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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643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06권

by Kay/케이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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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106

 

 

대보적경 제106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37. 아사세왕자회(阿闍世王子會)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사랑하는 아들 사자(師子)는 같은 또래인 5백 명의 벗들과 함께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갖가지 당기와 번기와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왕사성을 나와 기사굴산으로 가서 여래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하고 공양하였다.
이때 왕자는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모든 보살의 행[菩薩行]을 널리 설하여 주소서.”
이렇게 법을 청한 뒤에 왕자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단정하게 생기고
연꽃 속에 화생(化生)하게 되며
어떻게 하면 전생 일을 알게 되나이까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 여래는 모든 행[諸行]의 마지막 저 언덕을 환히 통달한지라 묻는 대로 대답하셨으니,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인욕(忍辱)을 하면 단정하게 생기고
연꽃을 보시하면 화생하게 되며
법 보시[法施]로 전생 일을 알게 되니
너는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삼매를 성취하게 되고
다라니를 성취하게 되며
또 말을 할 때에
모든 사람들이 믿어 지니게 되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마음을 닦으면 삼매를 얻고
인욕을 하면 다라니를 얻으며
중생을 공경하고 존중하면
말마다 사람들이 믿어 지니게 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바른 기억[正念]을 얻고
두루 갖춘 지혜가 생기게 되며
법대로 수행할 적에
견고하여서 무너지지 않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첨하지 않으면 바른 기억을 얻고
잘 관찰하면 지혜가 생기며
수행할 것을 존중하면서
법을 보호하면 마음이 견고해지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모습[相]을 얻어서
서른 두 가지를 두루 갖추며
여든 가지 잘 생긴 모습[隨形好]을 얻어서
보는 이마다 좋아하며 싫어함이 없겠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보시로 말미암아 모든 모습을 얻고
자비를 행하면 잘 생긴 모습 얻으며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면
보는 이들이 좋아하며 싫어함이 없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범음(梵音)을 얻고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소리를 얻으며
어떻게 하면 세간으로 하여금
보는 이마다 모두 기뻐하게 하오리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정성스런 말을 하면 범음을 얻고
가릉빈가 소리는 부드러운 말 때문이며
번지르르한 말과 이간하는 말을 여의면
보는 이마다 모두 기뻐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떠한 업행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서
미묘한 이치를 청할 수 있나이까
원컨대 여래께서는 말씀해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모든 법을 보시하는 가운데에
장애가 있지 않으면
이로 인하여 언제나
모든 여래를 만나게 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재난(災難)을 여의면서
착한 갈래[善趣]에 나게 되며
어떻게 하면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성품에 항상 방일(放逸)함이 없겠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믿음이 청정하면 모든 재난 여의고
계율을 지니면 착한 갈래에 나며
공을 닦아 익힘으로 말미암아
나는 곳마다 방일함이 없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신통을 얻고
전생 일을 아는 지혜[宿命智]를 얻게 되며,
모든 번뇌[漏]를 영원히 끊을 수 있나이까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널리 설하여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탈 것을 보시하면 신통을 얻고
남을 가르치면 숙명지를 이루며
두 가지 치우침[二邊]을 버리고 여의면
이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를 끊을 수 있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청정한 업[淸業]이 이루어지고
악마의 그물에 걸리지 않으며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뛰어난 알음[勝解]으로 청정한 업을 이루고
정진하면 악마를 꺾어 조복하며,
말씀대로 수행하면
날 때마다 대중들이 사랑하게 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오래 살게 되고
질병이 적은 몸을 얻게 되며
쉽게 깨어지지 않는 권속을 얻나이까

원컨대 모니(牟尼)께서는 널리 설하여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살생하지 않으면 오래 살게 되고
남의 근심 없애주면 병이 적으며
다툰 이들을 화합시켜주면
쉽게 깨어지지 않는 권속을 얻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재물이 풍부하고
살림살이가 줄어들지 않으며,
모든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큰 위덕(威德)을 성취하게 되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질투하지 않으면 재물이 풍부하고
인색함이 없으면 살림이 늘어나며,
겸손하며 낮추면 존귀한 이가 되어
위덕이 있고 자재로워지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큰 세력을 얻고
뭇 악마가 해치지 못하며
위세(威勢)가 언제나 뛰어나나이까
원컨대 인존(人尊)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항상 으뜸가는 음식을 보시하고
두려움이 있는 이를 안온하게 하면
이로 말미암아 큰 힘을 얻게 되어
위세가 언제가 뛰어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천안(天眼)을 성취하고
천이(天耳)를 성취하며
어떻게 하면 모든
중생의 마음을 환히 알 수 있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등불을 보시하면 천안을 얻고
음악을 공양하면 천이를 얻으며
두 가지의 치우침을 멀리 여의면
그 때문에 타심지(他心智)를 얻게 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정토(淨土)를 얻고
대중들이 원만하게 되며
몸을 따르는 원광(圓光)을 얻게 되나이까
공덕의 바다[功德海]께서는 부디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원력(願力)으로 말미암아 정토를 얻고
참는 힘으로 대중들이 성취되며
여러 가지 묘한 보배의 장막을 보시하면
두루한 원광을 얻게 되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태어나는 곳마다
보리의 마음이 파괴되지 않아서
꿈속에서까지도
잊거나 상실함이 없게 되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무릇 돌아다니는 곳의
성(城)이나 읍(邑)이나 마을 가운데서
중생을 교화하고 보리에 나아가면
보리의 마음이 파괴되지 않느니라.

왕자가 또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큰 성인[牟尼]이 되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며
온갖 법을 섭취(攝取)하게 되나이까
원컨대 인존(人尊)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훌륭한 뜻을 좋아하는 것이 구족되면
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이로 말미암아 모든 법을 거두어 지니고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느니라.

그때 왕자와 모든 대중들은 이 게송을 듣고 나서 함께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 모든 묘한 행을 우리들은 지금부터 모두 닦고 배우리라.”
이때 여래께서는 곧 빙그레 웃으시면서 큰 광명을 놓아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에 두루 비추었다.
이에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빙그레 웃으시옵니까? 원하옵건대 말씀하시어 의혹을 끊어 없애주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왕자와 5백의 벗들은 모두가 옛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10나유타 80억의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면서 공양하였고, 나는 연등 부처님[然燈佛] 곁에 있을 때에 바라문의 아들로서 그들을 성숙시켰느니라. 그리고 저 모든 사람들은 미래 세상에 미륵부처님 등 모든 세존 앞에서 항상 화생(化生)의 몸을 받아 친히 받들고 공양할 것이요, 이렇게 10억의 여래를 받들어 섬기면서 삼백억 겁을 채울 것이니라. 맨 나중의 부처님 명호는 무변지(無邊智)이시고 그 부처님께 모든 법을 잘 배울 것이며, 그때에 무변지 부처님은 여러 사람들의 마음에서 바라고 좋아하는 것을 아시고 저마다 알맞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실 것이요, 그들은 다 같이 안락광엄겁(安樂光嚴劫) 동안에 등정각을 이루어서 모두 명호를 지혜당상(智慧幢相)이라 할 것이니, 이 모든 부처님 세계의 온갖 장엄은 역시 무량수국(無量壽國)과 똑 같아서 다름이 없으리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여기서 말한 것을 듣고는 믿고 이해하면서 장차 큰 보리를 이루겠다는 원을 세우면 이 사람이 얻게 될 공덕이야말로 3세(世)에서 필적할 이가 없는 줄 알지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 6백 겁 동안에 항상 많은 보배로 모든 세계에 두루한 여래께 받들어 보시한다고 하자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이 경전을 듣고 선근을 낸다고 할 때, 경전을 듣고 선근을 내는 사람의 공덕은 앞의 사람의 공덕에 비교하면 산수(算數)로서 헤아린다 하여도 미칠 수 없는 바이니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대중 안의 80억 중생이 일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하여 나아갔으며 또 이 삼천대천세계는 모두 다 진동하였고 하늘에서는 묘한 꽃비가 내렸다.
그때 왕자와 5백의 벗들은 수기를 들은 뒤에 기뻐 뛰면서 다같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반드시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되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 왕자와 벗들은 공양을 올리고 5신통(神通)을 얻었으며, 곧 부처님 앞에서 갖가지로 변현(變現)하였고 출가하여 도를 닦았다.
그때 모든 보살마하살과 큰 보리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저 왕자와 여러 벗들이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신통 변화를 나타내 보이는 것을 보고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다 함께 말하였다.
“사자 왕자가 여쭙는 의혹을 여래 법왕(法王)께서는 모두 끊어 없애주셨으니, 이러한 세존이야말로 불가사의하며 여래의 바른 법과 법을 믿고 이해하는 사람과 나아가 그 과보도 불가사의하도다. 여래의 공덕은 한량없고 끝이 없으시며, 온갖 법에 대하여 밝게 통달하지 않음이 없고, 세간을 위한 길잡이므로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하시며, 널리 시방세계에 두루 하고 이미 3세의 모든 법을 분명히 아시거늘 지혜 있는 이라면 그 누가 이와 같이 안락함을 내는 곳과 공덕의 무더기를 듣고서 깊은 믿음과 즐거움을 일으켜서 보리를 구하지 않겠는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자 왕자와 5백의 벗들은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8. 대승방편회(大乘方便會) ①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정사(精舍)에서 큰 비구 대중 8천 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 모두는 배울 것이 있는[學] 이와 배울 것이 없는[無學] 큰 성문들이었다. 그리고 보살마하살도 만 2천 인이 있었으니, 모두가 신통을 얻은 대중들이 잘 아는 이들이었고, 다라니와 걸림 없는 변재를 얻었으며, 모든 법인(法忍)을 얻었고 한량없는 공덕을 모두 다 성취한 이들이었다.

그때 여래는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한량없는 백천만억 중생들이 공손히 받들고 에워싸인 가운데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대중 가운데에 지승(智勝)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허락하여 주소서.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면 감히 묻고 청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마음대로 물어라. 너를 위하여 해설하여 너의 의심을 끊어 줄 것이니라.”
그때 지승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방편(方便)에서 보살의 방편이란 어떤 것이옵니까?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나이까?”
이렇게 여쭙자, 곧 부처님께서는 지승 보살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너는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일부러 방편의 이치를 물으니 이익 되고 안락한 일이 많을 것이니라. 세간을 가엾이 여기어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면서 오직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미래의 모든 보살의 지혜와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법을 섭취(攝取)하기만을 위함이로구나. 선남자야, 너를 위하여 설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지승 보살은 분부를 받고서 듣고 있었다.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한 덩이의 밥을 가지고서도 온갖 중생에게 베풀어주느니라. 왜냐 하면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한 덩이의 밥을 베풀어주되 아래로 축생에 이르기까지 일체지(一切智)를 구하나니, 이 보살은 온갖 중생들과 함께 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니라. 이 두 가지 인연 때문에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니, 이른바 일체지의 마음과 원(願)을 구하는 방편이 그것이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보시를 하는 사람을 보면, 따라 기뻐하는 마음[隨喜心]을 내나니 따라 기뻐하는 선근으로 온갖 중생들과 함께 하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이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또한 보시하는 이와 받는 이에게도 일체지의 마음을 여의지 않기를 원하나니, 가령 받는 이가 2승(乘)의 사람이라 하여도 역시 일체지의 마음을 여의지 않기를 원하노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시방세계 안에 주인이 없는 꽃나무와 갖가지 향을 보면 모아 두었다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원하며, 또 시방세계에 주인이 있는 꽃과 향 잎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면 모두 모아 두었다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원하나니, 이 선근으로 자기 자신을 위하고 또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일체지의 마음을 갖추느니라. 이 선근의 인연 때문에 한량없는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되 만일 시방세계의 중생이 모든 쾌락의 과보를 받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원컨대 중생은 일체지의 쾌락을 얻어지이다’라고 하며, 만일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온갖 고통의 과보를 받는 것을 보면 중생을 위하여 모든 죄를 참회하면서 이런 큰 장엄을 짓나니, ‘중생들이 받는 이와 같은 고뇌를 내가 모두 대신 받아서 그들로 하여금 쾌락을 누리게 하리라’고 하느니라. 이 선근으로 일체지를 이루고 모든 중생의 고뇌가 제거되기를 원하나니, 이 인연 때문에 마침내 모든 고뇌를 받지 않고
순전히 모든 쾌락을 누리게 되느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한 분의 부처님을 예배하면서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모든 여래는 동일한 법계요, 동일한 법신(法身)이요, 하나의 계율이요, 하나의 선정이요, 하나의 지혜요, 하나의 해탈이요, 하나의 해탈지견이다’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생각한 뒤에는 마땅히 한 분의 부처님을 예배하면서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 곧 그것은 모든 부처님을 예배하고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는 것이요, 만일 한 분의 부처님께 공양하면 곧 그것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 것인 줄 알아야 하니, 이와 같이 시방의 부처님께 공양하고 난 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근성이 둔한 이면 스스로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하며, 만일 네 글귀로 된 한 게송을 환희 통달하였으면 ‘만일 네 글귀로 된 한 게송의 뜻을 이해하면 곧 온갖 부처님 법을 아는 것이니, 온갖 부처님 법은 모두가 이 게송의 뜻 안에 포함되어 있다’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통달한 뒤에는 마음에 게으름을 내지 않아야 한다. 혹시 나라의 성이나 읍이나 마을에 이르면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말하여 주되 이익과 명성을 구하지 않고 찬탄하면서 이렇게 서원하니니 ‘이 네 글귀의 게송을 다른 이들이 듣게 하여지이다’라고 하느니라. 이런 선근의 인연과 방편으로 중생으로 하여금 많이 듣게 하기를 모두 아난(阿難)과 같게 하고 그리고 여래의 변재를 얻게 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가난한 집에 태어난 보살이 걸식하여 한 덩이의 밥을 얻으면 승가에 보시하는 것이요, 만일 한 사람에게 보시하여도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면서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말씀과 같다면, 마음이 더욱 넓고 커서 재물의 보시보다 뛰어나리니 나의 재물 보시가 적다 하더라도 일체지의 마음으로 이 선근이 일체지를 이루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가 보배의 손을 얻는 것이 마치 여래와 같아지게 하느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보시와 계율과 선정의 복된 곳을 두루 갖추게 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만일 성문이나 연각이 이익과 존중과 찬탄을 많이 받는 것을 보면, 이 보살은 스스로 두 가지 인연으로 그의 마음을 위로하느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 인연인가 하면, 이른바 보살로 인하여 모든 여래가 있게 되고, 여래로 인하여 성문과 독각이 있게 되는 것이니, 그러므로 생각하기를 ‘2승의 사람이 비록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내가 그보다 훌륭하다. 그가 받은 음식도 바로 아버지인 나의 물건이거늘 어떻게 그런 것에 대하여 희망을 내겠느냐’라고 하느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을 행하되, 보시를 할 때에 6바라밀을 갖추느니라. 어떤 것이 여섯 가지 바라밀인가 하면, 선남자야, 보살이 방편을 행할 때에 만일 거지 아이를 보고 인색한 마음을 없애면서 두루 갖추어 크게 보시하면 이것을 보시[檀]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자신이 계율을 지니면서 계율을 지닌 이에게 보시하거나 계율을 깨뜨린 사람을 보면 권하여 계율을 지니게 하고 계율을 지니도록 권고한 이후에야 보시하나니, 이것을 지계[尸]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스스로 성을 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면서 마음에 번뇌가 없이 중생을 이익 되게 하며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하나니, 이것을 인욕[羼提]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만일 음식이나 탕약을 보시하게 되면 바로 그때에 몸과 마음의 정진을 두루 갖추고서 가고 오고 나아가고 그치며 굽히고 펴고 굽어보고 쳐다보나니, 이것을 정진[毘梨耶]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만일 보시를 하고 나면 그 마음에 안정을 얻으므로 기뻐하고 좋아하면서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쓰며 어지러워하지 않나니, 이것을 선(禪)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보시한 뒤에는 모든 법을 분별하면서 ‘보시한 이는 바로 누구고 누가 받는 이이며 누가 과보를 받는 이이냐’라고 하나니, 이렇게 관찰하고 나면 보시한 이나 보시를 받는 사람이나 과보를 받을 이라 할 만한 법이 하나도 없느니라. 이것을 지혜[般若] 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면서 여섯 가지 바라밀을 갖춘다 하느니라.”
그때 지승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전에 없었던 일이옵니다.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되 곧 보시를 할 때에 그 보시로서 온갖 부처님의 법과 모든 중생을 섭수하게 되나이다.”
부처님께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면 그 방편의 힘 때문에 비록 적게 보시한다 하더라도 얻는 복덕은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비록 불퇴전지(不退轉地)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역시 방편을 쓰면서 보시를 행하니, 이것을 보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때에 악한 벗이 보살을 부추기되 ‘그대는 무엇 때문에 오래도록 나고 죽는 데에 있으려 하는가. 이 몸으로 얼른 열반에 들어가야 마땅하리라’고 하면, 보살은 알아차린 뒤에 곧 그를 멀리하면서 ‘나는 이와 같은 큰 업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있는데 이 사람은 나에게 훼방을 놓고 있다. 만일 내가 나고 죽은 그 안에 있지 않는다면 어떻게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여야 하느니라.”
지승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은 허망한 생각 때문에 4중죄(重罪)를 범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출가한 보살이 허망한 생각 때문에 4중죄를 범하면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그것을 모두 제거해야 하느니라. 나도 지금
죄를 범하는 이와 과보를 받는 이가 없음을 말하고 있느니라.”
지승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죄를 범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이 비록 해탈하는 계율을 행하면서 백천 겁 동안에 열매를 먹고 풀을 먹으며 중생이 퍼붓는 선악(善惡)의 말을 능히 참는다 하더라도 만일 성문이나 연각과 함께 사유(思惟)하는 법을 같이 한다면, 선남자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중죄(重罪)를 범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성문의 사람이 중죄를 범하면 곧 그 몸으로는 열반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선남자야, 보살이 이와 같이 성문이나 연각과 같이하는 사유의 법을 없애지 않거나 버리지 않거나 뉘우치지 않으면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없느니라. 불법을 얻는 일은 있을 수 없으리라.”
그때 아난 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이른 아침에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중존왕(衆尊王) 보살이 한 여인과 같은 평상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나이다.”
아난이 이런 말을 하자마자 바로 그때에 대지(大地)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중존왕 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몸을 솟구쳐 7다라수(多羅樹) 높이의 허공으로 올라가 서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존자여, 어찌 죄를 범한 이가 허공에 설 수 있습니까? 아난이여, ‘어떤 것이 죄이고 어떤 것이 죄가 아니냐’라고 세존께 여쭈어 보십시오.”
그때 아난은 근심하면서 부처님을 향하여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손으로 부처님 발을 잡고는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허물을 참회하나이다. 저는 이처럼 큰 용(龍)이 죄를 범했다고 말하였사오며, 저는 이와 같은 보살의 허물을 찾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허물을 참회하오니, 허락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대승의 대사[大乘大士]에게서 그의 죄를 찾아서는 안 되느니라. 아난아, 너는 성문의 사람이라 장애가 있는 곳에서 번뇌가 고요히 사라진 선정[寂滅定]을 행하여
방해되는 것이 없이 온갖 번뇌[結]를 끊고 있어야 하느니라. 아난아,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이와 같이 일체지의 마음을 성취한지라 비록 궁중에 있으면서 채녀(婇女)들과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긴다 하더라도 악마의 일이나 여러 방해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아난아, 방편을 행하는 보살은 3보(寶)의 권화(勸化)로써가 아니면 이러한 중생의 일들은 받음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아난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대승을 배우는 선남자나 선여인이 일체지의 마음을 여의지 않고 설령 뜻에 맞는 5욕(欲)을 보고 곧 그 안에서 같이 서로 재미있게 즐긴다 하여도, 아난아, 너는 마땅히 생각하기를 ‘이러한 보살은 곧 여래의 근본을 이룰 수 있다’고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속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무슨 일 때문에 중존왕 보살마하살이 이 여인과 함께 같은 평상에 앉았느냐 하면, 아난아, 그 여인은 일찍이 과거의 5백 세상 동안에 중존왕 보살의 아내였느니라. 그 여인은 본래의 습기(習氣) 때문에 중존왕 보살을 보게 되자 마음에 애착이 생기면서 그 얽매임을 버리지 못하였지만, 이 중존왕 보살의 단정한 위덕과 계율을 지니는 힘을 보고 나서 뛸듯이 기뻐하며 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만일 중존왕 보살이 나와 함께 한 평상에 앉아 주기만 하면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리라’고 한 것이니라.
아난아, 그때 중존왕 보살은 그 여인의 생각을 알고서는 곧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그 여인의 집에 이르렀느니라. 보살은 곧 집으로 들어가서 바로 이와 같은 법문을 생각하였나니 ‘안의 땅 요소[內地大]와
밖의 땅 요소[外地大]는 바로 하나의 땅 요소이다’고 하고, 땅 요소의 마음으로 여인의 손을 붙잡고 같이 하나의 평상에 앉은 것이니라. 그리고는 중존왕 보살은 곧 앉은자리 위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여래께서는 범부들이
행한 음욕을 찬탄하지 않나니
욕심과 탐애(貪愛)를 여의어야
비로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됩니다.

아난아, 그러자 그때에 그 여인은 이 게송을 듣자마자 마음으로 크고 한량없이 기뻐하며 곧 자리에서 일어난 중존왕 보살을 향하여 발을 잡고 공경하고 예배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저는 애욕을 탐하지 않나니
탐욕은 부처님께서 꾸짖으신 것입니다.
욕심과 탐욕을 여의어야
비로소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되십니다.

이런 게송을 말하고 나서 다시 말하였느니라.
‘저는 먼저 나쁜 음욕의 마음을 이제 참회합니다. 그리고 곧 착한 욕심의 보리심을 내어서 온갖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중존왕 보살은 그 여인에게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한 뒤에 곧 자리에서 떠난 것이니라. 아난아, 너는 이 여인이 마음을 오로지 한군데에만 쓴 복된 과보를 자세히 살펴보라. 나는 이제 정변지(正遍知)로서 그 여인에게 수기하노니, ‘여기서 목숨을 다하면 여인의 몸을 바꾸어서 남자가 될 것이며, 장차 오는 세상에 99겁 동안 백천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온갖 불법을 두루 갖추었다가 부처님이 되시리니, 명호는 무구번뇌(無垢煩惱) 여래․응공․정변지라 하시리라.’ 부처님이 성도하시고 나서 그 세상에는 한 사람도 착하지 않은 마음을 일으킨 이가 없으리라. 아난아, 알아야 하느니라. 방편을 행한 보살이 포섭한 권속이면 끝내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그때
중존왕 보살은 공중에서 내려와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방편을 행하되 설령 한 사람을 위하여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착한 법을 합치고 쌓을 적에, 그가 죄를 범한 것 같거나 또는 실제로 죄를 범하여 백천 겁 동안 큰 지옥에 떨어진다 하여도, 세존이시여, 그 보살은 모든 악(惡)과 지옥의 고통을 받아 낼 수 있사오니, 이런 선근 때문에 한 사람도 버리지 않기를 원하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중존왕 보살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보살은 이와 같은 대비(大悲)의 마음을 성취한지라 비록 5욕(欲)을 받는다 하더라도 중죄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모든 죄를 여의었으며 온갖 악도에 떨어질 업을 멀리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기억하거니와, 과거 세상 아승기겁 전에 이 수보다 더 지나간 때에 수제(樹提)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그는 42억 년 동안 텅 빈 숲 속에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았느니라. 그때 범지는 이 세월을 지난 뒤에 숲 속에서 나와서 극락성(極樂城)으로 들어갔는데 그 성으로 들어가자 곧 어느 한 여인을 만났느니라. 그때 그 여인은 이 범지의 단정한 용모를 보고 이내 음욕의 마음이 일어나 곧장 범지에게로 가서 손으로 그의 발을 붙잡고 땅에 주저앉았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범지는 그 여인에게 말하기를 ‘누이여, 구하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하자, 그 여인은 대답하기를 ‘나는 범지 당신을 구합니다’라고 하였으므로 범지는 그 여인에게 말하기를 ‘나는 음욕을 행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였으나 여인은 대답하기를 ‘만일 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나는 지금 당장 죽어버리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수제 범지는 ‘이것은 나의 법도 아니고 또한 나의 때[時]도 아니다. 나는 42억 년 동안 청정한 범행을 닦았거늘 어떻게 이제 헐어버린단 말이냐’라고 생각한 뒤에 억지로 뿌리치고서 일곱 걸음이나 떨어져 갔느니라. 이렇게 일곱 걸음을 가고 나자 불쌍한 마음이 일어나 비록 계율을 범하여 악도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지옥의 고통을 참아 낼 수 있거늘 이제 이 여인이 받는 이런 고뇌는 차마 보지 못하겠구나. 이 사람이 나로 인해 목숨을 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범지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다시 그 여인에게 가서 오른 손으로 붙잡고는 말하기를 ‘누이여, 일어나십시오. 당신이 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범지는 12년 동안을 함께 아내로 삼아 살다가 12년이 지난 뒤에는 다시 출가하여 즉시 도로 4무량심(無量心)을 갖추었으므로 그런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범천(梵天)에 났느니라. 선남자야, 너는 의심하지 말라. 그때의 범지는 바로 지금의 나요, 그 여인은 바로 지금의 구이(瞿夷)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그때 그 여인의 욕심 때문에 잠시 가엾다는 마음을 낸 순간 바로 백만 겁의 나고 죽는 고통을 초월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너는 그 밖의 중생이 애욕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니 만일 보살이 방편을 행하면 범천에 가 난다’라고 관찰할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사리불과 대목건련 등이 방편을 행하였다면 구가리(瞿伽離)를 지옥에 떨어지게 하지 않았으리라. 왜냐 하면 선남자야, 나는 기억하거니와 과거의 세상 구류손 부처님[鳩留孫佛] 때에 무구(無垢)라는 한 비구가 빈 숲 속의 굴 안에 살고 있었는데 그 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섯 선인(仙人)이 있었느니라. 마침 그때 갑자기 큰 구름이 뒤덮이면서 큰비가 쏟아졌느니라. 이때에 어느 한 가난한 여인이 길을 가다가 폭우를 만나자 추위와 헐벗음에 벌벌 떨다가 곧 무구가 살고 있는 굴속으로 들어갔느니라. 한참만에 비가 그쳤으므로 무구 비구는 이 여인과 함께 굴속에서 나왔느니라. 이때 다섯 선인이 이런 광경을 보고 나서 마음에 좋지 않은 생각을 내면서 저마다 서로가 말하기를 ‘무구
비구는 마음에 간사함과 아첨을 품고 있다가 부정(不淨)한 행을 저질렀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무구 비구는 그 선인들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곧 몸을 솟구쳐 일곱 다라수(多羅樹) 높이의 허공으로 올라갔었느니라. 그러자 다섯의 선인들은 무구 비구가 허공으로 올라간 것을 보고는 다시 서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보았던 서기(書記)나 경론(經論)에서는 만일 사람이 부정한 행을 지으면 이렇게 허공으로 날아오를 수가 없다고 하였으며 청정한 행을 닦았어야 이렇게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라고 하고, 그때에 선인들은 곧 무구에게 가서 온몸을 땅에 던져서 합장하고 허물을 참회하면서 감히 숨기지 않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지승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때 무구 비구가 만일 이러한 방편을 쓰면서 허공으로 날아오르지 않았다면 이 다섯의 선인은 이생의 몸으로 지옥에 들어갔을 것이니라. 선남자야, 그때의 비구가 어찌 다른 이었겠느냐.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이니라. 선남자야, 너는 알아야 하느니라. 사리불과 목건련이 만일 이러한 방편을 쓰면서 허공으로 날아올랐었다면 저 구가리(瞿伽離) 비구가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니라. 선남자야, 너는 이제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행한 방편 같은 것은 성문이나 연각에게는 없느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64가지 교태(嬌態)에 능숙한 음녀(婬女)가 재보를 위하여 아첨하는 말로 남을 꾀어서 거짓으로 몸을 허락하고 소중한 물건에 대해 아끼는 마음이 없게 한 뒤에, 그의 물건을 얻고 나서 그를 쫓아내어 떠나가게 하고는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도 않는 것처럼,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상황에 따라 방편을 행하되,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그들을 위하여 몸을 나타내고, 구하는 물건이 있으면 아낌없이 몸까지도 버리며, 중생들을 위하여 선근을 좋아하면서 그 과보도 바라지 않으며,
중생이 선근을 지은 것을 안 뒤에는 마음에 퇴전함이 없고 곧 그때에 마음으로 버리고 여의면서, 나타내었던 5욕을 두 번 다시 그리워하거나 집착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마치 호박벌이 축생에 있으면서 온갖 꽃에 대하여 비록 향기와 맛에 집착한다 하더라도 그것에 의지하려는 생각도 없고 애착하는 것도 없으며 꽃과 잎과 줄기에 붙은 향기를 가지지도 않고 떠나가는 것처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나니,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5욕에 처한다 하더라도, 그 법의 무상함을 보면서 항상 있는 것이라고 애욕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또 자기 자신을 해치지도 않고 또한 다른 이를 해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조그마한 종자가 싹을 낸다 하더라도 그의 본래 물질[色]을 이지러뜨리거나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그와 다른 물건을 내지도 않는 것처럼, 선남자야, 이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고 나가 없는 지혜의 종자인 보살도 비록 번뇌가 있고 5욕에 머물러 재미있게 즐긴다 하더라도 3악도(惡道)의 싹을 내지도 않고 선근을 손상하지도 않으며 또한 물러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고기잡이가 미끼를 그물에 꿰어서 깊은 못에 던져 놓았다가 물고기가 넉넉히 들어오면 즉시 끌어내는 것처럼,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역시 그와 같나니,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고 나가 없는 지혜로 훈수(熏修)한 그 마음을 얽어매어 그물을 삼고, 일체지의 마음으로 그 미끼를 삼아서 5욕의 진창 속에 던져진다 하더라도 그가 소원한 대로 이루면서 욕계(欲界)에서 끌어내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주술(呪術)을 잘 아는 어떤 사람이 관가에 붙잡혀 가서 팔과 다리와 목 등 온 몸을 묶였을 때에도 이 사람은 자신의 주술의 힘으로 곧 묶인 몸을 풀고 원하는 대로 달아나 버리는 것처럼, 선남자야, 이 보살마하살도 방편을 행하되 비록 5욕에 처하면서 같이 서로 재미있게 즐긴다 하더라도
그가 바라는 대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일체지의 주술로써 5욕의 속박을 끊고, 범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싸우는 법을 잘 아는 장부가 하나의 날카로운 칼을 갖추고 행인(行人)을 호위하며 따라갈 적에 그 무리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이 사람이 기묘한 꾀를 은밀히 품고 있는 줄을 모르기 때문에 도리어 그를 업신여기고 불쌍히 여기어 공경하거나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 저마다 서로 말하기를 ‘저 사람은 무기도 지니지 않고, 같은 패도 없으며, 건장하지도 않고 다시 힘도 없어서 자기 자신도 구하지 못하겠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구하겠느냐. 그가 도둑을 쫓아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 사람은 틀림없이 여러 재난을 받게 되리라’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드디어 그 장부가 빈 진흙탕에 들어섰을 때 도둑 떼가 한꺼번에 들이닥쳤느니라. 그때 그 장부는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이내 감추고 있던 칼을 꺼내어 한 번 던지자 도둑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 도둑들을 다 없앤 뒤에는 도로 칼을 감추어 넣었다.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지혜의 칼을 잘 감추고 방편으로 5욕에 처하면서 서로 재미있게 즐길 때에 그 교화를 받을 중생이나 성문들은 이 방편을 행하는 보살이 5욕에 처하면서 같이 서로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방편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에게 혼탁한 마음을 내고 혹은 가엾이 여기어 방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와 같은 사람은 오히려 자기 자신조차도 제도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악마를 물리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보살은 방편지혜의 칼을 잘 써서 그가 바라는 대로 모든 번뇌를 끊고 없어지게 하고는 지혜의 칼로써 여인도 없고 한 생각의 음욕까지도 없는 청정한 불국토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때 애작(愛作)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그는 사위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면서 점차 나아가다가 한 장자(長者)의 집에 이르렀다. 그 장자에게는 덕증(德增)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높은 누각 위에 있다가
마침 보살의 음성을 듣고 이내 밥을 가지고 애작 보살에게로 갔다. 그 여인은 보살을 보자마자 그의 용모와 음성에 반하여 음욕의 마음이 일어났고 그 음욕으로 타는 불에 못 이겨 그만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애작 보살도 그 덕증 여인을 보고는 나쁜 음욕의 마음이 일어났으나 그때 애작 보살은 곧 생각하기를 ‘어떤 것이 저 법이며, 법이란 집착되는 것인가. 어떤 것이 그의 눈이고 어느 것이 이 눈인가. 눈의 성품은 아는 것이 아니요 이것은 살덩이일 뿐이므로 사랑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생각하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며 분별하는 것도 없어서 그 성품은 본래가 공이다.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의 법도 역시 그와 같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하면서 얇은 피부와 두꺼운 피부며 피․살․비게․머리카락․털․손톱․발톱․이․뼈․골수․힘줄 및 맥 등 발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관찰하였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자 안[內]이거나 바깥[外]이거나 간에 애착하고 성을 내고 어리석고 할 만한 법이 하나도 없었다. 이와 같이 온갖 법을 사실대로 관찰하자 바로 그때에 욕심을 여의면서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으며 무생인을 얻고 나자 그 마음이 한량없이 뛰놀며 기뻤으므로 곧 몸을 솟구쳐 1다라수(多羅樹) 높이의 허공으로 올라가서 사위성을 일곱 바퀴 돌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애작 보살이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마치 거위왕처럼 거리끼는 것이 없는 것을 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애작 보살이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마치 거위왕처럼 거리낌이 없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예,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애작 보살은 음욕의 마음을 일으키고서 그 모든 법을 추구(推求)하다가 곧 악마 무리를 무너뜨리고 법륜을 굴리게 되었느니라.”
그때에 덕증 여인은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에 태어났으며 여인의 몸을 바꾸고 남자의 몸이 되었다. 그리하여 세로와 넓이가 똑 같이 12유순이나 되는 7보(寶) 궁전에 있게 되었으며 만
4천의 모든 하늘 채녀(婇女)들이 그를 모시면서 호위하였다. 이 덕증 천자는 전생의 일을 알게 되어 먼저 지었던 업행(業行)을 추구하면서 ‘무슨 업과 인연으로 여기에 와 났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곧 그는 사위성 안의 어느 장자의 딸로 태어났을 때 애작 보살을 보고 음욕의 마음을 내었다가 그 음욕의 마음이 치성하게 타오르면서 그만 그 자리에서 죽었으며,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몸으로 된 것을 알아차리고서 ‘나는 이런 일 때문에 한량없는 신력(神力)을 얻었구나’라고 하였다.
그때 덕증 천자는 생각하기를 ‘음욕의 마음을 일으킨 까닭에 이러한 과보를 얻었으나 지금의 나는 애작 보살에 대한 마음이 아주 청정하므로 가서 예배 공경하고 공양하리라. 이제 만일 과거에서처럼 5욕에 머무른다면 이것은 내가 마땅히 할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나서 여래께 나아가 뵙고 아울러 애작 보살을 만나서 예배 공경하고 공양하려 하였다.
그때에 덕증 천자는 그의 권속들과 함께 하늘의 꽃과 바르는 향․가루향을 가지고 곧바로 초저녁에 부처님 처소에 와 닿았으며 자기의 광명으로 기원(祈洹)을 두루 비추면서 세존을 뵈온 후에 애작을 만나려고 들어갔다. 그리하여 하늘의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그리고 애작 보살과 모든 대중을 오른 편으로 세 바퀴 돈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천상과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분이므로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으며
보살이 행하는 것도 역시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나이다.

여래의 법도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고
큰 명칭(名稱)이 있는 이도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나이다.

저는 옛날 사위성에서
일찍이 동녀(童女)로 있었사온데
장자의 집에 태어나
이름은 덕증이라 하였나이다.

그때 저의 나이는 어렸으나
용모는 아주 단정하였으며
부모는 사랑하고 염려하면서
잘 감싸주고 보호하였나이다.

여래․세존께
경박하지 않고, 건실한
제자가 있었으니, 애작이라 하며
큰 위엄과 덕망이 있었나이다.

사위성으로 들어와서

차례로 걸식을 하며
저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집까지
점차로 이르게 되었나이다.

저는 그때
아름답고도 묘한 음성을 듣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즉시 밥을 가지고 나갔나이다.

그리하여 주저하지 않고
큰 마음[大心]을 행한 이에게 나아가 보니
그는 여래의 제자이신
애작 보살이었나이다.

그 보살을 본 순간
마음에 들었으며
그 깨끗함과 묘함을 훔쳐보다가
음욕의 마음이 생겼나이다.

저는 마음속으로
만일 소원대로 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죽으리라는 결심을 하였나이다.

저는 그 때에
입으로는 말을 제대로 못하였고
가지고 있던 밥도
그에게 주지 못하였나이다.

마음속으로 품은 뜨거운 열이
음욕으로 드러났으며
마침내 몸의 뜨거운 기운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었나이다.

저는 그때에 목숨을 마치고는
한 생각을 내는 동안에
곧 저 삼십삼천에
태어나게 되었나이다.

그리하여 하천한
여인의 몸을 여의고
남자의 몸으로 바꾸어 나서
남들의 찬탄을 받았나이다.

제 앞에는 훌륭하고 묘한 궁전이
저절로 나타났으며
사람들이 진귀하게 여기는
갖가지 묘한 보배도 저절로 나왔나이다.

저에게는 만 4천의
채녀들이 있으며
이러한 권속들이
바로 저의 소유(所有)이옵니다.

저는 이러한 인연 때문에
전생의 일을 관찰하여
스스로 생각하기를
음욕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러한 과보를 얻게 되었다는
전생의 인연을 곧 알았나이다.

저는 음욕으로 물든 마음으로
애작 보살을 보게 되었으며
그렇게 보살을 봄으로써
기쁨의 광명을 얻었나이다.

저의 몸에서 낸
그 광명의 불꽃과
제 업의 인연으로 인하여
이러한 과보를 얻었나이다.

저는 결코
2승(乘)이 되기를 원하지 않사오니
제가 원하는 바를
부처님께서는 아시리이다.

음욕으로
얻게 된 과보도 이렇거늘
하물며 착한 마음을 잘 지어
공양하는 것이겠나이까?

제가 지금
세존을 향하여
이러한 원(願)을 세우는 것은
일체지를 구하기 때문이옵니다.


설령 행할 바가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겁 동안이라 하여도
저는 부처님의 지혜에서
끝내 물러나지 않으리이다.

저는 이제
선지식(善知識)이신
애작 보살을 만나서
참된 법 공양을 올려야 하나이다.

만일 다른 공양이라면
그것은 공양이 되지 않나니
오직 보리를 일으키는 것만이
참된 공양이라 하리이다.

보리를 행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고 가장 뛰어나니
다시는 모든 여인을
보려고 하지 않겠나이다.

저의 서원이 이러하기에
여인의 몸을 여읜 것이오니
모든 부처님께 향하여
4무소외(無所畏)를 말씀하옵니다.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곧 그날 아침에
저의 몸이 부서지고 문드러진 것을 보고
슬피 부르짖으면서 통곡하였나이다.

그때 부모는 그렇게 된 것이
비구가 한 짓이라 여겼으므로
원통함을 하소연하며 슬피 울면서
비구를 꾸짖고 욕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저 천자(天子)로 하여금
저의 부모에게로 가게 하여
꾸짖고 간(諫)하며 달랬나이다.

‘이 비구에게
성을 내서는 안 됩니다.
성을 냄으로써 오랜 세월 동안에
모든 고뇌를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당신의 딸 덕증 여인은
이렇게 목숨을 마친 뒤에
곧 삼십삼천에
태어났습니다.

이제는 여인의 몸을 여의고
남자의 몸으로 바꾸어 났으며
하늘에서 사는 이[天人] 되어
광명을 멀리 비추고 있습니다.

당신들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금
당연히 세존께 나아가서
먼저 품었던 착하지 않은 마음을
이제 참회하여야 합니다.

만일 여래와
모든 세존을 제외하면
두번다시 귀의할만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두려움 없이
저의 부모에게 권하고 타이르게 했나이다.

바로 그때 저의 부모는
부처님이라는 이름을 듣고
이내 화합하여
석가모니 부처님께 이르렀나이다.

부처님께 나아가서는
복과 지혜를 갖춘 높으신 이께
머리 조아려 공경 예배하면서
‘먼저 성을 내었던 그 허물을
이제 참회하나이다.

공경과 존중을 받으시는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이께
이제 묻겠사오니
여래는 스스로 아시리이다.

부처님과 가르침과 그리고 승가에게

어떻게 공양하며
착한 행을 행하는 일은
어떻게 닦으며 익혀야 하나이까?

저희들을 위하여
이렇게 묻는 바를 풀이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들은 뒤에는
오롯한 마음으로 닦고 행하겠나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저희 부모의
마음이 결정됨을 아시고
천상과 인간의 스승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나이다.

‘모든 부처님께
공양할 때에는
마음을 견고하게 쏟으면서
보리의 마음을 내라’고 하셨나이다.

저 덕증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그리고 모든 일가 권속은
그 수효가 꼭
5백이었나이다.

천상과 인간의 스승께서 하신
이러한 말씀을 듣고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큰 서원을 세웠었나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어진 이 아난에게 말씀하시되
‘내가 말하는 보살이 행할 바를
너는 이제 잘 들어라.

훌륭한 지혜와 방편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애작 보살은 자주 원을 세웠나니
어떤 여인이라도 저를 보고서
음욕의 마음을 내면
그는 곧 여인의 몸을 여의고
남자가 되어 남의 존경을 받아지이다.’

아난아, 너는 애작이 서원한
그 덕의 힘이 이러한 줄 관찰하여라.
만일 그릇된 법을 행하면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리라.

장한 대사(大士)이기에 그렇게 수행하여
악마의 무리를 깨뜨리게 되었고,
그로 하여금 하늘에 태어나서
천인(天人)이 될 수 있게 하였느니라.

지금의 이 천자는
나에게 공양하였고
공경하는 그 마음으로
보리에 바르게 향하였느니라.

그는 장차
한량없는 세존께 공양할 것이며
오는 세상에 부처님이 되리니
명호는 선견(善見) 부처님이라 하리라.

보리를 향한
이 5백의 사람들도
역시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어
천상․인간의 스승이 된다’ 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덕이 계시거늘
그 누가 공양하지 않겠나이까?
이러한 곳에 믿음이 깊으면
한량없는 즐거움을 얻으리이다.

한 여인도 아니고
두 여인도 아니고 세 여인도 아니며
한량없는 백천의
나유타 억의 여인들이

애작 보살을 보고서
음욕의 마음을 일으킨 뒤에는

곧 그 자리에서 목숨을 마치고
남자의 몸이 될 수 있었나이다.

큰 의왕(醫王)이요, 약왕(藥王)이며
큰 명칭(名稱)이 있는
이와 같은 보살을
그 누가 존경하지 않겠나이까?

비록 음욕심을 내었다 하더라도
다시 이러한 쾌락을 얻거든
하물며 저 보살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냄이겠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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