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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31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6권

by Kay/케이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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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6

 

대방광불화엄경 제26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22. 십지품 ④

그 타화자재천왕과
천자들과 보살들
제칠지의 좋은 행 듣고
모두들 크게 기뻐하였네.

아주 묘한 꽃과 향과
번기와 일산과 보배 영락과
진주와 마니주를 비처럼 내려
부처님과 또 대중에게 뿌렸네.

천녀들은 공중에서
갖가지 음악으로
부처님과 보살에게
모두 다 공양했네.

그리고 다 같은 미묘한 음성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로 찬송했네.
모든 것 아시는 지혜로운 이
중생들 중에서 가장 높은 이

이 세간을 가엾이 여겨
온갖 신력을 나타내시며
꽃과 향과 모든 보배들
모두 다 이런 소리를 내네.

한 티끌 속마다 각각
한량없는 나유타의
부처님이 계시면서
설법하심을 나타내 보이시네.

한 티끌 속에서
한량이 없는 부처님 국토와
수미산과 금강위산 다 보건만
그 세계는 조금도 비좁지 않네.

한 티끌 속에서
나쁜 세 갈래 보매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 무리
제각기 그 업의 과보를 받네.

모든 부처님 국토 안에서
모든 부처님 미묘한 음성으로
모든 중생들 마음을 따라
최상의 법륜을 굴리며 계시네.

모든 부처님 세계에 있는
중생들 그 몸이 갖가지인데
그 국토의 중생 몸 따라
갖가지 몸을 나타내 보이시네.

모든 인간과 천상 무리들
모두 다 같이 살고 있나니
부처님 먼저 그것을 관찰하고
다음에 그들 위해 설법하시네.

티끌 속에 있는 부처 국토를
중생들 모두 다 보아 알고
또한 광대한 세계 보나니
그것은 다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이네.

이러한 갖가지 신통의 힘을
부처님은 다 나타내 보이시나니
아무리 중생 위해 말한다 해도
그 일만은 끝내 다 말할 수 없으리.

이런 미묘한 음성으로
부처님을 한없이 찬탄하면서
모두들 못내 기뻐하고는
잠자코 부처님을 바라보았네.

그때에 저 해탈월보살
금강장보살에게 말하였나니
바라나니 불자여
팔지에 드는 행을 설명하시라.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칠지를 수행한 뒤에는, 미묘한 행과 지혜와 방편의 도가 청정해져서,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고 큰 원력을 갖추며, 부처님 신력의 보호를 받고 자신의 선근으로 힘을 얻습니다. 그리하여 항상 부처님의 역(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법(不共法)과, 청정한 곧은 마음과 깊은 마음을 따르기를 생각하면 복덕과 지혜를 닦고 대자대비로 중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량없는 지혜의 도를 수행하여, 모든 법의 본래부터 나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모양도 없고, 이뤄지거나 무너짐도 없고 오거나 가는 것도 없으며,
처음도 중간도 나중도 없는 경지에 들어갑니다. 또 부처님 지혜에 들어가 일체의 마음과 뜻과 의식과 생각과 분별에 집착이 없으므로 모든 법은 허공의 성품과 같음을 아나니, 이것을 일러 보살이 생멸 없는 법인을 얻어 제팔지 부동지(不動地)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를 심행(深行) 보살이라 하나니, 모든 세간 사람이 그를 측량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일체의 모양을 떠나고 일체의 생각을 떠나고 일체의 집착을 떠났으므로 어떤 성문이나 벽지불도 그를 파괴할 수 없으며, 깊은 큰 적멸[大遠離]이 그 앞에 나타납니다.
비유하면 비구가 신통을 얻고 마음이 자재하여 차례로 멸진정(滅盡定)에 들어가 일체의 움직이는 마음과 생각과 분별이 다 없어진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이 팔지에 머물면, 부지런한 방편과 신ㆍ구ㆍ의 업이 모두 없어지고 큰 적멸에 머무릅니다.
또 마치 어떤 사람이 꿈속에 깊은 물을 건너고자 하여, 크게 정진하려는 마음을 내고 큰 방편을 베풀다가, 건너기 전에 갑자기 꿈을 깨면 모든 방편 같은 일을 모두 버리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처음부터 큰 정진을 일으키고 도의 행을 널리 닦다가 부동지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는 두 가지 마음을 행하지 않고 모든 생각이 다시는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치 범천에 나면 욕심 세계의 번뇌가 그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부동지에 머무르면 일체의 마음과 뜻과 의식이 그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부처라는 마음이나 보리라는 마음이나 열반이란 마음마저 그 앞에 나타나지 않거늘 하물며 세간 마음이겠습니까?
불자여, 보살이 이 지에 순응하면 본래 원력 때문에 또 모든 부처님께서 그 몸을 나타내시어, 그를 모든 지의 법[地法]이 흐르는 물에 머물게 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주어 인연을 맺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제일의 인(忍)을 얻어 모든 불법에 순응하는구나. 선남자여, 내게는 십력(十力)과 사무소외(四無所畏)와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있는데, 그대는 그것을 얻지 못했으니 얻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대는 더욱 정신을 가해 이 인(忍)의 문을 버리지 말라.
선남자여, 그대는 비록 이 최상[第一]의 깊고 고요한 해탈을 얻었지만, 저 모든 범부들은 적멸한 법을 떠나 항상 번뇌와 각관(覺觀)의 침해를 받고 있다. 그대는 저들을 가엾이 여겨야 한다.

또 선남자여, 그대는 본래의 서원을 생각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고 불가사의한 지혜의 문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또 선남자여, 모든 법의 성품과 모양은 부처님께서 계시거나 계시지 않거나, 항상 그대로 있어서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께서 이 법을 얻었다 해서 부처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며, 성문이나 벽지불도 이 적멸하고 분별없는 법을 얻었다.
선남자여, 그대는 우리의 한량없는 청정한 몸과 한량없는 지혜와 한량없는 청정한 국토와 한량없는 방편과 한량없는 뚜렷한 광명과 한량없는 청정한 음성을 보아서 그대도 이런 모든 것을 일으켜야 한다.
또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마침 하나의 법 광명만을 얻었으니, 이른바 모든 법은 적멸하여 분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무량무변한 것을 얻었으니, 그대는 정근하여 이 모든 법을 일으켜야 한다.
또 선남자여, 시방의 한량없는 국토와 한량없는 중생과 한량없는 모든 법이 차별이 있나니, 그러므로 그대는 그런 것을 여실히 통달하여 이와 같은 지혜에 순응해야 한다.’
모든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이런 무량무변한 지혜를 일으키는 인연을 주시니, 보살은 그 한량없는 문으로, 한량없는 지혜의 업을 다 성취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지혜문을 일으켜 주시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결국 가서 열반만을 취하고,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버렸을 것입니다.
부처님들께서 무량무변한 찰나 사이에 낸 그 지혜에 비하면, 초지에서부터 칠지에 이르기까지의 수행은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무량무변 아승기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산수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먼저는 한 몸으로 공덕을 닦아 모았지만, 지금 이 지에서는 한량없는 몸으로 보살의 도를 닦고, 한량없는 음성과 한량없는 지혜와 한량없는 태어난 것으로써 한량없이 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고,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고 공급하며, 한량없는 불법을 따르고, 한량없는 신통과 한량없는 각기 다른 대회의 차별과 한량없는 신ㆍ구ㆍ의 업으로 모든 보살의 행하는 도를 모으나니 동요하지 않는 그 법으로 하는 것입니다.
불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큰 바다를 건너려 할 때, 그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는 많은 공력을 들이지만, 바다에 들어가서는 바람의 힘으로 아무 어려움이 없어, 하루 동안의 항해하는 것이 먼저의 공력보다 초과되어 백천 년 동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많은 선근을 모아 대승의 배를 타고 보살이 행하는 큰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면, 아무 공력도 들이지 않고 모든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워지나니, 본래의 행한 바에 비하면 일 겁이나 혹은 백천만 겁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팔지에 이르면 큰 방편과 지혜에서 생기는 공력을 들이는 일이 없는 마음으로 보살의 도에 있으면서 모든 부처님 지혜의 힘을 생각하고는, 세계의 생기는 것과 세계의 멸하는 것이며, 세계의 이루어지고 세계의 무너짐을 다 압니다. 즉 어떤 업의 인연이 모이기 때문에 세계가 이루어지고 어떤 업의 인연이 멸하기 때문에 세계가 무너진다는 것을 압니다.
또 보살은 땅ㆍ물ㆍ불ㆍ바람 등 그 성품의 작은 모양[小相]과 중간 모양[中相]과 한량없는 모양과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 작은 티끌의 미세한 모양과 미세한 모양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며, 한 세계 안에 있는 모든 티끌의 각기 다른 모양을 다 압니다. 한 세계에 있는 땅ㆍ물ㆍ불ㆍ바람 등이 얼마만한 티끌인가를 다 알고, 또 거기 있는 보물이 얼마만한 티끌인 것과 중생들 몸이 얼마만한 티끌인 것과 세계 안의 만물의 티끌 차별을 알며, 중생들의 큰 몸과 작은 몸이 얼마만한 티끌로 이루어졌는가를 분별하고, 지옥의 몸과 축생의 몸과 아귀의 몸이 얼마만한 티끌로 이루어졌으며, 아수라의 몸과 하늘의 몸은 얼마만한 티끌로 이루어졌는가를 다 압니다.
보살은 이렇게 티끌을 분별하는 지혜에 들어가,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무너짐을 알고,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이루어짐을 알며, 그것들의 이루어졌다 무너짐을 압니다. 또 욕계ㆍ색계ㆍ무색계 작은 모양과 중간 모양과 한량없는 모양과 각기 다른 모양을 압니다.
이렇게 삼계를 아는 것을,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를 돕는 광명이라 합니다. 즉 중생들 몸을 잘 분별하고 그들의 태어나는 곳을 잘 관찰하여 그들의 태어나는 곳을 따르면, 그들의 몸을 따라 몸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보살이 나타낸 몸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되 중생들 몸을 따라 각기 다릅니다. 마치 해와 달이
모든 물에 그 영상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살도 둘이나 셋이나, 내지 무량무변하고 불가사의하며 말할 수 없는 삼천대천세계 안에 그 몸이 가득하되, 중생의 몸이 각기 다름을 따라 그 몸을 받습니다.
보살은 이런 지혜를 성취하였으므로, 한 세계에서 그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도 내지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에서 중생의 몸을 따르고, 그들의 믿음과 좋아함을 따라 부처님 대회에서 그 몸을 나타냅니다. 즉 사문들 가운데서는 사물의 형색을 보이고 바라문들 가운데서는 바라문의 형색을 보이며, 찰제리들 가운데서는 찰제리의 형색을 보이고, 거사들 가운데서는 거사들 형색을 보이며, 사천왕ㆍ제석ㆍ악마ㆍ범천과, 내지 아가니타천들 가운데서는 다 그들의 형색을 보입니다.
성문의 법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성문의 형색을 보이고, 벽지불의 법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형색을 보이고, 보살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보살의 형색을 보이고,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부처님의 형색을 보이면서, 말할 수 없는 부처님 국토에서 중생들의 몸과 믿음과 좋아함의 차별을 따라 몸을 받아 나타내면서도 실은 몸 모양의 차별을 멀리 떠나 언제나 평등한 데 머무르는 것입니다.
보살은 중생의 몸을 알고 국토의 몸과 업보의 몸, 성문의 몸, 벽지불의 몸, 보살의 몸, 부처의 몸, 지혜의 몸, 법의 몸, 허공의 몸 등을 모두 압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중생들의 매우 좋아함을 알고는 혹은 중생의 몸에서 제 몸을 짓거나 또는 중생의 몸에서 국토의 몸과 업보의 몸, 성문의 몸, 벽지불의 몸, 보살의 몸, 부처의 몸, 지혜의 몸, 법의 몸, 허공의 몸을 짓기도 합니다. 혹은 국토의 몸에서 제 몸과 업보의 몸과 내지 허공의 몸을 짓기도 하며, 혹은 업보의 몸에서 제 몸과 내지 허공의 몸을 짓기도 하며, 혹은 제 몸에서 중생의 몸과 국토의 몸, 업보의 몸, 성문의 몸, 벽지불의 몸, 보살의 몸, 부처의 몸, 지혜의 몸, 법의 몸, 허공의 몸 등을 짓기도 합니다.
또 보살은 중생들의 업이 모인 몸과 과보의 몸, 번뇌의 몸, 형상 있는 몸, 형상 없는 몸을 알고,
모든 부처 국토의 작은 모양과 중간 모양, 한량없는 모양, 더러운 모양, 깨끗한 모양, 넓은 모양, 거꾸러진 모양, 편편한 모양, 방정한 모양의 차별된 모양 등을 다 압니다.
또 업보 몸의 거짓 이름인 차별과, 성문의 몸과 벽지불의 몸, 보살 몸의 거짓 이름인 차별을 알며, 부처의 몸과 보리의 몸, 서원의 몸, 변화한 몸, 머무는 몸, 상호로 장엄한 몸, 세력의 몸, 뜻대로 되는 몸, 복덕의 몸, 지혜의 몸, 법의 몸을 잘 압니다.
또 지혜의 몸은 여실히 잘 분별하는 것임을 알고 법의 몸의 평등하여 부서지지 않는 모양을 알며, 허공의 몸은 한량없는 모양이요, 두루한 모양이며 형상 없는 모양임을 다 압니다.
보살은 이렇게 여러 몸을 일으키는 것을 잘 알고는 곧 목숨의 자재와 마음의 자재, 재물의 자재, 업의 자재, 태어남의 자재, 소원의 자재, 믿음과 이해의 자재, 뜻대로 되는 자재, 지혜의 자재, 법의 자재 등을 얻습니다.
보살은 이 열 가지 자재를 얻었으므로 불가사의한 지혜로운 이, 한량없는 지혜로운 이, 넓은 지혜로운 이, 깨뜨릴 수 없는 지혜로운 이가 되는 것입니다.
보살은 이런 지혜를 따라 끝까지 허물없는 몸과 입과 뜻의 업의 몸을 항상 지으므로, 몸의 업도 지혜를 따라 행하고 입의 업도 지혜를 따라 행하며 뜻의 업도 지혜를 따라 행합니다. 그리하여 반야바라밀이 늘어나고 대비를 으뜸으로 하여 방편을 잘 닦으며, 모든 서원을 잘 일으키고 모든 부처님 신통의 보호를 받으며, 언제나 중생을 이롭게 하는 행을 버리지 않는 지혜로 끝없는 세계의 갖가지 일을 다 압니다. 요컨대 보살은 부동지에 머물면서 몸과 입과 뜻의 짓는 업으로 모든 불법을 모으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 지에 머물러서는 모든 번뇌를 떠나기 때문에 깨끗한 마음의 힘에 잘 머물고, 마음은 언제나 도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매우 깊은 마음의 힘에 잘 머물며, 중생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대비의 힘에 잘 머물고 일체 세간을 구제하기 때문에 대자의 힘에 잘 머물며, 들은 법을 잊지 않기 때문에 다라니의 힘에 잘 머물고 일체 불법을 분별해 관찰하기 때문에 모든 즐겨 말하는 힘에 잘 머물며, 끝없는 각기 다른 세계를 다니기 때문에 신통의 힘에 잘 머물고 모든 보살행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서원의 힘에 잘 머물며, 모든 불법을 닦아 모으기 때문에
바라밀의 힘에 잘 머물고 일체종지를 잘 일으키기 때문에 부처님 힘에 잘 머무릅니다.
보살은 이런 지혜의 힘을 얻었으므로 일체의 할 일을 보이되 아무 허물이 없습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머무는 이 지는 깨뜨릴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을 부동지(不動地)라 하고 지혜를 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을 부전지(不轉地)라 하며, 모든 세간이 측량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을 위덕지(威德地)라 하고 색욕이 없기 때문에 이름을 동진지(童眞地)라 하며, 뜻대로 태어나기 때문에 이름을 자재지(自在地)라 하고 다시 짓지 않기 때문에 이름을 성지(成地)라 하며, 결정코 알기 때문에 이름을 구경지(究竟地)라 하고 큰 서원을 잘 내기 때문에 이름을 변화지(變化地)라 하며,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을 주지지(住持地)라 하고 먼저 선근을 닦았기 때문에 이름을 무공용지(無功用地)라 합니다.
보살은 이런 지혜를 얻었으므로 부처님 경계에 들어갔다 하고, 부처님 공덕으로 비추어 줌을 받았다 하며, 부처님 위의를 따른다 합니다. 그리하여 불법을 향해 나아가고 항상 부처님 신력의 보호를 받으며, 언제나 사천왕과 석제환인과 범천왕 등의 마중을 받고 밀적금강신(密迹金剛神)이 항상 따르면서 호위하며, 모든 선의 삼매를 잘 내고 갖가지 한량없는 몸을 지으며, 그 모든 몸에는 큰 세력이 있고 큰 과보로 신통의 힘을 얻으며, 끝없는 삼매에서 자재를 얻고 한량없는 기별을 받으며, 중생을 성취시킬 곳을 따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룸을 보입니다.
보살은 이런 큰 지혜에 들어가 모든 법을 잘 통달하고 항상 큰 지혜의 광명을 놓아 걸림없는 큰 법계의 길을 건너며, 세계의 갖가지 도를 잘 알아 모든 공덕을 보이고 마음대로 자재하여 과거와 미래를 잘 알며, 악마의 길을 굴리는 지혜에 들어가고 부처님 행의 경계에 들어가며, 끝없는 세계에서 보살의 도를 행하되 물러나지 않는 모양을 얻었으므로 그 지(地)의 이름을 부동이라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은 부동지에 있으면서 선정의 힘을 잘 내기 때문에 항상 끝없는 부처님을 뵈옵고는 쉬지 않고 공양하며 공급합니다. 또 보살은 낱낱 겁과 낱낱 세계에서 여러 백천만억 나유타 무량무변한 아승기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부처님들을 친근하여, 부처님에게서 세계의 차별과 같은 모든 법의 광명을 받습니다.
보살은 부처님 법의 창고에 차츰 깊이 들어가 세계의 차별된 것을 묻는데 그것을 다 말할 수 없고, 내지 백천만억 겁 동안에도 그것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또 모든 선근은 더욱 밝고 깨끗해지는데, 그것은 마치 진금에 온갖 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여 전륜성왕이 차는 영락을 만들면 어떤 사람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는 것처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부동지에 머물면 선근이 더욱 밝고 깨끗해져 모든 성문ㆍ벽지불과 내지 칠지에 있는 보살도 그것을 깨뜨릴 수 없습니다.
또 이 지에 머무는 보살은 잘 분별하는 지혜의 문이 있기 때문에, 그 지혜의 광명은 일체 중생의 뜨거운 번뇌를 다 멸합니다. 마치 천 세계의 주인인 대범천왕이 한꺼번에 자비심을 펴 천 세계를 채우고, 또 광명을 놓아 그 안을 두루 비추는 것처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부동지에 머물면서 몸의 광명을 놓아 십만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세계를 비추어, 중생들의 온갖 뜨거운 번뇌를 없애고 그들을 시원하게 합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은 간단히 말한 보살의 부동지거니와, 만일 자세히 말한다면 한량없는 억겁 동안에도 다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보살은 이 지에 머물러서 대개는 대범천왕이 되어 천 세계의 주인으로서, 모든 감관이 영특하고 예리하여 모든 중생과 성문과 벽지불에게 보살의 바라밀의 도를 주되 그 끝이 없으며, 세계의 차별을 말할 때는 아무도 깨뜨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보시와 다정한 말과 이익과 동사 등 그의 짓는 모든 선업은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내지 일체종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중생의 머리가 되고 뛰어난 이가 되며, 내지 모든 중생의 의지하는 사람이 되리라.’
보살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려 하면, 잠깐 사이에 백만 삼천대천세계 티끌 수 같은 보살을 나타내어 그 권속을 삼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원력으로 신통이 자재한 것이라면 이런 수를 지나 여러 백천만억 겁 동안에도 다 세어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금강장보살은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게송을 외웠다.

보살은 칠지에 머무르면서
지혜와 방편이 깨끗해지고
도를 돕는 법을 잘 모으나니
그것은 큰 원력에 매인 것이네.

모든 부처님 신력의 보호를 받아
온갖 선근을 다 성취하고
보다 훌륭한 지혜를 구해
이제 제팔지에 잘 들어가네.

복과 지혜를 잘 모으고
그리고 또 깊은 자비 있으면
한량이 없는 마음을 떠나
그 마음 마치 허공과 같네.

부처님 설법에서와 같이
마음에 결정한 힘을 얻나니
그리하여 적멸하고 또 미묘한
생멸이 없는 그 법인 얻네.

법이란 법은 본래부터
생기거나 일어남이 모두 없으며
모양도 없고 이룸도 없고
또한 가고 오는 것도 없네.

모든 법은 처음도 중간도 나중도
진여와 같아 아무 분별없으며
마음과 뜻의 작용이 없어
그것은 마치 저 허공과 같네.

이와 같이 법인을 성취하고는
어떠한 실없는 말 조금도 없나니
그리하여 제팔의 이 부동지의
매우 깊은 적멸한 행을 얻네.

일체 세간의 어떤 중생도
그 경지를 다 측량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모든 마음의 집착
모두 이미 다 없어졌네.

보살이 이 지에 머무를 때는
마음과 의식에 아무 분별이 없어
마치 저 멸진정(滅盡定)에 든 것 같나니
그리하여 또 아무 생각이 없네.

마치 어떤 사람 꿈 가운데서
물을 건너려 온갖 방편 쓰다가
깨고 나면 그 마음 탁 트이어
모든 하던 일 다 쉬는 것 같네.

이 법인을 얻은 뒤에는
일체의 생각 다 없어지고
마치 범천에 난 사람처럼
다시는 욕계의 번뇌가 없네.

본래 서원의 힘 때문에
지금 부처님의 인도 받나니
이와 같이 이 으뜸 법인은
바로 부처님의 그 자리네.

우리의 깊은 지혜의 힘과
두렵지 않음과 특수한 법들
그대에게는 지금 그것 없나니
부디 부지런히 정진 가하라.

그대에게는 비록 그 일체의
번뇌의 불이 다 꺼졌지만
번뇌의 불꽃이 항상 왕성한
저 모든 세간을 잘 관찰하라.

부디 본래의 서원을 생각하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일체의 법을 두루 다 알아
모든 것을 널리 구제하여라.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과 모양은
언제나 머물러 변함없나니
이승도 이것을 얻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부처라 말할 수 없네.

다만 걸림이 없고 매우 깊으며
또한 미묘한 지혜 얻으면
그로써 삼세를 통달하나니
그래야 부처라 말할 수 있네.

저 짝이 없는 부처님께서
천상 인간의 공경을 받으면서
지혜를 일으키는 이 문을 열어
모든 부처님 법에 다 들게 하네.

끝도 없거니와 밑도 없는
한량없는 묘한 지혜 모두 이룰 때
이전에 수행하던 그 모든 법은
지금의 한 생각에 미치지 못하네.

이와 같이 저 모든 보살들
묘한 지혜의 이 지를 얻어
한 찰나 사이에 몸이 나뉘어
시방세계에 가득히 차네.

이 지혜의 문에 들 때는
도를 행하되 걸림없나니
마치 바다를 건너가는 배
큰 바람의 힘을 만난 것 같네.

공력을 들이려는 마음을 떠나
다만 지혜의 업에 있으면서
이 시방세계의 이루어지고
무너지고 머무는 것 다 관찰하네.

네 가지 요소가 하나임 알고
또 제각기 다름을 알며
작은 것, 중간 것, 한량없는 것
갖가지로 차별된 그 모양 아네.


저 모든 삼천대천세계의
그 티끌 수를 다 세어 알고
중생들 몸과 네 가지 요소의
티끌 수도 또한 다 아네.

하늘 몸들과 온갖 보배의
그 티끌 수의 모든 차별을
모두 다 두루 환히 알고
그 이외의 것도 또 그렇게 아네.

그 지혜의 인연으로써
마음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중생들을 다 이롭게 하기 위해
그 몸은 온 세계에 두루해 있네.

저 중생들은 그 몸에서
스스로 제 몸을 짓기도 하며
또 저 모든 부처 세계에
다른 갖가지 몸 짓기도 하네.

마치 해와 달이 허공에 있어
모든 물에 그림자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천세계에 두루 가득히 하네.

언제나 법신에 머물러 있어
고요해 조금도 옮기지 않으면서
마음이 깨끗한 중생을 따라
각각 그 몸의 형상을 나타내네.

모든 마음들의 좋아함 따라
거기 나타나서 생을 받으며
모든 천상과 인간 모임에
모두 다 그 몸을 나타내 보이네.

인연이 모인 그 가운데서
보살은 언제나 자재를 얻고
나아가서는 그 마음대로
부처님 몸까지 나타내 보이네.

중생의 몸이나 국토의 몸이나
업보의 몸이나 성현의 몸이나
지혜의 몸이나 법의 몸이나
모두 다 평등함을 보살은 아네.

이러한 지혜의 인연으로
뜻대로 되는 신통을 얻고
세간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갖가지 몸을 다 나타내네.

미묘하고 크고 또 자재한
열 가지 지혜를 잘 얻고는
하는 일은 다 지혜 따라 행하고
그리고 또 자비한 마음 따르네.

모든 부처님의 갖가지 법을
그는 그대로 잘 닦아 익히고
세 가지 깨끗한 계에 머물러
흔들리지 않는 것 수미산 같네.

큰 보살들이 가진
열 가지 힘을 잘 얻었나니
일체의 모든 악마도
그를 마음대로 할 수가 없네.

그는 언제나 부처님의 보호를 받고
제석천과 범천의 경례 받으며
저 밀적 금강역사는
언제나 그를 모시고 호위하네.

이 팔지를 얻은 모든 보살의
짓는 공덕은 한량이 없어
비록 백천만억 겁 지나더라도
그것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무수한 부처님을 가까이 친해
모든 선근을 더욱더 늘리나니
그것은 마치 저 진금과 잡보로
왕의 영락을 장엄함 같네.

제팔지에 머무는 보살들
대개는 저 대범천왕이 되어
일천 국토를 맡아 다스리나니
그 공덕은 그지없고 한량이 없네.

그는 삼승의 법으로 가르치되
그것도 또한 다함이 없고
자비의 광명으로 두루 비추어
모든 번뇌의 뜨거움 없애 주네.

그는 잠깐 사이에
백만 삼천대천세계의
그 티끌 수 같은
갖가지 삼매를 모두 다 얻고

그가 뵈옵는 시방세계의
부처님 수도 그와 같지만
만일 원력으로 말할 때에는
그 수보다 많아 한량이 없네.

제팔지의 묘한 행상을
이제 간단히 해설했지만
만일 그것을 자세히 말한다면
천억 겁 지내어도 다 말 못하리.

제구지(第九地:善慧地)

저 제팔지의 미묘한 이치
불자가 그것을 연설할 때에
저 모든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한량없는 국토를 진동시켰네.

일체를 아는 지혜 몸에서
한량없는 미묘한 광명을 내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
중생들 모두 안락을 얻게 하네.


그때 백천만 보살들이
저 허공에 머무르면서
갖가지 묘한 공양을 차리는데
그것은 천상에도 없는 것이네.

매우 자재한 대범천왕과
그리고 또 타화자재천왕들
기뻐하면서 묘한 공양 베풀어
큰 공덕 바다 부처님께 공양하네.

그리고 또 천만 천녀들
모두 공경하고 기뻐하면서
다 같은 미묘한 음성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나니
이렇게 미묘한 법을 내는 것
그것은 부처님의 신력 때문이네.

적멸의 법을 잘 행하는 사람
그에게는 아무런 악심이 없고
제각기 그 자리에 머무르면서
보살의 행을 잘 수행하네.

이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시방세계에 두루 놀면서
중생에게 부처님 법 보이지만
그 마음은 허공처럼 걸림이 없네.

모든 보살들이 신력으로 보이는
훌륭하고 묘한 공양거리들
시방의 천상과 인간보다 뛰어나는
복과 덕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지혜를 좋아하는 모든 불자들
이것으로 부처 신력 보여 주네.

한 국토에서 움직임 없이도
모든 곳에 두루 나타나
일체 세간을 다 이롭게 하나니
마치 밝고 깨끗한 보름달 같네.

일체의 음성이나 또 말이나
모든 생각을 다 없앴지만
그래도 말소리로 설법하나니
그것은 마치 저 메아리 같네.

만일 어떤 못난 중생으로서
마음이 약하고 용렬할 때는
그에게는 성문의 도를 보이어
갖가지 고통에서 나오게 하네.

또 만일 어떤 중생으로서
그 성질이 약간 밝고 영리해
인연의 법을 즐겨 하면
그에게는 벽지불의 법을 말하네.

만일 어떤 사람 근성이 총명하고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큰 자비심을 가진 이가 있으면
그에게는 보살도를 설명해 주네.

만일 어떤 이가 최상의 마음 갖고
결정코 큰 일을 즐거워하면
그에게는 부처님 몸을 보이어
한량없는 불법을 설하여 주네.

마치 저 요술을 부리는 사람
갖가지 형색을 보이지만
그러한 모든 형색들은
실제로 있는 것 아닌 것처럼

그와 같이 이 모든 보살들이
지혜라는 요술을 모두 잘 알아
일체의 행을 잘 나타내지만
그 마음은 있고 없음 모두 떠났네.

여러 천만의 모든 천녀들
다 같은 미묘한 음성으로
이렇게 노래로 찬탄한 뒤에
잠자코 부처님을 바라보았네.

해탈월보살은 또 말했나니
불자시여, 청정해진 이 대중들
제구지에 들어갈 바른 행상을
일심으로 듣기 원하고 있네.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런 한량없는 지혜로 불도를 잘 관찰하고는, 더욱 좋은 적멸한 해탈을 구하고 부처님 지혜를 더욱 잘 생각하며, 부처님의 깊고 묘한 법 창고에 들어가고 불가사의한 큰 지혜를 관찰하며, 모든 다라니와 삼매를 관찰하여 더욱 청정하게 하고, 신통을 광대하게 하며, 세계의 차별을 분별하고 아무도 깨뜨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의 역(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법(不共法)을 닦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굴리는 힘을 따르고 받은 바 큰 자비와 큰 서원을 버리지 않기 위해 보살이 그와 같이 생각하고서 다시 제구지에 들어갑니다.
보살은 이 선혜지에 머물러서는 선과 악과 무기(無記)의 법행을 여실히 알고 유루와 무루의 법행을 알며, 세간과 출세간의 법행, 헤아리고 헤아릴 수 없는 법행,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법행, 성문과 벽지불의 법행, 보살도의 법행, 부처님 지위의 법행, 유의법과 무위법의 법행 등을 다 잘 압니다.
그는 이런 지혜에 순응하여 보리심의 행하기 어려움을 알고 번뇌의 끊기 어려움, 업의 닦기 어려움, 모든 감관의 다스리기 어려움, 욕심의 누르기 어려움, 성질의 고치기 어려움, 곧은 마음의 얻기 어려움, 부리는 마음의 끊기 어려움, 잘 태어나기의 어려움, 버릇의 버리기 어려움, 삼취(三聚) 차별의 가리기 어려움 등을 잘 압니다.
또 그는 중생들 마음의 갖가지 다른 모양을 압니다. 즉 장식하려는 세속 마음의 모양과 빨리 변하는 마음의 모양, 무너지고 무너지지 않는 마음의 모양, 형상이 없는 마음의 모양, 무한히 자재한 마음의 모양, 갖가지로 청정한 마음의 모양, 때가 있고 때가 없는 마음의 모양, 얽매이고 풀린 마음의 모양, 간사하고 순박한 마음의 모양, 도를 따르는 마음의 모양 등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보살은 번뇌의 깊은 모양과 얕은 모양을 알고, 마음과 짝하는 모양과 서로 떠나지 않는 모양을 알고, 갖가지 얽매는 모양을 알며, 그것이 마음과 어울림과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 그것을 따라 태어날 때에 얻는 과보의 모양을 알며, 삼계에서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 애욕과 우치한 견해에 깊이 들어감이 화살과 같은 모양을 알며, 교만과 우치가 중한 죄인 모양을 알고, 삼업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 모양을 알며, 나아가서는 팔만 사천 번뇌의 행이 각기 다른 모양임을 여실히 압니다.
또 보살은 업의 갖가지 모양을 압니다. 즉 선과 악과 무기의 모양, 분별하고 분별할 수 없는 모양, 마음과 짝하는 모양, 서로 떠나지 않는 모양, 저절로 없어지는 모양, 도를 행해 없어지는 모양, 갖가지로 모이는 모양, 과보를 잃지 않는 모양, 차례대로의 모양, 과보가 있는 모양, 과보가 없는 모양, 검디검은 과보의 모양, 희디흰 과보의 모양, 검기도 하고 희기도 한 과보의 모양, 검지도 않고 희지도 않은 업이 다 없어지는 모양을 압니다.
또 업이 일어나는 모양과 업보를 받는 법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 한량없는 인연이 업을 일으키는 모양을 알며, 세간의 업과 출세간 업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 현세 과보의 모양과 다음 생의 과보의 모양과 후세의 과보의 모양, 모든 교법을 따라 결정된 모양과 결정되지 않은 모양을 알며, 내지
팔만 사천 모든 업의 각기 다른 모양들을 다 압니다.
또 보살은 모든 근기의 갖가지 모양을 압니다. 즉 그 둔한 것과 중간인 것과 나은 것의 모양을 알고 과거와 미래에서 달라지고 달라지지 않는 모양을 알며, 상ㆍ중ㆍ하의 모양을 알고 번뇌와 짝하는 모양, 서로 떠나지 않는 모양, 모든 교법을 따라 결정된 모양과 결정되지 않은 모양, 성숙한 모양과 성숙하지 않은 모양, 근기를 따라 변하는 모양, 무너지기 쉬운 모양, 깊이 집착하는 모양, 보다 늘어나는 모양, 무너뜨릴 수 없는 모양, 물러나는 모양과 물러나지 않는 모양, 삼세에서 달라지는 모양, 영원히 함께 나되 각기 다른 모양 등을 알며, 내지 팔만 사천 근기의 각기 다른 모양을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모든 욕망의 상ㆍ중ㆍ하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되, 내지 팔만 사천 욕망의 각기 다른 모양을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모든 성질의 상ㆍ중ㆍ하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되, 내지 팔만 사천 모든 성질의 각기 다른 모양을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곧은 마음의 상ㆍ중ㆍ하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되, 내지 팔만 사천 곧은 마음의 각기 다른 모양을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모든 부림[使 : 번뇌]이 마음과 함께 나고 마음과 함께 나지 않음과, 마음과 어울리고 마음과 어울리지 않음과, 비롯함이 없는 과거로부터 중생을 괴롭히는 모양, 모든 선정ㆍ해탈ㆍ신통과 서로 어긋나는 모양, 삼계에 얽매이는 모양, 한량없는 마음이 앞에 나타나지 않는 모양, 번뇌의 문을 여는 모양, 다스리기 어려운 모양, 아무것도 없는 모양, 성도(聖道)를 여는 법의 문이 없는 모양 등을 다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모든 태어남[生]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압니다. 이른바 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ㆍ사람ㆍ하늘ㆍ색계ㆍ무색계ㆍ유상천(有想天)ㆍ무상천(無想天) 등의 각기 다름을 알며, 업은 밭이요 사랑은 물이며, 무명은 덮개요 알음알이는 종자며, 뒷세상의 몸은 싹인데, 명색이 함께 나서 서로 떠나지 않고 우치와 사랑이 계속하여, 태어나려 하고 지으려 하며 받으려 하면서 열반을 즐기지 않아, 삼계의 차별이 계속하는 모양을 다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갖가지 습관[習氣]을 압니다. 즉 그것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는 것이 있는데, 태어나는 곳을 따라 그것이 있고 중생의 행을 따라 그것이 있으며, 업의 번뇌를 따라 그것이 있고 선ㆍ악ㆍ무기에 그것이 있으며, 욕심을 버리는 데에 그것이 있고 뒷세상을 따라 그것이 있으며, 차례로 갈래를 따르는 데에 그것이 있어서, 영원히 끊이지 않고 번뇌의 업을 가지지만,
그것을 버리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다 여실히 압니다.
보살은 또 중생들의 결정하고 결정하지 않은 모양과, 바로 결정함과 그릇 결정함과 결정하지 못한 모양을 다 압니다. 즉 바른 견해로 바로 결정하는 모양과 그릇된 견해로 그릇 결정하는 모양과 그 둘을 떠나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을 알고, 낱낱의 거스름[逆]으로 그릇 결정하는 모양과 오근(五根)으로 바로 결정하는 모양과 그 둘을 떠나 결정하지 못한 모양을 알며, 그릇된 지위에서 그릇 결정한 모양과 바른 지위에서 바로 결정한 모양과 그 둘을 떠나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을 알고, 그릇된 법[邪聚]에 깊이 들어가 돌리기 어려운 모양과 최상의 도의 인연을 닦는 모양과 결정하지 못하는 중생들의 수호하는 모양을 다 여실히 압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런 지혜를 따르기 때문에 선혜지에 편히 머문다고 합니다.
보살은 이 지에 머물면서 중생들의 이와 같은 모든 행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는 그들이 해탈할 수 있는 인연을 줍니다. 즉 보살은 중생을 교화하는 법과 중생을 제도하는 법을 여실히 알아 설법하되, 성문의 법ㆍ벽지불의 법ㆍ보살의 법ㆍ부처님의 자리 등의 모양을 여실히 알고는 그 중생의 인연을 따라 설법합니다. 그리하여 그 마음과 근기와 욕망 등의 각기 다름을 따라 설법하고 그 다니는 곳과 지혜와 일체의 행을 따라 설법하며, 그들의 성질을 따라서는 아주 어려운 곳에도 들어가 설법하고, 태어난 곳과 번뇌를 따르고 변하는 습관을 따라 설법하며, 교법을 따라 그들을 해탈시키기 위해 설법합니다.
보살은 이 지에 머물러서는 큰 법사가 되어 모든 부처님의 법 창고를 수호합니다. 즉 깊고 묘한 이치에 들어가 한량없는 지혜의 방편을 쓰고 사무애지(四無礙智)의 변재로써 설법합니다.
보살은 언제나 사무애지를 따르므로 그를 깨뜨릴 수 없습니다. 그 넷이란, 첫째는 법에 걸림이 없고, 둘째는 뜻에 걸림이 없으며, 셋째는 말에 걸림이 없고, 넷째는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것입니다.
보살은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의 제 모양을 알고, 뜻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법의 차별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은 깨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은 계속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에 체성(體性)이 없음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의 생멸하는 모양을 알며, 말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거짓 이름을 따라 깨뜨릴 수 없고 끝 없이 말할 줄 압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현재의 모든 법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과거와 미래의 모든 법의 각기 다른 모양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법은 파괴할 수 없다 말함을 알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낱낱 세상에서 끝없는 법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의 각기 다름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의 각기 다른 뜻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중생들의 음성과 말을 따라 설법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중생들의 좋아하는 이해함을 따라 설법합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법의 지혜와 방편으로, 모든 법의 차별을 부술 수 없음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비교하는 지혜로, 모든 법의 각기 다름을 여실히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세속 지혜로, 모든 법의 각기 다름을 말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최상의 이치[第一義]를 잘 말할 줄 압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법은 한 모양으로 무너지지 않음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음(陰)ㆍ입(入)ㆍ계(界)ㆍ제(諦) 등 인연법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미묘한 음성이기 때문에 모든 세간이 그리로 돌아오게 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없는 지혜로는 그 말이 더욱 훌륭하므로 중생들로 하여금 끝없는 광명을 얻게 합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일승이 최상임을 알아 모든 것을 평등하게 껴잡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교법의 차별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교법의 차별이 있음을 잘 말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한 법문으로 끝없는 법의 광명을 말합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일체의 보살행, 즉 지혜의 행ㆍ법의 행ㆍ지혜를 따르는 행에 잘 들어가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십지의 각기 다른 뜻을 분별해 말하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십지의 길을 따르면 깨뜨릴 수 없음을 말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행의 끝없는 모양을 말합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부처님은 한 생각에 보리를 얻는 줄을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갖가지 때와 갖가지 세계의 각기 다름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부처님을 따라 도를 얻는 일의 각기 다름을 알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한 글귀의 법을 끝없는 겁에 말하되 다하지 않습니다.
또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모든 부처님의 말씀과 부처님의 역(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법(不共法)과 큰 자비와 걸림없는 지혜와 법륜을 굴리는 일체종지를 알고,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부처님이 팔만 사천인 중생의 마음과 모든 근기와 욕망 등의 각기 다름을 말씀하는 음성을 알며,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부처님의 음성으로, 깨뜨릴 수 없는 모든 행을 말하고, 즐겁게 말함에 걸림이 없는 지혜로는 부처님의 지혜의 힘으로 중생들의 좋아하는 음성을 따라 말합니다.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걸림이 없는 지혜를 잘 알아 제구지에 편히 머물면, 그는 불법의 창고를 얻어 큰 법사가 됩니다. 그리하여 온갖 뜻 다라니, 온갖 법 다라니, 지혜를 일으키는 다라니, 온갖 광명 다라니, 좋은 슬기 다라니, 온갖 재물 다라니, 명문(名聞) 다라니, 위덕 다라니, 걸림없는 다라니, 끝없이 회전하는 다라니와 여러 가지 이치를 갈무리한 다라니 등 이런 백만 아승기 다라니를 얻고 방편을 따라 설명하며, 이런 한량없는 즐겁게 말함의 각기 다른 문으로 설법합니다.
보살은 이런 한량없는 다라니 문을 얻고는 한량없는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며, 그 설법을 듣고는 잊지 않고, 그 법을 한량없는 각기 다른 문으로 남에게 연설합니다.
또 보살은 한 부처님에게서 백만 아승기 다라니로 바른 법을 듣는데, 한 부처님에게서와 같이 다른 한량없는 부처님에게서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또 보살은 부처님께 예배할 때 법의 광명을 들었는데, 그것은 많이 배운 성문이 다라니의 힘을 얻었더라도 십만 겁 동안에도 받들어 지닐 수 없는 것입니다.
보살은 이런 다라니의 힘과 걸림없는 지혜와 즐겁게 말함의 힘을 얻어 설법하기 때문에 법상에 앉으면 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들의 뜻을 따라 설법합니다. 그러므로 그가 법상에 앉으면, 모든 부처님과 직위를 받은[受職] 보살을 제외하고는 누구보다도 가장 훌륭하고 뛰어납니다.
보살은
법상에 앉아 한 음성으로 대중들을 다 알게 하고 싶으면 곧 알게 하고, 혹은 여러 가지 음성으로 대중을 각각 알게 하고 싶으면 곧 알게 하며, 혹은 잠자코 있으면서 다만 광명을 놓아 대중들로 하여금 다 법을 알게 하고 싶으면 곧 알게 합니다. 또 혹은 모든 털구멍에서 다 법음(法音)을 내고, 혹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빛깔이 있거나 빛깔이 없는 것으로 하여금 다 법음을 내게 하며, 혹은 한 음성을 법계에 두루 채워 모두들 다 깨우치고 싶으면 곧 다 깨우칩니다.
또 보살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이 한량없는 말로 한꺼번에 질문할 때 질문이 각기 다르더라도 그는 한 찰나 사이에 모든 질문을 다 받고 한 말로 대답해 다 알게 됩니다. 그와 같이 둘이거나 혹은 셋이거나 혹은 백이나 천이나 내지 말할 수 없는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들을 위해 설법하고,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고 중생들을 위해 널리 불사를 배로 짓습니다.
그는 또 더욱 부지런히 이런 밝은 지혜를 거두어, 한 티끌 속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법회가 있으면, 부처님은 거기서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설법하여 낱낱 중생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법을 얻게 하는데, 한 부처님처럼 모든 부처님도 그러하고 한 티끌 속에서처럼 모든 시방세계에서도 또한 그러하더라도 그는 거기서 큰 기억력으로 한 찰나도 일체 부처님 계신 곳을 좇아 밝은 법을 받아 한 구절이라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법회에 가득한 중생들에게 결정한 법으로 청정한 법을 연설하여 한 찰나 사이에 그 중생들로 하여금 다 깨치게 하거늘 하물며 몇 세계의 중생들이겠습니까.
보살이 이 구지에 머물면 선근은 더욱 훌륭해져 모든 부처님의 경지에 들어가 일체 부처님과 함께 모이고 보살의 해탈에 깊이 들어갑니다. 그는 이런 지혜에 순응해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낱낱 겁 가운데서 무량무변한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낱낱 겁 가운데서 무량무변한 백천만억 부처님께 훌륭한 공양거리로 공양하며, 부처님께 갖가지로 질문하여 온갖 다라니를 통달합니다. 그리하여 일체의 선근은
더욱 밝고 깨끗해집니다.
불자여, 마치 진금을 단련하고 장엄을 갖추어 전륜왕이 쓰는 보관(寶冠)을 만들면, 다른 모든 작은 왕들로서는 그것을 빼앗을 수 없는 것처럼, 이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이 선혜지에 머물면 모든 선근이 더욱 밝고 깨끗해져 성문이나 벽지불이나 모든 지(地)에 있는 보살로는 그것을 깨뜨릴 수 없습니다.
보살의 선근은 더욱 밝아져 중생들의 번뇌의 험난한 곳을 잘 비춥니다. 마치 대범천왕이 삼천세계의 모든 험난한 곳을 다 잘 비추는 것처럼, 이 보살도 그와 같아서 선혜지에 머물면 선근이 밝고 깨끗해져 중생들의 번뇌의 험난한 곳을 다 비춰 줍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선혜지를 간단히 말한 것이거니와 만일 자세히 말하려 한다면 무량무변한 겁 동안에도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보살이 이 지에 머물면 대개는 대범천왕이 되어 삼천대천세계를 맡아 다스리므로 그보다 나을 이가 없습니다. 그는 여실히 이치를 아는 이로서 자재한 가운데서 자재를 얻고, 성문과 벽지불에게 보살의 바라밀을 잘 설명해 주며, 어떤 중생들의 질문도 그를 궁하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보시와 다정한 말과 이익과 동사 등 이런 짓는 선업은 다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않고 법 생각을 떠나지 않으며, 내지 일체종지의 생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일체 중생의 머리가 되고 뛰어난 이가 되며, 내지 일체 중생의 의지하는 이가 되리라.’
만일 보살이 이렇게 부지런히 정진하려고만 한다면 그는 한 찰나 사이에 백만 아승기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매를 얻을 것이요, 나아가서는 백만 아승기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을 나타내어 권속으로 삼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원력으로 신통이 자재하다면 이 수보다 더 많아, 백천만억 나유타 겁에도 다 세어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금강장보살은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게송을 외웠다.

모든 보살들 한량이 없는
깊은 지혜의 힘을 따르나니
그것은 가장 미묘한 것으로서
어떤 세간 사람도 알기 어렵네.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는 사람
그는 제구지에 잘 이르러
모든 부처님들의 비밀한
법의 창고에 들어가게 되었네.

미묘하여 가장 훌륭한
삼매와 또 다라니 얻고
넓고도 큰 신통 힘으로
온갖 세계 모양에 잘 들어가네.


잘 결정된 지혜 힘으로
모든 불법을 다 관찰하고
깨끗한 큰 원과 자비심으로
이 제구지에 들게 되었네.

이 구지의 행에 잘 순응해
모든 불법 창고를 잘 보호하고
그리고 모든 법을 통달했나니
이른바 선ㆍ악과 또 무기와

유루와 또 무루와
세간과 또 출세간
사의(思議)할 수 있는 것과
사의할 수 없는 것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한 것이나
삼승의 갖은 모양 모두 다 알며
그리고 유의법과 또 무위법을
잘 생각하고 분별해 아네.

이러한 법을 모두 알고는
갖가지 무명의 어둠 없애고
지혜로운 마음 그대로 따르나니
그것은 곧 가장 묘한 일이네.

일체의 어려움을 모두 다 알고
모든 마음의 각기 다른 모양과
장식하는 세속 마음, 가벼운 마음
그리고 끝없이 자재한 마음

번뇌의 깊고 또 그 얕은 모양
마음과 함께하여 떠나지 않는 모양
각기 다른 부림의 얽매는 것이
차례로 상속해 있음을 알며

갖가지 업이 서로 섞이어
각각 그 모양 다름을 알고
인(因)이 멸하고 과보 없지 않는 것
이런 모든 일을 다 통달하네.

또 저 중생들 모든 근기의
상품ㆍ중품ㆍ하품인 것과
제각기 다른 광대한 것과
먼저와 나중의 그 모양 아네.

또 욕망의 상ㆍ중ㆍ하품과
제각기 다른 그 근성 알되
나아가 팔만 사천 종류의
그 모든 것을 다 잘 아네.

비롯 없는 그때부터 있어 내려온
중생 부리는 모든 번뇌는
언제나 마음과 함께 있나니
그 모든 얽맴을 끊지 못하네.

저 갖가지 모든 번뇌는
다만 망상 분별에서 오는 것으로
그러나 그것은 있는 곳 없고
또 일정한 모양 없음을 아네.

언제고 이 몸을 떠나지 않지만
그것은 또한 알기도 어렵나니
선정의 힘과 금강 같은 도만이
그것을 능히 막고 끊을 수 있네.

또 모든 태어남을 잘 아나니
여섯 갈래에 들어 각기 다르나
애욕 물이 축이고 무명이 덮고
업은 바로 밭이며 식은 종자네.

그것이 뒷세상 몸의 싹을 낼 때에
명색이 그와 함께 자라나나니
그리하여 생사가 시작된 뒤로
지금까지 계속해 삼계에 있네.

모든 하늘과 용의 세계는
모두 번뇌의 업을 말미암나니
만일 번뇌 업만을 아주 떠나면
그것들도 따라 곧 없어지리.

저 모든 중생들 보면
그들은 모두 세 갈래에 있으면서
혹은 삿된 소견에 빠져도 있고
혹은 지혜의 도에 있기도 하네.

보살은 이 구지에 머무르면서
저 모든 중생들의 그 마음과
모든 근기와 모든 욕망의
갖가지 다른 이치 모두 잘 아네.

깊은 마음으로 잘 생각하고
그들 위해 알맞게 법을 말할 때
걸림없는 지혜를 잘 통달해
뛰어난 말솜씨로 잘 설명하네.

이 보살이 법사가 되면
그는 마치 저 사자왕 같고
또 우왕(牛王)인 보배산왕 같아
두려움 없는 곳에 편히 머무네.

그는 온 세계 빠짐이 없이
감로의 법맛을 비내리나니
그것은 마치 저 큰 용왕이
비를 내려 큰 바다 채우듯 하네.

보살은 법의 뜻을 잘 알고
또 말에도 걸림이 없어
중생들에 순응해 잘 행하고
즐겨 말하는 힘을 다 갖추었네.

그는 백만 갑절 아승기 수의
갖가지 다라니를 모두 다 얻고
또 모든 불법을 다 받드나니
바다가 용왕 비를 받는 것 같네.

보살은 이와 같은 갖가지의
깊고 묘하고 맑고 또 깨끗한
한량이 없는 모든 다라니와
삼매의 모든 힘을 다 얻었나니


그러므로 능히 한 찰나 사이에
한량없는 부처님 뵈옵게 되어
법을 듣고는 깨끗한 범음(梵音)으로
묘한 법보를 잘 연설하네.

삼천대천세계 중생들을
그가 혹 교화하려 할 때에는
마음과 근기와 좋아함 따라
설법하여 그들을 기쁘게 하네.
이와 같이 한량이 없는
삼천대천세계를 교화한다네.

더욱 깊고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또 이와 같이 생각하나니
한 작은 티끌 속에서
한량없는 부처님 설법하시네.

중생들 마음의 모양을 따라
묘한 이치를 연설하시니
보살은 그 법을 모두 받들되
마치 땅이 종자를 받는 듯하네.

그는 다시 이와 같은 서원을 세워
저 모든 시방세계의
국토 안에 있는 모든 중생을
모두 한 법회에 모이게 하네.

나는 거기서 한 생각 가운데
그들의 마음을 모두 다 알고
하나의 음성으로 법을 연설해
그들의 의심 그물 끊게 하리라.

보살은 이 구지에 머물면서
천상 인간의 법왕이 되고
또 설법하는 큰 스승 되어
모든 중생 성품에 다 순응하네.

그리고 밤이나 낮이나 항상
모든 부처님과 함께 모이고
매우 깊고 묘한 그 적멸과
지혜와 해탈에 잘 머무네.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선근은 더욱 깨끗하고 밝아지나니
그것은 마치 저 전륜성왕의
진금으로 장엄한 보관과 같네.

또 광명이 모든 중생의
온갖 번뇌의 험난한 곳을
마치 저 범천 광명이
대천세계를 비추듯 하네.

보살이 이 구지에 머문 뒤에는
삼천대천세계에서
저 대범천의 임금이 되니
감관은 모두 영특하고 예리하네.

그리하여 삼승의 교법으로
모든 중생을 깨우쳐 주고
그의 짓는 갖가지 선업은
모두 바른 생각 따른 것이네.

또 한 생각 사이에
한량이 없는 모든 세계의
작은 티끌 수와 같은
매우 깊고도 묘한 삼매를 얻네.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미묘한 음성의 설법을 듣고
부처님들의 큰 신력 보고는
다시 한량없는 서원 세우네.

이와 같이 제구지는
큰 지혜의 행하는 곳
깊고 묘해 보거나 알기 어렵나니
이제 그것을 간단히 말하였네.

박책(迫迮) : 앞글자는 박(博)과 맥(陌)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측(側)과 백(伯)의 반절이다.
간애(艱礙) : 앞글자는 음이 한(閒)이다.
약간(若干) : 뒷글자는 고(古)와 한(寒)의 반절이다.
소패(所佩) : 뒷글자는 포(蒲)와 매(昧)의 반절이다.
곽연(廓然) : 앞글자는 고(苦)와 곽(郭)의 반절이다.
순숙(淳熟) : 앞글자는 상(常)과 륜(倫)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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