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비경(大悲經) 5권
대비경 제5권
천축삼장 나련제야사 한역
홍승균 번역
13. 식선근품(殖善根品)
“그리고 또 아난아, 만약 어떤 비구가 이러한 여러 법문을 받아 지니고도, 이를 청정하게 믿는 선남자와 선여인 등이 법 듣기를 즐겨서 찾아와 듣는 자가 있는데도, 이들을 위해 설명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자는 여래의 원수가 될 것이다.
어째서인가? 마땅히 법기(法器)인 자들이 즐겨 법을 듣고자 하는데도 이를 설하여 주지 않는다면 저들이 들을 수가 없을 것이며, 듣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선근이 곧 물러나 잃어버리게 될 것이니, 또한 다른 사람들의 선근마저도 물러나 잃어버리게 할 것인데 그런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자는 마땅히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난아, 그러므로 내가 이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비유를 들어 설하겠다. 마치 어떤 상인(商人)이 많은 보물들을 가지고 광야의 위험한 길을 가다 문득 모든 보물들을 땅바닥에 죽 펴놓은 다음 여러 도둑들을 불러 놓고 말하였다.
‘나의 이 보물들은 참으로 얻기 어려운 희귀한 것들이다. 너희들이 나에게 값을 지불한다면 내가 이 보물을 너희들에게 팔겠다.’
아난아, 그러면 이때 도둑들은 바로 그 광야에서 칼을 잡고 상인을 치고는 그 귀중한 보물들을 빼앗을 것이다.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상인이 저 험한 들판에서 보물들을 펼쳐 놓고 도둑들을 불러 이를 팔겠다면 할 수가 있겠는가?”
아난이 아뢰었다.
“상인들이 저런 들판의 험한 곳에다 보물들을 펼쳐 놓는다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하물며 도둑들을 불러 모은단 말입니까? 세존이시여, 이런 상인들은 그 소중한 보물들을 단단히 포장한 채 갑옷을 입고 몽둥이를 준비하여 스스로 방위수단을 갖춘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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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광야를 조용히 지나가야 하니, 이 일은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세존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또 어떤 상인이 또한 보물을 가지고 먼 곳에서 여러 성읍(城邑)과 왕도(王都)와 마을로 왔다고 하자. 도착한 뒤에 보물을 열어 땅바닥에 펼쳐 놓자 어떤 점잖은 분이 보물을 사러 왔다. 그런데 이들 상인들이 칼이나 몽둥이를 들고 저들 물건을 사러 온 자와 한판 싸움을 벌였다고 하자.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상인들을 영리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없겠는가?”
아난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바가바시여. 아닙니다, 수가타시여. 세존이시여, 이들 상인들은 마땅히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나의 이 보물들은 얻기 어려운 희귀한 것들이다. 그러니 그대들이 그 정당한 값을 치른다면 그대들에게 팔 것이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상인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하며, 보물들을 펼쳐 놓고 갑옷을 입고 몽둥이를 들고 손님들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 비구들은 모든 보배창고인 법을 받아 지니고 유통하면서, 이른바 수다라(修多羅)ㆍ기야(祇夜)ㆍ가타(伽陀)ㆍ비야가라나(毘耶迦羅那)ㆍ우다나(優陀那)ㆍ니다나(尼陀那)ㆍ아파나(阿波那)ㆍ이제비리다가(伊帝毘利多迦)ㆍ사다가(闍多迦)ㆍ비불략(毘弗略)ㆍ아부타달마(阿浮陀達磨)ㆍ우파제사(優波提舍)들을 저들이 법기(法器)가 되는데도 이를 말해 주지 않는다면, 저들이 이를 들을 수가 없고, 듣지 못하기에 믿음이나 즐겁게 착한 마음을 내려고 하지 않으며,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여러 선근을 심고 뛰어난 행을 닦아 열반에 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작 법기가 될 수 없는 자들을 위해서 설명해 준다면, 저들은 이를 듣고도 믿음이나 즐겨 착한 마음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해탈을 얻지 못한다. 그리하여 이런 자들은 이를 헐뜯고 비난하면서 온갖 죄업(罪業)을 지어서 세 종류의 악한 길[三惡道]에 떨어지는 것이다.
아난아, 이는 마치 저들 어리석은 상인들과 같아서 보물들을 펼쳐 놓아야 할 곳에는 펼쳐 놓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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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 놓아서는 안 될 곳에 억지로 펼쳐 놓는 것과 같고, 마땅히 베풀어 주어야 할 곳에는 기꺼이 주지 않고 베풀어 줄 필요가 없는 곳에 억지로 베풀어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난아, 만일 어떤 청정하게 믿는 선남자와 선여인이 착한 마음이 청정하여 즐겁게 법을 듣고자 할 경우, 그는 마땅히 법기(法器)로서 법을 들으려고 왔으므로 당연히 그를 위해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그에게 말하여 주지 않고, 도리어 말할 필요가 없는 자에게 굳이 말해준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이와 같이 법기(法器)가 될 만한 자가 깊이 믿어서 즐겁게 열반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를 위해 말해 주어야 하지만, 만일 법기가 될 만하지 못한 자가 믿지 않고 잘못 저지르기를 좋아하고, 계율을 깨뜨리고 악한 행동을 하면서 남의 허물이나 찾아내고 부처님의 바른 법안(法眼)을 어기려고 한다면 순순히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자에게는 말해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째서인가? 저들 어리석은 자들이 이 법을 듣고 그들의 허물을 더 늘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법기가 될 만하여 즐겁게 법을 듣고자 한다면 그를 위해 부지런히 말해줄 것이니 모든 듣는 자들 또한 마땅히 마음을 가다듬어 오로지 들어야 할 것이다.
아난아, 저들이 만약 이렇다면 모두가 널리 한량없는 아승기의 큰 공덕의 덩어리[大功德聚]를 생기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든 지계(地界)와 중생계(衆生界)가 어느 것이 더 많은가?”
아난이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 말씀의 이치를 이해한 것으로는 중생계가 더 많으며 지계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바로 그러하다. 네가 지금 말한 것과 같이 중생계가 많으며, 저 지계도 아니고 수계(水界), 화계(火界) 등이 아니다.
아난아, 그리고 다른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은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알 수 없는 것도 있으며, 듣고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듣고 볼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한 찰나ㆍ한 라바(羅婆)ㆍ한 마후다(摩睺多)의 순간에, 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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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같이하여 사람의 몸을 얻은 중에 모두가 남자가 되어 한 찰나ㆍ한 라바ㆍ한 마후다의 순간에 모두가 연각의 보리를 얻어 이룬다고 하자.
아난아, 그리고 또 한량없고 끝이 없는 모든 세계가 가지고 있는 땅으로 말하면 이 모든 땅이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땅들이 모두 티끌이 된다고 하자. 가령 저들 모든 티끌들이 모두 사람이 되고 모두가 남자가 되어 저 사람이 된 자들이 한 찰나ㆍ한 라바ㆍ한 마후다의 순간에 모조리 연각의 보리를 이룰 수 있다고 하자.
아난아, 또 이 한량없고 끝이 없는 모든 세계에 있는 수미산ㆍ철위산ㆍ대철위산ㆍ설산(雪山)ㆍ향산(香山)ㆍ다른 흑산(黑山), 그리고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풀ㆍ나무ㆍ수풀들이 모두 티끌이 된다면, 거기에는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알 수 없는 것도 있으며 듣고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듣고 볼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인데, 이들이 모두 사람의 몸을 얻어서 다 남자가 되어 한 찰나ㆍ한 라바ㆍ한 마후다의 순간에, 가령 때를 같이하여 모두 연각의 보리를 얻어 이룬다고 하자.
아난아, 그리고 저 모든 연각들이 가령 그 수명이 과거에서부터 미래가 다할 때까지 이어져서 그 수명으로 세상에 머물되 그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고 하자. 그런데 저들 중생 중에 오직 한 사람이 홀로 연각의 보리를 이루지 못하였다고 하자.
그런데 그 한 사람은 큰 장자(長者)로서 또한 과거로부터 미래가 다할 때까지 그 속에 머물러 그 수명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저 장자도 그 수명을 따라 머물면서 저러한 수의 모든 벽지불께 공양하였는데, 음식ㆍ의복ㆍ침상ㆍ자리ㆍ와구(臥具)ㆍ병환의 탕약 등 모든 몸에 도움을 주고 마음에 맞는 즐거운 도구들이었다.
공경하고 존중하여 저 벽지불께 겸손하게 공양하며, 만일 벽지불이 열반에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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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탑을 세우고 모든 하늘과 사람들의 보배 깃발과 보배 가리개의 갖가지 꽃다발과 바르는 향ㆍ가루향ㆍ사르는 향 및 의복ㆍ노래ㆍ춤ㆍ소리ㆍ재주와 하늘과 사람들의 최상의 공양구를 다해서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히 낮추어 공양하였다면 말이다.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위대한 장자가 얻을 복이 많으냐, 적으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이해하였다면, 만일 한 분의 벽지불을 공양하여 공경하고 존중할 수 있다 해도 얻게 되는 복덕은 매우 많아서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수이며 견줄 데가 없고 한정이 없어서 불가사의합니다. 하물며 저처럼 많은 벽지불들을 그 머무는 수명에 따라 공양하고 멸도한 뒤에도 공경하고 존중하며 겸손히 낮추어서 공양하는 일이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사실대로 너에게 말하겠다. 저 벽지불은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ㆍ해탈지견(解脫知見)의 모임을 모두 갖추어 저 장자의 갖가지 공양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한 분의 여래ㆍ응공ㆍ정변지가 이 세상에 나오신다면, 그 분은 저 장자의 의복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와구ㆍ병환의 탕약 등의 공양을 받지 않고, 또한 법을 말하지 않더라도,
저 장자가 다만 한 번 여래ㆍ응공ㆍ정변지가 세상에 나타내어 보인 범상(凡常)한 위의(威儀)를 보기만 해도, 그로 하여 얻게 될 복덕은 저처럼 계ㆍ정ㆍ혜ㆍ해탈ㆍ해탈지견을 모두 갖춘 벽지불을 공양하는 것보다도 백천억 나유타 배로 많을 것이니, 이처럼 이 장자가 불ㆍ여래가 세상에 나타내어 보이신 범상한 위의를 보고 얻게 되는 복덕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불ㆍ여래는 한량없는 아승기의 불가사의한 큰 공덕을 모두 갖추었기 때문이다.
아난아, 모든 불ㆍ여래는 단지 그 위의의 복덕의 선근만으로도 오히려 그 끝을 다할 수 없는데, 하물며 여래가 가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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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없는 모든 착한 공덕이겠는가?
아난아, 벽지불에 보시를 행하면 그로 인하여 얻는 복덕이 한량없는 아승기이다. 그런데 부처님께 보시하여 얻는 복덕 또한 한량없고 한도가 없으니, 그러면 무슨 차별이 있는가?
아난아, 저러한 보시에 차별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아난아, 비유하자면 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 다른 지방에 찾아가는 것과 같다 하겠다. 그는 그곳에 가서 이익을 얻으면 곧 다시 돌아온다. 아난아, 벽지불에 보시하여 얻는 복덕이란 불ㆍ여래에 비교할 때 또한 이러한 것이다.
아난아, 그러나 만약 어떤 사람이 모든 부처님들에 대하여 보시를 행한다면, 그로 인하여 얻게 될 복덕은 어디에도 비유할 수가 없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만일 부처님께 보시를 행한다면 그로 인하여 얻는 복덕은 한량없는 아승기이며, 불가사의이며, 견줄 데가 없고 짝이 없으며, 그 끝이 없고 다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난아, 부처님께 보시하여 얻는 복덕에 대해 내가 비유를 들어서 너에게 설명하여 주겠다. 모든 지혜로운 자는 이처럼 비유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난아, 비유하자면 이는 화가의 그림과 같아서 비록 그림이 매우 좋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오히려 약간 속되고 상스러워 아름답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는 그림을 다시 단정하게 그리게 되는데 그러면 그림은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다.
이와 같이 아난아, 벽지불에 보시하여 얻는 복덕은 부처님께 보시하여 얻는 복덕에 비하여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저 벽지불은 그의 지혜로 벽지불이란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이 벽지불의 지혜는 모두 여래의 지혜를 좇아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불ㆍ여래의 모든 종류의 지혜가 저보다 한층 나은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만약 부처님 처소에서 그리고 그 형상이 다한 뒤에까지 그 의복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와구ㆍ병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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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약 등을 공경하고 존중해서 겸손하게 공양한다면, 얻게 되는 복덕이 어찌 많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난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 그렇습니다, 수가타시여. 만일 부처님 처소에서 그리고 형상이 다한 뒤에까지 이를 공경하고 믿는다면 얻게 되는 복덕은 매우 많아서 한량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의 처소에서 한 번이라도 마음을 내어 공경하고 믿는다면 그로 인하여 얻는 복덕은 참으로 많아 한량없고 생각할 수도 없으며 이루 셀 수도 없을 것인데, 하물며 어떤 사람이 여래의 처소에서 그리고 그 형상이 다한 뒤에 이들을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하게 공양하는 일이겠습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한 분의 불ㆍ여래께 모든 즐거움의 도구를 공양하고 그 형상이 다한 뒤에도 공양하는 것까지는 그만두고라도, 또 두 분ㆍ세 분ㆍ네 분ㆍ다섯 분과 열 분의 부처님, 그리고 이십ㆍ삼십, 나아가 일백 분의 부처님과 일천 분의 부처님ㆍ백천 분의 부처님ㆍ억의 부처님ㆍ백억의 부처님ㆍ천억의 부처님ㆍ백천억의 부처님과 억 나유타ㆍ백억 나유타ㆍ천억 나유타ㆍ백천억 나유타와 나아가 염부제에 두루 가득 찬 여래ㆍ응공ㆍ정변지는 모두 그만두고라도 말이다.
사천하(四天下)를 다한 천 세계ㆍ이천 세계ㆍ삼천대천세계에는 그 안에 백억의 해와 달ㆍ백억의 수미산ㆍ백억의 철위산(鐵圍山)ㆍ백억의 큰 바다ㆍ백억의 염부제ㆍ백억의 울단월(鬱單越)ㆍ백억의 불바제(弗婆提)ㆍ백억의 구다니(瞿陀尼)와 팔만 주저(州渚)의 모든 권속(眷屬)들이 있으며, 백억의 사천하(四天下)의 백억의 사천왕천(四天王天)과 백억의 삼십삼천과 백억의 수야마천(須夜摩天)과 백억의 도솔타천과 백억의 화락천(化樂天)과 백억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백억의 범천(梵天)과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貳吒天)이 있으니, 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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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대천세계라 한다.
이들 모든 세계에 가득 들어찬 모든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변지는 비유하자면 마치 감자(甘蔗)와 같고 대나무와 같고 갈대와 같고 거타리림(佉陀利林)과 같고 가사림(迦賖林)과 같으며, 저들 모든 여래의 수명이 길고 멀기가 항하의 모래알 수의 겁과 같다.
그런데 어떤 장자가 또한 이와 같은 수명으로 세상에 살면서 그 형상이 다하도록 의복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와구ㆍ병환의 탕약 등으로 저 모든 여래를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하게 공양하며, 부처님이 멸도한 뒤에는 칠보의 탑을 세우고,
하늘의 당번 깃발과 온갖 기묘한 보배 가리개와 갖가지 향기로운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 모든 꽃다발과 묘한 연꽃, 우바라화(優波羅花)ㆍ구모두화(拘牟頭花)ㆍ분다리화(芬陀利花)와, 모든 노래와 춤과 갖가지 음악 등 이와 같은 모든 즐거움의 도구로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하게 공양한다고 하자.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위대한 장자가 얻을 복덕이 어찌 많지 않겠는가?”
아난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 그렇습니다, 수가타시여. 저 위대한 장자가 어떤 한 분의 여래께 반찬과 음식들을 공양하여 얻는 복덕은 오히려 한량이 없어 이루 셀 수가 없는데, 하물며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항하의 모래알과 같은 수의 겁을 머물면서 공양의 도구들을 베풀어 공경하여 존중하고 겸손하게 공양하며, 저 부처님이 멸도한 뒤에 칠보의 탑을 세워서 갖가지로 공양하여 얻는 복덕이야 비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사실대로 너에게 말하겠다. 저 장자는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부처님께서 살아계신 기간 동안 공경하여 존중하고 겸손하게 공양하였으며, 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칠보의 탑을 세워서 온갖 뛰어나고 묘한 것을 갖가지로 공양하여 복덕을 얻었다.
아난아,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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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보리의 도리를 분별하여 설명할 때에 이를 믿고 이해하여 즐겁게 하고자 하며, 깊은 믿음을 모두 갖추어 법은 좋은 말씀이고 스님은 곧 마음을 내어 잘 수행하는 자라고 여기며, 모든 행은 영원하지 않고 모두가 고(苦)이고 모두가 공(空)이며, 모든 법에 내가 없고 적멸(寂滅)이 열반임을 믿고 이해한다고 하면 아난아, 이처럼 믿고 이해하여 얻는 복덕은 또한 앞의 것보다도 뛰어나다.
아난아, 그런데 또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모든 법의 보배창고를 믿고 이해하여 이를 다른 사람을 위해 말한다면, 그로 인하여 얻은 복덕이 이처럼 광대하고, 이처럼 헤아릴 수 없고, 이처럼 아승기이며, 이처럼 불가사의하며, 이처럼 비길 데가 없고, 이처럼 무한하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이와 같은 법의 보배의 위없는 법의 창고는 그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선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와 같은 보시를 해서 얻는 공덕을 이 법장에 비유하면 그것은 오히려 지푸라기와 같으니 마땅히 그렇게 알아야 할 것이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이와 같은 세간의 유루(有漏) 보시는 생사의 법이기 때문이다.
아난아, 나의 이와 같은 한량없는 아승기의 억 나유타 겁을 통해 모은 법장(法藏)은 죽고 사는 일을 끊어 없애고 모든 잡식(雜食)의 유전(流轉)을 여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아난아, 만약 어떤 중생이 이 법장을 듣는다면 그는 이 생법(生法)에서 해탈할 것이며,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법으로부터 해탈을 얻을 것이다.
아난아, 나는 이런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이제 이런 말을 하겠다. 큰 복덕을 얻게 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하나는 남들을 위해 열심히 말하는 자이고 둘은 지극한 마음으로 전심하여 듣는 자이다.”
이렇게 말씀하자 혜명(慧命)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깊은 신심(信心)을 모두 갖추어 참답게 수행하고, 모든 법을 분별하여 믿어 이해하고 즐겁게 하고자 하며, 법은 바로 좋은 말씀이고 스님은 곧 마음을 내어 잘 수행하는 자로 여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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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이 다 영원하지 않고 고(苦)이고 공(空)이며, 모든 법에 내가 없고 적멸이 열반임을 믿고 이해한다면, 이와 같이 좋은 생각을 하여 깊이 바른 생각을 하는 자는 참으로 얼마만큼의 복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다만 법이란 좋은 말씀이며 스님이란 마음을 내어 잘 수행하는 자라는 것을 알기만 한다면, 이와 같은 선남자와 선여인은 깊고 바르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서 이를 오로지 들을 것이며, 법을 듣고 나서는 짧은 찰나의 순간이라도 깊고 바르게 생각하여, 법이란 좋은 말씀이며 스님이란 마음을 내어 잘 수행하는 자라고 여기게 될 것이니, 이런 사람이 얻는 복덕은 한량없고 끝이 없을 것이다.
하물며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깊고 바르게 생각하여 마음을 다잡고 오로지 하여 듣고, 법을 들은 뒤에는 짧은 순간이라도 참답게 수행하여, 모든 행은 영원하지 않고 모두가 고(苦)이고 모두가 공(空)이며, 모든 법에 내가 없고 적멸이 열반임을 이해하여 아는 경우는 어떻겠는가?
아난아, 만약 헤아릴 수 없고 끝도 없는 세계 속에 있는 모든 중생계(衆生界)가 한 찰나ㆍ한 라바ㆍ한 마후다의 순간에 가령 동시에 함께 사람의 몸을 얻으며, 이처럼 사람의 몸을 얻은 뒤 한 찰나ㆍ한 라바ㆍ한 마후다의 순간에 가령 동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등정각(等正覺)을 이룬다면, 저 모든 여래는 가령 그 수명이 그 과거가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을 것이며 그 미래 또한 그러할 것이다.
아난아, 그런데 가령 이 모든 중생들 중에서 오직 어떤 한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사람은 위대한 장자가 되어도 그 수명은 과거가 언제부터인지 모르며 미래 또한 그러하다.
그런데 이때 이 장자가 형상이 다할 때까지 저 모든 여래를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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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하되, 모든 즐거움의 도구인 의복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와구ㆍ병환의 탕약 등으로 공양하고,
저들 모든 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는 칠보의 탑을 세우되, 세우고 나서 보배 깃발 가리개와 모든 꽃다발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 등 모든 세상에 있는 것들을 다하여 공경하고 존중해서 겸손하게 공양한다면 말이다.
아난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때 이 장자가 얻는 복덕이 어떻게 많지 않겠는가?”
아난이 아뢰었다.
“설사 저 장자가 한 분의 불ㆍ여래를 공경하고 존중해서 겸손하여 공양해도 그로 해서 얻은 복덕이 매우 많아 한량이 없어서 이루 셀 수가 없고 생각할 수가 없고 비길 데가 없고 한정이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공경하고 존중하여 겸손하게 공양한다면 그로 해서 얻는 복덕은 생각하고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참으로 그러하다. 과연 네가 한 말과 같다. 이와 같이 장자가 얻는 복덕은 이루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내 지금 진실대로 너에게 말하겠다. 만약 저 장자가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공경하고 존중해서 겸손히 공양한다면 그로 인하여 얻을 복덕은 만약 어떤 사람이 깊이 바르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오로지 듣고,
이처럼 법을 들은 다음 짧은 한 순간이라도 믿고 이해하여 즐겁게 하고자 해서, 법이란 좋은 말씀이고 스님이란 마음을 내어 잘 수행하는 자라는 것을 믿어서, 모든 행은 영원하지 않고 모두가 고이고 모두가 공이며, 모든 법에 내가 없고 적멸이 열반임을 믿고 이해해서 얻게 될 복덕은 감히 비교해 견주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난아, 내가 먼저 말한 두 종류의 사람이 얻는 복덕이 매우 많으니, 그 한 명은 지극한 마음으로 말해 주었고, 나머지 한 명은 마음을 오로지 하여 열심히 들은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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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가지 이치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게나.
모든 번뇌의 행이 다하면
성인(聖人)이 되어 보리를 이루리라.
만일 법을 설하는 자가 있거나
부처님의 바른 법을 듣는 자가 있다면
둘이 모두 많은 복을 얻어서
많은 선당(仙幢)들을 세울 수 있으리.
세존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두 종류의 사람들이 저 악마 파순(波旬)과 함께 매우 큰 싸움을 벌였다. 두 종류의 사람이란 어떤 자들인가? 하나는 지극한 마음으로 말해 주는 자이고, 나머지는 마음을 오로지 하여 열심히 듣는 자이다.
어째서 그런가? 아난아, 이와 같이 청정한 행을 가득히 채운 이는 선지식(善知識)과 선등려(善等侶)가 착한 마음을 유입시켰다고 한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만약 어떤 중생이 선지식을 만난다면, 이처럼 선지식을 만나 생(生)으로부터 해탈을 얻으며,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법으로부터 해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난아, 이 일은 내가 전에 여러 성문에게 말한 것으로 두 가지의 인연이 있어야 바른 견해[正見]가 생길 수 있으니, 첫째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법을 듣는 것이고, 둘째는 안으로부터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는다고 함은 마땅히 부처님에게서 듣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안으로부터 바르게 생각함도 역시 부처님에게서 아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아난아, 가령 모든 범부들은 부처님께서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때에 안으로부터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이 없었지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와서 모든 범부들을 가르쳐서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아난아, 나는 이러한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안으로부터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은 또한 부처님에게서 생긴 것이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묘한 장부(丈夫)여,
모든 지혜를 얻어서 늘리는구나.
의심을 끊은 자가 만일 있다면
범부(凡夫)에게 밝은 지혜를 얻게 하리.
성인(聖人)을 본 자는 즐거움을 얻나니
함께 살면 또한 즐겁네.
보지 못한 여러 어리석은 자들은
항상 즐거움이 있는 자와 같네.
그러므로 아난아, 내 이런 이치를 위해서 옳음을 따라 설명하겠다. 청정한 행을 꽉 채운 자는 모든 선지식과 선등려(善等侶)가 착한 마음을 생기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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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서 유입시킨 것이다.
어째서인가? 아난아, 만일 어떤 중생이 선지식을 만나 착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착한 마음이 생김으로 해서 마음은 믿게 되고, 마음이 믿음으로 해서 짓는 일이 모두 착하게 되며, 짓는 일이 착함으로 해서 착한 법을 얻게 되고, 착한 법을 얻음으로 해서 착한 법에 편히 머물게 되며, 착한 법에 편히 머물게 되면 불세존에 대하여 깊이 공경하고 중히 여기게 되고, 법과 스님에 대해서도 또한 깊이 공경하고 중히 여겨 마땅히 성소애계(聖所愛戒)와 자재계(自在戒)와 지소찬계(智所讚戒)와 취열반계(趣涅槃戒)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난아, 마치 구름이 비를 내리면 작은 웅덩이가 차고, 작은 웅덩이가 찬 뒤에는 큰 웅덩이가 차고, 큰 웅덩이가 찬 뒤에는 작은 강이 차고, 작은 강이 찬 뒤에는 큰 강이 차고, 큰 강이 찬 뒤에는 큰 바다가 차는 것과 같다 하겠다.
이와 같이 아난아, 이와 같이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선근의 힘을 얻으며, 선근을 얻어서 선지식을 가까이 하고, 선지식을 가까이 하여 선등려(善等侶)를 얻고, 선등려를 얻어서 선류주(善流注)를 얻고, 선류주를 얻어서 최승선(最勝善)을 얻고, 최승선을 얻어서 선심(善心)을 얻고, 선심을 얻어서 드디어 법답게 법을 따르고 마음을 내어 구경전(究竟轉)ㆍ구경 무구(無垢)ㆍ구경 범행(梵行)ㆍ구경 최후(最後)를 수행하는 것이다.
아난아, 너는 보라. 이와 같이 모든 외물(外物)은 동시에 나고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그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다. 하물며 너희들이 짓는 착한 행위가 어찌 어긋나고 잃어버리는 일이 있겠는가? 만일 이것이 어긋나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말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희들은 마땅히 착한 행을 닦을 것이며, 따라서 중생들이 착한 행위를 닦고도 그 과보를 얻지 못하여 이를 어기고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아난아, 나 또한 일찍이 모든 착한 행을 닦아 이를 어기거나 잃어버린 일이 없었다.
아난아, 내가 본래 보살행을 닦을 때에 닦아 얻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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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공덕에 대하여 그 얻는 과보를 어기거나 잃어버린 적이 없다.
아난아, 너는 여래가 길을 갈 경우 그 길의 언덕이나 구덩이나 높고 낮은 것들이 모두 고르게 되는 것을 보라. 그리고 변소의 냄새나는 곳들은 제거되어 깨끗하고 향기로워진다. 나무줄기나 가시덤불이나 수풀이나 풀포기들은 더러움이 사라지고 머리를 잘 숙이며, 나무신이 몸을 나타내어 굽혀서 예배한다. 성읍의 길거리의 중생들은 불ㆍ여래를 보고는 부처님을 따르다가 여래가 지나가고 나면 각자 본래대로 돌아간다.
아난아, 너는 여래는 과거 세상의 모든 부처님ㆍ보살ㆍ선지식의 처소에서 성문ㆍ연각ㆍ사승(師僧)ㆍ부모와 나이 많은 사문, 나이든 사문과 바라문에 대하여 몸을 굽히고 머리를 조아렸기에 이와 같이 가장 뛰어난 과보를 얻은 것을 보라. 그리하여 모든 외물(外物)들이 부처님만 보게 되면 마땅히 머리 숙일 자들은 머리를 숙이고, 높은 것은 낮아지고 낮은 것은 높게 되어 높고 낮은 것들이 모두 고르게 된다.
아난아, 너는 모든 어리석은 범부(凡夫)들이 모든 존귀한 어른에 대하여 공경하지 않고 예배도 드리지 않고 자신만 믿고 교만하다가 그 교만으로 해를 입고 그 교만에 매이게 되는 것을 보라.
아난아, 너는 여래의 망만수족(網縵手足) 등 모든 것이 착한 행으로 얻는 것이라는 것을 보라.
아난아, 너는 여래가 본래 착한 행을 닦아 보시와 애어(愛語)ㆍ이행(利行)ㆍ동사(同事)를 하였으며, 이러한 착한 행을 통해 중생들을 포섭해 보호하시되, 이는 나의 아버지이고 이는 나의 어머니이며, 나의 형제요 자매요 친척이요 친구라는 식으로 분별을 짓지 않으셨던 것을 보라.
아난아, 나는 모든 중생들에 대하여 한결같이 평등해서 마음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아난아, 나는 오래 전부터 중생들을 섭수(攝受)하고 보시하며 애어(愛語)ㆍ이행(利行)ㆍ동사(同事)를 행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범부들을 포섭해 보호하나 저들은 자신들의 선근(善根) 복덕의 인연으로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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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본제(本際)에서 여러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아난아, 나는 중생에 있어 그들이 선근으로 얻는 복락을 그들 스스로 여러 선업을 닦아서 얻게 되는 과보보다도 많이 줄 것이다.
아난아, 모든 세간의 즐거움의 도구들은 모두 다 덧없는 변역법(變易法)인 것이다. 이처럼 이러한 즐거움의 도구들이 덧없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본래 보살행을 닦을 때에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을 위해 부처님의 도리를 성숙시켜서 그들로 하여금 무위(無爲)의 성스러움과 무루(無漏)의 즐거움을 얻게 하였으니, 이 무루의 즐거움은 언제나 변하지 않으며 또한 망가져 무너지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아난아, 이러한 성스러운 지혜로 마땅히 모든 업을 닦아야 하니, 이처럼 성스러운 지혜로 모든 업을 닦는 것을 이름하여 바른 업이라 한다.이와 같이 아난아, 나는 본래 또한 일찍이 이와 같은 성스러운 지혜로써 모든 착한 업을 닦았었다.
아난아, 나는 또한 모든 나머지 착한 행들을 다시 설하였거니와, 만일 어떤 중생이 열반하기 위해서 마음을 내어 적은 선근이라도 지어서 여러 종자를 심으며, 불ㆍ여래가 말씀하신 묘한 법을 듣고 그 뜻[義趣]을 깊이 이해하며, 여래를 떠올려 생각해서 마음에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서 눈물을 흘리고, 깊이 탄식하고, 머리털이 곤두서고 하는 자가 있는데 만일 이 사람이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런 이치는 세상에 없으며, 만약 보리의 구경(究竟)을 얻지 못한다고 한다면 역시 그런 이치는 세상에 없다.
아난아, 그리고 또 어떤 중생이 여래를 떠올리고 법을 깨달아서 눈물을 흘리고 털이 일어서고 탄식하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말이다. 아난아, 이를 이상하게 보지 말라. 저들 중생들이 악도(惡道)에 떨어져서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런 이치는 없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는 방일하지 말고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쓰고 모든 착한 업을 닦으라.
아난아, 모든 불세존은 방일하지 않음으로 하여 보리를 증득하셨으며, 그 외에 조도법(助道法) 또한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얻었던 것이다.
아난아, 만약 이와 같이 가르침을 잘 받은 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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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구하는 자와, 편안한 즐거움을 구하는 자와, 가엾어 함을 구하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서 마땅히 이와 같이 지어야 할 것이니, 그 지어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다 지었다. 그러니 너희들은 지금부터 또한 이와 같이 지어서 이러한 진실의 도리가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또한 부처님의 바른 법안(法眼)이 숨고 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아난아, 너는 마땅히 이와 같은 부처님의 법안이 오래 머물게 해야 하며, 각각 하늘과 사람들에게 널리 행하여 유포(流布)해야 한다.
아난아, 나는 이제 이 바른 법의 보장(寶藏)을 너에게 부탁하여 맡긴다. 그러니 너는 이를 허물어 사라지게 하지 말고 마땅히 이와 같이 짓도록 하라. 이것이 바로 내가 가르치는 법인 것이다.”
14. 교품(敎品)
이때 혜명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어떻게 법안(法眼)을 닦아야 하며, 만일 제가 부처님의 바른 법안을 닦을 경우,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머물러서 모든 하늘과 사람들에 대하여 이를 널리 행하여 유포할 수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또 어떻게 법안을 결집(結集)하고 어떻게 이를 드러내어 말해야 합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내가 멸도한 뒤에 여러 대덕(大德)과 비구의 무리들이 법과 비니(毘尼)를 결집할 때에 저 대덕 마하가섭이 그 상수(上首)가 될 것이다. 아난아, 그때 저들 대덕과 비구들은 마땅히 이렇게 물을 것이다.
‘세존께서 어디서 대아파타나(大阿波陀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마하니타나(摩訶尼陀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대집법(大集法)을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오삼법(五三法)을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제천(諸天)이 와서 물었으며, 어디서 천제석(天帝釋)이 물었으며, 어디서 제천이 내려왔으며, 어디서 범망경(梵網經)을 설하셨습니까?’
그리고 이처럼 차례차례로 저 여러 비구들이 다시 너에게 물을 것이다.
‘아난아, 부처님께서 어디서 수다라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기야(祇夜)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비야가라나(毘耶迦羅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가타(伽陀)를 말씀하셨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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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우타나(憂陀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니타나(尼陀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이제비리다가(伊帝毘利多迦)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사다가(闍多迦)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비불략(毘弗略)을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아파타나(阿波陀那)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아부타달마(阿浮陀達磨)를 말씀하셨으며, 어디서 우파제사(憂波提舍)를 설하셨습니까?’
아난아, 또 부처님께서 어디서 성문장(聲聞藏)을 말씀하셨으며, 부처님께서 어디서 연각장을 말씀하셨으며, 부처님께서 어디서 보살장을 말씀하셨습니까?’
아난아, 이때 저 비구들이 이와 같이 묻거든 너는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가다국(摩伽陀國)에 계셨는데 보리수 아래에서 처음으로 정각(正覺)을 이루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야성(伽耶城)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가다국에 계셨는데 아사바라니구타(阿闍波羅尼拘陀) 나무 아래서 고행을 닦으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날(波羅捺)의 선인(仙人)이 사는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부라산(毘富羅山)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가다국의 비제하산(鞞提訶山)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선인산(仙人山) 중의 대흑방석(大黑方石)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성(毘舍離城) 암라수원(菴羅樹園)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의 미후지(獼猴池) 옆 대림정사(大林精舍)의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첨파성(瞻波城)의 갈가지(竭伽池) 곁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야성의 가야산(伽耶山) 정상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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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구섬미국(拘睒彌國)의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지다성(娑枳多城) 아유사원(阿踰闍園)의 가라가림(迦羅迦林)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 종성(種姓)이 사는 곳인 가비라성의 니구타원(尼拘陀園)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리불성(波離弗城)의 구구타원(鳩鳩陀園)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투라성(摩偸羅城)의 빈타림(頻陀林) 안에 계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시나성(拘尸那城) 역사생지(力士生地)의 아리라발제(阿利羅跋提)강 옆에 있는 사라쌍수(娑羅雙樹)의 그늘에 계셨다.’
아난아, 이와 같이 차례로 수많은 곳에서 부처님께서 법을 말씀하셨으며 수많은 곳에서 대중들이 모였던 것이다. 그 시기에 따라, 내용에 따라, 인연에 따라 그 문답에 인하여 인연을 일으켰으며, 그 사람과 하는 일에 따라 이를 분별해서 그 지혜를 드러내려 하였다. 그 이름과 맛을 따라 내용을 차례차례 갖가지로 풀어 말씀하셨으며, 저들 인(因)과 연(緣)의 실마리를 따라 착한 이치와 착한 맛을 널리 사람들을 위해 말씀하셨다. 이처럼 부처님께서 경들을 말씀하시자, 모든 대중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이를 정성껏 받들어 행하였던 것이다.
아난아, 그러니 너는 마땅히 이와 같이 법안(法眼)을 결집(結集)하고 이와 같이 분별하여 갖가지로 일을 드러내어 말하도록 하라. 여래ㆍ응공ㆍ정변지가 이와 같이 말씀하였으며 네가 또한 이와 같이 들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때 이미 대지(大地)가 지극히 나빠져서 여섯 가지의 진동을 일으켜 매우 크게 두려워할 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털이 곤두서게 하였다.
그리하여 이때에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열여덟 가지의 모습을 나타내었으니, 동쪽이 치솟으면 서쪽이 가라앉고, 서쪽이 치솟으면 동쪽이 가라앉으며, 남쪽이 치솟으면 북쪽이 가라앉고, 북쪽이 치솟으면 남쪽이 가라앉으며, 가운데가 치솟으면 변두리가 가라앉고, 변두리가 치솟으면 가운데가 가라앉았다.
그런데 열여덟 가지 모습이라고 함은, 동(動)ㆍ편동(遍動)ㆍ등편동(等遍動)과 용(踊)ㆍ편용(遍踊)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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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편용(等遍踊)과 진(震)ㆍ편진(遍震)ㆍ등편진(等遍震)과 후(吼)ㆍ편후(遍吼)ㆍ등편후(等遍吼)와 기(起)ㆍ편기(遍起)ㆍ등편기(等遍起)와 각(覺)ㆍ편각(遍覺)ㆍ등편각(等遍覺)이다.
그러자 무수한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석범(釋梵)ㆍ호세(護世)ㆍ인비인(人非人) 등이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가바시여, 열반이 너무 빠르십니다. 수가타시여, 열반이 너무 빠르십니다. 세간의 눈이 숨어 사라지심이 너무 빠릅니다. 세간이 어두운 소경이 되어 눈이 없어짐이 너무 빠릅니다.”
혜명 아난이 슬피 울면서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하였다.
“바가바시여, 열반이 너무 빠릅니다. 수가타시여, 열반이 너무 빠릅니다. 세간의 눈이 숨어 사라지심이 너무 빠릅니다. 세간이 어두운 소경이 되어 눈이 없어짐이 너무 빠릅니다. 세간의 도사(導師)께서 숨고 사라지심이 너무 빠릅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근심하고 슬퍼하지 말라. 모든 유위법(有爲法)ㆍ생법(生法)ㆍ유법(有法)ㆍ분별법(分別法)ㆍ각지법(覺知法)ㆍ인연생법(因緣生法)ㆍ멸괴법(滅壞法) 등이 만약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난아, 너는 긴긴 밤을 몸ㆍ말ㆍ마음을 다하여 여래를 사랑하고 효도하여 한량없이 안락하게 되어 마음에 딴 생각이 없으며 성내고 한탄하고 원망하거나 싫어함이 없었다.
아난아, 너는 이로 인하여 마땅히 큰 신통(神通)과 큰 공덕을 얻어서 그 광대하고 한량없기가 마치 감로(甘露)와 같고 제일(第一)의 감로와 같아서 감로의 경계를 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는 또한 청정한 행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몸ㆍ말ㆍ마음으로 공경하여 공양하되, 또한 내가 한 것처럼 마땅히 그와 같이 배우라.
어째서인가? 아난아, 내가 멸도한 뒤 미래의 세상에서 법이 사라지려고 할 때인 최후의 5백 년 동안에 계율을 지닌 무리들이나 바른 법을 따르는 무리들은 장차 멸하게 될 것이며, 계율을 깨뜨리고 법답지 않은 무리들이 성대하게 되어 바른 법을 헐뜯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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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단축시키게 될 것이니, 중생이 무너지는 때이고 법이 멸하여 무너지는 때이고 비구승이 무너지게 될 때이다.
아난아, 이때를 당하여 놀랍고 두렵고 공포에 떨며 모든 비구들은 몸을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으며, 계율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저들 몸의 계율과 마음의 지혜를 닦지 않은 자들이 여섯 곳[六處]에 탐착(貪着)하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을 여섯이라 하는가? 첫째는 발우에 탐착하는 것이고, 둘째는 의복에 탐착하는 것이며, 셋째는 음식에 탐착하는 것이고, 넷째는 침상과 자리에 탐착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방과 집에 탐착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질병의 인연으로 탕약에 탐착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들은 훌륭한 옷과 발우를 탐내어 구하는 것으로부터 또한 맛난 약들을 지극히 좋아하여 서로 다투고 싸우며, 번갈아 송사를 제기하여 관청에까지 가서 그 칼끝 같은 말들로 서로를 헐뜯고 미워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저들은 의복ㆍ발우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방ㆍ집ㆍ탕약 등의 인연으로 해서 서로 미워하면서 마음이 순수하지 못하여 서로 혼탁한 마음으로 대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는 청정한 행의 몸ㆍ말ㆍ마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좋은 것으로 공급하여 공양을 완전히 갖추어라. 모든 청정한 행에 대하여 만약 보거나 듣거나 하거든 그것이 거칠든 세밀하든 믿음이든 행함이든 간에 이에 대해 번뇌의 어지러움을 일으키지 말고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라.
어째서인가? 아난아, 이때를 당하여 지극히 크게 두려워서 명탁(命濁)ㆍ겁탁(劫濁)ㆍ중생탁(衆生濁)ㆍ견탁(見濁)ㆍ번뇌탁(煩惱濁)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속세의 사람들은 이때에 심하게 온갖 고통을 받을 것이니, 그 고통에 시달리고 그 고통에 지쳐서 매우 굶주리고 심한 질병을 앓을 것이며, 도둑들에 시달리고 가뭄과 물난리를 겪고, 나쁜 벌레의 해를 입는 등 온갖 고난을 겪을 것이다.
아난아, 이때 저들 바라문의 장자와 거사들은 비록 이와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고 극도의 괴로움을 당하더라도, 여전히 청정한 믿음이 있어서 부처님과 법과 스님에 대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수없이 일어나 그 깊은 믿음이 완전히 갖추어질 것이다. 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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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법과 스님의 인연으로 해서 한 명의 비구에 대해서도 깊은 믿음을 일으켜 보시를 수행하고, 모든 공덕을 짓고 금계(禁戒)를 받아 지켜 이를 읽어 외우고 받아 지켜갈 것이며, 이를 듣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그를 위해서 이를 풀어서 말하여 줄 것이다.
그리하여 법을 듣고 나면 마음에 사랑과 공경함이 생겨서 기뻐하고 뛸 듯이 즐거워할 것이며, 법대로 수행하여 선근들을 심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선근으로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다하여 선도(善道)의 모든 하늘과 사람들 중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아난아, 너는 이러한 여러 악한 비구들도 보게 될 것이다. 이들은 마땅히 믿는 마음으로 집을 버리고 출가했지만, 출가한 뒤에는 옷과 발우에 탐착하고 여섯 가지의 인연으로 해서 세 악도(惡道)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재가의 속인들은 괴로움을 당하면서도 오히려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일으켜서 그 믿음의 선근으로 해서 착한 세계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마땅히 신율의(身律儀)와 구율의(口律儀)와 의율의(意律儀)를 바르게 하여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저의 공경과 믿음이 빨리 완전히 갖추어지게 해 주시고, 저의 깊은 마음이 정직하게 갖추어지도록 해 주시며, 저의 몸과 마음에 착한 생각이 갖추어지도록 해주소서.’
어째서인가? 아난아, 몸과 말과 마음의 업이 착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경우 다섯 가지 허물이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망어(妄語)이고, 둘째는 양설(兩舌)이며, 셋째는 기어(綺語)이고, 넷째는 탐욕이며, 다섯째는 육신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나서 세 가지의 악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나는 것이다.
아난아, 그런데 착한 생각이란 마땅히 다섯 가지 공덕의 이익을 얻는 것이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망어를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양설을 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기어를 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육신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다한 뒤에 선도의 여러 하늘과 사람들 속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아난아, 만약 어떤 자가 싸움과 헐뜯음과 시비와 다투려고 한다면, 그 마음을 조복하여 부드럽지 못하고 혼탁한 마음으로 변덕스러워서 파괴하는 자라면, 그에게는 다섯 가지 과실이 있으니, 첫째는 망어이고, 둘째는 양설이며, 셋째는 모든 지계(持戒)에 대하여 공경과 믿음을 갖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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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근심과 괴로움에 싸여 악한 마음으로 지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육신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다하여 세 가지 악한 세상에 떨어져서 지옥에 태어나는 것이다.
아난아, 그리고 만약 또 어떤 사람이 그 마음이 자애와 착함에 머문다고 한다면 그는 마땅히 열한 가지 공덕의 이익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열한 가지인가?
첫째는 잘 때는 안온하고 깨면 마음이 즐거운 것이며, 둘째는 나쁜 꿈을 꾸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인비인(人非人)이 사랑하는 것이며, 넷째는 하늘들이 옹호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독(毒)이 해로움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칼날이나 살촉에도 다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불에 타지 않는 것이며, 여덟째는 물에 빠지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언제나 좋은 의복ㆍ반찬ㆍ음식ㆍ침상ㆍ자리ㆍ와구ㆍ병환의 탕약을 얻는 것이며, 열째는 높은 이의 법을 얻는 것이며, 열한째는 육신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다한 뒤 범천(梵天)에 태어나는 것이다.
아난아, 마음이 자애롭고 착함에 머물면 이와 같이 열한 가지 공덕의 이익을 얻는다. 그러므로 아난아, 현재와 내가 멸도한 뒤에 스스로의 법에 귀의하고 다른 등불을 구하지 말고 다른 귀의(歸依)를 구하지 말라.
아난아, 무엇을 비구가 스스로의 법등을 밝히고 스스로의 법에 귀의하고, 다른 등불을 구하거나 다른 것에 귀의를 구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아난아, 만약 어떤 비구가 내신(內身)을 관찰하는데, 몸을 따라 관찰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심(一心)에만 생각을 두고,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제거한다면 만일 이처럼 내신을 관찰하는데 몸을 따라 관찰하고 내수(內受)와 내심(內心)과 내법(內法)을 관찰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며, 한 마음에만 생각을 두어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제거한다면 아난아, 이것이 바로 비구가 스스로의 법등을 밝히고 스스로의 법에 귀의하고 다른 등불을 구하지 않고 다른 귀의를 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내가 도사(導師)가 되어 모든 성문들에 대하여 지어야 할 것들은 이미 다 지었다. 그러니 너희들도 이제 이와 같이 지어야 할 것이다. 이는 내 가르침의 방법인 것이다.
마땅히 조용하고 한적한 곳인, 무덤 사이나 나무 그늘이나 빈 집이나 드러난 땅에서, 마땅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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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지관(止觀)을 닦아서 고통의 근본을 끊을 것만 생각하고, 부디 방일하지 말라. 네가 만일 방일한다면 나중에 반드시 뉘우치고 한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셨다.
내가 이미 바른 도리를 말하여
지혜롭지 못한 화살촉들을 뽑아버렸네.
이제 너는 부지런히 닦아야 하리.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들을.
모든 견해를 정히 하려면
이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네.
수행하는 자는 해탈을 얻어서
모든 마(魔)의 결박을 끊어버리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행을 닦기만 한다면
모든 고통을 능히 건너서
모든 부처님의 소원을 가득 얻으리라.
이때 세존께서 이 경(經)을 말씀하시자 혜명 아난과 모든 비구와 찾아온 여러 대중들, 그리고 모든 하늘과 사람들, 아수라와 건달바와 모든 세간들이 부처님이 말씀한 것을 듣고 슬프면서도 기뻐서 손을 들어 머리를 치며, 가슴을 두드리고 울부짖으며, 슬피 울면서 이를 받들어 행하였다.
『대비경』 5권(ABC, K0110 v9, p.527a01-534b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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