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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628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91권

by Kay/케이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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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91

 

대보적경 제91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25. 발승지락회(發勝志樂會) ①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성(波羅㮈城)의 선인이 머무르던 곳[仙人住處]인 시록원(施鹿苑)에서 큰 비구 대중 1천 인과 함께 계셨는데, 다시 또 5백 보살 대중들도 같이 있었다.
이때 대중 안에 있던 많은 보살들은 업장(業障)이 몹시 두터워 모든 감관이 암둔하였으며, 착한 법은 아주 적었고, 시끄러운 곳을 좋아하였으며, 세간 일을 말하면서도 잠을 즐겼고, 희론(戱論)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널리 경영하였으며, 갖가지의 탐착으로 해서는 안될 일을 하였고, 바른 생각을 잃고 삿된 지혜를 닦아 익혔으며, 하열한 정진으로 미혹된 행을 행하고 있었다.
그때 미륵 보살마하살이 모임 중에 있으면서 그 모든 보살들이 이러한 착하지 않은 모든 행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모든 보살들은 위없는 보리의 원만한 도를 내는 것에서 이미 물러나 있구나. 나는 이제 그 보살들을 깨우쳐 주어서 기뻐하는 마음이 나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포시(晡時)에 선정에서 깨어나 그들에게로 가서 위문하고 다시 갖가지의 부드러운 말로써 법요(法要)를 해설하여 그들을 기뻐하게 하고는 이어 말하였다.
“어진 이들이여, 어째서 그대들은 위없는 보리의 원만한 도를 내는 데 있어서 더욱 자라게 함이 없고 물러나 있습니까?”
이 모든 보살들은 같은 소리로 아뢰었다.
“존자여, 저희들은 지금 위없는 보리의 원만한 도를 내는데 있어서 더욱 자라게 함도 없고 물러남만 있을 뿐입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의 마음은 언제나 의혹에
가리워져서 위없는 보리를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어떻게 우리들은 장차 부처가 될 것인가, 부처가 되지 못할 것인가?’라고 하고 있으며, 또한 타락하는 법에 대해서도 역시 알지 못하므로 ‘어떻게 우리들은 타락하고 있는 것인가, 타락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착한 법이 생기려 하여도 항상 의혹에 얽매여 가리워져 있습니다.”
그때 미륵 보살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이여, 같이 여래․응공․정변지께로 가십시다. 저 여래께서는 온갖 것을 아시는 이요, 온갖 것을 보시는 이며, 장애 없는 지혜와 해탈지견을 두루 갖추고 성취하셨으므로 방편의 힘으로써 온갖 중생의 행할 일을 잘 아시니, 그대들을 위하여 그 근기와 성품에 따라 갖가지로 설법하여 주실 것입니다.”
이때 5백의 대중들 가운데서 60 명의 보살이 미륵 보살과 함께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온몸을 땅에 던져[五體投地]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흐느껴 울면서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자, 미륵 보살만이 공경 예배한 뒤에 물러나 한 쪽에 가 앉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일어나라. 또 슬피 울거나 크게 괴로워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너희들은 옛날 나쁜 업을 지으면서 모든 중생들에게 유쾌한 마음으로써 성을 내고 욕설을 퍼붓고 괴롭히고 해를 끼쳤으면서도 스스로의 분별에 따라 업보의 차별도 분명하게 모르고 있느니라. 이 때문에 너희들은 지금 업장에 가리워져서 모든 착한 법을 수행하지도 못하느니라.”
그때 모든 보살들은 이 말씀을 듣고 땅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위하여 그 업장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러면 저희들은 그 죄를 알고서 스스로 조복하겠으며, 저희들은 오늘부터 다시는 감히 짓지 않겠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일찍이 옛날의 구류손(俱留孫) 여래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도를 닦으면서 스스로 불법을 많이 들어 앎[多聞]과 닦아 지닌 청정한 계율을 믿고서 항상 교만과 방일한 마음을 품었으며, 또 두타(頭陀)를 행하여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되, 공덕에 대하여 다시 집착을 내었느니라.
그때 두 사람의 설법하는 비구가 있었고, 그들에게는 여러 친한 벗들과 명성과 이익이 많았었는데, 너희들은 그 사람들에게 간탐하고 질투하는 마음으로써 그들이 음행(婬行)을 하였다면서 거짓말로 비방을 하였느니라. 이때 법사의 친우와 권속들은 너희가 이간질하려고 그의 중한 허물을 말하여 모두가 의혹하면서도 믿지 않았으나, 모든 중생들은 이 법사에 대하여 수순하는 마음이 없어서 모든 선근을 끊게 되었느니라.
이 때문에 너희들은 이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이미 60백천 년 동안 아비지옥(阿鼻地獄)에 태어났고, 그 남은 업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40 백천 년 동안 등활지옥(等活地獄)에 태어났으며, 그리해도 남은 업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20백천 년 동안 흑승지옥(黑繩地獄)에 태어났고, 그리해도 남은 업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60백천 년 동안 소열지옥(燒熱地獄)에 태어났느니라.
거기서 죽은 뒤에는 다시 사람이 되었지만 5백 년 동안 눈이 없는 소경이 되었으며, 그 남은 업 때문에 태어날 때마다 항상 우둔하였고, 바른 생각을 상실하여 선근을 덮어 막았으며, 복덕이 아주 적고 형용이 누추하여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여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희롱하고 미워하였으며, 항상 변두리 땅의 가난하고 하천한 곳에 태어나서 재보를 상실하고 살림이 어려웠으며, 여러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하였느니라.
여기서 죽은 뒤에는 이후 말세(末世)의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에는 다시 변두리 땅의 하열한 집에 태어나서 배고프고 추위에 떨면서 사람들의 비방을 받을 것이며, 바른 생각을 잊어버려 착한 법도 닦지 못하고 가령 수행을 한다 하여도
장애가 많을 것이며, 잠시나마 지혜의 광명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업장 때문에 이내 없어져 버릴 것이니라.
너희들은 그로부터 5백 년 뒤에 그 모든 업장이 그제야 소멸하게 될 것이며 그 뒤에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이 계신 극락세계에 나게 되며 이때에 그 부처님은 너희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실 것이니라.”
그때에 모든 보살들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는 온 몸의 털이 곤두서고 몹시 근심하고 뉘우치면서 눈물을 닦으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그 잘못을 들추어 뉘우치나이다. 저희들은 언제나 보살승(菩薩乘)의 사람을 업신여기고 질투하고 성을 내었던 일과 그 밖의 업장을 이제 부처님 앞에서 모두 참회하옵니다. 저희들은 오늘 세존 앞에서 큰 서원을 세우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보살승의 사람이 계율을 위반하여 범한 일이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잘못을 들추어낸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보살승의 사람에게 희롱하거나 비방하거나 두렵게 하거나 업신여기는 일이 있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집에 있거나 출가했거나 보살승의 사람이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즐기는 것을 보거나, 또는 수용(受用)하는 때를 보더라도 끝까지 그들의 허물을 엿보거나 찾지도 않고 항상 믿고 공경하면서 가르쳐 주시는 스승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겠나이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보살승의
사람에게 그들의 친한 벗의 집과 모든 이익에 대해 아끼는 마음을 부려서 그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거나 그들을 핍박하는 일이 있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보살승의 사람에게 거친 말로써 그를 불쾌하게 한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보살승의 사람에게 밤낮 여섯 때 동안 예배 공경하는 일에 힘쓰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이 큰 서원을 수호하고 지니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만일 그러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성문이나 벽지불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마음으로써 그들에게 ‘나보다도 훌륭하지 않다’고 하는 일이 있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그 몸을 잘 꺾어 조복하지 못하거나, 하열한 생각을 냄이 마치 전타라(旃陀羅)나 개[狗]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제 자신을 칭찬하면서 다른 이를 헐뜯는 일이 있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싸움하는 곳을 두려워하여 1백 유순이나 떨어져 가는 것이 마치 빠른 바람이 부는 것같이 가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만일 계율을 지키고
불법을 많이 들어 알고 두타(頭陀)의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이런 공덕에 대하여 제 몸 스스로를 자랑한다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부터 미래 세상의 끝까지 닦은 착한 근본을 스스로 자랑하지도 않겠고 행했던 죄업은 부끄러워하면서 들추어내겠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저희들은 곧 여래를 속이는 것이 될 것이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선남자들아, 이와 같이 깨닫는 법을 잘 말하였고, 이와 같이 광대한 서원을 잘 일으켰으니 말이다. 이와 같이 결정된 마음으로써 그 안에 편안히 머무르면 온갖 업장이 모두 다 소멸되고 한량없는 선근 또한 더욱 자라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또한 미륵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모든 업장을 청정하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와 같은 광대한 서원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들이 이 서원을 보호하여 지니면 당연히 원만하게 되고 물러나지 않게[不退轉]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들이 보살도를 행하면서 이 서원을 보호하여 지니되,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어긋나거나 감퇴되지 않아야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뒤의 말세의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할 때에 몇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안온하고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게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에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여야 안온하고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모든 중생에 대하여 그의 잘못을 찾아 구하지 않고, 모든 보살이 계율을 위반하여 범한 일이 있음을 보더라도 끝내 들추어내지 않으며, 친한 벗과 시주(施主)의 집에 대하여 집착을 내지 않고, 영원히 추악한 말을 끊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에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안온하고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게 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다른 이의 허물을 구하지 않고
또한 남의 죄를 들추지도 않으며
추악한 말과 인색함을 여의면
이 사람은 당연히 해탈하게 되느니라.

미륵아, 다시 어떤 보살이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에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안온하고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하고, 온갖 시끄러운 대중을 여의며, 혼자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고, 좋은 방편으로써 그의 몸을 조복하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에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안온하고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게으른 이를 버리고
모든 시끄러움을 멀리 여의며
고요한 곳에서 항상 만족할 줄 알아야 하나니
이런 사람이라야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그러므로 보살은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스스로 괴로움이 없으면서 해탈하고자 하는 이나, 남은 모든 업장을 없애고자 하는 이면, 마땅히 시끄러운 곳을 여의고 아란야(阿蘭若)의 고요한 숲속에 머무를 것이요, 수행하지 않아야 할 곳에서 수행하는 이나
게으름을 피우는 족속들을 모두 멀리 여의어야 하며, 다만 자신의 몸을 관찰하되 다른 이의 잘못을 구하지 말고 조용하기를 좋아하며,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한 행만을 부지런히 수행해야 할 것이니라. 만일 그 모든 중생들에게 깊이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이롭게 하려고 하면 마땅히 희망하는 마음 없이 청정하게 설법하여야 하느니라.
다시 미륵아, 만일 보살이 희망하는 마음 없이 법 보시[法施]를 행할 때에는 명성과 이익과 과보에 집착하지 않고 이롭게 하려는 일을 으뜸으로 삼아 항상 중생을 위하여 바른 법을 널리 연설하면 스무 가지의 이익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스무 가지의 이익인가 하면, 이른바 바른 생각이 성취되고, 지혜가 완전히 갖추어지며, 견고하게 지니는 힘이 있게 되고, 청정행에 머무르게 되며, 깨우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고, 세간을 벗어나는 지혜를 얻으며, 여러 악마들이 틈을 얻지 못하고, 탐욕이 적어지며, 성냄이 없게 되고, 또한 어리석지도 않으며, 모든 부처님․세존께서 기억하게 되고, 사람 아닌 이[非人]들이 수호하며, 한량없는 하늘들이 그에게 위덕을 더하여 주고, 권속과 친한 벗들이 가로막아 무너뜨리지 못하며, 말하는 것마다 사람들이 반드시 믿어 수용하고, 원수가 그의 틈을 엿보지 못하며, 두려운 바가 없음을 얻고, 모든 쾌락이 많으며, 모든 지혜 있는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설법을 잘하여 여러 사람들의 우러름을 받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성취하게 되는 스무 가지의 이익인 것이니, 명성과 이익과 과보에 집착하지 않고 이롭게 하려는 일을 으뜸으로 삼아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바라는 마음 없이 청정하게 설법할 것이니라.
다시 미륵아, 만일 보살이 바라는 마음 없이 법 보시를 행할 때에 명성과 이익과 과보에 집착하지 않고 이롭게 하는 일을
으뜸으로 삼아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널리 연설하면 또 스무 가지의 이익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스무 가지의 이익인가 하면, 이른바 아직 생기지 않은 변재(辯才)면 생기게 되고, 이미 생긴 변재면 끝내 상실되지 않으며, 항상 부지런히 닦아 익혀 다라니(陀羅尼)를 얻게 되고, 조그마한 공용(功用)으로써도 한량없는 중생을 잘 이익되게 하며, 조그마한 공용으로써도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뛰어난 마음[增上心]을 일으켜 공경하면서 존중하게 하고, 몸과 입과 뜻의 청정한 율의(律儀)를 얻으며, 온갖 나쁜 길의 두려움을 벗어나며, 목숨을 마칠 때에는 마음에 기쁨을 얻느니라.
바른 법을 세간에 드날리고, 외도의 이론(異論)을 꺾어 조복하니 모든 호귀(豪貴)와 위덕이 존엄한 자도 오히려 제 자신을 살펴보지 못하거늘 하물며 하열하고 복이 적은 중생이겠느냐? 모든 감관을 성취하여 가리울 수 없고, 수승한 의요(意樂)를 완전히 섭수(攝受)하며,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를 얻고, 행하기 어려운 행이 모두 다 원만하게 되며, 정진을 일으키면서 바른 법을 널리 수호하고, 불퇴전지(不退轉地)를 빨리 뛰어넘게 하며, 온갖 행 안에서 수순하며 머무르는 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보살이 성취하게 되는 스무 가지의 이익인 것이니, 명성과 이익과 과보에 집착하지 않고 이롭게 하는 일을 으뜸으로 삼아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희망하는 마음이 없이 청정하게 설법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관찰해야 하리니 미래 세상의 최후 5백 년 동안에 어떤 보살들은 아주 지혜가 없으므로 법 보시를 행할 때에는 만일 이익이 있으면 기뻐하는 마음을 내겠지만 만일 이익이 없으면 기뻐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을 관찰해야 하리라.
그 모든 보살은 사람들에게 설법하면서 생각하기를 ‘어떻게 하면 항상 친한 벗이나 단월(檀越)들을 나에게 귀속(歸屬)하게 할까?’라고 할 것이요, 또 생각하기를, ‘어떻게 집에 있건 출가한 보살이건 나에게
청정한 믿음을 내어 공경하고 의복과 음식과 침구류와 의약품들을 공양할까?’라고 하리니, 이와 같은 보살은 재물의 이익을 위하여 사람들에게 설법하는 것이요, 만일 이익이 없으면 마음에 염증을 내는 것이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즐거운 생각을 하는 어떤 사람에게 혹 피고름이 흐르고 문드러지는 죽은 뱀이나 죽은 개나 죽은 사람의 시체 등을 그의 목에다 걸어 둘 경우, 이 사람은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몹시 싫어하고 그것을 벗어버리기 위하여 답답해하고 불안해 하는 것과 같으니라.
미륵아,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설법하는 사람도 역시 그와 같은 줄 알아야 하리니, 모든 이익이 없는 곳에서는 그 마음이 순종하지 않고, 재미가 없으면 곧 싫증을 내어 떠나가 버리면서 그 모든 법사는 생각할 것이다.
‘나는 이런 곳에서 설법을 해봐야 아무런 이익이 없다. 왜냐 하면 그 모든 사람들은 내가 필요로 하는 의복과 음식과 침구류와 의약품 등을 염려하여 주지도 않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곳에서 자신을 고달프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미륵아, 이 모든 법사는 스스로 공양과 시봉과 존중을 구하면서 같이 머무르고 있는 이나 가까이서 머무르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이요, 법과 이익되는 일을 위하여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니라. 이 모든 법사들은 자신의 음식과 의복과 침구류를 구하려고 거짓으로 기이한 형상을 차리고는 서울이나 읍이나 마을로 들어가는 것이요, 사실은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 성숙시키기 위하여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라.
미륵아, 나는 바라고 갈구함이 있는 이들은 법의 보시가 청정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만일 마음에 바라고 갈구함이 있으면 법에 평등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나는 마음에 탐내고 더러운 이가 중생을 잘 성숙시킬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자기 자신이 아직 성숙되지 못하였으면서 다른 이를 성숙시킨다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나는 존중과 공경으로 그의 몸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청정하지 않은 물건을 탐착하고 섭수하는 이에게 이익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제 몸의 안온과 풍요로운 안락을 구하기 위하여 뭇 모임을 섭수하는 것이므로 그들로 하여금 바른 믿음에 편히 머무르게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나는 남을 속이는 사람이 아란야에 머무르고, 복덕이 엷은 이에게 욕심이 적게 되며, 좋은 맛을 탐내는 이를 만족할 줄 알기 쉬운 이라 하지 않으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구하는 이에게 걸식한다고 말하지는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갖가지 훌륭한 의복을 빌고 구하는 이러한 이들에게 누더기[糞掃衣]를 지니는 이라고는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집에 있거나 출가하거나 간에 앎이 없는 이에게 시끄러움을 여읜다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아양거리면서 마음이 굽은 사람에게 부처님이 계시는 세상을 만나고, 남의 단점을 구하는 이에게 이치대로 수행하게 되며, 손해를 많이 끼치는 이에게 계온(戒蘊)이 청정하다 하고, 뛰어난 체하는 이[增上慢者]에게 불법을 많이 들어 앎[多聞]이 최고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패거리를 만들기 좋아하는 이에게 율의(律儀)에 머무른다 하거나, 마음이 높은 체하는 이에게 법사를 존경한다 하거나, 부잡한 말로 가벼이 희롱하는 이에게 설법을 잘한다 하거나, 세속과 어울리는 이에게 대중 스님에게 모든 허물을 여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수승한 복전(福田)을 가리는 이에게 보시에서 과보를 바라지 않게 되고, 은혜에 보답을 구하는 이에게 모든 일을 잘 섭수하게 되며, 공경과 이익을 구하는 이에게 뜻함이 청정하게 되고, 허망한 계략이 많은 이에게 출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그와 나를 분별하는 이에게 계율 지니기를 좋아하는 이라 하거나, 존경하지 않는 이에게 법을 듣는다 하거나, 세간의 전적(典籍)과 주술(呪術)과 언론을 좋아하는 이에게 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모든 공한 성품에 수승한 견해가 없는 이에게 나고 죽음을 잘 벗어나게 되거나, 집착이 많은 이에게 모든 행[諸行]을 여의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보리분(菩提分)에서 얻을 것이 있어서 머무는 이에게 지혜를 증득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세력이 없는 이에게 인욕이 성취되고,
번거로운 접촉이 없는 이에게 인욕의 갑옷을 입으며, 번뇌가 적은 이에게 율의가 청정하다 하고, 삿된 방편을 쓰는 이에게 말씀한 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말을 하기 좋아하는 이에게 한 마음에 머무르게 되고, 세상 일을 경영하기 좋아하면 법에서는 손해가 없으며, 뜻함이 청정하면 모든 나쁜 세계[惡趣]에 떨어지고, 지혜를 닦아 익히면 시끄러운 행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느니라.
미륵아, 나는 방편과 상응함을 아첨하며 굽음이라 하거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면서 거짓말을 하거나, 집착함이 없는 이가 바른 법을 비방하거나, 바른 법을 보호하는 이가 몸과 목숨을 아끼거나, 행하는 바가 하열한데 뛰어난 교만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느니라.
이와 같이 미륵아,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는 어떤 보살들은 근기가 우둔하고 지혜가 적으며, 아첨과 굽은 마음으로 남들을 속이면서 도둑이나 하는 행에 머무를 것이니, 너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는 이 60명의 모든 보살들만이 업장에 얽매여 있겠습니까? 다시 그 밖의 보살들도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이 뒤의 말세 5백 년 동안에는 모든 보살들이 대부분 업장에 얽매여 있을 것이나 이 모든 업장은 혹 소멸되기도 하고, 혹 더욱 자라기도 할 것이니라.
미륵아, 이 5백 명의 모든 보살들 중에서 스무 명의 보살은 업장이 아주 적은지라 최후의 5백 년 동안에는 도로 여기의 성읍이나 마을이나 촌락이나 산야(山野)에 태어날 것이나, 종성(鍾姓)이 뛰어나고 큰 위덕이 있으며 총명과 지혜가 있으며, 선교방편이 있고, 마음과 뜻이 부드러워서 항상 자비를 품어 이롭게 하는 것이 많으며, 얼굴이 잘 생기고 변재가 미묘하며, 산수와 기술을 모두 잘 알되, 스스로 그의 덕을 숨기며 두타(頭陀)의 공덕이 되는 행에 편히 머무를 것이니라.
그리고 태어날 때마다 집을 버리고 도를 닦을 것이며, 이미
한량없는 아승기 구지 겁 동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쌓아 모았기 때문에 바른 법을 보호하고 지니면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아란야의 한적한 숲속에 있으면서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며 이익을 구하지 않을 것이며, 온갖 중생의 마음의 작용에 잘 맞추고, 주술(呪術)과 언론을 환히 알며, 모든 이치를 조금만 들어도 다 알고, 변재와 지혜를 두루 갖출 것이니라.
그 모든 보살들은 이 법 가운데서 부지런히 닦고 익혀 다라니와 걸림 없는 변재를 얻고 사부 대중 가운데서 바른 법을 널리 연설할 것이며, 부처님의 위덕과 가피(加被)의 힘으로써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수다라(修多羅)․기야(祇夜)․수기(受記)․가타(伽陀)․우타나(優陀那)․니타나(尼陀那)․아파타나(阿波陀那)․이제월다가(伊帝越多伽)․사다가(闍多伽)․비불략(毘佛略)․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우바제사(優波提舍)에 대하여 모두 변재를 얻어서 걸림 없고 자재할 것이니라.
미륵아, 저 스무 명의 뛰어난 보살들은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에게서 한량없는 백천의 계경(契經)을 듣게 되고 모두 잘 받아 지녔기 때문에, ‘나의 이 법문은 아무 화상과 아사리에게 친히 듣고 받은 것이라 의혹이 없다’고 말할 것이니라.
미륵아, 그때 어느 집에 있는 보살들과 출가한 보살들은 지혜와 선교방편이 없기 때문에 이 바른 법을 받아 지닌 보살이 말하는 법에 대하여 도리어 비웃고 업신여기고 비방하면서, ‘이러한 법은 모두가 그대들의 뛰어난 언사로써 마음대로 지은 것이므로 실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그런 것을 믿고 좋아하거나 희유한 마음을 일으킬 수 없다’고 할 것이니라.
미륵아, 그러할 때에 한량없는 중생들은 이 법사를 모두 비방하면서 버리고 떠나게 될 것이며 서로가 말하기를,
‘이 모든 비구들은 궤범(軌範)이 없고 여러 삿된 해설이 많으며, 계경(契經)에 의지하지도 않고, 계율에 의거하지도 않는 것이 마치 여배우[倡伎]가 희롱하는 법과도 같다. 그대들은 그 안의 것을 믿고 좋아하거나 희유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이는 바른 법이 아니다’라고 할 것이니라.
미륵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악마에 홀려 있으므로 이 법 안의 것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므로 ‘여래께서 연설한 것이 아니다’ 하면서, 이 법을 지닌 모든 비구에게 비방을 하고 법의 업을 무너뜨리는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당연히 나쁜 길에 떨어질 것이니라.
그러므로 미륵아, 만일 지혜와 탁월함이 있는 보살이 바른 법을 보호하고자 하면 마땅히 그 덕을 숨기면서 분별이 많은 중생들에 대하여 모름지기 생각을 수호하며, ‘그대들로 하여금 착하지 않은 마음이 생기게 하지 말라’고 하여야 하느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어느 보살들은 아예 지혜가 없으므로 대중 가운데서 바른 법과 법을 지닌 이를 비방하는 이는 다시 그 가운데서 변재와 다라니에 대해 그 법을 믿고 받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목이 마르므로 물을 찾아 샘물 있는 데로 가서 그 물을 마시려 하는데, 이 사람이 전에 왔을 때에 더러운 똥을 이 물에다 던져 넣었으면서도 그런 일을 깨닫지 못하고 그 물을 마시려 하였으나, 몹시 악취가 나므로 그 물을 마시지 못하면서 그 자신이 더렵혀 놓고서도 다시 그의 허물을 말하였고 한탄까지 하면서, ‘이상하구나, 이 물에서 아주 악취가 나니 말이다’고 하며, 이 사람은 자기 허물을 도무지 깨닫지도 못하고 이 물에 대하여 도리어 원망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한 샘물이란 바로 법을 지닌 비구인 줄 알아야 할 것이니, 부처님의 신력으로 말미암아 이것에 대한 법안(法眼)으로 잘 해설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저 어리석은 사람은 마치 샘물에다 자신이 더러운 똥을 던져 넣었으면서도 뒤에 그 일을 깨닫지 못하고 물을 마시려 하는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어떤 지혜가 없는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저 바른 법과 법을 지닌 이에 대항 비방한 뒤에, 다시 그 사람에게서 법의 묘미[法味]를 듣고 받았으나 그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도무지 깨닫지 못하고 의혹하는 허물 때문에 뜻의 감관을 더럽히고는 그 법을 지닌 이를 희롱하기도 하고 혹은 비웃기도 하고 한탄까지 하면서, ‘이상하구나, 이 법은 모든 허물에 더럽혀 있으니 말이다’라고 하고, 그 지혜 없는 사람은 이 바른 법과 법사에게서 받아 듣지도 못하고 그의 단점을 엿보면서 헐뜯고 욕을 하다가 싫증을 내며 버리고 떠나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미륵 보살을 칭찬하시며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미륵아, 이러한 비유를 잘 연설하였으므로 그의 단점을 엿보며 말할 수 있는 이는 없게 될 것이다.
미륵아, 이러한 인연으로 너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말씀하시는 네 가지의 변재가 있고, 모든 부처님께서 못하게 하시는 네 가지의 변재가 있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온갖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말씀하시는 네 가지의 변재가 있다고 하느냐 하면, 이른바 이익과 상응하면서 이익되지 않는 것과는 상응하지 않는 것이요, 법과 상응하면서 법답지 않은 것과는 상응하지 않는 것이며, 번뇌가 없어져 다한 것과 상응하면서 번뇌가 더욱 자라는 것과는 상응하지 않는 것이요, 열반의 공덕과 상응하면서 생사의 허물과는 상응하지 않는 그것이니라.
미륵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말씀하시는 네 가지의 변재이니라.
미륵아, 만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서
설법을 하고자 하는 이면 마땅히 이와 같은 변재에 머물러야 하며,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믿고 수순하는 마음이 있으면 이 사람에 대하여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내고, 가르쳐 주시는 스승이라는 생각을 지으며, 또한 이 사람에게서 그 법을 듣고 받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이 말한 것은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요, 모든 부처님의 성실한 말씀인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이가 이 네 가지의 변재를 비방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고 하며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이 사람은 원망과 증오 때문에 저 모든 부처님․여래께서 말씀하는 변재를 모두 비방하는 것이요, 법을 비방한 뒤에는 법의 업을 무너뜨리는 것이므로 법을 무너뜨리고 나면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니라.
그러므로 미륵아, 만일 청정한 믿음이 있는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법을 비방한 업의 인연에서 해탈하고자 하는 이면 미워하고 질투하는 사람 때문에 법을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사람의 과실로 법에 대한 과실을 내지 않으며, 사람에 대한 원망으로 법에 대하여 또한 원망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미륵아, 어떤 것을 모든 부처님께서 막아서 못하게 하는 네 가지의 변재라 하느냐 하면, 이른바 이익이 아닌 것과 상응하면서 이익과 상응하지도 않고, 법이 아닌 것과 상응하면서 법과 상응하지도 않으며, 번뇌와 상응하면서 번뇌가 없어져 다하는 것과 상응하지도 않고, 생사와 상응하면서 열반의 공덕과 상응하지도 않은 것이니, 미륵아, 이것이 온갖 모든 부처님께서 막아 못하게 하는 네 가지의 변재이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만일 어떤 변재가 생사를 더욱 자라게 한다면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닐 것이니,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모든 번뇌를 말씀하시면서
보살의 이익되는 일이라고 하십니까? 또 생사를 칭찬하고 섭취(攝取)하면서도 보리분법(菩提分法)이 원만하게 한다면 이와 같은 변재를 어찌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의 뜻대로 대답하여 보아라. 만일 어떤 이가 말하기를, ‘보살이 보리분법을 원만하게 성취하기 위하여 생사를 섭취한다’하고, 또 다시 말하기를, ‘모든 번뇌로써 이익되는 일을 삼는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익과 상응한 것이냐, 이익이 아닌 것과 상응한 것이냐? 법과 상응한 것이냐, 법이 아닌 것과 상응한 것이냐?”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바르게 말씀한다면 이익과도 상응하고 법과도 상응한다고 할 것이니, 보살로 하여금 보리분법을 원만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이 ‘보리분법을 원만하게 하기 위하여 생사를 섭취한다’고 말하고, ‘모든 번뇌가 보살의 이익되는 일이 된다’고 말하면 이와 같은 변재는 모든 부처님․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라. 왜냐 하면 미륵아, 이 모든 보살은 얻은 법이 자재하므로 일으키는 번뇌에도 허물이 없기 때문이니, 이것은 보살의 선교방편이요, 모든 성문이나 연각의 경계가 아니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번뇌가 다른 이를 위하여 이익되는 일이 될 수도 없고 보리분법을 원만하게 할 수도 없으면서 일으킨다면 이익과 상응하지도 않고, 법과 상응하지도 않으며, 다만 하열한 선근의 인(因)이 될 뿐이니, 보살은 그 안에서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역시 그 번뇌를 따르면서 행하지 않을 것이니라.
왜냐 하면 미륵아, 어느 다른 보살은 지혜의 힘을 얻었기 때문에 모든 번뇌에 대하여 실제로 반연함이 있겠지만, 어느 다른 보살은 지혜의 힘이 없기 때문에 모든 번뇌에 대하여 강하게 집착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의 뜻을 이해하는 바로는, 만일 모든 보살이 최후의 말세 5백 년 동안에 즐겁게 모든 업장의 얽매임을 여의고, 스스로 손해됨이 없으면서 해탈을 얻고자 한다면, 이 사람은 마땅히 보살의 행에 대하여 깊이 믿고 이해하면서 다른 이의 허물을 분별하지도 말고 여래의 진실한 공덕을 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미륵아, 그러므로 마땅히 모든 보살들은 방편의 행에 대하여 깊이 믿고 이해하여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행이 지혜로운[慧行] 보살의 방편의 행은 믿고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수다원(須陀洹)의 사람이 범부의 행동을 보일지라도 이러한 범부와 수다원의 지위와 저마다 차별되나니, 범부인 어리석은 사람은 탐냄․성냄․어리석음에 대하여 얽매여 있기 때문에 모든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만, 수다원은 탐냄․성냄․어리석음을 환히 통달하여 있으므로 끝내 3악도에는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미륵아, 행이 지혜로운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탐냄․성냄․어리석음에 대한 습기(習氣)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 하여도 그는 역시 그 밖의 처음 업을 닦는 보살[初業菩薩]과는 다르니라. 왜냐 하면 그 마음은 번뇌에 가리워지지 않았고, 처음 업을 닦는 보살들과도 같지 않기 때문이니, 행이 둔한[鈍行] 보살은 훌륭한 솜씨가 없어서 모든 범부들과 동일하여 벗어날 수 없느니라.
미륵아, 행이 지혜로운 보살의 중죄(重罪)는 지혜의 힘으로써 모두 다 꺾어 소멸시킬 수 있으며, 또한 그로 인하여 나쁜 길에도 떨어지지 않느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큰 불 무더기에 계속 땔나무를 던져 넣고 이와 같이 더 넣고 나면 그것이 타면서 그 불길은 더욱 더 왕성해지고 다시 더 밝아지면서 꺼져 다함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미륵아, 행이 지혜로운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지혜의 불로써 번뇌의 땔나무를 태울 적에 계속 번뇌의 땔나무를 던져 넣으면
그것이 타면서 지혜의 불은 더욱 더 밝아지면서 꺼져 다함이 없게 되느니라.
미륵아, 이와 같고 이와 같아서 행이 지혜로운 보살의 지혜의 힘과 선교방편은 가히 분명히 알기란 어려우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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