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0권 4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비둘기가 왔기에 생명을 살려 준 것은 틀림이 없는 일이다. 네가 진실로 고기를 원한다면 내가 백 배를 더 무겁게 주리라.”
매는 말하였다.
“제발 비둘기를 돌려주십시오. 다른 고기는 소용이 없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무슨 물건을 너에게 주면 네가 비둘기를 놓아주고 기꺼이 떠나겠느냐?”
매는 말하였다.
“만약 왕께서 반드시 자비와 은혜로 중생을 가엾이 여기신다면, 왕의 살을 베어서 비둘기와 바꾸시지요. 나는 그것이라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왕은 아주 기뻐하면서 몸소 넓적다리 살을 베었다. 그 비둘기를 저울에 달아 비둘기와 똑같은 무게를 만들려고 하였는데, 비둘기가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넘었기 때문에 자기 몸의 살을 다 베어냈는데도 여전히 같은 무게를 만들 수 없었으며, 상처의 아픔 또한 한량없었다.
왕은 자비심으로써 꾹 참으면서 다시 근신에게 명하며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죽여서 골수까지 무게를 달아 비둘기와 똑같게 하여 주시오. 나는 부처님의 중한 계율을 받들고 중생의 위액을 구제하기로 하였으니, 비록 갖은 괴로움이 온다 하더라도 마치 선들바람과 같을 뿐이라오. 어찌 태산을 움직일 수 있겠소?”
매는 왕이 품은 생각을 비추어 알고는 저마다 본래 몸으로 회복하여 땅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기에 괴로움을 이렇듯 견디십니까?”
말하였다.
“나는 천제석이나 비행황제(飛行皇帝)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중생들이 어두움에 빠져서 3존(尊)을 보지도 아니하고 흉악한 재화를 자행하면서 무택지옥(無擇地獄)에 몸을 던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일을 생각하면 너무 슬퍼서 나는 부처가 되어 중생을 구제하고 열반을 얻게 하려고 서원하였습니다.”
천제는 놀라면서 말하였다.
“제가 어리석어서 대왕께서 저의 지위를 빼앗으려 하시는 줄만 여겼습니다. 그 때문에 왕을 못살게 군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참회하면 좋겠습니까?”
왕은 말하였다.
“나의 몸의 상처를 낫게 하여 예전대로 회복시켜 주신다면, 내 언제나 보시에 뜻을 두겠습니다.”
제석이 하늘의 의원으로 하여금 신약(神藥)을 전하게 하니, 상처가 이내 나으면서 안색과 세력은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제석은 머리를 조아리고 왕을 세 바퀴 돌고는 기쁜 마음으로 떠나갔다.『도무극집(度無極集)』 제1권에 나온다.
(4) 문수(文殊)가 소년의 몸이 되어 상금광수(上金光首) 여인을 교화하다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에 노니실 적이었다.
어떤 방탕한 여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상금광수(上金光首)였다. 용모가 단정하고 빼어난 미색이었으며, 자마금(紫磨金) 빛을 띄고 있었다. 국왕이며, 태자, 대신, 장자들이 애욕심을 일으켜 그가 노니는 곳마다 따라다녔으니, 남녀 대소가 모두 그의 뒤만 따랐다. 그 후 어느 날 상금광수는 외문(畏問) 장자의 아들과 함께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서 서로가 바쳐 올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서는 함께 유관원(遊觀園)에 이르렀다. 문수사리는 이때 연실(燕室)로부터 나와 큰 자비심을 내어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생각하였다.
‘어느 곳의 사람에게 권하고 교화하여야 대승(大乘)을 내게 될까?’
그러다가 마침 상금광수가 외문 장자의 아들과 함께 한 수레를 타고 유관원에 가는 것을 보고는 그를 교화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수사리는 즉시 몸을 변화 시켰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절묘하여 얼굴 생김이 천인보다도 잘났으므로 보는 사람들이 다 좋아하였고, 그가 입은 의복은 40리를 비추었다. 문수사리는 방탕한 여인이 놀러 가는 길을 살펴서 그 앞에 가서 섰다.
장자와 상금광수의 수레나 말, 입은 옷들은 문수사리에 견주면 마치 밝은 구슬 옆에 있는 검은 먹 더미와 같았다. 상금광수는, 문수사리의 얼굴 모습이 영묘함이 마치 천자와 같고, 몸의 광명의 휘황함이 미치기 어려움을 보고는 그가 입은 옷의 번쩍임에 탐을 내면서 생각하였다.
‘이제 이깟 장자의 아들 따위는 차 버려야지.’
바로 수레에서 내려서 버리고 떠나서는 그 사람과 함께 즐겼다.
‘이 옷을 얻어야지.’
상금광수가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문수사리는 거룩한 신력을 세워 그 뜻을 멈추게 하면서 천왕을 남자로 변화시켜 그 여인에게 말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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