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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569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32권

by Kay/케이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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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32

 

 

대보적경 제32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11. 출현광명회 ③

여래께서 이미 남[生]의 끝을 다하시어
자비로 두루 모든 세간을 덮으시니
거룩하신 법왕은 사람 가운데 높은 이
빙그레 웃으신 그 까닭 말씀해주소서.

한량없고 가없는 대보살과
아울러 위덕 있는 여러 하늘 대중들
허공에서 일산 받쳐 부처님 모실 때
이 대지도 흔들려 움직였도다.

누가 저 옛적 여래 처소에서
오랫동안 온갖 선법 닦아 왔을까?
모든 이 마음 기쁘게 하는 대비 세존께서는
빙그레 웃으신 그 까닭 말씀해주소서.

누가 옛적에 부처님 공양하고
이 법 얻어 듣고 기뻐했을까?
거룩한 길잡이[導師]께선 사람 가운데 높은 이
빙그레 웃으신 그 까닭 말씀해주소서.

세존의 음성은 대중의 마음 기쁘게 하고
기러기 왕의 소리처럼 아름다우며
한량없는 음성 온화하고 맑으시네.
빙그레 웃으신 그 까닭 말씀해주소서.

한량없는 구지(俱胝)의 풍송(諷頌)의 말과
권찬(勸讚)하고 기쁘게 함에 서로 맞는 말과
구지라(拘枳羅)의 음성 빼어나시니
빙그레 웃으신 그 까닭 말씀해주소서.

우레 치듯 깊고 먼 설법의 음성
가없는 천억 세계에 다 들리고
자비심의 굵고 또한 부드러운 말씨이시네.
어째서 이 금색 광명 보이셨나이까?

남[生]․남 없음과 다함[盡]․다함 없음 깨달으시고
눈의 자성 여의어 가고 옴이 없음을 아시며
세간을 위하시어 감로법(甘露法) 밝히신다네.
어째서 이 금색 광명 보이셨나이까?

눈의 작용 언제나 공적하여서
오는 것도 가는 것도 머무르는 곳도 없으며
마치 저 아지랑이 물거품 같은 줄을 아신다네.
미소를 보이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이렇게 귀․코․혀․몸․뜻이며
빛깔․소리․냄새․맛․감촉과 법

음성과 명자(名字) 등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다 그러함을 아신다네.

금강의 항상한 몸, 무너짐 없는 몸으로
백천 가지 뛰어난 상호 갖추셨으며
몸은 기관(機關) 없이 운동하시네.
빙그레 웃으신 까닭 말씀해주소서.

엉덩이는 풍만하고 발꿈치는 매끈하며
배의 모양 보이지 않음 사자와 같고
배꼽은 깊고 묘하고 허리는 원만하시네.
빙그레 웃으신 까닭 말씀해주소서.

금빛의 깨끗한 몸 티끌을 여의시고
하나하나의 감청색 털들은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며 향기 풍기네.
빙그레 웃으신 까닭 말씀해주소서.

묘한 몸 원만하고 항상 편안히 머무심이
마치 니구타(尼拘陁) 수왕(樹王)과 같이
온갖 공덕으로 장엄하시며
그 음성 대중들을 기쁘게 하시네.

쭉 편 긴 팔에 단정한 어깨
목 줄기는 둥글어 소라 무늬 나타내며
가없는 백천 세계를 노니시며
중생들에게 삿된 길과 바른 길을 보이시었네.

때 없는 하얀 이는 백옥과 같고
혀 모양 넓고 길어 얼굴 덮으며
사자의 광대뼈에 길고 곧은 코는
모두 방편을 따른 청정한 마음의 생겨남이네.

우담바라 향기는 입에서 나고
전단 향기는 몸에 두루 하나니
이미 옛적에 자비심 닦으실 때
청정한 생각 늘 간직하셨네.

여래의 발바닥은 고르고 평평하여
땅을 디딜 때에 패이고 굽음 없이
마치 사자왕이 걸어가듯이
모든 세간을 뛰어넘으셨어라.

천 폭의 바퀴 무늬 묘하게 꾸며졌고
뛰어난 빛과 문채 늘 환희 드러나며
가시는 곳 모든 중생 이롭게 하여
보는 자들 맑은 믿음 내게 하시네.

한 손가락으로 백천 가지 빛을 내시어
두루 가없는 모든 불국토를 비추나니
옛적에 온갖 선행을 닦으셨기에
이러한 갖가지 장엄상을 얻으셨네.

견줄 데 없는 색신(色身) 성취하시고
얼굴 모습 단엄하기 가장 뛰어나
신통으로 모든 세간 이익 주셨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엉덩이 평평하기 사슴과 같고
몸 모양 쭉 폄이 사자 같으며
세상 위해 나타나셔서 등불 되시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말의 생식기 같으시고 세속 물듦 여의시며
손바닥은 평평하고 팔은 무릎 지나시니
희유하고 거룩한 분 인간의 사자이시네.
빙그레 웃으신 까닭 말씀해주소서.

몸에서 가없는 빛 자아내시고
묘한 광명 고요하여 항상 비치며
그 마음 깨끗하여 늘 이어지시며
가없는 모든 계경 연설하셨네.

저 단견․상견에 머무른 사람은
이러한 깨끗한 법 닦지 못하리.
만일 능히 모든 치우친 견해 놓아버리면
여래의 청정한 몸 속히 이룰 것이네.

하늘 북․우레 소리 멀리 떨치며
가란타 번성한 소리 맑게 사무쳐
하늘의 풍악 소리 백천 가지네.
어째서 이 빛을 보이셨는지 말씀해주소서.

길잡이께선 한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시어
모든 파계자로 하여금 중단케 하셨으니
여래의 말씀하신 묘한 언음(言音)은
모두가 매우 깊고 희유한 법이어라.

우왕(牛王) 미간의 백호상(白毫相)은
백천 부처님 세계에 두루 이르며
묘한 눈이 마치 감청색 같고
정수리 모습은 공중의 하늘인 듯 볼 수가 없네.

이는 희고 고르며 사십 개가 갖추었으니
마치 깨끗한 파지보(頗胝寶)와 같도다.
이는 다 한량없는 선업을 좇아 남이니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여래의 원만하신 공덕의 몸은
가없는 묘한 형체[色] 이룩하시어
희유하고 맑은 광명 나타내셨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대자대비 거룩하신 양족존께서
중생의 마음과 뜻 통달하시고
걸림 없는 묘한 변재 얻으셨나니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여래께선 이미 피안에 이르시어
3명(明)과 6신통(神通)을 갖추셨으며
가없는 청정한 광명 나타내시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부처님께선 지난 세상 한량없는 겁 동안
백천 모든 세존을 공양하셨고

이러한 인과는 없어지지 않는다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부처님께선 지난 세상 한량없는 겁 동안
미묘한 모든 등지(等持)에 편안히 머무르시어
눈의 나는 경계와 다하는 경계 아신다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과거나 미래나 현재 세상을
길잡이께선 그것을 다 밝게 아시며
맑은 지혜 걸림 없고 부사의하시네.
어째서 미소지으셨는지 말씀해주소서.

그때에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금빛의 손으로 월광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자야, 잘 듣거라.
내가 이제 너에게
이 보리법(菩提法)의
출현광명경을 부촉하나니

이 뒤 말법악세(末法惡世)에
법이 멸하려 할 때에
기꺼이 중생들을 위하여
연설해야 하느니라.

내가 불안(佛眼)으로
저 미래 세상을 보건대
이 미묘하고
매우 심오한 경전을
좋아할지 좋아하지 않을지를
다 보고 환히 아느니라.

혹 어떤 중생이
지성으로 불도를 구하여
항상 부처님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맡겨 주리라.

만일 깨끗한 믿음을 무너뜨리고
시끄럽고 분란함을 좋아하여
긴 밤 혼침에 빠져 잠자는 자는
이 경전을 좋아하지 않음이로다.

그는 비록 나의 법에 따라
출가는 했으나
열반법에
환희심 내지 아니하나니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헛되이 신자의 보시만 먹을 뿐이네.

세간의 유위법(有爲法)이
허물과 걱정 많다고 듣더라도
오히려 세속에 집착하여
놀라거나 겁내지 아니하리라.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은
슬기로운 이가 꾸짖는 바이니
비록 법복을 입었더라도
지혜 없는 자일 뿐이다.

모니(牟尼)의
진실한 말씀은
지혜 없는 자
듣더라도 믿어 받지 않나니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과는
함께 머물지 말라.

만일 어떤 이가
이 거룩한 법 얻어 듣고서
기뻐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내지 않으면

이 사람은
내가 꾸짖는 바이니

비록 사람의 몸 받더라도
부질없으리라.

만일 어떤 이가
이 깊고 심오한 법 얻어 듣고서
기뻐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낸다면

이 사람은 일찍이
부처님들을 뵙고 섬긴 것이니
장차 결정코
위없는 보리를 얻으리.

만일 어떤 사람이 어리석어서
나쁜 소견에 침해를 받으면
지혜의 생명을 끊어 버려
보리를 멀리 여의리.

그러므로 마땅히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현명하고 슬기로운 사람을
가까이하고 공경하라.

일체 세간의
한량없는 허물과 걱정으로
중생들은 항상
3악도에 빠져 있나니

그것은 다 어리석음을 따라
그것에 인연하여 일어난 것으로
미혹을 따라 유전하며
자재함을 얻지 못하고

바른 법을 버리고
비법(非法)을 행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어리석은 소인을 여의어야 하느니라.

마치 수레몰이[御者]가
스스로 수레 축(軸)을 꺾듯이
이미 악업을 지었으면
지옥에 나는 법이네.

입으로 나쁜 말을 뱉으면
늘 스스로를 다치게 할 뿐이니
마치 예리한 도끼로
스스로 제 몸 찍는 것과 같으리.

모든 법이 인연으로
지어짐 알지 못하면
업을 따라 과보를 받을 뿐
능히 구할 자 없네.

외도를 친하여
좋은 벗을 삼아
스스로 말하여
공(空)을 닦아 익힌다 하고

무위(無爲)를 증득하였다면서
단멸(斷滅)의 견해를 내어
몸의 그릇 깨어지면
마음도 따라 없어진다 하도다.

꾸밈말 하기를
매우 즐겨하면서
그에 집착한들
끝내 아무런 뜻과 이익 없나니

비록 독사에게
물려 다친다 해서
끝내 사람을 악취에
떨어지게 하지는 않지만

어리석은 자의 설법은
사람의 선근을 무너뜨려
한량없는 중생을
지옥에 몰아넣는다네.

너희들 대중들은
잘 관찰해야 하느니라.
이 동자가
내 앞에 있지만

지나간 세상에 그는 일찍이
한량없는 항하사
모래알 같은 수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 공양드렸느니라.

견고하게 수행하여
위없는 지혜를 구하고
마음으로 모든 유(有)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눈이 생겨나는 경계가
마침내 청정한 줄을 알아
모든 희론 여의어
집착함 없고

한량없는 중생들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위없는 출현광명경을
연설하였네.

어리석은 사람은
이 법 배울 줄을 모르고
수행하는 사람의
그 허물만 보나니

그러므로 어리석은 사람을
마땅히 놓아 버려
가까이 하지 말고
이 법만 배우라.

어리석은 사람은
쟁론만 즐겨
쟁론 없는 행을
닦지 않나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법다운 마음이 없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공경하거나 칭찬하지 말지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게으르고 방일하여
항상 좋지 못한
몸․말․뜻의 업을 행하나니

청정한 계행과
지혜와 들음이 없고
항상 욕경(欲境)만 생각하며
시끄럽고 분란함을 좋아한다네.

너희는 마땅히 관찰해야 하나니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은
그 종족이나 그 몸이나
모두 추잡하고 사나우며

성내고 싸우고 거스르기
형체와 용모는 추하고 못생기며
설령 좋은 곳에 태어나더라도
신분이 늘 하열하며

나[我]라는 상(相)에 집착하여
진리에 대해 미혹하며
슬기로운 지혜가 없으므로
말을 듣고 분별할 줄을 모르며
성품이 공한 법의 이치 듣고도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느니라.

여래 세존은
과거에 이미
일체 세간의
모든 희론을 멀리 여의었으나

범부는 이것에 대해
깊이 애착하는 맘 내어
목숨이 다하도록
깨닫지 못하느니라.

아무리 계 지님을 칭찬해도
범행을 닦지 않으며
입으론 법을 말하면서
몸으로 비법을 행하여
스스로 이것을 율법이라 말하면서
항상 율법 아닌 것을 행하느니라.

부처는 제자들을 가르치어
잿빛으로 물든 옷을 입게 했으나
파계한 사람이
이 옷을 입으면


교만하고
방일한 마음만 늘고
먹는 신도의 보시물은
타는 불덩어리를 먹는 듯 하리니
이미 세속의 집을 버렸다면
5욕의 즐거움이 없어야 되리라.

또 불법에 대한
미묘하고 월등한 즐거움 없이
잡된 짓 좋아하여
두 가지 치우친 견해를 여의지 못하면

그 마음으로 좋아함이
다 청정하지 못한 것이어서
이런 어리석은 사람이
대중 속에 있으면

마치 야간(野干)이
사자 무리에 들어간 듯 하리니
아무리 이와 같은
적정법을 설한다 한들

진실한 공의 뜻의 이치
능히 명료히 깨달아 알지 못한 채
대중에게 칭찬 받으면
교만한 마음만 생기리라.

큰 스승께 참괴(慙愧)하거나
겸양할 생각 않고
부정한 물건을 받고는
마니 보배를 얻은 듯

기뻐하여 가지며
마음으로 놓아버릴 줄을 모르나니
이 따위 하열한 무리는
비록 다시 출가한다 해도

형식 치레만으로
의발을 지니고 보호하리니
단지 겉모양만 있을 뿐
진실한 지혜는 없으며

머리는 깎았으나
나쁜 마음 놓아버리지 않고
뒤바뀐 소견으로
사문의 법 아니라네.

적정한 열반의 법
잃어버리고
또한 사문의
도과(道果)는 얻은 것 없고

무명과 번뇌는
털끝만큼 줄지 않고서
촌락에 다니면서
스스로 적정하다 한다네.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 없어
바른 길로 나아갈 줄 모르고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다 불선법(不善法)이며

이양(利養)을 위하여
아란야처(阿蘭若處)에 머무르며
열반의 인(因)은
닦아 익히지 않는다.

혼침하여 자면서
안일만 생각하며
언제나 이런 일
하기만 즐기나니

비록 아란야처에서
여러 해를 지난들
뒤바뀐 소견으로
열반의 길 잃어버리고

끝내 사문의 도과는
얻지 못하고
정견을 깨뜨리고
금계를 범하며

좋은 의복으로
그 몸만 치장하며
욕망의 즐거움에 대해

애착심만 내도다.

성읍(城邑)에 들어가면
교만만 부리고
몸짓을 함부로 하여
위의를 지키지 못한다네.

혹 성읍에 들어가서는
돌아다니며 스스로 선전하되
‘저 산굴 속이
아란야처로서
바로 나의 주처임을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고 한다네.

또 천천히 거닐며 지그시 보고
나아가고 머무름이 점잖은 체하며
기괴한 말을 내뱉으며
아라한의 모양을 나타내어

일반 속인들로 하여금
서로 일러 말하기를
‘저 아란야의 비구는
진정한 성인이시다’라고 하게 한다.

혹은 또 저
아란야처에 있으면서
오는 사람 만나면
가리켜 말하기를

‘나는 이곳에서
밤낮으로 정진한다’고 하면서
혹은 연한 풀을
앉는 곳에 깔기도 한다.

때로는 마을에 들어가
일반 신도의 집을 방문하여
거짓으로 은근하게
안부를 묻고는
왕과 난적의 일 등의 일이 어떠니
세속의 이야기만 떠든다.

때로는 물든 마음 지니고
여인의 앞에서
갖가지 방법으로
제 자랑만 하면서

‘내가 세상 위해
큰 복밭[福田]이 되려고
왕위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기에
궁인과 시녀들이
모두 다 하늘에 나게 될 것이다’라고 한다.

그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존경해
의복이며 음식이며
갖가지를 공양하며

‘대덕은 우릴 가엽게 여기시어
저희들에게 자주 와 주십시오’라고 하면
그 재미를 탐하여
허물된 줄을 모른다.

악마는 그 틈을 타나니
마치 거북이가 그물에 걸리듯 하리.
수행하는 대중에게
이익을 자랑하고

정진하는 비구를
업신여겨 비방하며
마음은 명리에 미혹되어
탐착심만 길러가네.

목숨[命] 때문에
항상 속임수만 부리어
몸과 입으로
나쁜 짓만 길러가네.

시주가 바치는
깨끗한 공양을
게으름으로 말미암아
그 복만 감할 뿐이네.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나쁜 욕심만 내나니

이 공법(空法)에
순인심(順忍心)이 없도다.

만일 나의 법 가운데
능히 이러한 허물 여의고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이롭거나 또는 이롭지 않거나
칭찬하고 흉보고 괴롭고 즐거운 것 등
이러한 세상 법에 동요되지 않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몸은 깨끗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모든 온(蘊)은 종기며 혹이라는 생각을
음식을 받음은 종기에 약 바르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비록 좋은 옷을 받더라도
잘난 체하는 생각 내지 말고
더러운 몸 덮기 위해서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육신의 힘 믿을 것 없고
음식물에 탐착함 없으며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모든 것이 공(空)인 줄을 깨닫고
욕심을 취하거나 버림 없으며
항상 공적(空寂)의 행 닦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1유순(由旬)의 산 속에 들어가서
홀로 앉아 선정을 닦으며
모든 법이 나 없는 줄을 관하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눈의 남이 다한 경계와
눈의 유전(流轉)하는 모습을 관하여
부지런히 눈의 청정한 도를 닦으면
이 법 얻기가 어렵지 않으리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과
음성과 명자(名字)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다 이와 같도다.

이렇게 오는 세상에
한량없는 비구들의
정근하고 게으른 자를
모두 다 명료히 아느니라.

그가 착한 벗․나쁜 벗을 만나거나
수행하거나 수행하지 않거나
믿거나 믿지 않음을
모두 다 명료히 아느니라.

그가 착하거나 나쁜 벗을 만나서
저 모든 근(根)이 다하는 도를
닦는지 닦지 않는지
모두 다 명료히 아느니라.

혹은 보리를 사모하고 좋아하기를
한 달․두 달․석 달 동안 하다가
그 뒤에 도리어 타락하는지
모두 다 명료히 아느니라.

어떤 사람이 이 법을 듣고
사모하고 좋아하는 마음 내고는
가령 때로는 물러났다가
도리어 깨끗한 믿음 얻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이 법을 듣고도
방일함을 여의지 못하고
문득 생각 내어 말하기를
‘이 경은 부처님 말씀이 아니다’라고도 한다.

어떤 사람은 이 법을 듣고는
악마에게 휩쓸려서
처음엔 비록 신심을 냈다가도
뒤에는 도리어 놓아 버리며

이 법에 기뻐하고 즐겨함 없고
부질없이 명리만 구하여

마을을 쏘다니면서
다라니를 찬탄해 말하지만

삼매 총지(三昧總持)의 광명은
실지로 아는 것 없으며
5욕 경계에 얽매여
세속의 일을 탐하여 구하면서

부질없는 분별과 언설로
공법(空法) 닦는 이를 비방하며
바른 생각․슬기로운 마음이 없이
일생을 헛되이 지내버리리.

어리석은 사람은 공법을 버리나니
이것이 곧 파계한 자로서
장차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져
끝내 하늘에 태어남 얻지 못하리.

가령 한 찰나 동안에
천 개의 탑을 세울지라도
이 경의 4구게(句偈)를 듣고
받아 지님만 같지 못하리.

백천 개의 꽃꾸러미로
불탑에 공양하여도
이 경의 4구게를 듣고
깊이 생각함만 같지 못하리.

사람이 보배 탑을 세우기
그 수가 갠지스강 모래처럼 많아도
한 찰나 동안에
이 경을 생각함만 같지 못하리.

백억 부처님 세계에
꽃을 뿌려 공양을 드려도
한 찰나 동안에
이 경을 생각함만 같지 못하리.

가사(袈裟)옷 백만 억 벌로
모든 부처님께 받들어 공양해도
한 찰나 동안에
이 경을 생각함만 같지 못하리.

불안(佛眼)은 매우 청정하여서
알고 보지 못함이 없나니
만일에 이 경을 사모하고 좋아하면
그는 장차 여래의 눈 얻게 되리라.

지나간 세상 무수한 겁에
연등(燃燈)이라 하는 부처님 계셨다네.
나는 그때에 마납박가(摩納縛迦) 선인으로서
꽃을 가져와 공양 올렸었다.

그러자 곧 내가 부처 될 것 수기하시되
‘그 명호를 석가모니라 부르고
장차 도량에 앉아서
이 경전을 연설하리라’고 하셨네.

너는 그때에 동자가 되어
내가 수기 얻는 것 듣고는
기뻐하면서 깨끗한 마음 내어
합장하면서 발원하기를

‘마납박가께서 부처님이 되시면
저는 그분의 교화를 도울 것이고
나아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면
그 법장(法藏)을 수호하리라’라고 하였다네.

저 연등불께서 말씀하신
출현광명의 미묘한 경은
마납박가와 그 동자가
그때에 함께 받아 들었도다.

내가 일찍이 지나간 세상에
우담바라꽃을 가져다
저 부처님께 공양드릴 때에
너도 그때에 그 모임에 있어서

이러한 서원을 세웠나니
나의 말법 시대 가운데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널리 연설하여 유포하리라고 하였느니라.

어떤 사람이 이 법을 듣고
마음으로 성내지 않고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면

그이는 훌륭한 장부라 이름하리라.

너는 마땅히 후세에
이 듣기 어려운 법을 받아 지니고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여
그 뜻과 이치를 분별하여라.

나는 또한 지나간 세상에
바른 법이 멸하려 할 때에
이 출현광명경을 가지고
널리 중생을 위하여 말하였노라.

어리석은 이는 부지런히 닦지 않고
이 경에 비방하는 마음 내었으나
나는 비록 이런 말 들어도
또한 성낸 일이 없었도다.

나는 항상 참는 힘 닦아
모든 세간을 요익되게 하였나니
참는 힘 성취함으로 말미암아
상호(相好)로 그 몸을 장엄하였네.

동자야, 너는 마땅히 관찰하라.
부처의 몸은 묘하고 원만하며
금빛으로 가장 청정하나니
다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내가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면
가없는 세계가 흔들리지만
중생이 굴러 떨어지지 않음도
다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내가 한 모공 속에서
백천의 광명을 자아내어
깨끗이 일체를 비춤도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나찰(羅刹)은 매우 두려운 귀신으로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건만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나를 공경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나는 모든 권속들의
마음을 잘 길들여
모두 여래께 존경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가지 모든 음악이
대중 가운데 두루 하여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의 여러 용왕들
성냄의 독이 매우 두렵건만
부처를 보면 기뻐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나찰과 야차(夜叉)의 무리가
백천 가지 꽃꾸러미를 가지고
모두 와서 나를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한량없는 백천 세계의
현재 모든 여래가
나의 공덕을 칭찬하시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8천 구반다(鳩槃茶)와
아타박가(阿吒嚩迦)의 무리들은
꽃을 뿌려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6천 구지(俱胝)의
여러 야차왕들이
다 와서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다시 1천 용왕의
마나사가(摩那娑伽) 등이
붉은 진주로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도모로(兜牟盧)와
시기비(尸棄毗) 등이
음악으로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구반다와
비로택가(毘盧擇1)迦) 등이
향과 꽃으로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대지를 지니는 용왕은
그 반쪽 몸을 나타내 보이어
합장하며 나에게 공경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구지의 몸이 없는
마후라가․아수라 등이
깨끗한 마음으로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동자야, 너는 마땅히 관할지어다.
여래의 광명이 비치는 곳엔
괴로움 여의고 안락을 얻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삼모다(三暮多)의
바람 하늘이 허공에 두루 하여
향을 비처럼 내리어 나에게 공양하나니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백천 여러 하늘 무리가
하늘 꽃 뿌려 공양드리며
모든 애착 다 놓아 버리고
여래에게 친근하도다.

너는 부처님의 신통을 관하라.
말한 바 보시와 지계의 음성이
일체 세계에 두루 들림도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5온과 18계를 연설하는 소리와
4제를 설하는 음성이
두루 일체에 들림도
모두 뛰어나게 참는 힘으로 인함이니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다한 경계는 적정하며
눈의 생겨나는 경계도 그러하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은 인연 좇아 나는 것이어서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적정함을 관찰하면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다한 경계는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변제(邊際)는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나는[生] 경계는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유전함은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남이 없는 경계는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눈의 적멸한 경계는 적정하나니
모든 부처님이 이로부터 난다고
공중에서 연설함을 듣게 되리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
음성과 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 이러하며

탐냄․성냄․어리석음과 분함․덮어 숨김
질투와 아첨과 속임
뽐냄과 교만 등도
자세히 말하면 또한 그러하니라.

그때에 월광 동자가 이러한 최상의 법을 말씀하심을 듣고 기뻐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다음날에 여래와 아울러 비구 대중을 청하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음식 공양을 받으소서.”
그때에 세존께서 그 동자의 마음이 청정함을 아시고 또한 한량없는 중생을 요익하기 위하여 대자비심으로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러자 동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예경하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서 그 권속과 하늘․용․야차․나찰(羅刹)․구반다 등과 함께 왕사대성(王舍大城)을 장엄하여 네거리 길에는 채색 휘장을 펴서 둘렀는데 그 휘장은 높고도 넓어서 네거리를 덮었으며, 금줄로 구슬을 얽어 꿰어 드리웠으며, 사자 번기[師子幡]의 띠와 금꽃을 드리운 꾸러미 등 백천 가지로 꾸몄었다.
또 보배 꽃이 있으니, 그 빛이 특수하며 갖가지의 꽃을 섞어서 꽃다발을 만들었는데, 첨복가 꽃다발․목진린다 꽃다발 등 이런 종류가 수없이 보배 휘장 사이에 두루 드리워졌으며 대회를 널리 장엄하였다.
그 아래에 좌상을 펴고 보배 향을 사르니 필력가향(畢力迦香)이며, 도마차향(都摩遮香)․전단향(栴檀香)․울금향(鬱金香) 등이 청정하여 뜻을 즐겁게 하는 갖가지 화합향으로 공양함이었다.
다시 향수로 길거리에 두루 뿌리고 온갖 꽃으로 땅에 뿌려 곳곳에 가득했다.
그때에 하늘의 동녀며 아수라의 딸․마후라가의 딸 등 그 수가 한량없는 이들이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보리의 종자를 성취하고자 함께 와서 이 뛰어난 큰 성을 장식하였다.
월광 동자는 이 성중이 두루 장엄되자 때가 되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이 성에 드시옵소서.”
그러자 부처님께서 대중들을 데리고 앞서서 성문에 드시었다. 발을 내릴 때에 성중의 땅이 흔들리자 시방 여러 세계도 따라서 흔들렸다. 그때에 장님은 눈을 뜨고, 괴로운 자는 즐거움을 얻고 귀머거리는 듣게 되며, 꼽추는 허리를 펴고 재물 없는 자는 재물을 얻고 아들 없으면 아들을 얻으며, 옷이 없으면 옷을 얻고 금․은 보배가 그리운 자는 금․은 보배를 얻고 친척이 없는 자는 친척을 얻으며, 일체 몸의 장신구가 부족한 자는 다 몸의 장신구를 얻게 되었다.
또는 구기라․앵무․공작․사리가라(舍利迦羅) 같은 이런 뭇 새들은 여래를 보고서 기뻐하며 뛰어나게 묘한 음성을 내었고, 이 소리를 듣고는 다 기뻐하였다.
여래께서 신통력으로 한량없는 첨복가 나무를 나타내시자 백천 중생이 그 깨끗한 꽃과 묘한 향기를 부처님께 뿌려 공양하였다.
다시 백천 아수라 딸이며 마혜수라(摩醯首羅) 하늘은 붉은 진주와 전단향 가루로 여래 위에 받들어 뿌렸고, 아수라 무리와 여러 하늘을 보니 일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 황금과 백은을 섞어 꾸민 것으로 허공 중에서 여래 위를 덮었다.
세존께서는 다시 신통력으로 한량없는 전단향 나무며, 백천 금강수(金剛樹)며, 보배 그릇․의복의 나무들을 한량없이 나타냈으니,
진기한 보배로 장엄되었으며, 꽃과 잎이 무성하고 일체 중생의 복덕의 과일이 함께 익었다. 미풍이 움직이매 가장 뛰어나고 미묘한 향기가 넘쳐흘러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가득하며 백천 중생은 이것을 가져 부처님께 뿌렸다.
이러한 한량없는 중생[情]과 나무[非情]들은 다 여래의 신통력으로 변화한 것이다. 만일 부처님의 신통 보기를 희구하는 자가 있다면 그 뜻에 맞추어 만족시켜 주시기 위함이었다.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가실 때에 대중들은 허공에서 미묘한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불가사의한 법을 연설하였으나 마찬가지로 그 소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었는데, 백천 게송으로 법을 선설하였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다한 경계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實性)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이 다하는 경계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이 생기는 경계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적정함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유전함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없음도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남[生]이 없음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탐냄의 적멸함 알고 보면 공적한 것
그 실성 깨달으면 보리를 얻으리.

성냄․어리석음․분함․덮어 숨김․질투와 속임
아첨․삿된 왜곡․뽐냄․교만과 근심
고(苦)․집(集)․멸(滅)․도(道)와 중생
동남․동녀와 부녀자

장부와 양육(養育)과 여섯 감관[六根]
6진(塵)과 4대와 체성[性]과 사물(事物)
세간․고(苦)와 온(蘊)․계(界)․세(世)와 남[生]
음성과 명자 등도 또한 그러하도다.

법왕께서 미묘한 법음(法音) 연설하시니
일체 중생이 다 기뻐하도다.
하늘이나 사람이나 같이 듣고는
여래승(如來乘)에 머무르기 좋아하도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보시함을 매우 즐기셔
보시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정계(淨戒)를 매우 즐기셔
정계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인욕(忍辱)을 매우 즐기셔
인욕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정진을 매우 즐기셔
정진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선정을 매우 즐기셔
선정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때마침 세존께서 성에 드실 때에
공중에 소리 있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지혜를 매우 즐기셔
지혜의 공덕으로 보리를 얻으셨네.

신통의 힘․복덕의 힘․지혜의 힘
방편의 힘․색신(色身)의 힘․명칭의 힘
업(業) 인연의 힘․깨끗한 믿음과 들음
보시에 응하는 힘․적정의 힘

조복의 힘․실제(實際)의 힘․진제의 힘․선근의 힘
두려워하거나 기뻐하게 하고 이롭고 즐겁게 하는 힘

자(慈)․비(悲)․희(喜)․사(捨)로 참고 고뇌함 없으며
비고[空] 모양 없음[無相] 등도 그러하도다.

10력을 가지신 성주(聖主)시며 하늘보다 존귀한 이
공덕과 명성이 비길 데 없으시며
큰 성에 드시려 한 발걸음 내리심은
널리 중생을 요익하게 하기 위하심이라.

옛적에 삼계에서 정업(淨業)을 닦으시어
하늘들의 온갖 선행 길러 주시어
일체 세간이 다 우러르나니
나의 이 말 듣고는 다 기뻐하리.

여래께서 성에 드시려 한 발을 내리실 때에
이 성의 대지가 진동하면서
세존의 청정한 광명 바라보고는
목마르게 우러르며 기뻐 춤추네.

세존께서 성에 드셔 널리 이익되게 하실 때
인간․하늘 대중들이 다 기뻐하며
땅 위와 허공계의 3유(有) 가운데
다 여래의 안락 주심 칭찬하였네.

세존께서 발바닥으로 처음 땅을 디디실 때
맑은 빛 두루 비침 희유하여라.
준마가 성 안에서 미묘한 소리 내면
뭇 새가 허공에서 또한 기뻐하는 것 같다네.

깨끗한 믿음 지닌 착한 여인네는
팔찌․발찌며 몸 장식 등
이러한 갖가지의 보배 장엄구에서
부딪치지 않아도 절로 묘한 소리 내며

제각기 모여 와서 경축하면서
다같이 거룩한 길상(吉祥)을 찬탄하도다.
귀머거리․장님이 감관의 기능 얻음은
이것은 다 여래의 수승한 과보 덕분일세.

세존께서 성에 드시자 다들 기뻐하고
하늘 사람은 꽃을 뿌려 공양 드리며
허공에 두루 하게 묘한 소리 내면서
한량없는 하늘들 크게 기뻐하여라.

다시 어떤 실성했던 중생은
미쳤던 증세 없어져 서로 경축하며
근심 걱정하던 임신한 여인도
광명의 은혜 입고 괴로움 여의어 안락 얻었네.

부끄러움 아는 착한 남녀에겐
그들 위하여 물든 애욕 여의는 법 말하자
다 깨끗하고 기쁘고 청정한 마음 내어
거룩하신 모니의 발 아래 정례하며

혹은 여래의 최상도를 구하거나
혹은 보살승․성문승을 구하되
가장 훌륭한 전단성(栴檀城)에 들 듯이
존귀한 얼굴 우러러 보고 스스로 기뻐하네.


부처님의 지혜로 남의 행동 잘 아시고
세간의 원함을 따라 이익되게 하시며
훌륭한 법재(法財)를 보살에게 주시고
미묘한 진보를 중생에게 베푸시네.

세존께서 성에 들어가실 때
공중에서 이렇게 말하였네.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이것은 부처님을 존중하는 것이네.

세존께서 성에 들어가실 때
공중에서 이렇게 말하였네.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부처님께 청정한 믿음 내는 것이네.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부처님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얻으리니
청정한 믿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법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얻으리니
청정한 믿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승가[僧]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얻으리니
청정한 믿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계행에 집착하지 않음을 얻으리니
청정한 믿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나쁜 길로 나아가는 탐욕을 여의리니
탐욕 여읜 마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나쁜 길로 나아가는 성냄을 여의리니
성냄 여읜 마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나쁜 길로 나아가는 어리석음을 여의리니
어리석음 여읜 마음이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보리의 지혜에 머무르게 되리니
보리의 지혜가 끊임없음은
눈이 다한 경계를 관한 까닭일세.

나아가 눈의 나는 경계며
끝나는 경계와 유전함이며
적정과 아울러 없음[無有]과
남 없음과 장차 적멸함
이러한 여러 가지 법문도
다 눈의 다함에 대한 법문과 같도다.

만일 눈이 다한 경계를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神通)을 얻으리.

만일 눈이 생겨나는 경계를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끝나는 경계를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유전함을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적정함을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생겨남 없음을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없음을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만일 눈의 적멸함을 좋아한다면
그는 항상 의혹됨 없으리니
의혹됨 없으므로
그는 곧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
음성과 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 이러하다네.

눈의 남이 가없음을 알면
가없는 지혜를 일으키리니
지혜가 가없으므로
이 법을 설함도 또한 그러하다네.

눈의 다함이 가없음을 알면
눈에 장애가 없나니
눈에 장애가 없으므로
부처님의 무애지(無碍智)를 얻으리.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
음성과 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 이러하다네.

세존께서 성에 들어가실 때
백천 중생의 무리가
공중에서 설하는 법음을 듣고
부처님의 덕을 의심함 없었네.

혹은 탐욕을 일으키더라도
부처님 지혜 무너뜨리지 못하며
혹은 어떤 이가 탐욕을 일으켜
부처님의 공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혹은 탐욕을 일으키더라도
위없는 지혜를 희구하여
부처님의 불공법(不共法)을 부지런히 닦으며
성문승의 법문을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선(禪)을 닦되
선정의 즐거움에 집착하여서
증상만을 일으켜
사문의 과위 얻었다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선을 닦되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 얻지 못하면
가령 백천 겁을 닦아도
마침내 해탈을 얻지 못하리.

세간에 삶을 받아 누리는 자
그 속에 다 애착심 내나니
만일 생(生)의 자성 공한 줄을 알면
저 보는 지견이 항상 청정하리라.

만일 다시 4선(禪)을 닦을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 얻지 못하면
가령 백천 겁이 지나더라도
저 선은 청정하지 못하리.

만일 등인(等引)을 증득하여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번뇌 다한 경계를 증득하여 알지 못하므로
그는 항상 유루증(有漏證)을 벗지 못하리.

만일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여서
생각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생각의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항상 유루상(有漏想)을 벗지 못하리.

만일 세간을 좋아하여 집착해서
세간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세간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항상 세간의 유루를 벗지 못하리.

만일 유루심에 머물러서
마음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마음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항상 유루심을 벗지 못하리.

만일 유루법에 머물러서
법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법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항상 유루법을 벗지 못하리.

만일 두타(頭陀)의 수행법을 갖추었어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눈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진실한 두타 행자 되지 못하리.

비록 몸에 먹물 옷을 입었더라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눈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실로 몸에 맞는 법복 아니네.

몸은 비록 귀족 가문에 났을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눈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실로 종성의 청정함이 아니네.

비록 권속을 많이 길러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빨리 나쁜 세계에 떨어지더라도
그 권속이 능히 구할 자 없네.

비록 성명론(聲明論)을 잘 알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눈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성명론에 통달한 자 되지 못하리.

비록 공교하게 잘 알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눈이 다함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공교한 자 되지 못하리.

비록 문난(問難)의 이론에 밝아
한 글자 뜻을 널리 분별하여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그는 뜻대로 말함이 되지 못하리.

비록 지혜로운 이의 지식을 배워도
비밀스런 이치와 비밀스런 이치 아님 알지 못하면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 없으므로
법을 실로 얻은 것 없으리.

비록 가지가지 언어로 만들어진
세상 학문 온갖 법을 알아도
눈이 다한 경계의 지혜 없으면
험한 곳에 떨어지며 칡덩굴을 잡은 듯하리.

비록 성명론을 잘 알고
길흉의 징조를 미루어 점치며
문자와 음운(音韻)을
읽고 외워 완전히 알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를 알지 못하면
그들은 끝내 지혜 없으리라.

비록 여인네의 사정에 밝아서
간사한 말로 유혹하며
안마하여 피로를 푸는 법과
비밀스런 요술에 통달했을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를 알지 못하면
그는 끝내 지혜 없으리.

비록 백 가지 학설을 연설하되
한 글자도 빠뜨림이 없을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를 알지 못하면
그 말이 끝내 아무 의미 없으리.

이렇게 눈의 나는 경계며
끝나는 경계와 그 유전함이며
적멸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러함을 알아야 하느니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
음성과 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 그러하도다.

비록 성명론을 읽어 외우며
그 뜻을 다 깨달아 알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를 알지 못하면
그는 끝내 하열한 이 되리라.

비록 4위타(圍陀:veda)를 외우며
그 주술(呪術)에 다 통달할지라도
눈이 다한 경계를 알지 못하면
그는 끝내 하열한 이 되리라.

이렇게 눈의 나는 경계와
끝나는 경계와 그 유전함이며
적정과 적멸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이며
빛깔․소리․냄새․맛과 감촉
음성과 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 그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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