을 성취할 것이다. 부처님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 이것을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의 법을 생각한다는 것은 정신을 오로지하여 법을 생각하되, 모든 욕애(欲愛)를 제거하여 번뇌[塵勞]가 없고 갈애(渴愛)하는 마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며, 욕심과 욕심 없는 것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결박과 모든 덮음[蓋]의 병을 여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온갖 향기와 같아서 어떤 흠이나 어지러운 생각도 없으면 곧 신통을 성취하여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법 생각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 이것을 법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 번째의 대중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정신을 오로지하여 여래의 성중(聖衆)을 생각하되, 질박하고 정직함을 성취하여 삿됨과 왜곡이 없으며, 위아래가 화목한 것이다. 여래의 성중인 사쌍(四雙)과 팔배(八輩)2)를 마땅히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스님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할 것이니, 이것을 스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네 번째의 계율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계율이란 모든 악(惡)을 고치게 하기 때문에 계율은 능히 도를 이루어 사람들로 하여금 환희하게 하며, 계율의 영락(瓔珞)을 몸에 차고 있으면 온갖 좋은 것을 나타나게 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마치 길상병(吉祥甁)과 같아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성취하고 여러 가지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계율 생각하는 것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통합뷰어
이것을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섯 번째의 베풂[施]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오로지 베풀기만을 생각하되 이미 베풀어준 이상 영원히 후회하는 마음이 없고 보답 받을 생각이 전혀 없으면 유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를 꾸짖거나 헐뜯고 칼이나 몽둥이를 쓰더라도 마땅히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고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내가 베풀어 준 사람에게는 보시할 뜻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온갖 어지러운 생각들을 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베풀어줄 생각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 이것을 베풂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섯 번째의 하늘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오로지 신업(身業)과 구업(口業)과 의업(意業)을 깨끗이 하고 더러운 행위를 짓지 않으며 계율을 지켜 몸을 완성하면 몸에서 광명을 놓아 비추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저 하늘 몸을 성취하는 것은 선업(善業)의 과보 때문이요, 저 하늘의 몸을 성취하는 모든 행을 구족했기 때문이다. 온갖 어지러운 생각들을 제거해 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하늘을 생각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 이것을 바로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곱 번째의 휴식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마음과 뜻의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지성(志性)이 자상하고 또한 갑작스러움과 사나움이 없으며, 항상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마음이 한가롭게 있는 것을 좋아하고 늘 방편을 구하여 삼매의 선정에 들어가며, 항상 탐하지 않기를 생각하여 훌륭한 광명이 항상 사무칠 것이다. 여러 가지 어지러운 생각들을 제거해 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휴식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하리니, 이것을 바로 휴식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덟 번째의 안반(安般)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오로지 안반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숨이 길 때에는 ≺나는 지금 숨이 길다≻고 관(觀)하여 알고, 만약 또 숨이 짧으면 그 또한 마땅히 ≺나는 지금 숨이 짧다≻고 관하여 알며, 만약 숨이 지극히 차거나 지극히 뜨거워도 또한 마땅히 ≺나는 지금 숨이 차고 뜨겁구나 하고 관하여 알고, 드나드는 숨의 길고 짧음을 분별하고 헤아려야 한다.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이 안반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할 것이니, 이것을 안반을 생각한다고 말하느니라.
아홉 번째의 몸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오로지 몸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발모(髮毛)ㆍ손톱ㆍ발톱ㆍ이ㆍ통합뷰어
피부ㆍ살ㆍ근육ㆍ뼈ㆍ담ㆍ간ㆍ폐ㆍ심장ㆍ비장ㆍ신장ㆍ대장ㆍ소장의 곡직(曲直)과 방광(旁光)ㆍ똥ㆍ오줌ㆍ백엽(百葉)ㆍ창탕(滄蕩)ㆍ비포(脾泡)ㆍ눈물ㆍ침ㆍ가래ㆍ고름ㆍ피ㆍ지방ㆍ해골ㆍ뇌 등 그 어느 것이 이 몸인가? 이 몸은 흙이라는 요소, 물이라는 요소, 불이라는 요소, 바람이라는 요소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모두가 바로 부모님이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곳에서 온 것이며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이 6근(根)은 여기에서 죽으면 장차 어느 곳에 태어날 것인가? 이렇게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룩할 것이요, 몸을 생각하는 것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할 것이니, 이것을 몸을 생각한다고 말하느니라.
열 번째의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오로지 죽음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며 여러 갈래 세계로 오고 가면서 목숨은 자꾸 가서 멈추어 있지 않는 것이다. 모든 감관은 흩어지고 무너져서 마치 부패(腐敗)한 나무와 같다. 명근(命根)은 단절되고 종족은 나뉘어 헤어지며, 형체도 없고 메아리도 없으며 또한 아무 모양도 없다. 여러 가지 산란한 생각들을 없애버리면 저절로 열반을 이룰 것이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여의지 않으면 곧 공덕을 획득할 것이니, 이것을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게송을 말한다.
부처님과 법과 그리고 거룩한 승가[聖衆]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생각하였네.
비록 위의 것과 이름은 같으나
그 뜻은 각각 다르니라.”
또 『분별공덕론(分別功德論)』에서 말하였다.
“첫 번째,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부처님의 몸은 금강(金剛)으로서 어떤 번뇌도 없다. 만약 다닐 때에는 발이 땅에서 네 치쯤 떨어지고 천 개의 수레바퀴 같은 모습의 무늬 자국이 땅에 나타나며, 발 밑에 모든 벌레들은 이레 동안 안온하거니와 만약 그것이 목숨을 마치더라도 모두 천상에 태어난다.
옛날 어떤 한 악한 비구는 본래 외도(外道)였으나 부처님을 비방한 것을 거짓으로 사과하고는 여래의 뒤를 따라가다가 스스로 날벌레 한 마리를 죽여 부처님의 발자국에 놓아두고 부처님께서 밟아 죽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죽었던 그 벌레는 부처님의 발자국을 만나고 잠시 후에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만약 성읍(城邑)에 들어가셨을 때 그 문지방을 밟으면 천지가 크게 진동하고 온갖 종류의 음악 소리는 악기를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귀머거리ㆍ장님ㆍ벙어리 등의 모든 병이 저절로 낫고 부처님의 상호를 본 사람은통합뷰어
그 행을 따라 해탈하는 등 공덕으로 구제되는 것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온갖 행을 다 보았으나 운재(運載:실어서 운반함)가 제일이다.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그 뜻은 이와 같다.
두 번째, 법을 생각한다는 것은 법이란 곧 번뇌[漏]가 없는 도이니 작용도 없고 욕심도 없는 것이다. 부처님이란 곧 모든 법의 주인이요, 법이란 곧 결사(結使:번뇌)의 주인이다. 법은 모든 부처님을 출현시키고 법은 또 부처님의 도를 생겨나게 한다.
【문】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법을 생각하라는 말을 먼저하고 부처님을 생각하라는 말을 나중에 하지 않았습니까?
【답】 법이 아무리 미묘하다 해도 그것을 능히 아는 이가 없으니, 그것은 마치 복장(伏藏)은 어느 곳에나 없는 곳이 없건만 반드시 누군가 그것이 있는 곳을 전부 보여주어야만 비로소 스스로의 가난을 구제할 수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법도 이와 같아서 이치가 아무리 현묘(玄妙)하다 하더라도 여래가 아니면 드러낼 수 없나니, 그런 까닭에 부처님 생각하는 것을 먼저 말하고 법 생각하는 것을 나중에 말하였다.
세 번째, 승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이른바 사쌍(四雙)ㆍ팔배(八輩) 등 열두 현사(賢士)를 말한다. 세상의 탐욕과 다툼을 버리고 하늘과 사람들을 개도(開導)함으로써 이들이 곧 중생들의 좋은 복밭이 되기 때문이다.
옛날에 어떤 박복한 비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범마달(梵摩達)이었다.[율명(律名)은 라순(羅旬)이니 비구를 비유한 것이다.]
그는 1,250명의 대중들 가운데 있으면서 대중 스님들로 하여금 밥을 얻어 먹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의 탓인지 아무도 몰랐다.
부처님께서는 그들로 하여금 두 패로 나누어 걸식하러 보냈는데, 한 패는 밥을 얻고 한 패는 밥을 얻지 못했다. 얻어 오지 못한 사람들을 다시 두 패로 나누어 보냈는데 반은 얻고 반은 얻지 못하였다. 이렇게 점점 진행되다 마지막에는 두 사람을 보냈는데, 한 사람은 음식을 얻고 한 사람은 음식을 얻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복이 없으면 아무리 발우가 앞에 이르러도 음식이 저절로 소멸하여 변화되고 만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처님께서 그의 액난을 불쌍히 여겨 손수 음식을 주시어 그의 발우에 있게 하였는데 신력(神力)으로 만든 음식이라서 변화하여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의 현재의 몸으로 복을 얻게 하기 위하여 그것을 두 멸진(滅盡) 비구로 하여금 배불리 먹게 함으로써 그는 즉시에 복을 얻게 되었다.
그 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이 박복한 범마달을 불쌍하게 여겨 부처님께서 음식을 주셨다는 말을 듣고는통합뷰어
나도 지금 마찬가지로 그를 위해 복을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곧 쌀을 보내기로 했다.
그 때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서 쌀 한 톨을 물고 갔다. 그러자 왕은 사람들을 시켜 까마귀를 꾸짖었다.
‘왕이 범마달을 위해 복을 베풀었는데 너는 어째서 그것을 가져갔느냐?’
까마귀는 곧 쌀을 물고 본래 있었던 곳으로 되돌려 놓았다. 그 이유는 이 비구가 승려가 된 복의 힘을 입어 새짐승조차도 침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좋은 복전은 이미 자신을 제도하고 다른 사람도 구제하여 3승(乘)의 도에 이른다는 것을 증험하여 알 수 있다. 승가 대중을 생각하는 법의 그 뜻은 이와 같다.
네 번째, 계율을 생각한다는 것은 5계(戒)ㆍ10계ㆍ250계로부터 5백 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몸과 입을 금지하고 제어하여 온갖 삿되고 그릇된 것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6정(情)을 제어하여 모든 욕념(欲念)을 끊고 안팎이 다 깨끗해져야 마침내 계의 성품에 호응하는 것이다.
옛날에 어떤 두 비구가 있었다. 그들은 함께 부처님의 처소로 가다가 가는 도중에 넓은 못[澤]에 이르러 물과 미음이 갑자기 다 떨어졌다.
그 때 조그만 웅덩이가 있었는데 그 안에 온갖 벌레가 가득 들어 있었다. 한 비구는 금지한 계율을 범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라 여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이 물을 마시면 매우 많은 살생을 하게 될 것이다. 차라리 계율을 완전하게 지키다가 목숨을 마치리라.’
그리하여 그는 그 때 목숨을 마치고 곧 천상에 태어났다.
한 비구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 물을 마시고 목숨을 보전해야만 부처님의 처소에 갈 수 있다. 죽은 뒤에 장차 어떤 세계에 태어날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리고는 곧 벌레가 우글거리는 물을 마셔 매우 많은 벌레를 살해하였다. 그는 비록 부처님을 뵐 수는 있었지만 나의 법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향하여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 도반이 목숨을 마쳤습니다.’
부처님께서 위로 하늘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 하늘을 아느냐? 이 사람이 곧 너의 도반이니 계율을 보전한 공덕으로 곧 천상에 태어났다. 지금 그대는 비록 여기에 와서 나를 보았다 해도 나와는 거리가 매우 멀고, 저 사람은 비록 목숨을 잃었다 해도 항상 내 곁에 있다. 그대는 지금 나를 보지만 그것은 곧 내 육신의 형체를 보는 것이니, 어떻게 참다운 계율을 알겠는가?’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는 곧 너의 큰 스승이니, 만약 계율을 잘 지켜통합뷰어
계속하여 실천하면 그것은 곧 여래의 법신(法身)이 항상 머물러 있어 멸하지 않는 것이니라.’
대개 계율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속계(俗戒)고, 둘째는 도계(道戒)며, 셋째는 정계(定戒)이다. 5계(戒)ㆍ8계ㆍ10계ㆍ구족계(具足戒) 등을 속계라 하고, 무루(無漏)의 4제(諦)를 도계라고 하며, 삼매에 대한 선(禪)의 생각을 정계라고 한다.
지혜[慧]로써 계율을 제어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무루가 되게 하면 곧 도계(道戒)에 합해진다. 성문(聲聞) 집안의 계율은 무릎 아래에 있는 꽃[膝華]과 같아서 움직이면 흩어져버리고, 보살[大士]이 계를 지님은 머리 위에 꽂은 꽃과 같아서 다니거나 멈추거나 간에 동요하지 않는다.
소승(小乘)은 몸을 단속하지만 움직이면 위의가 어긋나고 보살은 마음을 거느려 바깥의 법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대승과 소승의 궤법이 서로 다른 것은 형상과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록 안과 밖이 다르다 해도 모두 열반에 이를 수 있으니 그러므로 계율을 생각함이라고 말한다.”
또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에서 말하였다.
“또 도에 가까워지고자 하면 마땅히 네 가지 기쁨이 있어야 하나니, 그것을 잘 생각하고 행하라.
첫째는 부처님을 생각하고 마음에 기쁨을 여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법을 생각하고 마음에 기쁨을 여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승가 대중을 생각하고 마음에 기쁨을 여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계율을 생각하고 마음에 기쁨을 여의지 않는 것이다.
이 네 가지 기쁨을 생각하고 반드시 그것들을 구족(具足)하게 하면 스스로 분명하게 깨달을 것이다. 부디 바른 법도를 생각하여 몸의 요점을 알기 바라면 지옥ㆍ축생ㆍ아귀의 길을 끊어 없앨 수 있을 것이요, 비록 천상과 인간 세상을 왕래하더라도 일곱 생(生)을 지나지 않고 스스로 고제(苦際)를 끊을 것이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마땅히 생각해야 할 것에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는 일이요, 둘째는 마땅히 부처님의 경계(經戒)를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마땅히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마땅히 부처님의 은혜는 너무도 커서 갚기 어려운 것임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땅히 부처님의 정진과 나아가 열반까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또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마땅히 비구승을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마땅히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마땅히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마땅히 동문수학하는 친구의 은혜를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땅히 일체 사람들을 모두 해탈시켜통합뷰어
모든 고통을 여의게 할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또 『처처경(處處經)』에서 말하였다.
“‘비유하면 큰 바닷가의 모래를 이루 다 헤아려 알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전후에 지은 선악(善惡)의 재앙과 복에 대해서도 이루 다 헤아려 알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목숨을 마칠 때 악을 지었으면 나쁜 곳을 만나게 되고 선을 지었으면 좋은 곳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재앙과 복은 모두 미리 마련된 곳이 있고, 또한 부모ㆍ형제ㆍ처자 등 권속들까지도 미리 다 마련되어 있어서 도를 증득하면 그것이 모두 정지되지만, 만약 도를 증득하지 못하면 곧 이런 것들이 다 끊어지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스스로의 몸이 덧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그러자 어떤 비구 한 사람이 곧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저는 항상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기간은 기껏해야 50년 정도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그러자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30년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10년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다른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1년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한 달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하루는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한 시간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또 어떤 비구가 말하였다.
‘숨 한 번 쉬는 동안은 살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다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쉰 숨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이 곧 뒷세상이니라. 사람의 목숨은 너무도 빨라서 호흡 사이에 달려 있느니라.’”
또 『비니모경(毘尼母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설법하는 비구는 또한 마땅히 항상 생각해야 한다. 즉 이 몸은 괴롭고 공(空)한 것이며, 덧없는 것이요 나[我]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여 그 생각이 끊어지지 않게 하라.
왜냐 하면 열두 가지 생각을 꼭 얻어야 성인의 법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통합뷰어
무엇이 그 열두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을 성취시키겠노라고 염원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다른 사람 성취시킬 것을 염원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사람의 몸 얻기를 염원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종성(種性)의 집안에 태어나기를 염원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불법 가운데에서 믿는 마음 내기를 염원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나는 곳마다 공(功)을 들이지 않고도 모든 법 얻기를 염원하는 것이니라.
일곱 번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감관이 완전하게 갖추어지기를 염원하는 것이요, 여덟 번째는 불ㆍ세존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여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하는 것이며, 아홉 번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바른 법 연설하기를 염원하는 것이요, 열 번째는 설한 법이 항상 오래도록 머물러 있기를 염원하는 것이며, 열한 번째는 법을 오래도록 닦아 행하기를 염원하는 것이요, 열두 번째는 항상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생겨나기를 염원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이 열두 가지 염원을 원만하게 갖추면 성인의 법을 얻을 수 있느니라.”
또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세상 어느 때에 강가에 풀이 있고 그 풀 속에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그 때 야간(野干) 한 마리가 배가 고파 먹이를 찾다가 멀리서 이 거북을 보고 그것을 잡으려고 빨리 달려왔다. 거북은 야간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여섯 감관을 감추어 버렸다. 야간은 지키고 서서 그 머리와 발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잡아먹으려고 했다. 오랫동안 거북이를 지키고 있었으나 영 머리도 내지 않고 또한 발도 내지 않았다. 야간은 배고프고 지쳐 성을 내면서 가버렸다.
비구들아, 지금 너희들도 이와 같다. 저 악마 파순(波旬)은 항상 너희들의 틈을 엿보고 있으면서 너희들이 눈으로 빛깔에 집착하거나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거나 몸으로 닿임에 집착하거나 뜻으로 법을 생각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하여 6경(境)에 집착을 내게 하려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지금 날마다 항상 안율의(眼律儀)를 굳게 가져 머물러야 한다. 안근율의(眼根律儀)를 굳게 지켜 저 악마가 그 틈을 엿보지 못하게 해야 하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렇게 하여 저 여섯 감관이 나오거나 반영하는 데에 저 악마가 틈을 엿보지 못하게 해야 하나니, 비유하면 야간이 저 거북에 대해 그 틈을 엿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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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거북은 야간을 두려워하여
껍질 안에 여섯 감관을 감추었다.
비구도 그 마음 잘 추스려
모든 각상(覺想)을 몰래 감추어
의지하지 않으면 두려울 것 없나니
마음을 덮고 말하지 말라.
그 때 세존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사내가 빈 집에서 여섯 가지 중생을 얻은 것과 같다. 첫째는 개를 얻어 그 개를 한곳에 매어 두는 것이요, 둘째는 새를 얻는 것이며, 셋째는 독사를 얻는 것이요, 넷째는 야간(野干)을 얻는 것이며, 다섯째는 실수마라(失收摩羅)를 얻는 것이요, 여섯째는 원숭이를 얻는 것이다. 이런 중생을 얻어 모두 한곳에 매어 둔다. 그 개는 즐겨 마을로 들어가려 하고, 그 새는 항상 공중으로 날아가려 하며, 그 독사는 항상 구멍으로 들어가려 하고, 그 야간은 즐겨 무덤으로 향하며, 그 실수마라는 늘 바다로 들어가려 하고, 원숭이는 산림으로 들어가려 한다. 이 여섯 중생을 다 한곳에 매어 두면 저마다 편안한 곳으로 가려 하고 각각 다른 곳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여 있기 때문에 각각 그 힘을 다해 좋아하는 곳으로 가려 하나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와 같이 6근(根)도 갖가지 경계에서 저마다 제가 좋아하는 경계를 구하고 다른 경계는 좋아하지 않는다. 즉 눈은 항상 사랑하는 빛깔을 구하고 마음에 맞지 않는 빛깔은 싫어하는 마음을 낸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 등도 또한 이와 같다. 이 6근은 갖가지 행하는 곳에서 제각기 다른 근(根)의 경계는 구하지 않으나 그 중에서 힘이 센 것은 능히 자재롭게 각(覺)의 경계를 따른다. 비유하면 마치 저 사내가 여섯 중생을 매어 두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신념관(身念觀)을 잘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독사 네 마리가 상자 안에서 흉악한 독을 피우고 있는 것과 같다. 그 때 어떤 사내가 총명하여통합뷰어
즐거움을 구하고 괴로움을 싫어하며 살기를 구하고 죽기를 싫어하였다. 또 어떤 사람이 이 사내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이 상자의 뱀을 어루만져 주고 목욕시켜 주며 은혜로이 친근하게 대해 주고 먹여 기르되 때 맞추어 밖에 내어 놓으라. 그러나 저 네 마리 독사는 혹 자신을 괴롭히면 너를 죽이거나 혹은 거의 죽게 할 수도 있으니, 너는 부디 잘 방어하도록 하라.≻
그 때 그 사내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를 두려워하여 그만 달아났다. 이 사람은 다시 그 사내에게 말하였다.
≺네 몸 속에 6적(賊)이 있어서 너를 따라다니면서 너의 헛점을 엿보고 있다가 헛점이 드러나면 너를 죽일 것이다. 너는 마땅히 잘 방어해야 한다.≻
그 때 그 사내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와 또 안의 6적을 두려워하였다. 그것들이 두렵고 겁이 나서 달아나 다시 빈 마을로 들어갔다. 그 빈 집을 살펴보니 다 썩어 허물어졌고, 저 모든 악한 물건들도 핍박하며 위협을 가해 와서 전혀 견고함이 없었다. 사람들은 다시 그 사내에게 말하였다.
≺이 빈 마을에는 마땅히 6적이 있는데 반드시 와서 너를 엄습할 것이다.≻
그 때 이 사내는 독사와 다섯 칼을 든 도적과 여섯 악적과 또 빈 마을의 모든 도적들을 두려워해 다시 달아났다. 달아나는 도중에 갑자기 큰 강이 나타났는데 그 물은 매우 급하게 흘렀다. 다만 살펴보니 이 언덕에는 온갖 두려움만 있는데 저쪽 언덕을 보니 모두가 안온하고 쾌락하며 청정하고 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저 언덕으로 건너갈 배가 없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풀과 나무를 묶어 뗏목을 만들고 손과 발을 방편으로 삼아 저 언덕으로 건너가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풀과 나무를 주워 언덕 옆에서 뗏목을 만들고 손과 발을 방편으로 삼아 물살을 가로 끊고 건너갔다. 이와 같이 그 사내는 네 마리 독사와 칼을 빼든 다섯 원수와 여섯 도적을 면하고, 또 빈 마을의 도적떼를 벗어나 강을 건너갔다. 그리하여 이쪽 언덕의 갖가지 두려움에서 벗어나 안온하고 쾌락한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되었다.
비구들아, 나는 비유로 말할 것이니 그 뜻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상자란 이 추한 몸의 4대(大)에 비유한 것이다.통합뷰어
4대로 된 정혈(精血)의 이 몸은 더러운 음식을 먹고 자라며 목욕하고 옷을 입지만 이것은 덧없어 허물어지는 것이며 위험한 것이다. 독사란 지계(地界)ㆍ수계(水界)ㆍ화계(火界)ㆍ풍계(風界) 등 4대에 비유한 것이다. 만일 지계가 서로 다투면 이 몸은 아주 죽거나 거의 죽게 된다. 수계ㆍ화계ㆍ풍계 등의 다툼도 또한 이와 같다. 칼을 빼든 다섯 원수[怨]는 5수음(受陰)에 비유한 것이요, 안의 6적은 6애희(愛喜)에 비유한 것이며, 빈 마을이란 안의 6입(入)에 비유한 것이니 안입(眼入)을 관찰하면 이것은 덧없고 무너지며 거짓인 것이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 등도 또한 이와 같다.
빈 마을의 도적떼란, 바깥 6입(入)에 비유한 것이니 눈은 뜻에 맞거나 맞지 않거나 빛깔의 침해를 받고 귀의 소리와 코의 냄새와 혀의 맛과 몸의 접촉과 뜻의 법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다. 거센 물살이란 욕류(欲流)ㆍ유류(有流)ㆍ견류(見流)ㆍ무명류(無明流) 등 4류(流)에 비유한 것이고, 강은 욕애(欲愛)ㆍ색애(色愛)ㆍ무색애(無色愛) 등 3애(愛)에 비유한 것이다. 이쪽 언덕에 두려움이 많다는 것은 유신(有身:有身見)에 비유한 것이요, 저쪽 언덕이 청량하고 안락하다는 것은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비유한 것이다. 뗏목배란 8정도(正道)에 비유한 것이요 손발을 방편으로 삼아 강을 건넌다는 것은 정진용맹(精進勇猛)으로 저쪽 언덕에 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며 바라문이 사는 곳이란 여래ㆍ응공ㆍ등정각에 비유한 것이니라.’”
또 『목환자경(木槵子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파유리(波瑠璃)라는 난국왕(難國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우리 나라는 변방의 조그만 나라로서 해마다 도적이 침략하고 5곡(穀)이 귀하며 악한 질병이 유행하여 백성들이 괴로워하므로 나는 항상 불안하여 법장(法藏)이 아무리 깊고 넓지만 수행할 수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저를 가엾이 여겨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번뇌의 장애를 없애려고 하면 목환자(木槵子) 1백 개를 꿰어 염주를 만들어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산란함이 없이 ≺나무 불타, 나무 달마, 나무 승가하고 그 이름을 부르면서통합뷰어
108개를 한 번 돌리고, 이와 같이 점차로 열번, 스무 번, 백 번, 천 번 내지 백천만 번 목환자 염주를 돌리시오. 만약 그리하여 20만 번을 채우면 몸과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모든 아첨과 왜곡됨을 여의어 목숨을 마치고 세 번째 하늘인 염마천(焰摩天)에 태어나 의식이 저절로 생기고 항상 안락할 것입니다. 또 만일 백만 번을 채우면 마땅히 백여덟 가지 번뇌를 끊고 위없는 과(果)를 얻을 것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나는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왕에게 말씀하셨다.
‘사승(莎升)이라는 비구는 삼보(三寶)의 이름을 외워 10년이 지나 사다함(斯陀含)의 과(果)를 성취하고 점차로 수행하여 지금은 보향(普香) 세계에서 벽지불(辟支佛)이 되었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열심히 수행했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바라내국(波羅柰國)에 어떤 거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국제(毛匊提)이다. 이 사람에게는 아들 우파국제(優波毛匊提)가 있었다. 그는 차츰 나이가 들었지만 가난에 쪼들렸으므로, 아버지가 돈을 주어 상점을 차리고 물건을 팔고 있었다. 사세기(邪貰革奇)라는 아라한이 그에게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여 생각을 한곳에 잡아매게 하였다. 즉 흰 바둑돌과 검은 바둑돌로써 계산하되, 선한 생각이 생기면 흰 돌을 놓고 악한 생각이 생기면 검은 돌을 놓게 했다.
우파국제는 그가 시키는 대로 선이나 악의 생각이 생길 때마다 곧 돌을 놓곤 하였다. 처음에는 흑이 너무 많고 백은 아주 적었는데 점점 수행하게 되어서는 흑과 백이 같아졌으며 중지하지 않고 자꾸 수행하자 흑은 전혀 없고 전부가 백뿐이었다. 선한 생각이 더욱 성해 그는 끝내 초과(初果)를 얻었다.”
또 『비유경(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지 않았으나 그 부인은 부처님을 매우 열심히 섬겼다.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사람의 목숨이란 덧없는 것입니다. 복을 닦아야 합니다.’
그 남편은 신심이 없고 게을렀으므로 부인은 남편이 장차 지옥에 들지나 않을까 걱정하여 곧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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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문 위에 방울을 하나 달아 둘 것이니 당신이 드나들 때 방울 흔들리는 소리가 나거든 나무불(南無佛)이라고 하십시오.’
남편은 그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오래도록 지내다가 그 남편은 목숨을 마쳤다. 옥졸(獄卒)들이 그를 붙잡아 확탕(鑊湯)지옥에 던졌다. 확탕에서 나는 소리를 그는 방울 소리라 생각하고 ‘나무불’이라고 하였다. 옥관(獄官)이 그 말을 듣고 ‘이 사람은 부처님을 받드는 사람이다. 놓아 주어 나가게 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인간에 태어날 수 있었다.”
또 『잡비유경』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5백 상인(商人)들이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갔다가 마갈(摩竭)이라는 물고기를 만났다. 그 물고기는 머리를 물 위로 내놓고 입을 벌려 그들을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 때 바람은 별로 없었는데도 배는 화살처럼 빨리 갔다. 살박주(薩薄主)가 대중에게 말했다.
‘배가 너무 빨리 간다. 돛을 내려라.’
그 말대로 돛을 내렸으나 배는 더욱 빨리 가 멈출 수가 없었다. 살박주는 망루(望樓) 위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지금 네게는 어떤 것이 보이는가?’
‘내가 보니 하늘에는 두 해가 떠 있고 밑에는 흰 산이 있으며 가운데는 검은 산이 있습니다.’
살박주는 크게 놀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큰 고기이다. 앞으로 어쩌면 좋겠는가? 나와 그대들은 지금 큰 화를 만났다. 이 고기 뱃 속에 들어가면 살아날 길이 없다. 그대들은 각각 그 섬기는 바를 따라 일심으로 빌어라.’
이에 대중들은 각각 자신이 받드는 바를 따라 일심으로 귀명(歸命)하여 이 액난에서 벗어나기를 구했다. 간절히 빌었으나 배는 더욱 빨라 잠깐도 멎지 않았으므로 곧 고기 입 속으로 들어갈 지경이 되었다. 이에 살박주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는 부처라는 큰 신(神)을 섬기고 있다. 그대들은 각각 그 받드는 신을 버리고 일심으로 내가 받드는 신의 명호를 일심으로 불러라.’
그 때 5백 상인들은 모두 큰 소리로 ‘나무불’ 하고 외쳐댔다. 고기는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생각했다.
‘지금 이 세간에 또 부처님이 계시는 모양이다, 내가 어찌 차마 중생을 해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입을 다물자, 물이 거꾸로 흐르고 고기는 아주 멀어져 갔다.통합뷰어
5백 상인들은 곧 착한 마음이 생겨 다 해탈을 얻었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비유하면 사문이 제 머리털이 하루에 얼마쯤 자라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이와 같이 보살도 죄가 생기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스스로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한다.”
또 『잡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모든 업을 잘 단속하고
부끄러워하여 스스로 잘 지키면
그것을 훌륭한 수호(守護)라고 한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깨끗한 법이 있어서 이 세간을 잘 보호한다.
그 두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이른바 참(慚)과 괴(愧)이다. 가령 세간에 이 두 가지 깨끗한 법이 없었다면 세간도 또한 부모ㆍ형제ㆍ자매ㆍ처자ㆍ종친ㆍ사장(師長)ㆍ존비 등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하고 뒤바뀌고 혼란함이 짐승의 세계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만일 참(慚)과 괴(愧)
이 두 가지 깨끗한 법이 없다면
그들은 청정한 도를 어기고
생ㆍ노ㆍ병ㆍ사로 나아가리라.
이 세간 사람들이 만일 참과 괴
이 두 가지 법을 성취한다면
청정한 이가 자꾸 불어나
생사의 문이 영원히 닫히리라.”
또 『유무삼매경(惟無三昧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사람이 도를 구해 참선하려면 먼저 마땅히 생각[念]부터 끊어야 한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도를 얻지 못하는 까닭은 다만 가만히 앉아 생각할 때 더러운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한 생각이 오고 한 생각이 가면서 하루 동안에 8억 4천만의 생각이 있어서 생각마다 쉬지 않는다. 한 선한 생각도 선한 과보를 받고 한 악한 생각도 악의 과보를 받는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따라 호응하는 것과 같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선과 악, 죄와 복은 각각 다른 것이니라.’
게송을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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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생각[念]은 망상을 버리나니
망상이 있으면 지극한 이치 아니다.
경계가 오거든 허공에 던져라.
허공에 무슨 구역[軫]이 있더냐.
음(陰)에 의탁해 어둠 속에 놀지만
어둠이 가면 그림자 자취 사라진다.
4과(果)를 모두 즐겨 구하나
일승(一乘)은 홀로 현모하여라.”
29. 발원편(發願篇)[여기에 2부(部)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인증부(引證部)
(1) 술의부(述意部)
불과(佛果)는 아주 멀고 멀어서 거기에 오르는 데에는 계단이 있고, 법운(法雲)은 지극히 높고 높아서 거기에 이른 데에는 절차가 있다.
그런 까닭에 큰 정성을 내면 곧 현묘한 복덕은 지극한 과(果)를 불러오고 처음으로 큰 서원을 세우면 곧 미묘한 소원은 미래의 끝까지 두루하게 된다. 한 생각이라도 행(行)을 일으키면 마침내 진겁(塵劫)의 상서로운 꽃이요, 반 시각이라도 정성을 다하여 실천하면 곧 대천(大千)세계의 감로(甘露)를 얻는다. 대개 이것은 대승의 뿌리이고 터전이며 종지(種智)의 나루요 거리[衢]인 것이다.
(2) 인증부(引證部)
『아미타경(阿彌陀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미타불이 보살로 있을 때 항상 이 24원(願)을 받들어 실천하면서 보배처럼 애지중지하고 보호하여 간직하며 공순하게 따랐다.
그 24원이란 어떤 것인가?
첫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에는 지옥[泥犁]과 금수(禽獸)와 벽려(薜荔)와 온갖 꿈틀대는 벌레들까지도 다 없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두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에는 여자가 없고, 여자로서 내 나라에 와서 나고 싶어하는 이가 있으면 다 곧 남자가 되어야 하며, 무수히 많은 천신(天神)과 인민(人民)들과 꿈틀거리는 곤충들에 이르기까지도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는 자는통합뷰어
다 7보로 된 못물의 연꽃 속에 화생(化生)하고, 자라서는 다 보살이나 아라한이 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세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에는 7보가 저절로 생기며 이 국토의 가로와 세로가 매우 크고 탁 트여 끝이 없으며 극히 부드럽고 좋아야 하며, 사는 집과 의복과 음식이 다 저절로 생겨, 마치 제6천의 천왕이 사는 곳과 같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네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이름이 8방(方)과 상하의 무앙수(無央數) 국토에 다 들리며 모든 부처님으로 하여금 각각 비구들이 모인 큰 자리에 앉아 내 공덕과 내 나라의 좋은 점을 설명하시면 천신과 인민, 그리고 꿈틀거리는 곤충들까지도 내 이름을 듣고 모두 인자한 마음으로 기뻐 날뛰는 자는 모두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다섯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8방 상하의 무앙수(無央數) 천신과 인민, 그리고 꿈틀거리는 곤충들에 이르기까지 만약 전생에 악을 지었다 하더라도 내 이름을 듣고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려고 하면, 곧 올바름으로 돌아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도를 닦고 선한 일을 하며 경계(經戒)를 잘 독송하고 지켜서 내 나라에 태어나기를 끊임없이 원하면 목숨을 마치고 모두 다시는 지옥과 축생과 벽려에 나지 않게 하고 곧 내 나라에 태어나서 제각기 마음 속에 기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지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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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8방과 상하의 무앙수 불국토에 있는 천신과 인민, 그리고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내 국토에 와서 태어나려고 하는 자가 나 때문에 더욱 선(善)을 짓거나, 또는 보시하고 탑을 돌며 향을 사르고 꽃을 흩으며 등불을 켜고 온갖 채색 비단을 달며 사문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탑을 세우거나 절을 지으며 애욕을 끊고 청정하게 재계하며 일심으로 나를 생각하되 밤낮으로 끊이지 않으면, 다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 보살이 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일곱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8방과 상하의 무앙수 및 국토에 있는 모든 천신과 인민들로서 선남자ㆍ선여인이 보살도(菩薩道)를 행하거나 6바라밀을 봉행하거나, 혹은 사문이 되어 경계(經戒)를 헐지 않고 애욕을 끊고 청정히 재계하여 일심으로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기를 밤낮으로 끊임없이 하면, 만일 그가 목숨을 마칠 때에 나는 곧 보살과 아라한들과 함께 날아가서 그를 맞이해 곧 내 나라에 나게 하고 그를 아유월치(阿惟越致:不退轉) 보살로 만들고 지혜와 용맹을 이루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여덟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다른 불국토에 가서 태어나고자 하면, 그들은 다 지옥ㆍ축생ㆍ벽려에 나지 않게 하고 모두 불도를 얻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아홉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는 내 나라에 있는 모든 보살들과 아라한들은 다 얼굴이 단정하고 정결하고 예쁘고 아름다우며,통합뷰어
똑같이 한 빛깔이고 한 종류임이 비유하면 마치 제6천의 천신과 같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다 한마음이 되어 생각하고 희망하는 것을 같게 하고 말하려는 것이 있으면 서로 미리 알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한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다 음탕한 마음이 없어 끝내 마음 속에 여자 생각이 없고, 끝내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두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다 마음으로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여 끝내 서로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이가 없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세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이 8방 상하의 무앙수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면 다 거기에 날아가서 도착할 수 있고, 자연으로 이루어진 만종(萬種)의 물질을 얻고자 하면 다 그 앞에 저절로 있어, 그것을 가져다가 모든 부처님께 두루 공양하되 골고루 다 채운 뒤에 한낮이 되기 전에 곧 날아서 내 나라로 돌아오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네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공양하려 하면 곧 7보로 된 발우에 온갖 맛있는 음식이 저절로 담겨 앞에 있게 하고, 공양을 마치면 저절로 가게 하여지이다.통합뷰어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다섯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은 다 그 몸이 자금색(紫金色)이어야 하고,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다 부처님처럼 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여섯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은 그 말소리가 마치 3백 개의 종소리와 같고, 경을 설하고 도를 행하는 것은 다 부처님과 같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일곱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나는 환히 보고 환히 들으며 날아다니는 것이 모든 부처님보다 10배나 더 빠르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여덟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지혜와 경을 설함과 도의 행함이 부처님보다 열 배나 더 우세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열아홉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8방ㆍ상하의 무앙수 부처 나라의 모든 천신ㆍ인민과 꿈틀거리는 곤충들까지도 다 인도(人道)에 태어나서 모두 벽지불이나 아라한이 되어 다 일심으로 좌선하며, 다 함께 내 수명이 몇 천억만 겁이 될까 알려고 헤아려 보아도 아무도 그 극한의 수를 모르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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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8방ㆍ상하의 각각 천억 부처 나라 가운데 있는 모든 천신ㆍ인민과 꿈틀거리는 곤충들까지도 다 벽지불이나 아라한이 되어 일심으로 좌선하고, 내 나라에 보살과 아라한이 몇 천억만 사람이나 되는가 알고자 하여 계산하더라도 아무도 그 수를 모르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스물한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보살과 아라한의 수명이 무앙수겁이 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스물두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다 지혜롭고 용맹하며 억만겁 동안 지은 전생의 선악을 스스로 다 알고, 또 끝없는 지혜로 환히 통해 보며 또 시방의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일을 다 알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스물세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나라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이 다 지혜롭고 용맹하며, 그 정수리에는 다 광명이 있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스물네 번째 서원은, 아무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정수리의 광명이 뛰어나게 좋아, 해와 달보다 우세하되 백천억만 배나 더 밝으며, 무앙수를 비추는 모든 부처님의 광명보다도 더 뛰어나 천하의 어두운 곳을 다 크게 밝히며, 모든 천신ㆍ인민과통합뷰어
꿈틀거리는 곤충들까지도 다 내 광명을 보고는 인자한 마음으로 선을 짓는 자는 모두 내 나라에 와서 태어나게 하여지이다. 이 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부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끝내 부처가 되지 않으리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미타불은 보살로 있을 때 항상 이 스물네 가지 서원을 봉행하면서, 도법(道法)을 범하지 않고 재색(財色)을 아주 끊었으며 정밀한 광명으로 원을 구하고 많은 공덕을 쌓아, 무수한 겁을 지나 지금 부처가 되어 그것을 다 얻었으니, 그 공이 헛되지 않았느니라.’”
또 『불설멸시방명경(佛說滅十方冥經)』에서 말하였다.
“어느 때에 면선열(面善悅)이라는 석종(釋種)의 동자가 부처님께 와서 아뢰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지금 우리 부모는 몸이 편치 못합니다. 비인(非人)의 침노를 받아 밤낮으로 자나깨나 편히 쉬지 못하며 드나들거나 걸어다닐 때에도 또한 핍박을 당하고 혹은 비인의 요사스런 홀림과 간사스러움을 만나지만 막아 보호할 길이 없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시면 때에 따라 곧 구제하여 괴로움이 없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면선열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내가 너를 위해 그것을 막아 옹호하는 법을 말해 주리라.’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여기서 동방으로 8천 나유타(那由陀) 불국토를 지나 발중진로(拔衆塵勞)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등행(等行)여래이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설법하고 계시는데, 누구나 동방에 가서 먼저 그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귀명하고 동방 부처님께 공양하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며 아무도 감히 침노하지 못해 모든 일이 다 원대로 될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남방으로 십억 백천 불토를 지나면 소명등요탈(消冥等要脫)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초발심념이공외귀의초수(初發心念離恐畏歸依超首)여래시다. 그통합뷰어
부처님께서 지금 거기에서 설법하고 계시는데 만약 남방으로 가려고 하거든 마땅히 그 부처님께 멀리서 머리를 조아려 귀명하고 뜻을 오로지 하여 떠나지 않으면 아무 두려움이 없고 어떤 환난도 당하지 않으리라.’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방으로 긍가하(殑伽河)의 모래알같이 많은 불찰토(佛刹土)를 지나면 선선택(善選擇)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금강보적(金剛步迹)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서방으로 가려고 하면 먼저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일심으로 귀명하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아무 환난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북방으로 2만 불국토를 지나면 각변(覺辯)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보지수(普智首)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북방으로 가려고 하면 비록 재가자(在家者)라도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귀명하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아무 환난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서 동북방으로 백만억 불국토를 지나면 지소념(持所念)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괴마만독보(壞魔慢獨步)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동북방으로 가려고 하면 멀리서 그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귀명하면, 어디로 가나 편안하여 아무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동남방으로 2긍가하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상조요(常照曜)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초발심불퇴전륜성수(初發心不退轉輪成首)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동남방으로 가려고 하면 먼저 그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온몸을 땅에 던져 일심으로 귀명한 뒤에 나아가면 아무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남방으로 8만 불국토를 지나면통합뷰어
부백교로(覆白交露)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보개조공(寶蓋照空)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서남방으로 가려고 하면 먼저 그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꽃을 멀리 흩고 무상(無相)을 생각한 뒤에 나아가면 아무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북방으로 6긍가하 모래알처럼 많은 불찰토를 지나면 주청정(住淸淨)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개화보살(開化菩薩)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서북방으로 가려고 하면 먼저 그 부처님께 예배하고 귀명하여 참회하고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은 뒤에 출가하면 아무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또 말씀하셨다.
‘여기서 하방(下方)으로 92해(垓) 불찰토를 지나면 염무도(念無倒)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염초발의단의발욕(念初發意斷疑拔欲)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앉고자 하거나 밤에 눕고자 할 때는 이 여래를 생각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귀명하고, 항상 인자한 생각으로 널리 중생을 구제한 뒤에 앉거나 누우면 아무 두려움도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상방(上方)으로 60긍가하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이공구무유처소(離恐懼無有處所)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소명등초왕(消冥等超王)여래시다. 그 부처님께서 지금 그곳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만일 자리에서 일어나려거든 항상 그 부처님께 예배하고 귀의하여 공양하면 두려움이 없고 어디서나 편안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해 설법하되, 모두 완전하게 갖추어 결함이 없게 하면, 소원을 빨리 이루어 끝내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혹 관가에 가더라도통합뷰어
억울한 침해를 받지 않고 도적들 속에 다니더라도 해침을 받지 않으며 큰 불 속을 걸어다니면 불이 곧 꺼지고 큰 불 속에 들어가더라도 끝내 빠지지 않으며, 하늘ㆍ용ㆍ귀신ㆍ폐악신(弊惡神) 등도 감히 접촉하지 못하며, 모든 사나운 짐승이 감히 가까이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도깨비[魅魍魎]들이 어지럽히지 못하리라. 만일 한적한 곳에 혼자 있으면 여래의 옹호를 받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제석천과 선면열 동자 등은 이 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또 『지지론(地持論)』에서 말하였다.
“보살의 발원에는 대략 말하면 다섯 종류가 있다.
첫째는 발심원(發心願)이요, 둘째는 생원(生願)이며, 셋째는 경계원(境界願)이요, 넷째는 평등원(平等願)이며, 다섯째는 대원(大願)이다.
저 보살은 처음에 최상의 보리심(菩提心)을 내었으니 이것을 발심원이라고 말하고, 미래 세상의 중생을 위하여 좋은 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나니 이것을 생원이라고 말하며, 모든 법과 한량없이 많은 등류의 여러 가지 선근(善根)을 바르게 관찰하고 경계(境界) 생각하기를 원하나니 이것을 경계원이라고 말하고, 미래 세상의 일체 보살들이 일을 잘 섭수하기를 원하나니 이것을 보살의 평등원이라고 말하며, 대원이라고 하는 것은 곧 평등원을 말하는 것이다.
보살은 또 열 가지 큰 서원을 말한다.
첫째, 온갖 종류로써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원한다.
둘째,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니기를 원한다.
셋째,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 통달하기를 원한다.
넷째,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 마침내 반열반(般涅槃)에 들기를 원한다.
다섯째, 보살의 일체 바른 행 수행하기를 원한다.
여섯째, 일체 중생을 성숙(成熟)시키기를 원한다.
일곱째, 일체 세계에서 다 나타나 변화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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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 일체 보살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방편을 가지고 대승(大乘)으로 제도하기를 원한다.
아홉째, 온갖 바른 행(行)과 방편에 걸리는 것이 없기를 원한다.
열째, 최상의 경지인 정각(正覺) 성취하기를 원한다.
이 보살은 초지(初地)에 머물러 있으면서 방편과 깨끗한 믿음을 현재에 수행하고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열 가지 큰 서원을 세운다.
첫째, 깨끗한 마음으로 항상 모든 부처님 공양하기를 원한다.
둘째,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아 지니고 수호(守護)하기를 원한다.
셋째, 모든 부처님께 일찍이 없었던 법 굴리기를 권청(勸請)한다.
넷째, 보살의 바른 행(行)을 따르고 수행한다.
다섯째, 일체 기세간[器界]을 다 완전하게 성숙시키기를 원한다.
여섯째, 일체 세계에 다 변화된 몸을 나타내기를 원한다.
일곱째, 스스로 부처님의 세계를 깨끗하게 하기를 원한다.
여덟째, 일체 보살의 동일한 방편을 가지고 대승으로써 교화하기를 원한다.
아홉째,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되 모든 것이 헛되지 않게 되기를 원한다.
열째, 일체 세계에서 아뇩보리(阿耨菩提)를 증득하여 모든 부처님의 일 짓기를 원한다.
이와 같은 큰 서원은 능히 한량없는 백천의 큰 서원을 내어, 중생계를 떠나지 않고 세간을 떠나지 않는다. 이 모든 큰 서원을 나는 세상마다 항상 행해 끝내 잊지 않는다.”
또 『화엄경』에서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아, 보살은 환희지(歡喜地)에 머무르면서 열 가지 서원을 우두머리로 삼아 이런 백만 아승기의 큰 서원을 내나니, 다할 수 없는 법으로써 이 서원을 내고 이 서원을 가득 채우기 위해통합뷰어
부지런히 정진을 행한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중생을 다할 수 없는 것이요, 둘째는 세계를 다할 수 없는 것이며, 셋째는 허공을 다할 수 없는 것이요, 넷째는 법계를 다할 수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열반을 다할 수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다할 수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다할 수 없는 것이요, 여덟째는 마음의 반연을 다할 수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지혜 일으킴을 다할 수 없는 것이요, 열째는 세간에 법륜을 굴리는 지혜의 작용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중생이 다하면 내 서원도 다할 것이요, 나아가 지혜를 일으켜 굴림이 다하면 내 서원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중생으로부터 나아가 지혜를 일으킨 모든 굴림은 실로 다할 수 없고 내 모든 원의 선근도 또한 다할 수 없는 것이니라.”
또 『문수사리문보리경(文殊師利問菩提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천자(天子)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에게는 몇 가지 마음이 있어 인과(因果)를 잘 거둘 수 있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모든 보살은 네 가지 마음이 있어 인과를 잘 거둡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처음 내는 마음이요, 둘째는 도를 행하는 마음이며, 셋째는 퇴전(退轉)하지 않는 마음이요, 넷째는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마음입니다. 처음 내는 마음은 도를 행하는 마음의 인연이 되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퇴전하지 않는 마음의 인연이 되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일생보처 마음의 인연이 되는 것입니다.
또 처음 내는 마음은 밭에 곡식을 심는 것과 같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곡식이 자꾸 자라나는 것과 같으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꽃과 열매가 처음 맺는 것과 같고, 일생보처의 마음은 꽃과 열매가 쓰임새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또 처음 내는 마음은 수레 장인(匠人)이 재목을 모으는 것과 같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재목을 다듬는 것과 같으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재목을 맞추는 것과 같고, 일생보처의 마음은 수레가 되어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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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처음 내는 마음은 초생달과 같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초닷새날 뜨는 달과 같으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초열흘날 뜨는 달과 같고, 일생보처의 마음은 열나흘날에 뜨는 달과 같으며, 여래 지혜의 달은 보름달과 같습니다.
또 처음 내는 마음은 능히 성문지(聲聞地)를 지나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능히 벽지불지를 지나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능히 부정지(不定地)를 지나고, 일생보처의 마음은 능히 정지(定地)에 안주(安住)합니다.
또 처음 내는 마음은 병자가 약을 구하는 것과 같고, 도를 행하는 마음은 약을 분별하는 것과 같으며, 퇴전하지 않는 마음은 병자가 약을 먹는 것과 같고, 일생보처의 마음은 병이 낫는 것과 같습니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낼 때 모든 중생들에게 이러한 행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렵고 또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저 사자 새끼가 처음 태어났어도 그것이 큰 사자의 외침을 듣고 두려워하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보리심(菩提心)을 내었을 때 중생들의 행을 듣는 것도 그와 같다. 사리불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불씨가 아무리 작더라도 그것이 마른 섶을 두려워하더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보리심을 내고 나서는 지혜의 불을 얻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사리불아, 지금 비유 아닌 것으로 비유하리라. 사리불아, 비유하면 사나운 불이 마른 섶과 이레를 기한하고 큰 싸움을 벌였다 하자. 그 때 일체의 마른 나무와 과일 나무의 온갖 가지와 잎들이 모두 모여 수미산(須彌山)과 같은데 그 때 그 사나운 불의 한 친구가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지금통합뷰어
스스로 장엄하여 많은 구원을 찾지 않는가? 저것을 돕는 것은 저렇게 많고 너는 오직 혼자뿐인데 어떻게 당할 수 있겠는가?≻
그 때 저 불은 답하였다.
≺저 원수가 아무리 많아도 내 힘만으로 대적할 수 있다. 많은 동무가 필요 없다.≻
사리불아,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다. 비록 모든 번뇌가 함께 모여 그 형세가 왕성하더라도 보살은 그 지혜의 힘으로 그것을 다 항복받을 수 있다. 또 한 알의 아가타약(阿伽陀藥)이 큰 독을 능히 파괴하는 것처럼 보살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작은 지혜의 약으로 능히 무량한 큰 번뇌의 독을 파괴할 수 있느니라.’”
또 『불본행경(佛本行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오랜 옛날에 어떤 가난한 사람이 구걸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어떤 성(城)에서 바라내성(波羅柰城)으로 갔을 때 그 성에 도착한 뒤에는 그 성의 여러 걸인들은 이 사람을 보고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너는 어디서 여기로 왔느냐?≻
그렇게 말하면서 끝내 이 사람이 구걸하러 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방해하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나는 저들에게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내 구걸을 방해하는 것일까?≻
그 때 바라내성의 한 장자(長者)가 구리로 만든 발우[銅鉢]를 잃고 그것을 찾아 헤맸으나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 발우를 찾기 위해 한 다른 마을로 갔다. 그 때 저 걸인은 똥무더기 속에서 그 구리 발우를 주워 지팡이 끝에 걸어 가지고 바라내성으로 들어와서, 이 거리 저 거리로, 이 골목에서 저 골목으로, 이 모퉁이에서 저 모퉁이로 돌아다니면서 외쳐댔다.
‘이 구리 발우 주인은 누군가? 아는 사람은 곧 가져 가시오.’
이렇게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그 주인을 찾았으나 끝내 찾을 수가 없었다.통합뷰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범덕왕(梵德王)에게 맡겼다.
그 뒤에 장자는, 어떤 사람이 똥무더기 속에서 그 구리 발우를 주워 지팡이 끝에 걸고 바라내성으로 들어와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주인을 찾았으나 끝내 만나지 못하고 범덕왕에게 맡겨 놓았다는 말을 듣고는 곧 범덕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대왕님은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전에 걸인이 대왕님께 바친 그 구리 발우는 바로 제 것입니다.≻
그러자 범덕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이 걸인을 불러다가 물었다.
≺지난번 네가 내게 맡긴 이 구리 발우를 이 장자가 지금 자기 것이라고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가?≻
이 걸인이 곧 범덕왕에게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본래 그 구리 발우가 누구의 것인지 모릅니다. 저는 똥무더기 속에서 그것을 주워 지팡이 끝에 달아 가지고 성 안에 들어와, 사방으로 다니면서 물어 보았으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마침내는 대왕님께 맡겨 마음대로 하시라 한 것입니다.≻
그 때 범덕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내게 무슨 소원이 있느냐? 내가 마땅히 그 청을 다 들어 주리라. 그리고 이 구리 발우는 그 주인에게 돌려 주리라.≻
그 때 저 걸인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대왕께서 지금 만약 기꺼이 제 청을 들어 주시겠다면, 바라옵건대 대왕이시여, 저를 이 바라내성 안에 있는 걸인들이 저로 하여금 그들의 왕으로 삼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범덕왕은 그에게 다시 말했다.
≺지금 너는 왜 거지왕이 되려고 하느냐? 이 밖에 좋은 소원을 말하라. 혹은 금이나 은이나 혹은 이 나라 안에서 제일 훌륭한 마을을 봉(封)해 달라고 하면 내가 곧 그대로 들어 주겠다.≻
그러자 그 걸인이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통합뷰어
≺대왕님이 만일 기꺼이 제 소원을 들어 주시겠다면 저의 간절한 소원은 오직 지금 말한 그것뿐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그대가 좋을 대로 하라. 네게 모든 것을 일임할 뿐이다.≻
그리하여 그는 바라내성에서 그를 의지해 구걸할 5백 걸인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부터 너희들의 왕이 되었다. 너희들은 반드시 내 처분에 따라야 한다.≻
걸인들은 그들의 왕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우리를 어떻게 처분하시려고 합니까? 어떤 일을 시키시려고 합니까?≻
그 때 그 거지왕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다 함께 나를 어깨에 메기도 하고 혹은 등에 업기도 하며 그 이외의 사람들은 나를 좌우에서 호위하고 다니도록 하라.≻
5백의 걸인들은 이 말을 듣고는 명령을 따라 혹은 가마에 메기도 하고 혹은 등에 업기도 하며 여러 곳을 다니면서 음식과 자리를 구걸했다. 그리하여 한 자리에 벌려 앉아 그 음식을 함께 먹었다. 이런 방편으로 오랫동안 생활하였다.
어느 때 어떤 사람이 은밀한 곳에 혼자 앉아 마호다가(摩呼茶迦)[수나라 말로는 환희환(歡喜丸)이라고 함]를 먹고 있었다. 그 때 이 거지왕은 그 사람 곁에 가서 그것을 빼앗아 가지고 달아났다. 5백 거지들은 그 왕을 쫓아 멀리까지 가다가 모두 너무 지쳐 그만 다 각각 돌아와 버리고 말았다. 그 거지왕은 체력이 장건(壯健)하여 달아나면서도 지칠 줄을 모르고 더욱 멀리 가다가 머리를 돌려 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혼자 어떤 동산으로 들어가 물에 손을 씻고 한쪽에 앉아 그 음식을 먹으려 했다. 미처 먹기 전에 곧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잘못했다. 내가 지금 왜 남의 음식을 빼앗았을까. 더구나 나는 나를 따르는 사람들까지 다 속였다.통합뷰어
이 음식이 너무 많아 나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다. 만일 이 세상에 어떤 성인이 있어서, 나의 이 마음을 알고 여기에 온다면 나는 이것을 그에게 나누어 주리라.≻
이렇게 생각했을 때 선현(善賢)이라는 벽지불이 허공을 날아 곧바로 그의 앞에 내려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 거지왕이 그를 보았다. 그 벽지불은 위의가 매우 질서정연했고 행보도 정돈되었으며 거동은 흐트러짐이 없이 느리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았다. 그는 이것을 보자 저 벽지불에 대해 깨끗한 믿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과거에는 너무 가난에 쪼들렸고 또 현재에는 이런 복밭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람에게 보시와 공경과 공양을 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만일 내가 옛날에 이런 복밭을 만났더라면 오늘날 이러한 곤욕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요 또 남의 핍박을 받으면서 살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음식을 가지고 이 선인(仙人:벽지불)에게 바치리라. 이 선인이 받아 줄런지 모르겠지만 만일 받아 준다면 나는 이 가난에 찌든 신세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그 음식을 가지고 가서 이 선인에게 바쳤다. 그런데 벽지불에게는 이런 법이 있다. 즉 오직 신통을 부려 중생을 교화할 뿐이요 다른 법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그 때에 벽지불은 그 음식을 받고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갔다. 그 사람은 이것을 보고 기쁨이 온몸에 가득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 기쁨 때문에 손바닥을 정수리에 얹고 멀리서 저 존귀한 벽지불의 발에 예배했다. 이와 같이 예를 올리고는 이렇게 발원했다.
≺나는 오는 세상에 항상 이런 세존(世尊)이나 혹은 그보다 더 훌륭한 이를 만나 그 세존의 설법을 한 번 듣고 빨리 해탈을 얻으리라.통합뷰어
또 나는 오는 세상에 큰 위덕(威德)이 있는 호족(豪族)의 집에 태어나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면서 다시는 저 거지들 속에서 살아가지 않으리라.≻
또 이렇게 발원했다.
≺세세생생 악도에 떨어지지 않아지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의심하는가. 그 때 바라내성에서 거지의 왕으로서 벽지불에게 마호다가(摩呼茶迦)를 보시한 자가 누구이겠는가.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는 바로 저 파제리가(婆提唎迦) 비구이다. 그 때 그 거지왕은 벽지불에게 음식을 준 과보로 지금 석종의 큰 호귀한 집에 태어나 재산이 부족함이 없으며 옛날의 서원으로 인해 지금은 왕위에 있게 되었다. 또 옛날의 서원으로 인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쾌락을 많이 받는다. 또 옛날의 서원으로 인해 지금 나를 만나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아라한이 되었다. 또 나는 그에게 기별(記別)을 주었다. 그는 내 성문 제자들 중에서 호족(豪族)으로 출가한 제일인자인 파제리가 비구이니라.’
게송을 설하였다.
현인(賢人)은 뛰어난 절개를 사모하고
보리의 인(因)을 닦기 원하여
학을 타고 이수(伊水)를 날아가고
말을 채찍질해 왕전(王田)으로 나간다.
본래 큰 서원을 세워
아미타불의 몸을 얻고
능인(能仁)은 8정도(正道) 닦아
9겁 이전을 뛰어넘었다.
그 명성은 삼계(三界)에 두루하고
자비의 교화는 대천(大千)에 통하며
티끌을 씻고 망상을 그쳤나니
범부와 성인들 다 기뻐한다.
중생들 모두 그리로 나아가
이익을 보전하고 몸과 마음을 열어
생사가 반드시 영원히 끝나리니
어찌 저 노장(老莊)의 신선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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