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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971 불교 (대장일람집/大藏一覽集) 6권

by Kay/케이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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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장일람집(大藏一覽集) 6

 

 

대장일람집 제6권


[제5문]

천당天堂은 적은 환희로써 이어가며, 지옥은 극심한 고통이 기다린다.[8품 97칙]

34) 현겁품賢劫品 35) 제천품諸天品
36) 사주품四州品 37) 유정품有情品
38) 지옥품地獄品 39) 삼재품三災品
40) 겁량품劫量品 41) 대천품大千品


34) 현겁품賢劫品[1칙]

과거 장엄겁은 이미 일찍이 파괴되었으며
지금에 이르러 현겁賢劫이 다시 이루어져가다.

『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하였다.
“무엇을 세간이 파괴된 후 다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과거의 세계가 마멸된 후에 한량없는 시간을 거치면서 대중운大重雲이 일어나 범천梵天을 두루 덮고서 엄청난 비를 마치 수레의 축처럼 뿌려댔다. 백천만 년을 거치면서 그 빗물덩어리가 점점 불어나 범천에까지 이르렀는데, 비가 그친 후에야 물도 또한 저절로 빠졌다. 무량만억無量萬億 유순由旬의 거대한 바람이 일어났는데, 아나비라阿那毘羅라고 이름한다. 저 물덩어리에 바람이 부니 파도가 용솟음치면서 거대한 거품덩어리를 일으켜 공중에다 날려 놓았다.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옛날대로 건립되니, 천지의 조화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영자함映字函 제8권][과거의 장엄겁莊嚴劫과 현재의 현겁賢劫과 미래의 성수겁星宿劫을 이른바 삼세三世라고 하는데, 세세토록 상속하여 그 순환이 다하지 않는다. 생성과 파괴의 모습은 「삼재품三災品」에 상세하게 보인다.]


35) 제천품諸天品[26칙]

아래의 공륜空輪으로부터 정천頂天에까지 이르며
중앙에는 수미산과 해와 달이 있다네.[인연에 열 가지가 있다.]

(1) 이십팔천二十八天[뒤에 4천을 더하니 방계[旁]로 4천을 내놓는다.]
『인본경因本經』에서 말하였다.
“이 대지의 두께는 48만 유순由旬이다. 땅은 물 위에 머물고, 물은 바람 위에 머물고, 바람은 허공에 의지한다. 물덩어리의 깊이는 60만 유순이며, 물 위에는 따로 바람이 있는데 크게 불면서 이 물을 회전시킨다.
이 물 위에서 금金이 이루어지는데, 마치 숙성된 우유에서 기름이 생성되는 것과 같다. 이를 금륜金輪이라 이름하는데, 두께는 3낙사洛沙 2만 유순이다. 물 아래의 바람 덩어리는 두께가 36만 유순인데, 각각의 너비는 헤아릴 수가 없다.
그 커다란 바다 속 가장 깊고 깊은 곳에서 수미산왕須彌山王이 바다 속으로부터 물 위로 나와 있는데 각기 8만 4천 유순이다. 그 밑바닥은 평평한 정방형으로 하근下根이 대금륜 위에 이어지면서 머물렀으며, 아래는 좁고 위는 넓어서 점점 넓어지면서 커지고 바르고 곧아서 구부러짐이 없으니, 너무나 수승해서 볼 만하다. 그리고 네 가지 보배로 합성되어 있으니, 이른바 금ㆍ은ㆍ유리琉璃ㆍ파리頗梨이다. 갖가지 나무가 생겨서 울창한 숲을 이루고 향기가 멀리까지 퍼져서 많은 성현들이 머무는 곳이다.
수미산 정상의 사면은 네 봉우리가 우뚝 솟아나온 굽은 형태로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으며, 각각의 높이는 7백 유순이다. 일곱 가지 보배가 어우러져 있는데, 이른바 금ㆍ은ㆍ유리ㆍ파리ㆍ진주ㆍ차거車渠ㆍ마뇌瑪瑙로 장엄되어 있다.
수미산 아래는 다시 세 층이 있다. 가장 하층의 높이는 1만 유순으로 견수천堅首天이 머물고 있으며, 중층의 높이는 2만 유순으로 지만천持鬘天이 머물고 있으며, 상층의 높이는 3만 유순으로 상교천常憍天이 머물고 있다.
수미산의 동서남북은 각기 거리가 1만 유순이며, 큰 바다의 아래에는 아수라가 머물고 있으며, 바닷물은 그 위에 있으면서 네 가지 바람으로 지탱되어 허공에 걸려 있는데, 끝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마치 뜬구름과 같다.
수미산의 절반이 되는 4만 2천 유순 높이에는 사천왕四天王이 거처하는 궁전이 있으며, 수미산 위에는 삼십삼천의 궁전이 있어서 제석이 거주하고 있다. 삼십삼천보다 1배倍 위에는 야마천夜摩天의 궁전이 있고, 야마천보다 또 1배 위에는 도솔타천兜率陀天의 궁전이 있으며, 위를 향해 거듭거듭 배가하면서 화락천化樂天,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범중천梵衆天, 범보천梵輔天, 대범천大梵天, 소광천少光天, 무량광천無量光天, 광음천光音天, 소정천少淨天, 무량정천無量淨天, 변정천遍淨天, 복생천福生天, 복수천福受天, 광과천廣果天, 무상천無想天, 무번천無煩天, 무열천無熱天, 선견천善見天, 선현천善現天, 색구경천色究竟天, 무변공처천無邊空處天, 무변식처천無邊識處天,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이 있다. 이와 같은 세계 속에서 모든 중생들은 태어나고 늙고 죽는데, 이 같은 생도生道 가운데 떨어져서 머무는 것이 이를 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사바娑婆세계, 무외찰토無畏刹土라고 설하는 것이니, 그 나머지 모든 세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영자함映字函 제1권]

『바사론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천天에는 서른두 가지가 있는데, 스물여덟 가지는 위의 경문에서 이미 밝혔고, 사천왕 이하부터는 일월성수천日月星宿天, 상교천常憍天, 지만천持鬘天, 견수천堅首天이 있는데, 이를 합쳐서 서른두 가지가 된다.”[두자함杜字函 제2권]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수미산 중턱에는 네 종류의 천天이 있고, 그들이 살고 있다. 은성銀城 안에는 세각천細脚天이 있고, 금성金城 안에는 시리사천尸利沙天이 있고, 수정성水晶城 안에는 환열천歡悅天이 있고, 유리성琉璃城 안에는 역성천力盛天이 있다. 금성과 은성의 중간에는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모든 열차閱叉를 거느리고 있으며, 금성과 수정성의 중간에는 비류파차천왕毘留波叉天王이 모든 귀신을 거느리고 있으며, 수정성과 유리성 중간에는 비류륵천왕毘留勒天王이 모든 염귀魘鬼를 거느리고 있으며, 유리성과 은성의 중간에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이 건답화乾沓和 등을 거느리고 있다.”[화자함和字函 제4권]

(2) 자연화생自然化生[탁태품託胎品 속에서도 밝히고 있다.]
『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하였다.
“모든 존재[諸有]는 한 종류로서 몸[身]ㆍ입[口]ㆍ뜻[意]으로 선행을 한다. 이와 같이 선행을 한 후에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서 태어나는데, 이 곳의 식識이 소멸하고 저 천상의 식識이 처음으로 상속하여 생겨난다. 저 천상의 식이 생겨날 때 즉시 명名과 색色을 공유해서 일시에 함께 생하며, 명색名色이 있기 때문에 즉시 육입六入이 생한다. 만약 천남天男이 천녀天女를 가까이 하면 앉아 있는 무릎 가에서 태어나고, 만약 천녀가 천옥녀天玉女를 가까이 하면 넓적다리에서 태어난다. 이렇게 태어나면, 저 천天은 즉시 나의 아이라고 칭한다.”[취자함取字函 제7권]

『아함경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사천왕천四天王天은 처음 태어날 때는 자연히 화현해서 하늘의 무릎 위에 있으며, 자연히 보배 그릇에 하늘의 백 가지 맛이 담긴다. 다 먹고 성장해서 나머지 천天 등과 함께 연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목욕한 후에는 향기로운 나무 아래로 간다. 향기로운 나무가 스스로 구부리면 향기를 취해서 몸에 바르고, 다시 길패의수吉貝衣樹를 찾아가서 갖가지 옷을 골라 입고, 다시 장엄수莊嚴樹ㆍ만수鬘樹ㆍ기수器樹ㆍ과수果樹ㆍ낙수樂樹를 찾아가서 뜻대로 받아서 쓴다. 동쪽을 보면 서쪽을 잊고 서쪽을 보면 동쪽을 잊어서 한량없는 쾌락을 누린다.”[이자함履字函 제18권]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천상에 태어나는 법에는 세 가지 염念이 있다. 첫째는 본래 좇아 온 곳을 염念하는 것이며, 둘째는 어느 곳에 결정코 태어나겠다고 염念하는 것이며, 셋째는 먼저 어떤 업을 지어서 천상에 태어났는지를 염念하는 것이다.”[경자함警字函 제7권]

『지도론智道論』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마가摩伽이고 성은 교시가憍尸迦였다. 친구 서른세 명과 함께 복덕福德을 닦았는데, 목숨을 마치고는 모두 수미산 정상의 제2천상第二天上에서 태어났다. 마가 바라문은 천왕[天主]이 되었고, 서른두 명은 보좌하는 신하가 되었으니, 이로 인해 삼십삼천이라고 불렸다. 한 사람의 이름은 석제환인釋提桓因인데, 석釋은 자字이고 제환인은 천주天主이다.”[형자함形字函 제6권]

(3) 정보와 의보[正依二報][몸이 아름답거나 추한 것을 정보라 하고, 향유함이 풍요롭거나 궁핍함을 의보라 한다.]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사천왕천四天王天의 키는 반半 유순由旬이고 옷의 무게는 반半 냥이고, 수명壽命은 5백 살인데 인간세계의 50년을 하루로 삼으며, 몸과 몸이 서로 다가감으로써 음양을 이룬다. 도리천忉利天은 키가 1유순이고 옷의 무게는 6수銖이고, 수명은 천 살인데 인간세계의 백 년을 하루로 삼으며, 서로 껴안는 것으로 음양을 이룬다. 아수라阿修羅의 키와 옷 등은 도리천과 동일하다. 염마천焰摩天의 키는 2유순이고 옷의 무게는 3수이며, 수명은 2천 살인데 인간세계의 2백 년을 하루로 삼으며, 서로 다가가는 것으로 음양을 이룬다. 도솔천兜率天의 키는 4유순이고 옷의 무게는 2수이며, 수명은 4천 살인데 인간세계의 4백 년을 하루로 삼으며, 손을 잡는 것으로 음양을 이룬다. 화락천化樂天의 키는 8유순이고 옷의 무게는 1수이며, 수명은 8천 살인데 인간세계의 8백 년을 하루로 삼으며, 오랫동안 바라봄으로 음양을 이룬다.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키는 16유순이고 옷의 무게는 반半 수이며, 수명은 1만 6천 살인데 인간세계의 1천 6백 년을 하루로 삼으며, 잠깐 바라보는 것으로 음양을 이룬다. 마신천魔身天의 수명은 3만 2천 살이며, 키와 옷은 싣지 않는다.
이하는 모두 시집가고 장가가는 법이 있는데 인간세계와 같다. 오직 북울인北鬱人만이 아我와 아소我所가 없어서 나뭇가지가 드리우면 문득 남녀가 합할 뿐 결혼하는 것이 없다.
범가이梵迦夷 3천天은 수명이 1겁 이상인데, 모든 천天의 키와 옷은 뜻에 따른다. 다시 남녀의 음욕이 없어서 선정禪定의 법열로 음식을 삼는다. 광음光音의 3천은 수명이 2겁인데, 불의 재앙이 여기까지 이르는 것이 경계가 된다. 변정遍淨의 3천은 수명이 3겁인데, 물의 재앙이 여기까지 이르는 것이 경계가 된다. 과실果實의 3천은 수명이 4겁인데, 바람의 재앙이 여기까지 이르는 것이 경계가 된다. 무상천無想天의 수명은 5백 겁이며, 무조천無造天의 수명은 천 겁이며, 무열천無熱天의 수명은 2천 겁이며, 선견천善見天의 수명은 3천 겁이며, 대선천大善天의 수명은 4천 겁이며,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수명은 5천 겁이며, 공처천空處天의 수명은 1만 겁이며, 식처천識處天의 수명은 2만 1천 겁이며, 불용처천不用處天의 수명은 4만 2천 겁이며, 유상무상천有想無想天의 수명은 8만 4천 겁이니, 이 모든 것이 중생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면서 가고 오는 취향趣向의 경계로서 음입陰入의 취聚이다.”[복자함履字函 제18권부터 제22권까지]
『인본경因本經』에서 말하였다.
“33천은 그 성이 가로ㆍ세로 6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으며, 밖으로는 일곱 겹의 다라행수多羅行樹가 빙 둘러 싸고 있어서 온갖 빛깔이 볼 만한데, 역시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성의 높이는 4백 유순이고, 두께는 5십 유순이며, 성의 4면도 역시 각각의 거리가 5백 유순이다.
그 중간에서 문득 하나의 문이 열리면 모든 문들도 그러한데, 높이는 30유순이고 너비는 10유순이다. 하나하나의 모든 문들에도 역시 성의 망루가 있어서 적을 물리치고, 망루와 정각庭閣, 연못, 꽃의 숲이 있으며, 갖가지 기묘한 새들이 조화롭게 울어대고, 하늘의 음악이 때때로 연주되고, 옷을 생각하면 옷이 나오고, 음식을 생각하면 음식이 나온다. 이처럼 겹겹이 향상하면서 거친 업은 점점 가벼워지고 복업福業은 더욱 수승해진다.”[영자함映字函 제8권]

(4) 꽃으로 밤낮을 가림[花辨晝夜]
『비바사론』에서 말하였다.


인간세상의 사주四州는 일월륜日月輪을 말미암아서 밤과 낮을 분별한다. 욕계천의 밤과 낮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발특마화鉢特摩花가 오므리고 온발라화殟鉢羅花가 피면 수면을 많이 즐기니, 이 때가 밤이다. 만약 온발라화가 오므리고 발특마화가 피면 수면욕이 적으니, 이때가 낮이다.”[성자함性字函 제5권]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욕계천欲界天은 등불과 명주明珠 등을 베풀고 아울러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선정禪定 등이 청정하기 때문에 몸에서 항상 광명이 나와서 해와 달이 필요하지 않다. 색계천色界天은 선禪을 행해서 욕망을 여의고 화광삼매[火三昧]를 닦아 익히기 때문에 몸에서 항상 미묘한 광명을 내는데, 해와 달과 욕계의 광명보다 밝다. 그러나 부처님의 영원한 광명은 면面마다 각기 1장丈인데, 모든 천天의 광명이 비록 한량없는 유순由旬만큼 크더라도 부처님 광명의 변두리에 가려서 나타나지 않는다.
교시가는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의 미묘한 광명은 모든 천天의 빛을 가리니, 지혜의 밝음은 나[我]의 어리석은 어둠을 파괴한다.’ ”[형자함形字函 제4권]

(5) 무색은 응당 있다[無色應有]
『비바사론毗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어떤 교리에 의거해서 무색계無色界가 완전히 무색無色이라고 설하는가?


『계경契經』에 의하건대 색계色界는 욕망을 여의었고, 무색계無色界는 색色을 여의었고, 적멸의 열반은 유위有爲를 여의었다고 설하였다. 이미 무색계는 색을 여의었다고 설했기 때문에 무색계에는 결정코 모든 색色이 없다.
다시 경전에서는 이렇게 설했다.
‘무색계가 색色을 여의었다고 한 것은 거친 색色을 여의었다는 것이지, 미세한 색色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무색계에서 모든 색色을 여의었다고 하면서도 무색계 가운데 색色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무색계가 색色을 여의었다고 설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결정코 무색無色이어야 한다.’ ”[퇴자함退字函 제3권]

(6) 범부와 성인이 함께 지냄[凡聖共居]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32천 중에서 범부는 얼마나 되고 성인은 얼마나 되는가?


두 개의 천天에선 오직 범부만이 머물고, 다섯 개의 천에선 오직 성인만이 머물며, 나머지 스물다섯 개의 천에서는 범부와 성인이 함께 거처한다.
두 개의 천에서 오직 범부만이 머문다고 말한 것은 첫째 초선初禪의 대범천왕大梵天王은 업인業因을 요달하지 못하고 오직 내가 능히 천지를 만들고 변화시킨다고 설하며, 이를 믿고서 오만하게도 모든 성인됨을 경멸하기 때문에 함께 거처하지 않는다. 또 무상천無想天 가운데서는 오직 외도外道만이 무상정無想定을 닦아서 그 속에 태어나는데, 5백 겁 동안 무심無心의 과보를 받는다. 외도는 이른바 열반이라는 것을 요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보를 다 받은 후에는 반드시 삿된 견해를 일으켜서 지옥에 태어나며, 성인도 역시 무상천 속에서는 태어나지 않는다.
광과천廣果天 이상의 무번無煩ㆍ무열천無熱天 등의 다섯 정거천淨居天은 오직 아나함과 나한이 머무는 곳이다. 대체로 그 천에 태어나는 자는, 요컨대 아나함을 향해 나아가는 자로서 자신은 4선禪을 얻어서 무루無漏를 발하고, 익히 닦아온 선업禪業을 일으키는데 1품부터 9품에 이르기까지 일으켜야 비로소 태어나게 된다. 범부는 이 익히 닦아온 선업禪業이 없기 때문에 태어나질 못한다. 만약 아나함이 그 곳에 태어난다고 말한다면 이치로는 의문이 없다.


아라한은 본래부터 무생無生인데, 어째서 저 천상에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인가?


이것은 응당 욕계欲界의 아나함이 그 곳에 태어나서 나한을 얻은 것을 말한 것이지, 이전의 나한이 그 곳에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두자함杜字函 제2권]

(7) 천상의 북 소리가 경각시킴[天鼓警覺]
『화엄경』에서 말하였다.
“도솔천 안에 있는 북이 소리를 일으켜 모든 천자天子들에게 말했다.
‘비로자나毘盧遮那 보살이 이구삼매離垢三昧에 들었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공경하고 예배하라.’
이때 모든 천자들은 북이 권하는 소리를 듣고서 생각했다.
‘기이하도다. 어떤 원인으로 이 미묘한 소리가 일어나는가?’
천상의 북이 말했다.
‘내가 일으킨 소리는 모든 선근善根의 힘으로 성취된 것이다. 가령 내가 나를 설해도 나[我]에 집착하지 않고 아울러 나의 것[我所]에도 집착하지 않으니, 모든 부처님도 이와 같아서 스스로 부처라고 설해도 나에 집착하지 않고 나의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모든 천자들이여, 마치 나의 음성은 동방에서 온 것도 아니고 남방ㆍ서방ㆍ북방과 사유四維와 상하에서 온 것도 아니니, 업보業報로 이루어진 것이다. 부처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시방十方에서 온 것이 아니다.
모든 천자들이여, 비유하면 마치 그대들이 옛날에 지옥에 있었을 때 지옥의 몸은 시방에서 온 것이 아니라, 단지 그대들의 뒤바뀐 악업惡業과 어리석음과 얽매임을 말미암아서 지옥의 몸을 낳은 것과 같으니, 이것은 근본이 없어서 온 곳이 없다.
모든 천자들이여, 그대들은 마땅히 저 보살의 처소를 찾아가서 친근하게 공양하여야 하니, 다시는 다섯 가지 욕망의 쾌락에 탐착하지 말아야 하며 다섯 가지 욕망의 쾌락에 집착하여 모든 선근善根을 가로막아서도 안 된다.
모든 천자들이여, 비유하면 마치 겁의 불길이 수미산을 태울 때 남김없이 모두 태우는 것과 같이 탐욕이 마음을 얽어매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끝내 염불念佛의 뜻을 일으킬 수 없다.
모든 천자들이여, 그대들은 마땅히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아야 한다.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면 횡사橫死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옥에 태어난다.
모든 천자들이여, 그대들은 옛날에 지옥 가운데서 부처님의 광명을 입어서 그곳을 버리고 이곳에 태어났다. 그대들은 이제 마땅히 신속히 회향해서 선근을 증장시켜야 한다.
모든 천자들이여, 마치 나의 하늘북[天鼓]이 업을 설하고 과보를 설하고 온갖 삼매를 설하듯이, 모든 불보살도 이와 같아서 나를 설하고 나의 것[我所]을 설하고 중생을 설하고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갖가지 업을 설하지만 실제로는 나도 없고 나의 것도 없다. 모든 행하는 업과 6취趣의 과보를 시방에 추구해도 다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천자들이여, 가령 나의 하늘북이 내는 소리는 한량없는 겁 동안 다하지 않으니, 끊임이 없으면서 미래에도 과거에도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천자들이여, 만약 오고 감이 있다면 단멸과 항상함이 있는 것이니, 모든 부처님은 방편으로 중생을 성숙시킬 때를 제외하고는 결코 단멸과 항상함의 법을 연설하지 않으셨다.
모든 천자들이여, 비유하면 마치 나의 소리는 한량없는 세계에서 중생의 마음을 따르면서 모두 듣게 하는 것이니, 모든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마음을 따르면서 다 보게 할 수 있다.
모든 천자들이여, 가령 파리玻璃 거울은 이름을 능조能照라 하는데, 맑고 사무치게 비추는 것이 시방계와 그 양量이 똑같다. 즉,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국토에 있는 모든 산천山川과 모든 중생, 나아가 지옥ㆍ축생ㆍ아귀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는 모든 영상影像이 다 그 속에 나타난다.
모든 천자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모든 영상이 거울 속에 들어왔다가 거울에서 떠나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모든 천자들이여, 모든 업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온갖 선한 과보를 능히 낳더라도 오고 가는 곳이 없다.
모든 천자들이여, 비유하면 마치 환술사가 환술로 사람의 눈을 미혹하는 것과 같으니, 모든 업도 이와 같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음을 안다면 그것이 진정한 참회이니, 모든 죄악을 다 청정하게 한다.’
이 법을 설할 때 모든 천자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육자함育字函 제8권]

(8) 다섯 가지 쇠퇴한 모습이 나타남[五衰相現]
『인과경因果經』에서 말하였다.
“천인天人의 몸은 청정해서 티끌이나 때가 없으며, 큰 광명이 있고 마음은 항상 기뻐하며, 뜻에 맞지 않는 일이 없다. 그런데도 오히려 욕망의 불길에 태워져 복이 다할 때는 다섯 가지 쇠퇴의 상相이 나타난다.
첫째는 머리 위의 꽃이 시드는 것이며, 둘째는 눈을 깜빡거리는 것이며, 셋째는 몸 위의 광명이 없어지는 것이며, 넷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나는 것이며, 다섯째는 저절로 본좌本座를 여의는 것이다.”
또 말하였다.
“이 모든 천자들은 본래 약간의 선善을 닦아서 천상의 쾌락을 누릴 수 있었으나, 과보가 장차 다하려고 하니 커다란 고뇌가 생겨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게 된다. 본래 즐거움의 과보를 구하기 위해서 선행을 지었기에 지금은 약간의 즐거움을 얻었으나 나중에는 다시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굶주린 사람이 독이 섞인 음식을 먹었는데, 처음에는 비록 맛이 있었더라도 끝내는 커다란 환란을 이루는 것과 같으니, 어찌 지혜로운 자가 이런 것을 탐내서 즐기겠는가?
색계와 무색계의 모든 천天들은 수명이 긴 것을 보고 문득 영원한 즐거움이라고 일컫다가, 마침내 변하고 무너지게 되면 커다란 고뇌가 생기니, 즉시 삿된 견해를 일으켜 인과因果가 없다고 비방한다. 이런 일 때문에 삼도三塗에 윤회하며 온갖 고뇌를 두루 갖추어 받으니, 삼계三界 가운데서는 단 하나의 즐거움도 없는 것이다.”[사자함詞字函 제5권, 제6권]

(9) 제천퇴실諸天退失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에서 말하였다.
“가나가모니迦那迦牟尼 부처님의 탑벽塔壁 안은 마치 거울과 같아서 지나간 세상이 보인다. 먼저 물러난 제석帝釋 32명이 있었는데, 최초의 제석천은 암서마菴舒摩라는 이름으로 33천을 지었다. 그러나 복이 다했기 때문에 마가라摩伽羅라는 커다란 물고기가 되었다. 본래 사람으로 있었을 때는 물고기를 잡는 어부였는데, 비록 물고기를 많이 죽였지만 항상 부처님께 예배드렸기 때문에 삼십삼천에 태어나서 제석주帝釋主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물고기를 죽였기 때문에 바다 속의 물고기가 되었으니, 나머지 업 때문에 축생 가운데 태어난 것이다.
다음 탑벽 안에는 제2ㆍ제3ㆍ제4ㆍ제5의 제석이 보였는데, 모두 물러나서 아귀ㆍ축생ㆍ지옥 가운데 떨어졌다. 제6의 제석은 교시가憍尸迦라고 이름하였는데, 저 악도惡道가 일곱 번째까지는 되돌아 비추고 여덟 번째는 없었다. 이때 석가釋迦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그를 위해 법을 설하시자,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어서 악도를 막아버린 결과 당연히 뛰어난 과보가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살펴보니 야마천왕夜摩天王이 보였다. 그는 과거 세상에서 청정한 마음으로 자기를 버렸으며, 병든 비구에게 재물을 보시하였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자 야마천의 천왕이 되었다. 착한 업이 이미 다하자 전생에 지었던 토지의 주인이 되었는데, 게으르게 행동하고 교만한 마음을 내었다. 도를 행하는 사람이 매우 목말라 하면서 땀을 흘리자, 그 왕이 그것을 보고 사탕수수 술을 주었다. 그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본래의 믿음을 잃어버리면서 문득 계율을 범하여 자신의 이익을 상실하였다. 이와 같이 술을 준 착하지 않은 업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규환叫喚지옥에 떨어졌다.”[신자함愼字函 제7권]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울다라가鬱陀羅迦 선인이 다섯 가지 신통神通을 얻었다. 하늘을 날아서 왕궁에 도착했는데, 왕의 부인이 발을 만지면서 예를 드리니, 부인의 손이 닿자 즉시 신통을 잃어 버렸다. 그래서 왕에게 수레를 청하여 가마를 타고서 본래의 거처로 돌아왔다.
다시 다섯 가지 신통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전심전력했지만, 나무 위의 새가 울어서 그의 뜻을 산란하게 하였다. 다음엔 물가를 찾아가서 선정[定]을 구했지만, 다시 물고기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자 분노를 일으키면서 생각했다.
‘나는 반드시 물고기와 새를 모두 죽이겠다.’
이 선인은 오랜 뒤에 선정을 얻어서 비비상천非非想天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 수명이 다하자 하계에 태어나 살쾡이가 되어 온갖 물고기와 새를 죽이는 한량없는 죄를 짓다가 삼악도三惡道에 태어났다.”[성자함聖字函 제7권]

또 『논』에서 말하였다.
“보살이 신통력을 얻어서 살펴보니, 무색계천無色界天이 선정을 즐기다 마음으로 집착하여 부지불식간에 목숨이 다하여 욕계 가운데 떨어져서 짐승의 몸을 받았다. 색계의 모든 천天도 역시 이와 같으니, 청정한 처소로부터 떨어져 다시 음욕淫欲을 일으켜 부정不淨 속에 존재한다. 욕계의 6천天은 다섯 가지 욕망을 즐겨 탐착하다가 다시 지옥에 떨어진다.”[덕자함德字函 제6권]

“다시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손톱 위의 흙이 많은가, 땅 위의 흙이 많은가?’
비구들이 말했다.
‘땅 위의 흙이 훨씬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상의 목숨을 마치고서 인간 가운데 태어나는 자는 마치 손톱 위의 흙과 같고, 지옥에 떨어지는 자는 마치 땅 위의 흙과 같다.’ ”[명자함名字函 제8권]

(10) 일월인연日月因緣
『인본경因本經』에서 말하였다.
“일천日天의 궁전은 수미산의 절반을 돌면서 쉬지 않고 항상 운행한다. 남쪽의 염부제閻浮提에서 해가 정중앙에 있을 때 동쪽의 불바제弗婆提에서는 해가 비로소 저물고, 서쪽의 구다니瞿陀尼에서는 해가 장차 처음 떠오르려고 하며, 북쪽의 울단월鬱單越에서는 바로 자정에 해당한다.
6개월은 북쪽을 운행하는데 하루에 점차 북쪽으로 6구로사俱盧奢를 옮기고, 6개월은 남쪽을 운행하는데 역시 하루에 점차 남쪽으로 6구로사를 옮긴다. [1구로사는 6리里이다.]
염부제에서 가장 남쪽 끝은 지형이 좁고 가까워서 해가 신속히 지나가며, 겨울에는 낮은 짧고 밤은 길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점차 북쪽을 향해 운행하는데, 매일 하루마다 6구로사를 옮긴다. 염부제주閻浮提州에서는 중앙에 처해서 운행하는데, 땅이 넓고 운행이 긴 까닭에 낮이 길고 밤이 짧다.
어떠한 것이 열뇌熱惱의 인연인가? 수미산 밖에 가제라가佉提羅伽 등의 산이 있는데, 일천日天 궁전이 6개월 동안 북쪽을 향해 운행하면서 그 산을 비추어 열을 내게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이 한랭寒冷의 인연인가? 수미산과 가제라가산의 두 산 사이에 수미류해須彌留海가 있고 그 너비는 8만 4천 유순인데, 일천日天 궁전이 6개월 동안 남쪽으로 운행할 때 그 바다를 비추어서 한랭하게 하기 때문이다.
일천日天은 천상의 금과 파리頗梨를 합성한 궁전이며, 정방형으로 마치 집과 같은데 멀리서 보면 둥근 원과 비슷하며 바람이 불면 허공에 의지해서 운행한다. 일천자日天子의 몸의 광명은 염부단련閻浮檀輦을 비추고 연輦의 광명은 궁전을 비추는데, 광명이 서로 접하면서 1천 갈래의 광명이 있다. 그 가운데 5백 갈래의 광명은 옆을 비추고, 5백 갈래의 광명은 아래를 비춘다.
월천月天은 천상의 은과 유리로 합성된 궁전이다. 어째서 점차적으로 나타나는가? 세 가지 인연이 있는데, 첫째는 등지는 상[背相]으로 돌면서 나오는 것이며, 둘째는 푸른 옷의 모든 천天들이 항상 반월 속에 그 궁전을 은폐하는 것이며, 셋째는 해의 광명이 가로막고 빼앗아서 점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영자함映字函 제10권]

『입세론立世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해가 달 뒤를 따르면서 운행한다면, 해의 광명이 달을 점점 가려서 덮어버린다. 15일 째가 되면 달을 완전히 덮어 버리는데, 이를 흑반黑半이라 한다.
만약 해가 달에 앞서서 운행한다면, 해와 달이 청정을 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15일 째가 되면 원만함을 구족하는데 이를 백반白半이라 한다.”

또 말하였다.
“해의 운행은 달과 더불어 합치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날마다 4만 8천 80유순을 운행하는데, 합치는 것과 떨어지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만약 점차 합해질 때라면 해가 달을 날마다 3유순과 또 1유순의 3분의 1을 덮는데, 이러한 방편 때문에 15일 째는 모든 것이 덮여서 달의 광명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점점 떨어질 때라면 해가 날마다 4만 8천 80유순을 운행하면서 해가 달에서 3유순과 또 1유순의 3분의 1이 떨어지는데, 이러한 방편 때문에 15일 째는 달이 크게 둥그레진다.”[경자함京字函 제6권]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일천자日天子의 성곽은 가로ㆍ세로 51유순이며, 월천자月天子의 성곽은 가로ㆍ세로 50유순이며, 가장 큰 별은 가로ㆍ세로 1유순이며, 가장 작은 별은 가로ㆍ세로 2백 보步이다.”[여자함如字函 제4권]

『인본경』에서 말하였다.
“어떤 인연으로 달의 궁전은 그림자가 있는가? 이 대주大洲 가운데 있는 염부제의 나무가 높고 커서 그 그림자가 달에 나타나는 것이니, 이 때문에 그림자가 있는 것이다.”[영자함映字函 제10권]

『연화경蓮華經』에서 말하였다.
“이 나무에 계왕鷄王이 살고 있는데, 그 위에서 계왕이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운다.”[세간에서는 일중오日中烏라고 한다.]

『법원法苑』에서 말하였다.
“바라날사국波羅痆斯國에는 삼수탑三獸塔이 있는데, 이는 여래께서 보살행을 닦으실 때 몸을 태운 곳이다.
겁劫의 초기에 여우와 토끼와 원숭이가 있었는데, 종류가 다른데도 서로 어울렸다.
이 때 제석천이 보살행을 닦는지 시험하려고 한 노인으로 화현해서 세 짐승에게 말했다.
‘여러분, 안온합니까?’
세 짐승이 말했다.
‘풍요로운 풀밭을 거닐고 무성한 수풀을 노닐며, 종류가 다른데도 함께 기뻐하니, 너무나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노인이 말했다.
‘보시오. 여러분은 정이 두텁고 뜻은 친밀하지만 늙고 쇠약해져가고 있음은 잊고 있소. 이 때문에 멀리서 찾아온 것인데, 이제 배가 고프니 어찌하면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세 짐승이 말했다.
‘잠시만 이 곳에 계십시오. 직접 달려가서 찾아오겠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마음으로 찾아 나섰다. 여우는 물가에서 싱싱한 잉어 한 마리를 물어 왔고, 원숭이는 숲에서 과일을 따서 함께 왔으나, 오직 토끼만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노인이 말했다.
‘원숭이와 여우는 뜻을 같이 해서 각각 마음을 다할 수 있었는데, 토끼만이 홀로 빈손으로 돌아와서 먹을 것이 없구나. 이로써 자신의 말에 대해 얼마나 성실한지 알 수 있다.’
토끼는 이러한 비난을 듣고서 여우와 원숭이에게 말했다.
‘풀과 나무를 많이 모으면 바야흐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원숭이와 여우는 다투어 달려가서 풀을 뜯고 나무를 끌어왔다. 이윽고 모아서 쌓아 놓자 맹렬한 불꽃이 타올랐다.
토끼가 말했다.
‘어진이여, 나의 몸은 비천해서 구하는 바를 완수하지 못했소. 감히 바라건대 이 미천한 몸을 한 끼 식사로 채우시오.’
말을 마친 뒤에 불 속으로 들어가서 죽고 말았다. 이때 노인은 다시 제석천의 몸을 회복한 뒤 잿더미에서 남은 뼈를 추리면서 상심하고 탄식했다. 얼마 있다가 노인이 여우와 원숭이에게 말했다.
‘나는 토끼의 마음에 감동해서 그의 자취를 없애지 않겠다. 월륜月輪에 기탁해서 후세에 전하리라.’
모두가 말하는 달 속의 토끼는 이로부터 유래된 것이다.”[벽자함檗字函 제4권]


36) 사주품四洲品[13칙]

안으로는 칠보산과 온갖 숲이 있으며
밖으로는 대해大海의 물과 사천하四天下가 있다.[인연에 다섯 가지가 있다.]

(1) 칠종의 보배산[七種寶山]
『인본경』에서 말하였다.
“수미산須彌山 아래는 그 다음으로 가제라가산亻去提羅迦山이 있는데 높이가 4만 2천 유순이고, 다음은 이사타라산伊沙陀羅山인데 높이가 2만 1천 유순이고, 다음은 유건타라산遊揵陀羅山인데 높이가 1만 2천 유순이고, 다음은 선견산善見山인데 높이가 6천 유순이고, 다음은 마반두산馬半頭山인데 높이가 3천 유순이고, 다음은 니민타라산尼民陀羅山인데 높이가 1천 2백 유순이고, 다음은 비나야가산毘那耶迦山인데 높이가 6백 유순이다. 이상은 위의 너비와 높이가 같으며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수미산과 가제라가산 두 산 사이에는 너비가 8만 4천 유순의 바다가 한량없이 둘러싸고 있는데, 우발라화優鉢羅花ㆍ발두마화鉢頭摩花ㆍ구모타화拘牟陁花ㆍ분다리가화奔茶利迦花 등이 물 위에 두루 덮여 있다.[이로부터 밖으로 제7 비나야가산毘那耶迦山에 이르기까지 겹겹이 있으며, 두 산 사이에는 향수해香水海가 있는데, 너비가 높이와 같으며 물 위에 꽃이 덮여 있다. 하나하나는 앞서의 예와 같다.]
이 밖으로 다시 작가라산斫迦羅山이 있는데 높이가 3백 유순이며, 그 사이가 멀지 않고 또한 빈 땅이 있으며, 푸른 풀이 두루 덮여 있는 것이 바로 대해大海이다. 북쪽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염부신閻浮身이라 이름한다. 둘레가 7유순이고 높이는 1백 유순이며, 가지를 드리우면 50 유순까지 덮는데, 가장자리에는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덮여 있다.”

(2) 서른 겹의 숲[三十重林]
“다음에는 암파라菴婆羅나무숲과 염부閻浮나무숲과 다라多羅나무숲과 나다那多나무숲이 있는데, 그 사이에는 빈 땅이 있어서 온갖 푸른 풀들이 자라고 있다.
다음엔 남명男名나무숲과 여명女名나무숲과 산타나刪陀那나무숲과 진타나眞陀那나무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음은 가리륵과呵梨勒菓숲과 비혜륵과卑醯勒菓숲과 아마륵과阿摩勒菓숲과 암바라다가과菴婆羅多迦菓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음에는 가수라可殊羅숲과 비라과毘羅菓숲과 바나바과婆那婆菓숲과 석류과石榴菓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음에는 오발烏勃나무숲과 나奈나무숲과 감자甘蔗나무숲과 세죽細竹숲과 대죽大竹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음에는 적림위荻林葦숲과 할라割羅숲과 대할라大割羅숲과 가사문타迦奢文陀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음에는 아제목다가화阿提目多迦花숲과 첨파화瞻波花숲과 바타라화波吒羅花숲과 장미화薔薇花숲이 있는데, 그 변두리에는 빈 땅이 있다.
다시 온갖 연못이 있어서 우발라화 등의 꽃을 피우며, 다시 온갖 연못에는 독사가 가득 차 있으며, 그 사이에는 빈 땅이 있다.
이상 연못과 숲과 빈 땅이 겹겹이 있는데, 각각의 너비는 50 유순이다.
다음엔 바다가 있는데, 오선나가烏禪那迦라고 이름하며 너비는 12유순이다. 일곱 가지 보배가 사이에 놓여 있으며, 일곱 겹으로 나무들이 늘어서서 한량없는 꽃을 피우고 있다.
바닷속에 있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거니는 길은 그 너비가 12유순이며, 염부제 속의 전륜성왕이 세간에 출현할 때는 이 속의 바닷길이 자연히 솟아나서 물과 더불어 평평해진다.
다음에는 오선가라산烏禪迦羅山이 있고, 다음에는 금협산金脇山이 있고, 다음에는 설산雪山이 있는데 그 높이가 5백 유순이며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사면에는 황금 봉우리가 산 밖으로 솟아 있는데, 그 높이가 20유순이다. 다시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온갖 보배가 사이에 섞여 있고 멀리까지 빼어나게 솟아 있으며, 높이는 백 유순이다. 그 산의 정상에는 아뇩달지阿耨達池가 있다. 연못의 동쪽에는 긍가하恒伽河가 있어서 코끼리의 입에서부터 함께 5백 줄기의 강물을 내려 보내 동해東海로 들어가며, 남쪽에는 신두하辛頭河가 있어서 소의 입에서부터 함께 5백 줄기의 강물을 내려 보내 남해南海로 들어가며, 서쪽에는 박차하博叉河가 있어서 말의 입에서부터 함께 5백 줄기의 강물을 내려 보내 서해西海로 들어가며, 북쪽에는 사다하斯陀河가 있어서 사자의 입에서부터 함께 5백 줄기의 강물을 내려 보내 북해北海로 들어간다.”[영자함映字函 제1권]

(3) 여덟 가지 덕을 갖춘 바다[海具八德]
『누탄경樓炭經』에서 말하였다.
“어지러운 바람이 크게 일어나 불어서 땅[地大]을 판 깊이가 336만 리인데, 천하의 모든 물이 다 흘러 들어가 가득 참으로써 커다란 바다를 이룬다.
어째서 짠 맛인가? 세 가지 인연이 있는데, 첫째는 신장이 2만 8천 리인 바닷속의 커다란 물고기가 바닷속을 청정하지 않게 한 것이며, 둘째는 세계가 처음 성립될 때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으로부터 큰 비가 내리면서 씻어 내린 먼지와 때가 들어간 것이며, 셋째는 일찍이 선인仙人의 주문으로 말미암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용자함容字函 제5권]
『화엄경』에서 말하였다.
“바다에는 다하여 남김 없는 보배가 있는데, 능히 늘어나게도 하고 줄이기도 하기 때문에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다. 아울러 사갈娑竭의 용궁은 물을 분출하는 시기가 있으니, 이 때문에 조수가 시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려자함黎字函 제2권]

『오분율』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바다에는 여덟 가지 미증유未曾有가 있다. 대해大海가 점차 깊어지는 것, 조수가 기한을 넘지 않는 것, 죽은 시체를 묵혀두지 않는 것, 모든 강물이 와서 모이지만 이름이 다르게 불리지 않는 것, 만 가지 흐름이 다 돌아오는데도 늘거나 줄어듦이 없는 것, 진주 등의 보배를 내는 것, 몸이 큰 중생이 모두 그 속에 머무는 것, 짠 맛이 동일한 것 등의 여덟 가지이다.
나의 정법正法도 이와 같아서 점차로 제정하고 점차로 가르치면서 점차로 배우고, 나의 모든 제자들은 제정한 계에 대하여 끝내 감히 어기지 않으며, 범함이 있으면 반드시 쫓아내어 그를 용인하여 머물게 하지 않고, 여러 무리에서 출가하여도 모두 본래의 성씨[本姓]를 버리고 한결같이 석자 사문이라 불리며,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출가하여 대부분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얻으면서도 불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으며, 이른바 4념처念處에서부터 8성도聖道까지의 갖가지 법보法寶가 있으며, 모든 대인大人의 4과果 등의 무리가 정법正法 가운데 머물며, 만약 들어가는 자가 있다면 해탈의 맛이 동일하다.’ ”[화자함和字函 제8권]

(4) 세계의 성립[世界成立]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세계가 처음으로 성립할 때 광음천光音天의 사람이 아래로 내려왔다. 저마다 몸에 광명이 있었으며 자유롭게 날아 다녔다. 지비地肥가 매우 향기롭고 맛이 훌륭하여 그것을 취하여 먹었는데, 많이 먹은 자는 즉시 신족통을 잃었으며, 몸이 무거워지고 광명이 없어지면서 해와 달이 비로소 생겼다. 먹는 것을 탐했기 때문에 지비도 소멸해서 사라졌으며, 다시 바라婆羅가 생겼는데 바라도 소멸해서 사라졌다. 다시 멥쌀이 생겼는데, 길이가 4촌寸 정도로서 아침에 베면 저녁에 자라났다. 그 쌀을 먹었기 때문에 바야흐로 남자의 형상과 여자의 모습으로 나뉘었는데, 청정하지 못한 행을 하였다. 그들이 문득 집을 지었는데, 그 가운데서 타락한 중생이 이런 생각을 했다.
‘멥쌀을 많이 취하면 하루 음식이 되고, 나아가 쌓아두면 점차 이레분에 이르게 되리라.’
그리하여 쌀을 베었는데 저녁에 다시 자라지 않았다. 이로 인해 땅을 나누어 표식[標榜]을 세웠다.
그런데 한 중생이 남의 밭에 들어가서 남의 벼를 훔치다가 문득 서로 다투게 되었다. 중생 가운데 제일 지혜로운 자인 삼마다三摩多를 밭을 지키는 주인으로 삼았다. 만약 따질 만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로 하여금 따지도록 했고, 수확한 벼와 곡식을 그에게 보내야 했다. 이 밭의 주인을 이른바 찰리刹利 종자라고 했으며, 집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서 도를 구하고 악법惡法을 멀리 여읜 이를 이른바 바라문婆羅門 종자라고 했으며, 전해온 가업[習業]을 스스로 운영하는 이를 거사居士 종자라고 했으며, 온갖 기예를 익혀서 이로써 생활하는 이를 이른바 수다라首陀羅 종자라고 했다. 이 네 종자 가운데 어떤 사람이 생각했다.
‘세간의 은애恩愛는 더럽고 청정하지 못하니, 어찌 탐착하겠는가? 그러므로 집을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법복을 입고 도를 구하니, 나는 사문沙門이다.’ ”[이자함履字函 제10권, 영자함映字函 제7권]

『능엄경楞嚴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부루나富樓那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대로 청정하고 본연本然하다면 어떻게 홀연히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생기겠는가?[운운云云]
깨달음[覺]은 밝힐 것이 아니건만 밝히려 하기 때문에 밝힐 바가 세워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밝힐 대상[所]이 허망하게 세워지면 너의 헛된 작용주관[能]이 생기게 되어 같음과 다름이 없는 가운데서 치성하게 다르게 된다. 저 다름을 다르다고 하여 그 다름[異]으로 말미암아 같음[同]이 건립되었다. 이처럼 서로 요란하면서 어지럽게 대립하여 피로[勞]가 발생하고, 피로가 오래되면 티끌[塵]이 일어나 자연히 서로 혼탁해진다. 이로 말미암아 진로塵勞 번뇌가 일어나 세계가 되고 고요한 것은 허공을 이룬다. 허공은 같으나 세계는 다르니 저 같음과 다름이 없는 것이 참다운 유위법有爲法이다.
깨달음의 밝음과 허공[空]의 어둠이 서로 작용하여 요동하기 때문에 풍륜風輪이 생겨서 세계를 지탱[執持]하는 것이다. 허공으로 인하여 요동이 생기고, 밝음을 굳혀서 장애가 이루어지니, 저 금보金寶는 밝은 깨달음[明覺]이 굳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금륜이 있어서 국토를 지탱하는 것이다.
깨달음이 굳어져서 보배를 이루고 밝음이 요동해서 바람이 일어나니 바람과 금이 서로 마찰하므로 화광火光이 생겨 변화의 성품이 되었다. 보배의 밝음이 윤택한 기운을 생기게 하고 화광은 위로 치솟기 때문에 수륜水輪이 생겨 시방계를 머금은 것이다. 불은 올라가고 물은 내려가서 서로 발하여 굳어져서 습한 곳은 거대한 바다가 되고 마른 곳은 육지와 섬이 되었다. 이런 이치로 저 거대한 바닷속에서는 불빛이 항상 일어나고, 저 육지와 섬 속에서는 강물이 항상 흐르는 것이다.
물의 세력이 불보다 열등하면 맺혀서 높은 산이 된다. 그러므로 산에 돌이 부딪치면 불꽃이 일어나고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이다. 땅의 세력이 물보다 열등하면 돋아나서 초목이 된다. 그러므로 숲이 타면 흙이 되고 쥐어짜면 물이 되는 것이다. 서로 엉켜서 허망하게 발생하여 번갈아 서로 종자가 되니, 이 인연으로 세계가 이어지는 것이다.’ ”
[장경長慶의 주注에서 말하였다. “이 한 단락 경전의 큰 뜻은 모두 일심一心을 요달하지 못함을 말미암아 산하대지를 생기게 한 것이니, 업식業識이 초래한 감응이다. 만약 이것이 악도惡道라면 또한 복의 과보도 된다.”][염자함染字函 제4권]

“다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유루有漏 세계의 12종류 중생도 본각本覺의 묘한 밝음과 각원覺圓의 심체心體는 시방의 부처님과 둘도 아니고 차별도 없으니, 그대의 망상으로 말미암아 이치에 미혹한 것이 허물이 되어 어리석음과 애착이 생기며, 중생이 두루 미혹을 일으키기 때문에 공의 성품이 미혹으로 변화해 그치지 않는 것이다. 세계의 생성이 있으면, 이 미진微塵의 국토 같은 무루가 아닌 것도 모두 미혹의 망상이 안립安立한 것이다.
반드시 알라. 허공이 네 마음속에 생기는 것이 마치 조각구름이 하늘[太淸]에 점을 찍는 것과 같은데, 하물며 모든 세계가 허공에 존재함이랴? 너희들 한 사람이 참된 귀원歸元을 일으키면 이 시방의 공空도 모두 다 녹아들 텐데, 어찌 허공 속에 있는 국토가 찢어지지 않겠는가?’
[장경長慶의 주注에서 말하였다. “너의 마음속에 허공이 생기는 것은 마치 하늘[太淸]에 구름이 점을 찍는 것과 같다. 이 설은 너의 망상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세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물며 모든 세계의 허공이겠는가? 이에 비유한 것이니, 이 설은 너의 마음속에 허공이 생기는 것은 마치 세계가 허공에 존재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사람이 근원에 돌아가면 시방세계는 상실된다. 어떻게 국토가 흔들리거나 갈라지지 않는가? 사람이 도를 깨달을 때 모든 악마 밖의 궁전이 붕괴되는데, 이는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에서 ‘한 아들이 출가하면 항상 모든 하늘이 감응하여 환희하여 서로 축하하지만, 한 사람이 도를 깨달으면 공중이 흔들리고 갈라지니 어찌 감히 믿지 않겠느냐?’ 한 것과 같다.”][제9권]

『장춘록莊椿錄』에서 말하였다.
“네 종류 인간이 관찰하는 바가 같지 않다. 첫째, 범부는 삼계三界를 즐거움으로 본다. 『법화경』에서는 ‘기뻐하면서 노닐다가 부지불식간에 온갖 욕망에 물들어서 탐욕과 집착이 깊어지고 견고해진다’고 하였다.
둘째, 이승二乘은 삼계를 고통으로 본다. 『법화경』에서는 ‘삼계에는 안온함이 없으니 마치 불타는 집과 같아서 온갖 고통이 충만하다’라고 하였다.
셋째, 보살은 삼계는 오직 공空하다고 관한다. 『능엄경』에서는 ‘보는 것과 보는 연緣과 상기되는 상相은 마치 허공의 꽃과 같아서 본래 있는 바가 없다’고 하였다.
넷째, 모든 부처님은 삼계는 오직 마음일 뿐이라고 관하신다. 『능엄경』에서는 ‘일체 세간의 모든 존재 사물은 모두 보리菩提의 묘명원심妙明元心이다’라고 하였다.”

(5) 사주세계의 풍물[四洲風物]
“수미산 동쪽에 천하가 있으니 동불우체東弗于逮라고 이름한다. 그 땅은 바른 원형으로 가로ㆍ세로가 9천 유순이며, 사람의 얼굴도 둥글고 키는 3주肘 반이고 3백 살을 산다.[약간만 제시하였고 대부분 생략하였다.] 곡식과 비단과 구슬을 가지고 시장에서 교환하여 스스로 살아간다.
수미산 서쪽에 천하가 있으니 서구야니西瞿耶尼라고 이름한다. 그 땅은 형상이 반월半月과 같고 가로ㆍ세로 8천 유순이며, 사람의 얼굴도 이와 같고 키는 3주 반이며 2백 살까지 산다.[약간만 제시하였고 대부분 생략하였다.] 소와 양과 구슬을 가지고 시장에서 교환하여 스스로 살아간다.
수미산 남쪽에 천하가 있으니 남염부제南閻浮提라고 이름한다. 그 땅은 남쪽이 좁고 북쪽이 넓으며, 형상은 수레 차간[車箱] 같으며 가로ㆍ세로 7천 유순이다. 사람의 얼굴도 이와 같고 키는 3주 반이고 백 살까지 산다.[약간만 제시하였고 대부분 생략하였다.] 금ㆍ은ㆍ보배ㆍ곡식ㆍ비단을 시장에서 교환하여 살아간다.
수미산 북쪽에 천하가 있으니 북울단왈北鬱單曰이라고 이름한다. 그 땅은 정방형이고 가로ㆍ세로 1만 유순이다. 사람의 얼굴도 네모나서 그 지형을 본뜨고 있으며, 키는 7주이고 옷의 무게는 2냥이며, 수명은 천 살로서 늘거나 줄어듦이 없다. 음식은 자연의 기장과 쌀을 먹는데 천미天味를 구족하여 주먹밥을 만들어 먹으며, 시장에서 교역하지 않고 스스로 생활해 나간다.
나도 없고 내 것[我所]도 없는데, 욕념이 일어날 때는 여인을 오랫동안 응시하다가 내버려두고 떠나가면 그 여인이 뒤를 따라 원림園林으로 찾아 간다. 만약 그 여인이 그 남자 부모의 친족이라면 마땅히 욕망을 행하지 않아야 하는데, 나무가 구부러져서 그늘을 드리우지 않으면 각자 스스로 흩어져 떠나간다. 만약 친족이 아니라서 욕망을 행하는 것이 정당하다면, 나무가 구부러져서 그 몸에 그늘을 드리우니 뜻에 따라 즐긴다. 그 사람이 임신을 해서 7, 8일이 지나면 문득 남자와 여자를 낳는데, 길거리에 놓아둔 채 버리고 떠난다. 그러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을 내밀어서 빨게 하는데, 손가락을 내밀면 손가락에서 젖이 나온다. 7일이 지난 후에는 그 아이가 성장해서 그 사람과 같아지는데, 남자는 남자 무리로 향하고 여자는 여자 무리로 향한다. 그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네거리에 놓아두는데, 우위선가조憂慰禪伽鳥가 그의 죽은 시체를 물어서 타방他方에 놓아둔다.”[이자함履字函 제10권, 영자함映字函 제7권]

『정념처경正念處經』에서 말하였다.
“울단월鬱單越의 사람은 산이 밖을 가로막아도 걸림 없이 확연히 본다. 귀로 듣는 것도 멀든 가깝든 큰 소리든 작은 소리든 모두 들을 수 있다.
불바제弗婆提의 사람[또한 불우체弗于逮라고도 한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온갖 빛깔을 보며, 이식耳識이 반연하는 한계는 한 화살이 날아가는 거리이다.
구타니瞿陁尼의 사람[또한 구야니瞿耶尼라고도 한다.]은 안식眼識이 반연한 것은 산벽에도 걸림이 없다.
염부제의 뱀 종류는 눈으로 소리를 듣는데, 구타니의 사람도 이와 같아서 장벽을 사이에 두고도 온갖 소리를 들으며, 온갖 빛깔의 상像을 보는 것도 또한 마찬가지다.”[의자함宜字函 제4권]

『인본경』에서 말하였다.
“염부제주에서는 다섯 가지가 3천하와 위로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보다도 뛰어나다. 첫째는 용감한 것이며, 둘째는 정념正念이며, 셋째는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신 곳이며, 넷째는 업을 닦는 땅이며, 다섯째는 범행梵行을 행하는 곳이다.
모든 천天과 3천하天下는 각기 세 가지가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첫째는 장수하는 것이며, 둘째는 색色이 수승한 것이며, 셋째는 땅이 수승한 것이다.”[영자함映字函 제8권]

『분별공덕론分別功德論』 하권에서 말하였다.
“바구라婆拘羅 존자는 오래 산 것으로 제일이니 1백 살하고도 60살을 더 살았다.
아난이 물었다.
‘존자는 장수했는데, 어째서 3방方에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3방方에서 태어나지 않으시니, 그 땅의 사람은 교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땅의 중생은 근기가 날카롭고 민첩하고 매우 용맹해서 도를 취하기가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 이 가운데 태어나는 것이다.”[위자함渭字函]


37) 유정품有情品[17칙]

사생四生은 습생ㆍ화생ㆍ난생ㆍ태생이요
6도道는 천상ㆍ인간ㆍ아귀ㆍ지옥 등이다.[인연에 두 가지가 있다.]

(1) 사생에 의탁하기 시작하다[始託四生][난생ㆍ태생ㆍ습생ㆍ화생]
『비바사론』에서 말하였다.


난생卵生이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중생이 알 속에 들어가면 알에 얽히는데, 알 껍질을 깨고서 태어나는 것이다. 가령 기러기ㆍ원앙ㆍ공작ㆍ앵무새ㆍ구관조ㆍ천추千秋 혹은 금시조金翅鳥, 용,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태생胎生은 무엇입니까?


이른바 중생이 태胎 속에 들어가면, 그물 속의 태를 찢고 태어난다. 가령 코끼리ㆍ말ㆍ돼지ㆍ양ㆍ당나귀ㆍ낙타ㆍ물소ㆍ들 사슴 혹은 금시조, 용,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습생濕生이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중생이 대나무와 갈대의 구멍이나 썩은 나무 구멍의 냄새나는 곳이나 더러운 음식으로 말미암고, 변소의 분뇨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으면서 서로 다가가고 서로 핍박하고 서로 말미암아서 태어난다. 가령 장구벌레ㆍ모기ㆍ등에ㆍ나방ㆍ나비애벌레ㆍ개미 혹은 금시조, 용,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화생化生이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중생이 모든 감관[根]을 성취하여 몸의 관절을 일시에 구족해서 태어나는 것이다. 가령 일체의 지옥ㆍ일체의 아귀ㆍ일체의 중음中陰ㆍ일체의 천天 혹은 금시조, 용,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4생生 중에서 삼계界에는 몇 가지 생이 있습니까?


욕계欲界는 일체의 4생生을 얻을 수 있고,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는 오직 일체의 화생化生뿐이다.


이 4생生의 취趣는 몇 가지 생이 있습니까?


지옥ㆍ아귀ㆍ천상은 오직 하나인 화생化生뿐이며, 또한 아귀는 태생胎生도 있으며, 축생과 인간 일체는 4생生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사람 가운데 난생이 있는 걸 압니까?


염부리閻浮利 땅에 상인이 많이 있었는데 바다에 나아가 보물을 캐다가 고니[鵠鳥] 두 마리를 얻었다. 모양이 지극히 미묘하고 뜻대로 변화하여 하나가 없어지고 하나가 남아 있었는데, 남아 있는 것과 함께 한 방에 누워 잠자면서 서로 회합會合했을 때 마침내 알 두 개를 낳았으니, 거기서 두 동자가 나왔다. 이들이 나중에 출가해서 아라한阿羅漢을 증득하였는데, 한 명의 이름은 기시피라耆尸披羅 존자이고, 또 한 명의 이름은 복발시피라復鉢尸披羅 존자이다.


어떻게 사람 가운데 습생이 있는 것을 압니까?


정생왕頂生王 존자와 차라遮羅 존자이다.


어떻게 사람 가운데 화생이 있는 것을 압니까?


겁초劫初의 사람이다.”[부자함浮字函 제4권]

(2)결국 육도이다[終歸六道][천天ㆍ인人ㆍ수라修羅ㆍ아귀餓鬼ㆍ축생ㆍ지옥]
① 천도天道[앞서 제천품諸天品에서 이미 보였다.]
② 인도人道

『아함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바라문은 죽고 나서 다시 자신의 성姓인 바라문 가문에 태어납니까, 아니면 다시 찰리刹利나 비사鞞舍나 수다라首陀羅의 가문에서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어떻게 그와 같이 될 수 있겠습니까? 네 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걸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한 종류의 인간은 어둠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가며, 한 종류의 인간은 어둠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가며, 한 종류의 인간은 밝음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가며, 한 종류의 인간은 밝음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갑니다.
무엇을 어둠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간다고 하는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비천한 성姓의 가문에 태어납니다. 만약 전다라旃陀羅의 집안이나 어부나 사냥꾼의 집안이나 그 외의 갖가지 하천한 장인匠人의 집안에 태어나서 가난하게 살아가며 모습이 초췌한데 게다가 비천한 업을 익혀 남에게 부림을 당하하기까지 하니, 이를 어두운 곳[冥處]이라 합니다. 이 어두운 곳에 살면서 다시 몸ㆍ입ㆍ뜻으로 악을 행한다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반드시 나쁜 곳[惡處]에 태어납니다. 악을 버리고 나서 다시 악을 받기 때문에 이를 어둠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무엇을 어둠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간다고 하는가? 이른바 세상 사람이 비천한 성姓의 가문에 태어나고 나아가 남을 위하여 온갖 비천한 업을 짓는다면, 이를 어둠이라 합니다. 이 어둠 속에서 몸ㆍ입ㆍ뜻으로 선을 행하면, 목숨을 마치고 나서 천상에 태어나기 때문에 이를 어둠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무엇을 밝음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간다고 하는가? 이른바 부귀와 쾌락을 누리는 집안에 태어나 총명하고 지혜가 많은 것을 밝음이라고 합니다. 이 밝음 속에서 몸ㆍ입ㆍ뜻으로 악을 행하면, 목숨을 마치고 나서 나쁜 세계[惡趣]에 태어나기 때문에 이를 밝음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무엇을 밝음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간다고 하는가? 이른바 부귀와 쾌락을 누리는 집안에 태어나는 것을 밝음이라고 합니다. 이 밝음 속에서 몸ㆍ입ㆍ뜻으로 선을 행하면, 목숨을 마치고 나서 좋은 세계[善趣]에 태어나 천상에 화생化生하는데, 이를 밝음으로부터 밝음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불자함不字函 제2권][인도人道의 우수하고 열등함은 앞서 보응품報應品에서 이미 상세하게 밝혔다.]

③ 수라도修羅道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에 한 가난한 사람이 강을 건너다가 물에 휩쓸려서 거의 죽을 뻔하다가 구출되었다. 이때 어떤 벽지불辟支佛이 그의 집에 찾아가서 음식을 구걸하였는데, 기쁘게 보시하자 하늘로 날아올라가 버렸다.
가난한 사람이 서원을 일으켰다.
‘부디 나의 후생의 몸은 크고 거대해서 일체의 깊은 물이 무릎을 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이 인연으로 아수라阿修羅가 되어서 지극히 큰 몸을 얻었는데, 사대해四大海의 물이 무릎을 넘지 않았으며, 바다 속에 서면 몸이 수미산을 넘어섰다.”[두자함杜字函 제5권]

『정법염처경』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바라문이 40대의 수레에다 온갖 음식을 실어 놓고 길에서 보시하려고 했다. 그때 불탑佛塔 하나를 보았는데, 악인이 불을 지른 뒤 버려두고 떠나갔다.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했다.
‘차라리 길에 머물러서 보시하기보다는 여래의 탑을 구해야겠다. 내가 만약 구하지 않는다면, 왕이 그 사실을 안다면 반드시 무거운 벌을 가할 것이다.’
진실로 믿는 마음도 없고 존중하는 마음도 없었지만, 수레에다 물을 싣고 가서 탑의 불을 끈 후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내가 이 탑을 구했으니, 복덕이 있을 것인가, 복덕이 없을 것인가? 만약 복덕이 있다면, 부디 나는 나중에 커다란 몸을 얻어서 욕계欲界에서 견줄 바가 없었으면 한다.’
그는 비록 이런 염원을 세웠지만, 믿음도 없고 사유도 올바르지 않고 항상 싸우기를 좋아하였으며, 왕업王業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복전福田의 힘 때문에 광명성光明城에 태어나서 아수라왕阿修羅王이 되었다.”[초자함初字函제8권]

『능엄경』에서 말하였다.
“아수라에는 네 종류가 있다. 만약 귀도鬼道에서 법을 수호한 힘으로 신통을 이루어 허공空에 들어가면, 이 아수라는 알에서 생겨난 것으로서 귀취鬼趣에 섭수된다.
만약 천天 가운데 덕이 모자라 아래로 떨어져 그 거처하는 곳이 해와 달의 곁이라면, 이 아수라는 태胎에서 생겨난 것으로서 인취人趣에 섭수된다.
어떤 수라왕이 세계를 집지執持하여 힘이 세고 두려움이 없어서 능히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과 패권을 다툴 수 있다면, 이 아수라는 변화로 인하여 존재하고 천취天趣에 섭수된다.
하열下劣한 수라는 큰 바다 한복판에서 생겨나 아침엔 허공을 노닐고 저녁엔 물로 돌아와서 잔다면, 이 아수라는 습기로 인하여 존재하며 축생에 섭수된다.”[염자함染字函 제9권]

『정법염처경』에서 말하였다.
“천天의 원적을 아수라왕이라 하는데, 큰 바다의 밑바닥과 수미산 옆에 머문다. 욕계 속에서 몸을 변화하여 크든 작든 뜻대로 능히 지을 수 있으며, 머물고 있는 성은 광명光明이라 하는데 가로ㆍ세로 80유순이다. 수명은 5천 살로 하루 낮 하루 밤이 인간의 5백 년이다.”[초자함初字函 제8권]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라후라와 아수라왕이 손으로 달을 가로막았다. 그때 월천자月天子는 놀랍고 두려워서 부처님께 투신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달은 허공 가운데 있으면서
능히 일체의 어둠을 소멸시킨다.
대광명을 비추고 있는데
맑고 희기가 아주 명료하다.
달은 세간의 밝은 등불이니
라후라는 속히 풀어 놓거라.

라후라는 게송을 들은 후에 두렵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어 땀을 목욕하듯 흘렸다. 그는 즉시 그 달을 놓아 버렸다.”[식자함息字函 제9권]

『지도론智道論』에서 말하였다.
“욕계의 중생에 세 종류가 있다. 선근善根에 상ㆍ중ㆍ하가 있는 까닭이니, 상上은 6욕천欲天이며, 중中은 인간 가운데 부귀한 자이며, 하下는 인간 가운데 비천한 자이다.”

또 말하였다.
“상분上分의 인연은 천도天道의 과보이고, 중분中分의 인연은 인도人道의 과보이고, 하분下分의 인연은 수라의 과보이다. 수라修羅는 번뇌[結使]가 마음을 덮어서 도를 얻기가 매우 어렵고, 모든 천天은 비록 번뇌를 따르더라도 정직한 마음으로 도를 믿는다. 수라의 마음은 삿되고 왜곡함이 많아서 때에 맞게 도에 다가가질 못한다. 이런 까닭에 수라가 비록 천天과 비슷하더라도 도에 다가가기 어려우며, 이 때문에 인간의 아래에 있는 것이다.”[건자함建字函 제10권]

④ 아귀도餓鬼道
『정법염처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아귀의 험악한 업은 마음의 탐욕과 질투로 말미암아서 사람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다. 모아 놓은 것을 탐내고 아까워하고 길이 부유할 욕심으로 온갖 악을 널리 쌓으면서 보시를 행하지 않는다. 사문ㆍ바라문과 모든 병자ㆍ맹인ㆍ빈궁한 사람이 와서 구걸을 해도 마음에 간탐과 질투가 생겨서 기꺼이 보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공덕도 짓지 않고 금계禁戒도 지키지 않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다시 만약 어떤 중생이 남에게 물건을 부탁받고 돌려주길 거부한다면, 그 처소에 태어난다. 첫째는 사람 가운데 머무는 자인데, 만약 사람이 밤에 가다보면 보이는 수가 있다. 둘째는 염부제 아래 5백 유순에 머무는 것인데, 바다 속에 머무는 자도 있고 바닷가에 머무는 자도 있다. 악도惡道의 권속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지만, 대략 서른여섯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7, 8가지만 들어보겠다.
첫째는 거구炬口[입에서 맹렬한 불길을 내고 사지의 관절에서 연기가 난다]이고, 둘째는 침열針咽[목덜미가 바늘과 같아서 형상이 바짝 말라 있다]이고, 셋째는 후구嗅口[입 냄새가 고약해서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이고, 넷째는 대영大癭[목에 난 혹에서 흐르는 피고름을 먹는다]이고, 다섯째는 침모針毛[털 난 것이 마치 바늘 같아서 도리어 몸을 찌른다]이고, 여섯째는 후모嗅毛[몸의 털이 냄새나고 더러워서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이고, 일곱째는 득기得棄[남이 버린 것을 먹고 굶주림을 채운다]이고, 여덟째는 득실得失[물건 잃어버리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바야흐로 얻어야 먹는다]이다.
하루 낮 하루 밤은 인간의 10년에 해당되는데, 이렇게 5백 살을 사는 것을 일생一生이라 한다.”[약간만 제시하였고 대부분 생략하였다.][초자함初字函 제6권]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중생의 착하지 않은 것에도 역시 3품品이 있다. 상품은 지옥이며, 중품은 축생이고, 하품은 아귀이다.”[건자함建字函 제10권]

『구발염구아귀경救拔焰口餓鬼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 홀로 고요한 곳에서 거처하고 있다가 밤에 갑자기 아귀 하나를 보았다. 그의 이름은 염구焰口였는데, 입 안에서 불을 뿜으며 바늘 같은 것을 삼키고 있었다. 그가 아난에게 말했다.
‘당신은 사흘 후에 죽어서 나의 취趣 가운데 있을 것이오.’
아난이 두려워하면서 물었다.
‘어떤 방편이 있는가?’
아귀가 대답했다.
‘당신이 내일 만약 백천 나유타那由他 항하의 모래수 만큼의 아귀들과 백천 바라문ㆍ선인 등에게 보시할 수 있다면, 마가다국摩伽陀國에서 쓰이는 곡斛으로 각기 한 곡의 음식을 보시하고, 아울러 나를 위해 3보寶에 공양하시오. 그렇게 하면 그대는 수명이 늘어날 수 있으니, 나로 하여금 아귀의 고통에서 벗어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해 주시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나에게는 능히 방편으로 행할 수 있는 다라니가 있는데 그 이름을, 한량없는 위덕威德과 자재로운 광명의 수승하고 미묘한 힘[無量威德自在光明勝妙力]이라 한다. 이는 구지俱胝 나유타 백천 항하의 모래 수만큼의 아귀들과 바라문ㆍ선인 등을 충족시킬 수 있다. 뛰어나고 미묘한 음식 하나하나가 모두 마가다국에서 쓰이는 곡斗으로 49곡의 음식이 있게 된다. 이것으로 능히 저 무리들이 먹을 수 있으니, 고통스런 몸을 벗어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 아난아, 네가 이제 받아 지닌다면, 복덕福德과 수명壽命이 모두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는 다라니陁羅尼를 설하셨다.

나모살바다타아다바로기뎨옴삼바라삼바라훔
囊謨薩縛怛佗孽跢縛路枳帝唵三跋羅三跋羅吽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장수와 복덕이 늘어나서 영화롭길 바란다면, 단(檀:보시)바라밀을 충분히 완성하여야 한다. 매일 새벽과 장애가 없는 모든 때[一切時]에 청정한 그릇 하나에다 깨끗한 물을 가득 담아, 약간의 음료와 떡과 밥 등을 놓고, 오른손으로 그릇을 만지면서 앞서의 다라니를 일곱 번 외운 후에 네 분 여래의 명호를 염송하라.

나모다보여래나모바아바뎨바라부다라다나야다타아다야
南謨多寶如來曩謨婆誐嚩帝鉢囉部哆囉怛曩野怛佗孽跢野

다보多寶 여래의 명호를 가지加持한 것을 말미암기 때문에 능히 모든 아귀의 여러 생에 걸친 간탐의 업을 타파하고 원만한 복을 얻는다.

나모묘색신여래나모아바바뎨소로바가야다타아다야
南謨妙色身如來曩謨誐婆嚩帝素嚧播迦野怛他誐跢野

묘색신妙色身 여래의 명호를 가지하였기 때문에 능히 모든 아귀의 추악함을 타파하고 구족한 상相을 얻는다.

나모광박신여래나모바아바뎨미보라아다라다타아다야
南謨廣博身如來曩謨婆誐縛帝尾補羅誐怛羅怛陀孽跢野
광박신廣博身 여래의 명호를 가지하였기 때문에 능히 모든 아귀의 목구멍을 넓게 해서 음식을 배부르게 먹게 한다.

나모이포외여래나모바아바뎨아바잉가라야다타아다야
南謨離怖畏如來曩謨婆誐縛帝阿婆孕迦囉野怛陀孽哆野

이포외離怖畏 여래의 명호를 가지하였기 때문에 능히 모든 아귀의 공포심을 없애서 아귀의 취趣를 여의게 한다.
이렇게 네 분 여래의 가지加持를 칭송한 후 손가락을 일곱 번 튀기고, 그릇에서 음식을 취하여 청정한 곳에다 쏟은 뒤에 이 보시를 끝낸다.’
이와 같이 아귀 앞에서 하나하나가 각기 마가다국의 49곡 음식으로 모두 배가 부르니, 아귀의 몸을 버리고서 천상에 태어났다.
‘아난아, 만약 비구ㆍ비구니와 우바새ㆍ우바이가 항상 이 진언을 외우고, 아울러 네 분 여래의 명호를 가지한 음식을 보시한다면, 이는 백천 구지俱胝 여래를 공양한 공덕과 같아서 차별이 없으니, 수명을 연장하고 색력色力을 키우느니라.”[감자함感字函 제3권]

시식문施食文[매일 두 개의 깨끗한 발우를 쓰는데 한 그릇에는 밥을 담고, 한 그릇에는 물을 담는다. 밤에 고요할 때 흩어 뿌린다.]
부처님을 받드는 제자 아무개는 저의 본원력本願力과 부처님의 가지력加持力으로 자비롭고 기뻐하는 마음을 운용하고 평등의 행을 일으킵니다. 이 청정한 음식을 법계法界 바라문ㆍ선인과 모든 아귀들ㆍ광야의 귀신ㆍ외로운 혼백에게 널리 보시하니, 저의 청을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이루게 하소서. 부디 그대들 하나하나가 각기 마가다국의 49곡斗의 음식을 얻고, 그 다음에 아마도 일반적인 말이 통하기 어려울까 걱정되니 반드시 3보의 가피加被를 구하십시오.
불타야佛陀耶께 귀의하고, 달마야達磨耶에 귀의하고, 승가야僧伽耶에게 귀의합니다.[세 번]
오른손의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서로 비틀어서 약간 구부린 뒤 그릇을 만지며 감로甘露진언을 외운다.

나모소로바예다다아다야다니타옴소로소로바야소로바야소로사하
曩謨蘇嚕婆曳達多孽多耶怛你他唵蘇嚕蘇嚕婆耶蘇嚕婆耶蘇嚕薩訶[세 번]

다음엔 변식變食진언을 외운다.

나모살바다타아다바로기뎨옴삼바라삼바라훔
曩謨薩嚩怛他孽跢嚩路枳帝唵三跋羅三跋羅吽[일곱 번]
나무다보여래나무묘색신여래나무광박신여래나무이포외여래
南無多寶如來南無妙色身如來南無廣博身如來南無離怖畏如來[세 번 외우고 손가락을 일곱 번 튀긴다.]

즉시 청정한 물을 음식 위에 기울여 뿌려서 보시하며 말한다.
‘그대 귀신들이여, 내가 지금 그대들에게 보시하니, 일곱 낱알을 시방에 두루한 모든 귀신에게도 함께 공양하노라.
그대 불자들이 나의 이 법식法食을 받아들인다면, 어찌 아난의 음식과 다르겠는가? 항상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면, 단박에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버려서 굶주린 창자가 다 포만해지며, 업의 불길이 단박에 청량해져서 생각마다 보리심菩提心이요, 곳곳마다 안락국安樂國이리라.[앞에서와 같이 성스러운 명호를 염하라. 감자함感字函에 나온다.]
대장경을 살펴보건대, “아난이 한밤중에 갑자기 염구焰口 아귀를 보았는데, 그 아귀가 현전해서 말했다.
‘당신은 사흘 뒤에 죽어서 나의 취趣 속에 있을 것이오.’
아난이 두려워서 부처님께 자세하게 여쭈자, 부처님께서는 음식을 보시하는 법을 주셔서 이 액厄을 벗어나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능히 이와 같이 보시할 수 있다면, 백천 구지 여래를 공양한 것과 똑같아서 상서로운 이익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성불成佛의 원인도 되니 그 공功이 얕지가 않다’ ”고 하였다.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귀신은 어느 곳에 머뭅니까?


섬부주贍部州 아래로 5백 유선나踰繕那 되는 곳에 염마왕琰摩王의 세계가 있는데, 모든 귀신이 본래 머무는 곳이다. 그곳에서부터 유전流轉하여 나머지 처소에도 있는 것이니, 두 종류의 귀신이 있다. 첫째는 위덕威德이 있는 귀신이고, 둘째는 위덕이 없는 귀신이다.
위덕이 있는 귀신은 산림 속을 좋아하여 꽃의 숲이나 열매의 숲 등 갖가지 나무 위에 머문다. 또한 궁전은 공중에 있으며, 나아가 나머지 청정한 처소에도 있어서 온갖 복락福樂을 받는다.
위덕이 없는 귀신은 변소나 거름더미, 물웅덩이, 흙구덩이 속에 있으며, 나아가 온갖 청정하지 못한 처소에도 있다.”[심자함心字函 제1권]

⑤ 축생도畜生道[본래의 원인이 죄의 상하上下를 지어서 서로 교감하여 응보를 받아 태어난다. 앞과 문장의 흐름은 서로 통하며, 다만 사람과 귀신으로 말하지 않을 뿐이다.]

『능엄경』에서 말하였다.
“온갖 중생들이 만약 근본인[本因]에서 사물을 탐착하면 죄가 된다.[비리非理로 탐욕스럽게 구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 이 사람은 죄보를 마치면 사물을 만나 몸을 이루는데 이를 괴귀怪鬼라고 한다.[풀과 나무 등에 붙어서 형체가 된다] 그 사물이 소멸되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체로 올빼미 종류[梟類][흙덩이에 붙어 형체를 이루는데 도리어 부모를 잡아먹는다.]가 많이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서 사람이 되면, 완류頑類[비록 사람의 몸을 갖추더라도 딱딱한 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에 끼이게[參合]된다.
색色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색을 탐해서 마음을 움직인다], 바람을 만나서 형상을 이룬 것을 발귀魃鬼라고 한다.[『시詩』에 “산천山川에 물이 마르니, 발귀가 재앙을 불러 가물게 한다”고 하였다.] 바람이 사라지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태어나는데, 대부분 구징咎徵[축생 가운데 재앙은 구징이 응應한 것이다]이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이류異類[이상하고 괴이한 무리]에 끼이게 된다.
미혹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이는 성품이 미혹을 좋아한다], 축생을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을 매귀魅鬼[축생에 의탁해 모양을 이루었다가 다시 아름다운 성질로 나타난다]라고 한다. 그 축생이 죽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여우 종류[狐類][즉, 여우와 이리다]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용류庸類[용렬하고 비천한 무리]에 끼이게 된다.
한恨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마음으로 남을 원망하면 항상 과보가 더해진다], 벌레를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을 고독귀蠱毒鬼[벌레로 태어나 사람을 해친다]라고 한다. 곤충이 사라지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독류毒類[뱀이나 전갈의 무리]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낭류狼類[거칠고 사나운 무리]에 끼이게 된다.
기억[憶]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예전의 악을 추억한다], 쇠퇴를 만나서 형상을 이룬 것을 여귀癘鬼[운이 쇠퇴하는 데 의탁하여 사람을 상하게 하는 역려疫癘이다]가 된다. 쇠퇴가 다하여 없어지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기생충 같은 종류[蛔類]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미류微類[비천한 무리]에 끼이게 된다.
오만함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지혜가 없으면서(空腹)11 공복空腹이란 지혜가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와 반대로 복유시서服有詩書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뱃속에 시서가 있음이니, 지혜가 있음을 뜻한다.
마음만 높으면 그 기운을 믿고 다른 것을 업신여긴다], 기운을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을 아귀[맹렬한 불길이 나와서 항상 목마르다]라고 한다. 기운이 사라지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식류食類[돼지, 양 등의 먹을 수 있는 축생]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유약한 부류[柔類][사람이 되어도 유약한 성품으로 겁쟁이고 강건함이 없다]에 끼이게 된다.
탐하거나 속이면 죄가 되는데[다른 사람을 모략하는 마음을 갖거나, 남을 속이는 것], 유幽를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을 염귀魘鬼[어둠 속에서 다시 만나 사람을 잠들게 하는 염혹魘或]라고 한다. 유幽가 소멸하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복류服類[사람들이 쓸 수 있는 누에 종류]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노류勞類[노역勞役의 무리]에 끼이게 된다.
밝음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외도에서는 이견異見을 밝은 깨달음이라고 한다], 정精을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은 망량귀魍魎鬼[성질이 살피기를 좋아하고 시비를 가려 의탁한다]이다. 화和가 소멸하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응류應類[때에 응하여 오고, 때에 응하여 운다. 즉, 새벽을 알리는 사신이다]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문류文類[글 쓰는 무리]에 끼이게 된다.
성취를 탐하면 죄가 되는데[사람의 힘을 몰아 그 일을 성취시키는 것], 명明을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은 각기 역사귀役使鬼라고 한다. 명明이 소멸하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휴징休徵[소소簫韶 9곡曲을 연주해 봉황을 불러온다]이 많이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명류明類[그 성품이 총민한 것]에 끼이게 된다.
당黨을 탐하면 죄가 되는데, 사람을 만나 형상을 이룬 것을 전송귀傳送鬼[사람에 붙은 귀신]라고 한다. 사람이 죽고 과보가 다하면 세간에 생겨나는데, 대부분 순류循類[사람을 잘 따르는 종류인 고양이ㆍ개 무리를 이른다]가 된다. 죄보를 충분히 갚고 나서 사람이 되면, 달류達類[통달한 무리]에 끼이게 된다.”[염자함染字函 제8권]

『비니毘尼』에서 말하였다.
“옛날의 축생은 능히 말할 수 있었다. 이른바 겁초의 시기에는 먼저 인천人天이 있었고 아직 삼악三惡은 있지 않았다. 최초의 삼악은 모두 인천으로부터 왔는데, 숙세의 습習이 가까웠기 때문에 능히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축생은 오랫동안 삼악을 거쳤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것이다.”[자자함子字函 제6권]

『감로미론甘露味論』 상권에서 말하였다.
“축생의 수명에는 손가락을 튀기는 순간, 반나절,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 백천만억 년 나아가 일 겁劫이 있다.”[화자함華字函]

『요집要集』에서 말하였다.
“범속한 사람이 어떤 경우에는 축생만 못하기도 하고, 축생이 사람보다 수승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쉬지 않고 죄를 짓다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고, 지옥의 죄를 마치고서는 처음에는 아귀가 되고, 아귀의 죄를 마치고서는 전전하여 축생이 되고, 축생의 죄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다시 인간이 되기 때문이다.
축생 속에서 죄를 마치고 나면 문득 사람이 되므로 마땅히 부지런히 선행을 하고 삼존三尊의 가르침을 받들고 삼악도三惡道를 여의어서 인천의 복을 받은 후에야 해탈하게 된다.”[영자함楹字函 제17권]

⑥ 지옥도地獄道[뒤의 본품本品에서 설명하고 있다.]


38) 지옥품地獄品[14칙]

크고 작은 철위산鐵圍山이 둘러쳐 있고
한량없는 나락가奈落迦가 그 속에 가득 차 있다.[인연에 아홉 가지가 있다.]

(1) 팔대지옥八大地獄
『인본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대주四大洲와 8만의 소주小洲와 나머지 온갖 큰 산이 있으며, 수미산왕 밖에 따로 하나의 산이 있는데 철위산鐵圍山이라 한다. 높이는 680만 유순이고 가로ㆍ세로도 마찬가지이고, 정밀하고 견고한 금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파괴하기가 어렵다. 이 철위산 밖에 다시 한 겹의 대철위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가 균등하다. 두 산 사이에는 지극히 큰 흑암黑闇이 있어서 빛과 해와 달이 없다.
그 곳에 여덟 대지옥이 있는데, 이른바 활活 대지옥, 흑黑 대지옥, 합合 대지옥, 규환叫喚 대지옥, 대규환大叫喚 대지옥, 열뇌熱惱 대지옥, 대열뇌大熱惱 대지옥, 아비지阿毘至 대지옥이다.
이 여덟 가지 대지옥에 각각 다시 16개의 소지옥이 둘러싸고 있으면서 권속이 되는데, 모두 가로ㆍ세로 5백 유순이다. 이른바 흑운사黑雲沙 지옥, 분시니糞屎泥 지옥, 오차五叉 지옥, 기아饑餓지옥, 초갈燋渴 지옥, 농혈膿血 지옥, 일동부(一銅釜:하나의 구리솥) 지옥, 다동부多銅釜 지옥, 철애鐵磑 지옥, 함량函量 지옥, 계鷄 지옥, 회하灰河 지옥, 작절斫截 지옥, 검엽劍葉 지옥, 호랑狐狼 지옥, 한빙寒氷 지옥이다.
활活 대지옥은 말하자면, 손이 쇠손톱으로 변해서 스스로 그 몸을 찢는데,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가 없다. 고통의 과보가 다하면, 다시 흑운사黑雲沙 소지옥 속에 들어가는데 날아다니는 모래가 뜨겁게 타올라서 몸을 철저히 태운다. 다시 뜨거운 분시니糞屎泥 소지옥 속에 들어가는데, 똥오줌이 뜨겁게 솟구쳐서 몸이 그을리고 쇠로 된 벌레가 파고든다. 다시 오차五叉 소지옥에 들어가는데, 옥졸이 죄인을 잡고서 높이 들어서 때리고, 뜨거운 쇠로 된 땅 위에다 눕히고 뜨거운 못으로 두 손과 발부터 배꼽에 이르기까지 다섯 곳에 못질을 한다. 다시 기아饑餓 소지옥에 들어가는데, 옥졸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 물으면 나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뜨거운 쇠구슬을 가져다 입 속에 잇달아 던져 넣어 목구멍을 태우고서 밑으로 나온다. 다시 초갈燋渴 소지옥에 들어가는데, 앞서와 같이 질문하고는 즉시 구리 녹인 물을 입에 부어 넣으니 아래까지 뚫고 나온다. 다시 농혈膿血 지옥에 들어가는데, 목구멍 깊이 이르도록 끓는 물이 태우고 굽는다. 다시 일동부一銅釜 지옥에 들어가는데, 뜨거운 불길이 달구고 핍박하는 것이 마치 콩을 태우는 것과 같다. 다시 다동부多銅釜 지옥에 들어가는데, 일동부에서 나와서 다시 나머지 동부로 들어간다. 다시 철애鐵磑 지옥에 들어가는데, 쇠로 만든 맷돌 위에 눕히고는 큰 돌로 짓누른 후에 갈고 갈아서 기름가루로 만든다. 다시 함량函量 지옥에 들어가는데 쇠로 만든 함에 붙여서 그 양만큼 치성한 불길로 손을 태우고 다리를 태우고 몸의 각 부분까지 두루 미치게 한다. 다시 계鷄 지옥에 들어가는데, 그 속에 가득한 닭의 몸이 치성하게 타고 있다. 죄인이 발을 굴러도 뜨거운 불길이 모든 사지관절을 태워서 일시에 환해진다[洞然]. 다시 회하灰河 지옥에 들어가는데, 회하가 용솟음쳐서 물결을 따라 오르내린다. 강 주변이나 강 밑에 모두 날카로운 칼날이 있어서 몸을 두루 찔러서 찢겨지지 않는 곳이 없다. 다시 참절斬截 지옥에 들어가는데, 뜨거운 쇠 위에 눕히고 뜨겁게 타오르는 도끼로 온몸을 다 찍어댄다. 다시 검엽劍葉 지옥에 들어가는데, 바람이 무쇠로 된 잎사귀를 날려서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허공에서 떨어지면서 몸의 각 부분까지 가른다. 다시 호랑狐狼 지옥에 들어가는데, 그 속에 가득 찬 여우와 이리가 매우 사납고 악독해서 발로 밟고 입으로 물어 잘게 저며서 먹는다. 다시 한빙寒氷 지옥에 들어가는데, 차가운 바람이 혹심해서 피부를 찢고 뼈를 부순다.[모든 대지옥이 다 이 같은 열여섯 소지옥에 둘러싸여서 이들을 권속으로 삼는다.]
흑승黑繩 대지옥은 타오르는 불의 맹렬함이 죄인의 몸 위에 떨어지면서 그 몸을 태우는데, 밀어서 눕힌 후 뜨거운 쇠줄로 다스리며 뜨거운 쇠도끼를 교차해서 찍어댄다. 또 톱으로 그의 몸을 부수는데, 마치 세간의 장인이 온갖 숲의 나무를 다루는 것과 같다.
합合 대지옥에는 두 개의 큰 산이 있는데 백양구白羊口라 이름한다. 불길같이 맹렬해서 그 입구 안으로 몰리게 되면, 두 산이 마침내 합쳐지면서 서로 갈아대므로 결국 가루가 된 뼈만이 남는데, 그것을 다시 갈아댄다.
규환叫喚 대지옥은 철성鐵城 안의 매우 뜨거운 불길 속에 놓여 있는데, 죄인이 고통을 받으면 참을 수 없기 때문에 즉시 아우성을 친다.
열뇌熱惱 대지옥은 죄인이 솥 안에 거꾸로 매달려 끓는 데 따라 위 아래로 움직이며 지극히 뜨거운 괴로움을 받는다.
대규환과 대열뇌의 두 대지옥은 이러한 고통이 전보다 더욱 배가된다.
아비지阿毘至 대지옥은 동서남북ㆍ사유四維ㆍ상하上下가 각기 커다란 불구덩이인데, 죄인이 그 속에 던져지면 엄청난 고통을 받는다.
활活 대지옥 등의 일곱 지옥은 각기 수명이 천 살이며, 아비지옥의 왕은 수명이 1만 살이다.”

『교량수명경較量壽命經』에서 말하였다.
“인간의 수명으로 50살이 사천왕천四天王天에서는 하루 밤낮이다. 사천왕천의 장년長年은 수명이 5백 살로서 활活 대지옥에 있는 유정有情의 하루 밤낮과 같은데, 인간의 산수로 헤아리면 1만 6천 2백 구지俱胝 년이다.
인간의 백 년은 저 도리천忉利天의 하루 밤낮이다. 도리천은 수명이 1천 살로서 저 흑승黑繩지옥의 하루 밤낮에 해당하며, 인간의 산수로 헤아리면 3만 2천 4백 구지에 해당한다.
인간의 2백 년은 저 야마천夜摩天의 하루 밤낮이다. 야마천은 수명이 2천 살로서 합合 지옥의 하루 밤낮이 되는데, 인간의 6만 4천 8백 구지에 해당한다.
인간의 4백 년은 저 도사천都史天의 하루 밤낮이다. 도사천은 수명이 4천 살로서 규환叫喚 지옥의 하루 밤낮이 되며, 인간의 12만 9천 6백 구지에 해당한다.
인간의 8백 년은 화락천化樂天의 하루 밤낮이다. 화락천의 수명은 8천 살로서 대규환 지옥의 하루 밤낮이 되는데, 인간의 25만 9천 2백 구지에 해당한다.
인간의 1천 6백 년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하루 밤낮이다. 타화자재천의 수명은 1천 6백 살로서 염열焰熱 지옥의 하루 밤낮이 되는데, 인간의 51만 8천 4백 구지에 해당한다.”[노자함路字函]

『장춘록莊椿錄』에서 말하였다.
“여덟 개의 대지옥은 각각 열여섯 권속과 더불어 136좌座를 이루어서 제일 근본이 되는 극히 무거운 죄를 다스린다. 이른바 부모를 죽인 것, 아라한을 죽인 것, 화합 대중을 깨뜨린 것, 청정한 비구니를 핍박해 간음하는 것,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을 참회하지 않은 5역逆의 죄이다.”

『법원주림』에 게송을 묶어서 말하였다.
“이로부터 2만 유순 아래에 무간無間 지옥이 있고, 참활斬活ㆍ흑승黑繩ㆍ석개石磕ㆍ규환叫喚ㆍ대규환大叫喚ㆍ염열焰熱ㆍ대염열大焰熱ㆍ아비왕阿鼻王 지옥이 우뚝 솟아 열 지어 있다. 처음의 일곱 개는 너비가 5백 유순이며, 나중의 하나는 32만 리로 가로ㆍ세로가 똑같다. 동철銅鐵지옥은 유정有情의 상품上品의 악에서 나온 것이다.
첫 번째 지옥에서는 사천왕 천인의 일생의 수명이 하루 밤낮이 되고, 다음 차례로 배열해서 도리천, 야마천 등이다. 나아가 여덟 번째인 아비왕 지옥에 이르면 인간의 60소겁小劫 동안을 감옥 속에서 마치는 것이 바야흐로 하루 밤낮에 해당하는데, 각각 권속으로는 16한寒[한빙寒氷]ㆍ열熱[끓는 물과 불]ㆍ파破[칼과 검]ㆍ구具[차꼬나 족쇄]가 있어서 고통은 앞서의 가르침과 같으며, 역악逆惡을 행하면 감응하는 과보가 증가해서 합계 1백 36을 이룬다.[스스로 십악十惡과 5역逆을 행하면 여덟 가지 대지옥에 감응하고, 남으로 하여금 오역과 십악을 행하게 하면 16권속의 지옥이 더해진다.]”
(2) 십차지옥十次地獄
“다시 다음에 열 가지 지옥이 있다. 첫째는 알부타遏浮陀 지옥[이곳 말로는 육단肉段이라고 하는데 죄인이 얼어붙은 몸을 만나서 육단을 이루는 것이다.]인데, 수명이 1바하마婆訶麻[『지도론』에서는 20곡斛의 유마자油麻觜 양을 이름하여 1바하婆訶라 한다고 하였다. 인간의 1백 년을 지나면서 한 알씩 마麻를 빼는데, 20곡의 마麻를 다해야만 비로소 이 지옥에서 벗어나게 된다.]이며, 둘째는 니라부타泥羅浮陀 지옥[이곳 말로는 포包라 한다. 피부가 얼어서 살이 갈라지고 물집이 생긴다]으로 수명은 2바하마[40곡의 마인데, 앞서와 같이 1백 년에 한 알씩 빼서 다 없어져야만 비로소 벗어난다.]이며, 셋째는 아호호阿呼呼지옥[추위를 견디는 소리]으로 수명은 4바하마[80곡의 마인데 앞서와 같다]이며, 넷째는 호호바呼呼婆지옥[추위를 견디는 기나긴 소리]으로 수명은 8바하마[160곡의 마이다]이며, 다섯째는 아타타阿吒吒지옥[추위를 견디는 소리]으로 수명은 16바하마[320곡의 마이다]이다. 여섯째는 소건제가搔乾提迦 지옥[화염이 마치 소건제가꽃 색깔과 같다. 이 일련의 5좌座의 지옥은 모두 염열焰熱이다]으로 수명은 32바하마[640곡의 마이다]이며, 일곱째는 우발라優鉢羅 지옥[화염이 마치 우발라꽃 색깔과 같다]으로 수명은 64바하마[1,280곡의 마이다]이며, 여덟째는 구모타拘牟陀 지옥[화염이 마치 구모타꽃 색깔과 같다]으로 수명은 128바하마[2,560곡의 마이다]이며, 아홉째는 분다리가奔茶里加 지옥[화염이 마치 분다리가꽃 색깔과 같다]으로 수명은 256바하마[5,120곡의 마이다]이며, 열째는 바두마婆頭摩 지옥[화염이 마치 바두마婆頭摩꽃 색깔과 같다]으로 수명은 512바하마[1만 240곡의 마이다]이다.
이상 열 가지 지옥은 각각 구리와 쇠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하나의 가로ㆍ세로는 1백 유순이다. 앞의 다섯 가지는 한빙寒氷이고, 뒤의 다섯 가지는 열염熱焰이다. 앞으로 갈수록 수명의 한도가 뒤보다 더욱 짧아지고, 뒤로 갈수록 고뇌가 전보다 배나 큰데, 각기 십 억의 소지옥으로 권속을 삼는다.[총계 1백억 소지옥이 있다] 섭수되는 바는 상품과 중품의 악업 중생이 와서 그 가운데 태어난다.[역시 앞서 말한 10악을 여의지 않는데, 다만 마음 쓰임새가 점점 가벼울 뿐이다]
게송에서 말하였다.

대ㆍ소 지옥의 두 자리가 철위산 가운데 있는데
해ㆍ달ㆍ별의 광명이 그 곳은 비추지 않는다.
그 가운데 열 개의 거대한 한열寒熱지옥이 있는데
각각의 수명은 바하마로 계산한다.

첫 번째는 알부타遏浮陀 지옥인데
수명은 20곡 마자불개麻觜不槩로서
인간의 백 년마다 한 알씩 빼면서
이 마麻가 다 없어져야 니리泥犁에서 벗어난다.

두 번째는 니라부타泥羅浮陀 지옥인데
수명은 40곡 마자불개로서
인간의 백 년마다 한 알씩 빼면서
이 마가 다 없어져야만 니리에서 벗어난다.

셋째ㆍ넷째ㆍ다섯째ㆍ여섯째ㆍ일곱째ㆍ여덟째ㆍ아홉째에서
나아가 열 번째의 바두마婆頭摩에 이르는데
앞의 다섯 가지 하나하나는 한빙寒氷이고
뒤의 다섯 가지 하나하나는 염열焰熱이다.

각기 바하마로써 수명을 계산하는데
나중으로 갈수록 마의 숫자가 배로 증가한다.
가장 마지막 지옥인 바두마는
1만 2백 령零 40이다.

하나하나의 곡 마자불개는
인간의 백 년마다 한 알씩 빼면서
이 마가 다 없어져야만 지옥에서 벗어난다.
받아들이는 것은 중품中品의 악한 중생인데
각각 권속이 10억이 있다.”

(3) 고독孤獨 지옥
“고독 지옥은 염부제의 모든 곳에 있는데, 광야의 산기슭이나 바닷가의 묘廟 속에 8만 4천 좌座가 있다. 고통의 과보는 더욱 가볍고 수명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받아들이는 유정有情은 상품과 하품의 10악惡 중생이 그 속에서 태어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염부 땅의 너비는 7천 순旬이며
곳곳마다 모두 고독 지옥이 있다.
혹은 산림이나 광야 가운데 있으며
혹은 큰 바다나 강가에 있으며
혹은 서낭당이나 사당묘 사이에 있다.

섭수하는 중생은 상품과 하품의 악한 죄인이며
끓는 물과 불과 칼을 비록 각각 갖추었더라도
시간과 날짜와 달과 해는 전보다 감소하며
원인에 따라 감응하는 과보의 고통도 여러 갈래로서
권속은 8만이니 경전에서 설한 것과 같다.

위에서 말한 근본 지옥은 마치 주州의 관청에 있는 감옥과 같으며, 딸려 있는 지옥은 마치 현縣의 길에 있는 감옥과 같으며, 고독 지옥은 끓는 물과 족쇄, 차꼬 같은 종류이다.”[『장춘집莊春集』에서 인용]

(4) 십습육교十習六交
『능엄경』에서 말하였다.
“일체의 중생들은 스스로의 업에 감응되어 열 가지 습인習因을 짓고 여섯 가지 교보交報를 받는다.
무엇을 열 가지 인因이라 하는가?
첫째, 음란한 습기로 서로 접촉함은 서로가 비비는 데서 생겨나기 때문에 맹렬한 불에 달군 무쇠 평상과 구리 기둥의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둘째, 탐욕의 습관으로 서로 집착함은 서로를 빨아들이는 데서 생기기 때문에 춥고 차가운 타타파파吒吒波波의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셋째, 오만의 습관으로 서로 업신여김은 서로가 뽐내는 데서 생기나니, 이를 그치지 않고 치달리기 때문에 핏물ㆍ잿물ㆍ구리 녹인 물을 마시는 등의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넷째, 성냄의 습관으로 서로 충돌함은 서로를 거스르는 데서 생겨나니, 그 거스름이 맺혀서 그치지 않으면 마음의 열이 불을 일으켜 기운을 녹여 쇠가 되기 때문에 칼의 산과 검의 숲과 도끼 등으로 고통을 받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다섯째, 사기 치는 습관으로 서로 유혹함은 서로 아첨하는 데서 생기나니, 인기引起하여 머물지 않기 때문에 나무에 묶이고, 결박을 당하고 수갑과 형틀에 채워지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여섯째, 속임수의 습관으로 서로 속임은 서로를 무고하는 데서 생기나니, 무고함을 그치지 않아서 마음을 날려 간사함을 이루기 때문에 티끌의 더러움에 빠지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일곱째, 원한의 습관으로 서로 미워함은 서로가 한을 품은 데서 생겨나기 때문에 잡히거나 화살에 맞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여덟째, 견見의 습관으로 서로 변명하는 살가야견薩迦耶見은 삿된 깨달음의 온갖 업 때문이니 왕의 관리에게 추궁받고 심문을 받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아홉째, 억울함의 습관[枉習]으로 없는 것을 서로 보태서 하는 데서 생기기 때문에 산과 합하며[合山] 갈고 부수는[耕磨]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열째, 소송의 습관으로 서로 시끄러움은 가리고 숨기는 데서 생기기 때문에 업의 거울로 대험對驗하는 온갖 일이 있는 것이다.
무엇을 여섯 가지 교보交報라고 하는가? 모든 중생은 여섯 가지 식識으로 업을 짓고, 불러들이는 악한 과보는 여섯 가지 감관[根]으로부터 나온다.
첫째는 견보見報가 악한 과보를 불러 오나니 이 견見의 업이 교류하면 임종할 때 먼저 맹렬한 불길이 시방계에 가득함을 보게 되고 망자亡者의 신식神識이 날아가 떨어져 연기를 타고 무간無間 지옥에 들어가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되나니, 하나는 명견明見으로 갖가지 악을 보아서 한량없는 두려움이 생기게 되고 다른 하나는 암견暗見으로 적막하여 보이지 않아서 한량없는 공포가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보는 불이 듣는 것을 태우면 능히 끓는 물과 이글거리는 구리 녹은 물이 되며, 숨을 태우면 능히 검은 연기와 자줏빛 불꽃이 되고, 맛을 태우면 능히 볶은 철환과 쇳물 죽이 되며 접촉을 태우면 능히 뜨거운 재와 숯이 되고, 마음을 태우면 능히 성화星火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둘째는 문보聞報이니, 이 듣는 업이 어울리면 임종할 때 먼저 파도가 천지를 삼키는 것을 보게 되고 신식神識이 흐름을 타고 무간지옥에 들어가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된다. 하나는 개청開聽으로 갖가지 소란을 듣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폐청閉聽으로 적멸하여 듣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문파聞波가 들음에 쏟아 부으면 능히 꾸짖게 되고 따지게 되며, 보는 것에 쏟아 부으면 능히 우레가 되고 독毒이 되고, 숨쉬는 데 쏟아 부으면 능히 비가 되고 벌레가 되고, 맛보는 데 쏟아 부으면 능히 고름이 되고 더러움이 되고, 접촉에 쏟아 부으면 능히 축생이 되고 귀신이 되며, 뜻에 쏟아 부으면 능히 우레가 되고 우박이 되어 심백心魄을 꺾어 부순다.
셋째는 후보嗅報이니, 이 냄새 맡는 업이 어울리면 임종할 때 먼저 독기毒氣가 가득 차는 것을 보게 되고 신식神識이 땅으로부터 솟아올라 무간지옥에 들어가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된다. 하나는 통문通聞이니 악한 기운이 마음을 물들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색문塞聞이니 통하지 않아서 고민 끝에 기절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맡는 기운이 숨쉬는 것과 충돌하면 능히 막히게 되고 통하게 되며, 보는 것과 충돌하면 능히 불이 되고 횃불이 되며, 듣는 것과 충돌하면 능히 빠지게 되고 넘치게 되며, 맛과 충돌하면 능히 썩게 되고 쉬게 되며, 감촉과 충돌하면 능히 터지게 되고 문드러지게 되며, 생각에 충돌하면 능히 재가 되고 질병이 된다.
넷째는 미보味報이니, 이 맛보는 업이 어울리면 임종할 때 먼저 쇠그물이 두루 덮는 것을 보게 되고 신식神識이 아래로 떨어져 그물에 걸려 거꾸로 매달리며 무간지옥에 들어가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된다. 하나는 흡기吸氣이니 얼음을 얼게 하고 깨뜨리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토기吐氣이니 불로 그을리고 문드러지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맛을 보는 것이 맛보는 데 닿으면 능히 받들게 되고 참게 되며, 보는 것에 닿으면 능히 타는 쇠나 돌이 되고, 듣는 것에 닿으면 능히 날카로운 무기나 칼이 되고, 숨쉬는 것에 닿으면 능히 대광주리[籠]가 되어 덮으며, 감촉에 닿으면 능히 활이 되고 화살이 되고, 생각에 닿으면 능히 뜨거운 철우鐵雨가 된다.
다섯째는 촉보觸報이니, 이 촉의 업이 어울리면 임종할 때 먼저 사면의 산이 와서 합하여 다시 나아갈 길이 없는 것을 보게 되고 신식神識이 내몰려 무간지옥에 들어가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된다. 하나는 합촉合觸이니 산이 합해져 몸을 핍박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촉離觸이니 몸과 마음이 무참히 찢겨져 죽는 것이다. 이와 같이 촉과 합해져서 촉에 닿으면 능히 청聽이 되고 안案이 되며, 보는 것에 닿으면 능히 태워지고 뜨거워지며, 듣는 것에 닿으면 능히 부딪치게 되고 때리게 되며, 숨쉬는 것에 닿으면 능히 고문하게 되고 얽어매게 되며, 맛보는 것에 닿으면 능히 경耕이 되고 겸鉗이 되며, 생각하는 것에 닿으면 능히 삶게 되고 굽게 된다.
여섯째는 사보思報이니, 이 생각하는 업이 어울리면 임종할 때 먼저 악한 바람이 불어와서 파괴하는 것을 보게 되고 신식神識이 바람에 날려 허공에 올라갔다가 빙글 돌아 무간지옥에 떨어져 두 가지 상相을 발하여 밝히게 된다. 하나는 불각不覺이니 미혹이 지극하여 거칠게 달리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불미不迷이니 깨달아 알게 되면 고통스러운 것이다. 이와 같이 삿된 생각이 생각에 맺히면 능히 방탕[方]이 되고 초소[所]가 되며, 보는 것에 맺히면 능히 감鑑이 되고 증證이 되며, 듣는 데에 맺히면 능히 얼음이 되고 서리가 되며, 숨쉬는 데 맺히면 능히 화거火車가 되고 화람火檻이 되며, 맛보는 데에 맺히면 능히 규환叫喚이 되고, 접촉에 닿으면 능히 크게 되고 작게 되는데, 하루 중에도 만 번 태어나고 만 번 죽는다.
위와 같은 것을 이름하여 지옥의 열 가지 인因과 여섯 가지 과果라고 하는데, 모두 중생의 미망迷妄으로 지어진 것이다. 만약 모든 중생들이 악업을 두루 지으면 아비지옥에 들어가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한량없는 겁을 거치게 된다. 여섯 가지 감관[根]이 각각 지었거나 그 지은 바가 대상[境]도 겸하고 감관[根]도 겸했다면, 이런 사람은 여덟 가지 무간지옥에 들어간다. 몸ㆍ입ㆍ뜻의 세 가지로 살생ㆍ도둑질ㆍ사음의 죄를 짓는다면, 이런 사람은 18지옥에 들어간다. 3업業을 겸하지 않고 중간에 혹시 한 번 살생하거나 한 번 도둑질했다면, 이런 사람은 36지옥에 들어간다. 보는 것마다 하나의 감관[根]이 단순히 하나의 업을 범한다면, 이런 사람은 108지옥에 들어간다. 이로 말미암아 중생이 개별적으로 짓고 개별적으로 조성하였으나 세계 속에서는 동분지同分地에 들어가나니 망령된 생각으로 발생한 것이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다.”[염자함染字函 제8권]

『참법懺法』에서 말하였다.
“무엇을 아비阿鼻지옥이라 하는가?
아阿는 무無를 말하며, 비鼻는 가로막는 것을 말한다, 비鼻는 또한 구원을 말하니, 합쳐서 말하면 가로막는 것도 없고 구원도 없는 것이다. 또 아阿는 매우 뜨거움을 말하며, 비鼻는 지극히 괴로운 것을 말한다.”[제4권]

『제경요집』에서 말하였다.


무엇을 지옥地獄이라 하는가?


『비담론毘曇論』에서는 ‘범어로는 니리泥犁라고 하는데, 기쁨과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으며, 『바사론婆沙論』에서는 ‘자재롭지 못함을 이름 하는 것이니, 이른바 옥졸의 구속을 받는 것이다. 혹은 나락가捺落迦라고 하는데, 나락捺落은 사람을 말하고 가迦는 악함을 말하니, 악인惡人이 그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어째서 무간無間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그 곳에는 항상 고통만 있고 기뻐하거나 즐길 사이가 없기 때문이다.”[대자함對字函 제11권]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목련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소지옥小地獄을 지나 왕사성王舍城으로 솟아나온 것인데, 이 때문에 물이 뜨거운 데다가 더럽고 혼탁한 것이다.’ ”[수자함隨字函 제6권]

(5) 염라왕의 업보
『제경요집諸經要集』에서 말하였다.
“염부주閻浮洲 남쪽에 있는 두 철위산鐵圍山 밖에 염라왕閻羅王의 궁전이 있다. 가로 세로가 60유순由旬이며, 일곱 겹의 장벽과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방울이 달린 그물이 있으며, 그 밖으로는 일곱 겹의 다라행多羅行 나무와 누각과 전각[殿]과 정원이 가히 볼 만하다. 염라왕의 악한 업으로 저절로 붉게 녹은 구리물이 앞에서 나오고, 궁전은 곧 쇠로 변하여 5욕欲의 공덕은 다 사라졌다. 왕은 이것을 보고 두렵고 불안해 곧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 때 옥을 지키던 사람이 염라왕을 붙잡아 높이 들어 두들기고 녹은 구리물을 입 안에 쏟아 붓자, 차례대로 태우면서 아래로 나왔다. 그 때 왕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옛날에 악행을 지어 지금 이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제는 이 몸을 버리고 불법 가운데 출가하여 도에 들기를 기원한다.’
이렇게 착한 생각을 일으켜 그 머물던 궁전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 예전과 같이 바로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영자함楹字函 제18권]
(6) 지옥이 망령되게 이루어짐
『요집要集』에서 말하였다.
“염마라인閻摩羅人은 중생이 아닌데도 죄인은 그를 보고 중생이라고 여겨서 손 안에 뜨겁게 달아오른 철겸鐵鉗을 잡고 있다고 말한다. 저 지옥 사람의 악업이 이미 다해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염라의 옥졸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염부제의 햇빛이 나오면 어둠이 없어지듯이, 악업이 다할 때는 염라의 옥졸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다. 이 글로써 증명하면, 중생이 악업으로 마땅히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은 자연 아무것도 없는 속에서 망령된 견해로 지옥을 보는 것이다.


옥졸과 호랑이, 늑대 등이 망견이라고 해도 저 지옥에 염왕이 있으면서 온갖 죄인을 심판한다면 지옥을 보는 사람에겐 이 경계가 있는 것인데, 어째서 없다고 말하는가?


그가 옥주獄主를 보는 것도 또한 망령되게 보는 것이다. 다만 죄인의 악업이 마음에 배어 그 마음을 바꾸어서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망령되게 보지만 실제로는 지옥도 없고 염라가 그 속에 있지도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유식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가령 지옥 속에는 지옥의 주인이 없는데 지옥 중생은 자연스럽게 업에 따라 지옥의 주인과 갖가지 고통을 보는 것과 같다. 마음에 견해를 일으켜 이것은 지옥의 처소이고 이것은 밤의 시절이고 이것은 낮의 시절이다라고 하는 것이며, 혹은 악업 때문에 개를 보고 새를 보며 혹은 산이 무너지는 걸 보는 것이다.’
이 글로 증명하건대, 선과 악이 마음을 훈습하여 그 마음으로 하여금 다르게 보게 하지만 실제로는 지옥이 없다. 그러므로 마음 밖에는 비록 지옥이 없지만, 악업이 이루어질 때는 억지로 스스로가 망령되게 보는 것이다.”[대자함對字函 제11권]
『금강상미경金剛上味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文殊師利에게 말씀하셨다.
‘저 지옥의 문은 어디로부터 일어나는가?’
문수사리가 말했다.
‘모든 법은 스스로의 생각이 일으킨 상相이며 스스로의 망령된 생각 때문에 모든 범부는 스스로를 속박하는 것입니다. 이 속박 때문에 이 지옥에 비록 그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니나 그러한 고통을 받는 이로 하여금 저러한 고통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했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자신이 지옥에 떨어지는 걸 보는 것과 같습니다. 백천 만의 불에 태워지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을 잡아다 끓는 솥 안에 던져 넣는 걸 보면, 그 사람은 꿈속에서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부르짖습니다.
친족들이 그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디가 아픈가?≻
그 사람이 대답합니다.
≺나는 지옥의 끓는 솥 안에서 고통을 받습니다.≻
친족들이 말해줍니다.
≺너는 이제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잠을 자고 있을 뿐이며, 실제로 여기에서 저기에 이른 것이 아니며 저기에서 여기에 이른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은 그들의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자기가 자다가 꿈을 꾼 것이라서 허망하고 진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와 같이 알고 보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저곳이 존재하지 않는 데도 있다고 설하듯이, 스스로 자신이 지옥에 떨어졌다고 설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법은 다 허망하니, 허망하게 생기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문수를 찬탄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모든 지옥은 반드시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이 본다면 지옥이 없을 것이다.’
9만 2천 명의 보살이 이를 듣고서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과자함過字函 제3권]

(7) 이십오유二十五有[12불률의不律儀가 붙어 있다.]
『장춘록』에서 말하였다.
“삼계三界 가운데 25유有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욕계欲界인데, 아래로는 금강의 수제水際까지 이르고 위로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이르며, 중간에는 4주洲와 6천天이 있다.[이것은 포함되는 권속을 묶은 것이다. 다만 6천은 사왕천ㆍ도리천ㆍ야마천ㆍ도솔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이다] 5취趣가 섞여서 거처하는데, 모든 유정이 탐욕을 여의지 못하기 때문에 욕계라고 한다.[욕망에 다섯 종류가 있다. 첫째는 재물이고, 둘째는 색色이고, 셋째는 음식이고, 넷째는 명예이고, 다섯째는 수면이다.]
둘째는 색계色界인데, 범중천梵衆天 위로 색구경천色究竟天까지 이르고, 중간에는 4선禪과 18천天이 있다.[범중천, 범보천梵輔天, 범왕천梵王天, 소광천少光天, 무량광천無量光天, 광음천光音天, 소정천少淨天, 변정천徧淨天, 무량정천無量淨天, 복수천福受天, 복생천福生天, 광과천廣果天, 무상천無想天, 무번천無煩天, 무열천無熱天, 선견천善見天, 선현천善現天, 색구경천色究竟天이다.]
정보正報인 몸의 모습은 은백색과 같고, 의보依報인 궁전은 진금적색眞金赤色인데, 두 가지 색이 서로 비추기 때문에 색계라 한다.
셋째는 무색계無色界인데, 공무변천空無邊天 위로 비비상천非非想天에 이르고, 중간에는 4좌座의 공천空天이 있다.[공무변천, 식무변천識無邊天, 무소유천無所有天, 비비상천의 4천天이다.]
무색계 사람은 푸른 하늘과 똑같고, 계界는 오직 허공일 뿐이며, 4온蘊으로 몸을 이룬다.[천인은 단지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4온으로 몸을 이룬다.] 색온色蘊이 없기 때문에 무색계라 한다.
이 가운데서 총체적으로 25유有로 나누는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주四洲[동서남북의 부주部洲이다], 사악취四惡趣[지옥, 아귀, 축생, 수라], 육욕천六欲天, 사선천四禪天[초선, 2선, 3선, 4선], 사공四空[무색계의 네 가지 공천空天 이상은 22종류로 삼계三界의 범위에 포함되며, 다음 아래의 세 종류는 초선에 나아가 제4선까지 공유하는데 별도로 가리킨다], 범왕梵王[범왕은 모든 중생이 나의 소생이라고 말하지만, 별업別業을 요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수有數에 떨어진다], 무상無想[제19천인데 무상 외도가 떨어진 공空이다], 정거성淨居聖[제24천의 천주天主로서 ‘나는 성인聖人이다’라고 말하지만, 범부와 성현의 진리에 미혹하기 때문에 유수有數에 떨어진다]이다. 모두의 이름을 유有라고 하는 것은 이른바 유루과有漏果에 속하고 행위도 있고 태어남도 있고 죽음도 있기 때문이다.”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12불률의不律儀[사람의 도둑질 범주에 포함된다.]는 첫째는 양을 도둑질하는 것, 둘째는 닭을 매매하는 것, 셋째는 돼지를 매매하는 것, 넷째는 새를 잡는 것, 다섯째는 토끼를 잡는 것, 여섯째는 도둑질하는 것, 일곱째는 사형을 집행하는 것, 여덟째는 감옥을 지키는 것, 아홉째는 헐뜯고 찌르는 것, 열째는 재판하는 것, 열한째는 코끼리를 구속하는 것, 열두째는 용龍을 부리는 것이다.”[습자함習字函 제9권]

(8) 열 두 종류의 생명[十二類生]
『능엄경』에서 말하였다.
“세계의 전도顚倒와 분단分段이 허망하게 생겨 이로 말미암아 세계가 성립되고, 화합하여 서로 어울려서 중생을 변화시켜 열두 종류를 이룬다. 그러므로 세계가 동요함으로 인因해서 소리가 있고, 소리로 인해서 색色이 있고, 색으로 인해서 냄새가 있고, 냄새로 인해서 접촉이 있고, 접촉으로 인해서 맛이 있고, 맛으로 인해서 법을 안다. 여섯 가지의 어지러운 망상妄想이 업의 성품을 이루기 때문에 열두 가지의 구분도 이로 말미암아 바퀴처럼 구른다. 그러므로 세간의 소리와 냄새와 맛과 접촉으로 열두 가지 변화를 다하여 한 바퀴 돌게 된다. 다시 이 바퀴가 구르듯 뒤바뀐 상相을 타기 때문에 세계와 난생卵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ㆍ형체가 있음[有色]ㆍ형체가 없음[無色]ㆍ상념이 있음[有想]ㆍ상념이 없음[無想]ㆍ색이 있지 않은 듯함[非有色]ㆍ색이 없지 않은 듯함[非無色]ㆍ상념이 있지 않은 듯함[非有想]ㆍ상념이 없지 않은 듯함[非無想]이 있는 것이다.[이 하나하나의 종류가 화합해서 각각 8만 4천 종류의 성품을 이루는데, 상세한 것은 본 경에서 보이고 있다.]”[염자함染字函 제9권]

(9) 마땅히 윤회를 끊으라[當斷輪回]
『원각경圓覺經』에서 말하였다.
“모든 중생은 무시無始 이래로 갖가지 은애恩愛와 탐욕으로 말미암아서 윤회輪回가 있다. 가령 모든 세계의 일체 종성種性인 난생卵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이 모두 음욕으로 인해서 성명性命을 유지하니, 윤회는 애욕이 근본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온갖 욕망을 말미암는다는 것은 애욕의 성품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니, 이 때문에 능히 생사를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욕망은 애착으로 인해 생기고 목숨은 욕망으로 인해 있는 것이니, 중생이 목숨을 애착하는 것이 또한 욕망의 근본에 의거하는 것이다. 욕망에 애착함은 인因이 되고, 목숨에 애착하는 것은 과果가 된다.
욕망의 경계를 말미암아서 온갖 거스르거나 순종함을 일으킨다. 경계가 애착하는 마음을 거슬러서 증오와 질투심을 일으켜 갖가지 업을 지으니, 이 때문에 다시 지옥과 아귀에 태어나서 욕망은 싫어할 만한 것임을 알게 된다. 업의 길을 싫어해서 악을 버리고 선을 즐기면 다시 천인이 되고 또 모든 애착이 싫어하고 미워할 만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애착을 버리고 사捨를 즐기지만 그것이 다시 애착의 근본을 북돋워서 문득 유위가 나타나고 선과善果를 늘린다. 그러나 이것도 모두 윤회하기 때문에 성스러운 도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말세의 중생들은 능히 온갖 욕망을 버리고 증오와 애착을 없앰으로써 영원히 윤회를 끊고 부지런히 여래를 구해야 한다. 원각圓覺의 경계는 청정한 마음에서 문득 개오開悟하게 되는 것이다.[닦아 나아가는 단계는 나중의 삼승품三乘品 가운데 보인다.]”

『능엄경』 주석에서 말하였다.
“도를 깨달은 사람은 한결같이 대중 속에 살면서도 도와 더불어 상응하여 삼업三業을 짓지 않으니, 이런 까닭에 삼계三界의 생사를 받지 않는 것이다. 또 일승一乘의 사람은 항상 생사에 들어가서 중생을 제도하는데, 실제로 도력道力 자량을 말미암기 때문에 삼계의 근본 번뇌에 물들지 않고 오고 가는 것이 자유롭다.”

『화엄華嚴』에서 말하였다.
“비록 다시 세간 가운데 태어나서 몸을 나타내더라도 세간법에 마음이 집착하는 바가 없으니, 범부가 삼계를 영원히 멸하는 것과도 같지 않으며, 또 이승二乘이 삼계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것과도 같지 않다. 바야흐로 부처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능히 생사를 면한다는 뜻이 여기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즉 생사가 없으니 면할 것도 없고, 삼계가 없으니 벗어날 것도 없는 것이다.”[장경長慶의 주석. 제4권]


39) 삼재품三災品[5칙]

작은 재난은 흉년ㆍ질병과 도병刀兵이며
큰 변괴는 비람毘嵐과 물의 재앙이다.[인연에 네 가지가 있다.]

(1) 소삼재겁小三災劫
『유가론』에서 말하였다.
“세 가지 작은 재앙이 출현하니, 이른바 흉년과 질병과 도병[刀]이다.
흉년의 재앙은 사람의 수명이 30살일 때 비로소 세워진다. 이 때가 되면 정갈하고 미묘한 음식은 다시는 얻을 수 없으며, 오직 썩은 뼈만을 달여 함께 먹으며 즐긴다. 만약 한 알의 벼나 보리나 기장이나 수수 등의 씨앗을 얻으면 마치 마니주처럼 귀중히 여겨서 상자에다 숨겨 두고서 수호한다.
이 흉년으로 말미암아서 유정有情의 종류가 거의 다 굶어 죽는데, 이 흉년의 재앙은 7년 7개월 7일을 거쳐야 비로소 지나가게 된다. 그리하여 저 모든 유정들은 하급의 싫어하여 멀리 여의려는 마음을 일으키니,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수명이 줄어들지 않고 흉년의 재앙도 마침내 그친다.
사람의 수명이 20살이 되는 때에는 본래 일어났던 염환厭患이 곧 퇴사退捨하게 된다. 이 때는 역병의 기운이 많아 계속해서 역병이 생기면서 저 모든 유정들이 대부분 죽는다. 이와 같은 질병의 재앙은 7개월 7일을 거쳐야 비로소 지나가게 된다. 저 모든 유정들은 중급의 싫어하여 멀리 여의려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수명의 양은 줄어들지 않고 질병의 재앙도 그친다.
또 사람의 수명이 10살이 되는 때에는 본래 일어났던 염환이 그제야 곧 퇴사하게 된다. 이때 유정은 전전展轉하면서 서로를 보는데 각기 맹렬하고 날카롭게 살해할 마음을 일으킨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풀ㆍ나무ㆍ기와ㆍ돌을 잡아서 모두 칼과 검을 만들고 다시 서로를 해친다. 7일이 지나야 비로소 지나가게 된다.
다시 세 가지 가장 극단적인 쇠손衰損이 있으니, 이른바 수량壽量의 쇠손과 의지依止의 쇠손과 자구資具의 쇠손이다.
수량의 쇠손은 이른바 수명이 기껏해야 10살에 이르는 것이며, 의지의 쇠손은 이른바 그 몸의 크기가 기껏해야 한 뼘이나 혹은 한 주먹에 이르는 것이며, 자구의 쇠손은 오직 벼와 기장을 음식 가운데 제일로 삼고, 털옷이나 베옷을 옷 가운데 제일로 삼고, 철鐵을 장엄 가운데 제일로 삼는다. 다섯 가지 뛰어난 맛이 모두 은폐되거나 사라지니, 이른바 차조기[蘇]ㆍ꿀[蜜]ㆍ감자甘蔗ㆍ기름ㆍ소금의 맛이 다 변한다. 이 때 유정은 전전展轉하면서 모이는데 상급의 싫어하여 멀리 여의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다시는 줄어들지 않으며, 또 능히 수명의 양을 줄어들게 하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버리고, 수명의 양을 증장하는 착한 법을 받아서 행한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수명의 양과 색력色力과 부락富樂과 자재로움이 모두 점차적으로 증장해서 8만 살에 이른다. 이와 같이 20겁이 감소하고 20겁 동안 증장하여 합하여 40겁 동안 증가하고 감소한다.[40 중겁中劫이 된다.]
문득 주겁住劫이 출현하는데, 이 때 모든 취趣의 유정은 차례로 다 소멸한다.[아래의 경문에서 계속한다.]”[습자함習字函 제2권]

『현종론顯宗論』에서 말하였다.
“괴겁壞劫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지옥의 유정이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에서부터 외부의 기계器界가 다 무너지는 데 이르기까지인데,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취괴趣壞이고, 둘째는 계괴界壞이다.]
취괴趣壞라는 것은 이른바 이 세간이 20중겁中劫을 지난 후 이로부터 다시 균등하게 머무는 20괴겁이 있는데, 괴겁이 장차 일어날 때 이 주洲에 거주하는 사람의 수명은 8만 살이다. 이 때 지옥의 유정이 목숨을 마쳐도 다시 새롭게 태어나지 않는 것이 괴겁의 시초가 되며, 나아가 지옥에 단 하나의 유정도 없는 데까지 이르니, 이 때를 지옥이 이미 파괴되었다고 한다.
온갖 유有의 지옥에서 결정된 업을 받은 자는 업력業力이 이끌어서 타방의 옥獄 가운데 놓아두니, 이로 말미암아 방생傍生과 귀신 세계[鬼趣]를 준거해 안다. 이 때는 사람 몸 안에 온갖 벌레가 없는 것이 부처님의 몸과 같으니, 방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익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파괴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며, 나머지는 먼저 무너지는 것이다. 이 때 인간 세계[人趣]에서는 이 주洲의 한 사람도 스승의 법[師法]이 없는데도 최초의 정려(靜慮:선정)를 얻고서는 이렇게 외친다.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22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란, 악하고 선하지 않는 법을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을 말한다.
은 너무나 즐겁고 너무나 고요하다.’
나머지 인간도 이미 모두 정려에 들어가서 목숨을 마치면 나란히 범천 세계[梵世]에 태어난다. 나아가 이 주洲의 유정이 모두 사라지니, 이를 섬부주贍部州 사람이 이미 무너졌다고 한다.
동쪽과 서쪽의 두 주洲도 이 예에 준하지만, 북쪽의 주洲는 수명이 다하면 욕계천欲界天에 태어난다. 그들은 근기가 둔하여 욕망을 여의지 못하기 때문에 욕계천에 태어나지만, 그 뒤엔 정려가 현전하여 더욱 뛰어난 의지처를 얻어 바야흐로 욕망을 여의고, 나아가 인간 세계[人趣]에는 단 하나의 유정도 없게 되니, 이를 인간 세계가 이미 무너졌다고 한다.
이 때 욕계欲界는 하나의 유정을 따라서 스승의 법이 없는데도 최초의 정려를 얻어 나란히 범천 세계에 태어나고, 나아가 욕계에 단 하나의 유정도 없게 되니, 이를 욕계가 이미 무너졌다고 한다.
이 때 범천 세계는 하나의 유정을 따라서 스승의 법이 없는데도 두 번째의 정려를 얻고서는 이렇게 외친다.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너무나 즐겁고 고요하구나.’
나머지 천天은 이 말을 들은 후에 모두 저 정려에 들어가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란히 극광정천極光靜天에 태어나고, 나아가 범천 세계에 이르러서는 유정이 모두 다한다. [위로 3선禪까지 파괴되는데, 오직 이것만을 알 수 있다] 오직 기세간器世間만이 텅 비어서 머물고, 대재앙이 장차 일어나면 바야흐로 계界의 파괴가 시작된다.”[작자함爵字函 제7권]

(2) 대삼재겁大三災劫
『인본경』에서 말하였다.
“대삼재의 시기엔 커다란 흑풍黑風이 불어서 바닷물을 둘로 나누고 해의 궁전을 취해서 수미산 절반만하고 편안한 일도日道 속에 둔다. 이 세간을 반연하여 두 번째 해가 나오면, 강과 도랑의 흐름이 다한다. 그 후 오래오래 지나서 대풍大風이 다시 불어서 제3의 해가 나오면 대항하大恒河가 고갈되고, 제4의 해가 나오면 아뇩지阿耨池가 고갈되고, 제5의 해가 나오면 대해大海가 마르고, 제6의 해가 나오면 천하에 연기가 일어나고, 제7의 해가 나오면 천하가 온통 훤해져서[洞然] 곧바로 범천梵天에 이른다.
불의 재앙 뒤에는 거대한 검은 구름이 두루 퍼지면서 비를 내리는데, 빗방울이 수레바퀴만 하며, 헤아릴 수 없는 천 년 동안 그 물이 점점 불어나서 광음천光音天에 이른다. 이 물이 다시 감소하면 대풍이 일어나서 파도를 치는데, 물거품이 일어나 쌓이면서 자연히 굳어져 천궁으로 변하고 칠보가 서로 장식하니, 이로 말미암아 범천궁梵天宮이 있게 된다.
그 물이 더욱 줄어들면서 이전의 물거품 덩어리에 의해서 차례로 타화천궁他化天宮을 이루고, 곧바로 사천하를 이루는데 예전대로 건립한다.
물의 재앙 후에 그 다음으로는 오랫동안 대승가풍大僧伽風이 과실천果實天에 이른다. 그 바람이 사방으로 퍼져 모든 천궁에 불어서 모든 궁전들이 서로 부딪쳐 티끌처럼 부서지게 하여 곧바로 천하에 이르고, 모든 천天의 산왕山王이 서로 부딪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지하의 물이 다하고 물 아래의 바람이 다한 뒤에는 다시 회복하면서 큰 비가 내려 과실천果實天에 이르고,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서 물거품을 덩어리로 쌓는 것은 예전의 물의 재앙과 같아서 예전대로 건립된다.”[영자함映字函 제9권]

(3) 안팎으로 재앙에 감응한다[內感外災]
『현종론顯宗論』에서 말하였다.
“삼선천三禪天 이하는 반드시 불과 물과 바람의 재앙을 만난다. 초정려(初靜慮:初禪)는 심尋과 사伺가 내적인 재앙이 되어 능히 고뇌의 마음을 태우니, 외적으로는 불의 재앙이다. 제2정려(第二靜慮:第二禪)는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 내적인 재앙이 되어 가볍고 편안하고 윤택하니, 외적으로는 물의 재앙이다. 제3정려(第三靜慮:第三禪)는 움직이고 쉬는 것이 내적인 재앙이 되니, 외적으로는 바람의 재앙이다.
초정려는 내적으로 세 가지 재앙을 갖추고, 외적으로도 세 가지 재앙에 의해 파괴된다. 제2정려는 내적으로는 두 가지 재앙이 있고 외적으로도 두 가지 재앙으로 파괴된다. 제3정려는 내적으로 오직 하나의 재앙일 뿐이며, 외적으로도 한 가지 재앙으로 파괴된다. 제4정려는 외적인 재앙이 없으니, 그 정定 가운데 내적으로 재앙과 환란이 없기 때문이다.”[작자함爵字函 제7권]

(4) 지계와 보시로 재앙을 면할 수 있다
『비바사론』에서 말하였다.
“만약 사람이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살생하지 않는 계율을 지킨다면, 미래 세상에서는 결정코 도병刀兵의 재앙을 만나지 않을 것이며, 만약 한 개의 하리륵과訶梨勒菓로써 정성스럽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병든 승려를 받들고 보시한다면, 미래 세상에서는 결정코 질병의 재앙을 만나지 않을 것이며, 만약 한 그릇의 음식으로써 정성스럽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승려들을 받들고 보시한다면, 미래 세상에서는 결정코 굶주림의 재앙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성자함性字函 제4권]


40) 겁량품劫量品[9칙]

풀과 나무로 산가지를 삼는 것이 대겁大劫이고
하마訶麻로 수를 나타내는 것을 곧 중겁中劫이라 칭한다.[인연에는 네 가지가 있다.]

(1) 대소겁량大小劫量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한 필추苾芻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겁劫은 얼마나 되는 양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겁의 양은 아득히 길어서 백천百千 등의 햇수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필추가 다시 여쭈었다.
‘비유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금단석산金段石山의 가로ㆍ세로ㆍ높이가 각기 유선나踰繕那인데, 마치 가시迦尸의 가느다란 실이 백 년에 한 번씩 스쳐서 이 산이 마멸되더라도 이 겁은 끝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런 겁의 양이 무량백천無量百千이나 되는 동안 악취惡趣와 인천人天 가운데 있으면서 생사를 윤회하며 온갖 지독한 고통을 받는데, 어찌 편안히 여기고 해탈을 구하지 않겠는가?’ ”[성자함性字函 제5권]

『법수게法數偈』에서 말하였다.

“대천大千은 풀과 나무의 마디로 산가지를 삼고[온 대천세계의 풀과 나무를 다 마디로 잘라서 산가지를 삼는다.]
1유순由旬의 모래가 밀가루처럼 미세해지고[강가의 40리에 가득 찬 모래가 밀가루처럼 미세해진다.]
겨자로 가로ㆍ세로 백 리里를 쌓으며[성의 사방과 높이가 각각 1백 리가 되도록 겨자를 가득 쌓는다.]
화신化身의 불찰佛刹이 부서져서 티끌이 되고[한 분의 화신불化身佛이 하나의 삼천대천세계로 변화해서 티끌처럼 부서진다.]
인간의 백 년마다 돌아가며 없애서[세상의 백 년이 지나면 산가지와 모래와 겨자와 티끌을 각각 하나씩 없앤다.]
모든 일이 다 공空해지면 1겁이 되며
도솔천의 수의銖衣가 푸른 바위를 스쳐서
40리가 다 닳으면 겁과 같아진다.[바위의 너비가 1유순이고 길이가 반半 유순인데, 도솔천의 사람이 1백 년마다 6수銖의 옷으로 한 번씩 스쳐서 돌이 다 마멸되면 1겁이 된다.]

이상의 다섯 가지는 지극히 긴 시간이니
경전이나 논서에서 양을 비교해서 대겁大劫이라 칭한다.[이상은 대겁을 이름붙인 것이다.]
바하유마婆訶油麻 속에서 볼 수 있으며[열 가지 대지옥은 모두 바하마로 수명을 삼는다. 열 번째 지옥은 1만 240곡斗의 마麻를 인간의 백 년마다 한 알씩 없애서 다 없어지면 지옥을 벗어나는데, 이를 중겁中劫이라 한다.]
삼재三災[13만 4천 4백만 년이 하나의 불의 재앙이 된다. 등등]와 사상四相[3만 3천 6백만 년이 하나의 성상겁成相劫이 된다. 등등]은 소겁임을 능히 안다.[녹로轆轤의 늘어나고 줄어듦이 곧 소겁 중의 소겁이다.]”

『장춘록』에서 가르침을 인용하였다.
“장엄겁莊嚴劫이 무너지고 현겁賢劫으로 넘어가니, 처음 염부제閻浮提의 인간 수명은 8만 4천 살이고 신장은 8장丈이었다. 무릇 백 년이 지나면 수명이 1년 줄어들고 신장도 1촌寸 줄어드니, 천 년이 지나면 수명이 10년 줄어들고 신장도 1척尺이 줄어든다. 이처럼 줄어들면서 10살이 되고 신장도 1척이 되면, 감겁減劫의 극치이다.
이 때를 지난 후에는 다시 증겁增劫에 들어간다. 무릇 백 년이 지나면 수명이 1년 늘어나고 신장도 1촌이 늘어나니, 천 년이 되면 수명이 10년이 늘어나고 신장도 1척이 늘어난다. 이처럼 증가해서 8만 4천 살이 되고 신장도 8장으로 늘어나면, 증겁의 극치이다.
이처럼 한 번 늘고 한 번 줄어서 합하여 1천 680만 년을 이름하여 1녹로겁轆轤劫이라 한다.[즉, 바퀴통이 두 개 달린 수레가 한 쪽이 내려가면 한 쪽이 올라가듯이 겁이 한 번 늘어나고 한 번 줄어드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20개의 녹로겁에 근거해서 합하여 3만 3천 6백만 년이 1성겁成劫이 되고, 또 사바娑婆 세계는 스스로 겁을 이룬 후에 주겁住劫으로 넘어 들어가고 그런 후에는 여덟 번 줄어들고 여덟 번 늘어남을 거치면서 여덟 개의 녹로겁을 겪는데, 지금은 제9 감겁減劫에 해당하며 네 분의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신다.
처음의 감겁엔 사람의 수명이 6만 살일 때인데 구류손俱留孫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다음의 감겁엔 사람의 수명이 4만 살일 때인데 구나함모니俱那含牟尼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다음의 감겁엔 사람의 수명이 2만 살일 때인데 가섭파迦葉波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다음의 감겁엔 사람의 수명이 1백 살일 때인데 석가문釋迦文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주겁住劫으로부터 석가문 부처님에 이르기까지 이미 1만 4천 2백 79만 3천 년이 되었다.

그래서 『법수게法數偈』에서 말하였다.

사바娑婆세계 주겁의 세월이 변천하면서
아홉 번 감소하고서 여덟 번 증가함을 들었으니
1만 4천 2백 79만 3천 년이로다.

또 석가문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뒤로부터
거룩한 송나라의 소흥紹興에 이르기까지는
이미 2천 1백 년이 지났으니
사람의 수명은 21년이 줄어들고 신장도 2척 1촌이 줄었네.

지금의 사람은 단지 6척의 키에 수명은 80이니[경전에 이르기를 겁의 말기에는 몸이 줄어들고 수명도 줄어든다.]
이렇게 해서 다시 7천 년이 지나면
사람의 수명은 10살이고 신장은 1척이 되나니
여기에 이르면 감겁의 극치이다.[겁의 말기에 소삼재小三災를 만난다는 것은 윗 글에서 이미 밝혔다.]

이 때를 지나고 나면 다시 제9 증겁增劫에 들어가니
앞에서처럼 1백 년이 지나면
사람의 수명이 1년씩 늘어나고 키도 1촌씩 커지며
점차 증가해서 2만 살일 때는 철륜왕鐵輪王이 나온다.

4만 살일 때는 동륜왕銅輪王이 나오고
6만 살일 때는 은륜왕銀輪王이 나오고
8만 4천 살일 때는 금륜왕金輪王이 나오는데
여기에 이르면 증겁의 극치이다.[증겁 가운데 모두 4륜왕輪王이 있는데, 차례로 나타나는 것은 이와 같다.]

이 때를 지난 뒤에는 다시 제10 감겁減劫에 들어가니
감소하여 8만 살이 될 때 미륵이 하생하니
소흥紹興으로부터 미륵까지는
8백 80만 7천 년이다.

이 때 백억의 염부제는
진금眞金으로 땅을 이루고
그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고
벼와 기장이 저절로 자라는데

옷을 생각하면 옷이 오고
음식을 생각하면 음식이 이르니
한량없는 쾌락을 누리면서
남자와 여자는 5백 살이 되어야 혼인을 한다.

미륵이 첫 회상에서 제도한 사람은 96억이요
둘째 회상에서 제도한 사람은 94억이요
셋째 회상에서 제도한 사람은 92억이니
이후에 제도한 사람은 헤아릴 수가 없다.”

『현우경賢愚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의 세 회상에서 제도된 사람은 모두 내가 남긴 법으로 복을 심은 중생이니, 그런 뒤에 똑같은 인연의 무리를 교화한다.
미륵이 멸한 이후에 오히려 9백 95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나오시며, 나중의 11녹로겁 중에서는 이 같은 천존千尊이 다 출현하는데, 20녹로를 채우면 괴겁壞劫이 도래한다.[대삼재大三災를 만나는 것은 윗 글에서 이미 밝혔다.]
큰 재앙 뒤에 다시 성겁成劫에 들어가는데, 이전처럼 겁의 바람이 겁의 물결을 일으키고 물이 두터운 거품을 발생시켜 삼선천三禪天 등으로 변해 이룩되고, 잇달아 내려가서 인간세계의 대지에 이르면서 예전대로 성수겁星宿劫의 천지[역시 현겁과 같다]가 이룩되면 천 분의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니, 이 때문에 삼천불三千佛의 괄게括偈에서 말하였다.

장엄겁은 화광華光불에서 비사부舍浮불까지이며[과거 장엄겁의 천 분의 부처님 중 처음은 화광불이고 마지막은 비사부불이다.]
현겁은 구류俱留불에서부터 누지婁至불까지이며[현재 현겁에 출현한 천 분의 부처님 중 처음은 구류손불이고 마지막은 누지불이다.]
성수겁은 일광日光불에서부터 수미상須彌相불까지이며[미래 성수겁의 천 분의 부처님 중 처음은 일광불이고 마지막은 수미상불이다.]
이와 같은 모든 부처님께서 중생을 제도하신다.

무릇 시방 삼세가 있는 모든 세계가 모두 다 이 네 가지 모습의 겁을 갖추고 있으니, 이른바 성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이다. 이루어지면 곧 머물고, 머물면 파괴로 이어지고, 파괴되면 다시 공하고, 공하면 또 이루어지니, 이 순환은 끝이 없다.
비유하면 마치 부교浮橋와 같으니, 20년을 써서 바야흐로 조성하게 되고, 또 20년 동안 사람으로 하여금 물을 건너게 하고, 또 20년 동안 바야흐로 파괴되면서 소진하고, 또 20년 동안은 다리는 없고 오직 물만 있다.[공겁空劫에는 오직 물만이 시방계十方界에 두루한다.] 성ㆍ주ㆍ괴ㆍ공과 80녹로를 모두 결산해서 총계를 내면 13만 4천 4백만 년이 처음과 끝의 극수極數가 되니, 모든 광대겁曠大劫 이래로 세계의 생성과 파괴는 다할 수 없다.
세계의 생성과 파괴가 무궁하다는 걸 살펴보면 두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중생의 똑같은 업으로 말미암아서 감응되는 것인데, 이른바 동일한 미혹의 마음과 삼독三毒의 미혹된 업으로 의보依報를 감응해 나타내는 것이다. 미혹의 업이 다하지 않으면 의보가 어찌 다하겠으며, 만약 의지하는 바가 없다면 어찌 수보受報라 하겠는가? 이런 까닭에 세계로 하여금 생성과 파괴를 연속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부처님의 원력願力으로 말미암아서 감응되는 것인데, 이른바 부처님의 크나큰 서원이 중생을 다 제도하는 것이다. 중생이 이미 무궁하다면 부처님의 서원도 다함이 없으니, 이로 말미암아 감응된 의보가 연속하는 것이다. [『장춘집』에 나온다.]”

『원각경圓覺經』에서 말하였다.
“항하사수恒河沙數의 모든 부처님 세계가 마치 허공꽃처럼 어지럽게 일어나고 어지럽게 소멸한다.”

『법화경法華經』에서 말하였다.
“중생이 겁이 다하도록 큰 불로 태워져도 나의 이 땅은 안온해서 인천人天이 항상 충만하다.”

(2) 시간의 증감[時分延促]
『인왕경仁王經』에서 말하였다.
“9백의 생멸이 1찰나刹那가 되고, 9백 찰나가 1념念이 된다.
『구사론俱舍論』 등의 논서에서는 시간의 최소를 1찰나라 하고, 120십 찰나를 1달찰나怛刹那라 하고, 60달찰나를 1나바羅婆라 하고, 30나바를 1모호률다牟呼栗多라 한다.[또는 수유須臾라고 한다.] 30모호률다를 1주야晝夜라 한다.”[변자함辨字函 제4권 하]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1년은 12개월인데, 밤과 낮이 늘고 줄면서 대략 두 때[時]가 있으니 늘어나는 것과 줄어드는 것이 각기 6개월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밤과 낮이 늘고 줄어드는 것은 각기 1납박臘縛씩이며 달[月]은 각기 1모호률다씩 증감하는데, 30모호률다는 하루 밤낮을 이룬다. 증가하는 위치[增位]가 매우 길어도 18모호률다를 넘지 못하고, 감소하는 위치[減位]가 매우 짧아도 오직 12모호률다뿐이며, 낮과 밤이 위치를 고정하면 각기 15모호률다가 있다.
이른바 갈률저가월羯栗底迦月 백반白半의 제8일은 밤과 낮이 각각 15모호률다인데, 이로부터 뒤로는 낮이 줄어들고 밤이 늘어나는 것이 각각 1납박씩이다. 말가시라월末伽始羅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6모호률다이고 낮이 14모호률다이다. 보사월報沙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7이고 낮이 13이며, 마가월磨伽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8이고 낮이 12인데, 이로부터 뒤로는 밤이 줄어들고 낮이 늘어나는 것이 각각 1납박씩이다. 파근루나월頗勤寠那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7이고 낮은 13이며, 제달라월制怛羅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6이고 낮은 14이며, 폐사거월吠舍佉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낮과 밤이 각기 15이고, 이로부터 뒤로는 밤이 줄어들고 낮이 늘어나는데 각각 1납박씩이다. 서슬체월誓瑟搋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4고 낮은 16이며, 아사다월阿沙茶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3이고 낮은 17이며, 실라벌나월室羅筏拏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은 12고 낮은 18이며, 이로부터 뒤로는 낮이 줄어들고 밤이 늘어나는데 각각 1납박씩이다. 바달라발타월婆達羅鉢陀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3이고 낮은 17이며, 아습박유암월阿濕縛庾闇月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이 14고 낮은 16이다. 이와 같이 다시 갈률저가월 백반의 제8일에 이르면 밤과 낮이 균등해지니, 이를 이름하여 시간의 분제分齊를 간략하게 설한 것이라 한다.”[성자함性字函 제6권]
[달로 낮과 밤의 길고 짧음을 나누니, 이를 추구하면 갈률저가월은 이곳의 2월이고, 말가시라월은 이곳의 3월이다. 이로부터 차례로 마지막까지 이르면, 아습박유암월은 이곳의 다음 해 정월이다.
신자함神字函 제1권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율저가월에 열반하셨는데 2월이니, 이를 참고하면 알 수 있다.”
또 논서에서는 1년은 12개월로서 여섯은 늘어나고 여섯은 줄어든다. 무릇 낮이 길고 밤이 짧은 달을 만나면, 낮에는 1납박이 늘고 밤에는 1납박이 준다. 나아가고 물러섬이 점진적인데, 한 달은 30납박을 쌓아서 모호률다가 되어 6개월 만에 그친다. 다시 낮이 짧고 밤이 긴 달을 만나면, 밤은 길어지고 낮은 짧아지니, 늘어나고 줄어듦도 마찬가지라서 한 바퀴 돌고서 다시 시작한다. 가령 위의 경문에서는 ‘30라바가 1모호률다가 된다’고 하였다. 이제 고찰하건대, 나바羅婆는 바로 납박의 다른 이름이다. 단지 시간[時分]의 늘어남과 줄어듦을 미뤄보면 털끝만한 차이도 없다.]

『화엄경』에서 말하였다.
“보살은 일체겁一切劫에 들어가도 그대로 일념一念이다.”[여자함黎字函 제3권]

(3) 지리의 원근[地理遠近]
『경음經音』에서 말하였다.
“모든 색色을 분석하면, 극미極微로부터 시작해서 7극미는 1미微가 되고, 그 양이 쌓여 7에 이르면 1금진金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금진이면 1수진水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수진이면 1토모진兎毛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토모진이면 1양모진羊毛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양모진이면 1우모진牛毛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우모진이면 1극유진隙遊塵이 되고, 그 양이 쌓여 7극유진이면 1기蟣가 되고, 7기이면 1슬(虱:이)이 되고, 7슬이면 1맥麥이 되고, 7맥이면 지절(指節:손가락 마디)이 되고, 3지절이면 1지指가 되고, 24지를 옆으로 늘어놓으면 주(肘:팔꿈치)가 된다.[또는 2척을 1주라고 한다.]
8촌寸을 지咫라 하고, 3척尺을 무武라 하고, 5척을 묵墨이라 하고, 6척을 보步라 하고, 7척을 인仞이라 하고, 8척을 심尋이라 하고, 10척을 장丈이라 하고, 6장을 상常이라 한다.
그 다음에는 4주肘가 1궁弓을 이루고, 5궁이 1장杖을 이루고, 20장을 1식息이라 하고, 80식을 이름하여 1구로사俱盧舍라 하고, 8구로사가 1유순由旬을 이룬다.[혹은 유선나踰繕那라 하고, 혹은 유연由延이라 하니, 즉 40리里이다.] 소 한 마리가 우는 소리는 5리里를 간다.”

(4) 승기산법僧祇算法
또 말하였다.
“이곳 중국 산법[黃帝算法]을 살피건대, 총체적으로 23개의 수數가 있다. 이른바 1ㆍ2ㆍ3ㆍ4ㆍ5ㆍ6ㆍ7ㆍ8ㆍ9ㆍ10ㆍ백百ㆍ천千ㆍ만萬ㆍ억億ㆍ조兆ㆍ경京ㆍ해垓ㆍ자秭ㆍ양壤ㆍ구溝ㆍ간澗ㆍ정正ㆍ재載이다. 만萬 이후부터는 세 등급의 수법數法이 있으니, 하급은 십십十十으로 변하는 것이고, 중급은 백백百百으로 변하는 것이고, 상급은 배배倍倍로 변하는 것이다.

이제 『화엄경』의 아승기품阿僧祇品에서는 중급과 상급의 수법을 쓰는데, 초수初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1백 낙차洛叉[낙차는 이곳 말로 만이다]는 1구지俱胝[이곳 말로 억이다]가 되고, 구지구지俱胝俱胝는 1아유다阿庾多[이곳 말로 조이다]가 되고, 아유다아유다는 1나유타那由陀[이곳 말로 경이다]가 되고, 곧바로 불가설不可說에 이르러서 총체적으로 120대수大數이면 세간의 계산법이 아니다.”[변자함辨字函 제4권 하]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아승기阿僧祇의 아阿는 진秦나라 말로는 무無이며, 승기僧祇는 말로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승기는 헤아릴 수 없다[無數]이다.”[형자함形字函 제1권]


41) 대천품大千品[12칙]

삼천三千을 총괄하면 1불찰佛刹이 되고
상하上下에는 다시 다른 건곤乾坤이 있다.[인연에 일곱 가지가 있다.]

(1) 삼천일찰三千一刹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하나의 해와 달이 사천하四天下를 주행周行하면서 빛을 비추는데 이를 1세계라 한다. 이와 같이 천千 세계 가운데 천 개의 해와 달, 천 개의 수미산왕, 4천 개의 천하, 4천 개의 대해大海, 4천 개의 악도惡道, 천 명의 염라왕, 천 명의 사천왕四天王, 천 개의 도리천忉利天에서 천 개의 범천梵天까지 있는데, 이를 소천小千세계라 한다. 이 소천세계가 천千개인 세계를 중천中千세계라 하고, 이 중천세계가 천 개인 세계를 삼천대천三千大千세계라 한다. 이와 같이 세계가 생성과 파괴를 반복하면서 중생이 거처하는 곳을 1불찰佛刹이라 한다.”[이자함履字函 제8권]

『구사론俱舍論』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사대주四大州와 해와 달
수미산과 육욕천六欲天
범세梵世가 각각 일천 개이면
이를 소小세계라 하고

이 소천세계의 천 배를
1중천中千세계라 하고
이 중천세계의 천 배를
1대천大千세계라 하네.[전개하여 백억의 수효를 이룬다.]

(2) 상하천지上下天地
『비바사론毘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마치 하방下方 세계가 가없고 상방上方 세계가 가없다고 설하는 것과 같으니, 이 가운데서 상하의 중첩을 설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계界에서부터 풍륜風輪의 아래로는 허공이 아득히 달려 있어서 하방의 색구경천色究竟天이 있는데, 그 아래로 전전展轉하여 풍륜에까지 이르고, 다음에 다시 아래로 색구경천이 있어서 아래쪽으로 전전하여 풍륜에까지 이르니, 이와 같이 하방세계로 전전해서 가없는 데까지 이른다.
또 이 색구경천의 위로부터 허공이 아득히 달려 있어서 상방의 풍륜이 있는데, 그 위로 전전해서 색구경천까지 이르고, 다음에 위로 다시 풍륜이 있어서 위쪽으로 전전하여 색구경천까지 이르니, 이와 같이 상방세계로 전전하여 가없는 데까지 이른다.”[신자함神字函 제3권]

(3) 화장찰해華藏刹海[사바세계를 벗어난 것을 말한다.]
『화엄경』에서 말하였다.
“불가설불찰미진수不可說佛刹微塵數의 향수해香水海가 화장華藏세계 바닷속에 있는데, 마치 제석천의 그물처럼 널리 퍼져 머물러 있으며, 그 가장 중앙에 있는 무변묘화광無邊妙華光 향수해에는 일체향마니왕장엄一切香摩尼王莊嚴이라는 커다란 연꽃이 피어 있으며, 보조시방치연보광명普照十方熾然寶光明이라는 세계종世界種에 안주해 있다.
그 가장 밑에는 최승광변조最勝光遍照세계가 있으며 정안리구등불淨眼離垢燈佛이 계신다. 이 위로 제2중重엔 종종향연화묘장엄種種香蓮華妙莊嚴세계가 있으며, 사자광승조불師子光勝照佛이 계신다. 이 위로 제3중重엔 일체보장엄보조광一切寶莊嚴普照光세계가 있으며, 정광지승당불淨光智勝幢佛이 계신다. 나아가 제13중重엔 사바세계가 있으며,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계신다. 가장 위의 제20중重엔 중묘보염重妙寶焰세계가 있으며, 복덕상광명불福德相光明佛이 계신다.
다음에는 이구염장離垢焰藏 등의 열 가지 향수해와 열 가지 세계종이 있는데, 또한 각각 상하 20중重이다.[중중重重의 찰刹과 부처님은 앞에서 예를 들었다.]
다시 다음에는 변화미묘신變化微妙身 등의 1백의 향수해와 1백의 세계종이 있는데, 경문을 열 단락으로 나누고 단락단락을 먼저 들었다. 9해海와 9찰刹은 중수重數라 말하지 않고, 10해海와 찰刹에 이르러서야 각각 4중重과 아울러 윤위산輪圍山에 이른다.[경의 뜻은 이 찰해刹海를 들어 각 방면을 따라 바로 바라보면 나온다. 만약 단락과 단락이 차례대로 마르면 모이고 모여 합해져 하나가 되고, 윤산輪山은 경계가 된다. 즉 열 겹으로 모여 두루 돌아 있는 도圖의 주위를 둘러싸니 가히 볼 만하다.]”[공자함拱字函 제89권]
장자長者의 『합론合論』에서 말하였다.
“화장세계는 곧 비로자나 여래의 인지因地의 수행과 과보果報의 경계이다. 세계종이라 말한 것은 동류同流가 거처하는 곳인데, 이를 종種이라 하고, 종種이란 류類이다.[삼천대천세계의 수數가 항하사恒河沙에 이르면 1세계해世界海가 되고, 이 해海가 항하사에 이르면 1세계성世界性이 되고, 이 성性이 항하사에 이르면 1세계종世界種이 된다.]
이 중심의 11세계종은 11지地의 행문行門을 밝힌 것이니, 닦아 나아가고 섭화攝化하는 경계는 상하 20중重이다. 중중히 늘어나고 확장되는 것은 11지地의 행문을 밝힌 것이며, 1지地는 두 겹의 인과로써 지地를 삼는다. 지地의 닦아 나아감 가운데는 모두 하나의 정과正果와 하나의 향과向果가 있으니, 그 20중重 가운데 있는 부처님 명호는 모두 승진勝進 가운데 인과불因果佛이며, 그 안에 있는 세계는 모두 지위를 따르는 가운데 교화 받는[所化] 경계이다.
1백의 세계종이라는 것은 11지地에서 10바라밀을 섭화攝化한 것이니, 열 가운데 백을 갖추고 있어서 섭수된 진찰塵刹이 충만한 것이다. 윤위산輪圍山 근처의 10세계종이 상하 4중重이라는 것은 11지地 가운데 4섭법攝法이 두루한 것이다. 모두 111세계종이 있어서 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廻向ㆍ10지地ㆍ11지地의 5위位 법에 배당된다. 5위 가운데 각기 부처의 인과가 있어서 모두 1백 가지가 있으며, 5위 가운데 스스로 두 겹의 인과가 있어서 곧 열이 되니, 모두 합치면 110가지이다.
다시 하나의 세계종이 있어서 부처 지위를 밝히고 있으니, 이것이 하나이다. 모든 것을 두루 하는 가운데서 하나를 짓기 때문에 만약 하나의 지위가 없다면 모든 지위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 때문에 하나는 저절로 하나가 된 것이 아니고 만법이 하나를 이루는 것이다. 곧 연기緣起를 이룬다. 가령 세간의 법에서는 첫째는 양陽이고 둘째는 음陰인데, 양이 움직이고 음이 따르면 스스로 작용하지 못한다. 만약 음이 스스로 작용하면 곧 천지가 서로 어긋나서 구름이 일지 못하고 비를 베풀지 못하니, 모두 주主와 반伴, 음陰과 양陽, 동動과 정靜이 서로 수순해야 바야흐로 연생緣生을 이룬다.
묻는다.
‘화장세계는 무엇을 인해서 은복[隱] 현현[現]의 자재로움을 얻습니까?’
대답한다.
‘모든 법이 공空한 이치를 좇아서 지혜를 따라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령 선재善財가 미륵의 누각에 들어가서 삼매력三昧力으로 온갖 장엄을 다 보다가 삼매에서 일어나자 홀연히 한 모습도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이 장엄이 어디로 간 것입니까?≻
미륵이 대답했다.
≺온 곳으로 갔다.≻
≺어디에서 왔습니까?≻
≺보살의 지혜와 신통으로부터 와서 보살의 지혜와 신력神力에 의해 머무니, 간 곳도 없고 또한 머무는 곳도 없으며, 집集도 아니고 상常도 아니라서 모든 것을 멀리 여의었다. 또 마치 환술사가 온갖 환영幻影의 일을 지어도 좇아서 온 곳이 없고 이르러 가는 곳도 없는 것과 같다. 비록 오고 감이 없더라도 환력幻力 때문에 분명히 볼 수 있으니, 그 장엄의 일도 이와 같다. 이 화장세계는 여래의 큰 서원으로서 만약 법의 성품을 따른다면 만 가지 모습이 도무지 없다. 그러나 서원과 지혜의 힘을 따른다면 갖가지 모습이 일제히 나타나니, 숨고 나타남이 연緣에 따르면서도 도무지 지은 자가 없다. 이는 다만 이지理智로서 법이 그러할 뿐이다.≻’ ”[제21권]

또 「화엄품」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비유하면 마치 숲 속의 잎과 같아서
생겨남도 있고 떨어짐도 있으니
이와 같이 찰종刹種 가운데
세계도 생성과 파괴가 있다.

비유하면 마치 숲의 나무에 따라서
갖가지 열매가 차별이 있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찰종에 의거해서
갖가지 중생이 머물고 있다.

비유하면 마치 종자가 다르면
생성된 열매도 제각기 다르듯이
업의 힘이 다르기 때문에
중생의 찰刹도 같지 않다.

혹은 쇠로 이루어지고
혹은 붉은 구리로 지어졌으니
산의 돌이 험악하고 무서운 곳이어서
죄악을 저지른 자 가득하다.

어떤 찰刹은 금강으로 이루어져도
잡되고 오염되어 크게 두려운 곳이니
고통은 많고 즐거움은 적어서
복이 엷은 자가 거처하는 곳이다.

그대는 응당 세간을 이렇게 관찰해야 한다.
세간 가운데 인간과 천상은
청정한 업의 과보를 성취해서
때에 따라서 쾌락을 받는다고.

어떤 갖가지 찰토刹土는
칠보로 이루어져 있고
온갖 궁전들이 있는데
이는 청정한 업으로 인해 얻은 것이다.[공자함拱字函 제10권]

『문수소문경文殊所問經』에서 말하였다.
“무엇을 오탁악세五濁惡世라 하는가? 이른바 겁탁劫濁ㆍ중생탁衆生濁ㆍ명탁命濁ㆍ번뇌탁煩惱濁ㆍ견탁見濁이다.
무엇을 겁탁이라 하는가? 삼재三災가 일어날 때 서로 살해하고 굶주리고 질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무엇을 중생탁이라 하는가? 악한 중생과 착한 중생과 수승하고 열등한 중생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명탁이라 하는가? 열 살의 중생과 스물, 서른 나아가 천 살까지 길고 짧음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번뇌탁이라 하는가? 탐욕이 많고 성냄이 많고 어리석음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을 견탁이라 하는가? 삿된 견해, 계취戒取, 견취見取, 상견常見, 단견斷見, 유무견有無見, 아견我見, 중생견衆生見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오탁은 여래에게는 전혀 없다.”[묵자함墨字函]

(4) 사바세계에서는 수행할 만하다
『보적경寶積經』에서 말하였다.
“사라기왕불국沙羅起王佛國에 상장엄성수취왕相莊嚴星宿聚王 보살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광명을 만나자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이러한 상서로움이 있는 것입니까?’
그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사바세계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러한 상서로움을 나타내셨다.’
그 보살이 말했다.
‘어째서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세계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및 온갖 고뇌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사바라고 하는 것이다.’
그 보살이 말했다.
‘사바세계의 중생은 모두 나쁜 욕설과 구타 같은 온갖 고뇌와 혼란을 능히 참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세계의 중생 가운데 이러한 공덕을 능히 성취하는 자는 적고,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ㆍ원한의 속박에 따르는 자는 많다.’
그 보살이 말했다.
‘만약 이와 같다면, 그 세계는 마땅히 사바라 이름 붙여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세계에도 보살승菩薩乘을 행하는 자가 있다. 온갖 선남자ㆍ선여인이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 공양해서 참음[忍辱]을 성취한 적이 있었으며, 장차 중생을 수호하며 스스로를 잘 제어[調伏]한다. 만약 어떤 중생이 온갖 고뇌를 가지고 와서 해를 끼친다고 해도 능히 다 참아내서 끝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방일放逸하지 않는다.
선남자여, 이처럼 온갖 착한 장부丈夫들이 있으니, 이런 까닭에 그 세계를 사바라 이름하는 것이다.
또 그 세계에도 역시 어떤 중생은 온갖 악을 다 지으면서 잘못은 별로 참회하지 않으니, 그 마음이 거칠고 사나워서 부끄러워함이 없고, 부처님을 공경하지 않고 법을 존중하지 않고 승가를 사랑하지 않아서 반드시 지옥과 축생과 아귀에 떨어진다.
저 석가여래께서는 이 하열한 중생 가운데에서 욕설과 비방을 능히 다 참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마치 대지와 같아서 동요하지 않는다. 가령 공양을 얻든 얻지 못하든, 마음엔 높고 낮음이 없고 또한 미워하고 애착함도 없다. 그러므로 그 세계를 사바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때 상장엄성수취왕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위대하고 좋은 이익을 얻었으니, 저 남을 해치는 하열한 중생 가운데 태어나진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함부로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 그러한가? 동북방에 세계가 있는데, 묘장엄인妙莊嚴忍이라 이름한다. 그 곳에 현재 부처님이 계신데, 명호를 대자재왕大自在王이라 한다. 그리고 그 땅의 중생은 모두 다 한결같은 안락함을 갖추고 있으니, 비유하면 마치 비구가 멸정滅定에 들어가듯이 그 곳의 안락함도 이와 같다. 만약 어떤 중생이 그 국토에서 억백천세億百千歲 동안 모든 범행梵行을 닦아도, 이 사바세계에서 손가락 한 번 튀기는 동안에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심을 일으켜 얻는 공덕만 못하다. 오히려 이 곳의 공덕이 저곳보다 많은데, 하물며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청정한 마음에 능히 머무는 것이랴.’ ”[관자함官字函 제8권]

(5) 땅이 진동하는 인연
『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地]은 물 위에 있고 물[水]은 바람에 의지하며, 바람[風]은 공중에 머문다. 허공[空]에 큰 바람이 있어 때로 스스로 일어나면 곧 큰 물이 요동치고, 큰 물이 요동치면 곧 대지가 온통 진동한다. 이것이 그 첫 번째이다.
가끔 도를 얻은 비구나 비구니 혹은 큰 위신력이 있는 천신이 물의 성질이 많다고 관찰하거나 땅의 성질이 적다고 관찰하고는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두 번째이다.
만일 처음에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에 들어갈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세 번째이다.
보살이 처음으로 어머니 태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생각을 오로지해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네 번째이다.
보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면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다섯 번째이다.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어 악마[魔若]나 악마의 하늘[魔天]ㆍ사문ㆍ바라문ㆍ모든 하늘에게 세상 사람으로서는 그 누구도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 굴리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이다.
부처님의 교화가 장차 끝나려 할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고 생명을 버리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일곱 번째이다.
여래가 무여열반계無餘涅槃界에 반열반般涅槃할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여덟 번째이다.”[심자함深字函 제2권]
(6) 업장으로 비가 내리지 않다[비를 청하는 것을 붙인다.]
『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하였다.
“어느 때 허공[空] 가운데서 구름이 일어나 가다伽茶 소리가 나고 번개가 치면, 모든 천문天文을 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비가 내린다고 기약한다.
그러나 중생 가운데는 법다운 행을 하지 못하고, 온갖 욕망을 탐내서 즐기고, 인색하고 질투하고, 삿된 견해에 얽힌 자가 많으니, 그런 사람들은 악행惡行을 하고 잘못된 법을 익히기 때문에 하늘도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것을 비를 막는 인연이라고 한다.”[영자함映字函 제8권]

『대운륜청우경大雲輪請雨經』 하권에서 말하였다.
“사바세계의 주主인 무변장엄해운위덕륜개용왕無邊莊嚴海雲威德輪蓋龍王이 부처님께 청했다.
‘다라니를 선설宣說하셔서 미래의 굶주림과 질병과 요성妖星의 변괴와 가뭄의 재앙을 다 소멸케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진실한 힘을 쓰시기 때문에 모든 용들에게 염부제의 기도하는 곳에다 큰 비를 내려서 다섯 가지 비의 장애를 없애라고 명령을 내리면서 주문을 설하셨다.

다냐타사라사라시리시리소루소루나가남사바사바시비시비수부수부
多絰他娑邏娑邏四唎四唎素漏素漏那伽喃闍婆闍婆侍毗侍毗樹附樹附

두 번째 주문을 설하셨다.

자라자라디리디리주루주루
遮羅遮羅至利至利朱漏朱漏
세 번째 주문을 설하셨다.

바라바라피리피리부루부루
婆邏婆邏避利避利復漏復漏
[이상 비를 청하는 비밀어秘密語에서부터 나아가 단壇을 설치하는 의칙은 오자함五字函에서 나온다.]

『금색왕경金色王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설하셨다.
‘과거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금색金色이라 이름하였다. 모든 것을 베풀어서[捨] 천하의 백성과 상인이 부역하지도 않고 세금을 내지도 않았지만, 여법하게 나라를 다스려서 재물과 보배가 풍부하였다.
그때 인간의 수명은 8만 4천 살이었는데, 갑자기 나쁜 별[惡星]이 나타났다. 점술사가 점을 쳤는데, 12년 안에는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않는다고 하자, 왕은 슬피 울면서 괴로워했다. 염부제의 사람들이 말했다.
≺어찌해야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곧 염부제의 모든 곡식을 거둬서 한 곳에다 모아 놓고는 계산을 잘하는 자에게 명령을 해서 식구의 수를 헤아린 뒤 왕부터 솔선해서 균등하게 절식을 했다. 이렇게 해서 11년이 되자 곡식은 몽땅 바닥이 났으며, 오직 왕의 밥 한 그릇뿐이었다.
그때 벽지불辟支佛이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서 곧바로 가서 교화를 하자, 왕이 곧 생각했다.
≺내가 지금 먹지 않아도 조금은 살다가 죽을 것이다.≻
마지막 한 그릇을 기쁘게 보시하였다. 이에 감동한 그 벽지불은 서늘한 바람을 널리 보내서 염부제의 땅을 정화하고는 갖가지 가타니식佉陀尼食을 비처럼 내렸으니, 이른바 밥ㆍ보리ㆍ떡ㆍ콩ㆍ벼ㆍ쌀 종류이다. 이와 같이 이레 동안은 소蘇를 비처럼 내리고, 이레 동안은 기름[油]을 비처럼 내리고, 이레 동안은 돈을 비처럼 내리고, 이레 동안은 모직물을 비처럼 내리고, 다시 이레 동안은 오직 칠보만을 비처럼 내리니, 이른바 금ㆍ은 등이었다.
그때 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다.
≺아마도 내가 한 그릇의 음식을 보시해서 이 같은 과보를 얻은 듯하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저 금색왕은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음식을 보시한 인연으로 염부제의 모든 굶주림의 고통을 널리 구제하였다. 그 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바로 나 자신이다.’ ”[필자함必字函 제9권]
[요성妖星이 변괴를 지어 12년[一紀]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천하가 절식하였어도 장차 사지死地에 나아가고 있었다. 도덕이 있는 군주가 목숨을 아끼지 않고 한 번 능히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려서 음식을 대접했다. 이로 말미암아 하늘에서 오곡과 일곱 가지 진귀한 것을 내려 세간에 가득 찼다. 재앙과 복은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이니, 어찌 정해진 법이 있겠는가. 아, 한 사람의 경사스런 일이 많은 백성에게 혜택을 준다 했는데 참으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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