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보요경(佛說普曜經) 7권
불설보요경 제7권
서진 월지삼장 축법호 한역
송성수 번역
21. 나무를 자세히 살피는 품[觀樹品]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정각(正覺)을 이루시자 여러 하늘들이 모두 와서 부처님을 찬탄하기를 마치니, 여래는 바로 앉아 한마음으로 나무를 자세히 살피되 눈도 깜작거리지 않고서 선정의 기쁨[禪悅]으로써 밥을 삼고 앎의 지혜[解慧]로써 물[漿]을 삼아 영원히 안락하여 횡액이 없이 밤을 새가며 7일 동안 도량의 나무를 살피면서 그 은혜를 갚았느니라.7일이 지나자, 욕계의 천인들은 저마다 함께 만 개의 항아리에 향수를 담고, 색계의 천인들 역시 모두 그와 같이 하여 부처님에게 와서 향수로 씻었나니, 여러 가지 향으로 처음 부처님을 목욕시키매 여러 하늘ㆍ용ㆍ신ㆍ건답화(揵沓和)ㆍ아수륜(阿須倫)ㆍ가류라(迦留羅)ㆍ진다라(眞陀羅)며 마휴륵(摩休勒) 등이 쓰고 있는 향수로 여래께서 몸을 씻으셨는데 향수가 넘쳐흘러서 모두 이들에게 뿌려지자 향의 은혜를 입고 모두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내었느니라.
이때 중생들은 모두 향내가 배어 향이 몸에서 떠나지 아니하였으므로 때에 여러 천자들은 도로 궁전에 들어갔지마는 다른 향기는 맡지 못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화(普化)라는 한 천자가 부처님 발 밑에 몸을 던졌다가 일어나 앉아 손을 깍지끼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 앉으셔서 7일 동안을 삼매정(三昧定)에 드셨었는데, 그 정(定)의 이름은 무엇이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정(定)의 이름은 열식(悅食)이라 하는데, 청정 여래는 이 열식정의(悅食定意)로써 밤낮 7일 동안을 나무를 살피며 눈도 깜작거리지 아니하였느니라.’때에 보화 천자는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느니라.
언제나 모든 행을 받들어 행하고
선열(禪悅)의 법의 위력으로
악마들이 길을 잃어버리고
절로 투항하여 부처님께 조아리게 했네.
부처님 발 아래 귀명하고서
기뻐하는 마음을 지녔사오니
때에 여러 천자들은
이를 말하며 모든 뜻을 폈나이다.
고요히 안정한 여러 하늘 사람들은
만약 이런 갖가지 성질을 알게 되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 다하며
지혜가 끝이 없을 것이네.
천인들의 의심을 녹여 없애 주소서.
무엇 때문에, 10력(力) 지니고
환히 깨달아서 시방을 알며
모든 법으로 저 언덕을 건넜네.
불쌍히 여겨서 늘 7일 동안을
뜻을 다하여 허공과 같이
굳건하게 앉아서 움직이지 않으며
나무를 살피면서 눈도 깜짝 않았나이까.
그 사자의 높은 이께서
무엇 때문에 7일 동안 앉아서
이 나무를 자세히 살피며
고요함의 자취를 보였나이까.
본래 지었고 세운 바의 원은
사자께서 일체를 위함이었나니
본래의 서원이 그러하였는지라
나무 아래 앉아서 일어나지 않았도다.
세존의 맘으로써 베풀었기에
현재 머무는 바가 편안하나니
이렇게 10력(力)의 높은 이로선
모든 가르침을 받들며 행했으며
천상과 인간의 본말(本末)을 알고
전 세상의 소원으로써
경전의 가르침을 듣고
언제나 가르침을 받들며 행했나니
그 10력은 이와 같아서
두려움이 없는 원을 완전히 갖췄었다.
그러므로 앉아서 7일 동안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느니라.
용맹스럽게 잘 살피며
온갖 것을 모두 항복시켰고
평등하게 도량에 앉았으면서
뭇 번뇌를 없애 버렸느니라.
깨끗하면서 극히 멀리하여
이로써 중생들을 편하게 하며
이로 말미암아 출가하게 되어서
바르고 참된 법을 받들며 행하였고
모든 흠과 더러움을 떠나게 되어
영원히 두려운 바 없어졌나니
그러므로 성인 대중을 이룩하여서
비법(非法)인 행을 짓지 않느니라.
은혜와 욕망[愛]과 존재[有]며
모든 무명(無明)과 지어감[行]을 능히 참아서
뭇 번뇌의 근본을 끊고
살피기를 티끌과 같이 하였느니라.
머나먼 시절(時節)을 보면서
이로써 나라고 헤아렸으며
어디서나 음(陰)과 개(蓋)에 있었으므로
나를 알고 끊으며 없애 버렸느니라.
나는 미혹함의 업(業)인 나루에서
이런 행을 오랫동안 쌓아서
모든 음과 개를 끊어 마치고
지혜로써 나를 없애 버렸느니라.
이 탐욕과 성냄과 원한으로써
중생들은 어리석고 어둠에 있음이
마치 물 속의 달과 같나니
나는 물리쳐서 남음 없게 했느니라.
이 행은 어지러운 바가 없어서
마음속이 저절로 풀리나니
옛날에 항복시켜서
온갖 것을 모두 끊어 없앴느니라.
바로 그대들은 현재에
삿되고 어리석어 큰 옥에 빠졌지만
부처님은 빼내어서 남음 없게 할 것이며
다시는 여기를 지나지 않게 하리라.
모든 음(陰)과 개(蓋)를 제거시키고
개(蓋)를 소멸한 근본을 베풀었으며
4전도(顚倒)를 녹여 없애고
고쳐서 낫게 하여 남음 없게 했느니라.
이 여러 가지 망상의 때[垢]를
그 경법[經法]의 근본을 아는
스승이며 아버지께서 다 없애게 하여
돌려서 남는 것이 없게 하였느니라.
몸의 괴로움이 예순다섯 가지요
허물에 서른 가지 때[垢]가 있으며
현재도 마흔 가지 있었던 것을
도량에서 모두 이를 끊었느니라.
나는 바[所生]가 열여섯이 있고
현재에 열여덟 가지 가르침이 있으며
이런 법이 스물다섯 가지인데
도량에서 이것을 끊었느니라.
현성(賢聖)의 허물이 열두 가지며
인간의 두려움이 스물여덟 가지인데
나는 이런 일을 뛰어넘었고
정진의 힘으로써 뛰어 건넜느니라.
이를 깨달음으로써 돌아오지 아니하며[不還]
5백 가지 일을 분별하여서
나는 모두 옛날의
백천 가지 법을 통달하였느니라.
이 여러 번뇌인 아흔여덟 가지의
근원을 영원히 다하여 버렸고
여러 가지 처소(處所)가 있을 만한 것과
중생들이 기대며 받는 것이며
의심과 모든 익혔던 것과
어리석고 삿된 소견의 그물을 끊었으며
네 가지 번뇌의 강물을 말려서
자재할 수 없게 하였느니라.
세존께서는 법을 말씀하시고 가르침을 널리 펴시되, 아첨과 나와 탐욕을 버려야 하며, 그 뜻을 비워 번뇌를 불쌍히 여기고 계율과 바른 가르침으로써 온갖 탐욕을 뽑아내며, 이 여러 그 자리들에서 삿된 행을 녹여 없애고, 참되고 바름을 받들어 행하여 뭇 음행을 없애며, 정진으로 멸도(滅道)하여 그 끝까지를 얻고 나[我]가 없게 하며, 선정의 공훈으로 정의(定意)가 오게 되고, 네 가지 사나운 흐름[爆流]과 근심 번뇌와 잘난 체함이며 방일한 일을 건너가며, 이런 일을 항복시켜 모두 영원히 다하게 하고 참되고 바름 때문에 정의가 오게 되어 뭇 번뇌를 제압하였느니라.여러 망령된 생각이 스러짐은 마치 나무 뿌리가 뽑히듯 하고, 뜻은 저 언덕을 넘어 모두 남음이 없게 하여 그 처소(處所)를 끊으며, 문득 사자의 외침으로 그 힘이 매우 크고 삼계에서 자재하여 주인이 없으며, 모두 경계가 스러지고 선정의 밝은 지혜로써 원한과 재난을 끊어 없앰이 마치 천제석과 같으며, 그 그물에 걸린 뭇 죄를 모두 다하게 되고, 서른여섯 가지 정진의 행을 쓰면서 자리[地] 가운데 있으며, 지혜의 병력으로써 애욕과 이 모든 근원인 번뇌와 집착을 끊어서 없애고, 고통의 근본을 궁구하여 슬기의 밝은 힘으로써 베어 버려 영원히 다하게 되었느니라.이 지혜의 눈으로써 본래의 깨끗함을 잘 다스리고, 참되고 바른 사람 등의 밝은 약의 위력으로 그 무명을 고치며 어리석은 나무의 넓고도 먼 것을 뿌리의 근원까지 없게 하고, 이 경계 중에서 지극한 정성을 행하며, 마음을 쓰되 성냄과 죽음의 뱀을 헐어 흩어 버리고, 마음과 뜻이 달라지기만 하면 곧 원수로 삼아서 나는 열둘의 여러 바다를 말려 없앴으며, 경계와 생각의 연기와 불이 스러져서 3달(達)이 환히 빛났고, 뭇 티끌과 때의 훨훨 타는 불꽃이 사라지며, 해탈문을 좋아하고 모든 흠이 녹았나니, 그러므로 교훈(敎訓)이 되느니라.일체를 위로하여 가시덤불의 생각을 버리고, 텅 비어서 음향이 없으며, 정신을 분명히 알아 깨끗함을 구함이 마치 나무를 뚫어서 그 불빛을 내는 것과 같고, 또 샘의 근원과 같아서 그 마음이 고요하며, 지혜의 병력으로써 마음의 티끌과 때를 물리치고 정의(定意)가 왔나니, 이것을 당기[幢]를 붙잡았다 하느니라.가르침을 받들어 지녀서 스스로 환히 알고 있고, 항복시켜 일을 판단하매 인자한 마음을 품었으며, 이 5욕(欲)으로써 세력을 지닌 부자가 된 것인 줄 알아서 뭇 수행에 머무르고 아첨을 버리며 근본으로부터 티끌이 일어난 이것이 뭇 걸리는 번뇌가 되어 그것으로 싸워서 화평하지 아니한 것을 나는 모두 연구하고 통달하여 삼매정(三昧定)에 이르고, 안의 일을 모두 알아서 부끄러움과 생각이 있음과 생각이 없음을 이룩하였느니라.이로부터 도를 이루게 되어 이 행을 모두 얻고, 있는 바를 궁구하여 통달하고, 모든 생각과 온갖 얽맴을 버리고 이와 같이 행한 것을 버려 남음이 없으며, 정진의 힘으로써 항복시키고, 3달(達)과 해탈문인 이것에 인연이 없다고 하여 못난이라 생각하지 아니하며, 괴로움과 즐거움과 무상을 다만 나라고 하면서 생각을 지어 6쇠(衰)의 근본을 구하는 것 등을 부처나무 아래 있으면서 이런 온갖 무상하고 넓고 크며 거칠고 더럽고 흐린 일들을 모두 끊어 없앴느니라.거룩하고 밝고 통달한 것으로써 모든 애욕을 녹이고 해와 달보다 뛰어나게 그 애욕을 무너뜨리어 허공에 있었으며, 3달(達)을 깨쳐서 얼굴 모습이 뛰어났고, 생사를 건너서 큰 바다를 건너 없애며, 정진의 힘 때문에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을 뛰어넘고 미묘한 행으로써 나를 끊으며, 6도무극(度無極:波羅蜜)으로 억 가지의 번뇌를 녹이고, 나고 죽는 길과 괴로움을 가엾이 여겨 뜻을 쉬었으며, 이에 앞뒤를 끊기를 사모하여 그 두 개의 구덩이가 없고, 평등하게 여기어 제도한 바가 끝이 없으며, 뭇 삿됨과 외도의 학문에 감로를 이루어 남음 없이 나고 죽는 근본을 다하였느니라.4대(大)가 없고 모든 감관도 없으며, 모든 지혜 보배를 구하되 헤아릴 수 없는 수를 얻고, 도(道) 보배의 광명이 두려운 바가 없는 데[無所畏]에 이르렀는데, 이는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안에서 편안함을 얻은 것이며, 적게 구함[少求]이 허깨비와 같은 줄 그 근원을 분별하였고, 전 세상에 하던 일을 바로 나는 환히 알았으며, 억재(億載) 겁 동안에 값진 보배와 수없는 감로를 보시하였기 때문에 이 학문을 통달하였고, 부드러운 행을 좋아하고 세상의 억해의 모든 법언(法言)과 가르침을 들었으며, 또한 인연으로 일어남이 모두 공함을 판단하고 마음에 뜻이 일어나면 바로 아지랑이와 같은 줄 환히 알았나니, 이것은 내가 깨끗하고 그 눈이 밝고 좋았기 때문이니라.시방을 뛰어넘어 일체 중생들을 살펴보되 마치 손바닥처럼, 본래 심어서 난 나무의 열매처럼 보았으며, 지난 세상에 바꾸었던 몸도 환히 알 수 있었고, 모든 도무극(度無極)으로 억재(億載) 겁 동안에 생각과 꿈 등의 여러 가지 것을 모두 알며, 과거의 여러 하늘에서 다투었던 생각과 뒤바뀐 일이며 거기에 있으면서도 그와 같았고 여기에서도 이와 같았음을 깨달아서 때에 나는 죽음이 없는 약(藥)의 업(業)에 나아갔느니라.10력(力)으로 인자한 마음을 행한 것은 중생을 가엾이 여겼기에 인자한 힘을 행한 것이니, 이제야 바로 나는 아버지로서 감로(甘露)에 있었고, 10력으로 가엾이 여기는 힘을 행하여 온갖 것을 항복 받았나니, 이로써 나를 감로의 사이에 있게 하였으며, 언제나 보호하는 힘을 행하여 온갖 것을 항복 받았나니, 이로 말미암아 교화하여 죽음이 없는 땅에 들어가게 하였고, 기쁨[喜]을 행하고 널리 기뻐함[悅]을 행하였기 때문에 이 기쁨의 힘으로써 온갖 것을 항복 받았나니, 그 때문에 감로의 사이에 있게 되었으며, 10력은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겁을 지나면서 과거의 부처님을 뵈옵고 공양하였음을 기억하게 하였나니, 이런 까닭에 감로 사이에 있었느니라.내가 본래 맹세했던 바와 마음과 입으로 말한 바로는 악마를 항복하지 못하거나 삿된 소견을 교화하지 못하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 하고 방일하지 아니하여 저 언덕을 건너고 어리석음의 그물을 무너뜨렸느니라.
수없는 겁으로부터 지혜의 금강에 머물러 10력을 이루고 집착한 바 없는 것[無所着]을 얻었으며, 모든 번뇌를 항복 받아 남음이 없게 하고 그 힘을 버리지 않고서 이에 자리에서 일어나 두루 갖추어 흐림과 때를 씻고 깨끗하게 하였느니라.때에 세상지기[世護]로서 10력이 자재하여 끝없이 삼천세계를 제도함이 마치 금강과 같아서 언제나 평등한 행을 닦았으므로 억천해의 하늘들의 공양이 한량없을 뿐더러 여러 옥녀들도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부처의 제자들아, 이와 같이 모든 인연이 있었기에 어질고 거룩한 자리에 있으면서 큰 자재로움을 얻었으며, 보배 항아리 천 개의 여러 가지 향수로써 세상지기를 씻게 되었으며, 삼천세계에서 이로 말미암아 자재롭느니라.
부처의 제자들아, 이와 같이 모든 인연이 있었기에 밤을 새가며 7일 동안 자리로부터 일어나지 아니하면서 늘 나무를 자세히 살폈던 것이니라.
그 이레 동안의 밤과 낮에 부처나무를 자세히 살피면서 7천억 인을 교화하여 도의 마음을 내게 하였으며, 생각함이 고요할 적에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느니라.때에 부처님은 사자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그 마음은 화평하고 편하며 그 몸은 부드러워지고 하는 일은 때를 알며 부처님 도량에 있으면서 부처 나무를 살피는 것이 마치 사자와 같아서 두려워하는 바가 없었나니 선정과 해탈문과 어질고 거룩한 행이었느니라.
22. 장사하는 사람이 미숫가루를 바치는 품[어떤 본에는 ‘사천왕이 발우를 바치는 품’으로 되어 있다]
그때 제위파리(提謂波利) 등과 장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5백의 무리이었는데, 때에 나무들의 꽃과 열매는 무성하였고, 부처님께서는 정의(定意)에 드시어 7일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아니하였으므로, 때에 식건(識乾)이라는 범천(梵天)이 범천에 머물면서 부처님께서 새로 도를 얻고 쾌히 앉으셨는데도 7일 동안 음식을 드리는 이가 없음을 보고, ‘내가 사람을 구하여 밥을 부처님께 올리게 하여야겠다’ 하고 곧 5백의 장사하는 사람들을 모두 정지시키고 가지 못하게 하였느니라.
식건은 전생에 5백의 장사하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였는데 제도가 되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하였었느니라.
제위파리는 두려워하면서 곧 여러 사람들과 의논을 하였는데, 하늘이 그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여래께서는 부처님 도를 이루고
원한 바가 이미 두루 갖춰졌나니
그대들은 음식을 바쳐 올려라.
이로 인해 법 바퀴를 굴리시리라.
때에 5백 사람들이 나무 신[樹神]에게 나아가자, 범천은 나무가 되어 빛나는 형상을 나타내며 분명하게 말하였다.
‘지금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신데, 구류국(拘留國) 지경의 니련선(尼連禪) 물가에 계신다. 아직 음식을 바치는 이가 없는데 그대들이 다행히 먼저 착한 뜻을 지닐 수 있으면 반드시 큰 복을 얻게 되리라.’
장사하는 사람들은 부처님이란 이름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부처님은 반드시 홀로 크시고 높을 것이며, 천신의 공경을 받으니 평범하신 분은 아니리라.’
그리고는 곧 미숫가루에 꿀을 섞어서 함께 나무 아래로 가서 머리 조아리고 부처님께 올렸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셨다.
‘옛날의 모든 부처님들은 사람들의 보시를 가엾이 여겨 받으셨을 터이며, 법에 모두 발우를 가지셨을 것이다. 다른 도를 닦는 사람들처럼 손으로 밥을 받는 것은 마땅하지 못하리라.’때에 사천왕은 파나산(頗那山) 위에서 얻었던 네 짝의 푸른 돌로 된 발우로 점심을 먹으려 하였는데 때에 조명(照明)이라는 천자가 천왕에게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계신데 명호는 석가문(釋迦文)이십니다. 마땅히 이 발우를 사용하셔야 하며 당신들의 그릇이 아니니, 이제 공양을 받으시게 가서 바치십시오.’
이에 사천왕은 곧 천자와 함께 꽃과 향ㆍ풍악ㆍ번기ㆍ일산이며 발우를 지니고 팔을 폈다 오므리는 순간에 같이 내려가서 부처님께 나아가서는 저마다 지니고 있던 발우를 가져다 함께 부처님께 올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기를, ‘하나만을 가지면 다른 사람들이 마음으로 좋아하지 아니할 터이니, 모두 받아들여야 하겠구나’ 하시고, 제두뢰왕(提頭賴王)이 먼저 부처님께 바치므로, 부처님께서는 곧 받으시고 그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였느니라.
이제 세존에게 그릇을 주니
높은 법의 그릇을 얻게 되었다.
저절로 고요함의 발우를 얻었으니
마음과 뜻에 잊음이 없으리라.
때에 비류륵왕(毘留勒王)이 다음에 다시 발우를 바치므로 부처님께서는 곧 받으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였느니라.
또 여래에게 그릇을 주니
그 마음은 일찍이 잊지 못하겠구나.
사천왕은 편안히 지킬 것이며
나아가 맑고 시원한 깨달음에 이르리라.
때에 비류라차왕(毘留羅叉王)이 다음에 다시 발우를 바치므로 부처님께서는 곧 받으시고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깨끗한 그릇을 보시하여서
맑은 마음으로 여래에게 주니
몸과 마음이 항상 가뿐할 것이요
하늘과 용과 귀신의 찬탄을 받으리.
때에 비사문왕(毘沙門王)이 다음에 다시 발우를 바치므로 부처님께서는 곧 받으시고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부처의 계율에 잘못이 없어
완전하고 견고한 그릇을 주니
믿음 있는 이의 보시에 어지러운 마음이 없으므로
더욱 부족하거나 줄어짐이 없게 하리라.
부처님께서 발우를 받으신 뒤에 왼손 안에 포개 놓고 오른손으로써 위를 누르매 곧 하나로 합쳐 이루어졌으며 네 언저리가 각각 나타나게 하면서 다시 찬탄하였느니라.
내가 전 세상에 발우를 보시했더니
그 때문에 이런 과보 있게 됐으며
이제 이 네 개의 발우를 얻었으니
사천왕은 신족(神足)이 이르게 되리라.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찬탄하여 마치시고, 곧 그 발우에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미숫가루와 꿀을 받으시고는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주원(呪願)하셨다.
‘이제 보시를 한 것은 먹는 이가 기력을 채울 수 있게 하려 함이니, 장차 보시하는 집에서는 세상마다 원(願)을 얻고 수명을 얻고 색(色)을 얻고 힘을 얻고 우러러봄을 얻고 기쁨을 얻으며, 편안하고 상쾌하여 병이 없고 변재의 지혜를 얻고, 마지막까지 오랜 수명을 보존하며 뭇 삿되고 악한 귀신이 번거롭게 하거나 가까이할 수 없게 하리니, 착한 뜻을 지녀서 덕의 근본을 세웠기 때문이니라.여러 선한 귀신들은 언제나 부축하고 지켜서 도의 자리를 깨우쳐 보이며 이익을 얻고 화합하여 마주 대하게 하겠으며, 머뭇거려 고생하지 않게 하겠고, 다시는 환난이 없으리라.
사람으로서 소견이 바르고 믿고 기뻐하고 공경하면 맑고 깨끗하여 뉘우치지 않을 것이며, 도덕을 베풀면 복덕이 하늘을 덮어서 이르는 것은 더욱더 훌륭하고 길하여 이익되지 않음이 없으리라.
해와 달과 5성(星)이며 28수(宿)와 천신과 귀왕(鬼王)들이 언제나 따르고 보호하여 도울 것이며, 사천대왕(四天大王)은 선한 사람에게 상주며 구별하고, 동쪽의 제두뢰(提頭賴)와 남쪽의 유섬문(維睒文)과 서쪽의 유류륵차(維留勒叉)와 북쪽의 구구라(拘鉤羅)가 너희들을 보호하여 횡액을 만나지 않게 하리라.슬기로운 뜻이 있어서 힘써 학문을 연구하고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를 공경하며 뭇 악을 버리고 스스로 방자하지 않으면 마침내 길하고 상서로움을 받으리라.
복을 심으면 복을 얻고 도를 행하면 도를 얻나니, 이미 먼저 부처님을 뵙고 한마음으로 받들어 섬겼으므로 이로부터는 첫째가는 복이 이르게 되어 이 세상에서는 복을 받고 견제(見諦)를 쾌히 깨달으며 언제나 부(富)와 즐거움을 받다가 자연히 니원(泥洹)에 이르리라.’
주원을 들은 뒤에 모두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내었느니라.부처님께서 잡수시기를 마치시고, 발우를 허공에 던지매 선범(善梵)이라는 천자가 즉시 받아 가지고 걸림이 없이 발우를 가지고 범천으로 올라갔는데, 억천의 범천들이 모두 함께 공양하며 오른편으로 돌고 받들어 섬겼느니라.이에 세존께서는 짝할 이가 없는 덕의 그 공훈을 찬탄하셨느니라.
‘이 덕의 근본으로써 장차 오는 세상에 여러 장사하는 이들은 부처님이 되리니, 명호는 밀성(蜜成)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이며,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가 되며, 불세존(佛世尊)이 되리라.’
때에 길잡이께서는 한없는 수기를 주신 연후에 수없는 보살들을 교화하셨는데, 그 수기를 받은 이는 부처님 도에 있어서 물러나지 않았으며, 부처님의 수기를 듣고 기뻐서 뛰었느니라.
때에 여러 형제들은 손을 깍지끼고 스스로 돌아와서 함께 신명(身命)을 가지고 여래께 바쳐 올렸느니라.”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는 두루 갖추셔서 정각(正覺)을 이루신 뒤에 곧 신족(神足)으로써 석실(石室)에 옮겨 앉아 스스로 생각하셨다.
‘본래의 서원은 중생들을 제도하려 함이라고 생사의 근본을 생각하건대, 12인연을 따르고 인연은 법으로부터 일어나서 곧 나고 죽음이 있으므로, 법이 스러지면 나고 죽음도 비로소 다하리라. 스스로가 이것을 지었기 때문에 스스로 이것을 얻나니, 만약 이것을 짓지 아니하면 이것은 곧 쉬어 버리리라.일체 중생의 뜻은 정신(精神)인데, 정신은 그윽하고 어스레하고[窈冥] 황홀하여 형상이 없거늘 스스로 알음알이[識]의 생각을 일으키어 행을 따르고 몸을 받나니, 몸은 항상하는 임자가 없고 정신은 항상하는 형상이 없어서 정신인 마음은 변화하여 조급하고 흐려서 맑히기 어렵다. 저절로 났다가 저절로 스러지며 일찍이 쉬는 일이 없어서 한 생각이 가면 한 생각이 오며, 마치 풀과 나무가 흘러감과 같고 물 속의 거품과 같나니, 하나가 스러지면 곧 하나가 다시 일어난다. 세 가지 세계인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이르기까지 9신(神)의 머무르는 바가 모두 알음알이에 관계되어 괴로움을 면할 수가 없으며, 어둡고 캄캄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음이라 말하며, 요긴한 도를 모르느니라.무릇 도는 지극히 미묘하고 고요하여 생각이 없으므로 평범한 세간의 뜻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간에 도술(道術)이 아흔여섯 가지인데, 저마다 믿고 섬기거늘 누가 그 미혹함을 알리오. 모두가 삶을 즐기고 편안하기를 구하며 맛있는 것을 탐내고 소리와 빛깔을 좋아하므로 부처님의 도를 즐길 수가 없느니라.
부처님의 도는 깨끗하여 있는 바가 없고 몸과 만물을 헤아리되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설령 하늘과 땅이 무상하고 세간이 모두 고통이요, 몸은 내 것이 아니며 공하여 있는 바가 없다고 말한들 누가 믿을 수 있는 이가 있겠느냐. 잠자코 있고 싶구나. 세간을 위해서 법을 말하지 않고 정의(定意)에 들으리라.’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눈썹 사이의 광명으로 위의 천제석에게 비추시자 천제석은 부처님께서 경전을 말씀하려 하지 않으심을 알고 슬피 생각하였다.
‘삼계는 모두 길이 쇠하겠구나. 세상을 제도하는 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죽으면 곧 3악도(惡道)에 떨어져야 할 터인데 어느 때에 벗어날 것이냐. 천하에서 오랜만에 부처님께서 계시게 되었다. 부처님이야말로 만나뵙기 어려움이 마치 영서화(靈瑞華:우담발화)와 같도다. 이제 나는 천하의 인간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청하고 가엾이 여겨서 부처님께서 경전의 법을 말씀하시도록 구하여야겠다.’그리고는 즉시 반차식(般遮識)을 데리고 내려가 석실에 이르렀더니, 부처님께서는 정의에 계시는지라, 반차식에게 거문고를 뜯으며 부처님께서 본래 서원하신 덕을 노래하면서 게송으로 찬탄하게 하였느니라.
제가 10력(力)을 노래하는 것 들으소서.
번뇌를 버리고 고요한 선정에 드셨으며
광명은 사무쳐서 일곱 하늘 비추시고
덕의 향기는 전단향[栴檀]에 견줄 만합니다.
천제석과 신묘(神妙)가 내려와서는
찬탄하고 우러르며 부처님을 뵈려 하고
범왕과 제석이 공경한 뜻 지니어
머리 조아리며 받아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본래 수행과 서원으로
힘써 나아가 백 겁 동안 애쓰셨고
4등(等)을 크게 펴고 베풀어서
시방이 넓은 은혜 받았습니다.
지닌 계율 깨끗하여 때가 없으며
인자하고 부드러워 중생들을 보호하고
용맹스런 슬기로 선정 지혜에 들어서
대자비로 교화하는 경법 펴셨습니다.
고행을 수없이 쌓으시다가
공훈이 이제야 이뤄졌으며
계율ㆍ인욕ㆍ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땅을 움직이며 악마는 항복했습니다.
덕은 널리 하늘과 땅을 덮으며
거룩한 지혜는 영황(靈皇)보다 뛰어나고
상호는 특이하여 견줄 데 없으며
여덟 가지 소리[八聲]는 시방을 떨칩니다.
뜻이야말로 수미산보다 높고
맑고 아름다워 짝할 수가 없으며
영원히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을 떠났고
다시는 늙고 죽는 근심이 없습니다.
오직 가엾이 여겨 정(定)으로부터 깨어나서
여러 천상과 인간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법의 창고의 보배를 베푸시고
슬기로운 감로의 보배를 펴소서.
근심과 두려움에서 풀리게 하고
위험과 재앙에서 편안함을 얻게 하며
미혹함에서 바른 도를 보이고
삿됨과 의심에서 참된 말씀을 보이소서.
일체가 모두 원하고 즐기며
듣고 받으려고 싫어함이 없으니
마땅히 죽지 않는 법을 열어서
끝없음[無極]을 드리우고 교화해야 하십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세상의 풍속을 따라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셨다.
‘이 법은 매우 깊어서 들어갈 바가 한이 없다. 최정각(最正覺)을 이루면, 고요하고 미묘하여 미치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도 아니며 말로 통달할 바도 아니므로 이는 범인이거나 성인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요, 온갖 가르침으로써 습득할 수 없으며, 그 본원에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멸도(滅度)에 이르는 것이니라.온갖 만나는 바에 가장 집착하는 바가 없고, 나아가 맑고 시원하여 생김이 없고 끝이 없으며, 곳이 있을 수도 없고 모두 있는 바가 없으며, 6계(界)를 뛰어넘어서 생각이 없고 소원이 없고 얻음이 없고 말이 없고 음향이 없고 교훈이 없고 있음이 없고 모임이 없어서 고요히 스러져서 모든 행이 끊어짐이 없고 무위(無爲)의 일에까지 이르렀느니라.내가 설령 이들을 위하여 이 이치의 처음과 끝을 말하되 〈온갖 물건은 무상하고 몸이 있으면 모두 괴로우며 몸은 몸이 아니요, 텅 비어서 있는 바가 없다〉고 하면, 뭇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고생하면서 〈모든 친척과 집안 사람들은 모두 남의 소유가 아니다〉고 하리니, 바른 말을 그 반대와 같이 여기어 누가 믿으려 하겠느냐. 잠자코 있음이 났겠구나.’”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심오하고 조용하고 담담하며
빛나고 밝아서 때[垢]가 없나니
나는 이미 이러한 감로의
무위(無爲)인 데에 미쳤느니라.
내가 이제 이것을 말한다 해도
뭇 사람들은 알지 못하리니
나는 오늘날과 같이
잠자코 있음이 낫겠구나.
언사가 없어져 버렸고
생각이 없고 얻음도 없으며
이와 같이 자연이어서
마치 허공과 같으니라.
마음의 생각과 법의 뜻은
정신의 알음알이[識]에서 벗어났나니
생각이 없음[無念]이 제일이나
다른 사람을 잘 알 수 있느니라.
이것은 문자로써
말할 수가 없으며
도의 이치에 들어가되
오롯하고 순일한 데는 들지 못하리라.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모두가 중생들을 위하여
그 아는 이가 되어서
그 인연을 따랐느니라.
이 일을 헤아리건대
모두 법이 없었고
거기에도 역시
있거나 없거나가 없었느니라.
모두가 인연을 따라서
나고 늙음이 일어났나니
거기에도 역시
있거나 없거나를 생각하지 않느니라.
억백천 겁 동안을
헤아릴 수도 없이
나는 예전의 세상 때에
스스로 모든 부처님들을 따르면서도
일찍이 이와 같은 법인(法忍)에
미치거나 얻지를 못하였나니
나가 없고 사람이 없으며
또한 목숨[壽命]도 없느니라.
가령 이러한 법인을
얻었었다 하더라도
또한 태어남도 없거니와
중생에겐 목숨도 없느니라.
이것은 본래 깨끗하여서
나라는 법이 없다 말하나니
때에 정광(定光)부처님께서
나에게 이런 지혜를 수기하셨느니라.
나는 때에
한없는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면서도
중생들로 하여금
와서 서로 청하게 하지 않았거니와
이제는 중생들 때문에
범천을 감동시켜서
그가 나에게 권하게 하여
비로소 법 바퀴를 굴리겠노라.
이제야 나는 이와 같이
깨끗하고 바른 법을
범천이 내려와서
서로 권하며 도우면
때를 여읜 미묘한
바른 법을 굴려서
중생들은 이로 인해 깨달으리니
비로소 정신의 알음알이[神識]를 해탈하리라.
23. 범천이 법 말씀하기를 권하는 품[梵天勸助說法品]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여래께서는 눈썹 사이에서 상호의 광명을 거룩하게 펴냈느니라. 또 그 광명의 이름은 조생(照生)이라 하는데 백만의 범왕에게 그 마음을 내게 하였으며, 이 광명은 삼천대천 부처님 나라들에 널리 두루하였느니라.
때에 식건(識乾) 범왕은 그 거룩한 뜻을 받들어서 부처님께서 마음으로 생각하시는 바와 같이 세존께서 묵묵히 법을 말씀하려 하시지 않으므로 범천은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이제 내가 차라리 부처님께 나아가서 여래께 청하여 바른 법 바퀴를 굴리시게 하여야겠다’ 하였느니라.때에 식건 범왕은 6만 8천의 범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부처님께 와서 발 아래 머리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하늘과 땅은 복이 없어서 이제 헐려 무너지려 하옵니다. 왜냐 하오면 여래 지진(至眞)께서 이미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얻으시어 최정각이 되셨으면서도 고요히 정의(定意)에 드시고 법을 말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뭇 괴로움이 침체되어 있어 삼계를 빠뜨리고 있사오니, 원컨대 법의 바퀴를 굴리시어 중생들을 모두 교화하소서.’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원컨대 어질고 거룩한 재물로써
중생들을 깨끗이 하소서.
그 누가 억재(億載)의 백성들을
권하여 편하게 하겠나이까.
보시하되 지혜로써 하시고
깨달음의 연꽃을 허락하시며
바른 관(觀)을 널리 펴시며
뭇 역적을 제거하소서.
때때로 한량없는
법의 북을 치시고
그로 인하여 이
끝없는 법의 흰 마노(瑪瑙)를 부시옵소서.
이 높고 드러난 법의 당기를
세우셔야 하오리니
그 누가 큰 법의 빛을
일으켜 내겠나이까.
반드시 구름을 일으키셔서
큰 법의 비를 내리실 것이며
원컨대 언제나 널리 펴시어
큰 성인들께서 지키시옵소서.
이 크게 아픈 곳을
치료하셔야 하며
오직 번뇌의
뭇 불의 뜨거움을 없애옵소서.
그들을 위하여
고요함의 도와
편안하고 넉넉하고 뜨거움이 없는 것과
근심이 없는 일이며
무위(無爲)의 도를 나타내 보이소서.
인도하고 교화하여 진리에 나아가며
언제나 가엾음을 일으켜서
뭇 다툼을 화해시키소서.
반드시 해탈의 문을
개통시켜야 하오며
지극한 정성의 이치를 말씀하시면
성냄과 원한의 근본이 없으리이다.
소경과 어두운 이들을 위하여
눈을 떠서 보게 하오며
치료하고 깨끗이 하여
훌륭한 법의 눈을 얻게 하소서.
이는 천상과 인간도 아니요
그리고 범천의 궁전도 아니며
귀신과 건답화와
아수륜들의 백성도 아니오니
뭇 뜨거운 병을
능히 다스려 없애지 못하며
오직 거룩하고 높으신 이인
인간 중의 해와 달만이 하시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제
법왕께 권하고 청하오니
이제 훌륭함을 세우시고 지으소서.
일체의 모든 하늘은
이 공덕 때문에
스스로 여래에게 권한 것이니
오직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시고 강(講)하셔야만 하시오리다.
때에 불세존께서 잠자코 옳게 여기셨으므로, 식건 범천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모든 하늘과 세간의 인민들이며, 아수륜ㆍ용ㆍ귀신들을 가엾이 여기셔서 제도 해탈시키려 함을 보았는지라, 때에 범천왕은 부처님께서 옳게 여김을 보고는 전단향(栴檀香)과 섞인 향[雜香]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홀연히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니라.때에 부처나무의 신(神) 이름은 법명(法明)이었고, 또 법락(法樂)이었고, 또 법의(法意)였고, 또 법지(法持)였는데, 부처님께 나아가서 아뢰었다.
‘이제 불세존께서는 어느 나라에서 법 바퀴를 굴리시겠나이까?’
때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라나(波羅奈)의 선인(仙人)의 처소인 녹원(鹿苑)에서 하겠노라.’
나무 신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나국 선인의 처소인 녹원 백성들은 적고 법을 말씀하시기에 좋지 않나이다.’부처님께서는 나무 신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나는 전생에 그 가운데서 법의 사당을 이룩하였었고, 6만억 년 동안을 그 가운데서 6만억 인의 모든 불세존을 공양하였으며, 여러 가지의 신선을 배우는 이들이 그 가운데서 노닐며 살았었느니라.
바라나국이야말로 여러 하늘과 용이며 신들이 함께 찬탄하는 곳이며 끝없는 크신 법에 머리 조아리고 귀명하였으며, 천억의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처음과 끝을 생각하시면서 이 신선의 나무들 사이에 계셨으므로, 법의 바퀴를 굴리는 데에 알맞으며, 고요하고 깨끗하여 슬기롭지 못하거나 어두운 무리들도 보이지 않느니라. 이 때문에 이 신선의 나무들 사이에서 법 바퀴를 굴리겠노라고 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세존께서는 할 일을 다 마치고 다시는 다른 근심이 없고, 뭇 걸림을 끊고 뭇 티끌을 깨끗이 하여 모든 더러움이 이미 다하였으며, 악마를 항복 받고 일체지(一切智)를 이루며, 널리 시방을 보고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十八不共諸佛之法]을 얻었으며, 지혜가 밝고 거룩하게 통달하여 걸리는 바가 없었나니, 부처님의 도의 눈[道眼]으로써 널리 세간을 살피면서 ‘이제 누구에게 제일 먼저 법을 말할까? 어디의 어떠한 사람이 교화되기 쉽게 가르침을 받으며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서 먼저 법을 말해야 할까?’라고 하다가 부처님께서는 곧 생각하여 아셨나니, ‘울담람불(鬱曇藍弗)이야말로 세 가지 때가 적도다. 지금 어디에 있을까?’라고 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다가 즉시 죽은 지가 이미 7일이 되었음을 알았으며, 둘째 배울 신선도 오늘 목숨이 끊어졌었느니라.때에 공중에서 천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대성인의 분부와 같아서 모두 다 죽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생각하셨다.
‘옛날 부왕께서 다섯 사람을 보내서 함께 나를 시중하고 호위하게 하셨었는데 애써 고생을 겪으면서 큰 공부를 하였었다. 나는 이제 차라리 그들에게 먼저 경전의 법을 말하여 교화시켜야 하겠다.’”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에 세존께서는 나무 아래로부터 일어나 즉시 소리를 높여 삼천대천(三千大千)세계에 말씀하시어 모두가 알게 하셨느니라.
그로부터 앞으로 나가시다가 바라나 신선의 녹원에 이르시어 다섯 사람의 처소에 나아가시니, 때에 다섯 사람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심을 보고 서로 서로가 말하였다.
‘지금 그대들은 저기 멀리 사문 구담이 오는 것이 보이느냐? 미혹하여 안정됨이 없고 뜻한 바도 얻지 못하였다. 경전과 계율을 받들어 행하여 애써 닦은 바는 많았으나 도업(道業)을 어기고 잊었다. 만일 왔다 하더라도 부디 일어나지 말고 맞이하지도 말자.’그 때에 다섯 사람은 마침 부처님께서 이르시는 것을 보자 여래가 거룩하여 높고 뛰어남을 살피고 위없는 거룩한 덕을 견디지 못하여 자리가 편하지 못한지라, 저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앞에 나가서 받들어 맞이하면서 저마다 말하였다.
‘잘 오셨나이다, 거룩하고 높으신 이여.’
그러면서 법의를 붙잡기도 하고 발우를 받기도 하고 앞에 자리를 깔기도 하며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을 떠다가 다리를 씻기도 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는 때에 그 다섯 사람들에게 물으셨느니라.
‘너희들의 뜻 가짐이 어찌 그리 굳건하지 못한가? 나 때문에 오랫동안 편하지 못하였고 애써 고생하고 근심하였도다. 이제야 그 공을 갚겠노라.
또 너희 다섯 사람은 모두가 알아야 하리라. 나는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일체지를 얻었으므로, 시방을 보며 맑고 시원한 즐거움을 얻어서 다시는 여러 번뇌가 없으며 노닐되 자재하다. 온갖 법에 걸리는 바가 없는데 장차 너희들을 위해 법을 말하여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제도하리라.’
때에 다섯 사람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허물을 뉘우치며 스스로 꾸짖었다.
‘저희들은 어리석고 어두워서 바르고 참된 것을 모르고 뽐내며 복종하지 않았나이다.’
그리고는 공경히 스스로 몸을 던지며 심히 자신들을 꾸짖었느니라.때에 세존께서는 몸에서 광명을 놓았는데 그 광명은 삼천대천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널리 비추어서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었으며, 그 광명에서는 저절로 이런 게송이 나왔느니라.
그 도술천의 몸으로
내려와서 어머니 태에 드셨으며
숲의 미니수(微尼樹)에 계셨을 적에
땅에 떨어지며 일곱 걸음 걸으셨네.
바로 그때 사자처럼 외치셨는데
사천왕과 제석이 붙잡았으며
그 소리는 범천보다 뛰어났는데
3세(世)에서 가장 높다 하셨다.
모든 악취(惡趣)를 녹여 없애고
집을 떠나서 도를 행하고 배웠으며
부지런히 고행을 이룩하다가
부처나무 아래로 나아가셨네.
악마의 힘과 원수를 항복 받고
위없는 정각(正覺)을 얻으셨으니
이제야 선인의 처소에서
바른 법 바퀴를 굴리셔야 하오리다.
위없는 법전(法典)을 널리 펴시라 하며
범천은 간절히 권하고 청한지라
능인(能仁)께서는 그렇겠다 하셨나니
일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일세.
맹세를 세우심이 굳건하셨고
바라나의 녹원에서
장차 큰 법 바퀴를 굴릴 터인데
맨 위며 그보다 뛰어남이 없으리라.
법문 듣기를 바라는 이는
전생의 억재(億載) 동안 덕을 쌓았으리니
빨리 와서는 거기에 이르러
때에 맞도록 경전을 들으시라.
사람 몸은 매우 얻기가 어렵고
부처님의 세상 역시 만나기 어려우며
높은 법도 만날 수가 없는 것이니
여덟의 악한 환난들을 버려 버리라.
오늘이 바로 그 시기이오며
믿음이 열리고 부처님이 나오심을 만났으니
모두가 여러 가지 환난을 버리고
높은 법의 가르침을 듣고 받아라.
억재(億載)의 겁 동안 듣지를 못하다가
드물게 만날 수 있게 된 법을
오늘에야 들을 수 있게 됐으니
방자하거나 게으르지 말아야 하리.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신(地神)이 자세히 말하였다.
‘부처님의 거룩한 뜻으로 크고도 높은 자리를 세워 법륜을 굴리셔야 하오리다.
그 큰 성인이신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입으로써 널리 말씀하시되 〈내가 가장 높으며 시방에서 제일이니라〉고 하셨사온데, 악마 병사를 항복 받고 뭇 괴로움의 근원을 다하며, 부처나무 아래 계실 적에 능인(能仁)의 높으신 도덕의 고요하여 고달픔과 원망을 찢어 무너뜨렸고, 원한 바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다시는 다른 번뇌가 없으며, 백 겁 동안에 하셨던 일은 중생을 제도하려 하여 법륜을 굴리셨으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실 것이 없나이다.광명에 편안히 머무셔서 천억의 부처님 국토의 수없는 백천의 모든 부처님의 참된 제자들을 권하고 교화하실 거룩한 신족의 힘은 여러 부처님들께서 지으며 교화하셨던 것이오니, 크게 부드러운 여래의 음성과 지극히 참된 이의 공훈을 나투시옵고, 크게 가엾이 여길 것을 권하오니,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어 그 거룩한 빛을 보이고 모든 방편을 살피셔서 백천 겁 동안 큰 우레 같은 외침을 드날리시고,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여덟 가지 맛이 나는 물을 내리시고 여러 집착을 없애서 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선정[禪思]ㆍ해탈문이며, 정의(定意)와 정수(正受)의 도성품[道性]을 더욱 불리시옵소서.수없는 겁으로부터 들으셨던 법대로 몸소 행을 세우고 도법(道法)을 쌓으며, 모든 약을 분별하여 중생들의 일을 환히 알며, 또 이 병든 이에게는 치료하여 편안히 하고 오랫동안의 번뇌에 모두 생각이 없게 하셨으며, 부처님께서는 법의 의사가 되어 중생을 제도 해탈하고 법 바퀴를 굴림으로 인하여 제도하신 바가 끝이 없나이다.
그 동안에 신족(神足)으로써 지내 오셨고, 도품(道品)의 법은 넓고 지극하고 미묘하며, 온갖 덕행에 선한 법을 쌓고 보시하며 의약을 분명히 아셔서 한없이 소망을 충족시켰고, 비록 가난하다 하더라도 뒤바뀐 재물을 탐하여 즐기고 따른 바가 없었으며, 모든 부처님ㆍ길잡이께서는 언제나 법 바퀴를 굴리셨지마는 재물의 이익이거나 금은의 생각이 없고 깨끗한 법을 좋아하셨나이다.꽃 향ㆍ섞인 향ㆍ찧은 향과 궁중이며 아내와 아들과 몸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기뻐하거나 즐기지도 아니하며, 천상과 천하의 욕심을 버리고 부처님 도만을 구하여 법 바퀴를 굴리셨나이다.
보시하여 중생을 구하고 계율은 범함이 없으며, 잘 긍지를 지켜서 잘못됨이 없고, 백 겁 동안에 언제나 인욕을 행하며 힘써 나아가고 애써 닦아서 겁을 내지 아니하여 덜하거나 더함이 없으며, 선정에 뜻을 두어 신통을 살피고 지혜가 왕성하여 원한 바를 완전히 갖추며, 법 바퀴를 굴려서 뜨거운 번뇌를 녹이고 이에 도법에 알맞나이다.’이에 발의전법륜보살(發意轉法輪菩薩)이 있다가 이 법을 찬탄하며 말하였다.
‘모든 속된 보배에서 뛰어났으므로, 온갖 뭇 보배에서 도의 보배가 으뜸이다. 매우 아름답고 으리으리하게 꾸며져서 깨끗하며, 그 천(千)의 광명은 모두 천하를 비추도다.’
이와 같이 스스로 맹세하면서 꽃과 향ㆍ당기ㆍ번기와 함께 손을 깍지끼고, 휘장은 자금의 빛으로 하고 향수를 병에 가득히 담아 크게 서원하며, 씻고 마음의 뭇 때를 깨끗이 하며 상서를 지었느니라.그때 세존께 곧 법 바퀴 굴릴 것을 권하고, 다시 손가락을 깍지끼고 세존께 공양하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그 정광(定光)여래께서
거룩하고 깨끗한 수기를 주시되
부처님 도의 뜻을 얻게 되어서
인간 중의 사자로서 높은 이라 하셨네.
거기에 계시면서 소원 세우기를
법을 행하며 이 빛깔 형상으로
부처님 도를 얻었을 때에
그대로 도의 법을 돕는다 하셨네.
여러 종류의 일에 드심은
언제나 일체를 위하기 때문이니
중생들의 무리에 계시면서
시방에서 오는 모임을 제도하셨네.
여러 가지 종성을 권하고 도와서
도의 법 바퀴를 널리 펴시었나니
깍지끼고 스스로 받들어 섬기며
몸을 던져 조아리며 예배합니다.
그 부처나무 아래에 계셨을 때에
깨끗한 여러 하늘 사람들이
맑고 깨끗한 일을 행하면서
가장 능하고 어진 이께 받들며 공양합니다.
온갖 것들이 모두 서 있으면서
큰 법 바퀴를 말씀하기 청하며
일체 인간 가운데서 갖추신 이의
덕을 찬탄하기 그지없습니다.
삼천대천세계의
허공에 두루한
여러 하늘과 아수륜(阿須倫)들이며
천하가 모두 머리 조아립니다.
여러 하늘들의 음성보다 뛰어나서
잠깐 동안에 믿음이 없던 이라도
온통 뜻에 기뻐하면서
모두가 여래ㆍ높으신 이를 자세히 살핍니다.
범천은 자재함을 얻어서
우레와 비 같은 소리를 펴내며
백천의 큰 억재(億載)들이
모두 다 함께 와서 모였습니다.
수없는 억의 겁 동안에
바르고 참된 업을 잘 행하셨으며
때에 석가문(釋迦文)부처님께서는
구륜(拘倫)과 함께 말씀하시었습니다.
괴롭고 비어서 나의 존재 아니며
그 눈도 무상하다 말씀하시고
귀와 코도 오래오래 할 수 없어서
자연히 어슴푸레한 것이라 하시며
머리도 역시 자연이어서
모든 감관은 무상의 무더기니
이와 같이 자세히 살피는 이면
나가 없고 수명도 없는 것이네.
이 온갖 모든 법은
모두가 인연으로부터 나나니
만약 이 여러 가지 소견 떠나서
보게 되면 마치 허공과 같으며
소견이 없고 지음이 없으면
또한 중생을 볼 수도 없으리니
깨끗하거나 깨끗하지 않은 인연을
또한 버리거나 여읠 수도 없다.
5(陰)을 일으킬 것 없거늘
일으키면 크게 괴롭고 근심이니
은혜와 사랑의 때를 일으키면
그 행이 드디어 더욱 왕성하리라.
평등하게 살필 수 있는 이라면
바르고 참된 도의 이치 얻으며
마지막의 극진한 법에 이르러
문득 능히 깨달아 환히 알아 마치리라.
생각과 기억을 냄에 따라서
삼가지 못할 행이 이르게 되나니
항상 밝고 슬기로운 행을 닦으며
이와 같은 도를 따라 행하라.
인연의 지어감에 있으면서
이룩하는 바가 없을 것이니
비록 정신의 알음알이[識]에 있더라도
인연과 더불어 합하지 말라.
24. 구린 등의 품[拘隣等品]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여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여러 법을 널리 말씀하시며 12인연(因緣)의 근본과 일어나는 바를 말씀하셨다.
‘무명(無明)으로부터 지어감[行]이 있고, 지어감으로부터 의식[識]이 있고, 의식으로부터 이름과 물질[名色]이 있고, 이름과 물질로부터 6입(入)이 있고, 6입으로부터 접촉[更]이 있고, 접촉으로부터 아픔[痛:느낌]이 있고, 아픔으로부터 욕망[愛]이 있고, 욕망으로부터 느낌[受]이 있고, 느낌으로부터 존재[有]가 있고, 존재로부터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으로부터 늙고 병들며 죽음의 큰 괴로움의 합한 것에 이르느니라.무명이 다하면 지어감이 곧 다하고, 지어감이 다하면 의식이 곧 다하고, 의식이 다하면 이름과 물질이 다하고, 이름과 물질이 다하면 6입이 다하고, 6입이 다하면 접촉[更]이 다하고, 접촉이 다하면 아픔이 다하고, 아픔이 다하면 욕망이 다하고, 욕망이 다하면 느낌이 다하고, 느낌이 다하면 존재가 다하고, 존재가 다하면 태어남이 다하며, 태어남이 다하면 늙고 병들며 죽음이 모두 다하여 곧 5음(陰)의 큰 고통의 환난이 없으며, 인연을 따르면 있고 인연이 없으면 없나니, 여래께서는 이 6정(情)과 인연의 열두 가지 근본을 아시느니라.그러므로 자재하게 통달하고 모두가 자연이어서 근본이 없나니, 저 외도와 다른 학문에서는 이 공한 법의 자연을 알거나 미치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은 법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깨닫고 통달하셨던 바로서 중생들을 위하여 분별하고 말씀하셨었나니, 이 법을 환히 알면 비로소 고요함을 얻느니라.
그러므로 12인연의 일어남을 널리 말씀하시면서 법 바퀴를 굴리시나니, 구린아, 알아야 하리라. 구린은 본제(本際)를 안다는 것이로다. 스러져 다하면 3보(寶)가 이루어지리니, 부처님[佛]ㆍ가르침[法]ㆍ성인들[聖衆]이 바로 3보이니라.
천하에 널리 펴는 음성이 범천까지 사무치면서 여래께서는 오늘에 깨끗한 법 바퀴를 굴리시며, 세상을 보호하는 지극히 참된 이가 3보를 일으켜 나타내노니, 세상에서는 이루기가 어렵느니라.’구린 등 다섯 사람의 비구와 60억의 하늘이 법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고, 또 80억의 색계의 천인들이 법안의 깨끗함과 위없는 바르고 참됨을 얻었으며, 8만의 세상 사람으로서 와서 모여 살펴보는 이들도 법안이 깨끗하여져서 모두 뭇 괴로움을 제도하였느니라.때에 부처님의 음향이 시방에 사무치며 들리는지라, 허공의 천신들이 부드럽고 화창한 음성을 듣고 말하였다.
‘이는 석가문인 10력(力) 세존께서 신선의 처소 녹원에서 법 바퀴를 널리 펴시며 12인연을 말씀하시는 것이로구나.’
그리고는 모두 알게 하였다.시방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그 소리를 듣고 모두 다 잠자코 계셨는데, 여러 하늘ㆍ용ㆍ신ㆍ아수륜들과 부처님들의 시자(侍者)들은 저마다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법을 분별하시어 널리 그 음성을 들리소서. 거룩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빨리 그 뜻을 결단하시옵소서. 왜 잠자코 계시나이까.
전생에 고요히 정진하여 그 도의 힘으로써 도의 법을 익혀 헤아릴 수 없는 수를 넘는 백천의 보살들이 저절로 부처님이 되셨나이다.
이제 이 10력(力)께서도 부지런히 닦아서 부처님이 되어 그 세 번 합쳐서 열두 가지의 법 바퀴를 굴리시옵니다. 그 세 번 합친 열두 가지 법 바퀴는 과거ㆍ미래ㆍ현재 3세의 마음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일체가 이 음성을 듣고 억백천 인들이 지혜의 힘을 일으켜 내고 큰 도를 이룩하나이다.’
그리고는 각자가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저 부처님께서 정진하신 거룩한 힘을 배워서 속히 3세의 높은 이가 되어 세상에 도의 눈을 베풀겠고, 모두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게 하겠노라.’이에 여러 천자들이 모두 와서 모였는데, 첫째의 이름은 신묘(神妙)요, 둘째의 이름은 천묘(天妙)요, 셋째의 이름은 환예(歡豫)요, 넷째의 이름은 가환(加歡)이요 다섯째의 이름은 전단(栴檀)이요, 여섯째의 이름은 대열(大悅)이요, 일곱째의 이름은 적연(寂然)이요, 여덟째의 이름은 적률(寂律)이었느니라. 이러한 이들인 여덟의 정거천이 천이나 되는 천자들을 따라서 모두 모여서 세존께서 굴리시는 법 바퀴를 듣고 받았느니라.
그때 큰 성인께서는 대신묘(大神妙)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경전의 이름은 『보요대방등경(普曜大方等經)』인데, 여러 보살들이 재미있게 즐기면서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갈 바이며, 널리 그 몸을 비추어 힘써 나아가서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할 것이므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그러므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받들어 행하면서 뭇 사람들을 위하여 말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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