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8권
별역잡아함경 제8권
역자 미상
13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그 광명을 보통 때보다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이 천인(天人)의 광명은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 천자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련야(阿練若)의 처소에 머물면서
고요하게 범행을 닦으시며
날마다 늘 한끼만 자시면서도
얼굴은 아주 곱고 화창하십니다.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근심하면서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또한 미래에 구하지도 않으며
현재의 바른 지혜로 먹으면서
겨우 몸을 보존하려고 할 뿐이네.
미래의 세상을 욕구하고
과거의 일을 추념(追念)하여도
여섯 감관이 모두 기쁘나니
이 때문에 얼굴빛이 화창하다네.
새로 막 생긴 띠풀을
잘라서 햇볕에 놓아 두듯이
범부는 스스로 타고 마르는 것이
그 일이 역시 그와 마찬가지네.
천자가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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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광명을 평상시보다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이 천인의 광명은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 천자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든 교만한 사람들은
끝내 조복되지 않아서
거짓으로 선정을 닦는 체 하나니
그 방일함으로 말미암아서
죽음의 언덕을 넘어서지 못하리.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을 버리고 늘 선정에 들며
분별하는 생각으로 법을 다 알고
온갖 곳에서 해탈을 얻으며
빈 숲 속에서도 방일하지 않으니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저 죽음의 언덕을 능히 벗어나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며 말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두려움을 영원히 벗어나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이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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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그 광명을 평상시보다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그 천인의 광명은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천자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밤낮으로
복이 항상 불어나며
법답게 계행을 지닙니까?
또 어떤 사람이 천도(天道)로 나아갑니까?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산의 숲에 종자를 심어 놓으며
큰 물 위에 다리와 배를 두고
들판에 좋은 샘을 만들며
길목에 객사를 만들어 두면
그 사람에게는 밤낮으로
복이 항상 불어나리라.
바른 법으로 계를 깨끗이 지니면
그러한 이는 천도에 나아가리라.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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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그 광명을 평상시보다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천인의 광명은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천자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큰 힘을 얻고
아울러 미묘한 얼굴 얻으며
어디에 보시하면 안락을 누리고
어떤 인연으로 청정한 눈을 얻으며
어찌하면 일체를 보시하는 것인지
부디 나를 위해 말씀하소서.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음식을 보시하면 힘을 얻으며
의복을 보시하면 좋은 얼굴을 얻고
수레를 보시하면 안락을 누리며
밝은 등불은 청정한 눈을 얻고
집과 온갖 것을 보시해서
법답게 제자들을 가르치며
이렇게 보시할 수 있다면
이것을 감로를 보시한다고 하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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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평상시보다 그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의 거룩한 광명이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천자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상의 하늘과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서 기쁨을 내니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음식을 기뻐하지 않는 이는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잘 믿고 보시를 하되
그 마음을 아주 청정하게 하면
지금 세상에서나 후세에서도
음식에 대한 복이 따르리라.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희유하나이다. 그 게송을 잘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과거 한 사람의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지완(遲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국왕은 네 성문에서 음식을 보시하였고, 성 안과 저자에서도 역시 음식을 보시하였습니다.
그때 왕의 부인이 왕에게 ‘대왕께서 지금 복을 지으시니, 부디 저희들도 대왕을 도와서 복을 짓도록 허락하여 주옵소서.’라고 아뢰었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성의 동쪽 문에서 보시하는 음식을 부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왕의 태자도 왕에게 ‘부모님께서 복을 닦으시는데, 저도 또한 복 닦기를 좋아하고 있습니다.’라고 아뢰니, 왕은 그 말을 듣고 성의 남쪽 문에서 보시하는 음식을 태자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 후에 대신들이 와서 왕에게 ‘대왕께서 지금 착한 일을 닦으시고, 부인과 태자께서도 모두 복을 닦으십니다. 부디 저희들도 복을 닦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라고 아뢰니, 왕은 또 그 말을 듣고 성의 서쪽 문에서 보시하는 음식을 대신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여러 신하들이 또 왕에게 ‘부인과 태자, 또는 대신들이 모두 복덕을 닦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지금 복을 도와서 닦는 것을 좋아하고 있습니다.’라고 아뢰니, 왕은 그 말을 듣고 곧 북쪽 문에서 보시하는 음식을 여러 신하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나중에 나라 안의 백성들도 왕에게 ‘부인과 태자와 대신들이 모두 복덕을 닦습니다. 원컨대 저희들도 복을 도와서 닦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라고 아뢰니, 왕은 그 말을 듣고 보시하는 것을 또 인민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결국 보시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이 왕에게
‘대왕께서 소유하신 것과 네 성문에서 보시하는 것을 모두 부인과 태자와 대신과 나라 안의 백성들에게 돌려주셔서 대왕께서 보시하실 것이 끊어지고 아울러 창고도 텅 비었습니다’라고 아뢰니, 왕은 곧 그에게 ‘먼저 주었던 것은 이미 다하였으니, 지금부터는 다른 지방과 작은 나라에서 조공한 것을 반은 창고에 넣어 두고 반은 복을 닦는 데에 쓰라’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당시 오랫동안 복을 닦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수승한 과보를 얻었사오며, 항상 기쁨과 즐거움을 간직하고 누리는 복의 과보도 다함이 없어서 그 끝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것처럼 크나큰 과보를 얻었기 때문에 이에 세존께서 그 게송을 잘 말씀하셨다는 걸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완 천자(天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천궁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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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광명이 매우 치성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약 멀리 타국에 간다면
누구와 함께 친해야 하며
자기 집에 살 적에는
또 누구와 친해야 합니까?
재물을 가지고 있을 때는
또 누구와 벗을 삼아야 하며
만약 후세에 이르게 될 적에는
또 누구와 친해야 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만약 멀리 타국에 갈 적에는
함께 가는 짝과 친해야 할 것이며
자기 집에 그저 있을 적에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장 친하네.
재물과 이익이 발생하는 곳에서는
권속이 바로 벗이 되고
공덕을 잘 닦는 것이야말로
후세에서 친함이라고 말하리.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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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수명은 일정함이 없으니
나날이 죽음의 길로 나아가며
무상에게 침해를 받아서
수명이 아주 짧아지고 있습니다.
늙음이 와서 색(色)을 침해하면
누구도 그를 구호하지 못하고
공포와 두려움으로 죽음을 향하지만
복을 지은 이는 즐거움으로 나아갑니다.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사람의 수명은 일정함이 없고
나날이 죽음의 길에 나아가며
무상에게 침해를 받아서
수명이 아주 짧아지고 있네.
늙음이 와서 젊음을 침해하면
누구도 그를 구호하지 못하고
공포와 두려움으로 죽음을 향하지만
적멸(寂滅)의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마땅히 세상의 5욕락을 버리고서
애착을 아주 두지 말아야 하리.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天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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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철이 잠깐도 머무르지 않고
목숨도 또한 밤낮으로 다해서
젊음의 시절은 오래 머물지 않고
죽음이 닥쳐올까 두렵나니
열반하는 것을 위해서는
마땅히 복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리.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사철이 잠깐도 머무르지 않고
목숨도 또한 밤낮으로 다해서
젊음의 시절은 오래 머물지 않고
죽음이 닥쳐올까 두렵나니
생사의 괴로움을 보고서
크게 두려워하는 마음 내어
세상의 5욕락을 버리고서
마땅히 열반을 구해야 하리.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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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그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거룩한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모두 다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 물러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떠한 법을 생각해야 하며
어떤 법을 마땅히 버려야 합니까?
어떤 수승한 일을 수행해야 하며
어떠한 일을 성취해야 합니까?
빠르게 흐르는 물을 잘 건너면
그를 비구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5개(蓋)을 능히 끊으며
5욕락을 모두 다 버리고
더욱더 5근(根)을 닦으며
5분법(分法)을 성취하여서
빠르게 흐르는 물을 잘 건너면
그를 비구라고 말할 수 있으리.
그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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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느 천자가 평상시보다 그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누구를 잠자는데도 잠깬 이라 하며
누구를 잠깨었는데도 잠잔다고 합니까?
어떻게 하면 더러운 티끌에 물들며
어떻게 하면 청정하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만약 5계(戒)를 지니는 이면
잠을 자면서도 잠에서 깬 이라고 하며
만약 다섯 가지 악을 지으면
잠을 깨었으나 잠자는 이라고 하리.
만약 5개(蓋)에 덮여 있으면
더러운 티끌에 물들었다 말하며
배움이 없는 5분법신(分法身) 얻었으면
청정하여 더러움을 여읜 것이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아련야와 교만한 사람
복을 닦음과 나날이 불어남
어떻게 하면 큰 힘을 얻는가와
어떤 물건에 기뻐하는 마음을 냄과
타국에 멀리 감과 억지로 침해함이며
밤낮으로 줄어듦이 있다는 것과
생각함과 잠자고 잠깨는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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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중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 아주 환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라도 자손이 있으면
곧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되며
재물과 가축이 많이 있으면
누구나 기뻐하는 마음을 품네.
어떤 사람이라도 몸을 받을 때에는
또한 기뻐하는 마음을 내지만
만약 몸이 없어지는 걸 보면
곧 기뻐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어떤 사람이라도 자손이 있게 되면
근심과 괴로움이 생기기 마련이며
재물과 가축이 많은 것도
역시 괴로움의 근본이 되네.
만약 다시 몸을 받게 된다면
곧 근심과 괴로움의 우환이지만
만일 몸을 받지 아니한다면
이야말로 적멸의 즐거움이라 말하리.
천자가 또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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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세 가지 조복되지 않은 말이 있으니, 온 세상 사람이 현재 모두 알고 있다. 즉, 어떤 말은 걷는 것은 빠르나 모양이 좋지 못한데 이것은 타기에 완전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또 어떤 말은 걷는 것은 빠르지 못하나 모양은 좋은데 이것도 타기에 완전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또 어떤 좋은 말은 걷는 것도 빠르고 모양도 좋은데 이것은 타기에 완전하다고 말한다.
사람도 또한 세 종류가 있어서 저 조복되지 않은 세 종류의 말과 같나니, 이 세 종류의 사람은 부처님의 교법에서 현재 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어떤 사람은 빠른 것은 갖추어졌으나 모양과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빠른 것은 갖추어졌고 얼굴 모양도 갖추어졌으나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빠른 것과 얼굴 모양과 탈 만한 것이 모두 다 갖추어졌다.
어떤 것이 빠른 것은 갖추어졌으나 모양이 갖추어지지 못하고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인가? 불법에 들어온 사람으로서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을 없애는 도를 진실하게 알아서
이 같은 지견(知見)으로 신견(身見)과 계금취견(戒禁取見)과 의혹[疑]의 세 가지 결박[三結]을 끊음이니, 이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성취하여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도를 결정해서 인간과 천상에 일곱 번 태어나면서 괴로움[苦際]을 다하는데, 그것을 빠른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모양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누가 아비담(阿毘曇)과 비니(毘尼)를 물을 때 능히 잘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깊은 질문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글귀와 의미를 서로 알맞게 설명하지 못하며, 진리 그대로 완전하게 말해 주지 못하는 것이니, 이를 모양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복과 덕이 적어서 태어나는 곳마다 복과 덕이 없기 때문에 좋은 공양과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을 얻지 못함이니, 그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빠른 것만 갖추어지고 모양과 탈 만한 것은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빠른 것이 갖추어지고 얼굴 모양도 갖추어졌으나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가? 빠른 것만 갖추어진 것이 무엇이냐 하면, 불법에 들어온 사람으로서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진실하게 알아서 이 같은 지견으로 신견과 취견과 의혹의 세 가지 결박을 끊음이니, 이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성취하여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도를 결정해서 인간과 천상에 일곱 번 태어나면서 괴로움을 다하는데, 그것을 빠른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누가 아비담과 비니를 물으면 능히 잘 해설해서 글귀와 의미를 알맞게 말해 주고 진리에 맞게 잘 설명해 줌이니, 그것을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복과 덕이 적어서 나면서부터 큰 복과 덕이 없고 좋은 공양과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을 얻지 못함이니, 그것을 빠름과 모양은 갖추어졌으나 탈 만한 것은 갖추어지지 못했다고 말한다.
어떤 것을 빠름과 모양과 탈 만한 것이 모두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하는가? 빠른 것이 무엇이냐 하면, 이 불법에서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진실하게 알아서 이런 지견으로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성취하여 인간과 천상에 일곱 번 태어나면서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음이니, 이를 빠름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만약 누가 아비담과 비니를 물으면 잘 해석해 주되 글귀와 의미를 서로 알맞게 하며, 그 진리에 맞게 잘 풀이해 줌이니, 그것을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그가 만일 복과 덕이 많으면 나면서부터 복이 있어서 좋은 공양과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을 잘 얻을 수 있으리니, 그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하며, 이것이 세 번째의 빠름과 모양과 탈 만한 것이 모두 다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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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상에는 선량하고 조복되어 순종하는 세 가지 말[馬]이 있다. 즉, 어떤 말은 빠른 것은 갖추어졌으나 모양과 탈 만한 것은 갖추어지지 못했으며, 또 어떤 말은 빠름과 모양인 두 가지는 모두 갖추어졌으나 탈 만한 것은 갖추어지지 못했으며, 또 어떤 말은 빠름과 모양과 탈 만한 것이 다 갖추어지지 못했으며, 또 어떤 말은 빠름과 모양과 탈 만한 세 가지 것이 다 갖추어졌다.
사람도 세 가지로 차별된 것이 저 말의 세 가지와 같다. 이 세 종류의 사람은 부처님의 교법에서 현재 알 수 있는 일인데, 어떤 사람은 빠른 것만 갖추어지고 모양과 탈 만한 것은 갖추어지지 못했으며, 어떤 사람은 두 가지만 갖추어지고 한 가지는 갖추어지지 못했으며, 어떤 사람은 세 가지가 모두 다 갖추어졌다.
어떤 것을 하나는 갖추어졌으나 두 가지는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불법 속에서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진실하게 알고서 5하분결(下分結)을 끊고 아나함(阿那含)을 성취함이니,
이 사람은 불환(不還)으로서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는다.
어떤 것을 모양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가? 만약 아비담(阿毘曇)과 비니(毘尼)를 물으면 잘 해석하지도 못하고, 글귀와 의미가 진리에 알맞도록 잘 풀이하여 설명하지도 못함이니, 이를 모양이 갖추어지지 못함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복과 덕이 적어서 나면서부터 능히 큰 복과 덕이 없어서 좋은 공양과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을 얻지 못함이니, 그것을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지지 못함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두 번째처럼 두 가지 것이 갖추어지고 한 가지 것만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하는가? 이 사람은 부처님 법에서 네 가지 진리를 보아서 5하분결까지 끊고 아나함을 성취했기 때문에 누가 아비담과 비니를 물으면 잘 풀이하여 연설하는데, 그 밖의 것은 위에서 말함과 같다. 그리고 한 가지 것만 갖추어지지 못한 것도 역시 위에서 말함과 같나니, 이를 두 번째의 두 가지 것만 갖추어지고 한가지 것은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세 번째의 세 가지 것이 모두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이 사람은 부처님 법에서 네 가지 진리를 진실하게 알아보고서 아나함을 성취하며 나아가 복과 덕이 많아서 좋은 공양을 얻음이니, 그것을 세 번째의 세 가지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4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세상에서 타기가 좋은 말이 세 종류가 있듯이,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라서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는 빠름과 모양과 탈 만한 것이 모두 다 갖추어진 것이다. 즉, 어떤 사람이 부처님 법 안에서 네 가지 진리를 진실하게 알아서 세 가지 번뇌[三漏]인 욕심의 번뇌[欲漏]ㆍ존재의 번뇌[有漏]ㆍ무명의 번뇌[無明漏]를 끊고, 해탈과 지견(知見)을 구축하여 모든 결박을 없애고, 마음이 자재로움을 얻어서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이룩되고, 할 일을 벌써 마쳐서 다시 태어남을 받지 아니하여 아라한을 성취함이니, 이것을 빠른 것이 갖추어졌다고 말하며, 그 밖의 것은 위에서 말함과 같다.
어떤 것을 두 번째의 두 가지 것이 갖추어지고 한 가지 것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가?
부처님 법 안에서 네 가지 진리를 진실하게 알고 나아가서 아라한을 성취한 것이며, 묻는 것을 잘 답변해 주는 것은 위에서 말함과 같다.
어떤 것을 세 번째의 세 가지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이 사람은 부처님 법에서 네 가지 진리를 진실하게 알아보며, 나아가 복과 덕이 있어서 좋은 공양을 잘 얻음이니, 이것을 세 가지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4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처럼 잘 조복되어서 탈 만한 세 종류의 말은 왕자와 왕의 아들이 타야 하는 것이니, 무엇이 세 종류인가? 이른바 빠른 것이 갖추어짐과 모양이 갖추어짐과 탈 만한 것이 갖추어진 것이다. 세 종류의 비구도 저 세 종류의 말과 같나니, 비구로서 만약 세 가지 것을 갖추었으면 마땅히 그에게 예배하고 공양하고 합장하며 칭찬해야 할 것이니, 이를 세 가지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계율을 갖추어 지니고,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잘 두호하여 지니며, 가고 오거나 출입함에도 온갖 위의를 갖추며, 작은 죄로도 크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며, 계율을 굳게 지니면서 훼손함이 없음이니, 이를 모양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힘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악한 법이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능히 생기지 않도록 하며, 악한 법이 이미 생겼으면 방편으로 없애려고 하며, 착한 법이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방편으로 생기게 하며, 착한 법이 이미 생겼으면 방편으로 더욱 불어나게 함이니, 이를 힘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빠른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는가? 불법 안에서 네 가지 진리를 진실하게 알아보는 것이니,
이를 빠른 것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4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네 가지 좋은 말은 왕이 탈 만하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잘 조복됨과 빠름과 능히 인내하면서 잘 멈춤과 싸우지 않는 것이다.
비구도 이처럼 네 가지를 성취하면 그에게 마땅히 귀의하고, 공양하고, 예배하고, 합장하고, 공경할 것이니, 세상에서 더 없는 복밭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잘 조복됨과 빠름과 잘 멈추도록 함과 싸우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4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말은 현명한 사람이 탈 만하나니, 이것은 세상에 있는 일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채찍 드는 그림자만 보고도 곧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름이요, 둘째는 채찍이 몸의 털에 닿기만 하면 곧 놀라면서 마부의 뜻에 맞추는 것이요, 셋째는 채찍이 몸의 살에 닿으면 그제야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이요, 넷째는 채찍이 살과 뼈에 사무친 후에야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장부로서 탈 만한 것에도 역시 네 가지가 있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다른 마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병에 시달리다가 몹시 심해져서 차츰 죽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말을 듣고 난 후에 세속 법에 대하여 아주 싫어할 줄을 알며, 그 싫어함으로 말미암아 지극한 마음으로 착한 도를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丈夫)라고 말한다.
둘째는 자기 마을의
남자나 여인이 중한 병을 얻어서 시달리다가 마침내 위독해서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았는데, 그러한 일을 보고 난 후에는 아주 싫어하는 생각을 하며, 싫어하기 때문에 지극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調伏)된 탈 만한 것으로서 몸의 털에 닿기만 하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셋째는 비록 자기 마을에서 병들어 죽은 이가 있는 것을 보지만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다가, 자기 친족이나 자기를 보좌하는 이가 병으로 위독해서 드디어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고 난 후에야 세상의 법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싫어하기 때문에 착한 행을 부지런히 닦나니, 이것을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털과 살에 닿으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넷째는 비록 자기의 친족과 자기를 보좌하는 이가 병으로 죽는 것을 보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다가, 자기가 병으로 시달리다가 위독해서 큰 고통을 받게 되어 즐겁지 않으면 그제야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그 싫어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착한 행을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채찍이 살과 뼈에 사무치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4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말[馬]에게 여덟 가지 허물이 있나니, 이는 세상이 아는 바로서 현재에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말을 탄 사람이 고삐를 당기고 채찍을 잡고서 장차 먼 길을 떠나려고 하는데, 저 나쁜 말은 재갈을 물고 뛰면서 한꺼번에 고삐와 굴레를 끊어 버리고는 타는 기구를 부수며 몸을 훼상함이니, 이는 말의 허물이다. 둘째는 마부가 타고 있는데도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이 나쁜 말이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뛰기만 하면서
타는 기구를 쳐부수는 것이요, 셋째는 마부가 타고 있는데도 길로 가지 않고 다만 구덩이와 도랑만 넘는 것이다.
넷째는 만약 탈 때에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도로 뒷걸음질만 함이요, 다섯째는 마부와 타는 이가 채찍으로 채찍질하는 아픔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말을 다루는 사람이 채찍으로 채찍질하여도 수단껏 땅에서 버티며 두 발을 쌍으로 세움이요, 일곱째는 말을 다루는 사람의 뜻은 달리려고 하는데 도리어 땅에 누워서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말을 다루는 사람의 뜻은 가고자 하는데 도리어 멈추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 법에서 닦고 배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여덟 가지 허물이 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만일 범행(梵行)을 같이 닦는 비구가 보았거나[見] 들었거나[聞] 의심된[疑] 일을 자기에게 알려 주는 이가 있으면, 곧 그이에게‘그대는 지금 보잘것없고 지혜가 없으며 착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구료. 그대는 마땅히 딴 사람에게나 알려 줄 것이지, 어찌 나에게 알려 주려고 하는가? 그대는 스스로 허물이 있으면서 도리어 남의 일을 들추어 말하는가?’라고 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사람은 첫째 말[馬]과 같은 허물이 있다.
둘째는 어떤 비구가 범행을 같이 닦는 이에게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가 있는 것을 보고서 곧 그 죄 있는 이에게 ‘그대는 지금 그와 같은 죄를 범했다’고 말하면, 그때 죄 있는 사람은 그이에게 다시 말하되, ‘그대가 지금 그와 같은 죄를 스스로 범하고 있으니, 만약 참회하였다면 그제야 나는 죄를 들추어 말할 수 있으리라’라고 함이니, 이와 같은 사람은 둘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
셋째는 어떤 비구가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된 죄를 저질러서 남들이 그 죄를 들추어서 말하면, 곧 딴 말을 하면서 탐욕과 성냄과 공포와 어리석음을 따르고 마음에 분노를 냄이니, 이와 같은 사람은 셋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
넷째는 어떤 비구가 다시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저지르다가
남들이 들추어서 말하면, 곧 그 일을 들추어 말하는 그 사람에게 ‘나는 그와 같은 죄를 범한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함이니, 이 사람에게는 넷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섯째는 어떤 비구가 또한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범해서 범행을 같이 닦는 이가 와서 들추어 말하면, 그때 그 죄를 범한 사람은 곧 옷과 발우를 거두어 자기 뜻대로 가 버리면서 그 마음에는 조금도 대중스님들과 그 사실을 들추어 말한 이를 두려워하거나 꺼리지 않음이니, 이러한 사람에게는 다섯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섯째는 어떤 비구가 또한 다시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범하여 범행을 같이 닦는 이가 그 일을 들추어서 말하면, 그때 죄를 범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아서 여러 장로(長老) 비구들과 함께 도리를 따지고 논할 뿐만 아니라 손을 들고 크게 외치면서 ‘당신들이 모두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스스로 범했으면서 도리어 나보고 그러한 죄에 범했다 말한다’고 함이니, 이러한 사람에게는 여섯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곱째는 어떤 비구가 또한 다시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범하여 청정한 비구가 그 사실을 들추어서 말하면, 그 죄가 있는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있을 뿐 다시 죄가 있다고 하거나 죄가 없다고 말하지도 않으면서 여러 대중을 괴롭힘이니,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일곱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덟째는 어떤 비구가 또한 다시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죄를 범하여 청정한 비구가 그 사실을 들추어서 말하면, 저 죄를 범한 사람은 계를 버리고 착한 뿌리를 버리면서 도 닦는 것을 그만두고 세속에 들어가는데 도 닦기를 그만두고는 절 문 한쪽에 서서 여러 비구들에게 ‘내가 지금 환속하였으니 그대들의 소원대로 되었는가? 그대들은 지금 기쁘고 아주 쾌락한가?’라고 함이니,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여덟째 말과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의 말은 어진 이가 탈 만하나니, 소위 어진 이란 전륜성왕(轉輪聖王)이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어진 이가 탈 만한 자리에 태어남이니, 이것을 첫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둘째는 아주 잘 조복되고 순해서 끝내 나머지 평범한 말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둘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셋째는 말이 풀을 먹을 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남김 없이 다 먹음이니, 이것은 또한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넷째는 온갖 더럽고 나쁜 물건과 깨끗하지 못한 것이 있거나 대소변이 있는 곳에서는 끝내 있거나 누워 자지 않음이니, 이것을 넷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로서 자격을 갖춘 것이라고 한다.
다섯째는 마부에게 나쁜 말의 허물을 보여 주면서 마부에게 나쁜 말이 지니고 있는 나쁜 병통을 다스리도록 함이니, 이것도 또한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여섯째는 무거운 짐을 잘 참고 견디면서 가벼운 것을 구하려고 하지 않으며, 항상 ‘나는 언제나 다른 말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을 볼 적에는 반드시 그를 대신해 주리라’라고 생각함이니, 이것을 여섯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일곱째는 항상 길 복판에 있으면서 조금도 탈선하지 않고, 길이 비록 좁고 막히었으나 분명히 잘 앎이니, 이것을 일곱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병이 들어 피곤하고 위독해서 죽을 지경에 도달하였다 하더라도 힘을 쓰는 것은 다르지 않음이니, 이것을 여덟째 어진 이가 탈 만한 말이라고 한다.
어진 이, 즉 장부(丈夫)가 탈 만한 것에도 또한 여덟 가지가 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어떤 비구가 계율을 잘 지니고 위의를 갖추어서 사람과 왕래하면서도 계율을 범한 바가 없으며, 만일 잘못해서 아주 작은 죄를 범했더라도
크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계율 지키기를 마치 애꾸가 나머지 한 눈을 보호하는 것처럼 함이니, 이러한 사람은 저 첫째 말이 어진 이가 탈 만한 자리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둘째는 어떤 비구가 착한 법을 갖추어서 범행을 같이 닦는 사람을 끝내 괴롭히거나 그와 충돌하지 않고 함께 안락하게 있으면서 물과 젖이 혼합된 것과 같음이니, 그러한 사람은 둘째 말이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
셋째는 또 어떤 비구가 음식을 받을 때에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모두 남김 없이 다 먹음이니, 이 사람은 셋째 말이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넷째는 어떤 비구가 온갖 청정하지 못한 나쁜 법을 보고는 마음에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3업(業)의 착하지 못한 것을 멀리 여의고 나쁜 법은 비루하고 천하다고 꾸짖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넷째 말이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다섯째는 어떤 비구가 이미 죄를 범하고는 친히 부처님 앞에서 자기의 허물과 죄를 진술하며, 다시 범행을 닦는 이의 처소에서 스스로 그 허물을 밝힘이니, 이러한 사람은 다섯째 말이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여섯째는 어떤 비구가 계율을 갖춰서 배우는데, 범행을 같이 닦는 비구들이 계율을 범하는 것을 보면, 마음으로 언제나 ‘나는 마땅히 닦고 배워서 훼손함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함이니, 이러한 사람은 여섯째 말이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일곱째는 어떤 비구가 8정도(正道)를 행하고 삿된 길을 행하지 아니함이니, 이러한 사람은 일곱째 말이 몹쓸 길로 가지 않고,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난 것과 같다고 알아야 한다.
여덟째는 어떤 비구가 병으로 시달리다가 위독해서 죽을 지경에 도달하였더라도 부지런해서 게으르지 않고, 뜻과 성품이 견고하여 함부로 움직이지 않으며, 온갖 수승하고 미묘한 법을 항상 나아가 구하려고 하면서 게으른 마음이 없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여덟째 말이 죽음에 도달하더라도 힘을 다하여 어진 이의 장소에 태어나는 것처럼 불교의 법에서 진실함을 잘 얻는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제가국(那提迦國) 분식가(★寔迦)정사에 계셨다.
세존께서 대가전연(大迦旃延)에게 말씀하셨다.
“뜻을 안정시키고 산란하지 않는 것을 마땅히 좋은 말처럼 함으로써 모든 감관을 조복하고 껴잡을 것이며, 나쁜 말처럼 모든 감관이 들뜨고 산란한 것이 마치 나쁜 말을 마판 위에 매어 두자 오직 물과 풀만 생각할 뿐 그 밖의 것은 아는 바가 없으며, 만약 먹을 것을 얻지 못하면 고삐와 굴레를 끊는 것과 같이 하지는 말아야 한다.
또한 어떤 사람은 흔히 애욕의 결박과 상응해서 그 탐욕 때문에 혐오함과 원망하는 마음이 많고 애욕에 대한 생각을 많이 일으키는데, 애욕에 대한 생각이 있기 때문에 온갖 괴롭힘과 해치는 짓이 생기고 갖가지 나쁜 생각이 그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그러한 일 때문에 해탈의 요체를 알지 못하며 끝내 애욕의 체성과 모습을 잘 알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수면을 탐하고 좋아해서 항상 잠만 자기 때문에 산란한 생각을 많이 일으키는데, 갖가지 번뇌가 그로 말미암아 자라나기 때문에 해탈의 요체와 대치법(對治法)을 알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들뜨고 후회하는 마음을 많이 내는데, 그가 항상 들뜨고 후회하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모든 법의 모양을 분명히 알지 못하니, 들뜨고 후회하는 것이 산란함의 원인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해탈의 요체와 대치법을 알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의심을 많이 내는데, 그 의심하는 마음 때문에 모든 법을 의심하여 알지 못하며, 그로 인해 해탈의 요체와 대치법을 알지 못한다. 좋은 말은 마판 위에 매어 두어도 그 마음은 전혀 물과 풀을 생각하지 않고 고삐와 굴레를 끊지 않나니, 비유컨대 어떤 사람의 마음에 애욕의 결박이 없고 다만 청정한 생각만 있는 것과 같다. 이 애욕의 생각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또한 다시 들뜨거나 후회하거나 의심하는 따위와 수면의 덮임[蓋]이 생기지 않으며,
이 다섯 덮임의 마음이 생기지 않는 인연으로 말미암아 곧 해탈의 요체와 대치법을 안다.
비구는 이처럼 저 땅과 물과 불과 바람에 의지하지 않고, 또한 다시 4무색정(無色定)에도 의지함이 없이 선정의 법을 내며, 이 세상과 저 세상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또한 해ㆍ달ㆍ별들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며, 보고 들음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의식으로 아는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지혜로 아는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추구하는 마음과 의식의 경계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또한 깨달아 아는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면서 의지함이 없는 선정을 얻는다.
만약 어떤 비구가 이러한 온갖 경지의 선정법에 의지하지 않고 깊은 선정을 얻으면, 석제환인(釋提桓因)과 33천(天)과 모든 범천들이 모두 다 그 사람에게 합장하고 공경하며 존중히 여기고 귀의하면서, ‘우리들은 지금 어떤 법에 의지해서 선정을 얻으신지를 모릅니다.’라고 한다.”
그때 존자 박가리(薄迦梨)가 부처님 뒤에 서서 부처님께 부채질을 하고 있다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비구가 선정을 닦을 때 4대(大)와 4무색(無色)에 의지하지 않으며, 나아가 각관(覺觀)의 상념에도 의지하지 않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비구들이 그와 같은 선정을 어떻게 얻었기에 석제환인과 그 밖의 하늘 대중들이 선정 얻은 이에게 합장하고 공경하고, 존중히 여기고 칭찬하면서, ‘이 착한 남자야말로 장부 중에서 최상이로다. 어떤 일에 의지하여 선정을 닦았을까?’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박가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선정을 깊이 닦으면, 저 대지가 다 허망한 거짓이라고 관찰함으로써 진실로 땅이 있다고 보지 않으며, 물과 불과 바람과 네 가지 무색과 이 세상과 저 세상과 해와 달과 별과 의식과 앎과 봄과 들음과 추구하는 각관(覺觀)과 마음과 뜻의 경계와 또는 저 지혜로 미치지 못하는
곳도 마찬가지로모두 다 허망한 거짓이어서 진실한 법이 없고 다만 거짓 이름의 인연 화합으로 갖가지 명칭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모두 공적(空寂)한 것으로 관찰하여 법과 법 아닌 것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금 너 박가리는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나니
좌선하는 법을 닦을 때는
있는 것이 없다고 관찰하라.
천주(天主)인 교시가(憍尸迦)와
그리고 33천(天)과
세계의 근본 천주인
대범천왕(大梵天王) 등이
사람 중에서 어른이신 분에게
합장하고 공경ㆍ예배하면서
모두 다 이러한 말을 하나니
‘거룩한 장부에게 귀의합니다.
당신이 어떤 법에 의지하여
이러한 깊은 선정을 얻으셨는지
우리들도 당신을 모르겠으며
모든 사람들도 밝혀내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대가전연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떠나서 법안의 청정함을 얻었으며, 박가리 비구도 번뇌가 영원히 사라져서 후생 몸을 받지 않고 모든 결박을 다 없앴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나쁜 말과 조복되어 순한 말
어진 이의 탈 만함과 셋과 또 넷이며
채찍 그림자와 조복된 말이며
허물이 있음과 여덟 가지 나쁨과
가전연의 더러움을 여읜 것
이 열 가지 일을 모두 마쳤네.
15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 니구타(尼拘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釋摩男)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바새의 법이라고 합니까? 부디 여래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집에 있는 속인으로서 삼보에 귀의한다는 의미에서 우바새(優婆塞)라고 말하니,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석마남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우바새의 믿음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를 믿는 마음을 깊이 내어서 그 믿음에 편히 머무르고, 마침내 저 믿지 않는 사문과 바라문과 하늘과 악마와 범천과 사람들에게 파괴당하지 않는 것을 우바새의 믿음이라고 말한다.”
석마남이 부처님께 다시 아뢰었다.
“어떤 것을 우바새의 계율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살해하지 아니하며, 도둑질하지 아니하며, 음행하지 아니하며, 속이지 아니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우바새의 계율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보시가 구족하다고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의 법은 마땅히 인색하거나 탐하는 것을 버려야 하니, 일체 중생은 모두 저 인색하고 탐내고 질투하는 것에 덮인 바가 되었다. 그러므로 마땅히 인색하고 탐내고 질투하는 뜻을 여의고 놓아 버리는 마음을 냄으로써 손수 스스로 보시하되 싫어함이 없어야 하나니, 이것을 보시가 구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지혜가 구족하다고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가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진실하게 알아서 이 네 가지 진리를 아주 분명하게 아는 것을 지혜가 구족하다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이 5백 명의 우바새와 함께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우바새의 법을 말씀하신 것처럼 집에 있는 속인이 장부의 뜻을 갖춘 뒤에 삼보에 귀의하면서 스스로 ‘나는 우바새’라고 하는 자로서 어떻게 하면 수다원의 과위를 얻으며, 나아가 아나함이 됩니까?”
부처님께서 석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세 가지 결박[三結]인 신견(身見)과 계금취(戒禁取)와 의심[疑]의 그물을 끊어 없애고 수다원을 성취함으로써 다시는 세 갈래에서 몸을 받지 않고
위없는 도에 확고한 믿음을 내며, 인간과 천상에 일곱 번 태어나면서 괴로움을 끝까지 다하여 열반에 드는 것을 이름하여 우바새가 수다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또 물었다.
“어떻게 하면 사다함(斯陀含)의 과위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마남에게 말씀하셨다.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희박해진 것을 사다함이라고 말한다.”
그가 또 물었다.
“어떻게 하면 아나함의 과위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마남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세 가지 결박과 5하분결(下分結)을 끊으면 아나함을 성취하느니라.”
마남과 5백 명의 우바새들은 이 법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보기 드문 일입니다. 재가자들이 이런 훌륭한 이익을 얻었으니, 모두가 다 우바새가 될 것입니다.”
마남과 여러 우바새들은 이 말을 하고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리고 여러 비구들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문안하기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우바새로서 장부의 뜻을 갖춘 것인지는 위에서 자세히 말씀하신 것과 같거니와, 다시 어떻게 해야 모든 행을 만족합니까?”
부처님께서 마하남(摩訶男)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로서 비록 믿음을 갖추었으나 계행을 갖추지 못하면 이는 믿음만 갖추었고 계행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하나니, 믿음과 계행을 갖추려고 하는 이는 마땅히 방편에 힘써서 갖추려고 해야 할 것이니, 이것을 믿음과 계행이 구족한 우바새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또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가 비록 믿음과 계행을 갖추었으나 희사(喜捨)가 구족하지 못하면, 그것을 구족하도록 하기 위해서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구족하게 해야 한다.”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에야 믿음과
계행과 희사의 세 가지를 갖추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비록 그 세 가지 법을 갖추었으나 승방(僧坊)과 정사(精捨)에 자주 가지 아니하면,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갖추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니,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해서 절에 자주 가야 한다.”
마하남이 여러 우바새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마땅히 믿음과 계행과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고 절에 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만약 능히 믿음과 계행과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고 절에 자주 가서 여러 스님네를 친근하면 이를 갖추었다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또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비록 위와 같은 네 가지 일을 갖추었으나, 만약 법을 듣지 않으면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마하남이 또 말하였다.
“저는 법을 잘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비록 경을 잘 들으나 받아 지니지 않으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며, 비록 잘 받아 지니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며, 비록 그 의미를 알았으나 그 말처럼 잘 수행하지 않으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거니와, 만약 믿음과 계행과 희사하는 마음을 잘 갖추고, 자주 절에 가서 법을 들어 받아 지니고, 그 의미를 이해하고 말처럼 수행하면 이를 만족한 행이라고 말한다.
마하남이여! 비록 믿음과 계행과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고 자주 절에 가서 여러 스님네를 친근하나, 오히려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잘 듣지 않으면 이 또한 행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써서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들어야 한다.
비록 법을 잘 들으나 받아 지니지 않으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바른 법을 받아 지녀야 한다.
비록 법을 잘 받아 지니나 만약 그 뜻을 알지 못하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그 말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
비록 그 의미를 이해하나 다시 말처럼 잘 수행하지 않으면 또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말처럼 수행해야 한다.
가령 능히 믿는 마음과 계행을 지님과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고, 자주 절에 가서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듣고, 받아 지녀서 잊지 않고, 그 의미를 이해하여도 다시 말처럼 수행하지 않으면, 또한 갖추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하남이여! 우바새가 믿는 마음으로 계행을 잘 지니며, 계행을 지니므로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며, 희사하는 마음을 갖추기 때문에 절에 잘 다니며, 절에 다니기 때문에 능히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들으며,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듣기 때문에 곧 능히 받아 지니며, 잘 받아 지니므로 그 의미를 이해하며, 그 의미를 이해하므로 능히 말처럼 수행하며, 능히 말처럼 수행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방편을 지어서 능히 만족하게 한다.”
마하남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우바새가 몇 가지를 갖추면 자기만 이롭고 남은 이롭게 하지 못합니까?”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를 갖추면 능히 자기만 이롭고 남은 이롭게 하지 못한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우바새가 자기만 믿음을 지니고 능히 남들에게 계행을 지니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희사하는 일을 행하고 능히 사람들에게 보시를 행하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절에 가서 비구를 친근하고 사람들에게 절에 가서 비구를 친근하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법을 잘듣고 사람들에게 바른 법을 듣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잘 받아 지니고 능히 사람들에게 받아 지니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의미를 잘 이해하고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이해하도록 가르치지 않으며, 자기만 말처럼 수행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처럼 수행하도록 가르치지 아니함이니, 이 여덟 가지를 갖추면 오직 자기만 이롭고 남들은 이롭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하남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몇 가지 법을 갖추면 능히 자기도 이익되고 또한 남까지 이익됩니까?”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능히 열여섯 가지를 갖추면,
그와 같은 사람은 자기와 남들을 이익되게 하나니, 자기가 믿는 마음을 내고, 남들에게도 믿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계를 받아 지니고, 남들에게도 계를 받아 지니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희사하는 마음을 행하고, 또한 남들에게도 희사하는 마음을 행하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몸소 승방(僧坊)과 절에 가고, 또한 남들에게도 절에 가서 비구를 친근하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법을 듣고, 또 남들에게도 바른 법을 듣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법을 받아 지니고, 또한 남들에게도 법을 받아 지니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의미를 이해하고, 또한 남들에게도 그 의미를 이해하도록 가르치며, 자기가 말처럼 수행하고, 또한 남들에게도 말처럼 수행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만약 이 열여섯 가지를 갖추면 자기도 이롭고 남까지 이롭게 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 그와 같은 사람은 가령 찰제리(刹帝利)의 대중에 있거나 바라문의 대중과 거사(居士)의 대중과 사문의 대중에 있더라도 이르는 곳마다 그들의 대중을 위하여 크게 비추어 줌과 밝게 함이 마치 온갖 어둠을 없애는 태양의 광명과 같다. 그러한 사람은 매우 희유(希有)하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석마남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갔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가비라위국은 백성들이 번성하면서 편안하고 평화롭지만, 저는 항상 이 속에 있으면서 언제나 혼자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약 미친 코끼리와 내닫는 수레와 뛰어오는 말과 미쳐서 달려오는 사람이 저에게 와서 부닥치면, 저는 그때 염불하는 마음을 잊게 되거나, 법과 스님네를 생각하는 마음을 잃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삼보를 생각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목숨을 마칠 때 어떤 곳에 태어나며, 어떤 갈래에 들어가서 어떠한 과보를 받을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런 때를 당해도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 목숨을 마친 후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고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나쁜 과보도 받지 않을 것이다. 비유컨대 큰 나무가 처음 생장할 적부터 항상 동쪽으로 쓰러져 있었다면, 그 나무를 베어낼 때 마땅히 어떤 쪽을 향하여 넘어지겠느냐? 이 나무는 반드시 동쪽을 향하여 넘어진다고 알아야 한다. 너 또한 그와 같나니, 오랫동안 착한 일을 행했으므로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나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석마남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여러 비구들도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셨다.
당시 석마남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비구가 배우는 처지에 있으면서 할 일을 갖추지 못했지만 언제나 아라한의 과위를 얻어서 열반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가 있다면, 그 비구는 몇 가지의 법을 닦고 익혀야 모든 번뇌를 없애고, 마음에 새어나감이 없고, 마음의 해탈을 얻고, 지혜의 해탈을 얻어서 현재의 세상에서 그 과위를 증득하며, 번뇌가 없는 계율을 얻고, 나의 태어남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이룩되고, 할 일을 이미 끝내고서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걸 확실히 스스로 알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배우는 처지에 있으면서 배울 것 없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으면, 항상 정진하고 구하는 마음으로 열반을 얻으려고 하면서 늘 열 가지 생각을 닦아야 한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신체가 파리하면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해서 자기의 안락을 위하듯이,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열반을 구하기 위하여 6념(念)을 닦는다.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
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을 생각함이니, 그 때가 되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오직 청정하고 질박하고 정직한 마음만 있으리니, 그 정직한 마음이 있으므로 법과 의(義)를 얻고 부처님을 친근하게 되어서 마음이 기쁘게 되며, 기쁘게 되기 때문에 몸이 편안하고 즐거워지며, 몸이 즐거워지기 때문에 마음이 안정되며, 안정을 얻기 때문에 원수의 집과 자기의 친족인 이 두 사람에게도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생각이 없고, 마음이 항상 평등하여 법류(法流)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어가며, 염불하는 마음을 닦아서 열반에 나아가나니, 이것을 염불이라고 말한다.
둘째는 법을 생각함이니, 이른바 법이란 여래께서 지니신 공덕과 10력(力)과 4무외(無畏)이다. 반드시 열반에 나아가려고 하면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 법을 관찰해야 하나니, 슬기로운 이는 거룩한 제자라면 마땅히 염법(念法)을 닦아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알아야 한다. 닦을 때에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서 오직 청정하고 정직한 마음만 있을 것이니, 정직한 마음 때문에 의(義)와 법을 얻으며, 법을 친근하기 때문에 마음이 기뻐지며, 기뻐하기 때문에 몸이 편안하고 즐거워지며, 편안하고 즐겁게 되기 때문에 그 마음이 안정되며, 안정이 되기 때문에 원수에게도 그 마음이 평등하여 애착과 성내는 마음이 없고, 법류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어가며, 법을 생각하는 관찰을 닦으므로 열반에 나아가게 되나니, 이것을 염법(念法)이라고 말한다.
셋째는 승가[僧]를 생각함이니, 이른바 승가한 여래의 제자로서 번뇌가 없는 법을 얻어 능히 세상의 좋은 복밭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좋은 복밭이라고 하는가? 수다원을 향하는 이도 있고 수다원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사다함을 향하는 이도 있고 사다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나함을 향하는 이도 있고 아나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라한(阿羅漢)을 향하는 이도 있고아라한을 증득한 이도 있나니, 이것을 바로 좋은 복밭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계(戒)와 정(定)과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갖춘 이이므로 마땅히 합장하고서 그 사람을 공경해야 한다.
승가를 생각하므로 법과 의(義)를 얻으며, 승가를 친근하게 되면 마음이 기뻐지며, 기뻐지기 때문에 쾌락을 얻으며, 쾌락을 얻기 때문에 그 마음이 안정되고, 안정되기 때문에 원수와 미운 이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오직 청정하고 정직한 마음만 있고, 법류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어가며, 승가를 생각하는 관찰을 닦으므로 열반에 나아가게 되나니, 이것을 염승(念僧)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계(戒)를 생각한다고 하는가? 이른바 무너지지 않는 계와 손상되지 않은 계와 잡되지 않은 계와 때[垢]가 없는 계와 공포를 여읜 계와 도둑을 경계함이 아닌 계와 청정한 계와 착함을 갖춘 계이니, 그와 같은 계를 생각할 때에는 곧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삿된 소견을 떠나게 된다. 온갖 악을 떠나므로 법과 의(義)를 얻으며, 계를 친근하게 되므로 마음이 기뻐지며, 마음이 기뻐지기 때문에 쾌락을 얻게 되며, 마음이 쾌락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안정되며, 안정을 얻기 때문에 원수와 미운 이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여 청정하고 정직하며, 법류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게 되나니, 계에 대한 생각을 닦아서 염(念)하는 것을 염계(念戒)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보시함을 생각함이라고 하는가? 자기가 보시하는 것으로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온 세상 사람들은 인색함과 질투로 덮여 있지만, 나는 지금 그와 같은 인색하고 탐내는 더러운 때를 떠나고 희사하는 마음에 머물러서 온갖 물건에 대하여 인색하거나 아끼는 마음이 없으므로 가져다가 보시하며, 보시하고서는 나의 마음이 마땅히 기뻐하는 것이 마치 큰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해서 나의 재물을 나누어 남들에게 희사하여야겠다.’
만일 이런 식으로 보시하는 마음을 닦을 수 있다면, 그는 현세에 법과 의(義)를 얻으며, 보시를 친근하게 되어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오직 청정하고 정직한 마음만 있어서 마땅히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리니, 기뻐하기 때문에 몸이 쾌락하게 되며, 몸이 쾌락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안정되므로 원수와 미운 이에게 마음의 높고 낮음이 없고, 법류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어가나니, 보시에 대한 생각을 닦아서 염(念)하면 이것을 염시(念施)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하늘을 생각함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사천왕(四天王)과 33천(天)과 염마천(炎摩天)과 도솔천(兜率天)과 화락천(化樂天)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등이다. 이 모든 하늘들이 그 믿는 마음의 인연으로 저 하늘에 태어난 것이라면, 나 역시 믿음과 계행과 보시함과 배움과 지혜가 있어서 그와 같을 것이며, 공덕으로 천상에 난 것이라면 나 또한 그와 같은 공덕을 갖추었으니 마땅히 저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늘을 생각하나니, 하늘을 생각하기 때문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고, 오직 청정하고 정직한 마음만 있게 되어서 현세에 법과 의(義)를 얻으며, 하늘을 친근하므로 마음에 기쁨이 생기며, 마음이 기뻐지기 때문에 몸이 쾌락하게 되고, 쾌락하게 되므로 그 마음이 안정되며,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에 원수와 미운 이에게 마음의 높고 낮음이 없고, 법류의 물에 머물러서 선정의 마음에 들어가나니, 하늘에 대한 생각을 닦아서 염(念)하면, 이것을 염천(念天)이라고 말한다.
마하남이여! 만약 비구가 배우는 처지에 있으면서 할 일을 끝내지 못했으면, 항상 아라한의 과위를 구하고 열반에 들어가려고 해야 하며,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이 6념을 닦아야 한다. 이 6념을 닦아 익히기 때문에 온갖 번뇌를 없애고 마음이 해탈되고 지혜가 해탈되어서 현재의 세상에서 그 과위를 증득할 것이며, 증득하고 나서는 ‘나는 태어나는 것이 벌써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이룩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끝내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외치리라.”
마하남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7
이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에 계시면서 여름 안거(安居)를 하셨다.
당시 많은 비구들이 여름 안거가 끝나자,
강당 안에서 부처님의 옷을 만들었는데, 여러 비구들은 옷을 다 만들고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이 지금 옷을 이미 다 만들었으니, 마땅히 부처님을 따라 유행해야겠다.’
석마남은 여러 비구들이 옷을 다 만들고서 부처님을 따라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곧 부처님 처소에 와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몸과 마음이 매우 무겁고 둔해서 방향을 잃고 있기 때문에 비록 법을 들어도 마음에 달게 여기거나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여러 비구들이 옷을 만들고 나서 부처님을 따라 유행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어느 때에나 부처님과 마음을 닦은 여러 비구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와 비구들이 비록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나, 네가 만일 여래와 비구들을 항상 보고 싶다면 마땅히 법안(法眼)의 지극한 마음으로 관찰하면서 항상 5사(事)를 닦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믿음을 갖추기 때문에 능히 교법을 따르지 믿음이 없어서 교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요, 깨끗한 계행을 지니기 때문에 능히 교법을 따르지 계율을 범하고서 교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요, 많이 들어서 능히 교법을 따르지 적게 듣고서 교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요, 인색함으로 보시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희사하는 마음으로 능히 보시를 행함이요, 어리석음으로 지혜를 닦는 것이 아니라 슬기로운 마음으로 능히 법의 형상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하남이여! 부처님과 비구들을 보고자 하면 항상 이 다섯 가지 일과 6념을 닦아 익힐 것이니, 만약 그와 같이 한다면 나와 비구들이 곧 너의 앞에 항상 있을 것이다. 이른바 승가란 화합한 것을 말한다.”
마하남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15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 속에 계셨다.
당시 석마하남(釋摩訶男)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이해한 바로는 선정의 마음을 얻기 때문에 해탈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먼저 선정을 얻고 다음에 해탈을 얻습니까, 먼저 해탈을 얻고 다음에 선정을 얻습니까, 선정과 해탈을 동시에 얻습니까? 일찍이 얻지 못한 것과 일찍이 행하지 못한 것은 과거와 미래에서도 일찍이 생기지 않은 것이며 현재에도 없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침묵한 채 대답하지 않으셨는데,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역시 똑같이 여쭈었으나 여래께서는 침묵한 채 모두 대답하지 않으셨다.
존자 아난이 여래의 곁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부채로 부채질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지금 석마하남이 매우 깊은 뜻을 세존께 여쭈었지만, 세존께서는 병환이 막 나으셔서 기력이 아직도 미약해 설법하실 수 없으니, 내가 마땅히 그를 위하여 대략 적은 법이라도 말해서 그를 돌아가도록 하리라.’
존자 아난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즉시 석마하남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배우는 이의 계[學戒]를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 배울 것 없는 이의 계[無學戒]를 말씀하시기도 하며, 배우는 이의 선정[定]을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 배울 것 없는 이의 선정을 말씀하시기도 하며, 배우는 이의 지혜를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 배울 것 없는 이의 지혜를 말씀하시기도 하며, 배우는 이의 해탈을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 배울 것 없는 이의 해탈을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마하남이 아난에게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배우는 이의 계와 배울 것 없는 이의 계, 배우는 이의 선정과 배울 것 없는 이의 선정, 배우는 이의 지혜와 배울 것 없는 이의 지혜, 배우는 이의 해탈과 배울 것 없는 이의 해탈을 말씀하십니까?”
아난이 말하였다.
“여래의 거룩한 대중이 계(戒)에 머물러 바라제목차(婆羅提木叉)를 지니고, 위의를 갖추어 행할 바를 행함으로써 작은 죄에 대해서도 크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면서
계율을 갖추어 지니나니, 이를 계행을 지님이 구족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애욕과 나쁜 짓과 좋지 못한 것을 싫어해서 기쁨과 즐거움의 생기(生起)를 여의고 초선(初禪)에 들어가며, 나아가 4선(禪)까지 들어가나니, 이것을 선정이라고 한다.
괴로움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의 소멸을 진실하게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진실하게 아나니, 이러한 지견으로 신견(身見)과 계금취(戒禁取)와 의심함과 애욕과 성냄인 5하분결(下分結)을 끊는다. 그는 5하분결을 끊고 곧 화생(化生)하는데, 그 화생한 곳에서 열반을 얻기에 아나함(阿那含)이라고 하며, 다시는 이 욕심의 세계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을 배우는 이의 계와 배우는 이의 선정과 배우는 이의 지혜와 배우는 이의 해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나중에 온갖 번뇌를 없애어 번뇌가 없게 됨으로써 마음의 해탈을 얻고, 지혜의 해탈을 얻으며, 현재의 법에서 증득하여 무생을 얻고,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벌써 이룩되며, 할 일을 이미 끝내고,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것을 스스로 아나니, 이때가 되면 배울 것 없는 이의 계와 배울 것 없는 이의 선정과 배울 것 없는 이의 지혜와 배울 것 없는 이의 해탈을 얻는다.
마하남이여! 이러한 인연으로 부처님께서 배우는 이의 법과 배울 것 없는 이의 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마하남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마하남이 떠난 후에 부처님께서는 즉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가비라위국에서 여러 비구들이 자못 석가족[釋種]들과 함께 그와 같은 깊고 깊은 법을 강설하였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가비라위국에서 여러 비구들은 늘 석가족과 함께 그와 같은 매우 깊은 법을 강설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가비라위국에 있는 여러 비구들과 석가족들은 위대한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니, 그와 같은 성현의 혜안(慧眼)을 능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15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 속에 계셨다.
당시 석가족 추수(麤手)가 마하남의 처소에 가서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수다원에게는 몇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석가족인 마하남이 대답하였다.
“여래께서는 ‘수다원에게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 있다’고 하셨나니,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거룩한 곳에서 주신 계율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입니다.”
석가족 추수가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여래께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다’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오직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니, 이른바 삼보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는 것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추수가 똑같은 말을 하자 마하남도 이렇게 대답했다.
“그대는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만을 그렇게 말하지 말 것이니, 여래께서는 실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분분하게 자기 소견을 다투면서 능히 결정을 짓지 못하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그 의혹되는 점을 해결하려 하였다.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족 추수가 저의 처소에 와서 ‘여래께서 몇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습니까?’라고 묻기에, 제가 곧 그에게 ‘여래께서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나니, 이른바 삼보에 대한 것과 거룩한 곳에 주신 계율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추수는 ‘여래께서는 오직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만을 말씀하셨나니, 이른바 삼보에 대한 것입니다. 어찌 네 가지를 말했겠습니까?’라고 하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역시 똑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역시 그에게 ‘여래께서는 네 가지를 말씀하셨고, 실로 세 가지만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이가 말하는 것을 제가 긍정하지 않고, 제가 말하는 것을 그이가 긍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석가족 추수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부처님께서 저를 가르치지 않으시고, 승가가 저를 가르쳐 주지 않고,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하늘과 악마와 범천과 인간의 여러 사람들이 모두 저를 가르치지 않아도 저는 부처님을 향해서라면 한마음으로 회향하겠사오며, 법과 승가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석가족 추수가 그와 같은 말을 하는데, 너는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저는 다시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부처님 법과 달리 하고서는 다시 더 좋은 곳이 없으며, 부처님 법을 떠나서는 다시 참된 곳이 없으니, 달리 더 좋은 곳이 없고 달리 더 참된 곳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일을 갖추어야만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라고 말하리니, 이른바 부처님과 법과 승가와 거룩한 곳에서 주는 계율이다.”
석가족 추수는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을 했었지만,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즉시 이해하였다.
그리고 마하남과 석가족 추수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60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 속에 계셨다.
당시 그 나라의 석가족들이 강론(講論)하는 곳에 모여서 자리를 정해 앉은 뒤에 그 안에서 서로 말하기도 하고 의논하기도 하다가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앞과 뒤가 없는 일이 있으니, 그대의 뜻에는 무엇이 뒤가 된다고 여깁니까? 저 석가족 추수를 여래께서는 ‘그는 수다원을 얻었나니, 인간과 천상에서 일곱 번 태어나고 일곱 번 죽은 후에 괴로움의 끝을 없애게 된다’고 수기하셨습니다. 저 추수는 계를 헐고 범했으며 술을 마셨는데도, 부처님께서는 오히려 ‘그는 수다원을 얻었다’고 수기하시니, 만약 그렇다면 무슨 앞과 뒤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은 다시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세존의 처소에 가서 그런 뜻을 여쭈어 보시오.”
마하남은 즉시 그 말대로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비라의 석가족들이 강론하는 곳에 모인 뒤에
그 안에서 의논들을 하다가 저에게 말하기를, ‘무엇이 앞과 뒤가 됩니까? 그때 추수가 목숨을 마치자, 여래께서는 〈그는 수다원이 되었나니, 인간과 천상에서 일곱 번 태어나고 일곱 번 죽은 후에 괴로움의 끝을 없애게 된다〉고 수기하셨습니다. 저 추수는 계를 헐고 범했으며 술을 마셨는데, 만약 〈그가 수다원을 얻었다〉고 수기하신다면 그 말씀은 곧 앞과 뒤가 없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들 나를 선서(善逝)ㆍ세존(世尊)이라고 말하는데, 그러한 말을 하는 이도 또한 선서라고 말할 것이다. 선서라고 칭했기 때문에 선서인 마음을 내니, 성현의 제자는 정직한 소견(所見)을 내기 때문에 선서라고 일컫는다.
또 마하남이여! 여래의 제자는 언제나 부처님께 귀의하며, 또한 다시 법과 승가인 삼보에 귀의하여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싫어하여 떠나는 지혜, 도(道)의 지혜를 얻어서 지옥ㆍ아귀ㆍ축생(畜生)과 그 밖의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8해탈을 얻어서 몸소 증득하게 되며, 8해탈을 갖추어서 구족한 계(戒)에 머무르며, 지혜의 안목으로 모든 번뇌를 없애나니, 이를 구해탈(俱解脫)을 얻은 아라한이라고 말한다.
또 마하남이여! 성현의 제자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지만, 혜해탈(慧解脫)의 아라한은 8해탈을 얻지 못했다.
또 마하남이여! 한결같이 부처님께 귀의함과 그 밖의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지만, 아나함을 증득한 이는 8해탈을 갖추더라도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했다.
또 마하남이여! 한결같이 부처님께 귀의함과 그 밖의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지만, 지옥과 아귀와 축생에 떨어지지 않고,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아서 여래의 교법을 그가 잘 따르고 거역하지 않으면, 그를 안목이 도달되었다[見到]고 말한다.
또 마하남이여! 성현의 제자가 한결같이 부처님께 귀의함과 그 밖의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지만,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법을 그가 잘 따라서 해탈하면, 이를 믿음의 해탈[信解脫]이라고 말한다.
또 마하남이여! 만약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서 좋아하고 숭상하고 익히면, 다섯 가지의 법을 인식하고 좋아하나니, 이른바 믿음, 정진, 염(念), 선정, 지혜이다. 이를 성현의 제자로서 세 갈래에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 말하며, 이를 견고한 법[堅法]이라고 말한다.
또 성현의 제자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지니지만 한계가 있으며, 다섯 가지 법을 인식하고 좋아함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면, 이를 성현의 제자로서 세 갈래에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 말하며, 이를 견고한 믿음[堅信]이라고 말한다.
마하남이여! 내가 지금 ‘사라수(娑羅樹)숲이 능히 그 뜻을 이해한다’고 말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가령 그 뜻을 이해한다면 나는 그에게도 수다원을 얻었다고 수기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뜻으로 내가 석가족의 추수에게 ‘수다원을 얻었다’고 수기한 것은 아니니, 왜냐 하면 저 석가족 추수가 성계(性戒)인 중한 계는 범하지 않았으나 차계(遮戒)를 범했기 때문이다.
그가 목숨이 마칠 때가 되자 그 지은 바를 뉘우치고 자책하였으며, 뉘우치고 자책했기 때문에 계를 완전히 갖추게 되어서 수다원을 얻은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 범한 바가 약간 있더라도 뉘우치고 자책하면 완전해지고 갖추어지거늘, 무엇 때문에 저 석가족 추수가 수다원을 얻은 것을 수기하지 않겠느냐.”
석가족 마하남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어떤 것을 우바새라고 하는가
과위를 얻음과 온갖 모든 행
자기를 가볍게 여김과 머무를 곳
열하나와 그리고 열둘
해탈과 아울러 사라(捨羅)
추수가 열 번째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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