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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483 불설승군왕소문경(佛說勝軍王所問經)

by Kay/케이 2025.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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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승군왕소문경(佛說勝軍王所問經)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13)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4)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5)에서 사시(四始)16)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7)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8)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9)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20)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1)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2)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3)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4)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5)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6)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7)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8)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9)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30)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1)가 동일하였다.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2)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3)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4)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5)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성고(聖考)36)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7)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8)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불설승군왕소문경(佛說勝軍王所問經)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대중 1,250인과 함께하셨는데, 이때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왕 승군대왕(勝軍大王)은 존귀하고 큰 위덕이 있었으며, 부유하고 넉넉하고 자재하였고, 국토의 경계는 넓고 멀었으며,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 왕의 복덕은 오랫동안 불법에 대한 믿음이 두텁게 쌓였기 때문이었다.이때 대왕은 곧 보배로 장엄된 수레를 타고 여러 신하들과 여러 백천 바라문(婆羅門)ㆍ장자들에게 둘러싸여 온갖 음악을 앞세우며 사위국을 나와 기수급고독원에 이르렀다. 그는 세존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아들었다.그때에1) 대왕은 이미 성을 나와 차츰 기원(祇園)으로 향하였는데, 멀리 보니 세존께서 한 나무 밑에 편안히 앉으셨는데 그 주위를 모든 비구 대중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왕은 곧 보고 나자 환희심과 깊은 믿음과 존중하는 마음이 생겼다. 왕은 수레에서 내려 일산을 거두고 합장하고 몸을 굽혀 멀리서 찬탄하였다.
“부처님 몸은 넓고 크신 것이 금산(金山) 같구나. 부처님 몸은 단정하고 엄숙하고 뛰어난 것이 비할 바 없구나. 큰 광명은 백천 개의 해와 같고, 상서로움이 치성하기는 큰 불덩이 같구나. 모든 감관[根]은 조용하게 사마타(奢摩他)에 머무시고, 온갖 덕 장엄하여 바라밀(波羅蜜) 갖추셨네. 32상(相)과 80종호(種好) 원만하게 구족하시니, 사람 중의 용(龍)이시고, 사람 중의 사자(師子)이시며, 사람 중의 큰 신선이시고, 사람 중의 승자(勝者)이시라. 세간 중에 보배 산이 나타난 듯하여라.”
이때 대왕은 찬탄을 마치고 걸어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가지고 있던 보배 관ㆍ보배 일산ㆍ보배 칼ㆍ보배 구슬ㆍ보배로 장식한 가죽신을 세존께 바치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제가 드리는 것을 받아 주옵소서.”
이때 세존께서는 곧 받으셨다.
왕은 다시 세존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 공경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사 법의 요추를 설명하시어 긴긴 밤을 사는 저로 하여금 큰 이로움과 즐거움을 얻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왕을 마주 보고 찬탄하시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여래를 깊이 믿고 존중하며, 부처님의 바른 법을 사랑하고 즐기며 나아가 구하니, 큰 현자(賢者)임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그대가 말한 대로 즐겨 법의 요추를 듣겠다면 그대는 훌륭한 뜻을 품은 그대로 잘 듣고 기억하고 닦아 익히시오. 그대를 위해 부처님의 말씀을 펴서 설명하겠습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큰 나라를 거느리어 인민의 주인이 되었으니, 항상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모든 그른 법은 버리고, 행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대왕께선 알아야 합니다. 왕이나 신하로서 바른 법을 등져 버리고 옳지 않은 법을 행하는 이는 세상에 태어나 사람에게 업신여김과 비방을 받고, 몸을 마칠 때까지 끝내 좋은 곳에 나지 못하며, 만약 왕이든 신하든 옳지 않은 법을 버리고 바른 법을 행하는 이는 현세에서 남에게 칭찬받고, 나아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에 나서 좋은 과보를 받아 부와 즐거움이 자재하고 하늘 사람에게 공경을 받습니다.대왕이여, 비유컨대 세상 사람이 한 자식을 낳아 기른다고 하면 부모는 진기한 보배처럼 아끼고 사랑하여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항상 쾌락하도록 해 주며, 그 아들이 자라면 역시 효도하고 공경하듯이 왕의 마음이 자애로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모든 인민은 다 외동아들과 같고 왕께서 사랑하고 염려함은 부모와 같습니다. 항상 네 가지 법으로 거두고 교화해야 하나니, 이는 곧 보시와 부드럽고 따뜻한 말[愛語]과 이롭게 하는 행동[利行]과 마음을 함께하는 것[同事]이니, 늘 이 네 가지 법을 행하므로 모든 인민이 모두 왕께 귀의합니다. 또한 왕께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인민을 보되 자식 같다고 생각하면 그들도 또한 왕을 부모처럼 대합니다.또한 이를테면 사람이 꿈속에서 온갖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꿈속에 강ㆍ바다ㆍ샘ㆍ못ㆍ숲ㆍ꽃ㆍ열매들이 거리나 길이나 언덕이나 곳곳에서 장엄되어 맑고 깨끗하여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꿈을 깨면 아무것도 없듯이, 세간의 모든 법은 다 꿈과 같아서 실체가 없습니다.대왕께선 인민의 왕으로서 부의 즐거움ㆍ애욕의 즐거움ㆍ자재의 즐거움 등 세 가지 즐거움을 누리며, 나라의 큰 도성을 통솔하고, 코끼리ㆍ말ㆍ수레의 금ㆍ은ㆍ진기한 보배와 창고의 온갖 물건과 나아가 왕후ㆍ비(妃)ㆍ권속ㆍ신하ㆍ종 등이 매우 많으며, 부귀가 성하기 짝할 이 없지마는 이러한 부귀를 좋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다 뒤바뀐 법으로서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번뇌를 더해줄 뿐이기 때문입니다.대왕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들은 모두 영원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법이며, 이것은 견고하지 못하며 궁극의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물거품과 같아서 실상이 없습니다. 그러니 대왕께서는 이런 일에 대하여 실상대로 분명히 알고, 세간 법에 대하여 항상 깨달아 모든 번뇌를 여의고 출세간의 행을 닦으십시오.또한 세간의 법이란, 마치 큰 나무와 같아서 그 뿌리를 기름지게 하면 가지와 잎이 나오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면 꽃을 피우며, 꽃이 피면 오래지 아니하여 열매를 맺으며, 열매가 익으면 빛깔과 향기가 아름다워 사람들이 다 좋아합니다.그러나 그 나무가 갑자기 큰 불에 타게 되면 사방에서 치솟는 붉은 불꽃과 그 빛은 해와 달을 가리며 사방과 상하가 온통 광명이며 사랑스럽던 그 나무는 조금도 남지 않고 다만 불빛만이 환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불빛도 오래지 못하고 큰 빗물에 꺼지고 구름과 우레가 번개를 끌어 번갈아 번쩍입니다. 이때 불덩이는 도무지 있는 데가 없으며 다만 비만이 주룩주룩 쏟아지고 그치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그 비도 오래지 못하고 역시 그치고 맙니다.대왕은 알아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세간의 모든 법은 다 찰나에 사라져서 결국 실(實)이 없으며, 왕의 국토가 아무리 광대하고 소유가 많지마는 찰나에 사라지는 이치는 같습니다. 그러니 대왕께서는 항상됨이 없는 법에 항상 머물 생각을 하지 말고, 다함이 있는 법에 다함이 없는 생각을 하지 말며, 무상함이 침범해 옴을 순간마다 생각하고 세간의 법을 버리고 모든 집착을 여의며 출세간의 행을 닦아 선근을 키우십시오.대왕이여, 또한 사방에 있는 네 큰 산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높고도 넓고 단단한 그 산이 낱낱이 염부제[閻浮]에 떨어지면 이 땅에 있는 온갖 초목과 숲이 다 꺾여 없어지며, 아무리 힘이 있는 이라도 능히 구할 수 없습니다.대왕이여, 이 세간에는 네 가지 큰 두려움이 있어 핍박함이 또한 이와 같아서 온갖 중생이 도피할 데가 없으니, 큰 힘이 있는 자라도 이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네 가지 두려움이란, 곧 첫째는 삿된 행이라는 두려움[邪行怖]이요, 둘째는 늙음이라는 두려움이요, 셋째는 병(病)이라는 두려움이요, 넷째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입니다. 대왕이여, 삿된 행이 생기면 바른 행을 괴멸하며, 늙음이 오면 소년의 모습을 괴멸하며, 병이 오면 안락한 법을 괴멸하며, 죽음이라는 공포가 오면 수명을 괴멸합니다.대왕이여, 마치 짐승 중의 왕인 사자가 짐승 떼 속에 들어가 한 짐승을 잡는다면 그 짐승이 어떻게 도피하겠습니까. 사자의 뱃속에 들어가 없어지고 조금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무상(無常)의 큰 힘이 모든 중생에 대하여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대왕이여, 세간의 인간들이 장차 죽음에로 나아갑니다. 여기에 앞서 병이 드는데 마치 독화살에 맞은 듯이 기력이 빠지고 근골과 관절이 다 아프며, 가죽과 살은 마르고, 손발은 떨리며, 더러움은 흘러넘치고, 눈ㆍ귀ㆍ코ㆍ혀ㆍ몸 등 모든 감관이 작용하지 못하여 앞의 대상을 분별하지 못하고 오직 스스로 지었던 착하지 못한 업의 경계가 그 앞에 나타나서 큰 공포심이 생기되, 의지하고 믿을 데 없나니, 누가 구원하랴.부모와 권속들은 한갓 둘러싸고만 있을 뿐이요, 이름난 의원이나 좋은 약이라도 이를 낫게 하지 못합니다. 맛난 음식은 먹지 못하고, 순간마다 무상의 공포가 일어나며, 들숨과 날숨은 차츰 가늘어지나니, 이와 같이 병의 공포가 시작되면 마음에 착한 업을 생각하여 가느다란 소리로 부모에게 고합니다.
‘나는 지금 무시무시한 악한 경계가 앞에 나타나고 숨이 끊어지려고 하니, 부모님은 저를 위해 착하고 이로운 일을 행하시고 부처님과 스님께 보시하여 구원을 내리게 하소서.’
이렇게 말하고는 금방 숨이 끊어지고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나서 지은 업대로 온갖 과보를 받습니다.대왕은 알아야 합니다. 세간의 중생은 선하든 선하지 못하든 뛰어나든 못났든 스스로의 인(因)에 따라 그 과보가 틀림없나니, 선업을 지은 이는 돌아갈 데에 선업이 곧 의지할 곳이며 믿음이기 때문에 숨이 지려고 할 때 공포심이 나지 않으며, 이곳의 인연이 다하여 저곳에 나와 그 뛰어난 과보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그대는 이제 세간 법을 버리고 모든 물든 집착을 여의며 출세간의 행을 닦아 선법의 문으로 나아가며, 순간마다 무상(無常)의 생각을 내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선법 가운데서 정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대왕이여, 세간 사람들이 큰 불더미 속에 들면 곧 방편을 써야 그 불을 끄며, 치열한 번뇌 속에 있으면 맑고 깨끗함으로써 이를 치유하며, 주리고 목마르면 마실 것과 먹을 것으로 능히 구제하며, 병으로 괴로워할 땐 좋은 약으로야 낫게 하며, 위험과 어려움 가운데 있으면 힘이 있는 이와 선지식(善知識)을 얻어야 모든 어려움을 벗어나며, 빈곤할 때엔 큰 재보를 얻어야 가난에서 구제되며, 전쟁을 할 땐 용맹과 견고한 투구와 갑옷을 써야 승리를 얻으며, 아무 데도 의지하고 믿을 데가 없어 고독으로 괴로울 땐 친한 벗을 얻어야 의지가 되는 것처럼 출세간의 법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세간 법에서 위에 말한 음식ㆍ좋은 약ㆍ친한 벗 등이 의지와 구호가 되었듯이, 대왕이여, 만약 출세간의 선법을 닦지 않으면 도무지 의탁할 것이 없으며 임종할 때에 저절로 두려움이 생기나니, 누가 구원해 줄 것이며, 이 보(報)가 끝나면 스스로 그 괴로움을 받나니, 누가 구원해 주겠습니까?대왕이여, 세간 법에 대하여 영원하다는 생각을 속히 버리고 무상하다는 생각을 지으며, 굳게 집착된 견해를 버리고 깨어 무너뜨리는 생각을 가지되 마치 물거품처럼 실상이 없다고 생각하며, 출세간의 선법을 생각하되 스스로 지은 뒤에는 다른 사람에 권하십시오. 이렇게 해야 선법 가운데서 정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대왕이여, 스스로의 몸을 관찰하십시오. 조금도 즐거울 것이 없습니다. 온갖 맛난 음식을 갖추어 몸에 공급하여 한 끼니라도 주리고 목마를 때가 없이 하여 이렇게 줄곧 목숨을 유지해 가지만 수명의 보(報)가 다하면 곧 흩어지고 무너져서 무상(無常)의 법으로 돌아갑니다. 대왕이여, 다시 스스로의 몸을 관찰해 보십시오. 온갖 좋은 옷과 여러 가지 장식거리, 나아가 갖가지 창고의 온갖 물건들이 조금도 모자라지 아니하며, 상군ㆍ마군ㆍ차군ㆍ보군의 4병(兵)이 구족하여 그 수가 매우 많아 맞설 이가 없지마는 수명의 보(報)가 다하면 다 무상(無常)으로 돌아갑니다.그리고 대왕이여, 세간 사람이 큰 재보가 있어 날마다 깨끗이 목욕하고 향과 기름을 몸에 바르며, 거기에다 좋은 옷을 입고 온갖 묘한 화만(華鬘)과 진주ㆍ영락ㆍ귀고리ㆍ반지ㆍ팔찌 등으로 장엄하고 보좌(寶座) 위에 앉아 부귀가 자재하고, 위엄과 덕이 우뚝하여 여러 권속들이 둘러싸서 백천 가지 아름다운 풍악을 아뢰며, 아름다운 누각의 곳곳에서는 전단향(栴檀香)ㆍ침수향(沈水香) 등 온갖 좋은 향불이 피어오르며, 항상2) 백천 안팎 친족들이 공경하고 찬탄합니다.
비록 이와 같이 부귀하고 자재하지만 수명의 과보가 다할 때엔 곧 고뇌가 생기며, 모든 권속들은 한갓 둘러싸서 슬피 울기만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일체 가지고 있는 것을 능히 지킬 수 없으며, 이미 숨이 지고 나면 안팎 친족에게 둘러싸여 시다림(屍陀林)으로 가며, 남은 몸뚱이는 뿔뿔이 흩어져서 가죽은 가죽대로 살은 살대로 힘줄은 힘줄대로 각기 처소를 달리하며 결국 온갖 벌레와 새들에게 파 먹히나니 , 그들이 다 먹고 나면 이 허망한 몸은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인연으로 세간을 관찰하시오. 물거품과 같아서 무엇이 견고하고 실합니까. 이러한 무상하고 궁극[究竟]이 못 되는 법을 영원하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뒤바뀐 망상입니다. 모든 유루법(有漏法)은 순간마다 괴멸합니다. 내가 이 일을 관하매 슬프고 가엾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므로 속히 모든 세간 법을 버리고 항상 출세간법을 생각하고 수행해야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대왕은 알아야 합니다. 저 나고 죽는 법[生滅法]은 다 무명(無明)을 말미암아 인연하기 때문이니, 곧 무명은 행(行)을 반연하고, 행은 식(識)을 반연하고, 식은 이름과 물질[名色]을 반연하고, 이름과 물질은 6처(處)를 반연하고, 6처는 감촉[觸]을 반연하고, 감촉은 느낌[受]을 반연하고, 느낌은 애욕[愛]을 반연하고, 애욕은 취착함[取]을 반연하고, 취착함은 존재[有]를 반연하고, 존재는 생(生)을 반연하고, 생은 늙음[老]과 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를 반연하나니, 이러한 것들이 곧 하나의 커다란 괴로움과 쌓임이 모이는 것입니다. 만약 무명이 사라지면 행(行)이 사라지고, 행이 사라지면 식(識) 사라지고, 식이 사라지면 이름과 물질이 사라지고, 이름과 물질이 사라지면 6처가 사라지고, 6처가 사라지면 감촉이 사라지고, 감촉이 사라지면 느낌이 사라지고, 느낌이 사라지면 애욕이 사라지고, 애욕이 사라지면 취착함이 사라지고, 취착함이 사라지면 존재가 사라지고, 존재가 사라지면 생(生)이 사라지고, 생이 사라지면 늙음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가 사라지나니, 이러한 것은 곧 하나의 큰 괴로움과 쌓임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고 사라짐이 서로 이어져 돌고 돌아 끝이 없는 것이며, 이 모두가 무명이 인(因)이 되어 생긴 것입니다. 이 때문에 탐욕 등 모든 법이 생기나니, 만약 무명을 없앤다면 탐욕 등이 생기지 아니하며, 탐욕 등이 없어지면 바른 행이 일어나고 모든 과실을 여의게 됩니다. 이것을 이름하여 출세간의 법이라고 합니다.대왕이여, 세간에서 반연하는 일체의 경계는 잃든 얻든 결정되건 안 되건 사랑스럽거나 사랑스럽지 않거나 스스로 탐욕을 부리는 마음이 생겨 만족이 없다면 이것은 큰 손실이며, 만약 성인의 도인 출세간법에 대하여 사랑하고 즐거워하고 희구하여 만족할 줄을 모른다면 이는 곧 바른 행이요 큰 이익입니다.”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왕은 이제 아소서.
죽음의 법이란 매우 악하여
능히 사람의 수명을 끊으며
모든 쌓임[蘊]을 파괴하나니이것은 큰 두려움이니
사랑하고 즐길 것 아닐세.
죽음의 그 법이 오기만 하면
일체에 두루하여허공이나 큰 바다
깊은 굴 높은 산
대지의 어느 곳에라도
도망할 곳은 없네.오직 지혜로운 이
진실한 법에 머물러
견고하여 흔들림 없고
그 무엇으로도 부수지 못해수명의 과보 다하기 전에
발심하여 크게 정진하고
온갖 선인(善因) 널리 닦아
모든 범행 부지런히 행해야 하네.그 선근의 힘으로 인하여
열반의 경계에 이르고
열반의 경계에 이르러서는
죽음의 공포 멀리 여의네.
그때 교살라국의 승군대왕은, 불세존께서 온갖 뛰어난 방편과 비유로 설하신 묘한 법을 듣고 뛸 듯이 공경하고 찬탄하며, 엎드려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는 다시 왕궁으로 돌아갔다.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자 모든 큰 비구 대중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 크게 환희하여 믿고 받아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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