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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145 불교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 9권

by Kay/케이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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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 9

 

도행반야경 제9권

후한 월지국 삼장 지루가참 한역

25. 누교품(累敎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하면 누구라도 이 보살을 넘어설 수 없고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하면 부처와 같은 행을 얻게 되고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하면 누구라도 그 스승이 될 수 없으니 이 보살은 마침내 살운야를 얻기에 이른다. 이러한 까닭에 누구라도 이와 같이 행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아난이여, 만약에 어떤 보살이 이에 응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한다면 이 사람은 인간으로 살다가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났거나 아니면 도솔천으로부터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알아야 하며 또한 인간으로 사는 동안 반야바라밀을 듣고 그곳에서 이것을 행했다고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완전한 열반에 드신 뒤 도솔천을 비롯하여 온 시방 어느 곳에서든 이 반야바라밀을 보거나 혹은 반야바라밀을 베껴 쓴다면 모든 부처님께서 살펴서 보호해주시기 때문이다.
아난이여, 이 보살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불법을 가르치고 권유하면서 서로 어울리니 이 보살은 일찍이 부처님들을 뵙고 공양한 이래 아라한과 벽지불의 가르침 안에서는 어떤 공덕도 짓지 않았으며 이 보살은 일찍이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나서 반야바라밀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겁낸 적이 없다.
아난이여, 만약에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배우고 지녀서 그 핵심을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이 보살은 부처님을 직접 뵌 것이나 다름없다고 알아야 하며 만약 보살이 멈추지도 않고 반야바라밀을 비방하지도 않는다면 이 보살은 일찍이 부처님들을 공양하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에게 공덕을 짓고 아라한과 벽지불을 얻었다면 이것도 불법을 얻은 것과 다름이 없지만 보살마하살은 언제나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아라한과 벽지불의 가르침을 반드시 여의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러한 까닭에 이 반야바라밀을 그대에게 당부하니 내가 그대를 위해 설한 반야바라밀을 제외하고 마하구화구사라(摩訶漚和拘舍羅:대선교방편)와 마하유아라(摩訶惟曰羅)와 그 밖의 다른 경전들을 잃어버린다면 그 과실이 작겠지만 만약에 그대가 부처님에게서 받은 반야바라밀을 잃어버린다면 그 과실이 작지 않고 아주 클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제 내가 그대에게 반야바라밀을 당부하니 이것을 받아 배워서 그 가르침을 잘 지킬 것이며 반드시 살피고 배워서 모든 것을 다 얻도록 할 것이며 모든 정성을 다해 경전을 받들어 한 글자도 잘못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난이여,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의 육신과 이 경전은 서로 다르지 않으니 아난이여, 그대는 반드시 이와 같이 생각해서 반야바라밀을 조금도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에게는 자비로운 마음과 은혜가 있으니 만약에 그대가 그 은혜에 보답하여 부처님들에게 온전히 공양을 올리고 또 그대의 진정한 마음을 부처님들에게 전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이것을 공경하여 예배하고 공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그대가 은혜를 갚기 위해 부처님들에게 공양을 올려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을 진정으로 섬기고 부처님의 은혜를 우러르고 부처님을 사모한다고 해도 이것은 반야바라밀을 공경하는 것보다 못하니 모름지기 한 구절이라도 잃지 말아야 할 일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 반야바라밀을 그대에게 당부하니 부디 이것을 믿도록 하라.
만약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경전을 여의지 않고 비구승을 여의지 않으며
과거의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미래의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현재의 부처님을 여의지 않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도록 하라.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약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보호한다면 이는 곧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지니는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은 한결같이 반야바라밀로부터 나셨기 때문이다.
만약에 보살이 불도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6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6바라밀은 곧 보살마하살을 낳는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제 그대에게 다시 이 6바라밀을 당부하니 이 6바라밀이야말로 모든 부처님들의 끝없는 가르침이 간직되어 있는 법(法)의 창고여서 실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들의 가르침은 모두 여기에서 비롯한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설령 그대가 날마다 중생들을 가르쳐서 한 부처님의 나라에 사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아라한의 가르침을 얻도록 한다고 해도 이와 같이 가르치는 것으로는 아직도 부처님의 은혜를 갚기에 부족해서 정작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설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
아난이여, 그대가 중생들을 가르쳐서 모두 아라한의 가르침을 얻도록 하고 다시 이 모든 아라한들이 지계와 정진으로써 이 가르침을 지킨다면 이렇게 해서 지은 복덕이 많겠느냐, 적겠느냐?”
아난이 대답했다.
“천중천이시여, 아주 많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하지만 반야바라밀을 지니고 하루만이라도 보살마하살들을 위해 이것을 설하면 그 복덕이 더 많다. 하루는 그만두고 밥 먹는 동안만이라도, 아니 단지 한 순간만이라도 설하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아라한을 얻도록 하는 것보다 복덕이 더 많다.
아난이여, 이러한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스스로 반야바라밀을 구하여 그 핵심을 사유하니 보살은 오직 그 핵심을 사유하고 공덕을 얻어서 모든 아라한과 벽지불을 훌쩍 뛰어넘으며
오직 그 핵심을 사유하여 아유월치의 지위에 오르되 중도에 다시 물러나는 일이 없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설하실 때 그곳에 있던 모든 4부제자와 모든 천신과 아수륜과 귀신들이 한 부처님의 세계에서 석가문불의 위신력에 힘입어 일시에 아촉불과 그 비구승 제자들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아라한들과 역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보살들을 보았고 얼마 후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지금 나의 위신력으로 만들어낸 광경이 모두 사라져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을 전혀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촉불과 그 모든 보살ㆍ아라한들과 모든 경전의 가르침을 육안으로 마주할 수 없는 것도 이와 같다. 대상은 대상을 보지 못하고 대상은 대상을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분별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한결같이 공(空)해서 붙잡을 수도 없고 기억할 수도 없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요술쟁이가 만들어낸 허깨비와 같으니 모든 경전의 가르침도 이와 같아서 분별할 수도 없고 아픔을 느낄 수도 없다. 왜냐하면 아무런 모양도 없기 때문이다.
아난이여,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을 가리켜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하고 이와 같이 배우는 것을 가리켜 반야바라밀을 배운다고 하니 만약에 보살이 6바라밀을 모두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이와 같이 배우는 것이야말로 여러 가지 배움 가운데 가장 존귀해서 아무것도 이에 미치지 못한다. 이와 같이 배워서 시방 세계를 평안하게 하고 이와 같이 배워서 위태롭고 힘든 사람들을 보살펴주니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배우는 것이고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은 이에 응하여 이와 같이 배워서 한 손으로 한 부처님 나라를 들어올려 다른 부처님의 나라에 옮길 수 있으니 정작 그 나라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들의 나라가 다른 곳으로 옮겨온 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모든 부처님은 이 반야바라밀 안에서 배움을 성취하여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이 얻으신 아무런 걸림도 없는 일체의 지혜를 얻으셨기 때문이다.

아난이여, 만약에 어떤 사람이 반야바라밀을 온전히 성취하여 반야바라밀의 끝을 얻고자 한다면 이는 마치 허공의 끝을 얻고자 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은 다함이 없기 때문이니 설령 온 사방의 일은 헤아릴 수 있다고 해도 반야바라밀은 헤아릴 수 없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반야바라밀은 헤아릴 수 없고 반야바라밀은 다함이 없으며 반야바라밀은 본래 청정하다. 왜냐하면 과거의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이 이로부터 배워서 불법을 얻었지만 정작 반야바라밀은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았고, 미래의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들도 이로부터 배워서 불법을 얻겠지만 정작 반야바라밀은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며, 현재의 온 시방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도 이로부터 배워서 불법을 얻지만 정작 반야바라밀은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난이여, 이러한 까닭에 반야바라밀은 다함이 없고 허공도 다함이 없는 것이다.”

26. 불가진품(不可盡品) 

그때 수보리는 마음속으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반야바라밀은 아주 깊으니 반드시 부처님께 여쭈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반야바라밀은 다함이 없으니 마치 허공이 다함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어떻게 생각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색은 다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통상과 사상과 생사와 식은 다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12인연(因緣)은 다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반드시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반드시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보살은 이와 같이 생각해서 이로부터 12인연을 얻으니 보살은 먼저 나무 밑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의 가르침과 구별되는 12인연을 사유하고 마침내 살운야를 온전히 성취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약에 어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12인연은 다함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라한과 벽지불의 가르침을 뛰어넘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머무른다. 만약에 보살이 12인연은 다함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지 않으면 문득 중도에서 아라한과 벽지불의 도에 떨어지고 만다.
수보리여, 보살이 중도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리라고 생각하고 이와 같이 마하구화구사라를 행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는 12인연은 다함이 없는 것을 보리라고 생각하고 12인연을 이와 같이 보아야 하니 모든 대상이 생겨나거나 멸하는 것은 한결같이 인연에 의하는 까닭에 정작 어떤 대상도 만들어낸 이가 없다고 보고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는 색도 보지 않고 통상과 사상과 생사와 식도 보지 않고 부처님의 경지도 보지 않으니 이와 같이 어디에도 비롯하는 곳이 없다는 도리를 보고 부처님의 경지를 얻는다. 이것을 가리켜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한다.
수보리여, 만약에 어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악마가 크게 근심하면서 괴로워한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부모가 죽었을 때 슬피 울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과 같으니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악마가 크게 근심하면서 괴로워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한 악마만이 크게 근심하면서 괴로워합니까, 아니면 다른 악마들도 크게 근심하면서 괴로워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한 부처님의 세계에 있는 모든 악마들이 각기 자기가 있는 곳에서 불안해한다.
수보리여, 하지만 보살이 반야바라밀의 가르침을 이와 같이 따라서 그대로 행한다면 천자와 아수륜과 천룡과 귀신과 사람 아닌 것 가운데 어떤 것도 이 보살을 해칠 수 없다. 이러한 까닭에 만약 어떤 보살이 불법을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한다.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이것은 곧 단바라밀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고 시바라밀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며, 찬제바라밀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고 유체바라밀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며, 선바라밀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요,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곧 구화구사라바라밀(漚和拘舍羅波羅蜜:방편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설령 악마가 장난을 쳐도 바로 이를 알아채서 화를 입지 않으니 만약에 보살이 모든 구화구사라바라밀을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지킬 것이니 만약 어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한다면 이것은 곧 반야바라밀을 지키는 것이다.
그때 보살은 현재 시방의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처님들께서 일찍이 보살의 가르침을 행하실 때 한결같이 이 반야바라밀로부터 불법을 얻었음을 사유하고 마음속으로 ‘이 모든 부처님께서 경전의 가르침을 다 얻으신 것과 같이 나도 반드시 이것을 얻으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 수보리여, 보살이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는 마음속으로 ‘설령 어떤 보살이 항하의 모래알처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 동안 보시를 베푼다고 할지라도 어떤 보살이 손가락을 튀길 때처럼 짧은 시간 동안 반야바라밀을 닦는 것보다는 못하다’라고 생각한다. 보살은 이와 같이 행하여 비로소 아유월치의 지위에 머무르니
이 보살은 다시 모든 부처님들을 염두에 두어서 끝내 다른 도(道)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부처를 이루며 끝내 3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
수보리여, 보살이 일찍이 부처님을 여의지 않고 단지 손가락을 튀길 때처럼 짧은 시간동안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쌓은 공덕이 이와 같은데 하물며 하루동안 반야바라밀을 지키는 것이겠는가? 반드시 저 건타하진(揵陀訶盡) 보살처럼 행할 것이니 건타하진 보살은 아촉불의 나라에서도 가장 존경받는다.”

27. 수품(隨品)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서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아무도 파괴할 수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허공은 다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5음은 본래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4대(大)는 본래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사라이단(沙羅伊檀)의 6사(事)는 본래 허공과 같아서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마음을 내어 불도를 행하는 것에 비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이 시방의 모든 중생들을 평등하게 대함은 끝이 없고 부처님의 4사불호(事不護)1)가 각기 다름도 끝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은 모든 천인과 아수륜과 천룡과 귀신과 견타라와 마후륵과 사람 같으나 사람이 아닌 것[人非人]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덮어주고 보호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시방의 하늘 아래에 사는 중생들은 이것은 나[我]라느니 이것은 나의 것[我所]이 아니라느니 하는 말로 극단에 빠지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허공에 들리는 소리는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큰 바다에 가득 찬 물은 말[斗]로 잴 수 없는 것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수미산 꼭대기의 진귀한 보석이 각기 다른 것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제석천과 범천은 각기 가르침이 다르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달이 가득 차서 아름답고 좋은 것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햇빛이 모든 것에 이르러 밝게 비추는 것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오직 글자일 뿐 있는 곳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은 본래 모양이 없고 단지 글자만 있을 뿐이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은 본래 어떤 것에도 의지하여 생겨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은 똑같아서 아무런 차별도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아지랑이와 허깨비는 단지 일컫는 말일 뿐 모양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흙과 물과 불과 바람, 이 네 가지는 끝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부처님의 모양은 원래 아무런 색깔도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부처님의 경계는 허공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부처님은 본래 어떤 경전도 설하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으셨으나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비유하자면 이것은 마치 공중에 새떼가 날아가도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것과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바라밀의 힘으로 삶과 죽음의 뿌리를 깨닫고 삼매를 벗어나 온전히 선정(禪定)에 들어서 모든 애욕을 벗어나며 부처가 될 즈음에도 이와 같이 행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끝이 없고 다함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어떤 것에도 의지하여 생겨나지 않고 어떤 것도 비롯하지 않고 나오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부처가 될 즈음에야 비로소 이 모든 경전의 가르침이 온전히 성취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열반과 허공은 있는 것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본래 깨끗함도 없고 비롯하는 곳도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부처님이 지어내는 변화는 끝이 없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을 뛰어넘는 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부처를 뛰어넘는 이도 역시 그러해서 정작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을 훌쩍 벗어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모든 부처님이 설한 경전의 가르침과 불도를 행하는 법은 이와 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수보리여, 부처님이 중생들을 교화함에는 아무런 차별도 없고 똑같으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는 반드시 이와 같이 따르고
반드시 이와 같이 기억하고 반드시 이와 같이 들어가고 반드시 이와 같이 보아서 아첨을 멀리하고 교만을 멀리하고 완력을 멀리하고 비법(非法)을 멀리하고 독단을 멀리하고 재물을 멀리하고 요행을 멀리하고 몸을 던져서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탐욕을 부리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행만을 염두에 두고 평안을 구한다.
수보리여, 만약에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한다면 머지않아 불법을 얻고 살운야를 얻을 것이니 이러한 사람들은 정작 보살이라고 부르기보다 부처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옳을 것이다. 왜냐하면 머지않아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만약에 어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따라 이와 같이 가르친다면 미래에 세상에서 반드시 부처라고 불릴 것이니 부처님이 계시는 동안에도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따라 이와 같이 가르치고 부처님이 완전한 열반에 드신 이후에도 반야바라밀을 따라 반드시 이와 같이 가르쳐야 한다.”

28. 살타파륜보살품(薩陀波倫菩薩品)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신속히 불법을 얻고자 하는 이는 반야바라밀을 구하기를 반드시 살타파륜 보살(薩陀波倫菩薩:常啼菩薩)2)처럼 해야 한다. 이 보살은 지금 저 위에 있는 630억 개의 부처님 나라를 지나 건타라(揵陀羅)라는 이름의 부처님이 계시는 니차건타파물(尼遮揵陀波勿)이라는 나라에 머물고 있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살타파륜 보살은 무슨 까닭에 반야바라밀을 구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먼 옛날 세상에 어떤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살타파륜이다. 전세에 입은 부처님의 여러 가지 공덕은 반드시 되갚겠다는 원을 세우고 일찍이 수천만억의 부처님을 공양하면서 세세생생 공덕을 쌓았다.
언젠가 보살은 꿈속에서 천인의 말소리를 들었다.
‘그대는 반드시 큰 법을 구해야 하니 이제 바로 깨어나서
이것을 구하러 가거라.’
보살은 부처님을 직접 뵙고 싶기도 하고 그 경전을 찾아 가르침을 듣고 싶기도 했지만 당장 보살로서 어떻게 해야 좋을 지를 몰라서 마음이 슬프고 원망스럽고 즐겁지가 않았다.
보살은 너무도 슬퍼서 가는 곳마다 소리내어 울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왕에게 잡혀서 모든 재산을 관리에게 빼앗기고 게다가 자신은 물론 부모까지 함께 갇히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퍼하면서 울부짖는 것처럼 살타파륜보살이 슬퍼하면서 소리내어 우는 것도 이와 같았다.
이때 도리천의 천인들이 허공 아래로 내려와 마침 살타파륜보살이 날마다 슬피 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천인들은 보살이 진정으로 애통해 하는 것을 보고 보살과 그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에게 내려가서 보살의 이름을 항상 운다는 의미의 살타파륜이라고 불렀다.
그때 세상에는 담무갈아축갈라(曇無竭阿祝竭羅)라 불리는 부처님께서 계셨다. 이 부처님께서는 이미 오래 전에 완전한 열반에 들어서 어떤 경전도 설하지 않고 어떤 비구승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마침 꿈속에서 도리천인(忉利天人)이 하는 말을 들었다.
‘지금 이 세상에는 담무갈아축갈라라는 부처님께서 계신다.’
꿈속에서 부처님의 이름을 들은 보살은 자리에서 일어나 껑충껑충 뛰면서 크게 기뻐하였다. 바로 집을 떠나 아무 인적도 없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간 보살은 아무런 욕심도 없이 육신을 버리리라고 결심하고 다시 크게 울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악하기 때문에 부처님도 못 보고 경전도 듣지 못하고 보살이 행할 법도 얻지 못했다.’
살타파륜보살이 슬피 울고 있을 때 허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선남자여,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거라. 세상에는 큰 법이 있으니 이름을 반야바라밀이라고 한다. 만약에 이것을 행하거나 지킨다면 바로 불법을 얻을 것이니 그대는 반드시 이 큰 법을 찾도록 하라. 그대가 이 큰 법을 듣고
그대로 행하거나 지킨다면 그대는 부처님께서 지은 공덕을 모두 얻으리니 부처님의 32상(相)과 80종호(種好)3)를 그대는 반드시 얻을 것이다. 그대는 반드시 이 경전의 법(法)을 지니고서 시방의 하늘 아래 사는 모든 중생들을 가르치도록 하라.’
살타파륜보살이 허공의 소리를 듣고 말했다.
‘어떤 인연에 의해 반야바라밀을 얻어야 합니까, 어느 곳으로 가서 찾아야 합니까, 어떤 방법으로 찾을 수 있습니까?’
허공에서 이에 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쉬지 말고 동쪽으로 가라. 그대가 길을 갈 때는 왼쪽도 보지 말고 오른쪽도 생각 말고 앞도 생각 말고 뒤도 생각 말고 위도 생각 말고 아래도 생각 말고 간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
그대가 길을 갈 때는 두려움도 생각 말고 기쁨도 생각 말고 먹는 것도 생각 말고 마시는 것도 생각 말고 앉는 것도 생각 말고 길을 간다고도 생각 말고 멈춘다고도 생각 말고 음행도 생각 말고 노여움도 생각 말고 어리석음도 생각 말고 지킨다고도 생각 말고 얻을 것이 있다고도 생각 말라. 안쪽도 생각 말고 바깥도 생각 말고 색도 생각 말고 통상과 사상과 생사와 식도 생각 말고 눈도 생각 말고 귀도 생각 말고 코도 생각 말고 입도 생각 말고 육신도 생각 말고 마음도 생각 말고 흙과 물과 불과 바람도 생각 말고 허공도 생각 말고 사람도 생각 말고 나도 생각 말고 목숨도 생각 말라. 공(空)이 있다고도 생각 말고 공이 없다고도 생각 말고 보살의 도를 행한다고도 생각 말고 경전이 있다고도 생각 말고 경전이 없다고도 생각 말고 천상에 태어나야겠다고도 생각 말고 이 세상에 태어나야겠다고도 생각 말고 보살이 선(善)하다고도 생각 말고 보살이 악(惡)하다고도 생각 말 것이니 일체 모든 생각을 끊어내고 집착을 여의고 이곳으로부터 동쪽을 향해 가거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행해서 모자람이 없으면 머지않아 반야바라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보살의 도를 닦아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 바로 이와 같이 행하고 반야바라밀을 얻었다. 그 가르침을 따르는 이는 신속히 불법을 얻을 것이고
이와 같이 정진하는 이도 신속히 불법을 얻을 것이다.’
살타파륜보살은 허공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마음속으로 ‘반드시 천인의 가르침을 따르리라’고 생각하였다.
잠시 후 허공에서는 다시 ‘결코 이 가르침을 잊지 말라’는 소리가 들렸고 이것을 끝으로 허공에서는 더 이상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이러한 가르침을 듣고 껑충껑충 뛰면서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가르침대로 바로 동쪽을 향해 길을 떠났다. 마음에는 아무런 집착도 없었다.
길을 가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반야바라밀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생각 끝에 살타파륜보살은 다시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큰 소리로 울었다.
살타파륜보살이 이와 같이 울고 있을 때였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허공 중에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그대가 반야바라밀을 구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니 그대가 이와 같이 정진한다면 머지않아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얻을 것이다.’
살타파륜보살은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을 올려다보았다.
금빛 몸에 10억 개의 빛이 찬란하였고 32상이 눈에 들어왔다.
살타파륜보살은 크게 기뻐하면서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부디 저에게 경전의 가르침을 설해 주십시오. 저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반드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을 얻고자 합니다.’
허공 중의 부처님께서 살타파륜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여, 나의 말을 잘 듣고 명심하도록 하라.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본래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본래 청정해서 붙잡을 만한 실마리가 없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어디에도 걸림이 없으며 모든 것의 시작이어서 새삼 비롯하는 곳이 없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비롯하는 원인이 없으며 아무것도 설하지 않고 머무른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설하여 가르칠 만한 것이 없으니 마치 허공에 모양이 없는 것과 같으며 본래 아무런 실마리도 없으니 마치 열반과 같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마치 열반과 같으며 어떤 것에도 의지하여 생겨나지 않고 모양 없이 머무른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어떤 것에도 의지하여 생겨나지 않고 아무런 모양도 없으니 마치 물 속에 비친 그림자와 같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마치 물 속에 비친 그림자와 같고 꿈속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다.
모든 경전의 가르침은 꿈속에서 본 것과 다름이 없으니 부처님의 말소리조차도 이와 같다.
이것이 경전의 가르침이니 반드시 그대로 따라야 한다.
선남자야, 반드시 이와 같이 생각하고 이곳으로부터 동쪽으로 가서 부디 반야바라밀을 찾도록 하라.
선남자야, 이곳으로부터 2만 리(里)를 더 가면 건타월(揵陀越)이라는 나라가 있다. 왕이 다스리는 이 나라는 살림이 번창하고 풍요로우며 백성들은 부유하고 활기차다.
그 성의 가로와 세로의 길이는 각각 480리(里)이고 모두 7보로 만들어져 있다. 성은 전부 일곱 겹인데 그 사이마다 7보로 이루어진 신기한 나무가 심어져 있다. 성 위에는 7보로 만든 누각이 서 있고 그 위에는 비단으로 만든 줄이 드리워져 있고 다시 거기에는 7보로 만든 방울이 빼곡이 매달려 있다.
성의 네 곳에 문이 있고 그 밖은 모두 놀이터인데 성을 감싸고도는 연못이 모두 일곱 겹이다. 물 속에는 우발련화(優鉢蓮花)와 구문라화(拘文羅華)와 불나리화(不那利華)와 수건제화(須揵提華)와 말원건제화(末願揵提華) 등 온갖 종류의 연꽃이 피어 있고, 땅 위에는 점복화(占匐華)가 피어 있으니 이와 같이 수천백 가지의 꽃이 만발해 있고 연못 위에는 오리와 기러기와 원앙 등 온갖 종류의 새들이 가득 떠다닌다. 또한 연못 안에는 7보로 만든 배가 있어서 사람들이 이것을 타고 즐긴다.
성 안에는 5색(色)의 비단 줄이 가득히 드리워져 있고 다시 5색의 깃발이 빼곡이 늘어져 있으며 다시 5색의 일산(日傘)이 줄지어 서 있다. 성 안의 길거리나 선착장은 널찍널찍한 것이 마치 도리천 위의 제석궁전(帝釋宮殿)과 같다. 매달려 있는 깃발은 매일매일 천백 가지의 음악 소리를 끊임없이 들려주니 마치 도리천 위의 난단환(難檀桓)이라는 놀이터와 같다.
그 중에 어떤 음악은 끊임없이 쾌락을 주니 그 성 안에서 느끼는 쾌락도 이와 같다.
그 성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모두 보살뿐이다. 이미 불법을 성취한 이들도 있고 처음으로 불법에 대해 마음을 낸 이들도 있어서 이들이 모두 함께 거주하니 그 쾌락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입는 옷은 검고 누런 것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진기하다.
그 나라 안에 어떤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담무갈(曇無竭)이다. 그곳의 모든 보살 가운데 가장 존경을 받는다. 그에게는 680만 명의 시녀가 있어서 서로 정답게 지낸다.
건타월국(揵陀越國)의 모든 보살들은 항상 담무갈보살을 공경하는 까닭에 나라 안의 가장 중앙에 높은 자리를 만들고 다시 그 아래쪽으로 차례대로 자리를 만든다. 그 중에는 황금으로 만든 자리도 있고 백은(白銀)으로 만든 자리도 있고 유리로 만든 자리도 있고 수정으로 만든 자리도 있다. 모든 자리마다 온갖 색깔과 무늬로 수를 놓았고 자리 사이에는 갖가지 향과 꽃이 가득하며 모든 자리 위에는 온갖 보배를 촘촘히 박은 일산을 드리웠고 그 주위에는 모두 향을 피워 놓았다.
담무갈보살은 항상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서 모든 보살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설하니, 그 중에는 이것을 듣기만 하는 이도 있고 베껴 쓰기만 하는 이도 있고 배우기만 하는 이도 있고 읊조리기만 하는 이도 있고 지키기만 하는 이도 있으며, 그대가 이곳을 떠나 건타월국의 담무갈보살에게 가면 그대를 위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설해주실 것이고 그대를 위해 반드시 스승이 되어 가르침을 주실 것이다. 왜냐하면 담무갈보살은 일찍이 수천억 년 이래로 항상 그대의 스승이셨기 때문이다.
이제 그대가 큰 기원을 세우고 저 스승에게 나아가서 가르침을 듣고 보게 되거든 결코 흠집을 말하거나 흠집을 생각하지 말라. 그대는 부디 보고 듣는 것을 신중히 해서 함부로 의심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 왜냐하면 그대는 아직 구화구사라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반드시 살펴서 악마의 장난인 줄 깨달으라.
선남자야, 악마의 가르침은 결코 따르지도 말고 이용하지도 말라.
그대의 스승은 깊은 궁궐에서 존귀하게 가르침을 주시니 반드시 부처님과 다름없이 공경해야 한다.
가르침을 받을 때는 재물과 이익을 탐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가진 것을 모두 스승에게 보시하고 반드시 스승을 즐거이 공경하라.
이와 같이 행하여 모자람이 없으면 이제 머지않아 반야바라밀을 들을 것이다.’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변화된 부처님의 이와 같은 가르침을 듣고 껑충껑충 뛰며 기뻐했는데 진정으로 기뻐한 까닭에 그 즉시 시방의 부처님들을 뵙고 삼매를 얻었다.
여기에서 시방의 부처님들이 보살을 찬탄하여 말했다.
‘선남자야,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일찍이 내가 보살이었을 때도 힘써 정진한 덕분에 반야바라밀을 얻고 문득 살운야를 성취하였으며 다시 32상과 80종호와 10종력과 4무소외와 4사불호와 18사불공(事不共:18불공법)을 얻었다. 또한 나도 일찍이 이와 같은 삼매를 얻고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찬탄을 받았으니 지금 그대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나도 역시 그랬다. 이와 같이 행하는 보살에게는 공덕이 있으니 그대는 반드시 이 모든 공덕을 갖추도록 하라.
살타파륜보살은 삼매에서 깨어나 생각하였다.
‘이 모든 부처님들은 어디에서 오셔서 어디로 가신 걸까?’
이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다.
‘모든 부처님들은 한결같이 나에게 담무갈보살님이 계신 곳을 찾아가라고 가르쳐 주셨다.’
보살은 곧 길을 떠났다. 가는 도중에 한 나라가 있었는데 이름이 마소락국(魔所樂國)이었다. 보살은 그곳 성밖의 동산에서 쉬면서 생각하였다.
‘부처님의 경전은 참으로 얻기 힘들구나. 하물며 그 말씀을 직접 듣는 것이겠는가? 나는 반드시 모든 힘을 다해 스승을 공양하리라.
하지만 나는 지금 너무도 빈궁하여 진기하고 훌륭한 물건이나 꽃이나 향 등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서 스승에게 올릴 수가 없다. 참으로 아무것도 없으니 이 몸이라도 팔아서 스승에게 공양을 올려야겠다.’
생각을 마치자 보살은 곧 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리를 다니면서 외쳤다.
‘누구 내 몸을 살 사람 없습니까?’
그때 마침 성 밖에서 5만 명의 시녀들과 즐겁게 놀고 있던 악마가 길거리에서 자신의 몸을 팔겠다고 외치는 보살의 모습을 보았다. 악마는 곧 생각하였다.
‘저 살타파륜보살은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담무갈보살을 공양하고 불법을 얻으려 하는구나. 이제 보살을 반드시 이 나라로부터 쫓아내서 사람들로부터 멀리 떼어놓고 그러한 뜻을 무너뜨려야겠다.’
악마는 곧 요술을 부려 온 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그 목소리도 들리지 않도록 하였다.
살타파륜보살은 자신의 몸을 팔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자 문득 땅바닥에 몸을 던지면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팔아서 스승에게 공양을 올리려고 했지만 끝내 사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마침 멀리 하늘 위에서 살타파륜보살이 모든 힘을 다하여 정진에 애쓰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던 석제환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아래로 내려가서 보살이 진정으로 불법을 구하고 있는지 아니면 실없이 그러는 지를 시험해 보아야겠다.’
석제환인은 곧 바라문의 모습으로 변하여 지상으로 내려와서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어떤 까닭에 그대는 이와 같은 고통을 자초하는가? 무슨 까닭에 땅바닥을 구르면서 슬피 우는가?’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제발 묻지 말아 주십시오.’
바라문은 같은 말을 세 번 거듭 물으며 보살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였다.
‘나는 그대를 돕고자 한다.’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바라문이시여, 나는 내 몸을 팔아서 스승에게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대가 자신의 몸을 팔아서 스승에게 공양을 올리려 한다기에 말입니다.’
바라문이 계속 말했다.
‘나는 지금 큰제사를 올리고자 한다. 사람의 피도 필요하고 사람의 살점도 필요하고 사람의 골수도 필요하고 사람의 심장도 필요하다. 그대는 내게 얼마든지 이것들을 줄 수 있다고 했으니 그 대신 나는 그대에게 재물을 주겠다.’
살타파륜보살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다.
‘부디 도와 주십시오.’
보살은 곧 칼을 쥐고 자신의 두 팔을 자른 다음 많은 피를 내어 바라문에게 주고 다시 넓적다리를 가르고 속살을 잘라 내어 바라문에게 주고 다시 그 뼈를 부수어 골수를 내서 바라문에게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장을 떼어내기 위해 칼로 가슴을 막 찌르려 할 때였다.
어떤 장자(長者)의 딸이 누각 위에서 마침 이 광경을 보게 되었다. 보살이 너무도 불쌍하고 가엽다고 생각한 장자의 딸은 곧 5백 명의 시녀들을 거느리고 살타파륜보살에게 가서 물었다.
‘선남자여, 나이도 아직 어리고 모습도 이와 같이 준수한데 무슨 까닭에 자신의 몸을 스스로 베고 자르십니까?’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저는 스승님에게 공양을 올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이 피와 살점과 골수와 심장을 팔아서 스승님에게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장자의 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물었다.
‘스승님에게 공양을 올리면 어떤 복덕을 받습니까? 스승님의 이름은 무엇이고 어느 곳에 계십니까?’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스승님은 동쪽에 계시고 이름은 담무갈이십니다. 저를 위해서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설해 주실 것이니 제가 이것을 듣고 이것을 지킨다면 속히 불법을 얻고 또 32상과 80종호와 10종력과 4무소외와 4사불호와 18사불공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반드시 법륜을 굴려서 시방의 하늘 아래에 사는 사람들을 해탈하도록 할 것입니다.’
장자의 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그대가 말한 것에 비교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대는 이제 스스로 고통을 자초하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에게 금은과 진기한 보물을 드리지요. 그리고 나 자신도 5백 명의 시녀들과 함께 그대를 따라 담무갈보살님을 공양하고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이에 바라문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불법을 구하기 위해 정진하는 것은 이와 같이 힘들다. 그대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은가? 나는 하늘의 왕인 석제환인이며 그대를 시험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무엇이든지 그대가 바라는 것을 모두 주겠다.’
살타파륜보살이 석제환인에게 말했다.
‘원컨대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몸을 원래대로 해주십시오.’
그러자 살타파륜보살의 몸은 원래대로 되었고 석제환인은 돌아갔다.
장자의 딸이 다시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함께 저의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금은과 진기한 보물을 얻어 길을 떠나시지요.’
살타파륜보살은 곧 그 여인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갔다.
여인이 자신의 부모에게 그 동안의 일을 모두 이야기하자 부모가 딸에게 말했다.
‘네가 말한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나 이것을 구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리들도 너와 함께 가고 싶지만 나이가 많아서 그렇게 할 수가 없구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보아라.’
여인이 말했다.
‘저희는 금은과 진기한 보물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말했다.
‘네 마음껏 가지고 가거라’
여인은 곧 금은 등의 온갖 보물과 진기한 물건들을 가득 챙기고 다시 전단향(旃檀香)과 밀향(蜜香)과 각종 보배를 가루로 빻아 한껏 짐을 꾸려서 5백 명의 시녀들의 도움으로 5백 대의 수레에 가득 실었다. 여기에서 5백 명의 시녀들은 여인의 부모에게 여인을 모시고 함께 보살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마침내 살타파륜보살은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멀리 건타월국의 깃발이 보였다. 마치 도리천에 걸려 있는 깃발과 같았다. 건타월국의 음악 소리도 들려왔다. 다시 한번 멀리 건타월국을 바라보았다.
성 위에는 7보로 만든 누각이 있고 둘레에 일곱 겹의 비단 줄이 겹겹이 드리워져 있으며 그 아래에는 7보로 수놓은 휘장이 일곱 겹으로 드리워져 있고 그 위에는 보배 방울이 촘촘이 매달려 있다. 성밖은 일곱 겹의 보배 나무가 일곱 겹으로 둘러서 있다.
성밖은 모두 놀이터이다. 그곳에서는 남자와 여자들이 어울려 즐겁게 논다. 더러는 수레를 타고 놀기도 하고 더러는 걸으면서 스스로 즐긴다. 향기로운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와 어느 누구라도 그 냄새를 맡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마치 하늘의 향기 같다. 이러한 까닭에 나라 이름을 건타라국이라고 부른다.
살타파륜보살과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은 멀리서 성의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우리가 이와 같이 수레를 타고 가는 것을 옳지 못하다. 당연히 걸어서 이 나라로 들어가는 것이 옳다.’
살타파륜보살과 그 일행은 곧 서쪽의 문으로 들어갔다. 살타파륜보살은 성문 안으로 들어서서 멀리 누각을 올려다보았다. 누각에는 온갖 무늬를 새기고 금은을 박아 넣었으며 5색으로 검고 누르게 칠하여 광채가 찬란하였다. 누각의 네 면과 네 귀퉁이는 하늘을 향해 들려 있고 그 끝에는 깃발과 방울이 매달려 있어서 음악 소리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살타파륜보살은 보던 것을 멈추고 성 안의 어떤 사람에게 말했다.
누각은 무슨 까닭에 7보로 호화롭고 아름답게 꾸몄습니까?’
그 사람이 살타파륜보살에게 말했다.
현자께서는 그것도 모르십니까? 이곳에는 한 보살님이 살고 있는데 이름을 담무갈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고 존귀해서
어느 누구도 이 분에게 공양을 올리고 예경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이 보살께서 반야바라밀을 펼치시는 까닭에 이와 같이 누각을 지어 놓은 것입니다.
누각에는 7보로 만든 상자가 있는데 자주 빛이 도는 황금으로 바닥을 깔았습니다. 안에는 『반야바라밀경』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 사방에는 1백 가지나 되는 온갖 향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담무갈보살님은 매일매일 온갖 꽃과 향과 연등과 깃발과 일산과 온갖 보배와 1백 가지의 음악으로 반야바라밀을 공양하고 다른 보살들도 이와 같이 합니다. 도리천의 천인들은 밤낮으로 세 번씩 문타라화ㆍ마하문타라화로 반야바라밀을 공양합니다.’
살타파륜보살과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은 이 말을 듣고 껑충껑충 뛰면서 한없이 기뻐하였다. 이들은 함께 반야바라밀을 모셔 놓은 곳으로 가서 온갖 꽃과 온갖 향을 『반야바라밀경』 위에 흩뿌리고 또한 금실을 섞어 짠 천으로 만든 가사를 가지고 가서 더러는 그 위에 던져 놓고 더러는 그 위를 닦고 더러는 벽에 걸어 놓고 더러는 보시하기도 하였다.
살타파륜보살과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은 반야바라밀을 공양한 뒤 곧 담무갈보살이 법을 설하시는 장소로 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담무갈보살이 높은 곳에 위치한 법좌(法座)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 아이 같고 얼굴은 준수하며 밝은 광채가 비쳐 나왔다. 마침 수천억의 사람들을 위해 반야바라밀을 설하는 중이었다.
살타파륜보살과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은 담무갈보살을 보고 크게 기뻐하였다. 온갖 꽃과 온갖 향을 담무갈보살의 머리 위에 흩뿌리고
다시 온갖 종류의 보배도 흩뿌리고 다시 수백 가지의 보배로 만든 온갖 색깔의 가사를 보살에게 바치고 예경을 올린 다음 그 주위를 8백 번 돈 뒤에 말했다.
‘저희들도 반드시 이 존귀한 경전을 얻어서 이와 같이 하겠습니다.’
그때 담무갈보살은 깊은 경전을 가지고 거침없이 법을 설하다가 살타파륜 보살과 여인과 5백 명의 시녀들을 보고 말했다.
‘여기에 온 것을 크게 경하한다. 힘들지는 않았느냐? 부디 구하는 것을 다른 곳에서 얻으려 하여 스스로 의심과 어려움을 자초하지 말라. 나야말로 모든 중생을 해탈로 이끄는 스승이니 부디 모든 집착을 여의도록 하라.’
살타파륜보살이 담무갈보살에게 말했다.
‘제가 일찍이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깊은 산 속에서 울고 있는데 허공 중에 변화된 부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32상을 지닌 자주 빛의 황금색 몸체에서는 천억의 빛살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변화된 부처님께서 저를 찬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여,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누구든 반야바라밀을 구할 때는 이와 같이 하여야 한다.〉
그리고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이만 리(里)를 가면 건타월국이 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480리(里)이다. 온통 진기한 보배로 치장하였으니 마치 도리천의 궁궐과 같다. 이곳에 담무갈보살이 있는데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존경을 받는다. 이 보살은 항상 사람들을 위해 법을 반복해서 설한다. 그대가 그곳에 가면 반야바라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이 보살은 일찍이 수천억만 년 동안 전세에 그대의 스승이었기 때문이다.
그대는 불법을 구하리라고 처음 마음을 내었을 때 그대에게 가르침을 주실 스승의 이름을 듣고 껑충껑충 뛰면서 한없이 기뻐했고 그 덕분에 즉시 시방의 부처님을 보는 삼매를 얻었다. 이때도 모든 부처님께서 찬탄하면서 말하기를 선남자여, 훌륭하고도 훌륭하다.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을 구하다니. 우리들도 일찍이 불법을 구할 때 이와 같이 해서 반야바라밀을 얻고 스스로 불법을 성취하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말을 남긴 뒤 부처님들의 모습은 다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부처님들은 어디에서 오셔서 어디로 가신 것일까?〉
스승님이시여, 원하건대 부처님들은 어디에서 오셔서 어디로 가시는지 꼭 가르쳐 주십시오.’
담무갈보살이 말했다.
‘현명한 이여, 잘 들으라.’
살타파륜보살이 말했다.
‘잘 듣겠습니다.’
담무갈보살이 말했다.
‘공(空)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닿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분별을 여읜 것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있는 곳이 없는 것은 원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어떤 것에도 의지하여 생겨나지 않는 것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모양이 없는 것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허깨비는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아지랑이는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꿈속의 사람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열반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머리 속에만 맴도는 생각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도 이와 같다.
생겨나지도 않고 자라지도 않는 것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아감이 없는 것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다.
허공은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다.
경전의 과보는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다.
진실된 자리는 본래 어떤 것에 의지하여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 이르는 곳도 없으니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때 살타파륜보살은 이와 같은 비유로써 깊은 법을 들었으니 참으로 헤아릴 수조차 없고 생각할 수조차 없고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이만큼 위대한 법으로 인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6만 가지의 삼매문을 얻었다.
어떤 삼매문인가 하면, 무처소삼매(無處所三昧)ㆍ무공구의모불기삼매(無恐懼衣毛不起三昧)ㆍ탈제마중불공구삼매(脫諸魔中不恐懼三昧)ㆍ탈어애욕지본삼매(脫於愛欲之本三昧)ㆍ탈출격전이환삼매(脫出格戰離患三昧)ㆍ불가계향입삼매(不可計向入三昧)ㆍ비여대해수불가량다혜소입삼매(譬如大海水不可量多慧所入三昧)ㆍ재수미산공덕장식삼매(在須彌山功德莊飾三昧)ㆍ오음육쇠무형관삼매(五陰六衰無形觀三昧)ㆍ입제불계삼매(入諸佛界三昧)ㆍ실견제불삼매(悉見諸佛三昧)ㆍ보살수도삼매(菩薩守道三昧)ㆍ제경법본무형견설삼매(諸經法本無形見說三昧)ㆍ진보장식삼매(珍寶莊飾三昧)ㆍ실학진보입삼매(悉學珍寶入三昧)ㆍ실념제불삼매(悉念諸佛三昧)ㆍ보살상고삼매(菩薩上高三昧)ㆍ진아유월치급법륜위전삼매(眞阿惟越致及法輪爲轉三昧)ㆍ
장불공덕삼매(莊佛功德三昧)ㆍ무하예실급정삼매(無瑕穢悉及淨三昧)ㆍ소문중사여대해삼매(所聞衆事如大海三昧)ㆍ무소호무유과삼매(無所護無有過三昧)ㆍ요경음성변삼매(樂經音聲遍三昧)ㆍ경법장현기번삼매(經法章顯其幡三昧)ㆍ달살아갈신무형입삼매(怛薩阿竭身無形入三昧)ㆍ제경법무형변시삼매(諸經法無形遍視三昧)ㆍ보살인삼매(菩薩印三昧)ㆍ달살아갈목견삼매(怛薩阿竭目見三昧)ㆍ조명제경계불계소원구족삼매(照明諸境界佛界所願具足三昧)ㆍ
해시방인난삼매(解十方人難三昧)ㆍ임성불장엄삼매(臨成佛莊嚴三昧)ㆍ종종잡화이색삼매(種種雜華異色三昧)ㆍ다진보삼매(多珍寶三昧)ㆍ법륜상전삼매(法輪常轉三昧)ㆍ제음성원문입요삼매(諸音聲遠聞入要三昧)ㆍ입시방인본삼매(入十方人本三昧)ㆍ제삼계실변지삼매(諸三界悉遍至三昧)ㆍ성제공덕삼매(成諸功德三昧)ㆍ무유능과육바라밀삼매(無有能過六波羅蜜三昧)ㆍ보살좌수하시괴여외도라망삼매(菩薩坐樹下時壞餘外道羅網三昧)ㆍ달살아갈현비삼매(怛薩阿竭現飛三昧)ㆍ불가부계공덕도장엄삼매(不可復計功德度莊嚴三昧)ㆍ제진보지혜공덕삼매(諸珍寶智慧功德三昧)ㆍ살운야지삼매(薩芸若地三昧)ㆍ실정인삼매(悉淨因三昧)ㆍ실변조삼매(悉遍照三昧)ㆍ실입시방인생사지근지혜출중삼매(悉入十方人生死之根智慧出中三昧)ㆍ과거당래금현재실등삼매(過去當來今現在悉等三昧) 등이니, 살타파륜보살이 얻은 6만 가지 삼매는 이와 같았다.
그때 담무갈보살은 자리에서 일어나 궁궐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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