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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956 불설나마가경(佛說羅摩伽經) 상권

by Kay/케이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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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나마가경(佛說羅摩伽經) 상권

 

 

불설라마가경(佛說羅摩伽經) 상권

서진(西秦)사문 성견(聖堅) 한역
송성수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있는 장엄중각(莊嚴重閣)의 선승강당(善勝講堂)에서 보살마하살과 보현보살(普賢菩薩)과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 등과 함께 계셨다.그 이름은 광명당(光明幢)보살ㆍ수미산당(須彌山幢)보살ㆍ보당(寶幢)보살ㆍ무애당(無礙幢)보살ㆍ화당(花幢)보살ㆍ정당(淨幢)보살ㆍ일광당(日光幢)보살ㆍ정정당(靜正幢)보살ㆍ이진당(離塵幢)보살ㆍ세정당(世靜幢)보살ㆍ지위덕당(地威德幢)보살ㆍ보위덕(寶威德)보살ㆍ대위덕(大威德)보살ㆍ금강지위덕(金剛智威德)보살ㆍ정위덕(淨威德)보살ㆍ법일위덕(法日威德)보살ㆍ공덕산위덕(功德山威德)보살ㆍ지염위덕(智炎威德)보살ㆍ보현승위덕(普現勝威德)보살ㆍ지지장(持地藏)보살ㆍ허공장(虛空藏)보살ㆍ연화장(蓮華藏)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공덕정장(功德淨藏)보살ㆍ법인장(法印藏)보살ㆍ세정장(世淨藏)보살ㆍ불교만(不憍慢)보살ㆍ연화승장(蓮華勝藏)보살ㆍ선정안(善淨眼)보살ㆍ청정안(淸淨眼)보살ㆍ정안장(淨眼藏)보살ㆍ무착안(無著眼)보살ㆍ보집안(普集眼)보살ㆍ선관안(善觀眼)보살ㆍ우발라화안(優鉢羅華眼)보살ㆍ금강안(金剛眼)보살ㆍ보안(寶眼)보살ㆍ허공안(虛空眼)보살ㆍ선안(善眼)보살ㆍ보안(普眼)보살ㆍ천관(天冠)보살ㆍ법계염지천관(法界炎智天冠)보살ㆍ도량천관(道場天冠)보살ㆍ전단광천관(栴檀光天冠)보살ㆍ불장천관(佛藏天冠)보살ㆍ산용천관(山勇天冠)보살ㆍ세정천관(世淨天冠)보살ㆍ위의천관(威儀天冠)보살ㆍ무능승(無能勝)보살ㆍ제불사자좌부관(諸佛師子座覆觀)보살ㆍ보법계허공광관(普法界虛空光觀)보살ㆍ범승계(梵勝髻)보살ㆍ용승계(龍勝髻)보살ㆍ불변화염계(佛變化炎髻)보살ㆍ일체원해마니계(一切願海摩尼髻)보살ㆍ여래원광주계(如來圓光珠髻)보살ㆍ허공장주보계(虛空掌珠報髻)보살ㆍ여래유희주왕망계(如來遊戱珠王網髻)보살ㆍ여래법륜향계(如來法輪香髻)보살ㆍ일체삼세향계(一切三世香髻)보살ㆍ대광(大光)보살ㆍ이구광(離垢光)보살ㆍ보광(寶光)보살ㆍ이진광(離塵光)보살ㆍ염광(炎光)보살ㆍ법광(法光)보살ㆍ적광(寂光)보살ㆍ일광(日光)보살ㆍ유희광(遊戱光)보살ㆍ천광(天光)보살ㆍ공덕상광(功德相光)보살ㆍ지상염(智相炎)보살ㆍ법상염(法相炎)보살ㆍ신통염상(神通炎相)보살ㆍ광염상(光炎相)보살ㆍ화상염(華相炎)보살ㆍ주상염(珠相炎)보살ㆍ보리염상(菩提炎相)보살ㆍ범상염(梵相炎)보살ㆍ보광염상(普光炎相)보살ㆍ범음(梵音)보살ㆍ해음(海音)보살ㆍ변재음(辯才音)보살ㆍ세왕음(世王音)보살ㆍ산상격음(山相擊音)보살ㆍ일체법계보음(一切法界普音)보살ㆍ일체법해뢰음(一切法海雷音)보살ㆍ조복마계음(調伏魔界音)보살ㆍ대비운뢰음(大悲雲雷音)보살ㆍ일체세간적음(一切世間寂音)보살ㆍ법용혜(法勇慧)보살ㆍ지용(智勇)보살ㆍ공덕수미용(功德須彌勇)보살ㆍ공덕아용(功德牙勇)보살ㆍ칭용(稱勇)보살ㆍ보염용(普炎勇)보살ㆍ대자용(大慈勇)보살ㆍ지해용(智海勇)보살ㆍ여래종성용(如來種性勇)보살ㆍ광승(光勝)보살ㆍ묘승(妙勝)보살ㆍ용승(勇勝)보살ㆍ세정승(世淨勝)보살ㆍ법승(法勝)보살ㆍ월승(月勝)보살ㆍ허공승(虛空勝)보살ㆍ보승(寶勝)보살ㆍ성승(星勝)보살ㆍ지승(智勝)보살ㆍ수왕인승(樹王印勝)보살ㆍ법왕인(法王印)보살ㆍ세왕인(世王印)보살ㆍ범왕인(梵王印)보살ㆍ산왕인(山王印)보살ㆍ주왕인(珠王印)보살ㆍ용왕인(龍王印)보살ㆍ적왕인(寂王印)보살ㆍ부동왕인(不動王印)보살ㆍ선인현력왕인(仙人賢力王印)보살ㆍ승왕인(勝王印)보살ㆍ적향(寂香)보살ㆍ무극향(無極香)보살ㆍ지향음(地香音)보살ㆍ해뢰향음(海雷香音)보살ㆍ법염향음(法艶香音)보살ㆍ허공향음(虛空香音)보살ㆍ중생공덕향음(衆生功德香音)보살ㆍ중생선근향음(衆生善根香音)보살ㆍ마계향음(魔界香音)보살ㆍ지산광(智山光)보살ㆍ허공의(虛空意)보살ㆍ정의(淨意)보살ㆍ무착의(無著意)보살ㆍ각오의(覺悟意)보살ㆍ삼세염의(三世炎意)보살ㆍ광의(光意)보살ㆍ보명의(普明意)보살ㆍ법계염의(法界炎意)보살이니, 이러한 보살마하살 5백 분과 함께 계셨다.이들은 모두 보현(普賢)보살과 같은 행으로 집착이 없는 경계를 완전히 갖추었고,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를 널리 나타내었으며, 몸의 수효도 끝이 없어서 모든 부처님 앞이 두루 찼다.
또 걸림이 없는 청정한 눈의 경계를 수행하여 마음에 잠시도 쉬는 일이 없었고,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널리 쌓았으며, 결정코 보리의 도[菩提道]를 분명히 알면서 한량없는 광명을 두루 쌓았고, 온갖 법의 지혜 바다에 깊이 들어갔으며, 언제나 집착이 없고 받는 바가 없음을 수행하여 마음에 큰 지혜를 얻었고, 한량없는 몸이 수없는 겁 동안 가득 찼으며, 네 가지의 변재[四辯]가 다함이 없고 지혜가 마치 허공과 같아 의지함도 없고 집착함도 없이 중생의 좋아하는 바에 따라 뜻대로 색신(色身)을 나타내었고, 청정한 눈에 때와 장애[垢障]가 없음이 마치 해가 허공 가운데 있을 적에는 온갖 법계에 광명이 충만한 것과 같았다.또 5백의 성문(聲聞)이 있었으니, 오래전에 이미 4제(諦)를 통달하였고, 본제(本際)를 분명하게 알며 법의 성품에 깊이 들어가 생사의 바다를 여의었고, 여래의 성인 제자들에 수순하면서 모든 번뇌[有結]에 대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부처님 법의 바다에 대해 의혹이 없었다.또 무수한 천왕(天王)들이 모두 함께 있었으니, 또 먼저의 부처님에게서 뭇 덕의 근본[德本]을 심었고,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 주었으며, 또 마음의 계율[心戒]을 받아 모든 공덕을 갖추었고, 천상과 인간에서 뛰어난 이면서도 높은 체하는 마음이 없었으며, 번뇌를 버리지 않아도 이미 다 없어졌고, 마음의 지혜를 해탈함은 마치 허공과 같았으며, 부처님 법 가운데에 의심이 없고 모든 부처님의 지혜 바다에 깊이 들어갔으며, 여래와 모든 성인의 위의에 수순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중생을 성취시켰으며, 부처님 법의 종자를 수호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고, 이 선근으로 인하여 언제나 불교 집안[佛家]에 태어나서 종지(種智)의 진실한 법문을 깊이 좋아하였다.그때 모든 보살과 성문 대중과 하늘ㆍ악마ㆍ범천이며 신선들이 저마다 권속들과 함께 공경하며 에워싸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의 행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하며,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 변화를 생각하고 여래의 가지(加持)를 생각하며, 여래의 힘을 생각하고 여래의 두려움 없음을 생각하며, 여래의 머무름[往]을 생각하고 여래의 삼매를 생각하며, 여래의 뛰어나고 미묘한 공덕을 생각하고 여래의 몸을 생각하며 여래의 지혜를 생각하건대, 그 끝도 밑바닥도 없는지라 하늘이나 사람으로서는 헤아릴 수도 없고 분별할 수도 없으며, 옆에서 나타내 보일 수도 없고 알거나 볼 수도 없으며 널리 밝힐 수도 없고, 또한 사실대로 알고서 설명할 수 있는 이도 없다.다만 부처님의 가지(加持)하는 힘ㆍ부처님의 자재한 힘ㆍ부처님의 지혜의 힘ㆍ부처님의 변재의 힘ㆍ부처님의 위신의 힘ㆍ부처님의 삼매의 힘ㆍ부처님의 신통의 힘ㆍ부처님의 본래 서원의 힘ㆍ과거 선근의 힘ㆍ선지식을 가까이하는 힘ㆍ청정하게 믿는 마음의 힘ㆍ방편에 머무르는 힘ㆍ청정하고 뛰어난 선근을 구하기 좋아하는 힘과 바르고 곧은 보리의 깊은 마음의 힘과 일체지(一切智)로 서원하는 힘만은 제외될 것이다.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중생의 갖가지 욕망ㆍ갖가지 믿음ㆍ견해를 아시면서도 마음에 둘이 없으시고 집착이 없는 음성으로 모든 것을 깨달아 아시는 분이시고, 도(道)를 설하시는 분이시며, 모든 지위[地]의 갖가지 행ㆍ갖가지 근성ㆍ갖가지 사람ㆍ갖가지 견해ㆍ갖가지 생각을 잘 연설하신다. 그리고 온갖 지혜[一切智]와 사람의 경계를 알고, 여래의 공덕에 대해 사유(思惟)하는 대로 널리 말씀하시기를 원하신다.여래께서 옛날 보살이셨을 적의 행과 서원과 선업(善業)과 전생에 닦고 익혔던 온갖 지혜와 서원의 뛰어난 바라밀(婆羅蜜)과 보살의 모든 지위의 신통을 나타내 보인 것과, 장엄한 방편과 미묘한 음향과 장엄한 보살의 행과 만족의 바다[滿足海]를 내어 장엄한 보살의 보리의 문과 보살의 자재한 도(道)를 나타내 보이는 것과, 보살의 장엄한 바다를 내는 것과 장엄하신 여래께서 유희하시는 신통과 장엄하신 여래의 자재한 법륜과 장엄하신 여래 세계의 바다와 장엄하신 여래께서 시방의 중생을 조복하심을 널리 나타내 보이되 몸과 마음은 나타내지 않는 것과, 모든 여래의 바른 법의 성(城)에 머물러 뛰어나고 훌륭한 공덕과 모든 도와 여래 법왕(法王)을 광대하게 나타내 보이는 것과, 온갖 중생을 위하여 나타내 보이는 모든 갈래[趣]와 맑고 깨끗하게 널리 비추는 신통의 자재한 힘과, 여래의 온갖 중생을 위한 가장 으뜸가는 복전(福田)과 여래께서 온갖 중생을 위하여 공덕과 달친(噠嚫:布施)과 3륜(輪)을 설하시며 온갖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시던 일들을, 여래께서는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어 완전히 드러내 주시길 원하옵니다.’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보살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한 바를 아시고 대비(大悲)의 몸[身]과 대비의 문(門)과 대비의 마음[心]과 대비의 본원(本願)의 힘으로 대비에 수순하면서 광대(廣大)하기는 마치 법의 성품과 같고 구경(究竟)은 마치 허공과 같은 사자왕분신삼매(師子王奮迅三昧)에 들어가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청정한 법을 좋아하게 하셨다.
이 삼매에 드시자마자 기타림(祇陁林)의 중각강당(重閣講堂)이 갑자기 빛나고 화려해지면서 넓어지고 장엄하게 되었으며, 범천(梵天)이 금강으로 그 땅을 장엄하여 진기한 것이 사이사이 섞인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되었으며 여의주(如意珠)와 모든 이름난 꽃비가 내렸다.그때 그 숲 속의 안팎이 비치듯 환해졌는데, 유리나무[琉璃樹]는 가지ㆍ줄기ㆍ꽃ㆍ열매가 모두 보배들로 이루어졌으며, 여러 가지 빛으로 된 광명이 그 사이를 빙빙 돌고 보기 좋은 주옥(珠玉)이 그물[羅網]을 이루고 있었으며, 염부단금(閻浮檀金)과 많은 장식으로 빈자리가 없이 그 위를 두루 덮었다.
또 이름난 보배로 누각이 장엄되었고, 두루 빛이 나는 마니(摩尼)로 명주(明珠) 기둥을 장엄하였으며, 길고 곧은 빛이 동산 숲을 비추어 환하게 밝혔다. 금으로 된 문ㆍ구슬로 엮은 발ㆍ보배를 박아 장식한 난간이며 사방으로 난 계단 길은 여러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고, 마니보왕은 진기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화(化)했으며, 그 화만(華鬘) 끝에서는 진주의 빛이 나왔고, 섬돌과 처마가 줄지어 섰으며, 당기ㆍ번기ㆍ비단 일산이 허공에 가득 찼다.창문 앞에는 화현한 보배 나무가 마치 사라림(娑羅林)이 저절로 줄지어 선 것처럼 서 있는데, 열매는 마치 보배 방울같이 여러 가지 묘한 음성을 내었으며, 나무뿌리 아래서는 유리(琉璃) 같은 물이 나왔는데, 향기롭고 깨끗하고 부드러웠으며 기원(祈洹)에 널리 퍼졌으니, 이는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이었고 본원(本願)의 힘 때문이었으며, 시방세계의 작은 티끌 수 같은 불가사의한 아승기의 청정한 부처님 세계와 한량없고 수없는 공양 거리들이 기타림에 두루 나타났다.또 공덕으로 된 향기로운 강물이 청정한 국토 주변을 돌아 흘렀고 한량없는 보배 꽃이 그 물 흐름을 따라 끝없이 변화로 피어났으며, 꽃과 물에서는 모든 보살의 보응(報應)의 행을 연설하는 소리가 났고 꽃나무에는 꽃이 활짝 피었으며, 향기로운 구름 일산이 나왔고, 그 향기로운 일산 가운데에는 불가사의한 누각 구름이 있었으며, 아승기 수의 불가사의한 화만과 영락이 있었는데 모두 다 아래로 드리워져 있었고, 아승기의 보배 마니주왕이 저절로 솟아 나왔으며, 부드러운 의복과 모든 보배 당기, 향기로운 연기가 피어오르는 번기와 일산으로 가득 찼다.또 수없는 보배 꽃구름이 공중을 빙빙 돌았고, 온갖 당기ㆍ번기와 꽃 일산, 여러 가지 보배 방울이 달린 당기에는 미묘한 음성이 나와 모든 부처님의 명호를 연설하면서 청정한 법륜의 모양을 나타내었다.
또 사자여의주왕이 음성의 바다로써 모든 부처님의 본원인 바다 문[海門]을 널리 연설하였으며, 온갖 법계의 보배 왕은 마니 법상(法相)의 광명으로 장엄하였다.
그때 기타림 위의 허공 가운데에는 불가사의한 아승기 수의 향나무 구름이 있었으며, 이와 같은 갖가지의 공양거리와 그리고 모든 부처님 세계와 장엄한 일들이 한량없고 그지없어서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그때 선재동자는 동쪽의 세계로부터 선지식을 구하여 점차로 나아가다가 남쪽 세계에 이르렀고, 다시 서쪽에 이르렀다가 멀리서 선승(善勝) 장자가 굴두마성(窟頭摩城)에 있는 것을 보고는 그에게로 가려는 생각을 내어 점차로 길을 걸어가면서 정수(正受:三昧)로 사유하여 자기 앞에 나타나게 해서 분산되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고는 정정취(正定聚)에 머무르고 있었다.비록 길에서 있을지라도 바른 법을 좋아하면서 뉘우침이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고 경계에서 물러나지도 않았으며, 용맹스럽게 정진하면서 험한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지식을 생각하며 정각의 도를 닦고 안온한 도를 얻기 위하여 몸과 마음이 그지없었으니, 그런 가운데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내가 어떻게 해야 뛰어난 경계를 얻을 수 있을까? 이제 어떻게 하면 빨리 선지식에게 나아가서 보살의 도와 보살의 행을 물으며, 선지식에게서 불도의 인연을 지어 모든 바라밀을 얻고 온갖 중생을 널리 거두며, 모든 장애를 여의고 집착 없는 법계에 들어가며, 온갖 중생을 위하여 뭇 악도의 업[惡道業]을 끊고, 나[我]ㆍ사람[人]ㆍ중생(衆生)ㆍ수명(壽命)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제거하게 되며, 온갖 번뇌와 티끌[塵]을 없애 버리고, 모든 견해의 그물을 없애며, 선(善)의 화살을 얻어 자비의 활로 법을 수호하는 처소에 쏘아서 인과(因果)를 성취할 수 있을까? 왜냐하면, 만일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반드시 모든 착한 공덕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지식은 능히 일체지(一切智)를 위하여 큰 근본을 짓고 몸과 마음으로 바르게 받아들여 얼굴빛조차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선지식을 구하면서 위의가 자상하며 급한 모습이 없어진다.’점차로 나아가 굴두마성에 이르러 선승 장자가 그 성의 중각강당(重閣講堂)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앞으로 나아갔으니, 마치 사람의 바닷물 속에서는 그 끝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백천만억의 여러 장자들이 그를 에워싸고 기뻐하면서 선승 장자의 좌우에 있었고, 저마다 갖가지의 모든 법에 대해 듣기를 좋아하는 것이 마치 바다의 길잡이가 여러 장사꾼들을 위하여 보배가 있는 곳을 말해 주는 것처럼, 선승 장자는 불법의 바다 보배를 잘 분별하여 온갖 중생들에게 집착함이 없는 것[無所著]과 분별함이 없는 것[無所分別]을 말하고 있었다.그때 선재동자는 머리 조아려 예배 공경하고 아뢰었다.
“큰 성인[大聖]이시여, 저는 이미 오래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나 아직 어떻게 보살의 도를 행하고 보살의 행을 닦는지를 모르겠나이다.”선승 장자가 선재에게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미 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므로 큰 지혜 보배를 능히 질문할 수 있는 것이니, 이는 심히 깊은 법을 얻기 위하고 온갖 미혹과 고뇌의 종자를 끊기 위해서이다.
그대가 이제 나에게 묻는 것은 일체지의 언덕에 이르기 위하여 파괴되지 않는 마음으로 바르게 대승(大乘)을 향하고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 지위의 두려움을 여의게 하며, 바로 부처님 도를 향하여 모든 삼매의 적정(寂靜)한 법문을 닦고 모든 보살의 행을 잘 수행하며, 신통에 유희하면서 물러나지 않는 바퀴를 굴리고 모든 업도(業道)를 청정하게 하여 빨리 일체지(一切智)의 마음에 회향하기를 서원하며, 보살의 행을 사실대로 수행하고 보살의 도를 위하여 짐짓 나에게 와서 묻는 것이로다.
이러한 행을 행하는 이는 시방을 두루 보는 데에 장애가 없고 일체지의 바다의 대치하는 문[對治門]을 잘 알며, 모든 보살의 행을 장엄하게 되므로 짐짓 나에게 와서 묻는 것이로다.선남자야, 나는 이 바다 언덕의 굴두마성 중각강당에 있으면서 밤이나 낮이나 항상 대자대비한 보살의 청정한 행의 법문을 연설하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이 염부제(閻浮提)에 있는 모든 가난하고 고통받는 중생을 보면 반드시 이익되게 하려 하며, 그런 뒤에는 그들을 위하여 심히 깊은 공의 뜻[空義]을 연설하여 그들이 원하는 데에 따라 만족함을 얻게 하나니, 혹은 음식으로 그들을 거두어 주기도 하고, 혹은 법의 재물[法財]로 그들을 거두어 주기도 하며, 혹은 공덕의 업으로 그들을 거두어 주기도 하고, 혹은 지혜로 그들을 거두어 주기도 하며, 혹은 선근(善根)과 정직한 업으로 그들을 거두어 주기도 하느니라.의당 보살의 근성으로 거두어 주어야 할 이면 곧 보살의 근성으로 그를 거두어 주고, 의당 보살의 마음을 내어 거두어 주어야 할 이면 곧 보살의 마음으로 그를 거두어 주며, 만일 의혹을 제거하여 보리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의혹의 법을 제거하여 그를 거두어 주고, 의당 기쁨으로 보살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기쁨으로 그를 거두어 주며, 의당 대비(大悲)로 보살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대비로 그를 거두어 주느니라.만일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제거하여 무상(無常)의 선정[定]의 법으로 보살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괴롭고 공(空)하고 무상함의 법으로 그를 거두어 주고, 또 어떤 중생에게는 의당 생사의 바다에 머물러서 마음에 고달픔이 없을 이면 곧 생사의 바다에 같이 머물면서 그를 거두어 주며, 만일 의당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四攝法]으로써 보리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으로써 그를 거두어 주느니라.또 의당 온갖 지혜와 공덕의 바다로써 보살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공덕과 지혜의 바다에 수순하는 법으로써 그를 거두어 주고, 또 3세의 모든 부처님의 정법(正法) 바다의 대치문(對治門)으로 보살의 마음을 내어야 될 이면 곧 3세의 모든 부처님의 정법 바다로써 그를 거두어 주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이와 같은 모든 거두어 주는 법[攝取法]으로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기 위해서,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법의 이익과 즐거움을 얻게 하기 위해서 이 언덕[此岸]의 바다에 있는 것이니라.선남자야, 나는 이 언덕에 머무르면서 바다속의 온갖 값진 보배와 나오는 처소와 근원과 종성(種性)과 귀하고 천함과 맑고 밝은 모양을 널리 알고, 보배의 광명을 알고 잘 분별할 수 있으며, 온갖 교묘한 기술을 잘 알고, 모든 용ㆍ용왕ㆍ용의 아들과 궁전의 차별에 대해서 잘 알며, 또한 모든 용들의 싸움과 두려움과 나쁜 모양을 잘 제거할 수 있느니라.또 모든 나찰왕(羅刹王)의 궁전과 촌락을 잘 알고, 또한 나찰의 싸움과 두려움도 잘 제거할 수 있으며, 또 온갖 도깨비ㆍ요괴와 모든 나쁜 귀신들이 머무르고 있는 곳을 잘 알고, 또한 온갖 바닷물이 소용돌이치는 모든 재난을 없앨 수 있으면서 아울러 물의 빛깔과 샘[泉]의 근원과 여러 흐름을 알며, 해와 달과 별과 온갖 재변과 괴이한 일들을 잘 보고 알 수 있으며, 밤과 낮의 조짐을 살피면서 한 생각 동안에도 정상적인 법도[常度]를 잃는 일이 없고 똑똑하고 분명하게 알면서 터럭만큼의 오차도 없으며, 온갖 서적[書蔬]ㆍ산술[算數]ㆍ활쏘기ㆍ말 달리기 등을 잘 알아서 때에 따라 잘 이용하고, 온갖 모양들이 찰나 동안에도 변괴를 부리면서 멈추지 않아 혹은 합하기도 하고 혹은 떨어지기도 하는 것을 잘 아나니, 세간의 온갖 일을 잘 알고 헤아리느니라.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알아야 하느니라. 나는 이 온갖 중생들의 십명법문(十明法門)을 앎으로써 청정한 곳에 안주하고 두려움이 없는 언덕에 머물며,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안온할 수 있게 하고 항시 바른 법으로 어루만지고 위로하느니라.
만일 염부제의 장사꾼들로서 큰 바다에 나아가서 값진 보배를 구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나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값진 보배를 크게 얻고서 안온하고 길(吉)하게 돌아오게 되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으로서 나의 이름을 듣게 되는 이는 몸과 마음의 모든 때[垢]와 그리고 옷의 때조차 영원히 녹아 없어지게 되거늘 하물며 번뇌이겠는가?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눈으로 나를 보면 언제나 청정하고 위없는 법의 기쁨[法喜]을 얻고, 법을 들으면서 싫증냄이 없으며, 몸과 마음이 기쁘고 즐겁나니, 이 법의 즐거움[法樂]으로써 널리 염부제 안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어 기쁨과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나의 설법을 들으면 반드시 안온함을 얻어 생사의 바다를 건너고 모든 두려움을 면하여 반드시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에 편히 설 수 있으며, 갈애(渴愛)를 영원히 여의어 다시는 근심ㆍ걱정이 없고 항시 3세의 밝은 해탈의 바다에 머물게 되느니라.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알아야 하느니라. 나는 온갖 중생의 심(心)ㆍ심수(心數) 행과 바다 안에 들어가서 그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국토의 업[淨土業]을 닦고 온갖 시방의 청정한 국토의 바다를 널리 알게 하며, 뜻대로 태어나서 막힘이 없는 업[無礙業]을 얻고 다시 온갖 청정한 업의 뿌리[業根]의 바다를 장엄할 수 있게 하며, 온갖 중생의 행의 바다를 두루 청정하게 하고 안락하고 고요하면서 크게 편히 잠자는 바다에 머물게 하느니라.선남자야, 나는 다만 큰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로 다스려서 상(相)을 소멸하고 음성을 마주치는 보살의 기쁜 당기의 법문[喜幢法門]만을 알 뿐이니, 저 모든 큰 보살이 한량없는 모든 공덕 지혜의 바다를 성취하고 온갖 세계의 행(行)의 바다를 잘 분별하며 온갖 번뇌와 업의 바다를 잘 분별하여 온갖 번뇌와 업의 바다를 끊어 없애고 모든 법계의 바다를 성취하며, 모든 중생과 세계의 바다를 널리 거두어 주고 온갖 뛰어난 지혜의 바다에 널리 들어가며, 끝내 온갖 중생의 바다를 버리지 않고 그 마음이 마치 땅과 같아 온갖 중생의 바다를 잘 수순하며, 온갖 중생의 바다를 널리 교화하고 온갖 중생의 위의의 바다를 잘 따르는 등 큰 보살들이 이와 같이 깊이 행하는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능히 알 수 있으며, 그 공덕의 병을 말할 수 있겠는가?”그러자 선재동자가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바퀴 돌고는 하직하고 물러나와 서쪽을 향해 가자 선승(善勝)이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바른 생각으로 삼매정수(三昧正受)를 사유해야 하느니라. 그대는 여기를 떠나 서쪽으로 명문성(名聞城)을 향하여 나아가라. 그 성에 가면 난인(難忍)이라고 하는 나라가 있고, 가릉제(迦陵提)라고 하는 성이 있느니라.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공덕림(功德林)이 있는데, 그 숲 가운데에 사자분신(師子奮迅)이라는 비구니가 있느니라. 몸은 황금빛이요, 단정하고 엄숙하기 첫째가나니, 그대는 그에게 나아가서 보살의 행을 묻고 보살의 계(戒)를 물으며, 모든 법문을 물을지니라.”그러자 선재동자는 하직하고 물러나 점차로 가서 공덕림의 일광천(日光泉) 곁에 이르러 그 비구니가 단정히 앉아 정수(正受)에 든 것을 보았으며, 생김새가 단정한 동녀(童女)들로 이루어진 5백의 시자(侍子)가 있었고, 또 5백의 동자(童子)들이 그 여인들을 호위하고 있었으며, 백천의 천녀(天女)들이 호위하며 좌우에 서 있었다.그때 일광천 곁에는 왕원(王園)이라는 동산 숲이 있었다. 그 동산 안에 들어가 일월광(日月光)이라는 큰 나무를 보았는데, 광명을 널리 놓아서 백 유순(由旬)을 비추어 동산 숲을 장엄하게 하였고, 화현으로 된 중각(重閣)은 7보로 장엄하게 꾸며졌으며, 그 위에도 광명이 있었다.
또 보광명(寶光明)이라는 큰 나무를 보았는데,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드리워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어 그 형상은 마치 일산과 같았고, 여기저기에서 물이 흘러나왔으며 청정한 광명을 띠고 있었다.
또 화장(花藏)이라는 보배 숲을 보았는데, 높이 드러나서 끝이 없었고, 그 꽃은 활짝 피어서 마치 하늘의 나무왕[樹王]과 같았으며, 묘한 광명이 마치 하늘의 궁전 같았고, 그 빛은 마치 설산(雪山)같이 희었다.또 미미(美味)라는 큰 나무를 보았는데, 금으로 된 꽃과 열매가 부드럽고 향기롭고 맛이 있었으므로 여러 사람들의 마음에 들었다.
또 세정광(世淨光)이라는 나무가 보였는데, 그 빛과 광명이 한량없고 그지없었으며, 나무와 열매가 전단마니(栴檀摩尼)로 되었고, 아승기 수의 여러 가지 구슬 그물이 나무 위를 덮어 그 형상이 하늘의 궁전과 같았다.
또 천의(天衣)라는 나무를 보았는데, 언제나 한량없는 아승기 수의 보배 빛의 옷이 나왔다.
또 음악(音樂)이라 하는 여러 나무를 보았는데, 서로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가 범음(梵音)보다 뛰어났다.
또 보향장엄(普香藏嚴)이라고 하는 많은 숲을 보았는데, 그 향기가 걸림 없이 널리 퍼졌다.동산 숲 안에서 또 샘물과 못을 보았는데, 7보로 된 광명 그물이 그 위를 가득히 덮었으며, 그 못의 사방에는 네 개의 도랑이 나 있고, 거기서 여덟 갈래로 나뉘어서 다시 흘러 들어갔으며, 여덟 가지의 공덕의 물[八功德水]이 잔잔하게 가득 차 있고, 그 밑의 흙은 우두전단(牛頭栴檀)의 가루로 되었으며,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되었고 모래는 황금으로 되었으며, 이 향기로운 물이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는 마치 하늘의 음악 같아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다.또 난간은 여러 가지 보배로 되었고, 언덕 위에는 금모래가 깔렸으며, 언제나 여러 가지 광명을 놓았고, 우발라화(憂鉢羅花)ㆍ발담마화(鉢曇摩花)ㆍ구물두화(拘物頭花)ㆍ분다리화(分陀利花)가 물 위에 활짝 피어 있었으며, 보배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장엄하게 꾸며졌고, 둘레를 에워싼 나무의 아래에는 각각 한량없는 보배 사자좌(師子座)가 펴져 있었다.
사자좌는 한량없는 하늘 옷[天衣]과 여러 가지 값진 보배로 장엄하게 꾸며졌고 값을 매길 수 없는 향을 살랐으며, 여러 가지 향기로운 비단 장막은 깨끗하고 선명하였으며, 보배 그물이 그 위를 덮었고, 금방울들이 드리워져 온화하고 미묘한 음성을 내었다.또 한량없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평상과 장막이 그 높은 자리를 둘러싸 있었고, 나무 아래도 역시 위와 같았다.
나무들 사이에는 또 한량없는 연꽃 보장(寶藏)으로 된 사자좌가 있었고, 또 나무 사이에는 향장(香藏)으로 된 자리[座]가 있었으며, 또 나무 사이에는 갖가지 향운장(香雲藏)으로 된 자리가 있었고, 또 나무 사이에는 사자보취장(師子寶聚藏)으로 된 자리가 있었으며, 또 나무 사이에는 온갖 세간의 광명이 있는 마니의 청정장(淸淨藏)으로 된 자리가 있었고, 또 나무 사이에는 보기 좋은 사자보장(師子寶藏)으로 된 자리가 있었다.그 자리의 깔개는 한량없는 묘한 향으로 되었고, 이 보배 자리는 낱낱이 모두가 한량없는 백천 개의 여러 작은 평상 자리[小床座]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낱낱의 작은 자리에는 한량없는 보배 구슬이 마치 큰 보배 섬[寶洲]같이 가득히 차 있었으며, 그 낱낱의 자리 위에는 뛰어난 광명이 왕원(王園)과 일광림(日光林)을 널리 비추고 있었다.
그 광명 가운데 하늘 보배 옷과 여러 가지 보배 구슬이 비오듯 내렸는데, 그 모습이 부드럽고 사랑스러웠으며, 땅에 깔려 있는 것은 마치 큰 바다에 보배들이 들어 차 있는 것과 같았으며, 이 일광천(日光天)에는 전단향의 물이 밟으면 복사뼈까지 잠길 정도로 있었는데, 발을 따라 빙빙 돌다가 발을 들어 올리면 다시 본래의 상태대로 돌아갔다.그 못 안에는 여러 가지 빛깔의 새들이 있었으니, 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새ㆍ물총새ㆍ공작새 등이 저마다 제 그림자를 돌아보면서 청아한 음성으로 서로 어울러 울어 대다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전단림으로 모여들었다.
이 왕원의 숲과 일광천의 물에서는 그지없고 깨끗한 여러 가지 꽃들이 피었고, 값조차 매길 수 없는 귀한 향이 여러 꽃 사이에 뿌려졌으므로 제석(帝釋)의 희견림(喜見林) 못보다 뛰어났다.보배 나무에는 보배로 된 방울이 가지ㆍ잎ㆍ꽃ㆍ열매에 달려 있어 건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면서 미묘한 음성을 내었고, 단정하고 아름다운 여러 천녀(天女)들은 마치 자재천후(自在天后)와 같았으므로 이 왕원의 숲은 배나 더 밝게 드러나서 어떤 천궁보다 더 훌륭하였다. 모든 천녀들은 악기를 치고 뜯으며 노래를 하였으므로 그 소리가 왕원에 가득 차서 모든 중생을 기쁘게 하였으며, 나뭇가지 사이에는 하늘의 겁파육(劫波毓) 옷이 덮여 있었다.숲의 네 모퉁이에는 사천왕(四天王)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대권(大權)보살이어서 네 종류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호위하고 있었으며, 갖가지의 누각과 하늘 비단으로 된 꽃 일산과 모든 전당(殿堂)도 역시 병사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이 동산의 장엄은 마치 제석천왕의 조명보림(照明寶林)의 환희원(歡喜園)과 같아 모든 것이 두루 장엄되어 있고 청정하여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았으며, 삼계의 인간과 천상의 과보와 대범(大梵)의 아주 청정하게 장엄된 강당보다 뛰어났으므로 비유할 수도 없었고 한량없는 범왕(梵王)의 청정한 과보로 된 밝은 눈으로도 볼 수 없었다. 이 공덕림과 일광천은 백천 개의 범궁(梵宮)을 합친다 하여도 미칠 수 없었으며, 그 값지고 묘한 장엄이야말로 말로는 이루 다 설명할 수 없었다.그때 선재동자가 이 동산 숲의 갖가지의 광명과 미묘한 장엄을 보니, 모든 것이 보살의 본업(本業)의 청정한 행과 여실(如實)한 공덕과 선근과 원력으로 성취된 것이었으며, 세간에서의 삼계의 과보를 뛰어넘어 불가사의한 아승기겁 동안 모든 여래께서 심으신 많은 덕의 근본이었으며,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고 단식(揣食)을 멀리 떠난 것이 마치 요술쟁이가 뭇 색의 상[色像]을 본 것과 같았으며, 널리 청정한 업을 닦아 집착이 없는 뛰어난 행은 파괴할 수 없었나니, 사자분신(師子奮迅) 비구니는 모든 법의 성상(性相)이 마치 요술과 같은 줄 훤히 알면서 본래 공덕을 닦아 선근을 기르고 다섯 가지 힘[五力]을 성숙시켜 집착이 없었다.이 왕원의 숲은 넓디넓으며 장엄하고 청정하여 삼천대천세계도 널리 수용할 수 있었으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긴나라ㆍ가루라ㆍ마후라가와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모두 와서 이 왕원에 들어간다 하여도 좁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사자분신 비구니의 위신의 힘 때문이며, 불가사의한 신통 변화는 모두가 보살의 본원(本願)의 바다로부터 생긴 것이다.그때 선재동자가 온갖 보배 나무 아래의 사자좌를 보니, 그 낱낱의 자리 위에는 사자분신이라고 하는 비구니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엄숙하며 뛰어나고 묘하였으며, 위의가 자상하고 정연하며, 그 마음이 아주 고요하여 모든 감관을 조복한 것이 마치 큰 코끼리와 같았고, 마치 여의주(如意珠)와 같아서 여러 가지의 원에 널리 맞았으며, 마음에 집착이 없음은 마치 연꽃과 같고 마치 사자왕이 뭇 짐승을 위엄으로 조복하여 편안히 머물면서 동요하지 않는 것과 같았다. 모양이 없는 계[無相戒]로 인해 그 마음은 청정하여 번뇌를 소멸하여 마치 향왕(香王)이 악취를 소멸하여 없앤 것과 같고, 큰 약왕[大藥王]이 모든 약으로 장엄한 것과 같으며, 어진 약왕[良藥王]과 같이 착한 마음으로 보는 이는 뭇 병을 제거하게 되거니와 착하지 않은 마음으로 보는 이는 도리어 해독을 얻었다.보살마하살도 역시 이와 같아서 인연이 있는[有緣] 이와 인연이 없는[無緣]이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나니, 인연이 있는 이가 나의 형상을 보거나 나의 소리를 들으면 곧 걸림 없는 다라니[無礙陁羅尼]를 얻지만 인연 없는 중생은 다시 나쁜 해만 더 늘게 되며, 무기(無記)의 중생은 곧 착한 마음을 얻는 것이 마치 파루나천(罷樓那天)이 장엄하고 미묘함을 널리 세간에 베풀어 모든 것이 청정해지는 것과 같아서 선근을 자라게 하고 기르는 것이 마치 훌륭한 복전[良福田]과 같았다.또 이 자리에는 갖가지의 대중이 보였는데, 혹은 정거천(正居天)의 권속이 에워싸고 있거나, 또는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의 권속이 에워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모든 하늘들은 일심으로 그 비구니를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았으며, 그 때에 비구니는 곧 정거천의 대중과 마혜수라천 등을 위하여 다함없는 법문[法盡法門]과 감수함이 없는 법의 행[無受法行]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욕락천자(欲樂天子)의 권속이 에워싸고 일심으로 비구니를 우러러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욕락천자들을 위하여 넓고 밝은 음성과 명문이 청정한 법문[普明音聲名聞淸淨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자재천왕(自在天王)과 천자와 천녀의 권속이 비구니를 에워싸고 눈을 잠시도 떼지 않은 것이 보였는데, 그 때에 비구니는 자재천의 대중을 위하여 보살의 명호가 자재하고 청정한 법문[菩薩名字自在淸淨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화락천왕(化樂天王)과 그 천자와 천녀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화락천의 대중을 위하여 온갖 법의 청정하고 장엄한 법문[一切法淸淨莊嚴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도솔천왕(兜率天王)과 그 천자와 천녀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도솔천의 대중을 위하여 안락한 마음의 광이 자재함으로 돌아가는 걸림 없는 다라니문[安樂心藏旋復自在無礙陁羅尼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야마천왕(夜摩天王)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일심으로 에워싸고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야마천의 대중을 위하여 한량없이 청정하고 뛰어나며 묘한 장엄이 나오는 법문[出生無量淸淨勝妙莊嚴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석제환인(釋提桓因)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일심으로 에워싸고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제석천의 대중을 위하여 부정(不淨)ㆍ인(忍)ㆍ염리(厭離)ㆍ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의 법문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해공사가라용왕(解空娑伽羅龍王)과 십광명(十光明)용왕 등의 권속이 에워싸고, 난타(難陁)용왕ㆍ발난타(跋難陁)용왕 등의 권속이 에워싸고, 마나사(摩那斯)용왕ㆍ이나반나(伊那槃那)용왕ㆍ아누바달다(阿㝹婆達多)용왕 등과 그 각각의 용의 아들과 용의 딸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 모든 용왕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구해 주고 수호하는 교묘한 방편의 법문[一切救護善巧方便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이 건달바(乾闥婆) 등 남녀노소 권속을 거느리고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그지없이 기쁜 법문[歡喜無盡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마후라가(摩睺羅伽)ㆍ아수라왕(阿修羅王)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법계가 장엄하고 밝은 지혜가 빠른 법문[法界莊嚴明慧速疾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대천세력(大天勢力) 가루라왕(迦樓羅王)의 남녀노소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생사의 바다를 건너가는 데에 두려움 없는 법문[度生死海無所畏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선음긴나라왕(善音緊那羅王)의 남녀노소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본행이 청정하고 집착이 없는 법문[佛本行淸淨無著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금각운결(金角雲結) 마후라가왕(摩睺羅迦王)의 남녀노소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기뻐하며 널리 모이는 법문[諸佛歡喜普集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한량없는 남자ㆍ여인ㆍ동남ㆍ동녀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뛰어남이 없는 법문[無勝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언제나 중생의 정기(精氣)를 먹는 나찰왕(羅刹王) 등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넓은 자비로 관하는 법문[普慈悲觀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출가한 성문(聲聞)이 모두 다 모여 함께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지혜 광명이 뛰어난 법문[智慧光明勝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출가하여 연각(緣覺)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함께 모여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청정하고 밝은 부처님 공덕의 법문[淨明佛功德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출가하여 대승(大乘)을 좋아하는 이들의 권속이 에워싸고 함께 모여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넓은 문의 지혜 광명의 삼매 법문[普門智慧光明三昧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처음 발심한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의 큰 서원 더미의 법문[一切諸佛大願聚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제2지(第二地)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허공처럼 맑고 깨끗한 나마가삼매의 법문[虛空淸明羅摩伽三昧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제3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장엄하고 고요한 법문[莊嚴寂靜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제4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일체종지의 세력과 경계의 법문[一切種智勢力境界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제5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청정한 꽃 광을 널리 모으는 법문[普集淨花藏法門]을 연설하였었다.또 이 자리에는 제6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세간을 벗어나는 청정한 광의 법문[出世淸淨藏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제7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널리 의지하는 청정한 땅 광의 법문[普依止淸淨地藏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제8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법계의 비라마가의 두루한 법신을 온갖 허공에 변화로 나타내는 경계의 법문[法界毘羅摩伽普遍法身化現一切虛空境界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제9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걸림 없고 집착 없는 청정한 힘으로 장엄하는 법문[無礙無著淸淨力莊嚴法門]을 연설하였다.또 이 자리에는 제10지 보살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 때에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원만하고 걸림이 없는 청정한 이름의 삼매 법문[圓滿無障礙淨名三昧法門]을 연설하였다.
또 이 자리에는 금강역사(金剛力士)의 권속이 그 비구니를 에워싸고 일심으로 자세히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때 비구니는 그들을 위하여 지혜로 장엄한 나라연의 금강 모양 삼매의 법문[智慧莊嚴那羅延金剛相三昧法門]을 연설하였다.이와 같이 온갖 대중과 온갖 중생과 모든 갈래[趣]로서 교화를 받아야 할 이의 권속들과 선근을 심은 이와 모든 중생의 갖가지 욕심ㆍ갖가지 행ㆍ갖가지 도에 따라 많은 법을 듣기 좋아하는 이들의 선근을 자라고 기르게 해주고 선근을 더욱 늘리게 해주고 선근을 장엄하기 위하여 그들에게 맞게 열어 보이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나타내 설명하고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을 굴리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을 얻게 하였다.그 이유는 이 모든 것은 바로 사자분신 비구니가 넓은 눈의 지혜와 광명으로 버리고 여의는 법문[捨離法門]을 성취한 까닭이요, 모든 부처님의 법계가 모양이 없으면서 청정하고 법계에 통달하여 막힘이 없는 법문[無礙法門]을 성취한 까닭이며, 이 비구니는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으면서 청정하고 비밀한 광의 법문[秘藏法門]을 성취한 까닭이요, 원만하고 불가사의하며 청정한 광의 법문[淨藏法門]을 성취한 까닭이며, 청정하고 두루 기뻐하면서 광을 보는 법문[見藏法門]을 성취한 까닭이요, 10만억의 셀 수 없는 반야바라밀(般若婆羅蜜)을 성취한 까닭이며, 넓은 눈[普眼]의 반야바라밀을 성취한 까닭이요, 온갖 불법과 법계의 파괴할 수 없는 반야바라밀을 성취한 까닭이니라.이 왕원(王園)의 숲과 일광천(日光泉) 곁의 온갖 대중과 보살마하살들은 모두가 오래전에 선근을 심었으므로 이 비구니의 설법과 교화에 의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고, 그 마음이 착하고 고요해져서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을 얻었다.그때 선재동자는 사자분신 비구니가 오래 에 이미 이와 같이 넓은 문의 법문[普門法門]을 성취하여 두루 색신(色身)을 나타내면서 스스로 장엄하고 왕원의 숲과 일광천의 물과 그리고 모든 보배 나무와 여러 사자좌로 하여금 모두 회유하고 기특한 일이 나타나게 한 것을 보았으며, 온갖 동산 숲과 선굴(禪窟)과 필요한 보물 평상과 장막에는 모든 대중과 권속들이 그 가운데 앉아서 공덕과 신력을 두루 갖추고 여덟 가지 음성으로 여러 가지 미묘한 법을 연설하는 것을 보았다.그때 선재동자는 불가사의하고 기특한 일을 보았고, 또 미묘한 여덟 가지의 음성을 들었으며, 또 불가사의하고 청정하고 묘한 음성으로 한량없는 법의 공한[法空] 법문을 널리 드날리고 찬양하는 것을 들었으므로 이런 법문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윤택해져서 모두 부드럽게 되었으니, 이것을 바로 바른 법으로 대치하는 견줄 데 없는 법문[正法對治無比法門]이라고 한다.
이 법문을 얻고 나자 몸과 마음이 기뻐지고 탁 트이면서 크게 깨치어 온갖 큰 법문을 성취하였고, 공경하고 합장하며 백천 바퀴를 돌고는 곧 그 앞에서 예배하였으며, 아직 머리를 들기도 전에 비구니가 온갖 사자의 보배 자리에 두루 머무르면서 큰 광명을 놓아 금빛으로 번쩍거리면서 왕원의 숲과 모든 나무들에 비치자 마치 광명 구름과 같았으며, 이 광명의 힘은 모든 나무를 오른편으로 수없이 빙빙 돌게 하였고, 이 모든 나무들이 차례대로 서서 광명을 놓아 비구니를 비추는 것을 보았다.그때 선재동자는 이런 모양을 본 뒤에 합장하여 공경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서서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大聖]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니, 원컨대 크게 거룩한 이께서 자비로 가엾이 여기시어 저에게 널리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지금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고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모르고 있사오니, 원컨대 크게 거룩한 이께서는 저를 위하여 해설하여 주소서.”
그러자 비구니가 선재에게 대답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나는 일체종지(一切種智)로 널리 열어 끝없음을 나타내는 법문[無底法門]을 아느니라.”선재동자가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일체종지의 끝없는 법문은 그 체성(體性)이 어떠하나이까?”
그러자 비구니가 선재에게 대답하였다.
“선남자야, 이것은 바로 3세의 큰 성인들께서 지혜 광명으로 장엄한 법문이니라.”선재동자가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지혜 광명으로 장엄한 법문은 그 경계가 어떠하나이까?”대답하였다.
“선남자야, 이 법문에 들어가면 현전(現前)에서 정수(正受)를 분별하며, 모든 법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평등한 법의 숲[法林]으로 장엄한 삼매에 깊이 들어가게 되느니라.
이 삼매에 머무르면 곧 뜻대로 자유자재한 신통을 얻어 이 염부제에서 도솔천에 머무는 것을 나타내 보이고,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서 도솔천에 머무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며, 그 여러 곳의 온갖 부처님 처소에서도 한량없고 수없는 몸을 나타내 보이고, 자기의 몸으로는 한량없고 수없는 작은 티끌과 같은 부처님 세계 바다의 마누마몸[摩㝹摩身]을 내어 공경하고 예배하면서 모든 복업(福業)을 닦게 되느니라.또 한량없고 수없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不可說不可說] 작은 티끌 수의 여러 빛깔로 된 꽃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영락 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보배 화만 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바르는 향[塗香]ㆍ가루 향[末香]의 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비단 일산ㆍ당기ㆍ번기의 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보배 그물, 보배 장막의 구름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보배 자리 구름[寶座雲]을 가져오며, 그 낱낱의 자리 앞에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등불의 불길로 장엄한 구름이 있고, 그 낱낱의 등불은 많은 보배 구슬로 그것을 장엄하였으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장엄이 갖추어진 구름으로 여래께 공양하느니라.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빛깔로 된 향수 구름[香水雲]을 가져오며, 그 향수 구름 가운데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보배로 된 연꽃 구름이 나왔고, 그 열 가지 보배로 된 연꽃 구름에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하늘 영락으로 장엄한 구름과 모든 보배 광명이 나는 꾸미개와 아가니타(阿迦膩吒)와 모든 하늘의 공양거리가 나왔느니라.
또 향수(香水)에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륜성왕(轉輪聖王)과 여러 소왕(小王)이 사는 온갖 세간의 공양 거리인 구름이 나왔고, 또 향수에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용(龍)ㆍ신(神) 8부(部)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양 거리인 구름이 나와서 여래께 공양하였느니라.온갖 처소에 두루한 모든 보살은 도솔천에 머무르다가 변화하여 흰 코끼리를 타고 어머니의 태(胎)에 강신(降神)하였으며, 처음 왕궁에서 태어나고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며 보리수에 나아가 등정각을 이루고 청정한 법륜을 굴리며 도리천(忉利天)에 올라가서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나니, 천상과 인간 안에서 변현(變現)이 자재하고 나아가 열반하게 되느니라.
모든 부처님께서 뭇 덕의 근본을 심었는지라 이 본래의 서원과 인연의 힘 때문에 마누마(摩㝹摩) 색신(色身)을 나타내 보여 온갖 처소에 두루 하면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며 모든 공양 거리에 대해서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이와 같은 갖가지의 모든 공양 거리는 오랫동안 닦은 큰 원력을 반연하여 법계를 장엄하는 힘에서 생기느니라.만일 어떤 중생이, 내가 닦은 이와 같은 공양을 안다면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불퇴전(不退轉)을 얻을 것이며, 만일 어떤 중생이 나에게로 오면 나는 곧 그를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을 연설하여 보여 주고[示] 가르쳐 주고[敎] 이롭게 하고[利] 기쁘게[喜] 하느니라.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알아야 하느니라. 나는 언제나 중생의 모양[衆生相]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중생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나니 중생에게는 모양이 없기 때문이요, 온갖 언어와 음성을 알면서도 음성에 집착하지 않나니 음성에는 성품이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며, 온갖 부처님의 광명 있는 상호(相好)를 보면서도 상호에 집착하지 않나니, 그 이유는 법신(法身)에는 색상이 없는 줄 깊이 알기 때문이니라.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받아 지니면서도 역시 법륜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나니 깊은 마음으로 모든 법의 진여(眞如)와 실제(實際)와 법성(法性)의 모양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며, 찰나 동안에 허공 법계에 가득히 차고 두루 하면서도 역시 법계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나니 모든 법은 마치 요술이나 허깨비 모양과 같은 줄 환히 알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나는 오직 이 일체종지(一切種智)로 널리 열어 끝없음을 나타내는 보살의 법문만을 알 뿐이니라.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알아야 하느니라. 저 모든 큰 보살이 구경에는 법계에서 일체 보살의 경계에 집착이 없고 하나의 몸으로 결가부좌(結跏趺坐)하여 시방의 온갖 세계에 가득히 차며, 자기 몸 안에서 온갖 시방의 모든 부처님 국토의 묘하고 장엄한 일을 다 나타내 보이고 찰나 동안에 시방을 두루 다니면서 모두 부처님을 예배하고 섬기며, 자기 몸 안에서 모든 부처님의 신통 변화와 원력(願力)을 두루 나타내 보일 수 있으며, 한 터럭으로 시방의 모든 수미산을 두루 얽어매고 다른 지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들어다 놓으며, 낱낱의 털구멍에서 시방의 모든 세계의 겁(劫)이 성립되고 파괴되는 모양을 널리 나타내고, 한 찰나 동안에 두루 시방의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는 겁에서 중생을 거두어 주며, 모든 큰 보살마하살의 완전히 갖춘 온갖 깊은 지혜 바다의 행을 끝내 버리거나 여의지 않는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능히 알 수 있으며, 그 공덕과 원을 알 수 있겠는가?선남자야, 여기서부터 남쪽으로 가면 험난(嶮難)이라고 하는 나라가 있는데 그곳에 보장엄(寶莊嚴)이라고 하는 성이 있으며, 그 성에 바수밀다(婆須蜜多)라고 하는 한 여인이 있느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은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가?’ 하고 물으라.”그러자 선재동자는 머리를 조아려 사자분신 비구니 발에 예배 공경하고 우러러 자세히 보고는 하직하고 남쪽을 향하여 갔다.선재동자는 큰 지혜 광명을 얻어 그것으로 마음을 비추고 온갖 선근을 구족하여 기르면서 모든 중생을 교화하려고 일심으로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사유하고 온갖 청정한 법수어언다라니장(法水語言陁羅尼藏)을 이룩하여 세우며, 중생을 위하여 대비(大悲)에 귀의하는 온갖 세간의 힘과 방편으로 일체종지가 법계에 가득히 차면서 온갖 청정한 법과 원을 속히 사유하여 광명을 두루 관찰하는 법문을 자세히 살피고 시방의 모든 신통과 명(明)의 힘을 장엄하여 모든 법계에 가득히 채우며, 구경에는 모든 보살의 행과 업을 원만하게 이루어 원력을 만족시키고 모든 신통을 갖추면서 점차로 나아가 험난국의 보장엄성에 이르러 존자 바수밀다 여인이 지금 어디 있는가를 찾으며 물었다.그러자 성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나는 이 여인이 깊은 지혜가 있어서 모든 감관을 잘 섭수하고 몸과 마음이 적정하다고 들은 적이 없다. 이 동자는 위의가 찬찬하면서 질서가 있고 그 마음이 깨끗하여 모든 감관을 잘 조복하였으며, 방일(放逸)과 뒤바뀜[顚倒]과 미혹과 산란함을 멀리 여의어 염혜(念慧)가 앞에 나타나 있고 쳐다보는 것이 자상하고 말소리가 온화하면서 맑고 형색에 집착하지 않으며, 바른 생각으로 심히 깊은 법상(法相)을 사유하여 게으름을 멀리 여의었고 마음이 마치 큰 바다와 같으므로 이 사람은 욕심에 물들었거나 뒤바뀐 사람이 아니다. 정욕(情欲)의 생각이 없고 음욕의 진창에 빠지지 않았으며, 모든 감관을 따르지도 않고 악마의 경계를 뛰어넘어 온갖 악마에게 속박당하지도 않았다.
이 동자는 이와 같이 모든 공덕을 갖추었거늘 무엇 때문에 여색을 위하여 이 여인에 대해 묻는 것일까? 지금 이 성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이 여인의 이름조차 듣지 못했거늘 하물며 아는 이가 있겠는가?’어떤 사람이 있다가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여, 그대는 반드시 큰 이익을 얻으려고 이 존자 바수밀다를 묻고 있구려. 그대와 같은 이가 묻는 것은 반드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으리니, 결정코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화살을 영원히 여의고 청정한 생각을 깨뜨리지 않으며, 청정하지 않은 데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널리 모든 속박과 집착하는 이를 해탈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선남자야, 지금 존자 바수밀다는 이 성의 북쪽 환희원(歡喜園) 안의 장엄한 누각에 계시니, 그 안으로 올라가십시오.”그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자마자 뛸 듯이 기뻐하면서 그곳으로 가서 문 곁에 서서 손을 모아 합장하고 동산 안을 쳐다보며 자세히 살폈다.
그 궁택(宮宅)을 보니 넓디넓은 데다 장엄하고 청정하였으며, 주위는 열 가지 보배 담으로 에워싸여 있었고, 열 줄로 된 보배 다라나무[多羅樹]가 심어져 있었으며, 열 가지 보배 연못은 물이 맑고 깊으며 여덟 가지의 공덕이 갖추어져서 가득히 채우고 있었으며, 활짝 핀 우발라화와 발두마화와 구물두화와 분다리화가 물 위를 가득히 덮었고, 그 밑은 금모래가 깔려 있었으며, 보배 언덕은 화려하였고, 여러 가지 빛을 내는 광명이 동산 숲에 두루 차 있었다.보전(寶殿)과 누각은 청정하게 장엄되었고, 화려한 창에는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으며, 돈을 반달처럼 엮은 모양의 장식이 있는 나망(羅網)으로 장식하였고, 금강역사(金剛力士)가 눈을 부릅뜨고 금강저(金剛杵)를 움켜쥐고 있었으며, 보배 사자들이 꼬리를 흔들면서 으르렁거렸고, 장사와 짐승의 왕이 줄을 지어 문 곁에서 호위하고 있었다.궁성의 네 모퉁이는 명주 기둥[明珠柱]이 있고, 보배로 된 관궐(觀闕)에서는 갖가지의 광명이 나왔으며, 보배 구슬 꽃을 비오듯 내리어 무릎까지 쌓이게 하였고, 깨끗한 유리(瑠璃)로 된 땅이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았으며, 여의주왕(如意珠王)이 땅 아래를 맑게 비추었고, 자마금으로 된 도랑에는 향 빛[香色]의 물이 흘렀으며, 황금으로 된 연꽃이 그 위에 활짝 피었고, 연꽃 대(臺)로부터 묘한 소리를 내는 물이 솟아 나와 법음(法音)을 널리 퍼뜨리면서 열 개의 방향[十方]으로 흐르는 소리가 들렸으며, 금빛으로 된 파초가 큰 광명을 놓고 있었다.곳곳마다 쌓인 보배는 마치 산등성이 같았고, 침수향 구름[沈水香雲]이 주위를 빙빙 돌았으며, 바르는 향ㆍ가루 향이 궁성에 두루 피워져 있었고, 기이한 종류의 새들이 맑고 고운 소리를 내었으며, 큰 보배 장막에는 금꽃이 드리워져 있었으며, 마니보(摩尼寶)의 방울이 여러 보배 사이에 섞여 있었고, 염부단금으로 된 그물이 궁성 담을 덮고 있었으며, 백천만억의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 향을 피웠으므로 그 향의 연기가 자욱하게 온 허공에 가득히 찼고,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줄지어 호위하면서 공양하였으며, 모든 하늘의 기악(妓樂)은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울렸고, 여의주(如意珠)가 가득 담긴 길상병(吉祥甁)들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다.또 한량없는 하늘 보배의 꽃구름과 한량없는 하늘 보배의 향 구름과 한량없는 당기ㆍ번기ㆍ보배 일산 구름과 한량없는 하늘 옷ㆍ영락의 구름과 한량없는 음악의 하늘 음성 구름 등 이와 같은 갖가지 공양 거리인 구름이 비오듯 내렸는데, 그 낱낱에서는 모두 한량없는 빛의 광명이 나와 허공을 가득히 덮으면서 시방세계를 비추었으며, 한량없는 만억의 금강 보배 광[寶藏]이 궁중에 가득 찼고, 낱낱의 보배 동산은 무늬로 아로새겨졌으며, 빛과 빛이 서로를 비추어 막힌 데 없이 뚫렸다. 또 한량없는 열 가지 보배 동산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어 진기하고 묘하게 장엄하여 청정하기 끝이 없었다.존자 바수밀다는 단정하고 미묘하여 그 빛깔이 마치 꽃이 핀 것 같았고, 상호(相好)가 완전히 갖추어졌으며, 몸은 황금빛이요 키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살찌지도 않고 파리하지도 않았으며, 눈썹은 감색이어서 마치 푸른 연꽃과 같았고, 살과 머리칼은 부드러우면서 그 빛깔은 고운 남빛이었으며, 위의는 가지런하고 거동은 찬찬하며 손발은 깨끗하면서 윤택이 있었고, 천 개의 수레 바퀴살 몸매[千輻輪相] 등이 육욕천후(六欲天后)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소리는 범음(梵音)보다 뛰어났고, 여러 가지 말을 다 이해하며 세간의 교묘한 기예를 잘 알고 모든 이론의 근본을 깊이 통달하였으며, 논의(論議)의 모양을 모두 다 궁구하였고, 글자의 뜻을 잘 알았으며, 바른 지혜와 교묘한 방편도 마치 요술의 경계와 같은 것인 줄 잘 분별하고 보살의 방편 법문을 잘 알며 보살의 방편 법계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모든 상호를 갖추고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였으며, 마니로 된 보배 관[寶冠]에서는 큰 광명이 나왔고, 심왕명주(心王明珠)로 된 화만이 있었으며, 본원(本願)의 권속들이 모두 다 에워쌌고 공덕이 원만히 이루어져서 무너뜨릴 수 없었으며, 그지없는 공덕의 보배 광을 두루 갖추었고, 몸에서는 광명이 나왔으니, 온갖 것을 이롭게 하는 광명ㆍ부드럽게 하는 광명ㆍ즐겁게 하는 광명ㆍ마음이 열리게 하는 광명ㆍ보살의 마음 길[心道]을 장엄하는 광명을 널리 비추었으며, 이 광명으로 온갖 중생의 마음을 장엄하게 꾸며 주었으므로 이 광명을 만난 이는 5욕(欲)을 여의고 고통의 근본을 뽑아 없앨 수 있었다.그때 선재동자는 존자 바수밀다에게로 나아가 손을 모아 합장하고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나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아직 모르겠나이다.”대답하였다.
“선남자야, 나는 오직 이 1억의 욕심을 여의고 때가 없으면서[離欲無垢] 구족하게 장엄된 보살의 법문만을 알 뿐이니라.
선남자야, 만일 하늘이 나를 보면 온갖 것에 두루 한 하늘 광명의 영락으로 스스로 장엄하여 천녀(天女)의 형상이 되고, 만일 사람이 나를 보면 나는 으뜸가는 아름다운 빛이요 청정하고 인자한 마음[慈心]으로 스스로 장엄하여 동녀(童女)의 형상이 되며, 비인(非人)이 나를 보면 나는 비인의 여인 형상이 되어 단정하고 자못 아름다우면서도 비인의 처소에 두루 하느니라.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나에게로 와서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내는 일은 있을 수조차 없고, 오직 보살의 받음이 없는 바른 법[無受正法]만을 얻을 뿐이며,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청정하게 해탈하고 고통을 여의는 법문을 연설하느니라.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싫증내고 여의는 관[厭離觀]을 얻으면서 속히 공덕을 성취하는 삼매를 얻어 몸과 마음이 고요하면서 장애가 없게 되고, 나의 형상을 보는 이는 곧 기뻐하는 삼매를 얻게 되며, 나의 소리를 듣는 이는 곧 한량없는 소리 광 삼매[聲藏三昧]를 얻게 되고, 나의 이름을 듣는 이는 곧 불ㆍ법ㆍ승의 보배[佛法僧寶]에 귀의하면서 곧 모든 부처님의 세계가 널리 나타나는 색의 삼매[普現色三昧]를 얻게 되느니라.만일 어떤 중생이 나와 함께 같이 머물면 곧 해탈광명삼매(解脫光明三昧)를 얻고, 만일 어떤 중생이 나를 자세히 살펴보면 곧 고요하게 장엄한 삼매[寂靜莊嚴三昧]를 얻으며, 만일 어떤 이가 내가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는 것을 보면 외도를 무너뜨리고 흩어지게 하는 삼매[壞散外道三昧]를 얻고, 만일 어떤 중생이 나를 자세히 관찰하면 모든 부처님 경계의 광명삼매(光明三昧)를 얻으며, 만일 어떤 중생이 나와 함께 말을 하면 곧 온갖 중생을 수호하고 거두어 주는 광 삼매[藏三昧]를 얻고, 만일 어떤 중생이 나를 위해 가려운 데를 긁어 주면 곧 온갖 덕이 쌓이는 꽃광 삼매[花藏三昧]를 얻으며, 만일 어떤 중생이 나와 친하고 가까이하면 곧 1억의 물듦이 없고 욕심을 여의며[一億無染離欲求], 보살의 집착이 없고 끝없이 밝고 청정함을 장엄하는 온갖 지혜 경계 법문[一切智境界法門]을 얻느니라.”선재동자가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옛날 어떤 곳에서 어떠한 공덕을 닦으셨고, 어떤 선근을 심으셨으며, 어떠한 업이 있었기에 이러한 법문을 얻었나이까?”대답하였다.
“선남자야, 과거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무염착행(無染著行)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셨느니라.
그때 무염착행여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어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보현성(普賢城)을 향해 가셔서 그 경계 위에 이르시자마자 발을 들어 올리자 국토와 성읍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발을 내리시니 언덕이나 구릉은 모두 저절로 편평하여졌으며, 공중은 맑고 밝으면서 저절로 장엄하고 청정하여졌느니라.그때 세존께서 발로 문지방을 밟으시자 즉시 대지(大地)가 또 진동하였고, 기왓조각ㆍ조약돌ㆍ담ㆍ벽 등은 변화하여 7보로 되었으며, 뿌려진 여러 가지 보배 꽃은 공중에 줄지어 머무르면서 궁성을 그물처럼 덮었고, 백천만억이나 되는 모든 하늘의 악기는 보배로 장식되어 허공에 걸려 있으면서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올렸으며,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은 저마다 궁전과 함께 공중에 줄지어 시위하면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는 모든 하늘 꽃을 비오듯 내리며 부처님께 공양하였다.부처님께서 성에 들어오실 적에는 금빛의 광명을 놓았으므로 마치 금산(金山)과 같았나니, 나는 그때 그 성안에 태어나 장자(長者)의 아내가 되었고 이름도 역시 바수밀다였느니라. 부처님의 색신(色身)의 상호와 광명과 신통을 보고 곧 나의 전생에 지었던 선근이 열렸나니, 나는 그때 남편인 장자와 함께 재빨리 부처님께로 나아가 곧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주(寶珠)를 벗어서 부처님 위에 뿌렸는데, 그 뿌렸던 보주가 다 허공에 머무르자 우리는 부처님 발에 대고 예배하였느니라.그때 문수사리(文殊師利) 동자가 부처님의 시자(侍子)였는데, 문수사리가 곧 나에게 말하였느니라.
‘선여인(善女人)이여, 그대는 재빨리 위없는 도의 마음[道心]을 내어야 하느니라.’
그래서 나는 그때 비로소 위없는 도의 마음을 내었느니라.”바수밀다는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오직 이 1억의 물듦이 없고 욕심을 여읜 장엄한 집착 없는 법문만을 얻었을 뿐이니, 저 모든 큰 보살이 지혜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는 큰 바다와 같은 깊고 넓은 삼매 법문과 큰 지혜의 힘으로 무너뜨리거나 조복할 수 없는 경계의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능히 알 수 있으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선남자야, 그대가 여기에서 남쪽으로 가면 거기에 선적(善寂)이라고 하는 큰 성이 있는데, 성안에는 불교고귀덕왕(不憍高貴德王)이라는 장자가 있느니라. 그 장자는 밤낮 여섯 때[六時]에 항상 전단보탑(栴檀寶塔)에 공양하고 있나니, 그대는 그에게 나아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가?’를 물으라.”그러자 선재동자는 그 여인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 공경하며 하직하고 남쪽을 향하여 나아가서 큰 성에 이르러 장자에게로 나아가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아직 모르겠나이다.”장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오직 멸도(滅度)하지 않는 실제(實際)의 보살 법문만을 성취했을 뿐이며, 이 법문에 머물러서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지 않고 멸도에 들지 않으시며, 3세의 여래께서 영원히 열반하지 않고 열반하시는 모양이 없음을 자세히 알지만,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시기 위하여 열반을 나타내 보이시는 것이거나 사리(舍利)가 널리 유포되게 하시기 위해서거나 널리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계율의 행[律行]에 들어갈 수 있게 하시는 것만은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여래께서 구경에는 열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바로 전단보탑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느니라.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가서 예배하고 공양해야 하느니라.”선재동자는 곧 탑으로 가서 머리 조아려 공경 예배하고 전단탑을 열었는데, 탑문을 열 때에 찰나마다 상속하면서 그지없는 부처님 성품의 원만한 광명이 밝고 청정하기 그지없는 삼매 법문을 얻었다.
“선남자야, 나의 마음은 찰나 동안에 언제나 정수(正受)에 들어가며 정수 가운데서 한량없고 수없이 많으며 원만한 광명이 맑고 깨끗한 삼매[圓光明正三昧]를 얻나니, 그 찰나 동안에 뛰어나게 나아가는 자리[勝進地]에 들어가느니라.”선재동자가 말하였다.
“이 법문의 경계는 어떠하나이까?”대답하였다.
“선남자야, 이 삼매에 들어가면 온갖 삼매도의 문[三昧道門]에 들어가느니라. 삼매의 힘 때문에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과 가섭(迦葉) 여래ㆍ응공ㆍ정변지와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가섭 여래 등을 뵙게 되며, 구나함모니부처님[拘那含牟尼佛]과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구나함모니부처님 등을 뵙게 되며, 시기(尸棄)여래와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시기여래 등을 뵙게 되며, 비바시(毘婆尸)여래와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비바시여래 등을 뵙게 되느니라.제사(提舍)여래와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제사(提舍)여래 등을 뵙게 되며, 불사(弗沙)여래와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작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불사여래 등을 뵙게 되며, 무상승불(無上勝佛)과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각각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작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무상승부처님 등을 뵙게 되며, 무상연화부처님[無上蓮華佛]과 그리고 시방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작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명호가 동일한 무상연화부처님 등을 뵙게 되느니라.이와 같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행(行)과 행이 서로 이어지면서 서로 장애가 되지 않으며, 여래 한 분마다 상호의 백호상(白毫相) 가운데는 온갖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비쳐 나타나시고, 시방의 온갖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백호상 가운데서도 한 분의 부처님께서 비쳐 나타나시나니, 모든 부처님의 털구멍의 광명이 서로 비쳐 나타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전단탑에 앉았을 적에 나는 찰나 동안에 모든 부처님ㆍ세존의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지면서 빈 사이가 없음을 보았으며, 또한 찰나 동안에 염부제의 작은 티끌의 수를 보게 되었느니라.
다시 백천만억의 작은 티끌 수와 내지 시방의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는 세계의 작은 티끌 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과 또 이 수보다 더 많은 이를 보게 되며, 한량없고 그지없는 작은 티끌 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고,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는 작은 티끌 수의 세계 바다에 있는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느니라.또 모든 부처님께서 처음 발심해서부터 신통에 유희하면서 걸림 없이 자재한 것을 보고, 또한 온갖 큰 원[大願]이 청정한 것을 보며, 공덕과 둘이 아닌 법문[法門]을 분별하고, 또한 원바라밀(願波羅蜜)에 만족하고 바라밀이 청정함을 보므로 차례대로 온갖 보살의 모든 지위[地]를 성취하며, 넓은 인[忍]이 청정하여 신통에 유희함을 얻으면서 선근을 기르며, 네 가지 악마[四魔]를 항복받고 중생을 성취하게 하며,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고 보리의 도를 이루어 미묘한 법륜을 굴리며 큰 광명을 놓는 것을 보나니, 이 모든 대중들도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지면서 사이가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는 이런 모양을 모두 다 보느니라.”그 때에 고귀덕왕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이 전단탑 안에서 한량없이 깨끗하고 밝은 원광(圓光)이 맑고 청정하며 신통으로 장엄한 모든 여래를 보았는가? 비라마가삼매(毘羅摩伽三昧)와 신통과 법륜과 둘이 아닌 법문[不二法門]에 모두 다 같이 들어갔는가?
모든 부처님 여래는 이 밝고 깨끗한 둘이 아닌 법문과 신통의 힘 때문에 온갖 처소에 두루 하면서 미묘한 법륜을 굴리고 밝고 청정한 거울 같은 몸이 법계에 가득 찬 것이니라.”그때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모든 부처님과 신통에 유희하는 청정한 경계를 보았고, 또 모든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음성을 똑똑하고 분명하게 들었으므로 이근(耳根)이 파괴되지 않고 받아 지니되 잊지 않으며 바른 생각으로 사유하여 구절의 뜻[句義]을 잊지 않고 차례대로 분별하여 사람들을 위하여 연설하면서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며, 지혜의 힘으로 모든 부처님 법의 가르침을 분별하여 중생에게 가르쳐 주며, 미륵(彌勒) 등의 미래의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 부처님ㆍ억만의 부처님과 아촉바(阿閦婆)ㆍ빈바라(頻婆羅)ㆍ아승기(阿僧祇) 부처님을 뵈옵고 생각생각마다 찰나 동안에 마음과 생각이 맑고 깨끗하여졌나이다.또한 미래의 항하 모래같이 많은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는 세계의 작은 티끌 수같이 많은 중생이 보살의 마음을 내어 보살의 도를 닦고 37품(品)을 행하며 6바라밀을 갖추고 신통에 유희하며, 중생을 교화하면서 부처님 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길상초(吉祥草)를 깔고 보리수 밑에 앉아 네 가지의 악마를 항복받고 등정각을 이루며 묘한 법륜을 굴리면서 큰 광명을 놓고 열반을 나타내 보이는 것도 보았사오며, 나아가 정법(正法) 상법(像法)과 겁수(劫數)가 성립되고 파괴되는 것은 마음과 마음의 상속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되 이 경계를 보는 것과 같으며, 미래 국토의 시방세계도 역시 그와 같나이다.또한 현재 비로자나(毘盧遮那)ㆍ다타아가도(多陁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陁) 등과 한량없고 수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처음 발심해서부터 도량(道場)에 앉아 미묘한 법륜을 굴리고 열반을 나타내 보이며 정법(正法)과 상법(像法) 시대와 겁수가 성립되고 파괴되는 것과 세간에 오랫동안 또는 잠시 동안 머무르신 것을 보았사오며, 마치 이 세계에서처럼 시방세계도 역시 그와 같나이다.시방 3세의 온갖 부처님 세계에서 화겁(火劫)이 일어났을 때에 전단탑은 갑절 더 밝게 나타나며, 또한 시방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미 말씀하셨고, 지금 말씀하시며, 장차 말씀하실 것을 듣고 지혜의 힘으로 모두 다 받아 지니나니, 온갖 세간의 성문이나 연각이나 작은 보살로서는 미칠 수 없는 것이옵니다.”“선남자야, 나는 오직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실제(實際)로써 장엄하고 평등한 보살의 법문만을 알 뿐이니, 저 모든 큰 보살이 한 생각 동안에 3세의 모든 부처님의 본제(本際)가 평등하고, 찰나 동안에 한량없는 삼매의 경계 바다를 장엄하여 진여[如] 실제에 머무르며, 남이니 나니 하는 생각[彼我相]도 없고, 또한 두 가지 마음[二意]도 없으면서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대로 머물며, 온갖 것에 겁내는 생각이 없으면서 환희 법계에 머물고, 3승(乘)의 성현을 청정하게 장엄하며, 여실(如實)한 지혜는 평등하여 둘이 없고, 세간과 출세간의 과보와 온갖 3세에 계신 여래의 인수(印綬)와 수결(受決)의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법계에 충만하면서 언제나 소멸하지 않는 데에 머물고, 온갖 여래의 음성이 법계에 가득 차서 불가사의하고 한량없고 그지없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음을 모두 아는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능히 알 수 있으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선남자야, 여기에서 남쪽으로 가면 외진 곳에 산이 있는데, 금강륜장엄고현(金剛輪莊嚴高顯)이라고 하며, 거기에 관세음(觀世音)이라는 보살이 산꼭대기에 계시니, 그대는 그분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가?’ 하고 물으라.”그러자 선재동자는 고귀덕왕보살의 발에 머리 조아려 공경 예배하고 백천 바퀴를 돌고 우러러 쳐다보고는 하직하고 남쪽을 향하여 갔다.그때 선재동자는 바른 생각으로 그 장자의 가르침을 사유하고 보살의 해탈하는 광[解脫藏]을 수순하여 보살의 모든 기억하는 힘으로 바르게 생각하고, 부처님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본위력을 이어받아 삼매 정수로써 찰나 동안에도 비거나[空] 이지러진 간격이 없으며, 언제나 전단보탑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길을 찾아 떠나갔다.모든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 법을 차례로 분별하고, 한마음 가운데서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장엄하고, 선정ㆍ지혜의 힘을 생각하여 바른 생각으로 보리의 선근을 자라게 하고 기르기 위하여 모든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법을 사유하면서 점차로 그 외진 산에 이르자 올라가는 걸음걸음마다 관세음을 생각하며 바른 생각을 버리지 않았는데, 그때 멀리 바위 서쪽 언덕에서 거니는 분을 보았다. 도처에 흐르는 샘물과 꽃나무가 있고, 숲에 있는 못은 맑고 푸르며, 꽃과 향기로운 풀이 부드럽고 깨끗하였으니, 모두가 보살의 공덕에 의해 난 것이었다.그 산꼭대기에 이르러 금강팔릉(金剛八楞)의 자리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는데, 그 자리에서 광명이 나와 장엄한 장식이 견줄 데 없었으며, 한량없는 보살의 권속들에 에워싸여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관세음은 몸이 순금빛이었고, 손에는 크게 가엾이 여김의 흰 보배 연꽃[白寶蓮花]을 들고 있었으며, 대자비경(大慈悲經)을 설하시면서 권유하고 개발하여 온갖 중생을 거두어 주면서 넓은 문으로 나타내 보이는 법문[普門視現法門]에 들어갔다.그때 선재동자는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을 뛸 듯이 기뻐하면서 스스로 어쩔 줄 모르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합장하고 자세히 살펴보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지식(善知識)은 곧 여래요, 선지식은 부처님 도의 바른 인[正因]이며, 선지식은 곧 법의 보배 구름이요, 선지식은 공덕행의 광[功德行藏]이며, 선지식은 열 가지 힘[十力]의 묘한 보배요, 선지식은 보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고 가장 뛰어나고 견줄 데가 없어 헤아리기도 어렵구나.
선지식이란 곧 12두타(頭陁)의 바른 인의 행이요, 선지식이란 곧 그지없는 지혜의 광이며, 선지식이란 공덕을 내는 싹이요 줄기며, 선지식이란 도와 일체지의 문[一切智門]을 능히 열어 보이고, 선지식이란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살바야(薩婆若)의 바다와 구경의 청정하고 위없는 부처님의 성품과 보리의 경계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이 선지식을 찬탄한 뒤에 점차로 가까이 갔다.그때 관세음은 멀리서 선재를 보고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잘 왔구나, 동자여. 오로지 대승(大乘)을 구하면서 중생들을 거두어 주고 온갖 중생을 구호하여 주며 부드러운 마음과 정직한 마음과 깊은 마음과 불법을 구하는 마음과 대비(大悲)의 마음을 내고 보현의 행[普賢行]을 향하여 온갖 큰 서원과 청정한 행을 일으키며, 온갖 큰 원을 성취하여 장엄하고, 언제나 즐거이 온갖 부처님 법의 보배 구름을 받아 지니며, 마음이 이지러지거나 줄지 않으면서 선근을 더욱 자라게 하고, 모든 공덕을 닦으면서도 만족해함이 없으며, 선지식을 따르면서 그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고, 문수사리의 지혜의 큰 바다를 뒤따르면서 심행(心行)을 성취하며, 부처님 세력의 광명삼매(光明三昧)를 얻고, 몸과 마음이 장엄하고 청정하여 때의 더러움[垢穢]이 없으며, 영원히 게으름을 여의어 끝내 물러나지 않고,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뵈면서 마음에 기쁨을 내며, 뭇 악(惡)을 멀리하여 끊고 모든 선한 행을 닦으며, 지혜를 성취하여 마음에 장애가 없고 청정하기 마치 허공과 같으며, 속히 다스림[對治]을 얻고 고통의 법의 문을 여의며, 모든 여래 경계의 광명에 머물러 법성(法城)을 수호하면서 법의 가르침을 널리 펴는구나.”그러자 선재동자는 관세음보살에게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크게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아직 모르겠나이다.”대답하였다.
“장하고 장하구나. 선남자야,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구나. 선남자야, 나는 이미 비라마가삼매(毘羅摩伽三昧)의 대비법문(大悲法門)을 성취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이 비라마가삼매의 대비법문은 곧 보살의 행으로 온갖 보살의 공덕과 지혜가 모두 그 가운데에 들어가며, 삼매의 힘 때문에 자리에서 옮아가지 않고서도 널리 온갖 청정한 색신(色身)을 나타내어 그로써 법문이 청정한 광명의 행을 나타내며, 시방세계에서 6취(趣)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시키고 언제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알맞은 바에 따라 그 앞에 널리 나타나나니, 혹은 보시로 모든 간탐을 다스리기도 하고, 혹은 지계(持戒)로 모든 금계를 훼손하는 것[毁禁]을 다스리기도 하며, 혹은 인욕으로 모든 성냄의 번뇌를 다스리기도 하고, 혹은 정진으로 모든 게으름을 다스리기도 하며, 혹은 선정으로 모든 산란한 마음을 다스리기도 하느니라.혹은 지혜로 모든 어리석음을 다스리기도 하는 여섯 가지 화경[六和敬]으로 중생을 잘 수순하고,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四攝法]으로 중생을 거두어 주며, 큰 광명의 그물을 놓아 중생의 번뇌와 뜨거운 고통을 버려 없애고, 방편바라밀(方便波羅蜜)의 행과 보시(布施)ㆍ사랑하는 말[愛語]ㆍ이익되게 함[利益]ㆍ일을 같이함[同事]으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며, 온갖 광명 그물의 미묘한 음성으로 널리 시방의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성인의 해탈하는 법을 연설하고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며, 모든 중생을 수순하되 모든 부처님이나 보살이나 성문이나 연각의 형색과 위의로써 제도해야 될 이라면, 그를 위하여 그 몸을 나타내어 금강좌(金剛座)에 앉아 손에 흰 꽃을 들고 그들을 위하여 비라마가보살의 본행(本行)인 대비법문이자 성스러운 해탈법을 연설하느니라.만일 어떤 중생이 6취(趣)의 형색과 위의로써 제도해야 될 이라면 6취의 몸을 나타내어 금강좌에 앉아 손에 흰 꽃을 들고 그들을 위하여 비라마가 대비법문의 성스러운 해탈법을 연설하여 그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기쁨을 얻게 하나니, 미묘한 색신으로써 변현(變現)이 자재하여 같은 종류의 몸을 나타내어 온갖 중생을 널리 제도하면서 그 위의에 따르고, 나아가 마음을 같이 하여 중생을 거두어 주느니라.선남자야, 나는 언제나 이 대비법문의 비라마가보살의 지혜가 원만한 광명삼매를 행하느니라.
나는 옛날 청정한 서원을 세워 그 서원을 만족하였기 때문에 이 청정한 서원의 과보의 힘으로 이 법문에 머무르는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이 삼매문을 대비(大悲)로 보살의 행을 구족한 비라마가 삼매 법문이라 하며, 이로써 온갖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집을 지어서 귀의하고 보호받고 의지할 수 있는 처소가 되어 주며, 모든 중생의 큰 교량(橋梁)이 되어 주고 큰 섬[洲渚]이 되어 주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횃불이 되어 주고 큰 길잡이가 되어 주며, 마지막[究竟]의 처소가 되어 주나니,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큰 서원을 세우는 것이니라.나를 보거나 듣는 이는 모두가 기쁨을 얻으며, 5도(道)의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험난한 악도의 두려움과 뜨거운 번뇌의 두려움ㆍ어리석음의 두려움ㆍ얽매임의 두려움ㆍ살해의 두려움ㆍ빈궁의 두려움ㆍ살아가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ㆍ다툼의 두려움ㆍ대중에 대한 두려움ㆍ죽음의 두려움ㆍ네 가지의 악도[四惡道]에 떨어지는 두려움ㆍ모든 갈래[趣]의 두려움ㆍ뜻을 같이하지 않는[不同意] 두려움ㆍ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는[愛不愛] 두려움ㆍ온갖 악(惡)의 두려움ㆍ몸을 핍박하는 두려움ㆍ근심 걱정의 두려움ㆍ게으름의 두려움ㆍ삿된 음행과 색을 탐하는 두려움,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과 구한 바를 얻지 못하거나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끼리 만나게 되는 괴로움 등을 멀리 여의게 하려 하고, 온갖 중생의 괴로움과 두려움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큰 서원을 세워 이 청정한 지혜의 광명 법문에 머무는 것이니라.또 선남자야, 현재의 바른 생각으로 3세의 모든 중생의 두려움을 구호하고 바른 생각으로 법의 명칭과 법륜을 바르게 생각하는 법문[正念法名字法輪法門]을 내어 바퀴 돌 듯하는 삼계의 중생을 해탈하게 하기 위하여 논의법문(論議法門)에 들어가며, 이 법문에 머물기 때문에 온갖 중생과 평등한 몸의 갖가지 방편을 나타내 보이어 그 알맞는 바에 따르며, 이 방편으로 두려움을 제거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불퇴전(不退轉)을 얻게 하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바른 법을 받아 지니게 하느니라.선남자야, 나는 오직 이 대비하여 청정한 비라마가보살의 광명 법문을 알 뿐이니, 저 모든 큰 보살이 모두 보현보살의 청정한 큰 서원[大願]을 갖추고, 구경에는 보현의 행을 원만하게 이루며, 모든 선근의 흐름을 끊지 않고 모든 삼매의 흐름을 없애지 않으며, 항상 아비발치(阿毘跋致)의 행을 닦되 끊어지는 일이 없고, 세계의 성립과 파괴되는 모양을 잘 알며, 모든 중생의 불선근(不善根)의 싹을 없애고 모든 선근의 흐름을 내며, 모든 중생의 생사의 마음의 흐름을 없애고 중생에게 선근의 마음이 흐르도록 하는 일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능히 알 수 있으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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