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菩薩從兜術天降神母胎說廣普經) 2권
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 제2권
요진 양주사문 축불념 한역
심삼진 번역
4. 불수품(佛樹品)
이때 세존께서 장차 남음이 없는 열반의 세계[無餘涅槃界]에 드시려 하시자 모든 신통과 큰 덕을 지닌 보살이 모였고, 부처님께서는 신족(神足)의 변화로써 부사의법(不思議法)을 말씀하셨다.
“지금 내가 곧 변화로써 칠보로 된 나무를 만들어 오랫동안 유전(流轉)하여 영원히 생사(生死)에 빠져 있는 이들을 제도하여 해탈을 얻게 하겠노라.”곧 유리정(琉璃定)인 무형삼매(無形三昧)에 드셔서 이 감인(堪忍)세계로부터 동쪽으로 64억 항하의 모래알 수만큼 많은 세계를 지나가 어느 세계에 칠보로 된 나무를 그 세계에 가득히 만드셨다. 보배 나무의 모든 줄기와 가지와 잎과 열매에 각각 칠보로 된 궁전이 있고, 그 궁전에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모든 부처님께서 각기 네 가지 항상하지 아니한 법을 말씀하셨다. 후원의 목욕하는 못에는 뭇 새들이 모여 그곳에서 즐기는 쾌락이 더할 수 없었다. 그 못의 물에는 우발련화(優鉢蓮華)와 수건제화(須乾提花)와 말건제화(末乾提花)가 아름답게 피었고, 주위의 언덕에는 첨복화(瞻蔔花)와 수만라화(須曼羅花)가 자태를 자랑하고, 우두전단(牛頭旃檀)과 도향(搗香)과 말향(末香)이 뿌려졌으며, 허공에는 하늘 비단으로 된 번(幡)과 개(蓋)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이때 이름이 수의(隨意)인 바람의 신이 크게 향기로운 바람을 일으켜 칠보의 나무에 보내니, 유연한 향기로운 냄새가 가지와 잎을 서로 진동하게 하여 가지와 잎이 모두 자연히 여덟 가지 음을 내었다.
‘훌륭하도다, 큰 광명을 냄이여. 여래께서 여덟 가지 음성으로 아직 제도되지 아니한 이를 제도하시려는구나. 누가 이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내었을까? 나는 옛날에 이러한 것을 듣지도 못하였고 또한 이러한 것이 나타난 것을 전혀 보지도 못하였다. 생겼다가 없어짐의 항상함이 없는 모습이 다만 환술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이때 나뭇잎 위의 칠보 궁전 가운데서 모든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큰 음성을 내셔서 부사의하고 있기 어려운 법을 천양(闡揚)하시고, 8지(地) 가운데서 모든 부처님 세계를 장엄함을 말씀하고자 하셨다.“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보려고 하여 바다에서 백 유순 떨어진 곳까지 갔으나 모든 살아있는 나무를 보지 못한 채, 우연히 노수(澇水)를 보자 이것을 구경하며 바다가 오히려 멂을 알고는 곧 스스로 바다에 들어갈 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형상과 염정(念定)이 허공과 같음을 보지 아니해도 비로소 바다에 이르러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써 스스로 몸을 장엄함과 같다.‘훌륭하십니다, 큰 성인이시여. 제가 구하려는 것을 지금 얻었사오니 기쁘고 즐거워 피곤하거나 게으름이 없습니다.’라고 하며 즉시에 생활하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바다에 들어가면 본래 원하던 것이 모두 앞에 있나니,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1주(住)를 끊고 6주(住)의 지위에 이르러 중생의 번뇌를 다하고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게 하고는 ‘지금 나는 필연적으로 부처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태 안에서 불수(佛樹)를 장엄한다고 말하느니라.다시 보살마하살은 스스로 몸의 모습을 장엄하려고, 32상(相)인 대인(大人)의 모습을 구족하고도 진실하다고 하지 않는다. 정수리에서 발에 이르기까지인데, 발에는 천 개의 바퀴 모양이 있고, 바퀴에는 천 개의 살이 있고, 살에는 천 개의 모양이 있으며, 모양에는 6도(度)가 있으니 끝이 없는 행으로 이룬 것이다. 정수리의 모양을 볼 수 없는 것은 교만의 산을 깨뜨려 육계(肉髻)의 모양을 성취한 것이다.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서부터 음욕(淫欲)을 행하지 아니한 과보로 음마장(陰馬藏)의 모습을 얻었으니, 음마장의 모습은 삿된 견해를 파괴하고 음마장상이 광명을 내어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시방세계에 두루 가득하게 한다. 낱낱의 광명에 모두 화신불이 있으며, 낱낱의 화신불은 모두 칠보로 된 높은 자리에 앉아 큰 음성을 내어 6도가 끝이 없다고 말한다.모든 여래가 항상 말씀하는 법은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와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바라밀 같은 선묘(善妙)한 방편으로 모든 법을 알게 하느니라.공공(空空)ㆍ대공(大空)ㆍ무량공(無量空)ㆍ내공(內空)ㆍ외공(外空)ㆍ최공(最空)ㆍ행공(行空)ㆍ상공(相空)ㆍ보공(報空)ㆍ멸삼재공(滅三災空)ㆍ삼명보공(三明報空)ㆍ삼혜공(三慧空)ㆍ삼달공(三達空)ㆍ삼등공(三等空)ㆍ삼세공(三世空)ㆍ삼분법신공(三分法身空)ㆍ삼계적멸공(三界寂滅空)ㆍ과거ㆍ미래ㆍ현재공ㆍ자상공(自相空) 등 이러한 것은 보살마하살이 음욕을 범하지 아니한 과보의 모양이니라.나는 아승기겁에서부터 항상 구업(口業)을 깨끗이 닦아 저기에서 여기의 말을 듣지 않았고 여기에서 저기의 말을 듣지 않았으므로 광장설상(廣長舌相)을 얻었느니라.시방의 아승기겁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계에 두루 가득하게 광장설상이 광명을 내니, 낱낱의 광명에 모두 화신불이 있으며, 낱낱의 화신불은 모두 칠보로 된 높은 자리에 앉아 청정한 음성으로써 헤아릴 수 없는 입의 행이 청정한 과보의 업이며 진실로 지은 것임을 말하며, 분별하여 네 가지 일이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여, 모든 법은 옴도 없고 감도 없어 음향이 청정함을 훤히 알며, 나고 죽음의 두려운 곳에서 걸릴 것이 없도록 제도하며, 중생의 낱낱 음향을 분별하며, 헤아릴 수 없는 지혜의 변재(辯才)와 다섯 갈래 연원(淵源)을 제도하는 법들을 성취하고, 아홉 가지 해탈로써 스스로의 영락이라 말하며, 열 가지 힘을 구족하면 공성(空性)은 형체가 없으니 무너지거나 파괴될 것이 없느니라.그 법을 듣는 이는 모두 믿고 아나니 이러한 것이 보살마하살의 입이 청정한 광장설의 과보이니라.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음향의 상을 얻어 두루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였고, 유연하고 조화로우며 우아하며 말한 것은 조잡하지 아니하였고, 말을 하면 좇지 아니하여도 성취하여 저것을 받았고, 그 말을 듣는 이는 기쁨으로 만족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이 소리 가운데 또한 헤아릴 수 없이 청정하게 말한 것이 있느니라.모든 여래가 항상 말씀한 법처럼 12인연(因緣)으로 어리석게 나고 죽음에 노닐며, 스스로 그 몸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의 몸을 관찰하고 안팎의 몸을 관찰하며, 숨 쉼이 긺을 알고 숨 쉼이 짧음도 알며, 저 중생을 교화하되 차례를 넘어 증득하게 하나 또한 증득에 머물지 아니하게 하느니라. 음향이 서로 광명을 내니 낱낱의 광명에는 모두 화신불이 있고 낱낱의 부처는 모두 일곱 보배로 된 자리 위에 앉아 있으면서 널리 중생에게 헤아릴 수 없는 법문을 말한다. 마음은 해탈이 공하고 생각이 없는 원에 나아가며 모든 법이 다 없음을 관하느니라.항상 네 가지 일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로써 4선(禪)과 4제(諦)와 중지법문(衆智法門)과 총지(摠持)를 얻는 법문과 민첩한 법문과 소리에 상응하는 법문과 변재법문과 헤아릴 수 없는 법문이 항상 앞에 나타나 있으며, 마음이 항상 헤아릴 수 없는 백천 가지 삼매에 노니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음향상이라고 말하느니라.내가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마음을 닦아 청정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바르며, 행하는 것은 참괴하며 집착하는 마음이 한결같아 다른 생각이 없으며 모두 번뇌를 여의었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헐뜯어도 근심스럽지 않고 설사 칭찬하더라도 기쁘다고 여기지 않고 마음이 꿈쩍도 아니하면 행하는 것이 견고하여 땅과 같이 움직이지 않느니라. 헤아릴 수 없는 겁에서부터 모든 부처님을 섬겨 모든 중생에게 미묘한 법을 연설하고 행하는 것은 거짓되지 않고 한결같이 도에 나아가며, 불ㆍ법ㆍ승이 있는 곳에 문득 몸이 가서 화생하여 헤아릴 수 없는 총지법문을 강론(講論)하느니라. 여기서 논(論)이라고 말하는 것은 보시론[施論]과 계율론[戒論]과 하늘에 태어나는 논이니라.욕(欲)은 청정하지 않나니 열반의 즐거움으로 인도하여 중생을 삼매에 들게 하여 고제(苦諦)를 분별하고, 네 가지 속박을 떠나 집법(集法)을 제거하여 대분(大分)의 번뇌를 없애며, 도(道)가 잡다한 것과 섞임을 제거하여 법인(法忍)을 일어나지 않게 하고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러 청정한 관을 얻으면 저 중생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며, 종류를 따라 교화를 열어 도의 과를 얻어 성취하게 하느니라. 마치 새로 만든 흰 옷감은 염색하기 쉬운 것과 같으니라.스스로 항상 마음을 다잡아 저의 궐루(闕漏)를 나무라지 않고 항상 한가하고 고요함을 즐기며, 시끄러운 데 처하지 않고 비구의 무리에 들어가 위의가 구족하며, 만약 선정에 들면 뜻을 매어 밝은 데 두며 왔다 갔다 경행(經行)하여도 마음이 게으르지 아니하며,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하며, 공한 성품을 분별하여 모두 있는 것이 없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마음이 청정한 법문(法門)이라 하느니라.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막거나 파괴할 수 없는 총지법문을 닦았느니라. 하나를 들으면 백 가지를 터득하고, 백 가지를 들으면 천 가지를 터득하고, 천 가지를 들으면 만 가지를 터득하였느니라. 모든 부처가 말한 구절의 뜻과 글자의 뜻을 모두 지니고서 잃어버리지 아니하였으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총지법문을 성취했다고 말하느니라.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일체법은 모두 항상함이 없음에 돌아가 생하는 것은 멸하는 것이라는 항상함이 없는 관행(觀行)을 닦고 익혀서 있는 곳마다 법락을 융성하게 하여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다스렸느니라. 진실한 진리를 말하여 스스로의 숙명을 알고 지나는 곳마다 설법하여 교화하고 심식(心識)이 견고하며, 신족으로 두려움이 없고 불가사의하였느니라.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모든 고행을 쌓고 낸 서원의 근본행을 어기지 않으며 모든 법에 노닐되 자재하여 걸림이 없었으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총지법문을 성취했다고 말하느니라.나는 무수한 아승기겁으로부터 안신통(眼神通)을 닦아 두루 시방 중생의 무리를 아니, 공행(空行)과 상응함이 있는 이와 공행과 상응함이 없는 이, 정의(定意)가 있는 이와 정의가 없는 이, 난의(亂意)가 있는 이와 난의가 없는 이, 금강지(金剛志)가 있는 이와 금강지가 없는 이, 사유정(思惟定)이 있는 이와 사유정이 없는 이, 하늘 갈래ㆍ사람 갈래ㆍ아귀 갈래ㆍ축생 갈래ㆍ지옥 갈래를 천안(天眼)으로 보고 모두 알며, 이 중생의 갈래가 유여열반(有餘涅槃)한 이, 무여열반(無餘涅槃)한 이, 또한 이 중생이 중음(中陰)에서 열반을 취함을 알고 또한 모두 그것을 아느니라.이 중생들이 수다원(須陀洹)인가, 수다원과를 얻었는가, 사다함(斯陀含)을 향하는가, 사다함과를 얻었는가,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가, 아나함과를 얻었는가, 아라한(阿羅漢)을 향하는가, 아라한과를 얻었는가, 벽지불(辟支佛)을 향하는가, 벽지불과를 얻었는가를 아느니라.또한 중생이 출가하여 고행하며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않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법복을 입고 사자유보삼매(師子遊步三昧)에 들어 나무 아래에 있으면서 나무를 관찰함을 사유하되 어떤 때는 하루ㆍ이틀 더 나아가 이레에 이르며, 어떤 때는 한 해ㆍ두 해에서 일곱 해에 이르며, 어떤 때는 한 겁ㆍ두 겁에서 일곱 겁에 이르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천안통을 성취하였다고 말하느니라.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이신통(耳神通)을 닦아 두루 시방세계 중생들의 행한 과보를 듣되, 흑업(黑業)에는 흑업의 과보가 있고, 백업(白業)에는 백업의 과보가 있으며, 흑업도 아니고 백업도 아닌 것에는 흑업도 아니고 백업도 아닌 것의 과보가 있느니라. 또한 유루에는 유루의 과보, 무루에는 무루의 과보가 있느니라.또한 저 중생의 청정한 소리와 남자의 소리도 아니고 여자의 소리도 아니며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유연한 소리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아니한 소리와 사람의 소리가 아닌 것도 아닌 범(梵)의 청정한 소리가 있으며, 가라비라(伽羅毘羅)의 부드럽고 온화한 소리와 거칠지 아니한 소리와 미세하지 않는 소리를 듣느니라.다시 하늘 귀로 듣기 때문에 저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여 결박을 끊고 함이 있는 모습[有爲相]에 머물지 않으며, 함이 없는 모습[無爲相]에 머물지 않으며,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습에 머물지 않으며, 머물되 또한 머물지 않으며, 머물지 않되 또한 머물지 않음도 아니며, 나는 나에게 머물지 않으며 머물지 않으면서 또한 머물지 않음도 아니며, 부처가 되었다면 성불한 것이 아니며, 도를 이루었다면 도를 이루지 아니한 것이며, 하늘에 났으나 하늘에 난 것이 아니며, 인간에 났으나 인간에 난 것이 아니며, 아귀에 났으나 아귀에 난 것이 아니며, 지옥에 났으나 지옥에 난 것이 아니며, 축생에 났으나 축생에 난 것이 아니며, 다섯 갈래를 분별하여 하늘 귀로써 듣고 모두 들어서 이것을 아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천이통(天耳通)을 성취하였다고 말하느니라.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비신통(鼻神通)을 닦아 두루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냄새를 맡았다. 모두 좋은 향인지 나쁜 향인지를 분별하여 아느니라. 거친 향기ㆍ미세한 향기ㆍ불 향기ㆍ물 향기ㆍ속된 향기ㆍ도의 향기, 더 나아가 보살이 나무 아래에 앉은 향기ㆍ계의 향기ㆍ정의 향기ㆍ지혜의 향기ㆍ해탈의 향기ㆍ해탈지견의 향기와 중생을 가르쳐 주는 대자(大慈)가 끝없는 향기ㆍ중생들을 슬프고 불쌍히 여기는 향기ㆍ기쁘고 온화한 얼굴의 향기ㆍ놓아버려 주위에 두루한 향기ㆍ신족이 두려움 없는 향기ㆍ깨달은 힘의 근본 향기ㆍ교만과 거들먹거림을 깨뜨리는 향기ㆍ자연히 넓게 퍼지는 향기ㆍ부처님 도량을 장엄하는 향기ㆍ세 가지 해탈의 문에 나아가는 향기ㆍ모습마다 매우 뛰어나게 하는 향기ㆍ밝은 행의 과보인 향기ㆍ미진을 분별하는 향기ㆍ광명이 멀리 비치는 향기ㆍ대중을 모아서 화합하는 향기ㆍ5취(聚)가 청정해지는 향기ㆍ가지고 들어가도 일어나지 않는 향기ㆍ뭇 번뇌를 고쳐 없애주는 향기ㆍ뭇 번뇌를 관하여 없애는 향기ㆍ계율을 듣고 보시하게 하는 향기ㆍ부끄럽게 여겨 교만이 없어지는 향기ㆍ선인의 법으로 뛰어난 향기ㆍ설법을 함에 걸림이 없는 향기ㆍ사리(舍利)를 유포시키는 향기ㆍ불장(佛藏)을 봉인(封印)하는 향기ㆍ일곱 가지 보배가 다함이 없는 향기이니라.”이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가산(摩伽山)에서 나는
꽃향기와 전단향
삼계(三界)에 있는 모든 향기는
계향(戒香)보다 뛰어난 것 없느니라.
계향은 뭇 번뇌를 없애고
가고 오다가 무간(無間)지옥에 들어가도
보살의 마음 물러나지 아니하나니
향 가운데는 열반향이 제일이니라.
비유하면 활 잘 쏘는 사람이
허공에 화살을 쏘아도
화살이 나는 세력 허공을 다하지 못하고
다시 땅에 떨어짐과 같으니라.
덕의 향기는 멀리 끝없이 퍼지고
끝까지 되돌아오지 않느니라.
지금 불신(佛身)의 향기 말하나니
계ㆍ정ㆍ혜ㆍ해탈ㆍ해탈지견의 향기이니라.
백천억 겁 동안이라도
불향(佛香)은 다하지 않으며
만약 천만 겁 동안
부처가 부처의 공덕을 찬탄한다 해도
큰 성인의 향기와 불신의 향기와
계의 향과 덕의 향기 다하지 않느니라.
모든 부처님 위의법
모두 부처가 기별을 주었으며
입 안의 다섯 향기
위로 도리천까지 이르렀다가
다시 돌아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을 일곱 번 돌았느니라.
모든 하늘에서 뿌린 꽃향기
처음 있는 일이라 찬탄하니
정의 향기 더더욱 유포되어
아승기겁 동안 제도하느니라.
이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자 저 모인 이들 가운데 12나유타 중생은 심식이 열리고 깨달아서 모두 뜻을 내고 기꺼이 향적불(香積佛)의 세계에 나고자 원하였으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비신통을 성취하였다고 말하는 것이다.“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구신통(口神通)을 닦았다. 말로 가르침을 주고받아도 끝까지 중간에 막히지 않았고, 말로 하는 것이 있으면 말에 곧 광명이 있었으며,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입술에 광명이 있었고, 이빨을 보일 때마다 이빨에 광명이 있었으며, 혀를 움직일 때마다 혀에 광명이 있었느니라.여래가 대중 가운데서 매우 깊은 법을 말하느니라. 여래가 지닌 법이라는 것은 첫째 아(阿)라고 이름하나니, 아라는 것은 없다는 천만 가지 뜻이 있는데, 없다는 천만 가지의 뜻 가운데 한 가지도 없다는 뜻을 취하여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느니라.둘째 나(羅)라고 이름하나니, 나라는 것은 번뇌를 제거한다는 뜻이다. 번뇌를 제거함에 천만 가지 뜻이 있는데, 천만 가지의 뜻 가운데 한 가지 번뇌를 제거하는 뜻을 취하여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느니라.셋째는 파차(波遮)라고 이름하나니, 파차라는 이름은 과보가 숙성한다는 뜻이다. 과보가 숙성한다는 것에는 천만 가지 뜻이 있는데, 천만 가지 뜻 가운데 한 가지 과보가 숙성한 뜻을 취하여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과보가 성숙하게 하느니라.넷째는 나(那)라 이름하나니, 나라는 것은 항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항상하지 않다는 뜻에는 천만 가지 뜻이 있는데, 천만 가지 뜻 가운데 한 가지 항상하지 않다는 뜻을 취하여 헤아릴 수 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항상하지 않다는 뜻을 알게 하느니라.다섯째는 다(茶)라고 이름하나니, 다라는 것은 다하여 없다는 뜻이다. 다하여 없다고 이름하며, 있다고 말하면 있음이 없다고 이름하며 없다고 말하면 또한 없는 것도 없나니 없음이 다한 뜻에는 천만 가지 뜻이 있으니, 천만 가지 뜻 가운데 한 가지 없음이 다한 뜻을 취하여 헤아릴 수 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다함에 대하여 얻어서 알게 하여, 다는 다함의 뜻이라고 하느니라.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부처가 밥을 받는 위의로 염부제(閻浮提)에서 위로 십팔천(十八天)에 이르도록 모두 여래의 밥을 보느니라. 일주에서부터 사주 보살에 이르도록 여래의 몸이 유리나 인후(咽喉)임을 보며, 물러남이 없는 보살 더 나아가 구지 보살은 건질천자(健疾天子)가 여래를 영접하는 밥과, 더 나아가 다른 방소에서 불사(佛事)를 시행함을 보나니 이것은 여래의 신구(神口)의 과보이니라.여래가 맛을 볼 때는 맛에 흔들리지 않고 세존께서 드실 때 마음으로 시방의 모든 다섯 갈래 중생들이 동등하게 이것을 맛볼 것을 생각하면 곧 생각과 같이 모두 배부르니라. 마치 비구가 9차제선(次第禪)을 얻으면 마음이 부드럽고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것과 같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구통(口通)이 청정하다고 말하는 것이니라.내가 옛날에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신신통(身神通)을 닦되, 몸 안이 청정한 것이 청정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청정하지 못한 것이 청정하다는 생각을 분별하였다. 서른여섯 가지 오로(惡露)는 참되지 못하나니 털과 손톱과 이와 골과 피와 눈물을 반복하여 사유하되 자기의 신법(身法)으로써 중생의 몸을 관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스스로 그 몸을 변화시켜 팅팅 부은 배, 냄새나고 문드러지며 고름과 피가 흘러내리며, 어떤 때는 다시 몸을 나투되 백골은 회색이고 퍼렇게 멍들어 검은 색이 땅과 같은 색이다.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이 이러한 몸을 보는 이는 모두 고(苦)이고 공(空)이며 무상(無常)이고 무아(無我)라는 생각을 내느니라.다시 중생과 더불어 신업(身業)의 과보 법을 말하되 ‘이 몸이 몸이 아니라면 어떤 것이 이 몸인가?’라고 낱낱이 분별하여 머리로부터 발에 이르러도 모두 있는 것이 없으니, 몸이 없으면 곧 식(識)도 없느니라. 중생들은 이러한 것을 듣고 스스로 몸이 더럽고 추악하며 깨끗하지 못함을 사유하나니 마치 광음(光陰)도 한 하늘이지만, 아래로 염부제의 더러운 냄새를 관하나니 나쁜 기운이 위로 7천만 리나 뻗치는 것과 같다. 이런 까닭으로 보살은 광음천에 태어나지 않느니라.신신통의 보살은 금강삼매(金剛三昧)에 들어 몸을 부수어 미진과 같이하고 낱낱의 미진이 모두 화신불이 되어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중생의 유(類)를 제도하면서 몸의 색상(色相)을 나투는데, 몸의 위 부분에서 불을 내뿜으면 몸의 아래 부분에서 물을 내뿜으며, 몸의 아래 부분에서 불을 내뿜으면 몸 위 부분에서는 물을 내뿜느니라. 동쪽이 솟으면 서쪽이 꺼지고 서쪽이 솟으면 동쪽이 꺼지며, 여래의 열여덟 가지 신통변화를 나투느니라. 중생의 유가 여래의 열여덟 가지 신통변화가 이어지는 때에 보고 깨달아 뭇 번뇌가 영원히 다하고 무위도(無爲道)에 들면 미진의 화신불이 몸을 나투어 교화하여 무량한 아승기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이것을 여래가 몸으로 비밀히 교화하나 설법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말하느니라.내가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의식(意識)을 닦고 익혀 보살의 신통을 성취하였고, 뜻을 거두어 정에 들어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 유행하며 이르렀느니라. 마치 힘이 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가 펴는 사이에 원래 있는 곳에 오는 것과 같으니라. 의식의 보살도 또한 화생(化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난생(卵生)에 들어 부사의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교화하나니, 곧 저곳에서 무위도를 성취하느니라. 의식의 보살은 모든 신통 가운데 최상이며 가장 뛰어나니 벽지불이나 아라한이 생각하거나 말할 것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저들의 경계(境界)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5. 삼세등품(三世等品)
이때 좌중에 희견(喜見)보살이 있었다. 변재가 막힘이 없었으며 십주에 올라 여래가 행하신 것은 모두 다 지니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훌륭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법은 일찍이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과거 헤아릴 수 없는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수의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분도 계시고 열반에 들지 아니한 분도 계십니다. 만약 열반에 드신다면 욕계의 중생은 어떻게 제도될 수 있습니까? 만약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지 않았다면 저 모든 여래께서는 어떠한 부처님 세계에 계십니까?”부처님께서 희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여래 앞에서 사자후를 하였구나. 내가 이제 그대에게 낱낱이 분별하여 이것을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듣고 이것을 잘 생각하여 보아라.”
희견보살이 대답하였다.
“기꺼이 듣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과거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이름은 가호(假號)인데, 뛰어남은 말할 수 없고, 또 중생이 세상생생에 태어남이 끝나지 아니함과 같으니라. 그지없고 끝이 없으며 또한 단서도 없으니 모든 부처의 중요한 모음[集]은 마음이 허공계와 같았느니라. 열반이라는 것도 중생이 곧 이것이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는 열반에 드시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니라.”희견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과거의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多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께서 제도하신 중생이 멸도함이 있었습니까, 멸도함이 없었습니까?”
부처님께서 희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희견아, 어떠하냐? 그대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모든 부처님을 섬기면서 향과 꽃과 번(幡)과 개(蓋)로 받들었으니 이때 여래를 뵙고 반열반(般涅槃)을 취하였느냐, 취하지 아니하였느냐?”
희견보살이 대답하였다.
“취하지 아니했습니다.”“희견아, 어떠하냐? 나는 석가문(釋迦文)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타라 이름하니, 지금 어머니 태에 있으면서 열반을 하였느냐, 열반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희견보살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았습니다.”“희견아, 어떠하냐? 보살인 중생이 기별을 받고 위가 없으며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나니, 이것이 진실한 도인가, 진실한 도가 아닌가?”희견보살이 대답하였다.
“이 도는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만약 진실한 도라면 왜 부처님께서 계시고 설법으로 중생을 교화합니까? 이러한 까닭으로 이 도는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연연중생(緣緣衆生)으로 이 도의 연연이 다한 중생은 진실한 도입니다. 과거의 연연이 다한 중생은 현재에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현재의 연연이 다한 중생은 과거에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과거ㆍ현재의 연연이 다한 중생은 미래에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미래의 연연이 다한 중생은 과거ㆍ현재에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왜냐 하면 이 도는 진실한 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과거의 연연이 다한 중생과 현재 연연이 다한 중생과 미래 연연이 다한 중생은 진실한 도입니다. 보살마하살이 알고서 이것을 보며 처소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마치 아홉의 행이 다하지 아니한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아홉의 행이라고 하는 것은 상상(上上)ㆍ상중(上中)ㆍ상하(上下)와 중상(中上)ㆍ중중(中中)ㆍ중하(中下)와 하상(下上)ㆍ하중(下中)ㆍ하하(下下)를 말합니다. 상상에서 연(緣)이 다해도 상중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상중에서 연이 다해도 상하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상하에서 연이 다해도 중상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중상에서 연이 다해도 중중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중중에서 연이 다해도 중하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중하에서 연이 다해도 하상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하상에서 연이 다해도 하중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니며, 하중에서 연이 다해도 하하에서 연이 다하지 않으니 진실한 도가 아닙니다. 하하에서 연이 다하면 이것이 진실한 도입니다.보살마하살은 진실한 성품에서 취하지 않고 버리지 않으며 머물지 않고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과거ㆍ미래ㆍ현재와 도와 열반과 하나 등은 두 가지 법이 없습니다. 성품과 자연스런 모습과 중생과 번뇌와 5음(陰)과 연(緣)과 어리석은 행 등은 도행이 청정하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닙니다. 욕계(欲界)의 행에는 연이 다해도 색계의 행에는 연이 다하지 아니하며, 색계의 행에는 연이 다해도 무색계의 행에는 연이 다하지 아니하며, 무색계의 행에서 연이 다하고 색계의 행에서 연이 다하고 욕계의 행에서 연이 다하면 이것을 보살들의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이때 부처님께서 희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세계에서 멸도하셨는지, 멸도하지 않으셨는지 알고 싶은가?”이때 세존께서 곧 신력으로써 무외공계삼매(無畏空界三昧)에 드셔서 일체 대중으로 하여금 석가문부처님의 몸이 적연하여 말이 없으시며 신상이 구족함을 보게 하셨다.
“보살아, 마땅히 알아라. 나의 과거 몸은 그 숫자가 일컬을 수 없고 헤아릴 수도 없었다.”곧 신족(神足)으로써 습생(濕生) 세계에 들어가 여러 모습을 구족하여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동안 습생의 의식을 지닌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여 저들 습생의 의식을 지닌 이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따라 각각 얻어 해탈하게 하셨다.다시 신족으로써 화생(化生) 중생의 세계에 드셔서 신색(身色)의 모습을 나타내시고 무앙수(無央數) 아승기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여 저 화생의 의식을 지닌 이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따라 각각 얻어 해탈하게 하셨다.그때 세존께서 곧 신족력으로써 난생(卵生) 의식의 중생들에게 들어가 신색의 모습을 나타내시고, 무앙수 아승기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여 저 중생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따라 각각 얻어 해탈하게 하셨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신족력으로써 미래 세계에 나타나셔서 사람의 4생(生) 가운데서 신색의 모습을 나타내시고, 무앙수 아승기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여 저 4생 중생들로 하여금 원하는 것을 따라 각각 얻어 해탈하게 하셨다.“내가 지금 어머니의 태 안에 있으면서 모든 시방의 신통 있는 보살에게 물러나지 않고 있기 어려운 법을 말해 주는 것과 같이, 또한 신통으로써 하늘의 4생에 들어가고 지옥의 4생ㆍ아귀의 4생ㆍ축생의 4생에 들어가느니라. 4생 가운데 태생과 화생은 번뇌가 빠르게 없어지며, 습생과 난생은 번뇌가 더디게 없어지느니라. 화생과 태생은 근기가 예리한 것이고 습생과 난생은 근기가 매우 낮은 것이니라.”그때 세존께서 다시 신족으로써 적막한 세계를 나타내셔서 저 대중들로 하여금 모두 알고 보게 하셨고, 또한 말씀이 없으시면서 고ㆍ집ㆍ멸ㆍ도라는 이름을 가르치셨으니 무슨 이유인가? 저 세계의 중생은 다 태생ㆍ화생으로서 근기가 매우 뛰어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부처님께서 다시 신족으로써 아래 방면을 나타내어 광명으로 세계를 비추시니 중생들이 타고난 대로 읽고 외어 몇 겁을 지나야 비로소 도의 결과를 얻는 것을 보나니, 이 중생에서 습생과 난생은 근기가 매우 낮은 것이다.부처님께서 다시 신족으로써 죽음이 없는 세계에 나타나셔서 저 대중들로 하여금 저 중생이 죽음이란 명칭을 듣지 못함을 아시고, 이 중생이 대자(大慈)의 서원(誓願)으로 근기가 뛰어난 사람임을 알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다시 신족으로써 중간에 일찍 죽는 세계에 나타나셔서 저 대중들로 하여금 모두 알고 보게 하시는데, 저 중생이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음을 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중생은 스스로 괴로움의 근본을 짓는다. 본래의 수명은 지극히 길었으나 지금은 수명이 바뀌어 짧아졌다.저 세계의 제우(除憂)라는 임금은 죽은 사람의 가죽을 벗겨서 북을 만들고 백 년마다 한 번을 쳐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죽음이라는 명칭을 알게 한다. 수명이 더욱 줄어 백 살에 이르면 이때 태어나는 이는 말하기를 ‘나는 지금 여든네 살에 수명을 버렸으니 다섯 가지 흐린 세상[五濁世]에 출생한 태생과 화생으로 나는 근기가 뛰어난 신분이다.’라고 한다.너희들은 그러므로 부처님의 신력이 아니면 수명은 오래 보존하여 머물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이 몸은 물거품과 같아 세력이 오래가지 못한다. 이 몸은 안개와 같아 항상 사람의 생각을 어지럽힌다. 이 몸은 꿈과 같아 성냄만 더한다. 이 몸은 환술과 같아 세상 사람을 거짓으로 유혹한다. 이 몸은 메아리와 같아 구하고 상대하나 형체가 없다. 이 몸은 그림자와 같아서 눈으로 보아도 얻지 못한다. 이와 같은 나의 몸은 이것이 없어져 다하면 고쳐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어떤 것이 태어나지 않는 것인가? 이 염부제에 나지 않는 것이다. 다시 시방의 32해(垓)의 부처님 세계에 두루 가득한 저 세계에 불사(佛事)를 시행하여도 이것은 과거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연연이 다하거나 연연이 다하지 않거나 열반이라고 하는 것은 없는 것이다.”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오른팔을 드러내며 오른쪽 무릎을 꿇고 앉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매우 기이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세계에는 약간의 중생도 같지 않으며 선악(善惡)의 행한 과보도 각각 다릅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공하고 없으며 고요하여 불가사의한데, 어떠한 삼매에 드셔서 위신력으로써 감동시킴이 이와 같이 헤아리기 어렵습니까? 앎이 있는 중생은 모두 쉽게 교화되었으며 산과 강과 절벽과 풀과 나무까지 모두 사람의 형태로 변화시켰으니 앎이 있는 중생과 앎이 없는 중생이 됩니까?”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옛날 나와 함께 산과 바다를 지나면서 한 마리 나쁜 짐승이 십주 보살의 고기를 먹으려한 것을 아는가?”
미륵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알지 못합니다. 왜냐 하면 가령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나쁜 짐승이 보살의 고기를 먹으려 한다면 이런 일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내가 옛날 그대에게 누가 먼저 나아가겠느냐고 권하였는데 그대와 문수(文殊)가 앞서지 않겠다고 말하자, 내가 이때 곧 신력으로써 저 굶주린 짐승에게 감로의 맛을 보여서 마음을 견고하게 가져 위없는 정진(正眞)ㆍ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대는 방편[權]으로 물러나 뒤에 있으면서 앎이 있는 중생을 교화하고 앎이 없는 중생을 교화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찌하여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여기에서 서북쪽으로 62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세계를 지나가면 평등(平等)이라 이름하는 부처님이 계신다. 그 세계는 무형(無形)이라 이름하며 지금 현재도 설법을 하신다. 벽지불도 없고 성문승(聲聞乘)도 없으며 해와 달이나 시절이나 겁(劫)이나 숫자의 많고 적음도 없다. 저 부처님은 한 부처님 세계를 교화하여 다한다. 현재 세계의 중생은 모두 부처를 이루니, 고쳐서 다른 부처님의 세계로 옮기지 않느니라. 미륵아, 마땅히 저 부처님이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위한다고 말하겠는가?”미륵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또한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위합니다. 왜냐 하면 모든 세계에서 저 세계에 이르면 모든 연이 다하고 중생이 다하여 제도됨을 얻어 해탈하는 까닭으로 현재가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지금 현재라고 하였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름은 비록 현재이지만 현재는 행해지지 않습니다. 앞은 가버려 과거이고 뒤는 아직 이르지 아니했으니 앎과 생각으로 세 가지 일을 사유하여 성취할 뿐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현재는 없습니다.”부처님께서 곧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고 하니 얼마의 염(念)이며 얼마의 상(想)이며 얼마의 식(識)인가?”
미륵이 말씀드렸다.
“박수치고 손가락 튀기는 사이에 32억 백천의 생각은 생각마다 형태를 이루며 형태마다 모두 앎이 있습니다. 앎과 생각함은 지극히 미세하여 잡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위신력이라야 저 미세한 앎에 들어가 모두 제도할 수 있습니다. 이 앎으로 교화하니 앎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미세한 앎은 지극히 미세하여 미진보다 더하니, 이 미세한 앎은 볼 수도 없습니다. 부처님의 위신력이라야 저기에 들어가 교화하시고 모두 득도하게 합니다.”“미륵아, 꼭 알아라. 아직 의심을 가지지 말아라. 이 미진 같은 식은 네 가지 기운을 받음과 네 가지 태어남이 있다. 왜냐 하면 중생이 끝이 없고 끝도 끝이 없으며 여래도 또한 끝이 없으며 도(道)도 또한 끝이 없다. 일체가 있다고 말하지만 있음도 또한 없으며 세계도 없고 처소도 없으며 머묾도 없고 또한 가르쳐 교화할 중생이랄 것도 없나니, 이것을 역순삼매(逆順三昧)라고 이름한다. 머물지도 않고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한 모양이기도 하고 모양이 없기도 하며, 집착하지 않고 속박되지 않고 또한 진제(眞際)도 아니며, 도량(道場)을 손질하고 부처님의 경계를 깨끗이 하며 방편으로 헤아릴 수 없이 변화하되, 하열(下劣)한 이들이 이를 데가 아니다.”이때 세존께서 미륵의 의심을 풀어 주시려고 색신(色身)을 나투셨는데 부드럽고 연한 신색과 싫어하거나 만족함이 없는 신색과 안팎이 청정하여 티나 더러움이 없는 신색이었다.“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으로부터 눈이 청정하게 도를 닦아 안팎으로 막힘이 없었고, 지금 색신을 얻어 몸이라고 하지만 또한 몸도 없고, 색이라고 하지만 또한 색도 없으며 몸이 공하고 색이 공하며 신색이 함께 공함을 알며, 신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空空)도 공한 것이다. 몸이 공하여 없고 색이 공하여 없음을 알고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알며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과거의 몸이 공함을 알고 과거의 색이 공함을 알면 과거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과거의 몸과 과거의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미래의 몸이 공함을 알고 미래의 색이 공함을 알면 미래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미래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현재의 몸이 공함을 알고 현재의 색이 공함을 알면 현재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현재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과거에 몸이 공하여 없었음을 알고 과거에 색도 공하여 없었음을 알면 과거에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과거에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미래에 몸이 공하여 없는 것을 알고 미래에 색이 공하여 없는 것을 알면 미래에 몸도 없고 색도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미래에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현재 몸이 없어 공한 줄을 알고 현재 색이 없어 공한 줄 알면 현재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현재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욕계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욕계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욕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욕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색계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색계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색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색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무색계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무색계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무색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무색계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욕계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욕계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욕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욕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색계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색계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색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색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무색계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무색계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무색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무색계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연연(緣緣)의 몸이 공함을 알고 연연의 색이 공함을 알면 연연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연연의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연연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연연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연연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연연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태생(胎生)으로서 몸이 공함을 알고 태생으로서 색이 공함을 알면 태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태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태생으로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태생으로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태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태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화생(化生)으로서 몸이 공함을 알고 화생으로서 색이 공함을 알면 화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화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화생으로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화생으로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화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화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습생(濕生)으로서 몸이 공함을 알고 습생으로서 색이 공함을 알면 습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습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습생으로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습생으로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습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습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난생(卵生)으로서 몸이 공함을 알고 난생으로서 색이 공함을 알면 난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난생으로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난생으로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난생으로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난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난생으로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이 공함을 알고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색이 공함을 알면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아직 선정에 이르지 않았으나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초선(初禪)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초선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초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초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초선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초선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초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초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중간선(中間禪)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중간선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중간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중간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중간선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중간선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중간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중간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이선(二禪)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이선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이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이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이선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이선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이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이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삼선(三禪)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삼선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삼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삼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삼선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삼선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삼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삼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사선(四禪)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사선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사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사선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사선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사선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사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사선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공무변처천[空處]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공무변처천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공무변처천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공무변처천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공무변처천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공무변처천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공무변처천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공무변처천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식무변처천[識處]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식무변처천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식무변처천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식무변처천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식무변처천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식무변처천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식무변처천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식무변처천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무소유처[不用處]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무소유처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무소유처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무소유처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무소유처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무소유처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무소유처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무소유처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비상비불상처(非想非不想處)에서 몸이 공함을 알고 비상비불상처에서 색이 공함을 알면 비상비불상처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비상비불상처에서 몸과 색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 비상비불상처에서 몸이 없어 공함을 알고 비상비불상처에서 색이 없어 공함을 알면 비상비불상처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함을 아나니, 비상비불상처에서 몸이 없고 색이 없어 함께 공한 것을 알면 이것은 공공도 공한 것이다.”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그대에게 생의(生義)와 근의(根義)를 말하여 주겠으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무엇을 생의라고 말하는가? 생(生)이라는 것은 일곱의 처소와 아홉 번의 모임이다. 근의라는 것은 이어져 붙는다는 뜻이지만 여래는 이지(已知)와 미지(未知)와 무지(無知)에 집착함이 없다.이지근(已知根)이라는 것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이고, 미지근(未知根)이라는 것은 번뇌[結使]로 장애됨이고, 무지근(無知根)이라는 것은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다.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들이 이 근을 성취하여 모든 근을 분별하였다. 근이 없다고 하나 또한 근이 없지도 않고 말할 것도 없고 뜻도 없어 글자의 뜻을 분별한다. 그렇지만 공하여 있는 것이 없나니 이것이 근의이다.처음 뜻을 낸 때부터 보리수 아래 앉는 것에 이르기까지와 위없는 법륜을 굴리고 모든 법문을 모으고 행할 것 없는 법문을 행하여 생각하고 토의할 법문과 죄다 갖는 뿌리의 법문과 허공의 법장 법문이니, 이러한 것은 모든 부처의 요집삼매(要集三昧)이다.미륵아, 꼭 알아라. 그대는 다시 수기를 받아라. 56억 8천만 년 뒤에 이 나무 아래에서 위없는 등정각을 이룰 것이다. 나는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으나 그대 미륵은 이마에서 날 것이고, 나의 수명은 1백 세이지만 미륵의 수명은 8만 4천 세이며, 나의 세계는 흙이지만 그대의 국토는 황금이며, 나의 세계는 괴롭지만 그대의 세계는 즐거울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래는 열 가지 힘 지닌 높으신 이므로
끝이나 가장자리 없는 허공과 같으니라.
인욕과 지혜의 힘과 복의 힘보다
서원의 힘이 가장 뛰어나느니라.
그대는 쾌락의 세계에 태어나나니
나의 괴로운 세계와 다르니라.
그대의 설법은 쉽지만
나의 설법은 어려우니라.
그대는 첫 번째 설법에 96억 중생을 제도하고
두 번째 설법에 94억 중생을 제도하며
세 번째 설법에 92억 중생을 제도할 것이니라.
나는 첫 번째 설법에 12억 중생을 제도하였고
두 번째 설법에 24억 중생을 제도하였으며
세 번째 설법에 36억 중생을 제도하였느니라.
그대에게 세 번 설법 들은 이들은
내가 먼저 교화하였느니라.
그대의 아버지는 범마정(梵摩淨)으로
8만 4천 세를 살게 된다네.
내가 먼저 교화한 이 아니고
그대가 처음 교화하는 이이니라.
96억 사람은
나에게 5계(戒)를 받은 자이고
94억 사람은
3귀의를 받아 지닌 자이니라.
한 번이라도 나무불(南無佛)을 일컬은 이
92억 사람이고
처음 천 비구와
24억 하늘 사람에게 설법하였느니라.
제도한 모든 중생
3백 36억이니라.
그대는 쾌락하고 나는 노고가 많았으며
그대는 게을리 했고 나는 정성을 다해 노력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셨을 때 고행하는 72억 중생이 움직이지 않고 앉은 채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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