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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309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44권

by Kay/케이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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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44

 

 

대방광불화엄경 제44권

우전국(于闐國) 삼장(三藏)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운허 번역

28. 십통품(十通品)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신통이 있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남의 속 아는 신통으로 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중생의 마음이 차별함을 아나니, 이른바 착한 마음ㆍ나쁜 마음ㆍ넓은 마음ㆍ좁은 마음ㆍ큰 마음ㆍ작은 마음ㆍ죽살이 따르는 마음ㆍ죽살이 등지는 마음ㆍ성문의 마음ㆍ성문의 마음ㆍ독각의 마음ㆍ보살의 마음ㆍ성문의 수행하는 마음ㆍ독각의 수행하는 마음ㆍ보살의 수행하는 마음ㆍ하늘 마음ㆍ용의 마음ㆍ야차의 마음ㆍ건달바의 마음ㆍ아수라의 마음ㆍ가루라의 마음ㆍ긴나라의 마음ㆍ마후라가의 마음ㆍ사람의 마음ㆍ사람 아닌 이의 마음ㆍ지옥 마음ㆍ축생 마음ㆍ염마왕 있는 데의 마음ㆍ아귀의 마음ㆍ팔난 중생의 마음ㆍ이와 같이 한량없이 차별한 모든 중생의 마음을 다 분별하여 아느니라.
한 세계와 같이 백 세계ㆍ천 세계ㆍ백천 세계ㆍ백천억 나유타 세계와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세계 가운데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다 분별하여 아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첫째 남의 속을 잘 아는 지혜의 신통[善知他心智神通]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걸림없이 청정한 하늘 눈 신통으로 한량없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중생들이 여기서 죽어 저기 나는 일과 좋은 길, 나쁜 길과 복 받고 죄 받음과 아름답고 추하고 더럽고 깨끗한 여러 종류의 한량없는 중생을 보나니, 이른바 하늘 무리ㆍ용의 무리ㆍ야차의 무리ㆍ건달바 무리ㆍ아수라 무리ㆍ가루라 무리ㆍ긴나라 무리ㆍ마후라가 무리ㆍ사람의 무리ㆍ사람 아닌 무리ㆍ몸이 작은 중생의 무리ㆍ몸이 큰 중생의 무리ㆍ작은 무리ㆍ큰 무리 들이니라.
이러한 가지가지
중생들을 걸림없는 눈으로 모두 분명히 보되, 쌓은 업을 따르고 받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따르고 마음을 따르고 분별을 따르고 소견을 따르고 말을 따르고 원인을 따르고 업을 따르고 반연함을 따르고 일어남을 따라서 모두 보아 잘못이 없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둘째 걸림없는 하늘 눈 지혜의 신통[無礙天眼智神通]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지나간 세상 일을 모두 기억하는 신통으로써, 자기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의 지나간 일을 능히 아느니라.
이른바 어느 곳에 태어나서 이런 이름ㆍ이런 성씨ㆍ이런 종족ㆍ이런 음식ㆍ이런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으며, 비롯이 없는 옛적부터 여러 생사(生死)하는 가운데서 인과 연으로 자라나고 차례차례 계속하여 바퀴돌이하던 갖가지 종류ㆍ갖가지 국토ㆍ갖가지 길과 태어남ㆍ갖가지 형상ㆍ갖가지 업과 행동ㆍ갖가지 결사(結使)ㆍ갖가지 마음ㆍ갖가지 인연과 태어나던 것들을 모두 분명하게 아느니라.
또 그러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 전에 그러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나셨던 그러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을 기억하며, 그 낱낱 부처님의 이러한 명호ㆍ이렇게 나심ㆍ이러한 대중의 모임ㆍ이러한 부모ㆍ이러한 시자ㆍ이러한 성문ㆍ이렇게 가장 나은 두 제자들이 이러한 성시에서 이렇게 출가하던 일과, 또 이렇게 보리수 아래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이러한 곳에서 이런 자리에 앉아서 약간의 경전을 연설하여 그러한 중생들을 이익케 하던 일과, 그러한 세월에 사시면서 이러한 약간의 부처님 일을 하시던 것과, 무여의반 열반(無餘依般涅槃)으로 열반하시던 일과, 반열반한 뒤에 불법이 얼마나 머무른 일들을 모두 기억하느니라.
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이름을 기억하며, 낱낱 이름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계시어서 처음 발심하여
원을 세우고 행을 닦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을 조복하며 대중이 모인 데서 법을 말하던 일과, 얼마나 사시던 일과, 신통 변화와 내지 남음이 없는 열반에 들며 열반하신 뒤에 탑을 조성하고 가지가지를 장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던 일을 모두 다 아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셋째 지나간 일을 아는 지혜의 신통[知過去際劫宿住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를 아는 지혜의 신통으로써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겁을 알며, 낱낱 겁마다 있는 중생들이 죽어서 다시 태어나던 일과, 죽살이가 차례차례 계속하며, 짓는 업과 받는 과보가 착하고 착하지 못하며, 벗어나고 벗어나지 못하며,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하며, 잘못된 삼매와 바른 삼매며, 선근이 번뇌와 함께 있고 선근이 번뇌와 함께 있지 않으며, 선근을 구족하고 선근을 구족하지 못하며, 선근을 거두어 갖고 선근을 거두어 갖지 못하며, 선근을 모으고 선근을 모으지 못하며, 죄를 모으고 죄를 모으지 아니한 이런 것을 다 아느니라.
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오는 세월이 끝나는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겁이 있음을 알며, 낱낱 겁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이름이 있고, 낱낱 이름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여래가 있으며, 낱낱 여래가 처음 발심하여 원을 세우고 행을 닦으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대중이 모인 데서 법을 말하던 일과, 수명이 길고 짧음과, 신통 변화와, 내지 남음이 없는 열반에 들며 열반하신 뒤에 법이 얼마나 머무는 것과, 탑을 조성하고 가지가지로 장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던 일들을 모두 아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넷째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의 겁을 아는 지혜의 신통[知盡未來際劫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걸림없이 청정한 하늘 귀를 성취하여 원만하고
광대하며 끝까지 사무쳐 듣고 막힘을 여의며 분명히 통달하여 걸림이 없으며 구족하게 성취하여 모든 음성을 듣기도 하고 듣지 않기도 하는 데 마음대로 자유로우니라.
불자들이여, 동방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부처님들이 말씀하고 보여 주고 열고 연설하고 나란히 정돈하고 교화하고 조복하고 기억하고 분별하신 바, 깊고 넓고 크고 가지가지 차별한 한량없는 방편과 한량없이 교묘하고 청정한 법들을 모두 받아 지니느니라.
또 그 가운데서 뜻이나 글이나 한 사람이거나 여러 모인 이들을, 그 음성과 그 지혜와 그 통달함과 그 나타냄과 그 조복함과 그 경계와 그 의지함과 그 뛰어나는 길을 그대로 다 기억하여, 잊지 않고 잃지 않고 끊지 않고 물러나지 않고 아득하지 않고 의혹하지 않으며, 다른 이에게 연설하여 깨닫게 하며, 한 글자 한 구절도 잊지 아니하느니라.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서도 역시 그러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다섯째 걸림없이 청정한 하늘 귀로 듣는 지혜의 신통[無礙淸淨天耳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자체 성품이 없는 신통과 지음이 없는 신통ㆍ평등한 신통ㆍ광대한 신통ㆍ한량없는 신통ㆍ의지함이 없는 신통ㆍ생각대로 되는 신통ㆍ일어나는 신통ㆍ일어나지 않는 신통ㆍ물러가지 않는 신통ㆍ끊기지 않는 신통ㆍ깨뜨리지 못하는 신통ㆍ늘어나는 신통ㆍ뜻대로 나아가는 신통에 머무르면 이 보살은 아무리 먼 세계에 있는 부처님 이름도 듣나니, 이른바 수없는 세계ㆍ한량없는 세계와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부처님 이름들이며, 그 이름을 듣고는 자기의 몸이 그 부처님 세계에 있음을 보게 되느니라.
저 여러 세계가 잦혀 있기도 하고 엎어져 있기도 하여 각각 형상과 각각 방소와 각각 차별한 것이 그지없고 걸림이 없으며, 갖가지 국토와 갖가지 시간에 한량없는 공덕으로 제각기 장엄하였는데, 여러 여래께서 그 가운데 나타나시어 신통 변화를 부리시고 이름을 일컫는 것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어서 제각기 같지 아니한 이들을 이 보살이 한 번
이름을 듣고는, 본처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 몸이 저 부처님들의 세계에 있어서 예배하고 존중하고 섬기고 공양함을 보며, 보살의 법을 묻고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가며, 그 부처님의 국토와 도량에 모인 대중과 말씀하는 법을 모두 통달하여도 끝까지 집착함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를 지나 티끌 수 겁 동안에 시방을 두루 다녀도 가는 데가 없지마는, 그러나 세계에 나아가서 부처님을 뵈옵고 법음을 듣고 도를 행함이 끊기지도 않고 폐하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고달프지도 않으며, 보살의 행을 닦고 큰 서원을 이루는 일이 모두 구족하여 물러가지 않나니, 여래의 광대한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까닭이니라.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여섯째 자체 성품이 없고 동작이 없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이르는 지혜의 신통[無體性無動作往一切佛刹智神通]에 머무는 것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일체 중생의 말을 잘 분별하는 지혜의 신통으로써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갖가지 말을 아나니, 이른바 성인의 말, 성인 아닌 이의 말, 하늘의 말, 용의 말. 야차의 말과 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들의 말과,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중생의 말로 제각기 표현하고 갖가지 차별한 것을 모두 다 아느니라.
이 보살은 들어가는 세계마다 그 안에 있는 일체 중생의 성품과 욕망을 알며, 그 성품이나 욕망과 같이 내는 말을 모두 잘 알아서 의심이 없나니, 마치 햇빛이 나서 여러 가지 빛을 비추면 눈이 있는 이는 다 보게 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말을 잘 분별하는 지혜로써 모든 말 구름[言辭雲]에 깊이 들어가면 온갖 말을 모든 세간 사람들로 하여금 다 알게 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일곱째 모든 말을 잘 분별하는 지혜의 신통[善分別一切言辭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아승기 육신의 장엄을 내는 지혜 신통으로써 온갖 법이 빛을 여의었으므로 차별한 모양이 없고 가지가지 모양이 없고 한량없는 모양이 없고 분별하는 모양이 없고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흰 모양이 없음을 아느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법계에 들어가서 몸을 나타내어 가지각색 빛을 짓나니, 이른바 그지없는 빛ㆍ한량없는 빛ㆍ청정한 빛ㆍ장엄한 빛ㆍ두루한 빛ㆍ비길 데 없는 빛ㆍ두루 비치는 빛ㆍ더욱 느는 빛ㆍ어기지 않는 빛ㆍ여러 모양 갖춘 빛ㆍ나쁜 것을 여읜 빛ㆍ큰 위엄 있는 빛ㆍ존중한 빛ㆍ다하지 않는 빛ㆍ여럿이 섞인 빛ㆍ매우 단정한 빛ㆍ헤아릴 수 없는 빛ㆍ잘 수호하는 빛ㆍ성숙케 하는 빛ㆍ교화하는 이를 따르는 빛ㆍ장애가 없는 빛ㆍ밝게 사무치는 빛ㆍ때가 없는 빛ㆍ매우 깨끗한 빛ㆍ매우 용맹한 빛ㆍ부사의한 방편 빛ㆍ깨뜨릴 수 없는 빛이니라.
또 티가 없는 빛ㆍ막힘이 없는 빛ㆍ잘 머무르는 빛ㆍ묘하게 장엄한 빛ㆍ형상이 단정한 빛ㆍ가지가지로 잘생긴 빛ㆍ크게 존귀한 빛ㆍ묘한 경계의 빛ㆍ잘 갈아 맑은 빛ㆍ청정하고 깊은 마음의 빛ㆍ찬란하게 밝은 빛ㆍ가장 광대한 빛ㆍ끊어지지 않는 빛ㆍ의지한 데 없는 빛ㆍ비등할 이 없는 빛ㆍ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 가득한 빛ㆍ늘어나는 빛ㆍ견고하게 거두어 주는 빛ㆍ가장 훌륭한 공덕 빛ㆍ마음에 좋아함을 따르는 빛ㆍ깨끗하게 아는 빛ㆍ여러 가지 묘한 것을 모은 빛ㆍ잘 결정한 빛ㆍ막힘이 없는 빛ㆍ허공처럼 깨끗한 빛ㆍ청정하여 사랑스러운 빛이니라.
또 모든 티끌 여읜 빛ㆍ일컬을 수 없는 빛ㆍ묘하게 보는 빛ㆍ두루 보는 빛ㆍ때를 따라 나타나는 빛ㆍ고요한 빛ㆍ탐욕을 여읜 빛ㆍ참된 복밭 빛ㆍ편안케 하는 빛ㆍ두려움을 여의는 빛ㆍ어리석은 행을 여의는 빛ㆍ지혜가 용맹한 빛ㆍ형상이 걸림없는 빛ㆍ널리 다니는 빛ㆍ마음이 의지한 데 없는 빛ㆍ크게 인자함으로 일으킨 빛ㆍ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나타낸 빛ㆍ평등하게 뛰어난 빛ㆍ복덕을 구족한 빛ㆍ마음대로 생각하는 빛ㆍ그지없이 묘한 보배 빛ㆍ보배 광의 광명한 빛ㆍ중생이 믿고 좋아하는 빛ㆍ온갖 지혜가 앞에 나타나는 빛ㆍ기쁜 눈의
빛ㆍ뭇 보배로 장엄함이 제일가는 빛ㆍ처소가 없는 빛ㆍ자유롭게 나타내는 빛ㆍ가지가지 신통한 빛ㆍ여래의 가문에 태어나는 빛이니라.
또 비유를 초월한 빛ㆍ법계에 두루한 빛ㆍ여럿이 나아가는 빛ㆍ가지가지 빛ㆍ성취하는 빛ㆍ벗어나는 빛ㆍ교화 받을 이 따르는 빛ㆍ위의(威儀)의 빛ㆍ보기에 싫지 않은 빛ㆍ가지가지 깨끗한 빛ㆍ무수한 광명을 놓는 빛ㆍ말할 수 없는 광명이 가지가지 차별한 빛ㆍ생각할 수 없는 향기가 삼계를 초과하는 빛ㆍ헤아릴 수 없는 햇빛이 비치는 빛ㆍ비길 데 없는 달을 나타내는 빛ㆍ한량없고 사랑스로운 꽃 구름 빛ㆍ가지가지 연꽃 타래 구름을 내어 장엄하는 빛ㆍ모든 세간을 초월하는 향기가 널리 풍기는 빛ㆍ온갖 여래장을 내는 빛ㆍ말할 수 없는 음성으로 모든 법을 연설하는 빛ㆍ온갖 보현행을 구족한 빛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빛 없는[無色] 법계에 들어가 이런 여러 가지 색신을 나타내어서, 교화 받을 이로 보게 하고 교화 받을 이로 생각하게 하고 교화 받을 이를 위하여 법 바퀴를 굴리고 교화 받을 이의 때를 따르며 교화 받을 이의 형상을 따르며, 교화 받을 이로 하여금 친근케 하며, 교화 받을 이를 깨닫게 하며, 교화 받을 이를 위하여 갖가지 신통을 일으키고 교화 받을 이를 위하여 갖가지 잘 하는 일을 베푸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고 부지런히 닦아 여덟째 무수한 육신을 성취하는 지혜의 신통[無數色身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을 아는 지혜의 신통으로써 온갖 법이 이름이 없고 성품이 없고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다른 것도 아니고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며, 가지가지도 아니고 가지가지 아닌 것도 아니며, 둘도 아니고 둘 아닌 것도 아니며, 나도 없고 견줄 것도 없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흔들리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진실도 없고 허망도 없으며, 한모양이고 모양이 없기도 하며,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님도 아니며, 시속을 따르지도 않고 시속을 따르지 않기도 않으며, 업도 아니고 업 아닌 것도 아니며, 갚음도 아니고 갚음 아님도 아니며, 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함이 없은 것도 아니며, 제일가는 이치[第一義]도 아니고 제일가는 이치 아님도 아니며, 길도 아니고 길 아님도 아니며, 벗어남도 아니고 벗어나지 않음도 아니며,
한량 있는 것도 아니고 한량없는 것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며, 인으로 난 것도 아니고 인으로 나지 않은 것도 아니며, 결정도 아니고 결정 아님도 아니며, 성취함도 아니고 성취하지 않음도 아니며, 나옴도 아니고 나오지 않음도 아니며, 분별도 아니고 분별 아님도 아니며, 이치와 같음도 아니고 이치와 같지 않음도 아닌 줄을 아느니라.
이 보살이 세속 이치[俗諦]를 취하지도 아니하고 제일가는 이치에 머물지도 아니하며, 모든 법을 분별하지도 않고 문자를 세우지도 아니하며, 모든 법을 분별하지도 않고 글자를 세우지도 않아서 고요한 성품을 따르며, 온갖 서원을 버리지 아니하고 이치를 보고 법을 알며, 법 구름을 펴서 법 비를 내리느니라.
참 모양은 말할 수 없음을 알지마는 방편과 다함 없는 변재로 법을 따르고 뜻을 따라 차례로 연설하면서도, 법에 대하여 말과 변재가 모두 교묘하며, 대자대비가 다 청정하여 일체 문자를 여읜 가운데서 문자를 내어 법과 뜻에 따라서 어기지 아니하고 모든 법이 반연으로 일어나는 것을 말하느니라.
비록 말을 하지마는 집착하지 아니하며, 모든 법을 설하여도 변재가 다하지 않으며, 분별하고 나란히 정돈하여 열어 보이고 지도하며, 법의 성품이 구족하게 나타나서 여럿의 의심을 끊어서 모두 청정케 하며, 비록 중생을 거두어 주나 진실을 버리지 않으며, 둘이 아닌 법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걸림 없는 법문을 항상 연설하며 여러 가지 묘한 음성으로 중생의 마음을 따라 법 비를 널리 내리되 때를 잃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아홉째 온갖 법을 아는 지혜의 신통[一切法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이 사라져 없어지는[滅盡] 삼매 지혜의 신통으로써, 잠깐잠깐 동안에 온갖 법이 사라져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지마는 보살도에서 물러나지도 아니하고 보살의 일을 버리지도 아니하며, 대자대비한 마음을 버리지 않고 바라밀을 닦되 잠깐도 쉬지 않으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관찰하되 게으르지 않으며, 중생 제도하는 서원을 버리지 않고 법 바퀴 굴리는 일을 끊지 않으며, 중생 교화하는 일을 폐하지 않고 부처님께 공양하는 행을 버리지 않느니라.
또 온갖 법에 자재한 문을 버리지 않고 모든 부처님 항상 뵈옴을 버리지 않고 온갖 법문 항상 들음을 버리지 않으며, 온갖 법이 평등하여 걸림없이 자재함을 알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성취하며 모든 훌륭한 원을 다
원만하며, 모든 국토의 차별을 분명히 알고 부처님의 종성에 들어가서 저 언덕에 이르며, 저 여러 세계에서 모든 법을 배워서 법이 모양이 없음을 알며, 온갖 법이 다 인연으로 생겨서 자체와 성품이 없음을 알지마는 세속을 따라서 방편으로 연설하며, 비록 모든 법에 대하여 머무름이 없지마는 중생의 근성과 욕망을 따라서 가지가지 법을 방편으로 연설하느니라.
이 보살이 삼매에 머물 때에는 마음에 좋아함을 따라서 한 겁을 머물기도 하고 백 겁을 머물기도 하며, 천 겁을 머물기도 하고 억 겁을 머물기도 하며, 백억 겁을 머물기도 하고 천억 겁을 머물기도 하며, 백천억 겁을 머물기도 하고 나유타억 겁을 머물기도 하며, 백 나유타억 겁을 머물기도 하고 천 나유타억 겁을 머물기도 하며, 백천 나유타억 겁을 머물기도 하고 수없는 겁을 머물기도 하며, 한량없는 겁을 머물기도 하고 내지 말할 수 없는 겁을 머물기도 하며, 한량없는 겁을 머물기도 하고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겁을 머물기도 하느니라.
보살이 이 온갖 법이 사라져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서 저러한 겁을 지나면서 머물더라도, 몸이 흩어지지도 않고 여위지도 않고 변하여 달라지지도 않으며, 보는 것도 아니고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며, 사라지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고달프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으며 다하지도 아니하느니라.
비록 있는 것이나 없는 것에 모두 하는 일이 없지마는 보살의 일을 이루나니, 이른바 일체 중생을 항상 떠나지 아니하고 교화하고 조복하는 시기를 잃지 않으며, 그들로 하여금 일체 불법을 증장케 하되 보살의 행이 원만케 하며 일체 중생을 이익하기 위하여 신통과 변화가 쉬지 아니하나니, 마치 빛이 모든 곳에 두루 나타나는 것과 같이 삼매에서는 고요하여 변동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이 사라져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는 지혜의 신통[一切法滅盡三昧智神通]이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 열 가지 신통에 머물면 모든 하늘들이 헤아리지 못하며, 일체 중생도 헤아리지 못하며, 일체 성문과 모든 독각과 모든 보살들도 헤아리지 못하며, 이 보살의 몸으로 짓는 업을 헤아릴 수 없으며, 말의 업으로 헤아릴 수 없으며, 삼매의 자유로움을 헤아릴 수 없으며,
지혜의 경계를 헤아릴 수 없나니, 오직 부처님과 이 신통을 얻은 보살을 제하고는 이 사람의 공덕을 말하거나 칭찬하거나 찬탄할 수 없느니라.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신통이니,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 신통에 머무르면 일체 삼세에 걸림없는 지혜의 신통을 얻느니라.”

29. 십인품(十忍品)

그때 보현보살이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인(忍)이 있으니, 만일 이 인을 얻으면 곧 일체 보살의 걸림없는 인에 이르러 온갖 불법이 장애가 없고 다함이 없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음성인(音聲忍)ㆍ따라주는 인[順忍]ㆍ죽살이 없는 지혜의 인[無生法忍]ㆍ요술 같은 인ㆍ아지랑이 같은 인ㆍ꿈 같은 인ㆍ메아리 같은 인ㆍ그림자 같은 인ㆍ허깨비 같은 인ㆍ허공 같은 인이니, 이 열 가지 인은 삼세 부처님들이 이미 말하였고 지금 말하고 장차 말할 것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음성인이라 하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깊이 믿고 깨달아 즐거이 나아가며, 전일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닦아서 편안히 머무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첫째 음성인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따라주는 인이라 하는가. 모든 법을 생각하고 관찰하며, 평등하고 어김없이 따라서 알며, 마음을 청정케 하고 바로 머물러 닦으며 나아가 성취함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둘째 따라주는 인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죽살이 없는 지혜의 인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조그만 법이 나는 것도 보지 않고 조그만 법이 사라지는 것도 보지 않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나지 않으면 사라짐이 없고, 사라짐이 없으면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으면 때를 여의고, 때를 여의면 차별이 없고, 차별이 없으면 처소가 없고, 처소가 없으면 고요하고, 고요하면 탐욕을 여의고, 탐욕을 여의면 지을 것이 없고, 지을 것이 없으면 소원이 없고, 소원이 없으면 머물 것이 없고,
머물 것이 없으면 가고 옴이 없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셋째 죽살이 없는 지혜의 인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요술 같은 인[如幻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이 모두 요술과 같아서 인연으로 생기는 줄을 알고, 한 법에서 여러 법을 이해하며 여러 법에서 한 법을 이해하느니라.
이 보살이 모든 법이 요술 같음을 알고 국토를 분명히 알며, 중생을 분명히 알며, 법계를 분명히 알며, 세간이 평등함을 알며, 부처님 나타나심이 평등함을 알며, 삼세가 평등함을 알고,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성취하느니라.
마치 요술이 코끼리도 아니고 말도 아니고 수레도 아니고 보행도 아니며, 남자도 아니고 여인도 아니고 동남도 아니고 동녀도 아니며, 나무도 아니고 잎도 아니고 꽃도 아니고 열매도 아니며, 지대(地大)도 아니고 수대도 아니고 화대도 아니고 풍대도 아니며,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니고 해도 아니고 달도 아니며, 반달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일 년도 아니고 백 년도 아니며, 한 겁도 아니고 여러 겁도 아니며, 선정도 아니고 산란도 아니고, 순일함도 아니고 섞임도 아니며,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고, 넓은 것도 아니고 좁은 것도 아니며,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며 한량 있는 것도 아니고 한량없는 것도 아니며, 굵은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며, 모든 여러 가지 물건이 아닌 것과 같으니라.
가지가지가 요술이 아니고 요술도 가지가지가 아니지마는, 그래도 요술로 인하여 가지가지 차별한 것을 나타내느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이 요술과 같음을 관찰하나니, 업의 세간과 번뇌의 세간과 국토의 세간과 법의 세간과 때의 세간과 길[趣]의 세간과 이룩하는 세간과 무너지는 세간과 운동하는 세간과 만드는[造作] 세간 들이니라.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요술과 같음을 관찰할 때에 중생의 남을 보지 않고 중생의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국토의 생김을 보지 않고 국토의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모든 법이 남을 보지 않고 모든 법이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과거가 분별할 수 있음을 보지 않고 미래가 일어남을 보지 않고 현재가 한 생각에 머물렀음을 보지 않으며, 보리를 관찰하지 않고 보리를 분별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나심을 보지 않고 부처님께서 열반하심을 보지 않으며, 큰 서원에 머무름을 보지 않고 바른 지위에 들어감을 보지 아니하여 평등한 성품에서 벗어나지 않느니라.
이 보살이 비록 부처님 국토를 성취하나
국토가 차별없음을 알며 중생 세계를 성취하나 중생이 차별 없음을 알며, 비록 법계를 두루 관찰하나 법의 성품에 머물러서 고요하고 동하지 않으며, 비록 삼세가 평등함을 통달하나 삼세의 법을 분별하는 데 어기지 않으며, 비록 온(薀)과 처(處)를 성취하나 의지할 데를 아주 끊었으며, 비록 중생을 제도하나 법계가 평등하여 갖가지 차별이 없음을 알며, 일체 법이 문자를 여의어서 말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항상 법을 말하여 변재가 끊어지지 않으며, 중생 교화하는 일에 집착하지 않으나 자비를 버리지 않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법 바퀴를 굴리며, 과거의 인연을 열어 보이지마는 인연의 성품은 흔들리지 않음을 아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넷째 요술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아지랑이 같은 인[如焰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아지랑이와 같음을 아나니, 마치 아지랑이가 있는 데가 없어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끊어짐도 아니고 항상함도 아니며, 한 빛도 아니고 갖가지 빛도 아니고 빛이 없는 것도 아니니, 오직 세간의 말을 따라서 나타내어 보이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실상과 같이 관하여 모든 법을 알고 현재에 모든 것을 증득하여 원만케 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다섯째 아지랑이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꿈 같은 인[如夢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꿈과 같음을 아나니, 마치 꿈은 세간도 아니고 세간을 여읨도 아니며, 욕심 세계도 아니고 형상 세계도 아니고 무형 세계도 아니며,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물든 것도 아니고 깨끗한 것도 아니지마는 나타내어 보임이 있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일체 세간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아나니, 달라짐이 없는 까닭이며 꿈의 제 성품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집착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성품을 여읜 것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본 성품과 같은 까닭이며 꿈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까닭이며 꿈이 차별이 없음과 같은 까닭이며 꿈이 생각으로 분별함과 같은 까닭이며 꿈을 깨었을 때와 같은 까닭이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여섯째 꿈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메아리 같은 인[女響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법의 성품을 관찰하고 배워서 성취하여 저 언덕에 이르며, 일체 음성이 메아리 같아서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음을 알고 이렇게 나타내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여래의 음성이 안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밖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안팎에서 나는 것도 아님을 관찰하느니라. 이 음성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안팎에서 나는 것도 아님을 알지마는 교묘한 명구를 나타내어 연설하느니라.
마치 골짜기에서 나는 메아리가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나 법의 성품과 어기지 않고 중생들로 하여금 종류를 따라서 각각 이해하고 닦아 배우는 것이며, 또 제석천왕의 부인 아수라의 딸은 이름을 사지(舍支)라 하는데, 한 가지 음성에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지마는,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이렇게 내는 것과 같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분별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면 교묘하게 종류를 따르는 음성을 성취하여 그지없는 세계에서 법 바퀴를 항상 굴리느니라.
이 보살이 일체 중생을 잘 살펴보고 넓고 긴 혀로 연설하나니, 그 음성이 걸림없이 시방세계에 두루 퍼져 듣는 이의 자격을 따라 각각 음성을 달리 널리 나타내며, 말하며, 묘한 소리가 평등하여 종류를 따라 이해하되 모두 지혜로써 분명히 아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일곱째 메아리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그림자 같은 인[如影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세간에 나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세간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세간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세간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 다니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세간과 같지도 않고 세간과 다르지도 않으며, 세간에 가지도 않고 세간에 가지 않음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며, 보살의 행을 닦음도 아니고 진실하지 않음도 아니며, 모든 부처님을 항상 행하면서도 모든 세간 일을 행하며,
세간 무리를 따르지도 않고 법의 흐름에 머물지도 않느니라.
비유하면 해와 달과 남자와 여인과 집과 산과 숲과 강과 샘물들이 기름이나 물이나 몸이나 보배나 거울 등의 청정한 물상에 그림자를 나타내지마는, 그림자가 기름들과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며, 여읨도 아니고 합함도 아니며, 강물에 흘러 건너가지도 않고 못 속에 빠지지도 않으며, 그 속에 나타나면서 물들지 않느니라.
그러나 중생들은 여기에는 이 그림자가 있음을 알고, 저기에는 이 그림자가 없음을 알며, 먼 데 물상과 가까운 데 물상의 그림자가 나타나지마는, 그림자는 멀거나 가깝지 않은 것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내 몸이나 다른 이의 몸이나 모든 것이 다 지혜의 경계임을 알아서 두 가지 해석을 하여 나와 남이 다르다고 하지 않지마는 자기의 국토와 다른 이의 국토에 각각 다르게 일시에 나타나느니라.
마치 씨앗 속에는 뿌리ㆍ움ㆍ줄기ㆍ마디ㆍ가지ㆍ잎이 없지마는 그런 것을 능히 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둘이 없는 법[無二法]에서 두 가지 모양을 분별하며 교묘한 방편으로 걸림없이 통달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여덟째 그림자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비록 시방세계에 가지 않더라도 모든 세계에 나타나되 여기를 떠나지 않고 저기에 이르지도 않나니, 그림자가 두루 나타나듯이 간 데마다 걸림이 없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차별한 몸을 보되 세간의 굳고 진실한 모양과 같게 하지마는 이 차별도 차별이 아니니, 차별과 차별 아닌 것이 장애가 없느니라.
이 보살은 여래의 종성으로부터 나서 몸과 말과 뜻이 청정하여 걸림이 없으므로 능히 그지없는 몸매와 청정한 몸을 얻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허깨비 같은 인[如化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세간이 모두 허깨비 같음을 아나니, 이른바 일체 중생의 뜻으로 짓는 업이 허깨비니 분별로 생긴 것이며,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이 뒤바뀐 것이 허깨비니 허망한 고집으로 생긴 것이며,
일체 세간의 진실치 아니한 법이 허깨비니 말로 나타난 것이며, 일체 번뇌로 분별함이 허깨비니 생각으로 생긴 것이니라.
또 청정하게 조복함이 허깨비니 분별 없이 나타나는 것이며, 삼세에 변하지 않음[不轉]이 허깨비니 죽살이 없이 평등한 것이며, 보살의 원력이 허깨비니 엄청나게 수행하는 것이며, 여래의 큰 자비가 허깨비니 방편으로 나타난 것이며, 법 바퀴를 굴리는 방편이 허깨비니 지혜와 두려움 없음과 변재로 말하는 것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세간과 출세간이 허깨비인 줄을 아나니, 눈 앞에 증명하여 알고 광대하게 알고 그지없이 알고 사실대로 알고 자유롭게 알고 진실하게 아느니라. 허망한 소견으로 흔들 수 없으며 세상을 따라서 행하여도 잘못되지 않느니라.
비유컨대 허깨비는 마음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마음 법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업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과보를 받지도 않으며, 세간에 나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따라갈 수도 없고 끌어 올 수도 없으며, 오래 있는 것도 아니고 잠깐 있는 것도 아니며, 세간에 다니지도 않고 세간을 떠나지도 않으며, 한 곳에 얽매이지도 않고 여러 곳에 붙지도 않으며, 한량 있는 것도 아니고 한량없는 것도 아니며, 싫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싫어 쉬지 않는 것도 아니며, 범부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며, 물들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지혜 있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으며, 보는 것도 아니고 보지 못함도 아니며, 세간에 의지함도 아니고 법계에 들어가지도 않으며, 영리하지도 않고 우둔하지도 않으며, 가지지도 않고 가지지 않음도 아니며, 생사도 아니고 열반도 아니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니라.
보살이 이와 같은 교묘한 방편으로 세간에 다니면서 보살의 도를 닦으며 세간법을 분명히 알고 몸을 나누어 변화하여 가지마는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고 자기의 몸을 취하지도 않으며, 세간과 몸에 대하여 분별이 없으며, 세간에 머물지도 않고 세간을 떠나지도 않으며, 법에 머물지도 않고 법을 여의지도 않느니라.
본래의 서원이 있으므로 하나의 중생 세계도 버리지 않고 중생 세계를 조복하지 않음도 없으며, 법을 분별하지도 않고 분별하지 않음도 아니며, 법의 성품이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음을 아나니, 비록 있는 것이 없으나 불법을 만족하며, 법이 허깨비와 같아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님을 아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허깨비 같은 인에 머물렀을 적에 모든 부처님의 보리도(菩提道)를 만족하여 중생을 이익케 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아홉째 허깨비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모든 하는 일이 모두 허깨비와 같나니, 마치 변화하여 생긴 사람이 일체 부처님 세계에 의지하여 머무름이 없고 일체 세간에 집착함이 없고 일체 불법에 분별을 내지 않으면서도 부처님 보리에 나아가기를 게을리 아니하고 보살의 행을 닦아 뒤바뀜을 여의며 비록 몸이 없으나 온갖 몸을 나타내고 비록 머무는 데가 없으나 여러 국토에 머물며, 비록 빛깔이 없으나 여러 빛깔을 나타내며, 실상의 짬[實際]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법의 성품을 밝게 비추어 평등하게 원만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법에 의지함이 없으므로 해탈한 이라 하고, 모든 과실을 다 버렸으므로 조복하는 이라 하고, 움직이지도 않고 옮기지도 않으면서 모든 여래의 대중 속에 두루 들어가므로 신통한 이라 하고, 죽살이 없는 법에 교묘함을 얻었으므로 물러감이 없는 이라 하고, 온갖 힘을 갖추어 수미산과 철위산이 장애하지 못하므로 걸림없는 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허공 같은 인[如空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계가 허공과 같음을 아나니 모양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세계가 허공과 같으니 일어남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법이 허공과 같으니 둘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의 행이 허공과 같으니 행할 바가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이 허공과 같으니 분별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의 힘이 허공과 같으니 차별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선정이 허공과 같으니 이제(二際)가 평등한 까닭이며, 일체 법을 말함이 허공과 같으니 말할 수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 몸이 허공과 같으니 집착도 없고 걸림도 없는 까닭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허공과 같은 방편으로 일체 법이 모두 없는 줄을 아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허공과 같은 인의 지혜로 일체 법을 알 때에 허공 같은 몸과 몸으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 같은 말과 말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 같은 뜻과 뜻으로 짓는 업을 얻느니라.
마치 허공에 온갖 법이 의지하지마는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온갖 법의 몸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느니라.

허공을 깨뜨릴 수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지혜와 힘을 깨뜨릴 수 없느니라. 허공이 일체 세간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법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느니라. 허공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나 일체 세간의 나고 없어짐을 유지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향(向)함도 없고 얻음도 없으나 향하고 얻음을 보이어 세간의 수행이 청정케 하느니라.
마치 허공이 방위도 없고 모퉁이도 없으나 그지없는 방위와 모퉁이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업도 없고 과보도 없으나 가지가지 업과 과보를 나타내느니라. 허공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나 가지가지 위의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다님도 아니고 머무름도 아니나 온갖 행을 능히 분별하느니라. 허공이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니나 가지각색 빛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세간 빛도 아니고 출세간 빛도 아니나 온갖 빛을 나타내느니라.
마치 허공이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모든 물건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보살의 행할 바 행을 나타내느니라. 허공이 깨끗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으나 깨끗하고 더러움을 여의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막힌 것도 아니고 막힘이 없는 것도 아니나 막힘과 없음을 여의지도 않느니라. 허공에는 일체 세간이 그 앞에 나타나는 것이고 일체 세간의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이 그 앞에 나타나고 모든 법의 앞에 나타나지 않느니라. 허공이 온갖 것에 두루 들어가도 끝이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온갖 법에 두루 들어가지마는 보살의 마음은 끝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보살의 짓는 일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 닦아 익힌 것과 깨끗하게 장엄한 것과 성취한 것이 모두 평등하여 한 가지 체성(體性)이며 한 가지 맛이며 한 가지 분량(分量)으로서 허공이
청정하여 온갖 곳에 두루한 것과 같이 이렇게 모든 법을 증명하여 알되 모든 법에 분별이 없느니라.
온갖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장엄하며, 온갖 의지한 데 없는 몸을 원만하며, 온갖 방위를 알아 미혹하지 아니하며, 온갖 힘을 갖추어 깨뜨릴 수 없으며, 온갖 그지없는 공덕을 만족하며, 온갖 깊고 깊은 법의 처소에 이르렀으며, 온갖 바라밀의 길을 통달하며, 온갖 금강좌에 두루 앉으며, 온갖 종류를 따르는 음성을 내며, 온갖 세간을 위하여 법 바퀴를 굴리면서 한 번도 때를 잃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째 허공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오는 일이 없는 몸[無來身]을 얻나니 가는 일이 없는 까닭이며, 남이 없는 몸[無生身]을 얻나니 사라짐이 없는 까닭이며, 동하지 않는 몸을 얻나니 깨뜨릴 수 없는 까닭이며, 실제 아닌 몸[不實身]을 얻나니 허망을 여읜 까닭이며, 한 모양인 몸을 얻나니 모양이 없는 까닭이며, 한량없는 몸을 얻나니 부처님 힘이 한량이 없는 까닭이며, 평등한 몸을 얻나니 진여의 모양과 같은 까닭이며, 차별 없는 몸을 얻나니 삼세를 평등하게 보는 까닭이며, 온갖 곳에 이르는 몸을 얻나니 깨끗한 눈으로 평등하게 비추어 장애를 여의는 까닭이며, 탐욕의 짬을 여의는 몸[離欲際身]을 얻나니 일체 법이 모이고 흩어짐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니라.
허공처럼 끝이 없는 몸을 얻나니 복덕광이 그지없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끊임없고 다함 없는 법의 성품이 평등한 변재의 몸을 얻나니 모든 법의 모양이 오직 한 모양이어서 성품이 없음으로 성품을 삼아 허공과 같음을 아는 까닭이며, 한량없고 걸림없는 음성의 몸을 얻나니 장애 없기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모든 교묘함을 구족하여 청정한 보살행의 몸을 얻나니 온갖 곳에서 장애가 없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법 바다가 차례로 계속하는 몸을 얻나니 끊을 수 없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라.
모든 부처님 세계에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나타내는 몸을 얻나니 탐욕과 집착을 여의는 것이 허공처럼 그지없는 까닭이며, 온갖 자재한 법을 나타내어 쉬지 않는 몸을 얻나니 허공 바다와 같이 끝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것이 깨뜨릴 수 없는 견고한 세력이 있는 몸을 얻나니 허공처럼 일체 세간을 맡아 지니는 까닭이며, 모든 근의 날카로움이 금강 같이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는 몸을 얻나니 허공과 같이
모든 겁말의 불[劫火]이 태우지 못하는 까닭이며, 일체 세간을 유지하는 힘의 몸을 얻나니 지혜의 힘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라.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인이라 하느니라.”
이때 보현보살마하살이 그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을 말하였다.

세간의 어떤 사람
보배광 있음을 알고
찾을 수 있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을 내네.

이러한 큰 지혜 있는 보살
참으로 부처님 아들
부처님의 깊고도 깊은
고요한 이치를 듣나니

이 깊은 법 들었을 때
그 마음 편안해지고
놀라지도 무섭지도 않아
두려운 생각 생기지 않고

보살이 보리를 구할 제
이 광대한 음성 듣고
마음이 깨끗하고 견딜 수 있어
조금도 의심 없나니

깊고도 미묘한
이 법문 듣고
온갖 지혜 이루어
삼계의 대도사 될 줄 알며

보살이 이 음성 듣고
그 마음 매우 즐겁고
견고한 뜻을 내어
부처님 법 구하려 하며

보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마음은 점점 조복하고
믿음이 더욱 늘어서
법을 비방치 않으며

이러한 말씀 듣고는
감당할 수 있는 마음
편안히 머물러 동하지 않고
보살의 행을 항상 닦으며

보리를 구하려고
저 길로 향해 나아가
정진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좋은 멍에 버리지 않고

보리에 가는 길 찾아
두려운 마음이 없고
법을 들으면 더욱 용맹해
부처님 공양하여 환희케 하네.

큰 복 받는 사람
황금 항아리 얻어
몸을 꾸미는 데 필요한
장엄거리 만들듯

보살도 역시 그러해
깊은 법문 듣고
생각하고 지혜 늘어서
수순하는 법 닦나니

법이 있어도 따라서 알고
법이 없어도 따라서 알며
저 법이 어떠함을 따라서
그렇게 법을 아나니

깨끗한 마음 이루어
분명히 깨닫고 즐거워
인연으로 생긴 법 알고
용맹하게 닦아 익히며

모든 법 평등하게 보고
그 성품 분명히 알며
부처님 법 어기지 않고
온갖 법 두루 깨닫네.

좋아하는 뜻 항상 견고해
부처의 보리 깨끗이 장엄
수미산처럼 동요치 않고
일심으로 바른 깨달음 구해

꾸준히 노력하여
다시 삼매 닦으며
오랜 세월 부지런히 행해
한 번도 물러나지 않았고

보살의 들어간 법은
부처님의 행하시던 곳
이것을 분명히 알아
게으른 마음이 없고

견줄 데 없는 이의 말씀과 같이
평등하게 모든 법 보면
평등한 인(因) 아닌 것 없어
평등한 지혜 능히 이루리.

부처님의 말씀하신 대로
이 인의 문을 성취하면
법과 같이 분명히 알면서도
법을 분별하지 않으리.


삼십삼천 가운데
있는 하늘 사람들
한 그릇에 밥을 먹지만
먹는 밥 제각기 달라,

제각기 다른 여러 가지 밥
시방에서 오는 것 아니고
그들의 닦은 입으로
저절로 그릇에 담기니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온갖 법 살펴보건대
인과 연으로 생기는 것
나지 않으매 사라짐이 없으며

사라지지 않으매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으매 물들지 않아
세상의 변하는 법에
변함이 없음을 알고

변함이 없으매 처소가 없고
처소가 없으므로 고요하나니
마음이 물들지 않아
중생을 건지려 하네.

부처님 법 오로지 생각해
언제나 산란치 않고
자비와 서원하는 마음
방편으로 세상에 다니며

열 가지 힘 애써 구하여
세상에 있으나 머물지 않고
가는 것 없고 오는 것 없이
방편으로 법을 말하네.

이 인(忍)이 가장 높아서
모든 법 다함이 없고
참 법계에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들어갈 것도 없어

보살들 이 인에 머물면
여러 부처님 두루 뵈오며
같은 때에 수기 받나니
이것을 부처님 직책 받는다고.

삼세 모든 법
고요하고 청정함 알고
중생들을 교화해
좋은 길에 두나니

세간의 갖가지 법
모두 요술과 같아
만일 이렇게 알면
그 마음 동치 않으리.

모든 업 마음에서 생기매
마음이 요술 같다 하지만
이 분별 여읠 수 있으면
여러 길이 없어지나니

마치 요술하는 사람
갖가지 모양 만들어 내어
여럿으로 즐겁게 하지만
필경은 아무것도 없어.
이 세상 그와 같아서
모든 것 요술인 것이니
성품도 없고 나는 것 없지만
가지가지로 빚어내는 것.

중생들을 건지어
요술 같은 법 알게 하지만
중생도 요술과 다를 것 없나니
요술인 줄 알면 중생도 없어

중생이나 국토나
삼세의 모든 법
하나도 남길 것 없이
모두가 요술 같나니

요술을 부려서 남자와 여자
코끼리ㆍ말ㆍ소와 양들과
집과 못과 샘물과
숲과 동산과 꽃을 만들지만

요술로 된 것들 지각이 없고
있는 데도 없어서
끝까지 고요한 것이나
분별을 따라 나타날 뿐.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세간을 두루 보지만
있고 없는 모든 법
요술 같은 줄 알고
중생과 국토들
모두 업으로 생긴 것
요술과 같아진다면
거기에 집착할 것 없으리.

이러하여 교묘함 얻으면
고요하고 실없는 말 없이
걸림없는 자리에 머물러
큰 위엄 두루 나투리라.

용맹한 불자들
묘한 법에 따라 들어가
온갖 생각이
세간에 얽매인 줄 관찰하리니

모든 망상 아지랑이 같아서
중생의 뒤바뀐 소견 내게 하나니
보살은 망상인 줄 분명히 알아
모든 뒤바뀐 생각 여의고

중생들 제각기 달라
형상이 한 가지 아니니
모두 다 망상인 줄 알면
하나도 진실한 것 없고


시방의 중생들
허망한 생각에 덮였으니
뒤바뀐 소견 버리면
세간의 망상 사라지리라.

세간이 아지랑이 같아서
생각 때문에 차별 있나니
세상이 망상에 머문 줄 알면
세 가지 뒤바뀜 멀리 여의리.

더운 날 아지랑이를
세상이 물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물이 아니니
지혜 있는 이는 구하지 않네.

중생도 그와 같아서
세상 갈래 모두 없는 것
아지랑이 같다는 생각을 하여
마음의 경계 걸림이 없네.

모든 생각을 떠나고
실없는 말까지 여의면
생각에 집착한 어리석은 이
모두 해탈 얻으리.

교만한 마음 여의고
세간이란 생각 멸하고
다하고도 다함 없는 데 머물면
이것이 보살의 방편이라네.

보살은 세상의 모든 법
꿈과 같은 줄 알면
처소도 아니고 처소가 없지도 않아
성품이 항상 고요하리니
모든 법 분별이 없이
꿈이 마음과 다르지 않듯
삼세의 모든 세간도
모두 이와 같나니

꿈이란 남도 멸함도 없고
있는 처소도 없어
삼계도 이와 같나니
보는 이 마음이 해탈.

꿈은 세간에 있지도 않고
세간 아닌 데도 있지 않아
이 두 가지 분별치 않으면
꿈 같은 인(忍)에 들어가리라.

마치 꿈 속에서
갖가지 다른 모양 보듯이
세간도 그와 같아서
꿈이나 다를 것 없어

꿈 삼매에 머무른 이
세상이 꿈인 줄 알아
같지도 않고 다르지 않고
하나도 아니고 여럿도 아니니

중생과 모든 세계들
더럽기도 청정하기도
이렇게 모든 것 알면
꿈과 같아서 평등하리라.

보살의 닦는 행이나
여러 가지 서원들
꿈과 같다고 분명히 아니
세간과 다를 것 없네.

세상이 고요한 줄 알지만
세상 법을 헐지도 않아
마치 꿈 속에 보는 것
길기도 짧기도 하나니

이것을 꿈과 같은 인
이렇게 세상 법 알면
걸림없는 지혜 이루어
중생을 널리 건지리.

이러한 행을 닦고
광대한 지혜를 내어
법의 성품을 잘 알면
마음에 집착이 없고

모든 세간에 있는
가지가지 음성들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니
모두 메아리 같네.

메아리를 들어도
마음이 분별 없듯이
보살이 음성을 듣는
마음도 그와 같나니

여러 여래를 앙모하고
법문 말하는 음성 들으며
한량없이 경을 말씀하심
들어도 집착이 없어

메아리가 온 데 없듯이
듣는 음성도 그러하지만
능히 법을 분별하여서
법과 어기지 않나니

여러 음성을 잘 알아도
소리에 분별이 없으며
소리가 공한 줄 알고
청정한 음성을 내네.

법은 말에 있지 않음을 알고
말이 없는 데 들어갔으나
그래도 말을 보이어
메아리가 세간에 두루하듯

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음성의 분한(分限)을 갖추었건만
소리의 성품 공한 줄 알아
세상 말로써 말하며


세상에 있는 음성이
분별하는 법과 같거니와
그 음성이 두루하여서
중생들을 깨닫게 하며
보살이 이 인을 얻고는
깨끗한 소리로 세상을 교화
삼세의 일 잘 말하지만
세상에 집착이 없네.

세상을 이익하게 하고자
전심하여 보기 구하지만
항상 법의 성품에 들어가
저런 것에 분별이 없고

모든 세간 고요하여
자체의 성품 없는 줄 보지만
중생을 이익하려고
수행하는 뜻 동요치 않아

세간에 머물지도 않고
세간을 떠나지도 않으며
세상에 의지함이 없어
있는 곳 찾을 수 없고

세간 성품을 분명히 알고
성품에 물들지 않으며
세간에 의지하지 않으나
세간을 교화하여 건지고

세간에 있는 모든 법
그 성품 모두 알아서
법은 둘이 없음을 아니
둘도 없고 집착도 없네.

마음은 세간을 떠나지 않고
세간에 머물지도 않으며
세간 밖에서
온갖 지혜를 닦지도 않아

마치 물 속의 그림자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듯
보살이 보리 구함은
세간이 세간 아님을 알고

세간에 있지도 벗어나지도 않나니
세간으로는 말할 수 없는 탓
안에도 밖에도 있지 아니해
그림자가 세간에 나타나듯.

이 깊은 이치에 들어가면
때를 여의고 밝게 통하여
본래의 서원 버리지 않고
세간에 두루 비치는 등불

세간이 끝이 없는데
지혜로 들어가 평등해지고
모든 중생을 두루 교화해
애착을 버리게 하네.

깊고깊은 법 살펴보고
여러 중생을 이익하나니
이제로부터 지혜에 들어가
모든 도를 닦아 행하며

보살이 모든 법 관찰하여
허깨비 같음을 분명히 알고
허깨비 같은 행을 행하나
끝까지 아주 버리지 않고

허깨비의 성품을 따라
보리의 길 닦아 익히니
모든 법 허깨비 같거든
보살의 행도 역시 그러해

모든 세간과
한량없는 없이
한결같이 허깨비 같아서
끝까지 고요하오며

세 세상 모든 부처님
모두 다 변화함 같나니
본래의 원으로 행을 닦아
변화하여 여래를 성취.

부처님 대자대비로
변화와 같은 중생 건지시니
건지는 것도 변화한 것이며
변화한 힘으로 법을 말하고

세상이 모두 변화한 것
세간을 분별 않으나
변화한 일이 각각 다름은
업이 차별한 까닭이니라.

보리의 행을 닦아
변화한 광을 장엄하는데
한량없는 선으로 장엄하는 것
업으로 세간을 짓는 듯.

변화하는 법 분별 여의고
법을 분별하지도 않아
두지 모두가 적멸(寂滅)
보살의 행도 이와 같나니

변화한 바다로 지혜를 알고
변화의 성품 세간을 인정
변화하는 법 생멸 아니니
지혜도 역시 그러하도다.

열째의 인(忍)으로 살펴보건대
중생과 여러 가지 법
그 성품 모두 고요해
허공과 같아 처소가 없고

허공과 같은 이 지혜 얻으면
여러 가지 집착 아주 여의고
허공처럼 차별이 없어
세상에 걸릴 것 없고


허공 같은 인(忍)의 힘 이루면
허공처럼 다함이 없어
모든 경계가 허공과 같고
허공이란 분별 짓지도 않아
허공은 비록 성품 없으나
아주 사라진 것도 아니며
가지가지 차별 없나니
지혜의 힘도 그런 것이고

허공은 처음도 없고
중간도 나중도 없어
그 모양 알 수 없나니
보살의 지혜도 그러한 것.

이렇게 법의 성품 살피면
모든 것이 허공과 같아
나지도 않고 멸하지 않으니
보살들이야 짐작하는 것.

허공 같은 법 자기가 알고
중생들에게 말하여 주며
모든 마군을 항복 받나니
이것이 인(忍)의 방편들.

세간 모양은 차별하지만
모두 공하여 형상이 없고
형상 없는 데 들어만 가면
여러 모양이 평등하리라.

다만 한 가지 방편으로
모든 세간에 들어가나니
삼세의 법을 안다 하지만
모두 허공의 성품과 같아
지혜거나 음성이거나
보살의 몸까지도
성품이 허공과 같아
온갖 것이 모두 고요해.

이와 같은 열 가지 인을
불자들이 닦아 행하면
그 마음 편안하여서
중생 위하여 널리 말하며

이것을 닦아 배우면
엄청난 힘을 이루며
법의 힘과 지혜의 힘으로
보리의 방편 얻게 되나니

이러한 인의 문 통달한다면
걸림없는 지혜 성취한 후에
모든 무리를 뛰어넘어서
위없는 법 바퀴 운전하리라.

닦아 이룬 바 광대한 행은
그 모양 이루 짐작 못하니
부처님의 지혜로써야
분별하여 알 수 있는 일

나를 버리고 행을 닦아서
깊은 성품에 들어간다면
깨끗한 법에 항상 있어서
이로써 중생에게 보시하리라.

중생들이나 세계의 티끌
그 수효 넉넉히 안다 하여도
보살의 가진 모든 공덕은
한도를 능히 알 수 없나니

보살이 이러한
열 가지 인을 이루었으매
그의 지혜와 행하는 일을
중생으로는 측량 못하네.
혹추(或醜) : 뒷글자는 창(昌)과 구(九)의 반절이다.
착류(錯謬) : 뒷글자는 미(靡)와 유(幼)의 반절이다.
하예(瑕翳) : 앞글자는 호(胡)와 가(加)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어(於)와 계(計)의 반절이다.
강주(降霔) : 뒷글자는 음이 주(注)이다.
이수(羸瘦) : 앞글자는 력(力)과 위(爲)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소(所)와 우(祐)의 반절이다.
남촉(擥觸) : 앞글자는 로(盧)와 감(敢)의 반절이다.
힐혜(黠慧) : 앞글자는 호(胡)와 팔(八)1)의 반절이다.
선액(善軶) : 뒷글자는 어(於)와 혁(革)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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