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17권
대보적경 제17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5. 무량수여래회(無量壽如來會) ①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 중에서 큰 비구중 일만 이천인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다 큰 성문(聲聞)으로서 이름이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橋陳如)․마등(馬騰)․대명유현(大明有賢)․무구(無垢)․수발타라(須跋陀羅)․선칭원만(善稱圓滿)․교범발제(憍梵鉢提)․우루빈나 가섭(優樓頻羅迦葉)․나제 가섭(那提迦葉)․마하 가섭(摩訶迦葉)․ 사리불․대목련․마하 가전연(摩訶迦旃延)․마하 겁빈나(摩訶劫賓那)․마하 주나(摩訶注那)․만자자(滿慈子)․아니루타(阿尼樓馱)․이바다(離婆多)․상수왕(上首王)․주피안마구라(住彼岸摩俱羅)․난타(難陀)․유광선래(有光善來)․라후라(羅睺羅)․아난타 등이 상수가 되었다.
다시 보살중이 있었다. 말하자면 보현(普賢)보살․문수사리보살․미륵보살과 현겁(賢劫) 중의 모든 보살들이 앞뒤로 둘러쌌으며 또 현호(賢護) 등 십육장부가 함께 계셨으니, 말하자면 선사유의(善思惟義)보살․혜변재(慧辯才)보살․관무주(觀無住)보살․선화신통(善化神通)보살․광당(光幢)보살․지상(地上)보살․적근(寂根)보살․혜원(慧願)보살․향상(香象)보살․보당(寶幢)보살 등이 상수가 되어 다 보현(寶賢)의 도를 준수하고 보살의 일체 행원(行願)을 만족하며
일체 공덕 법 가운데 머물러서 모든 부처님의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러 일체 세계 가운데 등정각(等正覺)을 이루기를 원하였다.
또 원하기를 도솔타천에서 나서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에 강생하여 일곱 걸음 옮김을 나타내며, 큰 광명을 놓아 온 부처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스스로 ‘내가 일체 세간에 가장 높고 귀함이 되도다’라 외치고 제석천․범천이 모두 와서 친히 받들게 하리라.
또 글이며 산수․역수(曆數)․성명(聲明)․기교․의방․양생(養生)․부인(符印)과 장기 바둑 등 유희를 나타내어 보이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며 몸이 왕궁에 있으면서도 5욕의 경계를 싫어하며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고 세상이 항상됨 없음을 깨달아 왕위를 버리고 성을 나와 도를 배우려 하며, 온갖 몸 꾸미개와 훌륭한 보배를 풀어 버리고 가사를 입고 육년 고행하여 오탁 세계를 위하여 이러한 시현을 지으며, 세간을 따른 까닭에 니련선하(尼連禪河)에 하수에 목욕하고 도량에 나아갈 적에 용왕이 맞이하여 찬탄하고 모든 보살중이 오른쪽으로 돌면서 찬양하리로다.
보살이 그때에 풀을 받아 보리수 아래에 펴고 가부좌를 맺으리라. 또 악마의 무리가 에워싸고 장차 해치려 할 적에 보살이 정력(定力)․혜력(慧力)으로 그것을 항복받고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거든 범왕(梵王)이 권청하여 법바퀴를 굴리되 용맹하여 두려움이 없으며, 부처의 음성이 진동하여 법고를 치고 법의 나팔을 불며, 큰 법의 당기를 세우고 바른 법의 횃불을 불사르며, 바른 법과 선정을 거두어 잡아 지니고 큰 법의 비를 내리어 뭇 생물을 윤택하게 하며, 큰 법의 우레를 쳐서 중생을 열어 깨치게 하였다.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광명을 비추어 세계 가운데 땅을 다 진동케 하며, 마의 궁전을 둘러엎어 파순을 떨게 하고 번뇌의 성을 깨뜨리고 모든 사견의 그물을 찢어 버리며, 흑법(黑法)을 멀리 여의고 온갖 백법(白法)을 내게 하며, 신자의 베푸는 공양을 능히 받고 능히 소화하며,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
묘한 이치를 선양하였다.
혹 미소를 보여 백천광명을 놓으며, 관정계(灌頂階)에 올리어 보리기(菩提記)를 받으며, 혹은 불도를 이루며, 열반에 드는 것을 보이므로 한량없는 중생들이 다 번뇌가 다하게 하여 보살의 끝없는 착한 뿌리를 성취시키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 세계 가운데 능히 시현하되, 마치 요술쟁이[幻術師]가 요술을 잘 알아 남녀의 형상을 나타내어 보이고 그 가운데 실로 무엇을 얻을 것이 없듯이, 이와 같이 모든 보살들이 끝없는 요술의 공덕을 잘 배워서 능히 변화와 서로 응하는 법을 나타내어 보이되 능히 변화의 도를 잘 아는 까닭에 모든 불토(佛土)를 나타내고 큰 자비를 보여 일체 중생들이 다 보살의 원행을 닦게 하며, 한량없는 의리의 문을 성취하여 평등한 이치를 통달하되 일체 선법을 구족히 닦아 이루며, 모든 부처님 세계에 평등히 들어가서 항상 모든 부처님이 위신력을 더하여 주심이 되니라.’
일체 여래가 증명하고 인가하시어 보살을 가르쳐 아사리(阿闍梨)를 지으며, 그에 맞는 끝없는 모든 행을 익히게 하며, 온갖 법계의 행하는 바를 통달하고 능히 중생계와 국토를 분별하며, 또한 항상 발심하고 정진하여 모든 여래를 공양하며, 갖가지의 몸이 마치 그림자와 같은 줄을 보며, 인타라(因陀羅)의 그물을 잘 배워서 능히 악마의 그물을 찢으며, 모든 사견의 그물을 무너뜨리고 중생의 그물에 들어가며,
능히 번뇌의 권속과 마군의 권속에서 뛰어나와 멀리 성문․벽지불의 경지에 나아가며,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법문에 들어가서 능히 방편선교에 안주(安住)하며, 처음에 이승 열반에 들기를 즐겨하지 아니하고 남이 없고[無生] 멸함이 없는[無滅] 모든 삼매에 들어가며 일체 다라니문을 얻어서 광대한 모든 감관[根]과 변재가 결정되어 보살 장법(藏法)을 잘 분별해 알며,
불화삼매(佛華三昧)에 때를 따라 깨달아 들어가서 일체 깊은 선정을 갖추며,
일체 부처님이 다 앞에 나타나시어 한 생각 가운데 두루 불국토에 노닐어 널리 돌아가고 돌아오되 그때를 달리하지 아니하며, 어려움[難]과 어렵지 않은[非難] 가장자리에서 능히 그 가장자리를 깨달아 알며, 실상의 이치를 부연하되 차별을 잘 알며, 부처님의 변재를 얻었으되 보현행(普賢行)에 머물러서 중생의 언어를 분별하며, 세간의 법에 뛰어나서 일체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잘 알며, 자구(資具)가 자재한 바라밀다를 얻어서 중생을 짊어지고 청하지 않아도 일부러 벗이 되며,
능히 일체 여래의 법장을 지니고 편히 머물러서 일체 불종(佛種)을 끊지 않으며, 중생을 불쌍히 여기어 능히 법의 눈을 열어 주며, 모든 악취의 문을 닫고 선취의 문을 열며, 두루 중생을 관찰하되 능히 부모․형제의 생각을 지으며, 일체 공덕을 찬탄하는 바라밀다를 증득하여 능히 여래의 일체 공덕을 찬탄하며 나머지 모든 공덕을 칭찬하는 법을 분별하여 알더라. 이와 같은 보살대사가 한량없었다.
그때에 존자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끓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신색 감관이 다 청정하며 위광(威光)이 빛나기가 금 무더기 같으며, 또 밝은 거울이 광채가 빛나듯 하옵니다. 예로부터 일찍이 보지 못한지라. 기뻐하여 우러러뵈옵고 희유한 마음을 내옵나이다.
세존이시여, 이제 대적정(大寂定)에 드시어 여래의 행을 행하여 다 원만하오며 능히 대장부의 행을 이룩하여 삼세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이 생각에 머무르나이까?”
그때에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제 어떻게 이 뜻을 알았느냐? 모든 하늘이 와서 너에게 일러 주었느냐? 나를 보고 스스로 알았느냐?”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의 서광이 희유함을 보고 이 생각을 낸 것이옵고 하늘이 일러 준 것이 아니옵니다.”
“착하다. 네가 이제 쾌히 물음이여. 능히 잘 관찰하고 미묘한 말솜씨로 여래에게 이러한 뜻을 물었도다. 네가 일체 여래 응정등각께서 대비심에 머물러서 중생을 이익케 함이 마치 우담화와 같이 희유하게 세상에 출현함을 생각하고 이 뜻을 물었으며, 또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이락케 하기 위하여 능히 여래에게 이러한 뜻을 물었도다.
아난아, 여래 응정등각은 능히 한량없는 지견을 잘 열어 보이느니라. 왜냐하면 여래의 지견은 장애가 없느니라. 여래 응정등각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고자 하면 능히 잠깐 동안에 한량없고 수없는 백․천․억 나유타 겁을 머무르거나 혹은 위와 같은 수량을 지나가되 여래의 몸과 모든 감관은 늘고 줆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삼매를 얻어 자재로이 저 언덕에 이르러서 온갖 법에 자재하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오리다. 듣고자 하나이다.”
“아난아, 지나간 옛적에 수없이 많은 겁을 지나서 부처님이 출현하셨으니, 이름은 연등(燃燈)이라. 저 부처님으로부터 많은 수량을 지나서 고행불(苦行佛)이 세상에 출현하였다. 고행불 다음에 여래가 있었으니, 이름은 월면(月面)이라.
월면불 다음에 얼마를 지나서 전단향불(栴檀香佛)이 있었다. 그 부처님 다음에 소미로적불(蘇迷盧積佛)이 있었고 그 부처님 다음에 다시 묘고겁불(妙高劫佛)이 있었느니라.
이와 같이 잇달아서 이구면불(離垢面佛)․불염오불(不染汚佛)․용천불(龍天佛)․산성왕불(山聲王佛)․소미로적불․금장불(金藏佛)․조요광불(照耀光佛)․광제불(光帝佛)․대지종성불(大地種性佛)․광명치성유리금광불(光明熾盛琉璃金光佛)․월상불(月像佛)․개부화장엄광불(開敷花莊嚴光佛)․묘해승각유희신통불(妙海勝覺遊戱神通佛)․금강광불(金剛光佛)․대아가타향광불(大阿伽陀香光佛)․사리번뇌심불(舍離煩惱心佛)․보증장불(寶增長佛)․용맹적불(勇猛積佛)․
승적불(勝積佛)․지대공덕법시신통불(持大功德法施神通佛)․영폐일월광불(映蔽日月光佛)․조요유리불(照耀琉璃佛)․심각화불(心覺花佛)․월광불(月光佛)․일광불(日光佛)․화영락색왕개부신통불(花瓔珞色王開敷神通佛)․수월광불(水月光佛)․파무명암불(破無明暗佛)․진주산호개불(眞珠珊瑚蓋佛)․저사불(底沙佛)․승화불(勝花佛)․법혜후불(法慧吼佛)․유사자후아안성불(有師子吼餓鴈聲佛)․범음룡후불(梵音龍吼佛) 등 이러한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서로 겁수의 거리가 다 수량을 지났느니라.
그 범음룡후불이 세상에 나오시기 앞서 무량수 전에 세주불(世主佛)이 계셨고 세주불 다음 무수 겁에 출현하시니 이름이 세간자재왕 여래․응정․등각․명행원만․선서․세간해․무상장부․조어사․천인사․불세존이었다.
아난아, 그 부처님 법 가운데 한 비구가 있었으니, 이름은 법처(法處)였다. 특수한 행원과 염혜력(念慧力)이 뛰어나서 그 마음이 굳건하여 흔들리지 않았으며, 복과 지혜가 수승하고 형상이 단엄하였느니라.
아난아, 그 법처 비구가 세간자재왕 여래 앞에 나아가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여래의 한량업고 끝없는 광명
온 세상 어떤 빛으로도 견줄 수 없네.
저 해와 달이나 마니보배 빛들은
부처님의 위광에 다 가리어 버렸네.
세존이 능히 한 음성으로 말씀하시건만
중생들 각기 제 소리대로 알아듣도다.
또 능히 하나의 묘한 육신 나타내시면
두루 중생이 제 모양대로 보게 되도다.
계와 정․혜와 정진 및 많이 들음
모든 중생들 그 누가 비슷하리.
깨침의 지혜 바다와 같이
능히 깊은 법을 잘 분별하시네.
번뇌 다하고 허물 여의셔 인간․천상 공양받으시니
이러한 성덕은 오직 부처님 한 분
부처님은 수승한 큰 위광을 가지시고
한량없는 시방 세계를 두루 비추시네.
내 이제 모든 공덕 찬탄하오니
바라건대 복과 지혜 여래와 같이
이 세상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
온갖 고통․번민 건져 지이다.
원컨대 삼매에 안주(安住)하여서
보시․지계․인욕․정진 모든 법문과
선정․지혜 닦는 법을 연설하여서
끝내 부처되어 중생 건지리.
위없는 큰 보리 구하기 위해
시방의 모든 부처 묘각(妙覺)님과
백․천 구지(俱胝) 나유타 항하 모래처럼 많은 수의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합니다.
원컨대 큰 신통의 광명을 얻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불세계를 두루 비추며
가없는 용맹스런 정진력으로
장엄한 좋은 국토 얻어지이다.
이렇게 뛰어난 불국토 중에
중생들 안락하고 이익하오니
시방에 거룩하온 모든 보살도
그곳에 태어나기 발원하도록.
부처님의 성지(聖智)만이 증명하소서.
제가 이제 희구하는 견고한 힘을
가령 저 무간지옥 잠길지라도
이 원만은 끝내 물러감 없이
일체 세간의 걸림 없는 지혜시여
마땅히 이런 마음 살펴 아시리.
“다시 아난아, 법처 비구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세존께 사뢰었느니라.
‘제가 이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사오니 바라옵건대 여래계서 저를 위하여 이러한 법을 연설하시와 세간 중생으로 무등등(無等等)을 얻어 큰 보리를 이룩하게 하시며, 청정하게 장엄된 불국토를 선택하여 거두어들이도록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네가 스스로 청정 불국을 선택하여 거두어들이도록 하라.’
법처 비구는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위력으로 능히 선택하여 거두어들일 수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다른 불토의 청정한 장엄을 말씀하여 주시면 저희들이 듣자옵고 맹세코 원만히 하겠나이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널리 21억 청정 불토의 구족한 장엄을 말씀하였느니라. 이 법을 설하는 데는 1억 년이 지났느니라.
아난아, 법처 비구가 저 21억 모든 불토 가운데서 장엄된 일을 다 거두어 받고는 5겁 동안 불국토를 장엄하는 행동을 생각하고 익혔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세간자재왕 여래의 수량(壽量)은 얼마나 되나이까?”
“그 부처님의 수량은 만 사십겁이었느니라. 아난아, 저 20구지의 불국토의 장엄에 있어서 법처 비구의 불국 장엄의 원행은 그것보다 뛰어났느니라. 이미 그러한 불국 장엄의 원을 거두어 받고는 세간 자재왕 여래의 처소에 나아가서 정례(頂禮)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한쪽에 물러서서 세존께 아뢰었느니라.
‘제가 이미 구족한 공덕으로 불국토를 장엄하는 일을 선택하여 거두어들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느니라.
‘지금이 바로 그때니라. 너는 마땅히 갖추어 말하여 대중들을 기쁘게 하며, 또한 대중들이 다 장차 원만한 불토를 선택하여 거두어들이도록 하여라.’
법처 비구는 아뢰었느니라.
‘바라옵건대 세존은 큰 자비로 들어 주시옵소서.
제가 이제 수승한 원을 말하리이다. 만일 제가 무상보리를 증득할 때에 그 나라 가운데 지옥취․아귀취․축생취가 있다면 끝내 무상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삼악취에 떨어지는 자가 있다면 끝내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다 같이 진금색(眞金色)이 아닐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의 형상과 모양이 서로 다르고 곱고 미운 것이 있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숙명지(宿命智)를 얻어서 억 나유타 모든 겁의 일을 알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하늘눈이 없어서 억 나유타 불국토를 보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하늘 귀를 얻지 못하여 억 나유타 선나(繕那) 밖의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가 없어서 억 나유타 모든 불국토의 중생의 마음을 알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신통자재바라밀다가 없어서 일념 경에 억 나유타 백천 불국토를 넘어서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조금이라도 나와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있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결정코 정각을 이루어 큰 열반을 증득하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광명이 한정이 있어서 억 나유타 불국토를 비치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수량이 한정이 있어서 구지 나유타 산수의 겁으로 한정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에 있는 성문의 수를 알 수 없을지니, 가령 삼천대천세계 중생과 연각이 백․천 세 동안 그 지혜를 다하여 헤아릴지라도 능히 알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수량이 한정이 있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다만 원력으로 태어난 것을 제하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좋지 못한 이름이 있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저 한량없는 세계에 수없는 부처님이 같이 나의 국토를 감탄하고 칭찬하시지 않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무등정각을 증득할 때에 다른 불국의 모든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지닌바 착한 뿌리로 회향하여 나의 나라에 나기를 원하며 열 번 염불하고 만일 얻어 나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오직 무간지옥업을 지어서 바른 법과 성인을 비방한 자는 제외하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다른 세계 중생이 보리심을 발했거나 나의 처소에서 청정한 생각을 일으키고 다시 착한 뿌리로 회향하여 극락에 나기를 원하면 그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에 제가 모든 비구중과 같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리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한량없는 세계 중생이 나의 이름 말하는 것을 듣고 자기의 착한 뿌리로 극락에 회향하리니 만일 나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보살이 다 삼십이상을 성취하지 못하면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여러 보살이 큰 보리를 얻어 다 일생보처(一生補處)의 자리에 올라 지이다. 오직 큰 원력보살로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정진의 갑주를 입고 부지런히 이익을 행하여 큰 열반을 닦아 모든 부처님 나라에 두루하면서 보살행을 행하되 모든 부처님 여래를 공양하고 항상 중생을 성취시키어 위없는 깨달음에 머무르게 하면, 이는 닦는 바 행이 앞의 것보다 거룩하리니 보현도(普賢道)를 행하여 해탈을 얻으려는 이는 제외하리이다. 만일 그렇지 않을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보살들이 매양 새벽에 다른 세계 내지 한량없는 억 나유타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곧 공양할 때에 본국에 돌아오리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저 세계 모든 보살중이 필요한 모든 공양구로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착한 뿌리를 심어서 이러한 종류를 뜻과 같이
원만케 하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보살이 모든 법요(法要)를 설하되 온갖 지혜에 따라 들어가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에 태어난 모든 보살이 만일 나라연(那羅延)이란 금강역사(金剛力士)의 힘이 없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에 가득 찬 온갖 장엄구를 중생이 능히 다 연설할 수 없으며, 하늘눈이 있는 자라도 능히 있는바 갖가지 형색과 빛깔과 모양을 분별해 알지 못하여지이다. 만일 능히 알고 다 말할 수 있을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에 한량없는 빛깔의 나무가 있어 높이가 백․천 유순인데 보살 가운데 착한 뿌리가 미약한 자라도 만일 다 분별하여 알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중생이 경전을 읽어 외우고 교수하고 연설하되, 만일 훌륭한 말솜씨를 얻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보살이 끝없는 변재를 성취하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국토의 광명이 깨끗하여 그와 비등함이 없으며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사무쳐 비추되 밝은 거울 속에 얼굴이 나타나듯 하여지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나라 안의 땅과 허공에 한량없는 향이 있으며 다시 백․천․억 나유타의 온갖 보배 향로가 있어서 그 향기가 두루 허공계에 사무치며 그 향기의 미묘하기가 인간․천상에 뛰어난 것으로서 여래와 보살중에 받들어 올려지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시방 한량없는 중생들이 부처님의 위덕 광명이 비치어 부딪침을 입으면 신심이 안락하여 인간․천상에 뛰어나지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의 보살들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여 다라니를 얻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수없는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 가운데 모든 여인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청정한 신심으로 보리심을 내어 여인의 몸을 싫어하여지이다. 만일 오는 세상에 여인의 몸을 버리게 하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한량없는 불국토 중생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는 무생법인을 얻어지이다. 만일 거룩한 범행을 닦아 행하여 큰 보리에 이르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시방 한량없는 불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오체를 땅에 던지어 청정한 마음으로 보살행을 닦아지이다. 만일 천상․인간이 예경하지 않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 중생이 수용하는 의복이 생각에 따라 곧 이르며 부처님이 명령하시는 선래비구의 법복이 절로 몸에 있어지이다. 만일 그렇지 않을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모든 중생들이 겨우 나의 나라에 나면서 수용품이 다 갖추어지고 마음이 깨끗하고 안락하기를 마치 번뇌가 다한 비구와 같지 않을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중생이 마음으로 모든 불국토의 수승한 정엄을 보고자 하거든 보배나무 사이에서 다 나타나되 마치 거울에 그 얼굴이 나타나듯 하여지이다. 만일 그렇지 않을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불국토의 모든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듣고 부처가 되기까지의 모든 몸 감관[身根]을 갖추지 못하고 덕용이 넓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불국토의 모든 보살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모두 거룩한 삼매의 명자․언어를 잘 분별하지 못하거나 보살이 저 삼매 가운데 머물러서 일찰나의 사이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지 못하거나 또는 현신(現身)으로 육신통을 증득치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다른 불국토의 모든 보살이 저의 이름을 듣고는 목숨이 진 뒤에 호귀한 집에 태어나지 않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다른 불국토의 모든 보살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즉시로 보살행을 닦아서 청정하고 기뻐하며 평등주(平等住)에 머물러서 모든 착한 뿌리를 갖추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다른 세계의 보살이 나의 이름을 듣고 다
평등 삼매의 문을 얻으며, 이 정(定) 속에 머물러서 항상 한량없는 모든 부처를 공양하며, 부처가 될 때까지 끝내 물러가지 않아지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그 나라의 보살이 그 뜻에 따라 법을 얻어듣고자 하면 절로 얻어지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무상보리를 증득할 때에 다른 불국토의 모든 보살이 나의 이름을 듣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감이 있을진대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에 다른 불국토의 모든 보살이 나의 이름을 얻어듣고 즉시 제1, 제2, 제3의 법의 지혜를 얻지 못하거나 모든 부처님의 법에 능히 그 몸으로 불퇴전을 증득하지 못할진대 보리를 취하지 않으리이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법처 비구가 세간자재왕 여래 앞에서 이러한 원을 세우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으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내 이제 부처님 앞에 큰 서원 발하오니
마땅히 가장 높은 보리를 증득할 때에
만일 이러한 원을 채우지 못하오면
십력(十力)의 무등존(無等尊) 취하지 않으리이다.
마음으로 항상 보시를 행하여
널리 빈궁을 건져 괴로움 면케 하여
세간을 이익하여 안락케 못한다면
구세(救世)의 법왕을 이루지 않으리이다.
내가 보리를 얻으려고 도량에 앉을 때에
그 이름 시방 세계 한량이 없는
갖가지의 불국토에 두루 하지 못한다면
십력의 세중존(世中尊)을 취하지 않으리이다.
바야흐로 위없는 보리에 나아가
집을 떠나 욕심 여읜 경계를 구하려 할 때
그곳에 바른 생각․지혜의 행 없다면
조어(調御)․천인사가 되지 않으리이다.
바라건대 부처님의 무량광(無量光) 얻어
시방의 불국토에 두루 비추어
탐욕․진에․어리석음 없애 버리고
세간의 모든 악취 끊어지이다.
바라건대 빛을 얻어 지혜눈[慧眼]을 열어
삼계(三界)의 어둠 깨뜨려 버리고
모든 액난 없애어 남김이 없이
인간․천상에 안처(安處)하는 대위자(大威者)되리.
본행(本行)을 닦아 익혀 깨끗이 하고
한량없는 위신력을 성취하여서
해와 달 모든 하늘 마니화주(摩尼火珠)의
온갖 광명을 다 가려지이다.
거룩한 대장부의 행을 닦고는
빈궁한 백성에게 복장(伏藏)이 되어
착한 법 가득 채워 견줄 데 없이
저 대중 가운데 사자후하리.
지난날 모든 부처 공양드리고
많은 겁에 모든 고행 닦아 행하여
거룩한 지혜 공덕 구하시어서
본원을 다 채우신 인천존이여.
여래의 지견은 걸림이 없어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을 다 아시네.
바라건대 나도 장차 견줄 데 없는
거룩한 참도사 되게 하소서.
제가 만일 큰 보리 증득할 때엔
이러한 넓은 서원 둥글게 채워
삼천대천 불국토를 진동하고
하늘 사람 공중에서 꽃비 내리며.
그때에 대지도 모두 진동하며
하늘 꽃 풍악소리 허공에 차고
전단향 가는 가루 비 오듯 하며
오늘에 보살이 도 이룬다고.
“아난아, 저 법처 비구가 세간자재왕 여래와 모든 천상․인간․마(魔)․범(梵)․사문․바라문 앞에서 이러한 크고 넓은 서원을 발하고는 다 이미 세간의 희유함을 성취하였느니라.
이 원을 발하고는 여실히 온갖 공덕에 머물러서 위덕이 광대한 청정 불국토를 구족하게 장엄하였느니라.
이러한 보살행을 닦아 익힐 때에 한량없는 나유타 겁에 일찍이 탐심․진심 및 어리석은 마음과 남을 해치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모든 중생에게 항상 사랑하고 공경하기를 친척처럼 하며, 그 성품이 온화하여 같이 처하기가 쉬우며, 와서 구걸하는 자에게 그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고 좋은 말로 권유하며 마음으로 따라주지 않음이 없으며, 생활 수용품은 신명을 지탱함을 바랄 뿐 욕심이 적고 족한 줄을 알며, 항상 조용함을 즐거워하고 성품이 총명하여 꾸미거나 거짓됨이 없으며, 그 성질이 조화되어 포악함이 없고 모든 중생에게 항상 사랑스럽고 참을성이 있으며, 마음이 간사하게 아첨하지 아니하고 또한 게으르지 아니하며,
좋은 말로 충고하여 모든 착한 법을 구하게 하며, 널리 중생을 위하여 용맹하되 물러감이 없으며, 세간을 이익케 하되 큰 원이 이미 찼으며, 스승을 받들어 섬기고 불(佛)․법(法)․승(僧)을 공경하며, 보살행에 항상 갑주를 입으며, 뜻이 적정을 즐겨하여 모든 염착(染着)을 여의며, 중생으로 하여금 항상 백업(白業)을 닦게 하며, 착한 법 가운데 상수가 되어서 공하고 상이 없고 원이 없는 데 머물러 조작함도 없고 나는 것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멸함도 없었으며, 교만함도 없었느니라.
그가 보살도를 행할 때에 항상 언어를 보호하여 말로써 남이나 자기를 해롭게 아니하고 항상 말로 자기와 사람을 이익케 하였느니라.
만일 왕성이나 촌락에 들어가 비록 모든 빛깔을 불지라도 마음에 물듦이 없었으며 청정한 마음으로 애착하지 않고 미워하지도 아니하였느니라.
보살이 그때에 또 보시를 스스로 행하고 또한 사람들이 은혜 베풂을 행하게 하며, 보시바라밀 내지 반야바라밀에도 앞에서와 같은 두 가지의 행을 일으켜 다 원만케 하였느니라. 이러한 모든 착한 뿌리를 성취하므로 태어나는 곳에 한량없는 보배 복장(伏藏)이 절로 솟아나오며, 다시 수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무르게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끝없는 보살들로 하여금 묘한 행을 일으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어 부처를 이루게 한 것은 말로 다 분별하여 알 수 없느니라.
혹은 전륜왕이 되며 혹은 제석천왕․소염마천왕․도솔타천왕․선화천왕(善化天王)․타화자재천왕․대범천왕이 되어서 다 능히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며, 또한 부처님께 청하여 법바퀴를 굴리게 하며, 혹은 염부제왕과 장자․재관(在官)․바라문․찰제리 등이 되어 모든 종성(種姓) 가운데서 다 능히 모든 부처님을 존중 공양하며, 또 능히 한량없는 법문을 연설하며, 이로부터 길이 세간을 버리고 정각을 성취하였느니라.
그리고 저 보살이 능히 가장 미묘한 의복․와구․음식․의약 등으로 몸이 다하도록 모든 여래를 공양하여 안락하게 하였나니, 이와 같이 갖가지로 착한 뿌리를 둥글게 채운 것은 능히 다할 수 없느니라.
입에서는 항상 전단의 묘한 향기를 내뿜어 그 향기가 한량없는 세계에 사무치며, 다시 온갖 털구멍으로부터 인간․천상에 뛰어나는 우발라꽃의 미묘한 향기가 나오며, 태어난 곳마다 상호가 단정하고 원만하며, 또 무슨 수용물이 자재로운 바라밀을 얻어서 일체의 수용이 모자람이 없었다. 말하자면 모든 보배며, 향이며, 꽃이며, 당기며, 번기며, 일산이며, 가장 묘한 의복․음식․탕약과 모든 보배 창고의 진기한 물품이 다 보살의 손바닥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며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 일체 인간․천상의 음악이 연출되었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능히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안주케 하였느니라.
아난아, 내가 이제 법처보살의 본래의 수행을 말하였도다.”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법처보살이 보리를 성취함은 과거가 됩니까, 미래가 됩니까? 현재의 다른 세계에 있음이 되나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에서 서방으로 십만억 불국을 지나가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극락(極樂)’이고, 법처 비구가 그곳에서 부처가 되었으니 호는 ‘무량수(無量壽)’라. 현재에 법을 설하시나니 한량없는 보살과 성문중이 공경스레 둘러쌌느니라.
아난아, 그 부처님의 광명이 부처님 세계에 두루 비치되 한량이 없고 사의할 수 없느니라. 내가 이제 간략히 말하리라. 그 광명이 동방으로 항하 모래처럼 많은 수의 세계를 비치며 사방․사유(四維)․상하로도 또한 그러하니라. 오직 모든 부처님의 본원(本願)의 위신력으로 가지하는 바는 제하고 다 비추어 밝히느니라.
그 광명은 혹은 한 길을 더하기도 하고 혹은 한 유순이나 억 나유타 유순 광명을 더하기도 하며, 혹은 두루 부처님 세계에 비치기도 하느니라.
그 광명은 혹은 한 길을 더하기도 하고 혹은 한 유순이나 억 나유타 유순 광명을 더하기도 하며, 혹은 두루 부처님 세계에 비치기도 하느니라. 이런 뜻에서 ‘무량수불’이 다시 다른 이름이 있으니 말하자면 무량광이라 하며, 무변광(無邊光)․무착광(無着光)․무애광․광조왕단엄광(光照王端嚴光)․애광(愛光)․희광(喜光)․가관광(可觀光)․부사의광․무등광․불가칭량광․영폐일광(映蔽日光)․영폐월광․엄탈일월광(掩奪日月光)이라 하느니라.
그 광명이 청정 광대하여 두루 중생의 몸과 마음으로 기쁘고 즐겁게 하며, 또한 일체 부처님 세계의 하늘․용․야차․아수라 등으로 하여금 다 기쁘게 하느니라.
아난아, 내가 이제 그
부처님의 광명을 열어 보이려면 한 겁이 차도 능히 다하지 못하리라.
다시 아난아, 무량수여래의 모든 성문 대중을 가히 헤아리되 그 가장자리를 알지 못하느니라. 가령 비구가 억 나유타의 수가 있되, 다 맑아 목련과 같이 신통이 자재하여 새벽에 대천세계를 두루 돌고 잠깐 동안에 도로 본처에 이른다고 하자. 그런 이들이 억 나유타세(歲)를 두고 같이 무량수불 처음 모임의 모든 성문을 계산하되 그 신력을 다하여 멸도(滅度)하기에 이르더라도 백분 중에 일분도 알지 못하며 천분․백천분 내지 우파니사담분 중의 일분이라도 알지 못하리라.
아난아, 마치 큰 바다의 깊이가 팔만 사천 유순이 된다면 눈으로 한껏 바라보아도 그 끝을 알지 못하리라. 만일 어떤 장부가 한 터럭 끝을 쪼개어 오십분을 만들고 그 일분으로 큰 바닷물을 찍어 냈다면 아난아, 그 물방울을 큰 바닷물에 견주면 어떤 것이 많겠느냐?”
“가령 천 유순의 물이라도 오히려 적겠거든 하물며 터럭 끝 분으로 견줄 수 있사오리까?”
“아난아, 가령 억 나유타 수의 비구가 다 대목련과 같이 있어 백․천․억 나유타세를 지나도록 무량수 여래의 처음 모임의 성문을 계산할지라도 그 아는 수량이 저 터럭 끝의 한 방울 물과 같고 나머지 헤아리지 못함은 마치 큰 바다와 같으리라. 모든 보살중도 또한 그러하여 산수로 능히 알바가 아니니라.
아난아, 저 부처님 수명이 한량없고 끝이 없어서 그 겁수의 많고 적음을 알 수 없으며,
성문․보살 및 모든 인간․천상의 수량도 또한 그러하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 지 지금 얼마나 되었사옵기에 능히 이러한 수명을 얻었나이까?”
“아난아, 저 부처님이 출현하신 지 지금 십겁이 되셨느니라.
다시 아난아, 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 지 지금 얼마나 되었사옵기에 능히 이러한 수명을 얻었나이까?”
“아난아, 저 부처님이 출현하신 지 지금 십겁이 되셨느니라.
다시 아난아, 저 극락세계는 한량없는 공덕으로 구족하게 장엄되었으며, 국토가 풍족하고 하늘 사람이 치성하며, 성품이 화열(和悅)하여 항상 안온을 얻으며, 지옥․축생 및 염마왕계가 없고 온갖 향이 두루 풍기며, 온갖 묘한 꽃이 또한 충만하느니라. 7보의 당기[幢]줄을 맞추어 펴 있으며 그 보배 당기 위에는 모든 번기와 일산 및 보배 방울을 달았으니 백․천 가지의 잡색이 구족하니라.
아난아, 저 국토에 보배 나무가 많으니, 혹은 순황금이며 백은․유리․파리․적주(赤珠)․마노․옥으로 된 나무였느니라. 혹은 오직 한 가지 보배로 이룩되어 다른 보배가 섞이지 않았으며, 혹은 두 가지의 보배 내지 칠보로 장엄되었느니라.
아난아, 그 금으로 된 나무는 금으로 뿌리와 등걸이 되고 백은으로 잎과 꽃과 열매가 되었으며, 백은의 나무는 은으로 뿌리와 등걸이 되고 황금으로 잎과 꽃과 열매가 되었으며, 마노의 나무는 마노로 뿌리와 등걸이 되고 아름다운 옥으로 잎과 꽃과 열매가 되었으며, 아름다운 옥나무는 옥으로 뿌리와 등걸이 되고 칠보로 잎과 꽃 및 열매가 되었으며, 혹은 금나무가 있으니 황금으로 뿌리가 되고 백은으로 등걸이 되고
유리로 가지가 되고 파리로 잔가지가 되고 적주(赤珠)로 잎이 되고 마노로 꽃이 되고 미옥(美玉)으로 열매가 되었느니라. 혹 어떤 은나무는 은으로 뿌리가 되고 황금으로 등걸이 되고 나머지 열매는 꾸며지기가 금나무와 같으며, 유리나무는 유리로 뿌리가 되고 황금으로 등걸이 되고 나머지 열매는 꾸며지기가 금나무와 같으며, 유리나무는 유리로 뿌리가 되고 황금으로 등걸이 되고 미옥으로 가지가 되고 파리로 잔가지가 되고
마노로 꽃이 되고 미옥으로 열매가 되었느니라. 파리․진주․마노 등의 나무도 모든 보배로 서로 꾸며짐이 다 유리나무와 같으니라.
다시 옥나무가 있으니 옥으로 뿌리가 되고 황금으로 등걸이 되고 백은으로 가지가 되고 유리로 잔가지가 되고 파리로 잎이 되고 적주로 꽃이 되고 마노로 열매가 되었느니라.
다시 한량없는 마니주 등의 보배로 장엄된 나무가 있어서 그 나라에 두루 펴 있으니 이 모든 보배나무는 광채가 혁혁하여 세상에 견줄 데 없으며 칠보의 그물로 그 위를 덮었는데 그물이 부드럽고 연하기가 도라면(兜羅綿)과 같으니라.
다시 아난아, 무량수불이 보리수가 있으니 높이가 16억 요오자나요, 가지와 잎은 8억 유순을 드리워 폈으며 나무 뿌리는 높이 일어나기 5천 유순이요, 그 둘레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 가지․잎․꽃․열매가 항상 한량없는 온갖 묘한 빛깔과 또는 모든 진기한 보배로 장엄되었으니, 이른바 월광마니보며 석가비능가보며 심왕(心王)마니보며 해승류주(海乘流注)마니보며 광명이 두루 비치어 인간․천상을 뛰어넘었느니라.
그 나무 위는 금 고리로 연결하여 내린 보배의 영락으로 두루 장엄하였으니 말하자면 노차가보(盧遮迦寶)며 말차보(末瑳寶)며 붉고 희고 푸른 빛깔의 진주 등의 보배로 영락을 삼았느니라.
사자 구름덩이 보배 등으로 수실을 삼아 모든 보배 기둥을 장식하였으며 또는 황금․진주․잡보의 방울로 그물을 삼은 장엄한 보배 수실이 그 위를 덮었으니 파리만자(萬字=卍字)․반월보(半月寶) 등이 서로 반사되었느니라.
실바람이 불어 움직이면 갖가지의 소리를 내며 천 세계 중생으로 제각기 좋아하면서 매우 깊은 법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느니라.
아난아, 천 세계 중생이 이 소리를 듣고는
물러감 없는 보리에 머무르며 한량없는 중생이 무생법인을 얻느니라.
다시 아난아, 만일 중생이 보리수를 보고 그 소리를 듣거나 향기를 맡거나 그 과일을 맛보거나 그 빛과 그림자에 부딪치거나 나무의 공덕을 생각하거나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열반을 얻을 때까지 다섯 감관이 걱정이 없고 마음이 산란치 않으며,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불퇴전을 얻으리라.
다시 이 보리수를 봄으로 말미암아 세 가지 법의 지혜[法忍]을 얻나니 셋이라 함은 첫째는 수성인(隨聲忍)이요, 둘째는 수순인(隨順忍)이요, 셋째는 무생법인이니라.
이것은 다 무량수불의 본원 위신력으로 힘입은 바이며 일찍이 선정[靜慮]을 닦았으되 견줄 데 없는 까닭이며, 모든 원이 이지러짐이 없는 까닭이며, 잘 닦아 익힌 까닭이며, 잘 거두어 받은 까닭이며 잘 성취한 까닭이니라.”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3556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9권 (4) | 2024.01.08 |
---|---|
[적어보자] #3555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8권 (6) | 2024.01.07 |
[적어보자] #3553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6권 (6) | 2024.01.07 |
[적어보자] #3552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5권 (2) | 2024.01.07 |
[적어보자] #3551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14권 (2) | 2024.0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