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3권
대보적경 제3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1. 삼률의회 ③
그때에 존자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사람들이 이 경을 듣고도 세속을 여읠 마음을 내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4법(法)을 성취하면 이 경을 듣고도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4법이라 함은 게으름이 많은 까닭이며, 지은 업이 다른 때에 과보 받을 것을 깊이 믿지 않는 까닭이며, 또한 큰 지옥을 깊이 믿지 않은 까닭이며, 내가 꼭 죽는다는 것을 살펴 믿지 않는 까닭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가섭아, 다시 중생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4법이라 함은 아이가 젊을 때에는 자기의 힘을 믿으며, 욕락에 탐착하며, 술 마시기를 즐겨하며, 밝은 사유관(思惟觀)을 깨달아 알지 못함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가섭아, 만일 비구가 4법을 성취하면 불보리(佛菩提)를 비방하느니라. 4법이라 함은 본래 지어온 악업이 이미 성취된 까닭에 바른 법을 훼방하느니라. 이런 비구는 스스로 착하지 못한 이숙(異熟)의 모든 악업을 드러내지 않는 까닭이며, 비구에게 음욕을 행한 까닭에 그는 화상(和尙)이나 혹은 아사리(阿闍梨)와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는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이런 제자는 스승을 따라 배울 적에도 비방하느니라. 들은 것이 적은 자는 질투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을 훼방하느니라. 비구가 이러한 4법을 성취하므로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가섭아, 만일 한 가지 법이 있으면 사문과 바라문을 얻어 이루리니,
하나라 함은 온갖 법에 마음이 머무름이 없는 것이니라. 이러한 한 가지의 법으로 사문 및 바라문을 이루느니라. 마치 사람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떨어질 적에 대지의 풀․나무․숲이 없다고 하여 오직 허공뿐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숨[出入息]이 곧 막히는 것과 같으니라.
가섭아, 모든 법에 집착한 자도 또한 그러하니라. 만일 눈이란 생각과 또는 눈의 모양[相]에 집착하거나, 귀․코․혀․몸․뜻이란 생각과 뜻이란 모양에 집착하거나, 만일 물질[色]․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에 집착하거나, 정계(淨戒)․다문(多聞)․참괴(慙愧)․경행(經行)․왕래(往來)․보리(菩提)를 얻는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곧 해가 되니 무엇에게 해를 받는가? 탐냄․성냄․어리석음이 그것이니라.
만일 눈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사랑하지 못할 것의 색상(色相)에 집착하는 까닭에 눈의 해침이 되느니라.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못할 것의 모양에 집착하는 까닭에 내지 뜻의 해침이 되느니라. 만일 해를 입으면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 가운데 심한 해침이 되느니라.
무엇을 인연하여 해를 입는가? 생각의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무엇을 생각의 집착이라 하는가? 나라는 생각과 나의 것이라는 생각과 계집이란 생각․사내란 생각․지(地)․수(水)․화(火)․풍(風)이란 생각․백골이라는 생각․무너진다는 생각․푸르뎅뎅하고 어혈진 모양의 생각․피가 번지르르한 생각․색깔이 변한 생각․사지가 여의어 흩어진다는 생각․뛰어난 해탈[勝解脫]이라는 생각․저는 조금 뛰어난 해탈을 얻었다는 생각․이는 조금 거룩한 해탈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한량없는 숙명통[宿住]이 있어 생각을 따라 증득[現證]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내가 생각을 따라 헤아림[想]은 과거와 다르고 현재와 다르지만 ‘나는 과거다, 나는 현재다’라고 하여 모든 법에 생각을 일으키며, 열반이란 생각․내가 열반을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니라.
가섭아, 요컨대
집착이란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생각을 일으키어, 공성(空性) 가운데 일체의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다 사문․바라문을 이룩하는 법이 아니며 사문의 행이 아니며 바라문의 행이 아니니라.
가섭아, 여래가 말하는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마치 허공과 대지와 같으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끝내 내가 허공이라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사문․바라문은 끝내 내가 사문․바라문이라고 이르지 않느니라.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없애는 것도 아닌 것, 이것이 사문․바라문이 되느니라.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밤에 손과 팔을 휘두르고 얼굴과 눈을 흔들면서 말하기를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라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누구를 희롱함이 되느냐?”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스스로를 희롱함입니다. 왜냐하면 그 가운데 희롱할 만한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만일 비구가 아란야(阿蘭若), 혹은 나무 아래 빈집․한데[露地]에 앉아서 이렇게 생각한다. ‘눈이 무상(無常)하다. 귀․코․혀․몸․뜻이 무상하다’ 다시 생각하기를 ‘빛[色]이 무상하다. 소리․냄새․맛․부딪침․법이 또한 무상하다’ 이 생각을 하고는 ‘내가 열반에 나아간다’고 하나니 이런 종류는 스스로 수고로울 뿐, 사문의 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사집(邪執)이 있기 때문이다. 눈의 상[眼相]을 알고는 그 상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나니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상을 알고 내지 뜻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느니라.
‘만일 3처(處)에서 분별해 알고 믿고는 곧 3처에 분별을 내느니라. 만일 모든 견해에 분별을 일으키면 어떻게 능히 마음의 통일된 경지[心一境性]를 얻겠느냐?
가섭아, 매우 깊은 보리는 들어가기 어렵고 나아가기 어려우며 자량(資糧)을 갖추기 어려우니라. 마음의 통일된 경지란 어떤 것을 말함인가? 널리 찾아보아도 한 법도 얻지 못하나니, 말하자면 눈에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귀․코․혀․몸․뜻에 또한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온갖 법에 모두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본성이 이러하여 심성이 나지 않나니 온갖 법에 실다운 것을 얻을 것이 없으므로 저 마음을 얻지 못하느니라.
과거․미래․현재에 얻을 것이 없는 까닭이며 조작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것은 조작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 이것을 조작할 수 없는 것이라 이르느니라. 어찌하여 조작할 것이 없다고 하는가? 새 것이나 묵은 것이나 함께 조작할 것이 없는 것을 조작할 것 없다고 이르느니라. 이 가운데 과거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현재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미래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나니 그 마음에 따라 얻을 것이 없는 것, 이것을 마음의 통일된 경지라 하느니라. 이것을 마음의 수(數)에 든다고 하느니라.”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미래세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있어서 눈 등의 모양에 집착하여 그것을 없애 버린다고 말하면서 모든 온(蘊) 가운데 물(物)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나니 여래께서는 ‘온이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꿈이 실로 있다고 말하나니 그 까닭은 세간에서 꿈이 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꿈이 없었다면 우리들이 꿈이란 것이 있다고 드러내 보이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잠자고 꿈꿀 적에 꿈이란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렇다. 온에 인연함이 있으므로 꿈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온이 없다면 온을 말하여 꿈과 같다고 말하지 않으리라. 저 어리석은 사람은 꿈이 실로 있다고 하므로 이 경을 듣고는 비방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니들이 시주 집에서 망령되게 ‘내가 아라한의 과를 얻었다’하며, 혹은 옅은 지혜로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우바새․우바이 등이 경(經)․율(律)을 들으면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가섭아, 그때에 만일 어떤 비구가 20년․30년 동안 조용한 절에서 부지런히 공부하다가 불법을 위하여 처음 믿는 우바새 곁에 가서 오직 빈말로 서로 서로 주장하되 공(空)․공(空)을 말하므로 ‘내가 이미 알았다. 내가 이미 알았다’고 하느니라. 혹 어떤 비구가 이 경을 듣고 서로 향하여 이야기하거든 어떤 사람이 듣고 문득 겁내어 말하기를 ‘저 재가(在家)나 출가인들은 마땅히 가까이할 것이 아니요, 멀리 여윌 것이다. 그들은 교사(敎師)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알 만한 사람은 서로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느니라. 다시 매우 깊은 법을 연설하는 이가 있으면 여러 재가․출가인들에게 버림받고 천히 여김이 되느니라. 왜냐하면 내가 오늘에 거룩한 범행(梵行)을 말하더라도 오히려 아는 자가 적으니 하물며 미래세는 조금 아는 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설법하는 비구 천명 가운데 능히 사실대로 알고 믿어 들어오는 자는 하나도 있기 어려우며, 내지 이천 명이라도 또한 그러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은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나니 하물며 잘 알겠는가?
가섭아, 그때에는 재가와 출가인이 같이 교훈을 가볍게 여기느니라. 만일 비구가 부지런히 정진하여 불선법을 줄게 하고 선법을 늘게 하기 위하여 밤과 새벽으로 잠을 많이 줄이고 정진하여 닦으면 다른 사람에게 흉잡히고 버림받게 되며, 혹 목숨을 끊으며, 이런 경을 훼손하여 없애리니 법을 지니는
비구도 다 없어지리라. 그 가운데 슬기롭고 물듦 없이 법을 잘 아는 자는 마땅히 깊은 마음으로 공경하여 함께 모여 조용한 절에 머무르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착한 법은
제일의와 서로 맞나니
온(蘊)은 견실(堅實)함 없어
마땅히 꿈과 같다 관찰하라.
그때의 비구들은
투쟁심이 많아서
높고 낮음을 가림 없이
오직 빈 명목만 있느니라.
비구가 말하는 것은
세속도 그렇게 말하리니
이와 같은 교법은
도(道)․속(俗)의 말도 같도다.
비구가 속인에게 말하기를
‘네가 법 닦는 것이 희유하도다
이것을 불보리라 이르나니
이미 초지과(初地果)를 발하였다’고 한다.
그는 마음으로 법을 보았다 하고
재가(在家)를 가까이하며
비구를 받들어 보시하여
최상의 공양을 바치느니라.
이런 비구의 말과 같이
틀림없이 다 참되다 하며
그와 더불어 서로 친하여
‘나도 능히 법을 보았다’하리라.
그때에 태어나는 이는
보시를 위해 집을 떠나서
바른 법에 머물지 않고
보리를 헐어 부수며 말하리라.
‘나는 너에게 도를 보인 자이니
나를 친하고 다른 이는 가까이 말라.
오래지 않아 너의 얻음도
또한 나의 얻음 같으리라.
이 가장 적정(寂靜)한 지위는
너에게만 서로 말할지언정
여러 대중에게 말하면
나의 교법을 파괴하리라.’
마치 촌락을 겁탈하는 도둑이
흉험한 마음을 품고
모든 국성(國城)과
큰 부락을 파괴하듯이.
비구도 그러하여
지혜 없고 어리석음 많아
슬기가 적으므로 온갖 허물 일으켜
목숨에 집착해 자주 6취(趣)에 드나니.
내가 말한 교법을 여의고
모든 사견(邪見)에 의지하여
이것이 아라한(阿羅漢)이라 말하나니
다 증상만(增上慢)을 지님이니라.
큰 화합중(和合衆)이 모인
모든 비구들 앞에서
자기의 지혜와 명예를 말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도 얻기 어려우니라.
혹 어떤 비구가
여실(如實)의 도에 머무르면
그를 악지식[惡名聞]이라 비방하며
불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법왕(法王)의 큰 보리도
그때에 비방을 받나니
하늘 무리가 걱정하고 슬퍼하여
서로 향하여 눈물을 뿌리며,
저 신심(信心)의 하늘에 대하여
몸을 스스로 땅에 던지며
이 석사자(釋師子)의
위없는 법의 수레 쓰러짐을 보고
‘거룩하셔라 부처님이시여
장하여라 말씀하신 법문이여
기특하셔라 복전승(福田僧)이시여
부처님이 사랑하는 아들이로다.
우리들이 다시는 법왕께서
말씀하신 법을 듣지 못하고
모니(牟尼)께서 이에 열반에 드시매
지각없이 미혹할 뿐이라’ 하리라.
지거천(地居天)이 뒤를 이어
큰 목소리를 떨치어
모든 하늘에게 외치기를
‘법의 횃불이 장차 꺼지려 하나니,
너희들이 부처님 법 듣더라도
여래를 친근하지 않으면
뒤에 하늘[天]․용(龍)의 몸도 잃으리니
장차 회한(悔恨)만 품으리.
무수한 겁을 지내시면서
나를 위하고 또는 남을 위하여
온갖 괴로움 받으시고
그제야 비로소 부처 되셨네.
모든 부처님께서
온갖 중생들 위하셔서
말씀하신 거룩한 법문이
이제는 장차 멸해 버리고
외도[矯亂人]만 세상에 나타나서
함부로 온갖 죄악을 지어
마군의 무리와 악마가
제 마음대로 사나운 말 하나니
아첨하고 간사하며 우둔한 것이
어리석은 중생들을 광혹(誑惑)하게 하나니
화를 내거나 안 내거나
스승과 그 가르침을 훼방하도다’ 하리.
지거천의 소리를 듣고
위 하늘이 다 슬퍼하며
사람과 사왕천이
다 근심 걱정을 품도다.
야차들이 모두 와서
아타벌저성(阿吒筏底城)에 모여
떨리는 음성을 내면서
슬픈 눈물을 흘리도다.
‘온갖 보배로 꾸민 천궁(天宮)과
성곽의 미묘한 장엄도
다 광채를 잃고
마치 흙무더기 같으리.
국성(國城)이 옛적과 달라졌구나
사랑하고 즐거워할 만하더니
이제 보배의 성을 보니
잠깐도 즐거울 것 없도다’하리.
모든 하늘이 함께
부처님[善逝]의 옛 나라에 나아가서
발 굴러 뛰고 부르짖으며
크게 슬픔과 괴로움에 복받쳐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모든 국성에 나아가 보니
참된 법은 다 멸해 버려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네’하리.
염부제(閻浮提)에 이르러서
법이 죄다 무너짐 보고
모든 출가인을 핍박하면서
소리 내어 부르짖어 울며
훌륭한 성(城)이 7일 동안에
어디나 다 빛을 잃고
하늘도 또한 7일 동안에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면서
‘슬프도다, 대웅존(大雄尊)이시여,
옛적에 친히 받들어 뵈었더니
어찌하여 이제 뵈올 수 없고
말씀도 사라지셨네.
일찍이 사위성(舍衛城)에 계실 적에
가서 뵙고 공경했더니
이제 그 경계 안에서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었네.
부처님이 앉으시던 숲에는
부처님이 일찍이 이곳에서
4제(諦]의 법바퀴 굴리실 적에
우리들도 친히 들었도다.
세간이 도리어 어두워지며
다시 서로 존경치 않으며
이미 온갖 죄의 씨 뿌리어
3악취에 떨어지나니
하늘 무리의 많은 궁전이
이제 다 텅 비었으며
염부주 모든 중생은
그 누가 구제할까?
부처님이 거니시던 곳도
허물어져 잡초만 우거지고
법왕은 이미 가셨으니
세간에 즐거울 것 없네’ 하리라.
삼십삼천의 왕 모임에
제석이 그 가운데 서서
번민하고 걱정하면서
높은 소리로 슬퍼하도다.
모든 도리천의 무리들도
손들어 슬피 애도할 때에
듣자니 동산 가운데서
뒤따라 다 울었다네.
이들 하늘 무리는
항상 부처님을 찬탄하여
‘슬프도다, 부처님께서
언제 다시 법 설하시리’하고 말한다.
감로(甘露)도 먹으려 않고
노래․풍악도 끊어 버리고
이러한 모든 하늘은
근심 속에서 여섯 달을 지냈네.
아수라(阿修羅)는 들었다
설법하는 이 없다는 소식을.
곧 서로 외쳐 부르며
군사 일으켜 도리천을 치자고
염부주 모든 왕들도
불법을 허는 이 많아
아수라는 하늘과 더불어
그때를 타서 서로 싸우네.
많은 비구와
비구니들은
악취 가운데 태어나서
온갖 고통 모두 받으리.
재가(在家)도 온갖 죄 짓고
우바새․우바이도 금계를 헐고
서로서로 악명(惡名)을 날리나니
이 까닭에 괴로운 길에 나리.
여인도 나쁜 짓 하고
다 같이 악도에 드나니
이런 일 일어날 때에
세상 안정되지 못하여
어떤 때엔 촌락으로 떠돌고
혹은 산과 숲에 숨나니.
사람 무리가 많은데
수명이 짧고 빨라
도둑이 일어나고
흉년에 굶주림 많네.
5곡이 여물지 않고
황충(蝗蟲) 등 재앙이 일어나
이러한 기근(飢饉)의 세상에
굶주려 목숨이 지면
곧 다시 아귀(餓鬼)에 태어나
온갖 맵고 씀 받으리.
탑과 절에 시주한 것과
여러 스님에게 베풀어 준 것
그때의 모든 비구가
다 같이 나누어 가지나니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이러한 고통이 일어나리니
재빨리 정근(精勤)하여서
다시 뒤돌아보지 말라.
어리석은 중생들이여,
지혜 없는 사람들이여,
어리석은 짓[業] 이루어지면
바로 저 악취에 떨어지리니
읽고 외우고 말하기를 즐기라.
지혜가 이로부터 늘어나느니라.
사람이 슬기로운 마음 닦으면
재빨리 좋은 곳에 올라가리니
항상 지혜로써 관하여
내가 하듯이 배워 가면
영원히 얽매임 여의고
재빨리 열반에 이르리.
바른 법[正法]이 오래 머물지 않나니
마땅히 굳은 정진(精進)을 발하라.
내가 이미 이렇게 말했으니
재빨리 바른 생각 닦을지니라.
이 현겁(賢劫)이 지나가면
60겁이 차도록
부처님 이름도 못 들으리니
어떻게 신락심(信樂心) 낼 수 있으리.
사람이 서로 만나면
굶주림의 괴로움에 핍박되어
어미와 자식이라도 이 때가 되면
서로의 고기를 먹나니.
이때에는 태어난 자식이
집을 나가도 편안치 않고
자신의 집에 있어도
매우 두렵고 떨리나니.
이런 일 보고 들으면
나고 죽음이 불구덩이 속
그 어떤 슬기로운 사람이
이 속에 애착심 내랴.
무명(無明)이 생(生)의 근본
여인은 애욕의 근본
5온(蘊)은 번뇌의 근본
그러므로 마땅히 괴로움 버려라.
세상에 어리석은 중생은
욕심에 탐착하나니
능히 이 어리석음 여의는 자
재빨리 열반을 얻으리.
이 법을 연설할 때에
나쁜 과보를 만나지 않나니
유루(有漏)의 과(果)의 법은
악취에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온갖 무루(無漏)의 법은
비고 비어 있는 것이 없나니
적정하여 본래 굳건함 없나니
마땅히 재빨리 깨칠지니라.
“다시 가섭아, 만일 어떤 비구나 혹 어떤 중생이 능히 이 제일법을 성취하여 무루법(無漏法)을 구하는 이는 마땅히 이런 말을 하느니라. ‘온갖 법에 마음의 머무름이 없다.’
다시 가섭아, 보살은 마땅히 굳게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을 ‘굳음’이라 하며 어떤 것을 ‘닦아 익힘’이라 하는가? 굳음이라 함은 말하자면 굳은 마음․굳은 정진이니라.
어떤 것을 ‘굳은 마음’이라 하는가? 보살이 생각하되 내지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공양한 연후에 한생각 마음을 내어서 불도를 구하리라. 다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을 지나서 한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리라. 왜냐하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마음을 일으킨 때문이다. 한번 사람의 몸을 얻으며 이렇게 항하 모래 수처럼 많은 사람의 몸으로 비로소 한 구(句)의 법문을 얻어들은 지혜 광명(智慧光明)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큰 이익을 지으리라’고, 마땅히 이와 같은 굳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또 ‘갖가지의 방편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거두어 잡아 갖가지의 고행으로 그 지혜 얻기를 희구(希求)하고 갖가지의 고행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나니 다시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다시 가섭아,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비유를 들겠노라. 이런 비유로 말미암아 슬기로운 사람은 능히 그 말뜻을 깨닫느니라. ‘이러한 갖가지의 행하기 어려운 고행으로 능히 보리를 얻는다면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마땅히 쉬지 않고 닦으리라. 만일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쉬지 않고 닦으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라’고. 마땅히 이러한 굳은 마음을 일으킴으로써 큰 세력이 되어 정책을 삼아서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놓아버리지 않느니라. 이러한 굳은 마음을 발하느니라.
가섭아, 만일 보살이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자는 어떻게 거두어 주는가? 말하자면 옳은 이치[處]에 취하지 않으며 이치 아닌 데[非處]도 취하지 않느니라. 어찌하여 옳은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하지 않는가? 만일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함이 있으면 위없는 깨침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니 옳은 이치와이치 아닌 데에 취하지 않으므로 빨리 위없는
정등각(正等覺)을 얻느니라.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보배를 가지고 보시하는 것과 만일 이러한 경전에 여래가 말한 바를 보리에 수순하여 받아 지니고 믿음으로써 머무르면 그 복이 저것보다 갑절이나 되느니라.
가섭아, 보살이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지만 내지 굳은 마음이란 생각도 얻을 수 없으니, 수행이 쉼이 없느니라.
말한 바 ‘닦아 익힘’이라는 수행에는 몇 가지가 있느냐? 약간의 수행법이 있느니라. 만일 한 생각이라도 일으키면 능히 알아 깨치지 못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저 법은 표시할 수 없는 까닭이니라. 그러나 이 가장 거룩한 법은 말하자면 견고(堅固)한 심성(心性)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 없는 데서 마음을 일으키면
장차 큰 두려움이 있으리라.
내가 응당 이룰 것도 이루지 못하리니
이 일이 어찌하여 그런가?
항상 심사(尋伺)를 일으켜
한쪽 가에 머물러 있으면서
바른 법을 비방하나니
보리를 얻지 못하리로다.
이것은 게으름뱅이의 마음씨요
보리의 참모습이 아니로다.
이 사람 모두를 의심하나니
부처님과 성문(聲聞)까지도
닦지는 않으면서
성현 되기를 바라나니
다만 말만으로는
안락(安樂)의 과보 이룩되지 않으리.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 지니면
능히 넓고 큰 법[廣大法]을 이루나니
오직 마음만으로는
거룩한 결과를 얻지 못하리.
오직 한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할 일을 다 하나니
그것이 기특한 줄을 알거든
부처 되고자 닦을지어다.
“가섭아,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 하고 공양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내가 장차 여래․응공(應供)․정등각을 얻으리라’고 예언할 수 있으리라.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닦는 법이 있으면 능히 보리에 유익하리라. 세 가지라 함은
온갖 지혜를 위하므로 깊이 애락심(愛樂心)을 내며 본래의 하던 짓에 떨어지지 않으며 굳게 5계(戒)를 지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능히 여섯 가지의 법을 이루리라.
어떤 것이 여섯이냐? 말하자면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 나는 곳마다 벙어리나 어눌하거나 귀머거리가 되지 않고 총명한 것, 몸이 단정하고 속히 깊은 믿음을 얻는 것, 매우 깊은 법에 두려운 마음을 내지 않은 것, 법을 듣는 대로 힘들지 않게 잘 받아 지니는 것, 능히 알아 깨달아도 재빨리 물러남 없는 지위를 얻는 것이니라. 이 6법에서 마땅히 다섯 가지 장애에 굴려짐을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 장애라 함은 말하자면 이간질․거짓말․성냄․질투심․탐욕, 이러한 5법이 장애의 굴려짐이 되느니라.
다시 세 가지의 법을 마땅히 닦아 행해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말하자면 항상 마음을 일으켜 집을 떠나고자 하는 것이며, 계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존중하고 공경하며, 외도로서 설법을 하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마땅히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 만일 배운다면 썩은 풀[蒭草]을 짊어진 것 같으니라. 왜냐하면 불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것을 짊어진다면 곧 집착이 되나니 저 바보와 같은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라.
다시 가섭아, 보살이 또 세 가지의 법을 받아 배울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항상 모든 부처님께 수순하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고 스스로 부지런히 수행하며, 저 중생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닦아 배울지니라.
다시 세 가지의 법을 친근할지니라.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남을 매질[捶打]하지 않으며, 남을 훼방하여 업신여기지 않으며, 공포심을 가진 이에게 두려움 없는 힘을 베푸는 것이니라.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친근할지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열(下劣)한 사람 친하지 말고
정직하지 못한 이 보거든
보는 즉시 멀리 여의라.
마치 독사를 피하듯.
외도 따라 배우지 말고
예경도 말고 멀리 여의라.
마치 사나운 개가
개떼 속에 있는 것을 보듯이.
사견에 집착한 사람에게
배우면 같이 악한 길에 나리니
거룩한 공(空)의 법 듣거든
마땅히 애락심(愛樂心) 내야 한다.
공의 법을 즐기는 비구에게
마땅히 존경심 일으키면
많이 듣는 길을 넓혀가며
날카로운 지혜의 마음 내게 되리.
뛰어난 보리(普提)를 친근하는 이에게
중생은 마땅히 경례하여
부지런히 그 가르침 받으면
얼른 모든 착한 뿌리를 내게 되리.
지혜의 마음 길러 내기를
연꽃이 물에 나 있듯이
들을 만한 법을 많이 들으면
불어날 선(善)은 얼른 불어나리.
지혜의 마음을 길러 내어
능히 온갖 번뇌 끊으며
큰 위덕 두려움 없이
큰 지혜로 정근(精勤)하라.
남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이익을 더 충실하여
세속에 있더라도 마땅히
남 매질하는 일 버릴지니라.
원 세우고 보리 구하며
불법에 물러감 없으면
병 없고 단정한 모습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하리.
만일 자비로운 마음 닦아 익히면
모든 악도 놓아 버리고
삼십삼천 위에 태어나
5욕(欲)으로 스스로 즐기리.
하늘에서 목숨이 다하여도
3악도(惡道)에 떨어짐 없고
이 인간에 태어나되
늘 호귀(豪貴)한 종족의 집
몸과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허물 함이 없으며
하늘․용이 수호할 것이며
법을 따라 올바로 수행하리.
훌륭한 곳에 태어나서
사람들이 애중히 여길세라.
잘 때에도 안온히 잠들고
깨어도 마음 또한 편안하리.
하늘이 항상 옹호할세라
끝내 공포심 없나니
이 넓고 큰 법이
이러한 거룩한 모습 있나니
집에 있거나 혹 집을 나가거나
다시 큰 요익(饒益) 있으면
많은 사람의 착한 뿌리[善根]를
개발시키고 억념(憶念]하게 하나니
겁먹는 자에게 안온을 주어
보리과에 달려 나아가게 하여
다른 신이나 하늘 섬기지 않나니
오직 온갖 지혜를 내어놓고는
이 사람은 정도를 얻어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리.
이러한 모든 착한 뿌리로
3악도를 놓아 버리리.
지혜를 얻고 3명(明)을 얻어
3학(學)을 잘 배우면
지은 공덕과 같이
그에게 으레 경례하리니
홀로 중생의 어른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경례하나니
여래를 예경하는 자는
무리 가운데 최상이 되리.
재가 불자의 위치에서
만일 보리심을 일으킨다면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리니
너와 함께 들을지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한다.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마땅히 세간의 유희와 방일과 서로 물건을 주고받는 것과 좋은 날과 길한 때를 선택하는 일을 여의며, 항상 청렴하여 많이 받아들이는 것을 여의며, 다시 정진하여 배움을 닦고 많이 들을 것이니 보살이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한다.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으니 마땅히 받아 수행해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설법자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 마땅히 설법하는 사람을 권청하는 것, 항상 등촉을 밝히는 것이니, 이 세 가지의 행을 닦아야 한다.
다시 가섭아, 세 가지 짓을 끝내 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세 가지라 함은 그 어머니가 바른 법을 듣거나 비구를 보는 것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아내가 비구를 보거나 바른 법 듣는 것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그 아내에게 길 아닌[非路] 데를 범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법을 끝내 하지 않아야 하니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곧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깨끗한 신심으로
등불을 밝혀 빛나게 하면
그 과보로 티끌이 없어
깨끗한 부처눈 얻으리로다.
이 눈으로 말미암아
알아야 할 모든 법 깨달아 알고
만일 알 것을 깨달아 알면
과거의 법도 알게 되리라.
현재를 아는 것 또한 그러하나
미래는 분별치 않나니
세 가지의 모습이 없지만
이에 두 가지 모습이 있도다.
이 제3의 모습 놓아 버리면
상(相) 있는 것 곧 무상(無相)이라 부르리.
부처님 말씀하신 모든 감관[根]이
다 같이 일의(一義)가 되나니
그러나 법은 근본이 없건만
이곳에 분별을 일으키므로
미묘한 보리를 잃게 되나니
깨끗이 부처 눈 닦은 뒤에는
눈앞에서 온갖 법 증득하리니
이 글[句]이 곧 보리의 경지
위에서 열어 보인 바와 같이
법은 능히 보일 것이 없으며
또한 능히 헐 수도 없나니
모든 법이 허공과 같은 것
그러므로 열어 보여
길잡이[導師]가 이 뜻을 펴나니
재가(在家)를 위하여
‘항상 등촉을 밝히면
부처 눈 얻어 깨달아 알고
저 설법을 끊지 않는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끝내 3악도에 가지 않고
장님의 과보 받지 않으며
능히 항상 남에게 권하여
최승(最勝)의 교법 드날리면
이 착한 뿌리의 힘으로
최상의 법바퀴 굴리게 되리.
만일 사람이 그 어머니가
법 배우는 일을 방해하면
못생긴 여인의 몸 받고
장님․꼽추로 죄보가 많으리.
온갖 빛깔 보지 못하고
또한 소리도 듣지 못하며
캄캄한 곳에 머물게 되나니
마치 박쥐 족속과 같이
아내에게 질투심 내어
법 듣는 일을 방해하면
이곳에서 빨리 목숨이 끊어져서
가장 못난 여인 몸 되어.
노랑 터럭에 퍼런 눈동자
그렇지 않으면 소경 되거나
절름발에 독한 마음 품고
귀머거리에 수다스런 입버릇
이런 종류의 처소에서
온갖 나쁜 몸 받고서
항상 욕정의 인연으로
남편에게 질투심 내나니.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만일 남에게 물건을 베풀 적에 설사 하찮은 차조기나 제호 등 내지 혹 베풀기 어려운 많은 물건이 있을지라도 주인이 청하지 않거든 베풀지 말아야 한다. 남이 집을 나가겠다 거든 그것을 만류하지 말고 출가하지 않은 자는 마땅히 권유하여 출가하게 해야 한다. 여래의 탑묘(塔廟)를 건립함을 보거든 마땅히 도와주되 그 때문에 재물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법은 재가 보살이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남에게 공덕재(功德財)를 베풀거든
이치 아닌 데는 주지 말지니라.
무겁게 하면 곧 죄를 얻나니
베푸는 것을 못 막는 때문,
신자가 나와서 베푸는 앞에
합장하고 엄연히 서라.
그 가운데 심부름꾼이 적어서
스님의 일 돕고자 하거든
마땅히 시주에게 말하라.
모자라는 힘 돕도록 하라고.
음료[水獎]며 국거리거나
나머지 가벼운 물건이라도
시주의 마음 어기지 마라.
남의 원망을 사게 되리니.
만일 출가하려는 자 있거든
혹 자식이거나 친속이거나
보살은 마땅히 그를
붙들어 말리지 말지니라.
원컨대 중생들 안락하기를
원컨대 열반을 증득하기를
나의 좋은 뜻 흔연하게
원컨대 위없는 법[無上法] 말하기를.
그 허물을 알고는
다시는 제 몸 더럽히지 말고
번뇌에 물들어
오래도록 근심하고 탄식하지 말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일을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사내나 계집을 판매하지 말며, 또 남에게 약이 아닌 것을 주지 말며, 만일 그런 짓 하는 자가 있거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내를 팔거나
또한 계집을 팔지 말라.
약이 아닌 것을 남에게 주지 말며
그런 자를 보거든 멀리 여의라.
중생을 괴롭게 한 까닭에
모든 하늘이 꾸짖나니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근심의 화살 맞아 다치리.
오래도록 시름 쌓이고
온갖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며
또한 단명하리니
그런 짓 하지 말지니라.
이 허물과 저 허물도
나는 다 그 원인 밝게 아나니
이제 모든 보살들 위하여
대강 그 일부를 말하였노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마땅히 하지 않아야 할 짓이 있으니, 세 가지라 함은 음녀(淫女)의 집에 들어가지 말며, 중매꾼을 친하지 말며, 도살장 부근에 머물지 말지니, 이러한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지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음녀의 집에 이르지 말라.
부정한 음행을 업으로 하나니
세상 사람의 비난을 받으리라.
하천한 사람을 가까이한 까닭에.
존자가 만일 그것을 알면
당장에 흉보고 나무라리니
병 얻어 몸 해치니
그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리.
사내와 계집 중매하는 자
그런 이는 마땅히 가까이 말라.
남의 딸 꼬여 결혼시키는 이
가까이하면 비난받으리.
소․돼지 잡는 백정의 집에
또한 마땅히 나아가지 말라.
보살․선지식 그 누구든지
다들 그에게 칭찬 않으리.
이러한 깊은 허물과 걱정
여래가 다 잘 알고는
부정(不正)한 행자를 위하여
실답게 내 이제 말하노라.
세존의 가르침을
제자는 능히 알아
이 사람 부처님 앞에
제 갈곳 능히 찾아 나가리.
중생들이 성도(聖道)에 머무른다면
재빨리 열반에 이르게 되리.
부처는 이 사람 위할 것이요
악행자(惡行者) 위하여 말함이 아니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집에 머물러 있어 자기 신명을 관찰하되 손님[過客]과 같이 생각하며, 이미 베푼 물건에 쌓아 놓은 생각을 일으키고 베풀지 않는 것은 멀리 나를 여의기 100유순이나 된 듯이 생각하며, 처자를 위하여 쌓아 두려는 생각을 하지 말지니, 재가 보살이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죽는다는 생각을 항상 닦아라.
내 목숨 머지않아 사라지리.
쌓아 놓은 재물을
유익하게 써서 실다움을 취하라.
재물은 처자를 위함도 아니요
또한 제 몸을 위함도 아니니
재빨리 무너짐 없는 금강신(金剛身)과
공덕의 재산 얻도록 하라.
은근히 불도를 구하여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요익의 문 버리면
항상 온갖 손해 만나리니.
마치 아이들이 희롱하느라고
적게 맛보면 배부르지 않듯이
법의 맛[法味]이 아직 짙지 못하면
믿더라도 도를 감당 못하리.
행을 닦되 용맹스럽지 못하면
도에 가기가 까마득히 멀어라
끊임없이 포교[弘揚]함을
구경법(究竟法)이라 이름하리.
가섭아, 내가 이제
이러한 법문을 말하나니
사람이 능히 알아 깨치면
온갖 지혜라 이름하리.
지혜로 잘 관찰하여
그 몸에 싫증을 내며
항상 바로 생각하여
생각마다 나를 대하듯 해라.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부모가 믿지 않거든 잘 권하여 믿게 하며, 부모가 계를 헐거든 잘 권고하여 계를 지니게 하며, 부모가 간탐하거든 잘 권고하여 버리게 하고,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찬탄하며 남을 위하여 설법하라.
이것이 첫째가는 무상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는 것이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공양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알아서 공양할 것을 공양하고 하지 않을 것은 공양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혀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무상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부지런히 재물을 쌓아 허비하지 아니하고 잃어버리지 않으며 함부로 남에게 주지 않고 값있게 쓰되 정계(淨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과 여러 중생에게 평등하게 보시하며, 같은 도반(道伴)에게 주느니라. 이렇게 제3법을 성취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기 때문에 무상보리에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재가한 보살로서
무상보리를 구하려면
세 가지의 근본 지혜를 기르라.
이것이 최상각(最上覺)이 되리라.
만일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쁜 지혜로 믿음이 없거든
권고해 믿는 마음 나게 하여
그로 하여금 거룩한 법에 머물게 하라.
간탐심 버리고 계에 머물게 하며
슬기롭지 못하면 슬기롭게 가르치라.
항상 이렇게 권고하면
보리의 거룩한 법이 되리라.
동․서․남․북 돌아다니며
설법자를 널리 구하라.
법의 보시로 사람을 가르치면
이로 말미암아 지혜를 더하리.
계를 범한 이를 계에 머물게 하고
믿음 없는 이를 믿게 하고
슬기롭지 못한 이를 슬기롭게 하면
보리에 물러남 없음 얻게 되리라.
만일 슬기로우며 계를 지니고
들은 것 많은 비구를 만나거든
공경하고 친근히 하여
자주 가서 법을 물어라.
재가자는 이 법으로 말미암아
보리에 물러남 없음을 얻으리.
저 거룩한 덕을 지닌 분
들음 많고 지혜를 갖추어
존중할 만한 선지식에겐
살을 베어서 베풀 만하리.
이것은 신심(信心)의 모습
내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믿음이 없이 어떻게
커다란 보리심 낼 수 있으리.
총명하여 뛰어난 일을 보고
재빨리 이익을 얻으면
저 미묘한 법에서
증득하기가 어렵지 않으리.
나와 또한 남에게
이러한 이익됨 알고
세속을 여의려 하면
지혜 더욱 불어나리라.
평소에 부지런히 쌓아 모은
온갖 생활 도구와 재산
계 지니는 이에게 베풀기 위하여
두고두고 저축한 물건
주는 자 다른 말 없고
받는 이 또한 헛된 말 않고
정진으로 이룩된 보시의 공덕
머지않아 여래과(如來果) 얻게 되리.
계 지니는 사람끼리 화합해 살며
용맹스럽게 자비심 닦아
보시로 중생 거두어들이되
이렇게 선후가 다름이 없이
깨끗한 최상의 보시는
아무 것도 바라는 일 없이
금이나 혹은 은이나
있는 대로 보시하지 않음이 없네.
용맹스럽게 일체에 베풀되
숙세부터 닦아 온 단바라밀(檀波羅蜜)
최상승(最上乘)의 깊고도 묘한
거룩한 부처의 도 구해 보자고
법답지 않게
일체 천상․인간 공양치 말고
법답게
한 중생을 공양하여라.
용맹스럽게 법을 구하기 위하여
법으로써 능히 법을 깨달아
슬기롭게 거룩한 도[勝道] 밟으면
무상보리를 얻으리.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성문승(聲聞乘)에서 반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어떤 한 무리[一類]가 3악도를 겁내면서 큰 보리에서 무거운 짐이라는 압박감을 일으키며, 이미 모아 온 착한 뿌리를
오롯이 생각하지 않고 선을 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마음에 장애됨이 있으면 곧 괴롭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이것이 첫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보시를 행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지 않고, 설사 보시를 행하더라도 문득 후회하며 다시 불지혜에 회향(回向)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둘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많이 듣기를 구하지 않고 변변치 않은 착한 뿌리로 빨리 열반에 들게 되나니, 이것이 셋째로 보리를 잃고 빨리 성문승에 나아가서 열반에 드는 것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리심을 일으킨 뒤에는
바른 보살의 도 따르지 않으면
불승(佛乘)을 잃어버리고
성문도에 들게 되리라.
보리를 믿지 않은 마음이거나
게으른 마음으로 얻을 수 없나니
지혜 없고 간탐심 지니면
곧 장애됨 있으리로다.
은혜를 알고 정계(淨戒)에 머무르며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하면
보리를 얻어 어렵지 않으리.
악업을 짓는 것도 이 마음
보시하는 것도 이 마음
중생의 마음이 진실하면
세간의 공덕탑 되지 않으랴.
만일 세 가지 성문법 여의고
마음으로 큰 보리에 나아간다면
세간에 높은 이 되어서
최상의 공양 받을 이 되리니.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보리를 잃어버리고 독각승(獨覺乘)에서 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어떤 한 무리가 비록 큰 보리심을 냈더라도 법에 인색하거나, 다시 어떤 한 무리가 고용한 각(覺)․관(觀)에 탐착하거나, 또한 세간의 길상(吉相)․흉상(凶相)을 취하며 또 어떤 한 무리가 보리심을 냈더라도
게으름으로 능히 보리 부분법[菩提分法]을 두루 구하지 못하나니, 이 세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낱낱이 다 보리를 잃어버리고 저 독각승에서 열반에 드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바른 법에 인색하여
남 가르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독각(獨覺)의 보리를 얻을지언정
최상의 도는 잃어버리리.
이 세 가지 뜻으로 말미암아
이로움 잃고 온갖 고통 생기나니
이 법을 따라 수행하면
보리의 도를 의혹하리라.
대승법을 생각한다면서
길한 데 나가고 흉한 것 피하면
이것은 바른 믿음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버리게 되리라.
능히 한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진실히 보리에 향하거든
다른 신이나 하늘에 절하지 말라.
오직 부처님 탑묘를 제하고는.
만일 깨끗한 신심이 있다면
다른 하늘을 섬기지 않아도
이것이 최상이 되나니
그 이름 하늘 가운데 하늘.
만일 보리를 즐기거든
다른 하늘을 섬기지 말라.
태어나는 곳마다
육신과 기력[色力]을 다 갖추리.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흑인(黑人)의 몸을 받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여래의 탑에서 그 등불을 가져가거나, 남과 송사하여 화내고 원한 품거나, 다른 검은 사람에게 자기와 관계없는 일로 부질없이 흉보고 나무람이니라. 이 세 가지로 말미암아 검은 몸을 받아 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에다 등불을 밝히는데
그 등불을 가져다 쓰면
그 몸이 검고 어둡거나
마치 까마귀의 터럭과 같으리.
검은 사람을 흉보고 나무라기를
‘나는 희고 네 몸은 검다’고
이렇게 남을 업신여기면
그 몸 검게 받아 나리라.
항상 말을 잘 조심하면
하는 짓 끝내 잘못됨 없으리.
자기의 지은 바 업에 따라
그 업의 그릇대로 받으리.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공장 집[工匠家]에 나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보살이 자신은 능히 5계를 지니는데 만일 친척이 먼 곳에서 와서 더불어 술을 마시거나,
혹 남을 권하여 술을 마시게 하면 장차 저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1법이라 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스스로 범행(梵行)을 닦으면서 남을 중매하여 음욕을 행하면 이런 것을 많이 쌓음으로 말미암아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2법이라 하느니라.
다시 가섭아, 다른 사람이 부지런히 경전을 읽고 외우는 것을 보고서는 집안에서 무슨 큰일을 한다며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또한 읽고 외우는 일을 그만두고 내가 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나니, 이런 업연(業緣)을 쌓아 오므로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3법이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술을 남에게 권하거나
또한 친속에게 주어서
취하고 미치게 하므로
그는 곧 요어장(饒語匠)이 되리라.
칼과 바늘 만들 줄 모르고
다른 기술도 없으면서
오직 앉아 손을 흔들며
화로 앞에서 풀무만 돌리나니.
저는 능히 범행을 닦더라도
남을 위하여 음행을 칭찬하면
이 업이 과보 받을 때
마땅히 요어장이 되리.
칼과 바늘은 만들 줄 모르고
풀무도 또한 돌리지 못하고
오직 긴 쇠망치만 휘둘러
다듬잇돌 앞에서 쇠를 치나니
남으로 하여금 파계하게 하면
이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재빨리 공장 집에 태어나
성품이 미련하고 우둔하리.
처음엔 풀무도 보지 못하고
쇠망치도 보지 못했네.
그 업보가 그렇게 됨이라
온갖 기물만 들부수나니
가섭아, 그 뜻을 잘 방어하고
그 말도 잘 보호하여
언제나 남에게
모든 불선법 가르치지 말라
생사에 윤회하는 괴로움
애욕으로 인하여 더 생기나니
선법은 부지런히 닦고
불선법은 버리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취하므로 찰리[刹帝利] 호족(豪族)의 집에 태어나서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존경하며, 총명하고 재주 있어 게으름이 없나니,
세 가지라 함은 처음 보는 사문․바라문을 만나더라도 곧 신심을 내며, 공양․예경하여 복밭[福田]이라 말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맞이하여 의복․음식․와구(臥具)․의약의 일체 수용품을 공급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제1법을 성취하면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굳게 서원을 세우고 말과 같이 수행하며 마침내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구족계(具足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공양을 드릴 적에 능히 굳은 신심을 가지나니, 이러한 제3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슬기로운 사람은
계 지니고 널리 아는 이 보거든
마땅히 기쁜 마음으로
그를 청하여 맞이할지니라.
그를 청하여 맞이하고는
법대로 공양하되
싫증내거나 뉘우침 없이
베푸는 것이 아낌없네.
이것이 신심의 견고한 법
이것이 가까이 모시는 이[親近侍者]니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여
얻기 어려운 도 빨리 얻으리.
이러한 깊은 신심으로
큰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면
이것이 슬기로운 이의 소행
불도를 얻기 어렵지 않으리.
항상 도를 위하여 산다면
가장 깨끗한 재물을 받아
수승하고 묘한 법을 희구하여
위없는 열반을 증득하리.
장차 호족 가운데 태어나서
얼굴이 매우 단정하고
가장 좋은 의복을 입으며
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부처님의 칭찬하심과 같이
최상승을 닦아 행하여
불승(佛乘)의 맑고 시원한
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이것이 가장 거룩한 과보
그 지은 업과 같이
과보도 또한 그에 맞추어
설사 백․억 겁을 지날지라도
이 업은 끝내 무너지지 않으리.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성취하여 착한 뿌리를 심으면 무상보리를 증득하기까지 끝내 세속의 5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재가 보살이 5계를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향하여 5욕락을 찬양하지 않으며,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하되 여인을 부리지 않으며, 마음먹기를 ‘내가 이제부터 일체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고 무상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5욕락을 받지 않으리라’고 하느니라. 이러한 제1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오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이런 경을 듣고는 깊은 믿음을 내어 열반의 도에 나아가기를 구하느니라. 비록 이런 가르침을 받아 지니더라도 숨겨 버리는 일을 하지 않고 능히 연설하거나 칭찬하면 사람이 듣고는 곧 온갖 나쁜 짓 하는 것을 여의게 되리니, 이 착한 뿌리로 걸림 없는 변재를 얻으며 집착 없는 변재를 얻으리라. 혹 현세에서나 또 목숨을 다할 적에 부처님을 뵙게 되며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나면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5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의 온갖 착한 뿌리를 다 무상보리에 돌리고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부딪침[觸]․법(法)과 재보와 높은 지위 등을 즐기지 않으며, 권속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하염없는 마음[無爲心]․하염없는 과보[無爲業]로 재빨리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러한 제3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5욕을 받지 않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재가 보살로서 5계를 닦되
굳게 지키고 잘 보호하여
여인을 가까이 말고
그리고 싫증을 낼지니라.
이러한 법문을
부지런히 구하여 싫증냄 없이
나쁜 짓 하는 곳일랑
재빨리 놓아 버리라.
온갖 착한 법을
다 보리에 돌리어
이 착한 뿌리로써
재빨리 5욕락 여의라.
항상 훌륭한 지식을 쌓아
중생 위하여 법을 설하여
대자심(大慈心)을 일으키고
무상보리를 구하게 하라.
그러므로 이 법문 듣고
마땅히 착한 마음 내어
오욕락을 가까이 말고
재빨리 법바퀴를 굴리기를.
그때에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이 경전을 무엇이라 부르며 우리들이 이제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이 경은 ‘삼률의를 말함[說三律儀]’이라고 부를 것이며, 또한 ‘보리금계를 선설함[宣說菩提禁戒]’이라 부를 것이며, 또한 ‘같이 온갖 법에 들어감[同入一切諸法]’이라고 부를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존자 마하 가섭과 모든 대중이며 일체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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