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 19권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 제19권
시호 한역
이미령 번역
20. 선교방편품 ②
이때 세존께서 존자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다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갖가지 모습을 설하겠다. 그대는 진실로 잘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수보리가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나니 즐거이 듣고자 합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나아가 꿈속에서라도 또한 성문이나 연각의 지위를 사랑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또한 그가 삼계에 머무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수보리여, 이와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백천 구지 나유타수의 보살과 성문과 사람과 하늘의 대중들이 여래・응공・정등정각을 공경하고 위요(圍繞)하는 가운데 그 설법 듣는 것을 본다면 수보리여, 만약 그가 꿈속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스스로 그 몸을 보는데 허공 중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며 자신의 몸에서 커다란 빛을 놓아 비구의 모습으로 변하여 다른 세계로 가서 불사를 베풀어 짓고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을 본다면 수보리여, 만약 그가 꿈속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주(州)나 성이나 취락에 불이 나서 모든 것을 파괴하며, 온갖 악충이나 맹수들이 사방으로 치달려서 모든 사람들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며 고뇌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도 보살은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 이와 같이 사유한다.
‘삼계는 실답지 않으니 모두가 꿈과 같다. 원하건대 나는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이와 같은 법으로써 중생을 위하여 설할지어다.’
수보리여, 만약 그가 꿈속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온갖 중생들이 지옥에서 뭇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이렇게 생각한다.
‘원하건대 내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불국토가 청정해지고 지옥이 없을지니 나아가 그 이름을 듣는 일도 없을 것인데 하물며 다시 볼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온갖 아귀들이 배고픔과 목마름의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이렇게 생각한다.
‘원하건대 나는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불국토가 청정해지고 아귀가 없을지니 나아가 그 이름을 듣는 일도 없을 것인데 하물며 다시 볼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그 꿈속에서 온갖 축생들이 아주 무거운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이렇게 생각한다.
‘원하건대 나는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불국토가 청정해지고 축생이 없을지니 나아가 그 이름을 듣는 일도 없을 것인데 하물며 다시 볼 수 있을 것인가?’
수보리여, 만약 그가 꿈속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모든 방위와 처소에서 혹은 주나 성이나 마을에서 홀연히 큰 불이 일어나서 모든 것을 태우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이렇게 말한다.
‘내가 꿈에서 먼저 본 모습과 아무런 차이가 없구나. 내가 만약 불퇴전에 안주할 수 있다면 원하건대 나는 이 진실한 말의 힘으로써 속히 이 불이 저절로 꺼지게 할지며 다시는 온갖 곳으로 더 번져나가지 말지어다.’수보리여, 저 보살이 이렇게 말하고 난 뒤에 이내 불이 저절로 꺼진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은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고서 불퇴전의 지위에 머문 자이다. 만약 보살이 이렇게 말하고 난 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은 아직 기별을 받지 못하였고 아직 능히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지 못한 자이다.
또 수보리여, 만약 이 불이 꺼지지 않고 나아가 다른 곳까지 번져서 태우기를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이와 같이 불이 번져서 꺼지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곳의 중생은 먼저 세상에서 법을 부수는 무거운 죄를 지은 자들로서 그들의 남겨진 재앙을 지금 현세에서 받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만약 보살마하살이 소원을 능히 만족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모습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비인(非人)에게 홀려서 집착하게 된다면, 이때 보살이 이 일을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내가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으면 마음이 깊게 청정해지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자 하기 때문에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나서 행하는 바가 청정하다. 나는 마땅히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해서 법다운 것은 응당 얻는 바이며, 법답지 못한 것은 응당 얻지 않는다. 또 지금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현재 법을 설한다면 그곳의 모든 여래・응공・정등정각을 알지 못하는 바가 없고 보지 못하는 바가 없으며, 환히 알지 못하는 바가 없고 증득하지 못하는 바가 없고 얻지 못하는 바가 없다.만약 이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나의 깊은 마음이 결정적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룬 것을 아신다면, 원하건대 나의 이 진실한 말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비인으로 하여금 멀리 버리고 떠나 사라지게 할지며, 거기에 홀린 남자나 여자는 어서 빨리 해탈을 얻을지어다.’
만일 보살이 이렇게 말했을 때에 저 비인이 이내 멀리 떠나지 않고 거기에 홀린 자들이 아직 해탈을 얻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은 아직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지 못하였으며, 아직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지 못한 자들이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이렇게 말했을 때에 저 비인들이 속히 떠나가고 거기에 홀린 자들이 해탈을 얻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은 이미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으며 이미 불퇴전의 지위에 안주하는 자이다.
21. 변마상품(辯魔相品)
또다시 수보리여, 역시 대승에 처음 머무는 여러 보살들이 이 남자와 여인이 저 비인에 홀린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내가 이미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다면, 원하건대 나의 이 진실한 말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비인으로 하여금 버리고 멀리 떠나게 하며 저 홀린 남자나 여자들은 속히 해탈을 얻을지어다.’
만일 보살이 이렇게 말했을 때에 저 악마가 그 모습을 감추고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 몰래 비인으로 하여금 곧 버리고 떠나 사라지게 한다. 왜냐하면 악마의 힘은 비인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며, 이로 말미암아 비인의 힘이 능히 버리고 떠나 사라지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이때 보살은 이것이 악마의 힘인 줄 알지 못하고 그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먼저 세상의 부처님으로부터 이미 기별을 받았으며 능히 불퇴전의 지위에 안주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원한 것이 곧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저 모든 보살은 아직 기별을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런 힘이 없다.’
보살이 여기에서 증상만(增上慢)과 여러 거만한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 거만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자신을 높이려는 교만심이 더욱 불어난다. 자신을 높이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보살들을 소홀히 여기고 악하고 천하게 여긴다. 스스로는 먼저 세상의 부처님으로부터 기별을 받았지만 다른 이들은 아직 부처님으로부터 기별을 받지 못하였다고 말한다.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와 자연지(自然智)와 일체지와 일체지지로부터 멀리 떠나게 되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부터도 멀리 떠나게 된다. 보살이 여기에서 만일 여러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착한 법을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다른 이들을 이끄나니, 여러 악한 벗들이 함께 그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게 된다. 자신의 마음에서 또한 다시 선교방편을 갖추지 못하게 되며 증상만심(增上慢心)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런 인연으로써 악마에게 묶이게 되며 능히 벗어나지 못하게 되며, 성문지(聲聞地)이거나 연각지(緣覺地)의 두 지위 가운데 한 곳에 떨어지게 된다.
수보리여, 이와 같은 모습이 바로 대승에 처음 머무는 보살들이 조금 보고 조금 듣는 까닭에 능히 여러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못하고, 반야바라밀다의 선교방편의 도움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작은 인연으로써 거만한 마음이 불어나게 되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부터 멀리 떠나게 되는 것이다. 수보리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이것 또한 보살의 악마의 일[魔事]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또한 수보리여, 모든 악마들은 다시 이름의 인연으로써 모든 보살마하살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힌다. 무엇이 이름의 인연인가? 이른바 악마들이 여러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여 어떤 때 저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 이렇게 말한다.
‘보살이여, 마땅히 알아라. 그대의 아버지는 이런 이름이고 그대의 어머니는 이런 이름이며, 다른 친척이나 친구들은 각기 이와 같은 이름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7대조[世大祖]의 부모는 각기 이와 같은 이름이었다. 그대는 어떤 방위, 어떤 곳, 어떤 나라, 어떤 성, 어떤 족성에서 태어났으며 성은 어떤 것이었다. 또한 성품이 유연하거나 강건하고 용맹하며, 성품이 완만하거나 급하고, 근기가 예리하거나 둔하였다.’악마는 곧 하나하나를 말하면서 또다시 이렇게 말한다.
‘그대는 과거 세상에 또한 일찍이 두타(頭陀)의 공덕을 수행하고 익혔으니, 이른바 아라나법(阿囉拏法)을 받았다. 언제나 걸식을 하러 다녔고 분소의(糞掃衣)를 입었으며 밥을 먹은 후에는 다시 장(漿)을 마시지 않았다. 언제나 한 곳에 앉아서 먹었으며 언제나 깔개를 지녔다. 다만 세 가지 옷만을 지녔으며 시타림(尸陀林)에 머물렀다. 나무 아래에 앉았고 텅 빈 땅에 앉았으며 언제나 양을 조절하여 먹었고 언제나 앉았으되 눕지 않았으니, 이와 같은 두타의 공덕을 갖추었다. 또 다시 말을 적게 하는 것을 기뻐하고 만족하였으며, 산란하고 어지러운 것을 멀리 떠났다. 말할 때에는 부드러워서 사랑스러웠으며, 나아가 발에 바르는 기름 등을 받지 않았다. 그대는 과거 세상에서 이와 같은 갖가지 공덕을 모두 수행하였으며, 지금 세상에서도 또한 이와 같은 공덕으로 법을 보고 법을 안다. 너는 이미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결정적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으며 불퇴전의 지위에 안주하였다. 왜냐하면 그대는 이미 모든 공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대는 이미 이와 같은 공덕의 모습들을 갖추었다. 그러므로 먼저 세상의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미 기별을 받았음을 알아야 한다.’이때 보살이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먼저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계시는 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다. 이는 불퇴전에 안주하는 자이다. 왜냐하면 지금 말한 것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와 같은 두타의 공덕과 참으로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악마는 그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또다시 갖가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이른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바라문・장자와 나아가 보살의 부모・형제・친척・친구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대로 보살의 앞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과거 세상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받았으며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렀다. 왜냐하면 그대는 이미 이와 같은 공덕의 모습을 갖추었기 때문이다.’수보리여, 저 보살이 여러 변화한 사람들의 이와 같은 말을 듣고 나서 이것이 악마가 변화한 것임을 능히 깨달아 알지 못하고 곧 증상만과 온갖 거만한 마음을 일으킨다. 거만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더더욱 자신을 높인다. 자신을 높이기 때문에 다른 보살들을 소홀히 대하며 악하고 천하게 여긴다. 스스로 일컬어 먼저 세상의 부처님으로부터 기별을 받았지만 다른 여러 보살은 모두가 먼저 세상의 부처님으로부터 아직 기별을 받지 못하였다고 말한다.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와 자연지와 일체지와 일체지지로부터 멀리 떠나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부터 멀리 떠난다. 보살이 여기에서 만일 여러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착한 법을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다른 이들을 이끄나니, 여러 악한 벗들이 함께 그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게 된다. 자신의 마음에서 또한 다시 선교방편을 갖추지 못하게 되며, 증상만심이 더욱 견고해진다. 이 보살은 성문지(聲聞地)나 연각지(緣覺地)의 두 지위 가운데 한 곳에 떨어지게 된다.
수보리여, 나는 앞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진실한 모습을 말하였다. 그렇지만 이 보살은 능히 이루지 못하고 능히 안주하지 못하며 반야바라밀다의 힘의 보호와 도움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악마에게 묶이게 된다. 수보리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이것 또한 보살의 악마의 일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또다시 수보리여, 온갖 악마들은 다시 이름의 인연으로써 모든 보살마하살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힌다. 이것은 또다시 어떤 것인가? 이른바 악마가 어떤 때는 비구의 모습으로 변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 이렇게 말한다.
‘그대가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에 이름이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 저 비구가 말하는 이름은 이 보살이 본래 원하며 즐기는 보리를 얻을 때의 이름과 다르지 않다. 이 보살이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또다시 선교방편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이 비구가 말한 것은 참으로 좋다.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의 이름은 내가 원하는 것과 같아서 차이가 없다. 나는 이제 두 번 다시 의혹을 일으키지 않겠다.’이때 보살이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악마가 변화한 비구의 말을 따르며 믿고 받아들인다.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악마에게 집착하게 된다. 악마에게 집착하게 되기 때문에 증상만과 여러 거만한 마음을 일으킨다. 거만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더욱더 자신을 높인다. 자신을 높이기 때문에 다른 보살들을 소홀히 하고 악하고 천하게 여긴다. 스스로를 일컬어 먼저 세상의 부처님으로부터 기별을 받았지만 다른 여러 보살들은 모두 아직 부처님으로부터 기별을 받지 못하였다고 말한다.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와 자연지와 일체지와 일체지지로부터 멀리 떠나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부터 멀리 떠난다. 보살이 여기에서 만일 여러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착한 법을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다른 이들을 이끄나니, 여러 악한 벗들이 함께 그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게 된다. 자신의 마음에 또한 선교방편을 갖추지 못하게 되며 증상만심이 더욱 견고해진다. 이 보살은 성문지나 연각지의 두 지위 가운데 한 곳에 떨어지게 된다.수보리여, 나는 앞서 불퇴전보살마하살의 진실한 모습을 말하였다. 그렇지만 이 보살은 능히 이루지 못하였고 능히 안주하지 못하였으며 반야바라밀다의 힘의 보호와 도움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악마에게 묶이게 된 것이다.
수보리여, 이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앞에서 갖가지 거만한 마음을 일으킨 것에 대하여 후회하고 버려야만 한다. 보살이 설령 이 마음을 후회하였다고 하더라도 또한 아주 오래도록 생사 중에 떨어진다.만일 훗날에 다시 선지식을 만나서 인도를 받으면 다시 반야바라밀다를 인하여 점차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하여 나아가게 된다. 왜냐하면 보살이 온갖 거만한 마음을 일으킨 죄는 지극히 무겁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비구니가 네 가지 근본의 아주 무거운 죄 가운데 하나나 둘을 범한다면 곧 사문이 아니거나 석종자(釋種子)가 아닌 것처럼, 보살이 이름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여러 거만한 마음을 일으켜서 얻게 되는 죄 또한 이와 같다.
수보리여, 이 네 가지 근본죄는 그만두고라도 마땅히 알아라. 모든 5무간죄(無間罪)는 가장 무겁고 깊은 죄이다. 만약 보살이 이름의 인연으로 여러 거만한 마음을 일으켰다면 이때 얻은 죄는 다시 이것보다 더 깊고 무겁다. 그러므로 이 보살은 바로 크게 방편이 없다고 이름하는 것이니, 능히 악마의 일인 줄을 깨달아 알지 못한 것이다. 수보리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저 모든 악마들은 이와 같은 미세한 인연으로 저 악마의 업을 지어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부수고 어지럽히는 것이다. 보살은 이것을 알아야만 하며, 깨달아 알고 난 뒤에는 멀리 떠나야 한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저 시끄럽고 어지러운 것을 싫어하여 멀리 떠나는 것을 즐거이 원할 때에 모든 악마들이 곧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 이렇게 말한다.
‘만일 멀리 떠난다면 마땅히 저 산의 바위나 나무 아래의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에 머물러야 한다. 이와 같이 수행하고 익히는 것이 바로 참다운 멀리 떠남이다. 이 멀리 떠나는 행은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바이다.’
수보리여, 나는 모든 보살마하살이 산의 바위나 나무 아래의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에 머무는 것이 참다운 멀리 떠남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그러자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산의 바위나 나무 아래의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에 머무는 것을 멀리 떠남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다시 어떤 모습이 있어서 보살마하살의 참다운 멀리 떠남이라고 이름합니까?”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며 선교방편이 있어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대자대비행을 행할 때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난다면 비록 마을에 가까이 있다고 하여도 멀리 떠남이라고 이름한다. 산의 바위나 나무 아래의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에 있는 것도 멀리 떠남이라고 이름하기도 한다.
수보리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능히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난다면 이것이 바로 참다운 멀리 떠남이다. 이와 같은 멀리 떠남을 나는 허락하는 바이다. 보살은 마땅히 밤이나 낮에 언제나 이와 같은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을 닦아야만 한다.수보리여, 만일 악마가 찬탄하는 바와 같이 보살이 다만 산의 바위나 나무 아래의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에 머무는 것만을 멀리 떠남이라고 한다면 이 보살이 비록 이와 같이 멀리 떠났다고 하더라도 능히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나지 못했다면 참다운 멀리 떠남이 아니다. 비록 반야바라밀다를 닦는다고 하더라도 일체지지를 원만히 하지 못했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은 잡되고 어지러운 행이 되며, 몸과 입과 마음의 업이 청정함을 얻지 못하고, 지혜방편이 없으며 대비행이 아니다. 세 가지 업이 청정하지 못한 까닭에 그가 마을에 가까이 다가와서 머문다면 가볍게 여기고 거만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다.수보리여, 저 보살이 비록 마을에 가까이 있어도 이것만으로는 잡되거나 어지러운 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능히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났기 때문이며, 몸과 입과 마음의 업이 모두 청정하고 지혜방편이 있고 대비행을 갖추었기 때문에 비록 마을 가까이 있다고 하여도 이것은 참다운 멀리 떠남이다.만일 이와 같이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을 닦는 자가 다시 가벼이 여기고 거만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은 비록 선정과 해탈과 신통과 지혜와 삼매 등의 법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선교방편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이 비록 백 유순 밖의 광야나 텅 비고 한적한 곳 등에 있기를 1년이 지나고 백 년이 지나며, 나아가 백천 구지 나유타년이 지났다고 하자. 설사 이런 세월을 지내도록 멀리 떠남의 행을 닦는다고 하더라도 끝내 이익이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한 바와 같은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을 그는 능히 알지 못하였으며, 깊고 견고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 안주하지 못하였고, 선교방편이 없으면서 다만 고요한 것으로써 참다운 멀리 떠남을 삼기 때문이다.만일 불도(佛道)를 구하는 자가 이것을 탐하고 집착하고 의지한다면 이와 같은 멀리 떠남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 이는 또한 나의 마음에 기쁨을 내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말한 멀리 떠남의 행에서는 곧 이와 같은 멀리 떠남을 행한 사람을 진실로 멀리 떠남이라고 이름하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또한 수보리여, 모든 악마들은 그가 텅 비고 한적한 곳에서 멀리 떠남의 행을 닦는 것을 보면 곧 그곳으로 와서 허공에서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장하구나. 선남자여, 그대가 닦는 것은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이다. 여래께서 찬탄하는 행을 그대가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하여금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할 것이다.’이 보살은 공중에서 자기를 칭찬하는 말을 듣고는 저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 등에서 마을로 온다. 그리하여 다른 보살이 부드럽고 온화하며 잘 길들여지고 범행을 닦아 지니며, 성문이나 연각의 마음을 멀리 떠나서 세 가지 업이 청정한 것을 보고는 업신여기는 마음과 거만한 마음을 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대들은 참으로 시끄럽고 어지러운 행을 하는 자들이다. 그대가 행하는 바는 멀리 떠나는 행이 아니다.’수보리여, 저 텅 비고 한적한 곳에 머무는 보살은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을 시끄럽고 어지러운 행으로 삼았으며, 시끄럽고 어지러운 행을 참다운 멀리 떠남의 행으로 삼았다. 이런 허물로 말미암아 공경 받아야 할 사람을 도리어 업신여기고 그에게 거만하게 굴며, 공경 받아서는 안 될 자는 도리어 공경한다.왜냐하면 그가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텅 비고 한적한 곳이나 광야 등에서 머물렀는데 비인(非人)들이 나를 생각하는 까닭에 왔고, 나를 돕기 위해 왔다. 그대들 마을에 가까이 사는 자들이여, 비인들이 그대들을 생각하고 도우려고 왔는가?’
이렇게 생각한 뒤에 다른 보살을 업신여기고 거만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보살 중에서 전다라(旃陀羅)이며 보살 중에서 허물이 있는 악한 자이며, 보살 중에서 물든 행을 하는 자이다. 이 자는 모습뿐인 보살이며, 또한 적주사문(賊住沙門)이라 이름하며, 또한 사문의 형세를 갖춘 도적이라고 이름하며, 또한 깨끗하지 못한 법을 지닌 자라고 이름하며, 예의가 아닌 법을 지닌 자라고 이름한다.
이와 같은 모습으로 말미암아 이들은 처음으로 마음을 낸 자[初發心者]들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세간과 여러 하늘과 인간 등의 공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저 사람이 바로 증상만을 일으킨 자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사람을 친근히 해서는 안 된다.또한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고 일체지를 사랑하고 즐기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깊이 일으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자 하고 모든 중생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와 같은 사람을 친근해서는 안 된다.
수보리여, 보리를 구하는 자는 여러 악마의 일에 대해서 언제나 깨달아 알아야 하며, 깨달아 안 뒤에는 멀리 떠나야 하며 언제나 항상 삼계를 싫어하며, 멀리 떠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다만 모든 중생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기 위해 중생에게 바른 길을 이끌어 보이고자 하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바른 과보를 원만히 하고 법의 참다운 성품에 머물게 하고자 한다. 또한 모든 중생에 대하여 대자심(大慈心)・대비심(大悲心)・대희심(大喜心)・대사심(大捨心)을 일으켜서 보살은 언제나 이런 소원을 짓는다.
‘원하건대 나는 마땅히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이와 같은 모든 악마의 일을 멀리 떠날지어다. 설령 잠깐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이내 없애 멸하게 할 지어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배운다면 이것은 보살마하살의 신통과 지혜의 힘인 것이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이와 같은 것들은 모두 보살마하살이 악마의 일을 깨달아 알며 참으로 멀리 떠나는 모습을 말한 것이다.”
22. 선지식품(善知識品) ①
이때 세존께서 존자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여러 선지식을 친근하고 공경해야 한다.”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여 만일 선지식을 능히 사랑하고 즐거워한다면 어떤 자가 바로 보살마하살의 선지식입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바로 보살의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능히 보살의 행법(行法)과 모든 바라밀다를 설하시며, 보살을 가르치고 보여서 반야바라밀다에 들어가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 여래가 바로 보살의 선지식이다.또한 수보리여, 반야바라밀다가 바로 보살의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바라밀다의 궁극적인 곳이며, 반야바라밀다로써 보살의 선지식을 삼기 때문이다. 즉 6바라밀다는 모두 보살의 선지식이다. 또한 6바라밀다는 바로 보살의 큰 스승이며, 6바라밀다는 행하여야 할 바른 길이다. 6바라밀다는 세간의 빛이고, 6바라밀다는 커다란 법의 횃불이다. 6바라밀다는 큰 법의 빛이고, 6바라밀다는 진정한 구호(救護)이며, 6바라밀다는 귀의할 곳이며, 6바라밀다는 머물 수 있는 집이며, 6바라밀다는 궁극적인 길이며, 6바라밀다는 커다란 섬이며, 6바라밀다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모두 6바라밀다를 인하는 까닭에 능히 이루어진다.또한 수보리여, 모든 과거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으로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난 뒤에 이미 열반에 들었다면 이 모든 여래는 전부 6바라밀다로부터 생하였다. 모든 미래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면 이 모든 여래도 전부 6바라밀다로부터 생한다. 현재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지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면 이 모든 여래도 또한 6바라밀다로부터 생한다. 또 삼세제불의 일체지도 6바라밀다로부터 생한다.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 보살도를 본래 행하실 때 모두 이 6바라밀다와 37보리분법(菩提分法)과 4무량행(無量行)과 4섭법(攝法)과 나아가 모든 불법을 수행하고 익혔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다. 이 모든 불법은 전부 6바라밀에서 생겨났다. 또 불지(佛智)・자연지(自然智)・불가사의지(不可思議智)・불가칭량지(不可稱量智)・무등지(無等智)와 무등등지(無等等智)도 또한 이 6바라밀다에서 생겨났다.
수보리여, 그러므로 6바라밀다는 보살의 선지식이고, 6바라밀다는 보살의 큰 스승이며, 행하여야 할 바른 길이고, 세간의 빛이며, 커다란 법의 횃불이고, 큰 법의 빛이며, 진정한 구호(救護)이고, 귀의할 곳이며, 머물 수 있는 집이며 궁극적인 길이며, 커다란 섬이며,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낳는다.또한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6바라밀다를 배워야 한다. 만일 모든 바라밀다를 배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에서 이치대로 수행하고 배우며 그 뜻을 환히 이해하고 참되게 사유하고 참되게 관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다섯 바라밀다의 우두머리가 되어 이끌고 열어 보이며 환히 깨우치게 하기 때문이다.
또 만일 다섯 바라밀다가 반야바라밀다를 떠난다면 이내 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만일 다른 믿음을 일으키지 않고 다른 말을 따르지 않으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고 배워야 한다.”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모습이 반야바라밀다입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상(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반야바라밀다이다.”수보리가 말하였다.
“자못 인연이 있으므로 반야바라밀다가 상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법도 또한 상에 집착하지 않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인연이 있어 반야바라밀다가 상에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법 또한 상에 집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모든 법은 공하기 때문이며, 떠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모든 법이 상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공하고 떠나기 때문인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다가 상에 집착하지 않는 것 또한 공하고 떠남인 까닭이다.”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법이 공하고 떠남이라면 어떻게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이 물들거나 깨끗하다고 말씀하십니까? 세존이시여, 공한 법에는 물들거나 깨끗함이 없고 떠남의 법에는 물들거나 깨끗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즉 이 공한 법이나 떠남의 법은 얻을 수 없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이 공한 법과 떠남의 법과 다르며, 또한 어떤 법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와 같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원하건대 부처님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널리 설하여 주소서.”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모든 중생이 오랜 밤 동안에 나[我]와 나의 것[我所]에 집착하느냐?”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중생은 오랜 밤 동안에 나와 나의 것에 집착합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나와 나의 것은 공한가?”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나와 나의 것은 공합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중생은 나와 나의 것에 집착하는 까닭에 생사를 되풀이하며 오가는가?”수보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중생은 나와 나의 것에 집착하는 까닭에 생사를 되풀이하며 오갑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모든 물든 법이란 다만 중생이 받아들이는 바와 집착하는 바를 따르는 까닭에 물듦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모든 중생이 받아들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면 곧 얻을 만한 물듦은 없으며, 또한 물듦을 받아들이는 자도 없다. 그러므로 나와 나의 것이 없다. 나와 나의 것이 없는 까닭에 깨끗함이라고 이름하여 말하는 것이다. 만일 모든 중생이 받아들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면 또한 얻을 만한 깨끗함이 없고 깨끗함을 받아들이는 자도 없다. 수보리여, 이런 뜻으로 인하여 모든 법의 공함과 모든 법의 떠남 중에서 물듦을 말하고 깨끗함을 말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마땅히 이와 같이 행하여야 한다.”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뜻을 잘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법의 공함과 모든 법의 떠남 중에서 더러움을 받아들이지 않고 깨끗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잘 말씀하셨습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이와 같이 행하여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한다면 이것은 색을 행하는 것이 아니고 수・상・행・식을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한다면 널리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항복하게 할 것이며, 그들이 능히 어지럽히거나 흔들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와 같이 행한다면 성문이나 연각의 행에 뒤섞이지 않으며, 성문이나 연각의 지위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왜냐하면 이와 같이 행한다면 행하는 바가 없으면서 행하고, 머무는 바가 없으면서 머무는 것이며, 능히 부처님의 성품에 들어가고 여래의 성품과 자연지의 성품과 일체지의 성품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행하는 자는 가장 으뜸가며 이보다 더 뛰어난 자는 없을 것이며, 반야바라밀다의 뛰어난 행과 상응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밤낮으로 이와 같이 부지런히 행한다면 이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워질 수 있으며, 이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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