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 1권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 제1권
대당 천축삼장 선무외(善無畏), 사문 일행(一行) 공역
김영덕 번역
1. 입진언문주심품(入眞言門住心品)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박가범2)께서는, 여래3)께서 가지(加持)하시는 넓고 큰 금강법계궁(金剛法界宮)에 머무셨다. 여래께서 신해(信解)로써 유희하시며 신통으로 변화[遊戱神變]4)하여 만든 크나큰 보배 누각[大樓閣寶王]은 높아서 중앙과 끝이 없었고, 온갖 크고도 묘한 보배로써 사이사이를 장식하였으며, 보살의 몸이 사자좌(師子座)가 되었다.
모든 지금강자(持金剛者)5)들이 모두 모인 곳이며, 그 금강자들의 이름은, 허공무구집금강(虛空無垢執金剛), 허공유보집금강(虛空遊步執金剛), 허공생집금강(虛空生執金剛), 피잡색의집금강(被雜色衣執金剛), 선행보집금강(善行步執金剛), 주일체법평등집금강(住一切法平等執金剛), 애민무량중생계집금강(哀愍無量衆生界執金剛), 나라연력집금강(那羅延力執金剛), 대나라연력집금강(大那羅延力執金剛), 묘집금강(妙執金剛), 승신집금강(勝迅執金剛), 무구집금강(無垢執金剛), 도신집금강(刃迅執金剛), 여래갑집금강(如來甲執金剛), 여래구생집금강(如來句生執金剛), 주무희론집금강(住無戱論執金剛), 여래십력생집금강(如來十力生執金剛), 무구안집금강(無垢眼執金剛), 금강수비밀주(金剛手秘密主)라 한다.
이와 같은 분들이 상수(上首)가 되었으며, 무한한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수의 지금강들과 더불어 계셨다. 또한 보현보살(普賢菩薩)ㆍ자씨(慈氏)보살ㆍ묘길상(妙吉祥)보살ㆍ제일체개장(除一切蓋障)보살 등의 모든 대보살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법을 연설하신다. 그 법문은 이른바 3시(時)6)를 초월한 여래의 태양이 가지하셨기에 몸과 말과 뜻이 평등한 법문이었다.
그 때 그 보살들은 보현보살7)이 상수가 되었으며, 모든 집금강에게는 비밀주가 상수가 되었으니, 비로자나여래께서는 가지력으로써 몸[身]의 무진장엄장(無盡莊嚴藏)을 빠르게 시현하셨다. 이와 같이 말[語]과 뜻[意]에서도 평등한 무진장엄장을 빠르게 시현하셨다. 이는 비로자나부처님의 몸이나 말이나 뜻을 쫓아서 생하는 것이 아니니, 온갖 곳의 생기고 없어짐이 그 끝을 얻을 수 없으므로8) 비로자나께서 모든 몸의 업과 모든 언어의 업과 모든 뜻의 업으로 모든 장소와 모든 때에 유정 세계에서 진언의 도를 설한 법문을 널리 설하시는 것이다. 또한 집금강(執金剛)9)과 보현보살과 연화수보살(蓮華手菩薩) 등의 모습을 두루 시방(十方)에 나타내어 진언도의 청정한 법문[眞言道淸淨句法]을 설하신다. 이른바 이 법문은 초발심에서부터 10지(地)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이 생(生)에서 만족하게 하며, 인연과 업이 만들어 더욱 키우는 유정들의 업과 목숨[業壽]의 종자를 제거하고, 다시 보리의 싹과 종자를 생겨나게 하신다.
이 때 대중의 모임 가운데에 앉아 있던 집금강비밀주가 세존께 아뢰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께서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얻으셨다고 합니까? 그 일체지지를 lf얻어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위해 널리 펴서 연설하시니, 온갖 중생의 갈래와 갖가지 중생이 바라는 바에 따라 온갖 종류의 방편도로써 일체지지를 설하십니다. 혹은 성문승(聲聞乘)의 도(道)와 혹은 연각승(緣覺乘)의 도와, 혹은 대승(大乘)의 도, 혹은 5통지(通智)의 도를 설하시며, 혹은 하늘 세계에 태어나거나 혹은 사람 가운데 내지 용(龍)10)과 야차(夜叉)11)와 건달바(乾闥婆)12)로 태어나거나 내지 마후라가(摩睺羅伽)13)로 태어날 수 있는 법을 설하십니다.
만약 중생들 가운데 부처님의 몸으로 건질 자가 있으면 즉시 부처님의 몸을 나투시고, 혹은 성문의 몸이나 연각의 몸이나 보살의 몸이나 범천(梵天)의 몸이나
나라연(那羅延)과 비사문(毘沙門)의 몸 내지 마후라가의 몸이나 혹은 인비인(人非人)14) 등의 몸을 나투셔서 각각 그들의 언어와 소리에 동일하게 하며 온갖 위의(威儀)를 시현하십니다. 이런 일체지지의 도는 한 가지 맛[一味]15)이니, 바로 여래의 해탈미입니다.
세존이시여,16) 비유하자면 허공[虛空界]이 온갖 분별을 떠나서 분별할 것도 없고 분별하지 않을 것도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일체지지도 온갖 분별을 떠나 분별할 것도 없고 분별하지 않을 것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대지가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는 것처럼 일체지지도 천과 사람과 아수라의 의지처가 됩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불[火界]이 장작을 태움에 있어 만족함이 없듯이 일체지지도 모든 무지의 장작을 태우는 데 만족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바람[風界]이 모든 먼지를 제거하듯이 일체지지도 모든 번뇌의 찌꺼기를 제거합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물[水界]이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되고 기쁨이 되듯이 일체지지도 모든 천과 세상 사람들의 이익과 즐거움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지혜는 무엇이 원인[因]이 되며, 무엇이 근본[根]이 되며, 무엇이 그 구경(究竟)이 됩니까?”
이와 같이 여쭙고 나자 비로자나부처님께서는 지금강비밀주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집금강이여. 훌륭하구나, 금강수여. 그대는 나에게 이와 같은 뜻을 묻는구나. 그대는 마땅히 잘 듣고 그 뜻을 잘 익혀야 한다. 나는 지금 이를 설하리라.”
그러자 금강수가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그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듣고자 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리심(菩提心)이 원인[因]이 되고, 대비(大悲)가 근본이 되며, 방편(方便)이 구경(究竟)이 된다.17) 비밀주여, 보리란 무엇인가? 곧 실다웁게 자기의 마음[自心]을 아는 것18)이다. 비밀주여,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그 법은 조금이라도 얻을 것이 없다. 어찌된 까닭인가? 허공의 모습이 보리이니,
알고 이해하는 자도 없고, 또한 열어 보일 것도 없다. 왜냐 하면 보리는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비밀주여, 모든 법은 모습이 없으므로 허공의 모습이라 한다.”
이 때 금강수가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일체지를 찾아 구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보리에 의해 정각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그 일체지지를 내어 일으킬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밀주여, 스스로의 마음에서 보리와 일체지지를 찾아 구해야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성품은 본래 청정하기 때문이다.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며,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에서도 얻을 수 없다. 비밀주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푸르지도 않고 누르지도 않으며, 붉지도 않고 희지도 않으며, 홍자(紅紫)빛도 아니며 수정빛도 아니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으며, 둥글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다. 밝은 것도 아니고 어두운 것도 아니며,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며, 남성과 여성이 아닌 것도 아니다. 비밀주여, 마음은 욕계(欲界)19)와 동일한 성품이 아니며, 색계(色界)와 같은 성품이 아니고, 무색계(無色界)와 같은 성품이 아니며,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의 것들과도 같은 성품이 아니다.
비밀주여, 마음은 눈의 경계[眼界]에 머무는 것도 아니며, 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의 경계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보는 것도 아니며, 현현하는 것도 아니니, 무엇 때문인가. 허공상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허공상의 마음이란 것은 모든 분별과 무분별을 떠났으니, 성품은 허공과 동일하니 곧 마음과 같은 것이고, 성품이 마음과 동일하다면 곧 보리와 같은 것이다. 비밀주여, 이와 같이 마음20)과 허공계21)와 보리22)의 세 가지는 서로 다름없으니, 이것은 대비를 근본으로 하며 방편바라밀로 만족하게 된다. 그러므로 비밀주여, 내가 말한 모든 법은 이와 같나니,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보리의 마음을 청정하게 하여 그 마음을 알게 하려 함이다. 비밀주여, 훌륭한 가문의 남자와 여자가 보리심을 알고자 한다면 당연히 이같이 자기의 마음[自心]을 알아야 한다.
비밀주여, 어떤 것이 자기의 마음을 아는 것인가? 이른바 인연으로 생겨난 법[分段],23) 곧 나타난 빛[顯色]이나 모습[形色]이나 경계(境界)나 색(色)이나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나 혹은 나[我]이거나 내 것[我所]이거나 혹은 능집(能執)이나 소집(所執)이나 혹은 청정(淸淨)이나 18계[界]나 12처[處] 등 온갖 생겨난 법 가운데 구하여도 얻을 수가 없는 것을 말한다.
비밀주여, 이것이 보살의 청정한 보리심의 문(門)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초법명도(初法明道)24)라 이름한다. 보살이 여기에 머물러 수학하면 오래도록 부지런히 애쓰지 않아도 제일체개장삼매(除一切蓋障三昧)25)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삼매를 얻는다면 모든 불보살들과 더불어 평등하게 함께 머물러 마땅히 다섯 가지 신통[五神通]26)을 내고, 한량없는 말과 소리의 다라니[無量語言音陀羅尼]를 획득하게 되어 중생의 마음가는 것을 알게 되며, 모든 부처님의 호지를 받게 되어 비록 생사에 처해도 물들지 않으며, 법계의 중생을 위하여 피곤함을 사양하지 않고, 무위계(無爲戒)27)에 머물러 삿된 견해를 떠나서 바른 견해에 통달할 수 있다. 거듭 다시 비밀주여, 여기에 머물러 모든 번뇌의 장애를 없앤 보살은 신해력으로 오래도록 부지런히 닦지 않더라도 모든 부처님의 법을 완전히 구족한다. 비밀주여, 요점만 다시 말하자면 이 선남자와 선여인은 무량의 공덕을 모두 성취한 것이다.”
이 때 집금강비밀주가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28)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여야
마음에 보리를 생할 수 있습니까?
또한 어떠한 모습으로 보리심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식심(識心)과 마음이 뛰어난
자연지(自然智)29)께서는 그 생기는 것을 설하여 주십시오.
대근용(大勤勇)30)이시여.
어느 정도의 차례를 거쳐 마음이 계속 생기는 것인지
마음의 온갖 모습31)과 때32)는 어떠한지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널리 설하여 주십시오.
공덕취도 또한 마찬가지로 설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행을 수행하는 것과
마음과 마음33)에는 어떠한 차별이 있는지
대모니(大牟尼)34)여, 설하여 주십시오.
이와 같이 여쭙자, 마하비로자나세존께서 금강수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부처의 참된 제자여
광대한 마음으로 이익을 주려 하는구나.35)
가장 뛰어난 대승의 구절인
마음이 계속하여 생기는 모습은
모든 부처의 큰 비밀이어서
외도36)가 능히 알 수 없는 것이니라.
이제 내가 모두 보이리니
일심으로 마땅히 잘 들을지어다.
160심(心)37)을 초월하여
광대한 공덕이 생기는데
그 성품은 항상 견고하니라.
그와 같은 모습을 알면 보리가 생기는 것이니라.
무량하기는 허공과 같고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고 항상 머무느니라.
모든 법도 능히 움직일 수가 없고
본래부터 고요하여 모습 없도다.
한량없는 지혜를 능히 이루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 드러나리니
공양행(供養行)38)을 수행하면
이로부터 초발심의 보살이니라.
“비밀주여,39) 시작도 없는 때로부터 나고 죽는 것을 거듭하는 어리석은 범부들은 나[我]라고 이름하는 것과 내가 있다는 것에 집착하여 한량없이 나라는 것에 대해 분별한다. 비밀주여, 그들은 나[我]의 자성을 관하지 못하여 곧 나[我]와 나의 것[我所]이 생기는 것이다. 그 외에 시(時)40)와 지(地)들의 변화41)와 유가(瑜伽)의 아(我)42)와 건립(建立)을 깨끗하다 하며,43) 건립하지 않는 것을 깨끗하지 않다 하고,44) 자재천(自在天)45)과 유출(流出)46)과 시(時)47)가 있다 하고, 존귀(尊貴)48)하다 하며, 자연(自然)히 이루는 것49)이라고도 하며, 내아(內我)50)와 인량(人量)51)과 편엄(遍嚴)52)과, 수명[壽者]53)이라는 생각과 보특가라(補特伽羅)54)라는 생각과, 식(識)55)과 아뢰야(阿賴耶)56)와 아는 것[知者]57)과 보는 것[見者]58)과 능집(能執)59)과 소집(所執)60)과 내지(內知),61) 외지(外知),62) 사달범(社怛梵)63)과 의생(意生)64)과 유동(儒童)65)과 상정생(常定生)66)과 성(聲)67)과 비성(非聲)68) 등에 실체가 있다는 견해들이 있다.
비밀주여, 이와 같이 나라고 하는 설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분별과 상응한 것으로 순리대로 해탈을 희구한다고 한다.
비밀주여, 어리석은 범부69) 등은 수컷 양70)과 같으나 언젠가는 하나의 진리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이른바 제를 지킴[持齋]이 그것이니, 그가 이것의 적은 부분을 사유하고 기쁜 마음을 내어 자주자주 닦아 익힌다면, 비밀주여, 이것이 최초로 선업의 종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다시 이것을 원인으로 하여 6재일(齋日)에 부모와 아들딸과 친척에게 시여한다. 이것이 두 번째로 종자가 싹트는 것[牙種]이다. 다시 이것을 가지고 친한 사이가 아닌 자들에게도 시여한다.
이것이 세 번째로 줄기가 생김[疱種]이다. 또 이것을 가지고 그릇이 크고 덕이 높은 자를 찾아 시여한다. 이것이 네 번째로 잎이 나는 것[葉種]이다. 또 이것을 가지고 기꺼이 기악인(伎樂人) 등에게 즐거이 시여하며, 높은 어른들에게 드린다. 이것이 다섯 번째로 꽃이 피어남[敷華]이다. 또 이것을 시여하는데 친애하는 마음으로 공양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열매가 맺는 것[成果]이다. 또다시 비밀주여,71) 그가 계율을 호지하면 천(天)에 태어나나니, 이것이 일곱째로 선업의 종자를 받아쓰는 것[受用種子]이다. 또다시 비밀주여, 그가 이러한 마음으로써 생사유전하면서 착한 벗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이들 천과 대천(大天)은 온갖 즐거움을 준다. 만약 경건하게 정성껏 공양하면 온갖 소원을 모두 성취할 수 있으리라. 그 천들은 말하자면, 자재천(自在天)72)ㆍ범천(梵天)73)ㆍ나라연천(那羅延天)74)ㆍ상갈라천(商羯羅天)75)ㆍ흑천(黑天)76)ㆍ자재천(自在天)77)ㆍ일천(日天)78)ㆍ월천(月天)79)ㆍ용존(龍尊)80) 등과 구폐람(俱吠濫)81)ㆍ비사문(毘沙門)82)ㆍ석가(釋迦)83)ㆍ비루박차(毘樓博叉)84)와 비수갈마천(毘首羯磨天)85)ㆍ염마(閻魔)86)ㆍ염마후(閻魔后)ㆍ범천후(梵天后)87)ㆍ세간에서 섬겨 받드는 화천(火天)88)ㆍ가루라자천(迦樓羅子天)89)ㆍ자재천후(自在天后)90)ㆍ파두마(波頭摩:용왕)ㆍ덕차가용(德叉迦龍)91)ㆍ화수길(和修吉)92)ㆍ상카(商佉:용왕)ㆍ갈구탁검(羯句啅劍)93)ㆍ대련(大蓮:용왕)ㆍ구리검(俱里劍)94)ㆍ마하반니(摩訶泮尼:야차)ㆍ아지제바(阿地提婆:神)ㆍ살타난타(薩陀難陀:용왕) 등의 용(龍)과 또는 천선(天仙)과 대위타론사(大圍陀論師)95)들로 각각에 마땅히 훌륭한 공양을 해야 한다.’
그는 이러한 말을 듣고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 은근하고 정중하게 공경하고 수순하여 수행한다. 비밀주여, 이것을 어리석은 중생[愚童異生]이 나고 죽음에 유전하면서 얻는 두려움 없는 의지처라 하나니, 이것이 제8 어린애 같은 마음[嬰童心]이다.
비밀주여, 다시 이보다 뛰어난 행96)은 앞에 설한 것에 따라 훌륭한 것에 머물러 해탈과 지혜를 구하는 것이니, 이른바 영원하다거나 덧없다거나 공하다는 등 이와 같은 말씀에 따르는 것이다. 비밀주여, 그들은 공(空)을 알지 못하여 공이 끊어짐도 아니고 항상함도 아니며, 존재도 아니고 비존재도 아니라는 것도 알지 못하고,
분별과 무분별을 함께 갖춘 것도 알지 못하니, 어떻게 공을 분별할 수 있겠는가. 모든 공을 알지 못하므로 능히 열반도 알 수가 없느니라. 마땅히 공을 바르게 알아 단견과 상견을 떠나야 한다.”
이 때에 금강수가 부처님께 청하여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그 마음의 차별에 대하여 설하여 주십시오.”
이같이 여쭈었을 때 부처님께서 금강수에게 말씀하셨다.
“비밀주여, 잘 듣거라. 마음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탐내는 마음[貪心]ㆍ탐욕을 떠난 마음[無貪心]ㆍ성내는 마음[瞋心]ㆍ자애로운 마음[慈心]ㆍ어리석은 마음[癡心]ㆍ지혜로운 마음[智心]ㆍ결정된 마음[決定心]ㆍ의심하는 마음[疑心]ㆍ어두운 마음[暗心]ㆍ밝은 마음[明心]ㆍ쌓아 모으는 마음[積聚心]ㆍ싸우는 마음[鬪心]ㆍ다투는 마음[諍心]ㆍ다툼이 없는 마음[無諍心]ㆍ천의 마음[天心]ㆍ아수라의 마음[阿修羅心]ㆍ용의 마음[龍心]ㆍ사람의 마음[人心]ㆍ여자의 마음[女心]ㆍ자재하려는 마음[自在心]ㆍ상인의 마음[商人心]ㆍ농부의 마음[農夫心]ㆍ하천의 마음[河心]ㆍ방죽의 마음[陂池心]ㆍ우물의 마음[井心]ㆍ수호하는 마음[守護心]ㆍ인색한 마음[慳心]ㆍ개의 마음[狗心]ㆍ살쾡이의 마음[狸心]ㆍ가루라의 마음[迦樓羅心]ㆍ쥐의 마음[鼠心]ㆍ노래하는 마음[歌詠心]ㆍ춤추는 마음[舞心]ㆍ북치는 마음[擊鼓心]ㆍ집의 마음[室宅心]ㆍ사자의 마음[師子心]ㆍ올빼미의 마음[鵂鶹心]ㆍ까마귀의 마음[烏心]ㆍ나찰의 마음[羅刹心]ㆍ가시의 마음[刺心]ㆍ굴의 마음[屈心]ㆍ바람의 마음[風心]ㆍ물의 마음[水心]ㆍ불의 마음[火心]ㆍ진흙의 마음[泥心]ㆍ드러나는 마음[顯色心]ㆍ널빤지의 마음[板心]ㆍ미혹한 마음[迷心]ㆍ독약의 마음[毒藥心]ㆍ그물의 마음[羂索心]ㆍ도구의 마음[械心]ㆍ구름의 마음[雲心]ㆍ밭의 마음[田心]ㆍ소금의 마음[鹽心]ㆍ칼의 마음[剃刀心]ㆍ수미산 같은 마음[須彌等心]ㆍ바다와 같은 마음[海等心]ㆍ구멍과 같은 마음[穴等心]ㆍ태어남을 받는 마음[受生心]이다.
비밀주여, 무엇을 탐내는 마음이라 하는가? 물든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탐냄이 없는 마음이라 하는가? 물듦 없는 법을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성내는 마음이라 하는가? 분노의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자애로운 마음이라 하는가? 자애로운 법을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어리석은 마음이라 하는가? 법을 관찰하지 않고 따라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지혜로운 마음이라 하는가? 세간의 분별로써 수승하고 더욱 높은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결정된 마음이라 하는가? 세존의 가르침을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의심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항상 어떤 일에 정해지지 않는 마음을 거두어 지니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어두운 마음이라 하는가?
의심할 바 없는 법에 대해 새로이 의심하는 생각을 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밝은 마음이라 하는가? 의심할 것 없는 법에서 의심 없이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쌓아 모으는 마음이라 하는가? 무량한 것을 하나라고 고집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싸우는 마음이라 하는가? 서로 간에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을 성품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다투는 마음이라 하는가? 자기 안에서 옳고 그름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다툼이 없는 마음이라 하는가? 옳고 그름을 다 버리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천의 마음이라 하는가? 염원에 따라 성취되기 바라는 마음을 말한다. 무엇을 아수라의 마음이라 하는가? 즐겨 생사에 처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용의 마음이라 하는가? 광대한 자재(資財)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사람의 마음이라 하는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을 사념하는 것이다. 무엇을 여자의 마음이라 하는가? 애욕의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자재하려는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기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상인의 마음이라 하는가? 처음에는 거두어 모으고 뒤에 계산하고 나누는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농부의 마음이라 하는가? 먼저 널리 듣고 따라하며 나중에 법을 구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하천한 마음이라 하는가? 두 가지 치우친 법을 의지하여 따라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방죽의 마음[陂池心]이라 하는가? 목말라 싫어함도 만족함도 없는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우물의 마음이라 하는가? 이같이 깊이 사유하고서 다시 그 깊이를 더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수호하는 마음이라 하는가? 오직 이 마음만이 진실하며 그 외의 마음은 진실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인색한 마음이라 하는가? 자신만을 위할 뿐, 남을 위해 베풀지 않는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살쾡이의 마음이라 하는가? 서서히 나아가는 법에 따라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개의 마음이라 하는가? 작은 것을 얻고서 기뻐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가루라의 마음이라 하는가? 함께 무리 짓는 법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쥐의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얽매임을 끊으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노래하는 마음97)이라 하는가? 무엇을 춤추는 마음이라 하는가? 이와 같은 법을 잘 수행하여 더욱 향상함으로써 갖가지의 신변을 행하려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북치는 마음이라 하는가? 스스로 법고를 치려는 마음으로 이 법에 잘 따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집의 마음이라 하는가?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법을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사자의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두려움 없고 약함이 없는 법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올빼미의 마음이라 하는가? 항상 어두운 밤에 사념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까마귀의 마음이라 하는가? 어느 곳이나 무서워하는 생각이 있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나찰의 마음이라 하는가? 착한 것 가운데서 착하지 않은 것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가시의 마음이라 하는가? 어느 곳에서나 악한 짓을 일어나게 하는 성품을 말한다. 무엇을 굴의 마음이라 하는가? 굴에 들어가 법을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바람의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곳에 두루하여 생기는 성품을 말한다. 무엇을 물의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착하지 못한 것을 제거하는 법을 잘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불의 마음이라 하는가?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뜨거운 성품을 말한다. 무엇을 진흙의 마음이라 하는가?98) 무엇을 드러나는 마음이라 하는가? 그와 비슷한 것을 성품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널빤지의 마음이라 하는가? 깜냥에 맞는 법만 따르고, 나머지 착한 일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미혹한 마음이라 하는가? 집착하는 것이 진실과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른 것을 말한다. 무엇을 독약의 마음이라 하는가? 분별이 끊어진 법에 집착하여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그물의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곳에서 나를 계박하는 것에 머무는 성품을 말한다. 무엇을 도구의 마음이라 하는가? 두 발이 그친 것처럼 머무는 것을 성품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구름의 마음이라 하는가? 언제나 비 내리려고 사념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밭의 마음이라 하는가? 항시 이와 같이 자기 몸만 닦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소금의 마음이라 하는가? 생각에 다시 생각을 보태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칼의 마음이라 하는가? 잘라 없애는 법에만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수미산과 같은 마음이라 하는가? 항상 생각하여 마음을 높고 거만하게 하는 성품을 말한다. 무엇을 바다와 같은 마음이라 하는가? 항상 이같이 자신을 받아들여 머무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구멍과 같은 마음이라 하는가? 먼저 결정한 것을 나중에 다시 바꾸는 것을 성품으로 함을 말한다. 무엇을 태어남을 받는 마음이라 하는가? 모든 존재의 상태에서 그 생의 행업을 수습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은 이와 같은 성품이 있다.
비밀주여, 하나, 둘, 셋, 넷, 다섯 거듭 헤아리면 무릇 160심(心)99)이다. 세간의 세 가지 망집(妄執)100)을
뛰어넘어 출세간의 마음이 생긴다. 이와 같이 5온(蘊)이 무아(無我)일 뿐임을 알고,101) 6근(根)과 6경(境)과 6식(識) 등이 머물러 지체하는 것을 벗어나고자 수행하며,102) 업번뇌(業煩惱)의 줄기와 무명(無明)의 종자를 없앤다.103) 이와 같이 하면 12인연이 생겨 건립하지 않는 것이 올바르다는 등의 사견을 떠나게 된다. 이와 같은 고요한 마음은 모든 외도가 능히 알 수 없으니, 옛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온갖 허물을 떠났느니라’고 하셨다.
비밀주여, 그 출세간심은 온(蘊) 가운데 머물면서 이와 같은 지혜가 따라 생기는 것이다. 만약 5온 등에서 집착을 여의고자 하면, 마땅히 5온이 물방울ㆍ거품ㆍ파초ㆍ아지랑이ㆍ허깨비와 같다고 관찰하면 해탈을 얻게 될 것이다. 곧 5온104)과 12처와 18계와 능집(能執)과 소집(所執) 모두가 법의 자성을 떠난 것이니, 이와 같이 본래 고요한 세계를 증득하면 이것을 출세간심이라 부른다. 비밀주여, 번뇌를 거슬러서 진리를 따르는 여덟 가지 마음과 상속되는 업번뇌의 그물을 떠나는 것을 1겁(劫)105)을 초월한 유기106)행(瑜祇行)이라 한다. 다시 비밀주여,107) 대승의 행은 무연승(無緣乘)의 마음을 내는 것이니, 법에는 나라고 할 만한 성품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옛날에 이와 같이 수행하는 이와 마찬가지로 5온(蘊)과 아뢰야(阿賴耶)108)의 자성이 허깨비 같고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고 돌아가는 불바퀴 같고 신기루와 같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비밀주여, 이와 같이109) 무아까지 버리면 심주(心主:心王)가 자재하게 되어서 자기 마음이 본래 생겨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어찌한 까닭인가? 비밀주여, 마음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 이와 같이 자기 마음의 성품을 아는 것이 2겁(劫)을 초월하는 유기행(瑜祇行)이다. 또다시 비밀주여, 진언문110)을 수행하는 보살은 모든 보살이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백천구지나유다겁(百千俱胝那庾多劫) 동안에 쌓아 모은 한량없는 공덕과 지혜를 모두 행하며, 모든 행을 갖추어 닦아서 한량없는 지혜와 방편을 모두 다 이룬다. 천(天)과 사람 세간들이 귀의하는 바이며, 모든 성문(聲聞)과 벽지불(辟支佛)의 경지를 초월하니, 석제환인(釋提桓因) 등이
가까이 모시고 우러러 예를 올린다. 이른바 공한 성품은 6근과 6경을 떠나 모습도 없고 경계도 없어서 모든 희론을 뛰어넘는다. 허공과 같아서 가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법도 이것에 의하여 상속해서 생긴다.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경계를 떠나며, 모든 만들어 지음을 떠나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과 뜻을 떠나 극무자성심(極無自性心)을 생한다.
비밀주여, 이와 같은 초심(初心)111)은 성불의 원인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업번뇌에서 해탈하고서도 또한 업과 번뇌에 그대로 의지하나니, 세간에서 항상 높이 받들어 공양한다. 또다시 비밀주여, 신해행지(信解行地)112)에서 세 가지 마음113)을 관찰하고 한량없는 바라밀다를 갖추어 지혜로써 4섭법(攝法)114)을 관하면, 신해지(信解地)에서 상대할 것이 없고 한량없는 부사의(不思議)115)를 얻으며, 열 가지 마음[十心]을 건립해서 가없는 지혜가 생긴다. 내가 모든 세계에서 설한 것은 모두 이것에 의해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는 마땅히 이 일체지(一切智)의 신해지를 사유하면 다시 1겁을 초월해서 이 경지에 잘 머물게 되고, 이것의 4분의 1116)로 신해지를 뛰어넘는다.”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117)
“세존이시여, 세간을 구하시는 분이시여, 원하오니 마음의 모습을 설하여 주십시오. 보살은 몇 종류의 무외처를 얻을 수 있습니까?”
이와 같이 말씀드리자, 마하비로자나세존께서 금강수에게 말씀하셨다.
“잘 듣고 아주 잘 생각하거라. 비밀주여, 저 어리석은 범부가 모든 선업을 닦고 불선업을 없애면 마땅히 선무외(善無畏)118)를 얻을 것이다. 만약 실답게 아(我)를 안다면 마땅히 신무외(身無畏)119)를 얻을 것이다. 만약 5온(蘊)이 모여서 이룬 내 몸에서 자기의 모습에 대해 집착을 버리고 관한다면 마땅히 무아무외(無我無畏)120)를 얻을 것이다. 만약 5온을 버리고서 법의 반연(攀緣)에 머문다면 마땅히 법무외(法無畏)121)를 얻을 것이다. 만약 법을 버리고서 무연(無緣)에 머문다면 마땅히 법무아무외(法無我無畏)122)를 얻을 것이다. 만일 다시 온갖 5온ㆍ18계ㆍ12처와 능집과 소집과 나[我]와
수명(壽命) 등과 법무연(法無緣)과 공(空)까지도 자성이 없어서 공지(空智)가 생기면 마땅히 일체법자성평등무외(一切法自性平等無畏)123)를 얻을 것이다.
비밀주여,124) 진언문에서 보살행을 닦는 모든 보살은 깊이 닦아서 10연생구(緣生句)를 관찰하고 마땅히 진언행을 통달하여 증득하여야 하느니라.
무엇을 열 가지라 하는가? 이른바 모든 법은 허깨비ㆍ아지랑이ㆍ꿈ㆍ그림자ㆍ신기루ㆍ메아리ㆍ물에 비친 달ㆍ물거품ㆍ허공 꽃ㆍ돌아가는 불바퀴와 같다는 것이다. 비밀주여, 저 진언문에서 보살행을 닦는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한다.
무엇이 허깨비인가? 이른바 주술과 약물의 힘으로 만들거나 만들어진 여러 종류의 색상이 자기의 눈을 미혹하게 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없었던 일들을 보는 것이다. 구르고 굴러서 서로 생겨나게 하여 시방에 오고 가더라도 그러나 그것은 가는 것이 아니며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본래의 성품이 청정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진언의 허깨비[眞言幻]를 지송하여 성취하면 능히 온갖 신통을 생겨나게 할 수 있다. 또다시 비밀주여, 아지랑이의 성품은 공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망상에 의해 성립하여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이처럼 진언의 모습도 오직 임시의 명칭일 뿐이다.
다시 비밀주여, 꿈속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하루 낮이나 모호율다(牟呼栗多)125)와 찰나(刹那)126) 동안에 함께 머물던 여러 종류의 중생들이 갖가지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지만 깨고 나면 보던 바가 모두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이 진언의 행도 꿈 같은 줄을 알아야 한다. 또다시 비밀주여, 그림자의 비유를 가지고 진언이 능히 실지를 발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얼굴이 거울에 반연하여 그 모습이 나타나는 것처럼 진언의 실지 또한 이와 같은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비밀주여, 건달바성(乾闥波城)127)의 비유로써 진언이 실지128)궁(悉地宮)을 성취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시 비밀주여, 메아리의 비유로써 진언의 소리를 깨달아 아나니, 소리에 연하여 메아리가 있는 것처럼 저 진언도 마땅히 이같이 이해하여야 한다. 또다시 비밀주여,
달이 나옴으로 달 그림자가 맑은 물에 나타나듯이, 진언도 물에 비친 달의 비유와 같으니, 저 지명자(持明者)129)도 마땅히 이와 같다고 말할 것이다.
또다시 비밀주여,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거품이 생기는 것처럼, 진언 실지의 갖가지 변화도 그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 또다시 비밀주여, 허공 가운데에는 중생도 없고, 수명도 없고, 짓는 자도 있을 수 없다. 다만 마음130)이 미혹하고 산란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갖가지의 망령된 견해가 생기는 것이다. 또다시 비밀주여, 비유하면 불덩어리를 어떤 사람이 손에 집고 공중에 돌리면 바퀴의 모습이 생기는 것과 같다.131)
비밀주여, 마땅히 이와 같이132) 대승의 구절[大乘句], 마음의 구절[心句], 동등할 것이 없는 구절[無等等句], 반드시 정해진 구절[必定句], 바른 깨달음의 구절[正等覺句], 점차로 대승을 생하게 하는 구절[漸次大乘生句]을 잘 알아라. 마땅히 법재(法財)를 모두 갖추고 갖가지 공교한 큰 지혜를 내서 실답게 모든 마음의 모습을 두루 알라.”
2. 입만다라구연진언품(入漫茶羅具緣眞言品)133) ①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모든 부처님의 스스로 증득한 3보리인 마음자리를 초월한 부사의한 법계를 설하셨습니다.134) 갖가지 방편의 도로써 중생의 종류를 위하시어 본성이 신해함같이 법을 연설하셨습니다. 오직 바라오니 세존께서 다음에 진언행(眞言行)을 닦는 대비태장135)생대만다라왕136)(大悲胎藏生大漫茶羅王)을 설하여 주옵소서. 그 모든 미래세의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구하고 보호하며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때에 박가범비로자나여래께서는 대중의 모임을 두루 관찰하시고 나서 집금강비밀주에게 말씀하셨다.
“잘 듣거라, 금강수여. 지금 만다라행을 수행하여 일체지지를 만족하는 법문을 설하겠노라.”
이 때에
비로자나세존께서는 본래 옛적에 무진법계를 성취하시어 중생계를 남김없이 제도하고자 서원하신 까닭에, 일체 여래께서 함께 모여 점차로 대비장(大悲藏)을 발생하는 삼마지에 증입하시자, 세존의 모든 팔과 다리 등에서 모두 다 여래의 몸137)이 나타났다.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10지보살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생을 위한 까닭에 시방에 두루하고 나서 부처님 몸의 본래 위치로 돌아오셨다. 본래 위치에 머무시면서 다시 돌아오신 것이다.
이 때에 박가범은 다시 집금강비밀주에게 말씀하셨다.
“잘 듣거라, 금강수여. 만다라위(漫茶羅位)의 처음은 아사리(阿闍梨)138)로서 마땅히 보리심을 발하고 묘한 지혜 자비와 함께 많은 기예를 갖추어 반야바라밀을 잘 수행하여야 하며, 3승에 통달하고, 진언의 참된 뜻을 잘 이해하며, 중생의 마음을 알아야 하며, 모든 불보살을 믿어 전교관정(傳敎灌頂) 등을 얻으며, 만다라 그리는 것을 잘 이해하고, 그 성품(性品)이 조화롭고 부드러워 아집을 떠나야 하며, 진언행에서 분명하게 결정함을 얻으며, 요가를 궁구하고 닦아 용건한 보리심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비밀주여, 이와 같은 법칙아사리(法則阿闍梨)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들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다. 또다시 비밀주여, 그 아사리가 만약 중생139) 가운데 법기로 삼을 만하여 모든 더러움을 멀리 떠나고 큰 신해와 부지런하고 용맹스럽고 깊은 신심이 있어 항상 남 이익되게 하기를 생각하여 만약 제자로서 그러한 상모를 갖춘다면 아사리는 마땅히 스스로 가서 이와 같은 말로써 권하여 보리심을 발하게 해야 하느니라.
불자여, 이 대승의
진언행도법(眞言行道法)을
내가 지금 바르게 열어 연설하니
그대들 대승의 법기를 위함이다.
과거의 등정각(等正覺)과
미래세와 현재의
모든 세존들께서는
중생을 요익하게 하시고자 머무나니
이와 같은 모든 현자는
진언의 묘법을 이해하시고
부지런히 힘써 일체종지를
획득하시고 무상보리에 앉으셨다.
진언의 위세는 비교할 바가 없느니라.
능히 극히 분노한
마군의 대력을 꺾으신
석사자(釋師子)께서 세상을 구하시니
이러한 까닭에 너희들 불자는
마땅히 이와 같은
지혜방편으로 성취하여
살바야(薩婆若)를 마땅히 획득하라.
수행자는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
널리 퍼지게 하라.
그가 견고하게 머무는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면
마땅히 평평한 땅을 택하여야 한다.
산림에는 꽃과 과실이 많으며
기뻐할 만한 깨끗한 샘이 있는 곳은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마땅히 둥근 단을 지어라.
또는 물이 흐르는 곳에 있어
솔개와 기러기 등이 장엄한 곳이면
그곳에서는 마땅히 혜해(慧解)로써
비생만다라(悲生漫茶羅)를 건립해야 한다.
연기를 바로 깨우치신 도사(導師)140)와
성자(聖者)이신 성문(聲聞)의 대중들과
일찍이 이 땅에 유행하시는
부처님께서 항상 칭찬하시는 곳이다.
이 밖에 다른 온갖 장소로서는
승방(僧坊)과 아련야(阿練若)와
화려한 방과 높은 누각과
뛰어나게 훌륭한 모든 연못과 정원과
제저(制底)141)와 화신(火神)의 사당과
소외양간142)과 하천 모래섬 가운데와
모든 천묘(天廟)와 공실(空室)과
선인의 도를 얻는 곳이니라.
이상과 같이 설한 곳이거나
또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곳에서
제자를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마땅히 만다라를 도화[圖]해야 하느니라.
비밀주여, 그곳에서 땅을 간택(揀擇)143)하여 조약돌과 깨진 기와와 깨진 그릇과 해골과 머리카락과 겨와 재와 부서진 뼈와 썩은 나무 등과, 그리고 곤충ㆍ개미ㆍ말똥구리와 사마귀와 독충 종류들을 제거하라. 이와 같이 모든 허물이 되는 것들을 없애고, 좋은 날 새벽을 잡아 날을 정하고 시분(時分)과 수직(宿直)144)과 제집(諸執)145)과 모두 다 상응하여 식전(食前)의 때에 길상한 상(相)을 두어서 먼저 일체 여래께 예를 올리고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지신(地神)을 경발(警發)해야 한다.
그대 천(天)146)이 친히 보호하는 자여.
모든 도사(導師)이신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수승한 행을 수행하며
지바라밀(地波羅蜜)을 깨끗이 하는구나.
세상을 구하시는 석사자(釋師子)께서
마군의 무리를 부수신 것처럼
나 또한 마군을 항복 받고자 하여
나는 만다라를 도화하노라.
그는 마땅히 꿇어앉고[長跪]147) 손을 펴서 땅을 어루만지며 여러 번 이 게송을 읊고 바르는 향과 꽃 등으로 공양한다. 공양을 마치고 진언자는 다시 마땅히
일체 여래께 귀명한다. 그런 연후에 치지(治地)를 그 차례와 같이 하며 마땅히 온갖 덕을 구족해야 한다.”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는 세존의 발에 얼굴을 대어 예를 올리고 게송으로 읊는다.
부처님의 법은 온갖 모습을 여의었으며
그 법은 법위(法位)에 머뭅니다.
설하신 바는 비유하거나 견줄 것이 없고
모습도 없고 지을 것도 없지만
어떻게 대정진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하시며
이러한 모습 있는 것과
진언행을 설하시더라도
법의 그러한 도에 따르는 것은 아니옵니다.
이 때에 박가범(薄伽梵)148)이신
비로자나부처님께서는
집금강수에게 말씀하셨다.
법의 모습을 잘 듣거라.
법은 분별과 온갖
망령된 생각을 떠났느니라.
망령된 생각과 마음에서 일으키는
모든 생각을 깨끗이 제거하라.
나는 최고의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으니
그 구경(究竟)은 허공과 같으니라.
어리석은 범부는 알지 못하고서
삿된 망상으로 경계에 집착하여
때[時]와 방향과 모습 등에서
욕락과 무명으로 덮여 있으니
그들을 해탈시키고자 하기에
방편에 수순하여 설하는 것이니라.
그러나 실제로는 때와 방향도 없고
짓는 것도 없고 짓는 자도 없으니
그 온갖 모든 법은
오직 실상에 머물 뿐이니라.
다시 또 비밀주여,
마땅히 미래세에 있어서
지혜가 모자란 모든 중생이
어리석음과 애착으로 스스로를 가리며
오직 존재라는 집착에 의지하여
항상 모든 단견(斷見)과 상견(常見)과
때와 방향과 업으로 지은 바의
좋고 나쁜 온갖 모습 즐기니
장님이 어둠 속에서 과실을 구함과 같아
이 도(道)를 이해하지 못하느니라.
그들을 제도하고자 하기에
이러한 법에 수순하여 설하는 것이니라.
비밀주가 이와 같이 설한 것처럼 처소에서 한 지역에 머무르면 그 땅을 견고하게 하는데,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구마이(瞿摩夷)149)와 구모달라(瞿摸怛羅)150)를 가져다 섞은 다음에 이것을 발라라. 다음에는 향수(香水)의 진언으로 깨끗하게 한다. 바로 진언을 송한다.
나마사만다몯다남 아바라 디 삼몌가
南麽三曼多勃馱喃一凡眞言中有平聲字皆稍上聲呼之以下准此阿鉢囉二合底丁以反下同三迷二伽
가나
삼몌 삼마다노가뎨 바라 가리 디미슈 뎨 달마다도미슈다니 사
伽那三迷三三麽多奴揭帝四鉢囉二合吃▼(口+履)二合底微輸上睇五達摩馱睹微戌達儞六莎
바하
訶七151)
행자는 다음에 선정 가운데에서
마음으로 대일(大日)을 관하라.152)
백련화(白蓮華)의 자리에 앉으시고
발계(髮髻)153)로써 관을 삼으며
갖가지 색깔의 빛을 내시는데
몸 전체에 두루 가득하느니라.
다시 마땅히 정수(正受)154)에서
차례대로 사방의 부처를 관상하라.
동쪽의 방향은
보당(寶幢)155)이라고 부르는데
몸에서 나는 색이
태양의 광채와 같으니라.
남방의 대근용(大勤勇)156)께서는
두루 깨달음의 꽃을 열어 펼치시며
금색으로 광명을 내어
삼매에서 모든 더러움을 떨치시네.
북방의 부동불(不動佛)157)은
번뇌를 벗어난 청량한 정(定)이고
서방의 인승자(仁勝者)158)는
이를 무량수라 이름하네.
지송자는 사유함으로 해서
이로써 불타의 방159)에 머물라.
마땅히 이 경지를 수지함에는
부동(不動)의 위대한 명칭으로써 한다.
또는 항삼세를 사용하여
온갖 이익을 성취해야 한다.
백단(白壇)160)으로 둥글고 뛰어난
만다라를 도화(塗畫)하라.
그 가운데 제1은 나의 몸이며
제2는 모든 구세(救世)이고
제3은 그와 동등한
불모허공안(佛母虛空眼)161)이다.
제4는 연화수(蓮華手)이며
제5는 집금강(執金剛)이고
제6은 부동존(不動尊)이니라.
상념(想念)해서 그 아래에 두고
바르는 향과 꽃 등을 바치며
모든 여래를 사념하라.
정성을 다하여 은근하고 정중하게
이와 같은 게송을 읊어야 한다.
자비하신 모든 부처님께옵서는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명일(明日)에 수지하는 땅과
불자(佛子)들에게 꼭 내려오소서.
이와 같이 읊고 나서 다시 이 진언을 송해야 한다.
나마사만다몯다남 살바다타아다 디따 나 디띠 뎨 아자리 미
南麽三曼多勃馱喃一薩婆呾他蘖多引二地瑟姹二合那引地瑟祉二合帝三阿者麗四微
마리 사마 라니 바라 가리 디 바리슈 뎨 사바하162)
麽麗五娑麽二合囉嬭平六鉢囉二合吃㗚二合底丁以反鉢▼(口+履)輸上睇七莎 訶八
진언을 수지하여 행하는 자는
다음에 비념(悲念)의 마음을 발하여
그 서방에 마음을 집중하고
이로써 편안히 잠들어
보리심의 청정 가운데
무아를 사유하라.
혹은 꿈속에서
위대한 명칭의 보살과
모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온갖 사업을 드러내심을 보게 되리라.
또는 안위심(安慰心)으로써
수행자를 권하며 부촉하시리라.
그대는 중생을 위하는 마음으로
만다라를 건립하는구나.
훌륭하구나, 마하살이여.
도화하는 것이 아주 미묘하도다.
또다시 다른 날에는
마땅히 사람들을 제도하여 섭수하라.
만약 제자가 신심이 있고
종성(種姓)이 청정한 가문에 태어나
삼보에 대하여 공경하며
깊은 지혜로 몸을 장엄하고
능히 참을 줄 알고 게으르지 않으며
시라(尸羅)163) 지키는 것이 청정하고 빠뜨림 없고
인욕할 줄 알며 인색하지 않고
용건(勇健)하여 행원(行願)이 견고하면
이와 같은 자는 마땅히 섭수하여야 하며
나머지는 볼 필요가 없느니라.
혹은 열이나 여덟이나 일곱이나
또는 혹 다섯이나 둘이나 하나나 넷164)이나
마땅히 관정을 행해야 하느니라.
또는 다시 숫자가 이것을 넘어도 행하라.
이 때에 금강수비밀주가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이름하여 이 만다라라고 합니까? 만다라는 그 뜻이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이름은 모든 부처님을 나시게 하는 만다라이다. 비교할 바 없는 최고의 맛이며 더할 바 없는 맛이다. 그래서 만다라라고 설한다. 다시 비밀주여, 가이없는 중생계를 애민하는 까닭에 이를 대비태장생(大悲胎藏生)이라 하며, 이는 만다라의 넒은 뜻이다. 비밀주여, 여래께서는 한량없는 겁 동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가지한 바를 적집하였기에 한없는 덕을 갖추신다. 마땅히 이와 같이 알라.
비밀주여, 한 중생을 위해서 여래께서 정등각을 이루신 것이 아니며, 두 중생을 위해서도, 여러 중생을 위해서도 아니니라. 수기 받지 못한 나머지 내지는 수기 받은 나머지 무여기(無餘記)165)와 유여기(有餘記)166)의 모든 중생계를 연민하시기에 여래께서는 정등각을 이루신 것이니라. 대비의 원력으로써 한량없는 중생의 세계에서 그 본성과 같은
법을 연설하시느니라.
비밀주여, 대승에 머물러 익히지 않았으며, 한번도 진언승(眞言乘)의 행을 사유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조금도 보고 듣고 환희하거나 신수(信受)할 수 없었느니라. 다시 금강살타여, 만약 그 유정이 과거에 대승과 진언승의 도(道)의 한량없는 가르침에 나아가 일찍이 수행하였다면, 그들을 위하여 이것에 한하여 명수(名數)를 조립하느니라. 그 아사리는 또한 마땅히 대비심으로 이와 같은 서원을 세운다.
‘다함 없는 중생계를 제도하기 위하여 마땅히 그 한량없는 중생을 섭수하여 보리 종자의 인연을 지으리라.’
진언행을 수지하는 자는
이와 같이 섭수하고 나서
목숨 바쳐 그 3보에 스스로 귀의하고
지난 죄를 참회하게 하며
바르는 향과 꽃 등을 바쳐서
모든 성스러운 부처님께 공양하게 하고
마땅히 그 3세에 장애 없는
지혜의 계[三世無障礙智戒]를 수지하게 한다.
다음에는 치목(齒木)167)을 수여해야 한다.
우담발라(優曇鉢羅)168)이거나
또는 아설타목(阿說他木)169) 등을
결호(結護)하여 깨끗하게 하고
향과 꽃으로 장엄하며
뿌리와 가지의 방향대로 바르고 곧게 만든다.
동쪽이나 또는 북쪽으로 얼굴을 향하며
씹고 난 뒤에 치목을 던져라.
그 중생이 법기(法器)인지 아닌지
그 상(相)을 마땅히 알게 되리라.
세 번 수다라(修多羅)170)를 결하고
다음에 등지(等持)171)의 팔에 묶어 준다.
이와 같이 받은 제자는
모든 더러움을 멀리 여의고
신심을 더욱 발하는 까닭에
마땅히 설법에 수순하리라.
그 뜻을 위유(慰喩)하여 견고하게 하고자
이와 같이 게송으로 읊는다.
그대여, 같을 바 없는 최고의 이익을 얻어
대아(大我)에 동등하게 머물라.
온갖 모든 여래께서
이로써 보살의 대중을 가르치심을
모두 마치시고서 그대를 섭수하여
대사(大事)를 이루게 하시느니라.
그대들은 명일(明日)에
마땅히 대승(大乘)에서 태어나게 되리라.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고 나서
잠자리의 꿈속에서
스님들의 거주처나 원림(園林)이
모두 장엄된 것을 보게 되거나
집의 모양이 아주 특별하며
높이 드러난 모든 누각에서
깃발과 덮개와 마니주(摩尼珠)와
보배 칼과 열의화(悅意華)가 보이거나
여인172)은 선명한 흰옷을 입고
단정하여 자색이 예쁘고 우아하며
가까운 친척이나 또는 착한 친구나
남자173)는 천(天)의 몸과 같거나
수많은 소가 있으며 암소의 젖이 풍부하거나
경전은 깨끗하여 더러움 없거나
원인을 두루 아는 연각(緣覺)과
부처님과 성문의 대중들과
대아(大我)의 모든 보살님들께서
현전하시어 모든 과(果)를 주시거나
큰 바다와 강과 못을 건너거나
즐겁게 나는 소리를 듣거나
공중에서 ‘길상하구나. 마땅히
좋아하는 과보를 주리라’ 하는 소리가 나면
이와 같은 좋은 상은
마땅히 잘 분별해야 하느니라.
이러한 상과 다르다면
좋지 않은 꿈인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계에 잘 머무는 자가
새벽에 일어나 스승에게 아뢰고 나면
스승은 이 글귀의 법을 설하여
모든 수행자를 권하여 일으켜라.
이 뛰어난 원(願)의 도(道)는
대심(大心)의 마하연(摩訶衍)174)이니라.
그대는 지금 능히 지구(志求)하여
마땅히 여래를 성취하라.
자연지(自然智)의 대룡(大龍)은
세간에서 공경하는 것이 탑과 같으니라.
존재와 비존재를 모두 초월하였으며
더러움 없는 것이 허공과 같으니라.
모든 법은 심히 깊고 오묘하여
이해하기 어렵고 머금을 수 없으나
온갖 망령된 생각을 떠나
희론이 본래 없기 때문에
비할 바 없는 묘한 업을 지어
언제나 2제(諦)175)에 의지하니
이것은 뛰어난 원(願)이니라.
그대는 마땅히 그 도에 머물라.”
이 때에 주무희론집금강(住無戱論執金剛)176)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3세에 장애 없는 지혜의 계[三世無礙智戒]를 설하소서. 만약 보살이 이 계에 머물면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모두 기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주무희론집금강 등에게 말씀하셨다.
“불자여, 잘 듣거라. 만약 훌륭한 가문의 사람이 이러한 계에 머문다면 몸과 말과 뜻이 합하여 하나177)가 되어 온갖 모든 법을 짓지 않을 것이니라. 무엇이 계인가? 이른바 자신을 관찰하여 집착을 버리고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봉헌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만일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면 곧 그 세 가지를 버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무엇을 세 가지라 하는가? 말하자면 몸과 말과 뜻이니라. 이러한 까닭에 훌륭한 가문의 사람은 몸과 말과 뜻의 계를 받음으로써 보살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왜냐 하면 그 몸과 말과 뜻을 떠나기 때문이다.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학습해야 하느니라.
그 다음 날에
금강살타로써 자신(아사리)을 가지하며 세존비로자나께 예를 올린다. 마땅히 깨끗한 병에 향수를 가득 채우고 항삼세진언(降三世眞言)을 지송하여 이를 가지한다. 첫 번째 문의 바깥에 두고 모든 사람들에게 뿌리는 데에 쓴다. 그 아사리는 깨끗한 향수[淨香水]178)를 주어서 마시게 하는데 그의 마음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종지(種智)를 설하신 가운데의 존이시여.
원컨대 그 시분(時分)179)을 설하소서.
대중들은 어느 때에 널리 모이고
신령스러운 상서를 나타냅니까?
만다라의 아사리는 어떻게
은근히 진언을 수지합니까?
이 때에 박가범께서는
지금강혜(持金剛慧)에게 말씀하셨다.
언제나 마땅히 이러한 밤에
만다라를 건립해야 하느니라.
전법아사리(傳法阿闍梨)는
이와 같이 한 다음에
다섯 가지 색의 수다라(修多羅)180)를 가지고
모든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라.
대비로자나로써
친히 스스로를 가지하고
동방181)을 시작으로 하여
수다라를 지니고서
배꼽에 이르러 허공에 두고
점차로 오른쪽으로 돌려라.
이와 같이 남방과 서방을 거쳐
끝으로 북방에서 마친다.
두 번째로182) 계(界)에 안립하는데
역시 처음 방향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여래를 억념하고
위에서 설한 것처럼 행하라.
오른쪽183)과 뒤쪽을 거쳐
다시 승방(勝方)으로 돌아라.
아사리는 다음에 회전하여
열리저(涅哩底)184)에 의지한다.
가르침을 받고 이를 지니는 자는
점차 남방으로 가서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아 따라가
풍방(風方)에 의지하여 돌아라.
스승의 위는 본래의 자리에서 옮겨
화방(火方)에 머물게 하라.
진언행을 수지하는 자는
다시 이와 같은 법을 닦아라.
제자는 서남에 있고
스승은 이사니(伊舍尼)185)에 머물라.
배우는 자는 다시 주위를 돌고
돌아서 화방에 의거하며
스승의 위는 본래 자리를 옮겨서
풍방(風方)에 머물게 하라.
이와 같이 진언행을 하는 자는
널리 사방의 상(相)을 지으며
점차 그 가운데로 들어가
3위(位)로 이를 나누어라.
이미 3분위(分位)를 나타내었으면
지상(地相)을 널리 두루 하게 하라.
다시 하나하나의 나눈 것에
차별을 두어 셋으로 나누어라.
이 가운데 최초로 나눈 것은
업을 지어 도를 행하는 것이다.
그 나머지 가운데 나중에 나눈 것은
성천(聖天)이 머무는 곳이다.
방향 따라 균등하게 네 가지 문이 있으니
마땅히 그 나누어짐을 알아야 한다.
성심껏 은근하고 정중하게
모든 성존을 움직여 나열하라.
이와 같이 여러 상을 조성하고
균등하게 조절하여 잘 분별하라.
속마음186)을 묘한 흰 연꽃으로 하고
태장(胎藏)은 바르고 균등하게 하며
장(藏) 가운데 온갖 것의
비생만다라(悲生漫茶羅)를 만드는데
16앙구리(央具梨)로 하지만
이것보다 많아도 좋으니라.
8엽(葉)은 바르고 원만하며
꽃술과 수염은 모두 장엄하게 하고
금강의 지인(智印)은
두루 모든 잎 사이에서 나오는데
이 화려한 대(臺)의 가운데로부터
대일의 뛰어나신 존이 나타나신다.
금색으로 찬란함을 갖추었으며
머리에는 발계관(髮髻冠)을 썼도다.
세상을 구하는 원만한 빛이
뜨거운 번뇌를 떠나 삼매에 머무느니라.
그 동쪽에는 마땅히
일체편지인(一切遍知印)187)을 도화해야 한다.
삼각188)의 연화 위는
그 색이 모두 선명한 백색이다.
광채가 널리 둘러싸고 있으며
밝고 깨끗함이 주변에 두루하다.
다음에 그 북쪽에는
도사제불모(導師諸佛母)189)이다.
밝게 빛나는 진금색(眞金色)의
흰 명주로 옷을 만드니
두루 비추이는 것이 햇빛과 같고
정수(正受)로써 삼매에 머문다.
다시 그 남방에서
세상을 구하는 불보살190)은
대덕성존인(大德聖尊印)을 하고
이름을 만중원(滿衆願)이라 하며
진타마니주(眞陀摩尼珠)를 가지고
흰 연꽃 위에 머무느니라.
북방의 대정진(大精進)
관세자재자(觀世自在者)는
그 빛깔이 깨끗한 달이나
상카(商佉)191)나 군나화(軍那華)192)와 같고
미소하며 흰 연꽃 위에 앉으며
머리 위에 무량수를 나타내느니라.
그 오른쪽에 대명칭(大名稱)의
성자 다라존(多羅尊)193)은
푸른색과 흰색이 서로 섞였으며
중년 여인의 모습이니라.
합장하여 푸른 연꽃을 들었는데
둥근 광명이 두루 하지 않음이 없고
빛을 발하니 마치 깨끗한 금과 같고
선명한 흰옷을 입고 미소하느니라.
오른쪽의 비구지(毘俱胝)194)는
손에 수주만(數珠鬘)195)을 드리우고
눈이 세 개로서 상투머리[髮髻]를 하였으며
존형은 아주 하얀 모습이니라.
둥근 광명의 색은 비교할 바가 없을 정도로서
황색ㆍ적색ㆍ백색이 서로 섞여 들어 있다.
다음에 비구지 가까이에
득대세존(得大勢尊)196)을 그린다.
그 옷은 상카색(商佉色)으로서
손에는 무성하나 아직 피지 않은
대비의 연꽃이 있으며
둥근 광명이 둘러싸고 있느니라.
명비(明妃)197)는 그 곁에 머무는데
지명칭자(持名稱者)라 부르고
온갖 묘한 영락으로
금색의 몸을 장엄하였으며
곱고 아름다운 꽃가지를 쥐어
왼손으로 발우에 들고 맞붙이고 있느니라.
다라존(多羅尊) 성자의 가까이에
백처존(白處尊)198)을 두어야 하느니라.
발관(髮冠)에는 순수한 비단을 덮고
발담마화수(鉢曇摩華手)를 하고 있다.
성스러운 자 앞에는
하야가리바(何耶揭利婆)199)를 만드는데
큰 힘이 있는 지명왕(持明王:何耶揭利婆)으로
이른 새벽의 햇빛과 같은 색이며
흰 연꽃으로 몸을 장엄하며
혁혁하여서 불꽃을 이루고
포효하는 어금니가 드러나며
날카로운 발톱과 수왕(獸王)의 털이 있느니라.
이와 같은 삼마지는
관음의 모든 권속이니라.
다시 다음에 화대(華臺)의 바깥
대일여래의 왼쪽에
능히 모든 원을 만족시키는
지금강혜자(持金剛慧者)200)가 있느니라.
발잉우화(鉢孕遇華)의 색이거나
또는 녹색의 보배와 같으며
머리에는 온갖 보배의 관을 쓰고
영락으로써 몸을 장엄하였으며
사이마다 섞여서 서로 장식하는데
아주 많아서 한량이 없도다.
왼손으로는 바저라(跋折羅)를 집고
두루 원을 그려서 광채를 일으키느니라.
금강장(金剛藏)의 오른쪽에는 이른바
망망계(忙莽雞)201)가 있느니라.
역시 견혜저(堅慧杵)를 지니고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였도다.
그 오른쪽의 다음에는
대력금강침(大力金剛針)202)을 두어야 한다.
사자(使者)의 대중들이 빙 둘러싸고
미소지으며 함께 우러러본다.
성스러운 분의 왼쪽은
금강상갈라(金剛商朅羅)203)이다.
금강쇄(金剛鎖)를 집지하며
자부(自部)의 모든 사자(使者)와 함께 있다.
그 몸은 엷은 황색으로서
지저(智杵)를 표치(標幟)로 하느니라.
집금강의 아래에는
분노항삼세(忿怒降三世)이다.
큰 장애를 최복하는 자로서
월염존(月黶尊)204)이라 이름 부르고
세 개의 눈에 네 이빨을 드러내는
여름철의 비구름 색이다.
아타타(阿吒吒)205)의 외치는 소리와
금강의 보배 영락으로
중생을 섭호(攝護)하는 까닭에
한량없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또한 천백 개나 되는 손으로
온갖 형틀을 움직이는
이와 같은 분노존들은
모두 연화 가운데에 머무느니라.
다음에 서방으로 와서
수많은 지금강을 그리는데
갖가지 금강의 인은
모양과 색이 각기 다르며
널리 둥글고 가득한 빛을 내는데
모든 중생들을 위하기 때문이니라.
진언주(眞言主)의 아래 열리저(涅哩底)의 방향에
부동여래사(不動如來使)206)가 있는데
충만한 동자의 모습으로서
혜도(慧刀)와 견삭(羂索)을 지니느니라.
정수리의 머리털이 왼쪽 어깨에 드리워 있고
하나의 눈으로 빤히 바라보는데
위력 있는 노한 기세로서
몸에 맹렬한 불꽃이 있으며
반석(磐石)에 안주하며
얼굴에는 물결의 모습이 있느니라.
이와 같이 지혜를 갖춘 자는
다음에 풍(風)의 방향(서북방)에 와서
다시 분노존(忿怒尊)을 그리는데
이른바 승삼세(勝三世)이다.
위세가 맹렬하여 불꽃이 빙 둘러싸고
보배관에 금강을 지니며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청하여 가르침을 받느니라.
이미 처음의 계역(界域)에서
모든 존의 방위 등을 설하였느니라.
진언을 수지하며 수행하는 사람은
다음에 제2원(第二院)207)에 와서
동방의 첫째 문 가운데에
석가모니(釋迦牟尼)를 그리고208)
자금색(紫金色)으로 빙 둘러라.
32상(相)을 갖추고
가사의(袈裟衣)209)를 입었으며
하얀 연화대에 앉으시어
가르침을 널리 펼치시고자
그곳에 머무르시며 법을 설하시느니라.
다음에 세존의 오른쪽에
편지안(遍知眼)210)을 나타내 보여라.
밝게 기뻐하는 모습으로 미소하며
온몸에 둥글고 맑은 빛이 있느니라.
바라보매 비할 바 없이 환희하게 하는 몸으로
이는 능적모(能寂母)211)라 이름한다.
다시 그 존의 오른쪽에
호상(毫相)212)의 광명을 도사(圖寫)하라.
발두마화(鉢頭摩華:紅蓮華)에 머무르며
둥글게 비추는데 상카색(商佉色)이니라.
여의보(如意寶)를 집지하여
온갖 바라는 원을 만족시키며
빛나는 광채가 있는 대정진의
세상을 구하시는 석사자(釋師子)이다.
성스러운 존의 왼쪽에는
여래의 5정(頂)213)이 있는데
최초는 백산(白傘)214)이라 이름한다.
승정(勝頂)과 최승정(最勝頂)과
중덕(衆德)의 화광취(火光聚)와
그리고 사제정(捨除頂)이 동아리가 되니
이를 5대정(大頂)이라 이름한다.
대승(大乘)의 석가모니 종(種)으로
마땅히 이것에 의하여 정심(精心)으로서
온갖 모습을 만들어야 하느니라.
다음에 그 북방에는
정거중(淨居衆)을 포열(布列)하는데
자재(自在)와 보화(普華)와
광만(光鬘)과 그리고 의생(意生)과
명칭원문(名稱遠聞)215) 등을
각기 그 차례와 같게 하라.
호상(毫相)의 오른쪽에는
다시 3불정(佛頂)216)을 그리는데
최초는 광대정(廣大頂)이라 이름하고
다음은 극광대(極廣大)라 이름하며
그리고 무변음성(無邊音聲)까지
모두 마땅히 잘 안립해야 한다.
다섯의 여래정(如來頂)은
백과 황과 진금(眞金)의 색이고
다시 다음의 3불정은
백색과 황색과 적색을 겸비한다.
그 빛은 두루 하여 깊고 넓으며
온갖 영락으로 장엄되어 있다.
발하는 바 큰 서원의 힘에 의해
온갖 원을 모두 만족하게 한다.
행자는 동쪽 모서리에서
화선(火仙)217)의 형상을 그리는데
치성한 불꽃 가운데에 머물게 하며
3점(點)을 찍은 재[灰]로써 표치를 삼는다.
몸의 색은 모두 진한 적색이고
심장에 삼각인(三角印)을 두어
둥근 불꽃 가운데에 있으면서
구슬과 조병(澡甁)을 지니느니라.
왼쪽의 염마왕(閻魔王)218)은
손에 단나인(壇拏印:策仗)을 하고
물소를 자리로 삼으며
벼락과 검은 구름의 색이다.
칠모(七母)와 흑야(黑夜)와
사후(死后) 등이 빙 둘러싸고 있으며
열리저귀왕(涅哩底鬼王:羅刹王)은
칼을 쥔 공포의 형상이다.
바로나용왕(縛嚕拏龍王)219)은
견삭(罥索)으로 인을 삼으며
최초의 방향에는 석천왕(釋天王)으로
묘고산(妙高山)에 안주하게 한다.
보관을 쓰고 영락(瓔珞)을 달며
바저라인(跋折羅印)을 결하게 하고
나머지 모든 권속을
지혜로운 자는 잘 분포하라.
왼쪽에는 일천(日天)의 대중을 두는데
수레 가운데에 있게 한다.
승무승비(勝無勝妃)220) 등은
날개 방향을 따라 지키게 하느니라.
대범(大梵)을 그 오른쪽에 두는데
네 개의 얼굴에 발관(髮冠)을 지니며
옴자(唵字)221)의 상을 인으로 하고
연꽃을 쥐며 거위 위에 앉아 있느니라.
서쪽 방향에는 모든 지신(地神)과
변재(辯才)와 내지 비뉴(毘紐)와
색건나(塞建那)222)와 풍신(風神)과
상갈라(商羯羅)223)와 월천(月天)이 있느니라.
이들은 용의 방향에 의거하는데
이를 그리는 데 틀리지 않게 하라.
진언을 수지하는 수행자는
미혹하지 않은 마음으로 행하라.
불자는 다음에 마땅히
지명대분노(持明大忿怒)224)를 그려야 한다.
오른쪽은 무능승(無能勝)225)이라 부르고
왼쪽은 무능승의 비(妃)부르느니라.
지지신(持地神)226)은 병(甁)을 받들어 지니고
경건하게 꿇어앉아 있느니라.
그리고 두 대용왕인
난타(難陀)와 발난타(拔難陀)227)는
서로 마주보며 상곡(廂曲)228) 중에 머무는데
통과하는 문의 큰 수호자이다.
나머지 석가부(釋迦部)의 종자[種]와
존(尊)과 진언(眞言)과 인계와
단을 설하는 모든 법은
스승이 갖추어 알려 주어야 한다.
진언을 지니는 수행자는 다음에 제3원에 이르러
먼저 묘길상(妙吉祥:문수사리)을 그려야 한다.
그 몸은 울금색(鬱金色)229)으로서
5계(髻)의 관이 그 정수리에 있는데
마치 동자230)의 모습과 같으니라.
왼쪽에 청련화를 지니고 위로는 금강인을 드러내며
자비로운 얼굴로 두루 미소하고
흰 연꽃의 대좌에 앉은
뛰어난 모습으로서 둥글고 너른 빛이 있어
두루 돌아서 서로 비추느니라.
오른쪽에는 다음에
망광 동자(網光童子)231)의 몸을 그려야 한다.
온갖 보배 그물을 쥐고 있으며
갖가지의 묘한 영락이 있고
보배 연꽃 대좌에 머무는데
이를 부처님의 큰아들이라고 관하라.
왼쪽에는 다섯 종류의
여원금강사(與願金剛使)232)를 도화하라.
이른바 계설니(髻設尼)233)와
우파계설니(優波髻設尼)와
질다라(質多羅)와
지혜(地慧)와 청소(請召)이다.
이와 같은 5사자(使者)에
5종(種)의 봉교자(奉敎者)가 있다.
두 대중들이 함께 빙 둘러싸서
무승지(無勝智)를 모시어 지키고 있다.
수행자는 오른쪽이다. 다음에 대명칭(大名稱)
제일체개장(除一切蓋障)을 그리고
여의보(如意寶)를 쥐고서 2분위(分位)를 떠나서234)
마땅히 8보살235)을 도화해야 한다.
이른바 제의괴(除疑怪)236)와
시일체무외(施一切無畏)237)와
제일체악취(除一切惡趣)238)와
구의혜(救意慧)보살239)과
비념구혜자(悲念具慧者)240)와
자기대중생(慈起大衆生)241)과
제일체열뇌(除一切熱惱)242)와
불가사의혜(不可思議慧)243)이니라.
다음에 다시 이 자리를 떠나서
북쪽의 승방(勝方)244)에 이르러
수행자는 한마음으로써
기억하여 지녀서 온갖 무늬를 펼치는데
훌륭한 인(忍)을 갖춘
지장마하살(地藏摩訶薩)을 만들라.
그 자리는 극히 교묘하게 장엄하는데
몸은 염태(焰胎)245)에 머무느니라.
다양한 보배로 장엄한 땅에는
다양한 무늬가 서로 섞였으며
네 가지 보배로써 연화를 삼으니
성자가 안주하는 곳이니라.
그리고 큰 명칭을 가진
한량없이 많은 모든 보살들246)이 있는데
이른바 보장(寶掌)과 보수(寶手)와
또한 지지(持地) 등이 더불어 있으며
보인수(寶印手)와 견의(堅意)와
상수(上首)의 모든 성존들이
각기 무수한 대중들과 더불어
앞과 뒤로 함께 둘러싸여 있느니라.247)
다음에 다시 용방(龍方)에는
마땅히 허공장(虛空藏)248)을 그려야 하는데
근용(勤勇)으로서 흰옷을 입고
광채가 번쩍이는 칼을 지니고 있느니라.
그리고 모든 권속들과
바른 깨달음에서 생한 자녀(불제자)를
각 그 차례에 따라
바르게 연꽃 위에 나열하여 앉혀라.
지금 그 권속들인
대승의 보살 대중들을 설하리라.
마땅히 무늬를 잘 그려 놓아야 하고
지성을 다하며 절대로 잊지 말라.
이른바 허공무구(虛空無垢)249)이며
다음은 허공혜(虛空慧)250)라 이름하고
또한 청정혜(淸淨慧)251) 등과
행혜(行慧)252)와 안혜(安慧)253) 등이니라.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는 자이다.
각기 그 차례와 같이
그 몸을 장엄하게 그려야 하느니라.
간략하게 대비장(大悲藏)의
만다라위(漫茶羅位)를 설하였느니라.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는 온갖 모든 모임 가운데에서 진지하게 한순간도 눈을 깜박거리지 않은 채 대일세존을 바라보며 게송을 읊었다.
모든 지혜 갖추신 분께서
세간에 출현하시는 것은
마치 저 우담꽃이
언젠가 한번 나타나는 것과 같사옵니다.254)
진언을 행하는 도는
다시 만나기 어려움이 갑절이나 더하며
한량없는 구지겁 동안 지어온 온갖 죄업은
이 만다라를 보는 순간 모두 사라져 없어지리라.
어찌하여 진언을 행하는 법에
머무는 것을 한량없이 찬탄하시는가?
이 위없는 구절인
진언구세자(眞言救世者)를 행하오리라.
온갖 악취(惡趣)를 그쳐 끊으며
온갖 괴로움이 생하지 않으리.
만약 이와 같은 행을 한다면
묘한 지혜가 깊어 움직이지 않으리.
이 때에 널리 모여 있는 모든 대중들과 모든 지금강자들이 하나의 음성으로 금강수를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나이다, 훌륭하나이다, 대근용이시여.
당신께서는 이미 진언의 행을 수행하며
능히 온갖 진언의 뜻을 여쭈시었습니다.
저희들도 다 함께 뜻으로 사유하오리이다.
온갖 나타나는 것에 당신께서는 증험할 수 있도록
진언을 수행하는 힘에 머물러 의지하였습니다.
나머지 보리의 큰마음을 낸 대중들도
마땅히 진언의 법에 통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에 집금강비밀주는 다시 세존께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채색의 뜻은 어떠하오며
다시 마땅히 어떠한 색으로써
어떻게 운포(運布)하여야 하며
이 색은 누가 처음입니까?
문표(門標)와 깃발과 양(量) 등과
행랑을 지키는 자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어떻게 모든 문들을 건립합니까?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양을 설하소서.
음식과 꽃과 향 등과
그리고 온갖 보배 병을 바치는 것과
어떻게 제자를 이끌어들이며
어떻게 관정을 받게 하는지.
어떻게 스승을 공양하는지.
원컨대 호마(護摩)255)의 장소를 설하소서.
무엇이 진언의 상(相)이며
어떻게 해서 삼매에 머무나이까?
이와 같이 여쭙고 나자
모든 법의 왕이신 모니께서는
지금강혜(持金剛慧)에게 말씀하셨다.
한마음으로 마땅히 잘 듣거라.
뛰어난 진언의 도는
대승의 과를 출생시키느니라.
그대가 지금 나에게 물어보므로
대유정을 위하여 설하노라.
그 중생의 세계를 물들임에
법계의 미(味)로써 하느니라.
옛 부처님들께서 널리 설하신 바로
이를 이름하여 색(色)의 뜻이라 하느니라.
먼저 내색(內色)을 안포(安布)하고
외색을 안포하지 말라.
깨끗한 흰색256)을 가장 처음으로 삼으며
적색을 제2로 삼는다.
이와 같이 해서 황색과 청색을
점차로 분명하게 드러내어라.
모든 것의 내부는 아주 검은색으로 하라.
이것을 색의 먼저와 나중이라 하느니라.
문의 표치를 건립하는 것도
그 양은 중앙의 태장과 같으니라.
행랑도 역시 이와 같고
화대(華臺)는 16절(節)257)이니라.
마땅히 알라. 그 첫 번째의 문은
내단(內壇)과 똑같으니라.
지혜로운 자는 외원(外院)에서
점차로 늘려 가면서
그 행랑의 가운데에서
마땅히 대호자(大護者)를 건립해야 한다.
간략히 삼마지를 설하니
한마음으로 연(緣)에 머물라.
자세한 뜻으로는 다시 다름이 있으니
대중생들이여, 잘 듣거라.
부처님께서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과
바른 깨달음의 등지(等持)를 설하셨느니라.
삼매로써 마음을 증지하는 것은
다른 연을 따라 얻는 것이 아니니라.
저 이와 같은 경계는
모든 여래의 정(定)이니라.
그러므로 설하여 대공(大空)으로 삼고
살바야(薩婆若:一切智)를 원만히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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