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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546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9권

by Kay/케이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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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9

 

대보적경 제9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3. 밀적금강역사회 ②

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의 말씨는 언제나 깨끗하지 못한 나쁜 말이나 사람답지 않은 말이나 화를 내거나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으며, 또한 아첨하는 말이 없으며, 과격한 말․험악한 말․시시덕거리는 말․이익 없는 번지르르한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망령되게 웃거나 참소하고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으며, 남녀를 돌아보지 않고, 말이 너무 딱딱하지 않으며, 거친 말과 갑작스럽고 포악한 성질의 말이 없으며, 남을 해칠 생각을 품지 않고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없으며, 예의와 지조를 잃지 않고 또한 원한 맺는 마음이 없으며, 집착한 바가 없고 싸우고 송사하는 말이 없으며,
또한 무엇에 의지함이 없고 번뇌의 시달림이 없으며, 가벼이 움직임이 없고 게으름이 없으며, 스스로 방자함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행위가 없고 때아닌 말이 없으며, 탐욕이 없고 나쁜 허물이 없으며, 애락함이 없고 처소에 집착함이 없으며, 또한 깨끗하지 않음이 없고 시절(時節)을 잃지 않으며, 모든 감관(諸根]이 이지러짐 없고 음성에 티가 없으며, 마음에 해칠 생각을 품지 않고 또한 편당(偏黨)이 없으며,
방자하고 거만함이 없고 덮어 가리움이 없으며, 서로 다투어 말하지 아니하고 원망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며, 원한을 맺음이 없고 삿되고 그름을 망령되이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잘난 체함이 없고, 나[吾我]를 계교하지 아니하며, 남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저 사람을 시끄럽게 하지 않으며, 남을 상해하지 않고 앙갚음함이 없고 말할 바를 잃지 않으며, 선행을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불순(不順)한 짓이 없으며, 참지 못할 것이 없고 선설하는 말이 화창하며, 종성(種姓)을 자랑하는 일이 없고 방정맞은 가르침이 없으며, 비법(非法)의 행위를 버리고 법다운 행위를 훼방하지 아니하고 동류를 칭찬하지 아니하고
남의 동반을 헐뜯지 아니하며, 제가 남의 기림[譽]을 얻음에 기뻐하지 아니하고 남 칭찬하는 것을 보고 심란하지 아니하며,
삼가 예절을 지켜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남의 잘못을 말하지 아니하고 남의 잘함을 헐뜯지 않으며, 은근한 말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때를 따라 보호하며, 맑은 지혜를 비방하지 아니하고 성현을 나무라지 아니하며, 말은 허망하지 아니하고 다 증명할 만하여 사람의 죄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남의 단점을 구하지 아니하며, 남의 말을 전하되 그 본뜻을 다치지 아니하고 남의 기쁨을 말하지 아니하며, 뜻과 원이 가장 높으며, 남의 얼굴빛만 맞추어 주지 않고 다른 당파를 구하지 않으며, 하기 편함만 생각하지 않고 거스르는 일을 행하지 않으며, 마음이 항상 유순해야 하느니라. ”
밀적역사가 적의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보살이 말과 행이 서로 응함이 되나니 공(空)과 황홀(恍惚)한 신비로운 용맹으로 행을 삼는 공덕 보응의 과실(果實)로서 지성스러운 말을 펴서 지은 바 과보로 좇아 얻어지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큰 나무 아래에 나아가 머물러 서서 이 나무를 관찰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되 ‘그대가 이 나무의 잎이 몇이나 되는지 알겠는가?’ 하면. 큰 지혜 있는 분은 나무를 관찰하지 아니하고 동반과 함께 앉아서 계산하지 않나니, 이미 능히 헤아리지 못할 것인데도 도덕의 극치에 이르면 곧 그 수를 알고 ‘그 일체가 얼마이다’라고 하나니, 그 사람의 말과 다름이 없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큰 강의 모래가 몇 말이나 되겠느냐 하고 또 낱낱이 헤어보면 몇 천억․조나 되겠는가, 물은 몇 말․몇 되나 되겠는가 하면 헤아리지 못할 것이지만, 그 한량을 관하지 아니하고 또한 헤아려 보지 않고도 그 모래 수와 물의 분량을 아나니, 이것은 오직 큰 성인만이 아는 것이요, 하늘도
능히 증명하지 못하며 모든 용이나 귀신․아수라․가루라․긴나라․건달바․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성문․연각이 다 능히 증명하지 못하고 홀로 부처님 세존께서만 아시나니 이것으로 보건대 여래 지진(至眞) 등정각(等正覺)의 지혜는 가히 헤아리지 못할지라, 만․억의 음성을 펴시매 중생이 다 듣고 다 알게 되도다.
밀적금강역사가 적의보살에게 말하였다.
“적의여, 저 지나간 세상에 한 신선이 있었으니 이름은 누이(樓夷)였고, 그때에 한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은 적연(寂然)이었으며, 그때의 나라에 한 큰 나무가 있었으니 이름은 인현(仁賢)이었다.
그 나무는 가지와 잎․꽃․열매가 다 무성했는데, 누이는 그 나무 밑에서 12년 동안 기거하면서 나뭇잎을 헤아리고 또 관하였다. 그 뒷날에 적연 바라문이 성중에서 나와 인연수 아래에 이르러서 밤낮으로 놀면서 밥을 먹고는 나무의 줄거리와 잎을 바라보고 또 밝은 지혜로 일심으로 보면서 ‘어떻게 신선에게 사뢸까? 나는 마땅히 몇 잎이 있는 줄을 알았도다’하였느니라. 적연 바라문은 그 나무를 관하지 않고 그 잎을 헤아리지도 않고서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8천해(千垓)․8천억 잎이 있고
마디는 9천620
줄거리는 다섯 개, 가지는 250
옹이는 6천60이로다.

성사(聖師)는 그 잎의 수를 알려거든
그 나무줄기의 분포된 것을 헤아려 보시오.
나의 아는 바는 이러하오.
이제 게으름 없이 의심나거든 헤아려 보시오.



“누이 신선은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훌륭하다. 그 말이여. 진실하고
속임 없도다. 내가 12년 동안이나 나무 밑에 기거하였으므로 그 나뭇잎의 수를 또한 헤아리지 않고도 그 줄기와 가지며 잎의 수효를 다 아나니, 바라노라 바라문이여, 그 말하는 것이 어찌 그처럼 맞는가?’
‘신선님은 들으시오.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이 아니며 또한 세상 사람도 아닙니다. 지성으로 올바른 행을 정하여 다 진실로 할 뿐 다투고 송사함이 없었습니다.’
그때의 누이 신선은 바로 오늘의 사리불이요, 적연 바라문은 오늘의 석가세존이시다. 그러므로 마땅히 지극히 참된 언교(言敎)를 받아 지니고 지극한 마음에 머물러서 법의 방편에 응할 것이로다. 이것이 보살의 지극히 비밀한 업이며, 청정한 근원으로서 그 다함없는 지혜가 깊은 한량없는 데 들어가서 그 높기가 한량없으며, 때를 따라 시현(示現)하나니 지극히 참되고 형상이 없어서 말로 이름 지을 수 없도다.”
밀적금강역사는 적의보살에게 말을 계속하였다.
“어떤 것을 마음의 비밀[心密]이라 하느냐? 마음의 행이 청정하여 신통을 잃지 않고 지혜의 업을 지어서 신통으로 스스로 즐기며, 곳에 따라 시현하되 바로 신통에 머무르며, 큰 자비의 다함없는 업을 이룩하여 신통으로써 한량없는 변화를 나타내어 일체에 두루 충만하되 성제통(誠諦通)으로써 하며, 지혜로 집을 삼아서 눈으로 온갖 법을 보나니, 이것이 보살의 정진(正眞)한 법이니라.
지혜 신통이 다함없이 두루 일체를 둘러싸며, 그 신통 지혜로 다 온갖 형상을 나타내되 모든 색상(色像)이 본디 색상이 없는 줄을 알며, 신통으로써 모든 중생의 음성에 두루 들어가되 그들의 음성과 같이하며, 능히 일체 중생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일을 관찰하되 본래 깨끗함을 봄으로 말미암아 늘 일체를 보고 때를 따라 교화하여 항상 분명히 생각하고 일찍이 홀연히 있는 일이 없으며, 가고 오는 마음을 끊고 두루 신족(神足)을 나타내되 걸림이 없으며, 홀로 삼계에 걷되 구애되지 않으며,
다 있는 것이 없으므로 조작하여 하는 짓이 없느니라.
그 신통명(神通明)으로 일체 누(漏)를 다하여 밝게 깨닫고 때를 따라 그 기회를 잃지 않으며, 생사(生死)의 어려움을 나타내어 세상을 건지는 업을 보이되 관찰하는 바가 그윽하고 멀며, 그 신통 지혜가 성문․연각을 뛰어넘어서 깊이 미묘한 데 들어가며, 보리수 아래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 받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깨달아서 때에 맞도록 법의 바퀴를 굴려 시방 중생을 교화하여 법률 속에 들어와서 물러감 없는데 이르러 온갖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느니라.
적의여, 알고자 하는가? 이것이 보살의 마음 비밀의 업으로서 심행(心行)이 청정하다 하느니라. 만일 마음이 참으로 깨끗하다면 영원히 돌아갈 곳이 없으며, 또한 기쁘지 않음이 없이 성품이 잘 조화되므로 행하는 일이 매우 선량하며, 보혜삼매(普慧三昧)를 닦아 행하여 영원히 열반에 들지 않고 욕계(欲界)를 싫어하지 않으며, 설사 그 가운데 나더라도 집착하거나 얽매인바 되지 않고 태어난 곳에서 모든 번뇌를 결단하여 일찍이 매듭[結]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일체 헛된 망상을 건너서 모든 번뇌의 매듭과 뒤바뀐 감각을 풀어 버리고 마음에 집착할 것이 없을새 그러므로 생로병사를 벗어나게 되느니라.
비록 태어남이 있더라도 다 나는 것이 없으며, 대승의 근본으로써 모든 불법을 성취하며, 이 모든 불법으로 시방 중생을 구호하되 구하면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것이 없나니 이에 모든 부처님의 법을 알고 보면 온갖 법이 다 불법에 돌아가도다.
이것은 불법이 온갖 법이며 이 온갖 법과 불법이 법도 아니요 법아님도 아니기 때문이로다. 왜냐하면 온갖 법의 근본과 끝 간 곳을 구하여도 얻지 못하나니 만일 모든 법을 구하여도 처소가 없으면 곧 무엇이라는 건수(件數)가 없고, 모든 건수에 머무르는 온갖 법에 뛰어나서 온갖 법을 알게 되면
온갖 법에 의지하고 기대지 않게 되고, 온갖 법에 의지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이익을 구한다면 곧 큰 손쇠(損衰)를 일으키리라. 그 생각을 하여 구함이 없다면 곧 이로움도 쇠함도 없으리라.
이렇게 배워 차츰 앞으로 나아가면 마음에 근심할 것도 기쁨도 없을 것이며, 마음에 걱정이 없고 뜻에 걸림이 없으면 곧 머무를 것이 없게 되고 머무를 것이 없으면 마음에 온갖 번잡한 것이 없을 것이요, 번잡함이 없으면 곧 마음이 어디로나 지향함이 없을 것이요, 그 지향할 바가 없으면 이렇게 이에 지향하게 되리라. 이렇게 지향한다 함은 이것이 지향함이 없는 것이다.
그 지향할 바가 없다면 나[吾我]라는 것이 없고, 감각할 것이 없다면 다투어 시비할 것이 없고, 다투어 시비할 것이 없다면 싸워 어지러울 것이 없고, 싸워 어지러울 것이 없다면 이것이 사문법(沙門法)이라 그 마음이 평등하여 허공과 같나니, 그 평등하기 허공 같은 데 머무르면 욕계에 떨어지지 않으며, 색계(色界)에 처하지 않으며, 무색계(無色界)에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만일 일체에 다 집착한 것이 없으면 기림도 훼방함도 없으리니 기림도 훼방함도 없음을 모든 법이라 이르고 이러한 것에 다 그 깊은 뜻을 알아서 능히 이 6사(事)의 업을 연설하며 분별함도 또한 그러하리라. 어떤 까닭으로 연설․분별하는가. 온갖 법을 가히 얻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모든 법을 연설하고 분별하되 본래 처소가 없고 삼계가 다 헛된 이치를 능히 통달하여 분별하나니 이것을 마음의 비밀이라 하느니라.”
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말했다.
“그 심행의 비밀이라 함은 이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慈愍心]을 행하되 오아(吾我)를 계교하지 않으며 그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행하되 중생상(衆生相)이 없으며 기쁜 마음을 행하되 명(命)이라는 상이 없으며 능히 중생을 건져 구호하되 수자상(壽者相)이 없는 까닭이니라.
네 가지 보시를 하나니 마음에 간탐이 없는 까닭이며, 금계를 봉행하나니 그 마음을 잘 길들인 까닭이며,
인욕을 행하나니 마음의 업을 다한 까닭이며, 정진을 닦되 생각이 적정한 까닭이며, 그 한마음을 고요히 함은 마음의 있는 것[心所在]을 버린 까닭이며, 그 성스러운 마음을 아는 것은 행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그 4의지(意止)는 뜻도 없고 생각도 없는 까닭이며, 그 4의단(意斷)은 그 마음이 일어남도 아니요 멸함도 아님을 깨달은 까닭이며,
그 신족(神足)으로 나는 것은 마음이 넓어서 가없는 까닭이며, 두터운 믿음[篤信]을 행함으로써 거리낌이 없는 까닭이며, 만일 정진을 닦으면 심행이 적정한 까닭이며, 그 뜻이 이미 심행을 염(念)하여 자재를 얻은 까닭이며, 그 정의(定意)는 이것이 평등함이니 마음에 여러 가지가 없는 까닭이며, 그 지혜근(智慧根)은 마음에 망상이 없는 까닭이며, 그 5력(力)은 마음 근본에 수순하는 까닭이며, 혹은 7각의(覺意)로써 함은 마음의 분별하는 지혜인 까닭이며, 그 정의(定意)는 이것이 평등함이니 마음에 여러 가지가 없는 까닭이며, 그 지혜근(智慧根)은 마음에 망상이 없는 까닭이며,
그 세력은 마음근본에 수순하는 까닭이며, 혹은 7각의(覺意)로써 함은 마음의 분별하는 지혜인 까닭이며, 도업을 받들어 행함은 마음에 생각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그 적연한 것은 말쑥하게 고요히 생각하는 까닭이며, 그 법과 마음을 관하는 것은 견(見)에 집착이 없는 까닭이며, 현(賢)․성(聖)의 도를 수행함은 끝내 마음을 깨달아 아는 까닭이며,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므로 그 지혜가 밝아짐은 마음으로 망상하지 않는 까닭이며, 그 마음으로 도를 생각함은 뜻으로 헤아리지 못한 까닭이며, 그 법을 생각함은 마음이 평등한 까닭이며, 성중을 생각함은 마음에 머무르는 바가 없이 중생을 교훈하는 까닭이며, 그 마음이 청정함은 바른 법을 보호하는 까닭이며,
그 보고 듣는 모든 경계에 마음이 서로 헝클어짐이 없는 까닭이며, 불토가 청정함은 마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온갖 상이 갖추어졌음은 마음에 별다른 형상이 없는 까닭이며, 능히 인욕행을 하는 것은 마음에 뒤바뀜이 없는 까닭이며, 물러남 없는데[不退轉]에 이르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까닭이며, 도량을 장엄함은 삼계에 있어서 마음이 타락되지 않는 까닭이며, 마귀의 짓을 항복받음은 마음으로 중생을 거두어 잡아들이는 까닭이며, 도로써 교훈하는 온갖 법은 마음에 평등하게 깨친 까닭이며, 법의 바퀴를 굴리되 모든 법에 굴림의 작용이 없는 것은 마음이 가고 오지 않는 까닭이며, 큰 열반을 나타내어 생사의 근원을 벗어나는 것은
마음이 평등․자연한 까닭이니라.”
밀적금강역사가 적의에게 말하였다.
“보살이 만일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으면 마음이 매우 그윽하고 또한 청정하리라. 마음이 청정하므로 일체 중생의 마음이 깨끗한 줄을 알고, 널리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지 않음이 없이 도심(道心)에 들어가서 일체 중생의 마음도 도심에 따라 광명을 입게 하나니, 마치 허공이 평등하게 두루 일체 유형․무형에 들어가듯이 도심도 이와 같이 다 중생의 심행에 들어가느니라.”
밀적금강역사가 이 보살의 몸[身]․입[口]․마음의 비밀[心密]의 불가사의한 법을 설할 적에 7만 2천 모든 하늘 사람이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고 3만 2천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1만 4천 인이 세속의 번뇌를 여의고 법의 눈이 깨끗해졌으며, 8천 비구가 마음이 열려 번뇌가 없어졌다.
이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그 큰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며, 허공에서 하늘 꽃이 비 오듯 하고, 공후 등 악기를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그 음악 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이 밀적금강역사가 설한 법을 듣고 만일 즐거워하며 믿으면 이 사람은 곧 수기를 얻어서 경전을 사랑하고 좋아하여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하며, 도심을 잃지 아니하고 공덕의 근본을 쌓되 끝내 헛되지 않으리니, 일찍이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고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중생을 이익 되게 하여 다 구원을 받게 하였도다.”
세존께서 적의에게 이르셨다.
“네가 저 음악 속에서 들리는 말소리를 들었느냐?”
“예, 이미 들었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누구의 위신력으로 그런 말이 들리나이까?”
부처님께서 적의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 뇌음(雷音)이라는 이가 있으니 뇌음왕여래의 나라에서 떠나왔느니라. 그 국토의 이름은 양씨(兩氏)라 한다. 이 감인계(堪忍界)에 와서 내 몸을 보고자 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법고를 불어, 여래의 비밀법을 들으려고 허공에 있으면서 그 몸을 나타내지 아니하고 여래와 이 경전을 공양하여 하늘 꽃을 뿌리고 풍류를 지으니, 그 음악으로부터 이런 소리가 났느니라.”
부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자, 뇌음보살이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그 앞에 머물러서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뇌음왕 여래께서는 성체 무량하시고 기거가 편리하시며 나고 드시는 데 강녕하신가 문안드리옵나이다.”
“잘 왔도다, 정사(正士)여. 장하도다, 의를 돌아보아 이렇게 나타나 보임이여. 여래의 비밀 경전의 지혜를 듣고자 하므로 이제 밀적금강역사가 부처의 위신을 이어 연설하였느니라.”
그때에 회중에 있던 어떤 보살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밀적금강역사는 어느 세상에서 공덕의 근본을 쌓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 도심을 발하였으며, 본디 어떤 서원을 세웠기에 그 얻은 말솜씨가 넓고 크기 한량없으며 거룩하기 이러한가?’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살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적의보살에게 이르셨다.
“저 지나간 먼 세상 무앙수겁(無央數劫) 때였다. 그때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이름은 무량훈보금정왕(無量勳寶錦淨王)․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이시며, 세계는 장엄(莊嚴)이고 겁(劫)의 이름은 선견(善見)이었다.
그 부처님 국토에는 기이한 위덕이 있고 인민이 번성하고
다 안온하며, 오곡이 풍족하고 토지가 광대하여 다 쾌락하고 천상․인간이 번화하며, 땅이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고 모래와 먼지의 더러움과 가시 덩굴․기와․자갈이 없고 오직 유리․수정․명월주옥(明月珠玉)․산호․호박․자거․마노 등 보배가 그 땅에 가득 찼으며, 그 땅의 부드럽기가 하늘 옷 같은데 아름다운 향기와 빛이 매우 좋으며, 좋은 풀이 나서 하늘 담요 같은데 발로 밟으면 발이 네 치쯤 내려갔다가 발을 들면 원상으로 되었다.
그 나라는 안온하여 큰 추위도 없고 또한 크게 덮지도 않으며, 인민이 인자하고 성품이 조화되어, 몸․입․마음이 다 안정되었다. 향기가 땅을 쬐는데 땅 빛은 감(紺) 유리색이었다. 그 나라 인민이 다 자재롭고 교훈을 받아서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적고 안온하고 적정하여 위력이 있었으며, 설법을 듣고는 모두 이치를 알았느니라.
그 부처님 때에 성문 제자는 12해(垓)가 있었고 모든 보살이 3천 2억이었다. 그 부처님 때에 인민의 수명은 36억 세인데 중간에 요절하는 자가 없었다.
그 장엄국 가운데 네 성(城)을 쾌견(快見)이라 하였는데 매우 넓고 길었으며, 5곡이 풍족하고 인민이 안락하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각기 그 처소를 얻었다.
한 성의 길이가 80만 리로서 400리의 간격으로 큰 나라가 하나씩 있는데 그 나라에는 각기 천 개의 군․현과 모든 촌락이 있었다.
그 나라 인민은 몸길이가 4리(里)였다.
그에 이 큰 성 쾌견의 4방에 다시 큰 성이 있었으니 청정이라 하였다. 그곳은 왕이 통치하는 곳으로서 토지가 넓고 길며, 그 성의 동서 길이는 2천 560리, 남북의 길이는 1천 280리로, 군․현․읍이 각기 1만씩 있었는데,
쾌락이 풍족하였으며 모든 동산이 각기 1만씩으로 매우 정결하며 7보로 이룩되었다.
그때에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용군왕(勇軍王)이었다. 7보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金輪)이요, 둘째는 흰 코끼리이니 여섯 이[牙]가 있었고,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이니 붉은 갈기와 꼬리요, 넷째는 명월신주(明月神珠)요, 다섯째는 옥녀의 아내요, 여섯째는 창고를 맡은 거룩한 신하요, 일곱째는 군사를 맡은 대장군이었다.
왕은 4천하를 맡았으며 과거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위신이 한량없으며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여 불퇴전에 이르렀다.
그 성 중앙에 한 궁전을 세웠으니 넓고 길고 높아서 길이와 너비가 각기 340리이며, 7보로써 일곱 겹의 담과 벽과 난간이며, 일곱 겹의 길과 일곱 겹의 보배 휘장이며, 일곱 겹의 깊은 참호를 이룩하였다.
그 집안에는 4대 과실 동산이 있어 갖가지의 꽃이 피었으니 첫째는 묘화(妙華)요, 둘째는 공훈아(功勳阿)요, 셋째는 산하(山河)요, 넷째는 춘안(春安)이다. 못물이 가득하여 너비와 길이가 각기 20리이니, 많은 보배로 난간을 삼고 자금(紫金)으로 못이 되고 자금과 유리는 바닥 모래가 되고 8미(味)의 물이 가득 찼으며, 보배꽃이 피어나고 오리․기러기․원앙 등 기이한 새들이 그 속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못물[浴池]의 첫째는 시재(施財)요, 둘째는 상굴(上窟)이요, 셋째는 상향(上香)이요, 넷째는 묘어(妙御)였다.
궁중 채녀 7만 6천은 하늘의 옥녀와 같이 각기 모습이 단정하고 미묘하여 세상에 있기 어려운 것이었다. 왕의 정후(正后) 옥녀보와 모든 채녀가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왕에게 천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스럽기 범부와 다르고 단정하기가 세상에 뛰어났으며, 28종의 대장부의 모습으로 그 몸을 꾸몄고 뜻과 성품이 어질고 유화하며 또한
함께 큰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그때에 부처님이 청정대국(淸淨大國)에 유행하고 계실 때에 그 왕 용군이 무량훈보계정왕여래를 공양하기를 일억 년을 채웠으며, 모든 보살․성문 등에게는 의복․음식․와구․의약 일체 수용품과 동산․연못․집․강당․방실․정사(精舍)․고대(高臺)․누각(樓閣)을 주고 한 비구에 시자(侍者)두 명을 주어 필요한 것을 공급하게 하여 부족함이 없게 하였느니라.
그 모든 왕자는 성품이 조용하고 유화하여 게으른 행동이 없으며, 항상 지성으로 여래를 받들어 섬기어 경전을 들어 지니고 애욕과 희롱하여 웃음과 삿된 것을 즐기지 않으며, 방일 없는 마음으로 경전을 들어 지니되 마음을 내는 것이 아니며, 오래지 않아서 곧 5신통을 얻어 신통으로 허공에 치솟아 있기를 마치 기러기가 마음대로 날아다니되 걸림이 없듯 하며, 한 곳으로부터 한 곳에 이르며, 고을로부터 고을에 이르며, 나라로부터 나라에 이르며, 한 천하로부터 한 천하에 이르러서 두루 다니며 노닐고 구경하였다. 그리고 이 요긴한 게송을 대중을 위하여 말하였느니라.”

모든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기
까마득히 멀어 만나기 어려우며
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또한 매우 만나기 어렵도다.

모두 다 같이 한마음으로
이 경전 듣고 믿고 좋아하여도
저 억․천․만 겁에
가장 만나기 어려워라.

오늘날 사람 가운데 큰 영웅이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적연히 안정 되게 하시려고
이 경의 법과 뜻을 말씀하시네.

조용히 머무르신 부처님께
가르치신 훈회(訓誨)를 물어 받으며
크게 성스러운 지혜를 구하려고
부처님의 지극하신 말씀을 받들어 묻자옵네.

경법을 듣고 지님으로써
모든 악취(惡趣)를 여의어 버리고
바른 법을 얻어들음으로써
가장 안락한 곳에 얻어 앉으며

바른 법을 얻어들음으로써
온갖 세속 진로(塵勞) 녹여 버리고
그 들어 지닌 슬기로 인하여
진정한 법을 얻어 이르렀네.

그때에 가르침을 펴시어
감미로운 이 법을 연설하시자
이로 인연한 상서가 나타나니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네.

두루 다 인간․천상에 포고하시니
모든 하늘이 찬탄하면서
때맞추어 하늘 꽃을 뿌리니
그 꽃도 가지가지 종류일세.

중생들이 다 와서 모이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며
가장 거룩한 교화로서
다 도법에 들게 하셨네.

부처님 발아래 머리 조아려
인간․천상의 높은 이께 예경하오며
다 함께 열 손가락 마주 잡고서
공손하고 조심스레 머물러 섰네.

가장 거룩하신 대성사께서
대중의 이 마음 알아보시고
때맞추어 의리에 맞게
위하시어 이 경법 말씀하셨네.

이들 여래 반려(伴侶)가
안주법(安住法)을 얻어듣고는
36억 대중이 다 같이
가장 높은 도심을 내었네.

그 300억의 무리는
하나도 빼놓음 없이
다들 청정하고 가장 높은
법의 눈을 얻었어라.

도에 뜻 둔 그 한마음
세속살이 싫증내어
다 같이 이 세상에서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며

무수한 그 무리들
억․조․재(載)․해(垓)의 사람들이
이 경계(經戒)를 물어 받잡고
다들 우바새가 되었네.

경법을 얻어듣고는
부처님 발밑에 머리 조아려
고별의 인사드리고
제각기 집으로 돌아가도다.

부처님께서 적의에게 이르셨다.
“그때에 왕태자는 부왕과 같이 전단향나무로 누각을 지어 깨끗하게 잘 꾸미고 창문은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다. 그리고 전단향 한 매를 사르매 그 향기가 온 천하에 널리 퍼져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했었느니라.
이렇게 전단향으로 넓고 높기가 400리나 되는 누각을 지어 장엄하게 잘 꾸몄으므로 위신이 활짝 드러나서 드높기가 한량없었다. 4방으로 반듯하게 사각의 기둥을 보기 좋게 세워서 쭉 고르게 안정하여 경사짐이 없었느니라.
그 왕 용군(勇郡)은 무량훈보계정왕여래 처소에 나아가 예경하고 경전을 물어 듣고자 하여 권속에서 권유하되,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렵고 부처님도 만나기 어려우며, 억만 년이 가도
부처님의 법은 듣기가 어렵나니 마땅히 부처님을 받들어 뵙고 경전을 물어와 받으리로다’ 하고, 왕과 태자․부인․채녀․대신․백관․인민 노소가 다 구슬 휘장으로 둘러친 높은 누각에 들어가서 백․천 가지로 장식한 보배 좌상에 앉았다.
온갖 꽃과 향이며 의복․보개(寶蓋)․당기[幢]․번기[幡]와 모든 기악(伎樂)을 울리면서 공순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이 보배 구슬 휘장을 둘러친 높은 누각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려고 모두가 한마음 인화한 뜻으로 허공에 올라가 있는 것이 마치 봉황과 같았으며, 다들 걸림 없이 날아서 부처님 계신 데로 나아갈 때, 그 보배 휘장으로 둘러친 높은 누각도 함께 대회에 이르러서 부처님 앞에 나아갔다. 그 누각이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도로 한쪽에 머무르자 왕과 대중이 각기 내려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또한 성중에게 경례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는 바로 앞에 머물러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거룩하온 명성은 일찍 들었사오나 나라에 일이 많아 받들어 뵈옵지 못하여 부끄럽기 낯이 없더니 부족한 마음 오늘에야 이루게 되었나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왕이 진심으로 궁인 권속들과 함께 와서 법을 들으려 하는 것을 보시고는 그들을 관찰하시고 그 근성에 맞추어 병에 따라 약을 주듯이 경법을 설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이르셨다.
‘뜻을 대승에 두는데 네 가지의 사법(事法)이 있으며, 노니는 바가 수특(殊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어떤 것이 넷이냐? 만일 대승을 배우되 독실히 믿고 사람을 존중하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도심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어떤 것을 믿음이라 하느냐? 기쁜 마음으로 모든 성현을 받들어 마땅히 해서는 아니 될 것은 끝내 행하지 않는 것이니라. 대왕이여, 공경하여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만일 겸손하고 조심스레 성현의 경을 듣되 지극한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듣고 받아 지니되
스스로 거만스럽지 아니하고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스스로 거만스럽지 아니하고 성중(聖衆)을 보거든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고 일심으로 귀의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정진을 존중하여 대승을 배우면 노니는 바가 수특하여 대도에 어그러지지 않으리라. 정진함으로써 몸과 입과 마음으로 하는 업이 가벼워지며 거동이 편의하여 행이 일체 행에 뛰어나기 때문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되느니라. ”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서 견(見)에 게으름이 없고 소견을 잘 옹호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마땅히 여섯 감관[根)의 견(見)과 애(愛)와 욕(欲)의 장난(障難)을 옹호하며, 일체의 감각[受]․지각[想]을 깨달으며, 무상(無常)을 알며, 법으로 인하여 명근(命根)의 제일을 나게[生] 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되느니라.
보살이 네 가지 일이 있어서 ‘법왕’이라 부르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첫째는 도심을 버리지 않음이요, 둘째는 또한 다른 사람을 권화(勸化)하여 발심 시킴이요, 셋째는 모든 착한 뿌리로 도심을 권조(勸助)하되 들을 만한 자에게는 뜻이 넓게 끝이 없게 함이요, 넷째는 일체의 제석․범천 및 사천왕과 성문․연각의 경지로서 다함이 없고 무너짐 없는 넓고 큰 보살의 도업에 이르게 함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그러므로 대왕이여, 마땅히 게으름이 없이 행하며 항상 독실한 믿음을 닦아서 한량없는 도법을 기뻐하고 항상 바른 법을 받아 법락(法樂)으로써 스스로 즐길지니라.
만일 정진으로 도법을 구하려거든 대왕의 행하는 바가 모든 경계에 탐착함이 없을지니라. 왜냐하면 대왕은 알아 두라. 탐욕에 싫증냄 없는 것은 마치 짠물을 마시는 것 같나니 성현의 슬기로운 밝음을 보아서 곧 절제할 줄을 알지니라.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은데 편안함은 적고 괴로움은 많으며, 산다는 것은 다 끝이 있어 후세로 나아가게 되나니, 항상 장래를 두려워하여 마음으로 안보하지 못하느니라.
오늘에 대왕이 부처에게 공양한 이 착한 뿌리로 말미암아 네 가지 공덕을 갖추게 되었으니 또한 네 가지의 일을 권조(勸助)하리라.

어떤 것이 넷이냐? 대왕은 이 인연으로 나는 세상마다 재물이 한량없고, 공덕의 과보가 또한 다하지 않으며, 성명(聖明)의 지혜가 끝이 없고, 변재의 지혜도 다함이 없으리라. 이것이 네 가지이니라.
다시 네 가지 일을 권조하리라. 어떤 것이 넷이냐? 몸으로 청정한 공덕의 업을 행하며, 말로 청정을 행하여 금계를 갖추며, 마음으로 청정을 행하여 널리 듣기를 싫어함이 없이 하며, 그 법이 청정하여 성명으로 당(黨) 삼음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 착한 뿌리를 권조하나니 어떤 것이 넷이냐? 교묘한 방편으로 청정행을 닦아서 중생을 교훈하되 지도(智度)가 다함없으며, 청정한 업으로 마군을 항복 받으며, 서원(誓願)이 청정하여 언행이 서로 맞으며, 모든 불법에 다 청정하게 하여 공을 쌓고 덕을 포개어 모든 부처님을 만나 보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니라.”
그때에 세존이 용군 전륜성왕을 위하여 경 가운데 지혜방편을 말씀하여 깊은 뜻을 분별하시니, 왕은 마음이 열리고 흔연하여서 곧 몸과 목에 장식한 백․천 진기한 구슬 영락(瓔珞)을 부처님께 바치고 또 온 나라가 부처님을 섬기고 필요한 것을 공급하며 5계를 받아 지니면서 목숨이 다하도록 깨끗이 범행을 닦았다.
그 왕의 중궁(中宮)․부인․채녀는 부처님의 법을 듣고 기뻐하며 동시에 유화한 뜻을 품고 번뇌의 뒤덮임이 없었다. 그 몸에 걸었던 진기한 보배 영락을 부처님 위에 덮어 드리고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저희들은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어 깨끗이 범행을 닦아서 목숨이 다하도록 금계를 받들어 지니고자 하나이다.’
왕은 곧 허락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적의여, 그 용군왕은 다함없는 법을 받들어서 법의 재물을 얻고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는, 중궁․채녀와 권속과 더불어 높은 누각의 휘장 안으로 들어가
허공에 솟아올라서 잠깐 사이에 다시 청정 대국으로 돌아갔느니라.
그때에 성왕은 보름날 밤 갖가지 꽃이 만발하자 나들이하여 동산에 이르렀다. 중궁․권속도 좋은 경치를 구경하였다. 성왕은 그 동산에서 노닐며 온갖 기악도 잡혔느니라.
왕의 정부인이 둘이 있었으니 하나는 불행보(不行步)요, 하나는 무허손(憮虛損)이라 불렀다. 궁중에서 나와 목욕하고 돌아가서 향을 옷에 쏘이고 연화대의 수묘(殊妙)한 좌상에 앉자, 마침 두 어린아이가 와서 부인의 무릎으로 올라와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앉았다. 단정하고 미묘하기가 세상에서 보던 바가 아니고, 28종의 대인의 모습으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이 마침 저절로 나타났다.
그때에 허공에서 백․천 모든 하늘이 소리를 내어 찬탄하였느니라.
‘이 두 동자는 곧 법의 신성(神聖)이니, 하나는 법의(法意)요 하나는 법념(法念)이라 이르나니 이 두 아이가 저절로 나타났도다.’
그때에 법념이라는 동자는 불행보 부인의 무릎 위에 앉았고, 법의 동자는 무허손 부인의 무릎 위에 화생하여 가부좌를 하고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만일 제 몸을 잘 지키어
능히 보리심 발하게 되면
이렇게 배우는 행자는
좋은 복덕의 경사 이르리라.

일찍이 호후(護吼)께서
세상에 출현함을 보기 위하여
항상 기쁜 마음으로
일심으로 부처님을 섬기었나니.

큰 신통업을 지어서
쾌히 구호 받음을 얻으며
나고 죽음의 수레바퀴를 없애
속히 태어나는 바가 없게 되도다.

만일 보리심을 발하면
일찍이 잊어버림 없이
중생을 구호하고 거두어 잡아서
나고 죽음의 어려움을 깨뜨리도다.

그 상방(上方)의 세계
헤아리지 못할 불국토에
한 국토의 부처가 계시니
그 명호는 시절(時節)이시다.

저 부처님 나라로부터 온 것은

법을 듣기 위한 것이며
또한 부처님의 공덕과
국토의 장엄을 보고자 함일세.

그때에 두 동자는
각기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그 어머니 무릎으로부터
옮겨 내 땅에 머물며

함께 떠나 걸어 나가며
천인존에게 다가가서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는
물러서 합장하고 머물러 섰도다.

모두들 부처님 공덕 선양하기에
이제 우리도 와서 경을 듣나니
불법은 매우 만나기 어렵고
듣고 지니기는 더욱 어렵도다.

이 법을 얻어들으면
그는 사람 가운데 가장 높으리.
부처님 도에 지극한 정성
위없는 정진의 업이라.

모든 부처님의 도법을 만나
얻어듣기 매우 어렵거든
경의 뜻을 애락(愛樂)하는 자는
다시 갑절이나 만나기 어려워라.

오늘날 조용하고 고요한 자리에
천한 벗의 법을 좋아함으로써
그 위의의 법칙에 수순하여
받들어 공경하여 법교를 믿도다.

정진하기 좋아하고 찬미하여
그 소행이 게으름 없이
이로써 사문이 되려거든
이렇게 조용한 데 거처하며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겨
자재(資材)를 고루 나누어주며
항상 참괴심(慙愧心) 품고
많이 알고 널리 들음 만나기 어려워라.

그 자비심 두루 갖추어
그 마음 겁약함 없이
중생을 거두어 잡아 구제하여
일체의 어려움 건져 주도다.

만일 홀로 고요한 곳에서
하는 짓이 사의(思義)함 없이
그 몸조차 탐착하지 않으며
목숨 또한 그러하여라.

금계를 배우되 싫증냄 없고
내 오직 도법만 생각하여
이렇게 능히 깨달아 알면
공덕에 미치기도 그러하리라.

만일 능히 이렇게 배우기는
이것이 가장 얻기 어렵나니
그 법왕의 네 가지 업은
이것이 최상이라 찬탄하도다.

이 모든 법의 비요(秘要)는
그 과보도 다 갖추어 있나니
가세 가세 다 함께 가세.
저 부처님 안주(安住)하신 곳으로.

이 밝고 슬기로운 이들은
보살의 도행(道行) 받아 지니고
청백(淸白)한 법 받들어 행하여
이것으로써 교화를 펴리.

어느 때나 고요히 한마음 닦아
다섯 가지 신통에 얻어 이르도록
고요한 의식(意識)으로 말미암아
수행하는 법도 담박하나니.

그 왕의 두 태자와
부인․채녀와 더불어

이 두 가지의 밝은 지혜로
보살의 도법을 밟아 행하여

신통의 지혜를 얻음으로써
허공 가운데 경행하면서
저 부처님 공덕과
지혜의 바다에 이르렀어라.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인중존(人中尊)에게 귀의하오며
모두가 다 같이 화동(和同)하여서
함께 가서 손 모아 경례하도다.

법의가 먼저 세존께 아뢰고
아울러 나머지 대중들도
‘바라옵건대 대성존께옵서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소서’라고 한다.

최승존(最勝尊)께서는 이 대중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아보시고
깊고도 미묘한 이 법의 뜻을
자세히 갈라내어 연설하셨네.

이 일체의 법은 모두 다
인연으로 좇아 일어났나니
본디 조물주의 시킴이 없이
인연의 조화로 현생(現生)하도다.

그 속이 근본 공(空)인 줄 알면
밖의 일체는 인연도 없나니
그러므로 일체의 법이
황홀하여라, 다 텅 빈[空] 것을.

이렇게 본말을 살피고 보면
무작(無作)의 지견이 청정하리니
이것을 분별함도 허공과 같이
항상 무엇을 잡을 것 없나니.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방편으로
이들을 위하여 선포하여
이 심오한 바른 진리를
자세히 갈라내어 연설하셨네.

76해(垓)의 사람들과
2억재(億載)의 대중이
일시에 다 같이 이룩하였네.
저 유순(柔順)의 법의 지혜를.

“이때에 전륜성왕 용군과 중궁․태자 권속․마인은 부처님을 에워싸고 예배하면서 세존과 성중에게 공양하기를 7일 동안 마치고 궁으로 돌아왔느니라.
그리고 용군 전륜성왕은 홀로 높은 누각 휘장 속에 조용히 앉아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의 모든 아들이 다 위없는 도심을 발하였나니 이제 시험해 보리라. 어느 태자가 먼저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서 최정각자가 되겠는가?’하고, 곧 공사(工師)에게 명하여 7보의 병을 만들게 하되 매우 좋고 둥글게 하였으며, 7보의 항아리를 만들되 드러나고 미묘하게 하였으며, 또 높기는 일곱 길이니 49척이 되었느니라.
전륜성왕은 그 일천 태자로 각기 이름을 7보 항아리에 쓰게 하고, 7보 섬대를 만들어 하나에서부터 천까지의 숫자를 기록한 천 개의 산가지를 병 속에 넣고,
그 병을 항아리 위에 올려놓은 다음 다 같이 밤낮으로 천일 동안 공양하되 하늘 꽃으로 만든 향이며 가루향․잡향이며 꽃 일산․당기․번기[幡]며 온갖 기악(伎樂)으로써 그 보병에 기록한 명호를 공양하도록 하였다.
그때에 십천 천자가 와서 명호에 공양하는 일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전륜성왕이 7일을 지난 뒤에 이 7보 병을 가져다가 중궁․부인․채녀․모든 태자 등 대중 앞에서 자금안(紫金案) 위에 올려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 병을 듣게 하고 모든 태자들은 각기 산가지를 하나씩 집어내게 하였느니라.
그러자 정의(淨意)라는 태자가 첫 번째 산가지를 집었다. 이 섬대를 얻자 삼천대천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중궁․부인․채녀의 온갖 기악이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렸다.
적의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때의 정의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냐? 바로 구류손(拘留孫)여래이니라. 다음에 이명문병(離名聞兵)이라는 태자가 두 번째 산가지를 집었으니 그가 곧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이니라. 적근(寂根) 태자는 곧 가섭여래요, 다음 일체 고리(苦利) 태자는 곧 내 몸이니라.
다음 우실(雨實) 태자는 곧 미륵여래요, 다음 태자 명월주복(明月珠服)은 장래 부처가 되리니 이름을 사자(師子)라 하고, 다음 태자도 장래에 성불하리니 이름을 묘영(妙英)이라 하고, 다음 태자 현씨(賢氏)도 장래에 성불하리니 이름을 공양(供養)이라 하고, 다음 태자 광수(光首)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묘화(妙華)라고 하고, 다음 태자 연화씨(蓮華氏)도 뒤에 성불하리니 호를 봉양(奉養)이라고 하고, 다음 태자 이구광(離垢光)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선목(善目)이라 하고,
다음 태자 병씨(兵氏)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쾌비(快臂)라 하고,
다음 태자 의묘(意妙)는 뒤에 성불하면 호를 염광(焰光)이라 하고, 다음 태자 정부정(淨復淨)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염미(焰味)라 하고, 다음 태자 부당(富當)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무퇴몰(無退沒)이라 하고, 다음 태자 이구정(離垢淨)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집덕(集德 )이라 하고, 다음 태자 견강(堅强)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보사(寶事)라 하고, 다음 태자 보칭(寶稱)은 뒤에 성불하면 호를 무기세(無欺世)라 하리라.
적의야, 요컨대 이렇게 차례로 갖추어, 이름이 감개장엄(感慨莊嚴)이라고 하는 한 태자는 제 999번째로서 천에 하나가 차지 못하느니라. 뒤에 성불할 때에 호를 무량보칭(無量寶稱)이라 하리라. 이 현겁(賢劫)에 있어서 내세에 출현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적의야, 의무량(意無量)이라는 태자가 마지막으로 산가지를 얻었다. 그는 왕의 태자로서 마땅히 최후에 불도를 성취하리라.
그때에 모든 태자가 의무량 태자를 자주 업신여기고 조롱하여 웃으며 ‘우리가 성불할 적에 마군의 권속을 항복 받고 법의 바퀴를 굴려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다 멸도(滅度)에 이르게 하리니 가령 중생이 다한다면 뒤에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구제할 것이냐?’고 하였다.
그때에 의무량 태자는 눈으로 보았느니라. 최후의 산가지를 얻어서 맨 뒤에 성불한다는 것을. 그리하여 근심하고 고민하면서 ‘내가 홀로 무슨 허물이 있기에 맨 끝의 산가지를 얻었는가?’하면서 5체를 땅에 던지고, 태산이 무너지는 듯 선언하기를 ‘모든 부처님의 도법은 다 헤아릴 수 없고 중생계 또한 한량이 없으며 원하는 바는 수특(殊特)하여 사의할 수 없도다’라고 하고, 그는 곧 원을 세웠느니라.

‘저의 형제 천 사람이 성불한 뒤에 가르친바 제자와 제도한바 많고 적음과 그 수명의 길고 짧음을 다 합쳐서 제가 성불할 때에도 그 수량(數量)과 같이 되며,
당신이 소유한 일체 성중이 제가 성불할 때의 성중과 그 수가 똑같으며, 법을 설하여 제도한 일체 중생 또한 그러하며, 당신이 소유한 천명의 거룩한 공덕을 합친 것과 나의 공덕이 똑같이 되어 지이다. 가령 나의 말이 진실하여 헛되지 않다면 삼천대천세계가 나를 위하여 상서를 나타내되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온갖 꽃이 뿌려지며 공후 등의 악기가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려 지이다.’
의무량 태자가 이런 서원을 세우자 그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온갖 꽃이 내리고 공후 등의 악기가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위 허공에서 모든 하늘 사람이 찬탄하였느니라.
‘장차 소원대로 최후에 성불하면 이름을 누유(樓由) 여래 지진 등정각이라 하리라.’
적의야, 무슨 까닭에 누유라 하였던가? 그때에 근심하면 스스로 5체를 땅에 던지며 울면서 서원을 세웠으므로 세존의 호를 누유누유란 제읍(涕泣)이라는 뜻이다라 하였느니라.
그때에 왕태자는 서원하기를 마치고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이 모든 부처님의 도법은
마치 저 텅 빈 허공과 같이
마음의 깨달음도 환술[幻]과 같건만
중생은 가히 다하지 못하나니

서원하는 바도 상서롭고
금계도 청정함 이룩하리니
인자여, 잠깐 들어보시오.
내가 하고자 하는 이 서원을.

여러 인자들의 누릴 바 수한(壽限)
나에게는 그것을 합치고
모든 존성왕(尊聖王)을 겹쳐서
그 일체를 내가 다 보도록

999의 모든 부처가
나의 한 산가지와 같기를
부처 되어 이름은 누유

비구 대중도 그 수가 같기를.

그 왕의 태자는 결심한 바 있어
그러므로 이 말을 선서하였나니
모든 하늘은 허공에 서서
이구동성 찬탄하였네.

이렇게 청정한 사람은
원한 바 반드시 이룩되리.
중생을 인연한 까닭에
결정코 서원은 이룩되리.

“적의야, 그때의 의무량 태자를 알겠느냐?”
적의가 대답하였다.
“미처 알지 못하겠나이다.”
“이 현겁에 있어서 최후로 성불하리니 호를 누유라 하리라. 저 현겁 가운데 모든 부처 천 명에서 하나가 차지 못한 그 한 분으로서, 그들이 제도한 중생과 모든 보살과 배우는 성중이 이 누유에게 미치지 못하리라. 최후에 성불하여 수명은 반 겁이며 제도할 바 중생․보살․성문 일체 성중은 끝내 현겁의 999불이 제도한 바와 똑같이 다름이 없으리라.
적의야, 또한 보살의 선권방편을 보아라. 금계를 성취하여 수특함이 있고 서원을 갖추어 홀로 걷고 홀로 앉으며 삼계에 두루 돌되 일찍이 쉼[休]이 없느니라. 그 까닭은 누유여래는 홀로 한 몸으로 중생을 교화하되 천불의 제도한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익 된 바 한량이 없나니 그 공덕이 드높기가 이러하니라.
이와 같이 적의야, 왕의 일천 태자와 그 뒤의 두 태자가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너희들 정사(正士)여, 그 뜻하는 바는 어떤가?’하니, 법의 태자는 말했느니라.
‘나는 스스로 서원합니다. 여러 형님들이 부처가 될 때에 마땅히 금강역사가 되어서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밖에서 호위하오며, 여래의 일체 비밀법을 살피고 항상 부처님 곁을 떠나지 않고 두루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일을 묻고 믿어 즐거워하고 받아 지니되 의혹을 품지 않겠나이다.’
법념 태자는 말했다.
‘모든 정사여, 들으시라. 나는 마음으로 맹세하기를 모든 정사들이 불도를 이루실 적에 몸으로 권조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면,
마침 서로 권함을 보고 곧 법의 바퀴를 굴리기를 원하나이다.’
적의야, 그때의 용군 전륜성왕을 알겠느냐?“
적의가 대답하였다.
“미처 알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곧 과거 정광(定光)여래이시니라. 그때의 여러 아들이 이 현겁 가운데 천불이 되어 출현함이 이것이니라. 구류손불에서 비롯하여 누유에 이르기까지 천불이 되느니라.
그리고 법의 태자는 곧 오늘의 금강역사로 이름은 밀적(密迹)이요, 법념 태자는 이제의 저 대범천왕인 줄을 알아라. 그때의 용군 성왕의 중궁․부인․채녀는 이제 다 이 모임에 온 자이니라.
그때에 왕과 모든 태자의 권유를 받고 출가하여 사문이 된 자와 교화된 자는 다 이 현겁에서 차츰 수기를 받고 장차 차례로 최정각을 이루리라.
적의야, 또한 12인연을 관하고 덕의 근본을 어지럽지 않게 하여 그 보응의 과(果)를 얻으며, 모든 발심한 바가 그 공을 잃지 않으면 이러한 정사는 10력(力)을 두루 갖추어서 모두 소원을 이루리라.
그러므로 적의야, 만일 보살이 빨리 위없는 정진을 이룩하여 최정각이 되고자 할진대 마땅히 이러한 정사의 업을 배워서 부지런히 닦고 받들어 행하여 모두 불도에 뜻을 둘지니라.
어떤 것을 불도라 하느냐? 해칠 마음으로 중생을 대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건져 주기 한량없으며, 사은(四恩)을 익혀 행하고 항상 범행을 닦으며, 도품법을 갖추어 신통에 나아가며, 권도방편을 행하여 덕의 근본을 성취하나니 이것이 불도가 되느니라. ”
부처님께서 적의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그 도심(道心)이 깨끗하여 성품이 통달하며 그 도가 화아(和雅)하여 지성이 안온하며 그 도가 질박하여 아첨함이 없으며 그 도가 넓고 두루하여 거리낄 바가 없으며, 그 도가 평등하여 편당이 없으며, 그 도가 두려울 것이 없나니 온갖 악을 범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 도는 모든 자재(資財)를 갖춘지라 보시바라밀[施度]이 다함없으며, 그 도는 깨끗한 행을 갖춘지라 지계바라밀[戒度]이 다함없으며,
그 도는 남을 꾸짖거나 시비하지 않는지라 인욕바라밀[忍度]이 다함없으며, 그 도는 12처(處)를 여읜지라 정진바라밀[進度]이 다함없으며, 그 도는 어지럽지 않는지라 선정바라밀[寂度]이 다함없으며, 그 도는 잘 선택하는지라 지혜바라밀[智度]이 다함없도다. 도가 나의 지혜에 돌아오거든 큰 자비심을 받들어 행하며, 도는 나의 사심이 없이 일체를 불쌍히 여김에 이르며, 도에 희열을 느끼거든 크게 기뻐하는 마음으로써 행하며, 도는 묘한 제어법[妙御]에 돌아가서 크게 수호[大護]함에 이르느니라.
그 도로써 뭇 괴로움의 번민을 제거하고 탐심․해칠 마음․성내고 분해하는 생각을 녹여 버리며, 도는 안심의 경지로 나아가게 하고 위태로운 생각을 품지 않게 되며, 도는 조복받기 어려운 자를 교화하고 색(色)․성(聲)․향(香)․미(味)․세활(細滑)의 법을 베어 버리며, 도는 마군의 권속을 항복받아 교화하여 그 아만의 마음과 온갖 원적을 정복하며,
도는 5음․여섯 감관[六根]․12입(入)을 소제하여 다 집착이 없게 하며, 도는 마군의 일을 버리고 세속 번뇌 속에 있되 자재로우며, 도는 가장 높은 데 돌아가서 성문․연각의 생각을 여의며, 도는 모든 거(去)․래(來)의 소행을 익혀 평등각에 이르며,
도는 대보(大寶)를 어거하여 온갖 지혜에 따르며, 도는 항상 잘 분별하여 슬기로운 밝음에 걸림이 없으며, 도는 착한 행위를 널리 펴고 착한 벗을 거두어들이며, 도는 구덩이와 참호[塹]를 없애고 뭇 결박을 풀며, 또는 진로(塵勞)를 보리고 시비하고 다투는 경지를 초월하며, 도는 안온한 데 돌아가서 온갖 과악을 버리며, 도는 길상(吉祥)에 돌아가서 니원업(泥洹業:涅槃)에 나아가느니라.
이것이 보살의 행할 바 불도업(佛道業) 32사라, 보살이 이에 머무르면 재빨리 위없는 정진의 도를 이루어 최정각에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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