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미사색부화혜오분율(彌沙塞部和醯五分律) 24권
미사색부화혜오분율 제24권
송 불타집ㆍ축도생 등 공역
송 성수 번역
곽철환 개역
4. 제4분 ②
2)갈마법(羯磨法) ②
부처님께서 구사미성(拘舍彌城)에 계셨다.그때 어떤 비구가 계를 범하고서도 범한 것을 알지 못했다. 여러 비구에게 말하니, 어떤 비구는 범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 어떤 비구는 범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범한 것이 없다고 한 자가 말하기를 “그대는 계를 범하지 않았다”고 하니, 그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계를 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범한 것이 있다고 한 자가 말하기를 “그대는 계를 범했으니,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참회해야 한다. 범행을 더럽히고 사람들이 믿음으로 한 보시를 저버렸다가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을 받지 말라”고 하자 그 비구가 말했다.
“나는 범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참회한단 말인가?”그러자 계를 범했다고 한 비구들이 그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했는데, 그는 죄가 거론되자 곧 구사미성에 들어가 자기를 도와줄 무리들을 찾아서 말했다.
“나는 죄를 범하지 않았는데도 그곳의 비구들이 억지로 나에게 죄가 있다고 하면서 나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했습니다. 이것은 갈마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니, 여러 대덕들은 법과 율에 맞게 나를 도와주십시오.”또 성 밖의 비구들에게 가서도 앞과 같이 도와줄 것을 청했으므로 비구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함께 도와주었다.그때 세존께서는 승가가 이미 깨어진 것을 아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죄가 거론된 비구를 도와준 비구 대중에게 가셔서 말씀하셨다.“너희들은 ‘그 비구는 죄를 범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라. 그 비구가 실제로 죄를 범하지 않고 거론되었다고 하더라도 너희들은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참회해야 합니다’라고 말해야 하느니라. 그러면 그는 ‘내가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승가는 나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하여 나와 함께 살지 않을 것이고 나와 함께 포살과 자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승가의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니라.너희들은 이런 일로 다툼에 이르게 하여 승가를 화합되지 못하게 하고 따로 머물면서 온갖 티끌과 때를 생기게 했으니, 이 일이야말로 두려워해야 하느니라. 그 사람이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참회하게 해야 하느니라.”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죄를 거론한 비구 승가에 가셔서 말씀하셨다.“너희들은 억지로 남의 죄를 들추어내지 마라. 그가 실제로 죄를 범했다면 승가는 ‘스스로 죄를 인정하십시오’라고 말해야 하느니라. 그가 만일 ‘나는 인정할 만한 죄가 없습니다’라고 하면 승가는 잘 헤아려서 ‘우리들이 그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하면 함께 살지도 못하고 함께 포살과 자자를 하지도 못할 것이고 모든 승가의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일로 다툼에 이르러 서로 욕하고 꾸짖어 승가를 화합되지 못하게 하고 따로 머물면서 온갖 티끌과 때를 생기게 할 것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너희들은 이런 일을 두려워하여 내버려두고 들추어내지 말아야 하느니라.”여러 비구가 비록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는 했으나 여전히 다툼이 쉬지 않았다. 식사하는 자리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하고 서로 때리고 쳤으므로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서로 욕해서는 안 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큰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되느니라. 범하면 모두 돌길라이고, 서로 때리면 투라차이니라.”여러 비구가 비록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는 했으나 여전히 다툼이 쉬지 않았다. 그리고 경계 안에서 따로 승가의 일을 했으므로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승가가 이미 깨어지고 경계 안에서 따로 갈마를 해도 법과 율에 맞게 했다면 ‘갈마가 성취됐다’고 하느니라. 왜냐하면 2부(部)가 견해를 달리하고 함께 머물지 않기 때문이니라. 함께 머물지 않은 것에 두 가지가 있나니, 스스로 함께 머물지 않는 것과 승가가 갈마를 하여 함께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라.”여러 비구가 비록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는 했으나 여전히 다툼이 쉬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다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서로 싸우거나 서로 비방하거나 서로 욕하지 마라. 서로 화합하고 한곳에 모여서 마치 물과 젖이 서로 화합하듯 함께 스승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려야 하느니라.”여러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편히 머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법의 주인이긴 하지만 저희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겠습니다.”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그것을 말렸는데도 여러 비구의 대답은 처음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다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지나간 세상에 구살라(拘薩羅)에 장수(長壽)라는 왕이 있었는데, 통치하는 경계도 좁았고 병사들도 적고 약했다. 그러나 그 이웃 나라의 범달(梵達)이라는 가이왕(迦夷王)은 통치하는 경계도 넓었고 병사들도 강하고 많았으므로 점차 침범하고 약탈하여 드디어 그 나라를 점령했다. 범달왕은 장수왕의 한 신하를 얻었는데, 그를 몹시 총애하여 나라 일을 맡겼다.그때 장수왕은 홀로 부인을 데리고 바라문이 되어 바라내국(波羅捺國)으로 가다가 옹기장이 집에 머물렀는데, 부인이 문득 생각하기를 ≺해가 처음 돋을 때 네 거리에서 네 종류의 병사들이 싸우면서 칼을 간 물을 얻어서 마시고 싶다≻고 하고는 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이 원을 이루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죽겠습니다.’왕이 말하기를 ‘그것을 이룰 수 없소. 당신은 이제 틀림없이 이 병으로 죽을 것이오’ 하고는 다시 부인에게 말하기를 ‘만일 범달이 이 소문을 듣고 내가 있는 곳을 알게 되면 반드시 나를 포박하여 여명고(驪鳴鼓:당나귀 울음소리를 내는 북)를 치면서 내 몸을 다섯 갈래로 찢을 것이오. 당신은 잠시 기다리시오. 내가 몰래 옛날의 신하에게 가서 이 뜻을 물어보겠소’라고 했다.그리고는 곧 그에게 가서 자세히 물으니, 옛날 신하가 대답하기를 ‘부인을 뵙고 직접 관상을 보아야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곧 부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멀리 있는 부인을 보고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서 세 번 반복하여 말하기를 ‘부인은 지금 큰 복덕이 있는 아들을 가졌습니다. 그 아이는 구살라국의 왕위를 이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다시 왕에게 말하기를 ‘내일 아침에 부인께서 생각하신 것을 이룰 수 있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이렇게 말한 뒤에 곧 범달에게 돌아가서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아십니까? 이와 같은 별이 나타나면 네 종류의 병사들을 모아서 내일 아침 해가 처음 돋을 때 네거리에서 두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 싸우면서 모두 칼을 갈아야 그 재앙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크게 쇠망할 것입니다’라고 하자, 범달왕은 ‘곧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라고 했다.그리하여 대신은 곧 네 종류의 병사들에게 싸울 준비를 갖추라고 명령하고, 다음 날 아침 해가 처음 돋을 때 네거리에서 두 진영으로 갈라져 싸우면서 모두 칼을 갈게 했다. 그리고 몰래 부인을 한곳에 머물게 한 뒤에 칼을 간 물을 주니, 부인은 그것을 마시고 태아를 길렀다.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는데, 용모가 뛰어났으므로 이름을 장생(長生)이라 하였다.열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장생에게 말하기를 ‘범달이 내 나라를 침략하여 빼앗았기 때문에 너의 어머니와 함께 도주하여 이곳에 이르렀다. 그날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너 또한 이렇게 장성하였다. 그가 혹시 우리 부자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면 일시에 운명을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르니 너는 멀리 떠나라. 부디 부모를 그리워하지 마라’고 했다. 장생은 슬피 울면서 부모의 발에 절하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산수와 활쏘기를 익혔고 코끼리와 말을 길들이고 음악을 연주하는 데까지 남들보다 뛰어났다. 그 중에서도 코끼리를 다루는 스승을 잘 받들어 코끼리를 조련하는 기술을 모조리 익혔다.옛날 장수왕의 이발사였다가 뒤에 범달의 이발사가 된 이가 있었다. 장수왕이 그에게 가서 이발해 주기를 청했는데, 이발사는 옛날의 왕을 알아보았다. 감히 숨길 수 없어서 피신하여 살고 있는 집과 숨어 있는 곳을 자세히 묻고는 그것을 범달에게 알렸다.범달은 듣자마자 ‘그 부부를 붙잡아 결박하여 여명고를 치면서 두루 거리를 끌고 다니다가 네거리에서 다섯 갈래로 찢어 죽여라’ 하고 명령하니, 곧 그들을 붙잡아 왔다.장생이 그 소식을 듣고 곧 길가에 가서 보는 순간 울분을 터뜨리며 ≺부모의 원수와는 같은 천지에서 살 수 없는 법이다. 내 어찌 지금 이것을 참고 편히 있겠는가. 필부의 지성일지언정 하늘이 감동하리니, 목숨을 바쳐 원수의 치욕을 갚으리라≻고 하였다.부모가 멀리서 그를 보고, 아들이 기필코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을 품은 것을 알아차리고 곧 미친 사람처럼 혼자서 고함을 질렀다.
‘너는 장점을 보지도 말고 단점을 보지도 마라.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하면 원한은 그칠 수 없다. 원한을 덕으로 갚아야 비로소 그칠 것이다. 부모의 마음을 따르는 것을 효자라고 한다. 감정에 이끌려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을 나는 도(道)라고 하지 않는다.’그러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장수왕이 두려워서 미친 말을 하는구나’라고 했으나 장생만은 그 말을 듣고 아버지의 뜻을 깊이 새기면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공경히 받들었다. 그리하여 감정이 잠시 쉬었고 속은 터질듯 했으나 밖으로 나타내지 않고 스스로 억누르고 코끼리를 다루는 스승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원수를 갚을 책략만은 잊지 않았다.어느 날 밤 코끼리가 있는 우리 안에서 거문고를 탔는데, 그 소리가 맑고 온화했으므로 범달이 그것을 듣고 ‘우리 안에서 누가 저렇게도 잘 타느냐?’고 물었다. 대답하기를 ‘코끼리를 다루는 아무개에게 제자가 한 사람 있는데 바로 그가 타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곧 불러 오도록 했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타게 해서 듣고 나서 생각하기를 ‘내가 왕이 되어서 지금까지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고는 마침내 신임하여 항상 좌우에 있게 했다.왕이 뒷날 네 가지 병사들을 갖추고 궁녀들과 신하들과 태자를 거느리고 사냥을 나가서 즐겼다. 병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져서 앞을 다투어 사슴들을 몰았다. 장생은 왕의 수레를 몰고 군사들과 3유순이나 떨어졌으나 사람들은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왕은 몹시 지쳐서 장생에게 말했다.
‘나는 잠시 눕고 싶구나. 너는 나를 호위할 수 있겠느냐?’
장생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편히 주무시기만 하십시오. 제가 왕을 호위하겠습니다.’그러자 왕은 곧 나무 아래에 가서 그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그때 왕의 호신용 칼이 저절로 빠져나와 장생 앞에 놓였다.
장생은 그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 왕은 나의 큰 원수다. 오늘의 이 같은 기회를 어찌 놓치겠는가≻ 하고는 곧 일어나서 칼을 들고 왕의 목을 베려 했다. 그 순간 다시 생각하기를 ≺부모의 은혜는 하늘과 땅보다 크다. 임종하실 때 나에게, 너는 장점도 보지도 말고 단점도 보지 마라.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하면 원한은 그칠 수 없다고 하셨다. 내 어찌 이제 와서 그 가르침을 어기겠는가≻ 하고는 곧 칼을 거두고 본래대로 왕의 잠자리를 돌보고 있자, 왕이 문득 놀라면서 깨어났다.장생이 물었다.
‘왕께서는 무엇 때문에 놀라십니까?’
‘꿈에 장수왕의 아들이 칼을 가지고 나의 목숨을 끊으려는 것을 보았다.’그러자 장생이 말했다.
‘이 빈 들판에 난데없이 장수왕의 아들이 어떻게 있겠습니까? 이것은 틀림없이 산신령이 왕에게 겁을 준 것입니다. 왕께서는 근심하지 마시고 편히 주무십시오.’이와 같이 하기를 세 번이나 해서야 왕은 잠이 들었다. 장생이 다시 생각하기를 ≺부모님께서 임종하실 때에 나에게 간절히 가르치기를, 원한을 덕으로 갚아야 그 원한이 비로소 그친다고 하셨다. 아까부터 어찌하여 세 번이나 그 가르침을 거역하려 했을까? 이제부터 그런 생각을 억누르고 왕을 어버이같이 섬겨 다시는 털끝만큼이라도 해치려는 뜻을 내지 않으리라≻ 하였다.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왕이 깨어나서 크게 기뻐했으므로 장생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리도 기뻐하십니까?’
왕이 말했다.
‘장수왕의 아들이 나를 어버이같이 섬기면서 다시는 해치려는 뜻을 품지 않겠다고 하는 꿈을 꾸었다. 그 때문에 크게 기뻐하는 것이니라.’이에 장생이 왕에게 말하였다.
‘바로 제가 장수왕의 아들입니다. 왕께서 저의 부모를 죽였으므로 저는 왕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제가 세 번이나 유언을 되새겼기 때문에 왕께서는 화를 면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마음이 오래가리라고 보장하기 어렵고 뒤에 또 다시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왕께서는 그것을 헤아려 후한을 남기지 마십시오.’그러자 왕이 말했다.
‘나는 극악무도했는데, 너의 부자는 어진 마음을 가졌구나. 그런데 내가 지금 어떻게 후한을 염려하겠는가? 너는 나에게 생명을 주었으니 맹세코 저버리지 않으리라.’그리고는 곧 군사를 돌리고 신하들을 모아 놓고 함께 의논했다.
‘만일 장수왕의 아들을 만나면 어떻게 다스려야 하겠는가?’그러자 어떤 자들이 말했다.
‘그의 손발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그의 귀와 코를 베어버려야 합니다.’
‘도끼로 찍어버려야 합니다.’
‘나무에 꿰어서 불에 태워버려야 합니다.’그러자 왕이 곧 장생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장수왕의 아들이오. 이 사람은 이미 나에게 목숨을 주었으므로 나도 이제 목숨으로 그에게 보답해야 하오. 조금이라도 나쁜 뜻을 품고서 그를 대하지 마시오.’그리고는 궁중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딸을 그의 아내로 맞이하게 하고 왼손으로 금 쟁반을 들고 오른손으로 금 물병을 잡고서 장생의 손에 물을 붓고는 자기의 본국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리하여 장생을 다시 구살라 왕으로 삼아 이웃 나라로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게 되었는데, 이렇게 여러 세대를 내려왔다.”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국왕이나 세간 사람들도 이런 큰 원수가 되었다가 오히려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서로 친하고 두터웠거늘, 너희들은 출가하여 무위의 도를 구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조그마한 일로 서로 싸우면서 큰 이익을 잃고 있느냐? 그런 마음을 버리고 물과 우유가 화합하듯이 서로 어울려 함께 스승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리면서 안락하게 지내야 하느니라.”여러 비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편히 머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법의 주인이긴 하지만 저희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겠습니다.”그러면서 여전히 그대로이고 버리지 않자, 부처님께서 곧 허공으로 날아 올라가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서로 온갖 악한 짓을 하면
끝내 뛰어난 법 있을 수 없고
승가가 둘로 깨어지는 것도
이 일로 말미암는 것이네.
뼈를 끊고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며
소와 말과 재물을 빼앗고 훔치고
나라를 파괴하고 친족을 없앤 원수도
오히려 함께 화합하여 지낸다네.
마치 두 나무를 서로 비비면
불이 나서 스스로를 태우고
널리 번지듯이
원한도 그러하니라.
너희들 서로 욕하고
그 고집 버리지 않으면
원한의 재앙은 그치지 않고
밤낮으로 뿌리만 더 내리리라.
갖가지 나쁜 소리로 욕해도
앙갚음을 하지 않으면
이 인욕으로 원한이 생기지 않고
있던 원한도 저절로 없어지리라.
원한을 원한으로 없애려 하면
원한은 끝내 쉴 수 없나니
그런 생각 없애면 원한은 저절로 없어지나니
이것이 가장 용감한 것이니라.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보필하는 자 없이 신통력으로 바라(婆羅) 마을로 날아가 발타바라(跋陀婆羅) 나무 아래에 머무셨다.그때 그곳에는 어미 코끼리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 코끼리는 여러 코끼리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물을 마시려고 하면 새끼 코끼리들이 앞에서 물을 혼탁하게 했고, 풀을 먹으려 하면 새끼 코끼리들이 앞에서 뜯어먹으면서 밟고 더럽혔다. 그 코끼리가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코끼리들 때문에 피곤하다. 차라리 다른 데로 가야겠다’ 하고는 곧 떠나갔다. 그리하여 항상 맑은 물과 맛있는 풀을 만나며 점차 발타바라 숲을 향해 가다가 부처님을 뵙고는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물도 가져오고 곁에서 풀도 제거해 주었다.부처님께서 이 코끼리가 자기 무리를 떠나 즐거움을 누리고 있고, 또 스스로도 즐겁고 고요했으므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용의 마음이 저절로 같구나.
다 같이 무리 속에서 괴로움에 시달리다가
모두 버리고 혼자 거닐면서
이제 이 빈 숲에서 즐거워하도다.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발타바라 숲을 떠나 사위성에 가셔서 기원정사(祇洹精舍)에 머무셨다.그때 우바새와 우바이, 국왕과 대신, 장자와 거사, 외도와 사문과 바라문들이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많은 음식과 의복을 보시했지만, 세존께서 거기에 물들지 않는 것이 마치 연꽃 같으셨다.그때 구사미성(拘舍彌城)의 우바새들이 말했다.
“우리들은 이제 큰 이익을 잃었다. 비구들이 싸움을 좋아했기 때문에 세존께서 머물지 않고 떠나가셨으니, 이제 방편을 써서 그들을 멀리 보내버리자.”그리고는 함께 언약을 했다.
“다시는 그들과 말을 주고받지도 말고 옷과 음식을 보시하지도 말자.”비구들도 말했다.
“우리들의 죄 때문에 세존께서 이곳을 버리고 떠나가시게 했다. 우리는 이제 부처님께 가서 간절히 자신들의 허물을 참회하기로 하자.”
그들은 곧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부처님을 찾아갔다.그때 사리불이 싸우던 비구들이 온다는 말을 듣고 5백 명의 비구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나서 아뢰었다.
“구사미성에서 서로 싸우던 비구들이 지금 온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두 대중의 말을 들어보고 만일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으면 그들을 잘 대우하고 서로 도반이 되어라.”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들의 말이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다는 것을 몇 가지 일로 알 수 있으며, 그들의 말이 법에 맞지 않고 율에 맞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다는 것을 몇 가지 일로 알 수 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네 가지 법을 갖추면 그 법은 법이 아니라고 하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부처님께서 제정한 것이라 해도 부처님께서 제정한 것이 아니라고 하느니라. 이것은 법에 맞지 않고 율에 맞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다고 하느니라. 만일 이와 반대이면 이것은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다고 하느니라.”그때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도 싸우던 비구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5백 명의 비구니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구사미성에서 서로 싸우던 비구들이 지금 온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너희들은 두 대중의 말을 들어보고 만일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다면 그들을 잘 대우하고,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게 사는 비구들에게 다섯 가지 일을 청해야 하느니라.비구니는 보름마다 법에 맞게 사는 비구들에게 훈계하여 줄 것을 청해야 하고, 비구니는 반드시 법에 맞게 사는 비구들이 있는 곳에 의지하여 하안거하고 안거가 끝나면 법에 맞게 사는 비구들에게 보고 듣고 의심나는 죄에 대해 말해 줄 것을 청해야 하고, 식차마나로서 2년 동안 배워야 할 계를 배운 뒤에는 2부 승가에서 구족계를 받아야 하고, 비구니로서 추악한 죄를 범했으면 2부 승가에서 보름마다 마나타를 해야 하고 마나타를 마치면 2부 승가가 각각 20명 있는 가운데서 출죄(出罪)를 청해야 하고, 비구니의 승가에 다른 일이 있으면 법에 맞게 사는 비구들에게 해결해 줄 것을 청해야 하느니라.”그때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도 서로 싸우던 비구들이 온다는 말을 듣고 5백 명의 우바새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세존이시여, 구사미성에서 서로 싸우던 비구들이 지금 온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어떻게 공경하고 대해야 합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두 대중의 말을 들어보고 만일 법에 맞고 율에 맞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다면 그들의 훈계를 받고 공손히 대우해야 하며 공양하는 일을 모두 평등하게 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순금은 두 조각으로 잘라도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니라.”비사가모(毘舍佉母)도 5백 명의 우바이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는데, 부처님의 대답은 또한 그와 같으셨다.그때 아난이 그 비구들이 사위성으로 들어온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서로 싸우던 비구들이 벌써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어떻게 침구를 펴주어야 합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변두리 방을 주고 만일 부족하면 가운데 방을 주도록 하라. 그 상좌들이 머물 곳이 없어서는 안 되느니라.”아난이 분부를 받고 곧 그대로 펴주고 머물게 했다.그때 죄를 거론당한 비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결국 죄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거론당한 것이 성립되는가, 성립되지 않는가? 갈마가 법에 맞게 되었는가, 법에 맞지 않게 되었는가? 나는 이제 경과 율에 의거하여 사유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자기는 죄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거론당한 것이 성립되며 갈마가 법에 맞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자기편을 들었던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나는 이미 스스로 죄를 인정했습니다. 여러 대덕들은 나를 위해 화합하고 앞의 갈마를 해제시켜 주기를 청합니다.”비구들이 그를 데리고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한 비구에게 가서 말했다.
“이 비구는 이미 스스로 죄를 인정했습니다. 그에게 앞의 갈마를 해제시켜 주십시오.이에 2부 승가가 거론당한 비구를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이 비구는 죄를 범했고 죄를 범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거론한 것이 성립되었고 거론한 것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갈마가 성취되었고 갈마가 성취되지 않은 것이 아니니라.
승가는 이제 앞의 갈마를 해제해 주고 다시 백이갈마를 하여 화합해야 하느니라. 그 비구는 승가에 와서 승가의 발에 예배하고 이렇게 아뢰어야 하느니라.‘저는 아무개 비구입니다. 승가는 저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했는데, 저는 이제 승가를 따르고 참회하오니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해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승가는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해제하여 주십시오.’이와 같이 세 번 말하면 한 비구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야 하느니라.‘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비구들은 전에 서로 싸우고 서로 욕하고 비난하면서 ≺범했다≻, ≺범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고, ≺거론한 것이 성립된다≻, ≺거론한 것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고, ≺갈마가 성취되었다≻, ≺갈마가 성취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구가 이제 스스로 범한 죄를 인정했고 범한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거론한 것이 성립되었고 거론한 것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갈마가 성취된 것이고 성취되지 않은 것이 아니므로 승가는 이제 그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해제해 주고 다시 화합하도록 해 주겠습니다.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으면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와 같이 아룁니다.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비구들은 전에 서로 싸우고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다시 화합하도록 해 주겠습니다.어느 장로이시든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시고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승가는 아무개 비구에게 갈마를 해제해 주고 다시 화합하도록 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님들께서 승인하시어 잠자코 계셨기 때문이니, 이 일은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느니라.”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가 끝나면 바로 함께 화합하여 포살을 해야 하느니라.”그때 우파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몇 가지 법을 갖추어야 죄를 거론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를 중지시키는 데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부처님께서 첨파국(瞻波國)의 항수(恒水)가에 머무셨다.
왕사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가섭(迦葉)이라는 성을 가진 한 비구가 있었다. 마마제(摩摩諦)1)가 되어 이런 원을 세웠다.“사방의 비구들이 여기에 많이 와서 우바새와 우바이들에게 많은 공덕을 짓게 하소서.”그가 거처하는 곳은 아주 넓었으므로 뒤에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그때 그가 거처하는 곳에 아는 비구들이 많이 왔다. 가섭 비구는 마중 나가서 예배하고 문안하고는 그들의 옷과 발우를 들어주었다. 목욕할 수 있도록 했고, 오후에 마실 음료도 베풀었다. 다음날에는 아침과 점심도 공양했고 옷도 보시했다.
이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객 비구들이 함께 의논했다.
“이 비구는 부끄러움을 알고 범행을 닦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오랫동안 머물기를 원하니, 우리들은 이곳에서 안거하도록 합시다.”그런 뒤에 함께 머물렀다. 가섭 비구는 뒤에 생각하기를 ‘이 객 비구들은 피로도 이미 가셨고 마을의 처소도 알고 있으니, 내가 더 이상 날마다 보시를 받아 아침과 점심을 공양해 줄 수 없다’고 하고는 곧 중지했다. 그러자 객 비구들이 그를 원망하면서 다시 의논했다.“이 비구는 우리들이 빨리 떠나도록 하려 한다. 틀림없이 이 자는 나쁜 비구이고 부끄러움도 없고 범행도 닦지 않는 자일 것이다. 우리들은 그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해야겠다.”그러고 나서 곧 함께 그것을 거론하자, 가섭 비구가 생각하기를 ‘나에게 죄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거론당한 것이 성립되는가, 성립되지 않는가? 갈마가 성취된 것인가, 성취되지 않은 것인가? 세존께서 지금 항수 가에 계시니, 가서 여쭈어 보아야겠다.만일 가르침이 있으시면 나는 받들어 행하리라’고 하고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자 부처님께서는 위로하셨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걸식한 것이 모자라지 않았고 길을 오느라 피곤하지 않았느냐?”“걸식한 것이 모자라지 않았고 길을 오느라 피곤하지도 않았습니다. 왕사성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한 거주지가 있는데, 저는 마마제로 있고 그곳에서 왔습니다.”그러고 나서 앞에 있었던 일의 본말을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범하지도 않았고 인정할 만한 죄도 없다. 너는 돌아가서 마음을 편히 하고 그곳에 머물러라.”가섭은 가르침을 받고 발에 예배하고는 오른쪽으로 돌고 물러갔다. 객 비구들은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다시 함께 의논했다.
“우리들이 착하지 못했구나. 어떻게 이 청정하고 죄 없는 비구에게 죄를 거론했단 말인가? 함께 부처님께 가서 참회하고 죄를 없애야겠다.”안거하고 자자가 끝나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자 부처님께서는 위로하셨다.
“걸식한 것은 모자라지 않았고 길을 오느라 피곤하지 않았느냐? 너희들은 어디서 안거했느냐?”
“걸식한 것은 모자라지 않았고 길을 오느라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왕사성에서 그리 멀리 멀지 않은 한 거주지에서 안거했습니다.”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희들은 그곳에서 그 비구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했느냐?”
“했습니다.”
또 물으셨다.
“무슨 일 때문에 그것을 거론했느냐?”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이 한 일은 법이 아니니, 그런 나쁜 업을 지어서는 안 되느니라. 어떻게 청정하고 죄 없는 비구에게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마를 했단 말이냐?”여러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어리석었습니다. 그런 일을 한 뒤에 모두 뉘우치는 마음을 내었으므로 지금 이렇게 와서 참회합니다. 가엾이 여기시어 저희의 참회를 받아주십시오.”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죄가 없는데도 여러 갈마를 지으면 갈마는 모두 성립되지 않느니라.”어떤 비구들이 멀리서 가책(呵責)갈마ㆍ구출(驅出)갈마ㆍ의지(依止)갈마ㆍ거죄(擧罪)갈마ㆍ하의(下意)갈마를 하기도 했고, 또 멀리서 별주(別住)ㆍ본일(本日)ㆍ마나타(摩那埵)ㆍ아부가나(阿浮呵那)를 하기도 했고, 또 멀리서 결계(結界)ㆍ해계(解界)2)를 하기도 했고, 또 멀리서 승가에서 뽑은 자를 해임하고 승가에서 뽑지 않은 자를 임명하기도 했다.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
“만일 멀리서 가책갈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멀리서 대 중에서 뽑지 않은 자를 임명하는 갈마를 했다면 이것은 모두 법에 맞지 않은 갈마이니, 갈마가 성립되지 않느니라.”그때 6군 비구가 경계 밖에서 법에 맞지 않은 가책갈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하의갈마를 하고 나서 경계 안으로 들어와서 여러 비구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경계 밖에서 아무개와 아무개 비구에게 가책갈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하의갈마를 했습니다. 여러 대덕들은 법에 맞게 갈마가 성립되었다고 허락해 주십시오.”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경계 밖에서 법에 맞지 않게 다섯 가지 갈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승가에서 뽑지 않은 자를 임명하는 갈마를 하고 돌아와서 경계 안의 비구들에게 갈마가 성립되었다고 허락해 달라고 해도 모두 성립되지 않느니라.”그때 여러 비구가 한 비구가 한 비구에게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여러 비구에게 갈마를 했고, 두 비구가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여러 비구에게 역시 그와 같이 했다.
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모두 갈마가 성립되지 않고 돌길라죄를 얻느니라.”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갈마를 할 때 가부(可否)만 묻고 아뢰지 않으면 갈마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또 갈마를 할 때 앞에 말해야 할 것을 뒤에 말하거나 뒤에 말해야 할 것을 앞에 말하면 역시 모두 갈마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또 갈마를 할 때 질책하는 사람이 같이 하지 않으면 역시 성립되지 않나니, 모두 돌길라죄를 범하게 되느니라.”그때 여러 비구가 다른 법과 다른 율로 갈마를 했다.
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가 성립되지 않느니라.”그때 비구들이 법에 맞지 않게 따로 무리를 지어 갈마를 하기도 하고, 법에 맞지는 않으나 화합해서 갈마를 하기도 하고, 법에 맞기는 하나 따로 무리를 지어 갈마를 하기도 하고, 법에 맞게 화합해서 갈마를 하기도 했다.
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나는 세 가지 갈마는 허락하지 않고, 법에 맞게 화합해서 한 갈마만 허락하느니라.
갈마에는 다섯 가지가 있느니라. 법에 맞지 않는 갈마,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 법과 비슷하게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 법에 맞는 갈마이니라.무엇을 법에 맞지 않는 갈마라고 하는가?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았거나, 부탁을 전해야 할 사람이 부탁을 전하지 않았거나, 질책하는 사람이 같이 하지 않은데도 억지로 갈마를 하였거나, 백이갈마를 해야 하는데 아뢰기만 하고 가부를 묻지 않았거나 가부만 묻고 아뢰지 않았거나, 두 번 아뢰고 가부를 묻지 않았거나 두 번 가부를 묻고 아뢰지 않았거나, 백사갈마를 해야 하는데, 아뢰기만 하고 세 번 가부를 묻지 않았거나 세 번 가부만 묻고 아뢰지 않은 것들은 법에 맞지 않는 갈마라고 하느니라.무엇을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라고 하는가?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고 부탁을 전해야 할 사람이 부탁을 전하지 않았거나 갈마를 할 때 질책하는 사람이 같이 하지 않는데도 억지로 갈마를 하는 것을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라고 하느니라.무엇을 법과 비슷하게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라고 하는가?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았거나 부탁을 전해야 할 사람이 부탁을 전하지 않았거나 백이ㆍ백사갈마를 할 때 먼저 가부를 묻고 나중에 아뢰거나, 갈마를 할 때 질책하는 사람이 같이 하지 않는데도 억지로 갈마를 하는 것을 법과 비슷하게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라고 하느니라.무엇을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라고 하는가? 와야 할 사람이 왔고 부탁을 전해야 할 사람이 부탁을 전했으나 백이ㆍ백사갈마를 할 때 먼저 가부를 묻고 나중에 아뢰었거나 갈마를 할 때 질책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질책하지 않은 것을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라 하느니라.무엇을 법에 맞는 갈마라고 하는가? 와야 할 사람이 왔고 부탁을 전해야 할 사람이 부탁을 전했고 갈마를 할 때 질책을 받은 사람은 질책을 하지 않고 백이ㆍ백사갈마를 할 때 모두 먼저 아뢰고 나중에 가부를 묻는 것을 법에 맞는 갈마라고 하느니라.비구에게 법에 맞지 않게 가책갈마를 할 때 승가 가운데 일곱 명이 서로 다투면서 한 사람은 ‘이것은 법에 맞지 않는 갈마이다’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이것은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이다’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이것은 법과 비슷하게 따로 무리를 지어 하는 갈마이다’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이것은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이다’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이것은 법에 맞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이다’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갈마가 성립된다’고 말하고, 한 사람은 ‘갈마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면 일곱 명 가운데 두 명의 말이 법에 맞는 것이니, 즉 ‘이것은 법에 맞지 않는 갈마이다’라고 한 것과 ‘갈마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니라.비구에게 따로 무리를 지어 가책갈마를 하거나 법과 비슷하게 따로 무리지어 가책갈마를 하거나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가책갈마를 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비구에게 법에 맞게 가책갈마를 할 때 앞과 같이 일곱 명이 말했다면 그 중 두 명의 말이 법에 맞는 것이니, 즉 ‘이것은 법에 맞게 화합해서 하는 갈마이다’라고 한 것과 ‘갈마가 성립된다’고 한 것이니라. 구출갈마ㆍ의지갈마ㆍ거죄갈마ㆍ하의갈마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어떤 비구들이 다투자, 여러 비구가 의논했다.
“이 비구들은 다투기를 좋아해서 자주 일을 일으키니, 우리들이 화합해서 그에게 법에 맞게 가책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화합해서 그에게 법에 맞게 가책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가책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가책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그 비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머물렀는데, 그곳에 머물던 비구들이 의논했다.
“이 비구는 다투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곳의 비구들이 그에게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가책갈마를 했으나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그에게 법에 맞게 화합해서 가책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화합해서 가책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구출갈마를 했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에 맞게 구출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하의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어떤 비구가 악행을 저질러 남의 집을 더럽히자 여러 비구가 의논했다.
“이 비구는 악행을 저질러 남의 집을 더럽혔으므로 우리들이 화합해서 그에게 법에 맞게 구출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구출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구출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구출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그 비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머물렀는데, 그곳에 머물던 비구들이 의논했다.
“이 비구는 악행을 저질러 남의 집을 더럽혔기 때문에 그곳의 비구들이 그에게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갈마를 했으나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그에게 법에 맞게 구출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구출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의지갈마를 해서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에 맞게 의지갈마를 해서 갈마가 모두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가책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어떤 비구가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자주 죄를 범했으므로 여러 비구가 의논했다.
“이 비구는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자주 죄를 범하니, 우리들이 화합해서 그에게 법에 맞게 의지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의지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의지갈마를 해서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의지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그 비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머물렀는데, 그곳에 머물던 비구들이 의논했다.
“이 비구는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자주 죄를 범했기 때문에 그곳의 비구들이 그에게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의지갈마를 했으나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그에게 법에 맞게 의지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그에게 법에 맞게 의지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거죄갈마를 해서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에 맞게 거죄갈마를 해서 갈마가 역시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구출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어떤 비구가 죄를 범하고도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참회하지도 않고 악하고 그릇된 견해를 버리지도 않았으므로 여러 비구가 의논했다.
“이 비구는 죄를 범하고도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참회하지도 않고 악하고 그릇된 견해를 버리지도 않으니, 우리들이 화합하여 그에게 법에 맞게 거죄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거죄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거죄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거죄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그 비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머물렀는데, 그곳에 머물던 비구들이 의논했다.
“이 비구는 죄를 범하고도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참회하지도 않고 악하고 그릇된 견해를 버리지도 않아, 그곳의 비구들이 그에게 법과 비슷하게 화합해서 거죄갈마를 했으나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그에게 법에 맞게 거죄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거죄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하의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에 맞게 하의갈마를 하여 갈마가 모두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의지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어떤 비구가 추악한 말로 속인들을 욕하자 여러 비구가 의논했다.
“이 비구는 추악한 말로 속인들을 욕했으니 우리들이 화합하여 그에게 법에 맞게 하의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하의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하의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과 비슷하게 화합하여 하의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그 비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머물럿는데, 그곳에 머물던 비구들이 의논했다.
“이 비구는 추악한 말로 속인들을 욕했으므로 그곳의 비구들이 그에게 법과 비슷하게 화합하여 하의갈마를 했으나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그에게 법에 맞게 하의갈마를 하도록 합시다.”그러고 나서 곧 법에 맞게 하의갈마를 하려 했으나 도리어 법에 맞지 않게 가책갈마를 하여 갈마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도리어 법에 맞게 가책갈마를 하여 갈마가 모두 성립되지 않았고 …… 도리어 거죄갈마를 하게 된 경우도 역시 그와 같았다.승가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4명의 비구 승가, 5명의 비구 승가, 10명의 비구 승가, 20명의 비구 승가, 한량없는 비구 승가이다.4명의 비구 승가는 수계(受戒)갈마와 출죄(出罪)갈마를 제외하고 나머지 갈마를 모두 할 수 있다.
5명의 비구 승가는 중앙에서는 수계와 출죄갈마를 제외하고, 변방에서는 출죄갈마를 제외하고 나머지 갈마를 모두 할 수 있다.
10명의 비구 승가는 출죄갈마를 제외하고 나머지 갈마를 모두 할 수 있다.
20명의 비구 승가는 모든 갈마를 다 할 수 있다.4명의 비구 승가가 갈마를 했는데 네 번째 사람이 법에 맞지 않고 율에 맞지 않은 사람이라면 갈마는 성립되지 않으니 승가에 허물이 있기 때문이다.
우파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승가가 갈마를 할 때 질책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의 질책이 성립되고 누구의 질책이 성립되지 않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를 받는 사람이 질책하는 것은 질책이 성립되지 않고, 비구가 벽을 사이에 두고 질책하는 것은 질책이 성립되지 않고, 비구니ㆍ식차마나ㆍ사미ㆍ사미니가 질책하는 것은 모두 질책이 성립되지 않느니라. 같은 경계 안에 있는 비구가 질책하거나 나아가 옆에 앉은 사람이 들을 수 있게 했다면 질책이 성립되느니라.세 부류의 사람에게는 갈마를 해제해 주어서는 안 되고, 해제해 주었다고 하더라도 해제가 성립되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세 부류인가? 비구가 죄를 범하고도 죄를 인정하지 않거나 비구가 참회해야 하는데도 참회하지 않거나 비구가 악하고 그릇된 견해를 버려야 하는데도 버리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세 부류라 하느니라.아직 갈마를 하지 않았다면 갈마를 해야 하고, 이미 갈마를 했다면 이것을 ‘갈마를 잘 했다’고 하느니라. 앞과 반대로 아직 갈마를 해제하지 않았다면 해제해 주어야 하고, 이미 해제해 주었다면 이것을 ‘잘 해제해 주었다’고 하느니라.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두 비구가 있었는데, 하나는 반나(盤那)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노혜(盧醯)라고 했다. 이들은 서로 다투기를 좋아하고 남들과도 다투어 아직 생기지 않은 다툼을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다툼은 더욱 커지게 했다.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그 두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 어리석은 사람아. 너희가 한 일은 법에 맞지 않으니, 그런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되느니라.”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지금부터 이와 같은 비구가 있으면 승가는 가책갈마를 해야 하고, 그래도 그만두지 않으면 그 일에 따라 백사갈마를 하여 다시 죄를 더 주어야 하느니라.
만일 세 가지 일이 있으면 가책갈마를 해야 하나니, 자기들 끼리 서로 다투고, 남들과도 다투어 혼란을 일으키고, 앞뒤로 한 번만이 아닌 경우이니라.또 세 가지 일이 있으니, 그것은 나쁜 벗과 가까이 지내고, 나쁜 사람과 어울리고, 스스로 즐거이 악을 짓는 것이니라. 그에게도 역시 가책갈마를 해 주어야 하느니라.
또 세 가지 일이 있으니, 그것은 훌륭한 계를 깨뜨리고, 훌륭한 견해를 깨뜨리고, 속인을 가까이 하고 따르는 것이라. 그에게도 역시 가책갈마를 해 주어야 하느니라.가책갈마가 성립되지 않는 것에 세 가지가 있나니, 그것은 가책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앞에 있어야 하는데도 멀리서 가책하는 것이고, 승가에 ‘그에게 가책갈마를 해 주어야 하는가?’라고 물어야 하는데도 묻지 않는 것이며, 가책을 받아야 할 사람이 스스로 그의 허물을 말하게 해야 하는데도 스스로 말하게 하지 않는 것이니라.또 갈마가 성립되지 않는 것에 세 가지가 있나니, 그것은 눈앞에서 갈마를 해야 하는데도 눈앞에서 하지 않고, 법에 맞지 않게 따로 무리를 지어 하고, 스스로 그의 허물을 말하게 해야 하는데도 스스로 말하게 하지 않는 것이니라.가책갈마를 받은 비구는 승가에 바로 순종해야 하느니라. 바로 순종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남을 득도(得度)시켜서는 안 되고, 남에게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 되고, 남의 의지(依止)가 되어서는 안 되고, 사미를 길러서는 안 되고, 산가지를 돌리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고, 승가가 임명했어도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비구니를 훈계해서는 안 되고, 승가가 파견해도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승가가 임명하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승가가 행사를 할 때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다른 비구를 욕해서는 안 되고, 왕의 세력에 의지해서는 안 되고, 자신의 힘에 의지해서도 안 되고, 친족의 힘에 의지해서도 안 되고, 오직 불ㆍ법ㆍ승의 힘에만 의지해야 하고, 참회하고 스스로 질책하면서 승가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갈마를 해제해 주기를 요구해야 하느니라.”그 두 비구가 뒤에 승가에 바로 순종하고 참회하고 자책하면서 가책갈마를 해제해 주기를 요구했다. 여러 비구가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승가는 백사갈마를 하여 해제해 주어야 하느니라. 그 비구는 승가에 가서 스님들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가책갈마의 해제를 청해야 하나니, 한 비구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야 하느니라.‘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서로 다투기를 좋아하고 남들과도 다투어 아직 생기지 않은 다툼을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다툼은 더욱 커지게 했습니다. 승가가 전에 가책갈마를 했는데 그래도 그만두지 않으면 다시 죄를 더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무개는 이미 승가에 바로 순종하면서 참회하고 자책하면서 갈마를 해제해 주기를 청하므로 승가는 이제 갈마를 해제해 주려고 합니다.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으면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와 같이 아룁니다.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서로 다투기를 좋아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승가는 이제 갈마를 해제해 주려고 합니다.
어느 장로이시든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시고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도 이와 같이 합니다.승가는 아무개 비구에게 가책갈마를 해제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님들께서 승인하시어 잠자코 계셨기 때문이니, 이 일은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느니라.”그때 사위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암마륵(菴摩勒) 숲이 있었다. 그 숲 곁에 질다라(質多羅)라는 장자가 살았는데, 부처님의 법을 믿고 좋아하면서 늘 여러 비구를 공양했다. 또 암마륵 숲에는 선법(善法)이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거기에 머물러 마마제(摩摩諦)가 되었으므로 질다라 장자가 승가를 청하여 옷과 음식을 주거나 사람들에게 재물을 보시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에게 알렸다.그때 사리불과 목련이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그 숲에 노닐었는데, 장자가 그 소식을 듣고 곧 스스로 마중하러 나갔다. 그곳에 도착하여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니, 그에게 미묘한 법을 설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고 이롭게 하셨다. 그가 아뢰었다.
“내일 제가 객 비구에게 올리는 공양을 받아주십시오.”잠자코 그것을 받아들이자 그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선법 비구에게 가서 말했다.
“제가 사리불과 목련에게 내일 공양을 청했으니, 대덕도 오셔서 드십시오.”선법 비구가 생각하기를 ‘이 나쁜 장자, 이제는 못됐구나. 지금까지 승가를 청할 때는 반드시 나에게 먼저 알렸는데, 이제 사리불과 목련 등의 5백 비구를 청하면서 나에게 알리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하고는 말했다.
“내일 가겠습니다.”장자가 돌아가서 밤새도록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했는데 이 세상에 있는 맛있는 음식은 빠짐없이 갖추어 놓았다. 그러고 나서 아침에 자리를 펴고 있는데, 선법 비구가 먼저 와서 맛있는 음식을 모두 갖추어 놓은 것을 보았다. 그 집은 기름을 짰으므로 말했다.
“당신은 갖가지 맛있는 것을 다 갖추었는데 오직 한 가지 참깨 떡만 없구려.”장자가 이 말을 듣자마자 곧 성을 내어 말했다.
“대덕은 법보(法寶)를 많이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런 나쁜 말을 하는구려.”그러고 나서 비유를 들어서 말했다.
“옛날 어느 장사꾼이 북방에서 암탉 한 마리를 메고 파순국(波旬國)에 이르렀지요. 파순국에는 수탉이 없었으므로 까마귀와 교합하여 알을 낳아 품어서 길렀더니 어느덧 큰 새가 되었지요. 그런데 닭 울음도 내지 못하고 까마귀 소리도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대덕도 그와 같아서 법보를 많이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런 나쁜 말을 하시는구려.”선법 비구가 이 말을 듣고 나서 성을 내어 말했다.
“장자가 모욕을 주는데 내 어찌 더 머무르겠소. 이제 멀리 떠나겠습니다.”
그러자 장자가 말했다.
“대덕은 성을 내지 마시고 여기에 머무십시오. 나는 항상 옷과 음식을 공양하겠습니다.”이와 같이 두세 번 말해도 머물려고 하지 않자 장자가 물었다.
“대덕은 어디로 가시려고 합니까?”
“부처님께 가려고 합니다.”
장자가 말했다.
“부처님께 가시면 저를 위해 세존께 문안드려 주시고, 이 일을 보태지도 덜지도 말고 자세히 말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장자는 자리를 다 편 뒤에 가서 때가 되어 음식이 다 마련되었다고 알렸다. 사리불과 목련이 대중에 둘러싸여 그 집에 가서 자리에 앉으니, 장자는 손수 음식을 날랐고 음식을 다 먹고 나자 물을 돌린 뒤에 작은 상을 가져와 앞에 놓고 앉았다. 그러자 그에게 갖가지 묘한 법을 설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고 이롭게 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음식을 먹은 뒤 선법 비구는 숲으로 돌아가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부처님께 갔다.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질다라 장자가 한 말을 세존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꾸짖으셨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어떻게 하천한 말로 그 장자에게 모욕을 주었느냐?”그러고 나서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말씀하셨다.“지금부터 이와 같은 비구에게는 하의(下意)의 백사갈마를 하여 그 속인에게 사죄해야 하느니라. 한 비구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야 하느니라.‘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하천한 말로 아무개 속인에게 모욕을 주었습니다. 이제 승가는 그에게 하의갈마를 해 주고 그 속인에게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으면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하천한 말로 아무개 속인에게 모욕을 주었습니다. 이제 승가는 그에게 하의갈마를 해 주고 그 속인에게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장로이시든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시고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도 이와 같이 말합니다.
승가는 아무개 비구에게 하의갈마를 해 주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님들께서 승인하시어 잠자코 계셨기 때문이니, 이 일은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그리고 백이갈마를 해서 한 비구를 임명하여 그 비구와 함께 그 속인에게 가서 사죄해야 하나니, 한 비구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야 하느니라.‘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승가는 이제 아무개 비구를 임명하여 아무개 비구와 함께 보내어 그 속인에게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으면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승가는 이제 아무개 비구를 임명하여 아무개 비구와 함께 보내어 그 속인에게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장로이시든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시고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승가는 아무개 비구를 임명하여 아무개 비구와 함께 보내어 그 속인에게 사죄하도록 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님들께서 승인하시어 잠자코 계셨기 때문이니, 이 일은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그 비구는 승가가 임명한 비구와 함께 가서 그 속인의 손을 잡고 사죄하기를 ‘제가 전에 낮고 천한 말로 모욕을 했는데, 저는 이제 참회하니 저의 참회를 받아주십시오’라고 해야 하느니라.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받아들이지 않으면 승가가 임명한 비구는 그 비구를 데리고 눈으로는 보이나 귀로 들을 수 없는 곳에 가서 돌길라죄를 참회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이렇게 말해야 하느니라.
‘저 아무개 비구는 추악한 말로 아무개 속인에게 모욕을 주어 돌길라죄를 범했습니다. 이제 장로에게 참회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이와 같이 말합니다.그런 뒤에 승가가 임명한 비구는 혼자 속인에게 가서 ‘승가에서 이미 그 비구를 처벌했고 저도 조금 전에 거듭 그를 처벌했으니 그의 참회를 받아주십시오’라고 해야 하느니라.
그런 뒤에 그 비구는 다시 속인에게 가서 앞과 같이 사죄해야 하느니라.
승가에 바로 순종해야 하는 것은 가책갈마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그가 승가에 바로 순종하고 참회하고 자책하면서 갈마를 해제해 주기를 요구하면, 승가는 갈마를 해제해 주어야 하느니라.
갈마를 하는 것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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