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살차니건자소설경(大薩遮尼乾子所說經) 1권
대살차니건자소설경(大薩遮尼乾子所說經) 제1권
원위(元魏) 천축(天竺)삼장 보리류지(菩提留支) 한역
김월운 번역
1. 서품(序品)
큰 지혜의 바다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께 귀명(歸命)하옵니다.다른 나라 본 모든 경 첫머리에 모두 이 구(句)가 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울사연성(鬱闍延城)에 계실 때에 엄치(嚴熾)라는 왕의 동산에 머무시고 계셨다. 그 동산의 뛰어난 장엄은 가히 헤아릴 수가 없었으니, 이른바 사라(娑羅)나무ㆍ다라(多羅)나무ㆍ다마라(多摩羅)나무ㆍ가니가라(迦尼迦羅)나무ㆍ니구율(尼拘律)나무ㆍ바라차(波羅叉)나무ㆍ우담발라꽃[優曇鉢華] 나무ㆍ바사가꽃[婆師迦華] 나무ㆍ다누니가꽃[陀㝹尼迦華] 나무ㆍ아제목다가꽃[阿提目陀伽華] 나무ㆍ첨복꽃[瞻蔔華] 나무ㆍ아수가꽃[阿輸迦華] 나무ㆍ파타라꽃[波吒羅華] 나무 등 이와 같은 무량 백천 무리의 묘한 나무들로 장엄되어 있었다.
또한 가지가지 다른 형상의 물이 있었으니, 이른바 샘물ㆍ바닷물ㆍ곧게 흐르는 물ㆍ굽이쳐 흐르는 물ㆍ다라가(多羅伽) 물ㆍ못물[池水]ㆍ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물ㆍ아래에서 위로 용솟는 물 등 이와 같은 무량 백천 가지 묘한 형상의 물로 장엄되어 있었다.
다시 갖가지 무리의 묘한 여러 꽃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우바라꽃[優波羅華]ㆍ파두마꽃[鉢頭摩華]ㆍ구모두꽃[拘牟頭華]ㆍ분다리꽃[分陀利華]ㆍ타라꽃[他羅華]ㆍ마하타라꽃[摩訶他羅華]ㆍ노차꽃[盧遮華]ㆍ마하노차꽃[摩訶盧遮華] 등 이와 같은 무량 백천 가지 묘한 꽃들로 장엄되어 있었다.
다시 갖가지 묘한 소리를 내는 새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거위[鵝鳥]ㆍ곤륜차새[崑崙遮鳥]ㆍ구지라새[拘只羅鳥]ㆍ구나라새[拘那羅鳥]ㆍ구다새[具多鳥]ㆍ굴다새[崛多鳥]ㆍ앵무새ㆍ구욕새[鴝鵒鳥]ㆍ기바기바새[耆婆耆婆鳥]ㆍ가릉빈가새[迦陵頻伽鳥]
등 이와 같은 무량 백천 무리의 묘한 소리를 내는 새들로 장엄되어 있었다.
다시 갖가지 묘한 빛깔의 벌들이 허공을 날면서 서로 연접해 치달리는 모습이 마치 그물을 위에 덮은 것 같았으니, 이로써 장엄을 삼았다.
다시 부드럽고 연하고 향기롭고 맑으며 갖은 종류의 빛깔을 내는 풀들이 있었으니, 무량 백천 종류의 문양과 색깔로 그 땅을 장엄하였다.
이와 같이 많은 것들로 묘하게 장엄된 동산에서 큰 비구 무리 72백천만억1)의 대중과 함께했으니, 그 이름은 혜명(慧命) 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섭(摩訶迦葉)ㆍ아누루다(阿㝹樓多)ㆍ수보리(須菩提)ㆍ마하가전연(摩訶迦栴延)ㆍ마하겁빈나(摩訶劫賓那)ㆍ리바다(離婆多)ㆍ난타(難陀)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가야가섭(伽倻迦葉)ㆍ부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교범바제(憍梵波提)ㆍ반타가(般他迦)ㆍ주라반타가(周羅般他迦)ㆍ타표마라자(駝驃摩羅子)ㆍ가타 숲[佉陀林]의 순타(純陀)ㆍ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ㆍ라후라(羅睺羅)ㆍ혜명 아난(阿難) 등으로, 이들은 72백천만억 대중 가운데서 상수(上首)가 되었다.
일체 모두가 실다운 법계 경계의 모든 행을 닦았으며, 일체 모두가 법계의 실다운 성품에 들었으며, 일체 모두가 막힘없고 걸림 없는 허공 경계의 뛰어나고도 묘한 행을 얻었으며, 일체 모두가 집착 없는 행[無所著行]을 얻었으며, 일체 모두가 번뇌의 더러움과 일체의 결박[結使]을 여의었으며, 일체 모두가 여래의 법성(法性) 광명이 비치는 곳에 들었으며, 일체 모두가 동일한 법성과 평등한 큰 지혜를 증득하였으며, 일체 모두가 여래ㆍ일체지의 문을 얻었으며, 일체 모두가 항상 위대한 보리의 길[大菩提道]에서 쉬지 않음을 얻었으며, 일체 모두가 위대한 보리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음을 얻었으며, 일체 모두가 위대한 보리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는 마음을 증득했으며,
일체 모두가 제일가는 피안(彼岸)의 길인 반야지견(般若知見)에 이르렀으며, 일체 모두가 마침내 저 피안의 방편 지혜를 완성했다.
또한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와 야수다라(耶輸多羅) 비구니 등 8천의 비구니가 백천만억의 비구니 가운데서 상수가 되었으니, 모두가 온갖 묘하고 밝은 법[白法]을 구족하고 잘 모았으며, 모두가 일체지의 길에 잘 들었으며, 모두가 일체지의 지혜[一切智智]에 가까이 다가갔으며, 모두가 무소유의 성품[無所有性]에 들었으며, 모두가 능히 온갖 법의 특징 없음[無相]을 능히 관찰했으며, 모두가 법의 구극은 실은 구극이 아님[法際無際]을 확신했으며, 모두가 걸림 없는 해탈을 얻었으며, 모두가 인연을 쫓아 가히 중생(衆生)을 교화하고 부처님의 색신(色身)을 시현할 수 있었다.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72백천만억의 대중과 함께했으니, 그 이름은 대속행(大速行)보살ㆍ대속행주지(大速行住持)보살ㆍ대분신(大奮迅)보살ㆍ대분신왕(大奮迅王)보살ㆍ대정진분신(大精進奮迅)보살ㆍ대용맹분신(大勇猛奮迅)보살ㆍ현대용세분신(現大勇勢奮迅)보살ㆍ대력분신(大力奮迅)보살ㆍ대중자재(大衆自在)보살ㆍ대향상(大香像)보살ㆍ대월(大月)보살ㆍ선월(善月)보살ㆍ월공덕(月功德)보살ㆍ보월(寶月)보살ㆍ월광보조(月光普照)보살ㆍ법무구월(法無垢月)보살ㆍ월보조(月普照)보살ㆍ월명칭(月名稱)보살ㆍ방월광명(放月光明)보살ㆍ만월(滿月)보살ㆍ범성(範聲)보살ㆍ범자재후성(範自在吼聲)보살ㆍ지후성(地吼聲)보살ㆍ법계후성(法界吼聲)보살ㆍ경포일체마궁후성(警怖一切魔宮吼聲)보살ㆍ출법고성(出法鼓聲)보살ㆍ보식성(普識聲)보살ㆍ무분별리분별성(無分別離分別聲)보살ㆍ
사자후지용성(師子吼地勇聲)보살ㆍ폐색일체성(閉塞一切聲)보살ㆍ보장(普藏)보살ㆍ공덕장(功德藏)보살ㆍ보조장(普照藏)보살ㆍ보장(寶藏)보살ㆍ월장(月藏)보살ㆍ일장(日藏)보살ㆍ일광장(日光藏)보살ㆍ파두마장(波頭摩藏)보살ㆍ복덕장(福德藏)보살ㆍ지승장(智勝藏)보살ㆍ대혜(大慧)보살ㆍ승혜(勝慧)보살ㆍ명칭혜(名稱慧)보살ㆍ쾌혜(快慧)보살ㆍ상혜(上慧)보살ㆍ증장혜(增長慧)보살ㆍ무변혜(無邊慧)보살ㆍ광혜(廣慧)보살ㆍ불혜(佛慧)보살ㆍ무진혜(無盡慧)보살ㆍ미류산등명(彌留山燈明)보살ㆍ연대등명(燃大燈明)보살ㆍ법등명(法燈明)보살ㆍ변시방등명(遍十方燈明)보살ㆍ
보조(普照)보살ㆍ보멸일체암등명(普滅一切闇燈明)보살ㆍ보조제취등명(普照諸趣燈明)보살ㆍ상방화광등명(常放火光燈明)보살ㆍ월광등명(月光燈明)보살ㆍ일광등명(日光燈明)보살ㆍ이악도(離惡道)보살ㆍ항마(降魔)보살ㆍ대항마(大降魔)보살ㆍ희생(希生)보살ㆍ난항(難降)보살ㆍ난량(難量)보살ㆍ난지지(難知智)보살ㆍ갈악도(竭惡道)보살ㆍ대세지(大勢至)보살ㆍ관세자재(觀世自在)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문수사리 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 보살 등으로, 이들은 72백천만 대중의 상수가 되었다.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일생보처(一生補處)를 얻었으며, 모두 여러 다라니를 얻었으며, 모두 여러 삼매의 바다를 얻었으며, 모두 그지없는 요설(樂說)과 장애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으며, 모두 두려움 없는 법을 설하는 힘[無畏說法]을 얻었으며, 모두 제일의 피안[彼岸]에 이르러 공덕의 총림(叢林)에서 여의자재(如意自在)했으며, 모두 큰 신통의 길을 얻어
내닫는 듯이[奮迅] 자재하게 여러 불국토에 이르렀으며, 모두 걸림 없고 자재로운 몸과 마음의 해탈을 얻었으며,
모두 막힘없고 걸림 없는 필경(畢竟)의 지견(知見)을 얻었다. 또한 모두가 널리 불신(佛身)을 나타내어 시방의 무불국토(無佛國土)에서 노닐었으며, 모두 여실하게 바른 지혜를 얻어 위대한 법의 바퀴를 굴리되 허물도 없고 잘못됨도 없었으며, 모두 시방에 수순하여 중생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할 수 있었으며, 모두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어 그릇됨이 없는 법을 말했으며, 모두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는 여실한 법계를 얻었으며, 모두 제법의 공한 이치를 말하되 걸림이 없게 되었으며, 모두 능히 사자후를 발했으며, 모두 능히 외도를 조복시켰으며, 모두 능히 마라와 원적(怨敵)을 꺾었으며, 모두 보살의 신통과 온갖 뛰어나고도 묘한 행을 얻었으며, 모두 원망과 증오를 여의게 되었으며,
모두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의 평등하고 큰마음을 얻었으며, 모두 여래의 깊고 비밀한 곳에 들어갔으며, 모두 중생들을 위해 불사에 머물렀으며, 모두 불ㆍ여래들께서 함께 찬탄하고 칭찬하고 수희(隨喜)하여 말씀하시는 그 뛰어난 행을 얻었으며, 모두 가없는[無邊際] 겁(劫)에 능히 구족해 머물게 되었으며, 모두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의 바퀴에 능히 머무르게 되었으며, 모두 큰 법보의 뛰어나고도 묘한 광명을 놓게 되었으며, 모두 다함이 없는 뛰어난 행의 공덕을 말하게 되었으며, 모두 여러 세간에서 구족하고 자재하게 되었으며, 모두 과거의 여러 서원을 구족히 성취하게 되었으며, 모두 제불ㆍ여래의 믿음과 실천의 경계[信行境界]를 얻었으며, 모두 과거에 닦던 선행(善行)을 구족하게 되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티 없는 지혜를 구족해 청정하게 되었으며,
모두 항상 쉬지 않는 용맹 정진으로 일체의 불ㆍ여래를 공양하게 되었으며, 모두 용맹발기(勇猛發起)하여 마침내 불퇴전의 경지를 취하게 되었으며, 모두 대비(大悲)가 현전(現前)함을 얻었으며, 모두 자성이 청정한 깊은 마음의 해탈을 얻었으며, 모두 온갖 의심과 후회와 계취번뇌(戒取煩惱)를 여의게 되었으며, 모두 과거의 부처님들께서 신력으로 가호하심을 얻었다.
다시 한량없는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가 있었으며, 다시 삼천대천세계에는 큰 위덕을 갖춘 아래위의 뛰어난 여러 천(天)과 천왕(天王)들이 있었으며, 용(龍)과 용왕들, 야차(夜叉)와 야차 왕들, 건달바(乾闥婆)와 건달바 왕들, 아수라(阿修羅)와 아수라 왕들, 가루라(迦樓羅)와 가루라 왕들, 긴나라(緊那羅)와 긴나라 왕들, 마후라가(摩睺羅迦)와 마후라가 왕들, 인간 및 인간의 왕들이 있었으니, 그때에 일체의 대중들은 각기 백천만억의 권속을 거느리고 함께 모여 앉아 있었다.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무량 백천만억의 대중들에게 공경히 둘러싸이시고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공덕을 장엄한 승장사자좌(勝藏獅子座)에 앉으시어 가부좌(跏趺坐)를 트시니, 여래의 묘한 색신(色身)은 빛나고 위덕이 있었으며, 그 형상은 뛰어나고도 특이한 빛을 드러내어 일체의 천룡팔부(天龍八部)를 덮었다. 비유컨대 수미산이 대해(大海) 위로 솟아오르면 그 위광(威光)이 뛰어나게 빛나고 드러나서 모든 작은 산들을 덮듯이, 여래ㆍ세존이신 큰 수미왕(須彌王)께서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사자묘좌(師子妙座)에 앉으시니,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을 내며 드러나서 모든 대중을 덮는 것 역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초생달의
광륜(光輪)이 점점 커져서 달이 꽉 차기에 이르면 그 광명이 뛰어난 빛을 내며 드러나서 일체의 별[星宿]들이 내는 광명을 압도하는 것과 같으니, 여래ㆍ세존께서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묘한 사자좌에 앉으시니,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뛰어나게 드러나 일체의 천인 대중을 덮어 가림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허공이 청정하여 때가 없고 일체 구름과 티끌의 더러움을 여의었을 때 그 가운데서 해가 큰 광명을 놓으면 그 광명이 뛰어나게 빛나고 드러나서 온갖 반딧불의 광명을 빼앗아 모두 나타나지 못하게 하듯이, 여래라는 해[日輪]가 백천만 가지 복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면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나고 드러나서 일체의 석제환인(釋提桓因)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의 광명을 비추어 가림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어두운 밤에 높은 산 위에서 큰 불[火輪]을 피우면 그 광명은 뛰어나게 빛나고 드러나서 모두가 볼 수 있듯이, 여래라는 산불[山火]이 백천만 가지 복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면 그 광명은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나고 드러나서 인연 있는 이라면 모두 보게 됨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모든 짐승의 왕인 사자가 깊은 산에 있으면 그 위력이 뛰어나게 빛나고 드러나서 모든 벌레와 짐승들을 항복받듯이, 제법의 왕인 여래라는 사자가 백천만 가지 복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면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나고 드러나서 일체 외도나 다른 견해의 중생들을 항복받음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티끌을 여읜 여덟 모[楞]의 마니 여의보배[摩尼如意寶] 구슬을 높은 당기[幢] 위에 두면 큰 광명을 내어 중생들이 원하는 대로 비를 내려 소원을 채워 주며 그 광명은 뛰어난 빛을 내고 드러나서 시방을 두루 비추듯이,
여래라는 마니가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시니, 대지혜의 밝은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을 내고 드러나서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 중생들의 소원을 채워 줌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자재로운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위덕이 뛰어난 빛을 내며 드러나서 4천하를 두루 항복받되 어느 누구도 능히 대적하는 자가 없듯이, 여래ㆍ세존이라는 전법륜왕(轉法輪王)이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시면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을 내며 드러나 온갖 마군[魔]과 원적을 항복받음도 또한 이와 같았다.
다시 비유컨대 마치 석제환인이 제석천의 보배인 마니ㆍ영락을 목에 걸고 모든 하늘의 중앙인 선법당(善法堂)에 있으면 그 위덕이 뛰어난 빛을 내며 드러나서 모든 하늘 대중을 항복받듯이, 여래라는 제석께서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사자좌에 앉으면 그 위광이 뛰어나고도 특이하게 빛을 내며 드러나서 모든 천인(天人)들을 덮어 버림도 또한 이와 같았다.
2. 문의품(問疑品)
그때에 성자(聖者)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은 한량없는 대중이 구름같이 모여든 것을 보고, 또한 불ㆍ세존께서 매우 뛰어나고 묘하며 희유한 상(相)을 나타내심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먼저 이 같은 상을 시현하시는 것일까? 참으로 궁금하니 마땅히 지금 여쭈어 보아야 하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여래ㆍ세존께서 백천만 가지 복덕으로 장엄된 사자묘좌에 앉으시니, 그 위광이 뛰어나시고도 특이하게 빛을 내고 드러나며, 이렇듯 한량없는 대중이 모여드는 일은 가히 만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걷어 올리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는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게송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세존께서는 10력(力)의 영웅이시니
하늘과 인간의 모든 세간이나
삼계(三界)에 동등한 이 없거늘
초월할 이 어디 있으리.
비유컨대 마치 수미왕(須彌王)이
큰 바다와 작은 산을 뛰어넘어
깊고 견고하여 기울지 않으면
모든 하늘은 평온을 얻듯이
여래라는 수미왕은
성스런 생사의 바다를 초월해
공덕으로 머물고 안주하시니
가히 움직일 이 없네.
공덕의 수미신(須彌身)은
뚜렷이 세간을 뛰어넘으니
일체는 여래에 의지하여
평온히 열반에 머무르네.
마치 허공에 막힘이 없어
보름달이 홀로 밝게 빛나면
일체의 별들이 내는 빛은
숨어 드러나지 못함과 같네.
여래께서는 10력이 청정하시어
지혜의 달빛 명랑하니
신통 있는 제자의 무리
마치 별들의 반짝임 같네.
비유컨대 밝은 태양이
모든 세간 비추어
온갖 어두움 소멸하면
작은 광명 드러나지 못하듯
여래라는 지혜의 태양은
세간의 암흑 비추어 제거하니
모든 범왕들의 광채는
숨어 드러나지 못하네.
비유컨대 밤중에 불을 붙여서
높은 산머리에 놓아두면
자체가 밝고 청정하기에
시방의 어두움 모두 보듯이.
여래의 크고 밝은 불
지혜의 산 위에 높이 드러나
번뇌의 암흑세계 비추니
법성이 열리어 드러나네.
비유컨대 마치 사자 왕은
용맹해 모든 짐승 누르나
성난 모습 꾸미지 않아도
온갖 짐승 항복함과 같이
여래 사자 왕께서는
무외(無畏)와 힘 구족하시니
그 자비로운 마음에
외도들 저절로 항복한다네.
비유컨대 마치 마니 구슬이
빛을 놓아 세간 비추면
중생들 소원 따라
온갖 비로 그득히 채우듯이
여래의 마니 구슬이
지혜의 당기에서 멀리 비치면
능히 큰 법비[法雨]를 내리어
중생들의 소원을 그득히 채워 주네.
비유컨대 마치 전륜왕은
7보의 복이 구족되어
4천하 어디를 가나
원수가 친한 맘을 내듯이
여래라는 전륜왕께서는
10력의 보배를 구족하시고
네 마군의 무리를 포섭하시니
모두 여래의 길에 귀의한다네.
비유컨대 제석왕(帝釋王)은
삼십삼천의 주인이어서
바른 선법당(善法堂)을 펴면
모든 하늘이 기꺼이 받듯이
여래라는 하늘의 제석(帝釋)은
삼계의 큰 법왕이시기에
자심(慈心)으로 모든 세상 보시려
열반의 법당에 앉으시네.
대자비의 구름을 일으키고
감로법(甘露法)의 비를 내리시니
하늘과 인간이 기꺼이 받아
위없는 도를 닦고 행하네.
그때에 성자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는 합장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대중들을 위하여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菩薩行方便境界舊迅法門)』을 설해 주옵소서. 이 경을 들음으로써 위없는 대승을 믿고 즐기는 선근 중생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낼 것입니다. 그리고 소승을 믿는 좁고 못난 중생도 또한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낼 것이며, 이미 위없는 큰마음을 낸 중생은 능히 보리의 마음을 자라게 할 것이며, 모든 좁고 못난 행을 하는 미숙한 견해[小見]의 중생들은 능히 큰 행을 일으킬 것이며, 도에서 물러난 중생은 능히 큰 보리의 도로 나아갈 것이며, 그로써 보리의 뛰어난 도를 취한 중생은 능히 여래의 지혜로 장엄된 깊고 비밀한 법 가운데로 들어갈 것입니다.”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불(佛)ㆍ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변지(正徧知)에게 있는 믿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깨닫기 어렵고 인식하기 어렵고 헤아리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려운 깊고도 비밀한 법이 있으니, 그 법에 대해 여래께서는 어떠한 뜻에서 설하시는지 일체의 천인은 알지 못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심히 깊고 미묘한 법이니, 만약에 어떤 중생이 삿된 행을 행하는 자라면 그는 이 법을 알지 못하고 이 법을 분별하지도 못하리라. 모든 파계한 자는 이 법을 알지 못하고, 이 법을 인식하지도 못하리라. 소승의 행을 즐기는 자는
이 법을 믿지 못하며, 파괴하는 마음을 가진 자도 이 법을 믿지 못하리라. 삿된 지식에 포섭된 자는 이 법에 들지 못하며, 모든 선지식(善知識)에게 포섭되지 못한 자도 이 법에 들지 못하리라. 모든 부처님께서 주지(住持)하시지 않는 중생은 이 법을 듣지 못하리니, 모든 여래께서 가지(加持)하여 주시는 이를 제외하고는 능히 이 법을 듣거나 능히 이 법을 믿는 일은 없느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시고자 게송을 말씀하셨다.
미묘(美妙)한 소리의 법자(法子)여
능히 나에게 그 일을 물었도다.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으라.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해 말하리라.
중생은 무명에 가리어서
오직 믿음이 있어도 작은 마음이니
이 대승의 가르침을 들으면
믿지 않기에 말하지 않노라.
만약 한량없는 세상에서
과거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선행을 닦는다면
선근이 구족히 익어지리라.
이와 같은 모든 중생은
항상 여래의 가피를 입어
설법을 듣고는 환희심을 내어
분명히 믿고 받아 지니리라.
가령 삿된 지식이라는
독사에 물린 이라면
선지식을 여의었기에
감로법을 듣지 못하리.
모든 뛰어난 법 가운데
방일한 마음을 일으켜
큰 사견(邪見)의 구덩이에 빠지면
말씀을 들어도 믿지 않으리.
중생들의 마음 좁고 못나서
큰 법을 견디어 받지 못하고
듣고는 물러나 믿지 않고서
비방하는 마음만 일으키네.
긴긴 밤을 악도에 떨어져
영원히 불법을 듣지 못하니
그들을 위해 측은한 맘 일으키니
그러므로 쉽사리 말하지 않노라.
그러자 성자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임의 대중은 모두 매우 청정하며, 모든 행을 잘 행하며, 모든 불ㆍ여래를 잘 공양드리고 모든 선지식을 잘 보호하고자 하며, 능히 청정한 믿음의 안목[信眼]을 잘 닦고 모으고 큰 지혜에 잘 들어가 모든 경계를 믿으며, 청정하고 깊은 마음과 곧은 마음을 잘 갖추었습니다. 이 모임의 대중은 모두 능히 모든 경계를 잘 관찰하며, 능히 그 법을 알고
능히 그 법을 분별할 것입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저와 모인 대중들의 듣고자 하는 마음을 위하여 가르침을 설하옵소서.”
그리고는 게송을 말했다.
이 모임의 모든 중생
이미 한량없는 겁 가운데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선근을 가득 심었사오니
이와 같은 중생들은
능히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
법기(法器)를 채우리니
부처님이시여, 이제 속히 설하옵소서.
일체가 모두 한마음으로
천인사(天人師)의 입만을 우러르며
공경히 합장하여 바라보니
목마른 듯 한눈을 팔지 않네.
애타게 우러르는 중생의 마음
원컨대 세존께선 불쌍히 여기시어
크고 묘한 법의 비 뿌려 주시어
선법의 새싹이 돋게 하소서.
제가 이제 여래께 청하오니
위없는 대법왕(大法王)이시여,
원컨대 감로의 문 열어 주시어
가장 뛰어난 법륜을 굴리옵소서.
만약 이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 말씀 듣는다면
능히 위없는 도를 행하여
끝내 열반법에 이르오리다.
3. 일승품(一乘品)
그때에 성자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이 이와 같이 여쭈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하도다, 법왕자여. 훌륭하도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지금 여래ㆍ응공ㆍ정변지에게 보살이 행할 깊고 깊은 법문을 물었구나. 그것은 왜냐하면, 문수사리여, 그대는 모든 법의 실다운 뜻을 보았으며, 현전에 의혹됨이 없어 마침내 지바라밀(智波羅蜜:般若波羅蜜)의 제일가는 저 언덕에 이르렀으며, 한량없는 중생을 이롭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보살의 위없는 도에 들게 하려는 까닭에 이와 같은 법을 물었느니라. 문수사리여, 그대는 또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능히 크게 밝은 등불을 켜서 모든 어두움을 소멸하려는 까닭에 이와 같은 법을 물었느니라. 훌륭하도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해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菩薩行方便境界奮迅法門)』을 말하여 주리라.”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듣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때에 모든 보살 대중도 한마음 한 소리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듣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 법을 연설하고자 하시어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끝내 이 12법을 성취한다면, 그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리라. 어떤 것이 열두 가지인가? 첫째는 자성(自性)으로 대승의 가르침을 믿음이니, 소승의 좁고 못난 마음을 여의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키느니라. 둘째는 자성으로 대비(大悲)를 성취함이니, 모든 맑은 법을 구족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셋째는 곧은 마음으로 근본행을 견고히 함이니, 생사를 싫어하고 저 언덕에 향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넷째는 일체 공덕을 잘 모음이니, 모든 원행(願行)을 닦아 원만히 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다섯째는 능히 모든 부처님께 잘 공양함이니, 모든 맑은 법[白法]을 잘 일으키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여섯째는 몸ㆍ입ㆍ뜻의 업을 청정히 함이니, 모든 악행(惡行)을 여의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일곱째는 모든 삿된 지식을 멀리 여읨이니, 선지식을 가까이하고자 하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여덟째는 법을 듣고 말씀과 같이 수행함이니, 허망하게 중생을 속이지 않으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아홉째는 일체를 이익되게 하고자 하여 자생(資生)을 비축함이니, 탐내지 않고 아끼지 않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째는 모든 부처님의 가호(加護)를 얻음이니, 그로써 일체의 마가(魔加)를 여의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한째는 모든 중생에게 항상 대비심을 일으킴이니, 능히 안팎의
온갖 물건을 버리어 간탐과 질투를 여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두째는 법다운 실천의 힘을 구족함이니, 능히 모든 공덕의 성취를 위하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일컬어 12묘법(妙法)이라 하니, 만약에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12묘법을 성취하면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리라.
선남자여, 다시 열두 종류의 뛰어난 법이 있으니, 보살이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다 하느니라. 무엇이 열두 가지인가? 첫째는 평온한 마음이니, 일체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둘째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니, 다른 악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능히 참고 잘 막아내어 다른 모습을 내지 않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셋째는 대비심(大悲心)이니, 중생들의 크고 무거운 짐을 덜어 주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넷째는 대자심(大慈心)이니, 온갖 나쁜 갈래의 고통을 없애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다섯째는 맑은 마음[淸淨心]이니, 능히 다른 승(乘)에 대하여 기대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여섯째는 물듦이 없는 마음이니, 온갖 번뇌의 혼탁[濁]을 여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일곱째는 광명의 마음이니, 위없는 자성청정한 광명을 구하려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여덟째는 환심(幻心)이니, 능히 모든 법을 알아 마침내 무물(無物)의 경지에 이르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아홉째는 무물심(無物心)이니, 능히 일체는 무소유(無所有)임을 아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째는 견고한 마음이니, 모든 법 가운데서 가히 동요하지 않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한째는 물러나지 않는 마음이니, 능히 모든 법이 끝내 다함을 깨닫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열두째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되 싫은 마음을 내지 않음이니, 말씀과 같이 닦고 행하는 까닭에 보리심을 일으키느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만약에 어떤 중생들이
모든 맑은 법을 닦아서
티 없는 법을 성취하려면
능히 원수지거나 친한 사이에서
연민으로 마음을 적셔 평등히 할지니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보리심을 내었다 하리라.
만약에 어떤 중생들이
이미 한량없는 겁에서부터
악지식(惡知識)을 막아내고
선지식들을 공양하면서
보리의 법문을 보호해 지니고
큰 원행(願行)을 일으키면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보리심을 내었다 하리라.
만약에 어떤 중생들이
과거세를 억념하기를
무량 억 겁의 일에 이르며
견고하기가 태산과 같고
정진하는 마음 게으름이 없어
항상 행하여 쉬지 않으면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보리심을 내었다 하리라.
만약에 어떤 중생들이
모든 삿된 법을 버리고
연민의 마음 구족하면
평온한 마음 성취되리라.
온갖 좋은 업의 갈래를
중생들에게 보여 주고자 하면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보리심을 내었다 하리라.
만약에 어떤 중생들이
뛰어난 지자(智者)들을 보고는
대보리(大菩提)를 염하고
위없는 뛰어난 공덕을 염하며
다른 승(乘) 가운데에서도
마음이 맑고 오염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은
보리심을 내었다 하리라.
보살이 맑은 마음을 얻고
허망한 분별을 여의면
세간과 열반을 관찰하되
평등하여 차별이 없나니
비록 행하여 중생을 교화하나
거울 속 모습을 봄과 같으니
이와 같이 발심한다면
이는 실로 보리심이네.
일체의 티 묻고 번거로운
번뇌의 허물 이미 여의어
청정으로 허공을 안다면
더러움에 물들지 않나니
모든 상이 영원히 적멸하고
언어의 길을 벗어나면
일컬어 청정한 보리심을
만족히 닦았다 하네.
이와 같은 보살들은
머지않아 도량에 앉아
위대한 다라니를 얻고
위없이 뛰어난 변재(辯才) 얻으니
32상(相) 구족하고
80상호(相好)의 몸 갖추어
능히 일체 부처님의
본성 공덕에 머무리라.
“다시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뛰어난 공덕 가운데 머문다면, 열두 가지 보시묘행(布施妙行)이 있어 능히 크게 이익되고 신속히 보리에 이르게 하나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檀波羅蜜:布施波羅蜜)을 닦아야 하느니라. 무엇이 열두 가지인가? 첫째, 보시에 의해 능히 위없는 보리공덕의 이익이 빨리 자라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둘째, 보시에 의해 태어나는 곳마다 재물이 풍족하고 손에서는 항상 다함이 없는 보배가 나오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셋째, 보시에 의해 원하는 바를 따라 제석ㆍ범왕이나 큰 가문에 태어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넷째, 보시에 의해 능히 모든 아끼고 탐내는 마음의 허물을 여의며 모든 유(有)를 버려 원락(願樂)을 일으키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다섯째, 보시에 의해 능히 세간에서 일어나는 탐냄과 오염의 속박을 버리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섯째, 보시에 의해 아귀(餓鬼)의 문을 벗어나 모든 나쁜 갈래를 여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일곱째, 보시에 의해 세간의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물건을 여의고 능히 보리라는 불공(不共)의 물건을 얻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덟째, 보시에 의해 능히 중생의 환희심을 일으키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아홉째, 보시에 의해 능히 안팎을 버리고 부처의 행[佛行]을 실천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째, 보시에 의해 일체의 좋아하는 일에 묶이고 집착되고 때 묻고 해하려는 마음을 여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한째, 보시에 의해 능히 위없는 단바라밀을 가득 채우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두째, 보시에 의해 능히 여래의 가르침을 좇아 소원을
성취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단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일컬어 보살마하살이 열두 가지로 단바라밀을 수행하여 큰 이익을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회향(廻向)한다 하느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거듭 단바라밀을 찬탄하시었다.
위없는 도를 구하려 하면
모든 공덕 닦고 행할 것이요
아끼고 탐내는 마음 부수려면
보시가 최상이요 제일이라네.
불자는 버리는 마음 행해
구걸하는 이 다가오면
능히 기꺼운 마음 내니
일체에 아낌이 없네.
나라와 성(城)과 처자와
천왕(天王)의 지위와
몸과 살과 수족과
머리와 눈과 뇌수까지라도
청정무구의 눈으로 베풀어도
마음은 기꺼워하니
이같이 버리는 마음 행하면
이름이 단바라밀이라네.
일체 여래들께서
모든 공덕 가득 채우시고
뛰어난 열반의 길 구족하심은
모두가 보시로 말미암으니
그러므로 모든 불자는
위없는 도를 구한다면
항상 버리는 마음 닦고
단바라밀을 행해야 한다네.
베풂은 능히 보리를 얻게 하고
세간에 머물지 않게 하나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버리는 마음 행해야 하네.
베풂은 능히 가난과 곤궁 끊게 하고
일곱 가지 재물 풍족케 하니
아끼고 질투하는 마음 다하면
청정한 부처님의 보리법이라네.
베풂에 의해 열 가지 자재
능히 가득 채워 성취하니
그러므로 모든 여래
베풂의 복덕 찬탄하시네.
보살은 이러한 이익 보고
바라밀 이루기 위하여
버리는 마음 닦아
항상 온갖 물건 베풀어야 하리.
“선남자여, 보살에게는 다시 열두 가지 계를 지님으로 얻는 큰 이익이 있으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尸波羅蜜:持戒波羅蜜)을 행해야 하느니라. 무엇이 열두 가지인가? 첫째, 계를 지님으로써 능히 모든 선근을 포섭하게 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둘째, 계를 지님으로써 보살도(菩薩道)에 들어가게 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셋째, 계를 지님으로써 일체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게 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넷째, 계를 지님으로써 능히 일체의 나쁜 갈래를 초월하게 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다섯째, 계를 지님으로써 능히 악도에서 괴로워하는 중생을 건져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섯째, 계를 지님으로써 몸ㆍ말ㆍ뜻의 업이 모든 불ㆍ여래에 의해 나무라는 바가 되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일곱째, 계를 지님으로써 모든 불ㆍ여래께서 항상 찬탄하시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덟째, 계를 지님으로써 능히 모든 세계[有]에 들어가 방일(放逸)하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아홉째, 계를 지님으로써 중생들에게 두려움 없음을 베푸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째, 계를 지님으로써 몸ㆍ말ㆍ뜻의 선업(善業)을 성취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한째, 계를 지님으로써 능히 모든 법 가운데서 수순(隨順)하는 자재를 얻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두째, 계를 지님으로써 첫째가는 피안공덕바라밀의 업을 성취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시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일러 보살마하살이 열두 가지 시바라밀을 수행하여 큰 이익을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고 하느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으로써 거듭 시바라밀을 찬탄하시었다.
모든 생사를 여의고
평온히 열반에 이르려면
일체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계(持戒)가 최상이요 제일이라네.
계는 마치 청량한 못과 같아서
능히 모든 선화(善花)를 낳으며
또한 맹렬한 불길과 같아서
모든 악의 풀[惡草]을 태워 버리네.
계를 잘 지녀 행하는 이는
마치 새가 허공을 나는 것 같아
모든 갈래와 악도 가운데서
생사에 떨어질 것 두렵지 않네.
악도의 큰 독룡(毒龍)이나
무명(無明)의 모든 나찰
맑은 계행 지니는 사람 보면
공경하여 해치려는 마음 버리네.
일체의 여래들께서
평온히 열반에 머물러서
모든 악도를 끊음은
모두 지계(持戒)로 말미암네.
그러므로 불자들이여
위없는 도 구하려 하면
모든 선의 바탕이 되는
지계바라밀을 견고히 해야 하리.
보살은 마땅히 사유하여
계품(戒品) 가운데 잘 머물러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모든 악취의 문 잠궈야 하리.
만약에 맑은 계를 지니려면
마땅히 이우(犛牛)와 같아야 하니
하나의 터럭을 보호하기 위하여
죽음으로 지키고 목숨 아끼지 않네.
이와 같이 모든 업을 보호하면
일컬어 계를 지니는 사람이라 하며
여래께서 항상 찬탄하시니
구하는 바 모두 성취되리라.
능히 맑은 계를 지니는 이
이와 같은 공덕이 있나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맑은 계를 지녀야 하네.
몸ㆍ말ㆍ뜻의 업이 맑으면
어떤 악도 형성되지 않나니
이는 능히 보리에 이르러
일체지(一切智)가 현전하리라.
계를 지니어 방일하지 않으면
선(善)은 모두 견고해지니
법 가운데 자재함을 얻어서
능히 불계(佛戒)를 맑히네.
보살은 맑은 계를 지니어
사물을 보되 원수라거나 친한 이 없나니
모든 중생에게 평등히 마음 쓰면
보는 이 두려운 맘 내지 않으리.
나는 그 경지[彼處]에 머물러
항상 방일치 않고 닦았으니
그런 까닭에 이제야
모든 괴로움의 세계[惡趣] 여의고
여실한 공덕의 경지인
제일의 피안에 이르렀으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맑은 계행 지녀야 하리.
보살이 만약에 부처님의 공덕인
보리를 구하고자 한다면
계를 지님을 이우와 같이 하여
항상 불방일을 생각해야 하리.
이와 같은 모든 보살
일컬어 지혜로운 이라 하니
신속히 피안에 이르러
부처의 과(果)인 보리에 머무르리.
“선남자여, 보살이 이와 같이 모든 법을 수행하고는 다시 열세 가지로 인욕바라밀(羼提波羅蜜:忍辱波羅蜜)을 관찰하고 닦아 큰 이익을 얻으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忍波羅蜜)을 행해야 하느니라. 무엇이 열세 가지인가? 첫째,
인행(忍行)에 의해 모든 번뇌를 견디고 참아 능히 일체 법이 공한 줄을 증득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둘째, 인행에 의해 내가 남에게 손해 당하는 일 있음을 보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셋째, 인행에 의해 중생에게 원수와 친한 이가 있음을 보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넷째, 인행에 의해 내 몸과 남의 몸에서 가히 잃어버림을 보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다섯째, 인행에 의해 마음 상하는 소리나 찬탄하는 말을 들어도 마음이 항상 움직이지 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섯째, 인행에 의해 능히 번뇌의 모든 결박[結使]을 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일곱째, 인행에 의해 능히 성내고 원망하는 모든 결사를 끊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여덟째, 인행에 의해 능히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이루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아홉째, 인행에 의해 능히 나쁜 갈래를 여의고 범천에 태어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째, 인행에 의해 능히 일체의 해를 주는 경계를 초월하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한째, 인행에 의해 능히 진지(盡智)와 무생지(無生智)를 얻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두째, 인행에 의해 능히 일체의 악마의 모든 경계를 항복받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열셋째, 인행에 의해 능히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으로 장엄된 몸을 보는 까닭이니, 보살은 마땅히 인바라밀을 행해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일컬어 보살이 열세 가지로 인바라밀을 관찰하고 닦아 큰 이익을 얻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회향한다고 하느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써 인욕바라밀을
찬탄하시었다.
만약에 중생을 위해
모든 귀의처를 만들어
두려움 없는 마음 내게 하려면
인욕이 최상이요 제일이라네.
능히 인욕을 행하는 이는
보는 이 모두 환희하니
원수진 이가 독한 맘 버리고
모두가 친한 벗으로 여기네.
일체의 여래들께서
평등한 마음 성취하시고
중생들에게 귀의 받음은
모두 인욕을 행한 까닭이네.
그러므로 불자들이여,
위없는 도를 구하여
만물의 의지처가 되려 할진대
마땅히 인욕을 견고히 할지니라.
일체 부처님의 보리에
보살이 머물고자 할진대
마땅히 관찰해야 하나니
법은 공이요 중생은 불가득(不可得)이라네.
이와 같이 인욕행을 행하면
능히 부처님의 공덕을 구족하나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인욕을 닦을지니라.
보살이 만약에 인욕을 닦으면
마땅히 두 가[二邊]를 여의리니
내 몸과 남의 몸을 아니 보거늘
능히 이익 주고 손해 줄 이 있으리.
여래께서는 대자비로
이 같이 보는 일을 찬탄하시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인욕을 닦을지니라.
만약에 진지(盡智)를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려 할진대
두려워 말고 인욕을 닦으면
항상 분별심(分別心) 없으리.
이와 같이 모든 법 관찰하면
인욕바라밀을 성취하나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인욕을 닦을지니라.
여래의 상호신(相好身)을
보살이 장엄하고자 하거나
다시 범천 세계에 태어나서
모든 악도를 떠나고자 하면
즐기어 인욕행을 행하라.
일체가 모두 성취되리니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인욕을 견고히 하라.
인욕의 힘은 가장 높아서
모든 행이 초월하지 못하니
일체의 공덕이
인욕 가운데 머물러 있네.
네 가지 마군[四魔]의 힘도 당하지 못하리니
인욕의 힘으로 능히 제멸해 버리네.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항상 인욕을 닦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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