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佛說除蓋障菩薩所問經) 2권
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 제2권
서천 법호 한역
김달진 번역
그때 제개장 보살마하살을 비롯한 여러 보살 대중이 이 상두산(象頭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르러, 저 여러 대사들이 한꺼번에 뛰어나고 미묘한 보배 그물을 변화로 나타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고, 한편 공중에선 하늘의 꽃과 하늘의 과일 구름과 하늘의 보배 다발 구름과 하늘의 바르는 향 구름과 하늘의 옷 구름과 하늘의 가루 향 구름과 천상의 의복과 보배 일산ㆍ당기ㆍ번기 등 모든 공양거리 구름을 퍼부어 광대한 변화를 나타내었다. 이 변화를 나타냄에 따라 모든 중생들이 우러러보고서 다 최상의 쾌락을 얻으며, 저 상두산에 있던 모든 나무숲은 즉시 저절로 그곳을 떠나버리고 다른 갖가지 보배나무가 나타나니, 겁(劫) 나무ㆍ꽃나무ㆍ과일나무ㆍ전단향(栴檀香) 나무ㆍ침수향[沈水香] 나무 등 이러한 나무가 다 신통력으로 변화된 것이다. 또 공중에서 자연히 미묘한 하늘 북[天鼓]의 음성이 흘러나오는데, 그 음성 속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용미니 동산[龍彌尼園]에서 최승(最勝)으로 태어나시어
번뇌의 무리1)들보다 뛰어나시니,
허공처럼 견줄 데 없는 분께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보리수 아래 앉아 보리를 이루시고
마군(魔軍)의 힘을 깨우치고 부수었으니,
때 묻지 않은 뛰어난 광명을 지닌 분께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눈 홀림 같고 아지랑이 같고 물속의 달 같은
이러한 이치의 법을 죄다 깨달으셨으니,
최상의 큰 복된 나무에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세간의 법이 희극(戱劇) 같음을 깨달아
교묘히 온갖 법의 제궁(帝弓) 같음을 나타내시니,
움직임 없는 뛰어난 복장(福藏)에게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오랫동안 수많은 백 겁을 겪으면서
자비한 마음을 원만하게 하셨기에
때 묻지 않은 달 같은 세존께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많은 백구지(百俱胝) 보살 대중이 공양하고
모든 하늘들도 그와 같이 공양하기에
이미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떠나버린 분에게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이미 최상의 성스러운 법장(法藏)을 얻어서
대비(大悲)한 몸을 이룩해 세간의 재물을 버리셨기에
견줄 데 없는 큰 이익 짓는 분에게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 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항상 고요한 마음과 인자한 마음에 머물러
물에 있는 연꽃처럼 모든 더러움을 떠나셨기에
최상의 공덕 지닌 분께 예배하려고
일부러 저희들이 최승의 산에 왔습니다.
묘한 모습 피어나는 꽃 맑고 깨끗하신 몸에다가
온갖 상호(相好)를 갖추셔서 세간의 도움이 되시기에
보배 나무 끝없는 가지에 예배하려고
여기 와서 공양하오니 저희들을 거둬 주옵소서.
그 북 소리 속에서 이러한 게송을 노래하자 존자 목건련(目犍連)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합장하여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이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는 것입니까? 옛날에 듣지도 못했고 옛날에 보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존자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이 불찰에서 동방으로 항하강 모래 수와 같은 세계를 지나면 대연화(大蓮華)라 불리는 세계가 있느니라. 그 세계에 연화안(蓮華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란 부처님이 계시어 현재 저 부처님이 법을 말하여 중생들을 교화하고 이롭게 하시는데, 저 불찰에 제개장이란 보살마하살이 있어 그가 무수한 백천 나유타 보살 대사들을 데리고 함께 이 사바세계로 오는구나. 저 대중들이 장차 이를 것이기 때문에 먼저 이러한 상서를 나타내는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자, 과연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그 무수한 백천 나유타 보살들에 둘러싸여 각각
광대한 신통의 위력을 갖고서 부처님 처소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는 땅에 엎드려 각각 부처님의 발아래 예배하니, 그때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큰 명칭과 큰 지혜를 두루 갖추어
아주 두려움이 없으신 큰 석가모니께서
이미 생사의 험난(險難)함을 건너셨기에
번뇌의 언덕을 벗어난 분께 예배합니다.
당신만이 활활 타오르는 광명을 두루 나타내고
당신만이 큰 법의 등불을 널리 비추고
당신만이 일체 해탈의 문을 얻으셨기에
견줄 데 없는 분께 예배 귀명(歸命)합니다.
견고하여 산왕(山王)처럼 흔들리지 않고
밑 없는 큰 바다처럼 깊고도 넓어서
일체 사도(邪徒)와 외도들이 파괴할 수 없기에
큰 법왕께 예배하여 찬탄합니다.
본래 적정(寂靜)한 법이란 생멸이 없고
이 법의 모든 성질이 항상 적멸(寂滅)함을
잘 밝혀 주시는 큰 성인 세존이시기에
큰 법 바퀴 굴리시는 분께 예배합니다.
혹은 모든 바른 길을 선택하고
혹은 진리에 들어갈 것을 베풀어 말씀하시고
혹은 열반의 미묘한 문을 베풀어 말씀하시고
혹은 깨달음을 이룩하는 과(果)를 수기하십니다.
당신만이 중생들의 마음을 다 알아
조금도 모르는 것이 없으시어
중생들이 당신의 원만한 법행(法行)을 보기에
저희들도 당신의 교훈을 따라 받듭니다.
보리수에 앉아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시니
탐욕ㆍ진심(瞋心)ㆍ우치(愚癡)의 3독(毒)과
그 밖의 갖가지 더러운 번뇌들을
큰 지혜의 불로써 다 사르셨습니다.
당신 스스로 법을 얻어 중생을 제도하고
당신 스스로 해탈하여 세간을 이롭게 하고
당신 스스로 세간에서 모든 선(善)을 구하여
생사의 험난함을 다 깨뜨리셨습니다.
지혜가 없어 오랫동안 수면(睡眠)에 잠겨
생사의 험난함 속을 흘러 다니는 중생들이라,
잘 깨우쳐 주는 당신이 큰 성인이시기에
사랑하는 어버이처럼 여기고 예배합니다.
당신은 이 여러 대사(大士)를 보시오
일체 보리의 도를 굳게 믿어서
다 미묘한 법문을 듣고자 하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해 설법하소서.
그때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이 게송을 읊어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자, 즉시 부처님께서 명령하여 연화대의 한쪽에 앉게 하셨다. 나머지 여러 보살 대중들에게도 각자의 정도에 따라 연화대의 한쪽에 앉게끔 명령하셨다.
그때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연화대 위에 대고서 합장하여 부처님을 뵙고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여래ㆍ응공ㆍ등정각께 여쭙고자 합니다. 불세존께서 허락해 주시면 제가 여쭙겠으니 원컨대 베풀어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제개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대사여, 그대가 묻고 싶은 그대로를 묻는 것이 곧 떳떳한 일이니라. 모든 여래는 의심되는 질문에 따라 다 허락하기 마련이니, 나는 이제 그대를 위해 낱낱이 풀이해 주리라.”
그때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이어받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그 수행에 있어서 곧 보시를 두루 갖춘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다시 여쭈었다.
“계율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고, 인욕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며, 정진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고, 선정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며, 지혜를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방편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며, 바람[願]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고, 힘을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며, 방편의 지혜를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보살이 땅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물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며, 불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바람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며, 허공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달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해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며, 사자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분명히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연꽃처럼 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광대한 마음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맑고 깨끗한 마음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의혹이 없는 마음을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바다와 같은 지혜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미묘한 지혜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지혜의 변재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해탈의 변재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맑고 깨끗한 변재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일체 중생들이 즐거워하고 변재를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믿어 수순(隨順)하는 말씨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바른 법의 말씨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법에 수순하는 행을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법계에 잘 들어가는 것은 어떤 것이고, 허공계에 잘 머무는 것은 어떤 것이며, 무상(無相)한 행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모든 바람[願]을 얻어 집착을 잃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인자한 몸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가엾이 여기는 몸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기뻐하는 행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버리는 행을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신통의 유희를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여덟 가지 고난[八難]을 털어버리는 것은 어떤 것이며, 보리심을 잃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고, 전생 일을 아는 지혜를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착한 벗을 버리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고, 항상 나쁜 벗을 여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여래 법성(法性)의 몸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금강(金剛) 같은 진실한 몸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며, 큰 도사의 몸을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모든 도를 잘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고, 뒤바뀜 없는 도를 잘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며, 항상 선정의 마음에 편히 머무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누더기 옷을 입는 것은 어떤 것이고, 3의(衣)2)를 가지는 것은 어떤 것이며, 항상 앉아서 눕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고, 항상 걸식하는 것은 어떤 것이며, 일좌(一坐)ㆍ일식(一食)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밥을 먹은 뒤에 장물(漿物)을 마시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며, 고요한 법을 받는 것은 어떤 것이고, 나무 밑에 앉는 것은 어떤 것이며, 빈 땅에 앉는 것은 어떤 것이고, 죽은 시체 사이에 머무는 것은 어떤 것이며, 음식을 아끼고 조절하는 것은 어떤 것이고, 좌석을 가리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며, 맞은 행을 얻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경장[經]을 지니는 것은 어떤 것이고, 율장[律]을 지니는 것은 어떤 것이며, 논장[論]을 지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법다운 행과 위의 있는 도를 두루 갖추는 것은 어떤 것이고,
간탐(慳貪)과 질투의 두 가지 법을 여의는 것은 어떤 것이고, 일체 중생들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어떤 것이며, 여래께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는 일을 일으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모든 교만을 부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맑고 깨끗한 신심을 넓히는 것은 어떤 것이며, 세속을 잘 아는 것은 어떤 것이고, 뛰어난 이치를 잘 깨닫는 것은 어떤 것이며, 모든 인연으로 나는 법을 잘 아는 것은 어떤 것이고, 자신을 아는 것은 어떤 것이며, 다른 사람을 아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맑고 깨끗한 불토(佛土) 가운데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고, 태장(胎藏)의 더러움 속에 태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집을 버리고서 출가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깨끗한 생명으로 스스로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마음에 게으름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부처님의 교칙(敎勅)을 받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화락한 얼굴 모습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빈축하는 얼굴 모습을 여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다문(多聞)을 얻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바른 법을 거둬 받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법왕의 아들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범왕(梵王)ㆍ제석(帝釋)ㆍ호세천(護世天)들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중생들의 마음과 뜻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중생들의 마음과 뜻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모든 법식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또 지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항상 묘락(妙樂)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4섭법(攝法)3)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미묘한 상호를 두루 갖출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다른 사람의 의지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묘약(妙樂)의 나무와 같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또 복된 행을 부지런히 닦을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果)를 빨리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제개장 보살마하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그대의 이러한 질문이야말로 매우 훌륭한 일이로다. 세간을 가엾이 여겨 능히 하늘과 사람 대중들로 하여금 훌륭한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해
여래에게 이러한 이치를 질문할 것이로다.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그대를 위해 설명해 주리라.”
이에 제개장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보시하는 법을 수행한다면, 곧 보시를 두루 갖출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가 무엇인가? 첫째는 법의 보시이고, 둘째는 두려움 없는 보시이며, 셋째는 재물의 보시이고, 넷째는 요익(饒益:풍성하고 이익이 됨)되는 과보를 구하지 않는 보시이며, 다섯째는 가엾이 여기는 보시이고, 여섯째는 경만(輕慢:경솔하고 게으름)하지 않는 보시이며, 일곱째는 공경하는 보시이고, 여덟째는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는 보시이며, 아홉째는 집착하는 것이 없는 보시이고, 열째는 맑고 깨끗한 보시이니라.
선남자여, 법의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재물이 주는 이익에 마음을 주지 않고, 스스로가 받은 그 법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되 어떤 이익[利養]이나 공경을 바라서가 아니며,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명칭을 구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며, 그 밖의 다른 일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니, 다만 스스로가 생각하기를, ‘어떤 중생이든 고뇌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곧 이 법으로써 그 고뇌를 깨끗이 없애 주되 조금도 바라는 마음을 갖지 않고, 두 가지 없는 평등한 마음으로써 그를 위해 베풀어 말하리라. 가령 국왕과 국왕의 신하들을 위하여 베풀어 말하거나 혹은 전타라(栴陀羅)4)와 전타라의 자식들을 위하여 베풀어 말하더라도 다 그러할 것이거늘, 하물며 그 나머지 사람들이겠느냐’고 생각할 뿐이다. 보살이 이 법보시를 행할 때 이와 같이 훌륭한 척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법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두려움 없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스스로 칼과 몽둥이 따위 무기를 버리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도 버리게끔 가르쳐 주어 저 모든 중생들에게 아버지 같은 생각과 어머니 같은 생각과 자식 같은 생각과 권속(眷屬) 같은 생각과 친애하는 벗 같은 생각을 일으키느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저 일체 몸을 바꿔 태어나는 중생들 가운데 일찍이 부모 자식과 친애하는 벗 아닌 이가 없고, 또 저 미세한 생명을 가진 중생들도 다 그러한 만큼 그들에게 이익을 일으키기 위해선 설사 자신의 살을 베어줄 수도 있거늘 하물며 그 밖의 모든 요소[大]와 중생들이겠느냐’고 하기 때문이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두려움 없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재물의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혹 지극히 옳지 못한 업을 짓는 중생을 보았을 때, 즉시 재물로써 저 중생을 거둬주지만 이 재물의 거둬줌으로 말미암아 그로 하여금 옳지 못한 업을 다 끊고 모든 옳은 업에 편히 머물게 하면서 보살이 곧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보시가 바로 보살의 보리라, 보살이 보시를 행하여 미워하고 아끼고 탐하는 세 가지 옳지 못한 업을 끊는 것이니만큼, 내가 여래에게 받은 보시의 법으로써 저 중생들에 보시하되 훌륭한 척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리라’고 하나니,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재물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요익(饒益)되는 과보를 구하지 않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행하는 보시는 어떤 희망을 가진 욕심으로써 동기[因]를 삼지 않고, 재리(財利)로써 동기를 삼지도 않으며, 권속으로 동기를 삼지도 않고, 세간에서 친근하게 섬기는 것으로 동기를 삼지도 않는다. 보살의 수행하는 보시의 법이 이러하기 때문에 저 어떠한 동기이고 어떠한 연(緣)일지라도 보시는 행함에 있어서 일체 요익되는 과보를 멀리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이 요익되는 과보를 구하지 않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가엾이 여기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모든 중생들 가운데 고뇌를 받는 중생으로서 혹 굶주리고 목마른 자와 혹 발가벗은 자와 혹 더럽고 못난 자와 주재하는 이가 없고 구제 받을 데가 없으며 귀의할 곳이 없는 자와 그 밖의 복이 없는 자들을 보았을 때,
보살이 이것을 보자마자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기를 ‘내가 이러한 중생들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는 것이다. 이 주재하는 이가 없고 구제 받을 데가 없으며 귀의할 곳이 없는 중생들이 생사에 헤매는 것을 생각하여 나는 이제 어떠한 방편을 써서라도 이 중생들을 위해 주재해 주는 이가 되고 구제해 주는 이가 되며 귀의할 곳이 되어 주리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 보살이 이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곧 방편으로써 그들을 거둬주는가 하면, 보살이 저 중생들을 거둬주는가 하면, 보살이 저 중생들을 거둬줌과 동시에 선근(善根)을 일으키되 훌륭한 척하는 마음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가엾이 여기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경만(輕慢)하지 않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보시를 행할 때 경중(輕重)의 분별 때문에 보시하지도 않고, 오만한 마음을 가짐으로 해서 보시하지도 않으며, 헐뜯거나 비방함으로 해서 보시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힘으로 괴롭히기 때문에 보시하지도 않으며, 부호(富豪)를 믿어 방자하기 때문에 보시하지도 않고, 어떤 명칭[명예, 명성]을 바라기 때문에 보시하지도 않으며, 다문(多聞)을 믿어 거만하기 때문에 보시하지도 않는 것이다. 보살이 이 보시를 행할 때 마음으로 반드시 존중하고 공경하여 공양하는 것에만 정성을 기울여 직접 받들어 보시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경만하지 않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공경하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그 법다운 스승과 직접 가르쳐 주는 스승과 그 밖의 존중해야 할 자와 범행(梵行)을 닦는 자들에게 몸으로 극진히 공순(恭順)하고 마음으로 극진히 존중하는가 하면 그러한 공순하고 존중함으로 말미암아 위안되는 말씀을 드리고 합장하고 예배하며, 나아가서는 이러한 뜻으로 저 중생들을 맞이하여 그들에게 딱 알맞은 일을 보급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공경하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때로는 부처님을 위하는 일을 하고, 때로는 법을 위하는 일을 하며, 때로는 스님을 위하는 일을 하느니,
가령 여래의 탑과 불상을 모신 곳에 더러운 먼지를 쓸어 내거나, 장엄하게 꾸미고 맑고 깨끗하게 하거나, 묘한 꽃과 바르는 향 따위로써 공양하거나, 여래의 허물어진 탑묘(塔廟)를 수리한다면, 이것이 바로 부처님을 위하는 일이니라.
법을 위하는 일이란 이른바 어떤 법문을 들음에 따라 곧 받아 지니고 베껴 쓰고 읽어 외우고 생각해 수습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풀이하거나 뒤바뀜이 없게끔 배워 익히게 하느니라. 이것이 바로 법을 위하는 일이니라. 스님을 위하는 일이란 이른바 의복과 음식, 좌구(坐具), 와구(臥具) 또는 병을 고칠 수 있는 의약(醫藥)을 가지고서 대중 스님들께 받들어 보시하고, 맑고 깨끗한 물을 조금 보시하더라도 이것이 바로 스님을 위하는 일인 것이다.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이 불ㆍ법ㆍ승을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집착함이 없는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보시를 행할 때 마음을 내기를, ‘내가 이제 보시를 행하는 것은 하늘의 과보나 하늘의 그 나머지 과보를 구하는 것이 아니고, 국왕의 과보나 국왕의 그 나머지 과보를 구하는 것이 아니노라’고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집착함이 없는 보시라 하느니라.
다음 맑고 깨끗한 보시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보시의 법을 말한 것에 비추어 살펴보는 생각을 일으키지만 저 여러 가지를 살펴볼 때 이것이 보시의 법에 잘못하는 것은 아닌지 더럽히는 것은 아닌지, 장애가 되어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맑고 깨끗한 보시라 하느니라. 보살이 만약 이러한 열 가지 법을 수행하는 이라면 곧 보시를 두루 갖출 수 있을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계율을 두루 갖출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보살이 따로따로 해탈하는 계행[別解脫戒]이고, 둘째 보살이 율의(律儀)를 거둬 가지는 계행이며, 셋째 모든 번뇌가 활활 타오르는 것을 끊어 없애는 계행이고, 넷째 깊고 견고하지[深固]하지 않은 뜻을 없애는 계행이며,
다섯째 업을 겁내는 계행이고, 여섯째 죄를 겁내는 계행이며, 일곱째 취(取)할 것이 아님을 겁내는 계행이고, 여덟째 견고한 뜻을 갖는 계행이며, 아홉째 집착함이 없는 계행이고, 열째 3륜(輪)이 맑고 깨끗한 계행이니라.
선남자여, 따로따로 해탈하는 계행이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여래의 모든 경전 가운데에서나 계율 가운데에서나 나머지 문자로 베풀어 보여준[宣示] 곳에 잘 뜻을 일으켜 대사(大師)의 말씀을 존중하여 낱낱이 법 가운데 이치 그대로를 수학(修學)할 뿐, 어떤 씨족(氏族)에 애착하지 않고 소견에 애착하지도 않으며 대중의 모임에 애착하지도 않고 나타남이라 하는 과실(過失)이 없으며 저 문자에만 존중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이 따로따로 해탈하는 계행이라 하느니라.
다음 율의(律儀)를 거둬 가지는 계행이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사찰(伺察)하기를, ‘내가 아직 따로따로 해탈하는 계행에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果)를 증득하지 못했으니만큼 여래께서 낱낱이 경전 가운데에 베풀어 보여주신 그 보살의 행하는 것과 보살의 배우는 것을 내가 이치대로 수학하리라’고 하니, 어떤 것이 보살이 행하는 것인가 하면 이른바 보살은 마땅한 장소가 아니거나 방향이 아니거나 때가 아닌 것이 없으므로 행하는 것이 때 아님이 없으며, 말하는 것도 그때를 모르는 것이 없고 방향을 모르는 것이 없고 분량을 모르는 것이 없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어떤 중생이 여래께 불신하는 마음을 낼 경우 그들로 하여금 신해(信解)하는 마음을 내게 하기 때문이며, 또 저 중생들을 거둬 보호하기 때문에 보살이 스스로 보리의 행을 원만히 하는 동시에 위의를 잘 갖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잡되거나 시끄럽지 않아 곧 적지(寂止:고요하고 반듯함)한 문과 맑고 깨끗한 문에 나아가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행하는 것이니라.
그리고 어떤 것이 보살의 배우는 것이냐 하면
여래께서 베풀어 보여주신 보살의 배우는 법을 보살이 그 가운데에 믿고 수순하여 장애되거나 방해되는 마음을 내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배우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것을 일컬어 보살의 그 율의를 거둬 가지는 계행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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