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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648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11권

by Kay/케이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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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111

 

대보적경 제111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40. 정신동녀회(淨信童女會)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보살마하살도 8천 인이었으며 그 모두는 대중이 잘 아는 이들이어서 다라니(陀羅尼)를 얻고 변재가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법인(法忍)을 두두 갖추고 악마를 항복 받았으며 모든 여래가 얻은 법에 도달하였다. 그 이름은 지세(持世) 보살․지도(持道) 보살․지지(持地) 보살․지대지(持大地) 보살․낙혜(樂慧) 보살․영신락(令信樂) 보살․묘색장엄(妙色莊嚴) 보살․보염(寶焰) 보살․보당(寶幢) 보살․보사(寶思) 보살․보처(寶處) 보살․보혜(寶慧) 보살․보덕(寶德) 보살 및 보광(寶光) 보살 등이었다.
또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들이 있었는데 미륵(彌勒) 보살이 으뜸이었고 다시 예순 명의 견줄 데 없는 마음을 지닌[無等喩心] 모든 보살들이 있었는데 문수사리(文殊師利)가 으뜸이었으며 다시 열여섯 명의 대사(大士)가 있었는데 현호(賢護) 보살이 으뜸이었다. 그리고 또 2만의 도솔천(琓率天)의 천자들도 그 모임에 함께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크게 장엄함을 갖춘[大莊嚴藏] 사자좌[獅子座]에 앉아 수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계셨다. 광명이 빛남은 마치 해와 달과 같았고 위품과 덕성이 뛰어남은 마치 제석․범왕과 같았고 빛의 세찬 기세는 마치 큰 횃불과 같았으며 널리 편안하게 뒤를 돌아봄은 마치 큰 코끼리 왕과 같았고 설법에 두려워함이 없음은 마치 사자의 외침과 같았으며 모든 대중을 뒤덮음은 마치
나후라왕(羅睺羅王)과 같았다. 이러한 상호(相好)로 장엄하고, 범하기 어려운 뛰어난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게 하시면서 모든 중생들을 깨우쳐 결정된 이치에 널리 편안히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대중 가운데서 법을 베풀어 말씀하셨다.
그때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정신(淨信)이라는 사랑스런 딸이 있었다. 나이는 어렸고 모습은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므로 모든 중생들이 좋아하여 보고 싶어하였다. 전생에 착한 근본을 심어 대승(大乘)을 닦아 익혔다. 그녀는 5백의 동녀(童女)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저마다 황금빛의 말리꽃[膵]을 가지고 사위성(舍衛城)을 나와 기타림(祇陀林)으로 나아가 여래께 이르러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 편으로 세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서서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복(福)과 선(善)과 청정한 업(業)을 오래 쌓아
그지없는 공덕의 바다를 꽉 채워서
중생들에게 믿고 좋아하며 모두 기쁘게 하시니
이 때문에 저는 존귀하신 석가모니[牟尼尊]께 머리 조아리나이다.

위광(威光)과 상호[相]의 뛰어남을 나타내고
법문의 많은 보배처소를 열어 보이며
몸빛[身光]은 한 길[尋]이나 늘 빛나시니
저는 큰 지혜가 맑고 시원한 못[池]에 예배하나이다.

공덕의 큰 나무 복이 다함이 없는
인간에서 가장 높으므로 세간에서 칭찬하며
근본 서원[本願]과 계행(戒行)이 이미 원만하시니
이 때문에 저는 마땅히 공양 받아야 할 분[應供尊]께 머리 조아리나이다.

묘한 법에 편안히 머물러 항상 고요하고
세간을 외아들처럼 평등하게 여기며
지혜가 교묘하여 모든 행을 아시고
평탄한 길을 보이심이 길잡이와 같나이다.

견고하고 용맹하게 정진하는 이가
자비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이러한 보살의 바른 수행을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널리 말씀해 주소서.

어떻게 하면 견고한 힘을 얻어서
나고 죽음에 머물러 악마들을 항복시키며
어떻게 하면 평등한 법을 얻게 되고
어떻게 하면 모든 중생을 성숙시키나이까.

어떻게 하면 땅과 같고 허공과 같으며
바람 같고 물과 같고 불과도 같으며

어떻게 하면 믿음을 얻어서 법에 머무름이
마치 저 수미산이나 사자왕과 같나이까.

어떻게 하면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깨끗한 뜻으로 정직하면서 아첨함이 없으며
어떻게 하면 보시․지계․인욕
정진․선정과 해탈을 나오게 하나이까.

지혜로 모든 번뇌의 어두움을 깨뜨리고
항상 큰 방편에 편안히 머무르며
삼매(三昧)와 다라니[總持]와 걸림 없는 변재[無碍辯]와
4무량(無量)과 5신통(神通)에 머무르게 되나이까.

어떻게 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
화생(化生)하고 전생 일을 알며
두타(頭陀)로 다툼이 없는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면서
그 마음을 고르게 다스려 번뇌를 없애나이까.

계율 지니면서 보리의 도(道) 닦아 익혀
모든 번뇌 사라진 감로법을 증득하고 악마를 항복 받으며
중생에게 안락을 베풀고 법 바퀴를 굴리는
이러한 바른 길들을 널리 말씀해주소서.

그때에 세존께서는 정신 동녀(淨信童女)에게 말씀하였다.
“보살이 여덟 가지 힘을 이루면 나고 죽는 가운데서 견고하고 용맹스러워 고달픔이 없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 힘인가 하면 첫째는 뜻하고 좋아하는 힘[志樂力]이니 아첨함이 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훌륭하게 아는 힘[勝解力]이니 모든 악을 여의기 때문이며, 셋째는 공을 더하여 행하는 힘[加行力]이니 늘 선(善)을 닦기 때문이요, 넷째는 깨끗하게 믿는 힘[淸淨力]이니 업보(業報)를 깊이 믿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깨달은 마음의 힘[菩提心力]이니 소승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큰 자비의 힘[大德力]이니 중생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大悲力]이니 모든 악을 참고 견디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착한 벗의 힘[善友力]이니 때때로 깨우치게 하기 때문이다.
동녀야, 이것을 여덟 가지 힘이라 하나니, 보살은 이와 같은 힘을 성취하기 때문에 굳세고 용맹스럽게 나고 죽은 가운데서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게 된다.”
이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뜻하고 좋아함이 용맹스러우면
모든 아첨과 속임수를 여의며
항상 질박하고 정직한 일 행하면서
바르게 깨달음에 나아가느니라.

훌륭하게 아는 힘으로써
뭇 악을 멀리 여의며
순수하게 착한 행을 닦으면서
바른 노력[正勤]에 머무르느니라.

더하는 행을 두루 갖추어
항상 잘 관찰하면서
정진이 굳고 튼튼하면
중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느니라.


깨끗하게 믿는 힘 때문에
업보를 분명하게 알며
부처님의 지혜를 믿으면서
세간 중생을 거두어 주느니라.

깨달은 마음의 힘으로
소승을 멀리 여의며
부처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고
법의 성품[法性]에 편안히 머무르느니라.

크나 큰 자비의 힘으로
중생을 평등하게 관찰하며
사랑함도 없고 미워함도 없어서
성을 내거나 해치는 일이 없느니라.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 때문에
뭇 악을 견디고 참으며
나고 죽음에도 물들지 않고
또한 고달픔도 없게 되느니라.

착한 벗의 힘으로
언제나 서로 깨우쳐주므로
마음이 물러나거나 가라앉지 않고
보리에 편안히 머무르느니라.

저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사람이
이 여덟 가지 힘을 얻으면
장차 도량(道場)에 앉아
모든 악마들을 항복시키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평등함에 머무른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중생의 평등함이니 본래 나[我]가 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온갖 법의 평등함이니 모든 법이 고요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온갖 세계의 평등함이니 허공의 경계에 들기 때문이요, 넷째는 온갖 지혜의 평등함이니 평등하게 법을 설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온갖 행의 평등함이니 인연으로 이루어져서 성품이 없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온갖 승(乘)의 평등함이니 모두 같아서 함이 없기[無爲] 때문이며, 일곱째는 마음의 평등함이니 마음은 허깨비와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모든 악마의 평등함이니 번뇌를 먼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덟 가지 법으로 평등함에 머무르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은 본래 나가 없어서
생각생각마다 얻을 수 없나니
평등함에 머무는 사람이면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온갖 법은 평등하여
본래 성품이 항상 공하고 고요하니
문자로는 분별이 있지만
모든 법은 본래 차별이 없느니라.

시방의 모든 세계와 국토는
그 주변과 끝을 얻을 수 없나니
그 성품이 마치 허공과 같아
부처님의 국토는 항상 평등하느니라.

3세(世)의 모든 여래는
법계(法界)의 평등함에 머물러
끝없는 지혜로 해탈하셨으니

부처님마다 모두 그러하느니라.

중생은 본래 인연으로 생겼기 때문에
모두 다 평등하니
그 행하는 바를 잘 알면
마땅히 그러한 깨달음이 열리게 되느니라.

중생과 그 밖의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음을 분명히 알면
안팎으로 취할 것이 없어
제 성품이 언제나 깨끗하느니라.

깨달음에 이르는 모든 방법[乘]은
함이 없는[無爲] 성품이라 평등하나
길잡이께서는 좋은 방편으로
분별하여 세 가지 방법[三乘]을 말씀하느니라.

현재 번뇌의 악마[煩惱魔]에 머물러도
그 번뇌는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하늘마[天魔]와 5온의 마[蘊魔]와 죽음의 마[死魔]의
그 모든 경계도 모두 공하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모든 미운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여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인자한 생각을 지니고, 둘째는 가엾이 여기며, 셋째는 늘 이익 된 일을 행하고, 넷째는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으며, 다섯째는 자신의 몸에 집착하지 않고, 여섯째는 항상 선정의 마음을 닦으며, 일곱째는 몸과 목숨에 집착함을 버리고 여덟 째는 번뇌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으면 미움이나 사랑을 여의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인자한 마음의 갑옷을 굳게 입고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며
평등한 마음에 편안히 머무르면
미움이나 사랑이 생기지 않느니라.

지혜 있는 사람은 이익을 행하여
항상 다른 이에게 안락을 베풀며
이로움을 얻어도 뽐내지 않고
업신여김을 받더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느니라.

여덟 가지 동요를 받지 않으면
미움이나 사랑을 내지 않게 되느니라.
자기에게나 다른 이에게나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모든 생각을 다 버리고 여의며
경계에도 집착함이 없으며
항상 스스로 그 몸을 관찰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느니라.

지혜 있는 이가 괴롭고 즐거움에
동요하지 않음은 마치 허공과 같으며
번뇌를 잘 관찰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을 다 함께 여의며
이러한 행 지님이 항상 땅과 같으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생각을 내지 않게 되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가운데서도 고달픔이 없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선근이 넓고 크기 때문이요, 둘째는 중생을 자세히 살피기 때문이며, 셋째는 항상
부처님을 만나 뵙고 공양을 닦기 때문이요, 넷째는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나고 죽음은 마치 꿈과 같음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뛰어난 법에 대하여 겁냄이 없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과거에서 미래에 이르도록 실제(實際)와 같음을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도(道)를 행하는 이가
선(善)을 닦되 흠이나 때가 없음이
마치 허공에 뜬 달의 깨끗함과 같으면
고통 받는 중생을 이끌어 해탈시키고
모든 공덕을 거두기 때문에
나고 죽음에 고달픔이 없느니라.

중생의 성품을 자세히 살피면서
견고하게 정진을 행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세계에서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 때문에 열 가지 힘[十力]을 갖춘 이 되어
나고 죽음에 고달픔이 없느니라.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에서
불가사의한 법을 말하고
3보(三寶)의 종자를 끊지 않으면
장차 오는 세상에 법왕(法王)이 되어
금계(禁戒)를 굳게 지니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나고 죽는 성품은 마치 꿈과 같고
구름이나 번개같은 줄 분명히 알면
법에 대하여 해탈하게 되므로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깨달음에 편안히 머무르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늘 좋아하며
방편의 언덕을 건너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언제나 훌륭한 법을 수행함이
마치 허공의 달이 점점 자라남과 같고
부처님의 공덕을 좋아하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느니라.

나고 죽음은 끝이 없어서
항상 실제(實際)에 머무르니
한 생각의 지혜와 상응하게 되면
나고 죽는 고달픔이 없으리라.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마음과 경계가 평등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마음이 땅과 같기 때문이요, 둘째는 마음이 물과 같기 때문이며, 셋째는 마음이 불과 같기 때문이요, 넷째는 마음이 바람과 같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마음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법계(法界)와 같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마음이 해탈과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마음이 열반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여덟 가지의 마음과 경계가 평등함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평등한 마음은 땅과 같아서
온갖 짐을 지고서도
선(善)이나 악(惡)에 있어서
더하거나 덜할 것이 없느니라.

평등한 마음은 물과 같아서
모든 때와 더러움을 씻어내고
세간을 길러
번뇌의 갈증을 없애 주느니라.

평등한 마음은 불과 같아서
모든 번뇌를 태워 없애나니
큰 횃불의 광명처럼
태우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평등한 마음은 바람과 같아서
처소도 없고 의지함도 없으며
계율에 나부끼는 향기를 풍기면서
3세(世)에 두루 흘러 퍼지느니라.

평등한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갖가지 견해를 여의어 깨끗하며
온갖 것을 다 포함하면서도
악마를 따르지 않느니라.

평등한 마음은 법계(法界)에
편안히 잘 머무르게 되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서
늘 평등함에 들어가느니라.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이
얻는 해탈에는
얽어 묶임도 없고
또한 풀림도 없느니라.

나고 죽음과 열반은
옴도 없고 감도 없으며
고요함에 편안히 머물러
3세에 두루 노니느니라.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이 있나니, 보살이 성취하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시가 생겨나 모든 소유를 버리기 때문이요, 둘째는 계율을 지켜 범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며, 셋째는 인욕이 생겨나 성냄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는 정진이 생겨나 게으르거나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선정을 이루어 방편을 행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지혜가 생겨 계율을 지니고 많이 듣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범주(梵住)가 생겨나 해탈하여 고요하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신통이 생겨 언제나 선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언제나 보시를 닦아 행하는 이는
모든 탐욕의 뜨거운 번뇌를 여의고
그 과보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부처님의 보리에 회향(廻向)하느니라.

계율을 지님으로 대승(大乘)을 삼고
몸을 베고 자른다 해도 성냄이 없으며
큰 편안함과 즐거움에 뜻을 두면
습기(習氣)를 없애고 참된 적멸(寂滅)을 얻게 되느니라.

보살은 정진을 행하여
오랜 겁 동안 중생을 위하고
고통을 참으며 세간에 노닐면
정진의 힘이 더욱 자라느니라.


선정을 닦고 행하는 이는
모든 이치에 맞지 않는 말[戱論]이 없으며
모든 선정의 저 언덕에 이르러도
선정에 따라 나지 않느니라.

큰 지혜는 비교할 것이 없어서
모든 치우친 견해를 영원히 여의며
세간의 공함과 고요함을 환히 알아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 남음이 없느니라.

고요히 범주(梵住)를 닦으면
모든 악한 길[惡道]을 깨끗이 없애고
항상 제석[帝釋]과 범왕(梵王)이 되어
모든 이익[義利]을 힘써 닦느니라.

신통으로 부처님의 세계에 노닐면서
부처님을 모시고 법을 들으면
모든 성품과 바램을 잘 알아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다라니(陀羅尼)를 얻고 변재가 걸림이 없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법을 존중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를 받들어 섬기기 때문이며, 셋째는 법을 구하되 싫어함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는 들은 대로 베풀어 설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법에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다른 이의 악을 들추어내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법사를 사랑하고 공경함이 마치 화상과 같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다른 이의 허물을 보지 않으면서 허물을 여의도록 권하기 때문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 법이라 한다.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총지(總持)를 두루 갖추고 변재가 걸림 없게 된다.”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뜻하고 좋아하여 항상 법을 구하고
스승과 양친과 착한 벗을 섬기며
나쁜 벗을 멀리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無盡藏]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많이 들어도 싫증내거나 만족하지 않으며
용맹스럽게 힘써 법을 구하며
들은 대로 베풀어 설하면서
이익을 바라거나 구하지 않으면
맑고 깨끗한 변재(辯才)를 얻어
대중을 기쁘게 하느니라.

기꺼이 법 보시를 행하여
인색함과 질투를 멀리 여의고
법을 행하되 집착함이 없으면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계율을 지키고 자기 몸을 살피면서
다른 이의 허물을 구하지 않으며
사랑[慈]과 가엾이 여김[悲]을 의지로 삼아
상황에 맞는 말을 하면
걸림 없는 변재를 얻게 되어
언설(言說)의 저 언덕을 건너느니라.

설법을 잘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공경하여 스승처럼 여기며
허물을 숨겨 주고 악을 버리게 하면
그지없는 바다[無盡海]와 같은 다라니를 얻게 되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 앞의 연화대에 태어나게[化生]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이의 허물을 말하지 않고, 둘째는 중생에게 권하고 교화하여 3보(寶)께 귀의하게 하고, 셋째는 모든 것을 보리의 마음에 편안히 두고, 넷째는 청정한 행[梵行]으로 물들음이 없고, 다섯째는 불상을 조성하여 연꽃 자리에 모시고, 여섯째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중생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고, 일곱째는 뽐내는 사람에게는 항상 스스로 겸손하고 낮추고, 여덟째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여도
끝내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언제나 3보를 찬탄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化生] 되느니라.

보리의 마음을 내도록 권하여
모든 지혜를 구하게 하며
언제나 청정한 행을 닦으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황금으로 불상을 장엄하여
보배 연꽃의 자리에 모시며
중생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저 교만한 사람에게는
마치 제자처럼 겸손하고 낮추어
그들에게 괴로움이 생기지 않게 하면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이 두타(頭陀)의 공덕을 성취하여 언제나 한적한 곳[阿蘭若]에 머무르길 좋아하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만족할 줄 아는 것이며, 셋째는 착한 법을 만족시키는 것이요, 넷째는 선(善)으로써 스스로 기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성인의 성품[聖種]을 지니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고 죽음의 허물을 보면서 마음으로 늘 싫증을 내어 떠나며, 일곱째는 늘 덧없음[無常]과 괴로움[苦]과 공(空)함과 나 없음[無我]을 관찰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깊은 믿음이 견고하여 다른 이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면서 게으르지 않고
법의 기쁨[法喜]과 많은 선[衆善]을 돕고 기르며
좋아하면서 늘 성인의 성품[聖種]을 닦고
나고 죽는 허물을 보면서 두려운 마음을 내니
이로 말미암아 늘 두타(頭陀)를 즐겨 행하여
무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 짝할 이 없느니라.


함이 있는[有爲] 법은 괴롭고 나가 없나니
슬기로운 마음으로 깊이 믿어서 바른 노력[正勤]에 머무르며
스스로 법을 보면서 남을 따르지 않고
항상 한적한 데 있으면 부처님께서 찬탄하느니라.

두타로 멀리 떠나서 괴로워함이 없고
모든 다투는 이론과 허물이 없으며
권속을 멀리 여의어 칭찬과 명예를 끊으면
이로 인하여 아란야에 즐거이 머무르리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악마를 꺾고 조복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성품의 공함[性空]에 들어가는 것이요, 둘째는 모양이 없음[無相]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소원이 없음[無願]을 믿는 것이요, 넷째는 조작이 없음[無作]을 분명히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안으로 의혹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이 없음[無生]을 인득(忍得)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성품이 없음[無性]을 결정코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온갖 법에서 방편으로 관찰하여 본래 그러함[如]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공과 모양 없음과 바람[願] 없음에서
세 가지 해탈[三解脫]을 얻어 악마를 항복 받으며
함이 있음[有爲]과 함이 없음[無爲]에는 두 모양이 없나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여 해탈하느니라.

확실히 알면 모든 법은 생멸이 없다고 이렇게 인지하면
그들은 모든 악마를 항복 받나니
이 생겨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는 가운데서는
5온(蘊)과 18계(界)에 나 없어서 허깨비와 같으니라.

법에는 성품이 없음을 확실히 알고
진여를 파괴하지 않는 묘한 방편을 쓰며
모든 법을 분별하면 악마의 업이 되나니
분별을 버리면 악마를 항복 받느니라.

지혜와 방편 두 가지를 모두 행하면
있음이나 공함에 머무를 바 없나니
이와 같이 훌륭한 법을 닦아 익혀야
좋은 방편과 뛰어난 모습을 얻게 되느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보리를 여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니 삿된 견해를 지닌 중생을 성숙시키기 때문이요, 둘째는 바른 기억[正念]이니 삿되게 기억하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며, 셋째는 바른 말[正語]이니 모든 삿된 말을 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요, 넷째는 바른 행위[正業]이니 모든 삿되게 행동하는 사람을 거두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바른 노력[正精進]이니 삿되게 노력하는 이를 제도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니 삿되게 생활하는 중생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바른 생각[正思惟]이니 삿된 생각을 버리게 하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니 삿된 선정을 닦는 사람을 깨우쳐서 더욱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바른 소견을 성취한 사람은
저 모든 삿된 소견을 교화하며
항상 바른 기억을 행하면서
삿되게 기억하는 사람을 가엾이 여기느니라.

깨끗하게 바른 말을 하면서
모든 삿되게 말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며
바른 행위에 편히 머물러
모든 삿되게 행동하는 사람을 거두느니라.

항상 바른 노력을 행하면서
삿되게 노력하는 이를 버리지 않으며
바르고 깨끗한 생활에 상응하여
모든 삿된 생활을 하는 사람을 거두느니라.

지혜로운 이는 바른 생각을 하면서
삿된 생각을 하는 이를 가엾이 여기며
항상 바른 선정에 머물러서
삿된 선정을 닦는 이를 거두느니라.

위없는 8정도(正道)로
안온하게 폭류(暴流)를 건너게 하며
다시 떠내려가는 이도 건너게 하니
이것이 큰 보리의 도이니라.

성문과 연각은
풀로 된 떼[草筏]로 자기만 건너가거니와
보살은 널리 운반하고 건너게 함이
마치 저 큰 뱃사공과 같으니라.

“또 동녀야, 보살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감로의 도[甘露道]를 증득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다툼이 없는[無諍] 법에 머무르고, 둘째는 장애 없는 마음을 잘 지키며, 셋째는 항상 사실대로[如實] 이치를 관찰하고, 넷째는 깨달음에 머물러서 여섯 가지 기억[六念]을 닦아 익히며, 다섯째는 모든 바라밀(波羅蜜)을 부지런히 힘써 닦아 익히고, 여섯째는 선근을 쌓고 모아서 중생을 성숙시키며, 일곱째는 대비(大悲)에 머물러 바른 법을 거두어 받으며, 여덟째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에 머무르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다툼 없는 행을 닦아
큰 사문[大沙門]의 법에 머무르며
성을 내는 허물을 멀리 여의고
모든 선근을 쌓고 모으느니라.

사실대로 이치를 잘 관찰하여
모든 끝없는 변재(辯才)를 얻으며
보리의 마음에 편히 머물러서
항상 생각 없음[無念]을 생각하느니라.

온갖 바라밀을
힘써 닦아 물러남이 없으며
모든 방편의 힘을 얻어서
중생을 제도하느니라.


법왕(法王)이 지닌 재물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보시하며
속히 무생인을 증득하고는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느니라.

만일 이러한 행을 할 수 있으면
불법을 깨닫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
오래지 않아 악마들을 항복 받고
가장 으뜸가는 보리를 증득하느니라.

그때 정신 동녀가 이런 법을 듣고 나서 뛸 듯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동녀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꾸게 된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질투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인색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아첨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탐욕을 버리고 여의는 것이요, 여덟째는 모든 삿된 소견을 여의는 것이다. 동녀야, 이 여덟 가지 법을 닦으면 속히 여인의 몸을 바꾸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은 질투하지 않고
인색함을 버리고 항상 법을 즐기며
아첨과 속임수를 행하지 않고
여인의 몸에 싫증을 내느니라.

인자한 마음으로 성내지 않고
언제나 진실한 말을 하며
탐욕을 없애고 나쁜 말을 여의며
바른 소견 가운데 편히 머무르느니라.

만일 여인의 몸을 싫어한다면
마땅히 이러한 법을 닦아야만
빨리 여인의 몸을 바꾸어
건장한 장부의 몸을 받게 되느니라.

“또 동녀야,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여인의 몸을 바꿀 수 있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부처님을 존경하고 법을 몹시 좋아함이요, 둘째는 계율과 인욕과 법을 많이들은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고 공양함이며, 셋째는 남편과 아들딸에게 그리고 집에서 사는 일에 애착하지 않음이요, 넷째는 금계(禁戒)를 받아 지니면서 깨뜨리거나 범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사람들에게 삿된 생각을 내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뜻함과 좋아함을 더욱 늘려서 여인의 몸을 싫어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깨달음인 대장부의 법에 머무르는 것이요, 여덟째는 세속의 집안 일은 마치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다고 관찰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존경하고 법을 깊이 좋아하며
계율과 다문(多聞)을 존중하면서
탐내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여인의 몸을 빨리 바꾸게 되리라.

계율을 지니며 부끄러움과 뉘우침[慚愧]을 갖추고
다른 사람을 망령되이 생각하지 않으며
깨달음에 편안히 머물면서
그 밖의 법을 좋아하지 않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깨끗하지 않은 여인의 몸을
빨리 바꾸게 되니
높은 뜻으로 싫어하는 마음을 내면서
온갖 것이 다 허깨비 같다고 여길지니라.

모든 법은 본래부터 움직임이 없고
인연으로 생겨나 성품이 공하고 고요하니
실다운 법을 힘써 닦아야
빨리 장부의 몸을 얻게 되느니라.

그때 정신 동녀는 가지고 간 황금빛의 말리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는데 그 꽃은 공중에서 변하여 순금으로 된 궁전과 누각으로 되었다. 그 궁전 안에는 변화한 여래가 순금으로 된 자리에 앉아 계셨다.
그때 5백 명의 동녀들도 저마다 몸에 찬 꾸미개들을 풀어서 부처님 위에 뿌리니 역시 공중에서 금으로 된 누각과 보배 장막과 보배 일산으로 바뀌어서 갖가지로 장엄하였다. 그때 5백 명의 동녀들은 그 큰 신통 변화를 보고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존은 사람 가운데 가장 빼어나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고 이익 되게 하시니
저희는 이제 이미 보리 마음 일으켜
뜻한 바와 좋아하는 바가 상응하여 머물러 다스려졌나이다.

세간의 길잡이께서 안락을 베푸시니
저희는 사람 가운데 높으신 분[人中尊]께 공양하오며
법을 듣고 이미 티끌 때를 여의어
저희들은 다시는 모든 의혹 없습니다.

이제야 여인의 몸과 여러 더러움과 물듦을 버려
번뇌를 영영 끊고 악마를 항복 받으니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께
저희들은 기뻐하며 늘 공양하리이다.

보시와 계율에 편안히 머무르고 부지런히 정진하며
인욕과 선정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며
지혜와 방편으로 중생을 거두어
가장 높은 보리 도를 증득하겠나이다.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 무리를 이익 되게 하고
모두 대승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저희들도 장차 사자처럼 외치고
저희들도 사람과 하늘의 스승이 되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모든 부처님의 통상의 법대로
청색․황색․적색․백색․홍색․자색․파리색[頗梨色) 등 갖가지 색의 빛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와 범천 세계[梵世]까지 두루 비추고는 다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장로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미소를 나타내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정신 동녀를 보고 있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예, 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정신 등 5백 명의 동녀들은 이 세상에서 수명이 다하면 여인의 몸을 버리고 도솔타천(琓率陀天)에 태어나서 미륵 세존과 현겁(賢劫) 중의 온갖 여래를 받들어 모시고 공양할 것이다. 이 정신 동녀는 8만 4천 억 나유타 겁을 지나 전광(電光) 세계에서 부처님이 되리니, 그 이름은 광명장엄왕(光明莊嚴王) 여래라 하리라. 겁의 이름은 상광겁(常光劫)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도솔타천의 십이천(十二千) 세와 같을 것이다. 그 나라는 순전히 한량없고 그지없는 큰 보살 대중을 권속으로 삼으며 이 5백 명의 동녀들이 그 대중 가운데 으뜸가는 우두머리가 될 것이니, 마치 지금 우리 60명의 보살 가운데 문수사리가 으뜸인 것과 같다.
아난아, 만일 어떤 여인이 이 경을 듣고서 받아 지니어 읽고 외우면 이 여인은 몸을 다한 뒤에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않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자 정신 등 5백 동녀와 모든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였다.
41. 미륵보살문팔법회(彌勒菩薩問八法會)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대중 천 1,250명과 함께 계셨으며 모든 보살마하살 십천(十千) 인도 같이 계셨다.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조그마한 법으로써 여래(如來)․응(應)․정변지(正遍知)께 여쭈고자 합니다. 어떠하겠나이까? 세존께서는 허락하여 주시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네 마음대로 여래․응공․정변지에게 물어라. 내 너에게 분별하고 해설해 주어서 너의 마음을 기쁘게 하리라.”
그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겠나이다.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勝進法]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실제 모습을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됩니까?”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아, 너는 지금 여래에게 이와 같은 깊은 이치를 잘 묻는구나.”
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야 한다. 나는 너를 위하여 이와 같은 깊은 이치를 분별하고 해설할 것이니라.”
바로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겠나이다.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 안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실제 모습을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미륵아, 이른바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深心]을 성취하고, 행하는 마음[行心]을 성취하며, 버리는 마음[捨心]을 성취하고,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善知廻向方便心]을 성취하며, 크게 인자한 마음[大慈心]을 성취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大悲心]을 성취하며, 잘 아는 방편[善知方便]을 성취하고,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을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고 법을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으며 승가[僧]를 찬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어도 그 마음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견고하면서 동요하지 않느니라.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이면 마침내 깊은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이간질하지 않으며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꾸미는 말을 하지 않으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행하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버리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그가 버리는 이[捨主]로서 또는 그가 베푸는 이[施主]로서 모든 사문과 바라문과 가난한 이와 거지와 하천한 사람들에게 옷과 밥과 침구와 병에 따른 탕약이며 그 밖의 필요한 물건들을 보시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버리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닦는 선근의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크게 인자한 몸의 업․입의 업․뜻의 업을 성취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크게 인자한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나무랄 데 없는 몸의 업․입의 업․뜻의 업을 성취하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잘 아는 방편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세간의 진리[世諦]를 잘 알고 제일가는 진리[第一義諦]를 잘 알아서 두 가지 진리[二諦]를 잘 알면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잘 아는 방편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느냐 하면 미륵아,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법에 의거하여 법이 있고 법이 생긴다고 깨달아 아는 것이니라. 이른바 무명(無明)은 지어감[行]에 반연하고 지어감은 의식[識]에 반연하며 의식은 정신과 물질[名色]에 반연하고 정신과 물질은 여섯 감관[六入]에 반연하며 여섯 감관은 접촉[觸]에 반연하고 접촉은 느낌[受]에 반연하며 느낌은 욕망[愛]에 반연하고 욕망은 취함[取]을 반연하며 취함은 존재[有]에 반연하고 존재는 생겨남[生]에 반연하며 생겨남은 늙어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老死憂悲苦惱]에 반연하는 것이니, 이와 같아서 오직 큰 괴로움의 무더기만이 있을 뿐이니라.
미륵아, 이 법이 없기 때문에 이 법이 없고 이 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 법이 사라지는 것이니, 이른바 무명이 사라지면 지어감이 사라지고, 지어감이 사라지면 의식이 사라지며, 의식이 사라지면 정신과 물질이 사라지고, 정신과 물질이 사라지면 여섯 감관이 사라지며, 여섯 감관이 사라지면 접촉이 사라지고, 접촉이 사라지면 느낌이 사라지며, 느낌이 사라지면 욕망이 사라지고 욕망이 사라지면, 취함이 사라지며, 취함이 사라지면 존재가 사라지고, 존재가 사라지면 생겨남이 사라지며, 생겨남이 사라지면 늙어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이 사라지는 것이니, 이와 같아서 오직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사라질 뿐이니라. 미륵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침내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느니라.
미륵아, 이것을 모든 보살마하살이 마침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훌륭한 법 안에서 물러나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으며 보살의 행을 행할 때에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모든 법의 자체 모양을 사실대로 알며 모든 세간에 대하여 마음이 고달프지 않고 마음이 고달프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면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한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 보살마하살과 그 밖의 모든 보살마하살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이기도 하고 아닌 듯도 한 이들의 온갖 대중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42. 미륵보살소문회(彌勒菩薩所問會)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幄國) 시록림(施鹿林) 안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모두 다 대중들이 잘 아는 이들이니, 그 이름은 아약교진여(阿若矯陳如)․마하가섭(摩揀迦葉)․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가야가섭(伽耶迦葉)․나제가섭(那提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犍連)․아난(阿難) 및 나후라(羅睺羅) 등이었으며 그분들이 으뜸이었다.
또 보살마하살 십천(十千) 명과도 함께 있었으니, 그 이름은 선의(善意) 보살․증상의(增上意) 보살․견고의(堅固意) 보살․사자의(師子意) 보살․관세음(觀世音) 보살․대세지(大勢至) 보살․변적(辯積) 보살․미음(美音) 보살․승당(勝幢) 보살․신혜(信慧) 보살․수천(水天) 보살․제승(帝勝) 보살․제천(帝天) 보살․무반연(無攀緣) 보살․구변재(具辯才) 보살․신통묘화(神通妙華) 보살․미륵(彌勒) 보살 및 문수사리 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 등이었으며 그 분들이 으뜸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百千)의 대중들에게 에워싸여 공양과 공경을 받으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셨다.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대중의 모임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머리 조아린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조그마한 의심이 있사온데 지금 묻고 싶나이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허락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의심이 있거든 너는 마음대로 물어라. 해설하여 기쁨을 얻게 할 것이니라.”
그때 미륵보살은 부처님의 허락을 듣고 나자 뛸 듯이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몇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모든 악한 길[惡道]과 악한 벗을 떠나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아, 너는 이제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과 인간의 세간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여래에게 이러한 깊은 이치를 묻는구나.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니라. 나는 너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할 것이니라.”
미륵보살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한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훌륭한 뜻과 좋아함으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하나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사마타(奢摩他)를 항상 부지런히 닦아 익히는 것이요, 둘째는 비발사나(毘鉢舍那)에서 교묘함을 얻는 것이니, 이것을 두 가지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대비(大悲)를 성취하는 것이요, 둘째는 공한 법[空法]을 닦아 익히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법에 대하여 분별을 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세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깨끗한 계율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의심 그물을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아란야(阿蘭若)를 좋아하는 것이요, 넷째는 바른 소견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공한 법에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다른 이의 허물을 찾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언제나 제몸을 관찰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다른 이를 거두어 보호하는 것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여섯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섯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탐욕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언제나 거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공한 성품에 머무르는 것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마치 허공과 같은 것이니, 이것을 여섯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일곱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여의고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기억[正念]에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가리는 법[擇法]을 성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정진을 일으키는 것이요, 넷째는 언제나 기쁨을 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몸이 가뿐함[輕安]을 얻는 것이요, 여섯째는 모든 선정에 머무르는 것이며, 일곱째는 행함과 버림[行捨]을 두루 갖추는 것이니, 이것을 일곱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여덟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요, 둘째는 바른 생각[正思惟]이며, 셋째는 바른 말[正語]이요, 넷째는 바른 행위[正業]이며, 다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요, 여섯째는 바른 노력[正勤]이며, 일곱째는 바른 기억[正念]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아홉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모든 욕심 세계[欲界]의 나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멀리 여의고 초선(初禪]의 거친 생각[尋]과 세밀한 생각[伺]과 기쁨[喜]과 즐거움[樂]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心一境性]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둘째는 거친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멀리 여의고 2선(禪)의 6근(根)이 깨끗하며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셋째는 기쁨을 멀리 여의고 3선(禪)의 사념(捨念)과 지혜와 즐거움이 있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넷째는 근심․고통이나 기쁘고 즐거움 등을 멀리 여의고 4선(禪)의 버리는 생각이 깨끗하여 고통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한결같은 마음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니라.
다섯째는 색(色)의 생각을 초월하고 다른 반연이 없이 끝없는 허공처정(虛空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여섯째는 끝없는 허공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끝없는 식처정(識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일곱째는 끝없는 식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요, 여덟째는 무소유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며, 아홉째는 비상비비상처정을 초월하고 나서 멸수상정(滅受想定)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이니, 이것을 아홉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금강 삼매(金剛三昧)를 잘 성취하는 것이요, 둘째는 처비처상응(處非處相應)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방편행(方便行)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넷째는 변조명(遍照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광명(普光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보변조명(普遍照明)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보월(寶月)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월등(月燈)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출리(出離)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요, 열째는 승당비인(勝幢臂印)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의 법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성취하고 나면 모든 악한 길과 악한 벗을 떠나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그때 미륵보살이 이 법을 들은 뒤에 크게 기뻐하면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겁(劫) 동안에
사랑하던 아내와 아들과
그리고 머리와 눈과 골수를 버리셨나니
보시[施]의 저 언덕[彼岸]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금계(禁戒)를 지키심이
마치 검정소[犛牛]가 꼬리 아끼듯 하시며
가장 높아 짝할 이가 없나니
계율[戒]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인욕의 힘으로
어긋남과 다툼을 버리고
남의 허물과 악을 구하지 않나니
참음[忍]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정진의 힘으로
최고의 고요함[寂靜]을 얻으셨으며
마지막까지 항상 안락하시니
노력[勤]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선정의 힘으로
모든 죄와 때[垢]를 없애셨으며
천상과 인간의 인도자이시니
선정[定]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의 제 성품은
있는 바 없음을 환히 아시니
지혜의 저 언덕에 도달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보리수(菩提樹)에서
모든 악마의 군사를 항복 받고
가장 뛰어난 지혜를 갖추시어
위없는 도를 성취하셨나이다.

길잡이께서는 두려움이 없는 힘으로
바라나국(波羅奈國)에서
청정한 법 바퀴를 굴리시어
모든 외도를 꺾어 항복시켰나이다.

위없는 큰 지혜
세간을 뛰어넘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어
모든 법의 요체[法要]를 잘 말씀하나이다.

여래의 청정한 모습과
지혜와 공덕은
모든 세간을 뛰어넘어
저 언덕에 잘 도달하셨나이다.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미륵보살은 매우 드문 분이십니다. 한량없는 변재를 성취하여 중생들의 생각에 따라 평등하게 설법하면서도 문자(文字)에 얽매임이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이 어찌 오늘에만 내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겠느냐? 과거 옛날 10무수(無數) 겁 전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염광유희묘음자재왕(焰光遊戱妙音自在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세존이었느니라.
그때 현수(賢壽)라는 한 바라문의 아들이 있었는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으므로 보는 사람마다 기뻐하였느니라. 그는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저 여래를 보았는데 여래께서는 단정하고 빼어나게 묘하여 모든 감관이 고요하여 사마타(奢摩他)를 얻어서 마치 맑고 깨끗한 못에 아무 더러운 찌꺼기도 없는 것과 같았다. 서른두 가지 모습[三十二相]과 여든 가지 좋은 특징[八十種好]으로 스스로 장엄하였음은 마치 사라수(娑羅樹)에 꽃이 핀 것과 같고 또 수미산이 온갖 산 가운데 뛰어난 것과 같았다. 기쁨이 가득한 얼굴은 마치 둥근 보름달과 같았고 위엄 있는 광명이 번쩍거림은 마치 햇빛이 빛나는 것과 같았으며 몸과 키가 원만하심은 마치 니구다나무[尼拘陀樹]와도 같았느니라. 이때 현수는 부처님․여래의 뛰어난 모습을 보고 마음에 깨끗한 믿음을 내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기 드문 일이다. 세존께서는 이러한 한량없는 공덕과 장엄을 성취하셨구나. 나 역시 장차 오는 세상에는 이러한 공덕 지닌 몸을 성취해야겠다.’
이런 원을 세우고 나서 몸을 땅에 엎드리며 다시 생각하였다.
‘만일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 몸을 얻을 수 있다면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저의 등을 발로 밟으소서.’
그때 그 부처님은 현수의 뜻을 알고 곧 그 발로 현수의 등을 밟았으며 발로 막 밟으려 할
때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면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발로 현수를 밟는다고 여기지 말라. 왜냐 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지금 벌써 무생법인을 증득하였고 다시 천안통(天眼通)과 천이통(天耳通)과 타심통(他心通)과 숙주통(宿住通)과 신경지통(神境智通)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니라.’
그때 현수는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부처님은 시방 세계에서
가장 높으시고 훌륭하시며
모든 세간을 초월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여래의 큰 광명은
해와 달을 가리어 덮으며
모든 세간을 초월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비유하면 마치 사자가 외치면
모든 짐승이 다 함께 두려워하듯이
세존의 큰 위덕(威德)은
모든 외도를 꺾어 조복하시옵니다.

눈썹 사이 흰 터럭 모습[白毫相]은
마치 파리(頗梨)의 빛깔과 같으며
세간을 널리 비추시니
온갖 것에서 뛰어나시옵니다.

세존과 견줄 사람이 없고
발은 천의 수레바퀴살을 밟으시며
깨끗하게 세간을 교화하시면서
대지(大地)를 능히 움직이시옵니다.

벗어나는 도[出離道]를 성취하시어
번뇌의 바다를 뛰어나셨으며
모든 공덕의 재물로
뜻대로 모두 베풀어주나이다.

여래의 깨끗한 계율은
마치 대지(大地)와 같으시며
모든 공덕을 내시면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생각이 없나이다.

지혜의 힘으로
모든 법이 공함을 분명히 아시니
중생과 목숨 있는 것[壽者]을 분별하여도
얻을 수 없음을 환히 아시나이다.

중생의 성품과 마음의 작용과
나아가는 바를 잘 아시며
세간을 위해 밝은 등불이 되시어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나이다.

세간의 고통이 핍박하는 것이
폭류(暴流)에 빠져 떠내려가는 것과 같고
항상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큰 정진의 힘을 일으키시나이다.

세존께서는 번뇌를 여의시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여의시어
세상을 살아가되 마치 허공 같으며
온갖 것에 물들음이 없으시옵니다.

지혜의 큰 위엄 있는 광명으로
온갖 어두움을 깨뜨리시고
탐냄․성냄․어리석음을 영영 여의셨나니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수보살이 얻게 된 신통은 그로부터 다시는 물러나거나 잃지 않았느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현수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 이 모임 안의 미륵보살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미륵보살이 오래 전에 이미 무생법인을 증득하였다면 무엇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두 가지의 장엄(莊嚴)과 두 가지의 거두어들임[攝取]이 있나니, 이른바 중생을 거둬들이며 중생을 장엄하며, 불국토를 거둬들여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니라. 미륵보살은 과거 세상에 보살의 행을 수행하면서 항상 불국토를 거둬들여 불국토를 장엄하기를 좋아하였다. 나도 예전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항상 중생을 거둬들이고 중생을 장엄하기를 좋아하였느니라. 그리고 저 미륵은 보살행을 40겁 동안 수행하였다. 내가 그때 막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키자 나로 인하여 용맹스럽게 정진한 힘 때문에 곧 아홉 겁을 뛰어넘어 현겁(賢劫) 동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 것이니라.
아난아, 나는 열 가지 법으로써 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사랑하는 물건을 보시하였고, 둘째는 사랑하는 아내를 보시하였으며, 셋째는
사랑하는 자식을 보시하였고, 넷째는 사랑하는 머리를 보시하였으며, 다섯째는 사랑하는 눈을 보시하였고, 여섯째는 사랑하는 왕위(王位)를 보시하였으며, 일곱째는 사랑하는 값진 보배를 보시하였고, 여덟째는 사랑하는 피와 살을 보시하였으며, 아홉째는 사랑하는 골수를 보시하였고, 열째는 사랑하는 팔다리를 보시한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나는 이런 법을 행하였었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아난아, 또 열 가지 법이 있었기에 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계율의 공덕을 획득하였고, 둘째는 인욕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셋째는 정진을 일으켰고, 넷째는 모든 선정을 얻었으며, 다섯째는 큰 지혜가 있었고, 여섯째는 모든 중생을 언제나 버리거나 떠나지 않았으며, 일곱째는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켰고, 여덟째는 모든 공(空)한 법을 항상 닦아 익혔으며, 아홉째는 진실로 공한 성품을 잘 성취하였고, 열째는 모양 없음[無相]과 바람 없음[無願]을 잘 성취한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법이라 하느니라. 나는 이런 법을 행하였었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느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이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손과 발과 머리와 눈을 보시하지 못하였고 다만 교묘한 방편과 안락한 도(道)로써 최상의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쌓았을 뿐이니라.”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미륵은 옛날 보살의 도를 행할 때 다만 교묘한 방편과 안락한 도로써 최상의 보리를 쌓았을 뿐이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은 옛날 보살의 도를 행할 때에 밤낮 여섯 때에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린 뒤에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저는 이제 목숨 바쳐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 성문들과 큰 신선[大仙]으로서
천안(天眼)을 지닌 이께 예배하나이다.

또한 보리심 내어
모든 악한 길을 멀리 여의고
천상에 태어난 이와
나아가 열반을 증득한 이께도 예배하나이다.

제가 조그마한 죄를 지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랐으니
이제 모든 부처님 앞에서
참회하여 죄를 없어지게 하겠나이다.

제가 이제 몸과 입과 뜻으로
쌓은 모든 공덕은
원컨대 보리의 원인[因]이 되어
최상의 도를 이루게 하소서.

시방의 국토 안에서
여래께 공양하는 이와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저는 이제 모두 따라 기뻐하나이다.

있는 죄를 모두 참회하면서
이 복을 모두 따라 기뻐하며
저는 이제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노니
원컨대 최고의 지혜를 이루게 하소서.


시방의 큰 보살로서
10지(地)를 증득한 이께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노니
원컨대 빨리 보리를 증득하게 하소서.

보리를 증득한 뒤에는
악마의 군사를 꺾어 다스리고
깨끗한 법 바퀴를 굴려
중생을 이롭게 하겠나이다.

항상 세간에 머무르면서
한량없는 구지(俱胝) 겁 동안
큰 법북[法鼓]을 두드리면서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

저는 욕심의 진흙 창에 빠지고
탐욕의 끈에 매어 있는 등
갖가지로 많이 얽매어 있나니
원컨대 부처님은 자세히 살피소서.

중생이 비록 번뇌[垢]가 많더라도
모든 부처님은 버리거나 싫어하지 마시고
원컨대 큰 자비로서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소서.

현재 계신 모든 세존과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께서
행하신 보살의 도를
저는 이제 닦고 배우겠나이다.

바라밀(波羅蜜)을 두루 갖추고
여섯 가지 신통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 해탈시키며
최고의 도를 증득하겠나이다.

모든 법은 공하고
모양도 없고 제 성품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나타남도 없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음을 환히 알겠나이다.

또 마치 대선존(大仙尊)과 같이
나가 없고 보특가라(補特伽羅)도 없으며
나아가 목숨[壽者]도 없다 함을
환히 잘 알겠나이다.

모든 보시하는 일에 있어서도
나와 내 것[我所]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베풀어주되 인색함이 없겠나이다.

원컨대 제가 보시한 물건은
공용(功用)을 빌려서 생기지 않았으니
공임을 관찰하고 분명히 알아서
보시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계율을 지니되 어긋남이 없고
부처님의 깨끗한 시라(尸羅)를 얻으며
머무름 없어
지계(持戒)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인욕은 마치 4대(大)와 같이
분별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성내는 마음이 없음으로써
인욕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원컨대 몸과 마음이 힘으로
크게 정진을 일으키며
견고하면서 게으름이 없어
정진[勤]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마치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이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금강과 같은 삼매로써
선정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원컨대 세 가지 밝은 지혜[三明智]를 증득하여
세 가지 해탈문에 들어가며
3세의 평등함을 환히 알아서
지혜바라밀을 갖추게 하소서.

모든 부처님의 훌륭한 모습[色身]과
광명과 큰 위덕(威德)과
보살이 정진하는 행을
원컨대 저에게 모두 원만하게 하소서.

미륵이라 일컫는 이는

이러한 행을 부지런히 수행하여
6바라밀을 두루 갖추어서
10지(地)에 편안히 머물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륵보살은 이와 같은 교묘한 방편에 편히 머무르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쌓고 모았느니라.
아난아, 나는 옛날 도를 구할 때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쌓고 모았느니라. 왜냐 하면 오랜 옛적에 견일체의(見一切義)라는 태자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훌륭하고 모든 상호를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이들은 모두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에 노닐러 나왔다가 한 병든 사람이 몹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그에게 묻기를 ‘지금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분이 없겠습니까’라고 하였느니라. 그러자 그때 병든 사람은 곧 게송으로써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내 약은 구하기가 어려워
세간에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국왕께서도 역시 구할 수 없거늘
하물며 병들어서 괴로워한 이겠습니까?

모든 방법[論]을 다 통달하여
의약의 처방을 잘 말하는 이가
비록 치료하려고 해도
그 약은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러자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써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금과 은과 마니주(摩尼珠)와
코끼리와 말에 이르기까지
구할 것이 있으면 모두 말하십시오.
당신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주겠습니다.

그때 병든 사람은 다시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만일 태자님의 피를 마시게 되면
나는 반드시 안락함을 얻으리니
원컨대 기뻐하는 마음을 내시어
저에게 근심과 괴로움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나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져서
여러 겁 동안도 오히려 참을 수 있거늘
하물며 몸의 피 따위겠습니까?

그때 태자는 곧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몸을 찔러서 피를 내어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대로 쓰게 하면서 한 생각조차도 후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느니라.
아난아,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태자 견일체의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네 개의 큰 바닷물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몸을 버리면서 낸 피는 헤아릴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또 아주 옛날에 묘화(妙花)라 하는 태자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빼어나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이마다 모두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한 병든 사람이 몸이 바짝 마른 것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곧 그에게 물었다.
‘지금 당신의 병은 어떤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그때 그 병든 사람은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세상에 비록 용한 의사라 하더라도
나의 병을 고쳐 줄 약은 없습니다.
원컨대 사랑하며 가엾이 여기어
나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소서.

그때 태자는 곧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느니라.

나는 세간의 이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베푸니
몸뚱이와 값진 보배라도
바라는 것이면 모두 말씀하십시오.

그때 병든 사람이 다시 게송으로 태자에게 말하였다.

비유하면 마치 큰 약왕(藥王)이
마음대로 많은 병을 고칠 수 있고
또한 마치 해와 달빛이
모든 세간을 널리 비추는 것 같습니다.

만일 몸에서 골수를 내시어
저의 몸에다 두루 발라 주시면
이 병은 이내 낫게 되어서
오래도록 안락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때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설령 어떤 중생들이
나의 몸을 부수어서 골수를 낸다 해도
세간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근심하지도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때 태자는 곧 몸을 부수어 그 골수를 내어서 병든 사람에게 주어 마음껏 쓰게 하면서도 한 생각의 후회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그 묘화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사방의 큰 바닷물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몸의 골수를 버린 것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아난아, 또 옛날 월광(月光)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단정하고 훌륭하며 모든 모습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마다 기뻐하였느니라. 마침 동산으로부터 나오다가 가난하여 거지 생활을 하는 한 장님을 보고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곧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주리라. 음식이거나 의복이거나 꾸미개․살림․금․은․마니며 어떤 값진 보배이거나 간에 그대가 바라는 대로 나는 다 주겠도다.’
그때 그 소경은 곧 게송으로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대왕께서는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세간을 두루 비추는 것과 같이
뛰어난 공덕을 두루 갖추셨으므로
오래지 않아 천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온갖 청정하고 미묘한 빛깔도
저는 지금 모두를 보지 못하오니
원컨대 왕께서는 자비를 일으키어
저에게 아끼는 눈을 보시하소서.

그때 대왕이 곧 게송으로 그 장님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는 빨리 와서 눈을 가져가라.
그대에게 안락을 얻게 하리라.
나는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의 깨끗한 눈을 얻으려 하느니라.

나는 보살도를 행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으니
만일 내가 그대에게 베풀지 않으면
이는 곧 본래의 서원을 어기는 것이니라.

그때 월광왕은 이내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몸소 자기 눈을 도려 파서 그 장님에게 주어 마음대로 쓰도록 하면서도 한 생각의 후회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느니라.
아난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의 월광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오히려 수미산은 헤아릴 수 있어도 내가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버린 아끼는 눈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아난아, 미륵보살은 옛날 보살도를 수행할 때 이렇게 서원하였느니라.
‘만일 중생들이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얇아져서 열 가지 착한 법[十善]을 성취하면 저는 그 때에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겠나이다.’
아난아, 장차 오는 세상에 모든 중생들이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얇아져서 열 가지 착한 법을 성취하여야 미륵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그 보살이 본래 세운 서원의 힘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보살도를 행할 때에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저는 장차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탐내고 성내는 번뇌[垢]가 무거운 모든 악한 중생들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지 않으며 나아가 권속끼리 서로 화목하지도 않으면 저는 그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소서.’
아난아, 이러한 서원 때문에 내가 지금 들어가는 성이나 읍이나 마을에서 많은 중생들이 나를 헐뜯고 욕설을 퍼부으며 없다라는 생각[斷見]과 항상하다는 생각[常見]으로 대중을 불러모으고, 또 걸식을 하면 먼지를 뿌리고 여러 가지 독을 섞어서 나에게 먹이기도 하며 혹은 여인으로써 나를 비방하기도 하느니라.
아난아, 나는 오늘날 그 본래 세운 서원의 힘 때문에 그러한 악한 중생들을 위하여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그들에게 설법하느니라.”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응공․정등각께서는 참으로 짓기 어려운 일을 기꺼이 지으시고 참기 어려운 일을 기꺼이 참으시며 다스리지 못한 이를 모두 다스려지게 하시고 이러한 죄와 때가 있는 중생들을 떠맡으시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큰 자비로 거두기 때문이니라.”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께서 세우신 견고한 서원을 듣고 털이 모두 곤두서는 듯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아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미륵소문경(彌勒所問經)』이라 하며 또한 『왕석본원인연경(往昔本願因緣經)』이라고도 하나니, 이런 이름으로 너희들은 받아 지닐지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보살과 존자 아난과 모든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믿어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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