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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128 불설독자경(佛說犢子經)

by Kay/케이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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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독자경(佛說犢子經)

 

불설독자경(佛說犢子經)


오(吳) 지겸(支謙) 한역
박혜조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祇洹)의 아나빈지아람정사(阿那邠遲阿藍精舍:급고독정사)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풍환(風患)이 있으셔서 우유가 반드시 필요했다. 마침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바라문(婆羅門) 대부호의 집이 있어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을 보내며 말씀하셨다.
“네가 바라문 집에 가서 우유 좀 얻어 오너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찾아가 이윽고 바라문 집에 도착했다.
바라문이 아난에게 물었다.
“무엇을 구하러 왔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여래께서 일전부터 풍환이 조금 있으셔서 일부러 저를 보내 우유를 얻어 오게 하셨습니다.”
바라문은 말했다.
“소가 저기에 있으니 직접 가져가십시오.”
아난은 곧 소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한 마리의 암소가 있었는데, 평소에도 성질이 사나워 가까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난은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리 불법에서는 직접 우유를 채취하지 못하게 한다.’
그때 제석천(帝釋天)이 아난의 생각을 알고는 곧 내려와 바라문의 모습으로 변화하고서 소 곁에 섰다. 아난은 그에게 가서 요청하였다.
“바라문께서 저를 위해 우유를 좀 짜 주십시오.”
그리고 소에게 말했다.
“여래께서 풍환이 조금 있으시다. 네가 우유를 주어 여래께서 이를 복용하시고 차도가 있게 되면, 네가 얻는 복은 한량없어서 가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여래란 분은 하늘 위 하늘 아래의 큰 스승이시다. 늘 자비로운 마음으로 일체 모든 중생들을 염려하시며 일체 고뇌에서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는 분이시다.”
소가 대답했다.
“당신의 손으로 나의 젖을 짠다면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앞의 두 젖에서 우유를 짜 가고, 뒤의 두 젖은 남겨 두어 우리 송아지가 먹게 해주십시오. 우리 송아지가 아침마다 오는데 아직 먹질 못했습니다.”
그때 송아지가 가장자리에 서 있다가 부처님이란 이름을 듣고는 곧 어미 소에게 말했다.
“제 몫의 우유도 가져다 전부 부처님께 드리세요. 부처님이란 분은 하늘 위 하늘 아래의 위대하신 스승으로 만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풀을 뜯어먹고 물을 마셔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전생의 몸부터 지금까지 늘 우유를 마시며 식사를 했는데, 금생에도 소로 태어나 역시 또 우유를 마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간에는 어리석은 자가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는데, 저도 지난 세상에서는 악지식(惡知識)의 가르침을 따라 부처님의 경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소가 되고 말이 되기도 하며 16겁이란 세월을 보냈는데 이제야 부처님 이름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마실 몫까지 모두 부처님께서 잡수시도록 발우를 가득 채워 가셔서 제가 다음 세상에는 지혜롭고 총명해져 부처님처럼 도를 증득하게 해주십시오.”
아난은 우유를 가지고 부처님 처소로 되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그 어미 소와 송아지가 무슨 말을 하더냐?”
아난은 대답했다.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소가 처음에는 매우 사납고 난폭해 가까이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바라문이 저를 위해 우유를 짜자 소가 금방 유순하고 착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미 소와 송아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어미 소의 송아지는 지난 세상에 부처님의 경을 믿지 않은 까닭에 소와 말 가운데 떨어져 16겁이란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지금에야 부처의 이름을 듣고 깨쳐 곧 자비로운 마음으로 우유를 부처에게 보시한 것이니, 그 어미 소의 송아지는 다음 세상에 꼭 미륵불(彌勒佛)의 사문 제자가 되어 대아라한과(大阿羅漢果)를 얻을 것이다.
송아지가 죽은 후에는 마땅히 나를 위해 비단으로 된 깃발과 휘장을 달고 꽃을 흩어 공양할 것이다. 또한 20겁 동안 향을 사르고 경전과 계율을 받아 지닌 후에는 꼭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을 유광(乳光)여래라 할 것이며,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는 좋은 마음으로 부처에게 우유를 올린 까닭에 여러 고난을 벗어날 것이며, 후에는 무량한 복의 과보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부처님을 믿지 않을 수 없고, 경전을 독송하지 않을 수 없으며, 불도를 배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널리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게 일러서 대중들이 모두 알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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