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고래세시경(佛說古來世時經)
불설고래세시경(佛說古來世時經)
역자 미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波羅奈)의 선인(仙人)이 살던 사슴동산에 계셨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밥을 먹은 뒤에, 강당에 모여 서로 강의(講議)하였다.
“가령 소행이 평등한 장자(長者)가 있는데, 깨끗한 계(戒)를 가지는 어떤 비구가 참다운 계를 받들어 행하면서 그 집에 들어가 공양[分衛]을 받았다고 합시다.”
어떤 이가 다시 말하였다.
“1백 근의 금을 얻은 것과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
어떤 비구가 대답하였다.
“백 근ㆍ천 근이 유익하겠습니까?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계를 받드는 비구가 바르고 참됨을 그대로 닦으면서 그 공양을 받고 그 장자를 생각한다면, 그 복은 최상입니다.”
그때 현자(賢者) 아난율(阿難律:아나율)이 그 모임에 있다가 이 설법을 듣고 대답하였다.
“어찌 다만 백ㆍ천금뿐이겠습니까? 비록 그보다 더한 끝없는 보배라도, 장자가 참된 계를 지키는 비구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기억합니다. 옛날 바라나국(波羅奈國)에서 곡식이 귀하고 인민은 굶주릴 때라 풀을 지고 다니면서 그것을 팔아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리(和里)라는 연각(緣覺)이 그 나라로 와서 노닐고 계셨습니다. 나는 풀을 지려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습니다. 그때 연각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밥을 빌러 성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풀을 지고 성안으로 들어오다가 성문에서 다시 그를 만났는데, 그는 빈 발우로 성을 나왔습니다.
화리 연각은 멀리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아침에 성으로 들어갈 때 이 사람은 성에서 나왔고, 이제 풀을 지고 돌아온다. 아마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을 것이니, 나는 뒤를 따라 저 사람의 집으로 가서 밥을 빌어 굶주림을 면해야겠다.’
내가 풀을 지고 집에 돌아와 풀을 땅에 내려 놓고 돌아보니,
연각은 마치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내 뒤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아침에 성을 나갈 때에 이 연각이 밥을 빌러 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빈 발우로 돌아왔다. 아마 밥을 얻지 못한 것이다. 내가 굶고 내 먹을 밥을 베풀어 주리라.’
곧 밥을 가지고 나와 무릎을 땅에 대고 음식을 드리고, 또 몸을 편안하게 할 도구를 주면서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도인(道人)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으소서.’
그때 연각은 말하였습니다.
‘곡식이 귀해 인민이 굶주린다. 그것을 둘로 나누어, 반은 발우에 담고 반은 그대가 먹어라. 그것이 법에 맞다.’
나는 대답하였습니다.
‘예, 성인이여. 그러나 속인이 사는 집에는, 밥할 그릇과 쌀이 모두 있습니다. 천천히 밥해 먹겠으니 이르고 늦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원컨대 도인께서는 이것을 받아, 우리 집안을 가엾이 여기소서.’
그때 그 연각은 그것을 다 받아 먹었다. 나는 그 덕으로 일곱 번 하늘에 태어나 모든 하늘의 왕이 되었고, 일곱 번 세상에 돌아와 사람 중의 높은 이가 되었습니다. 즉 그 한 번의 보시로 모든 국왕과 장자ㆍ인민ㆍ신하ㆍ관리들의 섬김을 받았고,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의 네 무리 제자들의 공양을 받았으며,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이 스스로 와서 나를 찾으니 나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처음 속가에 석종(釋種)의 아들로 태어났을 때, 여러 창고에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금ㆍ은의 보배가 솟아났고 다른 재물도 한이 없었는데, 집을 버리고 가업을 버려 사문이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그 도인이 연각의 도를 이룬 것을 알았더라면, 그 마음은 넓고 커 복이 헤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과거에 가난하고 궁하여
풀짐 지는 품팔이로 살아가면서
어떤 사문을 공양하였으니
그는 화리 연각이란 분이었네.
그로 인해 석씨(釋氏)의 종족으로 태어나
아난율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니
나는 곧 노래와 춤과
북과 거문고ㆍ비파ㆍ젓대에 능숙하였네.
나는 그때 우리 도사(導師)의
바른 깨달음의 훌륭한 감로(甘露) 보고
곧 즐겨 하고 기뻐하는 마음 내어
이내 집을 나와 사문이 되었네.
곧 과거의 타고난 운명과
전생에 겪은 일을 모두 다 알았으니
저 도리천(忉利天)에
일곱 번 태어나 안락을 누렸네.
천상에서 일곱 번 이 세상에서 일곱 번
전후를 향해 14생 동안
천상과 인간에 줄곧 살면서
한 번도 악도(惡道)에 떨어진 일 없었네.
사람의 가고 옴과
나고 죽음의 가는 곳 알았거니
비록 그러한 즐거움에 있었으나
성도(聖道)의 단맛만은 못하였네.
다섯 품(品)의 정의(定意)로써
고요히 한 마음 되어
온갖 번뇌의 때[垢] 씻어 버리고
도(道)의 눈으로 보는 것은 청정하였네.
꼭 해야 하겠기에 집을 떠나와
가정과 그 가업 버리었나니
그 소원을 합해 이루어
부처의 가르침을 구족하였네.
나기도 또한 즐겨 하지 않거니와
죽기도 또한 생각하지 않거니
조금도 그때를 가리지 않고
고요히 그 뜻을 안정시켰네.
저 유야리(維耶離)의 대나무 사이
내 목숨 거기서 끝나리니
그 대나무 아래에서
멸도(滅度)해 다시는 번뇌 없으리.
그때 세존께서는 도의 귀로 아난율 비구가 여러 비구들을 위해, 자기의 숙명과 과거의 경력과 복덕의 과보를 말하는 것을 들으시고, 정실(定室)에서 나와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함께 모여 무엇을 강론하였느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저희들은 함께 모여 제각기 죄와 복, 선과 악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현자 아난율께서 자기의 숙명과 일어난 덕의 유래를 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미 과거 세상의 일을 말하였다. 다시 여래가 설명하는 미래의 근본을 듣고 싶은가?”
“예,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비구들을 위해 미래법을 말씀하소서. 저희들은 듣고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예, 세존이시여.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사람들은 수(壽)가 길어 8만 세를 살 것이다. 이 염부제(閻浮提)는 인민이 치성하고, 5곡이 풍족하며,
사람이 사는 부락은 닭 우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로 가까이 있을 것이요, 여자는 5백 세라야 시집을 갈 것이며, 병통이 있다면 오직 늙음과 대소변과 바람 세 가지뿐일 것이다.
그때에는 가(軻)라는 왕이 있을 것이다. 그는 사천하를 주관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바른 법으로 다스릴 것이며, 저절로 7보, 즉 금륜(金輪)ㆍ백상(白象)ㆍ감마(紺馬)ㆍ명주(明珠)ㆍ옥녀지부(玉女之婦)ㆍ장신(藏臣)ㆍ병신(兵臣)이 나타날 것이다. 용맹스럽고 힘이 세며 풍채가 훌륭한 왕의 아들 1천 명은 다른 군사를 항복받을 것이며, 천하를 다스리되 채찍이나 칼을 쓰지 않고 바른 법을 써서 인민이 안온할 것이다.
왕이 가진 네 대의 수레는 모두 7보로 되었으며, 그 바퀴는 바퀴살이 천 개요, 높이는 32장(丈)이다. 그 수레는 매우 높고 위엄스러운 광명이 웅장하며, 위에서 깃대를 들어 모든 것을 중생에게 보시하게 하고, 음식ㆍ의복ㆍ평상ㆍ수레ㆍ향ㆍ꽃ㆍ등불로 사문과 도인과 빈궁한 사람에게 공양하며, 보시가 끝난 뒤에는 집안의 믿음으로써 나라도 버리고, 왕의 지위도 버리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될 것이다.
그때 그 족성자(族姓子)는 도를 사모하기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위없이 깨끗이 닦은 범행(梵行)을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완전히 이루고, 현재에서 저절로 6신통을 이루어, 나고 죽음을 끊고, 할일을 이미 마치고, 명색(名色)의 근본을 밝게 알 것이다.”
그때 모임에 있던 어떤 현자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제가 미래의 가왕(軻王)이 될 수 있겠습니까? 사천하를 주관하고, 저절로 나타나는 7보와 1천 명의 아들을 가지며,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널리 일체를 보시하며, 집을 나와 도를 배워 집착이 없는 지혜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를 꾸짖으면서
“쯧쯧, 어리석은 사람아, 이 생에 도덕을 완전히 이루어야 하거늘,
도리어 나고 죽음에 돌아다니기를 구해 ‘나는 미래에 전륜성왕이 되어 7보를 탐하고, 용맹스러운 1천 명의 아들을 둔 뒤에 도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는가?”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미래 세상에 가(軻)왕이 되어 사천하를 주관하고, 일체를 널리 보시한 뒤에 출가하여 도를 이루리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세로 늘어나는 미래에 미륵(彌勒)이라는 세존이 있어, 지금의 나처럼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천상 천하의 모든 하늘ㆍ범(梵)ㆍ석(釋)ㆍ사문ㆍ범지들이 다 귀의하고 항복해 도(道)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요, 두루 설법해 상ㆍ중ㆍ하를 교화하고, 그 뜻을 잘 분별하며, 범행을 깨끗이 닦고, 도의 교화를 널리 일으키는 것이 지금의 나와 같을 것이다. 그 청정한 가르침은 널리 퍼져 천상 천하가 모두 받들어 배울 것이요, 그 비구의 수는 한량이 없는 수천이 될 것이다.”
그때 현자 미륵이 그 모임에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예, 세존이시여, 사람의 목숨이 8만 세가 되는 미래 세상에서 제가 미륵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되어, 지금의 부처님처럼 천상 천하를 교화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세존께서는 미륵을 찬탄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 또한 지금의 나처럼, 유순하고 광대한 사랑을 베풀어 수없고 끝없는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며, 그런 뜻을 내어 미래의 모든 이들을 가르쳐 인도하는 자가 되려고 하는구나. 그대는 미래 세상에 곧 부처가 되어, 미륵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그때 현자 아난은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오라. 미륵 비구에게 주리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가져다 세존께 바쳤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미륵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이 법의를 가지고 여러 대중에게 보시하라. 무슨 까닭인가? 이른바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 지극한 덕으로 구제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은 곧 그것을 가지고 대중을 받들었다.
이 때 악마 파순(波旬)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모든 비구들에게 미래 세상을 말한다. 이제 내가 가서 그 교법을 어지럽히리라.’
악마는 곧 세존 앞에 나아가 게송을 읊었다.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미끈한 몸매에 아름다운 머리결
온갖 보배 영락으로 몸을 꾸미고
머리에는 구슬과 꽃으로 장식하리라.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악마 파순이 일부러 여기 와서, 도의 가르침을 어지럽히고자 하는구나.”
부처님께서는 곧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그때 세상의 모든 인민들
집착이 없고 의심도 끊고
나고 죽는 그물을 없애 버리며
할일 마쳐 구멍도 샘[漏]도 없고
미륵부처님의 가르침에 있어서
모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이에 하늘 악마는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대답했다.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몸에는 무늬가 선명한 옷을 입고
전단향을 몸에 바르며
그 몸과 머리를 장엄하리니
그 성(城) 계두말(鷄頭末)은
곧 가왕이 다스리는 곳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그때 사람은 너무도 성실하고
나[我]도 없고 또 받는 것도 없어
보배롭고 기이한 물건 쓰지 않고
마음에는 탐하거나 집착이 없이
미륵 부처의 세상에 있으면서
모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악마는 또 게송으로 부처님께 대답했다.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보배를 탐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노래와 춤에 능숙하여
북과 거문고 비파만 즐기리니
그들은 계두말이란 성에 사나니
거기는 곧 가왕이 사는 곳.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그 사람들 무극(無極:피안)으로 건너고
그물을 찢어 걸림이 없으며
선정(禪定)을 닦고 그 행은 평등하며
마음은 즐거워 집착 없으리
악마 파순아, 마땅히 알라.
너는 그 죄로 땅 속에 빠지리라.
그때 악마 파순은 ‘여래는 신성하여, 내가 있는 곳과 흥하고 멸할 것을 알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는 근심하고 불쾌해 하며 부끄러워하면서 떠났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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