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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353 불교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 9권

by Kay/케이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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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 9

 

금광명최승왕경 제9권


대당삼장 사문 의정 한역
장용서 번역


21.선생왕품(善生王品)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을 위하여 왕법의 바른 내용을 말하고 나서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들어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그 지나간 옛적의 법을 받들던 인연을 말하겠다.”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옛적에 전륜왕이 되어
큰 땅과 큰 바다와
4주(洲)에 가득 찬 보배로
모든 여래께 공양하였네.

내가 옛날 한량없는 겁에
청정한 참 법신(法身) 구하고자
아끼는 것 모조리 버렸으니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았네.

또 지난 세상 생각할 수 없는 겁에
보계(寶髻)라는 정변지(正遍知) 계셨네.
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뒤
왕이 났으니 이름은 선생(善生)이네.

전륜왕으로서 4대주를 다스리니
대해(大海) 끝까지 모두 귀의 조복하였네.
왕성(王城)의 이름은 묘음성(妙音聲)으로
그때 저 전륜왕 여기 있었네.

꿈에 부처님의 복과 지혜 말함을 듣고
보적(寶積)이라는 법사(法師) 보았는데
자리에 앉았는데 단정하기 해와 같아
금광의 미묘 경전 연설하였네.

그때 저 임금 꿈에서 깨어
기쁜 마음이 온몸에 가득 차
하늘이 밝자 왕궁을 나가서
필추 승가(僧伽) 찾아갔네.

여러 대중께 공경 공양하고 나서
모든 필추에게 물어보았네.
보적이라 이름하는 법사님
공덕 성취하고 중생 교화하냐고.

그때 보적 큰 법사는
어느 방 안에 앉아 계시며
바른 생각으로 이 미묘 경전 외우시며
단정히 움직이지 않으매 심신이 편했네.


어떤 필추가 왕을 인도해
보적 법사 있는 곳에 이르러서
방 안에 단정히 앉은 걸 보니
광명과 묘한 상호 몸을 휘감았네.

왕에게 말하기를, 저 분이 보적이온데
깊고 깊은 부처님의 행처(行處)이며
모든 경전 가운데 가장 으뜸인
미묘한 『금광명』 잘 지니고 있다 하였네.

왕은 곧 보적 법사께 절하고
공경하고 합장하여 청하였네.
원만한 얼굴 단정하신 분이시여,
금광 미묘법을 설해 주소서라고.

보적 법사 왕의 청대로
『금광명』 설할 것 허락하니
삼천세계에 두루 찬
모든 하늘 대중 모두 기뻐하네.

왕은 넓고 청정한 곳에
기묘한 보배로 장엄해 꾸미고
훌륭한 향수를 티끌에 뿌리며
갖가지 꽃을 모두 흩어 펼쳤네.

훌륭한 곳에 높은 자리 펴고
비단 깃발과 일산 달아 장엄한 뒤에
갖가지 가루 향, 바르는 향 뿌리니
온 주변에 향기가 그윽하였네.

하늘ㆍ용ㆍ아수라ㆍ긴나라
마호락가와 약차
모든 하늘이 만다라 꽃비를 내려
저 높은 자리에 모두 와 공양 올렸네.

천만 억 여러 하늘들은
바른 법문 듣고자 모두 와서 모여
법사가 처음 자리에서 일어나니
모두 하늘 꽃으로 공양 올렸네.

이때 보적 대법사
깨끗이 목욕하고 새 옷 갈아입고
대중 모인 법석에 나아가
합장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예경했네.

하늘 임금, 하늘 대중과 천녀들이
모두 함께 만다라 꽃 뿌리고
백천의 헤아리기 어려운 하늘 음악이
공중에서 묘한 소리 내고 있었네.

그때 보적 대법사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 가부하고
저 시방 모든 세계의
백천만억 자애로운 부처님 생각하고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에게
평등하고 자비한 생각을 일으켜

설법을 청한 선생왕 때문에
미묘한 『금광명』을 연설하였네.

왕은 이런 법문 듣고 나서
한마음 합장하고 소리내며 따라 기뻐해
희유한 법문 듣고 눈물이 섞여 흐르니
몸과 마음 기쁨으로 가득 찼네.

이때 이 나라의 선생왕(先生王)
이 경에 공양하기 위해
손에 여의마니 보배를 들고
중생들을 위하여 발원하였네.

지금 이 남섬부주에
7보 영락과 도구 널리 비처럼 내려
자산과 재물이 없는 이들이
모두 뜻대로 얻어 안락하여지이다.

그러자 7보가 두루 비처럼 내려
4주(洲) 가운데 모두 가득 차
몸을 꾸미는 영락은 필요한 대로
옷과 음식 모두가 모자람 없네.

그때 나라의 왕인 선생은
4주(洲)에 진기한 보배, 비처럼 내린 것 보고
힘껏 가져다 보계(寶髻) 부처님과
유교(遺敎)와 필추 승가에 공양 올렸네.

마땅히 알라, 지난 세상의 선생왕은
곧 나 석가모니이니
그 옛날 대지(大地)와 4주(州)에
가득 찬 모든 보배 희사했노라.

그 옛날 보적 큰 법사는
선생을 위하여 묘법 설하고
선생에게 이 경 연설하였기 때문에
동방에서 현재 부동불(不動佛)이 되었네.

나는 일찍이 이 경전의 왕을 듣고
합장하고는 한마디로 칭하며 기뻐하여
7보를 보시한 그 공덕으로
가장 훌륭한 금강의 몸 얻었네.

금빛 백 가지 복(福)의 모습으로 장엄하니
보는 이는 모두다 기뻐하여서
중생으로서 사랑하지 않는 자 없고
무수한 하늘 대중 또한 그러하네.

일찍이 지난 세상 99구지억겁을
지나면서 전륜왕이 되었었고
작은 나라 임금도 되었다가
한량없는 백천 겁 다시 지났네.

한량없는 겁에 제석도 되고
대범왕(大梵王)도 되었다가
10력 대자존(大慈尊)께 올린 공양
얼마인지 또한 생각할 수 없네.


내가 옛적에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해
온갖 복덕 어느 정도인지 알 길 없나니
이 복으로 말미암아 깨달음 얻어
법신의 참되고 묘한 지혜 획득하였네.

그때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미증유의 법을 찬탄하고 모두 『금광명경』을 받들어 유통시켜 끊어지지 않기를 서원하였다.

22.제천약차호지품(諸天藥叉護持品)

그때 부처님께서 대길상천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깨끗한 믿음 가진 선남자 선여인이 과거세ㆍ미래세ㆍ현세의 모든 부처님께 불가사의하고 성대하고 미묘한 공양거리를 바치려 하고, 3세의 모든 부처님의 심오한 도를 알고자 한다면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 경의 왕이 있는 곳을 따라야 하느니라. 성읍이나 취락 혹은 산중이나 못 가에서 널리 중생을 위하여 널리 설하여 유포해야 하나니, 그 법을 들은 이는 어지러운 생각을 제거하고 귀를 귀울여 집중을 해야 하느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과 그 대중을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여러 부처님께
부사의한 공양 올리려거든
또한 모든 여래의
깊은 경계 알고자 하면

만일 이 최승금광명을
연설하는 것을 보려거든
반드시 친히 그곳에 가서
그 경 있는 데에 이르라.

이 경은 생각하기 어려운
모든 공덕을 능히 내고
가없는 큰 고통 바다에서
모든 중생 해탈시키네.

내가 이 경전의 왕을 보니
처음ㆍ중간ㆍ마지막이 모두 좋아
깊고 깊어 헤아릴 길 없고
비유는 짝이 없네.

가령 항하의 모래라든지
대지의 티끌, 대해의 물
허공과 모든 산의 돌과
조금도 비유할 수 없네.

깊은 법계(法界) 들어가려면
반드시 먼저 이 경을 듣고
법성(法性)의 불탑에
깊이 안주해야 하리.

이 탑 안에서
나 석가모니가
기쁜 뜻과 묘한 음성으로

이 경전 연설함을 보리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구지겁 생각하기 어려운 세월
인간과 천상 가운데 태어나
훌륭하고 묘한 기쁨 늘 받으리.

만일 이 경을 듣는 이는
반드시 이런 마음 가져라.
나는 생각할 수 없고
가없는 공덕의 덩어리 얻으리라고.

설령 큰 불 무더기가
백 유선나에 가득 차 있더라도
이 경전의 왕을 듣기 위하여
뚫고 지나가는 괴로움 사양치 않네.

그 있는 곳에 벌써 이르러
이런 경 들으면
죄업을 능히 멸하고
모든 나쁜 꿈도 없어지리.

나쁜 별의 모든 변괴와
방자[蠱道]와 요사스런 귀신도
이 경 듣기만 하면
모든 악 버리고 떠나간다네.

훌륭하고 높은 자리 꾸리니
깨끗하고 미묘하기 연꽃 같도다.
법사가 그 위에 앉으니
마치 큰 용이 앉은 듯하네.

이 자리에 편히 앉아서
이 깊고 깊은 경 말하며
그대로 쓰고 외워 지녀
그 뜻을 풀이하네.

법사가 이 자리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면
이 높은 자리 안에는
신통한 모습 한 가지가 아니네.

혹은 법사의 형상이
높은 자리에 있는 듯하고
어떤 때엔 세존이 보이다가
여러 보살도 보이네.

보현보살 형상도 되고
묘길상 같기도 하고
혹은 자씨보살도 보이는데
높은 자리에 있는 듯하네.

혹은 드물고 기이한 형상과
또 모든 하늘의 형상 보이는데
그 얼굴과 위의 잠깐 본 뒤에
홀연히 없어져 다시 안 나타나네.

모든 길상을 성취하고
하는 일이 뜻대로 되며
공덕이 모두 원만해진다고
세존은 이렇게 말씀하시네.

최고로 명성이 높아
모든 번뇌 능히 없애고
다른 나라의 도적 모두 제거하며
싸울 때엔 언제나 이기네.

나쁜 꿈 모조리 없어지고
모든 독(毒)과 해침 소멸되며
몸ㆍ입ㆍ뜻으로 지은 죄를
경의 힘이 능히 멸해 없애주네.

이 남섬부주에
명성이 가득 차서
모든 원수들이
모조리 서로 흩어지네.

설령 원수 같은 적이 오더라도
소문 듣고 곧 물러나 흩어지며
군사를 동원하지 않고도
양군 진영이 서로 기뻐하네.

범왕과 제석천왕
세상 수호하는 사천왕
금강 약차(藥叉)와
정료지(正了知) 대장군,


무열지(無熱池) 용왕과
사게라(娑揭羅)
긴나라(緊那羅) 음악신과
소라(蘇羅)금시조왕,

대변재(大辯才)천녀와
대길상천(大吉祥天)
이들 우두머리 하늘들이
각기 모든 하늘 대중 거느리고,

모든 부사의한 부처님과
법보에 공양 올리고
기쁜 마음 늘 내어서
이 경에 공경심 일으키네.

이런 모든 하늘 대중
모조리 같이 사유하여서
복 닦는 이를 두루 관하고
다 함께 이런 말 하네.

이 중생들을 관찰하라.
모두가 큰 복덕과
선근과 정진의 힘으로
내생에는 우리 하늘에 나리라.

깊고 깊은 경을 듣기 위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와서
법의 탑에 공양 올림은
바른 법을 소중히 여김일세.

중생을 어여삐 여겨
크게 이익 되게 하니
이 깊은 경전에서
법보의 그릇이 되리.

이 법문에 들어오는 이
법의 성품에도 들어가리니
이 『금광명』을
지극한 마음으로 들으라.

이 사람은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께 공양하여
저 모든 선근으로 말미암아
이 경전 듣게 되리라.

이러한 모든 하늘 임금
대변재천녀와
아울러 저 길상천과
그리고 사천왕 대중
무수한 약차 무리가
용맹하고 신통이 있어
각기 사방에서 찾아들어
언제나 서로 보호하네.

해와 달 제석천왕
바람ㆍ물ㆍ불을 맡은 모든 신
폐솔노(呔率怒), 대견(大肩)과
염라왕과 변재 등
모든 세상을 옹호하는 이
용맹과 위신을 갖추어
경 지닌 이를 수호하되
밤낮으로 떠나지 않네.

큰 힘을 가진 약차왕
나라연(那羅延)과 자재(自在)와
정료지를 우두머리로 한
28부의 약차 대중,

나머지 약차 백천도
신통에 큰 힘을 가져
언제든지 무서운 곳에서
늘 와서 이 사람 호위해

금강 약차왕과
아울러 500의 그 권속
모든 큰 보살들도
늘 와서 이 사람 지키네.

보왕(寶王) 약차왕과
만현왕(滿賢王)
광야(曠野) 금비라(金毗羅)와
빈도라(賓度羅) 황색(黃色)

이들 약차왕과

각각의 500권속이
이 경 듣는 이 보고
모두 와서 함께 보호하네.

채군(彩軍) 건달바와
위왕(葦王)과 상전승(常戰勝)
주경(珠頸)과 청경(靑頸)과
발리사왕(勃里沙王)

대최승(大㝡勝)과 대흑(大黑)과
소발노계사(蘇跋拏鷄舍)
반지가(半之迦)와 양족(羊足)
그리고 대바가(大婆伽)

소거(小渠)와 호법(護法)과
미후왕(獼猴王)
침모(針毛)와 일복(日支)과
보발(寶髮)들이 모두 보호하네.

대거(大渠)와 낙구라(諾拘羅)와
전단(栴檀)과 욕중승(欲中勝)
사라(舍羅)와 설산(雪山)과
사다산(娑多山)이
모두 큰 신통 가지고
용맹에 큰 힘 갖춰
이 경 지닌 이 보면
모두 와서 보호하네.

아나바답다(阿那婆答多)와
사게라(娑揭羅)와
목진(目眞)과 예라섭★( (殹/言) 羅葉)
난타(難陀) 작은 난타[少難陀]
백천 용 가운데
신통과 위덕을 갖춰
경 지닌 이 보호해
밤낮으로 떠나지 않네.

바치(婆稚)와 나후라(羅睺羅)와
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
모지(母旨)와 점발라(苫跋羅)와
대견(大肩)과 환희(歡喜)
나머지 아소라왕과
무수한 하늘 무리
큰 힘에 용맹과 건장함으로
모두 와서 이 사람 보호하네.

하리저모(訶利底母) 신과
500의 약차 무리
저 사람이 잠자든 깨어 있든
항상 와서 서로 보호하네.

전다(旃多)와 전다리(旃茶利)
약차(藥叉)와 전치녀(旃稚女)
곤제(昆帝)와 구타치(拘吒齒) 등
중생의 정기 빨아먹는
이런 모든 귀신
큰 힘에 신통 갖추어
경 지닌 이 항상 보호해
밤낮으로 떠나지 않네.

변재천을 우두머리로 한
한량없는 모든 천녀
길상천을 우두머리로 한
나머지 모든 권속들과

이 대지의 신녀(神女)와
과일 동산 숲의 신과
나무 신과 강의 신
탑묘의 모든 신들

이러한 모든 하늘 신이
마음에 큰 기쁨 내어
모두 함께 와서
이 경 독송하는 사람 보호하네.

경 지닌 이 보면
수명과 건강 늘게 하고
위광(威光)과 복덕으로
묘한 상호 장엄하네.

별자리에 재앙과 변괴가 일어
재앙이 이 사람에게 당도하거나

꿈에 나쁜 징조를 보게 되면
모조리 멸해 없애주네.

이 대지의 신녀
굳건하고 위세가 있어
이 경의 힘을 말미암아
법 맛을 늘 충족하네.

땅의 기름[地肥] 밑으로 흘러
백 유선나 지나가게 되면
땅의 신이 땅 맛[味]을 올려
대지를 기름지고 윤나게 하네.

이 땅의 두께는
68억 유선나(踰繕那)
금강(金剛) 끝에 이를지라도
땅 맛을 모조리 오르게 하네.

이 경전의 왕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큰 공덕의 더미를 얻어
모든 하늘로 하여금
모두 그 이익을 입게 하네.

모든 하늘 대중으로 하여금
위신력에 광명이 있게 하여
기쁘고 늘 즐거우니
쇠하는 모습 버렸네.

이 남섬부주 안의
숲ㆍ과일ㆍ벼의 싹[苖稼]을 맡은 신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마음에 항상 기쁨을 얻네.

싹과 열매는 모두 성취되고
곳곳에 묘한 꽃 있네.
과일도 더욱 번성하여
대지에 가득 찼네.

여러 과일나무와
모든 동산 숲에
모두 묘한 꽃이 피어
향기가 항상 자욱하네.

많은 풀과 모든 나무에
모두 미묘한 꽃이 피고
달고 맛난 과일도 열려
곳에 따라 모두 두루 찼네.

이 남섬부주의
한량없는 모든 용녀가
마음에 큰 기쁨 내어
모두 다 못 속에 들어간다.

발두마(鉢頭摩:청련화)와
분타리(分陀利:백련화)를 심어
푸르고 흰 두 연꽃이
못 가운데 모두 가득 찼네.

이 경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허공이 깨끗하여 가리움 없네.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어둠이 모두 광명으로 되어

해가 돋아 천 가지 광명 놓으니
때[垢] 없는 불꽃은 청정해
이 경전의 왕의 힘으로 말미암아
흐르는 햇빛 사방 하늘을 도네.

이 경의 위덕의 힘이
천자들을 도우니
남섬부주의 금을 써서
궁전을 만드네.

해 천자[日天子]가 처음 돋아
이 남섬부주 보고 기뻐해
늘 큰 광명으로
두루두루 비추어 밝히네.

이 대지 안에
있는 연꽃 연못에
햇빛이 비칠 때면
안 피는 연꽃이 없네.

이 남섬부주의
밭 이랑의 모든 과일을
모조리 잘 익게 하여

대지에 가득 차게 하네.

이 경의 힘으로 말미암아
해와 달이 비춘 곳에
별이 그 길을 잃지 않고
비바람이 다 때를 순응해

이 남섬부주에 두루하여
국토가 모두 풍년들어 즐겁고
이 경 있는 곳마다
수승함은 다른 곳보다 곱절이네.

만일 이 금광명
경전이 유포되는 곳에서
강설하고 외우는 이가 있으면
모두 위와 같은 복 얻으리.

그때 대길상천녀와 모든 하늘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이 경을 받들어 지니는 이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옹호하여 근심 걱정이 없게 하고 언제나 안락을 얻게 하였다.

23.수기품(授記品)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 가운데서 널리 법문을 말씀하시고 나서 묘당보살과 그의 두 아들인 은당(銀幢)과 은광(銀光)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깨달음의 수기를 주고자 하셨다.
이때 십천 천자가 있었는데 최승광명이 우두머리가 되어 똑같이 삼십삼천으로부터 내려와서 부처님 계신 데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미래세 한량없고 무수한 백천만억 나유타겁 동안을 지나고 나서 금광명세계에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이름을 금보산왕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하여 세상에 출현하리라.
때가 되면 부처가 반열반한 뒤에 모든 교법도 모두 멸하여 없어진다. 이때 저 은당이라는 맏아들이 곧 이 세계에서 다음으로 부처 자리를 잇게 되리니, 세계는 그때 이름을 바꾸어 정당(淨幢)이라고 할 것이다. 마땅히 부처가 되어
이름을 금당광(金幢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하리라.
이때 부처가 반열반한 뒤에 모든 교법이 또한 다 멸하여 없어지면 둘째 아들 은광이 곧 부처 자리를 이으리니, 이 세계에 돌아와서 반드시 부처가 되어 이름을 금광명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하리라.”
이때 십천의 천자는 세 보살이 수기를 얻는 것을 듣고 나서 다시 이러한 『최승왕경』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니, 깨끗하여 때가 없음이 마치 허공과 같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이 십천 천자의 선근이 익은 줄 아시고 곧 큰 깨달음의 수기를 주셨다.
“너희들 천자는 미래세에서 한량없고 무수한 백천만억 나유타 겁을 지나서 최승인다라고당세계(最勝因陀羅高幢世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똑같은 종족 성씨에 똑같은 이름이리라. 이름은 면목청정우발라향산(面目淸淨優鉢羅香山)으로서 10호가 구족할 것이며, 이렇게 차례차례 십천의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느니라.”
그때 보리수(菩提樹) 신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십천 천자는 삼십삼천으로부터 법문을 듣기 위하여 부처님 계신 데 온 것인데, 어째서 부처님께서 문득 수기를 주시어 장차 꼭 부처를 이룬다고 하십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이 모든 천자들이 6바라밀을 모두 닦아서 행하기 어려운 행을 행하고, 손ㆍ발ㆍ머리ㆍ눈ㆍ뼈ㆍ뇌수며 권속, 처자며 코끼리ㆍ말ㆍ수레ㆍ남종ㆍ여종과 대궐ㆍ동산ㆍ숲과 금ㆍ은ㆍ유리ㆍ
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ㆍ벽옥ㆍ흰 자개며 음식ㆍ의복ㆍ이부자리ㆍ의약 등을 버려서 다른 한량없는 백천보살처럼 여러 가지 공양거리로써 과거세의 무수한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께 공양 올렸다는 것을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살들이 각각 한량없고 가없는 겁을 지난 연후에야 바야흐로 보리 수기를 받아 얻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천자는 어떤 인연으로써 무슨 훌륭한 행을 닦았으며 어떤 선근을 심었기에 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잠시 동안 법문을 듣고 문득 수기를 얻었습니까? 오직 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해 해설하셔서 의심을 끊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나무신 선녀천(善女天)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말하는 대로 모두 훌륭하고 묘한 선근 인연을 따라 부지런히 닦고 나서야 바야흐로 수기를 얻으리라. 이 모든 천자는 묘한 천궁에 다섯 가지 욕심의 즐거움을 버리고 일부러 와서 이 금광명경을 들었다. 벌써 법을 듣고 나서 이 경 가운데 은근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서 깨끗한 유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티와 때가 없고, 다시 이 세 큰 보살의 수기 받는 일을 얻어 들은 것도 또한 지난 세상에서 오래 바른 행을 닦은 서원의 인연에 말미암은 것이다. 이런 까닭에 내가 지금 모두 수기를 주어 미래세에서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리라고 하였느니라.”
이때 저 나무의 신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환희하며 믿고 받아들였다.

24.제병품(除病品)

부처님께서 보리수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해 보아라. 이 십천 천자의 본래 발원한 인연을 이제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선녀천아, 과거세 한량없는 불가사의 아승기겁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이 보계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
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셨다.
선녀천아, 이때 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에 정법이 멸하여 없어지고 상법(像法)의 시대에 이름이 천자재광(天自在光)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으니, 언제나 바른 법으로써 백성을 교화하기가 마치 부모와 같았다. 이 나라 안에 이름이 지수(持水)라고 하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의술이 뛰어나고 여덟 가지 술법을 묘하게 통하여 중생의 병고와 4대가 고르지 못한 것을 모두 잘 치료해 주었다.
선녀천아, 그때 지수장자에게 이름이 유수(流水)라고 하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즐겨 볼 만하였고, 성품이 총명하고 영리하여 모든 논을 배웠고, 글씨ㆍ그림ㆍ산수ㆍ인(印) 등에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때 나라 안에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들이 모두 돌림병을 만나 여러 가지로 많은 고통을 받아 기쁨이나 즐거움이 조금도 없었다.
선녀천아, 그때 장자의 아들 유수는 이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들이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대비심을 일으켜 이런 생각을 하였다.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나의 아버지 장자는 비록 의술이 뛰어나고 묘하게 여덟 가지 방술에 통달하여 모든 병고와 4대(大)가 더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능히 고치지만, 이제는 늙어 쇠약하였다. 몸이 떨려 지팡이를 짚고야 걸음을 걸을 수 있으므로 성읍이나 취락으로 다니면서 병으로 고통받는 여러 사람들을 구제해 줄 수가 없다.
지금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들이 모두 중한 병에 걸렸건만 능히 구원해 줄 이 없으니, 나는 이제 큰 의사인 나의 아버지 계신 데 가서 의술의 비법을 여쭈리라. 만일 다 알고 나면 반드시 성읍이나 취락으로 다니면서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질병을 고쳐 그들로 하여금 고통의 긴 밤을 편안히 보내게 하리라.’
이때 장자의 아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아버지 계신 데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한쪽에 물러나 앉아 게송으로써 그 아버지에게 청하여 물었다.

아버지는 불쌍히 여기소서.
제가 여러 사람 구제하고자
지금 의술의 방법 청해 묻사오니
바라건대 저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어째서 몸이 쇠약하여 무너지며
모든 4대가 늘고 줄며
또 어떤 때에
모든 질병이 생깁니까?

어떻게 음식을 먹고
안락함을 얻어야
이 몸 가운데
열기를 쇠하지 않게 하오리까?

중생에게 네 가지 병(病)이 있으니
풍병[風]ㆍ황열병[黃熱]ㆍ담[痰]ㆍ가슴병[癊]
그리고 서로 섞인 병[總集病]이니
어떻게 해야 치료합니까?

풍병(風病)은 언제 나고
열병(熱病)은 언제 나며
담과 가슴병은 어느 때 동하고
서로 섞인 병은 어느 때 생깁니까?

이때 장자는 아들의 청을 듣고 나서 다시 게송으로 답하였다.

내가 지금 옛날 선인[仙]들의
갖은 병 고치는 법을
너를 위하여 차례차례 말하리니
잘 들어서 중생을 구원해라.

석 달은 봄이라 하고
석 달은 여름이요
석 달은 가을이요
석 달은 겨울이니라.

이것을 1년으로 따져
셋 셋으로 갈라 말함이요
둘 둘로 한 절기를 나누니
1년이 여섯 절기이다.

정월 2월은 꽃 시절
3월 4월은 더운 때
5월과 6월은 비 오는 때
7월 8월은 가을이다.

9월 10월은 추운 때요
뒤의 두 달은 얼음 얼고 눈 오는 때
이렇게 다른 것을 알아
약을 주는데 어기지 말라.

이런 시절을 따라
음식을 조절해 먹고
뱃속에 들어가 소화 잘 되면
모든 병이 안 생긴다.

계절의 기운이 바뀔 때
4대(大)가 따라 변하면
이때는 약이 없어
병으로 고통 생기네.

의사는 4시 알고
다시 여섯 절기 알며
몸의 7계(界)에 밝아야
약 쓸 때 실수가 없네.

7계란 이른바 입맛ㆍ피ㆍ살
기름ㆍ뼈ㆍ골수와 뇌
병이 어디에 들었는가를 알아야
치료 방도를 알 수 있네.


병에도 네 가지 있어
이른바 풍병ㆍ열병ㆍ담
그리고 가슴병이니
발병한 때를 알아야 하네.

봄에는 담과 가슴병 일고
여름에는 풍병 생기네.
가을에는 황열병이 더하고
겨울엔 세 가지가 함께 하네.

봄에는 떫고 뜨겁고 매운 것 먹고
여름엔 미끈하고 뜨겁고 짜고 신 것
가을엔 차고 달고 미끈한 것
겨울엔 시고 떫고 미끈하고 단 것

이 네 철 가운데
먹는 약과 음식을
만일 이런 맛에 의지만 하면
모든 병이 생길 리 없네.

먹은 뒤의 병은 가슴병으로 생기고
소화될 땐 열로 말미암으며
소화된 뒤에는 바람으로 병이 나니
때를 참고하여 병 알아내라.

병의 근원을 알고 나서는
병에 따라 약을 써라.
설령 다른 증상이라도
먼저 그 근본 치료하라.

풍병엔 미끈한 기름 먹이고
열병엔 대소변을 좋게 하고
가슴병엔 토하는 약이 좋고
전부 섞인 병엔 세 가지 약을 쓰라.

풍ㆍ열ㆍ담 한꺼번에 일어난 병
이것을 합병[總集]이라고 하네.
발병한 때를 알았을지라도
반드시 그 본성 관찰하라.

이렇게 병을 관하여 안 뒤에
때에 순응하여 약을 쓰면
음식과 약이 차이 없으리니
이를 훌륭한 의사라 하느니라.

다시 여덟 가지 의술을 알아
모든 처방 전체를 다루되
이것을 만일 환히 익히면
중생의 병 고칠 수 있으니

이른바 침 놓고 환부 째고
몸살풀이[身疾]와 귀신 푸닥거리
나쁜 독과 아이 쓰기
목숨 늘리고 기력 더하기이다.

먼저 환자의 모습과 얼굴 빛 보고
말소리와 성품과 행동 살핀 뒤에
그가 꾼 꿈을 물어서
풍ㆍ열ㆍ담의 다름을 알아내라.

비쩍 마르고 머리털 적으며
그 마음이 정처 없고
말 많고 꿈에 날아다님은
이 사람은 바람 성품이다.

젊은 사람이 백발이 되고
땀 많고 화 잘 내며
총명하고 꿈에 흔히 불을 보면
이런 사람은 열의 성품이다.

마음이 안정되어 몸이 반듯하고
생각이 신중하고 머리에 비듬 많으며
꿈에 물이나 흰 물건 보면
이것은 가슴병의 성품이다.

합병증이 생긴 것은
혹은 둘이나 세 가지 합친 것이니
한쪽으로 치우친 것
이것의 성품을 알아야 한다.

본래 성품 알고 나서
병 따라 약을 주되
효능 있어 죽을 징조 없어지면
비로소 사람 구원하는 이라고 하네.

근(根)이 잘못되어 대상에 집착하고

의사에게 교만하고
친구에게 화를 내면
이것은 죽을 징조임을 알아라.

왼쪽 눈이 흰 빛으로 변하고
혀가 검어지고 콧대가 기울어지고
귀 바퀴가 전과 달라지고
아래 입술이 쳐져도 죽을 것이다.

하리륵(訶梨勒)이라는 과일
여섯 가지 맛 갖추어
온갖 병 능히 없애고
꺼리는 것 없어 약의 왕이라네.

세 가지 과일과 세 가지 매운 것
모든 약 중에 얻기도 쉽고
사탕ㆍ꿀ㆍ젖ㆍ기름은
모든 병을 능히 고치네.

그 나머지 여러 약물은
병에 따라 보태 쓰고
먼저 자비심과 연민심 내고
돈이나 이익은 생각하지 말라.

나는 너를 위하여 벌써
병 고치는 요긴한 일 말했으니
이로써 중생을 구제하여
가없는 과보를 반드시 얻으라.

선녀천아, 그때의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의 아버지에게 여덟 가지 의술의 요령을 친히 물어 4대의 증감과 계절의 차이, 처방법을 잘 알게 되었다. 스스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자신하고, 곧 성읍과 취락으로 두루 다니면서 백천만억 병고의 중생을 찾아 그들이 사는 데에 가서 좋은 말로 위로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의원입니다, 나는 의원입니다. 의술을 잘 알고 있으니, 이제 당신들의 병을 치료하여 모두 고쳐 드리겠습니다.’
선녀천아, 그때 여러 사람들은 장자의 아들이 좋은 말로 위로하며 병을 고쳐 주겠다는 것을 듣고는 기뻐하며 병 치료를 받아들었다. 이때 한량없는 백천이나 되는 중생이 극히 중한 병을 만났는데, 이 말을 듣고 나서 몸과 마음이 기뻐 날뛰면서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었으니, 이 인연으로써 온갖 병고를 모조리 없앨 수 있었고 기력이 충실하여 평시와 같이 회복되었다.
선녀천아, 그때 다시 병으로 고통이 심하여 고치기 어려운 한량없는 백천 중생들이 있었는데, 다 같이 장자 아들 있는 데 나아가서 치료해 줄 것을 거듭 청하니, 이때 장자 아들이 곧 묘한 약을 먹여 모두 쾌차하게 되었다.
선녀천아, 이 장자의 아들은 이 나라 안에서 백천만억 중생의 병고를 치료하여 모두 쾌차하게 하였느니라.”

25. 장자자유수품(長者子流水品)

그때 부처님께서 보리수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장자의 아들 유수(流水)는 옛적에 천자재광왕의 나라 안에서 여러 중생의 갖은 병고를 고쳐주어 회복함을 얻게 하고 편안한 기쁨을 받게 하였다. 이때 모든 중생은 병이 쾌차했기 때문에 복업을 많이 닦고 보시를 널리 행하여 스스로 기쁘고 즐거워하며, 함께 장자의 아들 있는 데에 가서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며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훌륭하여라. 큰 장자의 아드님이시여, 복덕이 되는 일을 훌륭하게 증장시키고 우리들의 안락과 수명을 더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큰 힘있는 의원의 왕이며 자비보살입니다. 의술과 약 처방에 훌륭하여 중생의 한량없는 병의 고통을 잘 치료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칭찬하면서 성읍으로 두루 돌아다녔느니라.
선녀천아, 그때 장자의 아들에게는 아내가 있었는데 이름이 수견장(水肩藏)이었다. 그에게 두 아들이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수만(水滿)이고 둘째는 이름이 수장(水藏)이었다.
이때 유수는 그 두 아들을 데리고 성읍과 취락을 차례로 돌아다니다가 빈 늪 가운데 깊고 험한 곳에서 여러 새와 짐승ㆍ승냥이ㆍ이리ㆍ여우ㆍ큰 원숭이ㆍ보라매ㆍ독수리ㆍ피와 고기 먹는 것들이 모두 한 곳으로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이때 장자의 아들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모든 새와 짐승들이 무슨 인연으로 한 곳으로 향하여 날고 달아날까? 나는 뒤를 따라 잠깐 가 보리라.’
그리고는 곧 따라가니, 거기에는 이름이 야생(野生)이라고 하는 큰 못이 있었다. 그 물이 장차 다 마르려고 하는데, 이 못 가운데는 수많은 고기떼가 있었다. 유수가 이것을 보고 나서 대비심을 일으키자, 이때 나무의 신이 몸을 반만 나타내고 이런 말을 하였다.

‘장하도다. 선남자야, 너는 참뜻이 있어 유수라고 이름하였으니, 이 고기들을 불쌍히 생각하여 물을 대어 주도록 하라. 두 가지 인연이 있어 이름이 유수이니, 하나는 물을 능히 흐르게 하고 둘은 능히 물을 주는 것이다. 너는 지금 반드시 이름대로 처신해야 하리라.’
이때 유수는 나무의 신에게 물었다.
‘이 고기는 몇 마리인가?’
나무의 신은 답하였다.
‘수는 꼭 1만이다.’
장자의 아들은 이 숫자를 듣고 나서 곱절이나 더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태양이 작열하여 큰 못에 물이 거의 말라버리자, 이 1만의 고기는 죽음의 문턱에서 몸을 뒤틀며 괴로워하다가 이 장자를 보고는 구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이때 장자의 아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물을 찾았으나 결국 얻지 못하였다. 다시 한쪽을 바라보니, 큰 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곧 거기에 올라가서 나무 가지와 잎사귀를 꺾어 가지고 와서 그늘을 만들어 서늘하게 해주고, 다시 이 못 속의 물이 어디로부터 오는지를 찾아보았다.
찾지는 못하고[尋覓不已] 큰 강을 보았는데 이름이 수생(水生)이었다. 이때 이 강가에서는 여러 어부들이 고기를 잡기 위하여 강 상류의 높고 험한 곳에서 물을 터 버려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하였다. 터 놓은 곳을 갑자기 보수하기 어렵자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벼랑은 깊고 험하여서 설사 백천 명의 인부를 써서 석 달이 걸리더라도 못하겠거늘 하물며 내 한 몸으로 어찌 이 일을 감당하겠는가?’
이때 장자의 아들은 본래 있던 성(城)으로 빨리 돌아가서 임금 계신 데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임금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이렇게 말했다.
‘제가 대왕의 나라 백성을 위하여 갖가지 병을 고쳐주어 모두 편안하게 해주면서 길을 가다가 빈 늪에 이르러 야생이라는 한 연못에 이르렀는데, 그 못에 물이 거의 말라 1만의 고기가
햇볕에 쪼여 거의 죽을 지경입니다. 바라건대 대왕이시여, 자비와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으로 큰 코끼리 20마리만 주시면, 제가 여러 병든 사람의 목숨을 구하듯이 잠깐 가서 물을 져다가 고기의 목숨을 구하겠습니다.’
그때 대왕은 곧 대신에게 명하여 이 의왕(醫王)에게 큰 코끼리를 빨리 주라고 하였다. 이때 저 대신은 왕의 칙명을 받고 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했다.
‘훌륭합니다. 대사여, 당신은 지금 몸소 코끼리 우리에 가서 마음대로 큰 코끼리 20마리를 끌고 가 중생에게 이익을 주어 안락하게 하십시오.’
이때 유수와 그의 두 아들은 20마리 큰 코끼리를 끌고, 또 술집에서 가죽 주머니를 많이 빌려 가지고 물이 터진 곳으로 가서는 주머니에 물을 담아 코끼리에게 지워 가지고 못에 돌아와서 부으니 물이 곧 그득 차게 되었다.
선녀천아, 이때 장자의 아들이 못의 사방을 돌면서 물 속을 내려다보니, 못 속의 고기들도 또한 그를 따라 물가를 빙빙 돌고 있었다. 장자의 아들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고기들이 무슨 까닭으로 나를 따라다닐까? 필시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서 다시 나에게서 먹을 것을 찾고자 함이니 나는 지금 먹이를 구해 주어야겠다.’
그때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장 크고 힘센 코끼리 한 마리를 타고 집에 빨리 가서 할아버지에게 여쭙고 집 안에 있는 먹을 만한 것을 거둬 싣고 곧바로 오너라.’
이때 두 아들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가장 큰 코끼리를 타고 빨리 가서 집 안 할아버지 계신 데 이르러 그와 같은 사정을 말씀드리고, 집에 있는 먹을 만한 물건은 죄다 걷어서 코끼리에 싣고 아버지 있는 데로 돌아왔다.
이때 유수는 그의 아들들이 오는 것을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 뛸듯 하였다. 드디어 떡과 밥을 풀어서
두루 못 물 가운데 흩어 고기들이 먹게 하였다. 그리고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밥을 보시하여 고기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미래세에는 마땅히 법의 음식을 주어서 가없이 충족케 하리라.’
또 다시 생각했다.
‘내가 전에 고요하고 한가로운 숲 속에서 한 필추가 대승경 읽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12연기의 매우 심오한 법요(法要)를 말하였다. 또 경 가운데서 말하기를, ≺만일 중생이 목숨을 마칠 때에 보계(寶髻)여래의 이름을 얻어 듣는 이는 곧 천상에 난다.≻고 하였다.
나는 이제 꼭 이 1만의 고기를 위하여 매우 심오한 12연기를 연설해 주고, 보계여래의 이름을 설해 주어야겠다. 그러나 남섬부주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하나는 대승을 깊이 믿고 또 하나는 믿지 않고 비방만 하는 것이니, 마땅히 저들을 위하여 신심을 증장시켜야겠다. 나는 못 가운데 들어가서 고기들을 위하여 깊고 묘한 법문을 설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물 속에 들어가서 소리쳐 외웠다.
‘과거 보계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께 절하옵니다. 이 부처님은 전생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이런 서원을 세웠다.
≺시방세계 갖은 중생이 목숨을 마쳐 죽을 때에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삼십삼천에 태어날 것이다.≻’
그때 유수는 다시 못 고기들을 위하여 이런 매우 깊고 묘한 법문을 설하였다.
‘이것이 있는 까닭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나는 까닭에 저것이 난다. 이른바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으며,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을 연하여 6처(處)가 있으며, 6처를 연하여 촉(觸)이 있고, 촉을 연하여 수(受)가 있으며, 수를 연하여 애(愛)가 있고, 애를 연하여 취(取)가 있으며, 취를 연하여 유(有)가 있고,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으며, 생을 연하여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가 있느니라.
이것이 멸하는 까닭에 저것이 멸한다. 이른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하고, 6처가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노사가 멸하고, 노사가 멸하면 우비고뇌가 멸하느니라. 이와 같이 순전히 극히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두 멸하느니라.’
이 법을 설하고 나서 다시 12연기의 상응다라니를 말해주었다.”

다냐타 비자니 비자니 비자니 싱사기니 싱사기니 싱사기니 비니니 비니
怛姪他 毘折儞 毘折儞 毘折儞 僧塞枳儞 僧塞枳儞 僧塞枳儞 毘爾儞 毘爾
니 비니니 사바하 다냐타 나미니나미니 나미니 사티니 사티니 사티니 스
儞 毘爾儞 莎 訶 怛姪他 那弭儞那弭儞 那弭儞 殺雉儞 殺雉儞 殺雉儞 颯
바리샤니 스바리샤니 스바리샤니 사바하
다냐타 비다니비다니 비다니 다
鉢哩設儞 颯鉢哩設儞 颯鉢哩設儞 莎 訶 怛姪他 薛達儞薛達儞 薛達儞 窒
리샤니니 다리샤니니 다리샤니니 우바디니 우바디니 우바디니 사바하 다
里瑟儞儞 窒里瑟儞儞 窒里瑟儞儞 鄔波地儞 鄔波地儞 鄔波地儞 莎 訶 怛
냐타 바비니바비니 바비니 자디니 자디니 자디니 자마니니 자마니니 자마
姪他 婆毘儞婆毘儞 婆毘儞 闍底儞 闍底儞 闍底儞 闍摩儞儞 闍摩儞儞 闍摩
니니 사바하
儞儞 莎 訶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을 위하여 장자 아들의 옛날 인연을 말씀하실 때에 인간, 천상의 대중들은 전에 없던 일을 찬탄하였다.
이때 4대 천왕은 각기 그곳에서 똑같은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묘법과 훌륭한 주문을 설하시는군요.
복을 놓고 모든 악 없애고
12지(支)에 상응하시네.

저희들도 또한 주문 말해
이러한 법 옹호하리니

만일 어기고 거역하여
잘 따르지 않는 이 있으면

머리를 깨어 일곱 조각 내리,
마치 난향소(蘭香梢)처럼.
저희들이 부처님 전에
다 함께 그 주문 말하리다.

다냐타 혜리몌 가톄간 타리 젼다리디리 소바레 쉬혜바레 보라보레 구구
怛姪他 呬里謎 揭睇健 陀哩 旃茶哩地囇 騷伐囇 石呬伐囇 補囉布囇 矩矩
마디 기라마디 다디모켸 루로바 모로바 구다모로간뎨 두로두로비레 예니
末底 崎囉末底 達地目契 窶嚕婆 母嚕婆 具荼母嚕健提 杜嚕杜嚕毘囇 醫泥
시시니답 혼다답혼 우싣다리 우소타라바티 아라사바디 바두마바디
悉悉泥沓徒洽,下同 婫達沓婫 鄔悉怛哩 烏率吒囉伐底 頞剌娑伐底 鉢杜摩伐底
구소마바디 사바하
俱蘇摩伐底 莎 訶

부처님께서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장자의 아들 유수와 그 두 아들은 저 못의 고기들을 위하여 물을 대고 밥을 주고 법문까지 말하고 나서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이 장자의 아들 유수는 그 뒤에 어떤 모임이 있어 술에 취하여 누워 있었다. 이때 1만의 고기는 똑같이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태어나 이런 생각을 냈다.
‘우리들은 무슨 선업 인연으로 이 천상에 태어났을까?’
문득 서로 말했다.
‘우리들은 먼저 남섬부주 안에서 똑같이 고기 몸을 받았는데 장자의 아들 유수가 우리에게 물과 밥을 주었고, 또 우리들을 위하여 깊고 깊은 법인 12연기와 다라니를 말해 주었고, 보계여래의 이름을 들려주었다. 이 인연으로써 능히 우리들을 이 하늘에 태어나게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꼭 저 장자의 아들 있는 데 나아가서 은혜를 갚고 공양 올려야 하리라.’
그때 1만의 천자가 곧 하늘에서 사라져서 남섬부주의 큰 의왕(醫王) 있는 데에 이르르니, 장자의 아들은 높은 누각 위에서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1만의 천자는 함께 1만의 진주 영락을 그의 머리맡에 놓고, 또 1만은 그 발 근처에, 1만은 오른쪽 옆구리에, 또 1만은 왼쪽 옆구리 옆에 놓았다.
만다라 꽃과 마하만다라 꽃을 비처럼 내려 무릎이 푹 파묻히게 쌓아 놓으니, 광명이 널리 비추고 갖가지 하늘 음악이 묘한 음성을 내어 남섬부주에서 잠자는 이를 모두 깨어나게 하였으니, 장자의 아들 유수도 또한 잠에서 깨어났다.
이때 1만의 천자가 공양을 하고 나서 곧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자, 천자재광왕(天自在光王)의 나라 안 곳곳에 모두 하늘의 묘한 연꽃이 내렸다. 이 여러 천자는 다시 전생에 살던 빈 늪에 이르러 못 가운데 여러 가지 하늘 꽃을 흩고 문득 사라져서 하늘 궁전으로 올라가 뜻대로 자재하게 5욕락을 받았다.
천자재광왕이 날이 밝자마자 여러 대신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인연으로 문득 이러한 희유하고 상서로운 일이 나타나 큰 광명을 놓았는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십시오. 여러 하늘 대중이 장자의 아들 유수의 집에 사방으로 1만 진주 구슬과 하늘 만다라 꽃을 뿌려 무릎까지 쌓아 놓았답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장자의 집에 가서 그 아들을 불러 오라.’
대신은 조칙을 받고 곧 그 집에 나가서 왕의 명을 받들어 말하고 장자의 아들을 불렀다.
이때 장자의 아들이 곧 임금 계신 곳에 이르르니, 왕이 말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어제 밤에 이런 희유한 상서로움을 나타내 보였는가?’
장자의 아들은 말했다.
‘저의 생각 같아서는 필시 저 못 속의 고기들이 경에 말씀하신 대로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에 태어나서, 저들이 와서 은혜를 갚느라고 이런 희유하고 기이한 상서를 나타낸 것 같습니다.’
왕이 말했다.
‘어떻게 아는가?’

유수가 답하였다.
‘대왕께서는 사신을 보내어 저의 두 아들과 같이 저 못에 가서 그것이 거짓인가 사실인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저 1만의 고기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보옵소서.’
왕이 이 말을 듣고 곧 사신과 아들을 보냈다. 못 가에 가서 보니 못 속에 만다라 꽃이 많이 쌓여 큰 무더기가 되었고 여러 고기는 한꺼번에 죽어 있었다. 이것을 보고는 달려 돌아와서 왕에게 자세히 말씀드리니, 왕이 이 말을 듣고 기쁜 마음이 솟아나서 전에 없던 일이라며 찬탄하였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보리수의 신인 선녀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옛적 장자의 아들 유수는 곧 나의 몸이고, 지수장자는 묘당이요, 아들 수만(水滿)은 곧 은당(銀幢)이요, 수장(水藏)은 곧 은광(銀光)이요, 저 왕 천자재광은 곧 너 보리수의 신이요, 1만의 고기는 곧 1만의 천자가 그들이니라.
나는 전생에 물로써 고기를 구제하고 밥을 주어 배부르게 하고 12연기와 아울러 이 상응다라니 주문을 설해주고 또 저 보계부처님의 이름을 일컬어 주었다. 이 선근으로 인하여 천상에 태어나서 지금 나 있는 데로 와서 환희하며 법문을 들었고, 나는 아뇩다라삼먁삼깨달음의 수기를 주고 그 이름까지 말하였다.
선녀천아, 내가 전생에 생사 속에서 여러 세계를 윤회하면서 널리 이익이 된 것처럼, 이제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차례차례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하여 그 수기를 주는 것이니, 너희들도 모두 부지런히 벗어나기를 구하여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 대중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다 대자대비로 말미암아 온갖 중생을 구호하며 부지런히 닦고 고행하여야 비로소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음을 깨달아 알고는 모두 깊은 마음을 내어 믿고 받들며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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