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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902 불설관약왕약상이보살경(佛說觀藥王藥上二菩薩經)

by Kay/케이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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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관약왕약상이보살경(佛說觀藥王藥上二菩薩經)

 

 

불설관약왕약상이보살경
(佛說觀藥王藥上二菩薩經)


강량야사(畺良耶舍) 한역
홍승균 번역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야리국(毗耶離國)의 미후림(獼猴林) 안에 있는 청련지정사(靑蓮池精舍)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존자(尊者) 마하가섭(摩訶迦葉)ㆍ존자 사리불(舍利弗)ㆍ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ㆍ존자 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 등 많은 선지식들과 함께 계셨다. 또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1만 사람이 함께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묘비보살(妙臂菩薩)거란본에는 묘(妙)자 뒤에 덕(德)자가 더 있다.ㆍ선음(善音)보살ㆍ적음(寂音)보살ㆍ보덕(寶德)보살ㆍ혜덕(慧德)보살ㆍ문수사리보살ㆍ미륵보살 등으로서 이와 같은 이들이 상수(上首)였다.
또한 10억이나 되는 보살마하살들이 시방세계로부터 찾아왔는데, 현수(賢首)보살ㆍ천수(千首)보살거란본에는 천(千)자가 재(才)자로 되어 있다.ㆍ관세음보살ㆍ대세지(大勢至)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약상(藥上)보살ㆍ보현보살ㆍ현호(賢護)보살ㆍ범천(梵天)보살ㆍ범당(梵幢)보살 등이었다. 또한 비야리국의 여러 이차(離車:비야리의 귀족인 찰제리 종족)의 아들 5백 인이 자리를 함께했는데 장자의 우두머리 월개(月蓋)와 장자의 아들 보적(寶積) 등도 다들 함께 와서 이 회합에 모였다.
그때 세존께서 보광삼매(普光三昧)에 드셨다. 그러자 불신(佛身)의 모든 모공(毛孔)에서 갖가지 색깔의 빛이 나왔으며, 이 빛이 미후림(獼猴林)을 비추고 7보(寶)의 빛깔을 짓고는 다시 그 빛이 이 수풀의 위로 올라가서 변하여 보배 덮개[寶蓋]를 이루었는데, 저 시방세계의 모든 희유(希有)한 일들이 모두 이 보배 덮개 가운데에서 나타났다.
그때 장자의 아들인 보적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阿難)이 있는 곳으로 가서 여쭈었다.
“대덕(大德)이시여, 세존께서 지금 삼매에 드시어 온몸을 통해서 빛을 방출하셨으니 반드시 묘법(妙法)을 설하실 것입니다. 바라건대 대덕께서는 마땅히 그때를 아실 것이니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장자의 아들아, 부처님께서 지금 삼매에 드셨으므로 나 또한 이를 감히 청할 수가 없구나.”
이런 말들을 하고 있을 때에 부처님께서 그 눈에서 빛을 방출하시고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정수리에 비추자 그 정수리 위에서 마치 금강산(金剛山)처럼 머물렀다. 그러자 시방세계의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이 산에 영상으로 비추어져 나타났다. 또한 이들 모든 세존들께서도 그 눈에서 빛을 방출하시면서 모든 보살들의 정수리를 두루 비추었으며, 그 정수리 위에 마치 유리산(琉璃山)처럼 머물렀다. 그러자 시방세계의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은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이 빛으로 이루어진 산에 비쳐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모습들이 나타날 때에 미후지(獼猴池)에서는 보련화(寶蓮華)가 피어나서 백보(白寶)와 같은 색깔을 띠었는데, 그 빛깔은 곱고 희어 비유할 데가 없었다. 여러 화불(化佛)이 그 연꽃 위에 앉아 계셨는데 그 몸의 모양이 미묘하였으며 역시 다들 삼매에 들어서 각각 그 눈에서 빛을 발하였는데 그 빛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정수리를 비추고 다시 모든 보살들의 정수리를 비추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환히 웃으시자 다섯 가지 색깔의 빛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달[月面]을 가득 비추었다. 그러자 부처님 얼굴[面相]의 빛이 훨씬 밝아져서 그것이 평상시의 모습보다도 백천만 배나 더하였다.
그때 장자의 아들 보적이 부처님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일[未曾有]임을 찬탄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매무새를 바로잡고는 오른쪽 어깨를 벗고 부처님의 주위를 일곱 번 돈 다음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의 존안(尊顔)을 우러러보면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오늘 이처럼 큰 광명을 방출하시어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비추어서 모두들 이미 이처럼 구름과 같이 모여들도록 하셨는데, 저는 이와 같은 불법(佛法)의 바다에 대해서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보적에게 말씀하셨다.
“묻고 싶은 것을 물어보아라.”
보적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지금 두 눈에서 방출하신 빛은 마치 금강산과 같았습니다. 그 빛은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정수리를 비추었으며,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이 빛으로 이루어진 산에 비쳐서 나타났습니다. 이들 두 보살은 그 위덕(威德)의 광명이 마치 여의주(如意珠)처럼 몇 배로 더 밝게 드러났으며, 그것은 나머지 보살들보다도 백천만 배나 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 바른 법[正法]이 멸하여 없어질 때에 만약 어떤 중생들이 이 두 보살의 이름을 듣는다고 한다면 얼마나 되는 복을 얻으며,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이 그들의 죄장(罪障)과 죄업(罪業)을 단멸(斷滅)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어떻게 해야 이들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신상(身相)의 광명을 볼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보적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 마땅히 너를 위해서 이를 분별하여 설하겠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실 때에 5백 장자의 아들들이 동시에 한꺼번에 일어나서 부처님을 위하여 예배를 올렸으며, 각각 청련화(靑蓮華)를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리어 공양을 바치면서 말하였다.
“바라건대 기꺼이 듣고 싶습니다.”
그때 이곳에 모였던 대중들과 모든 보살들이 다들 이구동성[異口同音]으로 보적을 찬탄하면서 다음과 같이 합창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보적이여, 능히 이처럼 미래 세상에 눈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는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께 감로(甘露)의 묘약(妙藥)인 관정의 법[灌頂之法]에 대해서 물었구나.”
이렇게 말을 마치고는 다들 한결같이 조용하였다.
부처님께서 보적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중생들이 만약 다섯 가지의 인연을 갖춘다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이름을 얻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자비심[慈心]으로 살생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금하시는 계율의 위의(威儀)를 어기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부모에게 효도하여 봉양하고 세상의 10선(善)을 행하는 것이다. 셋째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적정(寂靜)하게 하여 정신을 집중해서 산란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는 『방등경(方等經)』을 듣고 나서 마음에 놀라거나 의심하는 일이 없어서 잃지 않고 물러나지 않는 것이다. 다섯째는 불법(佛法)이 멸하지 않는 것임을 믿어서 제일의(第一義)에 대한 그 마음을 흐르는 물과 같이 생각하여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보적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이 다섯 가지 인연을 갖춘다면 그가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이 두 보살의 이름을 얻어 들을 것이며,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이름을 들을 것이고, 『방등경』을 듣고 마음에 의심하고 염려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두 보살의 이름을 얻어 들은 위신(威神)의 힘으로 어느 곳에 태어나든 간에 5백 아승기겁 동안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약왕보살이 그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서 곧 다음과 같이 주문(呪文:다라니)을 설하였다.

아목카 마하목카 자례 마하자례 타시 마하타시 상구리 마하상구리
阿目佉摩訶目佉痤隷摩訶痤隷柁翅摩訶柁翅甞求利摩訶甞求利
오마치 마하오마치 타시타시 마하타시 도제도제 마하도제 아투
烏摩致摩訶烏摩致柁翅柁翅十一摩訶柁翅十二兜帝兜帝十三摩訶兜帝十四阿偷
아투 마하아투 루자가 마하루자가 다사매 마하다사매 다도
阿偷十五摩訶阿偷十六樓遮迦十七摩訶樓遮迦十八陀賒寐十九摩訶陀賒寐二十多兜
다도 마하다도 가류니가 다사라사바하 아죽구아죽구 마
多兜二十一摩訶多兜二十二迦留尼迦二十三陀奢羅莎 呵二十四阿竹丘阿竹丘二十五
징기 바등자 자체 자루가체 불타자리 가류니가 사바하
瞪祇二十六波登雌二十七遮挮二十八遮樓迦挮二十九佛馱遮犁三十迦留尼迦三十一莎 呵

그때 약왕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주문을 설한 다음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신주(神呪)는 과거에 80억 부처님께서 베풀어 설하신 바이며, 지금 현재의 석가모니부처님과 미래 현겁(賢劫)의 천 명의 부처님께서도 역시 이 신주를 설하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만약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들이 이 주문을 듣고 외워서 이 주문을 마음에 지닌다면 마땅히 그들의 모든 업장(業障)과 보장(報障)과 번뇌장(煩惱障)들을 깨끗이 하여 신속히 제거해서 없앨 것이며, 현재의 몸으로 모든 삼매를 닦아서 그 생각하는 순간순간마다 부처님의 색신(色身)을 보고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망각하여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야차나 부단나(富單那:악귀의 일종), 나찰(羅刹)이나 구반다(鳩槃茶: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귀신)와, 길차(吉遮)와 비사사(毗舍闍) 등 사람의 정기(精氣)를 빨아먹는 모든 악귀들이 능히 이들을 침해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런 법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그 명이 장차 다하고자 할 때에는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찾아와서 이들을 맞이할 것이므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다른 세상의 청정한 국토(國土)에 가서 왕생(往生)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이 약왕보살을 찬양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善男子)야, 참으로 이 주문을 통쾌하게도 설하였구나.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이 또한 이 주문을 설하였거니와, 나는 이 주문에 대하여 깊이 공감하여 기뻐하는 바이다.”
그때 약상보살도 부처님 앞으로 나와서 다음과 같이 주문을 설하였다.
난나모 부 티부 유부구유부구 가류니가 여모여모가류니가 비체비체
難那牟音孚▼(口+致)浮留浮丘留浮丘迦留尼迦蠡牟蠡牟迦留尼迦鞞挮鞞挮
가류니가 아비체타 아편타아편타 가류니가 산자라사바하
迦留尼迦阿毘挮他阿便他阿便他迦留尼迦珊遮羅莎 呵十一

약상보살이 이와 같이 주문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여래 앞에서 이처럼 번뇌의 바다를 항복받는 관정(灌頂)의 다라니를 설하였습니다. 이 다라니 주문은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베풀어 설하신 바로서, 만약 어떤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가 이 주문을 듣고 외워서 이 주문을 마음에 간직하여 지닌다면 그런 자는 열 가지 공덕의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어떤 것들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이 주문의 위신(威神)의 힘으로 살생(殺生)을 저지른 죄를 신속하게 깨끗이 씻어버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금계(禁戒)를 무너뜨린[毁] 나쁜 이름을 모조리 제거하여 없애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람과 사람 아닌 것들이 그 적절한 기회[便]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무릇 모든 외워서 기억한 것들은 억념하여 지녀서[憶持]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마치 아난(阿難)과 같이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 호세사천왕(護世四天王) 등 여러 하늘들로부터 공경을 받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국왕(國王)과 대신(大臣)들로부터 공경하여 존중함을 받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95종의 모든 삿된 논사(論師)들이 이를 능히 굴복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덟째는 그 마음이 선정(禪定)에 노닐어서 세속의 즐거움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홉째는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로부터 호념(護念)함을 받은 동시에 모든 성문(聲聞)들이 다들 찾아와서 물어보고 가르침을 받는 것입니다. 열째는 그 목숨이 다할 때에 이르러서 깨끗하게 업장(業障)을 제거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황금빛을 발하면서 다들 찾아와서 맞이하고 그들을 위하여 묘법(妙法)을 설하여 주심으로써, 마음에 뜻하는 바를 따라서 청정(淸淨)한 부처님의 국토에 왕생(往生)하는 것입니다.”
약상보살은 이와 같이 그 주문을 설하고는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의 발에다 이마를 대어 예배를 올린 다음 물러나서 한쪽에 머물렀다.
그때 세존께서 약상보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이 주문을 통쾌하게도 설하였구나. 시방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 또한 이 주문을 설하였으므로, 나는 지금 깊은 마음으로 너를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다.”
그때 이 두 보살은 이와 같이 그 주문을 설한 다음 각각 그들의 보배로운 영락(瓔珞)을 벗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약왕보살이 바쳐서 흩뿌린 영락은 마치 수미산과 같이 되어서 부처님의 오른쪽 어깨 위에 머물렀으며, 약상보살이 바쳐서 흩뿌린 영락은 마치 수미산과 같이 되어서 부처님의 왼쪽 어깨 위에 머물렀다. 이 두 산의 꼭대기에는 범왕(梵王)의 궁전이 있었는데, 백천만억의 무수한 범천왕들이 한결같이 공경하여 합장을 한 채 모시고 서 있었다. 이 궁궐 안에는 보련화(寶蓮華) 꽃이 피어 있었는데 이 꽃들이 마치 마니주 구슬처럼 저 삼천대천세계를 한결같이 두루 덮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궁궐의 담장 위로부터 내려와서 다들 합쳐져서 하나가 되었는데 마치 그 꽃잎이 일천 개인 금화(金華)와 같았다. 그리고는 저 궁궐의 담장 안에 있는 시방세계의 부처님들의 자리의 금화 위에 머물렀다.
이 시방세계의 부처님들로 말하면, 동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수미등광명(須彌燈光明)이고 동남방세계의 부처님의 이름은 보장장엄(寶藏莊嚴)이며, 남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전단마니광(栴檀摩尼光)이고, 서남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금해자재왕(金海自在王)이며, 서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대비광명왕(大悲光明王)이고, 서북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우발라연화승(優鉢羅蓮華勝)이며, 북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연화수장엄왕(蓮華鬚莊嚴王)이고, 동북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금강견강자재왕(金剛堅强自在王)이며, 상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수승월왕(殊勝月王)이고, 하방세계 부처님의 이름은 일월광왕(日月光王)이다.
이와 같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다들 이구동성으로 다음과 같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지금 너희들이 설한 그 주문은 바로 저 시방 3세(世)의 모든 부처님들이 베풀어 설하셨던 것이다. 옛날에 우리들이 보살도를 닦을 때에 이 주문을 얻어 듣고 이를 깊은 마음으로 공감하여 기뻐하였다. 이와 같이 공감하여 기뻐하였던 그 선근(善根)의 인연의 힘 때문에 곧 596억 겁 동안 생사의 죄를 초월하여 지금 현재 이처럼 부처가 되어 있는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들이 너희들 두 보살의 이름과 우리들 시방세계의 부처의 이름을 얻어 듣기만 한다면 그들은 곧 백천만 겁 동안 모든 생사의 죄를 제거하여 없애게 될 것이다. 하물며 이 주문을 받아서 간직하여 이를 읽어서 외우고 여기에 예배하여 공양을 한다면 어떠하겠는가?”
그때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이처럼 말씀하시고 나서 마치 선정(禪定)에 든 듯이 다들 묵묵히 앉아 계셨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들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이 그들의 보배로운 영락을 나에게 공양으로 바치고 이처럼 합장하고 내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가?”
그때 대중들은 미륵보살을 우두머리로 삼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네, 그러합니다.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아일다(阿逸多:미륵보살의 字)여, 이 약왕보살은 오랫동안 범행(梵行)을 닦아서 모든 서원(誓願)이 이미 충만하였다. 이제 몇 겁을 지나서 저 미래의 세상이 오면 그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서 그 이름을 정안(淨眼)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이라고 할 것이며, 그 나라 이름을 상안락광(常安樂光)이라 하고, 그 겁(劫)의 이름을 승만(勝滿)이라고 할 것이다.
이 부처가 나올 때에는 마치 백보(白寶)가 금강의 경계에 이르는 것처럼 그 땅이 금강색(金剛色)이 될 것이다. 하늘에서는 저절로 백보화(白寶華)가 내리는데, 그 지름이 50유순(由旬)인 둥글고 바른 꽃잎들로 그 나라를 온통 가득 채울 것이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몸과 마음에 아무런 병이 없고 하늘이 감로(甘露)를 내려도 이것을 먹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위없는 대승법(大乘法)의 법미(法味)만을 먹을 것이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5백만억 아승기겁이 될 것이고 정법(正法)으로 세상에 머무는 기간은 4백만 아승기겁이 될 것이며 상법(像法:正法 다음의 시기)으로 세상에 머무른 시기는 백천만억 아승기겁 동안이 될 것이다.
그 나라에 태어난 자들은 모두 다라니문(陀羅尼門)에 머물러서 이를 염정(念定:正念과 正定)하여 잊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약왕보살이 이와 같이 수기를 받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서 열여덟 가지 신통변화를 지은 다음 다시 공중으로부터 아래로 내려와서 부처님 위에 꽃을 뿌렸다. 그러자 그 뿌린 꽃들이 마치 금화(金花)의 수풀처럼 허공 중에 늘어서서 머물렀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 약상보살은 저 약왕보살의 뒤를 이어서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며 그 이름을 정장(淨藏)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정장여래가 세상에 출현할 때에는 이 백보(白寶)의 땅이 그 색깔이 변하여 황금빛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금화(金華)와 금광(金光)이 온 세계에 가득 차서 변만(遍滿)하게 될 것이며, 그 나라의 중생들은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충족하게 갖출 것이다. 정장여래의 수명은 62소겁(小劫)이 될 것이고 정법(正法)으로 이 세상에 머무는 기간은 120소겁이 될 것이며 상법(像法)으로 이 세상에 머무는 기간은 560소겁이 될 것이다.”
그때 약상보살이 이와 같이 수기(授記)를 듣고 나서 곧 삼매에 들어가서 그 몸을 바꾸어 꽃으로 변하자, 그것이 마치 첨복(瞻蔔:담복화)의 수풀을 7보(寶)로 장엄(莊嚴)한 듯 아름다운 꽃구름을 이루었는데, 그는 이 꽃구름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드렸다.
그때 이 꽃구름 속에서 황금색의 빛을 방출하였는데 이 금빛 속에서 유리(琉璃) 구름이 나타났으며 그 유리 구름 속에서 이렇게 게송(偈頌)을 읊었다.

정변지(正遍知) 세존(世尊)이시여,
물들지 않는 석사자(釋師子)이시니
시방세계에 짝할 자가 없구나.
지혜의 빛으로 모든 것을 비추시네.

모든 것을 불쌍히 여기시니
이 세간에 나타나셨다네.
내 지금 두면례(頭面禮)를 올리나니
세 염처(念處)가 크게 자비하셔라.

그때 약상보살은 이와 같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멸도(滅度)한 뒤에 만약 어떤 중생이 생각하고 유념하여 약왕보살을 관(觀)하고자 한다면 그는 마땅히 다섯 가지 생각[想]을 지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호흡의 수를 세면서 마음을 고정하는 생각을 짓는 것이다. 둘째는 편안하고 평정한 마음을 갖는 생각을 짓는 것이다. 셋째는 출식(出息)을 하지 않으면서 생각을 짓는 것이다. 넷째는 실상(實相)을 염(念)하는 생각을 짓는 것이다. 다섯째는 삼매(三昧)에 안주(安住)하는 생각을 짓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생각을 닦는다면 한 생각[一念]에 약왕보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약왕보살은 신장(身長)이 12유순인데 중생에 따라 응하여 더러 18장(丈)이 되기도 하고 더러는 8척(尺)으로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그 몸은 자줏빛을 띤 금빛에다 32상(相)과 80수형호(隨形好)를 갖추어서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이 없을 것이며, 정수리의 육계(肉髻)에는 열네 개의 마니주가 있는데 그 구슬 하나하나마다 열네 개의 모서리가 있고, 이들 모서리 사이마다 열네 개씩의 꽃이 피어서 그 천관(天冠)을 장엄할 것이다. 그 천관 안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그 그림자를 비추어 나타내는 것이 마치 이를 뭇 보물들로 채운 듯할 것이며, 그 미간(眉間)의 털빛은 백유리색(白琉璃色)으로, 이것은 마치 백보장(白寶帳)처럼 일곱 번 몸을 휘감을 것이다.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에서는 광명(光明)이 흘러나올 것이며, 그것은 마치 마니주와 같아서 그 수가 8만 4천에 충만할 것이며, 그 하나하나마다의 구슬이 부드럽게 오른쪽으로 돌아 마치 칠보성(七寶城)의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같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꽃마다 그 위에 하나씩 화불(化佛)이 앉아 있어서 그 키가 6장(丈)으로 마치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을 것이며, 그 하나하나의 여래마다 5백 명의 보살이 있어서 이를 모실 것이다. 이 약왕보살은 그의 긴 두 팔이 마치 백보색(百寶色)과 같은데 그 열 개의 손가락 끝에서는 7보(寶)가 쏟아질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이 보살의 열 개의 손가락의 끝을 본다면 그들이 가졌던 404가지의 온갖 병들이 저절로 나을 것이며, 모든 번뇌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두 발 밑에서는 금강보(金剛寶)가 비처럼 쏟아지는데 그 하나하나의 구슬들이 모두 변하여 운대(雲臺)를 이룰 것이며, 그 운대 가운데에는 변화한 보살[化菩薩]이 앉아 있을 것이며, 수많은 여러 하늘들이 이를 모시고 있을 것이다. 그때 변화한 보살은 4제(諦)와 고공(苦空), 무아(無我)와 무상(無常)을 설할 것이며, 또한 깊고 깊은 여러 보살행에 대하여 설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들이 이루어졌을 때, 이것을 이름하여 약왕보살의 공덕(功德)의 모습[相貌]을 처음 보았다[初觀]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보는 것[第二觀者]은 그 마음이 점차 넓고 커져서 약왕보살의 구족(具足)한 신상(身相)을 얻어 보는 것이다. 그때 약왕보살은 그 마음이 전단향[栴檀]과 같고 마니주와 같아서 이를 열어서 펼치면 그 청정(淸淨)함이 백억의 광명이 되며 이 모든 광명이 그 몸을 1백 번을 두루 에워싸서 마치 백억 개의 보산(寶山)이 두른 것과 같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산마다 모두 백억 개의 보배굴[寶屈]이 있으며, 이들 보배굴들마다 그 안에 모두들 10억 개의 화불(化佛)이 있는데 이들 화불은 모두 그 몸의 색과 상호(相好)가 장엄(莊嚴)할 것이다.
이들 모든 화불들이 다들 한결같이 이구동성으로 약왕보살의 본행(本行)의 인연을 일컬어서 설할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이 나타날 때에 그 순간순간마다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모든 행자(行者)들을 위하여 그 적절한 방편을 따라서 법을 설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약왕보살이 그의 모든 털구멍에서 1백억 마니주의 광명을 방출하여 모든 행자들을 비추는데 행자들이 만약 이를 보기만 하면 그 6근(根)이 청정하여짐을 얻을 것이다. 곧이어 시방세계의 5백만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그들을 위하여 그 죄를 없애도록 설하는 것을 볼 것이며, 감로(甘露)의 묘약(妙藥)을 먹고는 다들 곧 5백만억의 선다라니문(旋陀羅尼門)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은 약왕보살의 본원력(本願力)과 약왕보살의 스스로의 장엄함을 염한 인연 때문에,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이들 행자들 앞으로 찾아와서 행자들을 위하여 깊고 깊은 여섯 바라밀을 설할 것이다. 그때 행자들은 여러 부처님들을 본 인연 때문에 곧 백천만억의 관불삼매해문(觀佛三昧海門)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하늘이나 신(神)이나 용(龍),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가 약왕보살을 보고자 하고 약왕보살을 생각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자는 마땅히 다음 두 가지 종류의 청정한 행을 닦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의 계율을 갖추어서 그 위의(威儀)가 이지러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보살의 계율을 구족함으로써, 시방세계의 모든 보살들이 일시에 모여들어서 그 앞에 와서 모일 것이며, 약왕보살은 그 화상을 위하고 약왕보살은 그 행자(行者)를 위하여 곧 백천만억의 선다라니문을 설할 것이다. 이 다라니문을 얻어 들음으로써 90억 겁 동안에 지은 생사의 죄를 모두 뛰어넘어서 곧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될 것이다.
둘째는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모든 범부(凡夫)들이 그 번뇌의 속박을 갖출 것이므로, 만약 그들이 약왕보살을 보고자 한다면 마땅히 다음 네 가지의 법을 닦아야 할 것이다. 그 첫째는 자비심을 가지고 살생하지 말고 열 가지 악(惡)을 범하지 말며, 항상 대승(大乘)을 생각하여 그 마음을 잊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고 열심히 닦아 정진(精進)하기를 마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救頭然] 하는 것이다. 둘째는 스승과 부모를 네 가지 일[四事:衣服ㆍ飮食ㆍ臥具ㆍ湯藥]로 섬기어 공양하고 소등(蘇燈)과 유등(油燈), 수만나(須曼那)꽃 유등과 대나무 불로 조명을 삼아서 공양하는 것이며 다시 소등과 유등, 수만나꽃 유등과 기타 여러 가지 조명으로 불보(佛寶)ㆍ법보(法寶)ㆍ승보(僧寶) 및 법을 설한 자를 아울러 공양하는 것이다. 셋째는 깊은 선정(禪定)을 닦기 위하여 집을 멀리 떠나는 것을 즐겨하고 무덤 사이나 나무 밑 같은 조용하고 거친 들판을 항상 즐겨하여 이런 곳에 고요하게 홀로 거처하면서 깊고 깊은 12두타(頭陀)를 열심히 닦는 것이다. 넷째는 목숨이나 육신, 재산 같은 것을 모조리 내버리고 전혀 이런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법을 행한다면 그런 자는 생각을 하는 순간들마다 저 약왕보살이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더러는 꿈속에서도 저 약왕보살을 만나서 그로부터 법약(法藥)을 받을 것이며, 잠을 깨고 나면 곧 저들의 한량없는 과거의 1백 생애와 1천 생애의 숙명(宿命)의 일들이 저절로 기억에 떠올라서 마음이 크게 기쁠 것이다. 그 즉시 저 불탑(佛塔)을 찾아가서 그 불상[像]을 우러러 쳐다보면서 예배를 올릴 것이며 그 불상 앞에서 관불삼매(觀佛三昧)의 바다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량없는 모든 보살들이 보이는 가운데도 유독 약왕보살만이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만약 어떤 사부대중[四衆]들이 이와 같이 약왕보살을 보이고 능히 그 약왕보살의 이름을 지닌다면 그들은 80만 겁 동안에 지은 생사에 관한 죄들을 모두 제거하여 없앨 것이며, 이들이 만약 능히 이 약왕보살의 이름을 일컬으면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예배를 드린다면 그들은 재앙을 만나지 않고 결코 횡사(橫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들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능히 이와 같이 본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정관(正觀)이라고 하며, 만약 이것과 달리 본다면 그것을 이름하여 사관(邪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사부대중들이 어떻게 해야만 이와 같은 약상보살의 청정한 색신(色身)을 볼 수 있겠는가? 만약 이를 보고자 한다면 그들은 마땅히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법을 닦아야 할 것이다. 어떤 것들이 그 일곱 가지인가?
첫째는 언제나 기꺼이 계율(戒律)을 지녀서 끝내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항상 세간(世間)의 선법(善法)과 출세간(出世間)의 선법을 닦는 것이다. 셋째는 그 마음이 저 대지(大地)와 같아서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모든 것을 두루 사랑하는 것이다. 넷째는 마음에 탐착(貪着)함이 없어 그 단단함이 마치 저 금강석과 같아서 이를 깨뜨려 허물 수가 없는 것이다. 다섯째는 평등한 법에 머물러서 그 위의(威儀)를 버리지 않는 것[不捨]이다. 여섯째는 언제나 비바사나(毗婆舍那:能見ㆍ觀察)를 닦고 사마타(舍摩他:止息ㆍ寂靜)를 닦아서 마음에 게으름이 없는 것이다. 일곱째는 반야바라밀을 크게 해탈함에 대하여 놀라거나 의심하는마음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와 같은 법을 구족한다면 그런 자는 빠르게 약상보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약상보살은 그 신장(身長)이 16유순이나 되고 그 몸이 자줏빛을 띤 금빛으로 빛나며 그 몸에서 나오는 모든 광명이 마치 염부단나(閻浮檀那) 강물에서 나는 사금(砂金)의 빛과 같을 것이다.
그 원광(圓光) 가운데 16억의 화불(化佛)이 있는데, 신장이 8척이나 되며, 결가부좌를 하고 보련화 위에 앉아 있을 것이다. 이들 화불 하나하나를 각각 모두 열여섯 명의 보살들이 모시면서 각자 백화(白華)를 들고 빛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돌고 있을 것이다. 몸과 통하는 원광 안에는 시방세계가 있어서 모든 부처님과 보살 및 모든 정토(淨土)가 그 안에 나타날 것이다. 정수리 위에 있는 육계(肉髻)는 마치 석가비릉가마니보주(釋迦毘楞迦摩尼寶珠)와 같으며 그 육계가 사면(四面)으로 금빛을 발하고 그 발하는 금빛마다 네 개씩의 보화(寶華)가 있으며 이들 보화가 모두 백보(百寶)의 색깔을 갖출 것이다. 이들 꽃 하나하나마다 그 위에 화불(化佛)과 보살들이 있는데 더러는 나타나기도 하고 더러는 숨어버리기도 해서 그 수를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약상보살은 32상(相)과 80수형호(隨形好)를 갖추고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상마다 다섯 가지 색깔의 빛을 갖추었고 하나하나의 수형호마다 백천 가지의 빛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미간(眉間)의 털 모양은 마치 저 염부단나 강물에서 나는 사금의 금빛과도 같으며, 백천 개의 백보의 구슬로 만든 영락(瓔珞)은 그 하나하나의 구슬마다에서 백보의 빛을 방출할 것이다. 장엄[莊校]한 금호(金毫)는 마치 파리당(頗梨幢)과 같고 훌륭하고 참된[盛眞] 금상(金像)은 세간에서 진묘(珍妙)하여 모든 장엄한 장식들이 한결같이 그 안에 나타날 것이다.
만약 어떤 사중(四衆)들이 이 약상보살의 이름을 듣거나 이 약상보살의 이름을 기억하여 지니거나 이 약상보살의 이름을 일컫거나 이 약상보살의 몸을 보거나 한다면 이 약상보살은 그 몸의 광명을 방출해서 이들을 거두어서 받아들일 것이다.
이 보살의 광명은 혹은 자재천(自在天)의 상(像)이 되기도 하고, 혹은 범천(梵天)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마천(魔天)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제석천(帝釋天)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사천왕(四天王)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아수라(阿修羅)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건달바(乾闥婆)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긴나라(緊那羅)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마후라가(摩睺羅伽)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가루라(迦樓羅)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인비인(人非人)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용(龍)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제왕(帝王)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대신(大臣)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장자(長者)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거사(居士)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사문(沙門)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바라문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선인(仙人)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조부모(祖父母)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부모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형제와 자매와 사랑하는 처자(妻子)와 여러 친한 자들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훌륭한 의원(醫員)의 상이 되기도 하고, 혹은 좋은 친구의 상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때 행자(行者)는 곧 그의 꿈속에서 위와 같은 여러 상들이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이 설한 신주(神呪)를 따라 나타나서 저들을 위하여 설하는 것을 보고는 곧 위에서 설한 바와 같은 겁수(劫數)의 죄를 멸하여 없앨 것이다. 깨어난 뒤에는 이를 기억하여 지녀서 끝내 이를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으며, 마음을 삼매(三昧)에 집중하여 곧 선정(禪定)에 들어가서 저 약상보살의 깨끗하고 묘한 색신(色身)이 저들 행자들을 위해서 과거 53명의 부처님의 이름들을 다음과 같이 일컬어 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일러 말하니 법자(法子)들이여, 과거에 부처님들께서 계셨는데, 그 이름을 보광(普光)ㆍ보명(普明)ㆍ보정(普靜)ㆍ다마라발전단향(多摩羅跋栴檀香)ㆍ전단광(栴檀光)ㆍ마니당(摩尼幢)ㆍ환희장마니보적(歡喜藏摩尼寶積)ㆍ일체세간락견상대정진(一切世間樂見上大精進)ㆍ마니당등광(摩尼幢燈光)ㆍ혜거조(慧炬照)열 명, 해덕광명(海德光明)ㆍ금강뇌강보산금광(金剛牢强普散金光)ㆍ대강정진용맹(大强精進勇猛)ㆍ대비광(大悲光)ㆍ자력왕(慈力王)ㆍ자장(慈藏)ㆍ전단굴장엄승(栴檀窟莊嚴勝)ㆍ현선수(賢善首)ㆍ선의(善意)ㆍ광장엄왕(廣莊嚴王)스무 명, 금화광(金花光)ㆍ보개조공자재왕(寶蓋照空自在王)ㆍ허공보화광(虛空寶花光)ㆍ유리장엄왕(琉璃莊嚴王)ㆍ보현색신광(普現色身光)ㆍ부동지광(不動智光)ㆍ항복제마왕(降伏諸魔王)ㆍ재광명(才光明)ㆍ지혜승(智慧勝)ㆍ미륵선광(彌勒仙光)서른 명, 세정광(世靜光)ㆍ선적월음묘존지왕(善寂月音妙尊智王)ㆍ용종상지존왕(龍種上智尊王)ㆍ일월광(日月光)ㆍ일월주광(日月珠光)ㆍ혜번승왕(慧幡勝王)ㆍ사자후자재력왕(師子吼自在力王)ㆍ묘음승(妙音勝)ㆍ상광당(常光幢)ㆍ관세등(觀世燈)마흔 명,혜위등왕(慧威燈王)ㆍ법승왕(法勝王)ㆍ수미광(須彌光)ㆍ수만나화광(須曼那花光)ㆍ우담발라화수승왕(優曇鉢羅花殊勝王)ㆍ대혜력왕(大慧力王)ㆍ아촉비환희광(阿閦歡喜光)ㆍ무량음성왕(無量音聲王)ㆍ재광(才光)ㆍ금해광(金海光)쉰명,산해혜자재통왕(山海慧自在通王)ㆍ대통광(大通光)ㆍ일체법상만왕(一切法常滿王) 부처님이시다.’
그때 약상보살이 과거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위와 같이 설하고 나서 묵묵히 머물러 있었다. 그때 행자(行者)가 선정(禪定)에 든 가운데서 과거의 칠불 세존(七佛世尊)이신 비바시(毗婆尸)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찬탄하여 말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여, 네가 지금 베풀어 설한 53명의 부처님은 곧 아득한 과거에 오랫동안 이 사바세계에 머물면서 중생들을 성숙(成熟)시켜서 이들을 반열반(般涅槃)하게 하신 분들이다.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과 그밖에 모든 중생들이 이들 53분 부처님의 이름을 얻어 듣는다면 그런 자는 장차 백천만억의 아승기겁을 통하여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만약 어떤 자가 능히 이들 53분 부처님의 이름을 칭송한다고 한다면 그런 자는 장차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을 만날 것이다. 만약 어떤 자가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들 53명의 부처님들을 공경하여 예배한다면 그런 자는 사중금계[四重]와 5역(逆) 및 방등(方等)을 비방하는 것, 모두를 제거하여 없애서 청정하게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 부처님들의 본원(本願)과 서원(誓願) 때문에 모든 생각들의 순간순간마다 곧 위와 같은 모든 죄악들을 제거하여 없애게 될 것이다.’
시기(尸棄)여래ㆍ비사부(毗舍浮)여래ㆍ구류손(拘留孫)여래ㆍ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여래ㆍ가섭(迦葉)여래 또한 이들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다시 찬탄하실 것이다.
‘선남자나 선여인이여, 그대들이 능히 이들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듣거나 능히 그 이름을 칭송하거나 공경하여 예배한다면 그런 자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모든 죄장(罪障)들을 제거하여 없앨 것이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내가 옛날 일찍이 무수한 겁(劫) 이전 시절인 저 묘광불(妙光佛)의 말법(末法) 시절에 집을 나와서 도를 배우면서 이들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들었었다. 듣고 나서 합장을 하자 마음에 환희가 일어났다. 그래서 이를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서 들어 지니도록 하였으며, 다른 사람들 또한 이를 듣고 다시 서로 돌아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서 드디어 3천 명의 사람들에게까지 이르렀다. 이들 3천 명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들 모든 부처님들의 이름을 칭송하면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들을 공경하여 예배하였다.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들을 공경하여 예배한 인연의 공덕의 힘 때문에 곧 저 무수한 억 겁 동안에 지은 생사의 죄들을 모두 초월하여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중 일천 명은 화광불(花光佛)로 시작하여 아래로 비사부불(毗舍浮佛)에 이르기까지 저 장엄겁(莊嚴劫) 가운데서 부처님이 되었는데 과거의 천불(千佛)이 바로 이 분들이다. 지금 이 가운데 천 명의 부처님들은 구류손불(拘留孫佛)로 시작하여 아래로 누지(樓至)여래에 이르기까지 저 현겁(賢劫) 가운데서 차례로 성불(成佛)을 하고, 후세의 천불(千佛)은 일광(日光)여래로 시작하여 아래로 수미상(須彌相)에 이르기까지 저 성수겁(星宿劫) 가운데서 마땅히 성불을 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보적(寶積)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의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이신 선덕(善德)여래 등도 또한 일찍이 이들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얻어 들었기 때문에 지금 저들 시방세계의 각 방면에서 각자 다들 부처를 이루신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들이 4중금(重禁)의 죄를 제거하여 없애고자 하거나, 5역(逆)과 10악(惡)의 죄를 참회하여 씻고자 하거나, 근거 없이 정법(正法)을 헐뜯어 비방하는 지극히 중한 죄를 제거하여 없애고자 한다면, 마땅히 위에서 말한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신주(神呪)를 열심히 암송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위에서 말한 시방세계의 부처님들을 공경하여 예배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과거의 일곱 부처님을 공경하여 예배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53명의 부처님을 공경하여 예배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현겁(賢劫)의 일천 명의 부처님을 공경하여 예배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서른다섯 분의 부처님을 공경하여 예배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한 다음에는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두루 예배하고, 밤낮 6시(時)로 총명하고 예리함을 마음으로 생각하되 마치 저 흘러가는 물처럼 참회(懺悔)의 법을 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마음을 집중하여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청정한 색신(色身)을 염(念)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을 생각한다면 그런 자는 마땅히 이 분들이 이미 과거의 한량없는 겁(劫) 동안에 모든 부처님들에 대하여 갖가지 선근(善根)을 심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본선근력(本善根力)으로 장엄(莊嚴)하셨기 때문에 한 번 생각하는 사이에 저 동방 세계의 무수한 부처님들을 보았으며, 그때에 저 동방 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은 곧 다들 동시에 보현색신삼매(普現色身三昧)에 들어가셨던 것이다.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4유(維), 위와 아래의 모든 세계의 부처님들도 또한 모두 이와 같이 하여서 다들 동시에 보현색신삼매에 들어가셨다.
그때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다 그 몸을 나타내셔서 행자(行者)들 앞에 와서 머물러 이들을 위해서 저 깊고 깊은 여섯 바라밀을 설하셨다.
그때 이들 행자들이 모든 부처님들을 보고는 그 마음에 환희(歡喜)가 일어나서 모든 부처님들 앞에서 저 깊고 깊은 관불삼매(觀佛三昧)의 바다를 곧 얻어 무수한 부처님들을 보았다. 모든 세존들께서 다들 한결같이 이구동성으로 이 행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수기(授記)를 주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와 같이 이 두 보살을 염하였기 때문에 마땅히 미래의 세상에서 부처가 될 것이다.’
그때 행자들이 수기 주시는 것을 듣고 나서 그 몸과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져서 곧 삼매(三昧)에 들었다. 이 삼매는 유무장엄(惟無莊嚴)이라 이름하며, 바로 이와 같은 삼매의 힘으로 더욱더 증진(增進)할 수 있었으며, 시방세계의 무수한 모든 부처님들을 두루 모두 보았다.
그때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이 행자들을 위하여 보시[檀]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지계[尸]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인욕[羼提]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정진[毗梨耶]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선정[禪那]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반야(般若)바라밀을 설하기도 하였으며,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방편(方便)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원(願)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역(力)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지(智)바라밀을 설하기도 하였다.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자비희사(慈悲喜捨)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4념처(念處)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4정근(正勤)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4여의족(如意足)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5근(根)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5력(力)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7각분(覺分)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8정도분(正道分)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고성제(苦聖諦)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집성제(集聖諦)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멸성제(滅聖諦)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도성제(道聖諦)를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6화경법(和敬法)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행자들을 위하여 6념법(念法)을 설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갖가지로 분별해서 저 한량없는 법문(法門)들을 자세하게 설하셨다.
또한 이와 같은 유무삼매(惟無三昧)의 바다의 장엄(莊嚴)한 힘으로 널리 행자들을 위하여 깊고 깊은 열두 가지 인연의 법을 분별하여 설하셨다.
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위신(威神)의 힘으로 다시 저 동방세계의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보았는데, 그 몸이 자줏빛을 띤 황금색으로 빛났으며 그 상호(相好)가 이루 비할 데가 없었다. 또한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4유(維)와 상하(上下)의 모든 세계의 부처님과 보살들을 모두 보았는데, 그 모든 여래들은 하나같이 몸의 모양이 다들 좋았으며, 그 자세히 설하시는 것이 마치 저 관불삼매(觀佛三昧)의 바다와 같았다.
만약 어떤 행자가 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의 이름을 칭송하거나, 만약 이 두 보살을 생각하거나, 만약 이들 두 보살의 이름을 간직하여 지니거나, 만약 이 두 보살의 몸을 보거나, 만약 이 두 보살이 말한 다라니 신주(神呪)를 기억하여 외운다고 한다면, 그런 자는 그 몸을 버리고 미래의 세상에서 청정한 6근(根)을 얻어서 언제나 큰 보살의 가문에 태어날 것이다. 그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장엄하기가 마치 저 제석천(帝釋天)과 같아서 가히 미워할 만한 모양이 없고, 그 몸의 힘이 강대하고 건장해서 마치 저 나라연(那羅延:하늘에 있는 역사의 이름)처럼 모든 것들을 그 위엄으로 굴복시킬 것이며, 그가 어느 곳에 태어나든 간에 언제나 항상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만나서 깊고 깊은 법을 설하는 것을 들을 것이고, 이를 듣고 나면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서 곧장 저 한량없이 묘한 삼매문(三昧門)과 다라니를 얻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다만 이 두 보살들의 이름을 듣기만 한다면, 그런 자는 그 얻게 될 복이 한량없어서 다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물며 그가 설한 바와 같이 수행하여 구족한다면 어떠하겠는가?”
그때 아난이 불세존께서 이 두 보살의 깊고 깊은 지혜와 한량없는 덕행을 찬탄하시는 것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 주위를 일곱 번 돈 다음 길게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은 과거 세상에서 도대체 어떠한 도행(道行)을 닦고 어떠한 공덕(功德)을 심었기에 지금 대중들 가운데서 마치 범당(梵幢)처럼 부처님으로부터 찬탄을 받으며 또한 저들 대중들로부터 칭송과 기림을 받는 것입니까? 지금 여래께서는 두 눈으로부터 광명을 방출하시어 마치 저 마니주처럼 그들의 정수리에 머물러 계신데 그 미묘하고 상서로운 모습[瑞相]은 실로 예전엔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바라건대 부디 천존(天尊)께서는 저를 위하여 이 두 보살의 지난날들의 인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 마땅히 너를 위하여 이 두 보살의 지난 날들의 인연을 분별해서 설하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지나간 과거의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겁 시절에 다시 그 수를 이루 말할 수조차 없이 그 수가 몇 곱절이나 되던 과거 시절인 그때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이름을 유리광조(琉璃光照)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이라 하였으며, 그 겁의 이름은 정안은(正安隱)이고, 그 국토의 이름은 현승번(懸勝幡)이라 하였다.
그 부처님 나라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그 수명이 8대겁(大劫)이었으며, 저 불세존께서는 이 세간에 나타나신 뒤에 16대겁을 계셨는데 그런 뒤에 저 연화강당(蓮華講堂)에서 반열반에 드셨다. 부처님께서는 열반하신 뒤에 그 정법(正法)으로 세간에 머문 것이 팔 대겁을 가득 채웠으며, 상법(像法)으로 세간에 머문 것이 역시 팔 대겁이었는데, 그 상법 기간 동안에 일천 명의 비구가 있었다. 이들이 보살의 마음을 일으켜 보살의 계율(戒律)을 구해서 널리 중생들을 위해서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이들을 교화하였다.
그때 대중들 가운데 비구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 이름을 일장(日藏)이라 하였다.
그는 총명하여 지혜가 많았으며, 취락(聚落)ㆍ촌영(村營)ㆍ성읍(城邑)ㆍ승방(僧房)ㆍ당각(堂閣)ㆍ아련야처[阿練若處]ㆍ논당(論堂)을 유력(遊歷)하면서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대승보살의 본연(本緣)을 널리 찬양하고 여래의 위없는 청정하고 평등한 큰 지혜[無上淸淨平等大慧]를 또한 설하였다.
그때 무리들 중에 장자(長者)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성수광(星宿光)이라 하였다. 그는 대승의 평등한 큰 지혜를 설하는 것을 듣고는 마음이 기뻐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리륵(呵梨勒)의 과일과 기타 갖가지 약들을 가지고 일장이 있는 곳으로 가서 여쭈었다.
‘대덕(大德)이시여, 나는 지금 인자(仁者)로부터 이 감로약(甘露藥)에 대하여 설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인자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이 약을 먹는 자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성수광은 이마를 땅에다 붙이고 비구의 발에 예배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 약을 집어서 비구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말하였다.
‘인자시여, 지금 이 약을 인자와 대덕이신 스님에게 받들어 올립니다.’
그때 일장은 곧 그를 위하여 주원(呪願)을 하면서 그 가리륵 과일을 받았다. 장자는 그 법을 듣고서 다시 그 주원을 듣고는 마음이 크게 기뻐서 저들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 두루 모두 예배를 드린 다음 일장비구 앞으로 와서 크고 넓은 서원(誓願)을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인자께서 설하시는 부처님의 지혜의 약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그것은 인자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진실하고 허망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설산(雪山)의 양약(良藥)을 가지고 인자와 여러 스님들에게 아울러 받들어 올립니다. 바라건대 이와 같은 공덕으로 영원토록 제가 태어날 때마다 인천과 삼계(三界)에서 복의 과보를 구하지 않고 바른 마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저는 지금 지성으로 위없는 도의 마음[無上道心]을 일으켜서 미래 세상에 가서 반드시 성불(成佛)할 것입니다. 저의 원은 허망되지 않아서 반드시 존자(尊者)께서 설하신 부처님의 지혜와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보리의 청정한 힘을 얻을 때에 비록 아직 성불을 하지 못했더라도, 어떤 중생들이 나의 이름을 듣는다면 이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세 종류의 병고(病苦)를 제거하여 없앨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 첫째는 중생들이 그 몸에 지니고 있는 404가지의 병이 다만 나의 이름을 일컫기만 해도 곧 나아서 없어지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라건대 사견(邪見)과 우치(愚癡)와 악도(惡道)의 고통을 영원히 받지 않고 내가 부처를 이룰 때에 나의 국토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이 모두 한결같이 평등한 대승(大乘)을 깨달아 이해해서 다시는 다른 생각을 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는 염부제(閻浮提)와 기타 여러 방면에서 3악취(惡趣)의 이름을 가진 곳에 있는 자들이 나의 이름을 듣기만 하면 영원히 삼악취에 그들 몸이 떨어지는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설사 이 악취에 떨어지는 일이 있다거나 내가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나를 예배하고 마음을 집중하여 내 몸의 모양을 본다면 바라건대 이들 중생들이 3장(障)을 소멸하여 제거하고 마치 청정한 유리처럼 그 안이 투명하게 비치도록 해주십시오. 부처님의 색신(色身)을 보는 것 또한 이와 같아서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청정한 색신을 본다면 바라건대 중생들이 지닌 평등한 지혜를 영원히 후퇴하여 잃는[亡失]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이처럼 서원을 일으키고 나서 온몸[五體]을 땅에 던져서 저들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 두루 예배를 올렸다.
부처님들께 예배를 마친 다음 진주화(眞珠華)를 가지고 일장비구의 위에 뿌린 뒤에 이렇게 말하였다.
‘화상(和尙)이시여, 저는 지금 화상 덕택에 위없이 청정한 부처님의 지혜를 얻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화상으로부터 이를 얻어 듣고는 이미 이처럼 깊고 깊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만약 지금 일으킨 이 서원이 허망되지 않아서 반드시 부처님을 이룰 것이라면 지금 제가 뿌린 이 미묘한 진주화가 아름다운 일산[華蓋]으로 바뀌어서 화상 위에 머물도록 해주십시오.’
이와 같이 말을 마치자 그가 뿌린 보배로운 진주가 마치 보련화(寶蓮華)처럼 공중에서 행렬을 지어서 아름다운 일산으로 변하였으며 그 일산은 황금빛을 발하였다. 모든 대중들이 이 광경을 보고서 다들 이구동성으로 이 위대한 장자(長者) 성수광(星宿光)을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이 위대한 장자여, 그대는 능히 이와 같이 많은 대중들 가운데서 이미 이처럼 크고 넓은 서원을 깊이 일으켜서 이와 같은 미묘하고 상서로운 모습을 나타내었다. 우리들이 지금 이와 같은 상서로운 모습을 직접 보았으므로, 그대은 의심할 여지없이 반드시 부처를 이룰 것이다.’
그때 성수광장자의 동생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전광명(電光明)이었다. 그는 자신의 형인 장자가 이처럼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는 몸과 마음으로 함께 이를 따라 기뻐하며 형님에게 물었다.
‘저는 지금 집안에 제호(醍醐)와 각종 좋은 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라건대 형님께서는 어떤 스님들이건 할 것 없이 이를 모두에게 보시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형이 대답하였다.
‘네가 원하는 대로 따르겠다.’
그때 전광장자가 그의 형에게 물었다.
‘지금 저도 또한 형님을 따라서 저 깊고 깊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그 형이 대답하였다.
‘만약 지금 그처럼 발심(發心)을 하고 싶다면 너는 마땅히 지금 저들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께 예배를 드리고 위대한 화상이신 일장비구 앞에서 마땅히 저 깊고 깊은 위없는 도의(道意)를 일으켜야 할 것이다.’
아우가 형에게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이 제호와 좋은 약품을 가지고 모두에게 보시하며, 다시 미묘한 꽃을 시방세계의 부처님께 올려서 그 공덕을 회향(廻向)하여, 바라건대 지금 형님께서 하신 것과 똑같이 서원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만약 제가 일으킨 이 소원이 성실하여 허망하지 않다면 지금 제가 바쳐서 뿌린 이 미묘한 연화(蓮華)가 허공에 머물러서 마치 꽃나무와 같이 되도록 해주십시오.’
그때 이곳에 모인 대중들은 전광장자가 뿌린 연꽃이 허공 중에 늘어섰는데 그 꽃들 하나하나가 마치 보리수와 같이 공중에 늘어서서 그 꽃과 열매가 모두 구족한 것을 보았다. 그때 대중들이 다들 이구동성으로 역시 저 전광장자를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그대의 상서로운 반응[瑞應]이 형님 장자의 그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므로 그대는 반드시 저 미래의 세상에서 부처를 이룰 것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때 큰 장자가 가리륵(呵梨勒)과 설산(雪山)의 뛰어난 약을 가지고 여러 스님들에게 이를 보시하였으며, 저 여러 스님들은 이것을 먹고 나서 묘법(妙法)을 얻어 들었던 것이다. 이 약의 힘으로 두 가지의 병을 없앴으니 그 하나는 4대(大)의 증가와 감소[增損]요 그 둘은 번뇌와 진에(瞋恚)이다. 이 약 때문에 그때 모든 대중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이렇게 외쳤다.
‘우리들은 장차 저 미래의 세상에서 마땅히 모두 성불(成佛)할 것입니다.’
그때 모든 대중들이 각각 서로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이 대사(大士)가 두 가지의 약을 보시한 덕분에 이처럼 위없는 법왕(法王)의 마음을 일으켜 마땅히 삼천대천세계의 왕노릇을 하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 마땅히 그 이름을 지어드려야겠다. 그 행한 바를 따라서 이름을 지어야 하므로 그 이름을 약왕(藥王)이라고 해야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약왕보살이 저들 모든 대중들이 이처럼 자신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듣고는 대중들에게 공경하여 예배를 올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大德)인 여러 스님들께서 나를 위하여 이처럼 약왕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나는 지금 마땅히 그 이름을 따라서 그것이 사실에 맞는지 어떤지를 확정해야겠습니다. 만약 내가 지금 베푼 이 회향의 불도(佛道)가 기필코 성취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바라건대 나의 두 손에서 모든 약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져서 저들 중생들의 모든 질병들을 말끔히 씻어 주십시오.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듣거나 나에게 예배를 하거나 내 몸의 모양을 보는 자가 있다면 그런 자는 마땅히 모두 저 깊고 깊은 미묘한 다라니의 무애법약(無閡法藥)을 먹도록 하여 주시고 마땅히 이들로 하여금 그 현재의 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악(惡)들을 제거하여 무슨 소원이든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도록 하여 주시고, 내가 장차 성불(成佛)할 때에 바라건대 모든 중생들이 대승행(大乘行)을 구족하도록 해주십시오.’
이와 같이 말하자 저 허공으로부터 7보(寶)로 이루어진 일산이 쏟아져 내려서 저 약왕의 위를 덮었는데 그 일산이 발하는 광명 속에서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였다.

대사(大士)의 묘하고 선한 원이
모든 자들에게 약을 베풀었구나.
장차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을 정안(淨眼)이라 하리라.

하늘과 사람들을 널리 제도했으니
자비한 마음이 그 끝이 없어라.
지혜로운 눈으로 모든 것을 비추니
미래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라.

그때 약왕보살이 이 게송을 듣고는 그 몸과 마음이 기뻐서 곧 삼매에 들어갔는데 그 삼매의 이름을 유무장엄(惟無莊嚴)이라고 했다. 이 삼매의 힘으로 그는 무수한 부처님들을 보았으며, 그 업장(業障)을 깨끗이 제거하고 곧 9백만억 아승기겁의 생사의 죄를 초월함을 얻었던 것이다. 그때 저들 대중들로부터 이름을 지어 받은 자가 바로 지금의 이 약왕보살마하살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때 그 아우인 장자가 사람들에게 약을 보시하였는데, 이와 같이 약을 보시하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이 장자를 칭찬하였으며, 이 약을 여러 스님들과 모든 자들에게 베풀어서 사용하게 함으로써 이 약을 복용한 자는 저 상등(上等)의 기력(氣力)을 얻었으며, 미묘하고 상등인 약[妙上藥]을 얻었으며 또한 저 상묘(上妙)한 대승(大乘)의 법약(法藥)을 얻어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때 세상 사람들이 이와 같은 그의 행위를 따라 그 이름을 지어서 약상이라고 하였는데 그때 이 약상보살은 이처럼 모든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덕을 칭찬하여 그 이름을 약상이라 불러 주는 것을 듣고는 다음과 같이 서원(誓願)을 일으켰다.
‘지금 이 세간에서 모든 대중들이 저[我]를 위해 그 이름을 지어서 약상이라고 불러 주었습니다. 바라건대 후세에 제가 저 열 가지 종류의 청정한 힘을 얻어서 이를 이루게 될 때에 저 상등의 법약[上法藥]으로써 모든 자들에게 널리 베풀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제 이름을 듣게 되는 모든 중생들이 그들의 번뇌의 성대한 불길을 빨리 꺼서 없앨 수 있게 해주십시오. 만약 어떤 중생이 저를 예배하고 저의 이름을 불러 주고 제 몸의 모습을 본다면 마땅히 이들로 하여금 상묘(上妙)하여 죽지 않고 해탈할 수 있는 감로(甘露)의 상약(上藥)을 얻어먹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때 대중들이 이 말을 듣고는 각각 그들의 영락(瓔珞)을 벗어서 다들 약상보살의 위에다 뿌렸는데 이 영락들이 마치 칠보대(七寶臺)처럼 공중에 머물렀으며, 이 칠보대에서 순수한 황금 빛깔의 광명을 발산하였는데 거기서 마치 범음(梵音)과 같은 소리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였다.

훌륭하구나. 수승한 대사(大士)여,
넓은 서원을 드러내어 발했다네.
괴로운 중생들을 필시 제도하리니
마음에 의혹의 생각이 없어라.

미래 세상에 응당 성불하리니
그 이름을 정장(淨藏)이라 부르리라.
저들 모든 세간의
고해(苦海)에 빠진 자들을 구호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조심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 약왕과 약상 두 보살은 곧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불세존께서 관정(灌頂)한 법자(法子)인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이 두 보살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런 자는 영원히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서 생사에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며, 언제나 한결같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물며 그가 설한 바와 같이 수행하여 구족한다면 어떠하겠는가?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두 보살이 설한 신주(神呪)를 듣거나, 이 두 보살의 몸의 모습을 본다면 그런 자는 반드시 현재의 세상에서 저들 약왕보살과 약상보살, 그리고 지금 이 현겁(賢劫)의 1천 명의 부처님과 저 미래 세상의 무수한 부처님들, 그 한 분 한 분의 세존들이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저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나서 그 마음이 굳고 단단하여 끝내 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를 올리고 부처님의 주위를 일곱 번을 돈 다음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러시다면 이 경(經)은 그 이름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며, 이를 어떻게 받들어서 간직하여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도록 하라. 이 법의 요지는 그 이름을 ‘모든 죄장(罪障)을 없애는 것’이라고 할 것이며, 또 이름을 ‘악업(惡業)을 참회하는 신주(神呪)’라고 할 것이며, 또 이름을 ‘번뇌의 병을 다스리는 감로(甘露)의 묘약(妙藥)’이라고 할 것이며, 또 이름을 ‘약왕과 약상의 청정한 색신을 보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의 요지는 이상과 같이 여러 뛰어나고[殊勝] 미묘한 이름이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어떤 비구나 비구니가 이 경을 듣는다면 그런 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이를 따라 기뻐하여 잠깐 사이에 저 사중(四重)의 악업(惡業)을 모두 다 깨끗이 씻어버릴 것이며, 만약 어떤 우바새나 우바이가 이 경을 듣는다면 그런 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이를 따라 기뻐하여 잠깐 사이에 그가 5계(戒)를 범하거나 8계재(戒齋)를 깨뜨렸다고 하더라도 곧 이를 청정히 할 것이며, 만약 어떤 국왕이나 대신, 찰리(刹利:인도 4姓의 제2 계급)의 거사(居士), 비사(毗舍:인도 4성의 제3 계급)와 수다(首陀:인도 4성의 제4 계급), 바라문 등과 여타의 이 경을 들은 모든 자들은 잠깐 사이에 지극한 마음으로 이를 따라 기뻐하여 그가 가진 5역(逆)과 10악(惡)들을 모두 다 청정하게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약왕보살과 약상보살의 본행(本行) 인연은 곧 염부제 사람들이 그들의 질병에 쓰은 좋은 약이었던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이상과 같이 말씀을 마친 다음 마치 삼매에 드신 것과 같이 묵묵히 머물러 계셨다. 그때 장자의 아들 보적과 존자 아난과 그밖에 무수한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다들 크게 기뻐하였으며, 이와 같이 기뻐함으로써 장자의 무리들 가운데 오천 인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다른 곳에서 온 여러 보살 등 십천 인이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에 머물렀다. 사리불의 제자 5백 비구가 모든 번뇌를 받지 않고 아라한(阿羅漢)을 이루었으며, 천룡팔부(天龍八部)의 그 수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리들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無上正眞道意]을 일으켰다.
그때 모든 비구와 비구니 및 모든 대중들이 이처럼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는 다들 기뻐서 이를 받들어 봉행하면서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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