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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087 불교(권발제왕요게 / 勸發諸王要偈)

by Kay/케이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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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권발제왕요게(勸發諸王要偈)

 

 

용수(龍樹) 지음

승가발마(僧伽跋摩) 한역

 

 

뛰어난 공덕을 지니신 왕에게,

()을 추구하는 것에 관하여 남김없이 밝히겠네.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이

요컨대 어떤 뜻인가를 장엄하겠네.

 

현성(賢聖)의 게송을 간략하게 지으리니

대왕께서는 마땅히 들어야 하네.

마치 온갖 잡목들로

여래의 상()을 조성해도

 

지혜로운 사람은 공경의 예로써

부처님께 귀의하는 까닭에 존귀하게 보는 것과 같네.

내 이제 말재간은 없으나

진실장(眞實藏)을 널리 알리겠네.

 

지혜로운 자는 믿음과 즐거움에 감응하고

법에 의지하여 마라한 바를 경청하네.

대왕께서는 자주 들으셨네.

여래의 범음(梵音)의 말씀을.

 

거룩한 깨달음은 많이 듣는 것에서 연유하니

누누이 들으면 믿음이 깊어질 것이네.

마치 해의 본바탕이 빛나듯이

그 선명함이 어찌 더하지 않으리오.

 

삼보(三寶)와 보시ㆍ지계ㆍ하늘을

가장 뛰어난 분께서는 육념(六念)이라 말씀하셨네.

모든 공덕에 따르면

진실대로 잘 관찰할 수 있네.

 

맑고 깨끗한 십업도(十業道)

몸ㆍ언어ㆍ생각으로 항상 행하네.

술을 멀리하고 취하지 않고

삿됨이 없는 바른 생활[正命]을 닦아야 하네.

 

오가(五家)에 재물을 나누어 주고

무상하며 단단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네.

가난하고 괴로운 사람과 친속들에게는

공덕을 베풀어야 하네.

 

항상 생기는 바에

보시하는 것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겨야 하네.

끊기지 않고 또 소멸하지 않고

떠나지 않고 과보를 바라지 않는

 

이와 같이 청정한 계를

마땅히 잘 받아 지녀야 하네.

이것이 곧 좋은 밭이 되어

공덕을 일으키기 때문이네.

 

보시ㆍ인욕ㆍ지계ㆍ정진ㆍ

선정ㆍ무량한 지혜의

이 바라밀들을

지혜로운 자는 닦아 익혀야 하네.

 

삼계의 바다를 잘 건너

빨리 부처[牟尼尊]가 되어야 하네.

만약 어떤 사람이 부모님께 효도하고

지극한 마음으로써 공양하기를 다하면.

 

이를 예교문(禮敎門)이라 하니

맑고 깨끗한 하늘의 훌륭한 종족이 되고

명성을 멀리 유포하여

몸을 버리고 하늘에 태어나네.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거짓말ㆍ

음주와 삼지(三枝)를 끊으면

팔분재(八分齋)를 성취하고

 

모든 부처의 가르침을 잘 따르게 되네.

 

몸을 버리면 육천(六天)에 태어나며

하고자 하는 바를 다 뜻대로 이루네.

인색함ㆍ아첨ㆍ환영ㆍ거짓ㆍ오만

게으름ㆍ욕심ㆍ분노ㆍ어리석음

 

가문ㆍ좋은 용모

젊음ㆍ지신의 즐거움,

이와 같은 미혹들을

마치 원수 보듯이 해야 하네.

 

불방일(不放逸)을 닦으면

불사(不死)의 길이고

방일은 죽음의 지름길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네.

 

선법(善法)을 늘리기 위해

불방일을 닦아야 하네.

만약 사람이 앞서 악을 행해도

나중에 불방일을 잘 행하면

 

곧 세간을 비출 수 있네.

마치 구름을 헤치고 달빛이 드러나는 것과 같이.

 

인욕에 견줄 만한 것이 없으니

성내는 마음을 따르지 말아야 하네.

부처님께서는 성내는 마음을 멀리 여의면

불환(不還)의 도를 얻는다고 말씀하셨네.

 

성냄은 마치 그림 속의 물과 같고

혹은 그림 속의 흙이나 돌과 같네.

또한 번뇌를 초월하는

첫 번째 사람은 뛰어난[] 자이며

 

악을 바꿔 자비와 인내를 닦는

제삼자는 상품[]이라고 말씀하셨네.

부처님께서는 중생에게

세 가지 선과 악에 관해 말씀을 하셨네.

 

첫 번째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벌꿀과 같은 아름다운 말이고

두 번째는 진실한 말이니.

마치 미묘한 꽃을 흩뿌리는 것 같네.

 

세 번째는 성실하지 않은 말이니

분뇨덩어리처럼 형편없고 떠 있는 것이네.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분별하여

세 번째 것을 버리고 처음과 두 번째 것을 닦아야 하네.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가는 것과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는 것과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는 것이 있네.

 

지혜로운 자는 진리와 상응하여

세 가지를 버리고 첫 번째의 밝음에 올라야 하네.

어떤 사람의 태어남[]이 마치 성숙[]인 것처럼,

혹은 성숙이 마치 태어남인 것처럼

 

혹은 태어남과 성숙을 모두 갖춘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분별하네.

다른 사람의 아내를 보지 않으며

보더라도 어머니와 딸처럼 생각하네.

 

이와 같이 해도 미혹이 오히려 생기면

마땅히 부정관(不淨觀)을 닦아야 하네.

마음은 잘 들떠서

꾸준히 잘 지켜야 하네.

 

마치 사람이 훌륭한 가르침과

보물ㆍ사랑하는 자식의 생명을 지키듯 해야 하네.

마땅히 오욕의 즐거움을 관하기를

마치 나쁜 독사와

 

원망ㆍ증오ㆍ불길과 같이 하고

방편으로 닦아서 싫어하고 멀리해야 하네.

오욕은 의미 없는 것을 일으키니

마치 빈바(頻婆)의 열매와 같아

 

형상을 허위로써 잘 덮고

사람을 얽매어 생사에 머물게 하네.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관찰하여

 

버리고 물들지 말아야 하네.

 

모든 근()은 항상 가볍게 동요하고

육진(六塵)의 경계롤 치달려 흩어지네.

만약 잘 조복시키면

이것이 곧 위대한 용맹이네.

 

이 몸은 뒷간이어서

아홉 구멍에서 항상 더러운 것이 흐르고

구멍은 가득 차기 어려우며

피부는 부정한 것을 감싸고 있네.

 

우둔한 자는 기만당하나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싫어하고 멀리하네.

마치 옴벌레에 병든 사람이

불가에서 우환을 없애려 하듯이

 

작은 즐거움이 나중에 괴로움을 더하느니

탐욕도 역시 이와 같네.

욕망의 과실을 잘 알아

이로부터 뭇 괴로움을 버려야 하네.

 

제일의(第一義)를 보려면

부처님께서는 연기(緣起)를 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

마땅히 꾸준히 닦아 익히면

최승의 허물없는 그것을 이루네.

 

가문과 용모

지식과 재물이 있어도

만약 계율과 지혜를 닦지 않으면

이는 아주 뛰어난 것이 아니네.

 

두 가지 공덕을 잘 갖추면

가문ㆍ용모ㆍ지식이 없어도 오히려 뛰어난 것이네.

이익과 손실, 명성과 불명예

칭찬과 비난, 괴로움과 즐거움의

 

여덟 법에 기울거나 동요하지 않으면

성스런 왕이네.

모든 하늘의 신과

사문과 바라문

 

종친 및 내왕객을 위하여

생명을 해치거나 악업을 짓지 말아야 하네.

생명이 다하면 지옥에 들어

대신할 자 없이 스스로 과보를 받네.

 

만약 사람이 악업을 지으면

곧 이어 고통스런 독()을 받는 것은 아니네.

목숨이 다하면 괴로움의 과보를 받아

나중에 후회하며 장차는 무엇이 미칠까.

 

믿음ㆍ계율ㆍ보시ㆍ지식과

지혜ㆍ후회하고 뉘우침을

부처님께서는 공유재산이 아니라 말씀하셨으니

나머지 재물은 다 공유물이네..

 

장기ㆍ바둑ㆍ요란한 모임과

게으름이 익은 나쁜 벗

술을 늦도록 마시고 방탕하고

수치심 없이 밤에 노니는 것.

 

이 여섯 가지는 오염된 항목들이니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멀리해야 하네.

족함을 아는 것이 큰 재산이 된다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네.

 

만약 만족할 줄 아는 것을 잘 닦으면

비록 가난하고 비천해도 큰 부자인 것이네.

비유하면 머리가 여러 개인 용처럼

머리가 여러 개면 고통도 많네.

 

깊은 원한을 품는 성품을 갖고 있으면

이를 원수 같은 아내라 하고

오만하여 순종하지 않으면

 

이를 남편을 업신여기는 아내라고 하며

 

남편의 재산을 낭비하는 아내를

도적과 같은 아내라고 하네.

삼가라, 현명한 남편들이여

이 세 종류의 아내를 멀리해야 하네.

 

자매처럼 따르고

좋은 벗처럼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어머니처럼 편안히 위로하고

노비처럼 뜻에 따르는

이 네 종류의 현모양처는

바로 하늘의 권속이네.

 

밥을 먹는 것은 약을 복용하듯이 하고

욕심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없애려는 것은

오직 몸의 괴로움을 그치게 하려는 것이며

살이 찌거나 게을러지기 위해서가 아니네.

 

낮에 부지런히 업을 닦고

초저녁과 새벽에도 그렇게 하며

한밤중에도 바르게 기억하여

공허한 꿈이나 과오가 없도록 하네.

 

자ㆍ비ㆍ희ㆍ사의 마음을

하루 종일 항상 닦아 익히면

설사 세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도

그 복이 범천보다 뛰어나네.

 

욕망ㆍ깨달음ㆍ환희

고락을 여의고 사선(四禪)을 닦으면

대범천ㆍ광음천ㆍ변정천ㆍ광과천의 결실로서

그 천상의 즐거움을 받게 되네.

 

만약 사람이 조금이라도 악을 행했다면

널리 무량한 선을 닦아야 하니

마치 소금 한 덩이를

큰물에 던지는 것과 같네.

 

가령 사람이 여러 번 악행을 했어도

조금만 닦으면 공덕이 청정해지는 것은

마치 독성이 강해도

그것을 두는 곳은 작은 그릇인 것과 같네.

 

어둠의 적인 오음(五陰)

사람의 진귀한 보물인 선()을 빼앗으니

믿음 등의 오근 역사(五根力士)에 의해

선을 잘 수호할 수 있네.

 

생ㆍ노ㆍ병ㆍ사의 괴로움

사랑하는 것과의 이별

빠져들어 건너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업과(業過)로 인한 것이네.

 

생천(生天)과 해탈을 바란다면

장차 꾸준히 정견(正見)을 닦아야 하네.

삿된 견해로는 비록 선을 닦아도

일체 괴로움의 과보를 얻게 되네.

 

무상(無常)ㆍ고()ㆍ부정(不淨)에 의해

마땅히 선을 관찰해야 하니

만약 정사유(正四惟)를 하지 않으면

혜안(慧眼)이 네 가지 전도됨에 눈멀게 되네.

 

단정한 모습은 내가 아니며

나의 몸 역시 주인이 아니네.

사음(四陰)도 마찬가지니

다만 공하여 괴로움의 모임일 뿐이네.

 

시절에 의함도 아니고 터무니없지도 않으며

또한 자성의 실재에 의해서도 아니고

자재천에 의해 발생하지도 않으니

무명ㆍ애욕의 업에 의해 일어나네.

 

신견ㆍ계금취견ㆍ의심

이 세 가지는 해탈을 장애하며

성스런 지혜로 해탈의 문을 여는 것은

자신의 힘에 의한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네.

 

정계(淨戒)ㆍ지혜[]ㆍ선정(禪定)

정근(精勤)으로 사선(四禪)을 닦으며

계율ㆍ선정심ㆍ지혜를 더 높이고

항상 꾸준히 닦고 배워야 하네.

 

계율ㆍ지혜ㆍ삼매는

 

다 삼학(三學) 중에 속하고

신념처(身念處)의 큰 힘이 되니

부처님께서는 일승도(一乘道)를 말씀하셨네.

 

항상 심념(心念)을 계박하여

방편으로 선을 수호해야 하니

만약 이 정념(正念)이 없으면

선법을 모두 잃게 되네.

 

목숨은 극히 덧없고 약하니

비유하면 바람에 불리는 물거품과 같네.

꿈속의 깨달음은 보존하기 어렵고

숨을 내쉬면 되돌리기 어렵네.

 

죽으면 미진이 되고

견고하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네.

대지나 수미산도

칠 일 동안 계속 타면

확실히 남김없이 태우는데

하물며 빨리 무르는 몸은 어떠하리오.

 

무상하여 의지할 것도 없고

또한 비호할 법도 없으며

이 몸은 믿을 수 없으니

어찌 불생(不生)을 싫어하리오.

 

비유하면 바다의 눈 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의 구멍을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축생이 다시 사람의 몸이 되기 어려운데도

다시 과오를 범하네.

 

어찌 인간 세계에서

훌륭한 과업을 닦지 않을 수 있을까.

보화로 된 그릇에 똥 오물을 채우는 이 사람은 우치한 사람이네.

 

보배스러운 사람의 몸을 얻고도

악행을 지으면

이 범부는 알아야 하네.

아주 어리석은 것이며 다시 과업을 짓는 것임을.

 

불도(佛道)가 있는 나라에 몸을 받아

선지식을 우연히 만나고

정견의 마음을 성취하며

지난 세상에 공덕이 있어

사보륜(四寶輪)을 구족하면

능히 생사의 길을 벗어날 수 있네.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범행(梵行)을 갖추어 닦으면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사람의

마음은 항상 적멸을 얻는다고 말씀하셨네.

 

삿된 견해를 지닌 삼악취(三惡趣)

부처님의 법음(法音)을 듣지 못하며

변두리ㆍ어두운 곳

귀머거리ㆍ벙어리 장수천으로 태어나네.

 

왕께서는 이미 여덟 가지 어려움을 여의어

이 장애가 없는 몸을 얻으셨으니

마땅히 선업을 닦아야 하며

방편에 의해 열반을 구해야 하네.

 

생사의 오랜 밤 동안

무량한 온갖 괴로움을

바꿔 육친(六親)을 짓고

존귀하거나 비천하거나 무상에 따라야 하네.

 

영겁의 생사 속에서

일찍이 자식이 되지 말아야 하네.

자애한 어머니의 젖 먹는 것을 헤아리면

그 양이 마치 사방의 큰 바다와 같네.

 

범부가 바야흐로 생명을 받아먹으면

다시 과오가 있네.

한 사람이 본생에서부터

쌓아온 뼈는 수미산처럼 높네.

 

사람ㆍ하늘을 지난 것이

 

대지의 작은 티끌의 수만큼 이니

전생에 전륜성왕이다가도

후에 다시 노비가 되네.

 

혹은 위로는 제석천이 되어

모든 천신이 받들어 모시고

아래로는 분뇨지옥에 태어나

가고 옴이 또한 무수하네.

 

혹은 천상에 태어나서

아름다운 여인과 즐거움이 극에 달하니

눈은 여러 미묘한 물체에 현혹되며

귀로는 만 가지 소리를 듣네.

 

몸의 감촉은 미세하고 부드러워

쾌락이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가도

후에 지옥에 떨어져

괴로움의 독에 쓰러져 벗어나지 못하네.

 

칼숲에 태어나서

몸과 머리가 칼에 떨어져 나가고

혹은 수미산에 노닐다가도

생각하는 대로 승천하거나 하강하게 되네.

 

뭇 천녀와 함께

만타 못에서 목욕하며

진귀한 꽃으로 치장하여

장엄하고 청량한 쾌락이 극에 달하다가도

다시 비회(沸灰)의 강에 들어가

삶기고 다 썩어문드러지네.

 

육천에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받고

대범천의 세상에서는 욕락을 여의다가도

죽어서 아비지옥에 들어가

온갖 괴로움의 독을 받네.

 

혹은 해ㆍ달ㆍ하늘로 태어나

빛이 사방[四域]을 비추다가도

후에는 암흑지옥에 태어나

스스로 그 형체를 볼 수 없네.

 

왕께서는 당연히 지혜의 등불이 되셔서

다시는 오랜 어둠을 따라가지 말아야 하니

팔대지옥의

태우고 굽고 가르고 찢기는 고통에 의해.

 

온갖 고초를 경험하는 것은

무량하여 비유할 수 없네.

만약 사람들이 어리석음과 의혹에 따라

뭇 악업을 지으면.

 

도리어 숨을 내쉴 새도 없이

큰 고통의 소리를 들으니

그 마음에 두려움이 없으면

이것은 곧 목석과 같은 사람이네.

 

눈으로 과보에 상응하는 형상을 보고

다시 지혜로운 자의 말씀을 들으며

거기서 부처님의 경전을 채록하고

마음속으로 바르게 사유해도

 

크게 두려운데

하물며 몸 자체가 지날 때는 말할 것이 있으리오.

일체의 고를 받는 가운데

무간지옥이 가장 큰 괴로움이고.

 

일체의 즐거움을 받는 가운데

애욕이 없어지는 것이 제일의 즐거움이네.

낮과 밤으로 각각 세 때에

삼백 개의 창이 몸을 관통하는 것보다.

 

무간지옥의 괴로움이

천 배 백 배 더하여 견줄 수조차 없네.

온갖 고초가 한량없어

죽고자 하나 죽을 수도 없네.

 

죄를 백천 세 동안 받아도

악업이 다해야 마칠 수 있네.

부정한 괴로움의 과보는

몸과 언어의 업을 종자로 삼네.

 

종자가 없으면 과보는 있지 않으니

 

왕께서는 마땅히 고의 근본을 끊으십시오.

축생계에 떨어져

살해의 괴로움에 결박되면.

 

욕심ㆍ광란심

원한에 묶여 거듭 서로를 잡아먹게 되네.

혹은 구슬ㆍ보물

모피ㆍ가죽ㆍ뼈를 취하여.

 

이로 인해 목숨을 빼앗기고

가르고 벗기고 잘리고 끊기는 고통이 있네.

발이 빠르고 힘이 세어도

뚫리고 갈리는 고통을 입으며.

 

미쳐 날뛰어 길들여지지 않아

채찍질당하고 굴레가 씌워지며 매질의 고초를 당하네.

아귀는 음식을 생각하나

생각대로 있던 적이 없고.

 

굶주림ㆍ갈증ㆍ추위ㆍ더위로 핍박당하며

오랜 동안 휴식이 없네.

혹은 몸은 큰 산과 같고

목구멍은 마치 바늘과 같아.

 

기갈로 속은 불타고

음식을 대해도 음식에 다가설 수 없네.

혹은 똥ㆍ고름ㆍ타액을 보면

아귀의 무리들은 경쟁하며 쫓아가지만.

 

도달하면 자연히 소멸하며

소망이 끊기고 고뇌가 증대하네.

기갈로 그 속을 졸이고

혹에 의해 등창이 발생하면

 

다시 함께 서로 잡아당기고

물어뜯으며 피고름을 빨아먹네.

종창이 피부와 뼈에 연이어 생기고

벌거벗은 형체에 긴 털이 덮이네.

 

몸이 고목처럼 늘어지고

불꽃이 입에서 나와서

다시 그 몸을 스스로 태우니

그 모습 다라(多羅)의 나무를 태우는 것 같네.

 

여름밤에도 서늘한 것이 드물어

달빛에 의해 그 열이 올라가네.

겨울에도 낮의 온기를 생각하나

해가 솟으면 얼어붙네.

 

나무 열매를 향하면 시들고

강물로 다가가면 말라버리네.

만 오천 세월을 지나도록

업에 의해 목숨이 끊이지 않고 지탱되며

 

오랜 동안 무량한 괴로움을 받으니

이것은 숙세의 죄에 의한 연 때문이네.

온갖 번뇌에 의해 핍박당하는 것은

고가 처음부터 쉴 새 없이 온전하기 때문이네.

 

욕심ㆍ인색ㆍ아낌ㆍ집착은

아귀의 원인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네.

하늘에 티어나 비록 쾌락이 있어도

복이 다하면 아주 큰 고통이 있네.

 

이것은 현성의 과보가 아니고

지혜로운 자가 의지하는 것이 아니네.

신체에 광택이 없고

본디 앉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으며

 

꽃장식이 갑자기 시들어 버리고

몸에 먼지와 때가 붙고

겨드랑이 아래로 땀이 흐르면

장차 죽을 때에 이른 것이네.

 

선취(善趣)의 깨끗한 업이 다하면

다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네.

혹은 아수라에 태어나서

욕심과 질투로 항상 고뇌하고

 

총명한 지혜가 있어도

결국에는 진제(眞諦)를 볼 수 없으며

 

생사의 육취(六趣) 가운데

윤회하여 항상 그침이 없네.

 

훌륭한 불법을 받을 수 없어

산 자는 온갖 괴로움의 그릇이 되니

가령 불길이 정수리에서 타도

바른 뜻에 의해 삼가며 생각하지 말아야 하네.

 

업을 받지 않다가도 다시 업이 생기면

전심하여 꾸준히 닦아 익혀야 하네.

계율ㆍ선정ㆍ지혜와

적정에 의해 살펴 동요하지 않고

 

장차 열반의 도를 구하면

궁극에는 생사를 벗어나네.

사념(思念)ㆍ택법(澤法)

정진ㆍ환희ㆍ평안[]ㆍ삼매ㆍ평정심[].

 

이 칠보리분(七菩提分)

청정한 감로의 길이네.

지혜가 없으면 선정도 없고

선정이 없으면 역시 지혜가 없네.

 

이 둘을 함께 성취하면

생사의 흐름에서 잘 나올 수 있네.

끝이 없는 큰 고해(苦海)

소 발자국에 고인 물과 같네.

 

십사무기론(十四無記論)

부처님께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으니

이것은 안은(安隱)의 길도

적멸의 장소도 아니네.

 

무명(無明)을 연하여 모든 행()이 있고

곧 행을 연하여 식()이 발생하네.

명색(名色)은 식으로부터 일어나며

육입(六入)은 명식에서 비롯되네.

 

육입에서 육촉(肉燭)이 발생하고

()으로부터 모든 수()가 일어나네.

모든 수는 애욕[]의 원인이 되고

애욕으로부터 사취(四取)가 발생하네.

 

사취에서 삼유(三有)가 발생하고

유애(有愛)로 인하여 후()에 태어나네.

태어남에 의해 노사(老死)

근심의 고뇌에 도달하네.

 

무량한 고()의 모임들은

생이 다하면 모두 사멸하네.

현시되는 것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깊고 깊은 연기법이네.

 

만약 바르게 잘 관찰하면

진실로 최승(最勝)을 보니

이와 같이 진실을 보면

곧 부처님을 보네.

 

정견ㆍ정사유

정어ㆍ정업ㆍ정명

정념ㆍ정정진[正方便]

및 정정[正三摩提]

팔정도[八分聖賢道]

적멸하려면 닦아 익혀야 하네.

 

()은 진제고(眞諦苦)이고

은애(恩愛)는 곧 고의 모임이네.

고의 소멸을 해탈이라 이름하며

해탈에 이르므로 이른바 팔정도라 하네.

 

저 진제를 보기 위해

항상 꾸준히 바른 지혜를 닦아야 하며

비록 처()와 오욕(五欲)이 즐거워도

지혜로운 자는 벗어날 수 있네.

 

정법을 능히 증득하는 자는

다 범부로부터 벗어나네.

허공에서 떨어지지도

땅에서 솟지도 않네.

 

명철하고 두려움 없는 왕이시여,

번뇌에 기대서는 안 됨을 깨달아야 하니

마땅히 닦아 정법의 다리로써

 

생사의 연못을 건너야 하네.

 

위와 같은 심오한 법은

출가자도 오히려 정진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세상을 제어하는 주인이 되어

능히 행을 구족하는 것임에랴.

 

상황에 따라 점차 닦아 익혀서

날마다 헛되이 지나지 말아야 하니

모든 사람이 선을 닦으면

태어나도 항상 환희심이 따르네.

 

스스로 세 가지 업을 수행하고

불도(佛道)에 바르게 회향해야

장차 미래세에

이 무량한 복덕을 받네.

 

항상 하늘이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재왕이 될 수 있고

보살의 무리와 더불어

모든 신통으로써 유희하네.

 

방편에 의해 중생을 교화하고

청정한 불국토를 장엄하며

보시ㆍ계율ㆍ지혜를 종자로 삼아

사람과 하늘에 다시 태어나네.

 

더러움이 없는 깨끗한 이름을

시방의 국가에 유포하고

세간에서는 사람을 인도하는 주인이 되고

상생(上生)하여서는 천왕을 교화하네.

 

오욕의 즐거움을 버리게 하고

방일(放逸)을 멀리 여의며

중생의 미혹을 바르게 구제하네.

표류하는 사류(四流)에서.

 

무량한 생사의 괴로움에서

저 언덕에 도달하여 건너게 하고

이 성불도를 인연하여

마침내 대열반을 얻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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