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법집요송경(法集要頌經) 4권
법집요송경 제4권
법구 편찬
천식재 한역
30. 낙품(樂品)54)
참아서 이기면 원한이 사라지고
스스로 지면 스스로 비굴해진다.
마음을 쉬면 즐거워져서
이기고 진다는 마음이 없다.
만일 누구나 남을 침노하면서
스스로 안락한 세상 구하려 하면
마침내 남의 원망과 미움을 사서
결국은 해탈을 얻지 못한다.
애욕(愛欲)을 즐기고 좋아하여
몽둥이로 중생을 때리면서
거기서 스스로 안락(安樂) 구하면
후세에는 즐거움 얻지 못하리.
누구나 즐거움을 얻으려거든
몽둥이로 중생들을 때리지 말고
그 일에서 스스로 즐거움 구하면
후세에서도 즐거움 얻을 것이다.
법을 좋아하고 학문과 덕행 좋아하며
부디 악한 법은 행하지 말라.
선한 법을 잘 행하는 사람,
금세(今世)에도 후세(後世)에도 즐거우리라.
법을 보호하고 행하는 사람
법을 닦아서 좋은 과보 얻는다.
그것은 법률에서 가르친 그대로이니
법을 행하면 나쁜 세계 나지 않는다.
법을 보호하고 행하는 사람
일산으로 그 몸을 가린 것 같다.
그것은 법률에서 가르친 그대로이니
법을 행하면 나쁜 세계 나지 않는다.
악을 행하면 지옥에 들어가고
나는 곳마다 나쁜 세계 떨어진다.
그릇된 법을 행해 스스로 빠지나니
맨손으로 독사를 잡는 것 같다.
법과 법 아닌 두 가지 일은
그 과보(果報)가 같지 않나니
그릇된 법은 지옥(地獄)에 들고
올바른 법은 천상(天上)에 난다.
보시와 싸움이 함께 있는 것
덕과 지혜 있는 이 칭찬하지 않는다.
보시하는 때와 싸우는 때
이 두 가지 일이 같은 것 같네.
사람이 백천 가지 변을 당해도
한결같이 교만과 원한 버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수시로 보시하라.
용사여, 그것이 가장 훌륭하니라.
참는 것은 적어도 많은 승리를 얻고
계율 지키면 많은 게으름 이긴다.
믿음을 가지고 지혜롭게 보시하는 사람
뒷세상 몸은 좋은 과보 받으리.
즐거워라, 보시한 복의 과보여,
소원하는 모든 것 완전히 이룬다.
어느 새 제일의 적멸(寂滅)을 이루어
점차로 함이 없는 경계에 이르게 된다.
만일 누구나 좋은 방편 구하여
성현(聖賢)에게 지혜롭게 보시 행하면
괴로움의 뿌리를 뽑을 수 있으리니
마땅히 큰 과보 얻을 줄 알아야 한다.
법을 사랑하면 언제나 편안하고
그 마음 맑고 깨끗하나니
성현께서 설하신 법을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즐긴다.
누구나 마음으로 선정을 즐기고
또한 일어나지 않음을 즐기며
또 네 가지 의지(意止) 즐기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갈래[覺意]와
그리고 저 네 가지 신통[神足]과
성현의 여덟 가지 길[正道]을 즐겨라.
씹어먹는 음식을 먹기 좋아하고
법복을 잘 거두어 입기를 좋아하며
또 거닐어 다니기를[經行] 좋아하고
우거진 숲 속에 살기를 즐겨 하라.
편안하고 즐거운 곳에 이르면
현법(現法)에서 아무 하는 일이 없고
갖가지 두려움을 뛰어넘으면
세상의 온갖 집착 벗어나리라.
생각하여 가지기를 좋아하고
가지가지 법들을 잘 관찰하라.
장하여라, 이 세상 해(害)하지 않고
중생들을 잘 길러 자라게 한다.
이 세상 애욕을 즐기지 않고
온갖 집착하는 생각을 벗어나며
교만한 마음을 없애고 나면
이것을 제일의 즐거움이라 한다.
늙어서도 계율 가지는 것 즐겁고
믿음이 있어 성취하여 즐거우며
모든 이치를 분별하여 즐겁고
온갖 악업(惡業)을 짓지 않아 즐겁다.
이 세상에 부모 있어 즐겁고
대중들 서로 화합하여 즐거우며
이 세상에 사문(沙門) 있어 즐겁고
뜻이 고요하여 그 또한 즐겁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 즐겁고
설하신 법 잘 받들어 즐거우며
대중들 서로 화합하여 즐겁고
서로 화합하면 언제나 편안하다.
계율을 완전히 갖추어 즐겁고
많이 듣고 널리 알아서 즐거우며
참 사람을 보게 되어 그 또한 즐겁고
행(行)의 자취를 해탈하여 즐겁다.
덕의 물이 맑고 시원하여 즐겁고
법의 재물 절로 모여 통쾌하며
지혜를 얻어 슬기로워 즐겁고
교만 없고 간사함 없어 즐겁다.
여러 현인들 보게 되어 즐겁고
또 그 분들과 한데 모여 즐거우며
어리석은 사람 따라 일하지 않고
지난 잘못 아주 마쳐 즐겁다.
어리석은 사람 따라 일하면서
무수한 날을 보내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과는 같이 살기 어렵나니
그것은 마치 원수와 만난 것 같고
지혜로운 사람과는 같이 살기 쉬우니
친척들과 한 곳에 모인 것 같다.
지혜로운 사람은 만나기 어렵나니
끝내 헛된 생을 받지 않는다.
가령 그가 생을 받을 곳이 있다면
그 집은 반드시 축복을 받으리라.
일체가 모두 안온함을 얻어야
범지(梵志)는 그 때서야 열반에 든다.
탐욕 때문에 물들지 않으면
여러 곳을 모두 벗어나리라.
좋지 못한 번뇌[結] 모두 끊어 버리고
마음속의 번뇌를 항복 받으면
영원히 쉬어 편히 잠잘 수 있고
심식(心識)은 맑아지고 환히 트인다.
부디 쾌락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의 행(行)을 잘 단속하며
부디 이 세상 버리기를 생각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일들을 잘 관찰하라.
이 세상 탐욕(貪欲)의 즐거움과
또 저 천상의 즐거움 따위로
애욕(愛欲)의 극치라고 말들 하지만
16분의 1도 얻지 못한다.
무거운 짐을 버리려고 하거든
무거운 업(業) 새로이 짓지 말라.
무거운 짐은 이 세상의 고통이니
그것을 잘 버리면 가장 즐겁다.
온갖 애욕 모두 끊어 버리고
또 일체의 행을 없애 버리며
다섯 가지 요소의 근본 없애면
다시는 세 세계의 몸 받지 않으리.
의리로 모이면 즐거움 있고
벗들도 식복(食福)의 즐거움을 누리듯
저 열반이 고요하여 즐겁나니
자꾸만 번져서 사람들에게 퍼진다.
괴로움은 즐거움을 근본으로 하나니
비유하면 마치 저 화로의 불꽃이
이글이글 피어오르다가
차츰 사그라져 식어 갈 때에
어디로 모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러한 것을 보는 사람은
애욕의 수렁을 벗어나나니
그는 가더라도 가는 곳 없어
흔들림 없는 안락(安樂) 얻는다.
마음속의 분노 없애고
자꾸 변하여 머무르지 말라.
근심을 없애 근심 없는 마음으로
고요히 이 세상의 변화를 관찰하라.
다만 즐겁고 괴로움 없는 것은
바른 법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니
만일 거기서 어떤 손실 당한다면
모두들 색(色)을 탐했기 때문이다.
번뇌 없으면 세상에서 수(壽)를 누리나니
큰 법은 번뇌의 원인을 안다.
사람들아, 부디 모든 번뇌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결박함은
색의 근본에 결박된 줄 알아라.
일체 욕됨의 괴로움을 받거나
모든 사람들 제 맘대로 즐기면
승부의 다툼은 저절로 일어나
마침내 아무런 소득이 없다.
안락과 장수(長壽)를 얻으려거든
소소한 갚음들을 참아야 한다.
참음이란 사람에 대해 참는 것이니
참지 못하면 온갖 몸을 받는다.
안락과 장수를 얻으려거든
미혹에 대해 미혹을 없애라.
미혹이란 남에게 미혹되는 것이니
내게는 그러한 미혹이 없다.
안락과 장수를 얻으려거든
마침내 모든 번뇌를 없애라.
그리고 마치 저 광음천(光音天)처럼
언제나 염식(念食)을 먹어야 하나니
항상 생각으로 음식을 삼으면
마음과 몸이 타는 일 없으리.
중생들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당해도
거룩한 법에는 손실이 없는 법
접촉하는 즐거움의 자취 만나도
자취 없애면 어떻게 접촉하리.
마치 저 필추(苾芻)가 선정(禪定)에 들어
일체의 번뇌에 집착 않는 것처럼
중생들 고락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깨달아 알지 못한다.
여래(如來)ㆍ다문(多聞)과
기신(己身)ㆍ광설(廣說)ㆍ선우(善友)와
원적(圓寂)ㆍ관찰(觀察)ㆍ죄장(罪障)과
상응(相應)ㆍ낙(樂) 10품을 설했다.
31. 호심품(護心品)
마음은 경박하여 항복 받기 어렵고
마음 그곳은 탐욕(貪欲)이 사는 곳이다.
마음을 항복 받으면 선(善)이 되나니
마음을 항복 받으면 곧 편안해진다.
마치 고기가 깊은 못에서 떠나
마른 땅에 있는 것처럼
심식(心識)이 몹시 황급해지면
악마의 무리들이 날뛰게 된다.
마음이 달리는 곳 한 곳이 아니어서
마치 저 해의 광명(光明)과 같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 마음 잘 제어해
갈고리로 사나운 코끼리를 잡듯이 한다.
지금 내 이 마음을 말할 양이면
견고하지도 않고 볼 수도 없다.
나는 이제 마음을 잘 훈계하여
부디 흠이나 틈이 생기지 않게 하리.
마음아, 너 함부로 나돌아다니면서
방자하게 제멋대로 날뛰지 말라.
나는 이제 너를 거두어 잡되
사나운 코끼리 길들이듯 하리라.
한량이 없이 났다 죽었다 하고
끝없이 가고 오고 하면서
붙어 살 집(몸)을 찾아 구하는 이
자주자주 어미의 태(胎)를 받으리.
이 사는 집을 잘 관찰하였거든
다시는 온갖 다른 집 짓지 말아라.
대들보와 비계는 다 부수어졌고
대각(臺閣)은 모두 부러진다네.
마음이 모든 행을 떠났으면
그 동안은 올바른 제 마음이다.
그러나 마음은 너무도 경박하여
가지기 어렵고 단속하기도 어렵다.
지혜로운 사람은 제 몸을 잘 바루어
활장이가 화살 잡아 바루듯이 하나니
성을 냈으면 성낸 줄을 알고
노여움이 있으면 노여움 있는 줄 안다.
이것은 모두 내 뜻이 만든 것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 상관도 없다.
간사함 버리고 바른 선정[定]에 나아가
복을 짓되 다시는 돌아서지 말라.
지붕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비 올 때는 늘 물이 새나니
사람의 그 행을 생각하지 않으면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 항상 겪으리.
지붕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비 올 때는 늘 물이 새나니55)
사람이 스스로 그 행을 생각하면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이 영원히 없어지리.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된다.
마음이 주인 되어 모든 것 시키나니
마음으로 만일 악행을 생각하곤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악한 행 실천하면
죄의 괴로움 제 몸을 따르는 것
수레가 바퀴 자국 되밟는 것 같으리.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된다.
마음이 주인 되어 모든 것 시키나니
마음으로 만일 선행을 생각하곤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선한 행 실천하면
좋은 복(福)이 제 몸을 따르는 것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깨끗하지 못한 마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성내지 말라.
만일 참 법을 알려고 하면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이니라.
잘난 체하는 마음 버리면
그 마음 지극히 깨끗해진다.
해치려는 마음을 능히 버려야
비로소 바른 법 듣게 되리라.
마음이 고요히 머무르지 못하고
또한 선한 법을 알지 못하면
세상을 벗어나는 일에 어두워
바른 지견(知見)을 얻지 못하리.
서른여섯 가지 번뇌[使]의 흐름은
모두 다 마음에서 새어 나온다.
자주자주 생겨나는 그릇된 소견은
탐욕의 번뇌를 의지해 있다.
마음을 버리려면 뿌리까지 버려라.
사람은 그 마음을 따라 회전(回轉)한다.
조금이라도 명예를 없애 버리되
마치 새가 빈 숲을 버리듯 하라.
고요한 곳에서 스스로 닦고 배우며
부디 욕심의 자취를 좇지 말라.
그리고 뜨거운 쇳덩이를 삼키고
울부짖는 그러한 과보를 받지 말아라.
닦아야 할 시기에 닦지 않고
젊은 힘 믿고 정진하지 않으면
스스로 더러운 사람의 몸을 받고
게으름 피면서 지혜 얻지 못하리.
어지러운 관찰과 올바른 관찰
그것은 모두 마음에서 생긴다.
마음의 관찰을 잘 깨달아 알라.
어리석은 마음은 자주 산란하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관찰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로지 행하나니
아아, 잠깐이나마 뜻에 집착 없앤 이
오직 부처님만이 그것 없앴네.
이 몸 보기를 빈 병처럼 보고
그 마음 잡기를 산성을 쌓듯 하여
지혜로써 악마와 싸울 때에는
잘 지켜 이기고 패하지 말라.
이 몸 보기를 물거품처럼 보고
불꽃이나 아지랑이같이 보라.
지혜로써 악마와 싸울 때에는
잘 지켜 이기고 패하지 말라.
마음으로 일곱 가지 각의(覺意)를 생각하고
뜻을 평등하게 하여 어긋나지 않게 하라.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 버리어
생멸 없는 인내[不起忍]를 즐기어라.
번뇌를 다 없애 번뇌가 없어지면
이 세상에서 열반에 들게 되리.
스스로 그 뜻을 보호하기를
이우(犛牛)가 제 꼬리 보호하듯 하고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 행하면
마침내 즐거움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용(龍)56)의 무리를 벗어난 한 마리 용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용이다.
그 용은 마음을 스스로 편안히 하여
저 넓은 들판에서 홀로 즐긴다.
해치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일체의 사람들을 하나같이 위하며
사랑스런 마음으로 중생 위하면
그에게는 아무런 원한 없으리.
인자한 마음으로 한 사람만 위해도
온갖 선(善)의 근본 얻을 수 있나니
부디 모든 중생을 하나같이 위하라.
성현께선 그 복을 최상이라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 널리 다 사랑하고
중생들을 모두 가엾이 생각하라.
인자한 마음을 닦고 행하면
뒤에는 끝없는 즐거움 누리리라.
힘차게 용약(踊躍)하는 마음으로써
기뻐하면서 게으름 피우지 말고
가지가지 선한 법을 닦으면
안온한 곳을 얻게 되리라.
마음을 쉬면 기쁨이 생기나니
몸과 입과 뜻이 서로 호응하여
평등한 해탈(解脫)을 얻으리라.
필추가 마음 쉬면 그 뜻이 유쾌하고
모든 번뇌[結] 남김없이 다 없어져
다시는 아무런 번뇌도 없게 되리라.
정녕 아름다운 다섯 가지 음악 소리도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못하나니
한결같이 올바른 마음으로써
평등한 법을 향해 가느니만 못하다.
가장 훌륭한 이는 좋은 눈 얻어
나라는 것 있다고 헤아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 마음으로 선정(禪定) 즐기고
탐욕(貪欲) 있는 마음을 즐기지 말라.
가장 훌륭한 이는 그 마음 씩씩하여
나라는 것 있다고 헤아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 마음으로 선정 즐기고
탐욕 있는 마음을 즐기지 말라.
모든 번뇌 영원히 없어지면
저 산과 같이 흔들리지 않는다.
더러움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성낼 일에도 성내지 않는다.
사람들의 마음이 이와 같으면
어찌 괴로움의 종적인들 알리요.
해칠 맘 없고 집착도 없으면
계율을 완전히 갖추게 되리.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평상이나 침구에 만족할 줄 알며
마음을 닦고 방편(方便)을 구하면
그것을 부처님의 교훈이라 한다.
수행하는 사람이 마음 모양 관찰하고
생각하는 그 뜻을 잘 분별하여
그로써 선정에 들 수 있으면
기쁨과 안락을 얻게 되리라.
뜻을 보호하여 스스로 장엄하고
번뇌를 미워하여 자신을 다스려라.
걱정스런 일 당해도 괴로워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밝은 진리에 산다.
사람이 그 마음을 수호(守護)하지 않으면
저 삿된 소견의 해침을 받고
또 실없는 생각[掉戱]을 갖게 되나니
그런 사람들은 모두 죽음 길로 나아간다.
그러므로 부디 그 마음 단속하고
청정한 행(行)을 올바르게 닦아라.
바른 소견이 항상 앞에 있으면
일어나고 멸하는 법 분별하리라.
필추여, 부디 수면(睡眠)을 항복 받고
괴로움을 없애어 다시는 짓지 말라.
마음 항복 받으면 즐거움 회복하나니
마음을 단속하여 실없는 일 하지 말라.
중생들 만일 그 마음 잘못 먹으면
그들은 다 지옥의 고통 받는다.
마음 항복 받으면 즐거움 이루나니
마음을 단속하여 실없는 일 하지 말라.
마음을 단속하여 실없는 일 하지 말라.
마음은 온갖 묘(妙)한 문이 되나니
그 마음 단속하여 잃지 않으면
그는 곧 열반의 길에 있게 되리라.
32. 필추품(苾芻品)
필추가 만일 음식을 빌어다가
그것을 다시 쌓아 두지 않으면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고
깨끗한 데 태어나 더러움 없으리라.
필추가 자비한 마음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 사랑하고 공경하며
묘한 지관(止觀)에 깊이 들어가
더러운 행(行) 없애면 편안해지리라.
필추는 온갖 애욕(愛欲)을 없애고
탐욕(貪欲)과 교만을 모두 버리며
나라는 것, 나의 나라는 것 없다고 생각하니
이 이치를 누가 가까이하지 않으랴.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법행(法行)은
이 몸이 생사를 벗어나는 길이니
코끼리가 강한 적을 제어하듯이
필추도 그렇게 그 행을 익혀야 한다.
사람들은 1겁도 다 살지 못하면서
안으로 그 마음과 항상 다툰다.
몸을 단속하고 도의 진리 생각하면
그 필추만은 오직 깨끗하고 편안하다.
벗들과 화합하기를 늘 생각하고
바른 생활로써 잡됨이 없게 하며
보시할 때는 할 만한 곳을 알아야 하고
또한 위의(威儀)를 두루 갖추어라.
필추로서 온갖 행을 두루 갖추면
모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
법을 즐기고 법을 닦고자 하거든
안온(安穩)한 법을 늘 생각해야 한다.
필추가 법을 의지해 행하면
그 올바른 법 없어지지 않으리.
부디 공(空) 선정에 들기를 배우면
그 필추는 항상 편하고 고요하리.
사람이 없는 곳을 사랑하고 즐기며
평등한 법을 잘 관찰해야 한다.
항상 다섯 가지 요소를 제어하고
마음을 항복 받아 물이 흐르듯 하면
청정하고 한결같이 온화하고 기뻐서
저 감로의 맛을 마시는 것 같으리.
매우 험하고 높은 저 산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어리석음을 다 없앤 필추는
어디에 있으나 흔들리지 않는다.
저 온갖 이름[名]과 빛깔[色]은
존재하는 것 아니니 미혹하지 말라.
가까이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으리니
그렇게 하는 이를 진정한 필추라 한다.
교만하고 남 속이면 계율 없는 것
머리만 깎았다고 필추 아니다.
탐욕을 버리고 도(道)를 생각해야
비로소 진정한 필추에 알맞다.
방탕하고 마음에 믿음 없으면
머리만 깎았다고 필추가 아니다.
능히 온갖 고뇌를 잘 없애 버려야
훌륭한 대사문(大沙門)이라 할 수 있다.
필추가 자비(慈悲) 선정을 얻고
부처님의 교훈을 받들어 받으면
열반의 자취를 끝까지 얻으리니
친함이 없거든 보지도 말라.
마음이 기쁘고 또 매우 즐거운데
게다가 가르침 받을 생각 있으면
그 필추는 기쁨과 즐거움 많고
끝없는 공(空)의 근원까지 알리라.
몸을 쉬고 또 그 뜻을 쉬며
입을 단속하는 것도 또한 좋아한다.
세상을 버린 이를 필추라 하나니
괴로움을 뛰어넘어 아무 장애가 없다.
선정(禪定)이 없으면 지혜도 없고
지혜(智慧)가 없으면 선정도 없다.
도(道)는 선정과 지혜에서 생기나니
거기서 열반(涅槃)의 길 가까워진다.
선정을 닦아 방일(放逸)하지 말고
탐욕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
구리쇠 녹인 물을 마심으로써
괴로워하고 그 몸을 태우지 말라.
스스로 그 몸과 입을 잘 단속하고
또 뜻을 단속하여 악(惡)이 없으면
나중에는 계율의 법을 성취하리니
그러므로 필추라 부르느니라.
모든 중생들아, 선한 법을 닦고
일곱 가지 각의(覺意)를 근본 삼아라.
그것을 일러 묘한 법이라 하나니
그러므로 선정 닦는 필추라 한다.
지금 현세에서 설한 법으로
스스로 괴로움의 근원을 알면
그것을 선의 근본이라 하나니
그는 바로 번뇌 없는 필추이니라.
계율을 가지는 힘만이 아니라
또한 이치를 많이 들고
진정 선정의 뜻을 얻어서
다만 형식에만 집착하지 않으면
그 필추는 의지하는 곳이 있어
번뇌 없는 행[無漏行]에 이르게 되리.
바른 깨달음의 즐거움을 관찰하여
저 범부들을 가까이하지 말고
이 현세의 일을 잘 관찰하여
다섯 가지 쌓인 것 잘 분별하라.
바른 행 닦고 나쁜 행 짓지 말며
반드시 굳세게 그 마음 억제하라.
집을 버리고 나와 지해(知解) 얻었더라도
그 마음은 또다시 물들고 집착한다.
행을 익히되 게으르고 느슨하면
수고로운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리니
만일 깨끗한 범행 아니면
어떻게 그 큰 재보 이루겠는가?
마음에 영원한 휴식을 얻은
그런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노(老)ㆍ병(病)ㆍ사(死)를 없앰으로써
곧 악마의 결박을 벗어나게 된다.
마음에 이미 영원한 고요함 얻은
그런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늚음과 죽음과 병듦을 없앰으로써
다시는 그 몸을 받지 않는다.
애욕의 모습[愛相]을 끊어 버린
그런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늚음과 죽음과 병듦을 없앰으로써
다시는 그 몸을 받지 않는다.
번뇌하는 마음이 아주 없어진
그런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늚음과 죽음과 병듦을 없앰으로써
다시는 그 몸을 받지 않는다.
존재의 뿌리 아직 끊지 못했어도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늚음과 죽음과 병듦을 없앰으로써
다시는 그 몸을 받지 않는다.
세 가지 독의 뿌리를 끊은
그런 필추는 그 뜻의 행 거둬 잡아
늚음과 죽음과 병듦을 없앰으로써
다시는 그 몸을 받지 않는다.
이미 악마의 경계를 벗어나
우거진 수풀의 가시덤불을 치고
꾸짖고 욕하는 말 버린 사람은
마치 묘고산(妙高山)을 기댄 것 같나니
그런 필추는 괴로움을 받지 않는다.
이 세상도 저 세상도 생각하지 않고
이 세상을 허깨비나 꿈처럼 보는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능히 애욕(愛欲)의 근본을 끊고
탐욕의 깊은 샘을 모두 말린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능히 다섯 가지 욕망을 끊고
탐욕의 뿌리를 완전히 끊어 버린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능히 다섯 가지 결박을 끊고
애욕의 가시를 다 뽑아 버린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아무런 가정의 살림[家業]도 없고
또 선(善)하지 않은 뿌리 잘 끊어 버린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아무런 뜨거운 번뇌도 없고
선하지 않은 뿌리 잘 끊어 버린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애욕을 남김없이 모두 다 끊되
단단하지 않은 것을 뽑아 버리듯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애욕이 생겨 흘러 넘치는 것은
마치 뱀이 독약을 머금은 것 같지만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모든 상(相)이라는 관념 끊어 버리고
안으로 다시 그런 마음을 짓지 않는
그런 필추는 이것저것 다 이기나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
만약 탐욕의 뿌리 끊어 버리면
그를 진정한 필추라 하나니
그는 마라(魔羅)의 군사를 항복 받고
괴로움의 윤회(輪廻)를 모두 없앤다.
만약 분노의 뿌리 다 끊어 버리면
그를 진정한 필추라 하나니
그는 모든 번뇌를 해탈(解脫)하여
괴로움의 윤회를 모두 없앤다.
만약 어리석음의 뿌리 끊어 버리면
그를 진정한 필추라 하나니
그는 얽매인 결박 멀리 여의고
괴로움의 윤회를 모두 없앤다.
만약 교만의 뿌리 끊어 버리면
그를 진정한 필추라 하나니
그는 애욕의 집착을 여읠 수 있어
괴로움의 윤회를 모두 없앤다.
만약 간탐[慳恡]의 뿌리 끊어 버리면
그를 진정한 필추라 하나니
그는 바른 깨달음을 믿고 즐겨서
괴로움의 윤회를 모두 없앤다.
탐하는 마음은 마을[聚落]의 가시이니
필추는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멀리 여읠 수 있으면
그는 참 비구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내는 마음은 마을의 가시이니
필추는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멀리 여읠 수 있으면
그는 참 비구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마음은 마을의 가시이니
필추는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멀리 여읠 수 있으면
그는 참 비구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만한 마음은 마을의 가시이니
필추는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멀리 여읠 수 있으면
그는 참 비구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간탐하는 마음은 마을의 가시이니
필추는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멀리 여읠 수 있으면
그는 참 비구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탐애(貪愛)의 생각 제어하기를
약으로 독사의 독 풀듯이 하라.
필추는 그것을 잘 파괴하는 것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성내는 생각 제어하기를
약으로 독사의 독 풀듯이 하라.
필추는 그것을 잘 파괴하는 것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어리석은 생각 제어하기를
약으로 독사의 독 풀듯이 하라.
필추는 그것을 잘 파괴하는 것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교만한 생각 제어하기를
약으로 독사의 독 풀듯이 하라.
필추는 그것을 잘 파괴하는 것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간탐하는 생각 제어하기를
약으로 독사의 독 풀듯이 하라.
필추는 그것을 잘 파괴하는 것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만일 탐욕이 일어나거든
갈대를 베듯 끊어 버려라.
그 번뇌는 바다처럼 깊나니
필추여, 부디 정진(精進)해 나아가라.
만일 분노가 일어나거든
갈대를 베듯 끊어 버려라.
그 번뇌는 바다처럼 깊나니
필추여, 부디 정진해 나아가라.
만일 어리석은 생각 일어나거든
갈대를 베듯 끊어 버려라.
그 번뇌는 바다처럼 깊나니
필추여, 부디 정진해 나아가라.
만일 교만한 생각 일어나거든
갈대를 베듯 끊어 버려라.
그 번뇌는 바다처럼 깊나니
필추여, 부디 정진해 나아가라.
만일 간탐하는 마음 일어나거든
갈대를 베듯 끊어 버려라.
그 번뇌는 바다처럼 깊나니
필추여, 부디 정진해 나아가라.
계율을 지닌 모든 필추들아,
온갖 현상 비우고 선정 닦아라.
공(空)을 관하여 그 근원을 다하면
작용함이 없어[無爲] 가장 즐겁다.
필추는 어떤 근심도 잘 참아내고
평상과 침구를 잘 분별하며
부디 방일하지 않음을 익히고
애욕을 끊어 남음이 없게 하라.
33. 범지품(梵志品)
이른바 범지(梵志)란
벌거숭이 몸만 두고 말하는 것 아니다.57)
험한 데 살고 가시밭에 눕는 것도
모두 다 범지라고 말한다.
몸을 버려 의지하는 데 없고
다른 법을 외워 말하지 말라.
나쁜 법을 모두 버린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서 깨끗함 닦은 인(因)으로
다음 세상에 더러운 과(果) 받지 않네.
온갖 악법(惡法) 익히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만일 애욕(愛欲)에 의지하여도
마음이 그것 탐해 집착 안 하고
그것 이미 버려서 바르게 되면
그것을 괴로움의 마지막이라 한다.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언제나 올바른 소견 익히며
항상 생각해 번뇌를 다 없앤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머리털 기르고
또 평상과 침구를 받지만
마음속에 탐착하는 생각 품으면서
겉이나 꾸며서 무슨 소용 있으리.
헤진 누더기 옷을 입었더라도
몸소 선한 법 받아 행하고
한적한 데서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일컬어 범지라 한다.
어리석은 사람들 분주하게 오가면서
구덩이에 떨어져 고통 받는 것을 보고
혼자나마 저 언덕에 건너려 하여
남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멸하여 악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일컬어 범지라 한다.
흐름을 끊어 이미 건넜고
욕심이 없어 범천(梵天) 같으며
지혜로운 행으로 번뇌를 없앤 사람
그런 사람을 일컬어 범지라 한다.
깨끗한 물을 쓰지 않고서도
많은 사람들 깨끗이 목욕하고
능히 더러운 법 버리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일컬어 범지라 한다.
머리를 깎았다고 다 사문이 아니다.
길(吉)한 것 칭찬하는 것 범행이라 한다.
만일 온갖 악을 잘 없앤 사람
그런 사람은 곧 도인(道人)이니라.
그에겐 두 가지 행(行) 있지 않고
깨끗하여 아무 티도 없으며
모든 욕심의 결박을 끊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집 나온 것을 범행(梵行)이라 하고
정(正)에 든 이를 사문(沙門)이라 한다.
온갖 더러운 행 다 버린 사람
그런 사람을 집 버린 사람이라 한다.
사람이 환(幻)과 현혹의 마음이 없고
교만도 없고 의혹(疑惑)도 없으며
탐욕도 없고 나라는 생각도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나는 따로 범지를 말하지 않는다.
부모에 의해서 태어난 사람
그들은 온갖 더러움이 많나니
그 더러움 없앤 이를 범지라 한다.
몸과 입과 그 뜻이
깨끗하여 아무 허물이 없고
세 가지 행을 잘 단속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꾸짖음을 당하거나 매를 맞아도
잠자코 받고 성내지 말라.
그러한 큰 인욕의 힘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만약 침노와 속임을 당하더라도
다만 생각하여 계행(戒行)을 지키고
몸을 단정히 하여 스스로 제어하는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세상이 일컫는 선(善)이나 악(惡)
길거나 짧거나 굵거나 가는 것
그것들 취하거나 버림이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몸은 선한 행의 근본이 된다.
입과 뜻으로도 범하지 말라.
이 세 가지 묘한 행 잘 갖춘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사람이 찾아와도 기뻐하지 않고
내게서 떠나가도 슬퍼하지 않으며
대중 속에서 대중을 떠난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은혜와 애정을 끊어 버리고
집을 떠나 아무 애욕이 없으며
만일 애욕이 이미 없어졌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저기에 가도 저것이 없고
어디를 가나 아무것도 없어
탐욕을 버려 여읜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저기에 가도 저것이 없고
어디를 가나 모두 텅 비어
나쁜 세 곳에 물들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가정의 살림살이 모두 버리고
애욕의 뿌리를 뽑아 버리고
탐욕이 없이 만족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현재에 있어서 모든 것 다 알고
괴로움의 근원을 끝까지 알며
다시는 애욕심(愛欲心) 없는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죄이거나 또 복이거나 간에
두 가지 행(行) 모두 버리고
근심도 없고 번뇌도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죄이거나 또 복이거나 간에
두 가지 행 모두 버리고
세 가지 세계에 집착 없는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마치 물에 젖지 않는 연꽃잎이나
바늘로 겨자씨를 꿰려는 것처럼
욕심에 물들지 않은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마치 저 뚜렷한 보름달처럼
마음이 기쁘고 때가 없으며
온갖 비방을 다 없앤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마치 저 밝고 깨끗한 달이
허공에 달려 있는 것처럼
애욕에 물들지 않은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싸움을 피하여 싸우지 않고
침범해 와도 성내지 않으며
악한 맘 품고 와도 선으로 기다리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미묘한 지혜 깊이 이해하고
도와 바른 도 아닌 것 잘 분별하며
위없는 이치를 몸소 이해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세상 사람들 사는 마을에 가서
걸식하며 스스로 살아가면서
나라는 생각과 집착이 없고
범지의 행 잃지 않으며
지혜를 설하여 끝이 없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만일 욕애(欲愛)를 능히 버리고
집을 떠나 온갖 받음 버리며
탐욕의 번뇌를 끊은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놀라거나 두렵게 하지 않으며
해치지 않고 이익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원수를 피하되 원한 품지 않고
남에게 손상을 주지 않으며
삿되고 치우친 소견을 버린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앞에도 뒤에도 또 중간에도
아무런 악한 업 짓는 일 없고
가지거나 또 버리지도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과
교만과 모든 악한 행을 버리되
바늘로 겨자씨를 꿰듯이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참호로써 성을 튼튼히 하면
오고 가는 사람 고통 받는다.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려 하거든
남의 말 즐겨 들으려 하지 말고
오직 번뇌 없애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사람이 능히 애욕을 끊으면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존재의 애착 벗어나리니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사람이 만약 바라는 것 없으면
그는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으리니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자기 의식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은
하늘과 사람과 언달박(彦達嚩)이다.
한량없는 관법을 잘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사람 중에 높은 이께 귀의하오며
사람 중의 최상에게 귀의합니다.
알 수 없나니 지금 세존께서는
어떤 선정에 들어 계시나이까?
원컨대 하늘 중의 하늘이시여
그 가르쳐 경계할 일[敎戒] 설해 주소서.
저 전생 일[宿命]을 스스로 알고
천상과 인간으로 가는 길을 보며
생(生)의 끝과 괴로움의 근원을 알면
지혜로운 마음은 영원히 고요하리.
스스로 그 마음이 해탈함[心解脫]을 알고
탐욕을 벗어나 집착하는 것 없으며
세 가지 밝음[三明]을 이미 성취한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저 전생 일을 스스로 알고
저 중생들의 인연(因緣)을 안다.
여래께선 깨달아 집착이 없으시니
이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일체의 번뇌[結] 모두 끊어 버리고
또한 뜨거운 고뇌도 없다.
여래께선 깨달아 집착이 없으시니
이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선인(仙人)은 용(龍) 중에 최상이시며
큰 선인[大仙]은 가장 높은 분이시다.
무수(無數)한 부처님 목욕하시니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소유하고 있던 모든 번뇌 다 끊고
흐름을 건너 번뇌[漏]가 없어졌네.
여기서 저 언덕에 건너간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필추여, 무덤 사이의 옷을 입고58)
탐욕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관하면서
나무 밑이나 한적한 데 앉나니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어느 누구든지 만일 아는 게 없고
말도 없고 언설(言說)도 없으며
몸은 차갑고 따뜻한 기운 없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인연을 끊고 살던 집을 버렸으며
집을 나와 아무 두려움이 없고
감로(甘露)의 맛 잘 먹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이 세상의 일들을 끊어 버리고
입으로 추하거나 거친 말 안 하며
여덟 가지 바른 길을 자세하게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멀리 가서 혼자 노닐고
형상도 그림자도 감추어져서59)
항복 받기 어려운 것 스스로 길들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형상이 없으면 볼 수 없는 것처럼
이 마음도 또한 볼 수가 없다.
이 글귀를 잘 아는 사람은
그 원인이 있는 곳 잘 생각하여
번뇌[結使]가 다한 줄 깨달아 아나니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생사의 강 끊어 버리고
잘 참으며 이 세상 뛰어넘어
괴로움의 구덩이를 나온 줄 알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부디 흐름을 끊고 건너가기 구하라.
범지는 아무런 탐욕이 없다.
안으로 모든 감정 관찰한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이러한 것을 잘 아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범지라고 부르느니라.
무엇보다 먼저 그 어머니를 버리고
임금과 두 신하 버리기를 배우며
온갖 경계를 모두 이긴 그 사람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여러 가지 깊은 법 알려고 하면
늙거나 젊은이 따질 것 없이
계율과 믿음을 굳게 지키되
불에 제사하는 범지처럼 하라.
자신의 법 이외에는
저 범지를 최상이라 하나니
그들은 일체의 모든 번뇌를
남김이 없이 끊어 다 없애 버렸다.
혹은 모든 법을 잘 관찰하여
남김없이 모두 다 없애 버렸고
혹은 모든 회합(會合)을 잘 관찰하여
남김 없이 모두 다 없애 버렸고
혹은 모든 인연을 잘 관찰하여
남김 없이 모두 다 없애 버렸다.
마치 우리 안에 있는 법60)의 근본을
범지들은 겉에 있다 하는 것 같아
가령 그들을 한자리에 앉혀도
마치 저 박구라(薄俱羅)와 같으리라.
마치 우리 안에 있는 법의 근본을
범지들은 겉에 있다 하는 것 같아
생(生)을 알고 늙음과 병을 알며
나아가서는 죽음의 그 길까지 안다.61)
저 해는 낮을 비추고
저 달은 밤을 비추며
저 무기는 군사를 비추고
저 선정은 도인을 비추며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천하를 비추되
일체의 어둠을 다 잘 비춘다.
범지에겐 그런 일 없어
근심이 있어도 근심하는 생각 없고
여여(如如)하게 마음 움직여
어디로 가든지 의심을 없앤다.
저 갖가지 심오한 법을 내는
범지는 그런 선정에 들기를 익혀
능히 의심의 그물을 풀고
몸으로 그 고통을 느낀다.
저 갖가지 심오한 법을 내는
범지는 그런 선정에 들기를 익혀
일체 세간을 두루 비추되
마치 해가 허공에 있는 것 같다.
저 갖가지 심오한 법을 내는
범지는 그런 선정에 들기를 익혀
마라(魔羅)의 적을 능히 막아내나니
부처님께서 모든 번뇌 벗는 것 같다.
호심(護心)ㆍ필추(苾芻) 두 품과
범지품(梵志品)은 맨 끝에 수록했다.
차례에 의해 그 품을 설하여
32품을 완전히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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