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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284 불설보요경(佛說普曜經) 8권

by Kay/케이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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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요경(佛說普曜經) 8

 

불설보요경 제8권

서진 월지삼장 축법호 한역
송성수 번역

25. 열여덟 가지로 변화하는 품[十八變品]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이에 법 바퀴를 굴리시어 그 다섯 사람인 구린(拘鄰) 등을 교화하시고 생각하시기를, ‘이 지방의 우위가섭(優爲迦葉) 등은 크게 유명하여 국왕과 인민들이 모두 와서 받들고 있다. 5백의 제자와 같이 있는데 가서 먼저 교화하여 도의 법을 알게 하겠다. 그리고 그를 물리친 뒤에 마땅히 차례대로 항복시켜야겠구나’ 하고, 곧 나아갔는데 가섭은 부처님께서 오신 것을 보고 일어나 맞이하여 찬탄하였다.
‘큰 도인께서 잘 오셔서 서로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편안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였다.
‘병이 없음이 으뜸가는 이익이며, 족한 줄 앎이 으뜸가는 부(富)이며, 믿음이 있음이 으뜸가는 벗이며, 무위(無爲)가 으뜸가는 편안입니다.’가섭이 말하였다.
‘무슨 하실 일이 있으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 하는데 성내지 마십시오. 번거롭지만 화실(火室)을 하룻밤 동안만 빌립시다.’
‘안 됩니다. 그 속에는 독룡이 있는데 해칠까 두렵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걱정 없습니다. 용이 나를 해치지는 못합니다.’
그러면서 거듭 빌리기를 세 번까지 청하므로, 가섭은 말하였다.
‘들어가십시오.’부처님께서 곧 씻으시고 나아가 화실에 들어가서는 이부자리를 가져다가 땅에 깔고 막 앉으시자마자 용은 즉시 성을 내어 몸 속에서 연기를 뿜으므로 부처님도 연기를 뿜으시니, 용이 크게 성을 내자 몸 모두에서 불이 나왔는데 부처님도 신통을 나투어 몸에서 불빛을 내셨으므로, 용의 불과 부처님의 불이 이에 같이 왕성하여 석실(石室)이 온통 타서 그 불꽃과 연기가 나오는 것이 마치 잘못하여 불을 낸 형상과 같았느니라.가섭은 밤에 일어나서 별들을 보다가 화실이 다 타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안됐구나. 이 큰 사문이 단정하던데, 애석한 일이로다. 나의 말을 듣지 않다가 불의 해를 받았구나.’
부처님께서는 그 뜻을 아시고 안에서 도력(道力)으로 용을 항복시키매, 용은 기력이 다 되자 자연히 항복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용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뜻에 항복하였으면 발우 안에 들어가거라.’
그러자 용이 곧 발우 안에 들어왔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때에 발우 안에 놓아두었었느니라.가섭은 당황하여 5백의 제자들에게 한 병씩의 물을 가져다가 불을 끄게 하였는데, 한 병의 물을 붓는 대로 더욱 한 병만큼의 불이 왕성하는지라, 스승과 제자들은 더욱 두려워하면서 모두 말하였다.
‘안됐구나, 안됐구나. 이 큰 사문(沙門)을 죽여 버렸겠도다.’다음 날 아침에 부처님께서 발우에 담은 용을 가지고 나오시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살아날 수 있었습니까? 그릇 안의 것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소, 편안합니다. 그 그릇 속의 것은 말하자면 독룡인데 해치려던 놈입니다. 이제 항복 받았으며 이미 항복을 받고는 계율까지 받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가섭은 자신이 얻은 도를 돌이켜 보면서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기롭기는 하나 내가 얻은 나한(羅漢)의 도만은 못하리라.’부처님께서는 또 가섭의 처소에 가까이 옮아가서 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는데, 밤에 사천왕이 내려와서 경전을 들으니 사천왕의 빛과 그림자의 밝기가 마치 한창 성한 불과 같은지라, 가섭이 밤에 일어나 일기를 살피다가 불을 보았으므로 다음 날 아침에 부처님께 나아가서 말하였다.
‘역시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제 밤에 사천왕이 몸소 내려와서 경전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나무 아래 머무르셨는데, 때에 천제석이 또 내려와서 경전을 들었는데 천제석의 빛과 그림자가 매우 밝아서 전보다 더하는지라, 가섭은 일기를 살피다가 광명이 더욱 큼을 보고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사문이 계속 불을 섬기는구나’ 하였느니라.
다음 날 물었다.
‘불을 섬기는 것은 아닙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제는 천제석이 내려와서 경전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다음 날 밤에 범천이 또 내려와서 경전을 들었는데 범천의 광명도 제석보다 갑절이었는지라, 가섭이 일기를 살피다가 광명이 휘황함을 보고 다음 날 물었다.
‘생각건대 역시 불을 섬기십니다 그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제 밤에는 범천이 내려와서 경전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가섭과 5백의 제자들은 사람마다 세 가지의 불을 섬겼으므로 합쳐서 1천5백 세 가지의 불을 섬겼었느니라.
다음 날 아침에 불을 피워도 불이 마침내 타지 않는지라 괴이히 여기면서 스승에게 말하였더니, 스승은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그리고는 즉시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저희들이 섬기고 있는 불이 이제 피워도 타지를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태우려 합니까?’
‘태우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탈 것입니다.’
그러자 불은 곧 탔느니라.
불이 탄 뒤에 가섭은 끄려고 하였으나 꺼지지 않는지라, 5백의 제자들이 함께 도우며 껐지마는 끌 수가 없었으므로, 생각하기를, ‘이것은 또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하였느니라.곧 나아가서 물었다.
‘불은 이미 피웠지마는 이제는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끄려고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끄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꺼질 것입니다.’
그러자 그 때에 곧 꺼졌느니라.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그대는 뜻을 멈추어 먼 데 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 자신이 음식을 드리겠으며, 곧 집안에 명하여 공양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때가 되자 부처님을 청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가십시오. 이제 뒤를 따라가겠습니다.’가섭이 떠나가자 부처님께서는 신족(神足)으로써 도리천에 올라가서 주도과(晝度果)를 가지시고, 신족으로써 동쪽의 불우체(弗于建) 세계 위의 수천만 리까지 이르러서 염핍과(閻逼果)를 가지시고, 남쪽의 염부제(閻浮提) 세계 위에 이르러서 하라륵과(呵螺勒果)를 가지시고, 서쪽의 구야니(拘耶尼) 세계 위에 이르러서 아마륵과(阿摩勒果)를 가지시고, 북쪽의 울단월(鬱單越) 땅에 이르러서 저절로 된 멥쌀을 취하여 각각 발우마다 가득 채워서는 매양 가섭보다 먼저 돌아와서 그 평상 위에 앉아 계셨으므로, 가섭은 아뢰었다.
‘어느 길을 따라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당신이 매양 떠나간 뒤에 나는 네 지역에 이르고 그리하여 도리천에 올라가서는 이 과일과 쌀을 가져왔습니다. 향기롭고 감미(甘味)로워서 먹음직하니 당신도 먹어 보십시오.’부처님께서는 다음 날 스스로 가섭의 집에 가셔서 밥을 받아 돌아와서는 으슥한 곳에서 잡수신 뒤에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고 생각하시니, 제석이 부처님의 뜻을 알고 곧 내려와서 손으로 땅을 가리키매 물이 나오며 못이 되게 하여 부처님께서 사용하시게 하였느니라. 가섭이 저녁때에 마을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가 물을 보고서 괴이히 여기며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이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아침에 밥을 먹고 나서 마음으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 하였더니, 제석이 땅을 가리켜서 이 물을 나오게 하였습니다. 당신은 이것을 이름지어 지지못[指地池]이라고 하십시오.’부처님께서는 나무 아래로 돌아가시다가 길에서 버려진 해진 옷을 보고 집으셔서 빨려 하셨는데, 제석이 뜻을 알고 곧 파나산(頗那山) 위에 이르러서 네모진 좋은 돌을 가져다 부처님께 올리자 옷을 빠셨으며, 부처님께서 옷을 말리려 하시자 제석은 다시 가서 여섯 모가 나는 돌을 가지고 와서 드리매 옷을 말렸느니라.
가섭은 못 곁에 두 개의 좋은 돌이 있음을 보고 부처님께 물었다.
‘어떻게 이 돌을 얻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옷을 빨려 하고 말리려 하자 제석이 바쳐 올려서 내가 사용(使用)하도록 한 것인데, 그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뒤에 지지못에 들어가서 목욕을 마치고 올라오려 하는데 휘어잡을 것이 없자, 못 위의 가화(迦和)라는 나무가 저절로 가지를 굽히면서 부처님께 이르는지라 부처님께서 잡아당기며 나오시니, 가섭은 나무가 굽히면서 곁가지를 드리움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부처님께 물으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못에 들어가 목욕하고 나오는데 붙들 것이 없자, 그 때문에 나무의 신이 나를 위하여 굽혀 주었습니다.’때에 마갈국(摩竭國)의 왕과 신하며 인민들이 명절에 베푸는 연회에 예물을 가지고 가섭에게 나아가 서로 즐기기를 7일 동안을 하는데, 가섭은 부처님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거룩하고 통달하여 나보다 뛰어나므로 뭇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반드시 나를 버리고 널리 나아가서 섬기리라. 그가 나타나지 않게 되면 좋겠구나.’
부처님께서는 그 생각을 아시고 숨어서 나타나지 않으셨는데, 뭇 사람들이 돌아가 버리자 가섭은 생각하였다.
‘나에게는 명절에 베풀었던 연회에서 남은 음식들이 매우 많이 있다. 큰 사문을 만나서 대접하게 되면 좋겠구나.’부처님께서 곧 아시고 가섭에게 이르시니, 가섭은 놀라고도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오셨군요. 참으로 반갑습니다. 왜 나타나지 않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당신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무엇 때문에 나를 생각하셨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저 당신이 뜻으로 생각하기를, 〈이 큰 사문의 도덕이 높고 뛰어나서 상호가 자금색인지라 온 백성들이 보면 반드시 나를 버리고 함께 받들며 섬기리라〉고 하는지라 그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었고, 지금은 그대가 나를 생각하였기 때문에 또 왔을 뿐입니다.’때에 가섭의 5백 제자들이 마침 함께 땔나무를 쪼개는데 저마다 한 번 도끼를 들기만 하면 모두가 내릴 수가 없었으므로 부끄러워하면서 스승에게 아뢰었더니, 스승은 말하였다.
‘또 큰 사문이 하는 짓이리라.’
그리고는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나의 제자들이 지금 함께 땔나무를 쪼개다가 도끼를 모두 들어 올렸는데 내리지를 못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려질 것입니다.’
그 말씀이 떨어지자, 내려졌는데 내려진 뒤에는 도끼가 모두 땔나무에 붙어 버려서 올릴 수가 없었으므로, 다시 가서 부처님께 물었더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자 저절로 들어졌으므로 곧 들어서 사용할 수 있었느니라.때에 니련선하(尼連禪河)의 물이 길게 흐르면서 몹시 빨랐는데, 부처님께서는 신통으로써 물을 끊어서 머무르게 하고 물결이 일어서 높이 사람의 머리를 뛰어넘게 하고서는 밑에서 먼지를 내며 그 가운데를 가셨으므로 가섭은 보고 부처님이 물에 떠내려갈까 두려워하여 즉시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부처님을 찾다가 물이 끊겨져 있는 중앙에서 먼지를 내며 부처님이 그 안으로 가시는 것을 보고 가섭은 불렀다.
‘큰 도인께서는 계십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예, 있습니다.’
또 부처님께 물었다.
‘배로 올라오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예, 그렇게 합시다.’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셨다.
‘이제 도를 나타내어 너희들의 마음이 항복되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물 속으로부터 배 밑을 뚫고 들어갔으나 뚫린 자국이 없었나니, 이와 같이 변화하기를 무릇 열여덟 번 하였었느니라.가섭은 다시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신기하기는 신기하다. 그러나 내가 이미 얻은 나한보다는 못하리라.’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나한이 아니며, 도의 과증(果證)도 모르오. 어찌 뻔뻔스럽게 부끄러워할 줄 모릅니까? 쓸데없이 자칭 〈나는 도덕이 있노라〉라고 하는구려.’그러시자 이에 가섭은 마음으로 놀라서 털이 곤두섰고 부끄러워서 무안해졌는지라, 스스로 도가 없는 줄을 알고서는 곧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지금 큰 도인께서야말로 참으로 미묘하고 거룩하시어서 저의 뜻을 아옵니다. 원컨대 큰 도인으로부터 경전과 계율을 받아서 사문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잠시 돌아가서 그대의 제자들에게 알리고 함께 의논함이 더욱 좋으리다. 그대는 바로 장로여서 나라 안에서 공경하는 바이거늘 이제 도를 배우려 한다 하여 혼자 알아서 할 수야 있겠소?’그렇게 말씀하시는지라, 가섭은 분부를 받고 여러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알겠느냐? 나는 자신의 소견과 뜻이 이제야 믿고 풀렸다.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법의(法衣)를 입고 부처님의 계율을 받으며 사문이 되어야겠다. 너희들은 어떻게 하려고 생각하느냐?’
여러 제자들은 말하였다.
‘우리들이 아는 바는 모두가 크신 스승의 은혜입니다. 스승께서 높이 여기고 믿으신 바라면 반드시 허망하지 않으리니, 원컨대 모두가 따라서 사문이 될 수 있게 하소서.’이에 스승과 제자들은 입었던 갑옷과 굵고 짧은 모포 옷이며 물병과 가죽신들을 벗어 버리고 여러 가지의 불을 섬기는 도구까지 모두 물 속에 버리고는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리며 아뢰었다.
‘이제 저와 5백 인은 모두가 믿는 뜻이 있사오니, 원컨대 집을 떠나서 머리와 수염을 깎아 없애고 사문이 되려 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여러 사문들이여, 오너라.’
그러시자 가섭과 5백 인은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며 모두 사문이 되었느니라.우위가섭에게는 두 아우가 있었는데, 둘째의 이름이 나제(那提)요, 마지막이 갈이(竭夷)였느니라.
두 사람에게는 각기 250의 제자들이 있었는데, 오두막집의 물가에 여러 범지들의 의복과 집물이며 불을 섬기는 도구들이 물을 따라 흘러 내려옴을 보고서는 두 아우는 깜짝 놀라며 아마 형과 5백 인이 나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고 큰물에 떠내려 오는 것이리라 하여, 곧 5백의 제자를 집합시켜 흐름을 거슬러서 올라왔느니라. 형과 그의 제자들이 모두 사문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기며 맏형에게 물었다.
‘나이가 120에 지혜는 높고 멀며 국왕과 백성들이 모두 함께 높이 섬겼으며, 나의 뜻에도 형님은 바로 나한이었으리라 여겼거늘 이제 도리어 범지로서의 일을 버리고 사문의 법을 배우십니까? 부처님인들 어찌 홀로 크셔서 그 도가 뛰어나겠습니까?’가섭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도야말로 가장 높아서 그 법은 한량없도다. 나는 비록 세상에서 높이 여겼으나 아직 얻은 도와 거룩한 지혜는 부처님 같지 못하다. 그 법은 깨끗하였으며, 나는 인자한 마음으로 사람을 제도함이 끝없고 세 가지 일로써 교화함을 보았었다. 첫째 도와 선정ㆍ신족ㆍ변화가 저절로 되며, 둘째 지혜로 사람의 본래 뜻을 알며, 셋째 병에 따라 약을 주신다.’
그러자 두 아우는 각기 돌아보며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자 5백 인은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말하였다.
‘원컨대 크신 스승과 같이 하겠습니다.’
모두가 머리 조아리며 사문이 되기를 구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오너라.’
두 아우와 5백의 제자들은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곧 부처님의 뒤를 따라 사문이 되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문득 천 인의 사문이 있게 되었는데, 모두 함께 바라나이(波羅奈夷)의 고을에 이르러서 우거진 나무들 아래 앉았었느니라.
여러 제자들은 모두가 옛날의 범지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제자를 삼으시고는 신통 변화를 나타내시니, 첫째 날아다니며, 둘째 경전을 말씀하시며, 셋째 가르치고 경계하심이 그것이었는데, 여러 제자들은 부처님의 거룩한 변화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었고 모두가 나한이 되었느니라.
26. 부처님께서 마갈국에 도착하시는 품[佛至摩竭國品]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나이(波羅奈夷)에 계시면서 경전을 말씀하시어 마치시고, 천의 나한인 우위가섭 형제 3인 등과 함께 모두가 옛날에는 머리를 땄었지만 신통이 이미 통달하고 생사가 이미 끓어졌으며, 행은 삼계에서 뛰어났으므로, 마가다국에 이르러 도의 가르침을 널리 펴서 어리석고 어둔 이들을 깨우치려 하셨느니라.때에 마갈국의 병사왕(甁沙王)은 석종(釋種)의 왕자가 몸에 기특한 상호서른두 가지와 80종호(種好)가 있으며, 거대한 몸은 한 길 여섯 자[丈六]에 자금(紫金)의 빛깔이며, 나라를 버리고 왕위도 버리고 수행하며 사문이 되어 저절로 부처님이 되었으며, 명호는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이며, 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이며, 부처님ㆍ중우(衆佑)이신데, 도의 이치를 펴시되 위나 중간이나 맨 끝도 좋으시고, 이치는 미묘함에 도달하여 펴시는 바를 완전히 갖추었으며,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고 계율을 두루 갖추었으며, 정(定)이 이루어졌고 혜(慧)가 이루어졌고 해탈(解脫)이 이루어졌고 도지견(度知見)이 이루어졌고, 다섯 가지 눈인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이며, 6통(通)과 3달(達)을 성취하셨으므로, 여러 하늘과 제석ㆍ범왕이 모두 받들고 섬기며 제도를 받지 않음이 없음을 들었었느니라.때에 병사왕은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나는 본래 같이 언약하기를 부처가 되면 나를 제도하기로 하였다.’
여러 대신과 장자ㆍ범지(梵志)며, 나라 안의 백성들에게 칙명하여 엄히 도로를 정비하고 꽃을 흩고 향을 지피며, 여러 당기ㆍ일산을 가지게 하고, 왕은 깃으로 된 보배 수레를 타고 대신과 백관들에게 앞뒤에서 천의 수레, 만의 말로써 인도하고 따르게 하면서 장자와 범지 1만 2천 인들이 성을 나아가 맞이하려 하는데, 갑자기 큰 바람이 일어나서 그 성문을 닫아 버리는지라, 왕은 그 까닭을 괴이히 여기면서 말하였다.
‘지금 가서 부처님을 맞이할 터인데 좋고 기쁘고 유쾌하고 선한 서응(瑞應)이 있어야 하리라.’때에 성문의 신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유쾌하며 이익되지 않음이 없으리라. 왕이 지나간 전 세상에 8만 4천의 왕과 함께 절을 고치고 탑을 일으키면서 맹세하기를, 〈오는 세상에 어느 때든지 부처님을 뵈오면 도의 가르침을 묻고 받으리라〉고 하셨는데, 이제 한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는지라 그 본래의 맹세를 어기었으므로 성문이 닫혀지는 것이니, 크게 용서를 내려 옥 속의 사람이 나오면 같이 부처님을 뵈옵고 가르침을 묻고 받아야 하리다.’
그러는데 성문이 비로소 열리는지라 왕은 듣고 이에 깨치고는 빨리 여러 지방에 칙명을 내려 지경 안의 죄수들을 크게 용서하여 나오게 하여서는 한꺼번에 가서 맞이하였느니라.때에 부처님께서는 나라에 들어오시자 차월(遮越)이라는 큰 사당지기 나무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그 나무 아래에 앉았었느니라.
왕이 멀리서 부처님과 비구들을 보았더니, 마치 별 가운데의 달과 같고, 해가 돋자 천하가 크게 밝아지며 비추지 않는 데가 없는 것과 같고, 또한 제석과 범왕과 전륜성왕이 자기 궁전에 있음과 같고, 나무의 꽃이 한창 빛남과 같고, 금산(金山)이 거룩하여 특이하게 드러나며 광명이 으리으리하게 뛰어나서 짝할 수 없는 것과 같으므로 왕은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면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가되 다섯 가지 위의(威儀)도 버리고, 일산ㆍ신ㆍ부채ㆍ관ㆍ머리싸개며 무기들도 버리고는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며 스스로가 그 이름을 일컬으면서 말하였다.
‘저는 바로 국왕 병사(甁沙)이옵니다. 오랫동안 거룩하고 높으신 이를 그리며 간절히 바란 지가 여러 철이옵니다.’이렇게 세 번까지 하자,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진실로 여래로서 이 왕 병사에게 말합니다. 모든 부처님들과 천신이 다 왕의 몸을 보호하리라.’
왕은 말하였다.
‘복을 받겠나이다.’
그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고, 여러 신하들과 백관들도 머리 조아리고는 옮겨가서 한쪽에 앉았는데, 앞에서는 예배를 하고 중간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뒤에서는 손을 깍지끼고 모두가 물러나 앉기를 마쳤느니라.
왕과 신하며 백성들은 우위가섭이 산에 있으며 신선을 배우면서 늙어 온 지가 오래인데 부처님 곁에 있음을 괴이히 여기어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부처님이 바로 우위의 스승이실까. 우위가 바로 부처님의 스승일까?’라고 하는지라, 부처님께서는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을 보시고, 곧 우위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어떻더냐, 너 우위야.
본래 신을 섬겼었으므로
제사를 지내며 물과 불에 귀의했고
해와 달과 뭇 범천에게 귀의했었다.
섬겨 온 지가 얼마나 되느냐?
밤낮 힘써 나아가고 배우면서
마음속에서 게으르지 않았거니
과연 신선을 다 이루었느냐?
때에 가섭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스스로 생각건대 제사하며 온 지가
이미 80년이 지났사오며
바람과 물과 불의 신을 받들고
해와 달이며 여러 산천을 받들었나이다.

밤이나 낮이나 게으르지 아니하고
마음속에서는 딴 생각이 없었지만
마지막까지에 얻은 바가 없다가
부처님을 만나고서야 편안해졌나이다.
왕과 신하며 나라 안의 백성들은 그제야 우위가섭이 바로 부처님의 제자인 줄 분별하여 알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우위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일어나라.’
그러자 가섭은 곧 일어나서 길게 꿇어앉아 부처님 앞에서 손을 깍지끼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나한의 신통을 나타내라.’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허공에 뛰어올라 몸 위로 불을 내고 몸 아래로 물을 내며, 몸 위로 물을 내어 도로 그 몸에 씌웠지마는 몸은 젖지 않았으며, 몸 아래로 불을 내었지마는 불에 데지도 아니하였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것이 마치 날짐승과 같았으며, 일곱 번 나타났다가 일곱 번 숨었고, 물 위를 다니되 마치 땅 밟듯 하며 담장과 벽이며 수미산의 땅이 걸리지 않는 것이 마치 물에 들어가듯 하고, 동쪽으로부터 와서는 부처님 앞의 땅에서 없어지면서 갑자기 서쪽에서 나타나며, 서쪽에서 와서는 부처님 앞에서 없어지면서 갑자기 남쪽에서 나타나고, 남쪽에서 없어져서 북쪽에서 나타나며, 북쪽에서 없어져서 남쪽에서 나타났었느니라.변화하기를 마치고 도로 부처님께 나아가서 길게 꿇어앉아 손을 깍지끼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바로 부처님의 제자이옵고, 부처님은 바로 저의 스승이옵니다.’
왕과 신하며 백성들은 그제야 거듭 우위가섭이 바로 부처님의 제자임을 분명히 알았느니라.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에 눈이 있되 반드시 빛깔 때문은 아닙니다. 빛깔을 살펴보면 무상한 것이요, 느낌[痛痒]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도 무상합니다. 무상과 괴로움과 공은 몸의 이치가 아니므로 나[我]가 아니며 저 이[彼]도 아닙니다.
도(道) 좋아하기를 색을 즐기듯 하는 이는 아직 없거니와 밝은 선비만은 그를 통달합니다.
빛깔은 마치 거품 덩이와 같고, 느낌은 물거품과 같고, 생각은 파초(芭蕉)와 같고, 지어감 역시 꿈과 같으며, 의식도 마치 환(幻)과 같나니, 삼계가 허깨비와 같아서 온갖 것이 무상하며 오래 보존할 수 없습니다.’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궁전을 이룩하여 지나온 지가 몇 년이나 되었습니까?’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7백여 년 동안이옵니다.’
‘얼마의 왕이 바뀌었습니까?’
왕은 말하였다.
‘20여 왕이 바뀌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물으셨다.
‘모든 왕을 다 아십니까?’
왕은 말하였다.
‘모르옵니다. 오직 부왕만을 알 뿐이옵니다.’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현재 이 땅에 항상하다고 하는 사람과 물건들은 온통 다 무상한 데에 돌아가나니, 하늘과 땅이 비록 현재 항상하다 하더라도 오래할 수 없어서 삼계가 믿을 것이 없되 오직 도만은 믿을 수 있습니다. 재앙은 아직 싹이 트지 못해서 끊을 것이요, 복은 미리 심을 것이니, 5음(陰)의 뭇 환난을 없애 버리는 것은 마치 횃불을 끄듯 할 것이요, 덕을 쌓으며 날로 나아가기를 마치 초생달과 같이 하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왕이여,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배서 태 안에 있을 제와 같나니, 서로의 복록은 저마다 다릅니다. 혹은 세력 있고 귀하고, 가난하고 천하고, 지혜 있어 밝고 어리석어 어둡기도 하고, 소경ㆍ귀머거리ㆍ벙어리이기도 하나니, 부모가 어찌 알겠습니까. 아들이 태어나고 자란 뒤에야 비로소 화복(禍福)이 구별되는데, 두 어버이의 허물이 아닙니다. 이는 그의 오랜 동안에 익힌 재앙이요 지었던 선과 악이며 부모의 허물이 아닙니다.몸으로 악한 일을 행하고 입으로 거친 말을 하고 마음으로 악독한 것을 생각하며 현성(賢聖)을 헐뜯으면, 목숨을 마치고 몸이 흩어져서 혼신은 나쁜 지옥에 떨어지며, 몸과 입과 마음이 선하고 열 가지 악을 범하지 않으며, 열 가지의 덕을 닦고 행하면 목숨이 끊어져서 하늘이거나 시방의 부처님 앞에 나게 되고, 만약 인간에 있게 되면 세력 있고, 귀하고, 부하고, 즐거우며 그 목숨은 영원하고 깁니다.’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록 이런 재앙과 복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순일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 하면 모두가 인연으로부터 일어나나니, 인연이 합하면 생기고 인연이 흩어지면 스러지기 때문입니다.무명의 인연으로부터 곧 지어감[行]이 있고, 그 지어감의 인연으로부터 곧 의식[識]이 있고, 그 의식의 인연으로부터 곧 이름과 물질[名色]이 있고, 이름과 물질의 인연으로부터 곧 6입(入)이 있고, 6입의 인연으로부터 곧 접촉[所更]이 있고, 접촉의 인연으로부터 곧 아픔[痛痒]이 있고, 아픔의 인연으로부터 곧 욕망[恩愛]이 있고, 욕망의 인연으로부터 곧 느낌[所受]이 있고, 느낌의 인연으로부터 곧 존재[所有]가 있고, 존재의 인연으로부터 곧 태어남[生]이 있으며, 태어남의 인연으로부터 곧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크며 독한 환난의 합침이 있습니다.무명과 지어감ㆍ의식ㆍ이름과 물질ㆍ6입ㆍ접촉ㆍ아픔ㆍ욕망ㆍ느낌ㆍ존재ㆍ태어나며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 걱정하는 괴로움과 크고 독한 환난이 없어지면 뭇 죄도 없어지고, 독한 환난은 저절로 녹아 없어지며, 나아가 함이 없고 다함이 없는 업에까지 이르고, 삼계와 신(神)과 12인연이 일어나는 뿌리들이 없어서 탄연(坦然)하여 자취가 없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으며, 마음과 의식이 없고 존립(存立)한 바가 없으며 큰 도와 더불어 같아서 분별하여도 본래 없어서 법의 지혜[法忍]를 얻고 독보적으로 짝할 이가 없고 시방을 제도 해탈하여 중생들이 은혜를 받을 것입니다.’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실 때에 8만 4천의 여러 하늘과 세상 사람 1만 2천이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모든 법안(法眼)이 생겼으며, 헤아릴 수 없는 수의 사람들이 모두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내었느니라.
때에 병사왕은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고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나아가 5계(戒)를 받았으며, 대신과 백관이며 국민들이 모두 나아가 귀명하면서 역시 5계를 받았느니라. 5계를 받을 때에 사람과 말과 탈것들은 모두 다 고요하여 소리조차 내지 않았느니라.왕은 나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나라에 일이 많으므로 물러갔다가 자주 또 친히 받들려 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십니다. 대왕과 뭇 신하와 백성들은 수고하셨습니다.’
왕은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거듭 예배하고 떠나갔으며, 뭇 신하와 벼슬아치와 인민들도 차례로 예배하고 돌아갔느니라.대신들은 왕에게 나아가 하례하였다.
‘때에 모든 왕들은 다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는데 이제 왕 혼자만이 뵈었사오니, 전생의 복록이 두터웠기 때문에 그러하였나이다.’
왕은 더욱 기뻐서 뛰며 역시 여러 신하들을 축하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들도 본래의 덕으로 이 세존을 만나게 되었소.’
왕은 궁중에 돌아가서 부인과 채녀(婇女)며 대소의 나라 벼슬아치와 백성들에게 칙명하였다.
‘1년에 석 달의 재계(齋戒)와 한 달의 6재(齋)에 금지되는 법을 지키고,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고 널리 들을지니라.’왕이 궁중에 돌아가자마자 때에 천제석은 8만의 하늘들을 거느리고 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 귀명(歸命)하며 예배하고 떠나가면서 말하였다.
‘나무불(南無佛).’
그러자 곧 모두가 다 제도되어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느니라.때에 마갈국에 가릉(迦陵)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니 하늘과 사람들이 받들기는 하되 정사(精舍)가 없음을 보고, ‘나에게 좋은 대나무 동산이 있으니, 쓰시도록 부처님께 올려야겠다’ 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발 아래 머리 조아리고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어 사랑하는 아들 보시듯 하며 전륜왕을 버리고 세상의 영화를 그리워하지 않으시는데, 지금 정사가 없사옵니다. 한 대나무 동산이 있는데 성에서 거리가 멀지 않나이다. 원컨대 부처님께 바치오니 정사를 지으소서.’
부처님께서는 받으시고 주원(呪願)을 하시고는 부처님과 성인들이 그 안에 노닐며 계셨나니, 그러므로 가릉죽원(迦陵竹園)이라 하였느니라.”
27. 사리불과 목련을 교화하시는 품[化舍利弗目連品]
부처님께서 아직 마갈국(摩竭國)에 들어가지 않으셨을 때에는 국민들이 풍부하므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서 풍류를 잡으며 언제나 기뻐하기를 폐지하지 아니하고 밤이나 낮이나 재미있게 놀았었는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자 나열기성(羅閱祇城)은 밤낮이 고요하여졌고 경전 외우는 소리만이 왕성하며, 재계(齋戒)하고 경전을 읽으면서 세속의 즐거움을 버리기를 마치 쓰레기 버리듯 하였으며, 오직 부처님만을 존중하여 경전을 듣고 법을 행하며 3보(寶)를 버리지 아니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는 안폐(安陛)라는 사문을 보내어서 다니며 법을 널리 펴서 아직 듣지 못한 이를 깨우치게 하셨는데, 5탁(濁)의 세상에 인심이 거칠고 미혹하여 지극히 참됨을 통달하지 못하는지라, 성에 들어가 밥을 빌되 의복이 가지런하고 위의(威儀)와 예절이 일정한 법에 잘못되지 않으며, 걸음걸이가 편안하고 자상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사람들이 보고서 마음으로 기쁘게 여겼느니라.때에 사리불의 본 이름은 우파체(優波替)였는데 멀리서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하였다.
‘내가 배워 온 지가 오래였지만 일찍이 이런 사문을 본 일이 없다. 의복과 예절이 차분하고 정돈되어서 위의와 예절에 잘못이 없구나. 시험삼아 가서 무슨 도를 받드는가를 물어보리라. 내가 항상 의심한 것에 특이한 들음이 있을 수 있으리라. 자못 미묘한 도로서 반드시 이와 같을 만한 것이 없겠다.’
그리고는 가서 비구에게 물었다.
‘섬기고 계신 도가 무엇이며, 스승은 누구십니까? 원컨대 그 뜻을 들려주소서.’
그러자 비구는 뜻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나의 스승은 삼계에서 높으신 이로서
서른두 가지의 상호가 있으시며
평등하시어 있고 없고를 두시지 않고
12(門)으로 중생을 제도하오.
나의 나이는 너무 어려서
배움의 뿌리가 얕고 적은데
지극히 참되신 여래의
끝없는 업을 어찌 능히 펴리오.
온갖 모든 법의 근본은
인연을 따르고 모두가 본래 없나니
만약 근원에 미칠 수 있으면
비로소 사문이라 이름하리라.
뜻의 뿌리[志根]인 하나의 도의 업은
비고 고요하여서 하는 바가 없으며
정신을 편안하고 고요한 데에 노닐어서
선을 닦으며 그윽함과 부합시키라.
안폐 사문은 대답하였다.
‘내가 섬기는 스승은 수없는 겁으로부터 6도무극(度無極)의 법과 4등(等)과 4은(恩)을 받들어 행하셨으며, 숨김없는 가엾음을 행하고 끝없는 인자함을 받들면서 일체를 제도하려 하여 공을 쌓고 덕을 쌓으심이 칭량할 수 없습니다.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도술천에 계시다가 인간에 내려와서 현재 계시며,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의 부인의 태 안에 계실 때에도 마치 해가 물에 나타나듯 하셨고, 태어나자 일곱 걸음을 걸어가시니 천지가 진동하고 상서로움이 서른두 가지였었는데 몸소 거룩한 이라 일컬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니, 나는 제도하리라.〉제석ㆍ범왕ㆍ사천왕들이 모두 와서 여쭈며 받았고, 아홉의 용이 몸을 씻었나니, 그 덕이야말로 한량이 없습니다.
간략하게 그 요점만 들었거니와 나의 반딧불로써는 찬탄하여 끝까지 다할 수가 없고, 또한 마음과 입으로써 말하거나 생각할 바도 못 되나니, 이는 나의 큰 스승이요, 천상과 인간에서 높으신 이입니다.’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나의 스승은 하늘 중의 하늘이시고
삼계에서 끝없는 높은 이시며
상이 좋고 몸은 한 길 여섯 자요
신통은 마치 허공과 같습니다.
교화하며 가르쳐서 5음(陰) 버리고
12근(根)을 뽑아 끊게 하시며
하늘과 세상의 지위를 탐내지 아니하여
마음이 열리고 법의 문을 깨끗이 합니다.
때에 사리불은 크게 기뻐하며 마치 어둠에서 광명을 보는 듯하면서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예부터 오면서 의심을 품은 것이었습니다. 또 나는 배움을 좋아하여 여덟 살에 스승을 따라서 나이 열여섯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었고, 천하 열여섯의 큰 나라들을 두루 다니면서 스스로 이미 통달하였다고 여겼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특이하고 위없으며 바르고 참된 것을 들어서 나의 본래의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대답하였다.
‘가릉죽원(迦陵竹園)에 계십니다.’그러자 여러 제자들을 거느리고 부처님께 나아가서 발 아래 머리 조아리고 지극히 높은 이께 문안을 드리면서 말하였다.
‘몸은 어리석고 어둠에 떨어져 미혹한 채로 지내오면서 묻고 받지를 못하였나이다. 이제야 비로소 거룩하고 끝없는 큰 도를 받들었사오니, 원컨대 출가함을 허락하시어 비구(比丘)가 될 수 있게 하시며 계율을 받아서 성취하게 하소서.’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비구야, 오너라.’
이와 같이 부르시니,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경전을 말씀하시고 모든 법을 분별하시니, 열두 가지의 근본이 탄연(坦然)하여 뜻이 통달되고 번뇌가 다하며 뜻이 풀리어 집착이 없는 깨달음[無着果]을 얻었느니라.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저에게 같이 배우는 이가 있사온데 세속의 이름은 구율(拘律)이었지만 지금의 이름은 목련(目連)이옵니다.
젊어서부터 서로가 따르면서 언약하기를, 〈지극히 참됨이 있으면 서로 깨우치며 보이기로 하자〉고 하였사온데, 이제 이미 제도를 받았사오나 그는 티끌에 빠져서 아직 뽑혀 나오지 못하였사오니, 높고 거룩한 뜻을 받자와 가서 깨우쳐 보이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바로 마땅한 때인 줄 알고 머뭇거리지 말지니라.’때에 사리불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사직하고 나가서 성에 들어가서는 목련을 찾다가 멀리서 목련이 제자들과 함께 성안의 거리며 마을들을 유행하는 것을 보았느니라.
사리불이 그에게 나아갔더니, 목련은 몸이 바뀌고 의복이 변하여서 평상과 같지 않음을 보고는 그 까닭을 물었다.
‘입은 옷이 변하였는데 무슨 다른 소견이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배우는 사람이란 항상함이 없고 오직 크게 밝음만을 따릅니다. 나는 배운 지혜가 오래이었지마는 큰 성인을 만나지 못하였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위없는 큰 도를 만났으므로, 기쁨이 한량이 없기에 일부러 와서 그대를 찾았으니, 그 도의 맛을 같이하여 겁을 쌓으면서 한없이 계속하십시다.’
목련이 대답하였다.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잘 함께 생각하셔서 하십시다.’사리불은 말하였다.
‘말을 되풀이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와 쫓아 섬기기를 싫어하면 다시 들려주려 하지 않겠습니다. 비유를 들어 말하면 사람이 값지고 아름다운 보시를 한다 합시다. 큰 보배인 여의 명주(如意明珠)와 보배 꽃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이와 반대로 백사(帛祠)를 구하여 구슬을 삼으려 한다면 나로서는 바라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목련은 대답하였다.
‘당신은 지혜가 나보다는 뛰어났으므로 언제나 형으로서 그대를 섬겼습니다. 반드시 잘못됨이 없으리다. 곧 뜻을 같이하여 나를 데리고 가서 가르침을 받고 지극히 높으신 이께 머리 조아리게 하여야 하리라.’때에 사리불과 목련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물러나서 한쪽에 앉아 손을 깍지끼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시고 살피는 것을 등져서 티끌 속에 빠져 있다가 이제야 받들어 뵙겠나이다. 원컨대 사문이 되어서 법률을 묻고 받겠나이다.’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좋도다.’
곧 물병과 사슴의 옷이며 지팡이 등 도구들을 버리자, 부처님께서, ‘비구야, 오너라’라고 부르시니,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는데, 그를 위하여 바른 진리를 말씀하시니,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어 할 일을 다 마치고 집착이 없는 깨달음을 이루었느니라.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두 사람은 지나간 세상에 나를 공양하면서 나의 도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려 좌우에 모시겠노라고 맹세를 한지라 이제야 비로소 서로 만나게 되었다.’
본래 천의 제자가 있는 데에 사리불과 목련에서 얻은 250인과 합쳐서 1천250비구가 되었나니, 한꺼번에 제도하였느니라.때에 왕은 멀리서 아들이 부처님 도를 얻음을 들은 지가 벌써 6년이나 되었으므로 부처님을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애타게 보고 싶어하였느니라.
우다야(優陀耶)라고 하는 한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총명하고 슬기로웠으며 본래 보살을 모시면서 언제나 그 뜻에 맞앚었는지라, 왕은 우다야에게 말하였다.
‘가서 부처님을 청하여 맞이하면서 문안하기를, 〈이별하고 만나지 못한 지가 벌써 12년이다. 밤이나 낮이나 근심 걱정으로 그 마음을 놓지 못한다. 생각건대 한 번이라도 서로가 만나보면 다시 살아날 것 같구나〉고 하십시오.’우다야는 본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자세히 왕의 뜻을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우다야가 부처님을 뵈었더니, 여러 하늘들과 제석천이며 범왕이 돌아와서 예배하며 일체가 명령을 받드는지라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출가하여 사문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야, 오너라.’
그러자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며 문득 사문이 되면서 아라한의 도를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때에 제도하셨고, 그밖에 전후로 도를 얻은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느니라.부처님께서는 생각하셨다.
‘본래 부왕과 언약하면서 〈부처님 도를 얻고서는 나라에 돌아와서 부모님을 제도하겠습니다〉고 하였으니, 이제 바로 돌아가야겠구나. 만일 나라에 돌아가서 감동한 바가 없으면 일에 마땅하지 못할 뿐더러 교화되는 바가 매우 적으리라. 먼저 신족(神足) 있는 제자인 비구 우다야를 파견하여 가서 신족을 나타내 보이면서 부처가 가려 한다는 것을 알리고, 이에 도의 높음을 알리면 모두가 함께 간절히 우러르고 도의 마음을 일으키리니, 제도(濟度)하는 바가 매우 많으리라.’
28. 우다야품(優陀耶品)
그때 세존께서는 우다야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본래 집을 떠나면서 부모님에게 맹세하기를, 〈만약 부처의 도를 얻으면 돌아와서 부모님을 제도하겠습니다〉고 하였었는데, 지금 이미 부처의 도와 덕을 얻어서 이루었으므로 반드시 나라로 돌아가서 본래의 맹세를 어기지 않아야겠구나. 너는 신족으로써 허공을 걸어가서 그 신통 변화를 나투어라. 그리하면 나의 몸이 이미 큰 도를 이룬 것과 같이 여기어 〈제자가 오히려 그러하거든, 하물며 부처님의 거룩한 덕이겠느냐. 높고 뛰어나서 한량없으리라〉고 하리니, 그제야 비로소 믿고 받으리라.’우다야는 분부를 받고 신족으로 날아 허공을 지나가서 본국 가유라위(迦維羅衛)에 도착하여 성 위의 허공에서 수없는 변화를 나타내되, 몸 위로 물을 내고 몸 아래로 불을 내면서도 물이 몸에 젖지 않고 불에 데지도 않았으며, 일곱 번 나타났다가 일곱 번을 없어지는데 동쪽에서부터 땅으로 들어가서 서쪽에서 나오고, 서쪽에서 없어져서 동쪽에서 나오며, 남쪽에서 없어져서 북쪽에서 나오고, 북쪽에서 없어져서 남쪽에서 나왔으며, 공중 다니기를 마치 새와 같이 하고, 땅에 들어감을 마치 물과 같이 하며, 물을 밟는 것을 마치 땅과 같이 하였나니, 왕과 신하며 백성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므로 이에 도의 높음을 알리고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본래 행하신 바는
나고 죽음의 끝없는 변화를 따르면서
언제나 기고 나는 무리들을 가엾이 여겨
한량없는 겁 동안을 부지런히 애쓰셨소.
때에 부처나무 아래에 앉아서
본래에 지녔던 원을 이뤘으므로
기뻐하며 설법을 들어야 하리니
자주 뵙고 듣게 되기 어렵습니다.
마침 부처님 도 이루실 적에
곧 악마의 권속들을 항복시키셨으며
나고 죽는 근본을 무너뜨리고
애욕을 녹여서 남음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본래의 나신 땅을 생각하여
친척을 뵈려고 마음 잡수셨나니
이제야 들으시오, 왕 두단(頭檀)이여,
말씀하신 바가 매우 슬프시더이다.
비구의 이름은 우다야이며
용모와 성품이 사람을 능히 기쁘게 할 만한데
부처님께서는 심부름으로 가게 하셔서
꼭 소식을 전하고 오게 하셨습니다.
돌아가 부왕의 나라에 들어가고
들어가선 부처님의 뜻을 말하되
이제 왕의 태자께서 회고하면서
궁중으로 돌아오려 한다 하셨습니다.
우다야는 부처님의 분부를 듣고
곧 듣고 받아 받들어 행하여
그 때에 부처님 앞에서
변화하여 그 지형(地形)을 따라갔었네.
그 몸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가
신족으로 와서는 성에 들어가
이에 대왕이 계신 궁전의
부왕의 자리 앞에 도착하였네.
비구 우다야는
나아가서 두단왕(頭檀王)을 기쁘게 하였으며
여러 가지를 변화하면서
부왕의 궁전에서 솟아올랐네.
깨끗하기가 마치 연꽃의
진흙과 먼지가 묻지 않음 같았나니
부왕은 보고 두려워하면서
곧 묻기를 이것 무슨 신령인가.
혹은 천신(天神)일까, 땅의 신령[地祗]일까?
땅에서 솟아나니 어찌 그리 괴이한고?
이런 형상 짓는 이의 성명은 누구시며
본래 어디서 오게 되셨소?
원컨대 나의 뜻을 열어 주시어
마음에 맺힌 의심 풀리게 하시오.
나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찍이 이런 변을 보지 못했소.
태자는 본래 나라를 버리고
도를 구하여 중생을 제도하며
수없는 겁 동안을 그리며 애쓰다가
이제야 비로소 이루게 됐습니다.
이제 왕께서는 두려워하지 마시고
또한 뜻을 너그러이 하여 기뻐하소서.
나는 뭇 악을 무너뜨리고
왕을 위한 태자의 심부름꾼입니다.
왕은 태자의 문안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를 별이 떨어지듯 하면서
그 뒤로 12년 만에
비로소 실달(悉達)의 소식을 들었소.
이제야 길상(吉祥)으로부터 이르렀으니
생각건대 깨어나서 다시 살아난 듯하오.
태자는 나라의 왕위를 버리고서
도를 이루어 명호는 무엇입니까?
나라를 나가서 6년 동안 앉으시어
정진하여 실제로 부처님이 되셨나니
명호는 하늘 중의 하늘이시며
삼계에서 높으시어 첫째이십니다.
본시 내 나라에 있을 적에는
그를 위해 뭇 보배의 궁전을 만들어서
새기며 여러 가지로 아름답게 꾸몄는데
지금은 집이 어떠합니까?
우다야는 대답하여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참되고 바르고 미묘하여
언제나 나무 아래 앉아 계시나
하늘들이 와서는 귀의합니다.
내 아들이 궁중에 있을 때에는
자리는 분홍빛 천으로 깔았었으며
모두가 비단으로 수를 놓았고
부드럽고 광택(光澤)이 있었습니다.
용의 아내가 보배의 평상을 바쳤고
천제석이 가사를 바쳤지만
좋은 옷이라고 기뻐하지 않았으며
그 마음은 더하거나 덜함이 없으셨습니다.
나라에 있을 제는 좋고 맛난 음식이며
맛있는 찬으로 그의 맛을 더했는데
지금 먹고 있는 음식으로서
몸을 편히 하는 것은 어떠한 종류시오?
발우를 가지시고 걸식을 하시는데
중생을 복되게 함은 거칠거나 고움이 없으며
보시하는 집에는 주원(呪願)을 하시어
세상마다 편안하고 고요하게 하십니다.
실달(悉達)이 누워 잠을 잘 때에는
감히 망령되게 불러 깨우지 아니하고
거문고를 뜯으며 노래 소리 내어서
그런 뒤에 깨어서 일어나게 했습니다.
여래는 삼매의 선정으로써
밤과 낮에 잠자거나 깨어남이 없으시며
제석과 범왕이 와서 권고를 하여
다 나타나서 머리 조아리며 받자옵니다.
집에서는 여러 가지 향으로 목욕하고
여러 가지의 향내가 났으며
향기로움이 집안에 두루하였었는데
지금은 어떠한 향을 쓰십니까?
여덟 가지 해탈[八解]과 세 해탈문[三脫門]으로
목욕하여 마음의 때를 없애며
그 마음 깨끗하기 허공과 같아서
널리 편안하여 걱정 근심 없습니다.
실달이 집에 있을 때에는
여러 가지의 섞인 향을 찧었으므로
그 옷에 향기가 자오록하여
깨끗하고 때와 장애가 없었습니다.
계(戒)ㆍ정(定)ㆍ혜(慧)와 해탈과 도지견(度知見)으로
도덕의 향을 삼기 때문에
여덟 가지 어려운 곳에 자오록하고[熏]
한없는 세상마다 시방을 제도하십니다.
네 가지의 좋은 평상 자리는
여러 가지 보배로써 이루어지고
겹겹으로 여러 가지 제구[具]를 깔아
그 위에서 눕고 일어났습니다.
4선(禪)으로 평상과 자리를 삼아
뜻이 안정되어 어지러움 없으며
깨끗하기 마치 연꽃에
더러운 진흙 물이 붙지 않음 같습니다.
궁중에 있을 제는 수없는 병사와
여러 신하들이 자며 호위하였고
좌우에서 언제나 부축하고 지키면서
눈으로 더러움을 보지 않았습니다.
여러 제자들이 함께 있으면
1,250인이며
보살은 헤아릴 수 없는 수이어서
모두 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합니다.
본래 집에 있으면서 출가하지 않았을 젠
네 가지의 좋은 수레가 있었으며
코끼리ㆍ말ㆍ소와 양 수레를 타거나 도보로
유행(遊行)하면서 사방을 구경했습니다.
5신통으로 참마(驂馬) 수레를 삼고
꿰뚫어보며 사무치게 듣고 날면서
근본을 보고 중생들의 마음을 보며
노닐고 살피면서 생사를 건지십니다.
태자가 나들이에 나아갔다 돌아올 젠
당기[幢]와 모기(旄旗)며 깃으로 꾸미고 새겨서
앞과 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며
저마다 무기들을 가졌습니다.
4등(等)인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며
은혜와 어짊과 사랑함과 경사로써
뭇 액난을 널리 덮으시어서
그것으로 중생들을 꾸미십니다.
나아갈 땐 여러 가지 풍악을 잡혀
종을 치기도 하고 북을 울리므로
구경꾼이 모두 길을 막아서
앞뒤에서 서로가 용납하지도 못하였소.
나무 아래의 바라나(波羅奈)에서
죽음이 없는 북을 치고 울리어
구린(拘鄰) 등이 도를 얻었으며
8만 4천의 하늘들과
아흔여섯 가지의 외도가 항복하고
그 음성 삼천계에 들리매
중생들이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묻고 받아 마음이 모두 밝아졌습니다.
거느리고 있는 것은 무슨 국토며
인민들은 많습니까, 혹은 적습니까?
교화된 이가 몇 사람이 있으며
모두가 돌아와서 복종합니까?
삼천대천세계를 거느리고 계시어
중생들을 가르치고 교화하심이
시방에서 칭량할 수 없으며
제도 받지 않는 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라에 있을 제는 바른 법을 생각하여
나를 도우면서 만백성 다스렸고
동작에 예절을 따라서 가르쳤으므로
가르침과 알림을 받지 않는 이 없었소.
부처님께서는 공과 본래 없음 알아서
4전도(顚倒)를 버리셨기에
돌아와서 복종하지 않는 이가 없으며
정신이 고요하며 무위(無爲)의 업(業)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에서 당할 이가 없고
널리 갖추어서 두루 통달하셨거늘
당신 말은 어찌 반대가 아니겠소?
일체가 모두 저절로 귀의합니다.
바로 천하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그 한 사람에게 머리가 여럿이며
머리 하나에 여럿의 혀가 있고
그 혀가 수없는 뜻을 해설한다고 하면
항하 모래만큼의 사람들을 한데 모아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다 하여도
항하 모래만큼의 겁 동안에 다 펴지 못하거든
하물며 나 반딧불과 촛불의 광명이겠소?
왕은 듣고 더욱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십니다. 아이(阿夷)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장차 오신다 하십니까? 어느 날에 도착되겠습니까?’
우다야는 대답하였다.
‘7일 이후에 도착하실 것입니다.’왕은 크게 뛸 듯이 기뻐하면서 곧 뭇 신하와 나라 안의 온 백성들에게 신칙하였다.
‘나는 나가서 부처님을 맞이할 터이니 인도하고 따르는 위의를 전륜왕의 법으로 하라. 평평하게 도로를 다스리고 소제하여 깨끗하게 하고, 향의 즙을 땅에 뿌리며, 비단 번기를 화려하게 달고, 당기ㆍ일산을 세워서 나라 안에 두루하게 하며, 그 다스리는 바 빛남과 장식이 마땅할 대로 다하고, 천 수레, 만의 말로써 40리까지 나아가 부처님을 받들어 마중하며 머리 조아리고 귀명하게 하여라.’우다야는 나아가서 왕에게 알렸다.
‘본래 부처님의 분부를 받자와 명을 받들어 왕을 뵙고 그 뜻을 말씀드렸으므로 이제는 돌아가서 복명하겠으며, 왕의 뜻을 전달하되, 허전함이 한량없었고 지극히 높은 이께 머리 조아려 법을 받겠으며, 아울러 온 백성을 교화하여 모두가 복과 경사를 입으려 하신다고 하겠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바로 마땅한 때인 줄 아시고, 다시는 지체하지 마십시오.’그때 우다야는 돌아와서 부처님께 나아가 발 아래 머리 조아리고 왕의 뜻을 아뢰었다.
‘세존과 모든 제자들은 지금부터 7일이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셔야 하겠나이다. 왕과 신민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 없었으며, 이별한 지 오랜 동안에 밤낮으로 생각을 하며 음식이 달지가 않고 잠도 자지 못하면서 허전한 오랜 세월에 날을 세고 때를 헤아리며 세존께서 이르시기를 기다렸다 하옵니다.’
이미 7일이 다가왔으므로 때에 큰 성인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일 출발하여 가유라위에 이르러서 부왕을 뵈어야 하겠으니, 모두가 엄히 의복을 정돈하고 발우를 지닐지니라.’범왕과 제석천과 사천왕이 부처님께서 나라에 돌아가신다 함을 듣고 모두 와서 모시고 전송하는데, 하늘은 향의 즙을 비처럼 내리고 꽃을 흩고 향을 지피며 여러 당기와 일산을 세우고는 사천왕과 여러 하늘들이 모두 앞에서 인도하고, 범왕은 오른편에서 모시고, 제석은 왼편에서 모시고, 여러 비구들은 모두 부처님의 뒤를 따랐느니라.여러 하늘ㆍ용ㆍ신들은 꽃과 향과 풍악으로 따르며 위에서 모시고 가는데, 부처님께서는 마침 길을 나아가시자 먼저 서응(瑞應)을 나타내시되,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백 년 된 마른 나무에서 모두 꽃과 열매가 생기고, 여러 바짝 마른 시내에서는 저절로 샘물이 솟아 나오게 하셨는데, 왕은 이 상서를 보고 부처님께서 벌써 오신 줄 알고, 곧 여러 석종(釋種) 대신과 백관들에게 칙명하여서 모두가 가서 부처님께 나아가 꽃을 흩고 향을 사르며, 여러 당기ㆍ번기를 세우고 뭇 풍류를 잡히면서 모두 나가서 부처님을 맞이하게 하였느니라.왕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대중에 계심을 보았더니,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았고, 해가 처음 돋아서 밝은 아침을 비추는 것과 같았고, 나무와 꽃이 무성하고 향기가 왕성한 것과 같았으며, 큰 몸의 한 길 여섯 자며 상호로 꾸민 몸의 빛남이 마치 금산(金山)과 같았으므로, 왕은 보고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나아가 발 아래 머리 조아리며 말하였다.
‘이별한 지 오랫만에 이제야 서로 만났도다.’대신과 백관들도 모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곧 돌아가며 성을 들어가는데, 발이 문지방을 밟자 땅이 크게 진동하며 하늘에서는 뭇 꽃을 비처럼 내렸고 악기는 저절로 올렸으며, 소경은 보게 되었고 귀머거리는 듣게 되었고, 앉은뱅이는 걷게 되었고 병든 이는 낫게 되었고, 벙어리가 말하게 되었고 미치광이는 올바르게 되었고, 곱사등이는 펴게 되었고 독을 입은 이는 독이 퍼지지 아니하였고, 온갖 날짐승ㆍ길짐승들이 서로 어울려서 기뻐하며 부르짖고 부녀들의 구슬 고리가 서로 부딪쳐서 소리가 났느니라.그럴 때에 이런 변화를 보고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고, 잃어버렸던 보배와 감추어졌던 것이 저절로 나와서 안에 진기한 것으로 가득 찼으며, 다른 마음을 품었던 이들도 모두 다 화목하여지고 평등한 마음으로 손을 깍지끼며 저절로 부처님께 귀명하였으며, 여러 축생들도 그 광택을 입어서 모두 하늘에 나게 되었고, 아이 밴 여인들은 이 광명을 입어서 고통을 아주 적게 받으면서 모두가 아이를 낳게 되었으며, 단정하고 예쁘며 곱고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이 녹아져서 다시는 번뇌가 없었으며, 차츰차츰 서로가 보기를 아버지와 같이 어머니와 같이 형과 같이 아우와 같이 아들과 같이 제 몸과 같이 여겼으며, 지옥은 쉬어 버렸고 아귀는 배가 불러서 빛을 찾아 와 닿아서는 세존께 귀명하며 모두가 도의 뜻을 내었느니라.왕이 부처님을 보매, 큰 몸의 한 길 여섯 자에 상호가 빛나고 밝았으며, 몸의 자금 빛깔에 모든 감관이 고요히 안정되어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았고, 빛나기가 금산(金山)과 같았으며, 천제석과 범왕이며 사천왕이 받들었으며, 여러 범지들을 보았더니 오랫동안 산중에 있으면서 몸과 형상을 쪼이고 드러내어 해에 타고 바람에 나부끼고 하여 몸이 검고 야위었는데, 부처님 곁에 모시고 있자 마치 검은 까마귀들이 자금산에 있는 것과 같아서 부처님의 큰 덕을 나타내어 일체를 기쁘게 할 수가 없는지라, 곧 나라 안의 여러 뛰어난 종성이며 석종(釋種)에게 칙명하여 단정하고 곱고 예쁘며 얼굴 모습이 특이한 이들 5백 인을 선출하여 사문을 만들어서 부처님의 좌우를 모시게 하였으므로, 마치 봉황이 수미산에 있는 것과 같았고, 마니주(摩尼珠)가 수정 그릇에 놓인 것과 같았느니라.때에 부처님의 아우 난타(難陀)는 역시 스님이 되려고 와서 아직은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지는 않았는데, 때에 난타의 전감(典監)으로 있었던 이가 머리 깎는 이로서 있다가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렵고, 부처님의 세상은 만나기 어렵고, 밝은 시절은 만나기가 어렵나이다. 이제 우리의 장부와 여러 높은 이들은 도를 알고 지극히 높아서 한량할 수 없으며, 세상의 영화를 사모하지 아니하고 높은 지위를 버리어 수행하는 사문이 되었사옵니다. 이제 저의 작은 절개와 못난이로서는 미칠 수도 없거늘 무엇을 탐내고 즐기겠으며, 떠나가서 도를 닦지 않겠나이까. 오직 부처님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3도(塗)를 구제하고 티끌에 빠져 있는 것을 뽑으시어 사문이 되게 하소서.’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부처님께서 때에 문득 ‘비구야, 오너라’ 하고 부르시니, 머리카락이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면서 사문이 되었으므로, 여러 사문들에게 절하고 그대로 차례를 따라 앉았느니라.
난타는 그 뒤에 사문이 되어 차례로 절을 하다가 이 사문에게 와서는 서서 절을 하지 않으면서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우리 집의 종이었으니 절을 할 수는 없구나.’부처님께서는 아시고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법은 크게 통한지라, 배움의 앞과 뒤를 들을지언정 높고 낮은 데에 있지 아니하나니, 마치 큰 바다가 1만의 시내와 네 개의 흐름을 온통 받아들이되 더럽거나 흙탕물을 피하지 아니함과 같으니라. 마음을 붙잡되 땅과 같이 하라. 4대(大)는 모두가 같아서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의 안과 밖이 다름이 없으며, 그 정신은 비어서 깨끗하거늘 이름을 지어서 붙인 것이니, 잘난 체함을 버리고 법으로써 스스로를 도와야 비로소 먼저의 성인들의 끝없는 도의 가르침에 응하리라.’때에 난타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간절하고 지극함을 보고 어쩔 수 없는지라 본래 없음을 깨달아 알고 잘난 체함을 버리며 뜻을 낮추어 예배를 하자 하늘과 땅이 크게 진동하였으므로 대중의 모임에서 모두가 감탄하여 말하였다.
‘장하도다, 도를 닦는 평등한 마음이여. 스스로 떠받듦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니, 천지가 감응하여 그대를 위하여 크게 진동하도다.’
이렇게 제정된 법을 따라서 배움이 먼저면 어른이 되고 배움이 나중이면 아랫사람으로 됨이 법에 떳떳함이니, 저마다 원망할 것도 없고 다툴 것도 없느니라.때에 부처님께서는 궁중에 들어가 전각 위에 앉으셨는데, 왕과 신하며 백성들은 날마다 갖가지 맛있는 음식으로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서는 경전의 법을 말씀하시어 제도하신 바가 한량없었느니라.
구이(俱夷)는 라운(羅云)을 데리고 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쳐다보며 문안하였다.
‘오랫동안 모시고 돌봐드리지 못하였고 공양을 드리지 못하였나이다.’때에 왕과 권속들은 모두가 깊은 의심을 품었다.
‘태자께서 나라를 버리신 지가 12년인데, 어디서 아이를 배었고 아들 라운을 낳았을까?’
부처님께서는 부왕에게 말씀하시고, 여러 신하들에게 알리셨다.
‘구이야말로 절개를 지켰으며, 곧고 깨끗하여 흠이 없습니다. 만일 왕께서 믿지 않으신다면 이제 증거를 나타내겠습니다.’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을 변화시켜 모두 부처님과 같게 하셨으므로, 상호와 광명이 똑같아서 차이가 없었느니라.때에 라운은 그 나이 일곱 살이었는데, 구이는 곧 손가락에 낀 가락지를 라운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바로 너의 아버님의 것이다. 이것을 가져다 드려라.’
라운은 그 때에 똑바로 부처님께 나아가서 가락지를 세존께 드렸으므로 왕과 뭇 신하들은 모두 다 뛸 듯이 기뻐하면서 찬탄하였다.
‘장하구나. 소견(所見)이 한량없는 참 부처님의 아들이로다.’부처님께서는 부왕과 여러 신하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으로부터 이후에는 다시는 의심을 품지 마십시오. 이는 나의 틀림없는 아들입니다. 나를 반연하여 화(化)하여 난 것이므로 구이를 허물하지 마십시오.’왕은 도의 증과(證果)를 얻었고, 구이는 계율을 받아서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았으며, 궁인 대소들은 모두 다 계율의 법을 받아서 한 달에 여섯 번의 재계(齋戒)와 1년에 석 달의 재계[三長齋日]를 받들어 지니되 게으르지 아니하였으며, 나라 안이 맑고 편안하여 바람과 비가 철에 알맞았고, 때가 차례를 넘지 아니하여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백성은 자기 자리에서 편안하고 온갖 나라의 백성들은 모두 와서 경사를 축하하며 도덕은 한층 더 성하여 마치 초승달과 같았느니라.
29. 부처님을 찬탄하는 품[歎佛品]
이에 세존께서는, 신묘천(神妙天)과 대신묘천(大神妙天)ㆍ환예천(歡豫天)ㆍ가환천(加歡天)ㆍ전단천(旃檀天)ㆍ대열천(大悅天)ㆍ적연천(寂然天)ㆍ적률천(寂聿天) 등 이러한 여덟 정거(淨居)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큰 모임을 가져서 법 바퀴를 굴리는 것은 일체를 위하며 시방을 구제함에서이니, 폐지하거나 끊어지지 않게 하라. 중생의 뜻을 열어 주고 경전을 천하에 펴야 비로소 부처님의 은혜를 갚느니라.’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대신묘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이 경전의 이름은 『보요대방등경(普曜大方等經)』인데 모든 보살의 힘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니,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하게 모두가 다 듣게 하라. 경전이 있는 곳이면 빛이 나지 않음이 없으리라.
부처 스스로가 선언하노니, 속히 받고 지녀서 읽고 외울 것이요, 바로 부처의 법의 눈이므로 널리 유포시킬지니라.만약 보살의 배움에서 이 경전의 법을 들으면 그 마음이 굳건하고 강하여 힘써 나아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받들어 행하며 최정각(最正覺)이 될 것이며, 만약 어떤 중생으로서 미묘함을 즐기는 이면 대승(大乘)의 법에 머물러 마음과 생각에 의심이 없고 악마의 그물을 항복 받으며, 모두 읽고 외운 뒤에는 반드시 크게 거룩함을 얻게 되어 여러 외도와 다른 학문에서 그 짬을 얻지 못하며, 배움의 미묘함을 권하고 도와서 큰 덕이 근본을 이루어 대승(大乘)에 이를 것이니라.만약 어떤 어진 사람이 이 『보요경』 설함을 들으면 손을 깍지끼고 저절로 귀의하며 바로 여덟 가지 게으름[八事懈怠]의 근본을 버리고 여덟 가지 공훈을 이루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공훈이냐 하면, 첫째 단정하고 좋은 빛깔을 얻음이요, 둘째 힘이 세고 왕성함을 얻음이요, 셋째 권속들이 더욱 흥성함을 얻음이요, 넷째 변재가 한량없음을 얻음이요, 다섯째 배워서 빨리 출가하게 됨이요, 여섯째 하는 일이 깨끗함이요, 일곱째 삼매의 정(定)을 얻음이요, 여덟째 지혜가 밝게 되어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공덕이니라.만약 어떤 사람이 법사가 되어서 자리를 깔고 이 경전을 외우면 장차 여덟 가지의 자리를 얻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자리냐 하면, 첫째 장자(長者)의 자리를 얻음이요, 둘째 전륜왕(轉輪王)의 자리를 얻음이요, 셋째 천제석의 자리를 얻음이요, 넷째 자재천(自在天)의 자리를 얻음이요, 다섯째 대범천(大梵天)의 자리를 얻음이요, 여섯째 보살의 자리를 얻음이요, 일곱째 여래의 자리를 얻음이며, 여덟째 법 바퀴를 굴리어 일체를 제도 해탈하는 자리를 얻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의 자리니라.만약 어떤 법사가 이 법을 널리 펴면서 ‘장하구나’라고 찬탄하면, 장차 여덟 가지의 깨끗한 행을 얻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깨끗한 행이냐 하면, 첫째 말과 행동이 서로 응하여 잘못되는 바가 없음이요, 둘째 입에서 하는 말이 지극히 정성되어서 허망함이 없음이요, 셋째 대중의 모임에 있으면서 진리로써 하고 속임이 없음이요, 넷째 말을 하면 사람들이 믿고 버리거나 멀리하지 않음이요, 다섯째 하는 말이 부드럽고 처음부터 거칠거나 사나움이 없음이요, 여섯째 그 소리가 청아하고 화창하여 마치 난새와 같음이요, 일곱째 몸과 마음이 때를 따르고 음성이 범(梵)과 같아서 모임 안의 사람들이 들으면 묻고 받지 아니함이 없음이며, 여덟째 음향이 부처님과 같아서 중생의 마음을 좋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의 깨끗한 행이니라.만약 이 『보요경(普曜經)』을 써서 책을 만들거나 경전을 아까워하지 아니하고 마음에 시새움을 품지 아니하면, 뭇 사람들이 찬탄할 것이요, 서른네 가지의 행과 이름과 덕이 널리 퍼지리라.만약 이 경전을 배우게 되면 여덟 가지 큰 갈무리[八大藏]를 얻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큰 갈무리냐 하면, 첫째 뜻 갈무리[意藏]를 얻어서 일찍이 잊어버리는 일이 없으며, 둘째 마음 갈무리[心藏]를 얻게 되어 경전의 법을 알고 분별하지 못하는 바가 없으며, 셋째 오고감의 갈무리[往來藏]를 얻어서 널리 일체 모든 부처님들의 경법을 알며, 넷째 총지 갈무리[總持藏]를 얻어서 온갖 듣는 것이면 모두 알고 기억할 수 있으며, 다섯째 변재 갈무리[辯才藏]를 얻어서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경전을 널리 펴면 모두가 기뻐하여 받으며, 여섯째 법 갈무리[法藏]를 얻어서 바른 법을 보호하며, 일곱째 뜻대로 되는 법 갈무리[隨意法藏]를 얻어서 일찍이 3보(寶) 법의 가르침을 끊어지게 하는 일이 없으며, 여덟째 받들어 행하는 법 갈무리[奉行法藏]를 얻어서 곧 생멸 없는 법의 지혜[無生法忍]를 얻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큰 법의 갈무리이니라.만약 이 『보요경』을 받들어서 읽고 외우며 받아 지니면 여덟 가지 업[業]을 갖추게 되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업이냐 하면, 첫째 보시의 업[施業]이니 아끼거나 시새워하는 마음이 없으며, 둘째 계율의 업[戒業]이니 모든 소원을 완전히 갖추며, 셋째 들음의 업[聞業]이니 지혜가 합쳐지고 모여 아유안(阿惟顏: 灌頂住)에 이르며, 넷째 고요함의 업[寂業]이니 온갖 정의(定意)ㆍ정수(正受)에 부지런하며, 다섯째 봄의 업[見業]이니 3달지(達知)를 모두 갖추어 볼 수 있으며, 여섯째 복의 업[福業]이니 상호를 갖추어서 부처님의 나라를 가르치며, 일곱째 지혜의 업[慧業]이니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하고 병을 따라 약을 주며, 여덟째 크게 가엾이 여기는 업[大哀業]이니 시방을 위하여 뭇 덕의 근본을 심되 게을리 함이 없는 것이니라.이 보요법을 받아 지니면서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일체 중생들을 모두 이 법에 미치게 하리라〉고 하는, 이 덕의 근본 때문에 다시 여덟 가지의 큰 복을 얻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 큰 복이냐 하면, 첫째 전륜성왕으로서 큰 복덕을 이루어 보기를 끝없이 하며 돈독한 믿음을 이룩함이요, 둘째 사천왕이 될 수 있음이요, 셋째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될 수 있음이요, 넷째 염천왕(炎天王)이 될 수 있음이요, 다섯째 도술천자(兜術天子)가 될 수 있음이요, 여섯째 무교락천(無憍樂天)이 될 수 있음이요, 일곱째 화자재천(化自在天)이 될 수 있음이며, 여덟째 여래가 될 수 있어서 모든 선하지 못한 법을 끊고 모든 선의 근본을 완전히 갖추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큰 복이니라.또 이 『보요경』을 받드는 이거나 지극한 마음에서 귀로 듣고 뜻에 새기면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마음을 얻느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마음이냐 하면, 첫째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행하고 성냄을 녹여 없애는 것이며, 둘째 언제나 가엾이 여김을 행하여 뭇 환난과 해독을 없애는 것이며, 셋째 언제나 기뻐함을 행하여 모든 즐겁지 못한 것을 없애는 것이며, 넷째 언제나 보호함을 행하여 모든 맺혀 있는 것을 없애는 것이며, 다섯째 4선(禪)의 행을 닦아서 욕계에 있으면서도 자재함을 얻는 것이며, 여섯째 4무색정(無色定)을 행하여 자유 자재함을 얻는 것이며, 일곱째 5신통을 얻어서 모든 부처님 국토에 노닐고 모든 거리낌과 뭇 번뇌[蓋]의 환난을 없애는 것이며, 여덟째 용맹스럽게 항복시키는 정의(定意)를 얻어서 삼계에서 독보적인 것이 되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마음이니라.’
30. 부탁하며 맡기는 품[囑累品]
그때 세존께서는 현자(賢者) 대가섭(大迦葉)과 현자 아난(阿難)과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수없는 겁으로부터 이 법을 따라 익혀서 비로소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었는데 너희들에게 맡기며 부탁하노니, 손으로 서로 넘겨주면서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널리 사람들에게 말하여라.’때에 세존께서는 이 법을 널리 알리고 시방에 두루 퍼지게 하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부처의 눈으로 보게 되는 중생들을
다 나한(羅漢)을 얻어 사리불[身子]과 같게 하고
억천의 겁 동안 공양하거나
이에 다시 더하여 항하 모래만큼하며
더욱 또 벽지불을 공양한다 하더라도
만약 하루 동안 이 경전을 받드는
이 공덕과 비교하면 그것보다 뛰어나서
그 아라한(阿羅漢) 정도로는 견줄 거리가 못 되느니라.
일체 중생들을 연각(緣覺)이 되게 하고
억천의 겁 동안
음식과 의복과 평상ㆍ침구와
찧은 향ㆍ섞인 향과 이름 있는 꽃 등을 공양한다 하더라도
만약 한마음으로 열 손가락 깍지끼고
평등심으로 스스로 한 여래께 귀의하여
입으로 나무불(南無佛) 하고 소리를 내면
이 공덕과 복이 가장 위가 되느니라.
일체 중생들을 모두 부처가 되게 하고
의복과 음식과 평상과 침구며
찧은 향ㆍ섞인 향과 이름 있는 꽃을
백 겁 동안 공양하는 이가 있거나
바른 법을 기울이어 위태하려 할 적에
그 몸을 버려 몸소 목숨 던진다 하더라도
하루의 언제나 밤과 낮 동안에
이 법을 지키는 이면 반드시 그것보다 뛰어나리라.
시방의 부처님과 그리고 연각과
성문들을 받들어 섬긴다 하더라도
이 도의 마음에 굳건하여서
이 경전 받으면 모든 법의 왕이요
온갖 경전에서 이 도가 진리니라.
모든 여래가 항하 모래만큼인데
그 여래를 공양하고 받들어 섬긴다 하더라도
만약 손수 이 경전을 얻는 이가 있으면
그 큰 말 재주는 짝할 이 없어서
한 구절의 분별에도 억 겁까지 이르며
지혜와 바른 이치는 손상됨이 없으리라.
만약 이 경전을 남에게 연설하면
길잡이로서의 지혜인 끝과 밑이 없는 것으로
헤아려도 같을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
마치 강과 바다가 그지없음 같나니
이 법을 듣는 이도 그와 똑같으리라.
부처님께서는 현자 가섭과 아난과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거듭 서로에게 부탁하고 맡기노니, 받아서 지니고 외우고 배워서 널리 퍼지게 하여 그 같이 배우는 이와 시방의 사람들에게 보여서 모두가 제도를 받게 하고 끊어지지 않게 하며, 차츰차츰 서로가 이루어서 지체하지 말고 3보가 끊어지지 않게 하여야 비로소 부처님의 은혜를 갚으리라.’”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대신묘 천자와 정거천자ㆍ미륵보살ㆍ현겁(賢劫)의 보살들과 대가섭과 여러 큰 제자들이며,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揵沓和)ㆍ아수륜(阿須倫)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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