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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15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10권

by Kay/케이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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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10

 

대방광불화엄경 제10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14. 명법품(明法品)

그때 정진혜보살이 법혜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처음으로 발심한 보살은 이런 한량없는 공덕 창고를 성취하여 큰 장엄으로 스스로 장엄하고는 일체지의 수레를 타고 보살의 생멸을 떠난 도에 들어가, 세간을 멀리 떠나고 오로지 정각을 구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머물면서 결정코 최상의 보리를 성취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보다 더 훌륭한 공덕을 닦아야 모든 여래를 다 기쁘게 하며, 보살의 머무르는 공덕과 청정한 행을 모두 갖추고 큰 서원을 완전히 이루어 보살의 창고를 얻으며, 교화할 수 있는 이는 교화해 제도한 뒤에는 모든 바라밀을 버리지 않고 중생들의 청함을 따라 그들을 다 제도하며, 삼보를 일으켜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 일체의 선근 경계와 모든 행의 방편이 다 헛되지 않겠습니까?
장하십니다. 불자여, 우리들을 위해 그 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모두 그것을 듣고자 합니다.
또 어떻게 하면 보살은 그 닦는 공덕으로 우치의 어둠을 없애고 온갖 악마를 항복 받으며, 외도들을 제압하고 번뇌를 떠나, 일체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고 끝내는 나쁜 갈래의 온갖 어려움을 아주 떠나며, 청정하고 매우 깊은 지혜를 두루 갖출 수 있겠습니까?
또 보살의 모든 지위와 공덕과 바라밀ㆍ삼매ㆍ다라니[總持]ㆍ육통과 삼명 등 청정한 법으로 모든 부처 세계를 장엄하고, 또 상호와 미묘한 음성과 청정한 마음 활동과 여래의 십력[力]과 사무소외[無所畏]와 십팔불공법[十八不共]과 살바야지(薩婆若智)를 원만히 갖추며, 부처 세계를 모두 갖추고 성숙한 중생을 따르되 그 때와 근성을 따르며, 또 보살의 한량없는 공덕과 보살의 바른 법과 보살의 행과 보살의 도와 보살의 경계를 모두 완성하여 빨리 여래를 이루어 한량없는 법의 창고를 다 수호하고 또 그것을 분별하고 자세히 설명하며, 열어 보이고 선양하여
악마와 외도들이 부수지 못하게 될 수 있겠습니까?
또 바른 법을 모두 영원히 거두어 지녀 모든 세계에서 연설할 때에는 천왕ㆍ용왕ㆍ야차왕ㆍ건달바왕ㆍ아수라왕ㆍ가루라왕ㆍ긴나라왕ㆍ마후라가왕ㆍ사람의 왕ㆍ범왕과 모든 불법의 왕들이 다 그 보살마하살을 수호하고 모든 세간 사람들이 그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부처님의 보살핌을 받고 다른 보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또 선근의 힘을 얻어 깨끗한 법을 더욱 늘리고 모든 부처님의 매우 깊은 법의 창고를 열어 보이며, 큰 바른 법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보살의 행할 바를 차례로 연설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 정진혜보살은 이 뜻을 다시 밝히기 위해 게송을 외웠다.

장하여라, 부디 대승의 법과
보살들이 이룬 공덕 말하여
광대하고 무한한 행에 들어가
청정한 스승 없는 지혜를 얻게 하라.

만일 어떤 보살이 첫 발심하면
공덕과 지혜의 법 모두 이루어
생사 떠난 도에 들어 세간 뛰어나
반드시 부처 보리 빨리 얻으리.

어떻게 부처님의 바른 법에서
더욱 훌륭한 공덕 닦아 익히어
모든 여래를 다 기쁘게 하고
부처님 머무는 데 머물게 되리.

그 행이 청정하고 큰 서원을 이루고
보살의 지혜 창고 모두 갖추어
모든 중생 제도해 해탈시켜도
거기에 아무 집착 없게 되리까.

일체의 바라밀을 버리지 않아
하는 일 모든 것이 헛되지 않고
청하는 중생들을 다 제도하고
불법을 일으키어 안 끊이리까.

깨끗한 눈의 경계 걸림이 없고
공덕 두루 갖추어 불도 구하며
부처님의 행하신 청정한 도를
완전히 분별하여 설명하리까.

일체의 어리석은 어둠 없애고
악마를 항복 받고 외도를 제압하며
번뇌 떠난 공덕을 다 성취하여
부처님의 묘한 지혜 얻게 되리까.

나쁜 갈래 고통을 영원히 떠나
깨끗하고 맑은 지혜 모두 갖추고

한량없는 매우 깊은 큰 공덕으로
부처님의 모든 도력 성취하리까.

부처님의 가장 묘한 지혜를 얻어
중생들 근기 따라 잘 구제하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 세계에서
자재하게 한없는 불사를 지으리까.

뛰어나고 매우 깊은 모든 행으로
부처님의 공덕 창고 다 분별하고
가장 훌륭한 그 법 항상 지니어
세간 모든 어려움이 못 부수리까.

어떻게 사자처럼 두려움 없고
원만히 갖춘 공덕 보름달 같고
마치 저 연꽃이 물 묻지 않음 같아
청정한 그 공덕이 부처님 같으리까.

그때 법혜보살은 정진혜보살에게 말했다.
“장하십니다. 불자여, 그대는 저 천상 인간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며, 또 그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그와 같이 보살의 매우 깊고 청정한 행에 대해 묻는군요. 불자여, 그대는 매우 깊고 진실한 지혜에 머물러, 큰 정진의 힘을 일심으로 닦아 익혀 물러가지 않고 세간을 뛰어났으므로 그 물음이 자재하여 여래와 같습니다. 불자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십시오. 나는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그대를 위해 조금 말하겠습니다.
불자여, 그 보살마하살이 발심한 공덕 창고를 이미 얻었으면 우치의 어둠을 멀리 떠나 부지런히 그것을 지켜 방일하지 않아야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을 가지면 방일하지 않게 됩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첫째는 계율을 깨끗이 가지는 것이요, 둘째는 우치를 멀리 떠나 보리심을 깨끗이 하는 것이며, 셋째는 아첨을 버리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선근을 부지런히 닦아 물러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고요함을 즐겨 집에 있거나 집을 나온 모든 범부들을 멀리 떠나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세간의 쾌락을 바라지 않는 것이요, 일곱째는 모든 훌륭한 선업을 오로지 닦는 것이며, 여덟째는 이승(二乘)을 버리고 보살도를 구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항상 공덕을 짓되 마음에 집착이 없는 것이며, 열째는 자기 몸을 잘 분별해 아는 것입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이 닦는 열 가지 행이니, 그것으로 방일하지 않게 됩니다.
불자여, 보살이 만일 이런 방일하지 않는 법에 머무르면 다시 열 가지 깨끗한 법을 수행하게 됩니다.
불자여,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첫째는 말대로 수행하는 것이요, 둘째는 생각과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실없음과 방일한 행을 버리어 매우 깊고 미묘한 선법에 편히 머무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즐겨 법을 구하여 싫증을 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법을 들으면 성실히 관찰하여 교묘한 지혜를 완전히 내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부처님의 신통에 들어가 마음이 항상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는 것이요, 일곱째는 좋거나 나쁜 말을 들어도 그 마음에 근심하거나 기뻐함이 없어 마치 대지와 같은 것이며, 여덟째는 중생들의 상ㆍ중ㆍ하를 평등하게 보아 모두 부처라 생각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모든 스승과 선지식과 보살과 법사를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며, 열째는 모든 생각이 다 부처님과 같은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보살의 열 가지 깨끗한 법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생각과 지혜를 부지런히 닦아 방편을 버리지 않고 마음에 의지하는 데가 없이 매우 깊은 법을 닦아 다툼이 없는 데 들어가면, 무량무변한 깊고 묘한 불법을 모두 알아 모든 여래를 다 기쁘게 합니다.
불자여, 보살은 다시 열 가지 법을 행하여 모든 부처님을 기쁘게 합니다.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첫째는 부지런히 행동하여 물러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신명을 아끼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일체 법을 닦되 그것을 허공처럼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묘한 방편의 지혜로 모든 법이 법계와 같음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모든 법을 분별하되 의지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요, 일곱째는 항상 큰 서원을 내는 것이며, 여덟째는 청정한 법인(法忍)에 대한 지혜의 광명을 성취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손해되고 이익 되는 모든 법을 잘 아는 것이며, 열째는 행하는 법문을 다 깨끗이 하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보살이 행하는 열 가지 법으로서 모든 부처님을 다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은 다시 열 가지 법에 편히 머물러 모든 부처님을 기쁘게 합니다.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방일하지 않는 법에 편히 머물고 생멸 없는 법[無生法忍]에 편히 머물며, 큰 인자한 마음에 편히 머물고 큰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 편히 머물며 왕성한 모든 바라밀에 편히 머물고 보살의 청정한 행에 편히 머물며, 왕성한 한없는 큰 서원에 편히 머물고 선교한 방편에 편히 머물며, 일체의 힘에 편히 머물고 모든 법이 허공과 같아 의지할 데 없는 데에 편히 머무르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보살이 편히 머무르는 열 가지 법으로서 그것은 모든 부처님을 다 기쁘게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또 열 가지 법을 행하여 모든 지위를 빨리 이룹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첫째는 모든 공덕 짓는 일을 항상 즐겨 행하는 것이요, 둘째는 크게 장엄한 모든 바라밀의 도를 행하는 것이며, 셋째는 지혜가 밝아 남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진정한 선지식을 멀리 떠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언제나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처님의 뜻을 잘 알아 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며, 일곱째는 모든 선근(善根)을 행해 근심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요, 여덟째는 대승의 장엄으로 스스로를 장엄하며 밝고 예리한 광명으로 일체를 두루 비추는 것이며, 아홉째는 모든 지위의 법문에 편히 머무르는 것이요, 열째는 삼세 부처님의 선근과 정법과 같게 되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열 가지 법을 향해 모든 지위를 빨리 성취한다는 것입니다.
불자여, 그 보살마하살은 모든 지위에 머무른 뒤에는 먼저 교묘한 방편을 닦아 그 얻은 바 모든 지위의 법문을 따르고, 그 얻은바 매우 깊은 지혜를 따르며 그 행업(行業)을 따르고 그 의과(依果)를 따르며, 그 경계를 따르고 그 자재(自在)를 따르며, 그 나타내 보임을 따르고 그 분별한 온갖 훌륭한 법문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훌륭한 법문을 얻은 뒤에는 모든 법은 다 마음으로 된 것임을 잘 분별하여 거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그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분명히 관찰하면 그는 곧 일체의 지위를 다 갖게 될 것입니다.
그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체를 빨리 이루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지위에서 말대로 행할 때에는 한량없는 갖가지 공덕을 얻을 것이요, 그 한량없는 공덕을 얻고 나면 차츰 부처의 지위에 이를 것이며, 부처의 지위에 이른 뒤에는 불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언제나 부지런히 수행해 방편을 버리지 않고 슬퍼하는 마음이 없으며, 큰 장엄을 얻어 보살 지위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또 열 가지 법을 행해 보살의 모든 행을 다 청정하게 합니다.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첫째는 모든 것을 보시해 중생들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이요, 둘째는 계율을 깨끗이 가져 헐거나 범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완전히 인욕하여
그 끝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 물러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우치를 떠난 바른 생각이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모든 법을 분별해 밝게 아는 것이요, 일곱째는 갖가지 행을 모두 완전히 성취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공덕을 존중하는 마음이 산왕(山王)과 같은 것이요, 아홉째는 모든 중생의 맑고 시원한 못이 되는 것이며, 열째는 일체 중생을 갖가지 불법과 같게 하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열 가지 법을 행하여 보살의 모든 행을 다 깨끗이 한다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청정한 행을 수행하여 다시 열 가지 더욱 훌륭한 묘한 법을 얻습니다.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첫째는 다른 세계의 부처님이 그를 보살피는 것이요, 둘째는 더욱 훌륭한 선근을 닦아 기르는 것이며, 셋째는 부처님의 묘하고 치밀한 방편에 편히 머무르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즐겨 선지식을 친해 의지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정진에 편히 머물러 방일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모든 법이 모두[總]도 아니고 따로따로[別]도 아님을 분별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위없는 큰 슬픔[大悲]을 갖추어 편히 머무르는 것이며, 여덟째는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보아 지혜를 내는 것이요, 아홉째는 묘한 방편을 잘 닦아 행하는 것이며, 열째는 모든 방편으로 부처님의 힘[力]을 관찰하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열 가지 청정한 더욱 훌륭하고 묘한 법이라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다시 열 가지 청정한 원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 원이란 이른바 첫째는 중생을 성취시켜 그 마음에 근심이 없기를 원하는 것이요, 둘째는 선근을 길러 부처 세계를 장엄하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원하는 것이요, 넷째는 신명을 아끼지 않고 정법을 수호하기를 원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갖가지 지혜의 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 세계에 나게 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또 여섯째는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과 부처님 법문에 들어가 모든 법을 분별하기를 원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중생들이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다 보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한없는 미래의 모든 겁이 잠깐 동안과 같기를 원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보현보살의 소원을 모두 갖추기를 원하는 것이요, 열째는 갖가지를 다 아는 지혜의 문을 깨끗이 하기를 원하는 것이니,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열 가지 청정(淸淨)한 원이라는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법을 수행하여 일체의 원을 다 만족시킵니다. 그 열 가지 법이란, 이른바 첫째는 큰 장엄을 내되
그 마음에 근심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훌륭한 원을 향해 보살들을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시방의 장엄한 부처 세계라는 말을 듣고 다 거기 가서 나기를 원하는 것이요, 넷째는 미래를 끝까지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일체 중생을 완전히 성취시키려는 큰 원을 만족시키는 것이요, 여섯째는 일체 겁에 머물러 있어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모든 고통을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모든 즐거움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짝 없는 해탈을 잘 분별하는 것이요, 열째는 큰 열반을 얻어 차별하는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마하살이 모든 원을 다 만족시킨다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모든 원을 만족시킨 뒤에는 열 가지 무진법장(無盡法藏)을 얻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모든 부처님을 뵙는 무진장, 다라니의 무진장, 법을 분별하는 무진장, 대비심으로 일체를 보호하는 무진장, 모든 삼매의 무진장, 중생들 마음을 만족하게 하는 공덕의 무진장, 깊은 지혜로 법의 진실을 아는 무진장, 모든 신통을 내고 온갖 보배를 분별하는 무진장, 모든 부처님의 위신을 얻어 수호하는 무진장, 무량무변한 세계를 분별하는 지혜의 무진장이니, 불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마하살이 얻는 열 가지 무진장(無盡藏)입니다.
그 보살은 이 무량무변한 공덕의 창고를 얻은 뒤에는 청정한 지혜를 모두 갖추어 그 적당함을 따라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적당함을 따라 중생을 교화하는가. 그 보살은 중생에 대한 알맞은 방편을 알고, 중생들의 갖가지 인연을 알며, 중생들의 마음과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고, 그 마음의 생각하는 바를 알고는 그것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즉, 탐욕이 많은 자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을 가르치고 분노가 많은 자에게는 대자관(大慈觀)을 가르치며, 우치가 많은 자에게는 모든 법을 분별하도록 가르치고 삼독(三毒)을 고루 가진 자에게는 훌륭한 지혜를 갖출 법문을 가르치며, 생사를 즐기는 자에게는 세 가지 고통을 가르치고 모든 존재에 집착하는 자에게는 공(空)의 법문을 가르치며, 게으른 자에게는 정진하도록 가르치고 아만(我慢)이 많은 자에게는 평등관(平等觀)을 가르치며
아첨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보살의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것도 없음을 가르칩니다.
이와 같이 모든 번뇌의 근심에 대해 그것을 다스리는 한량없는 법문을 가르치되, 차례로 그 뜻을 충분히 설명할 때에는 분별하는 지혜와 평등하게 관찰하는 법의 그 앞뒤가 서로 어기지 않으며, 모든 법의 파괴되는 성품을 연설하면서도 법계(法界)에는 흩어져 멸하는 것이 없음을 말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모든 의혹을 끊어 없애 모두 기뻐하게 하고 그 근성을 따라 진실한 이치에 들게 하며, 모든 공덕을 여래의 바다에 들게 하고 진실한 이치[際]를 설명하여 온갖 관념[相]을 부수며, 법계의 평등함을 가르쳐 법장을 열어 보이고 일체 의지하려는 마음에 집착이 없게 하며, 평등한 생각으로 부처님을 공경하고 친근하기를 가르치며, 부드러운 음성에 대해 집착이 없게 하고 일체의 음성에는 차별이 없음을 가르치며, 뛰어난 법에는 그 짝이 없음을 가르치고 모든 여래의 평등한 지혜의 몸을 모두 갖추기를 가르칩니다.
이와 같이 보살은 항상 일체 중생을 교화해 제도하면서도 그 마음이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고 일체 바라밀을 버리지 않아 육바라밀을 원만히 장엄합니다.
또 보살은 일체 중생을 위해 안팎의 소유를 다 보시하면서도 아까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이것을 청정한 단(檀)바라밀이라 하고, 또 계율을 지키는 체하지 않기 때문에 계율에 대한 집착이 없나니 이것을 청정한 시(尸)바라밀이라 하며, 또 온갖 고통을 모두 참아 칭찬이나 비방을 들어도 근심하거나 기뻐하는 마음이 없어 마치 대지처럼 흔들리지 않나니, 이것을 청정한 찬제(羼提)바라밀이라 합니다.
또 용맹하고 부지런히 방편을 닦아 익혀 견고한 마음이 물러나지 않고 끝내 부처님 지혜의 문을 성취하나니 이것을 청정한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이라 하고 일체의 욕심을 버려 떠나는 데서 일어나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청정하게 차례로 삼매에 들되 집착하지 않으며, 번뇌를 태워 없애고 한량없는 선정을 내어 큰 신통을 갖추고, 차례로 뛰어넘어 한량없는 삼매 문에 들며, 한 삼매 문에서 한량없는 삼매 문에 들어 일체의 삼매 경계를 다 알고 차츰 모든 부처님의 지위를 갖추나니 이것을 청정한 선(禪)바라밀이라 합니다.
부처님께 법을 들어 그것을 받들어 지니고 선지식을 공경하고 친근하되
게으르지 않으며, 항상 즐겨 법을 듣되 충분하다 생각하지 않고 들은 바 모든 법은 바로 관찰하며, 진실한 선정에 들어 일체의 뒤바뀐 사견(邪見)을 버리고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음을 분별해 알며, 여래의 깊은 지혜의 문을 닦아 익혀 모든 지혜의 힘을 두루 갖추고 넓은 문의 지혜를 타고 모든 지혜의 문에 들어가나니, 이것을 청정한 반야(般若)바라밀이라 합니다.
세간의 모든 위의를 나타내 보이고 중생을 교화하되 근심 걱정하는 마음이 없으며 그 알맞음을 따라 그 몸을 나타내 보이고 그들의 소행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며,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의 행을 나타내 보이기도 하고 생사와 해탈의 문을 나타내 보이기도 하며, 온갖 장엄한 일을 나타내 보이기도 하고 모든 태어남의 갈래에 들어가 중생들의 갖가지 소행을 아나니, 이것을 청정한 방편(方便)바라밀이라 합니다.
일체 세계를 끝까지 장엄하고 모든 여래를 끝까지 공양하며, 모든 법을 끝까지 알아 아무 장애가 없고 법계에 가득한 행을 끝까지 닦으며, 미래의 겁이 끝날 때까지 머물되 잠깐 동안 같고 미래의 겁이 끝날 때까지 마치 한 찰나 같으며, 일체 겁의 이뤄지고 무너짐을 끝까지 알고 모든 부처 세계를 끝까지 나타내 보이며,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끝까지 얻으려 하나니, 이것을 모두 갖춘 원(願)바라밀이라 합니다.
스스로 바른 힘을 갖추고 온갖 번뇌를 떠나 완전히 청정하고 남의 힘을 바루되 완전히 성취하여 부술 자가 없으며, 대비(大悲)의 힘을 완전히 갖추고 대자(大慈)의 힘이 평등하여 일체 중생을 다 구호하고 다라니의 힘으로 모든 방편의 뜻을 잘 지니며, 묘한 변재의 힘으로 모든 중생을 다 기쁘게 하고 갖가지 바라밀의 힘으로 대승을 장엄하며, 큰 서원의 힘은 끊임이 없고 온갖 신통의 힘은 한량없는 부처 신력을 갖추어 일체 중생을 구호하나니, 이것을 청정한 역(力)바라밀이라 합니다.
탐욕이 많은 자를 알고 분노가 많은 자를 알며, 우치가 많은 자를 알고 이 가지[分]를 고루 가진 자를 알며, 배우는 지위를 분별하고 한 찰나 사이에 중생들의 마음과 그 마음의 활동을 알며,
중생들의 바라는 바를 알고 모든 법의 진실을 알며, 부처님의 깊은 지혜의 힘을 알고 일체 법계의 문을 다 아나니, 이것을 청정한 지(智)바라밀이라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모든 바라밀을 청정히 하고 모든 바라밀을 완전히 이루고는 그 바라밀을 버리지 않고 큰 장엄을 타고 청(請)하는 중생들을 제도해 해탈하게 하며, 일체를 교화하여 선행을 닦아 익혀 나쁜 세계를 아주 떠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온갖 어려움을 벗어나게 합니다.
탐욕이 많은 자에게는 이욕관(離欲觀)을 가르치고 분노가 많은 자에게는 평등관(平等觀)을 가르치며, 사견(邪見)이 많은 자에게는 인연관(因緣觀)을 가르치고 욕심 세계 중생에게는 탐욕과 분노 등 나쁜 법을 떠나기를 가르치며, 형상 세계 중생에게는 증상관(增上觀)을 가르치고 무형 세계 중생에게는 미세한 지혜를 가르치며, 성문이나 연각을 좋아하는 자에게는 고요한 행을 가르치고 대승을 좋아하는 자에게는 십력(十力)으로 대승을 장엄하기를 가르칩니다.
처음으로 발심할 때에 중생들이 갖가지 나쁜 갈래에 떨어져 있음을 보고는 큰 사자후로 ‘나는 저들의 마음병을 알아 모든 법문으로 제도하리라’고 한 것과 같이 보살은 이런 지혜를 다 갖추어 일체 중생을 제도해 해탈하게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렇게 행하면 그는 곧 삼보를 일으켜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교화하여 보리심을 내게 하기 때문에 불보(佛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매우 깊은 갖가지 묘한 법장을 열어 보이기 때문에 법보(法寶)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그 위의와 교법을 모두 받들어 지니기 때문에 승보(僧寶)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또 보살은 갖가지 큰 서원을 찬탄하기 때문에 불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십이연기(十二緣起)를 분별해 해설하기 때문에 법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육화경(六和敬)을 행하기 때문에 승보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또 보살은 중생이라는 밭에 부처 종자를 뿌려 정각(正覺)의 싹을 내기 때문에 불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신명을 아끼지 않고 정법을 보호해 지니기 때문에 법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대중을 잘 통솔하여 괴로워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승보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말씀하신 정법을 어기지 않기 때문에 삼보를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보살은 이와같이 삼보를 끊어지지 않게 하므로 그 소행이 모두 나쁘지 않으며, 또 그것을 다 회향하므로 결정코 위없는 보리를 완전히 이룹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청정한 몸ㆍ입ㆍ뜻의 업에 편히 머물러서는 말한 선근과 중생 교화하기와 갖가지 방편과 그 말이 모두 헛되지 않아 중생들을 다 기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보살마하살은 모든 행이 심지어 한 찰나의 착오도 없으며, 그런 모든 깊고 묘한 행을 다 지혜의 방편에 포섭하여 모두 위없는 보리에 회향합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우치를 떠난 청정한 법에 편히 머물러서는 찰나마다 열 가지 장엄을 모두 내나니, 그 열 가지 장엄이란 이른바 색신의 장엄이니 중생들의 근기를 따라 나타내 보이는 것이요, 말의 장엄이니 중생들의 의혹을 없애어 모두 기뻐하게 하는 것이며, 뜻의 장엄이니 한 찰나 사이에 온갖 삼매에 들어가는 것이요, 부처 세계의 장엄이니 일체 번뇌 자취를 없애는 것이며, 광명의 장엄이니 시방을 두루 비추는 것이요, 권속의 장엄이니 훌륭한 대중을 모아 모두 기뻐하게 하는 것이며, 신력의 장엄이니 그 상대를 따라 자재하게 나타내 보이는 것이요, 부처님 가르침의 장엄이니 모든 지혜로운 사람을 다 포섭하는 것이며, 열반의 장엄이니 한 곳에서 도를 이루어 시방에 가득히 나타내 보이는 것이요, 법을 지니는 장엄이니 대중을 따르고 때를 따르며 그 기량(器量)을 따라 설법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보살은 찰나찰나 사이에 열 가지 장엄을 모두 낸 뒤에는 몸과 입과 뜻의 행이 모두 청정하여 우치를 아주 떠나고 지혜를 성취합니다. 그리하여 만일 어떤 사람이 그런 보살을 친근하고 공경하거나 그를 따라 출가하거나 그 법문을 듣고 받들거나 따라 기뻐하고 그를 기억하거나 내지 보거나 들으면 그런 중생은 반드시 위없는 보리를 이룰 것입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어떤 중생이 아가타(阿伽陀)라는 약을 보면 모든 병이 다 없어지는 것처럼 그런 한량없는 법장(法藏)을 성취한 보살을 보는 중생은 갖가지 번뇌의 병이 다 없어지고 깨끗한 법에서 그 마음이 자재하게 될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만일 그런 방편을 성취하여
이 법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지혜를 모두 갖추어 우치를 없애고 큰 자비심으로 온갖 악마를 항복 받으며, 지혜와 공덕의 힘으로 모든 외도를 제압하고 금강 같은 선정에 들어가 온갖 마음의 번뇌를 없애며, 과거 부처님 처소에서 공덕을 닦은 힘으로 선근을 모두 갖추어 마음에 근심이 없고 완전히 이룬 청정한 지혜로 모든 나쁜 갈래[惡道]의 온갖 어려움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또 그는 차례로 쓰는 방편과 지혜의 힘으로 보살의 청정한 모든 지위와 갖가지의 바라밀과 일체의 삼매와 육통(六通)과 삼명(三明)과 사무소외(四無所畏)를 내고 깨끗한 법의 힘으로 모든 부처 세계를 깨끗이 하고 상호를 장엄하며 몸과 입과 뜻을 깨끗이 할 것입니다.
또 부처님의 십력(十力)과 사무소외와 십팔불공(十八不共)의 평등한 부처님 법을 얻고 지혜로 분별하여 모든 법을 빨리 알며 갖가지를 아는 지혜와 평등한 정각과 온갖 큰 원력과 여래의 큰 신력과 큰 지혜의 힘으로 중생을 따르고 온갖 부처 세계를 나타내어 교화 받을 중생들 따라 응하며 큰 법륜을 굴려 무량무변한 중생을 제도해 해탈하게 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법장을 수행하여 차례로 여래 계신 곳을 모두 얻고 한량없는 세계에서 보살행을 닦아 정법을 보호해 지니며, 큰 법사가 되어 여래의 법장을 수호하고 거두어 가지며 네 가지 변재를 성취하여 대중 가운데서 깊은 법을 연설하고 몸매는 단정하고 설법은 두루 퍼지며, 네 가지 변재에서는 한량없는 묘한 방편을 모두 갖추어 무궁한 모든 지혜의 문을 얻고, 뛰어나고 묘한 음성으로 한 가지 법을 연설하여 모두를 기쁘게 하며, 마땅함을 따라 인도하여 모두 깨쳐 지혜의 문에 들게 합니다.
보살은 이와 같은 한량없는 방편으로 중생들을 위해 법장을 열어 보이되 게으른 마음을 내지 않고 대중 가운데서도 두려움이 없어 이 세간의 아무도 그를 무너뜨리지 못하며, 보다 훌륭한 반야바라밀을 모두 갖추어 차례로 갖가지 법을 분별하되 끊임이 없으며 뛰어나고 묘한 변재로 일체 법을 연설할 때 그 갖가지 비유는 끝이 없으며, 대비를 두루 갖추어 일체를 시원하고 기쁘게 하며, 큰 자비[大慈]를 닦아 익혀 시방에 가득하게 하고
사자좌에 앉아서 중생들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할 때는 여래 이외에는 아무도 그보다 나을 이가 없으며, 그 정수리를 볼 이가 없고 관찰할 이가 없고 이길 이가 없으며, 힐난할 이가 없어서 아무리 그 변론을 이기려 해도 도저히 될 수 없습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뛰어나고 묘한 법을 성취한 뒤에 끝없는 세계 가운데 대중이 가득하고, 그 대중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은 마치 삼천대천세계와 같더라도 그 보살마하살이 그들 가운데 있으면 그 몸은 특수하여 모임을 압도하여 모두 나타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그 큰 자비스런 마음은 일체를 모두 덮고 매우 깊은 지혜로 그들의 마음을 분별해 알며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고 변재를 완전히 갖추어 두루 설법하여 그들을 다 기쁘게 합니다.
어째서 그러냐 하면 그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깨끗한 지혜를 성취했기 때문이며, 한량없는 교묘한 방편과 한량없는 바른 생각의 힘과 다함이 없는 선교한 방편과 모든 법을 분별하는 다라니와 모든 법을 분별하는 깊은 지혜와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과 삼세 부처님의 진실한 지혜와 삼세 부처님의 청정하고 교묘한 방편과 모든 부처님의 매우 깊은 법장을 자세히 말하고 그것을 보호해 지니며, 또 삼세 부처님의 뛰어나고 묘한 지혜와 보살의 큰 서원(誓願)과 지혜의 힘 등을 다 성취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법혜보살은 이렇게 말해 더욱 공덕 창고를 늘린 뒤에 거듭 그 뜻을 밝히기 위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다 게송을 외웠다.

보살마하살은 첫 지위에 머물러
온갖 공덕 창고를 더욱 늘리고
방일하지 않는 행 닦아 익히어
그 지혜의 광명은 시방 비추네.

보살은 보리심을 잘 보호해
언제나 그것을 잊지 않나니
그러므로 시방의 모든 여래는
모두 다 마음으로 기꺼워하네.

부지런히 법을 닦아 정진 행하고
바른 생각의 힘은 아주 견고해
물러나지 않고 수행하면서
이 세간의 일에는 집착이 없네.

깊고도 깊은 법을 항상 즐기고
다툼이 없는 선정 성취했나니
그러므로 시방의 부처님들
모두 그것을 한없이 기뻐하네.

시방의 부처님들 기뻐하시니
그는 끝내 바라밀에 더욱 정진해
갖가지의 그 많은 공덕 창고와
한량없는 깊은 지혜 다 성취하네.

갖가지 그의 행은 다 청정하여
갖가지의 지위를 모두 갖추고
시방 부처님의 전생 서원들
그것을 모두 다 완전히 성취하네.

이와 같이 지혜를 모두 이루어
갖가지 깊은 법의 창고를 얻고
그런 법의 창고를 얻고 나서는
이 세간 중생들을 따라 행하네.


가장 묘한 방편을 모두 이루어
중생들의 마음을 분별해 알고
적당한 형편 따라 교화하려고
그들 위해 모든 법을 연설하시네.

중생 위해 자세히 설법하고는
자신을 위한 행을 버리지 않고
바라밀을 완전히 닦아 갖추어
갖가지 큰 공덕을 모두 이루네.

갖가지 바라밀을 갖춘 뒤에는
전생에 맹세했던 모든 중생들
나고 죽는 바다가 한량없기에
끝까지 그들을 다 구제하네.

이와 같이 언제나 닦아 익히어
밤낮으로 쉬거나 게으르지 않고
불ㆍ법ㆍ승 세 가지 보배 일으켜
그것을 길이 끊이지 않게 하네.

닦는바 한량없는 청정한 행들
그것들을 모두 다 갖추어 갖고
끝내는 그것들을 다 회향하여
부처님의 그 지위를 성취하도다.

보살들의 닦는바 모든 행은
진실하여 조금도 거짓 없나니
중생들을 제도해 해탈시키어
갖가지의 번뇌를 떠나게 하네.

보살은 이런 법을 모두 이루어
우치의 어두움을 모두 없애고
일체의 마군들을 다 항복 받아
끝내는 위없는 보리를 얻네.

불자는 이와 같이 잘 수행하여
여래의 지혜를 모두 갖추고
부처님의 매우 깊은 법의 창고를
모두 다 분별하여 잘 연설하네.

만일 이와 같이 잘 설법하면
그는 법사 중에서 제일이거니
평등하게 모든 중생들 위해
감로법을 비처럼 두루 내리네.

다함이 없는 큰 자비의 마음
온 시방세계에 가득하나니
그는 일체 중생들 온갖 마음을
모두 다 분별하여 낱낱이 아네.

중생들의 갖가지 모든 마음과
그 마음의 활동을 다 안 뒤에는
그들 위해 깊은 법 연설하나니
그것은 한량없고 셀 수도 없네.

그 거동은 침착하고 또 조용하여
마치 저 코끼리의 왕과 같으며
위엄 있고 용맹하기 사자와 같아
이 세상의 아무도 해칠 수 없네.

흔들리지 않기는 수미산 같고
넓고 깊은 지혜는 큰 바다 같아
감로수를 비처럼 두루 내리어
번뇌의 뜨거움을 씻어 버리네.

법혜보살이 이 게송을 외자 부처님은 기뻐하시고 대중은 받들어 행하였다.

15. 불승야마천궁자재품(佛昇夜摩天宮自在品)

그때 여래의 위신력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 세계 사천하의 낱낱 염부제에 모두 여래께서 보리수 밑에 앉아 계심이 나타났고, 또 거기 있는 보살들은 각각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갖가지로 설법하면서 모두 자기들이 부처님 앞에 있다고 말했다.
그때 부처님은 위신력으로 보리수와 제석천 궁전을 떠나지 않고 야마천의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향하셨다.
그러자 야마천왕은 멀리서 부처님의 오시는 것을 보고 곧 그 궁전 위에 연화장(蓮華藏)의 보배 사자좌를 차려 놓았는데 십만 가지 보배로 그것을 장엄하고 십만 가지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십만 보배 그물을 얽어 놓았다. 또 그 위에는 십만 가지 온갖 묘한 보배 일산이 있고, 또 그 위에는 십만 개의 하늘 꽃 일산이 있으며, 하늘 비단과 온갖 보배로 된 띠를 드리웠고, 십만 개의
영락으로 장엄하고 십만의 보배 옷을 그 위에 깔았는데, 십만천자들은 그 앞에서 모시고 섰고 십만 범천들은 그를 둘러쌌으며, 십만 보살들은 그 앞에서 찬탄(讚嘆)하였다.
십만 광명은 찬란히 비치고 십만 악기는 스스로 소리를 내며 십만 바른 법의 즐거운 소리가 있었다. 그것은 십만 선근의 묘한 상이 나타난 것이요, 십만 여래의 위신으로 보호하는 것이며 십만 공덕 창고가 기른 것이요, 십만 삼매로 장엄한 것이며 십만 서원 창고로 깨끗이 한 것이므로 십만 가지 기특하여 과거에 없었던 훌륭한 모양이 나타나고 십만 묘한 공덕의 묘한 모양이 고루 일어나며 십만 음성으로 모든 법을 연설하였다.
그때 그 천왕은 보련화장 사자좌를 장엄한 뒤에 합장하여 공경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잘 오셨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겨 이 궁전에 계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그 청을 받고 곧 보배 궁전에 오르시니 시방의 모든 야마천궁에서도 다 그와 같았다.
그때 천왕의 한량없는 음악은 모두 고요히 소리가 없어졌다. 그는 그가 과거 부처님 계신 곳에서 심었던 선근을 생각하고 게송을 외웠다.

명칭(名稱)여래 시방에 두루 들리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마니로 장엄한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보왕(寶王)여래 세간의 등불이시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감로의 가장 맛난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희왕(喜王)여래 그 지혜 한량이 없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뭇 보배로 장엄한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혜안(慧眼)여래 세간의 등불이시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특수하고 훌륭한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요익(饒益)여래 이치가 한량이 없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청정한 보배 산의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무사(無師)여래 세간의 높은 이로서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미묘한 보배 향의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천인(天人) 중의 높은 이 세간의 등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가볍고도 미묘한 향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무거(無去)여래 변론의 사자이시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밝고 깨끗한 보안(普眼)의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분별(分別)여래 온갖 공덕 모두 지녀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즐겁고도 장엄한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고행(苦行)여래 세간을 이롭게 하여
여러 가지 길상 중에 최상이신데
평등한 빛 다 비치는 궁전에 드시나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하여라.

이 세계의 야마천왕이 부처님 신력으로 과거 부처님들을 생각하고 게송으로 찬탄하는 것처럼 시방세계의 모든 야마천왕이 각각 과거 부처님 처소에서 심었던 선근을 생각하고 게송으로 찬탄하는 것도 그와 같았다.
그때 부처님은 그 보배 궁전의 연화장 사자좌에 올라 가부하고 앉았다. 그러자 갑자기 그 보배 궁전이 넓어져 마치 야마천궁 같았고 시방세계에도 또한 그와 같았다.

16. 야마천궁보살설게품(夜摩天宮菩薩說偈品)

그때 시방으로 각각 십만 부처 세계 티끌 수 같은 세계를 지나 세계가 있으니, 그들 이름은 무량혜(無量慧)ㆍ당혜(幢慧)ㆍ지혜(地慧)ㆍ승혜(勝慧)ㆍ등혜(燈慧)ㆍ금강혜(金剛慧)ㆍ안락혜(安樂慧)ㆍ일혜(日慧)ㆍ청정혜(淸淨慧)ㆍ범혜(梵慧) 등이었다. 그리고 그들 세계의 부처님 명호는 상주안(常住眼)ㆍ무량안(無量眼)ㆍ진실안(眞實眼)ㆍ부동안(不動眼)ㆍ천안(天眼)ㆍ청정안(淸淨眼)ㆍ안체안(安諦眼)ㆍ명상안(明相眼)ㆍ무상안(無上眼)ㆍ정광택안(淨光澤眼) 등이었다.
또 그 보살들 이름은 공덕림(功德林)ㆍ
혜림(慧林)ㆍ승림(勝林)ㆍ무외림(無畏林)ㆍ참괴림(慚愧林)ㆍ정진림(精進林)ㆍ역성취림(力成就林)ㆍ견고림(堅固林)ㆍ여래림(如來林)ㆍ지림(智林) 등인데, 그들은 다 그 나라 부처님 계신 곳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았었다.
그때 부처님 신력으로 그 보살들은 각기 한 부처 세계 티끌 수 같은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공경 예배하였다. 그리고 부처님 신력으로 그들의 떠나온 방위를 따라 보장(寶藏) 사자좌를 변화로 만들고 그 위에 가부하고 앉았는데, 그것은 시방에 가득했다. 그 세계의 야마천상에 보살들이 구름처럼 모인 것처럼 시방세계에서도 그러하였다.
그때 세존은 두 발가락에서 백천억 묘한 빛깔의 광명 놓아 시방의 일체 세계를 비추어 사천하의 보리수 밑에 있는 야마천궁의 연화장 보배 사자좌와 여래의 신력과 또 모든 모임이 다 나타났다.
그때 공덕림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부처님 깨끗한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니
모두가 다 부처님을 뵈옵기
환히 트이어 막힘이 없네.

부처님이 이 야마천궁의
연화장 보배 자리에 앉았나니
그것은 매우 기이하고 특별해
이 세간에 일찍이 없던 일이네.

열 여래를 찬탄하나니
중생들 모두 그 소리 듣고
세존과 또 모인 대중들
모두가 다 환히 보이네.

시방세계의 모든 곳에서
위없는 법을 연설하나니
그들의 모두 같은 그 이름
우리들 보살과 다름이 없네.

시방세계의 모든 곳에서
모두 다 여기 모여 왔나니
그들은 각기 그 부처 밑에서
범행을 모두 깨끗이 닦았네.

그 세계 여러 여래들
그 명호도 각각 모두 같나니
부처님의 청정한 세계와
자재한 신통 모두 다 보네.

모든 중생들 여래께서
인간의 도량에 계심을 보고
그리고 혹은 세존께서
이 야마천궁에 계심도 보네.

일체의 모든 세간 사람들
아무도 부처님 헤아릴 수 없지만
부처님은 중생의 그 원을 따라
모든 곳에서 나타나 보이네.

중생들 여래의 한량이 없는
자재한 신통력을 모두 보나니
이 세간을 떠나신 큰 선인의
그 공덕의 창고는 한량이 없네.

시방세계를 노닐되
모든 것에 아무 막힘없나니
한 몸이 한량없는 몸이 됐다가
한량없는 그 몸이 한 몸도 되네.

그 공덕은 매우 깊고 미묘해
아무도 능히 측량할 수 없나니
집착도 없고 의지하는 데도 없어
맑고도 깨끗하기 허공과 같네.

그때 혜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불가사의한 오랜 겁을 지나도
천상 인간 스승을 만나기 어렵나니
번뇌를 떠난 모든 대장부들의
이런 모임도 또한 만나기 어려워라.

그들은 모두 일체 지혜를 가져
지혜의 그 광명은 모든 것을 비추며
깊고도 미묘한 법 잘 연설해
중생들을 모두 다 이익케 하네.

일체 세간의 모든 중생들
어리석은 어둠에 덮여 있을 때
여래는 세간의 등불이 되어
그 어둠을 모두 다 없애 주시네.

보시와 계율, 인욕과 정진
그리고 또 선정 삼매의 창고
다시 또 깊고 묘한 지혜를 닦아
이 세간의 모든 것 다 비추시네.

여래는 동등할 이 없거늘
하물며 또 어디 이길 사람이 있으랴.
뒤바뀐 생각으로 법에 집착하나니
그러므로 부처님을 보지 못하네.

자재한 신통의 힘 한량이 없어
그것은 생각하거나 말하기 어려우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면서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시네.

만일 누구나 맑고 깨끗한
천상 인간 스승을 듣거나 보면
그는 일체 나쁜 갈래 아주 벗어나
갖가지 모든 고통 멀리 떠나리.

한량이 없고 셀 수 없는 겁 동안
보리를 구해 쉼 없이 수행하여
끝내는 평등하고 바른 깨침 이루어
일체 모든 중생들을 모두 건지네.

말하거나 생각할 수 없는 겁 동안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했나니
만일 이런 이치를 잘 이해하면
그 공덕은 저보다 훨씬 많으리.

비록 한량이 없는 모든 세계에
가득한 보배를 모두 보시하여도
이러한 이치 이해하지 못하면
그는 끝내 정각을 얻지 못하리.

그때 승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비유하면 마치 저 늦은 봄날에
구름 가림이 없는 하늘의
맑고도 깨끗한 햇빛 광명이
모든 것을 두루 다 비춰줄 때에

그 광명은 한량없고 끝이 없어서
세상사람 아무도 셀 수 없나니
눈이 밝은 사람도 알 수 없거늘
하물며 눈이 먼 장님들이랴.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공덕 광명이 한량없나니
한량없고 셀 수 없는 겁 동안에
그것을 다 분별해 알 수 없어라.

광명은 왔어도 온 데가 없고
그것은 또한 가도 간 데 없으며
나거나 멸하지도 않는 것으로
공적하여 아무것도 없는 것이네.

미래에 생길 일체 모든 법
그것은 실로 오는 것 없고
나지도 않고 현재도 없나니
그러므로 그것은 과거도 없네.

법이란 모든 법 나는 것 없고
그것은 또한 사라짐도 없나니
만일 누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그 사람은 능히 여래를 보리.

모든 법은 생김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것임 알아야 하네.
만일 이렇게 분별해 알면
그는 깊은 이치를 통했다 하리.

모든 법은 제 성품 없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하네.
만일 누구나 이렇게 알면
그는 아무것도 알 것 없으리.

나는 것 있다고 말하는 이는
남의 원인을 알라고 말하지만
그것의 진실한 성품을 알면
그에게는 아무 의혹 없으리.

이 세간에 생기는 일체 모든 법
바르게 관찰하면 이와 같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것 아는 지혜 두루 갖추리.

그때 무외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이곳은 그 끝도 가도 없어
넓고 크기 마치 이 법계와 같네.
그러나 어디고 안 가는 데 없고
고요하여 조금도 변천이 없네.

만일 누구나 이와 같은 법 듣고
공경해 믿고 또 좋아하는 이는
저 세 가지 나쁜 갈래의
모든 고난을 아주 떠나리.

한량도 없고 셀 수도 없는
모든 세계를 돌아다니며
깊고도 깊은 이 법을 듣고
명심하여 받들어 지녀야 하네.

저 큰 선인(仙人)의 깨끗하고 맑으며
또 깊고도 미묘한 그 법을 듣고
한결같이 보리 구해 나아가는 이
그는 끝내 위없는 도를 얻으리.

지난 세상의 부처님과
또 그 모든 법을 깊이 믿으면
그는 온 세간의 등불이 되어
온갖 어리석은 어둠 없애리.

만일 누구나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재한 그 힘을 듣고
마음에 결정하여 믿고 향하면
그는 이 인간의 대장부 되리.

만일 누구나 한 마음으로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믿으면
그는 바로 등정각을 이루어
한량없는 이치를 열어 보이리.

한량없고 수없는 겁 동안에도
이 법은 매우 만나기 어렵나니
만일 이 법을 듣는 사람 있거든
그것은 본래의 원력임을 알아라.

이렇게 매우 깊은 부처님의 법
그것을 누구나 잘 받들어 지녀
중생들 위해 널리 잘 설명하면
그 사람은 참으로 헤아릴 수 없으리.

그러므로 부지런히 힘써 나아가
큰 장엄을 닦아 행하고
바른 이 법을 들어 지니면
그 사람 끝내는 보리 얻으리.

그때 참괴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뛰어나고 특별해 과거에 없는
진실한 이 법을 들은 이로서
기뻐해 믿고 또 좋아하면
그는 온갖 의혹을 모두 없애리.

일체의 지견을 다 갖춘 사람
깊고도 미묘한 법 스스로 연설하면
부처님 지혜 어디나 비치나니
그러므로 그를 헤아릴 수 없다 하네.

그것은 지혜에서 생긴 것도 아니요
또한 무지에서 생긴 것도 아니네
그런 모든 법 잘 통달해
세간 어둠 모두 없애네.

물질인 것과 물질 아닌 것
그들은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우치와 지혜 또한 그와 같아서
그 성품은 모두 각기 다르네.

나고 죽음과 그리고 열반
그들은 모두 허망하나니
우치와 지혜 또한 그와 같아서
그 두 가지 다 진실 아니네.

세계가 처음 생길 때에는
거기에 무너지는 모양 없나니
우치와 지혜 또한 그와 같아서
그 둘은 서로 어긋나리라.

보살이 처음으로 낸 마음과
또 그 나중 마음 같지 않나니
우치와 지혜 또한 그와 같아서
그 둘은 서로 다 안 어울리네.

비유하면 여섯 가지 모든 식(識)들의
그 작용이 각기 서로 다른 것처럼
우치와 지혜 또한 그와 같아서
그들은 끝내 서로 화합 안 하네.

비유하면 저 가타라는 약이
모든 독을 다 없애 버리는 것처럼
지혜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네.

다시 없이 높은 이 저 법왕님은
너무 뛰어나 지날 이가 없으며
그 말씀은 모두 다 진실하나니
그러므로 그런 분 만나기가 어렵네.

그때 정진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모든 법의 아무런 차별 없음을
부처님만이 분별해 아시나니
그는 모든 것 다 통달하고
그 지혜로 저 언덕에 이르네.

마치 저 금과 또 그 금빛은
그 성품 아무 차별 없는 것처럼
법과 법 아닌 것 또한 그러해
그 성품에 아무런 다름이 없네.

중생이거나 중생 아닌 것
그 둘은 다 실체 없는 것처럼
법과 법 아닌 것 또한 그러해
그 성품에는 아무 실체가 없네.

비유하면 저 미래의 세상에는
과거의 모양이 없는 것처럼
일체의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기에는 아무 진실한 모양 없네.

비유하면 이미 지나간 법에는
일어나는 모양이 없는 것처럼
모든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기에는 아무런 모양이 없네.

열반이란 가질 수 없는 것이지만
말할 때만 두 가지 있는 것처럼
모든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기에는 모양의 차별이 없네.

비유하면 마치 갖가지 셈이란
그것은 다 셈하는 법인 것처럼
모든 법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성품에는 아무 다름이 없네.

비유하면 셈하는 법, 열에서
하나씩 더해 무량에 이를 때
그것은 모두 기본의 셈이지만
지혜로써 제각기 다름과 같네.

비유하면 마치 이 모든 세간들
겁 불에 탈 때는 끝나지마는
허공은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부처의 지혜도 또한 그러네.

시방의 허공은 다름없는데
중생들이 분별을 내는 것처럼
여래에 대한 집착 그와 같아서
허망하게 부처님을 보지 못하네.

그때 역성취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이 모든 중생 무리들
모두 삼세 가운데 있고
삼세의 모든 중생 무리들
모두 오음(五陰) 가운데 있네.

오음은 모두 업에서 생기고
그 업은 마음에서 일어나지만
마음이란 법 요술 같은 것처럼
중생도 또한 그러하니라.

세간이란 스스로 된 것도 아니요
또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닌데
진실한 그 성품 알지 못하여
생사 바퀴에 항상 굴리네.

이른바 세간의 바퀴 돎[轉]이란
그것은 다 괴로움의 바퀴 돎인데
중생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생사 바퀴에 항상 굴리네.

세간이거나 세간이 아니거나
그 둘은 다 진실이 아닌데
저 중생들은 어리석기 때문에
망령되이 모든 법에 집착하나니.

삼세와 오음의 법
그것을 일러 세간이라 하지만
그것은 망상을 말미암아 있나니
망상이 없으면 출세간이라 하네.

어떤 것을 오음이라 하고
또 거기에는 어떤 모양 있는가.
그것의 파괴됨을 보지 못하고
망령되이 언제나 머문다 하네.

오음이란 원래 허망한 법으로서
거기에는 아무 진실이 없고
또한 공적해 변천하지 않나니
끝내 그것은 모든 모양 떠났네.

세간이 이미 공적하듯이
부처와 그 법도 또한 그러네.
그러므로 그 세 가지 법은
그 성품 원래 없는 것이네.

뒤바뀐 생각 없애 버리고
진실한 모양 분명히 보면
모든 것을 알고 또 보는 어른
언제나 그 앞에 나타나 있으리.

그때 견고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비유하면 마치 대지의 종성
아무런 제 성품 없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
그 성품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일체의 모든 세간 사람들
다 함께 부처님을 칭찬하지만
그 칭찬하는 법 찾아보아도
시방의 어디서도 온 곳이 없네.

중생들 모두 허망에 집착하여
그것을 진실이라 말하지마는
분별하는 저 중생을 떠나서는
업의 성품을 얻을 수 없네.

업의 성품이 없는 것처럼
중생들 몸도 진실 아니며
갖가지 한량없는 모든 빛깔도
찾아보아야 온 곳이 없네.

일체의 형상과 모든 빛깔과
업의 성품은 헤아리기 어려워
비록 나타나더라도 아무것도 없나니
알음알이 성품도 또한 그러네.

모든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그것은 헤아리기 어렵지마는
한량이 없는 묘한 색신을
일체 세계에 다 나타내네.

한량없는 그 몸이 부처 아니요
부처도 한량없는 그 몸 아니네
청정하고 미묘한 그 법신으로
끝내 저 언덕에 건너가시네.

만일 누구나 청정하고 미묘한
그 법신을 능히 보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은 불법에 대해
마음에 아무런 의혹 없으리.

만일 과거의 모든 법들이
열반과 같음을 잘 관찰하면
그 사람은 모든 부처님 보고
끝까지 언제나 편히 머물리.

만일 바른 생각 닦아 익히어
모든 여래를 분명히 보되
모양도 아무것도 없음을 알면
그를 일러 법왕의 아들이라 하리.

그때 여래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마치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여러 가지 채색을 해 가면서
여러 가지 모양을 그리지마는
사대에는 아무 차별 없는 것처럼

사대는 원래 채색 아니요
채색도 또 사대 아니지마는
사대의 본체를 떠나고서는
따로 채색이 있는 것 아니네.

마음이 채색 그림 빛깔 아니며
채색 그림 빛깔도 마음 아니네.
그러나 마음 떠나 그림 빛깔이 없고
그림 빛깔을 떠나 마음도 없네.

그 마음 항상 머물지 않고
한량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어
갖가지 빛깔을 나타내지만
그것들은 각기 서로 알지 못하네.

마치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그리는 그 마음 모르는 것처럼
마땅히 모든 법 알아야 하네.
그 성품도 역시 그와 같나니.

마음은 능숙한 화가와 같아
갖가지 오음을 그려내나니
그리하여 이 세계 가운데 있는
무엇이고 짓지 못하는 법 없네.

마음과 같이 부처님도 그러하며
부처와 같이 중생도 그러하여
마음과 부처와 또 저 중생
이 셋은 꼭 같아 차별이 없네.

모든 것은 다 마음 따라 변하는 줄
모든 부처님은 다 잘 아시나니
만일 누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그 사람은 바로 참 부처 보리.

마음이 바로 몸이 아니며
이 몸도 또한 마음 아니나
일체의 불사(佛事)를 잘 짓나니
그 자재함은 헤아릴 수 없네.

만일 누구나 저 삼세의
모든 부처님 알려 하거든
마음이 모든 여래 지어냈다고
그렇게 관찰해 알아야 하네.

그때 지림보살이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두루 관찰하고 게송을
외웠다.

모든 취할 것도 취할 수 없고
모든 볼 것도 볼 수 없으며
모든 들을 것도 들을 수 없고
모든 생각할 것도 생각할 수 없나니

분량이 있거나 분량이 없거나
거기에 한계를 지우지 말라.
분량이 있거나 분량이 없는 것
그 둘은 다 취할 수 없네.

말하지 않을 것을 말할 때에는
그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네.
자기의 일도 이루지 못하거니
어떻게 중생들을 기쁘게 하리.

한량없는 모든 여래를
만일 누가 찬탄하려 할 때에
불가사의한 겁을 지나더라도
그 공덕은 다 말할 수 없으리.

비유하면 마치 저 여의주가
한량없는 빛깔을 나타내지만
그 빛깔은 참 빛깔이 아닌 것처럼
모든 부처님네도 그러하리라.

마치 맑고 깨끗한 저 허공이
빛깔이 아니어서 볼 수 없는데
그래도 모든 빛깔 나타내지만
그 성품은 볼 수 없는 것처럼

큰 지혜 가진 이도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빛깔을 나타내지만
그것은 알음알이로 알 수 없으니
어떤 이도 그것을 보지 못하네.

비록 여래의 음성 들어도
그 음성이 바로 여래 아니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음성 떠나
등정각을 또한 알 수 없나니.

이 이치 매우 깊고 또 미묘한데
만일 그것을 잘 분별해 알면
그는 위없는 저 도를 장엄해
일체의 허망함을 멀리 떠나리.

일체의 모든 여래들
그 부처님 법을 말하는 일 없지만
교화할 수 있는 중생들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 법을 연설하시네.

제제(制諸) : 앞글자는 정(征)과 례(例)의 반절이다.
방일(放逸) : 뒷글자는 이(夷)와 질(質)의 반절이다.
첨곡(諂曲) : 앞글자는 축(丑)과 염(琰)의 반절이다.
등시(等視) : 뒷글자는 승(承)과 시(矢)의 반절이다.
훼범(毀犯) : 뒷글자는 음이 범(範)이다.
우척(憂慼) : 뒷글자는 창(倉)과 력(歷)의 반절이다.
수유(須臾) : 뒷글자는 양(羊)과 주(朱)의 반절이다.
간린(慳吝) : 뒷글자는 량(良)과 인(刃)의 반절이고, 속자는 린(%{㐅+㐅+厶})으로 쓴다.
할혜(黠慧) : 앞글자는 호(胡)와 팔(八)의 반절이다.
흥륭(興隆) : 뒷글자는 력(力)과 중(中)의 반절이다.
착류(錯謬) : 뒷글자는 미(靡)와 유(幼)의 반절이다.
수축(隨逐) : 뒷글자는 직(直)과 륙(六)의 반절이다.
질용(迭用) : 앞글자는 도(徒)와 결(結)의 반절이다.
채화(彩畫) : 앞글자는 창(倉)과 재(宰)의 반절이다. 뒷글자는 호(胡)와 괘(卦)의 반절이고, 속자는 화(%{聿+内+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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