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묘법성염처경(妙法聖念處經) 1권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어제(御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묘법성념처경(妙法聖念處經) 제1권
법천(法天) 한역
김성구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대중들 가운데 계셨는데, 하늘과 인간들이
둘러싸고 부처님 얼굴을 우러러보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았다.
이때 대중들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시고
삼계에서 제일 높으신 분께 귀명(歸命)하오니
미묘한 소리로 연설하시어
널리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모든 중생들을
죽이지 않고 무외(無畏)를 베풀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참을 수 있다면
단정하고 위엄이 있으며 오래 살기를 견줄 수 없네.
만약 유정(有情)이 있는 곳에서
부모와 같이 생각하며
주지 않는 것 취하지 않으면
지혜와 복덕이 무량하리라.
만일 선한 몸의 업[身業]을 행하여
탐욕을 여의고 마음이 굳세어서
여자의 아름다움을 보지 않으면
모든 나쁜 갈래[惡趣]에서 벗어나리라.
세간을 멀리 여의어야
해탈을 기꺼이 증득할 만하니
금덩이가 덮여 숨겨진 것처럼
본체의 성품은 본래 청정하니라.
번뇌를 조복(調伏)하지 못하여
최상의 미묘한 감촉에 애욕(愛欲)을 일으켜
선한 일과 악한 일을 분별하지 못하면
부생(浮生)의 괴로움은 더없이 크리라.
괴로움과 즐거움은 마음이 일으키고
얻거나 잃는 일도 또한 그러하며
선한 벗과 악한 벗을 여의거나 만나는 것
인과의 이치는 치우침이 없네.
모든 근의 어지러움 항복받고서
평등한 마음으로 행(行)을 구하여
모든 유정(有情)들을 이롭게 하면
이를 일러 비구[苾蒭]의 행이라 하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번뇌는 조복하여 마땅히 끊으며
지혜는 닦아 자라게 해서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아야 하네.
열반의 이치는 반드시 증득하고
모든 괴로움은 마땅히 멀리 여의어
부지런히 바른 소견의 마음을 내니
나는 이를 견줄 수 없다 하노라.
모든 윤회(輪廻)에서 해탈하여
수미산(須彌山) 같은 사랑에도 움직이지 않으면
저 전단향(栴檀香)과 같으며
감로(甘露)의 맛도 견줄 수 없네.
비록 최상의 공양이나
교사야(矯奢耶)21)의 아름다운 옷을 얻을지라도
탐내고 사랑함에 물들지 않고
족한 줄을 알아 마음으로 기뻐하네.
풀숲에 큰불이 붙은 것같이
구경(究竟)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서
공양하여 복과 지혜 일으킨다면
물과 불도 침범할 수 없다네.
선한 업[白業]과 진실한 지혜의 과보는
강물처럼 끝내 다함이 없으니
모든 경계를 탐내지 않음을
나는 비구의 행이라 하노라.
즐겨 갖가지 지혜를 구하면
상응하여 언제나 앞에 나타나
진실한 법을 분명하게 깨달아서
모든 윤회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만약 어떤 이가 선한 법[白法]을 구하여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모든 경계에서 은혜로 베푼다면
겁의 불[劫火]로도 무너뜨릴 수 없네.
무명(無明)은 모든 유(有)의 근본이 되며
윤회는 이를 좇아 생기니
번뇌를 부지런히 조복하여 없애는 것이
진정한 모니(牟尼)의 수행이니라.
즐겨 인욕을 행하는 이는
단엄(端嚴)하여 원수의 해침을 여의며
능히 어질고 미묘한 모습의 인(因)으로
보는 이는 마음으로 환희하리라.
숲과 들에서 마음의 어지러움을 여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마음으로 기뻐하여
발우를 가지고 언제나 한 끼만 먹으면
이것을 비구의 행이라 하네.
해탈은 가장 안락(安樂)하고
세 갈래 길은 가장 괴롭지만
진여(眞如)는 피차를 여의었으니
따져서는 얻지 못하리라.
남을 이롭게 하는 평등한 업은
부드럽고 화평하고 항상 곧아서
바른 행과 언제나 서로 응하니
모든 삿된 집착 멀리 여의네.
의근(意根)은 집착하길 좋아하며
의근은 가장 수승하기도 하고
의근은 능히 빠르기도 하며
의근은 능히 기뻐하기도 하네.
가타(伽陀)로 이것을 연설하여
능히 짓고 또한 능히 말을 하니
모든 번뇌를 털어 버리고
업에 따른 과보를 잘 깨치라.
얻거나 잃는 일 밝게 알아서
미묘한 보리에 나아갈 수 있다면
일체 모든 유정들의
6근(根) 가운데 제일이리라.
숲 사이에 즐겨 머물러서
모든 원수를 멀리 여의고
이 6근을 분명하게 안다면
바른 행이 이를 따라 일어나리라.
언제나 등인(等引)22)의 자리에 있으며
모든 업장을 떨어버린다면
비유컨대 허공의 바람과 구름은
물들일 수 없는 것과 같다네.
몸과 입과 뜻을 잘 보호하면
바른 소견이 언제나 상응하리니
지혜가 마치 밝은 등 같아서
마군들이 무너뜨리지 못하리라 .
남[物]을 해치지 않아 선하다 하니
자비의 이익은 더욱 깊으며
위의를 빠트리거나 범함이 없으면
바야흐로 비구의 마음에 머무르리라.
눈[眼]은 색의 경계[色境]에 얽매여
그것에 걸려 다른 것은 굴리지 못하고
번뇌는 유정(有情)을 얽어매어
삼계(三界)를 벗어날 수 없도다.
진지(眞智)와 속지(俗智) 미묘하고
공교로운 방편은 더욱 희유해
모든 부처님들이 다 함께 찬탄하니
운용(運用)함엔 마침내 생각하기 어렵도다.
많이 듣고 해탈을 구한다면
탐심과 진심[恚]이 어길 수 없으리니
몸 등의 3업을 잘 보호하여
조복하여 없애서 생겨나지 않게 하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번뇌에 얽매여서 삼계를 윤회(輪廻)하며 모든 고통을 받더라도 10선(善)을 행한다면, 인천(人天)의 과보를 얻어서 사랑하고 즐거워 환희(歡喜)하리라. 비유컨대 둥근 달이 모든 장애(障礙)를 여의면 청정함이 견줄 바가 없어서 보고는 기뻐하는 것과 같으며,
또 장작과 섶을 불길이 능히 태울 수 있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악한 업은 마땅히 조복하고 제거하여 삼계의 나고 죽는 윤회를 여의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리라.
또 나는 새가 얽매임을 여의면 자재하여 걸림이 없는 것처럼, 만약 유정들이 모든 업을 짓지 않고 삼계를 벗어나서 두 가지 공한 이치를 증득한다면, 괴로움이 침범하지 못하고, 탐내고 성냄에 물들지 않으며, 윤회를 분명하게 통달하리라. 비유컨대 등불이 만물의 모양을 비추는 것과 같이 바른 지혜와 서로 응하여 항상 끊어짐이 없어서 모든 삿된 집착을 여의고 고요함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무덤 사이와 나무 밑에서 모든 악을 버리고 어진 벗을 가까이하리라.
비구가 이와 같이 출가(出家)의 행을 닦는다면 일체를 사랑할 수 있고 모든 경계에 평등할 것이니, 탐내어 집착하지 않으며, 집에 있기를 즐기지 않으며, 재물을 바꾸는 것과 허망한 말을 여의며, 노래와 춤을 즐기지 않으며, 미워하고 사랑함을 여의며, 숲 속에서 한 끼만 먹으며 가장 높은 보리를 항상 즐거워하여 나아가 구하며, 주지 않는 것을 취함을 여의며, 분소의(糞掃衣)를 지니고 기뻐하며 족한 줄을 알리라.
숲과 들에 머물러 고요히 생각하여 어지러운 생각과 탐내고 성내는 일을 여의고, 항상 자비한 마음을 행하여 유정(有情)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며, 어리석음의 어둠을 멀리 여의어 지혜를 닦고 익혀서 번뇌의 업을 여의고 생사를 벗어나며, 8성도(聖道)를 닦아서 고요함이 눈앞에 나타나 일체 모든 번뇌의 괴로움을 파괴하리라.
비구여, 이와 같이 마땅히 닦고 익혀서 선근(善根)을 견고히 하며, 물든 욕심을 멀리하며, 마음을 한 경계에 오로지 하며, 진여(眞如)를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갖가지 지혜를 자라게 하며, 번뇌가 없는[無漏] 청정한 법을 원만히 하여 번뇌[有漏]의 허망하고 실답지 못함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범행(梵行)에 편안히 머물러 청정하고 유순하고 온화하여 삼매[止觀]를 잘 닦으면, 고요한 생각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숲에서 노닐며 모든 물듦을 멀리하고, 미혹됨과 허망함을 분명하게 깨달으리라.
또한
나는 새를 허공의 그림자가 따르는 것과 같이 비구도 또한 그러하여 세 가지 옷23)이 몸을 따르며, 평등함을 잘 닦고 항상 바른 법을 생각하며, 번뇌를 조복하여 없애며 지혜와 상응하여 견도(見道)를 구하면, 마침내 저 언덕과 구경의 열반에 이르리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이 관찰하여 환희에 머무르되 윤회(輪廻)와 늙고 병들고 죽음에 대해서는 항상 두려워해야 한다.
아수라와 다른 하늘 무리들 같이 환희하고 공경하여 가장 미묘한 승가지(僧伽胝)24)와 발우를 얻어서 다른 그릇을 빌리지 않으며, 범행(梵行)을 수호하여 헐거나 범하지 않게 하며, 청정하여 때[垢]가 없으며, 모든 맛과 이익을 구하여 육신을 기르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유정(有情)들이 자비한 마음을 버리고 잘났다는 생각[我慢]과 게으름[放逸]으로 모든 선근(善根)을 태워 버린다면, 모든 번뇌[漏]를 다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자비를 버리고 정진하면
무명(無明)과 아만(我慢)이 서로 응하여
고요함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번뇌[漏]가 사라질 길이 없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모든 침상이나 이부자리가 최상으로 미묘하며 곱고 부드럽더라도 좋아하고 즐기지 말아야 하니, 무명(無明)은 미혹과 어둠의 근본이어서 모든 미혹이 따라 생김을 깨달으라. 이 무명이 모든 물든 마음에 두루한다고 하니, 그것이 만일 없을 때에는 미혹되고 어둡지 않아서 모든 법을 분명하게 깨우치고 고요한 생각[精慮]25)을 고르게 지녀 모든 번뇌[漏]를 다할 것이다.”
이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거닐고자[經行] 하거든 숲속에 있으면서 고요하여 어지럽히지 말며, 모든 그릇된 법과 술과 색(色) 등의 경계를 좋아하고 즐기지 말아야 한다.
비구여, 이와 같이 만일 모든 마군의 무리들이 업에 얽매임으로 말미암아 선(善)을 닦는 이를 어지럽힌다면, 마치 사람이 독(毒)을 마시는 것 같이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을 것이며, 너희들이 지금 계(戒)를 깨뜨리고 삿된 명(命)을 행한다면 번뇌에 얽매어 큰
지옥에 떨어져서 갖가지 괴로움을 받으리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걸식을 행할 때에 만일 여인을 보거든 독사와 같이 생각하여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 바른 법을 생각하고, 이름과 이익과 모든 묘한 경계를 구하지 않으며, 업의 얽매임을 여의어 마음을 평등하게 해서 헐뜯거나 비방하지 말라.
만일 마을에 들어가더라도 숲이나 들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음식을 빌 때에는 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번뇌가 일어날 때에는 숲을 태우는 생각을 하며, 미묘한 법을 구할 때에는 바른 길로 나아가는 생각을 하며, 평상 위에 누웠을 때는 사슴이 놀라 두려워하는 생각을 하며, 모든 선정에 드는 것을 정원에서 노닐며 구경한다고 생각하며, 아라한을 보면 복밭[福田]이라고 생각하며, 경계와 말과 희론(戱論)을 즐거워하지 않고 항상 해탈을 구하며, 국왕과 대신들을 이익 때문에 친근히 하거나 가장 맛있는 음식을 바라고 탐내는 생각을 하지 말며, 시주의 명예와 이익을 항상 속이지 않으며, 마음으로 방편을 행하여 성냄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집[房舍]을 탐내고 즐기거나 부귀한 족속을 가까이하기를 마치 고기가 물을 좋아하여 편안히 머물러서 버리지 않는 것처럼 하며, 선지식을 멀리 여의고 진실을 미혹되어 등져서 등불이나 꿈이나 번개처럼 허망하고 허깨비 같음을 바라고 구하여 해탈이라는 생각을 하며, 삿된 도를 존중하여 항상 행하고 공경한다면, 가장 뛰어난 진실은 깨달을 수 없다.”
이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고 살펴서 깨달아야 하니, 거닐기[經行]를 좋아하고 즐기며, 선정과 지혜로 항상 자비한 마음을 행하며, 가장 뛰어난 진실과 해탈을 구하며, 바른 소견을 얻어 모든 법을 분명하게 깨달으며, 항상 인욕과 정진을 닦고 익혀서 탐욕과 성냄과 모든 어지러운 마음을 버려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이야기 하셨다.
“마땅히 일체 유정들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생각하고 불쌍히 여겨서, 뒤바뀜과 모든 얽매임을 여의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모든 경계에서 물듦의 침해(侵害)를 여의되 마치 금(金)의 본래 성품이 티끌과 때를 여읜 것처럼 해야 한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만일 친한 이에게 가거나 친하지 않은 이에게 가더라도 마땅히 탐심(貪心)과 진심(嗔心)을 여의고 손해와 이익을 분명하게 알아서, 죄를 지었거나 죄를 짓지 않았거나 편안하거나 고생스럽거나 간에 방편으로 항복하고, 그를 위해 법요(法要)를 말하되 그의 영리하고 둔함과 총명하고 어리석음에 따라 뛰어나거나 못한 것으로 인도하며, 바른 말로 경계해야 한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숲 속에 거닐면서 고요한 곳에서 선정을 익혀 허물과 잘못을 여의고, 항상 진여(眞如)를 즐기며, 인과(因果)의 낫거나 못한 차별을 분명히 믿으며, 모든 독(毒)을 멀리하고 모든 근(根)을 항복받으며, 잘못을 일으키지 않아서 지혜와 상응하며, 마음을 기쁘게 해서 헐뜯거나 비방함을 그치게 하며, 바다처럼 매우 깊어서 서로 응함에 다함이 없으며, 마음과 뜻이 견고하여 의심을 일으키지 않으며, 묘한 색을 탐내지 않아서 귀가 밝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평등하며, 때에 맞게 욕(欲)ㆍ색(色)ㆍ무색(無色)의 허망함과 진실을 잘 말하고 세간의 옳거나 그른 말을 하지 않으며, 잘못되고 근심스러운 모든 경계를 멀리 여읜다.
비유컨대 모든 독(毒)과 진흙이 침해(侵害)하지 못하게 해서 윤회를 벗어나며 무명을 멀리 여의고 선정(禪定)과 지혜와 변재(辯才)로 널리 연설하여, 법과 뜻이 가장 높아서 허망한 전도를 여의며, 일체의 먼지나 때에 물들거나 더럽혀지지 않고, 일체의 짓는 바가 모두 이익이 되며, 승가의 처소에서 어기거나 등지는 일을 일으키지 않고, 몸과 말과 뜻의 업이 저 묶여서 얽매임을 여의며, 인간과 천상을 구하지 않고 모든 선한 업을 닦으며, 명예와 이익을 위하지 않고 열반으로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비구여, 마땅히 알라. 항상 악한 벗을 여의어 모든 그릇됨을 짓지 말며, 항상 자비한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찰하고 마음과 뜻을 조율하여 부드럽게 하며, 계(戒)를 청결하게 보호하여 진실을 따르며, 허망함과 두려움을 여의어 윤회와 모든 고요한 생각[靜慮]에 미혹되지 않으며, 무상(無常)을 분명하게 깨달아 공(空)한 지혜가 자재로우니, 범왕(梵王)들의 모든 하늘이 편안히 고요한 생각에 머물러서 열반을 향해 나아가 미묘한 법을 듣고는
진실함을 분명하게 깨달아 기뻐서 날뛸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업(業)의 과보가 좋거나 좋지 않음은
지은 바가 받을 것을 결정하니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얽매임은
누에 등과 같아서 다름이 없네.
쓰거나 떫거나 달콤하거나
모든 괴로움과 번뇌에는
그림자가 항상 따르는 것처럼
독(毒)을 마셔 스스로 해치는 것과 같네.
이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지혜를 잘 닦아 번뇌의 불길을 파괴하고, 범행에 편안히 머물러서 삼보(三寶)를 사랑하고 즐거워한다면, 보고 들음에 기뻐하여 탐에(貪恚)를 일으키지 않고 해탈의 생각을 지으며, 움직이지 않음을 깨달아서 진여(眞如)를 향해 나아가며, 가장 높은 곳에 머물러서 늙고 병들어 죽음과 윤회와 번뇌의 원수가 서로 이어져 끊어지지 않음을 여읠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고요한 곳에서 범행을 닦고 익혀 자연지(自然智)26)에 나아가면, 모든 하늘과 범왕(梵王)의 무리가 항상 와서 가까이하고, 예배하여 섬기며 공양할 것이다. 왜냐하면 범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능히 윤회를 무너뜨리고 번뇌를 멀리하여 마음을 조복시켜서 어두움과 모든 원수들을 여의어 침해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니, 마치 마른 풀이 불에 타지 않는 것과 같아서 번뇌를 여의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모든 경계에 미혹되어 모든 근을 멋대로 놓아버려서 열반을 등지며, 마음이 평등하지 못하여 항상 괴로움의 인(因)을 행하며, 삿된 소견에 얽매여 일체의 모든 미혹을 능히 조복하여 제거하지 못하며, 널리 살림살이[資具]를 모아 탐심(貪心)이 불길처럼 타오르며, 가장 높은 복밭에 어리석음과 미혹됨이 막고 가려서 일찍이 살펴 깨닫지 못하다가, 만일 법사가 방편으로 열어 교화 해줌을 만나
모든 미혹과 탐심 따위의 물들음을 멀리 여의고, 사납게 타오르는 불꽃을 사그라지게 하며, 모든 촉(觸)을 여의고, 가장 높은 감로의 묘한 법으로 향해 나아가서 가장 높은 데 편안히 머무르며, 선지식(善知識)을 벗하고 고요히 생각하기를 사랑하고 즐겨서 지혜를 닦아 익혀 산과 같은 번뇌를 능히 파괴하며, 청정한 지혜에 머물러서 모든 어리석음과 어둠을 버리고 윤회(輪廻)를 여의어 묘한 과보를 얻는다면, 총명하고 슬기로움이 가장 높을 것이니, 모든 수승한 행을 닦아서 마음과 뜻이 서로 이어지며, 욕심이 적어 만족함을 알아서 삿된 집착을 쉬고 얽매임과 반연(攀緣)을 모두 멀리한다.
물고기가 낚시 바늘을 삼키는 것은 맛을 탐내다 스스로 얽매이는 것이니, 유정(有情)도 또한 그러하여, 5욕(欲)을 사랑하고 즐겨서 항상 버리지 않으며, 널리 모든 업을 일으켜서 생사에 윤회하여 멈추거나 쉼이 없으며, 물들음의 인(因)에 미혹되고 어두워서 모든 갈래의 차별이 다함이 없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 악한 업을 지으면
윤회하여 지옥의 고통을 받고
아귀나 방생(傍生)27)에 빠져
다함이 없으리니
등활(等活)지옥과 흑승(黑繩)지옥과
중합(衆合)지옥과 호규(號叫)지옥과
소연(燒然)지옥과 극심한 소연지옥과
아비(阿毘)의 큰 지옥에서
어렵고 쓰라린 악업의 고통은
바늘의 길이가 열여섯 뼘이요
사방의 벽과 사방의 문들은
모두 다 무쇠로 만들었느니라.
이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모든 지옥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며 포악함이 너무 심하고 서로 이어져 끊임이 없어서 1백 유사나(踰闍那)28)에 조복하기 어려우며, 형색(形色)은 터럭이 설 정도로 매우 크게 두려우며, 극악한 소리는 듣는 이 모두가 쓰리고 아프다.
유정(有情)이 악한 업으로 이 지옥에 떨어질 때, 머리는 아래로 발은 위로 해서 찰나에 그곳에 태어나 갖가지 괴로움을 받으며 차례차례 태워진다. 밤낮으로 슬피 울며 크게 악을 써보지만 마치 생선을 꿰어서 굽듯
껍질과 살이 터지고 찢어지며, 어둠이 두루 가득하여 마음과 뜻이 미혹되어 어지러우며, 죄인은 저 염마라(琰魔羅)세계의 큰 불이 타는 것을 보면 아찔하여 기절하고, 업을 지은 것이 같은 이는 한 지옥에 처하되 사람마다 결박하여 옥졸이 이끌고 당기니 받는 고통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틈이나 끊어짐이 없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혜가 없어서 허망하게 죄를 지으면, 이로 말미암아 돌고 돌아서 원수가 모여들듯이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
이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염마라에서 죄를 받는 사람은 어떠한 얽매임으로 괴로움을 받음이 한량없습니까?”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항상 바른 법을 비방하고 믿음을 내어 받지 않았으며, 인과를 알지 못하고 모든 지옥을 미혹하여 두려움을 내지 않았으며, 번뇌의 불길을 일으켜 모든 선근을 불태웠으니, 이러한 업인(業因) 때문에 염마의 세계에 떨어져서 이러한 고통과 가장 높은 불의 재난[火難]을 받아 끊어짐이 없다. 성내거나 원수진 이와 어리석고 어두운 이가 업을 따라 받되 업이 다하면 벗어날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속이고 거짓되어 다른 이의 처와 첩을 탐내어 버리지 않으면, 생맹(生盲)에 얽매어 항상 광명이 가려질 것이니, 이 때문에 능히 밝게 깨닫지 못할 것이다.”
이때 모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람의 낮고 천한 지위에 처해서 어리석고 어두워 지혜가 없는 이는 또 어떤 인(因)을 지었기에 과보에 감응함이 이와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과거에 내가 잘났다는 마음[我慢心]이 높아서 어질고 선한 이를 가벼이 여기고 헐뜯었으며, 아까워하고 탐내며 질투한 까닭에 이러한 과보를 받은 것이다.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저 사람과 이 사람을 이간(離間)하며 또 악한 업을 지으면,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모든 지옥에 떨어지며, 만일 사람 가운데 태어나더라도 남녀가 모자라고 적으며, 재물이 흩어지고
선지식이 멀어지며,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엔 뒤바뀐 미친 생각과 두려움으로 권속들이 지키고 보호하여도 모든 경계를 미혹하여 분명하게 알지 못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스스로 짓고 다시 스스로 받아서
잔인하고 해롭게 유정들을 벌하니
포악하고 괴로운 기구도 많아서
업보가 다하여야 바야흐로 면하리라.
세간에서 지은 모든 업은
선함과 선하지 않음이 항상 따르니
비유컨대 꽃에 향기가 있으면
멀거나 가깝거나 모두 퍼지듯.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나는 새가 나무숲에 깃들이되 모이고 흩어짐이 항상하지 않은 것과 같이, 부모와 친족(親族) 또한 그러하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고요한 곳에서 생각을 모으고 사유(思惟)하여 좋은 업을 닦고 익혀 어리석고 어두움과 총알이나 낚시나 그물처럼 포악하고 법답지 못한 것을 버리면, 목숨을 마칠 때에 몸과 마음에 번뇌가 없고, 모든 놀람과 두려움을 여의며, 과보로 천상에 태어나서 음식과 의복이 마음대로 자재하며, 권속과 궁전이 모두 다 원만하며, 총명한 지혜와 살림살이와 동산과 숲이 부족함이 없으며, 수명과 형색이 원만하고 구족할 것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자기 마음을 속이고 세간을 미혹하며, 남녀 권속들과 벗과 선지식을 꾸짖고 나무라며 헐뜯고 욕을 보여 모든 그릇됨을 널리 지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 모든 악한 갈래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며, 그곳에서 벗어나 만일 인간에 태어나더라도 가난하고 하천(下賤)하며 옷이나 먹을 것이 모자라고, 남녀 권속들이 모두 떠나가며, 허망하고 어리석어서 인과를 알지 못하며, 탐냄이나 성냄 등의 미혹이 서로 응하여 끊임이 없으며, 모든 선한 일은 한 번도 닦아 익히지 않으며, 나쁜 벗과 그릇된 법을 항상 가까이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옥에서 모든 고통을 받으니
태우고 사르는 일 업(業)을 좇아 나왔고
인간에서 고통으로 얽매임은
모두 자기 마음이 지은 탓이다.
삼계(三界) 안에서 윤회하여
가고 옴이 마치 개미가 가락지를 돌 듯
업(業)과 과보가 서로 연(緣)이 되어
서로 이어져 다함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성스러운 과보를 얻으면 바야흐로 윤회를 면하여 얽매여 속박됨이 없고 자재하여 안락하며, 업이나 업과가 능히 기울거나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탐내고 성내는 미혹을 일으키거나 모든 그릇됨을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 사나운 불길에 태워지며 일체 몸뚱이에 갖가지 괴로움을 받아 소리 내어 울부짖으며 방편을 생각하여도 벗어날 수 없으니, 이와 같은 괴로움은 선하지 못한 업과 어리석은 미혹으로 스스로 지은 것이다. 비유컨대 사나운 불길이 숲과 들을 태우면 일체의 초목들은 면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악업도 또한 그러해서 지옥을 윤회하여 모든 괴로움을 받아서 멀리 여의지 못한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악한 벗을 여의고 모든 그릇됨을 짓지 않으며, 인과를 깨달아 모든 의혹과 비방을 여의며, 바른 소견을 닦고 익혀 진여(眞如)를 믿고 즐기며, 고요하고 안락하여 윤회와 모든 괴로움을 멀리 여읜다면, 가장 높아 견줄 것이 없을 것이니, 상(相)도 없고 함[爲]도 없어서 허망한 전도를 여의고 항상하고[常] 즐거우며[樂] 내가 있고[我] 청정해서[淨] 자재하여 걸림이 없으며, 모든 얽매임을 여의고 선하거나 선하지 못한 업을 모두 다 멀리 여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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