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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180 불교 (대반열반경후분/大般涅槃經後分) 하권

by Kay/케이 202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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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반열반경후분(大般涅槃經後分) 하권

 

대반열반경후분 하권


대당 남해파릉국 야나발타라 한역
심삼진 번역


3. 기감다비품(機感茶毘品)

이때 구시나성 안의 모든 남녀가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다비하는 법칙이 어떠한가를 몰라서 아난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열반하셨으니 어떠한 법칙으로 다비해야 합니까?”
이때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위의 내용을 갖추어 차근차근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전륜왕의 다비법에 의지합니다.”
이때 구시성 안의 모든 사람들은 구슬프게 눈물 흘리며 모두 성안으로 들어가 금관(金棺)을 만들어 7보로 장엄하고 곧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묘한 흰 천 천 장과 헤아릴 수 없이 가늘고 부드럽고 묘한 도라면(兜羅綿)을 마련하고, 무수히 많은 아름답고 묘한 전단향(栴檀香)과 침수향(沈水香)과 백천만 종류의 조화로운 향과 향흙과 향수와 일체 그림과 일산과 번기[幡]와 꽃 등을 마련하였는데, 구름과 같이 공중에 가득 차 있어 쌓인 높이가 수미산(須彌山) 정도나 되었다. 준비를 끝내고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앞에서 엎드리고 슬픔에 목이 메어 가누지 못하였으나 거듭 공양을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백성들과 모든 대중이 거듭 슬프게 목 놓아 울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번ㆍ일산과 일체 공양 올릴 도구를 구름같이 허공에 가득하게 하고 서로 손잡고 가슴을 치면서 목메어 우는데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혀 슬퍼함이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했으며, 여래 앞에 엎드려서 슬픔에 휩싸인 채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슬퍼하여 흐느껴 울고 외치다 목이 메면서도 깊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각 올이 가늘고 묘한 흰 천으로 손을 덮고, 여래를 들어 입관하고 향유를 가득하게 붓고 관 뚜껑을 닫았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가 복을 얻으려는 착한 마음으로 서로 여래를 모시는 공덕을 가지고 싶어, 하늘 사람과 일체 대중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관을 함께 들지 못하게 하며, 곧 자세히 의논한 결과 장대하여 견줄 수 없는 네 명의 역사(力士)를 파견하여 그들이 입은 영락과 옷을 벗고, 여래의 거룩한 관을 운구하여 성안에 들어가고자 청할 것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스스로 공양을 올리고는 신기한 힘을 다하였지만, 부처님의 관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때 성안에서 다시 여덟 명의 역사를 보내어 거룩한 관이 있는 곳에 이르러 입었던 옷을 벗고 함께 부처님의 관을 잡고 모두가 신기한 힘을 다했지만,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구시성 안에서 다시 열여섯 명의 제일 큰 역사를 파견하였고 관이 있는 곳에 와서 입었던 옷을 벗고 함께 부처님의 관을 운구하려 했지만, 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때 아니루두가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설사 성안의 남녀 전부가 다 와서 여래의 관을 들고 성안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또한 관을 움직일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그대들이 능히 운구할 수 있겠는가? 그대들은 반드시 대중과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그대들을 도와달라고 청해야 관을 들고 성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아니루두가 말을 마치자, 이때 제석천왕[帝釋]이 곧 아름답고 묘하며 큰 7보 일산과 헤아릴 수 없는 향ㆍ꽃ㆍ당ㆍ번ㆍ음악을 가지고, 모든 하늘의 대중과 함께 와서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고, 공중에서 성스러운 관에 공양 올렸다. 첫째 하늘 사람에서부터 여섯째 하늘 사람과 색계 하늘[色界天] 사람이 다 제석과 같이 성스러운 관에 공양 올렸다.
이때 세존께서 대비(大悲)를 널리 덮으셔서, 모든 세간의 중생들로 하여금 평등한 마음을 얻고, 얻는 복이 차별이 없게 하시려고, 사라림(娑羅林)에서 곧 스스로 관을 움직여 한 다라수(多羅樹) 높이만큼 허공으로 뜨셨다. 구시성 안의 모든 백성과 모든 세간 사람과 하늘 사람들은 평등하게 함께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때 제석과 모든 하늘 대중들이 7보로 된
큰 일산과 네 기둥으로 받친 보배 누각으로 사면을 장엄하고, 7보 영락을 허공에 드리워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덮고,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당ㆍ번ㆍ영락ㆍ음악과 아름답고 묘한 여러 색깔의 비단으로 공중에서 공양 올렸다. 첫째 하늘에서부터 여섯째 하늘에 이르기까지 색계의 하늘 사람들은 앞의 제석보다 갑절이나 더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덮고 공양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백성들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며 슬픔으로 오열하고 괴로워하였다.
이때 일체 하늘 사람들은 대성존(大聖尊)의 보배로운 관의 앞길에 7보ㆍ진주ㆍ향ㆍ꽃ㆍ영락과 아름답고 묘한 여러 색깔의 비단을 두루 뿌렸는데, 흡사 구름과 같았으며 땅과 허공을 가득 채웠다. 울며불며 눈물을 흘리는 채로 여래의 7보로 된 신령스런 관에 공양 올렸으며, 같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괴롭고, 괴롭도다. 우리들은 복이 없어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들지도 못하는구나. 우리들은 외로운 고아 신세인데 어떠한 선근(善根)이 있겠는가?”
이때 세존의 크고 성스러운 금관이 사라림의 허공에서 천천히 이동하여 구시성의 서문으로 들어갔다.
이때 구시성 안의 모든 남녀와 무수히 많은 보살과 성문(聲聞)과 하늘 사람과 대중이 땅과 하늘을 가득 메운 채로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신령스런 관을 따라오면서 서로 손을 잡고 목 놓아 크게 울며 가슴을 쥐어뜯고 부르짖고 외치면서 눈물을 흘리고, 각각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보배로 된 당기와 번기와과 일산을 가지고, 땅과 허공을 가득 메운 채로 슬프게 부르짖고 탄식하며 신령스런 관에 공양 올렸다. 그 구시성의 한쪽 면은 가로ㆍ세로가 48유순이었다.
이때 여래의 7보와 금으로 만든 관은 천천히 허공을 타고 구시성의 동문(東門)으로부터 나와 허공을 타고 오른편으로 돌아서 성의 남문으로 들어갔다가, 점점 허공으로 날아서 북문으로
나갔고, 허공을 타고 왼쪽으로 돌아서 다시 구시성의 서문으로 들어갔다. 이와 같이 여기저기를 세 번 돌고 나서 허공을 타고 천천히 서문으로 돌아 들어가서는 허공을 타고 가서 동문에서 나와 허공으로 날아가 왼쪽으로 돌아 성의 북문으로 들어갔다가 점점 허공으로 날아가 남문에서 나와 허공을 타고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서문으로 들어갔는데, 이와 같이 여기저기 돌기를 네 번을 하였고, 이와 같이 구시성을 좌우로 돌기를 일곱 번 하였다.
이때 7보로 만든 성스러운 관이 성에 들어올 때, 일체 대중이 슬프게 부르짖으며 목메어 울면서 각각 무수히 많은 아름답고 묘한 향나무ㆍ전단향ㆍ침수향과 일체 보배로운 향의 무늬와 결이 향기롭고 깨끗한 것을 가지고 와서 그 훈향이 널리 세계에 풍겼고, 다시 무수히 많은 보배로운 당기ㆍ번기ㆍ일산ㆍ향ㆍ꽃ㆍ영락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을 올렸다.
이때 사천왕과 모든 하늘 사람들이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각각 하늘에서 최상으로 묘한 전단향과 침수향과 겉과 속의 향이 깨끗한 것을 가지고 와서 좋은 향기가 두루하였고, 각기 5백 뿌리가 있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다. 다시 일체 보배향과 보배 당기와 보배 일산과 묘한 꽃과 영락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두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1천 뿌리, 세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2천 뿌리, 네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3천 뿌리, 다섯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4천 뿌리, 여섯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5천 뿌리와 번기와 꽃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가지고 와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색계와 무색계의 모든 하늘은 오직 향과 꽃만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세간의 대중은 각각 아름답고 묘한 전단향ㆍ침수향ㆍ꽃ㆍ번ㆍ당ㆍ일산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아니루두가 울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애도함이 끝이 없더니,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묘한 향나무와 전단향과 침수향을 탁발했는데 족히
6천 뿌리는 되었다. 무늬와 결이 향기롭고 청결하며 뛰어난 향기가 주변에 두루 하였는데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아뇩달 연못[阿耨達池]은 사면이 가로ㆍ세로 2백 유순으로 네 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부처님께서 처음 성도하신 항하(恒河)의 북쪽 언덕에 있는 한 그루 전단나무는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적에 따라서 생겨났는데 크기가 수레의 바퀴와 같고 높이는 다라나무 일곱 그루의 높이였다. 향기가 널리 풍겨 여래께 공양 올렸다. 그 향나무의 신(神)도 나무와 함께 태어나 항상 이 향기를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 올렸는데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이 한 그루 전단나무도 부처님을 따라 없어졌고, 껍데기와 잎이 함께 떨어졌으며, 신도 또한 따라 죽었다. 그러자 여러 다른 신들은 이 향나무를 취하여 다비할 장소에 보내고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그 땅은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다비했던 장소이며, 크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도 본래의 원력에 편승하셔서 또한 이곳에서 다비되기를 바라셨다. 이곳에는 지나간 옛날의 모든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탑이 있었으나, 금강처럼 견고하여 파괴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때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이 점점 허공으로 가서 다비할 장소에 이르자 천천히 허공을 타고 내려와 7보로 된 침상에 안치되었다. 그 침상은 모든 묘한 영락들과 값을 매길 수 없이 좋은 여러 가지 비단들로 장엄되었다.
여기서 다시 이레가 지나갔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와 무수히 많은 보살과 성문과 그리고 삼십삼천(三十三天)과 일체 대중이 구슬프게 목 놓아 울며, 번기ㆍ일산ㆍ보배 당기ㆍ향ㆍ꽃들을 가지고 부처님의 관을 따라와서 이레를 지냈다. 그러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일체의 하늘 사람들이 배고프거나 목마르다는 생각을 낸 이가 없었고, 한 사람도 먹을 것을 생각한 이가 없이 오직 슬피 울며 여래를 연모할 뿐이었다. 이미 만 이레가 되자 큰 성인이신 여래를 관에서 내고자 하였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와 무수한 대중이 다시 크게 슬피 울어 세계가 진동하였다. 다시 향과 꽃과 무수한
당기와 일산과 아름답고 묘한 음악을 가지고, 여래의 관 앞에 엎드려 슬피 오열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이 슬프게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며 각각 가늘고 고운 흰 천으로써 손을 가리고, 매우 두터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배로운 관 속에서 자마황금빛이며, 32상과 80종호를 갖추셨으며, 견고하여 파괴되지 않는 금강의 몸인 여래를 붙들고 조심스럽게 모셔서 7보로 된 침상에 안치하였다.
이때 대중이 매우 크게 슬퍼하니 소리가 시방의 넓은 부처님 세계를 진동하였다. 다시 일체 향과 꽃과 그림과 일산과 음악을 가지고 깊은 마음으로 공양 올리며 몹시 고민하다 기절하고 목메어 울다가 여래 앞에 엎드렸다. 이때 대중은 다시 구슬피 오열하여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룩주룩 흘렀고, 각각 무수히 많은 향수와 향흙을 가지고 매우 두터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여래의 32상과 80종호와 무량한 복덕과 지혜로써 장엄하였고, 금강처럼 견고하며 자마황금빛을 지닌 파괴되지 않는 색신을 목욕시켰다. 다시 보배스런 관을 아름답고 묘하며 청정하게 씻기를 마치자, 이때 대중이 다시 크게 소리 내어 울부짖으며 슬피 목메어 울었고, 아름답고 묘한 향을 사르고, 7보로 된 꽃을 뿌렸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보배 당기와 번기와 일산으로 땅과 하늘이 온통 뒤덮였고, 슬프게 소리 내어 울면서 여래께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모두 슬프게 외치고 오열하면서 무수하게 많은 묘한 도라면(兜羅綿)으로써 여래의 금강과 같은 색신(色身)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싸고 다시 최상으로 묘한 흰 천 천 장으로써 도라면 위를 차례차례 서로 겹치도록 여래의 몸을 싸매었고, 싸매기를 끝내고, 이때 대중은 다시금 크게 슬퍼하며 큰 소리로 울다가 기절하였다. 다시 향ㆍ꽃ㆍ번ㆍ일산ㆍ보배 당기ㆍ음악을 가지고 목 놓아 울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깊고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각 흰 천으로 손을 가리고 소리쳐 오열하고 흐느껴 울면서 함께 여래를 들어 보배로운 관 속에 넣고 향유를 가득 채운 다음 관의 뚜껑을 닫았다.
이때 대중이 거듭 크게 슬퍼하니 그 소리에 세계가 진동하였다. 다시 향ㆍ꽃ㆍ번ㆍ일산ㆍ음악으로 크게 소리 내어 슬피 울면서 보배로운 관에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대중이 모았던 아름답고 묘한 향나무는 수미산 높이만큼 쌓였고, 최고로 좋은 향기가 널리 세계에 풍겼으며 서로 중복되고, 촘촘하게 이어져 큰 향 누각[香樓]을 이루었다. 네 방면이 7보로 꾸며졌고, 당기ㆍ일산ㆍ번기ㆍ꽃ㆍ영락과 여러 비단이 구름과 같이 허공을 메워 장엄되었으며, 인간과 하늘의 음악을 가지고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하늘 사람 대중이 장차 관을 들어 향 누각 위에 안치하고자 하였다. 다시 크게 슬퍼하며 가슴을 치고 울부짖자 소리가 대천세계를 진동시켰다. 다시 당기ㆍ일산ㆍ향ㆍ꽃ㆍ음악을 가지고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들은 애도하여 슬픔이 맺혔고 깊이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각각 흰 천으로써 손을 가리고 함께 여래의 크고 성스러운 보배 관을 들어 장엄하여 묘한 향 누각 위에 모셨다. 다시 크게 울다가 기절하였고 깨어나서 소리쳤다.
“슬프고, 슬프다. 어찌하여 고아가 되고 의지하고 믿을 데가 없게 되었단 말인가?”
슬프게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향ㆍ꽃ㆍ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ㆍ음악과 여러 가지 비단을 뿌리며 모든 마음을 다하여 슬퍼함으로써 공양 올렸다.
이때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이 이미 아름답고 묘한 보배 향 누각에 오르자, 불을 살라 여래를 다비하려 하였다. 이때 대중이 다시 크게 소리 내어 우니 대천세계가 놀라서 진동하였고, 또다시 깊이 존중하고 슬퍼함으로써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과 묘한 향 누각에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대중이 슬피 울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각각 7보로 된 향기로운 촛불을 가졌는데, 크기가 수레의 바퀴만 했고 불꽃의 광명이 두루
세계를 비췄다. 다 같이 크게 울며 향 누각을 다비하려 하니, 슬픔이 대천세계와 일체 세계를 진동하였다. 그리고 다시 향과 꽃으로 가득 채워 공양을 올리고 보배로운 촛불로 향 누각에 불을 붙였으나, 저절로 꺼졌다. 이때 모든 하늘 사람들은 모두 더할 수 없는 불꽃의 광명이 널리 비추는 7보의 큰 촛불을 가지고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향 누각에 던졌으나 모두 꺼져버렸다.
이때 일체의 해신(海神)이 바다 속의 불을 가지고 있었는데 7보로 된 큰 촛불로 빛과 불꽃이 헤아릴 수 없었지만, 향 누각에 던지니 또한 다 꺼져버렸다. 이때 대중은 오랜 시간 동안 큰 소리로 울며 모든 것을 공양 올렸다. 여래께서 무슨 인연을 아직 마치지 아니하셨기에 불을 향 누각에 던져도 다비되지 않고 꺼져 버리는가를 몰랐다.
이때 세존께서 대비심(大悲心)을 널리 펼치시기 위해 가섭(迦葉)의 무리를 기다렸다가 도착하게 되면 타고자 하신 것이다. 그때에 대가섭(大迦葉)은 5백의 제자들과 함께 구시성에서부터 50유순의 거리에 있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는데, 몸과 마음을 적연(寂然)히 하고 삼매(三昧)에 들었었다. 그런데 삼매[正受]에 든 가운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떨려 삼매 가운데서 나와 모든 산과 땅이 다 크게 진동함을 보고 곧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신 것을 알았다.
그러자 모든 제자들에게 말했다.
“우리의 크신 스승 부처님께서 이미 반열반하셨고, 벌써 이레가 지나 이미 입관하셨다. 괴롭고도 괴롭도다. 빨리 여래를 모신 장소에 가는 것이 마땅하겠다. 행여나 이미 다비를 마쳐 부처님의 32상과 80종호와 진실하고 청정한 색신을 뵙지 못할까봐 두렵구나.”
가섭은 부처님을 존경했기 때문에 감히 허공을 날아서 여래의 처소에 가지 않고 곧 제자들과 함께 길을 찾아 빨리 걸었다. 슬퍼하면서도 빨리 걸어 꼬박 이레 만에 구시성의 동쪽 길머리에 이르렀다.
가섭은 한 바라문(婆羅門)이 하늘 꽃 한 송이를 들고 길을 따라오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 가섭이 물었다.
“어진이시여, 어디서 오십니까?”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셨습니다. 저는
다비하는 곳에서 오는 길입니다.”
다시 물었다.
“이것은 무슨 꽃입니까?”
“다비하는 곳에서 얻은 하늘 꽃입니다.”
가섭이 얻기를 부탁하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안됩니다. 저는 장차 돌아가서 여섯 친족과 가족 중의 공양과 견주어 보고자 합니다.”
그래도 가섭이 그것을 빌려서 그의 정수리 위에 붙이자 곧 정신이 혼미하여 기절하며 땅에 넘어져 큰 소리로 오열했다.
그렇게 슬피 울다가 조금 뒤에 소생하여 곧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렇게 소리 내어 울다가 여래의 80종호인 자마색신(紫磨色身)을 보지 못하겠다. 어느 곳으로 가야 이로울까?’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곧 제자들과 함께 빨리 앞으로 나아가 구시성의 북문에 들어갔다.
그 성안의 한 승방에 들어갔더니, 모든 비구가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가섭에게 말했다.
“멀리서 왔으니 피로하지 않으십니까? 편안히 앉아 식사를 기다리십시오.”
가섭이 대답하였다.
“나의 큰 스승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거늘, 내가 무슨 경황이 있어 편안히 여기서 식사를 기다리겠는가?”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그대의 스승이 누구십니까?”
“그대들은 모르는가? 슬프고 괴롭구나. 대각(大覺)이신 세존께서 이미 열반하셨다.”
비구들이 이 말을 듣자 각각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통쾌하고도 통쾌하군요.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는 우리들에게 금하고 제지하는 계율이 준엄하여 우리들은 참고 견디기가 어려웠고 의지하여 행할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미 열반하셨으니 준엄했던 금계는 이제 버리겠습니다. 당신들은 식사나 기다리십시오. 뭐 그리 급한 것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신이한 힘으로 모든 하늘의 귀를 막아 대가섭의 제자들 모두가 나쁜 비구의 말을 듣지 못하게 하셨고, 오직 가섭 혼자만 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가섭은 제자들과 함께 슬프게 눈물을 흘리면서 재빨리 부처님의 처소로 갔다.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은 속으로 함께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어떻게 공양 올릴 모든 물건을 얻어 장차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여래께 공양을 올릴까?’라고 하였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성장할 때까지 이 성에서 살았으니, 공양 올릴 물건을 탁발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제자들과 곧 성안으로 나아가 차례대로 탁발하여 묘한 흰 천을 얻었는데 족히 천 장은 되었고, 다시 미묘한 도라면을 무수히 많이 얻었으며, 다시 무량한 보배꽃과 향흙ㆍ향수ㆍ향유ㆍ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ㆍ음악ㆍ현가(弦歌)ㆍ영락과 여러 가지 색깔의 비단을 얻어 모두 충분하게 갖추었다. 가섭이 제자들과 함께 슬픔과 설움에 젖어 눈물을 흘리며, 곧 공양물을 가지고 빨리 성의 서쪽 문을 나섰다.
이때 가섭은 곧 다비하는 장소에서 일체 대중이 슬프게 오열하고 목 놓아 울면서 함께 제석에게 묻는 것을 들었다.
“공양 올리는 것이 끝났으니 어떻게 불을 얻어, 이 향 누각을 태우고 여래를 다비해야 합니까?”
제석이 대답했다.
“사람들이여, 우선 기다리도록 하라. 대가섭이 곧 도착할 것이다.”
제석의 말이 채 끝나지 않아 일체 대중이 매우 슬퍼하는 가운데 곧 가섭이 모든 제자들과 함께 길을 찾아 슬퍼하면서 오는 것을 보고, 대중들은 곧 슬픔을 거두고 바로 길을 열어 주었다.
가섭이 앞으로 나아가 멀리 부처님의 관을 보고, 모든 제자들과 일시에 예배하고, 목 놓아 울며 목이 메더니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는 마음이 혼미하고 산란해졌다. 이윽고 깨어나 눈물을 흘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대중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대비(大悲)하신 성인의 관을 열 수 있겠습니까?”
대중들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이미 두 이레나 지났습니다. 훼손되어 허물어짐이 있을까 두려우니, 어떻게 열 수 있겠습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여래의 몸은 금강(金剛)처럼 견고하셔서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하시니 붕괴될 수 없으며, 덕의 향기 높으시기가 전단산(栴檀山)과 같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부처님의 관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때 여래의 대비는 평등하여 가섭을 위하여 관이 자연스레 열리고, 흰 천 천 장과 도라면이 모두 벗겨져 32상과 80종호의
자마황금빛이며 견고한 색신이 드러났다. 가섭과 그 제자들이 뵙기를 마치고, 또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는 소리 내어 오열하고 목 놓아 슬피 울다가, 이윽고 깨어나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모든 제자들과 함께 천천히 향 누각 위 부처님 관 주변으로 올라갔다. 다시 소리쳐 오열하고 목 놓아 울며 슬픔으로 목이 멘 상태에서, 얻어온 향ㆍ꽃ㆍ번기ㆍ일산ㆍ보배 당기ㆍ영락ㆍ음악ㆍ현가를 가지고, 슬프게 울부짖으며 공양 올렸다. 곧 향흙과 향수로 여래의 금색 몸을 씻겨 드리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려 슬프게 울면서 공양 올렸다. 씻기기를 마친 후 가섭이 제자들과 함께 얻어온 도라면을 가지고 여래의 자마색신을 싸고, 다음에 앞에서 쌌던 도라면으로 새 도라면 위를 쌌다. 도라면으로 싸기를 끝낸 뒤 다시 얻어온 흰 천 천 장으로 차례대로 서로 겹치게 해서 도라면으로 싼 여래의 몸을 쌌다. 흰 천으로 싸기를 끝낸 뒤 다시 앞에서 쌌던 천으로 새 천 위에 붙여 차례대로 서로 쌌다. 모든 싸기를 마치자 관 뚜껑을 닫고 7보 영락과 일체로써 장엄하였다.
이때 가섭이 다시금 슬퍼하면서 모든 제자들과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눈물을 글썽이며 꿇어앉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슬프게 탄식하였다.

괴롭고, 괴롭습니다. 큰 성인 존자이시여.
저는 지금 도려내는 듯 고통스런 마음입니다.
세존이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하여 이렇게 빠르십니까?
대비하신데도 저를 잠깐 기다리지 못하셨습니까?

제가 기사굴산에서 선정(禪定)에 들어
온 사방으로 여래를 찾았으나 전부 뵐 수가 없었고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심을 뵙고는
갑자기 마음이 떨리고 크게 놀라 진동하였습니다.
문득 온 세계가 먹구름으로 뒤덮인 것을 보았고
또 산과 대지가 크게 진동함을 보았습니다.

곧 여래께서 이미 열반하심 알고
제가 빨리 왔사오나 이미 뵐 수 없었습니다.
세존의 대비가 저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는지
저로 하여금 부처님의 열반을 뵙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한 말씀과 모습도 가르쳐 알려주심 입지 못하여
저는 지금 고아가 되었으니, 무엇을 의지해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크게 고통스럽습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산란하여 고민스럽고 흐릿하기만 합니다.

저는 지금 세존의 머리맡에 예배드립니다.
다시 애도하며 여래의 가슴에 예배합니다.
다시 공경하며 크신 성인의 손에 예배합니다.
다시 슬퍼하며 여래의 허리에 예배합니다.

다시 공경하며 여래의 배꼽에 예배합니다.
다시 깊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합니다.
부처님의 열반을 뵙지 못했사오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오직 바라옵건대 공경히 예배할 곳을 보여 주십시오.

여래께서 계실 적에는 세상의 중생이 안락하였으나
지금 열반에 드셨으니 모두들 크게 괴로워합니다.
슬프고, 슬픕니다. 깊고 큰 괴로움이여.
대비로써 예배할 곳 가르쳐 주십시오.

이때 가섭이 목메어 슬피 울며 이 게송을 끝내자, 세존께서 대비로 곧 두 발을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 모양으로 나타내셔서 관 밖으로 내미시고, 돌려가며 가섭에게 보여 주셨다.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에서 천 가닥의 광명이 나와 시방의 일체 세계를 두루 비췄다.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이 부처님의 발을 보고, 일시에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모양의 발에 예배하고, 곧 혼미해져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가 이윽고 깨어나 모든 제자들과 슬프게 울며 목이 멘 채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았다. 일곱 번 돌기를 마치고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였다. 슬픔에 젖어 크게 우는 소리가 세계를 진동하였고, 다시 슬프게 탄식하며 부처님의 발을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의 구경의 대비하신 마음
평등한 자비광명은 두 번 비춤이 없는데
중생에게 감(感)이 있으면 응하심이 없지 않아
나에게 두 발의 천 살 바퀴모양을 보여주셨네.

제가 지금 깊은 마음으로 귀명하여 절하옵니다.
천 살 바퀴모양의 두 존귀한 발이여,
천 살 바퀴에서 천 가닥 광명을 내셔서
시방의 넓은 부처님 세계 두루 비추셨네.

제가 지금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옵니다.
천 살 바퀴모양의 긴 빛이시여,
빛을 만난 중생들은 모두 해탈하였고
3도(塗)와 8난(難)의 중생들 모두 고통을 여의었네.


제가 지금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옵니다.
바퀴의 광명 널리 모든 나쁜 갈래[惡趣]의 중생 구제하시니,
세존께서 옛날 옛적 무수한 겁에
저희들 위하셔서 고행을 닦으셨기에
지금 이 금강의 몸[金剛體]을 증득하셨고
발 아래 천 가닥 광명 놓으셨네.

슬픔으로 머리 숙여 귀명하고 예배합니다.
중생을 천 살 바퀴로 편안하게 하시고
일체 중생 위해 부처님께서 많은 덕 닦으셔서
보리수 아래에서 도 닦던 날 4마(魔)를 항복받으셨네.
사마를 항복받고 외도(外道)를 조복 받으셨으니
중생들 이것으로 바른 소견[正見] 얻었네.

머리 숙여 귀의하고 머리를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중생은 광명의 발을 바르게 보게나.
부처님께서는 일체에게 진실한 자부(慈父)이시니
발로 놓은 광명 평등하게 중생을 제도하네.

제가 다시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평등하게 고통을 여의게 한 바퀴 발의 광명에
저는 천 살 바퀴 광명의 발 만나
희비가 엇갈리고 애절한 마음입니다.

제가 다시 슬퍼하며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천 살 바퀴의 광명에 감통함이 있기에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바퀴 발의 광명에
태워서 구경에는 삼계를 벗어나게 하시네.

공경히 예배하던 천인(天人)들도 발에 귀의합니다.
천 살 바퀴 광명이 널리 3유(有)를 비추나니
중생들 아직도 고통의 문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모두 다 천 살 바퀴의 광명을 놓으신 발에 귀명하게나.

저희들 아직도 윤회에서 뛰쳐나오지 못했사온데
어찌하여 천 살 바퀴의 발을 보이시다가 거두십니까?
슬프고 슬프도다. 모든 중생아,
긴 밤에는 천 살 바퀴의 발 광명 볼 수 없다네.

허물을 참회하자. 세존께서는 크게 자비하셔서
천 살 바퀴 광명의 발에 공경할 것을 보이셨네.
슬프도다. 지금 천 살 바퀴 광명의 그 모습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다시 보게 될런지.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이 이 게송을 끝내고는 거듭 기절하여 혼미하다가 땅에 쓰러졌다. 이윽고 깨어나서도 슬픔으로 목메어 울며 스스로 자재하지 못했다. 그때 크게 깨달으신 세존의 천 바퀴 모양의 금강 같은 두 발은 본래대로 저절로 관에 들어가 관 뚜껑이 닫혀 가섭이 오기 전과 같았다.
이때 성안의 모든 남녀와 하늘 사람 대중은 대가섭을 보고, 다시 거듭
소리 내어 울고 가슴을 치며 크게 부르짖으니, 대천세계와 무량한 세계를 진동시켰고 슬퍼하여 흐느껴 울면서 각각 가진 것을 공양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에 있던 네 명의 역사(力士)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7보로 만든 횃불을 가지고 왔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 했고 불꽃의 빛이 널리 비치었다. 향 누각을 태워 여래를 다비하려고 횃불을 향 누각에 던졌으나 저절로 꺼져버렸다. 가섭이 말했다.
“큰 성인의 보배관은 삼계의 불로도 태울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그대들의 힘으로써 태울 수 있겠는가?”
성안에 다시 여덟 명의 대역사가 있었는데, 7보로 만든 빛나는 불꽃의 큰 횃불을 가지고 모두가 관이 있는 곳에 던지려 했으나 역시 모두 꺼져버렸다. 성안에 다시 열여섯 명의 매우 큰 역사가 있었는데, 각각 7보로 만든 큰 횃불을 가지고 와서 향 누각에 던졌으나 또한 꺼져버렸다. 성안에 다시 서른여섯의 매우 큰 역사가 있었는데, 각각 7보로 만든 큰 횃불을 가지고 와서 던졌으나 또한 다 꺼져버렸다.
이때 가섭이 모든 역사와 일체 대중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반드시 알아라. 가령 일체의 하늘 사람이 가지고 있는 횃불로도 여래의 보배관을 다비할 수 없으니, 그대들은 헛되이 수고롭게 고생하여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라.”
이때 성안의 남녀와 하늘 사람들은 다시 슬퍼하며, 각각 가지고 있는 것으로써 소리 내어 울며 공양 올리고, 일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며, 슬피 울며 크게 통곡하니 삼천세계가 진동하였다.
이때 여래께서 대비의 힘으로 가슴 속에서 불이 일어나 관 밖으로 번져 점점 다비하여 이레가 지나자 묘한 향 누각이 다 타버렸다. 이때 성안의 남녀와 하늘 사람 대중들은 이레 동안 슬피 울며 통곡하였는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각각 가지고 있는 것으로써 공양 올리기를 쉬지 않았다.
이때 사천왕(四天王)이 각각 생각하기를, ‘나는
향수로써 불을 끄고 재빨리 사리를 수습하여 하늘에 가지고 가서 공양 올리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생각을 한 다음 곧 7보로 된 황금병을 가지고 향수를 가득히 채웠다. 다시 수미산의 네 언덕에서 네 가지 큰 향결(香潔)과 단 젖을 내는 나무[乳樹]를 가지고 불을 끄려 했다. 나무는 각각 둘레가 천 유순이고 높이가 백 유순이었다. 이것들이 사천왕을 따라 동시에 내려와 다비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나무가 단 젖을 흘렸고, 향수병을 기울여 일시에 불에 부었지만 불길은 더욱 높이 타올라 조금도 꺼지지 않았다.
이때 해신(海神)인 사가라용왕(莎伽羅龍王)과 강하(江河)의 신이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보고, 각각 생각하기를, ‘내가 향수를 가지고 불에 부어 불을 끄고, 재빨리 사리를 수습해서 내가 사는 곳에 모시고 가서 공양을 올려야 겠다’라고 하고서 각각 보배로 만든 병을 가지고 무량한 향수를 담아 다비하는 곳에 이르러 일시에 불에 부었지만 불길은 그대로였고 조금도 꺼지지 않았다.
이때 아니루두가 사천왕들과 해신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향수를 부어 불을 끄려고 하는 것은 사리를 모시고 본래 사는 곳으로 돌아가 공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니루두가 사천왕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너무 욕심을 부렸다. 그대들이 하늘에 사는데, 사리가 그대들을 따라 만약 하늘의 궁전에 모셔지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서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는가?”
다시 해신에게 말했다.
“그대들도 큰 바다와 강하에 머물러 있는데 여래의 사리를 그대들이 가지고 가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서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는가?”
이때 사천왕들이 모두 곧 참회하고 각자 천궁으로 돌아갔고, 큰 바다와 강하의 신들도 또한 다 참회하였다.
“진실로 성자의 말씀과 같습니다.”
그렇게 참회를 마치고서는 각각 돌아갔다.



4. 성구확윤품(聖軀廓潤品)

이때 제석(帝釋)이 7보로 된 병과 공양도구를 가지고
다비하는 장소에 오자, 그 불이 한꺼번에 자연히 꺼져버렸다.
제석이 곧 여래의 보배관을 열고 부처님의 어금니를 가져가려고 하였다.
아니루두가 물었다.
“그대는 무엇을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어금니를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 공양 올리려 합니다.”
아니루두가 말했다.
“직접 스스로 가지고 가지 마십시오.”
제석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저에게 한 개의 어금니 사리를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때문에 제가 오자 불이 곧 스스로 꺼진 것입니다.”
제석이 이 말을 하고서 곧 보배관을 열고 부처님의 입 안 가운데 오른쪽 위턱의 어금니 사리를 취해 곧 하늘로 올라가 탑을 세우고 공양 올렸다. 이때 재빠른 나찰(羅刹) 둘이 몸을 숨기고 있다가 제석을 따라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한 쌍의 부처님 어금니 사리를 훔쳤다.
이때 성안의 모든 남녀와 일체 대중이 한꺼번에 몰려와 사리를 갖고자 다투자, 아니루두가 말했다.
“대중들은 반드시 알아야 하나니, 우선 기다리고 조용히 하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마땅히 여법하게 함께 나누어 공양 올려야 하오.”
이때 성안의 남녀와 일체 대중은 아니루두의 말을 듣지 않고, 각각 창과 활과 칼과 올무와 포승 등 일체의 병기를 잡고 각각 스스로 무장한 채 사리를 갖고자 하였다. 이때 성안의 사람들이 곧 부처님의 관을 열자, 도라면과 흰 천이 완연히 그대로인 채 타지 않았다. 대중들이 보고 나서 다시 크게 소리쳐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며 눈물이 글썽한 채로 각각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깊은 마음으로 예배하고 눈물을 흘리며 꿇어앉아 함께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여래께서 크고 자재하신 힘으로써
일체의 세상에서 자재함을 얻어
대비(大悲)의 본래 서원으로 이 땅에 계시면서
여러 가지 베푸시어 고해(苦海)에서 중생을 제도하셨네.

무량한 지혜와 신통의 힘으로
나타나고 사라지며 나고 죽음에 장애됨이 없었네.
능히 한 몸으로써 많은 몸이 되시고
많은 몸으로 한 몸 되기 무량하네.


신통과 변화로 널리 모두 다 볼 수 있고
인연이 없어 바로 열반에 드심을 나타내시네.
저희들 복이 다하여 응하실 인연이 없으니
그래서 여래께서 보기를 내놓으시다가 거두셨다네.

부처님께서는 사라수의 보배관 안에서
큰 역사들이 들려고 했으나 다 들지 못하게 하셨네.
대비의 힘으로써 스스로 가볍게 드시니
허공에 오르시기를 높이가 한 다라수만큼 되었네.

허공을 타고 천천히 구시성을 도시어
이레 동안 대성(大聖)께서 일곱 바퀴를 도셨네.
돌기를 마치자 스스로 다비할 장소에 임하셨으니
함께하지 못할 신기하신 힘 베푸심이네.

일체의 하늘 사람도 능히 잴 수 없었고
부처님께서 큰 반열반하신 가운데
금강처럼 파괴되지 않는 힘이 자재하시어
모두가 다비하려 했으나 불이 타지 않았네.

스스로 심장에서 자비의 불을 내셔서
태우기 이레 만에 다함을 나타내어 보이셨네.
사람들과 하늘 사람 이 불을 끄지 못하였고
여래께서 대비로써 응하는 힘을 보이셨네.

제석이 오자 불이 문득 꺼졌으나
묘한 도라면은 부처님 몸을 감싼 채
큰 불로써 태웠지만 조금도 타지 않고
부처님을 따라서 감싼 흰 천은 보배 관 속에 있으면서
불 속에서도 엄연히 타지 않았으니
여래의 자재하신 힘 지금에야 알겠네.
법에 자재하시어 법왕(法王)이시네.

대비하신 삼계의 존자께 공경하여 예배합니다.
성인 중에서 두려움 없으신 분께 공경하여 예배합니다.
널리 대자(大慈)의 힘으로써 덮으신 분께 공경하여 예배합니다.
신통과 변화가 자재하신 이에게 공경하여 예배합니다.

저희들 지금부터 세존을 여의었으니
고통에 빠져도 능히 구호해 주실 이 볼 수 없네.
슬프고, 슬프도다. 크고 성스러운 존자이시여,
이제부터 긴 이별이니 무슨 수로 뵐런지.

이때 대중들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거듭 다시 슬피 울며 각각 가진 것으로 슬픔을 다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아니루두가 널리 하늘 사람 일체 대중과 성안 사람들을 위해 함께 관이 있는 곳에서 천천히 흰 천과 도라면을 들었다. 그런데 가섭과 그 제자의 흰 천 천 장은 전혀 타지 않았고, 성안 사람들의 흰 천 천 장은
한 겹만을 제외하고는 재가 되었다. 도라면은 그 전과 똑같았다. 이때 아니루두는 이 흰 천과 도라면을 가지고 잘게 찢어서 이것을 나누어 모든 대중에게 주어 보배탑을 세우고 공양 올리게 했다. 아니루두가 다시 옷감의 재를 취해 또한 잘게 하여 대중에게 나누어 주고 보배탑을 세워 공양 올리게 했는데, 그 나머지 재는 다시 나눌 수가 없었다. 대중들은 각기 취한 몫으로 탑을 세워 공양 올렸다.
그 성안 사람은 먼저 이미 장인(匠人)을 파견하여 여덟 개의 금단지와 여덟 개의 사자좌를 만들고 각각 7보로 장엄하게 하고서 그 7보 단지에 각각 한 말을 받아 각각 7보 사자좌 위에 안치하였다. 그 여덟 사자 7보의 좌석은 좌석마다 각각 서른두 역사가 있었는데, 각각 7보 영락과 여러 가지 비단으로 몸을 싸 장엄하고서 함께 7보 사자좌를 들었다. 사자좌 위에는 다시 각각 여덟 궁녀가 있었는데 몸은 7보 영락과 여러 가지 비단으로 장엄했으며, 7보 단지를 들었다.
사자좌 위에는 다시 각각 여덟 궁녀가 있었는데 몸은 영락으로 장엄하였고, 7보로 된 일산을 잡고 금단지 위를 덮었다. 사자좌 위에는 다시 각각 여덟 궁녀가 있었는데 몸은 영락으로 장엄하고, 7보로 된 칼을 가지고 7보 단지를 지켰으며, 사자좌 위에 다시 각각 여덟 궁녀가 있었는데 몸은 영락으로 장엄하고, 꿩털로 된 기(旗)를 잡고 단지의 네 방면에 묶었다.사자좌마다 각각 무수히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묘한 음악ㆍ당기ㆍ번기ㆍ보배 일산ㆍ향ㆍ꽃ㆍ영락을 가지고 둘러싼 채로 공양 올렸다. 사자좌에는 각각 다시 무수히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각각 활ㆍ화살ㆍ창ㆍ올무ㆍ오라와 긴 갈고리 등 일체의 무기를 가지고 이를 둘러쌌고 구시성의 앞뒤로 다비하는 장소를 향해 둘러쌌다.
그 여덟 개 7보 사자좌가 성을 나간 뒤 성안의 사람들은 곧 무수히 많은 향흙과 향수를 가지고 역사를 찾은 뒤 땅을
평탄하게 닦고 향을 발라서 향흙 길을 만들고 모든 일을 정리해 놓고, 다비하는 장소로 향하였다. 그 길 양쪽에는 무수히 많은 보배 당기와 번기와 일산과 꽃과 진주영락과 여러 가지 묘한 비단과 음악과 현가(弦歌)로 길가를 꾸며서 엄숙하게 공양 올리며, 큰 성인이신 세존의 사리가 돌아옴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든 역사가 7보로 된 사자좌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싼 채로 다비하는 장소에 이르러서는 곧 크게 슬퍼하며 통곡하여 목멘 소리가 대천세계를 진동하였고, 각각 가지고 있는 것을 깊은 마음으로써 공양 올렸다.
이때 세존께서 대비의 힘으로 금강의 몸을 부수어 말사리(末舍利)를 만드시고, 오직 네 개의 어금니만 남겼는데 깨뜨릴 수가 없었다. 이때 대중이 사리를 보고서는 다시 거듭 슬퍼하며 그들이 가진 것을 눈물을 흘리며 공양 올렸다. 이때 아니루두는 성안의 사람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눈물이 글썽글썽한 채로 사리를 수습하여 사자좌의 7보로 된 단지에 담았는데, 여덟 개 금단지를 채우자 사리가 남은 것이 없었다. 이때 일체 하늘 사람 대중들은 부처님의 사리가 금단지 속에 담기는 것을 보고 다시 슬피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며 각자 가지고 있던 것을 깊은 마음으로 공양 올렸다. 이때 성안의 모든 힘센 역사와 모든 남녀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금단지를 가지고 구시성을 향하려 하였다.
이때 대중은 다시 거듭 슬퍼하였고 각자 가진 것을 눈물을 흘리며 공양 올렸다. 이때 성안의 모든 큰 역사와 빙 둘러섰던 대중들이 성안의 사람들과 함께 슬피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며 7보로 만든 여덟 개의 사자좌를 들고 향흙 길을 따라 구시성을 향하였다. 이때 일체 사람과 하늘 사람 대중이 다시 크게 슬퍼하니 소리가 세계를 진동하였다. 사리를 따르면서 슬피 울며 각각 가지고 있는 것을 공양 올렸다. 여래의 사리가 성안에 이르자 네 길거리 가운데 안치하였다.

이때 구시성 사람들은 네 부류의 무수히 많은 군인들로 하여금 엄호하게 하였는데 몸에는 갑옷과 투구를 쓰고 각각 무기를 들고서 구시성의 사방을 순찰했고 헤아릴 수 없는 병사가 중무장을 하고 엄숙하게 주둔하였다. 비록 형식일 뿐 싸우거나 다투려는 마음이 없었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이 노략질하는 것을 막으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시 큰 주술하는 사람 5백 명으로 성의 네 문을 지키게 했으니, 어려움을 막기 위해서였다. 다시 무수히 많은 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아름답고 묘하게 장엄한 큰 꿩털의 기를 성의 네 곳에 묶어 엄숙하게 공양 올렸으니, 표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성안의 일체 남녀와 하늘 사람 대중이 다시 크게 슬퍼하며, 각각 지니고 있는 것을 가지고 깊은 마음으로 공양 올렸다. 그 사리 단지를 사자좌에 안치하고 이레가 지났는데, 이레 가운데 일체 대중은 밤낮으로 슬프게 울었으니, 슬퍼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모두가 깊은 마음으로 가진 것을 공양 올렸다. 그 7보로 된 사자좌 여덟 개는 각각 큰 주술하는 사람 5백 명이 있어 각각 함께 그것을 지켰으니, 하늘의 용과 야차와 귀신이 와서 속이고 빼앗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이레가 지났다. 이때 여래의 본래 친족인 가비라국(迦毘羅國)의 왕과 모든 석씨 사람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조금도 몰랐다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세 이레가 지나고서야 겨우 알았다. 그 후에 국왕과 모든 석씨들은 슬피 통곡하고 소리 내어 울면서 곧 함께 한달음에 구시성에 이르렀다. 모든 병사의 무리가 수천 명으로 성 밖에서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고, 다시 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일렬로 성의 사방에 묶여 나라의 경계를 비추고 덮는 것을 보았고, 다시 큰 주술하는 이들이 성의 네 문을 지키는 것을 보았다.
왕과 석씨들이 주술하는 이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정말 열반하셨는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가 벌써 네 이레가 지났으며 벌써 다비를 마쳤고, 사리를 나누었습니다.”
왕이
말했다.
“우리들은 부처님의 친족이오.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여래의 열반을 모르게 하셨소. 우리는 지금 여래의 사리를 친견하고자 하니, 그대들은 길을 열어 주어 우리들로 하여금 들어 갈 수 있게 해 주시오.”
주술사와 병사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성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였다.
왕과 석씨들이 성에 들어가 사자좌에 있는 부처님의 사리를 배알하고, 슬피 울어 목이 멘 채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일곱 번을 돌고 나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여래의 사리 한 부분을 청하여 돌아가 공양 올리려고 합니다.”
대중들이 대답했다.
“비록 그대들이 석씨 친족인 것을 알지만, 그러나 불세존께서 먼저 이미 말씀하신 것이 있습니다. 사리를 나누어주어야 할 사람 가운데 그대들의 이름은 없었고 각각 청한 주인이 있으니, 그대들은 무엇을 얻어 그대들의 나라로 돌아가겠다고 하십니까?”
이때 왕과 석씨들은 청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자, 크게 통곡하여 울고 슬퍼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이윽고 깨어나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뭇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래ㆍ세존께서는 우리 석씨로서 그대들을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여기에서 열반하셨거늘, 그대들은 어찌하여 업신여기고 홀대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사리의 한 부분을 나누어 주지 않으시오?”
이러한 말을 마치고 각각 사리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서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분하고 한스러운 마음으로 슬퍼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마가타(摩迦陀)의 주인인 아사세왕(阿闍世王)은 부왕(父王)을 시해하고 나서 깊이 뉘우치고 한탄했으나, 몸에 나쁜 부스럼이 생겼었다. 그러나 이미 세존을 만나 달빛 같은 자애의 빛이 몸에 닿자 부스럼이 차츰차츰 나아졌다. 그러자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가 참회를 받아 주시기를 구하였다. 세존께서는 대비하셔서 곧 감로의 미묘한 법약(法藥)으로 몸의 부스럼을 씻어 주시자, 지극히 무거운 죄가 없어져 곧 궁전으로 돌아갔었다. 그러나 여래의 열반은 전혀 알지 못하다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밤에 꿈을 꾸었다. 달이 지자 해가 땅에서 튀어나왔고 별과 구름과 비가 어지럽게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또
땅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으며, 일곱 개의 혜성이 하늘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으며, 또 꿈을 꾸기를 하늘에 큰 불덩어리가 있어 허공에 가득하더니 한꺼번에 땅으로 떨어졌다. 꿈을 깨고 나서 마음으로 몹시 놀라고 전율하였다.
곧 모든 신하를 불러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그 꿈을 말하였다.
“이것은 어떠한 조짐인가?”
신하가 왕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셨다는 상서롭지 못한 꿈입니다.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시면 삼계의 중생인 여섯 갈래의 유식(有識)은 번뇌가 종횡으로 일어납니다. 따라서 큰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에 드시면 달빛 같은 자비의 광명과 지혜의 구름으로 널리 적심은 모두 없어질 것이기에 곧 구름과 달이 떨어졌습니다. 별이 땅에 떨어진 것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8만의 계율과 위의와 일체 계법(戒法)을 중생이 위반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지하지 않고 삿된 법을 행하여 지옥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해가 땅에서 솟았다는 것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세 가지 갈래 나쁜 길은 고(苦)의 덩어리일 것이기에 해의 빛이 세간에 나온 것입니다. 그렇게 이 꿈이 풀이됩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모든 신하와 밤중에 나와 곧 구시성에 이르렀다. 모든 무수히 많은 네 가지 병사의 무리들이 구시성을 여러 겹으로 호위하는 것을 보았고, 다시 성 문에 주술사들이 있어 외부의 난리를 방지하고 있는 것도 보았다. 왕이 이러한 것을 보고 나서 주술사들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셨는가?”
주술사들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이미 네 이레가 지났으며, 지금은 대중들이 사리를 나누었습니다.”
왕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것을 나는 전혀 몰랐다. 내가 밤에 꿈을 꾸었는데 상서롭지 못한 일을 보아 신하들에게 물어 이제 여래께서 큰 열반에 드셨음을 알았다. 나는 성에 들어가 여래의 금강 사리에 예배하고자 하니, 그대들은 길을 열어 달라.”
주술사들이 말을 듣고 나서 곧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였다.
왕은 성안의 네거리 가운데 이르러 사자좌 위에 사리를 담은 금단지가 있는 것을 보았고, 다시 대중이 슬퍼하며 공양 올리는 것을 보았다. 왕과 무리들은 일시에
예배하고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며 슬픔과 비참한 마음으로 공양 올렸다. 이때 왕이 대중 앞에 나아가 여래의 사리를 한 부분 청하여 나라로 돌아가 공양하려 했다. 대중들이 대답하였다.
“어찌하여 늦게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이미 먼저 나누는 방법을 말씀하셨으며, 사리는 이미 모두 각각 청한 사람이 있어 어진 이의 몫은 없습니다. 어진 분께서는 궁으로 돌아가십시오.”
아사세왕은 청한 것이 이루어지지 않자, 우수에 차 괴로워하고 곧 사리에 예배하고 슬퍼하면서 돌아갔다.
이때 비리외도명왕(毘離外道名王)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알고서 곧 신하들과 빨리 구시성으로 갔다. 구시성에 이르러 무수히 많은 네 병사의 무리들이 구시성을 헤아릴 수 없이 겹겹으로 둘러싸고 방위하는 것을 보았다.
이때 아륵가라왕(阿勒伽羅王)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 겨우 알았다. 그러자 곧 신하들과 빨리 구시성으로 가서, 곧 구시성에 이르러 무수히 많은 네 병사의 무리들이 구시성을 헤아릴 수 없이 겹겹으로 둘러싸고 지키는 것을 보았다.
이때 비누대불외왕(毘耨隊不畏王)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알았다.
이때 차라가라국왕(遮羅伽羅國王)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알았다.
이때 사가나왕(師伽那王)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알았다.
이때 파견라외도명왕(波肩羅外道名王)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세 이레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알았다. 그러자 곧 신하들과 빨리 구시나로 갔는데 이미 구시나에 이르러 보니 곧 무수히 많은 네 병사의 무리들이 구시성을 헤아릴 수 없이 겹겹으로 둘러싸고 지키는 것을 보았다. 다시 성 문에는 큰 주술사들이 외부의 난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왕이 주술사들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셨는가?”
주술사들이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벌써 네 이레가 지났으며, 지금은 대중들이
사리를 나누었습니다.”
왕이 주술사들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음을 나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지금 늦게 이르렀는데, 나는 성에 들어가 여래의 사리에 예배드리고 공양 올리고자 하니, 그대들은 길을 열어 달라.”
주술사들이 듣고 나서 곧 앞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였다.
네 길 거리에 이르러, 7보로 장엄된 사자좌에 7보로 꾸민 금단지가 안치된 것을 보았고, 다시 대중들이 슬퍼하면서 공양 올리는 것을 보았다. 왕이 무리들과 일시에 예배하고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애처롭고 비참해 하면서 공양 올렸다. 왕이 대중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우리들은 전혀 몰랐다. 부처님을 뵐 수 없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여러분들에게 청하노니, 나에게 사리의 한 부분을 주어서 나라에 돌아가 공양 올릴 수 있게 해 달라.”
대중들이 말했다.
“당신은 어찌하여 늦게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이미 먼저 나누는 법을 말씀하셔서 사리는 이미 각각 모실 분들이 정해졌습니다. 어진 이의 몫이 없사오니, 어진 분께서는 궁으로 돌아가십시오.”
왕과 신하들의 무리가 청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하자, 우수에 차 슬퍼하면서 곧 사리에 예배하고 비탄해 하면서 돌아갔다.
이때 모든 보살과 성문의 무리들과 하늘 사람과 용과 귀신과 국왕과 장자(長者)와 대신과 백성들의 일체 대중들이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였으며, 오체투지로 예를 올려 절하고서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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