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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6008 비나야(鼻奈耶) 2권

by Kay/케이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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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야(鼻奈耶) 2

 

비나야 제2권

축불념 한역

1. 바라이법 ②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그 날 밤에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조금 전에 두 사람의 천인(天人)이 와서 한 사람은 박거라존자가 호해탈(護解脫)을 얻었는지를 묻고 다른 한 사람은 박거라존자가 해탈에서의 해탈을 얻었는지를 묻고 그에 대한 해답을 듣고 나서 물러갔느니라.”
부처님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단작원(鍛作園)에 있는 박거라의 처소기원정사 안에는 여섯 군데의 승가람(僧伽藍)이 있으니, 이 곳은 그 중 하나이다에 가서 그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세존의 가르침과 천인(天人)이 물은 것을 듣고 두려워하지도 말며 무서워하지도 마시오. 당신은 나쁜 곳에 태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나쁜 곳에서 살게 되지도 않을 것이며, 태어나는 곳에도 나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또한 부처님에서 말씀하시기를 지난 밤에 두 사람의 천인이 부처님 계시는 곳에 와서 한 사람의 천인은 박거라존자가 호해탈을 얻었는지 아닌지를 여쭈었고 두 번째의 천인은 박거라존자가 해탈에서의 해탈을 얻었는지 아닌지를 여쭈었다고 하셨으니 박거라여, 이것이 천인의 질문입니다’라고 하여라.”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단작원으로 갔다.그때에 박거라는 병을 간호해 주는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께서 다 함께 나를 들어다가 평상 위에 앉히고 나서 평상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가 주시오. 나는 도저히 살 수가 없을 것 같으니 나는 이제 칼로 스스로를 찔러서 죽고자 하오.”
여러 비구들은 곧 그를 평상 위에 앉히고 평상을 들고 문 밖으로 나갔다. 그 곳에 있는 여러 큰 비구들이 문 밖에서 경행(經行)을 하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보내신 비구가 그 경행하는 처소에 이르렀다.
부처님께서 보내신 비구가 말했다.
“박거라비구가 머무는 곳이 어디입니까? 찾아 가서 그를 방문하고자 합니다.”
여러 비구들이 대답했다.
“박거라비구는 지금 문 밖으로 들려 나가서 칼로 스스로를 찔러서 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를 찾으려거든 급히 가보시오.”
그때에 비구는 지름길로 급히 박거라비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박거라비구는 멀리서 한 비구가 오는 것을 보고 곧 간병하는 비구에게 말했다.
“잠깐 머물러서 저 비구가 오는 것을 기다리시오.”
그들은 곧 들고 가던 평상을 내려놓고 잠시 기다렸고, 부처님께서 보내신 비구는 그 곳에 이르자 박거라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에게 부처님의 가르침과 천인(天人)들의 질문을 모두 말해 주었다.박거라가 말했다.
“내가 얻었던 것을 세존께서도 또한 아시며, 내가 깨달았던 것을 세존께서도 아십니다. 이런 까닭에 나는 색(色)이 항상한 것인지 무상한 것인지와 행(行)과 식(識)이 또한 항상한 것인지 무상한 것인지에 대하여 의심이 없습니다. 나는 또한 무상한 괴로움이라는 것도 공(空)하여 바뀌는 법이라는 것과, 제법(諸法)의 도리에 대하여 들은 사문이 제법의 도리를 중득하여 나의 소유라는 것과, 나의 소유가 아니라는 이 모든 것이 없는 것임을 의심하지 아니하여, 여실(如實)하게 동등한 깨달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알았던 것을 제천(諸天)도 또한 알며, 내가 깨달았던 것을 제천도 또한 깨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나는 항상한 것과 무상한 것에 대하여 의심하지 아니하며 동등한 깨달음에 대하여 아무런 의심이 없습니다. 지금은 숙업에 의해[宿對] 칼로 나의 목숨을 스스로 끊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곧 칼을 들어서 스스로 목을 베었다.병을 간호하던 여러 비구들은 모두가 스스로 의심하였다. ‘우리가 바라이(波羅夷)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함께 평상을 들고 문 밖에 나왔던 우리들 모두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 보아야겠다.’
그들이 가서 부처님께 여쭈니, 부처님에서 대답하셨다.
“병으로 고생하는 것이 싫어서 죽으라는 뜻으로 칼을 주는 자나 죽이려는 뜻을 가지고 죽게 하려고 떠메어 들고 나가는 자는 바라이죄를 범하느니라.
만약에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병에 거스르려는 자의 뜻에 따르는 경우는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니라.”구살라국(拘薩羅國)의 경계에는 많은 비구들이 머무르고 있었는데, 그들은 자주 싸움을 하였다. 두 나라의 국왕에게는 비구가 있어서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
만약에 군대를 인도하여 군대의 앞에서 사람을 죽이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살인을 하게 하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다.불(佛) 세존(世尊)께서는 왕사성의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셨다. 그때에 조달(調達)은 12년 동안 경전을 외우고 도를 배우며 가르침을 받는데 조금도 쉬거나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을 모두 외었다. 그는 훌륭한 도반과 가까이하여 바위굴과 시끄러운 일이 없는 나무 아래나 텅 비어 있는 무덤 사이에서 사리불(舍利弗)ㆍ목건련(目健連)ㆍ아나율(阿那律)ㆍ난제(難提)ㆍ금비라(金鞞羅)비구 등과 함께 지냈다.
이 조달은 세존께 나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을 때에는 애초부터 계율을 털끝만큼도 범하지 않더니 나중에 세존께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되자 그때부터는 계를 범하게 되었다. 집 안의 모든 땅에다 좌구(坐具)를 모두 펴놓았는데, 세존께서는 먼저 발을 씻지 않고서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계율을 정하셨다. 그때 조달은 발을 씻지 않고서 들어갔다.그 때에 우발색(優鉢色)비구니가 조달에게 말했다.
“조달이여, 세존께서 계율로 제정하되 먼저 발을 씻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조달이 대답했다.
“이 못된 비구니야, 네가 나보다 더 계율을 잘 안단 말이냐?”
조달이 곧 힘센 주먹으로 비구니의 머리를 때리니, 비구니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여러 비구들이 그 상황을 그대로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악한 사람이 한량없는 죄를 지은 것을 불쌍히 여기거라. 이 비구니는 아라한도를 얻었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계율을 제정하였다.
만약에 비구가 남자나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게 한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불세존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공원에 계셨다.
그때에 목건련존자가 바라문의 청년인 집장(執杖)손에 전 지팡이가 사람의 머리와 비슷하였다에게 두들겨 맞아서 몸이 마치 눌린 대나무통이 같이 되어 죽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곧 목건련존자가 바라문족의 청년인 집장에게 맞아 죽어서 몸이 마치 눌린 대나무통처럼 부서지고 문드러졌다는 것을 알렸다. 목건련의 제비나야 제자인 마사(馬師)와 불나발(弗那跋) 두 사람은 스승이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성내는 마음이 치성하여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섰다. 그 두 사람은 힘센 장사와 같은 힘으로 바라문족의 청년인 집장을 잡아다가 죽여버렸다.부처님께서는 이 일에 관하여 아시면서도 마사비구와 불나발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희 두 사람에게 사구법(四句法)사제(四諦)를 말한다의 뜻을 말해야겠느냐?”
그 때에 마사와 불나발은 부끄러워 부처님을 뵈올 낯이 없어져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두 손을 마주잡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저회들은 죄가 무거워 감히 그 깊은 법의 뜻을 듣지 못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은근하게 두세 번을 거듭하여 물으시고 이 악인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깊은 법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지느니라”고 하시고는 곧 이 일로 인하여 모든 사문들을 위하여 다음의 계율을 제정하였다.
비구가 자신의 손으로 살인을 한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이 두 사람은 죽어서 용이 되어 건타월국(撻陀越國) 서쪽에 있는 실리호두산(失利虎頭山) 물 속에서 살았다. 이들은 물 속에 살면서 옛날에 부처님께서 자기들에게 설법을 해 주지 않으신 것을 노여워하여 물 밖으로 나와서 불법(佛法)을 무너뜨리려고 하였으니, 함부로 부처님의 형상으로 변하여 사람들 앞에 서서, “네가 네 가지 깊은 법의 뜻을 듣고자 하느냐?”라고 말하고, 성을 내고는 곧 그치곤 하였다. 이와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야사(耶捨)비구와 존자 발타서발단타아(跋陀西跋檀陀兒)는 각각 이백오십 명씩의 제자들을 데리고 구살라국(拘薩羅國)에서 사위국으로 와서 세존을 뵙고 문안을 드리고자 하였다. 그 여러 비구들은 기원정사가 있는 기수급고독원의 문 밖에서 담론을 하였는데, 그 담론하는 소리가 커서 문 안에까지 크게 들렸다. 세존께서 그 큰 소리를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이미 아시면서도 아난에게 물으셨다.
“문 밖에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큰 소리로 담론을 하길래 이 곳까지 들리는 것입니까?”
그 때에 아난은 모든 것을 세존께 아뢰었는데, 그 비구들의 논의가 계속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말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세존께서 곧 아난을 보내시어 야사의 무리들과 발타선(跋陀先)의 무리들에게 ‘세존께서 당신들에게, 당신들은 이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지낼 수 없다’는 말을 하도록 하셨다.그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곧 야사와 발타선의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당신들은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지낼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 때에 존자 야사와 발타선의 무리들은 곧 발거말강(跋渠末江) 가에 가서 초막을 짓고 여름 안거를 하였다.
그런데 그 해에는 기근이 들고 서리와 우박의 피해가 있었으며 메뚜기들이 곡식을 먹어 버려서 걸식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들도 아시겠지만 올해에는 곡식이 귀한데다가 서리와 우박의 피해가 있었고 메뚜기들이 곡식을 먹어 버려서 걸식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다 함께 비사리국(鞞舍離國)에 있는 장자들의 집으로 가서 그들에게 우리가 서로를 추켜세우며, ‘장자께서는 아십니까? 이 아무개 비구는 이름은 이러하고 성은 이러한 사람으로서 제일선(第-禪)ㆍ제이선(第二禪)ㆍ제삼선(第三禪)ㆍ제사선(第四禪)을 얻었으며, 또한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아서 사공정(四空定)ㆍ지관(止觀)ㆍ수식관(數息觀)ㆍ안반수의(安般守意)를 얻었으며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습니다’라고 말해 줍시다. 우리가 함께 이렇게 말하고 서로를 칭찬하여 찬탄하고 나면 그 나라에서 틀림없이 공양을 얻게 될 것이며, 국왕ㆍ대신ㆍ장자와 바라문과 길 가는 일반 백성들까지도 우리에게 의복ㆍ음식ㆍ생활용품ㆍ의약품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비사리국에 들어가 여러 장자들 앞에서 각자가 서로를 칭찬하였다.
“장자께서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아무개 비구는 이름은 이러하고 성은 이러한 사람으로서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를 증득하였습니다.”
그 때에 여러 장자들은 도를 얻었다고 하는 말을 모두 믿고서 때에 맞게 대중들에게 의복과 음식을 공양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승가 대중이 모이는 것에 두 가지 시절(時節)이 있었으니, 춘후월(春後月)외국에서는 봄ㆍ여름ㆍ겨울의 세 때로 1년을 나눈다. 봄 석 달 동안에는 안거를 하고 그 뒤의 한 달은 부처님이나 스승께 나아간다. 다른 두 때도 또한 그렇게 한다에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예배드리고 부처님께서 하시는 설법을 들으며 여름 안거 동안에 마땅히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을 품수받고, 세후월(歲後月)에는 여름 안거를 마치고 석 달 동안 입었던 옷을 하룻 동안 꿰매고 수선한 뒤에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어서 이 두 시기에 승가 대중이 다 함께 모이는 것이었다.그 때에 발거말강 언저리에서 여름 안거를 마친 비구들은 석 달 동안 입었던 옷을 하룻동안 깁고 수선하기를 마치고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와서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멀리서 온 비구가 있으면 먼저 여름 안거 동안에 절을 잘 외우고 도를 잘 행하였으며 정성스럽게 하였는지를 묻도록 되어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구절과 이러한 뜻으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경을 외우고 도를 행하기를 정성스럽게 하였느냐?”
모든 비구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회들은 아무 어려움이 없었나이다.”
발거말 강가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사문들은 몸이 살쪄 있었으며 혈색이 좋았는데, 그 사위국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사문들은 몸이 여위고 얼굴빛이 창백하였으며 기력이 쇠약해져 있었다.강가에서 지낸 사문들이 사위국의 비구들에게 물었다.
“당신들께서는 무슨 까닭에 몸이 수척해져 있으며 얼굴에 광택이 없습니까?”
대답했다.
“당신들은 알지 못하셨습니까? 이 나라에는 곡식이 귀하여 구걸하기가 어려웠던 까닭에 몸이 여위고 얼굴빛이 창백한 것입니다. 당신들께서는 무슨 까닭에 유독 몸이 살쪄 있고 얼굴빛이 반들반들한 것입니까?”
그 비구들이 강가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모두 말하니, 몸이 수척한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괴이하게 여겼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얼마 되지 않는 냄새 나는 음식을 위해 상인법(上人法)1)을 말하였습니까?”
이 여러 비구들은 그 비구들을 아주 심하게 여러 번 꾸짖었다.
“세존께서 무수한 방편으로써 거짓말하는 죄에 대하여 말씀을 하시고, 거짓말하지 않는 자의 덕을 찬탄하셨거늘 어찌하여 비구가 거짓말을 했단 말입니까?”여러 비구들은 각자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아서 곧 이 사실을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참으로 그러한 일을 하였느냐?”
모든 비구들은 부끄러워하며 두 무릎을 땅에 대고 차수(叉手)를 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내가 전에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무수한 방편으로 거짓말하는 죄에 대하여 말을 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 그 덕을 찬탄하지 아니하였더냐?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 죄의 뿌리를 심었느냐?”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승가 대중을 모두 모이게 하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말씀하였다. 세존께서는 열 가지 공덕을 갖추시고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시어 모든 사문들로 하여금 이 뜻을 알게 하였다.
비구로서 상인법(上人法)을 알지도 못하고 상인법을 깨닫지도 못하었으면서 “나는 모든 덕(德)을 얻었다. 나는 무위(無爲)를 알며 무위를 깨달았다. 나는 이것을 알며 이것을 깨달았다.” 고 말하다가, 다른 때에 어떤 사람이, “당신은 아라한입니까, 아닙니까?” 라고 물으면, “아닙니다. 나는 아무 모양[狀]도 없습니다.” 라고 대답한다면 전에 했던 말은 마땅히 그 허물을 청정하게 해야 할 것이며,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헛되이 거짓말을 하고 청정하지 못한 말을 했던 일을 기억하여 잘못을 없애야 할 것이니, 일부러 그렇게 하는 비구는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불세존께서는 사위국에 있는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어느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나이도 어리고 도를 배운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고 염근(念根)2)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행실에 아무 법도가 없었으면서도 다른 이의 집에 가서는 스스로 상인법을 얻었노라고 말하였다.
그 때에 큰 비구 대중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국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나이 어린 비구가 스스로, “내가 상인법을 얻었다.” 고 자칭하고 다닌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여러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성에서 나와 나이 어린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렇게 자주 다른 이의 집에 가지 말 것이며, 상인법을 얻었노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니지 말라.”
나이 어린 비구가 대답했다.
“여러 장로 비구께서는 언제든지 다른 이의 집에 가시는데 저는 왜 다른 이의 집에 갈 수 없습니까?”이와 같이 하여 장로 비구들이 충고하는 말을 듣지 않자 여러 장로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이 일에 대한 사정을 모두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비유컨대 비구여, 이 일은 다음과 같느니라. 깊은 산에 크고 널찍한 샘이 있는데, 그 곳에 사는 용과 코끼리는 물 속에 들어가 연뿌리를 선택하여 그것에 붙어 있는 진흙을 깨끗이 씻어 내고서 그것을 먹는다. 이 용과 코끼리들은 각자 배불리 먹고 기력이 왕성해지면 기쁘고 즐거워서 사납게 되지 않기에 서로를 죽이고 해치지 않아서 죽음의 고통이 없게 되느니라. 그런데 이들 가운데에 작은 용과 코끼리들은 물 속으로 들어가 연뿌리를 취하고 나서 그것을 깨끗하게 씻지 아니하고 진흙이 묻어 있는 채로 먹는데, 그것을 먹고 나면 기력이 점점 약해지고 아무 즐거움도 없어져서 이러한 까닭에 서로를 죽이고 해치게 되어 죽음의 고통이 있게 되느니라.이와 같이 장로 비구여, 비구는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여의고 오랫동안 청정한 행을 닦으며 또한 여러 단월의 집에 자주 가지 않아야 할 것이니, 단월의 집에 자주 가지 않는 까닭에 법을 믿지 않는 자가 와서 신심을 구하게 되고 신심이 있는 자에게는 더욱 신심을 두텁게 하여 주는 것이며, 축원하는 물건을 얻더라도 염착(染著)하는 마음이 없게 되고 질투하는 마음을 품지 않게 되는 것이며, 신심으로 베풀어 주는 것을 받더라도 그것을 소화시킬 수 있어서 서로를 비방하지 않게 되고 삿되게 꾸미려는 뜻이 얼게 되는 것이니라.여러 장로 비구여, 대중 가운데에 나이 어린 비구가 도를 배운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법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면서 상인법을 얻었다고 말하여 스스로를 칭찬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가는 곳마다 법을 믿지 않는 자는 더욱 법을 믿지 않게 될 것이고, 항상 신심이 있던 자라도 그의 본심을 잃게 될 것이니라, 그는 신심으로 베풀어 주는 음식을 얻더라도 염착하는 마음을 품고 질투하는 마음을 내게 되나니, 무상함을 알지 못하고서 그것을 먹는지라 그것을 먹고 나서는 얼굴빛이 광택이 없어지고 기력이 없어져서 이러한 까닭에 죽음의 고통이 있게 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승가 대중을 모두 모으시고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장자의 집에 가서 상인법(上人法)을 얻었노라고 말하여 스스로를 칭찬한다면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불세존께서 왕사성[羅脫城]에 있는 죽원가란타(竹園迦蘭陀 : 竹林精舍)에 계셨다.
그 때에 조달은 사문이 되고자 하였는데 삼백천 냥(兩)의 금을 가지고 왔다. 그가 타고 있는 코끼리가 또한 그 값이 금 백천 냥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코끼리에 딸려 있는 수레의 장신구가 또한 금 백천 냥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조달이 입고 있는 의상과 그 꾸미개가 또한 금 백천 냥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출가를 하여 삭발을 하고 가사를 입고서 국토를 버리고 떠나 산에 들어가 수행을 하며 경전을 외우고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 동안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을 거의 암송하게 되었다.그런데 그 곳에는 또한 크게 신통(神通)을 얻은 비구들도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 염부수(閻浮樹)가 번성하였던 까닭에 그 지명(地名)이 염부제(閻浮提)가 된 곳으로 가서 염부수의 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였으며, 염부수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가리륵(呵梨勒)나무 동산이나 아마륵(阿摩勒)나무 동산서로의 거리는 오십 유순(由旬)이 떨어져 있다에 가기도 하였으며, 혹은 울단왈(鬱怛曰)에 가서 자연으로 된 멥쌀을 가지고 와서 먹기도 하였으며, 혹은 도솔천상(兜率天上)에 가서 하늘의 감로(甘露)를 가지고 와서 먹기도 하였으며, 혹은 동쪽ㆍ남쪽 서쪽ㆍ북쪽으로 다니면서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부리고 허공으로 날아오르기도 하였다.조달은 이와 같은 것을 보고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이러한 큰 신통이 생겨서 염부수 아래에 가서 달고 맛있는 열매를 가져다 먹으며, 내지 아무 막히는 곳이 없이 마음대로 허공에 날아오를 수 있게 될 것인가?’
그는 곧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먼저 부처님에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여쭈어보아야겠다.’
그는 곧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조달이 이것 때문에 죄를 얻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그것은 불법(佛法)에 있어서 아무 이익이 되지 않음을 아셨다.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조달에게 말씀하셨다.
“물러가거라. 너는 신통의 도리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야 할 것이며, 다만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이 일을 생각해야 되느니라.”조달은 이 말씀을 듣자 마음에 더욱 신통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리불(舍利佛)이 크게 지혜를 갖춘 사람이니 마땅히 그에게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물어야겠다. 그는 반드시 나의 뜻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곧바로 사리불에게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물어 보았으나 사리불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신 까닭을 알고 조달에게 말해 주지 않았다.
조달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목건련(目揵連)은 성문(聲聞) 가운데에서 신통이 제일이니, 마땅히 그에게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물어 보아야겠다.’
그는 곧 목건련에게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물어 보았으나 목건련도 마찬가지로 조달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조달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난(阿難)은 나의 동생이며 부처님께서도 아난이 성문 가운데에서 다문제일(多聞第一)이라고 말씀하셨으니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아야겠다. 아난이라면 반드시 나에게 신통의 도리를 말해 줄 것이다.’조달은 아난의 처소로 가서 신통의 도리에 대하여 물었다. 그때 아난은 그 자신이 아직 신통을 얻지 못하였고, 이 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았으며, 또한 자신의 번뇌도 다 덜어내지도 못하였으면서도 자신이 신통에 대하여 들은 것을 조달에게 말해 주었다.
그 때에 조달은 아난에게서 들은 신통의 도리를 잊지 않고 곧 텅 비고 고요한 곳에 있는 나무 아래와 깊은 산의 과수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 법을 익혔다. 그는 밤낮으로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 곧 세속의 사선(四禪)을 얻었고, 이 사선에 의거하여 곧 신족통을 얻었다. 그는 전에 맹세한 말대로 염부수나무 아래에 가서고 과일을 취하여 가지고 와서 먹었으며, 나아가 도솔천에 가서 하늘의 감로를 가져다 먹기도 하였으며, 무수한 방편으로 수많은 신통 변화를 일으켰다.그 때에 조달은 곧 여래(如來)를 향하여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구담(瞿曇) 사문은 태어난 곳이나 그 종성(種姓)의 신분이 나보다 낫지 못하다. 그도 또한 석가 종족이며 나 또한 석가 종족이거늘 내가 어찌 그보다 계위(階位)가 낮을 것인가? 사람들이 와서 공양을 하는 까닭은 그 신통 때문인데 나도 이제는 마땅히 신통으로 교화를 할 수 있으며 교화를 받은 자도 많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의 왕인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은 사문인 구담의 도 안에 있고 불퇴전의 지위에 오른 성문(聲聞)인 까닭에 내가 신통으로써 그를 교화할 수가 없다.’조달은 지극히 총명하여 천문(天文)과 지리(地理)와 허공과 별자리[星宿]에 대하여 모든 것에 통달해 있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두루 살펴보니 오직 태자 아사세(阿闍世)만이 왕이 될 관상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태자는 왕이 될 것이 틀림없으니 나는 지금 태자에게 가서 신통으로써 태자를 교화하고 그 곳에 사는 백성들로 하여금 반드시 나의 교화를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야겠다.’그 때에 조달은 몸을 변화하여 코끼리가 되어 아사세태자의 처소에 가서 벽을 통해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약간의 신통 변화를 부려서 아사세태자로 하여금 조달을 알도록 했다. 그는 다시 몸을 변화하여 말이 되어서 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문이 아닌 곳으로 나오기도 하기를 자재로이 하였으며, 혹은 여러 가지의 보배가 되기도 하고 보배로 만든 관이 되기도 하여 아사세태자의 무릎 위에 있으면서 태자로 하여금 그것을 머리에 써 보게 하여 조달이 신통 변화를 부린 것을 알도록 했다. 그는 다시 몸을 변화하여 어린아이가 되어서 금ㆍ은과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태자의 무릎에 앉았다. 태자로 하여금 어린아이를 끌어 안고 입을 맞추게 하여 다시 조달이 신통 변화를 일으킨 것을 알도록 하였다.그 때에 아사세태자는 곧 질투하고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이렇게 생각하였다.
‘조달의 신통이 부처님보다 뛰어나려고 한다.’
태자는 곧 의복과 음식과 평상(平床)과 와구(臥具)와 의약품을 공양하고 하루에 오백 솥에 해당하는 밥을 보내어 조달의 처소에 이르게 하되 오백 대의 수레를 장엄하고 조달의 처소에 스스로 따라갔으며, 오백 명의 비구를 두어서 조달의 처소에 앉아 먹게 하였다.
그 때에 여러 큰 비구 대중들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아사세태자가 조달을 공양하기를 더할 수 없이 극진하게 하며, 내지 오백 대의 수레를 장엄하여 조달의 처소에 가며 조달의 처소에 오백 명의 비구를 데리고 가서 앉아서 음식을 먹는다는 소식을 들었다.여러 비구들이 그것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그 일에 대하여 사정을 모두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너희들은 조달의 처소에 가서 공양을 받지 말 것이며 부러워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라. 어째서 그러한가 하면 마치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나니 어찌 죽지 않는 자가 있겠느냐? 스스로 독을 마시고 나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마시게 하는 것과 같나니, 비유하자면 비구여, 건다리(建陀利)나무의 열매가 열리는 가지를 자르면 많은 열매가 죽는 것과 같으며 노새가 새끼를 배면 어미와 새끼가 모두 죽는 것과 같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여, 조달의 공양을 받는 것은 자신이 독을 마시고 나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독을 마시게 하는 것과 같느니라. 비유하자면 비구여, 매우 힘이 센 사람이 막대기를 쥐고서 사나운 개를 때리거나 머리나 코를 때리면 개가 마침내 사나운 짓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느니라.”비구들이 대답했다.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조달의 처소에서 공양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치성하면 이 어리석은 사람이 긴긴 밤 동안 태산과 같이 큰 죄를 받는 것을 생각하겠나이다.”
그때에 조달은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제 공양을 받는 것은 내가 여래보다도 더 뛰어난데 여래는 무슨 까닭에 승가 대중을 묶어 두고서 나에게 와서 공양을 받지 못하게 만드는가?’
조달이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곧바로 조달은 신통력을 상실하였다.이때에 목건련존자는 왕사성의 가릉가(迦陵伽) 골짜기에 있었고, 목건련의 동학(同學)인 협부타(陜浮陀)는 구리(拘利)장자의 아들로서 사등심(四等心)을 닦아서 범천(梵天)에 태어나 있었다. 협부타범(陜浮陀梵)은 곧 천안(天眼)으로 조달이 신통을 상실한 것을 알았다.그 때에 협부타범천은 잠깐 사이에 범천으로부터 목건련이 있는 가릉가 계곡에 와서 목건련존자에게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아십니까? 조달은 이미 신통력을 잃었으니 목건련께서 세존께 가서 조달이 신통을 잃었노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목건련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앉아서 삼매(三昧)에 들어 조달의 마음을 관해 보아야겠다.’
그때에 목건련은 곧 삼매에 들어가 조달이 이미 신통을 상실하였음을 알았다.그 때에 목건련은 아무 말 없이 범천의 처소에 가서 말했다.
“범천께서는 곧 천상(天上)으로 되돌아가십시오.”
그때 목건련은 범천이 떠나간 지 오래 되지 않음을 알고 곧바로 앉아서 삼매에 들어 죽림정사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목건련은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삼매에서 깨어나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러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협부타범천이 말한 것과 같이 조달은 신통력을 상실하였나이다.”이와 같이 말을 하는데 조달이 구바리(瞿婆離)ㆍ건다라(騫陀羅)ㆍ바바가류다(婆婆迦留陀)ㆍ대삼문다(帶三文陀)ㆍ나해두(羅咳頭)의 다섯 사람을 데리고 오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조달이 다섯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것을 멀리서 보셨다.
세존께서 돌아보시고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멈추거라. 입을 다물고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반드시 저 어리석은 사람이 와서 스스로 말을 할 것이니라.”
그 때에 목건련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삼매에 들어서 이 곳에 앉아 있어도 조달로 하여금 나를 보지 못하게 해야겠다.’그 때에 조달은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세존께서는 연로하시어 기력도 매우 약해지셨으며, 때가 이미 많이 지났습니다. 훌륭하신 세존께서는 모든 승가 대중이 저의 공양을 받도록 명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사리불과 목건련처럼 큰 신통력을 갖춘 사람이 와서 승가 대중을 구하더라도 내가 오히려 주지 않을 것이거늘, 하물며 너와 같이 어린아이를 끌어안고 입이나 맞추게 하는 자에게 어찌 대중을 주겠느냐?”
그 때 조달은 곧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어찌하여 세존은 유독 사리불과 목건련만을 칭찬하고 나의 덕은 막아서 끊는가?’
그 때에 조달은 곧 나쁜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과 사리불과 목건련에게 하직인사도 하지 않고 곧바로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심이 있는 자가 베풀어 주는 것은 지극히 무거운 것이니, 비구는 죽은 뒤의 세계에 떨어져서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고 하며, 전에 외우던 것을 이제는 게을러서 외우지 못한다고 하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였다고 한다면 이것은 마치 힘센 장사가 근육으로 새끼를 꼬아 얽어 매어서 다리와 팔과 머리를 끌어당기면 이 동아줄은 살갗과 살을 상하게 하고 살이 모두 근육을 상하게 하면 근육이 끊어져 뼈에 닿아 뼈와 골수에 사무치게 되는 것과 같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여, 신심이 있는 이가 보시하는 것이 또한 이와 같음을 마땅히 알라. 죽은 뒤의 세계에 떨어져서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고 하며, 전에 외우던 것을 지금은 게을러서 외우지 못한다고 하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였다고 하며, 어떤 비구든 신심이 있는 사람이 준 것을 받고 그 맛에 집착하여 그것을 자기의 소유로 만든다면 그것은 살갗을 상하게 하는 것이며, 나아가 골수에 사무치도록 상하게 하는 것이니라.훌륭하구나. 비구여, 지금부터는 마땅히 배울지니 신심 있는 사람에게서 받은 것은 그 맛에 집착하여 자기의 소유로 만들지 말 것이며, 마땅히 베풀어 주는 그대로를 마음에 받아들여서 조금의 의심도 두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비구는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할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내지 열 가지 공덕을 갖추시고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였다. 만약에 비구가 속선(俗禪)에 의지하여 신통을 일으키거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여 상인법(上人法)을 얻었노라고 말한다면, 이 비구는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이니라.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였다.
“마땅히 알라. 어떤 비구가 옷이나 음식이나 와구(臥具)나 의약품 때문에 아라한이 아닌데도 자신이 아라한이라고 말하며, 어떤 비구가 도적 떼의 우두머리가 되어 백 명이나 이백 명이나 삼백 명, 내지 천 명의 도적을 이끌고 온다면 이두 사람의 큰 도적 사이에는 어떤 차등이 있겠느냐?”
비구들이 대답했다.
“백 명이나 천 명의 도적을 이끌고 오는 것은 이것은 언제나 좀도둑일 뿐이며 두 번째 큰 도적일 뿐입니다. 천상인(天上人) 가운데의 범마중(梵魔衆)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이 옷과 음식ㆍ와구ㆍ의약품을 얻으려고 아라한이 아닌데도 아라한이라고 말하는 것이 도적 가운데 큰 도적입니다.”그때에 우바리(優婆離)존자가 세존께 여쭈었다.
“바라이(波羅夷)라는 것은 그 뜻이 무엇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였다.
“모든 근(根)ㆍ역(力)ㆍ각(覺) 도(道)3)의 길에 올라 나무 아래에서 열매를 얻는 것이니, 모든 번뇌를 다 버리는 까닭에 기(棄)라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비구가 임금의 처소에서 죄를 지으면 살아가는 도구를 모두 빼앗기고 사는 집을 버리게 되는 것과 같느니라. 이와 같이 사바라이(四波羅夷)에 있어 그것을 범하게 되면 모든 공덕이 모두 없어지게 되는 것이니, 어찌 그런 이름을 받지 않겠느냐? 만약에 계를 설하고서 일 년이 지났는데도 그 승가 대중의 비밀한 일을 비구가 받지 않는다면, 받지 않는 비구는 사문이 아니며 석가 종족의 제자가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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