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정생왕인연경(佛說頂生王因緣經) 1권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다운 지혜가 거듭 열린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어제(御製)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불설정생왕인연경(佛說頂生王因緣經) 제1권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臧) 조봉대부(朝奉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전법대사(傳法大師) 사자(賜紫) 사문 신(臣) 시호(施護) 등 한역
한때 불세존(佛世尊)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는데, 교살라(憍薩羅: 코살라)국 군주인 승군대왕(勝軍大王)이 와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도착한 뒤에 머리를 세존의 발에 대어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떨어져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지난 옛적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실 때에 어떻게 보시를 행하시어 모든 복의 행을 지으셨습니까?
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과거 멀고 먼[久遠] 겁의 일은 그만두고, 내가 생각해보니 이 현겁(賢劫) 중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에도 보시의 행을 닦았다. 그 일의 인연을 그대는 자세히
들어서 지극히 선하게 생각을 하여야 마땅할 것이니라. 이제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다. 대왕이여, 이 겁의 초기에 사람의 수명은 햇수[歲]가 한량없었다.
이때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포사타(布沙陀)였다. 그 왕의 이마 위에 갑자기 살덩어리가 생겨났는데 굳은살[皰] 같으면서도 부드러워서 도라면(兜羅綿)과 같고 또한 고운 모직물[㲲]과 같으며 또한 아프고 괴로운 일[痛惱]도 없었다. 그것이 성숙한 뒤에는 저절로 찢어져서 동자(童子) 하나가 태어났다.
최상의 빛과 모양으로, 단정하여 볼만 하였다. 몸은 금빛 같고 머리에는 휘돌아 감긴 무늬[旋文]가 있는데 마치 묘한 일산과 같았으며, 두 팔은 길고 이마는 넓고 편편하며 바르고, 눈썹이 다시 뻗혔으며, 코는 길고 곧으며, 몸은 위아래가 나뉘어 모두 다 갖추어졌으며 대장부의 32상호가 있어서 그 몸을 장엄하였다. 동자가 태어나자 이에 궁 안으로 들였다. 왕에게 6만 궁녀와 권속이 있었는데 이 동자를 보고서는 젖이 저절로 차서 흐르므로 각기 이런 말을 하였다.
‘제가 태자를 기르겠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이름을 아양(我養)이라고 하였고, 또 어떤 이가 말하기를 ‘이제 이 태자는 이마 위에서 태어났으니 응당 이름을 정생(頂生)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이로 말미암아 이에 정생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었고 혹 아양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었다.
그때에 정생 태자가 동자의 지위에 있는 동안에 여섯 제석(帝釋)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고 태자의 지위에 있는 동안 또한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태자가 언제인가 왕궁을 나가서 인민의 저자거리[肆里]를 차례로 노닐며 구경하는데, 마침내 뒷날 포사타 왕이 병으로 갑자기 눕기에 이르렀다. 시중드는 신하가 꽃ㆍ과실ㆍ뿌리ㆍ싹의 약이 되는 음식을 받들어 치료를 하였는데, 비록 다시 부지런히 힘썼으나 병환은 차도가 없었다.
그 왕이 곧 모든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대들은 빨리 태자에게 왕의 관정(灌頂)을 주시오.’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이 명을 받고 곧 심부름꾼[使人]을 보내어 태자의 처소에 나아가 태자에게 말하게 하였다.
‘부왕께서 병으로 누우셨는데 구제하고자 치료하여도 차도가 없으시니, 태자를 불러 〈이제 빨리 와서 왕의 관정을 받으라〉고 명령하셨나이다.’
심부름꾼이 가는 도중에 왕은 이미 돌아가셨다. 이때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이 다시 심부름꾼[使人]을 보내어 바짝 뒤를 쫓아 나아가 태자에게 말하였다.
‘부왕께서 이미 돌아가셨으니 태자께서는 빨리 오셔서
왕의 관정을 받으시옵소서.’
그때에 정생 태자는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부왕이 이미 돌아가셨는데, 달려갈지라도 어떻게 미칠 것인가?’
그때에 여러 신하들이 함께 의논하여, 가까이 모시던 한 대신이 태자의 처소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태자이시여, 원하옵건대 빨리 여기 오셔서 왕의 관정을 받으소서.’
태자가 말하였다.
‘만일 내가 응당 바른 법으로 왕의 자리를 잇는다면 저들이 여기에 와서 나를 위해 관정을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가까이 모시던 신하가 다시 말하였다.
‘태자께서 관정을 받으시는 데 법으로 정해진 위의[法儀]가 많이 있사오니, 응당 보배 사자좌[寶師子座]와 비단으로 된 일산[繒蓋]과 보배 관[寶冠]을 시설하여야 하옵니다. 이와 같이 필요한 것들을 여기에서 어떻게 예법(禮法)을 갖출 수 있겠습니까? 또한 왕성에서 관정의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한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태자께서는 궁중으로 가시어 왕의 관정을 받아야 마땅하옵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내가 만일 응당 바른 법으로 왕의 자리를 잇는다면 일체 필요한 것들이 이제 응하여 스스로 이를 것이다.’
이때 정생 태자를 인도하고 도와주는 야차[導翼夜叉] 신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녜무가(禰無迦)였다. 녜무가는 곧바로 신통력을 움직여 사자좌(師子座)와 비단으로 된 일산과 보배 관의 일체 필요한 것들과 나아가 성읍(城邑)과 취락(聚落)까지 밀어다 모두 다 태자의 앞에 놓았다. 이를 살펴보는 이들이 모두 일찍이 없었던 일을 괴상히 여겼다.
그런 뒤에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ㆍ백성ㆍ승력병(勝力兵)의 대중들이 묘한 비단을 지니고 관정 법에 의거하여 태자를 위하여 그 관정을 주기 원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태자께서는 응당 관정을 받으셔야 하옵니다.’
그때에 태자가 말하였다.
‘내가 이제 어찌 관정의 법을 위해 인간의 비단을 내 이마에 매겠소. 만일 내가 바른 법으로 왕의 자리를 잇는다면, 틀림없이 하늘의 묘한 비단이 있어서
이마에 매어질 것이다.’
그러자 그 뒤 저절로 하늘에서 아주 묘한 비단을 내려 관정의 일을 하여 전륜왕[輪王]의 지위를 잇게 하였다. 곧바로 7보가 있어서 수시로 출현 하였으니, 이른바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마니주보(摩尼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주장신보(主藏神寶)와 주병신보(主兵神寶)였다.
이와 같이 7보가 모두 다 갖추어지고 수많은 아들[千子]이 빛과 모양새가 최상이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서 다른 군사를 굴복시킬 수 있었다.
그때 광엄(廣嚴)이라는 성(城)이 있었는데, 성 중을 두루 돌아가며 모두 빽빽한 나무숲이 있어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곳이었다. 그 숲 가운데 5백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그곳에 살면서 5신통(神通)의 선정을 닦고 있었다.
이때 숲 사이에 많이 있던 여러 나는 새인 해오라기[鷺斯鳥] 등의 무리가 울면서 소란스럽게 해 선정 닦는 것을 번거롭게 하고 방해하였다.
그들 가운데 추면(醜面)이라는 한 선인이 성내는 마음을 내어 곧 주문[呪句]을 외우자 해오라기 떼가 모두 그 날개가 부러졌다. 이때 날개가 부러진 해오라기는 땅으로 서서히 날아가 모두 정생왕의 문에 이르렀다.
왕이 막 출행 하려다가 마침 문의 왼쪽을 보고 이에 가까이 모시는 신하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이 해오라기 떼가 모두 문가에 모였는가?’
가까이 모시는 신하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새떼가 숲에 살면서 시끄럽게 해 선정(禪定)에 든 선인을 놀라게 하자 선인이 성을 내어 주문으로 그 날개를 부러뜨렸기에 땅을 의지하여 와서 왕의 문에 모였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이 선인들은 중생에 대한 슬픔과 연민이 없는가? 이제 영을 내려 사신을 보내어 저런 선인의 무리는 속히 우리 경계를 떠나라고 해야 마땅하리다.’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이 명령을 받들어, 선인의 처소에서 왕의 명령을 모두 고해 말하였다.
그때에 여러 선인의 무리가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제 이 대왕은 4대주를 거느리며, 가장 자재하신 분이니 내가 명령을 좇아 수미산가로 가서 숲 사이에 사는 것이 마땅하다.’
이때 정생왕은 점차로 생각하고 관찰하여 인간이 하기에
마땅한 갖가지 사업을 헤아려 보았다. 생각하고 관찰한 바를 따라 헤아리고 나서, 각각 인간들이 갖고 있는 여러 종류(種類)의 사업(事業)을 일으켰다.
그 왕이 출행하다가 처음으로 인간들이 농토와 마을[田里]에서 갈고 심는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이에 모시고 있던 여러 신하[侍臣]에게 물었다.
‘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신하가 왕에게 말하였다.
‘천자시여, 이 사람은 그 농토를 갈고 김을 매며 여러 종자를 심어, 자라나는 바에 따라 목숨을 사는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내가 성왕이 되었는데 어찌 인간이 갈고 심은 것으로 영양을 채우겠는가? 스스로 천중의 종자가 있어서 생성(生成)하리라.’
저 정생왕이 잠깐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27가지 종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왕이 곧바로 여러 사람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복력(福力)으로 말미암은 것인가?’
사람들이 함께 대답하였다.
‘이것은 천자의 복력과 또한 더불어 저희들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또 다시 저 왕이 점차 나아가다가 농사꾼이 고운 옷을 만드는 종자를 심는 것을 보게 되었다. 보고 나서 이에 가까이 모시던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하는 것은 무엇을 한다고 이르느냐?’
신하가 왕께 말하였다.
‘천자시여, 저 꽃나무의 종자를 심어서 열매가 맺거든 솜을 취하여 고운 옷[氈衣]을 이룰 수 있사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내가 성왕이 되었는데 어찌 인간이 고운 옷 종자를 심는 것을 빌리겠는가. 스스로 천중의 묘한 고운 옷 종자가 있을 것이다.’
잠깐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묘한 고운 옷 종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왕이 곧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른 것인가?’
사람들이 함께 대답하였다.
‘이것은 천자의 복력과 또한 더불어 저희들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또 다시 저 왕은 점차 나아가다가 또 농사꾼이 고운 옷을 만들 실을 짜는 것을 보았고, 보고 나서 이에 가까이 모시던 여러 신하에게 물었다.
‘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신하가 왕께 말하였다.
‘천자시여, 이 사람은 솜을 취하여 실을 짜서
장차 고운 옷을 만들려고 하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내가 성왕이 되었는데 어찌 인간들이 이와 같이 만드는 것을 빌리겠는가? 천중의 묘한 고운 옷감이 저절로 쓰이게 될 것이다.’
잠깐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묘한 옷감과 실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왕이 곧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른 것인가?’
사람들이 함께 대답하였다.
‘이것은 천자의 복력과 또한 더불어 저희들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또 다시 저 왕이 점차 나아가다가 또 농사꾼이 차례로 고운 옷감의 실을 짜는 것을 보았고. 보고 나서 이에 가까이 모시던 신하에게 물었다.
‘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신하가 왕께 말하였다.
‘천자시여, 이 사람은 베틀과 북을 펼쳐놓고 고운 옷의 단을 짜고 있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내가 성왕이 되었는데 어찌 인간이 만든 고운 옷을 빌려 몸에 입겠는가. 천중의 묘한 고운 옷의 꾸밈이 저절로 있을 것이다.’
잠깐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묘하기가 으뜸가는 고운 옷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왕이 곧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른 것인가?’
사람들이 함께 말하였다.
‘이것은 천자의 복력과 또한 더불어 저희들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이때 정생왕이 이 일을 보고 나서 생각하였다.
‘나의 복력이 지금 이 사이에서 나타날 수가 없구나. 내가 몸소 수미산 남쪽 밖의 큰 바다 가운데에 있는 이 섬부주를 통치해야겠구나. 그 안은 넓고 그 밖은 수레의 생김새[車形]와 같으며, 인민이 극히 성[熾盛]하며 안은하고 풍락하네. 또한 다시 국토와 성읍(城邑)이 장엄하고 수려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도 묘한 빛이라 볼 만하구나. 나에게 7보가 있으니, 이른바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마니주보(摩尼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주장신보(主藏神寶)ㆍ주병신보(主兵神寶)네. 이와 같은 7보를 모두 다 구족하였고, 수많은 아들[千子]이 있어서 빛과 모양새가 최상이며 용맹하고 두려움이 없어서 다른 군사를 굴복시킬 수 있네. 만일 내게 뛰어난 힘이 있다면 좋을 터인데. 이때에 내 궁 가운데로
금전(金錢)을 7일 동안 비처럼 내려주되, 돈 하나도 궁 밖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를 원하나이다.’
왕이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에 곧 궁 안으로 7일이 가득 차도록 하늘에서 금전을 비처럼 내려주는데 금전 하나도 궁 밖에 떨어진 것이 없었으니, 그가 지은 선근과 복력에 따라 신통과 위덕으로 스스로 복의 결과를 받았던 것이다. 그 왕이 곧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른 것인가?’
사람들이 함께 대답하였다.
‘천자의 복력이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아까는 그대들의 힘도 겸하였다고 말하였는데, 지금은 무슨 까닭에 하늘에서 금을 비처럼 내려주어 섬부주에 가득 채우고 일체 인민으로 하여금 원하는 만큼 모두 가질 수 있게 하는가? 그러므로 그대들의 숙세에 쌓은 인(因)이 매우 적음을 알겠도다.’”
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저 정생왕이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기를 또한 여섯 제석(帝釋)이 멸하는 동안이 지나갔다.
또 다시 정생왕이 인도하고 도와주는 야차[導翼夜叉] 신 녜무가(禰舞迦)에게 말하였다.
‘어느 곳에 별도로 대주(大洲)가 있어서 내가 다스릴 곳이 되는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수미산 동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에 대주가 있으니 이름이 승신(勝身)이라 하옵니다. 그 안은 넓고 밖은 반달과 같으며, 인민이 지극히 성하고 안은하며 풍락하옵니다. 또한 국토와 성읍이 장엄하고 수려하며 살고 있는 인민들이 묘한 빛이라 볼만하오니 왕께서는 응당 그곳에 가셔서 마땅한 것을 따라 교화하고 인도하시옵소서.’
그때에 정생왕이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이 섬부주를 통치하며, 7보와 수많은 아들[千子]이 있어서 궁중을 둘러싸고 또한 7일 동안 금전을 비로 내려주기까지 미쳤다. 또한 내가 다시 들으니, 수미산 동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 승신주(勝身洲)가 있다고 하니 내가 이제 저기에 가서 교화하고 인도하리라.’
왕이 잠깐 생각하는 순간에 몸을 공중에 들어 18구지(俱胝)38)의 승력병(勝力兵) 무리 및 수많은 아들들 그리고 7보를 에워싸는 도종(導從)과 더불어
찰나(刹那)에 곧 동쪽 승신주(勝身洲)에 이르렀다.
대왕이여, 저 정생왕이 그 주에서 수백천 년 동안 인민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저 중생이 각기 지은 복행(福行)과 선근에 따라 신통과 위덕으로 스스로 복의 결과를 받게 하였고 이와 같이 또 여섯 제석[六帝釋]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또한 다시 정생왕이 인도하고 도와주는 야차[導翼夜叉] 신 녜무가(禰舞迦)에게 말하였다.
‘어느 곳에 별도로 대주(大洲)가 있어서 내가 다스릴 곳이 되는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수미산 서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에 대주가 있으니 이름은 우화(牛貨)라 하는데, 안과 밖을 두루 둘러 그 모양이 원만하고 인민이 지극히 성하고 안은하며 풍락하고, 또 다시 국토와 성읍이 장엄하고 수려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묘한 빛이라 볼만하오니, 왕께서는 응당 저기에 가셔서 마땅한 것을 따라 교화하고 인도하소서.’
그때에 정생왕은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저 섬부주를 통치하였고 하늘에서 7보와 수많은 아들과 금전을 비로 내려 주었다. 그리고 또한 내가 이 동쪽 승신주(勝身洲)에 이르러 수백 천 년 동안 인민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제 또 다시 들으니 수미산 서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 우화주가 있다고 하니 내가 이제 저기에 가서 교화하고 인도하리라.’
왕이 잠깐 생각하는 순간에 몸을 공중으로 들어서 18구지(俱胝)의 승력병(勝力兵) 무리 및 수많은 아들들 그리고 7보를 에워싸는 도종(導從)과 더불어 찰나에 곧 동쪽 우화주(牛貨洲)에 이르렀다.
대왕이여, 저 정생왕이 그 주에서 수백천 년 동안 인민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저 중생이 각기 지은 복행(福行)과 선근에 따라 신통과 위덕으로 스스로 복의 결과를 받게 하였고 이와 같이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또한 다시 정생왕이 인도하고 도와주는 야차[導翼夜叉] 신 녜무가(禰舞迦)에게
말하였다.
‘어느 곳에 별도로 대주(大洲)가 있어서 내가 다스릴 곳이 되는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수미산 북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에 대주가 있으니 이름은 구로(俱盧)라 하는데, 안과 밖을 두루 둘러 그 모양이 네모꼴이며 인민이 지극히 성하고 안은하며 풍락하고, 또 다시 국토와 성읍이 장엄하고 수려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묘한 빛이라 볼만하오니, 왕께서는 응당 저기에 가셔서 마땅한 것을 따라 교화하고 인도하소서.’
그때에 정생왕은 곧 스스로 생각하다.
‘내가 이미 저 섬부주를 통치하였고 하늘에서 7보와 수많은 아들들과 금전을 비로 내려 주었다. 내가 또 이 동쪽 승신주(勝身洲)에 이르고 또 서쪽의 이 우화주(牛貨洲)에 이르러 수백 천 년 동안 인민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제 또 다시 들으니 수미산 북쪽 밖에 있는 큰 바다 가운데 구로주가 있다고 하니 내가 이제 저기에 가서 교화하고 인도하리라.’
왕이 잠깐 생각하는 순간에 몸을 공중으로 들어서 18구지(俱胝)의 승력병(勝力兵) 무리 및 수많은 아들들 그리고 7보를 에워싸는 도종(導從)과 더불어 곧 동쪽 구로주(俱盧洲)로 가니 찰나에 수미산 옆에 이르렀다. 그 왕이 멀리서 저 땅이 흰색인 것을 보았고, 보고 나서는 곧 야차신 녜무가에게 물었다.
‘이제 이곳은 무슨 까닭으로 땅이 하얀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이것은 이 북쪽 구로주 사람들이 먹는 향기로운 벼입니다. 그 모습이 흰 빛이며 향기와 맛을 두루 갖추었는데, 갈고 심는 방법을 빌지 않고도 저절로 납니다. 벼의 길이는 네 손가락만 하며 꺼럭[芒]도 없으며 쭉정이[秕]도 없고 청정ㆍ결백하고 제때에 맞추어 익습니다. 저 주(洲)의 인민은 그 힘을 들이지 않고서 취하여 먹으니, 왕께서는 이제 저기에 가셔서 또한 향기로운 벼를 취하여 그것을 식량으로 삼으소서.’
그때에 왕이 듣고서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땅의 흰 빛이 보이는가, 보이지 않는가?’
신하가 왕께 말하였다.
‘그렇사옵니다. 이미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이것은 북쪽 구로주 사람들이 먹는 향기로운 벼로서 그 모양이 흰 빛이며 향기와 맛을 두루 갖추었는데 갈고 심는 방법을 빌리지 않고도 저절로 난다. 꺼럭도 없고 쭉정이도 없으며 청정ㆍ결백하고 제때 맞추어 익는다. 저 주(洲)의 인민은 그 힘을 들이지 않고서 취하여 먹나니 그대들도 저기에 가서 향기로운 벼를 취하여 그것을 식량으로 삼으라.’
그때에 정생왕은 또 수미산 북쪽에서, 장엄한 나무들이 뚜렷하여 이지러지거나 부족함이 없으며 수승하고 묘하여 볼만함을 멀리서 바라보고 곧 녜무가에게 물었다.
‘이것이 어떤 종류의 장엄한 나무인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이것은 북쪽 구로주 인민들이 갖고 있는 네 종류의 겁파의(劫波衣) 나무39)인데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것을 이른 것이옵니다. 저 나무에서 나오는 것이 네 가지 색깔의 묘한 옷인데, 저 주(洲)의 인민은 남자나 여자나 꼭 그 옷을 입습니다. 겨우 마음을 일으키는 순간에 곧 저 나무 가지가 나직이 늘어져서 그 멋대로 취할 수 있게 하나니, 왕께서는 이제 저기에 가셔서 또한 그 옷을 입어 보시옵소서.’
그때에 왕이 듣고 나서 신하와 보필하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장엄한 나무들이 뚜렷하여 이지러지거나 부족함이 없는 것을 보이는가 보이지 않는가?’
신하들이 말하였다.
‘그렇사옵니다. 이미 보았나이다.’
왕이 말하였다.
‘이것은 북쪽 구로주 인민들이 갖고 있는 네 종류의 겁파의(劫波衣) 나무인데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것을 이른 것이오. 저 나무에서 나오는 것이 네 가지 색깔의 묘한 옷인데, 저 주(洲)의 인민은 남자나 여자나 그 옷을 생각하기만 하면 겨우 마음을 일으키는 순간에 곧 저 나무 가지가 저절로 나직이 드리어져서 그 멋대로 취할 수 있게 하나니, 그대들도 저기에 가서 또한 저 옷을 입어 보시오’
대왕이여, 저 정생왕이 북쪽 구로주에서 수백천 년 동안 인민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저 중생이 각기 지은 복행(福行)과
선근에 따라 신통과 위덕으로 스스로 복의 결과를 받게 하였고 이와 같이 또 여섯 제석(帝釋)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또한 다시 정생왕이 인도하고 도와주는 야차[導翼夜叉] 신 녜무가(禰舞迦)에게 말하였다.
‘따로 방처(方處)가 있어서 내가 다스릴 곳이 있는가, 없는가?’
녜무가가 대답하였다.
‘천자시여, 왕께서 다스릴 방처(方處)가 따로 없고, 33천(天)이 있는데 장수(長壽)하고 빛과 모양이 다양하고 온갖 것이 즐거우며 높고 넓은 누각(樓閣)이 오래도록 탄탄하여 편안히 머물 만하옵니다. 마침 잘 되었습니다. 천자께서 가셔서 살피시는 것이 마땅하옵니다.’
그때에 정생왕은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저 섬부주를 통치하였고 하늘에서 7보와 수많은 아들들과 금전을 비로 내려 주었다. 또 동쪽 승신주(勝身洲)와 서쪽 우화주(牛貨洲)에 갔었고, 이제 다시 이 북쪽 구로주에 이르렀다. 이제 또 다시 들으니 〈33천이 있어 장수하고 빛과 모양이 다양하며 온갖 것이 즐거우며 높고 넓은 누각이 오래도록 탄탄하여 편안히 머물 만하다〉고 하니 내가 이제 그곳에 가서 살펴보는 것이 마땅하리라.’
왕이 잠깐 생각하는 순간에 몸을 공중으로 들어서 18구지의 승력병(勝力兵) 무리 및 수많은 아들들 그리고 7보를 에워싸는 도종(導從)과 더불어 수미산 밖에 있는 일곱 겹 금산[七重金山]에 이르렀다. 그 왕이 처음에는 이민달라산(儞民達囉山)40)에 이르렀는데 그 산은 장엄하고 수려하며 아주 묘하여 볼 만 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곳에 사대왕천(四大王天)이 있어서 모든 천자(天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들을 교화하고 인도하였는데,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다음 미나달계산(尾那怛計山)에 이르렀는데 그 산도 장엄하고 수려하며 매우 묘하여 볼 만 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그곳에 4대왕천이 있어서 모든 천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곳에서 교화하고 인도하였는데,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다음으로 마이산(馬耳山)41)에 이르렀는데 그 산도 장엄하고 수려하며 매우 묘하여 볼 만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그곳에 4대왕천이 있어서 모든 천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곳에서 교화하고 인도하였는데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다음에는 선견산(善見山)42)에 이르렀는데 그 산도 장엄하고 수려하며 매우 묘하여 볼 만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그곳에 4대왕천이 있어서 모든 천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곳에서 교화하고 인도하였는데,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다음으로 카녜라가산(佉禰囉迦山)에 이르렀는데 그 산도 장엄하고 수려하며 매우 묘하여 볼 만 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그곳에 4대왕천이 있어서 모든 천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곳에서 교화하고 인도하였는데,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다음에는 지축(持軸)산에 이르렀는데 그 산도 장엄하고 수려하며 매우 묘하여 볼 만 하였으며 순금으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또한 그곳에 4대왕천이 있어서 모든 천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왕이 승력병의 무리로 그곳에서 교화하고 인도하면서, 또 여섯 제석이 멸하는 기간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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