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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629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92권

by Kay/케이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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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92

 

대보적경 제92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25. 발승지락회 ②

그때 미륵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처음 업을 닦는 보살[初業菩薩]이 출가한 뒤에 아직 얻지 못한 지혜의 힘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어떤 법을 버리고 어떠한 법을 닦아야 아직 생기지 못한 지혜의 힘이 생기게 되며, 이미 생긴 지혜의 힘은 더욱 자라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이 출가한 뒤에 지혜의 힘을 더욱 자라게 하려면 마땅히 이익[利養]에 대하여 그 허물을 알아야 하고, 반드시 버려 여의어야 하느니라. 만일 시끄러운 세속의 언설을 좋아하고 잠에 즐겨 빠지며 여러 가지 일을 널리 경영하고 쓸모 없는 이론들을 좋아한다면 이와 같은 허물을 모두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이익을 버리고 욕심이 적음[少欲]을 닦으며, 모든 시끄러운 곳을 떠나 고요함을 좋아하며, 모든 세간의 말을 버리고 진실한 이치를 관찰하며, 초저녁과 새벽에 잠을 멀리 여의고 관찰하면서 생각[思惟]하며, 행을 닦아 익히고 여러 가지 일과 모든 쓸모없는 이론을 버리며, 세간 벗어나는 도[出世道]를 닦으면서 중생들을 사랑해야 하느니라.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이 출가한 뒤에 아직 얻지 못한 지혜의 힘을 얻고자 하면 이런 법으로 버려야 하고 이런 법으로 닦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미륵아, 그 모든 보살이 출가한 뒤에 아직 얻지 못한 지혜의 힘을 얻고자 하는 이면 이익을 버리지 않고 욕심이 적은 일을 닦지 않고서는 아직 생기지 못한 지혜의 힘이 생기게 하거나, 이미 생긴 지혜의 힘을 더욱 자라게 하거나 하는 이런 일이란 없기 때문이요, 시끄러운 곳을 떠나지 않고 고요한 데에 머무르지 않고서는 아직 생기지 못한 지혜의 힘이
생기게 하거나, 이미 생긴 지혜의 힘을 더욱 자라게 하거나 하는 일 또한 없기 때문이니라.
또 세간의 말을 버리지 않고 진실한 이치를 관찰하지 않고서는 아직 생기지 못한 지혜의 힘을 생기게 하거나, 이미 생긴 지혜의 힘을 더욱 자라게 하거나 하는 이러한 일은 없는 것이요, 초저녁과 새벽에 잠에 즐겨 빠져서 깨어 있는 일이 없고 생각에 얽매여서 여러 가지 일을 버리지 않으며, 쓸모없는 이론을 좋아하면서 세간을 벗어나는 도를 수행하지 않고, 중생들을 사랑하는 생각이 없으면서 아직 생기지 못한 지혜의 힘을 생기게 하거나, 이미 생긴 지혜의 힘을 더욱 자라게 하거나 하는 이러한 일은 없느니라.
미륵아, 그러므로 아직 얻지 못한 지혜의 힘을 얻고자 하는 보살은 마땅히 모든 법을 버려야 하고, 반드시 버려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모든 법을 닦아야 하고, 반드시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의 지혜는 인연(因緣)으로부터 생기기 때문이니, 만일 인연이 없으면 끝내 생길 수가 없고 인연이 화합하여야만 비로소 생기게 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익 가운데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하게 되면 보살들로 하여금 욕심이 적은 일을 좋아하고 타오르는 번뇌가 생기지 않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이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탐욕이 생기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바른 생각을 잃고 성을 내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그 얻고 잃음을 생각하면서 어리석음을 내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높고 낮음과 질투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친한 벗의 집에 대하여 인색하고 탐착하여 속고 미혹하기 때문이니라.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즐기는 맛을 성취하기 위하여 아첨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4성종(聖種)을 버리고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모든 부처님께서 허락하지 않은 교만과 방일을 자주 익히면서 높은 체하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수승한 복전(福田)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면서 악마의 무리가 되기 때문이니라.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뭇 악(惡)의 근본이요 모든 선(善)이 파괴되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탐착하는 일이 많아 마치 서리와 우박과 같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친한 벗의 집에서 그의 얼굴빛을 살펴 근심하고 괴로워하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손상되고 파괴되면 근심하면서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이니라.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4념처(念處)에 대하여 잊어버림이 많아 청정법[白法]이 시들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4정근(正勤)에 있어서 물러남이 많아 다른 이론이 이기게 되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스스로가 ‘이미 신통과 지혜를 얻었다’고 하면서 어긋남이 생기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먼저 얻었다가 뒤에는 잃게 되면 원한과 미움이 생기기 때문이니라.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서로서로 성을 내고 미워하면서 그의 허물을 말하며 거친 생각[覺]과 세밀한 생각[觀]이 많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목숨을 이어가기 위하여 여러 가지 세간 일을 경영하면서 헤아리고 생각하느라 편안함과 즐거움이 줄어들기 때문이며,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선정(禪定)․해탈(解脫)․삼매(三昧)․삼마발저(三摩鉢底)에 이르기까지의 마음이 마치 음녀(婬女)처럼 물러나기 때문이니라.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지덕(智德)과 단덕(斷德)을 여의고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염마라 세계[閻摩羅界]의 모든 나쁜 길에 떨어지기 때문이요, 이익을 관찰해야 함은 제바달다(提婆達多)와 오타락가(烏陀洛迦)와 법의 머무름[法住]을 같이하여 나쁜 길에 떨어지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은 이와 같이 이익의 허물을 관찰하면 욕심이 적은 일을 좋아하고 타오르는 번뇌가 생기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미륵아, 욕심이 적은 보살은 온갖 허물이 모두 다 생기지 않고,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법 그릇[法器]이 될 수 있으며, 집에 있거나 집을 떠나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진실하고 가장 뛰어난 의요(意樂)에 머무르며 비굴하게 되지도 않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또 모든 나쁜 곳에 떨어지는 두려움을 여의기 때문이요, 광채를 가리울 수 없고 탐착하는 맛을 버리기 때문이며, 여러 악마의 경계에서 해탈을 얻기 때문이요,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게 되고 모든 하늘과 사람들도 역시 사랑하면서 부러워하며, 모든 선정(禪定)에 대하여 염착하지 않고 맨 끝[邊際]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그 마음이 질박하고 정직하여 아첨과 굽음이 없고, 5욕(欲) 가운데서도 방일하지 않으면서 그의 허물을 보기 때문이며, 말씀한 대로 수행하면서 성종(聖種)에 머무를 수 있고 범행(梵行)을 같이한 이들도 역시 좋아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지혜롭고 총명하여 이 공덕에 대하여 이와 같이 알 수 있으면 뛰어난 의요로써 마땅히 이익을 버리고 뛰어난 의요로써 욕심이 적은 곳에 머무르며 탐애의 일어남을 끊어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시끄러운 가운데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하게 되면 보살이 혼자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번뇌의 불길을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은 마땅히 시끄러운 곳의 허물이 스무 가지가 있음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이 혼자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타오르는 번뇌의 불길을 일으키지 않게 되느니라.
미륵아, 어떤 것을 시끄러운 곳을 즐겨서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느냐 하면, 첫째는 몸의 업을 수호하지 않게 되고, 둘째는 말의 업을 수호하지 않게 되며, 셋째는 뜻의 업을 수호하지 않게 되고, 넷째는 탐욕이 많게 되며, 다섯째는 어리석음이 더욱 자라게 되고, 여섯째는 세상의 이야기[世話]에 탐착하게 되며, 일곱째는 세간을 벗어나는 말을 여의게 되고, 여덟째는 법이 아닌 가운데서 존중하고 닦아 익히며, 아홉째는 바른 법을 버려 여의게 되며, 열째는 하늘․악마․파순(波旬)이 그의 틈을 얻게 되느니라. 열한째는 방일하지 않음을 닦아 익히는 일이 없고, 열두째는 방일하는 행을 항상 염착하게 되며, 열셋째는 여러 각관(覺觀)이 많게 되고, 열넷째는 불법을 많이 들어 앎[多聞]이 줄어들게 되며, 열다섯째는 선정을 얻지 못하게 되고, 열여섯째는 지혜가 없게 되며, 열일곱째는 범행(梵行)이 아닌 일을 빨리 얻게 되고, 열여덟째는 부처님을 사랑하지 않게 되며, 열아홉째는
가르침[法]을 사랑하지 않게 되고, 스무째는 승가대중[僧]을 사랑하지 않게 되느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시끄러운 곳에 대하여 관찰할 스무 가지의 허물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탐욕과 성냄을 여의고
시끄러운 곳에 머무르지 않는
만일 그런 곳에서만 머무르는 이가 있다면
이런 허물은 짓지 않아야 하느니라.

교만함과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은
모두가 시끄러움으로 말미암아 생기게 되나니
행을 파괴하고 계율 없는 사람은
이러한 시끄러운 곳을 찬탄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이론을 즐기면서
첫째가는 이치[第一義]에서 물러나게 되며
방일하면서 각관(覺觀)이 많나니
이런 허물은 짓지 않아야 하느니라.

비구가 불법을 많이 들어 앎[多聞]을 버리고
논의하는 말이 법답지 않게 되면
모든 선정이 줄어들고
항상 세간을 생각하게 되느니라.

생각하는 일에만 탐착하는 이라면
어떻게 고요함을 얻게 되겠느냐?
그 마음은 언제나 흩어지게 되므로
바른 관[正觀]을 영영 여의게 되느니라.

범행(梵行)이 아닌 것을 신속하게 얻고
수다스러우면서 예절(禮節)이 없게 되며
또한 부처님을 사랑하는 일이 없고
거룩한 대중들도 사랑하지 않느니라.

욕심을 여의는 법을 버리고
법이 아닌 말들을 탐착하게 되는데
나는 일찍이 천 개의 몸의
팔다리와 머리며 눈을 버렸느니라.

위없는 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법을 듣되 만족할 줄 몰라야 하는데
이 그릇된 법을 지닌 사람들은
조금만 들어도 이내 싫증을 내느니라.

나는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
네 글귀로 된 게송을 구하기 위하여
아내와 아들과 그리고 재보를
모두 다 베풀어주었느니라.

어찌 지혜가 있는 이라면
애쓰면서 법을 듣지 않겠느냐?
나는 일찍이 온갖 법이 아닌
쓸모 없는 이론을 버렸었느니라.


백천의 겁 동안
얻기 어려운 해탈을 위해서였나니
너희들도 마땅히 즐거워하면서
미묘한 법을 구하길 생각하여야 하느니라.

만일 해탈하기를 좋아한다면
그는 가장 수승한 공덕을 지닌 이니
세간에서 경영하는 모든 사업은
모두 묻지 말아야 하느니라.

옷과 밥은 뛰어난 이익이 없고
열반을 증득하지도 못하는 것이니
‘잘 오셨습니다. 비구들이여’라고
가장 뛰어나게 찬탄하면서

마땅히 자리를 깔아 앉게 하고
서로서로 모든 법요(法要)를 말하면서
사람 몸은 심히 얻기 어렵나니
분수 따라 청정한 법을 행하여야 하느니라.

읽고 외며 선정하는 것
너희는 이러한 물음을 해야 하리니
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는
남긴 법[遺法]이 소멸하고 파괴될 것이니라.


비구가 멋대로 거리낌없이 놀면서
대중들을 좋아하고 한적한 곳을 떠나
음식과 이익을 위하여
밤낮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 어리석은 사람은 꿈속에서라도
놀라 두려워하면서 표류하리니
스스로가 훼범(毁犯)함이 많았으므로
으레 3악도에 떨어질 줄 알리라.

마땅히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서
혼자 한적한 곳에서 살아야 하나니
만일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러 있으면
위없는 도를 구하게 되느니라.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면서
‘자기는 가장 훌륭한 이’라고 말하지 말지니
교만하고 방자함은 방일의 근본이니
하열한 사람이라고 업신여기지 말라.

그러면 그는 남긴 법 가운데서
점차로 해탈하게 될 것이니라.
비구가 비록 파계(破戒)한다 하더라도
깊이 삼보(三寶)를 믿고 있으면

이것이 곧 해탈의 인(因)이 되나니
그의 허물을 보아서는 안되느니라.
탐냄․성냄의 어려움을 꺾어 조복하면
방일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라.

그 밖의 익힐 법도 으레 그러하나니
그러므로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느니라.
만일 청정한 비구이면서
다른 사람의 허물을 엿본다 하면

이것은 가장 진실한 이가 아니며
바른 법을 닦는다고 하지 못하리니
이치대로 수행하는 이라면
모름지기 제 몸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도를 구하는 모든 비구는
나쁜 언론(言論)을 버리고 여의면서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써
한적한 곳에서 혼자 있어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마음이 어지럽고 시끄러운 곳을 탐착하면 이와 같이 한량없는 허물과 죄악이 있어서 공덕에서 물러나고 이익이 없게 되며, 번뇌가 더욱 자라고 모든 나쁜 곳에 떨어지며 청정한 법[白法]을 멀리 여의게 되거늘 어찌 보살로서 착한 법을 구하는 이가 이와 같은 허물을 듣고서 한적한 데서 혼자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 일이 있겠습니까?”
그때 미륵 보살이 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세상 이야기[世話] 가운데의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은 마땅히 결정된 이치에 머물러, 이런 이치를 관찰하므로 말미암아 타오르는 번뇌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은 마땅히 세상의 이야기가 갖는 허물에 스무 가지가 있음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로 하여금 결정된 이치에 머무르게 하며, 이 이치를 관하므로 말미암아 번뇌의 불길이 생기지 않느니라.
미륵아,
어떤 것을 세상의 이야기를 즐김으로 인해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느냐 하면, 첫째는 마음에 교만이 생기면서 불법을 많이 들어 아는 이를 공경하지 않게 되고, 둘째는 모든 다투는 이론[諍論]에 대하여 집착을 많이 내게 되며, 셋째는 바른 생각[正念]과 이치대로의 뜻 지음[如理作意]을 잃게 되고, 넷째는 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몸을 많이 조급하게 움직이게 되며, 다섯째는 높고 낮고 하면서 법인(法忍)을 빨리 파괴하게 되고, 여섯째는 마음이 항상 억세지면서 선정과 지혜를 훈수(熏修)하는 일이 없게 되며, 일곱째는 때 아닌 때의 말로써 언론에 얽매이게 되고, 여덟째는 성인의 지혜를 견고하게 증득할 수 없게 되며, 아홉째는 하늘과 용의 공경을 받지 못하게 되고, 열째는 변재(辯才)가 있는 이에게 항상 천대를 받게 되느니라. 열한째는 몸으로 증득한 이[身證者]의 책망을 받게 되고, 열두째는 바른 믿음에 머무르지 못하여 항상 뉘우침과 원한을 품게 되며, 열셋째는 마음에 의혹이 많은지라 동요하면서 불안해 하게 되고, 열넷째는 마치 여배우[倡伎]처럼 음성을 뒤따르게 되고, 열다섯째는 모든 욕심에 염착하여 경계를 따르면서 유전하게 되고, 열여섯째는 진실을 관찰하지 않으면서 바른 법을 비방하게 되며, 열일곱째는 바라는 것이 있어도 항상 이루지 못하게 되고, 열여덟째는 그 마음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버림을 당하게 되며, 열아홉째는 법의 경계를 알지 못하여 나쁜 벗을 수순하게 되고, 스무째는 모든 근본을 분명히 알지 못하여 번뇌에 매어 있게 되느니라.
미륵아, 이것을 보살이 세상의 이야기를 즐김으로 말미암아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불법을 많이 들어 아는 이에게 교만을 부리고
모든 다투는 이론[諍論]에 집착하며
생각을 잃고 바로 알지 못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바른 생각[正思惟]을 멀리 여의고
몸과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며
법인(法忍)에서 물러나고 잃게 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 마음이 고르거나 순탄하지 않아서
사마타(奢摩他:寂靜)와
비발사나(毘鉢舍那:正見)를 멀리 여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지 않고
세간의 이론[世論]을 좋아하면서
지혜가 견고하지 않게 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모든 하늘들이 공경하지 않고
용과 신(神) 또한 그러하며
변재에서 물러나고 잃게 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성인들에게 항상 꾸지람을 받고
이와 같이 탐착하는 사람은
수명(壽命)을 헛되이 버리고 있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모든 행은 줄어들게 되고
큰 보리를 멀리 여의게 되며
죽을 때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의혹하는 마음으로 동요함은
마치 풀 위에 바람이 부는 듯하며
지혜가 견고하지 않게 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여배우가
다른 이의 용감함을 찬양하는 것처럼
그 사람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세간의 말들을 뒤따르면서
모든 욕심의 경계에 물들고 집착하며
항상 삿된 도를 행하게 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희구하는 마음은 이루지 못하고
아첨하면서 다투는 이론이 많으며
거룩한 행할 것을 멀리 여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이라 적은 이익을 얻어도
그 마음이 항상 동요함은
마치 원숭이의 경망함과 같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지혜는 물러나 잃게 됨이 많고
깨달아 아는 마음이 없으며
어리석은 이에게 포섭되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눈과 귀를 미혹되게 하고
나아가 뜻에 이르기까지도 그러하여
항상 번뇌와 함께 하고 있나니
이것을 세상 이야기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이야기를 즐기면서
목숨이 다하도록 항상 헛되이 지내나니
첫째가는 이치를 생각하면서
끝없는 이익을 얻게 됨만 못하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사탕수수의 맛은
비록 껍질과 마디를 여의지는 않으나
또한 껍질과 마디를 좆지도 않으면서
훌륭한 맛을 얻는 것과 같으니라.

껍질과 마디는 세상 이야기와 같고
이치[義理]는 마치 훌륭한 맛과 같나니
그러므로 허망한 말을 버리고
진실한 이치를 생각할 것이니라.

지혜가 있는 모든 보살은
세상 이야기의 허물을 알므로
항상 첫째가는 이치의 공덕을
생각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법의 맛과 이치의 맛과
해탈이 바로 첫째가는 맛이거늘
지혜 있는 이라면 그 누가
마음에 좋아함을 내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이익이 없는
모든 말과 이야기는 버려야 하며
항상 수승한 첫째가는 이치를
부지런히 생각하기를 좋아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첫째가는 법을
모든 부처님께서 찬탄하셨나니
그러므로 지혜가 밝은 사람은
힘써 닦아 익히기를 좋아해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야말로 세상 이야기의 허물과 뛰어난 이치를 생각하는 이익과 공덕을 잘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찌 보살이 여래의 진실한 지혜를 구하면서 다시 이런 거짓된 세상의 이야기를 즐기겠습니까?”
그때 미륵 보살이 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잠자는 것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은 마땅히 정진을 일으키면서 타오르는 번뇌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은 마땅히 잠으로 인하여 스무 가지의 허물이 있다 함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이 정진을 일으켜 의요에 게으름이 없게 될 것이니라.
미륵아, 어떤 것을 잠을 즐김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느냐 하면, 첫째는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둘째는 몸이 둔하게 되며, 셋째는 안색이 초췌하게 되고, 넷째는 모든 질병이 증가하게 되며, 다섯째는 불의 요소[火界]가 미약해지고, 여섯째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며, 일곱째는 몸에 부스럼이 생기게 되고, 여덟째는 부지런히 닦아 익히지 않게 되며, 아홉째는 어리석음이 더욱 자라나게 되고, 열째는 지혜가 열약하게 되느니라. 열한째는 피부가 거칠어지게 되고, 열두째는 사람 아닌 이[非人]가 공경하지 않게 되며, 열셋째는 행동을 하되 어리석고 둔하게 되고, 열넷째는 번뇌로 얽매이게 되며, 열다섯째는 수면(隨眠)이 마음을 가리게 되고, 열여섯째는 착한 법을 좋아하지 않게 되며, 열일곱째는 청정한 법[白法]이 줄어들게 되고, 열여덟째는 하열한 행을 행하게 되며, 열아홉째는 정진을 미워하고 싫어하게 되며, 스무째는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기게 되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잠을 즐김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이 무거우면서 예절이 없게 되고
게을러서 감당하는 일이 적어지며
안색에는 광택이 없어지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그 사람은 항상 병이 들어 고생하고
풍병(風病)․황병(黃病)이 많이 쌓이면서

4대(大)가 서로서로 어기게 되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음식은 소화되지 않고
신체는 광택과 윤기가 없어지며
목은 쉬어서 맑게 트이지 않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그의 몸에는 부스럼이 생기고
밤이나 낮이나 항상 흐리멍덩하며
모든 벌레에는 기관(機關)이 생기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정진에서는 물러나게 되고
모든 재보는 모자라게 되며
꿈이 많으면서 깨달아 앎이 없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어리석음의 그물이 항상 더욱 자라고
모든 소견에 집착하기 좋아하며
매우 치성하여 치료하기 어렵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모든 지혜를 손상하고 줄어들게 하며
어리석음은 더욱 자라게 하므로
뜻함이 항상 하열하여지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그가 아란야에 머무르면서
항상 게으른 마음을 품게 되면
사람 아닌 이[非人]가 그의 틈을 얻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시끌시끌하므로 바른 기억을 잃어서
읽고 외는 데서도 환히 알지 못하며
설법하는 데서도 많이 잊어버리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미혹이 생기고
번뇌 가운데에 머물러 있으므로
그의 마음은 안락하지 않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공덕이 모두 줄어들므로
항상 근심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고
모든 번뇌가 더욱 자라나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모든 착한 벗을 멀리 여의고
또한 바른 법을 구하지 않으며
항상 그릇된 법 안에서 행하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법락(法樂)을 즐거이 구하지 않고
모든 공덕을 손감시키며
청정한 법을 멀리 여의게 되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그 사람은 마음에 겁이 많고
항상 기뻐하는 일이 적으며
팔다리는 야위고 파리해지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제 몸의 게으름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진하는 이를 질투하면서
남의 허물을 말하기 좋아하나니
이것이 잠을 즐기는 허물이니라.

지혜로운 이는 그러한 허물을 알므로
언제나 잠을 멀리 여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소견의 그물을 더하면서
이익 없이 공덕을 손상시키느니라.

지혜로운 이는 항상 정진하면서
부지런히 청정한 도를 닦으며
괴로움을 여의고 안락함을 얻나니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느니라.

세간에 있는 모든 재주와
세간을 벗어나는 뛰어난 공교법은
모두 정진하는 힘으로 말미암나니
지혜로운 이는 닦고 익혀야 하느니라.

사람이 보리에 나아가면서
잠을 자는 허물을 분명히 알아
정진하는 힘에 편히 머무르면

깨달아 알면서 부끄러움을 내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지혜 있는 이는
항상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잠을 버리고 멀리하면서
보리의 종자를 수호할 것이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잠을 즐겨 집착하면 이러한 한량없는 허물이 있나니, 만일 어떤 이라도 듣고는 근심하고 뉘우치며 싫어하는 마음을 내면서 정진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아주 어리석은 이인 줄 알겠습니다.
만일 어떤 보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는 이가 이와 같은 진실한 글귀의 이치와 공덕의 이익을 듣고는 모든 착한 법에 대하여 게으름을 내고 정진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보리분(菩提分)에 머무른다면, 이러한 일은 없는 것입니다.”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여러 가지 일[衆務]을 하는 가운데의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할 때에는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일을 경영하지 않으면서 부처님의 도를 부지런히 닦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은 마땅히 여러 가지 일을 경영하기 좋아하여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만일 관찰한다면 보살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일을 경영하지 않으면서 부처님의 도를 부지런히 닦게 할 수 있느니라.
미륵아, 어떤 것을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세간의 하열한 일들을 탐착하게 되고, 둘째는 모든 독송(讀誦)하고 수행하는 비구들에게 천대를 받게 되며, 셋째는 또한 선정을 부지런히 닦는 비구들에게서도 책망을 당하게 되고, 넷째는 마음에서 항상 끝없이 나고 죽고 하면서 헤매는 업을 일으키게 되며, 다섯째는 거사(居士)와 바라문의 청정한 신심에서 주는 보시를 헛되이 먹게 되고, 여섯째는 모든 재물에 대하여 취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품게 되며, 일곱째는 항상 세간의 일들을 널리 경영하기 좋아하게 되고, 여덟째는 집안의 일을 생각하면서 항상 근심하고 한탄하게 되며, 아홉째는 그의 성질이 사납고 괴팍해져서 하는 말이 거칠게 되고, 열째는 마음으로 항상 기억하면서 집안의 일을 부지런히
닦게 되느니라. 열한째는 모든 맛을 애착하면서 탐욕이 더욱 자라게 되고, 열두째는 이익이 없는 곳이면 기뻐하지 않게 되며, 열셋째는 남을 괴롭히고 장애하는 업이 많이 생기게 되고, 열넷째는 항상 모든 우바새와 우바이를 친근하기 좋아하며, 열다섯째는 옷과 밥만을 생각하면서 밤과 낮을 지내게 되고, 열여섯째는 세간에서 하는 사업들을 자주 묻게 되며, 열일곱째는 항상 법답지 못한 말을 하기 좋아하게 되고, 열여덟째는 여러 가지의 일을 하는 것을 믿고서 교만을 부리게 되며, 열아홉째는 다른 사람의 허물만을 구하면서 자신은 관찰하지 않게 되고, 스무째는 설법하는 이에게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게 되느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여러 가지 일을 경영하기 좋아하여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열한 업에 편히 머물러
수승한 행을 멀리 여의며
큰 이익에서 물러나 잃게 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독송하기를 좋아하는 비구와
그리고 선정을 닦는 이들이
모두가 다 책망하게 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언제나 나고 죽는 일을 행하고
해탈하는 인(因)은 버리고 여의며
신심 있는 이의 보시를 헛되이 받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모든 재보를 받기 좋아하므로
얻지 못하면 괴로워하면서
하열한 행에 머무르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이 사람은 음심이 많게 되어
음녀(婬女)의 집을 왔다 갔다 함이
마치 새가 새장을 드나들듯 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항상 집안 일을 걱정 근심하면서
늘 괴로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며
말을 해도 사람들이 신용하지 않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높은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법도를 거스르고 업신여기며
청정한 계율을 헐고 범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의 마음에는 생각함이 많으면서
세간일을 부지런히 경영하므로
지덕(智德)․단덕(斷德)을 닦지 못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탐내는 마음이 항상 왕성하고
모든 맛들을 집착하기 좋아하며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일찍이 없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이익을 얻으면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이익이 없으면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간탐을 부리면서 어진 마음이 없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남을 괴롭히면서 자비로운 마음이 없고
모든 악업(惡業)을 더욱 자라게 하면서
애욕의 덩굴에 서로 얽매이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스승과 어른을 멀리 여의고
나쁜 벗을 매우 가까이 하며
계율 지닌 사람을 물리쳐 버리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밤이나 낮이나 다른 생각은 없고
오직 옷과 음식만을 생각할 뿐이며
모든 공덕은 좋아하지 않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항상 세간의 지혜만을 묻고
출세간(出世間)의 말은 좋아하지 않으며
삿된 언설만을 몹시 좋아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스스로 여러 일을 하여 알고 있음을 믿고
모든 비구들을 업신여김이
마치 미치광이나 취한 사람 같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언제나 다른 이의 단점을 엿보려 하고
제 몸의 허물은 보지 못하며
덕이 있는 사람을 훼방하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어리석은 이는
좋은 방편이 없으면서
설법하는 이를 업신여기나니
이것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허물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하열한 업은
모든 허물이 두루 갖추어져 있거늘
어찌 지혜 있는 사람이면
좋아하면서 닦아 익히겠느냐?

청정하면서 수승한 업은
모든 공덕을 두루 갖추었나니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좋아하면서 항상 닦아 익히느니라.

만일 하열한 업을 좋아하게 되면
지혜 있는 사람에게 꾸지람을 당하니
마치 사람이 많은 재물을 버리면서
적은 몫을 탐하며 구하는 것 같으니라.

그러므로 지혜가 밝은 사람은
하열한 업은 버려야 하고
으뜸가는 법[勝上法]을 구하여야 하나니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칭찬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보살이 수승한 정진의 업을 버리고 하열한 일을 일으킨다면 이런 사람이야말로 매우 지혜가 적고 깨달음이 미미하고 얕은 사람인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나는 이제 진실로 너에게 말하노라. 만일 어떤 보살이 모든 행을 닦지 않고, 번뇌를 끊지 않고, 선정과 독송을 익히지 않고, 불법을 많이 들어 앎을 구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사람은 출가한 이가 아니다’고 말하느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이가 지덕(智德)과 단덕(斷德)의 행을 부지런히 닦는다면 지혜가 나오는 이요, 지혜가 성취되는 이요, 세간의 일을 짓거나
여러 가지의 일을 경영하지 않는 이이므로 나는 ‘이 사람은 여래의 가르침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겠지만, 만일 어떤 보살이 세간의 업을 짓기 좋아하면서 여러 가지의 일을 경영하고 하여서는 안 될 일을 한다면 나는 ‘이 사람은 나고 죽는 데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그런 것에 친근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경영하면서 7보의 탑을 조성하여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게 채운다면 이러한 보살은 나에게 기쁨을 내게 하지도 못하며 또한 나를 공양하고 공경하는 것도 아니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바라밀(波羅蜜)과 상응한 법에 있어서 네 글귀로 된 한 게송만이라도 받아 지녀 독송하고 수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연설하면 이 사람이야말로 나에게 공양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의 보리는 불법을 많이 들어 앎에서 생기는 것이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데서 생기게 되지 않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여러 가지의 일을 부지런히 경영하면서 저 독송하고 수행하고 연설하는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의 일을 경영하게 한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업장이 더욱 자라고 모든 복과 이익이 없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렇게 말하는 세 가지의 복된 업[福業]은 온갖 모두가 지혜로부터 생기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미륵아, 일을 경영하는 보살이 저 독송하고 수행하고 연설하는 모든 보살에게 장애가 되게 하거나 방해를 놓지 않아야 하고, 독송하고 수행하고 연설하는 보살은 저 선정을 닦는 모든 보살에게 장애가 되게 하거나 방해를 놓지 않아야 하느니라.
미륵아, 한 염부제(閻浮提)의 모든 일을 경영하는 보살들은 한 분의 독송하고 수행하고 연설하는 보살에게 친근하여 공양하면서 받들어 섬겨야 하며, 또한 한 염부제 안의 모든 독송하고 수행하고 연설하는 보살들은 한 분의 선정을 부지런히 닦는 보살에게도 친근하게 공양하면서 받들어 섬겨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착한 업은 여래께서도 따라 기뻐하고
여래께서도 기꺼이 즐거워하시는 것이니라.
또 지혜를 부지런히 닦는 보살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 한량없는 복덕의 무더기를 얻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지혜의 업은 위없고 가장 수승하여 온갖 삼계(三界)에서 행한 것을 뛰어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정진심을 일으키면 지혜 가운데서 부지런히 닦고 익혀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이 시끄러운 곳에 있고, 세상 이야기를 하며, 잠을 자고, 여러 가지 일을 좋아함에 대한 허물들을 잘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쓸모 없는 이론[戱論] 가운데서의 허물이라 합니까? 만일 관찰할 때에는 보살들이 고요함에 머무르면서 모든 다투는 이론[諍論]이 없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처음 업을 닦는 보살이 쓸모없는 이론을 함으로 말미암아 있게 되는 허물은 한량없고 그지없으나, 나는 이제 간략하게 해설하자면 스무 가지가 있느니라.
어떤 것을 스무 가지의 허물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현재 살고 있으면서 모든 고뇌가 많게 되고, 둘째는 성냄[瞋恚]이 더욱 자라면서 인욕(忍辱)에서 물러나게 되며, 셋째는 모든 원한 있는 이에게서 괴로움을 당하게 되고, 넷째는 악마와 악마의 백성이 모두가 기뻐하게 되며, 다섯째는 아직 생기지 못한 선근이 모두 생기지 않게 되고, 여섯째는 이미 생긴 선근은 물러나고 상실하게 되며, 일곱째는 모든 싸움과 다투는 마음이 자라게 되고, 여덟째는 지옥 등 나쁜 곳의 업을 짓게 되며, 아홉째는 장차 누추하고 좋지 않은 과보를 얻게 되고, 열째는 혀가 부드럽지 못하면서 말을 떠듬거리게 되느니라. 열한째는 받은 교법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고, 열두째는 아직 듣지 못했던 경전을 들어도 알지 못하게 되며, 열셋째는 모든 선지식(善知識)이 모두 다 버리고 떠나게 되며, 열넷째는 모든 악지식(惡知識)은 속히 만나게 되고, 열다섯째는 도를 수행하는 데도 벗어나기 어렵게 되며, 열여섯째는 뜻에 맞지 않는 말들을 늘 자주
자주 듣게 되고, 열일곱째는 태어날 때마다 모든 의혹이 많게 되며, 열여덟째는 항상 재난이 있는 곳에 태어나서 바른 법을 듣지 못하게 되고, 열아홉째는 청정한 법을 수행하는 데에 장애가 많이 있게 되며, 스무째는 수용하는 것에 원한과 시샘이 많게 되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쓸모 없는 이론을 탐착함에서 있게 되는 스무 가지의 허물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현재의 생(生)에서 늘 괴로워하고
인욕을 여의면서 성을 냄이 많으며
원수가 해치려는 마음을 내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악마와 악마의 권속이
모두가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모든 착한 법을 상실하게 되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아직 생기지 못한 선(善)은 생기지 않고
항상 다투고 싸움을 하면서
나쁜 갈래의 업을 짓고 있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신체는 추루(醜陋)하게 생기고
하열한 집에 태어나며
말을 하면 항상 떠듬거리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법을 들어 지니지 못하고
듣는다 하여도 귀에 들어오지 않으며
항상 모든 착한 벗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악지식을 만나게 되고
악도에서는 벗어나기 어려우며
항상 유순하지 않는 말을 듣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그는 태어나는 곳에서마다
항상 의혹하는 마음을 품으며
법을 분명히 모르게 되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항상 8난(難)이 있는 가운데에 태어나고
재난이 없는 곳은 멀리 여의며
이익이 없는 일을 두루 갖추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착한 일에는 장애가 많고
바른 생각에서 물러나게 되며
받을 원한과 시샘이 많나니
이것을 쓸모없는 이론의 허물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허물은
다 쓸모없는 이론에서 생기나니
그러므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속히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쓸모없는 이론을 하는 이는
큰 보리를 증득하기 어렵나니
그러므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역시 친근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쓸모없는 이론으로 다투는 곳에는
모든 번뇌를 많이 일으키나니
지혜 있는 이는 멀리 여의어야 하며
백 유순쯤 떨어져야 하느니라.

또한 저 모든 집을 지은 이나
세우는 이들을 가까이 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집을 떠난 사람은
이론을 다투지 않아야 하느니라.

너희들은 논밭과 집도 없고
아내와 아들과 하인들도 없으며

나아가 영화로운 지위 등도 없거늘
무엇 때문에 이론을 다투는 것이냐.

집을 떠난 이는 고요한 곳에 머무르고
몸에는 법복(法服)을 입고 있으며
신선들도 다 함께 공경하고 섬기나니
인욕하는 마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쓸모없는 이론을 하는 이는
독하고 해로운 마음이 더욱 자라서
장차 나쁜 갈래에 떨어지나니
그러므로 인욕을 닦아야 하느니라.

감옥에 갇히거나 속박을 당하여
형벌과 박해로 매를 맞게 되는
이러한 등의 모든 고통은
모두가 이론을 다툼에서 생기느니라.

이와 같이 쓸모없는 이론을 하는 이는
언제나 악지식을 만나게 되며
명성은 더 자라나지 못하고
일찍이 기뻐하는 마음이 없느니라.

만일 다툼들을 버린다면
그의 틈[便]을 엿볼 수 없으며
권속들도 어기거나 여의지 않고
당연히 착한 벗을 만나게 되느니라.

법[乘]에서는 청정함을 얻게 되고
업장은 다하여 남음이 없어지며
악마의 군사를 꺾어 조복하면서
힘써 인욕의 행을 닦게 되느니라.

이론을 다투면 허물이 많아지고
다툼이 없으면 공덕을 갖추나니
만일 수행함이 있는 이는
마땅히 인욕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허물을 잘 말씀하셔서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깨우치는 마음을 내게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치우침이 있는 보살들은 이와 같이 이론을 다툼으로 있게 되는 허물을 듣게 되면 근심하고 뉘우치면서 번뇌를 여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소수의 보살은 근심하고 뉘우치면서 번뇌를 여의겠지만, 다수의 보살들은 그의 마음이 억세어서 서로가 존경하지도 않고 뛰어난 체하면서 서로서로 시비를 하게 되며, 이와 같이 심히 깊은 이치의 수승한 공덕을 설함을 듣고 비록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연설한다 하더라도 이 보살들의 업장이 깊고 무겁기 때문에 뛰어난 공덕이 생기지도 않고, 이 경전에 의혹을 내면서 믿지도 않으며, 또 받아 지녀 사람들에게 연설하지도 않을 것이니라.
그때 악마 파순(波旬)이 이런 이를 보고 나서 그를 속이고 미혹하기 위하여 비구의 형상이 되어 그가 있는 곳으로 와서
말하기를, ‘이 모든 경전은 다 세속의 좋은 문장 속에 있는 말로 지어진 것이며 여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이 경에서 말한 공덕과 이익을 그대들 모두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고 하느니라. 악마 파순은 이렇게 그를 속여서 이 공성(空性)의 이치와 상응하는 매우 깊은 경전의 의미에 대하여 마음에 의혹을 내면서 이론을 다투게 되고 다시 받아 지니거나 읽고 외거나 연설하지도 않게 될 것이니라.
미륵아, 그 어리석은 사람은 분명히 알지 못할뿐더러 자기가 지은 업으로 말미암아 저 수승한 공덕을 얻을 수 없게 되겠지만, 그가 지은 업이 소멸하고 나면 결정코 이와 같은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치 부처님께서 아미타불(阿彌陀佛)께서 계신 극락세계의 공덕과 이익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만일 어떤 중생이 열 가지의 마음을 일으켜 그 낱낱의 마음을 따르면서 오로지 아미타불만을 염(念)하고 향하면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저 부처님의 세계에 나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열 가지의 마음이라 하며, 이 마음으로 인하여 저 부처님의 세계에 나게[往生] 됩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이와 같은 열 가지의 마음은 저 범부의 어리석은 이나, 착하지 않은 장부나, 번뇌를 갖춘 이들이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크게 인자한 마음[大慈]을 일으키면서 해침이 없는 마음이요, 둘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大悲]을 일으키면서 괴로움이 없는 마음이며, 셋째는 부처님의 바른 법에 대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면서 수호하기를 좋아하는 마음이요, 넷째는 온갖 법에 대하여 뛰어난 인욕심[忍]을 내면서 집착함이 없는 마음이며, 다섯째는 이익과 공경과 존중을 탐하지 않으면서 의요(意樂)가 청정한 마음이요, 여섯째는 불종지(佛種智)1)를 구하면서 늘 잊어버림이 없는 마음이요, 일곱째는 모든 중생들을 존중하고 공경하면서 하열함이 없는
마음이며, 여덟째는 세상의 이론에 집착하지 않고 보리분(菩提分)에 대하여 결정함을 내는 마음이요, 아홉째는 모든 선근을 심으면서 섞여 물듦이 없는 청정한 마음이며, 열째는 모든 여래에 대해서 모든 상(相)을 버리면서 따르는 생각을 일으키는 마음이니라.
미륵아, 이것을 보살이 일으킬 열 가지의 마음이라 하며, 이 마음으로 말미암아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나게[往生] 되느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열 가지의 마음 가운데서 어느 한 마음이라도 따라 이루어 저 부처님의 세계에 나고자 하면 태어나지 못하게 될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그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에 여래의 진실한 공덕을 열어 보이시고 연설하셔서 보살의 뛰어난 지락(志樂)을 일으키게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발기보살수승지락경(發起菩薩殊勝志樂經)』이라 하며, 또한 『미륵보살소문경(彌勒菩薩所問經)』이라고도 하나니, 이 이름으로 너희들은 받아 지녀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 보살과 모든 성문들과 온갖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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