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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134 불설마등녀경(佛說摩鄧女經)

by Kay/케이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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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마등녀경(佛說摩鄧女經)

 

불설마등녀경(佛說摩鄧女經)


후한(後漢) 안식국(安息國) 안세고(安世高)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이때 아난은 발우를 들고 걸식하였는데, 먹고 나서 물가를 따라서 가다가, 한 여인이 물가에서 물을 지고 가는 것을 보았다. 아난이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하자, 여인은 곧 물을 주고는 아난을 따라가서 그가 머무는 곳을 보았다. 그리고 돌아가 어머니 마등(摩鄧)에게 말하고 나서 땅에 드러누워서 울었다. 어머니는 딸에게 우는 까닭을 물었다.
딸이 대답하였다.
“어머니가 나를 시집보내려거든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마십시오. 나는 물가에서 한 사문을 보았는데, 그는 나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내가 그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아난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아난에게 시집가겠으며, 어머니가 그를 얻어주지 못한다면 나는 시집가지 않겠습니다.”
어머니는 나가서 아난에게 물어보았는데, 아난은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는 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는 돌아와서 딸에게 말하였다.
“아난은 불도(佛道)를 섬기는 이로, 너의 남편이 될 수 없다.”
딸은 울면서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미혹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나가서 아난에게 공양을 청하였다. 딸은 크게 기뻐하였다.
어머니는 아난에게 말하였다.
“저의 딸이 그대의 아내가 되고자 합니다.”
아난은 말하였다.
“나는 계를 지니는 이라 아내를 두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말하였다.
“저의 딸이 만약 그대를 남편으로 삼지 못하면 자살할 것입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십니다. 여인과 통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들어와 딸에게 말했다.
“아난이 너의 남편이 될 수 없다면서 말하기를, ‘경도(經道)를 지니는 이는 아내를 둘 수 없다’고 하였다.”
딸은 울면서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어머니에게는 도(道)가 있지 않습니까?”
어머니가 말하였다.
“천하의 도(道) 가운데 부처님 도와 아라한 도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
딸이 다시 말하였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위해 그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가 주세요. 어두우면 저절로 나의 남편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는 문을 잠그고 미혹한 도[蠱道]로 아난을 붙들었으며, 날이 저물자 딸을 위하여 자리를 깔고 누울 곳을 만들었다. 딸은 크게 기뻐하며 밥을 먹었다. 그러나 아난은 얼른 자리에 누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뜰 가운데 불을 피우고 아난의 옷을 붙들고 말했다.
“당신이 내 딸의 남편이 되어주지 않겠다면 나는 당신을 불속에 던지겠소.”
아난은 사문(沙門)으로서 지금 도리어 이런 가운데 있으면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부처님께서는 신통을 지니셨으므로 이러한 아난을 아셨다. 아난은 부처님께 돌아와 아뢰었다.
“저는 어제 걸식하다가 물가에서 한 여인을 만나 물을 얻어먹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마등(摩鄧)이란 여자가 와서 공양을 청하기에 갔더니, 가자마자 저를 붙들고 저에게 딸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말하기를 ‘나는 부처님의 계율을 지니므로 아내를 둘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의 딸은 아난이 나오는 것을 보고 슬피 울었다.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의 도(道)는 부처님을 섬기는 이를 이길 수 없다고 너에게 말하지 않았느냐?”
딸은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 아난을 생각하였다.
딸은 이튿날 직접 다니면서 아난을 찾다가 걸식하는 것을 다시 보고는 아난의 뒤를 따라오면서, 아난의 발을 보고 아난의 얼굴을 보았다. 아난은 부끄러워서 피하였으나, 여인은 계속 따랐다.
아난이 부처님 처소로 들어가자 여인은 문을 지켰다. 아난이 나오지 않자, 그녀는 울면서 갔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등의 딸[摩鄧女]이 오늘도 저를 따라왔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마등의 딸을 오게 하여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난을 따라왔다니, 무엇 때문인가?”
“저는 아난이 아내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저 또한 남편이 없습니다. 저는 아난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은 사문이라 머리카락이 없는데 너는 머리카락이 있다. 네가 차라리 너의 머리를 깎을 수 없겠느냐? 내가 아난을 너의 남편으로 삼아주겠다.”
“저는 머리를 깎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아가 어머니에게 말하고 머리를 깎고 오라.”
여인은 어머니에게 돌아가서 말하였다.
“어머니는 저를 위해 아난을 얻어 주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의 머리를 깎고 오라. 내가 아난을 너의 남편으로 삼아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딸에게 말하였다.
“내가 너를 낳아 너의 머리털을 얻었다. 너는 어찌하여 사문의 아내가 되려고 하느냐. 나라 안에 있는 큰 부호에게 너를 시집보내 주겠다.”
딸은 말하였다.
“나는 살든지 죽든지, 아난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어머니는 말하였다.
“너는 어찌하여 우리의 혈통[種]을 욕되게 하느냐.”
딸은 말하였다.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거든, 내가 좋아하는 대로 따라 주십시오.”
어머니는 울음을 그치고 딸의 머리를 깎았다. 여인은 부처님께 돌아와서 말하였다.
“저는 이미 머리를 깎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아난의 어디를 사랑하느냐?”
“저는 아난의 눈을 사랑하고 아난의 코를 사랑하며, 아난의 입을 사랑하고 아난의 귀를 사랑하며, 아난의 소리를 사랑하고 아난의 걸음걸이를 사랑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눈에는 눈물만 있고 코에는 콧물만 있으며, 입속에는 침만 있고 귓속에는 귀지[垢]만 있으며, 몸에는 오줌과 똥이 들어 냄새나고 깨끗하지 못하며, 부부란 나쁜 이슬이 있고 나쁜 이슬 가운데서 자식이 생긴다. 자식에게는 죽음이 있고 자식이 죽으면 울음이 있다. 몸에 무슨 이익이 있느냐?”
여인은 곧 몸속의 나쁜 이슬을 생각하고 곧 마음을 바르게 하였으며, 이내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가 이미 아라한도를 얻었음을 아시고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일어나서 아난의 처소로 가라.”
여인은 곧 부끄러워 머리를 숙이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실로 어리석었기 때문에 아난의 뒤를 쫓았습니다. 이제 저의 마음이 열리고 보니, 어둠 속에 등불이 있는 것 같으며, 마치 배를 타다가 배가 난파하였는데 언덕에 닿은 것 같으며, 소경이 부축을 받는 것 같고, 늙은이가 지팡이를 짚고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길을 주셔서 저의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여인의 어머니는 미혹한 도를 행하였는데, 무슨 인연으로 이 여인은 아라한도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여인에 대하여 알고 싶은가?”
모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마땅히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마등녀는 전생의 5백 생 동안 아난의 아내였다. 5백 생 동안 서로 공경하고 서로 중히 여겼으며 서로 탐하고 서로 사랑하였는데, 이제 나의 계율 가운데서 도를 얻어서 부부가 서로 보기를 형제같이 하는구나. 이러니 어찌 불도를 얻지 않겠느냐.”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모든 비구들은 듣고 모두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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