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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088 불설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佛說大乘入諸佛境界智光明莊嚴經) 1권

by Kay/케이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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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佛說大乘入諸佛境界智光明莊嚴經) 1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어제(御帝)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大乘入諸佛境界智光明莊嚴經) 제1권


서천(西天) 역경(譯經)삼장 조산대부(朝散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전범(傳梵)대사 사자(賜紫)사문 신 법호(法護) 등 한역
변각성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 취봉산(鷲峰山) 반월묘봉(半月妙峰) 법계전(法界殿)에서 큰 필추(苾芻:比丘) 2만 5천 인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다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가 다하여 모든 번뇌를 떠났으며, 마음이 잘 해탈하였고, 슬기도 잘 해탈하여 큰 용왕과 같았다.
모든 할 일을 다 닦아 마치고 무거운 짐을 버리고 제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유결(有結)을 없애어 마음 지혜가 해탈하고 모든 마음이 자재하여 저쪽 언덕에 이르렀으니,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 열여덟 대성문(大聲聞)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 720만
구지(俱胝) 나유다(那庾多)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그들 이름은 묘길살(妙吉祥) 동진(童眞) 보살마하살ㆍ재길상(財吉祥) 보살마하살ㆍ각길상(覺吉祥) 보살마하살ㆍ약왕(藥王) 보살마하살ㆍ약상(藥上) 보살마하살 등이었다.
이들은 다 불퇴전(不退轉)의 법륜을 잘 굴렸고, 다 보적방광정법(寶積方廣正法)에 대해 잘 물었으며, 법운지(法雲地)에 머물면서 그 슬기가 높고 넓어 마치 수미산(須彌山)과 같았다.
모든 법의 공함과 모양 없음과 소원 없음과 남이 없음과 일어남이 없음과 성품이 없음과 밝게 비춤의 광대함과 매우 깊은 법의 이치와 좋은 위의의 도를 잘 관찰하였다. 그리고 이 보살들은 다 각각 세계의 백천 구지 나유다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보내서 여기 왔으니, 다 온갖 신통의 일을 내고 모든 법의 청정한 자성에 안주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생각하셨다.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다 큰 위덕을 갖추고 법을 구하기 위해 긍가(殑伽)의 모래 수같이 많고 큰 위덕의 세계로부터 바람처럼 빠르게 여기 모여 왔다. 나는 지금 저들을 위해 광대한 정법(正法)을 설명하러나, 혹은 광명의 상을 나타내어 크게 비쳐 주리라. 그리고 다시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로 하여금 이 회중에서 내 설법을 듣고 그 뜻을 묻게 하리라.’
그리하여 세존께서는 곧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불가사의한 미진(微塵) 같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곧 시방의 각 방위에 있는 10불찰에서 불가사의한 미진의 수와 같은 백천 구지 나유다 보살마하살 무리들이 그 모임에 모여 왔다.
그 보살들은 각각 보살이
가진 불가사의한 신통을 나타내어 부처님 모임에 와서는 각각 불가사의한 묘한 빛깔 공양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각각 제 원력으로 생긴 연꽃 자리에서 세존을 우러러 바라보았다.
이때 법계전에서 저절로 나타난 큰 보배 연화장(蓮花藏) 사자좌(師子座)는 가로세로가 서로 같았는데, 아승기(阿僧祇) 구지 유순(由旬)에 차례로 높이 나타났으며, 모두 갖가지 빛나는 마니 보배[摩尼寶]로 이루어졌다.
즉 번갯불 마니 보배로 그 계도(界道)가 되었고, 불가사의한 광명 마니 보배로 연꽃 줄기가 되었으며, 비유할 수 없는 마니 보배로 장식이 되었고, 비유를 초월한 광명 마니 보배로 특수하고 묘한 화환이 되었다.
자재왕(自在王) 마니 보배 그물로 그 위를 덮었고, 갖가지 광명 마니 보배와 일산과 보배 당기[寶幢]와 보배 번기[寶幡]를 세웠다. 그리고 그 큰 마니 보배 연화장 사자좌 위에 10아승기 백천 구지 나유다 광명을 두루 나타내니, 그 광명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이때 시방의 각 방위에 있는 10불찰의 불가설 미진수 같은 백천 구지 나유다의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와 제석(帝釋)ㆍ범왕(梵王)ㆍ호세천(護世天) 등이 다 모였다.
이 중의 어떤 곳에서는 보배 누각에서 불가사의한 백천 구지 나유다 천녀들이 묘한 음악을 연주하였다. 즉 어떤 곳은 묘한 꽃으로 된 누각이요, 어떤 곳은 용견전단향(龍堅栴檀香)으로 된 누각이며, 어떤 곳은 진주로 된 누각이요, 어떤 곳은 대금강 보배로 된 누각이었다.

어떤 곳은 금강 광명 마니 보배로 된 누각이요, 어떤 곳은 혼금(渾金)38)으로 된 누각이며, 어떤 곳은 일체 광명이 모인 마니 보배로 된 누각이요, 어떤 곳은 자재왕 마니 보배로 된 누각이며, 어떤 곳은 여의 보배로 된 누각이며, 어떤 곳은 제청(帝靑) 마니 보배로 된 누각이었다.
어떤 곳은 큰 바다 속의 청정하고 장엄한 보편광명(普徧光明)의 대마니 보배로 된 누각인데, 다 아승기 불가사의한 백천 구지 나유다 천녀들이 묘한 음악을 연주하면서 허공을 타고 왔다.
그들은 부처님께 와서는 다 불가사의하고 견줄 데 없이 많은 분량의 온갖 오묘한 공양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각기 스스로의 원력으로 생긴 자리에서 세존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때 삼천대천세계는 다 연부단금(閻浮檀金)의 특수하고 묘한 색상이 되었고, 갖가지 마니 보배로 장엄한 나무와 묘한 옷의 나무와 용견전단향 나무들을 스스로 나타내었고, 묘한 보배로 된 번갯불 빛 마니 보배 그물을 드리워 그 위를 덮었으며, 보배 일산과 보배 당기와 보배 번기를 세웠다.
그 나무들 사이에는 다 아승기 백천 나유다 천녀들이 반신(半身)의 진주 영락을 들었고, 혹은 마니 보배의 화환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여섯 마니 보배 연화장 사자좌 안에서 소리가 저절로 나와 가타(伽陀:게송)를 말하였다.

사람 가운데의 왕이 와서 이 자리에 앉나니
본래 그 복의 힘으로 쫓아 나온 것으로
모든 소원을 두루 다 원만히 이루게 하나니
훌륭하신 이족존(二足尊)께서 섭수(攝受)해 주시기 원하네.

이 내 몸과 형상은 보배로 이루어진 것인데
그 가운데의 한 가지 보배는 연화좌이며

그 즐기는 바를 따르는 사람 가운데의 어르신[人中尊]은
모든 소원을 채워 주어 세상을 구제하시는 이다.

지금 보배로 이루어지는 이 연화좌는
이 세간에서 가장 뛰어나고 묘한 것이니
구지의 무리들을 위해 법문을 연설하시어
듣는 자들로 하여금 모두 이 자리를 얻게 하시네.

당신 몸에서 천 가지의 광명 모양 나타내시어
이 모든 세간을 두루두루 밝게 비추실 때
나는 그 현상을 보고 큰 기쁨이 생기나니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지금 이 자리에 나아가소서.

이 자리에 앉으셔서는 여기에 모여 있는
여덟 구지 수의 저희 대중을 섭수해 주소서.
지금 자연의 지혜를 가지신 모니존(牟尼尊)께서는
이 자리에 올라 모든 중생을 두루 거두어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본래 자리에서 일어나 곧 보련화장(寶蓮花藏) 사자좌 위에서 가부(加趺)하고 앉으시어 일체 보살과 인간과 천상의 대중들을 두루 관찰하셨으니, 그것은 모든 보살들을 위해 최상의 묘한 법을 연설하시기 위해서였다.
그때 일체 큰 보살은 다 이렇게 생각했다.
‘만일 우리가, 지금 묘길상 동진 보살이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께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매우 깊은 바른 법을 묻는 것을 듣는다면, 이것은 매우 경사스럽고 다행한 일이다.’
그때 묘길상 동진 보살은 먼저 회중에 있었는데 모든 보살마하살들의 마음속을 알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과 같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세존께 합당합니다. 어떤 법이 증어(增語)입니까?”
그리고 곧 가타로 여쭈었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는
이것은 부처님의 말씀이십니다.
큰 슬기의 모양은 어떠하온지
지금 여기에서 연설하소서.

만일 법이 생멸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고 인(因)도 없을 것인데
부처님 큰 모니존께서는
어째서 그런 말씀 하시옵니까?

이 시방의 보살들은

부처님께서 짐짓 보내어 와서
큰 지혜의 법문을 구합니다.
원하오니 바른 법을 연설하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묘길살 동진 보살마하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묘길상이여. 그대는 지금 여래에게 그런 이치를 잘 묻는구나. 그대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이익을 짓고 세간을 가엾이 여겨 그들로 하여금 수행하여 안락을 두루 얻고, 다시 모든 천인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려는 것이다. 지금 여기 대보살마하살들은 부처 자리를 구하기 위해 두려워하지 않고 여기서 하는 일에도 또한 두려움이 없으며, 또 놀람도 없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저들은 다 진실한 지혜에 포섭되어 있으므로 여래는 지금 이런 법을 말하나니, 이른바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생멸하지 않는다는 것이 곧 여래의 증어(增語)이다.
비유하면 폐유리보(吠瑠璃寶)로 된 대지의 모양과 같다. 저것으로 이루어진 대지 가운데 도리천(忉利天)의 제석천주(帝釋天主)가 사는 곳에 대광승전(大廣勝殿)이 있는데, 천주가 항상 거기에 살면서 천상의 5욕(欲)의 훌륭하고 묘한 쾌락을 누리며 마음대로 장난한다.
저 하늘 대중들이 저 염부제(閻浮提)에 있는
남자나 여자나 동남동녀 등 모든 사람들을 불러 말한다.
‘잘 오셨소. 당신들은 우선 제석천주의 이 대광승전을 보시오. 천주는 여기서 훌륭하고 묘한 쾌락을 누리고 계시오. 당신들은 여기 와서 널리 보시를 행하여 복된 일을 짓고 계행을 모아 쌓으시오.
당신들은 알아야 하오. 지금 이 제석천주가 거처하는 이 대광승전은 신통을 구족하고 있으니, 당신들은 부디 복된 일을 지어야 하오. 그리하여 소원하기를 그 과보를 얻어 저 천주처럼 천궁에 편히 살면서 훌륭하고 묘한 쾌락을 누리도록 하시오.’
이때 염부제의 남자와 여자와 동남동녀 등 모든 사람들은 이 폐유리보로 된 대지에 있는 제석천주의 대광승전을 보고는 합장하고 향과 꽃을 가지고 공중을 향해 던져 흩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우리도 장차 이런 상(相)을 얻고 저 제석천주처럼 광승전에서 훌륭하고 묘한 쾌락을 누리면서 마음대로 놀아지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다 그 영상이 유리의 대지를 마주해 나타난 것으로서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주의 대광승전이 청정하게 이루어진 것은 마치 영상과 같은 것인 줄을 몰랐던 것이다.
묘길상이여, 저 제석천주는 보시를 널리 행함으로써 복의 일을 짓고 계행을 쌓고 모든 과거의 선근의 힘이 널리 성숙했기 때문에 저 천상의 훌륭하고 묘한 궁전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묘길상이여, 저 폐유리의 대지는 본래 있는 것이 아니요, 도리천과 저 제석천주가 사는 대광승전도 본래 있던 것이 아니며, 그것은 다 청정이 이룬 영상이 나타난 것으로서 항상 있지마는 실은 생길 것도 아니요, 또 멸하지도 않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일체 중생도 이와 같아서 청정한 마음으로 여실히 관찰하면 여래께서 곧 앞에 몸을 나타내시며, 다시 여래의 위신력으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여래를 보게 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본래 진실하지 않아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성품이 없으면서 성품이 없는 것도 아니며, 보임이 없고 보임이 없는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요 세간이 아닌 것도 아니며, 형상도 없고 형상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묘길상이여, 일체 중생들은 다만 여래께서 상대방의 근기에 따라 나타내시는 영상만을 반연[緣]으로 삼아 향과 꽃과 옷과 묘한 보배를 흩어 던져 공양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원컨대 나는 장차 훌륭하고 묘한 과보를 얻어 저 여래ㆍ
응공ㆍ정등정각과 같이 되어지이다.’
저 모든 중생들은 부처의 지혜를 구하기 때문에 보시를 널리 행해 복의 일을 짓고 계행을 쌓고 모아 회향하는 소원으로 장차 여래의 지혜를 얻을 것이다.
또 묘길상이여, 저 폐유리보로 된 대지에 제석천주가 나타난 영상과 같다. 즉 그것은 움직임이 없고 받아들임이 없으며 실없는 말이 없다. 분별이 없으면서 분별을 떠나지 않고, 헤아림이 없으면서 헤아림을 떠나지 않으며, 생각하지 아니하면서 생각한다. 고요하고 청량하며 남도 없고 멸함도 없다. 봄도 없고 들음도 없으며, 냄새 맡음도 없고 맛봄도 없으며, 감촉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시설도 없고 나타냄도 없느니라.
묘길상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도 그와 같아서 움직임이 없고 받아들임이 없으며 실없는 말이 없다. 분별이 없으면서 분별을 떠나지 않고, 헤아림이 없으면서 헤아림을 떠나지 않으며, 생각하지 아니하면서 생각한다. 고요하고 청량하며,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다. 봄도 없고 들음도 없으며, 냄새 맡음도 없고 맛봄도 없으며, 감촉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시설도 없고 나타냄도 없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 온갖 취향(趣向)에 따라 모든 곳에서 상대방의 근기에 따라 나타내시는 것은 영상과 같나니, 모든 중생들의 신해(信解)의 차별을 따라 모든 색상과 수명의 분한(分限)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신해의 힘을 성숙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보리의 그릇된 저 중생은 곧 상대방의 근기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니, 그 좋아함을 따르고 그 신해를 따라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법요(法要)를 듣고는 그 즐기는 대로 3승(乘)을 알고 그 즐기는 대로 다 해탈하게 하느니라.
묘길상이여, 또 저 도리천의 제석천주와 같다. 즉 그는 복의 힘을 성취했기 때문에 큰 법고(法鼓)가 있어서 묘한 법음(法音)을 내면서 저 허공의 광대하고 훌륭한 궁전에 사는데, 그 모든 천자들의 시력이 가는 데까지 바라보아도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다.

묘길상이여, 저 큰 법고(法鼓)는 혹 도리천의 모든 천자들이 유희에 빠지고 5욕을 즐기면서 방일한 마음으로 선법당(善法堂)에 들어가 법음에 노래하기를 즐기지 않거나, 혹은 때로 제석천주가 5욕으로 즐겨 방일하면서 법좌에 앉아 대중을 위해 설법하지 않으면, 그 크기가 시력이 미치지 않을 만큼 큰 법고는 허공에서 스스로 소리를 내어 모든 천자들을 깨우쳐 준다.
‘여러분,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 등은 다 무상(無常)한 법이니, 당신들은 지금 방일하지 말고 이 궁전을 빨리 잃지 말도록 하십시오. 모든 행은 다 고통이요, 모든 행은 다 공이며, 모든 법에는 나[我]가 없습니다.
부디 방일하지 마십시오. 이 고통 무더기가 멸하면 다른 세계에 가서 다시 납니다. 여러분은 부디 부지런히 정법을 노래하고 법의 동산에서 유희하면서 법의 진실을 구하고 바른 법을 즐기시오. 그리하여 바른 법 가운데서 생각을 따라 결심하면 이 천상의 5욕의 즐거움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묘길상이여, 저 큰 법고는 분별도 없고 분별을 떠남도 없으며, 눈의 경계를 초월하고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언어의 길을 뛰어넘고 마음[心]과 뜻[意]과 알음알이[識]를 떠난 것이다.
그 큰 법고가 내는 법음(法音)은 저 하늘 대중으로 하여금 항상 듣고 깨달아 정신이 놀라고 어지럽게 하면, 그들은 곧 선법당으로 들어가 정법을 노래하고 법의 동산에 유희하면서 법의 진실을 구하고 정법을 좋아하여 정법 가운데서 생각을 따라 결심하여 천상에서 죽어서는 보다 좋은 곳에서 생을 받느니라.
또 저 제석천주는 선법당에 들어가 법좌에 앉아서는 모든 하늘 대중들을 위해 법요를 연설한다. 만일 그때 아수라(阿修羅)들과 싸우다가 혹 하늘 대중들이 지면 저 큰
법고는 스스로 소리를 내어 아수라들은 두려워하고 당황하여 다 달아나느니라. 그러나 묘길상이여, 그 법고는 나라는 생각도 없이 아무 말 없이 스스로 사라지느니라.
큰 법고란 바라봄도 없이 진실에 머물면서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고,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으며, 성품도 없고 또한 둘도 없으며, 눈의 경계를 초월한 것이다.
묘길상이여, 저 도리천의 모든 천자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로 큰 법고가 있어서 묘한 법음을 내어 저 하늘 대중들의 일체의 요란과 수번뇌(隨煩惱) 등을 다 고요히 그치게 한다. 저 큰 법고는 항상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음이 없고 생각도 없으며,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으며, 소리도 없고 성품도 없으며, 또한 둘도 없는 것이다.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도 그와 같아서 봄도 없고 관찰함도 없으면서 그러나 항상 있다. 그리고 나라는 상이 없고 마음이 없으며, 생각[思]도 없고 상(相)도 없으며,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성품도 없고 눈의 경계를 초월하였다.
다만 중생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業報)를 따르고 그 신해를 따라 법음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법음을 듣고 깨치게 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의 일체의 요란과 수번뇌 등을 다 고요히 그치게 하느니라.
저 법음의 소리는, 곧 여래의 음성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묘길상이여, 이 법음의 소리는 실제가 없는 것이다. 여래께서는 다만 일체 세간을 위해 방편으로 시설하여 모든 중생들의 과거의 선의 업보를 따라 법음의 소리를 내시는 것이며, 저 중생들의 각각의 의욕을 따라 이해하게 하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다 안락을 얻게 하시고, 모든 방일한 자들을 다 깨우쳐 주시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일체 중생들은 그 법음을 듣고는 다 장차 여래의 신상 얻기를 원하고, 저 새로 발심한
보살 및 우부(愚夫)와 이생(異生:범부)들은 다만 여래의 선법의 출생만이 반연이 되어 그들은 다 여래의 법음을 듣게 되었다. 묘길상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말씀하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매우 깊은 법의 이치를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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