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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562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25권

by Kay/케이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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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25

 

대보적경 제25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菩提流志) 한역
송성수 번역


7. 피갑장엄회(被甲莊嚴會) ⑤

“다시 무변혜야, 내가 기억하건대 지나간 옛적에 2아승기겁을 지나서 그때에 한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명호는 월등왕(月燈王)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며, 겁의 이름은 감로(甘露)요, 나라 이름은 청정(淸淨)이었다.
그 부처님 세계는 파리옥(頗梨玉)으로 만들어졌으며, 항상 광명이 있어 그 국토에 두루 비치었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면 마음이 깨끗하고 몸이 단정하여졌느니라. 그러므로 세계 이름을 청정이라 하였느니라. 따로 성․읍․취락의 이름이 없고 길이 빼어나고 미묘하여 금줄로 좌우를 둘렀으며, 도로와 도로의 간격이 각기 반 구로사(俱盧舍)이며, 그 사이에는 광명 보배로 등걸이 된 갖가지 다라 나무[多羅樹]가 각기 여든네 개씩 아름답게 줄지어 늘어섰으며, 다시 네 개의 못이 있어 못 기슭에 제방이 둘러져 있으며, 7보(寶)의 누대[臺] 속에 인민이 머물러 있으며, 방울 그물로 덮었는데 온갖 비단 띠를 매달았으며, 꽃장식․보배 완구가 모든 하늘과 같았다. 그 세계 중생은 적정하고 안락하여 10가지 착한 업의 길[善業道]이 다 성취되었으며, 얼굴이 단정하고 수명이 장원(長遠)하며, 탐냄․성냄․어리석음이 줄어서 깨닫기 쉬우며, 적은 방편으로 널리 모든 법을 아느니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1천 구지(俱胝)이며, 멸도(滅度)하신 뒤에 바른 법이 세상에 1구지나 머물렀다. 10회의 설법으로 여러 성문 대중으로 아직 배움의 지위[學地]에 머무르는 자가 법회마다 20구지 나유타(那由他)씩 있으며,
모든 보살 대중으로 일승(一乘)에 나아가는 자는 그 수가 한량없었다.
무변혜야, 저 월등왕여래의 보리수는 둘레가 50유순이요, 높이는 100유순이며, 산호로 뿌리가 되고 유리로 줄기가 되고 황금으로 가지가 되었으며 마노(瑪瑙)로 잎이 되었다.
도량의 길이와 넓이는 100유순이며, 기단은 계단으로 되어 있고 난간으로 이루어져 묘한 다라수 나무가 쭉 늘어섰고, 금방울의 보배 그물로 두루 덮어 장엄되었다.
큰 보리수의 높이는 3유순이요, 얇고 부드러운 덮개[敷具]를 그 위에 폈으며 묘한 옷 백천 가지를 사이사이 장식해 드리웠으며, 당기[幢]와 번기[幡] 스무 개를 그 곁에 늘어 세웠다.
월등왕부처님이 이 자리 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셨는데, 그때 그 나라에는 세 가지 나쁜 길[惡趣]과 나쁜 길의 이름이 없으며, 또한 모든 어려움 및 모든 어려움의 이름도 없었느니라. 월등왕부처님은 항상 모든 세계 가운데 그 몸을 나타내어 법륜을 굴리셨느니라.
무변혜야, 저 월등왕여래에게 두 보살이 있었으니, 하나는 운음(雲音)이요, 하나는 무변음(無邊音)이라 이름하였다. 이 두 보살은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의 이취(理趣) 가운데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얻게 되겠습니까?’
그때에 저 여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얻게 하고자 두 보살에게 이 법을 널리 말씀하셨다. 그러자 여러 보살마하살들은 이 법을 듣고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획득하였느니라.
이 두 보살은 그 뒤로 2만 세 동안 수면(睡眠)도 없었고, 탐냄[欲]․성냄[恚]․어리석음[惱:頑迷]이 없었으며,
먹는 생각이나 자는 생각조차 내지 않았으며, 또는 병이 있다 하여 약에 의지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여러 세속의 놀이와 구경․이야기․희롱을 즐겨하지 아니하여 저 여래께서 설법하실 적에 그 자리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느니라.
그때 여래께서 물으셨다.
‘선남자야,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이러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네가 얻고자 하느냐?’
그러자 두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공교롭게 편히 머무름이라는 이름조차 오히려 듣지 못했고, 또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공교롭게 편히 머무는 법도 보지 못했거늘 하물며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의 편히 머무름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희는 또한 온갖 법을 얻지 못하였으며, 또한 모든 법에 편히 머무름을 얻지 못하고 온갖 법에 머무름도 없고 머무르지 않음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차라리 말씀하시기를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이러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구하느냐, 구하지 않느냐≻고 하시면,
세존이시여, 저희는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이런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구할 것이 된다고 보지 않으며, 또한 안이나 밖이나 혹 그 둘의 중간이나 온갖 법이나 혹은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도 보지 않습니다.
또한 어떤 법의 안이나 밖이나 그 둘의 중간이나 온갖 법이나 혹은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에 가히 편히 머무름도 보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나아가 아무리 사소한 법의 안․밖․ 중간이나 이취의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을 향하여 가히 나아갈 것과 가히 친근할 것을 보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어떤 법도 향하여 나아갈 것과 친근할 것이 없사오니, 저희는 그 가운데 마땅히 어떻게 편히 머물러야 하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희는 또한 과거․현재․미래에 편히 머무를 만한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만일 편히 머무를 만한 곳이 없다면 우리는 어느 곳에 가히 편히 머물 수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편히 머무를 만한 곳이 없으므로 머묾과 상응함도 아니요, 머물지 않음과 상응함도 아니며, 다함과 상응함도 없고 남[生]과 상응함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누구로 말미암아 태어났으며 어디에서 언제부터 나의 마음[心]․뜻[意]․의식[識]이 생겨나고 멸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마음․뜻․의식으로써 온갖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선교방편에 편히 머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무변혜야, 이 두 보살이 저 여래 앞에서 이렇게 말할 때에 1천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고, 1천 구지 보살이 보리심을 발하였느니라.
그때에 월등왕여래께서 다시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너희는 머무름 없이 머무르며 처소 없이 머물러서 온갖 법의 이취의 선교방편에 편히 머물러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온갖 법이 또한 그러하니라. 여래께서는 세속의 길을 따랐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다고 하고 여래께서는 세속을 따르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했다고 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모든 법이 어떤 처소가 없으며, 또한 처소가 없는 것도 아니니라. 처소니 처소가 없느니 하는 것이 다 세속을 따르는 것이니라. 만일 세속을 따르지 아니하면 그 가운데 어떤 법도 가히 나는 것, 가히 깨달을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야,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야만 속히 모든 법에 대해 해탈을 증득할 것이니라.’
그러자 이 두 보살이 저 여래 앞에서 이 법을 듣고는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게송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느니라.”

법왕께서는 불가사의하신 분으로
일찍이 없던 법 얻으셨으니
양족존(兩足尊:佛)께서는 두루 하게 아시므로

부처님 법은 더 이상 위가 없어라.

그 법이 위없으므로
여래는 세상에 견줄 데 없도다.
온갖 법이 남이 없나니
나 이제 이 무생법인을 얻었도다.

혹 난다거나 나지 않는다거나 함을
나는 늘 분별치 않나니
이와 같아서 일체를 분별하지 않는다는
이런 것 또한 생각지 않네.

법왕이신 대모니(大牟尼)시여
공덕은 말과 생각을 떠난 것
청정한 법을 말씀하시어
대중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소서.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의
그 끝을 알고자 할진대
설사 무량겁 지나더라도
또한 얻을 수 없으리.

공덕이 끝이 없기에
가장 수승하고 더 이상 넘어설 것 없나니
온갖 법이 남이 없으므로
저 또한 분별을 내지 않습니다.

저희는 저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일찍이 헐거나 무너뜨린 적 없으나
어떻게 하면 온갖 선근(善根)을
얻을 것인가를 말하지 않았네.

모든 법 나타내어 보일 수 없고
남도 없고 또한 형상도 없나니
이러한 상(相) 없는 법인(法忍)을
이에 모두 다 증득하리.

제가 얻은바 법인은
마침내 물러남 없나니
그러므로 일체지(一切智)에 대해
저희는 기쁜 마음 내나이다.

저희는 여래의 법에
결코 망설임 없이
또한 저 일체의 법에
온갖 의혹을 멀리 여의고

위없는 불법 가운데에서
이제 이 법인 얻고는
저희는 분별함도 없고
분별치 않음도 없나이다.

“무변혜야, 이 두 보살이 게송을 말하고는 월등왕여래를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하늘의 묘한 꽃과 전단향 가루로 부처님 위에 뿌렸느니라.
그때에 여래는 두 보살에게 증언하셨느니라.
‘너희 운음 등은 2만 겁을 지나서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니라.’
이 두 보살은 여래의 수기를 듣고는 뛸 듯이 기뻐하면서 여래를 자세히 관하고[諦觀] 선정에 들어가서 신통에 노닐면서 나타났다 숨었다 하기를 마음대로 하여 연기와 불꽃 흩어지듯 하며, 다시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24구지의 인간과 천상 세계를 나타내 보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였느니라. 이 두 보살은
목숨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범행을 닦아서 저 여래 중간 시대의 바른 법과 나중 시대의 바른 법을 다 깨달아 알았느니라. 그때에 다시 4구지의 중생을 교화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였느니라.
이 두 보살은 차례로 많은 백천 부처님을 공양하여 친절히 받들어 섬기고 또한 모든 여래의 삼매와 바른 법을 낱낱이 받아 지니고, 2만 겁을 지나서 다시 보당여래(寶幢如來)를 만나고 따라 법륜을 굴려서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였느니라.
보당여래의 불국토[刹土]는 청정하여 모든 성문이 없고 오직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만 계셨느니라. 보당여래가 멸도하려 할 즈음에 수기하시기를 ‘내가 멸도한 뒤에 운음보살이 다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니 명호를 일등왕(日燈王)여래라 할 것이요, 그 불국토는 장엄을 성취하되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쌓아 모으며 보살․성문 대중이 원만하리라. 일등왕여래가 멸도하신 뒤에는 무변음(無邊音)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라’라고 하였느니라.
무변혜야, 이 법문은 얻을 것이 없고, 언설도 없는 까닭에 가히 나타내 보일 수 없으며, 남도 없고 멸함도 없나니,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치대로 부지런히 닦을지니라. 만일 보살이 온갖 법의 이취의 선교방편에 편히 머무름에 머무르면 얻을 것이 없으므로 무생법인을 얻어서 불법의 무량 공덕을 원만히 하고 장엄함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리라.
무변혜야, 내가 일찍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여의고는 따로
어떤 법이 있어서 능히 일체지를 성취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니라. 만일 이 남도 없고 멸함도 없는 매우 깊은 공(空)한 법을 부지런히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속히 보살 법계의 이취의 선교방편과 다라니(陀羅尼)를 얻어서 변재를 구족하고 가장 잘 거두어 잡아 교화하여 모든 부처님 세존께 칭찬받을 것이며, 법의 장엄구로써 장엄하여 능히 보시가 원만하고, 청정한 계(戒)에 머무르며, 청정한 인욕과 위없는 정진과 일체 반연이 없는 선정을 얻어서, 대지혜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리라.
거룩한 가운데 가장 거룩함이 되어 속히 일체지자(一切智者)가 되어서 도량에 앉으면 사대천왕이 일산을 가지고 나와서 법륜 굴리기를 청할 것이고, 모든 인간․천상을 위하여 큰 광명을 지어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리라.
또 무변혜야,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의 해인삼매(海印三昧)를 부지런히 닦아 행하면 그는 온갖 법이 법계와 같음을 보리라. 이렇게 볼 때에 법계에서 온갖 법을 보지 아니하고 모든 법에서 법계를 보지 아니하며, 정진하여 닦아서 온갖 법과 모든 법에서 법계를 보지 아니하며, 정진하여 닦아서 온갖 법과 모든 법계가 화합한 선교방편으로써 온갖 법과 법계의 화합에 집착이 없으며, 또한 움직임이 없으며, 온갖 법과 법계의 화합한 선교방편에도 또한 집착이 없고 분별이 없으며,
하나의 법의 화합 가운데서 온갖 법의 화합을 보고 온갖 법의 화합에서 다시 하나의 법의 화합을 보며, 온갖 법의 화합 가운데서 온갖 법의 화합을 가까이 하지 않느니라. 하나의 법의
화합 가운데에서 온갖 법의 화합을 가까이 하지 않으며, 능히 하나의 법을 깨달아 아는 까닭에 또한 온갖 법을 깨달아 알며, 온갖 법을 깨달아 아는 까닭에 이 하나의 법을 마땅히 깨달아 알 곳을 또한 능히 깨달아 알되, 모든 법으로 하나의 법에 가까이 하지 아니하며, 모든 취온(取蘊)이 화합한 가운데 모두 깨달아 알되 취온의 가지가지의 모양에 혹 화합함이 있거나 혹 화합함이 없는 데 집착을 내지 않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행할 때에 만일 법이 여러 인연의 화합으로 나거나 혹은 모든 법이 여러 인연의 화합으로 이룩되었거나, 모든 법을 다 능히 깨달아 아느니라. 모든 법은 인연이 화합하여 가지가지 성질이 서로 응하여 일어나매, 저 모든 법을 능히 깨달아 알되 또한 집착함이 없으며, 온갖 법의 이룩된 모양을 수순하여 깨달아 알되 또한 그 상(相)과 상 없음을 깨달아 알며,
또한 모든 계(界)의 차별과 모든 계의 가지가지 성상(性相)의 차별을 깨달아 알며, 또한 무엇으로 원인이 됨을 깨달아 알되 번뇌로써 친근하지 아니하며, 모든 연기법에 나아가되 또한 세간법․출세간법에서 등지지 아니하고 수순하여 세간․출세간의 일체법을 깨달아 알며, 세간상(世間相)의 인(印)을 다 두루 깨달아 아나니, 한 법문으로 능히 일체 법문을 깨달아 알며 모든 법문으로 다시 능히 한 법문을 깨달아 알며, 온갖 법의 문으로 한 법의 문에 친근하지 아니하며 또한 다시 한 법의 문으로 모든 법의 문에 친근하지 아니하고 이러한 법문을 다 능히 깨끗이 다스리느니라.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 가운데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자는 한 가지 이취언교(理趣言敎)의 문으로 능히 온갖 법의 성질이 같은 한 맛임을 깨달아 알며, 온갖 법에 거룩한 다툼 없는 길을 얻어서 이치와 같이 적정하여 서로 어그러지지 아니하며, 능히 큰 모임에서 이 법을 찬탄하여 설하고 정진하여 닦아 익혀 일체법의 해인삼매(海印三昧)를 얻나니,
이렇게 닦아 익힘에 혹 쟁론(諍論)이 있거나 혹 쟁론이 없거나 다 적정하게 되어서 이치와 같이 머무르며, 수순하여 교만과 방일을 끊어 버리고 결정된 부처님 말씀을 다 능히 받아 지니며, 차별의 이름[名言]과 언설을 또한 능히 깨달아 알며, 법계 이취의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모든 법문을 고요히 생각하여 마땅히 어떠한 법과 서로 응하고 혹은 응하지 않는가를 능히 방편으로써 저 결정의(決定義)의 청정한 생각에 머무르느니라.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문에 이렇게 머무르는 자는 적은 가행(加行)으로서도 일체법의 해인삼매를 얻으며, 이 한량없는 법해(法海)의 삼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너는 이렇게 관하라.
‘모든 법은 법계 속으로 들어가나니
모든 법은 법계와 같아
이취가 다 같이 평등하다.’

다시 이렇게 관하라.
‘법계는 모든 법 속으로 들어가나니
법계는 모든 법과 같아
이취가 다 같이 평등하다.’

저 법계 가운데서
온갖 법을 관찰함도 아니요
또한 법계를 떠나서
모든 법을 보는 것도 아니로다.

저 모든 법 가운데서
법계를 관찰함도 아니요
또한 모든 법 여의고서
법계를 보는 것도 아니로다.

알고 보면 가지가지의 경계와
법계의 가지가지 성질이
온갖 법이 화합된 것이니
선교방편으로 머무름 없도다.

일체의 시간과 처소에
갖가지 성질이 화합하여서
머무름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으며
또한 취할 것도 없도다.


화합된 차별의 성질은
분별과 분별 아님
그 둘이 함께 다 없어
슬기로운 이는 평등하게 본다네.

하나의 화합을 앎으로
모든 것의 화합을 알며
모든 것의 화합을 앎으로
하나의 화합을 알도다.

화합이거나 화합이 아니거나
하나의 성질이거나 차별의 성질이거나
가까이 하지도 않고 분별하지도 않고
집착도 없고 집착할 곳도 없어라.

온갖 법을 깨달아 알면
그 법은 화합조차 없나니
그것이 화합이라 생각지 않고
잡음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라.

온갖 종류와
그 법을 베푸는 모습을 깨달아 알아
그것에 가까이 하길 생각지 않고
잡음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라.

지은 업과 업의 과보
일체를 다 능히 알고
그것에 서로 어김이 없으면
이를 정진하는 이라 하느니라.

업과 업 짓는 자
이 둘의 화합한 모습에
그 상(相)이 상 없음인 줄을 알면
이를 정진하는 이라 하느니라.

저 모든 경계의 화합과
그 경계의 차별적 성질
그것이 언제나 평등한 것인 줄 알면
이를 정진하는 이라 하느니라.

인(因)과 과(果)에 서로 속박된 것
일체를 다 능히 알고서
저 모든 인연법에
갑옷 입고 이치에 맞게 머물라.

저 출세간법(出世間法)이
모든 세간법에 있어서
조금도 서로 어긋남 없는 줄 알고
이렇게 평등하게 머물라.

또한 저 세간법이
모든 출세간법과
조금도 서로 어긋남 없는 줄 알고
이렇게 평등하게 머물러라.

세간에서 마땅히 해야 할
모든 법 모양[法相]의 인장(印章)을
수순하여 능히 관찰하면
평등한 머무름을 두루 알리라.

능히 하나의 법문으로써
모든 법문을 명료하게 알고
또한 모든 법문으로써
하나의 법문을 명료하게 알고는

하나의 법문으로써
모든 법문에 친근하지 않고
또한 모든 법문으로써
하나의 법문에 친근하지 않으며

일체의 법문 가운데
평등하게 두루 청정하여서
저 법에 대해 다른 모양 없으면
이를 관찰하는 이라 하리라.

모든 법 언설의 가르침을
능히 평등하게 설하여
언제나 평등성에 머무른다면
이를 관찰하는 이라 하리라.

모든 법 언설의 가르침을
이치와 같이 알고 보아
선교방편과 잘 상응하면
이를 방편 있는 이라 하리라.

언제나 시비의 쟁론 일으키지 않고

쟁론의 인연을 만들지 않으며
일체와 서로 어기지 않으면
이를 상응(相應)하는 이라 하리라.

언제나 쟁론 일으킴 없이
쟁론 없는 법과 서로 응하여
평등한 이치와 서로 어기지 아니하면
이를 지혜 있는 이라 하리라.

저 법의 이취(理趣) 가운데
길이 모든 쟁론을 쉬어 버리고
갑옷 입고 이치에 맞게 수행하면
이를 용맹한 이라 하리라.

이렇게 두루 관찰하고는
순일한 마음으로 다투거나 어긋남 없이
능히 저 법회 가운데에서
최상법 칭찬하여 말하면

이러한 모든 보살은
일체법인
대해인삼매(大海印三昧) 성취하리니
이를 바른 생각을 하는 이라 하리라.

이렇게 부지런히 닦아 익혀서
순일한 마음 다투거나 어긋남 없이
쟁론 여읜 이치와 서로 응하면
그는 곧 이 삼매 성취하리라.

이치에 맞게 편히 머물러
비밀스런 연설 잘 알아듣고는
나[我]와 아만(我慢)을 알아
교만과 잘난 체함 끊어 버리고

명확한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훌륭한 선교방편을 성취하고
차별적인 이름을 알면
이를 지혜 있는 이라 하리라.

모든 법의 이취 가운데에서
이치에 맞게 부지런히 닦아 익히고
모든 법문을 볼 수 있으면
이를 법을 보는 이라 하리라.

이와 같이 부지런히 닦아 익히면
일체 법을 능히 알게 되어
어느 법이 이것과 서로 응하며
어느 법이 이것과 응하지 않는지

일체 모든 법 가운데에서
업을 생각함이 청정한 이는
능히 저 결정된 법의 이취에 대해
훌륭한 선교방편을 얻으리라.

일체 법 가운데에서
끊임없이 정진하여 사유하는 자
일체 법을 깨달아 알면
이 삼매 얻게 되리라.

“다시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 가운데에서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자는 다시 능히 삼매법을 거두어 잡아 지니게 되나니, 잘 듣고 잘 생각해야 하느니라. 내 너를 위해 설명해주겠다.”
“예, 그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간절히 듣기를 원하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무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법의 광명문(光明門)에 능히 모든 법 이취의 선교 방편을 내며,
또한 능히 일체 법인(法印)을 자아내며, 능히 일체 법인의 문에 들어가서 온갖 법의 마땅히 할 일을 능히 알고 들어가며, 그 법 광명문에 능히 증득하고 능히 말하여 법 광명으로 수순하여 모든 법구문(法句門)에 들어가느니라.
어떤 것을 ‘법의 광명문으로 능히 선교의 광명을 자아낸다’고 하는가? 그것은 능히 이명교문(異名敎門)과 비밀교문(秘密敎門)과 이명사문(異名事門)과 섭취사문(攝取事門)과 모든 차별문을 환히 아는 것이니라. 어떻게 그것을 환히 아는가? 능히 삼매의 문을 내어서 일체 법계 이취의 문에 한 가지 뜻에 들어가서 능히 모든 법의 광명을 따라 알게 되는 것이니라.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매우 깊은 모든 법 이취의 선교 방편을 혹 현재 수행하거나 장차 수행할 것이거나, 현재 구하는 이거나 미래에 구할 이거나 이 법문을 들으면 적은 가행(加行)으로도 큰 광명을 얻어서 모든 법문에 들어가나니, 이 법문으로부터 다시 광명을 일으켜 이 광명으로 어떤 법문을 따르며 어떤 행위를 따라서 마땅히 들어가고 마땅히 행할 것인가? 그 이취와 같이 삼매의 힘으로 모든 법문을 관찰하고 그 삼매문에서 지혜를 자아내어 능히 여실한 이취를 사무쳐 아는 삼매의 힘인 까닭에, 법문을 관하는 까닭에, 지혜를 자아낸 까닭에, 삼매문으로는 법계를 근본까지 알며 선교방편에 머물러서 능히 일체 법문의 광명을 일으키어 온갖 법의 해인삼매를 증득하느니라.
무변혜야, 어떤 법문인가? 말하자면 아자인(阿字印)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무명(無明)으로 지어온 행(行)이 원만케 되느니라. 아자로 머리를 삼아서 무명이 그쳐 쉬나니 짓는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무상인문(無相印門)에 들어가서 아(阿阿可反)자인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印] 업의 이숙과(異熟果)와 업의 마땅히 지어야 할 것과 업과 화합함에 있어서 업과 화합의 인연을 근본까지 아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업도 없고 과도 없으며, 화합도 없고 인연도 없는 인문(印門)에 들어가느니라.
여러 행(行)의 인(印)으로 온갖 법에 인하여 갖가지 업과 업의 해야 할 일에 온갖 법의 지혜 광명을 일으키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일체 행의 선교인문(善巧印門)에 들어가느니라.
나(橠那可反)자인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마자인(麽字印)으로 그것을 도와 명자(名字)와 언어 등 갖가지의 법을 시설하여 서로 응하게 하며, 나(橠)와 마(麽)를 명료히 알고 서로 돕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합할 것도 없고 도움[助]도 없고 이름도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무변인(無邊印)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일체의 분별에 얻을 것이 없으며 분별을 여읜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분별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무제인(無際印)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어떤 즈음[際]과도 화합하지 아니하며, 즈음을 다한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심(尋)도 없고 사(伺)도 없으며 언설이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갖가지의 자성이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하나의 자성을 일으키는 상(相)으로써 갖가지 자성의 생각을 끊어 없애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갖가지 자성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욕심과 서로 응하여 화합하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어서 현행(現行)으로 일어나는 함이 있는[有爲] 모든 행이 원만하여 욕심을 여의고 적정하여 화합이 없는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욕심이 다한 지견(智見)의 화합이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무변혜야, 곧 보살마하살의 인문으로서 온갖 법에 찍어서 이 인문으로 마땅히 온갖 법 가운데에 들어가야 하느니라.

무변혜야, 다시 장애가 없는 문과 화합이 없는 문이 있으니,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마땅히 따라 깨쳐 들어가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장애가 없고 화합이 없는 문인가? 말하자면 허공인(虛空印)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집착함이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공한(空閑)의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둘이 없는[無二]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적정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모든 생각을 그쳐 쉬는 문에 들어가느니라.
문이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움직이지 않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온갖 법 처소가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물듦이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자성이 공한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이 얻을 것 없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상(相)이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선교로 닦아 익히는 방편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서원이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선적정원광명(善寂靜願光明)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탐심이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두루 알고 분별하는 여실한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무생인(無生印)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바른 지견(智見)을 내는 무생인문(無生印門)에 들어가느니라. 적멸인(寂滅印)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온(蘊)을 여읜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상(相)을 다한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남이 다한[生盡]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법계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법계를 드러내는 선교의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생각 없는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실로 분별이 없는 평등한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자성을 여읜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두루 일체 자성을 아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열반의 인으로 온갖 법에 찍으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여실히 적정한 멸(滅)에 따르는 인문에 들어가느니라.
무변혜야, 이것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에 장애가 없는 문이며, 화합하지 않는 문이며, 일체의 단견(斷見)․상견(常見)을 뛰어넘은 문이며, 끝[邊]과 앞뒤의 즈음[際]이 없는 문이니, 세간을 싫어하여 떠난 까닭이며, 고요히 멸해 버린 까닭이며, 번뇌가 그쳐 쉰 까닭이며, 청량(淸凉)한 까닭에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일체 법인의 문에 따라 배우고 따라 들어가서 이 모든 법문을 잘 수행하므로 온갖 법의 해인삼매를 얻나니, 이 삼매는 여실히 서로 응하여 능히 모든 법의 선방편지(善方便智)를 거두어 잡아 가지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인문을 마땅히 잘 닦아 익혀 온갖 법의 해인삼매에 머물러서 온갖 법을 관하며 능히 한량없고 끝없는 큰 법의 광명을 생겨나게 하느니라.
무변혜야, 마치 바닷물이 한량이 없으며 능히 그 분량을 측량할 자가 없듯이 온갖 법도 또한 이와 같이 끝내 그 분량을 측량할 자가 없느니라. 또 큰 바다에 모든 내와 강물이 다 흘러 들어오듯이 온갖 법이 이 법인 가운데 들어옴도 또한 그러하니라. 그러므로 해인(海印)이라 말하며 온갖 법에 찍어서 다 온갖 법의 해인 가운데 들어가나니, 이 인(印) 가운데 온갖 법이 이 법인과 같음을 보느니라.
또 큰 용과 모든 용의 무리 등 큰 몸집을 가진 무리들이 능히 큰 바다를 차지하고 그 바다에 들어가 그 바다를 머무는 곳으로 삼는 것과 같이
모든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 겁 가운데 모든 업을 잘 닦아서 능히 이 삼매인문(三昧印門)에 들어가서 그 인문을 머무는 곳으로 삼나니, 모든 불법을 증득하기 위한 까닭이며
선교(善巧)로 온갖 지혜를 원만히 하기 위한 까닭에 이러한 모든 법의 인문을 성취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부지런히 이 법문을 닦아 배울 때에 곧 능히 일체 법문을 닦아 배우며 모든 법문이 이 문에 있는 것을 본 까닭에 능히 모든 법의 광명을 일으켜 온갖 법의 바다 가운데 들어가니 그러므로 이 법을 온갖 법의 해인삼매라 말하느니라. 또 큰 바다가 큰 보배가 쌓여 있는 곳인 것처럼 이 삼매도 또한 그러하여 온갖 법과 법의 선교가 쌓여 있는 곳이니라.
무변혜야, 만일 중생이 위없는 부처님의 지견을 얻기 위하여 이 삼매를 혹 이미 구하였거나 혹 장차 구하게 되거나, 혹 현재 구하는 자는 곧 능히 온갖 법 바다의 원만한 지혜를 구하나니, 이러한 이치로 나의 이 법인을 너에게 부촉하나니, 너는 저 말세(末世) 후 50세(歲)에 바른 법이 없어질 때에 이 법인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찍어라. 이 법인으로 찍어진 자는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능히 불퇴전(不退轉)을 얻어서 불법(佛法)을 성취할 것이요, 속히 도량에 나아가 위없는 법륜을 굴리어 부처의 종자를 이으며, 수순하여 온갖 지혜의 자리에 머물러서 능히 위없는 대반열반(大般涅槃)에서 반열반하여 모든 하늘과 인간으로 하여금 바른 법을 받아 지니게 할 것이니라.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러한 한량없는 거룩한 공덕을 성취하려 하거든
이 깊은 법을 열심히 좋아하여 방일함이 없을지니라.
다시 무변혜야, 내가 생각하건대 지나간 옛적 매우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나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초과수미광왕(超過須彌光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며, 겁의 이름은 선주(善住)요, 나라 이름은 열의(悅意)였다. 그때에 중생의 수명은 한량없었으며 안온하고 풍족하며 온갖 선법에 머물렀다. 그러므로 겁을 선주라 이름하였느니라.
그 부처님의 국토는 매우 넓고 장엄하여 모든 아름답고 미묘함이 많고 보는 자가 화락하며, 뜻을 기쁘게 하는 이름난 향이 풍겨 흘러 두루 퍼졌느니라. 그러므로 그 나라 이름을 열의라 하였느니라. 그때에 4주(洲) 가운데 3주의 크기는 평균 8만 유순(由旬)이며, 한 주마다 2만 성이 있고 성마다 넓이가 각기 10유순이었다. 오직 염부제 한 주만이 넓이가 구지(俱胝) 유순이며, 8만 성이 있으니 성마다 크기가 20유순이며, 층층의 누각과 당기의 담이 둘러 있고, 갖가지 옷감의 나무며 온갖 감미로운 과일나무며 여러 흐드러진 꽃나무며 보배 다라 나무로 장엄되었으며, 나라의 경계가 안락하고 백성들이 충만하였다.
그 가운데 다시 가장 큰 도성이 있었으니 둘레는 100유순이며, 2만 동산이 둘러져 있고 그 동산 가운데는 맑은 샘과 못물이 곳곳에 가득 차 흐르며, 화려한 꽃과 감미로운 과일이 나무마다 무성하였고, 이름난 향이 널리 사무쳐 냄새맡는 자가 기뻐하며, 새와 짐승이 화평하게 울어 그 소리가 청아하고 명랑하였느니라.
그때에 그 부처님이 한 동산 가운데서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셨느니라.
무변혜야, 초과수미광왕여래의 수명은 10소겁(小劫)이며 열반에 드신 뒤에
바른 법이 세상에 1소겁 동안 머물렀느니라. 그 여래께서 네 차례의 법회에서 설법을 하셨는데 법회마다 모든 성문의 무리로서 배움의 지위에 머무는 이가 5백 구지 나유타나 되었으며, 모든 아라한과 보살 대중은 각기 50구지 나유타가 되었다.
그때에 그 여래에게 두 보살이 있었으니, 하나는 용맹군(勇猛軍)이요, 다른 하나는 용맹력(勇猛力)이었다. 그 두 보살들은 신통력을 갖추고 무생법인을 얻었는데 어느 때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으로 보살마하살의 온갖 법 해인삼매를 성취하나이까?’
그때에 그 여래께서 이 법문으로 널리 연설하셨느니라. 이 법을 설하실 때에 1만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었으며, 이 두 보살은 온갖 법 해인삼매를 증득하였으며, 또한 보살의 일체 삼매를 증득하였느니라. 모든 법 해인삼매와 보살의 모든 삼매를 증득하였으므로 능히 여러 부처님 국토에서 큰 신통변화를 나타내고 큰 광명을 놓으며, 미묘한 범천의 음성으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여 능히 8구지의 인간 세계를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그 여래께서 두 보살에게 수기하시기를 ‘너희는 이 뒤로 백 겁을 지나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라. 그 백 겁 가운데 각 겁마다 5백 여래를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 여래의 중간 시대의 바른 법과 나중 시대의 바른 법을 능히 다 받아 지니고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지으며, 각 겁마다 한마음으로 어지럽지 아니하며, 나는 곳마다 다 변화하여 나며, 나는 곳마다 삼매에서 물러나지 아니하며, 신통 변화로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며, 백 겁을 지나고는 다시 무변공덕(無邊功德)여래를 만나서
공양하고 친근하여 섬기고는 한량없는 삼매의 신변해탈(神變解脫)에 유희하리라’ 하였느니라.
이 두 보살이 그 부처님 처소에서 하나는 이우(離優)라 이름하고, 하나는 선주(善住)라 이름하였다. 능히 여래를 따라 법륜을 굴려서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3승에 머무르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그 여래는 다시 그들을 위하여 수기하셨다.
‘내가 열반에 든 뒤에 이우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니 호를 무변변재(無邊辯才)여래라 할 것이요, 무변변재여래가 열반에 든 뒤에 선주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니, 명호를 최승광명(最勝光明)여래라 하리라. 이들은 모두 똑같이 수명이 1겁씩이며, 그 국토는 한량없는 공덕을 쌓아 이룩되리라.’
그 두 보살은 여래 앞에서 이 수기를 받고는 차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느니라.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 해인삼매를 위하여 마땅히 사모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서 큰 정진을 일으키어 신명을 아끼지 않고 방일함 없이 닦아 행해야 하느니라.”
그때에 그 대중 속에 혜의(慧義)라는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온갖 법지(法智)의 선교를 얻게 하며, 또한 여래의 온갖 지혜를 얻게 하기 위하여 온갖 법 해인삼매를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법 해인삼매를 얻으면 반드시 장차 온갖 법 이취의 선교방편을 얻어서 도량에 나아가 이 끝없는 공덕의 큰 바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항상 여러 부처님을 뵈옵고 부지런히 바른 법을 닦아서 승가대중과 같이 행하며 능히 여래 최상의
공양을 소화하오며 성문․연각의 지위를 뛰어넘게 되옵니까?”
그때에 세존께서 혜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혜의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온갖 법 해인삼매를 얻으면 곧 한량없는 수승한 공덕을 얻을 것이며, 만일 온갖 법 해인삼매에 머무르면 능히 온갖 해인삼매의 선교방편으로써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리라.
혜의야, 마치 수미산이 온갖 보배로 이루어져 큰 바다에서 솟아 나와 그 높이가 8만 4천 유순으로서 드높고도 태연하고 가장 빛나게 드러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이 이 삼매로써 출발하여 나아감에 일체 법장(法藏)의 큰 바다에 뛰어나서 일체 세간 하늘․사람을 덮어 가리우며 가장 높은 위치에 안락하게 머물러서 매우 빛나느니라. 또는 보름달이 많은 별들 속에 둘러싸이듯 모든 보살마하살들도 또한 그러하여 능히 일체 세간 하늘․사람 가운데 큰 광명이 되느니라.
혜의야, 너는 이 법을 관하라. 그 누가 이 법에 대해 좋아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정진하지 아니하며 방일하겠느냐? 오직 하열하고 박복한 중생은 제외하고, 만일 모든 중생들이 큰 지혜가 있으면 능히 이 광대한 법을 성취하리니, 광대한 법이란 공덕을 구족하여 모든 훌륭한 대장부의 섭수하는 바가 되는 것이니라. 내가 말한 바와 같이 만일 능히 광대한 법재(法財)를 섭수할 수 있다면 모든 하늘․사람이 모시고 호위하는 대상이 될 것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여러 대보살들께서 호념(護念)하는 대상이 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무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부지런히
닦아 배우는 자는 능히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지으리라. 온갖 의심을 없애고 온갖 매듭[結]을 풀어 주며 모든 습기(習氣)를 놓아 버리고 모든 수면(隨眠)을 끊으며 기쁨과 애착을 뛰어넘어 유(有:3有)의 바다를 건너, 영원히 어둠을 없애고 모든 놀라움과 두려움을 여의며, 빨리 선교방편으로 능히 일체 중생의 마음을 알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큰 광명을 놓으시자, 그 광명이 두루 무수한 세계를 비추며 일체 해와 달의 빛을 덮어 가려 빼앗았다. 이 광명을 놓으시고는 다시 무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무변혜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능히 부지런히 해인삼매를 닦으면 장차 이러한 큰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큰 광명을 놓으며, 크게 사자후하여 이 법을 연설하며, 삼계를 뛰어넘어 큰 광명 짓기를 나의 오늘과 다름없으리라.”
그러자 무변혜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이 법을 가지(加持)하시어 이 뒤 말법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이 법의 이름을 듣거든 마땅히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얻게 하여지이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법문을 가지하기 위하여 또 광명을 놓으시고, 다시 한 손가락으로 삼천대천세계를 움직여 모든 중생들이 큰 안락을 얻게 하였다. 그때에 모임 가운데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같은 이러한 무리들이 하늘의 묘한 꽃과 하늘의 묘한 옷을 뿌리며, 하늘의 풍악을 동시에 울리며, 한량없는 하늘들이 하늘옷을 잡고 옷깃을 흔들어 펄럭거리며 허공 가운데 가득한 채 같은 소리로 외치기를 ‘기이하도다, 기이하도다.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불가사의하도다. 만일 이 깊은 법을 받아 지니는 자는
능히 일체 중생의 공양을 받고 예배를 받을 만하니라’라고 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무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무변혜야, 이 뒤 말법 세상에 복덕이 엷은 중생은 이 갑옷[甲冑]의 장엄과 삼매의 장엄을 듣지 못하리라. 만일 중생이 좋은 방편이 있어서 큰 공덕의 자량(資糧)을 거두어 잡아 지니게 되면 말법 세상에 이 법을 듣게 되리라. 만일 이 법을 부지런히 닦아 행하는 자는 곧 3세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거두어 주실 것이니라.
무변혜야, 이 뒤 말법 세상의 매우 두려운 시대에 나의 이 법문을 너희들에게 부촉하나니, 내가 무수한 구지 나유타 겁에 쌓은 최상의 모든 법보장(法寶藏)의 구족한 공덕과 끝없는 안락을 네가 이제 다 얻었으며, 일체 괴로움 덩어리[苦蘊]를 네가 이제 다 놓아 버리고 네가 끝없는 공덕의 큰 바다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갈지니라.”
그때에 무변혜보살마하살을 비롯한 5백 보살마하살과 모든 거사와 장자 등이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가 힘에 따라서 마땅히 여래의 큰 보리법을 지니며, 이 뒤 말법 세상에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지으리다.”
그때에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온갖 꽃을 여래께 뿌리고 몸의 묘한 옷을 벗어서 공양을 드리고는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가 이 선근을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원만케 하며 여래의 일체 법의 지혜를 성취하여 이 뒤 말법 세상에 일체 중생이 선근을 소유하여 다 성취되게 해주십시오.”

그때에 세존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기쁘게 하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에
장차 크게 이익될 일 일으키나니
나의 이 보리법을 받아 지니라.
법왕은 이것 위해 사자후하였네.

이 뒤 말법 세상에
누구나 이 법 구하는 자는
이러한 넓고 큰 법 듣게 되면
모두가 안락함 얻게 되리.

내가 지금 말한 것과 같이
만일 이 대승법 보아 알거나
이 계경법(契經法)을 들으면
그 뜻대로 안락함 얻으리.

만일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이
선권방편의 법 닦아 익히면
이러한 최상의 법 얻어 듣고
몸과 마음이 크게 기쁘리.

오늘의 이 모임에 있으면서
현재에 나의 연설하는 것을 보거나
이러한 최상법 얻어 듣고는
참으로 좋아하고 기뻐한 이는

이 뒤 말법 세상에
너희들의 큰 복덕이 이룩되어서
헤아릴 수도 없고 한량없으며
넓고 커서 끝이 없으리.

이 뒤 말법 세상 중에
법왕이 말한 미묘한 법을
능히 잘 받들어 지니는 이는
부처님께서 섭수하실 것이니라.

이 뒤 말법 세상 가운데
나의 이 보리법 지니는 이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법을
최후에 지니는 이 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한량없는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고 한량없는 중생이 선근을 성취하였으며, 무변혜보살마하살을 비롯한 모든 보살마하살들과 일체 세간의 하늘․인간․아수라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들 기뻐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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