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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551 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

by Kay/케이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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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

 

 


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


후위(後魏) 법장(法場)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1,250명의 사문과 만 명의 보살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무앙수의 대중들에 둘러싸여 법을 설하셨다.
그때 사위성에는 큰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변의(辯意)였다. 그는 5백 시종을 각각 거느린 5백 장자를 데리고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그때에 변의 장자의 아들은 무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살피고는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가다듬고 엄숙히 나아가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쭐 것이 있으니 세존께서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시어 연설하소서. 세존 지진(至眞)께서는 삼계에 위없는 도덕과 신통 변화로 온갖 중생을 제도하시고 크게 방편 도[權道]를 연설하시어 중생들로 하여금 제자리를 얻게 하소서. 오는 세상에는 다섯 흐림[五濁]이 뒤끓고 3독[貪ㆍ瞋ㆍ癡]이 불꽃처럼 성하여 이 때문에 서로 태우고, 높은 이도 낮은 이도 없이 독한 생각으로 서로 향하고, 신하나 임금이 되면 지위나 나라를 탐내어 군사를 일으켜서 서로 치다가 몸이 죽고 이름이 멸하나니, 이때를 당하여 재난이 백성에게 미치며, 부처님이 남긴 은혜를 입어 도의 이름을 얻은 이는 밖에 가사는 입었으나 안에는 질투를 품었으며 공경과 순함은 없고 번갈아서 비방하며 악함은 높이고 착함은 막으며 잘난 체하여 남을 비방합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다 지옥ㆍ아귀ㆍ축생의 분(分)으로써, 한 때의 영화로움을 이롭다 하고 뒷세상 여러 겁의 재앙은 알지 못하니, 어떤 법으로써 인도하고
교화해야 합니까? 세존께서는 교화할 수 있는 길을 자세히 보이시어 장래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 복을 입어서 3도를 여의고 길이 복당(福堂)에 살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다, 변의 장자의 아들이여. 너는 부처님 앞에서 사자후를 하여 일체를 개화하여 다가올 세상의 어리석고 어둡고 흉악한 사람이 그 뜻을 입도록 발기(發起)하였으니 상쾌하도다. 묻고자 하는 것은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말라. 여래가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장자의 아들 변의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람은 어떤 인연으로 천상에 나며, 어떤 인연으로 인간 가운데 나며, 또 어떤 인연으로 지옥 가운데 납니까? 또 어떤 인연으로 아귀 속에 나며, 또한 어떤 인연으로 축생 가운데 납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높고 귀한 데 나서 여러 사람의 공경을 받으며, 어떤 인연으로 종으로 태어나서 남에게 부림을 받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입의 기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항상 편안하며 남에게 칭찬을 받을지언정 비방은 받지 않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항상 비방을 받고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고 몸과 뜻이 불안하며 항상 공포심을 품습니까?
또한 어떤 인연으로 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님과 만나서 법을 듣고 받들어 지니되 처음부터 조금도 어기지 아니하며, 선지식을 만나서 좋은 마음을 얻기에 이르며, 만약 사문이 되면 항상 원하는 것을 얻습니까? 묻는 것이 이와 같으니 세존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하시어 여기 모인 대중으로 하여금 바른 가르침을 듣도록 하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피안에 건너가게 하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며 잘 생각하고 기억하여라. 내 너를 위해 묘한 법요를 해설하리라. 다섯 가지 일을 행하면
천상에 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자비한 마음[慈心]이니, 온갖 생명을 죽이지 아니하고 모두 생명을 길러서 그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얻게 함이다. 둘째는 어질고 착함[賢良]이니,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보시하되 탐냄이 없으며 모든 궁핍한 이를 건짐이다. 셋째는 곧고 깨끗함[貞潔]이니, 바깥 색을 범하지[邪淫] 않으며 남녀의 계율을 지키며 재(齊)를 받들어 정진함이다. 넷째는 성(誠)과 신(信)이니, 남을 속이지 않으며 입의 네 가지 허물을 지키며 탐내고 속이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음이니, 입의 행실을 그르치지 않음이다. 이 다섯 가지면 곧 천상에 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써 말씀하셨다.

살생하지 아니하면 오래 살고
병 없이 늘 곱고 살찌며
일체가 하늘 자리 받아
몸은 편안하고 광명 이른다.

훔치지 않으면 늘 부귀하여
저절로 돈과 재물 일며
7보로 궁전 짓고
오락하며 마음 항상 즐겁다.

남녀가 음란하지 아니하면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태어남이 항상 단정하고
덕과 행이 저절로 밝다.

속이지 않으면 입의 기운 향기로워
말씨가 항상 총명하며
담론하며 더듬지 아니하며
말한 것을 모두가 받들어 행한다.
술과 고기 입에 넘기지 않으면
그릇되고 어지러운 마음 없나니
태어나는 곳마다
하늘과 사람 늘 받들어 모시리.

수명을 마친 뒤에는
스물다섯 신(神)이 맞이해서
오복이 저절로 오고
광채가 환희 빛나리.

부처님께서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다섯 가지를 지니면 사람 가운데 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니, 은혜가 빈궁한 이를 윤택케 함이다. 둘째는 계를 지님이니, 10악을 범하지 아니함이다. 셋째는 인욕이니, 온갖 마음[意]을 어지럽히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정진이니, 친하여 게으른 이를 교화함이다. 다섯째는 한 마음[一心]이니, 효도를 받들고 충성을 다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으로 태어나되 매우 부귀하고 오래 살고 단정하며 위엄과 덕이 있으며 왕이 되면 모두가 공경하여 모시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하면 크게 부귀하여
돈과 재물 저절로 일고
나는 곳마다 늘 존귀하며

아버지의 유산을 얻는다.

계를 지녀 늘 완전히 갖추며
삼존의 가르침 받들어 지니고
마음을 다하여 악을 범하지 않으면
곧 수명이 길어짐 얻는다.
인욕하여 온갖 마음 어지럽히지 않고
성내어서 남을 범하지 않으며
맞거나 욕먹어도 갚지 않으면
태어남이 늘 단정하다.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고
늘 기억하여 받들어 지녀 행하면
태어남이 곧 뛰어나게 굳세어
일체의 장수가 된다.

마음을 한결같게 하여 퇴전치 않으며
충(忠)과 신(信)을 늘 되풀이하며
여러 어른을 받들어 섬기면
태어나는 데에 험하고 어려움 없다.

만약 이 다섯 가지를 행하여
어쩌다 임금이 되면
재물 있고 얼굴도 단정하며
용맹한 장수도 자연 되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가 있는데 행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며 억 겁이 되어야 나온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불(佛)ㆍ법(法)ㆍ중(衆)을 믿지 아니하고 성인의 도를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헐뜯음이다. 둘째는 절과 사당을 파괴함이다. 셋째는 사부 대중[四輩]을 번갈아 비방하고 헐뜯되 재앙과 죄라는 것을 믿지 아니하고 공경하고 순종하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반역(反逆)이니, 위아래가 없으며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따르지 아니함이다.다섯째는 오는 세상에서 도를 닦으려는 이가 이미 도를 얻었다고 하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아니하고 스스로 높은 체하며 가볍고 오만하게 스승을 비방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며 지옥을 감돌며 나올 기약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간의 어리석은 사람
불ㆍ법ㆍ중 믿지 아니하고
어리석은 맘으로 헐고 무너뜨리고자
부처나 신(神)은 없다고 말한다.

눈으로 선악의 일 보면서
일부러 갖은 죄 지어
신사(神祠)를 무너뜨리니
이익은 적고 죄는 많다.

말세의 사부대중
독함을 머금고 질투를 품어
명리(名利) 때문에 서로 헐뜯으며
나중의 죄 무거운 줄 알지 못한다.

세간의 나쁜 무리들
부자간에 서로 악을 짓고
재보와 이익과 명예 때문에
공경과 순한 뜻 없노라.

오는 세상 나쁜 사람들
사문이 되었다고 여기어
스승의 가르침 받들지 않다가
죽어서 받은 죄 가볍지 않네.

이 다섯 가지 행하는 이

그 죄 말할 수 없나니
억겁 동안 지옥에서
모든 부처님도 구원 못하네.

“장자의 아들이여, 또한 다섯 가지가 있으니 행하면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아끼고 탐하여 보시하지 않음이다. 둘째는 훔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다. 셋째는 어리석고 어두워 자비로운 마음이 없음이다. 넷째는 재물을 쌓아 모으면서 즐겨 입고 먹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부모ㆍ형제ㆍ처자ㆍ노비에게 주지 않음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아귀 가운데 떨어진다.”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아끼고 탐하여 보시하지 않고
가만히 훔치고 부모 봉양 않으며
저장하여 둔 것 없어질세라
늙은이에게 자비하지 않으며

처자나 종들에게
하나도 주지 않고
앉아서 재물 지키다 죽으면
아귀 되어 매우 괴롭다.

몸에는 옷을 볼 수가 없고
배는 큰데 목구멍은 바늘 같아
동서로 다니며 밥을 구하다
구리 녹은 물 그 입에 부으면,

마시려고 하나 되지 않아서
억지로 입 벌려 삼키게 하여
한 모금 뱃속에 들어가면
간ㆍ허파ㆍ위ㆍ장 물크러진다.

이와 같이 근고하여
다시 수만 년 지나서
죄를 다하여 벗어난데도
빈천한 사람으로 태어나노라.

“장자의 아들이여, 다시 다섯 가지가 있으니 축생의 행을 지어 축생 가운데 떨어진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계를 범하고 도둑질 함이다. 둘째는 빚을 지고도 갚지 않음이다. 셋째는 생명을 죽여 몸으로써 갚음이다. 넷째는 경법(經法)을 기쁘게 받아 듣지 않음이다. 다섯째는 항상 인연이 힘들고 고생스러우며[艱難] 재계와 법회(法會)를 속됨으로 인연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축생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가만히 남의 물건 훔치며
돈과 재물 빚지고도 갚지 않으며
살생하기 좋아하여 사냥하고 그물 치며
속된 인연 만들어 법회 열지 않으며,

정성과 믿음 없어 도를 알지 못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에서

온갖 죄 지은 것 깨닫지 못하면
점점 쌓아 축생에 떨어진다.

소ㆍ말ㆍ코끼리ㆍ낙타
돼지ㆍ양ㆍ개 되어 수없이
껍질 벗겨서 무겁게 죽나니
이와 같은 괴로움 감당키 어렵다.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얻으면 높고 귀하여 뭇 사람의 공경을 받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하되 크고 넘게 두루 베풂이다. 둘째는 불ㆍ법ㆍ승 삼보와 모든 장로에게 예경(禮敬)함이다. 셋째는 인욕하여 성냄이 없음이다. 넷째는 부드럽고 온화하고 겸손함이다. 다섯째는 경전과 계율을 널리 듣고 배워 외움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높고 귀하게 되어 뭇 사람의 공경을 받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하되 항상 마음을 평등하게
널리 건지어 무리를 편안케 하면
곱고 힘세고 오래 살고 병 없으며
친분이 두터운 이 다 은혜 입는다.

삼보께 공경하며
어른을 섬기면
태어남이 존귀하여
누구에게나 존경 받는다.

인욕하여 성냄이 없으면
갈 때마다 단정하여
사람마다 보고 즐거워하여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다.

마음이 조화되고 부드러우며
겸양하고 공경스럽고 순하며
경전을 배워 묻고 외우고 익히면
곧 사람 가운데 높은 이 된다.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날 때마다 비천하여 남의 종이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교만하여 부모에게 공경하지 않음이다. 둘째는 굳세고 강포하여 공순하고 정성스런 마음이 없음이다. 셋째는 방일하여 삼존께 예경치 아니함이다. 넷째는 도둑질로 생업을 삼는 것이다. 다섯째는 빚지고 피하여 갚지 아니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날 때마다 비천한 노비 가운데 태어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고 미련한 이
부모에게 교만하며
공경하는 마음 없으면
나중에 비천한 데 난다.

삼보께 예로 섬기지 않고
높은 이와 어른께 뻣뻣하며

남에게 자비롭지 못하면
태어나 곧 노예가 된다.

방심하여 마음을 함부로 하고
남의 재물 가만히 훔치며
진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으면
나중에 노비 가운데 태어나서.

입고 먹음에 남을 쳐다보고
달리면서 심부름해도 자재치 못하나니
공을 들여 주인에게 보상하여야
죄를 마치고 거기서 벗어나리라.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사람으로 태어나서 입 기운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늘 편안하여 남에게 예경을 받을지언정 비방은 받지 않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지극히 성실하여 남을 속이지 아니함이다. 둘째는 경전을 외우되 저[彼]와 이[此]가 없음이다. 셋째는 일을 단속하여 성인의 도를 비방하지 아니함이다. 넷째는 남을 가르쳐서 악을 멀리하고 선에 나아가게 함이다. 다섯째는 남의 장점과 단점을 구하지 아니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 가운데 나서 입 기운이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늘 편안하며 남에게 칭찬을 받을지언정 비방을 받지 아니한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삼보께 공경하고
양친께 교만하지 않으며
지극히 성실해 속이지 않으면
이 수행인은 공경 받는다.

입을 단속하여 비방 않으며
일체에게 마음 평등함에
남을 권하여 죄를 멀리하게 하며
바른 법 외우고 익히고 기억하며

남에게 교만하지 않고
공경하기 부모처럼 하며
악은 막고 선을 높이면
이러한 이 부처되기 빠르다.

“장자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만일 사람 가운데 있으면 늘 비방을 받으며,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며, 마음과 뜻이 불안하며, 항상 두려워 떤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늘 지성스럽지 못하고 남을 속임이다. 둘째는 크게 모으고 법을 말하는 이를 비방함이다. 셋째는 모든 동학(同學)들을 보면 얕잡아 시험하는 것이다. 넷째는 다른 일을 보지도 아니하면서 허물을 짓는 것이다. 다섯째는 이간질하는 말로 저와 이를 다투고 어지럽게 함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사람 가운데 태어나더라도 늘 비방을 입으며
남에게 미움을 받으며 모양이 추악하며 마음과 뜻이 편안치 못하여 항상 두려워 떤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속이어 사람들을 미혹하고
언제나 지성스러움이 없으며
마음과 입으로 저질러서
몸으로 하여금 무거운 죄 받게 하나니,

지옥 가운데 나면
쇠갈고리로 혀를 낚아 빼며
양동(洋銅)을 그 입에 붓기를
밤낮으로 쉬지 않네.

혹 사람으로 태어나도
입에 항상 비린내가 나며
남이 보면 기뻐하지 않으며
온화하고 즐겨함이 없으며

항상 관의 일을 만나서
남에게 비판거리가 되며
온갖 액난을 만나서
마음이 처음부터 불안하며

죽으면 도로 지옥에 들어가고
나오면 축생이 되어
다섯 갈래를 전전하면서
갖은 고난 벗어나지 못한다.

“장자의 아들이여,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나는 곳마다 늘 불ㆍ법ㆍ중을 만나 처음부터 어긋남이 없으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으면 좋은 마음을 얻으며 만약 사문이 되면 원하는 것을 얻는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몸으로 삼보를 받들어 남을 권하여 예경하여 섬기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되 곱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항상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받은 바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는 널리 일체를 사랑하되 몸과 같이 하고 어린아이 사랑하듯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받은 경법을 밤낮으로 읊고 외우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하면 나는 곳마다 항상 불ㆍ법ㆍ중을 만나되 처음부터 어긋남이 없으며,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으면 좋은 마음을 얻으며, 만약 사문이 되면 소원을 얻는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삼존께 받들어 공경하고
남도 교화하여 섬기도록 권하며
불상을 짓되 아름답게 하며
모든 높은 스승의 가르침 받들며

일체의 사람을 보되
자신처럼 하고 다름이 없으며
저와 내가 다 평등하여
이 모임을 부처님 앞에서 행하여

밤낮으로 항상 배우고 묻나니
지혜는 이 큰 보배라
모든 소경을 개오(開悟)하여
널리 도의 참을 알게 한다.


“이때 장자의 아들 변의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50가지 요긴한 법의 뜻을 듣고 기뻐서 법인을 얻게 되었고, 오백 장자의 아들은 다 법의 눈이 깨끗해졌으며 모인 여러 사람들도 각각 그 뜻을 얻었다.
이때 변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쾌히 이 법을 설하시어 모인 이들로 하여금 제자리를 얻게 하셨으며, 또한 오는 세상의 사람들로 하여금 재난을 건너게 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의 마을[貧聚]에 여러 회중과 함께 들리셔서 내일 한낮에 집에서 차린 공양[舍食]에 왕림하시기 원하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모든 장자들은 부처님께 절하고 환희하여 물러갔다.
변의는 집에 이르러 부모님께 아뢰었다.
“오늘 청한 분은 사람 중에는 있기 어려운 분으로 여래ㆍ위없는 법사ㆍ삼계에 같을 이 없는 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말하여 밥을 차리고 반찬을 갖추도록 하였다.
이튿날 세존께서 여러 대중들을 데리고 그의 집에 이르러 엄연히 자리에 나아가셨다.
그때에 변의 장자의 아들과 부모ㆍ친속들은 앞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절하고 각기 공양 시중을 하였다. 변의는 일어나 손을 씻고 공경스런 마음으로 밥을 들었는데, 밥을 채 다 먹지 않아서 한 거지 아이가 와서 자리에 앉아 빌었다. 부처님께서 아직 축원을 하시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주는 이가 없었다.
그는 두루 돌았으니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성을 내고 나갔으며 곧 악한 생각을 내었다.
‘이 모든 사문들은 방일하고 어리석고 미혹하니 무슨 도가 있겠는가. 가난한 이가 밥을 빌어도 줄 마음이 없구나. 장자는 미혹하여 이 공양을 베풀었으며 자비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 내가 왕이 되면 쇠 수레바퀴로 그의 머리를 갈아서 끊어야지.’
그러고는 곧 가버렸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기를 마치시자 한 거지 아이가 들어와서 밥을 빌었다. 자리에 뭇 사람들은 모두 밥을 주었으므로 밥을 많이 얻고 좋아하며 돌아가면서 생각하였다.

‘여기 모든 사문들은 다들 자비한 마음을 가졌구나. 나의 춥고 배고픔을 가엾이 여겨 밥을 잔뜩 주었으니 며칠은 살겠구나. 착하구나, 장자는 이들에게 공양할 만한 보살이다. 그 복이 한이 없겠다. 내가 왕이 되면 반드시 부처님과 그의 여러 제자들에게 공양하되 7일 동안을 하여서 오늘의 주리고 목말랐던 은혜를 갚아야지.’
그러고는 곧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자 법을 설하시고 곧 절[精舍]로 돌아오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공양을 받아먹는 이것으로 법을 삼노라.”
그때에 두 거지 아이는 돌아다니면서 밥을 빌었는데 한 나라에 이르러 길가 깊숙한 풀 속에 누워 있었다. 때마침 그 나라의 왕이 갑자기 죽었는데 뒤를 이을 이가 없었다. 그때 나라에 관상을 보는 이가 있었는데 상보는 법을 밝게 알았다. 그는 예언하여 기록하기를 “천한 사람이 반드시 왕이 되리라”하였으므로 모든 신하와 백관들은 천승 만기를 타고 국경을 다니면서 “누가 마땅히 왕이 되겠는가” 하다가 길가에 있는 숲속을 돌아보니 그 위에 구름이 덮여 있었다.
상보는 이가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 속에 신인(神人)이 있다.”
그곳에 나아가 거지 아이를 보니 상이 왕이 될 만하였다.
모든 신하들은 절하고 뵈면서 모두 신(臣)이라 말했다.
거지 아이는 놀라서 말했다.
“나는 낮고 천한 사람이며 왕족이 아닙니다.”
모두는 “관상에 응하는 것이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향 끓인 물에 목욕하고 왕의 옷을 입으니 빛나는 몸매가 엄연하여 한없이 훌륭하였다. 앞뒤로 따르면서 수레를 돌려 나라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에 악한 생각을 한 이는 숲속에서 잠이 깨지 아니하여 수레바퀴가 그의 머리를 잘랐다.
왕은 나라에 이름이 음양으로 조화되고 네 가지 기운[氣]이 높이 빛났으며, 인민은 안락하여 왕의 덕을 칭송하였다.
그때 국왕은 스스로 생각하되 ‘옛적 빈궁하던 사람이 무슨 인연으로 국왕이 되었는가? 옛적에 빌어먹을 때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많이 밥을 얻고 곧 선한 생각을 내어서
왕이 되면 7일 동안을 공양하리라 하였더니, 이제야 열매를 맺었구나’ 하고는 곧 여러 신하를 불러서 멀리 사위국을 향하여서 향 사르고 절하고 곧 사자를 보내어 부처님께 청하여 말하였다.
“세존께서 끼치신 은혜로 왕이 되었습니다. 높으신 몸을 굽히시고 오시어, 이 나라의 어리석고 어두운 사람을 교화하시어 가르쳐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청함을 받아야 한다.”
부처님과 제자들과 한량없는 대중이 그 나라에 이르자 왕은 나와서 맞이하였으며, 여러 뭇 신하들과 함께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향 사르고 꽃 뿌리고 기악을 울리며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궁중에 드시어 곧 자리에 앉으시니, 왕은 일어나 물을 가져 왔으며 밥을 차리어 잠깐 동안에 마쳤다. 그때에 국왕은 부처님께 절하고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본래 소인이었는데 무슨 복으로 이런 지위를 누리게 되었는지 부처님께서 해설하시어 이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힘입어 눈을 열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옛적에 사위성에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변의(辯意)였습니다. 그는 큰 보시를 차리고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을 청하였습니다. 그때에 부처님이 자리를 정하여 밥을 드셨는데 채 끝나기 전에 한 거지 아이가 들어와 밥을 빌고자 하였으나 조금도 얻지 못하자 화를 내고 나가서 악한 생각을 내되, ‘만약 내가 왕이 된다면 쇠 수레바퀴로 중들의 머리를 자르겠다’고 하였습니다. 뒤에 또 한 사람이 와서 빌었는데, 밥을 많이 얻고 나가서 말하되, ‘내가 만약 왕이 된다면 이들 여러 스님들께 공양하되 7일 동안 하리라’ 하였습니다.
그때 선한 생각을 한 이는 곧 지금의 왕이며, 그때 악한 생각을 한 이는 깊은 풀 속에 누워 있다가 왕께서 왕의 지위를 받고 수레를 돌려 나라로 돌아올 때 따르는 말 수레가 갈아서 그의 머리를 잘랐으며,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서는 불 수레에 갈렸는데 억 겁이 지나야 나올 것입니다. 왕은 이제 부처님을 청하여 맹세한 것을 후하게 갚았으니 세세로 복을 받아 다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였다.

사람의 마음이란 독의 뿌리며
입이란 재앙의 문이다.
마음에 기억하고 입으로 말하여
몸이 그 죄앙을 받는다.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제가 지어 제 몸이 우환을 받나니
마음에 다른 이를 해하려다가
수레에 머리 갈릴 줄 알지 못했네.

마음은 또한 단 이슬의 법
사람으로 하여금 천상에 가게 한다.
마음에 기억하고 입으로 말하여
몸이 그 복덕 받았다.

선과 악을 기억하는 이
스스로 몸 편할 근본 만드니
맘으로 일체의 선 기억하여
왕처럼 큰 지위 얻으라.

이때에 국왕은 경을 듣고 환희하였으며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은 수다원도를 얻었다.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7일 동안 한 뒤에 부처님께서 가시려 하자 왕과 신하와 백성들은 부처님께 절하고 작별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정사로 돌아오셨다.
현자 아난은 옷을 바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해야 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변의『장자자소문(辯意長者子所問)』이라 불러서 받들어 지녀라. 또한『제법요의(諸法要義)』라고도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들어 행하고 읊고 외우고 후세에 전하고 다른 이로 하여금 받아 지니게 한다면, 이 사람은 나를 모신 것처럼 그 복이 다름이 없다. 이 경을 외우는 이는 미륵불의 처소에서 수기[決]를 받으리니, 여래의 넓고 긴 혀로 말한 것은 다름이 없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자 그때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사부 제자는 경을 듣고 환희하여 부처님께 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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