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낙상경(佛說樂想經)
불설낙상경(佛說樂想經)
서진(西晋) 월지국삼장(月支國三藏) 축법호(竺法護)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께서는 사위성(舍衛城)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땅에 대해서 땅이라는 생각을 가져 땅을 즐거워하고 땅을 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땅은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물과 불과 바람은 알지 못하느니라.
하늘 신인 범천(梵天)ㆍ아바천(阿婆天)ㆍ아비바천(阿鞞婆天)은 깨끗함에 대해서 깨끗하다는 생각을 가져, 깨끗함을 즐거워하고 깨끗함을 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허공 경계와 의식 경계와 아무것도 없는 경계와 생각이 없는 경계는 알지 못한다.
혹은 한 가지나 혹은 여러 가지나 또 따로따로 보고 듣고 아는 것으로써 관찰하고 깨닫는 행을 얻어, 금세에서 후세에 이르고 후세에서 금세에 이르도록 이 즐거워하는 생각을 가져 즐거움은 곧 나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를 헤아리지만 그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땅을 신통이라 생각하여, 땅을 즐거워하지 않고 땅에 대해 즐거워하지 않아 땅을 나라고 생각하지 아니한다. 그들은 ‘땅은 곧 나이다’라고 말하지 아니한다. ‘그들은 이미 물ㆍ불ㆍ바람을 안다’고 나는 말한다.
저 하늘 신인 범천ㆍ아바천ㆍ아비바천들은 깨끗함을 신통이라 하여 깨끗함을 즐거워하지 않고 깨끗함을 즐거워하지 않아, 깨끗함으로 나라고 생각하지 아니한다. ‘그들은 이미, 허공 경계ㆍ의식 경계ㆍ아무것도 없는 경계ㆍ생각이 없는 경계를 안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혹은 한 가지나 혹은 여러 가지나 또는 따로따로 보고 듣고 아는 것으로써, 관찰하고 깨닫는 행을 얻어, 금세에서 후세에 이르고 후세에서 금세에 이르도록 그들은 모두 신통으로써 즐겁지 않은 것을 보이고 또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즐거움을 나라고 생각하지도 아니하고 즐거움은 곧 나라고 말하지도 아니한다. ‘그들은 이미 알았다’고 나는 말한다.
또 나는 땅을 신통이라 하여 땅을 즐겨 하지 아니한다. 땅을 즐겨 하지 않고 땅을 나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나를 땅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물ㆍ불ㆍ바람도 안다.
나는 하늘신인 범천ㆍ아바천ㆍ아비바천들의 그 신통을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깨끗함을 나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허공 경계ㆍ의식 경계ㆍ아무것도 없는 경계ㆍ생각이 없는 경계를 이미 알았다.
또 나는 한 가지나 여러 가지나 혹은 따로따로 보고 듣고 아는 것으로써 관찰하고 깨닫는 행을 얻어, 금세에서 후세에 이르고 후세에서 금세에 이르도록 신통을 다해 신통을 즐겨하지 않고 신통을 나라고 헤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아느니라.”
부처님은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그 원인의 발거(跋渠: 部ㆍ品)를 다하였다.
불설제법본경(佛說諸法本經)
―중아함(中阿含) 별역본[別翻]에 나옴―
오(吳) 월지국(月氏國) 거사 지겸(支謙)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하는 모든 법의 근본을 들어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외도들이 와서 ‘무엇이 법의 근본인가’라고 묻거든 ‘욕심[欲]이 모든 법의 근본이다’라고 대답하라.
‘무엇이 그 원인인가’라고 묻거든 ‘경(更:觸)이 그 원인이다’라고 대답하고, ‘무엇이 다 같이 태어나게 하느냐’라고 묻거든 ‘통(痛:受)이 그렇게 한다’라고 대답하라.
‘무엇이 유(有)를 불러오느냐’라고 묻거든 ‘염(念)이 유(有)를 불러온다’고 대답하고, ‘무엇이 도를 밝히느냐’라고 묻거든 ‘사유(思惟)가 도를 밝힌다’라고 대답하라.
‘무엇이 제일이냐’라고 묻거든 ‘삼매가 제일이다’라고 대답하고, ‘무엇이 최상이냐’라고 묻거든 ‘지혜가 최상이다’라고 대답하라.
‘무엇이 튼튼한 것이냐’라고 묻거든 ‘해탈이 튼튼한 것이다’라고 대답하고, ‘무엇이 마지막이냐’라고 묻거든 ‘열반이 마지막이다’라고 대답하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욕심이 모든 법의 근본이 되고 경(更)이 모든 법의 원인[習]이 되며, 통(痛)이 모든 법을 다 같이 태어나게 하고 염(念)이 모든 법의 유(有)를 불러오게 하며, 사유가 모든 법의 도를 밝히고 삼매가 모든 법의 제일이 되며, 지혜가 모든 법의 최상이 되고 해탈이 모든 법에서 튼튼하며 니원(泥洹)이 모든 법의 마지막이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항상 집을 떠나려는 생각과 덧없다는 생각과 덧없음은 괴로움이라는 생각과 괴로움은 몸이 아니라는 생각과 음식은 더럽다는 생각과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죽는다는 생각과 일체 세상은 즐겁지 않다는 생각과 세상의 삿되고 바름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과 다른 세상이 있고 없다는 생각과 세상에서 친하고 취하는 즐거움은 모두 없어지고 또 그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공부하여야 한다.
그리고 바른 소견으로 모든 일을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사랑을 끊고 욕심을 버리고 바른 지혜에 들어가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기를 생각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불설의경(佛說意經)
서진(西晋) 월지국삼장(月氏國三藏) 축법호(竺法護)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께서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비구는 혼자 방안에 앉아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엇 때문에 세상에 끌려가고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무엇 때문에 세상에 나고 세상에 나서는 윤회에 들어가는가.’
이에 그 비구는 오후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비구는 한쪽에 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오늘 방안에 혼자 앉아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무엇 때문에 세상에 끌려가고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무엇 때문에 세상에 나고 세상에 나서는 윤회에 들어가는가.’”
“장하고 장하다, 비구야. 너는 현명한 도를 가졌고 현명한 관찰을 가졌으며 좋은 변재가 있고 좋은 생각을 가졌다. 비구야, 너는 ‘무엇 때문에 세상에 끌려가고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무엇 때문에 세상에 나고 세상에 나서는 윤회에 들어가는가’라고 물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야, 뜻[意] 때문에 세상에 끌려가고 뜻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뜻 때문에 나고 나서는 윤회에 들어가느니라.
비구야, 그것이 있어서 우리로 하여금 세상에 끌려가고 고통을 받으며, 세상에 나고 나서는 윤회에 들게 하느니라.
비구야, 거룩한 제자 무소착(無所著)은 그가 끌고 그가 가며 그가 나고 나서는 윤회에 들어간다. 비구야, 거룩한 제자 아라한은 스스로 제 뜻을 다스리고 그 뜻을 따르지 않느니라.”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좋아하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많이 아는 비구를 말씀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많이 아는 비구란 얼마나 알아야 많이 아는 비구라 하나이까. 또 세존께서는 어떤 비구를 많이 아는 비구라 하나이까?”
“장하고, 장하다. 비구야, 너는 도를 가졌고 현명한 관찰을 가졌으며 좋은 변재로 훌륭한 말을 하였다. 비구야, ‘너는 세존께서는 많이 알고 많이 아는 비구를 말씀하시니, 얼마나 알아야 많이 아는 비구라 하며, 또 세존께서는 어떤 비구를 많이 아는 비구라 하나이까’라고 이렇게 물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로서 계(契)[첫째]ㆍ가(歌)[둘째]ㆍ기(記)[셋째]ㆍ게(偈)[넷째]ㆍ소인(所因)[다섯째]ㆍ법구(法句)[여섯째]ㆍ비유(譬喩)[일곱째]ㆍ소응(所應)[여덟째]ㆍ생(生)[아홉째]ㆍ방등(方等)[열째]ㆍ미증(未曾)[열한째]ㆍ법설(法說)[열두째]을 아는 이를 나는 말한다.
비구야, 선남자로서 네 글귀 게송을 내게 설명하여 그 이치를 알고 법을 알며 법을 따라 행하여 법과 함께 있으면, 그런 비구가 많이 아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이 많이 아는 비구를 말하느니라.”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잘 생각하고는, “좋다” 하고 즐겨하며 “옳다” 하였다. 그는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는 이미 법을 듣고 법을 이미 들은 비구는 지혜가 빠릅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를 ‘비구가 이미 법을 듣고는 지혜가 빠르다’고 말씀하시나이까? 여래께서는 어떤 비구를 ‘비구가 법을 듣고는 지혜가 빠르다’고 하시나이까?”
“장하고, 장하다, 비구야, 너는 현명한 도를 가졌고 현명한 관찰을 가졌다. 좋은 변재로 훌륭한 말을 하였다.
비구야, 너는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가 이미 법을 듣고 이미 법을 들은 비구는 지혜가 빠릅니다. 세존께서는 어떤 비구를 비구가 이미 법을 듣고는 지혜가 빠르다고 말씀하시나이까’라고 이렇게 물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야, 비구로서 ‘괴로움’이란 말을 듣고 지혜로써 그 진실을 알고 ‘괴로움의 원인’ㆍ‘괴로움의 사라짐’ㆍ‘괴로움이 사라져 머무르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지혜로써 그 진실을 알고 ‘괴로움의 원인’ㆍ‘괴로움의 사라짐’ㆍ‘괴로움이 사라져 머무르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지혜로써 그 진실을 알면 그런 비구는 ‘비구가 법을 듣고는 지혜가 빠른 비구이다. 나는 그런 비구를 비구가 이미 법을 듣고는 지혜가 빠른 비구이다’라고 말하느니라.”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좋다” 하고 즐겨하며 “옳다” 하였다. 그리고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는 총명하고 변재가 빠르나이다. 총명하고 지혜가 빠른 비구란 어떤 비구를 ‘총명하고 지혜가 빠른 비구’라 하시나이까? 여래께서는 어떤 비구를 ‘총명하고 지혜 있으며 변재가 빠르다’고 말씀하시나이까?”
“장하고, 장하다. 비구야, 너는 현명한 도를 가졌고 현명한 관찰을 가졌으며 좋은 변재로 좋은 말을 하였다.
비구야, 너는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는 총명하고 지혜가 빠릅니다. 총명하고 변재가 빠른 비구란, 어떤 비구를 총명하고 지혜 있으며 변재가 빠른 비구라 하나이까? 여래께서는 어떤 비구를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변재가 빠른 비구라고 말씀하시나이까’라고, 이렇게 물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야, 이른바 그 비구는 자기도 생각하지 않고 남도 생각하지 않으며, 두 가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 비구는 다만 뜻[意]을 생각하고는 자기도 이익되게 하고 남도 이익되게 한다. 그는 세상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하늘과 사람을 이치로써 이익되게 한다.
비구야, 이런 비구는 총명하고 지혜가 빠른 비구다. 나는 이런 비구를 총명하고 변재가 있으며 지혜가 빠른 비구라고 말하느니라.”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잘 생각하고 받들어 지니고 외워 읽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주위를 돌고는 하직하고 돌아갔다.
세존께서 이렇게 타이르셨기 때문에, 그는 고요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고요히 머물렀다.
이른바 선남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믿고 즐겨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위없는 범행을 닦고 법을 보아 신통을 얻고 도를 증득하여 머물렀다. 그리하여 생(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이루어지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명색(名色)만이 있는 줄을 진실로 알았다.
그리하여 그 존자는 법을 알고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으니,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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