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1권 8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코끼리는 그 자리에서 돌로 쳐서 어금니를 뽑아 그에게 주었다. 피와 살이 함께 떨어져 나왔지만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서 양식을 주고 지름길까지 가르쳐 주었다. 이와 같은 자비가 아라한과 벽지불에게는 없다는 말이니라.”
수보리는 또 물었다.
“사람의 몸이 되어서 위하여 설법하지 아니하고, 짐승의 몸으로 되어서 설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때때로 중생들은 사람의 몸으로 하여 보여 주면 믿어 받아들이지 않다가도, 축생의 몸으로 설법하는 것을 보면 기꺼이 믿음을 내어서 그 교화를 받아들이는 일이 있다. 보살이 이러한 대 자비심을 완전하게 갖추어서 실제로 그 일을 행하려 하면, 중생들이 그를 보고 놀라며 기뻐하면서 모두가 도에 들게 되느니라.”『대지론(大智論)』 93권에 나온다.
(7) 옛날 용의 몸이 되어서는 벗에게 인욕을 행하도록 권하다
“옛날 보살이 아난과 함께 있을 때의 일이다. 죄를 받기를 다 마치고 각기 용의 몸이 되었는데, 그 한 용이 말하였다.
‘나와 너는 함께 바다 안에 있으면서 보지 못한 곳이 없다. 차라리 이제 함께 육지에 올라가서 노닐지 않겠느냐?’
나머지 한 용이 대답하였다.
‘육지의 사람들은 악하기 때문에 뜻밖의 변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육지로 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
한 용은 또 말하였느니라.
‘그렇다면 작은 뱀으로 변하면 된다. 만약 길에 사람이 없으면 큰길에 나가서 놀다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숨으면 되는데, 무엇 근심할 것이 있느냐?’
이에 서로가 좋다고 하고서 함께 올라가 구경하며 놀았다. 그런데 물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길에서 독을 품은 살무사를 만나게 되었다. 살무사는 두 뱀을 보고서 흉한 생각으로 해치려고 독 거품을 뿜었다. 한 뱀은 살무사를 죽이려고 하였는데, 다른 한 뱀은 사랑과 인욕으로써 그만두라고 말렸다.
‘대저 높은 선비가 되면 여러 대중들의 어리석음을 용서해야 되고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인의 경계입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탐욕은 미치광이를 만들어서
사람으로서의 의로운 마음을 없앤다네.
시새움은 경계[誡]를 해치나니
잠자코 참아야 편안하니라.
한 뱀이 인욕(忍辱)을 칭송(稱頌)하자 다른 한 뱀은 공경히 받아들여 마침내 살무사를 해치지 않았는데, 한 뱀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바다로 돌아가자.’
두 뱀이 서로가 그러자고 하며 함께 길을 나서니, 그 위엄스럽고 신령스런 기운이 떨쳐 일어났다. 하늘이 진동하고 땅이 움직이며 구름이 일어나 비가 내리므로 사람과 귀신들이 모두 놀랐었다. 살무사는 이에 너무나 두려워서 눈앞에 시체가 보여도 알아보지 못하였으며, 이레 동안이나 먹이를 끊으면서 스스로를 해치려고 하였다.
항룡(蚢龍)은 바로 지금의 아난이요, 인욕을 말한 용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며, 독을 품은
살무사는 바로 지금의 조달이니라.”『도무극집(度無極集)』 제5권에 나온다.
(8) 곰의 몸이 되어서 길 잃은 사람을 구제하다
어떤 사람이 숲에 들어가서 나무를 치다가 헷갈려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때 마침 큰비를 만난 데다가 날까지 저물어 배고프고 추웠는데, 나쁜 벌레와 독 있는 짐승들이 그를 침해하려 하였다. 이 사람이 석굴(石窟) 안으로 들어갔더니, 곰이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 집은 따뜻하여 잠을 잘 만할 것입니다.”
이 때에 계속해서 7일 동안이나 비가 왔는데, 곰이 항상 단 열매와 맛있는 물을 이 사람에게 대 주었다. 7일 만에 비가 그치자, 곰은 이 사람을 데리고 나와 길을 가르쳐 주면서 말하였다.
“나는 죄가 있는 몸이라 사람이 바로 원수입니다. 만약 묻는 사람이 있더라도 절대 나를 보았다는 말씀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람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노라.”
이 사람이 길을 가다가 여러 명의 사냥꾼을 만났는데, 사냥꾼들이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서 오는 길입니까? 짐승들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대답하였다.
“큰 곰 한 마리를 보기는 보았습니다만, 나에게는 은혜가 있으므로 그대들에게 가르쳐 드릴 수가 없습니다.”
사냥꾼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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