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6권 19편
지승 지음
영희(永凞) 3년(534) 2월 하늘에서 벼락이 내렸기 때문에 황제는 능운대(陵雲臺)에 올라가서 불길을 바라보고 남양왕(南陽王) 보거록상서장(寶炬錄尙書長) 손치(孫稚)를 파견하여 우림군(羽林軍) 천 명을 거느리고 와서 불을 끄게 하였다. 이때에 하늘에서 우레와 비가 쏟아지면서 천지가 캄캄해지고 눈과 싸라기도 번갈아가며 쏟아졌다. 그런데 새벽에 탑의 여덟 번째 층에서 불이 일어났다.
이때에 두 사람의 도인(道人)이 탑이 불에 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며 불 속으로 뛰어들어 죽었다. 그 불길은 석 달이 넘도록 타올랐고 땅에 묻힌 찰주(刹柱)는 한 해가 다 가도록 연기가 남아 있었다.
그 해 5월에 어떤 사람이 동래군(東萊郡)에서 왔다면서 말하였다.
“부도(浮圖)가 바다 속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광명이 엄연하였으며, 함께 본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윽고 구름과 안개가 어지럽게 일어나더니 그 소재(所在)를 잃어버렸다.”
7월이 되어 평양왕(平陽王)은 시중(侍中) 곡사춘(斛斯椿)의 협공을 받아 서쪽 장안(長安)으로 패하여 달아났으며, 10월에는 낙양의 도읍지를 장업(漳鄴)으로 옮겼다.
이에 앞서 보리류지는 황제의 칙명을 받들어 처음으로 『십지경론(十地經論)』을 번역하였으며, 그 처음의 「명장(命章)」은 선무황제(宣武皇帝)가 친히 받아썼다. 그러한 뒤에 비로소 사문 승변(僧辯) 등에게 맡겨 논(論)의 글을 다 끝마치게 하였다. 불법이 융성해지고 뛰어난 사람들이 왕성하게 일어나니 서로 전해 주며 힘쓰는 것이 이와 같았다.
삼장 보리류지는 낙양(洛陽)에서 선무제 영평(永平) 원년 무자(戊子, 508)로부터 업도(鄴都)에서 효정제(孝靖帝) 천평(天平) 2년 을묘(乙卯, 535)에 이르기까지 30년 동안 서로 이어 번역하여 『금강반야바라밀경』 등과 『십지론』 등 30부를 번역하여 내었다.
또 황제는 청신사(淸信士) 이곽(李廓)에게 명하여 『중경록(衆經錄)』을 찬술하게 하였다. 이곽은 학문이 유불(儒佛)에 통달하였고, 조리 있게 경론을 꿰뚫어 알아서 진실로 사표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의 기록에 이렇게 나와 있다.
“삼장법사 보리류지의 방 안에 있는 경론과 범본은 1만 아름[甲]은 족히 되며, 그가 새로 번역한 고본(藁本)만도 한 칸 방에 가득하였다. 그리고 그의 지혜는 늑나(勒那)스님과 서로 비견되었다. 그리고 그의 신령한 깨달음과 총명하고 재빠른 이해력은 방언(方言)까지 훤하게 알았다. 또한 주술(呪術)에도 능하였으니 그와 대항하여 견줄 만한 사람은 없었다.
한번은 우물 입구에 앉아 있었는데, 목욕하는 물통은 비어 있었고, 제자는 아직 오지 않아서 물을 퍼줄 사람이 없었다. 이에 보리류지는 버들가지를 들어 우물 속을 가리키며 가만히 주문을 몇 번 외웠다. 그러자 샘물이 위로 솟아올라 우물 난간과 평평하게 되니, 발우로 바로 물을 떠서 세수를 하였다. 옆에 있던 승려들이 모두 보았지만 누구도 그의 신통력을 헤아리지 못하였다. 그저 큰 성인이라고 크게 탄복할 뿐이었다. 이에 보리류지가 말하였다.
“함부로 칭찬하지 말라. 이러한 술법은 외국에서는 모두가 다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만이 익히지 않아 성인이라고 여길 뿐이다.”
그리고는 세상 사람들을 미혹시킬까 두려워하여 마침내 이 비밀 술법을 세상에 남기지 않았다.
분신왕문경(奮迅王問經) 2권
불필정입인경(不必定入印經) 1권
일체법고왕경(一切法高王經) 1권
제일의법승경(第一義法勝經) 1권
순중론(順中論) 2권이상의 5부 7권은 『장방록』 등의 기록에는 모두 “보리류지가 번역하였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 경의 첫 권을 번역한 서문의 기록을 살펴보면 모두 “구담류지(瞿曇留支)의 번역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지금은 구담류지의 목록에 기재한다.
보계보살사법경론(寶髻菩薩四法經論) 1권
삼구족경론(三具足經論) 1권
전법륜경론(轉法輪經論) 1권이상의 3부 3권은 『장방록』 등에서는 역시 “보리류지의 번역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 그 서문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는 비목지선(毗目智仙)의 번역이다. 그러므로 이 3부도 역시 그의 목록에 옮겨 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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