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덕호장자경(佛說德護長者經) 하권
불설덕호장자경 하권
수 천축 나련제야사 한역
권영대 번역
그때에 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불찰을 지나 부처님 국토가 있었는데 이름은 염광(炎光)이었고, 부처님의 호는 덕장봉분신왕(德藏峯奮迅王)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였는데 현재에 설법하셨다. 그 부처님 세계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노사나방대광명(盧舍那放大光明)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모두 노사나방대광명이었다. 그 낱낱 보살들은 각자 아승기 보살들로 권속을 삼고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여러 침수향의 청정한 불꽃을 놓았다. 그 향기는 널리 퍼져서 각기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를 십 아승기 번[倍]을 지나서 세계에 두루 가득하여 일체의 하늘ㆍ사람들을 지나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때에 동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불찰을 지나서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일체보장엄(一切寶莊嚴)이었으며, 부처님 이름은 법자재왕(法自在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이름이 이장애(離障礙)였으며, 각각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서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를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십천만 겁 청정한 선근이 성취하는 소리로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였으며, 큰 법구름을 일으켜 온갖 법비를 내리면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른 것이었다.
그때에 동남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장엄(寶莊嚴)이었으며,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호는 이장애광염(離障礙光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보광청정월(普光淸淨月)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이름이 보광청정월이었으며, 낱낱 보살은 각각 백천만 보살로 권속을 삼아 앞뒤로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보배 광명을 섞어 장엄한 빛깔을 놓아 금보(金寶)의 방울을 단 그물로 덮어 일체의 허공을 채워서 그 소리가 미묘하기 백천 부처님 소리 같았다.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긴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때에 서남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금망복(金網覆)이었다. 그 세계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이름이 승행왕(勝行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연성자재(軟聲自在)였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다 연성자재로서 각기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사바세계로 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보배 일산 구름[寶傘蓋雲]을 일으키어 허공을 채웠으며, 낱낱 보배 일산은 진주 이슬을 드리웠는데 맑고 깨끗하고 또렷하여 부처님의 광명 같았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온 것이었다.
그때에 서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입(普入)이었으며 부처님 이름은 무애월(無礙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지금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무량음악성(無量音樂聲)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모두 무량음악성으로서 한량없는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낱낱 보살들은 낱낱 털구멍에서 아승기 음악 소리를 내어 일체의 불법을 노래하여 찬송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그때에 아래쪽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국토를 지나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련화선주(寶蓮花善住)였으며, 부처님 이름은 일체중생세등(一切衆生世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
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보운덕(普雲德)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보운덕이었으며, 낱낱 보살은 각각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보배연꽃 구름을 일으키어 온갖 끝없는 색깔의 꽃을 비내려 아승기 불찰을 장엄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그때에 위쪽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불찰을 지나서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잡화당(雜華幢)이었으며, 그 부처님 이름은 잡보분신왕(雜寶奮迅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지금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견자불공(見者不空)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같았으며, 낱낱 보살은 각기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전단 맛 나는 향기로운 구름을 일으키어 여러 냄새가 뒤섞인 향을 내려 아승기 불찰을 채웠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이렇게 온갖 방향과 방향 아닌 데서 한량없이 수승한 몸의 보살들이 각기 국토의 불찰에서 오는데 큰 위덕과 광명과 색상을 나타내면서 모여 기사굴산 꼭대기에서부터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비추었다. 이 모든
보살들은 장엄하여 보살의 행을 성취하여 청정한 광명이 밝게 비추어 마음에 머무름이 없었으며, 불가사의한 아승기 불찰에서 모든 부처님의 처소를 지나면서 깨끗이 범행을 닦았으며, 원지(願智)와 방편지(方便智)를 증장하였으며 불가사의한 삼매로 항상 물러나지 아니하였으므로 만약 이 모든 보살을 보거나 듣거나 친근하는 이는 다 공하지 아니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시방의 모든 큰 보살들과 아승기의 보살 권속들이 각기 불찰로부터 여기에 모여온 것을 보시고 곧 가부좌를 푸셨으니 덕호 장자의 집에 가시기 위한 때문이었다.
때마침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種) 열여덟 모양으로 움직였다. 동(動)ㆍ변동(遍動)ㆍ등변동(等遍動)과 용(踊)ㆍ변용(遍踊)ㆍ등변용(等遍踊)과 후(吼)ㆍ변후(遍吼)ㆍ등변후(等遍吼)와 각(覺)ㆍ변각(遍覺)ㆍ등변각(等遍覺)과 진(震)ㆍ변진(遍震)ㆍ등변진(等遍震)과 기(起)ㆍ변기(遍起)ㆍ등변기(等遍起)였다.
이때에 아승기의 연꽃이 땅에서 솟아 나왔으며 아승기의 향과 아승기의 광명과 아승기의 불꽃과 아승기의 보배 화만과 아승기의 마니 잡보의 꽃줄기와 아승기 마니 잡보의 꽃받침과 아승기 비로자나 장(藏)과 아승기 덕(德)ㆍ색(色)을 다 헤아릴 수 없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배꽃 위에 올라 옷을 바로 하시고 신통력으로써 백천만억 연꽃잎을 변화로 만들자 땅에서 갖가지 섞인 색깔이 솟았다. 줄기는 푸른 유리 덕장(德藏)이요 잔뿌리는 감로미보(甘露味寶)였으며 꽃받침은 순[正] 마니장보(摩尼藏寶)였는데, 용견(龍堅)ㆍ전단나향 광명이 백천 불꽃을 내었다. 이와 같은 연꽃이 차례로
늘어서서 기사굴산에서 덕호 장자의 집까지 보배 연꽃이 두루 덮어 다 충만하였으며, 다시 신통력으로 일체의 몸의 마디에서 널리 광명을 놓아 두루 동방의 일체 불찰을 비추었으며, 이와 같이 동ㆍ남ㆍ서ㆍ북방 네 쪽과 위와 아래의 일체 불찰에 광명의 비춤이 모두 이와 같았으며, 이 왕사성의 일체 궁전과 일체의 집과 성벽과 안팎 거리와 담장 내지 평상 밑에까지 다 비추었는데 일체 인민이 일찍이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때에 여래께서는 큰 보살 대중과 큰 아라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허공에 두루 가득히 보배 연꽃을 밟으면서 기사굴산에서 내려와 왕사성으로 들어가 덕호 장자의 집에 들어오셨다. 부처님께서 내려오실 때에 아뇩달라 용왕과 한량없는 온갖 빛깔의 용자(龍子) 5백과 한량없는 백천 용왕들이 한량없는 향구름을 놓아 한량없는 향비[香雨]를 내려 여래를 시종하였다.
그때에 네 하늘 대왕은 세존을 모시고 다시 한량없는 보배 구름과 비를 쏟아 길 사이에 흩어 씻었으며, 길 양가에다 7보 난간을 만들고 갖가지 장엄으로 다 가득 채웠으며, 이와 같이 일체 천왕ㆍ일체 용왕ㆍ일체 야차왕ㆍ일체 건달바왕ㆍ아수라왕ㆍ가루라왕ㆍ마후라가왕ㆍ긴나라왕ㆍ범천ㆍ대범천ㆍ불괴범천과 한량없는 천만 나유타 권속들이 공경히 둘러싸서 노래로 칭송하고 찬탄하였으니, 곧 실다운 찬탄ㆍ가장 실다운 찬탄ㆍ뒤바뀌지 않는 찬탄ㆍ둘 없는 찬탄ㆍ수승한 찬탄ㆍ가장 수승한 찬탄ㆍ
희한한 찬탄ㆍ불법과 맞는 찬탄이었다. 이와 같은 찬탄을 지어 두루 허공에 가득했으며, 다시 이와 같이 공경하는 공양ㆍ수승한 공양ㆍ가장 수승한 공양ㆍ아승기 공양ㆍ아승기를 벗어난 공양 등을 하면서 허공에 날아올라 여래를 따르고 모시며 왕사성에 들어와 장자의 문에 이르렀다. 4대 천왕ㆍ아수라왕ㆍ야차왕 등도 또한 왕사성의 길에서 걸으면서 모시고 덕호 장자의 문에 이르렀다.
그때에 월광 동자는 부처님의 광명과 큰 신통 나아가 열여덟 가지 모양의 흔들림을 보고 크게 환희하고 마음과 뜻이 온화하고 즐거워졌으며 모든 근이 쾌락하고 온몸이 만족하였으며, 환희심을 내어 7층 누각 위에 올라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합하여 부처님께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가부좌 푸시고
이내 오시려 할 때
두려움 없기가 사자 같은 이
그 여래 여기 오셨네.
이 여래 나라연(那羅延)
무너지기 어려운 양족존
마와 그 권속들 부수고
저 보리수 일으키셨네.
이 여래 금강 같아서
일체가 무너뜨릴 수 없지만
일체 삿된 소견과 모든 외도들
능히 무너뜨리네.
비유컨대 큰 역사
모든 원수와 적 무너뜨리듯
우쭐대는 것과 모든 번뇌
자비로 흩어 없애네.
이 여래 파괴하기 어려운
그들 꺾고 스스로 이기신
지혜로운 큰 길잡이
능히 일체를 구제하시네.
여래는 죽일 수도 없고
어떤 불도 태울 수도 없으며
여래는 이미 죽음 여의었나니
온갖 독이 해치지 못하네.
여래는 대장부요,
가르치시는 큰 길잡이
삼계의 가장 수승한 몸
일체가 미칠 수 없네.
둥근 어깨 총명하고 어지신 이
자비하신 성인의 무리
일체의 중생들은
아무리 수승해도 미칠 수 없네.
온갖 색상 다 갖추시고
80종호로 장엄하셨고
몸의 광명 다 비추시어
조복함에 깨끗하고 번뇌 없네.
이 허공 타고 오신 이
죄를 여의어 집착함이 없고
잡된 각관(覺觀)에 머무르지 않아
언제나 진실한 도에 머무르시네.
이 다함없는 데서 오신 이
온갖 법과 부사의한 법륜
온갖 차별지(差別知)를
널리 설하셨네.
여기 오신 일체지
능히 일체의 법과
10력과 큰 자비 깨달으시어
편안히 4변재에 머무셨네.
여래의 견(見) 공하지 않아
중생들에게 안온함 주시니
한량없는 억만 겁에
듣기도 어려운데 더구나 보랴.
여래는 조복된 용이요
장부며 사람 중 사자라
중생 가엾이 여김 부사의하고
행(行)을 이루기 무량겁일세.
여래는 자재하신 이
중생이 막을 수 없고
크게 자비하신 길잡이로서
구하는 자의 원을 채워 주시네.
여래는 선지식
법계에 머물러 가장 수승하고
끝없는 허공 같으며
한 순간에 모든 법 깨달으셨네.
여래는 둘을 여의신 이
모든 법 피안에 이르시고
모양 없는 땅 가운데서
가장 위고 수승함 깨달으셨네.
여래는 깨끗이 보시하시니
재물보시 법보시 두 가지일세.
지난 세상에서 목숨 버리셨나니
중생을 불쌍히 여기신 때문이네.
여래는 길잡이
일체에게 편안함 주시고
한량없는 겁 닦아 익힘은
보리를 구하는 이 위함이었네.
평등하고 큰 지혜ㆍ마음
법 가운데서 항상 닦으니
원수와 친함 둘이 아니고
마음의 깨끗함도 분별이 없네.
사자처럼 분신하시어
신통력으로 중생 건지니
모든 한량없는 국토에
광명이 모두 두루 비쳤도다.
여래의 공덕은
겁을 쌓아 찬탄하여도
한 터럭도 다하지 못하겠거늘
어찌 더구나 온 몸이랴.
그때에 월광 동자의 누이 월상(月上)은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었는데 월광 동자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함을 듣고 몸과 마음이 환희하였으며, 더구나 여래의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는 것과 크신 신통력과 대지가 진동함을 보고 마음이 환희하였기 때문에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합하고 아버지 앞에서 게송을 말했다.
오빠 월광이 찬탄한 것처럼
여래의 모든 공덕은
일체 세간엔 없나니
아버지여, 믿고 받으소서.
외도의 말을 믿지 마십시오.
마음에 항상 질투 나오리.
부처님[十力]께 악한 마음 내면
악을 지각하여 선한 마음 잃습니다.
부처님 법 모르기 때문에
말을 듣고도 믿지 않으며
악을 짓고 선한 도 잃으면
부처님에 대해 할 말 없습니다.
저들의 삿된 소견 받아 말하면
마땅히 나쁜 갈래 떨어지오니
질투는 어리석고 흐린 까닭에
곧 선한 마음 잃어버리네.
악한 소견은 3독의 인연
이러한 것 탐하여 증장하면
뒤바뀐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멀리 모든 불법 여의옵니다.
한량없는 천만 겁에
부처님 이름 듣기 어려워
아버지는 응당 부처님께
청정한 믿음 깊게 내소서.
부처님 이름 말하는 이도
그 사람 오히려 보기 어렵거늘
더구나 부처님 뵈옵기이랴.
때문에 아버지는 믿으셔야죠.
말한 대로 부처님께선
한량없는 신통 나투셨고
한량없는 광명 불꽃 놓으셨으며
그 사람 이제 이미 오셨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유타 국토 흔들면서
한량없는 불제자들
중생이 가엾다고 여기 오셨네.
그들 시방에서 오니
부수기 어렵기 사자(師子)인 양
모든 하늘ㆍ사람ㆍ용들
환희하여 온갖 꽃 뿌리네.
그때에 장자의 딸 덕생(德生)은 땅이 크게 움직임과 큰 신통과 큰 광명과 온갖 빛깔이 분명함을 보고 환희하여 한량없이 뛰면서 옷자락으로 여러 가지 꽃들을 가득 담고 빨리 아버지에게 가서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합하여 큰 신심과 큰 환희심으로 아버지를 향하여 게송을 말했다.
아버지 지금 외도를 믿으니
그 마음 가장 나쁘며
타락하여 사악한 데 있으면서
항상 부처님 법 믿지 않으며
사람을 밀어서 나쁜 갈래에 들여보내고
사람의 선한 길을 막나니
늘 조복되지 못하고
부처님 공덕의 이로움 잃습니다.
부처님 우담바라 같아서
백천 겁 지난대도
이름조차 듣기 어려운데
어찌 더구나 볼 수 있으리오.
아버지는 외도를 믿어
두 마음 먹고 부처님 청했지만
이제 다 듣고 보았으니
나쁜 생각 내서는 안됩니다.
흐린 마음 내지 마옵고
해칠 생각 또한 마십시오.
늘 청정한 믿음 내어
부처님께 기쁨 내소서.
부처님의 신통력 헤아리기 어렵네.
널리 시방세계 덮으니
불자 월형면(月形面)과
용ㆍ신ㆍ야차 등
일체가 다 공경하고
믿는 마음으로 예경하며
만다라로써 부처님과
대중들에게 흩으니
부처님과 제자는 기뻐하나
삿된 무리들은 허둥지둥
부처님의 광명[佛日] 외도 비춤은
햇빛이 반딧불 흐리게 하듯.
이제 수승히 부처님 원하여
뵙기 어려운 부처님께 예배하십시오.
보니 한량없는 권속들
석가세존 둘러쌌습니다.
수승한 지혜ㆍ청정한 지혜는
외도들이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일산 구름과 전단 구름으로
온갖 장엄을 하였습니다.
그때에 월광의 아우 지견(智堅) 동자는 벌써 과거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모든 선근을 심었으며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깨끗이 범행을 닦았었는데, 이때 그 동자는 꿈속에서 보니 부처님이 큰 신통의 힘으로 기사굴산에서 내려와 왕사성으로 오시려고 하시는데 대지가 진동하였다. 곧 꿈에서 깨어나 옷을 입고 단정히 하여서 빨리 문 밑에 이르렀다가 크게 환희하여 도로 아버지 처소로 가서 게송을 말하였다.
제가 꿈속에서 부처님 보니
한 순간[念]에
기사굴산의
가장 큰 산 내려오시는데
부사의한 큰 힘
보살 대중 둘러싸여
각기 여러 국토에서 와
법계를 구별해 알며
낱낱 보살들
한없는 대중에 둘러싸여
각각 땅에 머무는데
그 이름 들을 수 없어.
큰 지혜 큰 보살
이름은 이구광
모든 부처님 위하여
칠보 일산 지녔습니다.
그들 묘한 소리 냄에
듣는 이 다 즐겨하였고
시방의 한량없는 나라
또한 두루 덮었습니다.
내가 보니 그 세존
모든 싸움 깨뜨렸습니다.
꿈에서 헤어나서
곧장 아버지께 왔으니
아버지 이젠 부처님 믿어서
어리석은 외도를 버리옵소서.
그들은 사람의 맘 악하게 하오니
속히 멀리 여의십시오.
설령 세계의 불
시방세계에 가득하여도
부처님의 옷을 못 태우거늘
어찌 더구나 여래의 몸이리.
설령 모든 독약이
백천 국토에 가득하여도
부처님 제자 못 해치거늘
어찌 더구나 여래이리요.
부처님은 일체의 독을
여읜 이 가운데 첫째이시라
생각 아니해도 독 제가 사라지거니
어찌 사라지지 않을 것 생각하리요.
일체지며 잘 조복하시는 이
이제 왕사성에 오셨고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
함께 피안에 이르셨네.
일체의 삼세(三世)에서
듣거나 형체 보시면
모두 안온함 주셨나니
그러니 아버지 믿으십시오.
여래의 견(見) 공하지 않으니
아버지 마땅히 공양하십시오.
부처님 무량광명 놓으심에
삿됨ㆍ어두움 제거하십시오.
그의 광명 비추심에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용ㆍ야차
및 모든 권속들
보는 이는 누구나 공하지 않네.
일체의 뜨거운 지옥
죄다 서늘해지고
지옥 속의 중생들
뜨거움 사라지니 마음 즐거워.
범천과 천주[天主]들
몸에서 향기구름 피어내니
온갖 빛깔의 비단 일산 같아
장엄이 허공에 있습니다.
여래의 마음 걸림이 없어
용 같고 길잡이 같이
능히 보시의 구름 일으켜
갖가지 보배들 비내렸습니다.
미묘한 보배ㆍ영락
전단 및 일산
허공에 두루 덮어
시방세계 미치었습니다.
여래는 능히 분별하시는 이
신통은 피안에 이르시고
갖가지 차별상 아시고
능히 모든 부처 찬탄합니다.
한량없는 아승기 하늘과
이 나라의 수승한 사람
부처님의 크신 이름 듣고
모두 부처님 처소에 왔네.
코끼리는 즐거운 소리 내고
사자 또한 그러하며
방탕한 모든 소[牛王]들도
소리 지름 이와 같습니다.
축생도 부처님 이름 듣고서
다 환희한 마음 내었거늘
아버지는 사람 중에 수승한 이로
어찌하여 믿지 않습니까.
천만 나유타
한량없는 모든 음악
보배ㆍ영락의 악기
두드리지 않아도 절로 울어.
한량없는 여러 축생
부처님께 대하여
악독한 마음 버리고
즐거이 맑은 믿음 내어서
능히 투쟁하는 마(魔) 부수고
큰 적멸[大寂:涅槃]에로 조복되며
인욕으로 피안에 이르고
사랑하는 마음 널리 가엾어 하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 피안에 이르러
능히 모든 중생 구원하며
갖가지 보시 베풀어
보리심 능히 일으켰습니다.
아버지는 마땅히 믿으옵소서.
부처님은 세간을 벗어났으며
능히 시방에 광명 놓으사
중생을 8난(難)에서 건지시오며
많은 신통의 힘 갖추시기
삼세에 헤아릴 수 없으며
사자처럼 노니시며
지혜는 피안에 이르시며
지혜의 머무름 수미산 같고
항상 보배 광명 놓으시며
불자와 여러 대중들
앞뒤로 둘러쌌으며
모든 신통 보여 나타내시고
오셔서 왕사성에 이르셨는데
갖가지 묘한 보배 두루 섞어서
꾸미고 장엄하셨습니다.
하늘ㆍ용ㆍ야차의 무리
백천억 아수라들
손 모아 공경히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조복함이 이제 문에 있어
발로 문지방 밟으실 때에
장님은 빛을 보고
귀머거리는 소리 들었으며
괴로운 이는 안락을 얻고
병든 이는 나았으며
괴롭게 아이 낳던 이
편안하게 낳았으며
보배의 광[藏] 모두 얻어서
가난한 이 부자 되었으며
청정하신 부처님 신통에
일체가 다 환희하였으며
성 안에 온갖 못[池]
갖가지 보배 가득했는데
그 장엄 사랑스러웠고
그 빛깔 매우 번쩍였습니다.
부처님 거리에 다니시니
아버진 일어나서 영접하십시오.
행랑과 누각마다
남자ㆍ여자 가득하온데
옷자락에 향이랑 꽃이랑
여러 보배 영락 담아서
청정하고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께 뿌렸습니다.
국왕이신 선니(先尼)도
6만 채녀 딸렸는데
각기 온갖 보배 가지고
여래께 공양했으며
옷에 담긴 보배ㆍ영락
묘한 향과 꽂들로
환희심 일으키어
부처님 위에 흩었습니다.
지혜로운 이 거리에 가득
믿고 즐겨 공덕 구하며
기뻐 날뛰며
불세존께 절하였으며
부처님 거리에서 오심에
백천억 중생이
환희하여 합장하였고
일체가 다 절하옵니다.
아래로 일체 세간에서
위로는 색구경천까지
시방의 일체 국토에
가득한 하늘ㆍ사람과
온갖 부류의 사람들
여래께 공양하며
모두가 기뻐하고
청정한 마음에서 예불하였고
외도의 훌륭한 논사들
세존의 발에 정례하고
위와 같은 청정한 마음과
가장 수승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합장하여 부처님 찬탄하기를
거룩하여라, 부처님 나심이여,
큰 지혜며 일체지이신 이
이미 피안에 이르셨네.
아버지는 마땅히 환희심 내시고
함께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좋은 보배ㆍ의복으로써
여래께 공양하셔서
의혹된 마음과 질투와
모든 나쁜 견해 제거하고
세간 중에 수승하신 부처님 믿고
석가모니왕께 예배하십시오.
아버지는 아셔야 합니다.
중생을 조복 하시는 이
중생을 덮어 보호하시고
일체의 죄악의 마음
다 능히 없애 주시며
이와 같은 대도사(大導師)
아버지를 가엾이 여기시므로
이제 문 밖에 오셨나이다.
불구덩이는 저절로 없어지고
갖가지 연꽃
우발라ㆍ구물두
파두마ㆍ분다리를 내리니
모든 하늘ㆍ세간 사람
용ㆍ신 등 권속들
갖가지 꽃 흩는 향기
가득히 땅에 퍼지리.
이 길잡이의 지혜의 당기
위엄의 광명 보기 어렵고
일체지의 지(知)와 견(見)
피안에 도달하여
삼세의 마음의 업
상ㆍ중ㆍ하의 차별 아시니
아버지는 환희하여 믿으소서.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려운 이외다.
한량없는 아승기 겁 동안
중생 위해 고행 닦으사
모든 공덕 구족하여서
길이 일체의 죄 제거하셨네.
복의 업 닦으시려면
이 복밭 제일이오니
중생을 가엾이 여긴 까닭에
응신 나투어 세간에 머무심에랴.
옷ㆍ밥을 구함이거나
몸의 지혜 나투시려 함이 아니라
다만 크신 자비로써
아버지가 가엾어서 오셨나이다.
아버지의 악한 마음 아셨으며
저들의 나쁜 소견 덮으시어
그들로 하여금 벗어남 얻어
속이고 해치는 업 여의게 하심일세.
부처님 모든 중생에게
일체가 다 평등하시어
가리거나 고르는 마음
원망도 친함도 없나니
여래의 참된 지혜는
어떤 아첨과 굽힘도 길이 떠났네.
아버지는 마땅히 신심 내시어
존중해서 예경하십시오.
부처님은 세상에서 훌륭하시니
온갖 나쁜 소견 다 토하시고
아버지는 기꺼이 믿어서
의심 그물 끝끝내 제거하십시오.
여래를 믿으시므로
모든 나쁜 갈래 안 떨어지며
부처님께서 5근을 맑히시니
응당 속히 예경해야죠.
삼세의 크신 길잡이
불자들이 둘러싸고
온갖 땅에서
걸림 없는 지와 행에 머무셨습니다.
이들 일체지의 아들들
여래의 비추임 둘러쌌으나
마치 햇빛에 뭇별 흐리듯
그러므로 응당 예경하십시오.
아버지는 부처님ㆍ신통력으로
불구덩이에 물 가득 차고
갖가지 연꽃 나옴을 보고
마음에 크게 환희하였네.
이 모든 변화 보고는
아들 월광을 돌아다보며
너는 곧 나의 길잡이
내가 가엾어 태어났구나.
나는 외도를 믿기 때문에
마음에 늘 해독을 품었더니
이제 부처님 믿고 공경하니
모든 나쁜 소견 버리었노라.
이 아이는 나의 선지식이란
가히 만나기 어려운 사람
나를 권해 부처님 믿어
큰 기쁨 나게 하였다.
그때에 제석천과
대자재천
이 두 큰 천왕은
부처님 위해 자리 장엄하였고
8십 천억의 하늘
옷으로 보좌를 덮어
부처님 앉히고서
나투어 비추시게 하였네.
범천왕 절하고 나서
부처님 위해 보배일산 들었는데
염부단의 순금에
보배 섞어 장엄하였네.
나머지 여러 하늘들
합장하여 부처님께 절하고
수백 가지 꽃과
붉은 전단 가루를 뿌렸네.
장자는 부처님 보고
그 마음 매우 기뻤고
8천 여러 여인들
청정한 지리 얻었고
5백 동자와
5백 동녀들
부처님 신통력 보고
다 보리심 내었으며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천자들
부처님의 신통력 보고
청정한 지혜 얻었지만
장자는 걱정되고
마음에 크게 부끄러워
곧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께 참회하였네.
이 밥엔 독약을 섞었으니
이제 다시 차리겠나이다.
원하오니 부처님 세존께서는
조금만 기다리소서.
여래께서 묘하신 범음으로
덕호 장자에게 말씀하시네.
여래는 일체지라
일체의 독 물리치노라.
탐ㆍ진ㆍ치 3독과
세간의 독약
여래께서 진실로 말하노니
멀리 여읜 지 이미 오래다.
탐ㆍ진ㆍ치 세 가지와
세간의 독약은,
독을 여읜 청정한 법은
실로 말하노니 다 멀리 여의노라.
탐ㆍ진ㆍ치 세 가지와
세간의 독은,
독을 여읜 청정한 승(僧)은
실로 말하노니 다 멀리 여의노라.
부처님께서 이 말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여러 하늘들이 큰소리로 말하였다.
“청정하신 큰 지혜(부처님)께서 이미 온갖 독을 여의시고 불구덩이를 없애시니, 집 안이 맑고 깨끗하기가 본래와 같고 다름이 없구나. 모두가 곧 법왕의 위신력이로다.”
그때에 덕호 장자는 곧 부처님께 큰 신심을 내었고 값이 백천만억이나 가는 좋은 옷으로 부처님의 몸 위에 덮었으며, 덮은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어리석고 못나서 6사(師)들의 가르침을 받았사오나 이제 부처님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옛적에 아버지께서 외도를 공경해 믿었던 까닭에 아버지에게 순종하다가 이와 같은 죄를 지었으며, 이제 월광으로 말미암아 저는 부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은근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옵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으니, 부처님께서는 저를 구원하소서.”
그때에 색계의 모든 하늘들이 다시 큰소리를 내어 하늘의 우발라화(優鉢羅花)와 바두마화(波頭摩華)와 구물두화(拘物頭華)와 분타리화(分陀利華)와 만타라화(曼陀羅華)와 마하만타라화를 흩어서 두루 땅에 가득하여 무릎까지 쌓였다.
장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의 아들 월광은 천만여 겁에 만나기 어려운 이온데 저를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저의 집에 와서 났으며 저를 위하여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잘 말하였으니 천만 겁토록 은혜를 갚기 어렵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값을 칠 수 없는 진주 영락을 부처님 위에 흩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덕호 장자가 깊이 신심을 내었으므로 신통력으로써 백천만 보배 빛깔 섞인 구름을 피웠다. 그때에 노흘다수(盧紇多輸:赤馬란 뜻의 신의 이름)와 비질라사(毘桎邏莎:신의 이름)는 광명이 비치는 갖가지의 보배 꽃을 부처님 위에 흩었으며, 아승기 보살들은 한량없는 신통을 지어 부처님 앞에 이르렀다. 이는 백천만억 여러 중생들을 교화코자 함이었다.
이때에 덕호 장자와 월광 동자와 덕생동자 등은 마음에 환희심을 내어 부처님 발에 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여 이렇게 말했다.
“아, 기이합니다. 석가여래의 신통변화는 불가사의하여 백천만 겁토록 얻어 보기 어렵겠거늘 더구나 깨끗한 믿음을 냄이겠습니까. 한량없는 억 겁에도 부처님 세상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이 아이 월광은 큰 지혜가 있어서 일찍이 시방의 한량없는 억 부처님을 뵈었으며 일체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놀면서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귀명하고 예배했습니다. 마치 석가여래께서 시방의 부처님 보았듯이 월광 동자 또한 이와 같아서 시방 모든 부처님 뵙고 발에 대고 절하였으며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법을 듣고 잊지 않았습니다.”
그때에 여래께서 덕호 장자의 집안 권속인 남녀노소와 월광 동자가 삼보에 대하여 이미 바른 믿음을 내어서 예배하고 찬탄하였으며 널리 선근을 심어 심행을 더욱 이익케 한 것을 보시고, 곧 모든 부처님의 법대로 미소를 지으시니 그 입[面門]에서 한량없는
천만 가지 빛깔의 광명 불꽃 나왔으며, 입의 마흔 개 이빨과 네 어금니가 낱낱이 다 한량없는 천만 억 광명을 놓으셨는데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ㆍ자주ㆍ파리(頗梨) 빛이었으며, 그 광명이 널리 동쪽의 일체 불찰을 비추었고 이와 같이 남쪽ㆍ서쪽ㆍ북쪽 사방과 위와 아래를 광명이 두루 비추기가 이와 같았으며, 다 비추고는 몸을 세 바퀴 돌고 도로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에 이반연덕보살(離攀緣德菩薩)이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이런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모든 부처님께서는 다 아무 인연 없이 웃지 않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반연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참 좋은 질문이다, 선남자여. 네가 부처님께 이와 같은 인연을 묻는구나. 너는 일찍이 지난 천만억 겁 전에 늘 이 뜻을 물었더니 이제 너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었으므로 이 뜻을 물었도다. 선남자여, 너는 이제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해 말하리라.
선남자여, 너는 지금 이 덕호 장자의 큰 아이 월광 동자를 보았느냐?”
“예,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동자는 믿지 않는 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믿음이 나게 하였으며, 조복되지 아니한 자로 하여금 조복하게 하였으며, 성숙하지 아니한 자로 하여금 성숙케 하였으며, 자기 아버지에게 선지식이 되었다. 왜냐하면 길잡이의 법으로써 그의 아버지를 교화하고 한량없는 천만 나유타 아승기 중생들을 불법 가운데 편안히 두어서 그들로 하여금 신심을 내게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게 하기 위함이었느니라. 또 이 동자는 내가 열반한
뒤인 미래 세상에서 나의 법을 보호하여 지니고 여래께 공양하여 불법을 받아 지니고 불법을 편안히 두고 불법을 찬탄하며 다가올 말법 세상에 염부제의 수(隋)나라에 대행(大行)이란 국왕이 되어서 수나라 안의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불법을 믿어 갖가지 선근을 심게 하리라.
그때 대행왕은 큰 신심과 큰 위덕으로써 나의 발우에 공양할 것이며 그 수년 뒤엔 나의 발우가 사륵국(沙勒國)에 이를 것이며, 그러한 차례로 수나라에 이르는데 그 대행왕이 부처님의 발우에 크게 공양을 시설하며, 또한 일체의 불법을 받들어 지닐 것이며, 또한 크게 대승방광경(大乘方廣經)을 한량없는 백천억 수로 써서 곳곳이 모든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모시리니 이름이 법탑(法塔)이다. 또 한량없는 백천 불상을 만들며 한량없는 백천 불탑을 만들어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불법 가운데 나서 불퇴전을 얻고 불퇴전의 믿음을 얻게 할 것이다.
그 왕은 이렇게 공양한 인연으로 일컬을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으며 말할 수도 없는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 늘 함께 태어나며 일체의 불국토에서 번번이 전륜성왕이 되어서 늘 모든 부처님을 만나며 일체의 불ㆍ법ㆍ승에게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몸과 절을 세우고 온갖 악기로 받들어 보시할 것이다. 이렇게 반평생을 지내면 5욕을 버리고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깨끗이 범행을 닦으며 법공양을 행하리라. 그리하여 염부제 안의 일체 남녀가 왕의 출가함을 보고 역시 따라서 출가하여 깨끗이 범행을 닦으리라.
이 대행왕은 한량없는 보살들의 수승한 원을 성취하고 큰 신통을 성취하며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보살의 행을 수행하여 그 낱낱 겁마다
교화된 중생의 수를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 없으며 헤아릴 수 없어서 다 모두 불법에 편안히 머물리라.
또한 겁 동안에 교화된 중생처럼 일체 겁 동안 또한 이와 같으리라.
이 보살은 이렇게 머물러 한량없고 가없고 말할 수 없는 중생이 불법에 머물게 한 뒤에 맨 마지막 몸으로 부처가 되리니, 이름은 이구월부동무장애대장엄(離垢月不動無障礙大莊嚴)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 세상에 나타나며, 그 세계의 이름은 무장애(無障碍)니라.
그 부처님 몸은 넓고 크며 한량없는 광명과 한량없는 광염(光炎)과 한량없는 신통력과 한량없는 설법과 한량없는 제자들과 한량없는 법륜 굴림과 한량없는 몸매[身相]로써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며 그 부처님이 열반하고자 할 때에 덕호 장자에게 부처되리라는 것을 수기하리니, 이름은 무등신(無等身)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하리라.
덕호 장자의 집안권속 중 나의 신통변화를 보고 보리심을 낸 이는 다 그 겁에서 각기 이름대로 부처가 될 것이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人非人) 무리들 중, 내가 덕호 장자의 집에서 신통을 나툴 때 보고 보리심을 낸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시방세계의 각자의 국토에서 각기 이름대로 다 부처가 되리라.
선남자야, 이 월광 동자는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서 덕호 장자를 이미 교화하였느니라.
이 동자와 덕호 장자는 오는 세상에서 번번이 부처님 계시는 세계에 태어나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리라.”
이렇게 월광 동자와 덕호 장자에게 인연을 수기하실 때에 한량없는 세계의 땅이 6종 진동을 하고 큰 광명이 널리 비추었으며, 온갖 하늘 꽃이 내리고 온갖 하늘 보배가 내렸으며, 하늘의 영락이 내리고 하늘 보배 일산이 내렸으며, 온갖 하늘 옷이 내리고 하늘 전단가루향이 내리고 하늘 침수향이 내리며 하늘 다가라향이 내렸으며, 하늘 우발라화가 내리고 하늘 파두마화가 내렸으며, 모든 하늘 음식이 미묘하게 소리 내었고 모든 하늘의 노래 읊조림이 났다. 이와 같은 모든 것들은 다 부처님의 신통력이었으며 또 월광의 전 세상의 선근의 힘이 덕호 장자와 권속들을 교화하였기 때문이며, 또한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을 교화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덕호 장자의 집사람 명덕은 부처님의 갖가지 신통력을 보았고, 또한 천룡팔부들이 큰 공양을 일으켰음을 보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을 말하여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큰 지혜이신 부처님
사자이신 여래께 귀의하여
만약 신심 낸다면
큰 이익 얻으리.
먼저는 외도 믿어
모든 악업 지었는데
이제 세존 믿으니
이렇듯 큰 이익 얻었네.
이 부사의한 것 보고서
그 누가 부처님 믿지 않으리.
이와 같은 무거운 죄인도
부처님 힘으로 믿음 내었네.
한 마음으로 공경하여
부처님 믿고
한량없는 백천 겁토록
모든 나쁜 갈래 떨어지지 않으리.
장자가 큰 죄 짓더니
이제 깨끗한 신심 얻었고
신심의 인연으로
여래께서 수기하셨네.
장자는 제 죄 알고
마음에 매우 근심하더니
이제 신심 얻고 나니
한량없는 복덕 얻었네.
마음속 나쁜 소견 없애니
일체의 죄 다 소멸되고
부처님 세존께
청정한 마음먹었네.
한 맘으로 부처님 믿고
이 인연으로써
내생에 부처되니
부사의 법왕이라.
처음에 부처님께 악함 내다가
이제 깊게 믿음 내었으니
보시한 인연 때문에
청정한 업장 얻었네.
부처님께 믿음 내는 이
누구나 이 사람 믿으면
그 사람 복덕 덩어리
이루 헤아릴 수 없다네.
그때에 장자 덕호는 머리 조아려 부처님과 일체 아라한과 일체 보살들에게 절하였으며 차례로 온갖 맛의 음식을 돌렸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다. 이반연덕보살(離攀緣德菩薩)과 월광 동자와 장자 덕호와 덕호의 일체 안팎 권속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 등 일체 대중들은 다 환희하여 절하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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