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보자] #4650 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菩薩從兜術天降神母胎說廣普經) 3권

 

 

통합대장경 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菩薩從兜術天降神母胎說廣普經) 3권

 

보살종도술천강신모태설광보경 제3권
요진 양주사문 축불념 한역
심삼진 번역
6. 상무상품(想無想品)
이때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좌중에는 다른 무리가 없고 순전히 일생보처(一生補處)만 있는데, 지금 마땅히 식(識)ㆍ상(想)ㆍ수(受)에는 식이 없고 상이 없고 수가 없다고 말한다.이러한 때 보살은 무엇을 식ㆍ상ㆍ수를 말한다고 이르는가? 보살은 분별하여 식ㆍ상ㆍ수를 말한다. 식은 상이 아니고 수가 아니며, 수는 식이 아니고 상이 아니며, 상은 수가 아니고 식이 아니다. 상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며, 수는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며, 식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다. 식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아니고 현재가 아님도 아니며, 상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아니고 현재가 아님도 아니며, 수는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가 아님도 아니다.어째서 식이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아니라고 말하는가? 보살은 막힘이 없는 정(定)에 들어 수ㆍ식 중생으로 화생(化生)하여 머묾이 있는 지위에서 머묾이 없는 지위에 이르나니, 이것을 식은 과거가 아니고 미래가 아니고 현재가 아니라고 한다. 다시 보살마하살은 상 중생으로 화생하여 머무는 지위에서부터 머묾이 없는 지위에 이르고, 보살이 수 중생으로 화생하여 머무는 지위에서부터 머묾이 없는 지위에 이른다.”이때 대가섭 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낸 채 오른쪽 무릎을 꿇고 부처님 앞에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심의(心意)와 식ㆍ상ㆍ수는 어떠한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몸을 알면 차별을 안다. 중생 때문에 발에서부터 머리ㆍ사지ㆍ관절에 이르기까지 각각 다르게 이름하니, 『수유경(樹喩經)』에서 뿌리ㆍ껍데기ㆍ줄기ㆍ가지ㆍ잎 때문에 나무라고 이름하는 설명과 같다. 심의와 식ㆍ수ㆍ상도 이와 같으니라.”대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상은 바깥 법이고 수는 안의 법인데 어떻게 하나라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상은 밖에서 들어오고 수는 안에서 나가는 것이다.”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상이 밖에서 들어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만약 바깥에 형상이 없다면 안의 상은 무엇을 말미암아 생기게 됩니까? 만약 바깥 물질이 해치지 않는다면 안은 무엇을 말미암아 아픔을 알 수 있습니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일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이 식은 바깥에 있지도 않고 안에 있지도 않으며 두 가지의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식이 처소에 머문다 하지만 식은 처소에 머물지 않나니 바깥 상과 바깥 수가 곧 안의 법이지 바깥 법이 아니다. 보살마하살은 믿음과 앎이 매우 깊어 안과 밖과 중간의 법이 식이 머무는 처소임을 안다. 이것은 중생이며 이것은 중생이 아니며, 더 나아가 있고 없는 법이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니 곧 걸림 없어 우뚝 뛰어난 삼매[無碍獨步三昧]에 들어간다.”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지금 설법하심을 들으니 의심만 더하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상이 수이고 수가 상이며, 식법으로 분별하는 식도 또한 상이며 또한 수와 상이며, 상은 자체가 공한 수이고 수는 자체가 공한 식이며 식은 자체가 공한 상이기 때문입니다. 공하되 식이 공함이 아니고, 식이 공하되 수가 공함이 아니고, 수가 공하되 상이 공함이 아니니 수유경의 것과 같다 하시지만 이 일은 그러하지 않습니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비유로 말하겠다. 지혜로운 이는 비유로써 이해하게 된다. 옛날에 특이(特異)라는 임금에게 네 명의 아들이 있었다. 첫째는 희열(喜悅)이었고, 둘째는 장수(長壽)였으며, 셋째는 백세(百歲)였고, 넷째는 무외(無外)였다. 장수는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죽었으며, 희열은 몸에 종기가 생겨 보는 이가 싫어하고 천하게 여겼으며 부모도 싫어하고 근심하여 기쁜 마음이 없었다. 백세는 백 일을 채우지 못하고 죽었으며, 무외는 언청이에 뾰족코, 뻐드렁니에 어금니가 튀어나와 보는 사람이 두려워하였다. 상ㆍ수ㆍ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약간의 차별도 없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식ㆍ상ㆍ수를 낱낱이 분별하여 말하겠다. 과거 91겁 전에 지혜(智慧)라는 임금이 있었다. 오로지 10선(善)을 행하였고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였으니 번뇌가 없었다. 중생의 뜻을 관찰하니, 저 중생들의 생각하는 것이 같지 아니함을 알았다.곧 신하를 나라 안에 내보내어 모든 맹인을 전부 궁으로 모이라고 명령하였다. 임금의 명령을 받은 신하가 곧 나라 안을 다니며 5백 명의 맹인을 모아 궁으로 데리고 왔다. 임금은 다시 5백 마리 흰 코끼리를 궁전 앞에 세워 놓고 맹인 한 사람마다 한 마리의 코끼리를 만져 보게 하였다.
이때 맹인들 중에는 코끼리의 코를 만지는 이, 코끼리의 귀를 만지는 이, 코끼리의 머리를 만지는 이, 코끼리의 다리를 만지는 이, 코끼리의 배를 만지는 이, 코끼리의 꼬리를 만지는 이가 있었다.왕이 모든 맹인에게 물었다.
‘코끼리란 어떤 모양의 짐승인가?’
모든 맹인이 대답하였다. 코를 만진 이는 ‘뿔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였고, 머리를 만진 이는 ‘옹기와 같습니다’라고 말하였으며, 귀를 만진 이는 ‘키와 같습니다’라고 말하였고, 배를 만진 이는 ‘광주리와 같습니다’라고 말하였고, 다리를 만진 이는 ‘기둥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였고, 꼬리를 만진 이는 ‘말뚝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이때 곁에서 보던 눈 있는 이들은 저 맹인들이 코끼리의 구체적인 모습을 모르는 데 대하여 비웃었다. 맹인들도 저희들만 있는 곳에서 각기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하여 논쟁을 벌였다.
이 중생의 무리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식ㆍ상ㆍ수의 법을 각기 같지 않다고 한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사람이 1백 가지 맛을 가진 음식을 마련했으니 멥쌀ㆍ쌀ㆍ콩ㆍ보리ㆍ깨의 맛 가운데 멥쌀과 쌀의 맛으로 먹는 이는 다른 콩과 보리의 맛은 모르는 것과 같다. 가섭아, 식ㆍ상ㆍ수의 법이 각기 같지 아니함도 또한 이와 같나니, 모든 법의 성품을 관하면 다름이 없고 차별이 없다.”이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게송을 말씀하여 주셨다.
이마를 보면 머리가 있는 줄 알고
연기를 보면 불이 있는 줄 알고
구름을 보면 비가 올 줄 알고
행을 관찰하면 체성(體性)을 아느니라.
허공의 비에는 두 다리가 없고
물과 그림자는 잡을 수 없으며
의론이 다한 법사(法師)라야
번뇌[結使] 다하여 열반에 드느니라.
상(想)이 다해도 무상(無想)은 남고
수(受)가 없어져도 무수(無受)는 남는다.
식(識)이 없어지고 유식(有識)도 없어져야
범행(梵行)이며 위없는 도(道)이니라.
나는 헤아릴 수 없는 겁에서부터
언제나 식에게 유혹되어
이제나 저제나
안락한 처소에 살지 못했느니라.
나는 지금 태 안에 있으면서
모든 법상 분별해 보니
상과 수라는 이름 보이지 않거늘
하물며 식법(識法)이겠는가?
이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자 5백 비구가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고 1천 명의 중생들은 마음에 공행(空行)을 즐기며 무여열반의 마음에서 자재를 얻었다.
7. 주부주품(住不住品)
그때 좌중에 무주법행(無住法行)보살이 있다가, 곧 자리에서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이 큰 모임에서 기분 좋게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여래의 헤아릴 수 없는 법의(法義)와 옛날에 서원하신 것을 들었습니다.”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다.
허공은 그지없는 세계
헤아릴 수 없는 뜻 연출하셨네.
있고 없음 나고 없어짐 아니며
담박하여 수(受)와 상(想)도 없사옵니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보시ㆍ지계ㆍ인욕ㆍ지혜 닦으셔서
정(定)에 들어 마음은 들뜨지 않으시고
지혜의 광명이 세간을 비춥니다.
그 덕(德)은 헤아릴 수 없으니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음향은 지극히 청정하고 미묘하여
같은 것 없어 짝할 것이 없습니다.
한 소리 만억으로 들리니
이것을 말미암아 부처를 얻겠습니다.
법의 북소리 멀리까지 들려
한 소리 한 소리 분별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전륜왕과 같아서
생각만으로 칠보가 쏟아집니다.
부처님 음성 지극히 멀리에도 들려
7각의(覺意)의 보배를 흩뿌립니다.
불도량 닦고 다스려
도의 나무 열매로 장식하셨고
머물지 않으시나 머물지 않음도 아니셔서
자비로 중생을 보호하십니다.
마음으로 몸의 모습 구족하기를 생각하고
겁 수의 어려움은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시방의 모든 여래께서
법의 창고 열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저희들 지금 듣고
무위(無爲)의 언덕에 머물게 되었사오니
훌륭하십니다, 여래의 위신력은
넓고 커서 밑과 끝이 없사옵니다.
해탈과 속박은 처소가 있는 것이 아니니,
진제(眞諦)와 실상법(實相法)입니다.
욕계는 번뇌의 세계이오니
모든 어리석은 이 교화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비밀스럽고 깊게 갈무리하신 뜻
중생에게 유포하여 보이셨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중생들
모두 위없는 도를 얻었습니다.
이때 무주(無住)보살이 이 게송을 읊어 부처님을 찬탄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과거ㆍ미래ㆍ현재의 5음(陰)이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더 나아가 37품의 범행(梵行)도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앞과 뒤와 중간의 경계가 구경에는 청정함과 청정하지 아니함도 공하여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제가 짓지도 않고 짓지 않음도 아니며, 범행도 아니고 범행 아님도 아닙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머묾과 머물지 아니함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부처님께서 무주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색상(色相)은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수상(受相)은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상상(想相)은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행상(行相)은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식상(識相)은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내법(內法)이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외법(外法)이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내외법(內外法)이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 처음 뜻을 낼 때부터 도량에 앉을 때까지 모든 상(想)을 끊고 제거하여 일체 지혜를 청정하게 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여 청정하게 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여 청정하게 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금강삼매에 들어가 그 뜻을 견고하게 하여 청정해지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쇄신사리(碎身舍利)가 청정해지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백천의 삼매에 유희하여 청정해지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범부(凡夫)의 지위에 있지도 않고 성현(聖賢)의 지위에 들지도 않았으나 청정해지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스스로 이미 나는 도과를 이루었다고 말하지 아니하나 청정해지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서른두 가지 큰 사람의 상(相)으로 큰 광명을 놓아 멀리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세계를 비추니 일체 중생이 광명을 보고 찾아와 여래의 심오한 법을 듣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따라 상ㆍ중ㆍ하의 말로 모든 법을 충족하게 분별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과 12인연(因緣)과 4무애혜(無閡慧)와 공(空)과 무상(無想)과 무원(無願)과 4선(禪)과 4무량혜(無量慧)가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신족(神足)의 힘으로써 다섯 가지 길에 들되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며, 해탈문에 들어가 계신(戒身)ㆍ정신(定身)ㆍ혜신(慧身)ㆍ해탈신(解脫身)ㆍ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이 청정하면 머무는 것도 아니며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여덟 가지 청정한 감로법의 맛을 지닌 못에 대하여 말하겠다. 어떠한 것들이 여덟인가?내가 오늘 자재(自在) 강당에 앉아 동쪽의 목욕하는 청정한 못을 보니 칠보로 된 난간이 주위를 둘러쌌다. 이러한 때를 당하면 중생들에게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를 말해주지 않는다. 이 못의 물을 마시면 모두 도과(道果)를 이루는데, 이것은 보살의 위신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남쪽ㆍ서쪽ㆍ북쪽에 있는 못도 또한 이와 같다.내가 본래 성불한 것은 사방(四方)으로 우선했으나, 사유(四維)로부터 성불하지 아니하였으며, 사유로 성불한 것은 성불이 부실함을 나타내 보인 것이다.왜냐 하면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서부터 여덟 가지 맛의 법[八味法]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기쁨의 맛이며, 둘째는 다한 맛이며, 셋째는 정(定)의 맛이며, 넷째는 도달의 맛이며, 다섯째는 적정의 맛이며, 여섯째는 상(相)의 맛이며, 일곱째는 움직이지 않는 맛이며, 여덟째는 구경이 아닌 맛이니, 이것이 목욕하는 못의 여덟 가지 맛이다. 만약 보살마하살로서 이 감로의 장(漿)을 먹는 이는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들어가지 않고 위없는 도를 이루며 처음 마음을 낼 때부터 더 나아가 보리수 아래 앉아 마음에 낀 때를 씻어 제거하고 영원히 남음이 없게 한다.어떠한 것이 일곱 가지 깨달음을 뜻하는 못[七覺意池]이며, 여덟 가지 해탈하는 물인가? 처음의 마음이 아직 이르지 않은 것과 중간과 이미 이른 것에서 해탈한 것이니, 이미 이르거나 중간은 둘째 지위에 머물며 이에 보살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만약 다시 보살이 여덟 가지 못의 물에서 기운과 맛을 분별한다 해도 이 맛은 맛이 아니며 이 도는 도가 아니니, 귀는 소리를 분별하지 못하며 코는 향기를 분별하지 못하며 혀는 맛을 분별하지 못하며 낱낱이 분별함이 있는 것이 없거늘 모든 법에 대하여 귀가 먹은 탓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행을 깨끗이 닦는다고 한다.”
8. 팔종신품(八種身品)
부처님께서 법회에 온 보살마하살과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이와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에게 공양 받을 만하거나 혹 어떤 중생이 견지(見地)ㆍ박지(薄地)ㆍ정지(淨地)ㆍ여래지(如來地)ㆍ벽지불지(辟支佛地)ㆍ불퇴전지(不退轉地)ㆍ도량지(道場地)ㆍ설법지(說法地)에 있거나 이 여덟 가지 지위를 말미암아 위없는 등정각(等正覺)을 이룬다.무엇을 견지라고 하는가? 보살이 뜻을 내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향하는 것이며, 다시 보살마하살이 처음 마음을 내면서부터 보리수 아래 앉아 스스로 그 마음을 항복시키고 모든 마를 항복시킴이며, 곧 앉은 채로 삼매에 들어가나니 그 삼매는 이러하다. 질투를 제거하는 삼매이며, 마음이 뛰어난 삼매이며, 비밀히 감추어진 삼매이며, 어리석음을 제거하는 삼매이며, 위신으로 항복받는 삼매이며, 모든 부처님과 같이 말없이 가르치는 삼매이며, 변화를 보여주는 삼매이다.이때에 마왕 파순이 와서 부처님께 소란을 피운 것은 자기의 힘으로 온 것이 아니고 모두 여래의 위신력에 감격한 소치이다. 무슨 까닭인가? 욕계의 현재 세간법은 하열하고 제일의는 뛰어나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마왕 파순이 성내어 해롭힐 마음을 일으켜 외치는 소리가 땅을 진동시켰으나 부처님은 참는 삼매로써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무앙수의 나쁜 마의 무리들로 하여금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이 오히려 바구미ㆍ풍뎅이ㆍ개미와 같아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쁜 파순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 만약 마가 왔다고 해도 나의 털 하나도 움직이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곧 위신력으로써 삼매인 정에 드셔서 한 부처님 경계에 가득한 나쁜 마들을 감동시켰으나, 이 모든 마들이 나쁜 말을 퍼뜨렸다.
“구담 사문은 마음이 나약하여 이 두려운 곳에 있으면서 불도를 구하고자 하는 장부의 의지가 없다.”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쁜 파순은 내가 만든 것이다. 저 마의 마음이란 것은 나쁜 마음도 되고 착한 마음도 된다.”이때 구비(拘毘)라는 천자(天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마를 항복시킴은 마의 힘이 아니고 부처님의 힘입니다. 왜냐 하면 저 중생의 무리들은 세속의 법과 도법을 모르면서 이것으로써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기 때문에 항복한 마가 여기에 온 것입니다. 중생으로서 모든 마를 보는 이가 있으면 마음은 천 개의 눈과 견주는 것과 같아 원하거나 즐겁지 않으며, 수천만 중생이 마음으로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섰습니다.다시 보살마하살이 도리천(忉利天)에서 시방세계에 습생ㆍ화생ㆍ난생ㆍ태생을 인하여 태어나지 않고 중생을 교화합니다. 이것은 보살들이 무기근(無記根)을 성취한 것인데 교화된 중생도 또한 무기근을 성취합니다. 어떠한 것이 이러한 것이겠습니까? 아촉불(阿閦佛)의 경계가 이러합니다.어떤 보살마하살은 인세계(忍世界)에서 북쪽 방향의 광영불(光影佛)세계에 태어나 유기근과 무기근을 성취하여 중생을 교화하되 모두 유기근과 무기근을 성취하였는데 욕락세계(欲樂世界)에서 묘광불(妙光佛)세계의 중생이 이러합니다.어떤 보살마하살은 처음 마음을 낼 때부터 성불함에 이르기까지 마음속에 한결같이 약간의 성냄도 없는 생각으로 무량수불의 국토에 태어나기를 기꺼이 원합니다. 일체 중생이 저기에 태어난 이들 사부대중, 즉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모두 동일한 금빛의 몸입니다. 이 염부제에서 서쪽 방향으로 12억 나유타를 지나가면 해만세계(懈慢世界)가 있는데, 국토는 쾌락한 음악으로 즐거움을 지으며, 입은 옷은 향기가 은은하고 꽃과 칠보로 침상을 둘러싸서 장식하였습니다.눈을 들어 동쪽의 보배 침상이 빙빙 도는 것을 보고 북쪽과 서쪽과 남쪽을 보아도 또한 이와 같이 돌아갑니다. 앞뒤에 마음을 낸 중생이 아미타불 국토에 나고 싶어 해도 모두 해만세계에 물들고 집착하면, 앞으로 나아가 아미타불세계에 태어나지 못합니다. 억천만 무리에서 약간의 중생이 아미타불 국토에 태어나는데, 무엇 때문인가? 모두 게으르고 거만함에 집착하는 마음이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러한 중생은 스스로 산 것을 죽이지 않고 또한 다른 이로 하여금 죽이게 하지 않아 이러한 복의 갚음이 있어 무량수 국토에 태어납니다.어떤 보살마하살은 6도(度)인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해탈ㆍ지혜를 구족하여 이 염부제에서 1억의 부처님 세계를 지나가 남방의 용약세계(踊躍世界)에 태어나는데, 그 중생들은 어리석은 애욕ㆍ음욕의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모두 욕계(欲界)에서 서른여섯 가지 음욕의 행을 끊어 없애고 종성(種姓)으로 행한 것이 청정함을 성취하며, 태양의 광명과 같고, 진예(塵翳)가 없으며, 저 국토의 중생은 열세 가지 고행(苦行)을 행하기 때문입니다.무엇을 열세 가지라고 하는가? 밤낮 세 때에 경행(經行)하고 좌선하는 시기를 어기지 않으며 나무 아래에 있거나, 무덤 사이에 있거나, 고요한 곳[空地]에 있거나, 사람이 없는 바위 속에 있거나, 골짜기에 있으면서 하루 한 끼만 먹거나, 하루 한 끼도 먹지 않습니다. 법복을 가지런히 하여 위의를 잃지 않고 어떤 때는 설법하고 어떤 때는 설법하지 않으며 경행을 주선하되 만족을 알고 설법할 수 있습니다. 욕심이 적으면 진실한 도이고 욕심이 많으면 도가 아니며, 마음을 쉬고 뜻을 결정하여 공함을 알고 생각 없이 원함이 없는 법이니, 이것을 용약세계의 보살이 행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저 국토의 중생은 순수한 일승(一乘)의 법이고 아라한이나 벽지불승(乘)이 없으며 상호(相好)가 구족하여 바른 법을 일컫고 기려서 공(空)과 무아(無我)를 압니다.”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행한 것은 이미 소멸하나니
식(識)은 외법(外法)이니라.
태어난 것은 모두 결국은 없어지나니
열반만이 최고의 즐거움이니라.
용약(踊躍)부처님께 귀명(歸命)하라.
법왕 가운데 최고요 제일이니라.
염부수(閻浮樹) 아래 앉아
최초로 욕망의 그물을 찢어버렸느니라.
설법하여 사람들 제도하고
모든 복밭에 공양하게 하였느니라.
나무 아래 앉아서 사유(思惟)하면
범왕(梵王)이 와서 권청(勸請)하느니라.
원하오니 세존께서 선정에서 나오셔서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 불쌍히 여기소서.
이때 대범천왕(大梵天王)이
손에 유리 거문고 들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말하니,
유연하고 조화롭고 청아한 소리이니라.
억백천 겁 이전에
도의 마음 냄이 있으셨느니라.
도의 마음은 보살의 근본
억 겁 동안 계속하셨네.
원하오니 빨리 선정에서 일어나셔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소서.
우담발화 연꽃같이
때가 되어야 한 번 있는 분.
부처님 오셔서 세간을 비추시니
모든 번뇌의 어둠 제거되고
용약부처님 세계는
계율 들으면 청정함을 베푸시느니라.
사바세계와 달라서
강직하고 억세어 교화하기 어려우니라.
사유하는 선정의 도
몸이 없어지면 증득함 받지 못하느니라.
세 가지로 전함과 다섯 장애의 법
열두 가지 인연으로 끌리고 이어져 속박되고
도업(道業)의 서른두 가지
열여섯 가지 자애와 애민하는 마음.
옛날에 헤아릴 수 없는 겁
서원이 금강 같은 뜻
큰 광명 놓아
두루 모든 부처세계 비추느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끝내고 법회에 모인 모든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능인(能忍)세계에서 동북 방향으로 5백 항하의 모래알 숫자와 같은 세계를 지나가면 과숙(果熟)이라는 세계가 있고, 거기에 화영(花英)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 계신다.지금 현재 설법하고 계시는데 첫 말씀도 좋고 가운데 말씀도 좋고 마지막 말씀도 좋으며, 의미도 심오하며 범행도 동등하다. 그 세계 중생은 태생과 화생과 습생과 난생이 없고, 연꽃에서 태어나며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와 백일곱 가지 있기 어려운 신족과 정의(定意)로써 모두 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를 함께 닦고 익힌다.삼매에는 수능엄(首楞嚴)삼매ㆍ각도(覺道)삼매ㆍ위의금계(威儀禁戒)삼매ㆍ중생의 괴로움의 근본을 제거하는 삼매ㆍ스스로 광명을 비추는 삼매ㆍ맛을 깨닫는 중생의 삼매와 이와 같은 등의 백일곱 삼매가 있다. 안으로 몸을 관하고 밖으로 몸을 관하고 안팎으로 몸을 관하며, 내법과 외법과 내외법이며, 내정(內定)ㆍ외정(外定)ㆍ내외정(內外定)이니 사유하고 분별하여 무형(無形)ㆍ무상(無想)ㆍ무념(無念)을 관하여 마친 보살마하살은 해탈문에 들어가며 일체법이 공적하고 형체가 없음을 관한다.”이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끝없는 허공에
음향으로 묘한 법을 말하느니라.
과숙세계 사람 중에는
화영부처님이 최고로 높은 이이니라.
4생(生)을 말미암지 않고
자연스레 연꽃에서 태어나느니라.
나도 없고 저것이란 생각도 없으며
헤아릴 수 없이 오래 사느니라.
국토는 칠보로 이루어졌으나
또한 염부제와 같으니라.
전륜성왕은 칠보의 왕이니,
코끼리ㆍ말ㆍ옥녀보(玉女寶)이며
전장(典藏)과 네 가지 병사와
마니(摩尼)와 금륜보(金輪寶)가
이르는 곳에 걸림이 없느니라.
저 세계의 마니보가
한 부처님 세계 널리 비추니
저곳은 해와 달의 비춤이 없고
별빛과 불빛의 비춤도 없느니라.
네 가지 묘한 진리[諦] 분별하니
항상함 없는 괴로움도 공한 것이어서
저 중생 무리들로 하여금
태어남 없고 없어진다는 생각도 끊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을 끝마치신 때에 법회의 모든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염부제에서 서북 방향으로 7만 항하의 모래알과 같은 숫자의 세계를 지나가면 보유리(寶琉璃)라는 세계가 있고, 거기에 혜성취(慧成就)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 계신다. 지금 현재 설법하는데 첫 말씀도 좋고 가운데 말씀도 좋고 마지막 말씀도 좋으며, 저 세계의 중생은 성품이 유연하며 도(道)의 무상을 관하여 세 가지 환난을 제거하여 여의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으며 세 가지 나쁜 갈래인 지옥ㆍ아귀ㆍ축생이 없다.”이때 세존께서 모든 대중들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두 번뇌의 길에 들었거나
네 가지 뒤바뀜까지
일체를 영원히 제거하여 다하였으니
허공과 같아서 형상이 없느니라.
수명은 무앙수여서
요절하는 이가 없고
네 가지 두려움 없는 법 행하니
과위를 이룸은 움직이지 않느니라.
저 세계에 태어나는 이
자삼매(慈三昧)의 과보를 행하니
나 석가문과 같이
용맹하여 겁 수를 뛰어넘느니라.
나라와 아내와 자식과 재물을 보시하여도
생각을 제거하고 연연하는 것이 없으니,
그대 모든 불자들은
저 세계에 나기를 발원하여라.
성문의 법 또한 없나니
인연으로 불도를 깨달으니
백천 겁 동안
부지런히 도를 닦은 덕이니라.
이 열여섯 분(分)에서
아직 그 가운데 한 가지를 얻지 못했지만
법성(法性)으로 모든 법 관찰하면
지혜를 통달하여 걸림 없느니라.
나의 마음 다 없애면
곧 태어남이 없는 세계에 머무느니라.
저 세계 모든 중생
뜻을 세우니 법에 견고하도다.
있음이 깨어져 있음에 머물지 않음은
보처(補處)가 배우는 것이니,
그대들 모든 불자는
일찌감치 행할 것이 없음을 알라.
선정을 버려야 초선(初禪)에 들고
비로소 중생의 괴로움을 아느니라.
중간에 아홉 가지 걸림이 없으니
선정의 상(相)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중생의 마음 청정하여도
제각기 생각함은 다르나
이미 다섯 갈래를 여의었으니
불일(佛日)이 삼계를 비추느니라.
훌륭하구나, 큰 이익 얻음이여.
모든 하늘을 감동시켰느니라.
참된 일체의 지혜로
교화를 시작하여 게으름이 없느니라.
중생이 자비심을 얻고
위없는 도를 연모하여
무앙수(無央數) 세월로부터
이 몸 저 몸을 받았느니라.
생사를 윤회하다가
속박에서 속박을 여의었고
4제(諦)는 전단향(栴檀香)이며
나무통 안의 가늘게 찧은 향이니라.
삼매는 지혜를 내는 힘
마의 병사를 깨뜨리니,
과거의 한 생각 번뇌
어떤 삼매에서 단절하나.
미래의 두 생각 번뇌
어떤 선정 어떤 도에서 제거하나.
현재의 세 생각 번뇌
제거하여 다하니 중요한 근본만 있느니라.
과거의 한 생각 번뇌에는
구만억의 번뇌가 있으니
공함으로써 선정을 청정히 하면
공함에 이르러 언덕이 없음을 얻느니라.
미래에는 아홉 번뇌 없고
선정에는 생각이 없으니
적정한 상태에서 부처의 길에 이르며
영원히 머물 데 없음에 사느니라.
현재의 스물일곱 가지의 번뇌도
원법(願法)으로 장애 없애니,
심의식(心意識)을 제거하면
점차로 걸림이 없는 데 이르고 머무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능인세계에서 서남쪽으로 32억 항하의 모래알 숫자의 세계를 지나가면 무상(無想)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에 일주(一住)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 계신다. 지금 현재 설법하는데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으며, 뜻과 맛이 깊어 다섯 가지 쌓임인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과 6정(情)과 6진(塵)을 분별하여 항상함이 없다는 생각으로 뜻을 매어 앞에 두고 처음 법에서 사유하여 닦되 몸의 번뇌를 깨뜨린다.이 몸은 있는 것이 아니고 네 마리 뱀[四大]으로 집을 삼은 것이며, 이 몸은 독사와 같아서 사람의 선정과 도를 파괴하며, 이 몸은 까마귀와 같아서 마음으로 만족함이 없으며, 이 몸은 용과 같아서 깊은 못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부처의 길은 함이 없는 것이니 청정하여 티가 없어 물의 연꽃과 같아서 더러운 것이 끼이지 않는 것과 같다.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면 작은 불빛은 나타나지 못한다. 뭇 산악이 대치하여도 수미산이 최상이며, 뭇 별들의 미미한 빛에서 밝은 달이 최고이며, 여래가 세상에 오면 법의 등불이 제일이다.”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번뇌를 단절하고 생각을 없애어 제거하면
속박하고 염착하는 마음이 여읨을 얻으니
뜻과 생각이 적정한 상태로 결정되면
청정한 행이 구족함을 얻느니라.
한 뜻 한 생각 안에
번뇌의 자취 끊어 없애면
영겁의 괴로움 제거하여
다시는 태어나지 않느니라.
공하며 적정하여 위없는 도
있는 듯 없는 듯
너와 나와 모든 인식들은
꿈이요 그림자요 환상일 뿐이니라.
보살이 고행을 쌓음은
그 세월 숫자로는 감당 못하니
근본을 말하려 해도
하나도 아니고 두 가지 형태도 아니니라.
만약 지혜 있는 이가
입으로 헤아릴 수 없는 뜻 연설한다면
한 뜻에 억만 구절이 있으며
구절마다 각각 다르니라.
허공을 채울 수는 있으나
그 뜻은 다할 수 없느니라.
나도 옛날부터 지금까지
6도(度)를 끝없이 행하였느니라.
보시로 탐하는 생각 제거하였듯
선정도 또한 그러하였느니라.
세월이 다 타도 마음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다른 세계 가지 않음은
신기한 힘에 감동된 것
머무는 겁에서 교화하느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선정의 뜻으로써 스스로 몸을 장엄하시고 모인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능인세계에서 동남쪽으로 33항하의 모래알 숫자와 같은 세계를 지나가면 유리(琉璃)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에 신해(信解)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 계신다. 지금 현재 설법하시는데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으며, 네 가지 길의 좋은 행을 분별하시며, 일곱 번을 태어나고는 다시는 3악도에 왕래하지 않고 곧 반열반하며, 고와 집과 멸을 끊고 도를 취하여 증득함을 성취한다.”이때 안정(眼淨)이라는 천자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마음에 의심이 생겼다.
‘나와 동류들이 모두 깨달음을 얻은 뜻을 지금 내가 여래에게 어찌하면 물을 수 있을까?’이때 안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로 여쭈었다.
“세존께서 저희들에게 평등한 대승(大乘)의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어떠한 것들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어리석고 약한 중생을 해탈의 문으로 들게 합니까?”부처님께서 안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일체의 눈앞에 열어 보이겠다. 그대는 지금 귀담아 듣고 이것을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꼭 그대에게 낱낱이 분별해 주겠다. 눈이 물질[色]이냐?”
“아닙니다.”“물질이 아니냐?”
“아닙니다.”“이 물질은 물질이 아니냐?”
“물질은 머물 데가 없습니다.”부처님께서 안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앞에 말한 것과 같이 이 물질은 물질이 아니고, 물질은 물질이 아니어서 머무는 곳이 없다. 어찌하여 글자와 이름을 세워서 물질이라 하느냐?”
안정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물질의 바탕은 오래되면 부패합니다. 현재는 없어져 머물지 않고, 과거는 나타나지 않으며, 지금 세상과 뒤의 세상은 영원히 다하여 남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무여열반이라고 말합니다.”부처님께서 안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식은 본래부터 무엇에서 생겼으며, 오늘의 사부대중이 삼세의 번뇌를 없애면 가서 어느 곳에 이르겠느냐?”
안정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본래 공에서 왔으며 지금 공으로 돌아갑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앞에서도 공하고 뒤에서도 공했다 하니 다시 어떤 차이가 있느냐?”
“없습니다.”
“반드시 알아라. 모든 법의 실제 모습은 앞에도 다하지 않고 뒤에도 다하지 않느니라.”부처님께서 안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서부터 복된 업을 쌓고 행하여 널리 일체 번뇌에 빠진 중생을 생각하고 슬픈 생각과 슬픈 괴로움에서 도탈(度脫)하려고 하였다. 왜냐 하면 내가 지금 태 가운데 있으면서 없애려고 하는 것은 이미 전부 없애 버렸고, 과위와 서원이 성취된 과보를 오늘 이미 얻었기 때문이다.저 세계의 중생은 성불을 아니하므로 성불하지 않음으로써 번뇌가 된다. 왜냐 하면 저 세계의 중생은 뜻을 세움이 용맹하나니 태속에 있지도 않고 태속에 없지도 않으며, 화생에 처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공덕을 성취하나니 깨달음도 아니고 깨닫지 아니함도 아니다. 무엇을 깨달음이라 하고, 무엇을 깨달음이 아니라 하는가? 일체 중생으로서 어리석은 이는 내가 모두 그것을 깨닫게 하나니 이것이 깨달음이요, 일체 배우는 이가 번뇌를 끊는 것이 깨달음이 아닌 것이다.”이때에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달으신 부처 세간에 나서
멀리까지 큰 빛 비추니,
고ㆍ집ㆍ멸의 번뇌에서
우뚝하여 감히 가까이함 없느니라.
엄정하여 땅으로 하여금 진동하게 하니
삼계는 오히려 먼지와 같으니라.
마음을 다잡아 선정에 드니
여러 상(相)은 각각이라 같지 않느니라.
여래의 지극하고 참된 생각
생각을 제거하고 정에 들지 않으니
돌아와 중생 세계에 들어
인연을 만들고 다시 인연을 짓느니라.
정진하여 용맹한 지혜로
어리석은 사람 교화하고 인도하니
중생의 종류들 이끌어
제도하면 제도되지 않는 이 없느니라.
9. 전신사리품(全身舍利品)
이때 세존께서 모두 와서 모인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행했던 공덕을 생각하니 몸을 버리고 몸을 받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그대들을 위하여 한 형태의 법을 말하겠다. 어떠한 것을 한 형태의 법이라고 말하는가?이 큰 땅[地種]은 두께가 84만억 리이고, 밑에 바람이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며, 바람 아래에 물이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다. 물 아래에 불이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고, 불 아래에 모래가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며, 모래 아래에 금강(金剛)세계가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다. 모든 부처님의 전신사리(全身舍利)가 이 금강세계 가운데 있는데, 금강세계도 다시 두께가 84만억 리이며, 아래에 모든 부처님의 쇄신사리(碎身舍利)가 다 저 세계에 있다.그곳에 부처님 세계가 있는데, 이름은 묘음(妙音:丹本에는 妙香이라고 함)이고 부처님은 부주(不住)이시다. 여래의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셔서 지금 현재 설법하시되 처음도 중간도 좋고 끝도 좋다. 범행(梵行)을 청정하게 닦아 국토가 이루어졌고 저 부처님의 사리는 지극히 작고 미세하지만, 부처의 몸과 제자와 권속에게 교화를 주도록 주선함을 나타낸다. 내가 오늘 태속에 있으면서 설법해도 저 모든 중생이 보지 못함과 같아 나도 이 중생들을 그곳에서 보지 못했다. 있음을 깨뜨리고 없음에 이르러 영원히 적정하고 참된 성품으로 의심이 없는 처소에 머무나니 이것을 한 사리가 감동한 것이라고 말한다.”부처님께서 다시 와서 모인 모든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쇄신사리 아래에 청정(淸淨)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한 편광(遍光)이라는 부처님이 계신다. 저 부처님께서 지금 현재 설법하시니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다. 청정하게 범행을 닦았으니 저 부처님의 광명은 빛깔마다 각각 다르고 낱낱의 광명이 모두 부처를 성취하였으며 낱낱의 모든 부처가 다 6도(度)는 끝이 없다고 말한다.무엇을 6도라고 말하는가?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이니, 좋은 수단과 방편으로 마음과 식을 항복시켜, 어리석은 데 나지 않고 음욕과 욕심이 없어 관법(觀法)을 깨달음이 구름에서 나온 달과 같다. 다시 몸을 관하여 그와 내가 다름이 없고 마음으로 공한 정을 얻어 모두 성취하였다. 단정하게 도량에 앉아 정법(正法)을 일컫고 드날리되 겁약한 마음이 없다.여기에서 아래쪽으로 광명(光明)이라는 부처님 세계를 지나 84만억 리를 가면 시무진장(施無盡藏)이란 세계가 있고, 부처님은 관조(觀助:丹本에는 勸助라고 됨)이신데 열 가지 명호를 구족하셨다. 지금 현재 설법하시니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으며, 항상 범행을 닦아 보시한 물건을 어떤 사람이거나 손으로 잡기만 하면 곧 도의 과위(果位)를 얻는다. 이것을 여래가 한 가지도 아직 일찍이 보시함이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무진세계 아래 법고세계(法鼓世界)가 있는데 두께가 84만억 리이며, 열 가지 이름을 구족하신 선견(善見)부처님이 지금 현재 설법하고 계신다. 저 세계의 중생은 동일한 성(姓)인 한 글자로 다하고 성이나 글자가 다른 이는 조금도 없다. 법을 들으면 곧 알고 거듭 사유하지 않는다.저 세계에는 전신사리가 있는데 과거 억천만 부처님이 모두 사리를 남기셨고, 나도 또한 몫이 있는데 하나나 둘 정도가 아니다. 저 부처님들의 사리는 한 곳에 머물지 않지만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두루 돌면서 갔다 왔다 한다. 빛과 모양이 구족하며 중생을 따라 교화하며, 게으름이 없다. 31억의 번뇌가 끊어져 없어지고, 망상으로 얽히고 이어진 2만 2천과 18지승(持勝)의 함께하지 않는 법을 나타내 보이고 교화하여 두려움이 없음을 받는다.”이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나고 죽는 길을 헤매다가
몸을 버리고 다시 몸을 받았으나
태로 태어남 여의지 않았느니라.
내가 지나온 것 헤아려 보니
하나를 기억하고 나머지 말하지 않으리라.
순전히 흰 강아지의 형상이었던
뼈를 쌓으면 수미산이 억 개나 되느니라.
바늘로써 대지를 찌르면
나의 몸 아닌 데 찌를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다른 색깔의 개로 태어난 것
그 숫자 헤아릴 수 있으리오.
나는 옛적에 그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에
도(道)에서 방일하지 않았느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수미산에서
불사약을 가지고
내려와 병에 담아
약을 넣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중간에 어려움도 겪고
산바람에 흔들리기도 하느니라.
범부의 몸은 티끌과 같고
오직 10주(住)에 든 사람이 되느니라.
이 이지(理智)와 병 지닌 사람
어느 쪽이 최고로 묘하겠는가?
내려 온 사람 마음을 다잡아 바르게 행동하지만
언제나 동쪽 서쪽 파도를 두려워하니
받은 약 잃지 않으려는 뜻이므로
신족의 도라고 이름하느니라.
위에는 큰 자심(慈心)이 있어도
하나의 말로 찾거나 궁구하지 않느니라.
의식(意識)이 각각 다르니
도를 성취함 또한 그러하느니라.
나는 이 괴로움 찾는 세계에서
부처 이루려 오히려 내려왔으니
행을 쌓음은 아승기겁
능히 부처의 도를 성취하였느니라.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에 이르는 것이
이와 같이 수천억이니
바늘을 바다에 던져두고
손을 펴서 곧 그것을 찾음과 같으니라.
지혜 없는 이 물을 퍼서 바늘 찾으나
겁을 쌓도록 해도 찾지 못하느니라.
세간에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은
선과 악의 행을 분별 못하느니라.
수미산은 네 가지 보배의 산이지만
재[灰]가 쌓이고 모여서 된 것이므로
나는 새의 왕 금시조가
모기 불러 벗하자 하는 격이니라.
더운 여름 소 발자국 물에 있는 벌레
바다의 넓고 큼 보지 못하고
햇빛은 진실로 아지랑이인데
어리석은 이들은 불길이라 하느니라.
저 법은 내가 만든 것 아닌데
어리석고 미혹하여 행하고 스스로 이루니라.
나고 드는 식(識)은 끊임이 없어
단련하여 정미로운 도술을 이루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주문을 말씀하셨다.
이녜마녜다비 다리비 순동시리시
伊禰魔禰茶譬 茶離譬 淳同翅離翅
그때 비사문대천왕(毘沙門大天王)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부처님의 발에 대어 절하고 말씀드렸다.
“저는 좋은 법을 행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을 옹호하겠습니다. 몸의 3광(光)과 3영(影)까지 보호하겠습니다. 무엇이 3광이며 3영이라 합니까? 제가 오늘 나찰(羅刹)의 무리를 영솔함과 같이 신영(身影)ㆍ신신영(身身影)ㆍ영영(影影)입니다. 무엇을 신영이라 하며, 무엇을 신신영이라 하며 무엇을 영영이라고 하옵니까?”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몸은 4대가 모인 것이니
지ㆍ수ㆍ화ㆍ풍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가고 오며 주선하는 곳이니
머묾 다하지만 또한 머묾을 보지 못하느니라.
신(身)과 신신(身身)이라는 것은
삶을 통틀어 바꾼 신이고
신영영(身影影) 세 자의 뜻은
부처님이 남긴 신광(神光)과 같으니라.
흰 천으로 마기(魔祇)를 싸면
향을 꺼내도 그대로 향기는 남느니라.
모든 부처의 이 중요한 법은
청정하여 티끌과 더러움 없느니라.
신과 신영으로 교화하면
제도해도 제도함과 해탈을 얻지 않느니라.
어떤 이가 몸의 상(相)을 보면
정에 들어 신신이라 생각하느니라.
영영은 의심할 것 없으니
모두 위없는 도를 이루리라.
그때 제두뢰타(提頭賴吒)가 모든 법사(法師)를 옹호하려고 주문을 말했다.
이혜 마혜 염부 염람부돌돌륵시
伊醯 魔醯 閻浮 閻嵐浮突突勒翅
“저는 법사를 옹호하되 억천백만 유순 이내에서는 어지럽힐 자가 없게 하겠습니다.”
비루차천왕(毘樓叉天王)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말씀드렸다.
“저도 또한 진실한 법사를 옹호하여”그리고는 주문을 말하였다.
가리 가라리 니치 구반치
伽梨 伽羅梨 尼稚 究槃稚
“억백만 유순 이내에서는 저촉하거나 어지럽히는 자가 없게 하겠습니다.”비루박차천왕(毘樓搏叉天王)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부처님 발에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진실한 법사를 옹호하여”그리고는 주문을 말하였다.
사미 사미 발바대마루혜
舍彌 舍彌 鉢婆大磨樓醯
“백억 유순 이내에서는 저촉하거나 어지럽히는 자가 없게 하겠습니다.”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꽃과 향기와 색깔은 지극히 미묘하여
모든 부처님 세계를 감동시키느니라.
부처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을 따르나니
부처를 이루려 도를 향함이 하나이니라.
참음의 힘은 경계가 없어
있다 없다 이승(二乘)을 깨트리느니라.
전신사리의 모습
미세한 티끌이지만
항하의 모래알 수 같은 이 제도하여
세 가지 나쁜 갈래 떨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부처가 세상에 와서 힘쓴 세월
덮고 보호하며 대자(大慈)를 행하였느니라.
중생이 끝이 없어도
위없는 도를 이루게 하느니라.
그때 좌중의 32억 중생이 곧 위없이 평등한 도에 대하여 뜻을 내었다.
10. 상무상품(常無常品)
그때 좌중에 관견무상(觀見無常)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참으로 훌륭하신 말씀입니다. 세존께서 흔쾌하게 말씀하신 이 뜻은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으로 불가사의하여 아라한이나 벽지불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본래 참된 성품이라고 할 것이 없으니 다 말하기에는 불가능합니다. 여래께서 형상을 나타내시니 한 번 오시고 한 번 가심의 변화는 방소가 없습니다.어떤 때는 쇄신사리이며, 어떤 때는 전신사리이며, 어떤 때는 숨어서 나타나지 아니하며, 어떤 때는 세간에 유포되며, 어떤 때는 한 부처님 세계에 나타나며, 어떤 때는 약간의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나타나시되, 신족 변화로 도의 힘이 자재하시며 매우 기이하고 대단히 특별하여 허공세계와 같습니다. 항상하신가 하면 또한 항상하심이 없고, 항상하심이 없는가 하면 또한 항상함이 없으시며, 머무시는가 하면 또한 머무심이 없고, 머묾이 없으신가 하면 또한 머묾이 없으셔서 변화하고 바뀌심이 하나가 아닙니다.원하오니 여래로부터 항상함과 항상함이 없는 뜻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오늘 9지(地)에 있사오나 이것이 항상한 것입니까? 이것이 항상함이 없는 것입니까?”그때 세존께서 상무상(常無常)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묻겠다. 그대는 꼭 진실한 마음으로써 나에게 대답하여라. 족성자야, 색(色)은 항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색은 항상함이 없느냐?”
“아닙니다.”“색은 항상하기도 하고 항상함이 없기도 하느냐?”
“아닙니다.”“색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항상함이 없는 것도 아니냐?”
“아닙니다.”“족성자야, 색은 남음이 있느냐?”
“아닙니다.”“색은 남음이 없느냐?”
“아닙니다.”“색은 남음이 있기도 하고 남음이 없기도 하느냐?
“아닙니다.”“색은 남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음이 없는 것도 아니냐?”
“아닙니다.”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수ㆍ상ㆍ행ㆍ식은 항상한가?”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항상함이 없느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항상하기도 하고 항상함이 없기도 하느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항상함이 없는 것도 아니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남음이 있느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남음이 없느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남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느냐?”
“아닙니다.”“수ㆍ상ㆍ행ㆍ식은 남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음이 없는 것도 아니냐?”
“아닙니다.”부처님께서 상무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열반은 청정하냐?”
“아닙니다.”“열반은 청정하지 아니하냐?”
“아닙니다.”“열반은 청정하기도 하고 청정하지 않기도 하느냐?”
“아닙니다.”부처님께서 상무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열반의 진실한 성품은 어느 곳에 세워야 하는가?”
“세울 것이 없는 데에 세워야 합니다.”또 물으셨다.
“중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생이 없는 것도 아니냐?”“아닙니다. 인연이 아직 단절되지 아니하여 다섯 가지 취(聚)의 성품을 따르고 더 나아가 37품과 공ㆍ무상ㆍ무원과 인연이 아직 단절되지 아니함도 없기 때문에 세울 것이 없는 데에 세워야 합니다. 왜냐 하면 성품(性品)은 자연히 공하니 이 공과 저 공과 안의 공과 밖의 공과 열반도 공하기 때문입니다.여래께서 다섯 가지가 흐린 세상에 출현하셨으나 나고 없어짐에는 집착하거나 끊음을 보지 못했으며, 정에 있거나 산란에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계를 지키며 계를 범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참고 성냄이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정진과 게으름이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번뇌와 바른 마음이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어리석음과 지혜가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의식과 사상(思想)이 있음을 보지 못했으며, 이것은 도이고 이것은 저속한 바라밀임을 보지 못했으며, 부처님 세계가 청정함을 보지 못했으며, 청정하게 수도하는 도량을 보지 못했으며, 번뇌를 끊은 중생이 있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보살이 세울 곳이 없는 데에 세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행하면 마음이 깨끗해져
마의 세계를 깨뜨리니,
참는 힘은 위없는 길
적정(寂正)한 정은 부사의이니라.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세월에
항상 세움이 없는 곳에 서서
한결같이 공한 지혜에 들어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였느니라.
미래에 족성자들과
지금의 모든 이들도
모두 꼭 세울 것 없는 데에 서서
항상함과 항상함 없는 성품을 알아라.
번뇌와 모든 장애가
나의 좋은 업의 행을 파괴하나니
부대끼는 번뇌를 제거하여 다하면
순금과 같아서 티나 더러움이 없느니라.
지혜는 세간의 장수가 되어
도를 보면 눈이 없어도 열리니,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으로 하여금
깊이 진여의 법을 알게 하느니라.
함이 없는 인연의 길은
여섯 가지 신통을 열고 나아가나니
다함없는 큰 법의 광을
하열한 사람에게 베풀어 주어라.
세 가지 해탈 탐하여 사랑하고
삼세에 집착할 데 없으면
현재 일체 법에
번뇌 다하여 부처의 정(定)에 드느니라.
여래의 큰 지혜 광명은
의심스러운 법을 끊어서 제거하니,
어리석은 모습 맑은 상태로 청정하면
공하고 항상함이 없는 길을 아느니라.
일체를 헤아리는 평범한 사람
탐하고 집착하여 나고 죽음에 있어
함이 있는 법 여의지 못하고
번뇌로 매이고 집착하느니라.
여섯 바라밀과 세 지혜의 법과
보배와 처자까지
할애하여 아낌이 없으면
출가하여 도를 이루어 얻느니라.
사람에게는 선과 악의 생각과
처음ㆍ중간ㆍ끝의 성품 같은 것 있어
다섯 갈래 그 안을 헤매나
나고 없어짐에는 참된 성품 없는 것이니라.
괴로움의 근본은 헤아릴 수 없으니
태어나고 태어남 쉬지 못하느니라.
법의 북이 대천세계에 울리면
저 마의 세계를 진동시키느니라.
그대들 모든 중생의 부류들
여섯 신통을 의지하여
마음으로 생각하면 몸이 곧 따르니
이르는 곳마다 막힘이 없느니라.
긴 세월 수행한 길
밤낮으로 때를 잃지 않으면
덕을 쌓음 수미산 같고
부처의 과위를 증득하여 성취하느니라.
나고 없어짐은 요술로 변화함 같고
또한 거울 속의 그림자 같으니라.
받은 서른여섯 가지 물질에 들어
정에 들면 도를 이루리라.
여래의 진실한 법
물듦 없고 집착할 것 없고
자(慈)를 행하면 6바라밀이 일어나니
뭇 보배와 영락이니라.
32억의 번뇌
얽히고 집착하여 알기 어렵지만
중요한 지혜의 칼로써
끊고 제거하여 있는 것을 없애느니라.
다시 여덟 가지 해탈로써
감로법의 즙[漿]을 맛보아
저 법에 목마른 이로 하여금
생각이 없는 데에 가득 채우느니라.
옛날 내가 아직 선정을 행하지 않고
언제나 어리석은 무리에 있어
계속하여 네 가지 뒤바뀜에 집착하여
앎을 찾았으나 얻기가 어려웠느니라.
네 가지 막힘없는 선정에서
자재하여 겁약함 없으면
정의(定意)와 마음이 견고하여
태어남 다하고 받을 것 받지 않느니라.
세존께서 이 게송 설하시자 84억 중생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대한 뜻을 내어 믿음을 세우고 다시는 물러나거나 머뭇거리지 아니함을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