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85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6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藥事)

by Kay/케이 2023. 4. 7.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藥事) 6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6권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그때 마갈타국의 미생원왕과 광엄성의 율고비 등은 각각 배와 다리를 만들었다.
이때에 여러 용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우리는 몸이 악취(惡趣)에 떨어졌으니 마땅히 복업(福業)을 닦아야겠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머리를 들어 올려서 갠지스강 가운데에 서로를 이어서 다리를 만들어 세존과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그 위를 밟고 지나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모든 용들은 각자 머리를 들어 올리고 서로 이어서 다리를 만들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 개의 다리 중에서 어느 것이든 너희들 마음대로 하나를 선택하여 건너가도록 하여라. 나는 마땅히 아난타와 함께 저 용들이 만들어 준 다리를 밟고서 갠지스강을 건너도록 하겠다.”
그 여러 제자들은 미생원왕이 만들어 준 다리로 건너기도 하였고 혹은 율고비들이 만들어 준 다리로 건너기도 하였는데, 오직 세존과 구수 아난타만은 용들이 만들어 준 다리를 밟고서 강을 건너셨다.
그때 어느 우바새[近事之男]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혜로운 이가 큰 바다를 건너는 데는
배를 타고 가되 다리를 만들지는 않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바다를 건너는 데 다리를 만들고
강을 건너는 데 큰 배를 탄다네.

세존께서는 이미 강을 건너셨는데
바라문들은 강둑에 있으며
성문(聲聞)은 뗏목을 타고 건너갔는데
비구들은 다만 몸만 물에 적시고 있구나.

닿는 곳은 물이 평평히 흐르는데
어찌 번거롭게 다른 다락[井]을 구할 것인가?
탐애의 근본을 끊어서 없애버린다면
다시 무엇을 구할 것인가?

그때 세존께서는 갠지스강을 건너시고 나서 멀리 높은 언덕을 보시고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언덕이 보이느냐? 인연을 알고자 하거든 너를 위하여 자세히 말하리라.”
아난타가 아뢰었다.
“원하건대 열어 보여 주소서.”
“이 높은 언덕은 옛날에 대성왕(大聲王)이 보배 구슬로 장엄한 깃대를 세웠던 곳이니라. 그 보배로 장식한 깃대는 높이가 8천 척(尺)이었으며 다시 순금과 여러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을 하였고,
이 깃대 아래서 널리 재물을 보시하여 공덕을 짓고 난 뒤에는 곧바로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가져다가 갠지스강 가운데에 버렸던 것이니라. 네가 이제 그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보고자 하느냐?”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저와 비구는 모두가 보기를 원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백 가지의 복으로써 이루어진 만(萬:卍)자와 윤상(輪相)이 그려져 있는 무외시(無畏施)의 손으로써 그 높은 땅에 손을 대셨다.
이때 여러 용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까닭에 세존께서 손을 땅에 대셨을까?’
곧 여래께서 비구 대중을 위하여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보여 주시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여러 용들은 곧 땅 속에서 보배로 장식한 깃대를 가지고 나타나니, 모든 비구 대중들은 모두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이때에 이름을 발타리(拔陀離)라고 하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성품이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뜻을 두고 있어서 한쪽으로 피해 있었으며, 세상 사람들이 입다가 버린 헌 옷[糞掃衣]을 가지고 만든 가사를 깁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속히 이 깃대의 형상을 보도록 하여라. 이 깃대는 오래지 않아 곧 없어질 것이니라.”
이미 사라지고 나자 여러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가 보았습니다만 오직 구수(具壽) 발타리(拔陀離)만은 성품이 고요한 것을 좋아하고 가사를 깁느라고 보지를 않았으니 마땅히 탐애를 여읜 까닭입니까? 아니면 일찍이 그것을 보았기 때문입니까? 함께 우러러 예배하지 않은 것이 만약 욕심을 여의었다면 이 사람은 또한 욕심을 여읜 자이고, 만약 일찍이 보았다면 어느 곳에서 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곧바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이 비구는 이미 탐애를 여읜 까닭이며, 또한 일찍이 우러러 예배를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어느 왕이 있었는데 이름을 규성(叫聲)이라 하였으며, 천제석(天帝釋)과 친한 벗이었다. 그 규성왕은 아들이 없어서 마음으로 아들 얻기를 생각하며 뺨을 괴고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갖가지의 재물과 보배가 많이 있으며 나라와 백성이 모두 충만한데 이제 아들이 없으니,
내가 죽은 뒤에는 마땅히 왕의 자리를 계승할 자가 없구나.≻
이때에 제석천이 규성왕을 보고 곧 물었다.
‘왕께서는 지금 무슨 까닭에 뺨을 괴고 생각에 잠겨서 근심을 하고 있습니까?’
‘나는 지금 창고에 갖가지의 재물을 넣어 두었지만 만약 죽고 나면 후사를 잇지 못할 것이니, 그런 까닭에 근심을 하고 있습니다.’
제석이 말하였다.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나의 여러 천자(天子)들 중에서 죽으려고 할 때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는 자가 있거든 그에게 권하여 왕에게 가서 아들이 되게 하면 됩니다.’
제천(諸天)의 상법(常法)에서는 죽게 된 자에게는 다섯 가지의 쇠상(衰相)이 나타나게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의복에 때가 묻는 것이고, 둘째는 머리에 쓰고 있는 화관(花冠)이 시드는 것이며, 셋째는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이고, 넷째는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는 것이며, 다섯째는 앉아 있던 제자리가 즐겁지 않은 것이다.
뒤에 어느 한 천자에게 쇠상이 나타나자 제석천이 권하여 말했다.
‘그대는 규성왕의 왕비의 태속에 들어가 태어나는 것이 좋겠다.’
그 천자는 제석천에게 말씀드렸다.
‘무릇 국왕이란 허물을 많이 짓는 자들인데 제가 만약 그에게서 태어난다면 도리어 많은 그릇된 일을 하고 법과 이치를 어기는 사람이 되어 당연히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오니 그에게 태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제석이 말하였다.
‘인자(仁者)여, 내가 마땅히 가피(加被)하여 그대로 하여금 명심하여 깨우치게 하겠다.’
‘천주(天主)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여러 천인(天人)들은 방일하여 쾌락에 집착하여 있는데 어찌 저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인자여,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끝내 그대를 기억하여, 명심하게 하고 깨우치게 해 줄 것이다.’
그 천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침내 규성왕의 제일 큰 왕비의 뱃속에 입태(入胎)하였다. 입태하는 날에는 왕과 여러 사람들이 모두 기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날이 지나고 달이 차자 드디어 한 아들이 태어났는데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였으며……(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코는 높고 오뚝하였다.
이때 규성왕은 권속들을 모으고 그 마땅한 이름을 지어 주려고 권속들에게 물었다.
‘어떤 이름을 지어 주는 것이 좋겠는가?’
권속들이 대답했다.
‘이 동자가 어머니의 태속에 들어올 때
모든 사람들이 큰 소리로 외쳐댔으니, 마땅히 대규성(大叫聲)이라고 짓는 것이 좋겠습니다.’
왕은 그 말에 따라 마침내 그것을 이름으로 삼았다. 대규성 동자에게는 여덟 명의 어머니가 정해져 돌보며 기르게 하였으니, 두 사람은 유모였고, 두 사람은 항상 씻어 주는 사람이었으며, 두 사람은 어제나 안아 주는 사람이었고, 두 사람은 같이 놀아 주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우유와 타락과 제호(醍醐)와 익힌 것과 날 것의 연유와 같이 갖가지의 맛있는 음식들을 주어서 양육을 하니, 마치 연꽃이 빠르게 자라나는 것과 같았다. 총명하고 슬기로워 열여덟 가지의 기예(技藝)에 익숙해지고 모든 것에 통달하였으며, 말재주와 지혜가 모두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무릇 찰제리족의 왕으로서 관정위(灌頂位)를 받으니 인간세상에서 자재하여 큰 세력이 있었으며, 가깝고 멀리에 있는 모든 왕들을 항복시켰다.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려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재주가 있어야 되니, 코끼리를 훌륭하게 다스리고 말을 부리면서 수레를 타며, 활을 쏘고, 군진(軍陣)을 드나들면서 쇠갈고리와 쇠로 만든 화살과 창을 잘 쏘며, 땅을 딛고 주먹을 쓰며, 머리카락을 묶어서 장식하는 것이다.
활을 훌륭하게 쏘는 법에는 대략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멀리 쏘아서 모두가 구멍을 뚫는 것이고, 둘째는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쏘아서 모두를 죽일 수 있는 것이며, 셋째는 그 중요한 곳을 따라서 그것을 모두 쏠 수 있는 것이고, 넷째는 그것을 쏘아서 모두 적중시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쏘아서 굳고 단단한 것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니, 왕자는 또한 그러한 활 쏘는 법을 모두 훌륭하게 해 마쳤다.
왕자의 법도에는 언제나 부왕이 왕위에 있을 때에는 그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뒤에 다른 때에 규성(叫聲) 대왕이 죽게 되자 대규성(大叫聲) 태자가 왕위에 올랐다. 그는 처음에 왕위에 올라서는 바른 법으로 백성을 다스렸는데, 시간이 지나자 도리어 그릇된 법을 행하였다.
이때에 제석이 그에게 말하였다.
‘대규성왕이여, 내가 옛날에 그대에게 권하여 규성왕의 아들이 되게 하였는데, 당신은 이제 법답지 못한 법을 집행하여 나라를 다스리니,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오.’
대규성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는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렸으나, 오래지 않아 다시 법답지 못한 법을 행하였다.

두 번째로 제석천이 왕에게 다시 말하였다.
‘대규성왕이여, 내가 전에 그대에게 권하여 규성왕의 태자가 되게 하였는데, 당신은 이제 법답지 못한 법을 행하여 나라를 다스리니,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오.’
대규성왕은 제석천에게 대답하였다.
‘저희들 국왕은 여러 가지로 방일하고 오욕락(五欲樂)에 탐닉하여 듣고 나서도 곧 잊어버립니다. 원하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하나의 기억할 만한 증표를 남겨 주셔서 제가 보고서 많은 공덕을 지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제석은 공교천(工巧天)1)범어로는 비수갈마천(毘首羯磨天)이라고 한다.에게 명하였다.
‘너는 지금 대규성왕의 궁전 안의 장엄한 도량으로 가서 금으로 만든 깃대를 신통력으로 만들어서 8천 척의 높이로 높게 세우고, 갖가지의 보배를 써서 꾸미도록 하여라.’
공교천은 명을 받고 나자 곧바로 대규성왕의 궁전에 있는 장엄한 도량의 안으로 가서 신통력으로 금당(金幢)을 만들어 8천 척의 높이로 세우고 갖가지의 보배로 장식을 하였다. 이때에 대규성왕은 금으로 만들어진 깃대를 보고 마침내 시당(施堂)으로 가서 마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오고 가며 공양을 하느라고 마침내 가업(家業)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때에 나라에서는 거두어들이는 세금으로 왕의 대신들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왕에게 진상하는 물건을 줄이게 되었다.
대규성왕은 물건이 줄어든 것을 보고 곧 물었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세금으로 바치는 물건을 줄였느냐?’
여러 신하들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섬부주의 사람들이 시당에서 먹기를 마치고 곧바로 금당(金幢)을 보느라 마침내 생업을 폐하게 되었으니,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금을 거두는 것이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마땅히 시당을 폐하도록 하여라.’
여러 신하들이 명을 받들어 마침내 베풀어 주는 집을 헐어 없애버렸다. 이때에 사람들은 스스로 양식을 장만하여 금당을 보러 와서 예배하느라고 다시금 떠나지 않고 가업을 경영하지 않으며, 전과 같이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내가 너희들에게 명하여 시당을 헐게 하였는데, 무슨 까닭에 지금도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여전히 부족하냐?’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소서. 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양식을 준비하여 먹고 나서 금당을 구경하고 예배하느라 가업을 경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세금으로 거두는 것이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때에 대규성은 널리 보시를 행하고 많은 공덕을 짓고서 마침내 금당을 가져다가 갠지스강에 던져 넣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 저 대규성왕의 외삼촌인 아수가(阿輸迦)는 바로 지금의 발타리 비구이니라. 옛날에 금당을 수호하고 공양하였던 인연으로 말미암아 금으로 만든 깃대를 예배드리러 오지 않았던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은 다 같이 세존께 여쭈었다.
“이 금당은 어느 곳에서 없어지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未來世)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인 때에 향거(餉佉)라는 어느 전륜왕(轉輪王)이 있어, 세상을 법답게 다스리고 10선(善)으로써 사람들을 교화할 것이다. 이때에 왕은 네 가지 종류의 군대를 구족하여 능히 일체를 항복시키고 모든 것에서 승리하며, 항상 선품(善品)을 닦아 대법왕(大法王)이 될 것이다. 대법왕은 일곱 가지의 보배를 갖추고 있으니,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왕에게는 천 명의 아들이 있는데 용감하고 굳세며, 힘이 세어 능히 원수들을 깨뜨리고 두루 사방의 모든 세계를 굴복시키니, 일체의 백성들은 침탈을 받는 일이 없으며, 죄를 범한 사람에게는 칼이나 매로 다스리지 않고 법으로써 널리 다스려 저절로 조복될 것이다.
이때에 왕에게는 선정(善淨)이라고 하는 어떤 바라문이 있어서 왕의 대신이 될 것이다. 선정에게는 아내가 있어서 이름을 정묘(淨妙)라 하는데 언제나 자비스런 마음으로 일체를 두루 덮어 나간다. 뒤에 아들을 낳아 자씨(慈氏)라고 부르게 된다. 선정 대신은 항상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에게 4벽타론(薜陀論)을 가르치는데, 그 청년들을 자씨에게 보내어 그들로 하여금
4벽타론을 가르치고 익히며 읽게 한다.
이때 사천왕(四天王)이 각각 복장물(伏藏物)과 금당(金幢)을 향거왕에게 받들어 올리니, 빙갈라복장(氷竭羅伏藏)은 갈릉가국(羯陵伽國)으로부터 온 것이고, 반축가대장(般逐迦大藏)은 밀치라국(密絺羅國)으로부터 온 것이며, 이라발라장(伊羅鉢羅藏)은 건타라국(揵陀羅國)으로부터 온 것이며, 향거대장(餉佉大藏)은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때에 향거왕은 그 금당을 가져다가 선정에게 주고, 선정은 그것을 받고 나서 자씨에게 주며, 자씨는 그것을 받고 나서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에게 주니, 바라문 청년들은 받고 나서 각자 함께 그것을 나누어 가질 것이다.
이때에 자씨는 이 보배로 장식한 깃대가 잠깐 사이에 덧없는 것임을 보고 일체의 법(法)은 모두가 없어지는 것인 줄을 알고서, 마음에 근심이 생겨 곧바로 고요한 숲으로 나아가 대자비심을 일으키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로써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며 무상보리지(無上菩提智)를 얻으니, 미륵(彌勒)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이라고 부를 것이다.
성불하자 바로 그날 향거왕의 일곱 가지 보배가 없어지니, 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 마침내 8만 명의 국왕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왕의 여보(女寶)는 이름을 비사거(毘舍佉)라 하는데, 또한 8만 명의 시녀들과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또한 선정 대신은 8만 명의 바라문 청년들과 함께 따라서 출가할 것이다.
그때 미륵불(彌勒佛)께서는 8만 구지(俱胝)2)의 비구와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존족산(尊足山)3)에 나아가 가섭파(迦攝波) 비구의 사리를 모셔 둔 곳을 향하여 산문(山門)을 가리켜 여실 것이다. 미륵 세존께서는 당신의 오른쪽 손으로 가섭의 전신사리를 높이 들어서 왼쪽 손바닥 가운데에 놓고 모든 성문(聲聞)들을 위하여 묘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과거세에 인간의 수명이 백 살이던 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을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였으며 세간에 출현하셨느니라.
이 가섭은 그분의 성문제자(聲聞弟子)로서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았으며, 두타제일(頭陀第一)이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교법(敎法)을 결집할 수 있었느니라.’
이때에 미륵부처님의 모든 성문(聲聞) 등은 가섭이 남긴 유골을 보고 나서 마음에 근심과 고뇌가 생겨서 ≺어떻게 하면 금생에 받은 이 몸으로 이와 같은 갖가지의 공덕을 증득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륵 세존의 모든 제자들은 근심과 고뇌를 일으킨 것으로 말미암아 같은 때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스스로 직접 증득할 것이다. 그때 96구지(俱胝)의 아라한들이 능히 두다(杜多)를 증득하여 염리심(厭離心)을 낼 것이고, 그때 금으로 만든 깃대가 곧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여러 비구들이 곧 부처님께 아뢸 것이다.
‘무슨 인연이 있기에 향거 전륜왕은 지금 세존과 함께 동시에 세
간에 나오게 되었습니까?’
그 부처님이 대답하실 것이다
‘원력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이 다시 물을 것이다.
‘무슨 원력 때문입니까?’
그때 미륵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지나간 옛날에 중천축국(中天竺國)에는 마사바(摩娑婆)라고 하는 왕이 있어서, 바른 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니 나라 안이 풍요롭고 즐거웠으며, 다투어 송사를 청하는 사람도 없었고, 백성들은 충만하였으며, 언제나 꽃피고 열매가 맺으며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서 오곡이 잘 익었다. 이때에 북천축국(北天竺國)에는 다재(多財)라고 하는 왕이 있었는데, 또한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니, 나라 안이 풍요롭고 즐거웠으며, 다투어 송사를 청하는 사람도 없었고, 백성들은 충만하였으며, 언제나 꽃피고 열매가 맺으며,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서 오곡이 풍성하였다.
뒤의 다른 때에 중천축국의 어느 대신이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그 아들은 보배로 된 귀고리를 귀에 달고 태어났다. 아들이 태어나자 대신은 곧 친척들을 모아 기뻐하며 잔치를 베풀고 아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귀에는 보배로 만든 귀고리가 있었으므로 그것을 따라서 부르기로 하고 이름을 보광(寶光)이라고 하였다.
그 보광은 후일 다른 때에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보고 마음에 근심과 고뇌가 생겨 곧바로 세속의
인연을 끊고 산림으로 나아가 그날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을 수 있었고, 곧 보광여래(寶光如來)라고 불렀다.
다시 다른 때에 북천축국의 다재왕은 높은 누각에 올라 여러 대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나의 나라와 같이 국토와 백성들이 풍요롭고 안락하며, 아무런 다툼이나 송사도 없으며 비의 혜택이 때에 따라 순조로워 오곡이 잘 익어서 언제나 쾌락을 받는 곳이 또 있는가?≻
그때 일찍이 중천축국에 다녀온 어느 상인이 있다가 왕의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저 중천축국에는 마사바(摩娑婆)라고 하는 왕이 있는데 그 나라의 풍요하고 안락함이 대왕의 나라와 비슷합니다.≻
다재왕은 이 말을 듣자 크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곧 대신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당장 상병(象兵)과 마병(馬兵)과 거병(車兵)과 보병(步兵) 등 4병을 무장하여 준비하라. 내가 이제 직접 가서 마사바왕을 정벌하고 그 나라를 부수겠다.≻
다재왕은 곧 군대를 거느렸으니 첫째는 코끼리부대[象兵]이고, 둘째는 기마부대[馬兵]이며, 셋째는 전차부대[車兵]이고, 넷째는 보병[步兵]으로서 각각 병장기로 무장하여 마침내 중천축국으로 향하였다. 그들은 갠지스강을 건너서 강의 남쪽 둑에 주둔하였다.
이때에 마사바왕은 다재왕이 4병(兵)을 거느리고 강의 남쪽 둑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 또한 4병을 무장시켜 준비하고 병장기를 갖추어 갠지스강을 건너서 북쪽 둑에 주둔하였다.
그때 보광여래는 이 두 왕이 바로 조복될 때가 되었음을 알고 갠지스강으로 와서 머물렀다. 보광여래는 그날 밤중에 세간심(世間心)을 일으켰는데,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부처님께서 생각을 일으키시면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 그리고 사천왕(四天王)의 선신(善神)이 곧바로 부처님의 생각을 알게 되어 있었다. 그 여러 천신들은 부처님의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고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천신들이 내는 광명으로 마사바왕의 군대는 밝게 되었다.
다재왕은 그 광명을 보자
놀라고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광명이기에 저 군대를 밝게 비추는 것이냐?≻
≺저 마바사왕의 나라 안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보광여래라고 합니다. 여래께서 출현하신 까닭에 제석천과 천신들이 모두 와서 공양을 해 드리고 여래께서는 큰 위덕(威德)을 갖추셨기 때문에 이 광명이 있게 된 것입니다.≻
다재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저 마사바왕의 나라 안에 중생의 복전[二足福田]이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범천왕 등을 감응시켜서 그들이 항상 와서 공양을 해 드리고 있는데, 내가 이제 어떻게 저 왕과 왕의 군대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겠는가?≻
다재왕은 곧 사신을 보내어 그 왕에게 말하게 하였다.
≺왕께서는 지금 오셔서 저와 함께 만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신께서는 큰 복덕이 있으셔서 나라 안에서 중생의 복전이신 보광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께서 감응하시어 제석과 범천의 모든 천신들이 와서 공양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한즉 제가 이제 서로 만나서 손을 잡고 인사를 하여 서로 간에 두려움 없이 각자가 안온함을 얻고자 합니다.≻
마사바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믿지 않는 마음을 품었다. 왕은 마침내 보광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다재왕이 사신을 보내어 말하기를 서로 만나서 손을 잡고 인사하며 서로 보기를 바라는데, 제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로 하여금 가게 하시겠습니까?≻
그때 보광여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지금 가서 만나보도록 하십시오. 반드시 안온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왕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이제 그에게 가서 서로 만난 다음에는 어떻게 예를 차려야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왕에게는 힘이 있으니, 마땅히 먼저 예배를 드리도록 하십시오.≻
마사바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다재왕의 처소로 가서 두 발에 예배드리려고 하였다. 다재왕은 곧 일어나서 맞아들이며 껴안고 토닥거리며 함께 위안을 하고 기뻐하며 인사를 차렸다.
마사바왕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되돌아와서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왕 가운데에서 누가 가장 존귀하여 예배를 받을 만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예배를 받을 만합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에 오롯하게 간직하고,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과 비구 대중께서는 저의 부탁을 받아 주시어 내일 저의 공양을 받으소서.≻
세존께서는 묵묵히 그 부탁을 받아들이셨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세존께서는 공양을 다 드시고 나서 치목으로 이를 닦으시고 깨끗한 물로 입 안을 헹구셨다.
마사바왕은 곧 부처님 앞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발원을 하였다.
≺제가 이제 부처님과 여러 성중(聖衆)께 공양 올린 공덕으로 이 선근을 심었사오니, 저는 마땅히 전륜성왕이 될 것을 서원합니다.≻
발원을 하고 나자 문득 소라 고동으로 만든 악기를 부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에 보광여래께서 곧 그에게 수기(授記)를 하셨다.
≺왕은 마땅히 내세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일 때에 세상에 나와 전륜성왕이 되어서 부르는 이름을 향거(餉佉)라고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자 매우 큰 소리를 내었다. 다재왕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마사바왕의 나라 안에 무슨 인연이 있기에 이렇게 크게 부르짖는 소리가 나느냐?≻
얼마 후 여러 신하들이 알아보고 왕에게 알려 드렸다.
≺보광여래께서 마사바왕에게 수기를 주시어 내세에 전륜왕이 된다고 하셨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 뛰었습니다. 이 때문에 큰 소리를 낸 것입니다.≻
다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자 마침내 곧바로 자신이 타고 가던 가마를 돌려 보광 여래ㆍ정등각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세간 가운데서 누가 전륜왕의 예배를 받을 만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오직 여래(如來)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께서만이
전륜성왕의 예배와 공양을 받을 만합니다.≻
다재왕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나서 합장하고 공경스럽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비구 승가께서는 내일 저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받아 주소서.≻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고 발우를 거두시고 양치를 마치시자, 다재왕은 대자비심을 일으켜 중생계에 두루 미치게 하고 곧 발원을 하였다.
≺이 공양을 드린 선근으로써 제가 내세에는 속히 성불하여 천인사(天人師)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미래세에 인간의 수명이 8만 세가 되는 때에 마땅히 부처가 되어 부르는 이름을 미륵(彌勒)이라 하고, 부처에게 있는 공덕상(功德相)인 열 가지의 명호(名號)를 구족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원력으로 말미암아 부처님과 전륜왕이 동시에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구지(俱胝) 마을에 가도록 하자.”
아난타는 세존과 함께 불률씨국(佛栗氏國)에 유행(遊行)하여 구지 마을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는 승섭수(勝攝樹) 숲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가운데에 머무르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만약 이 금계(禁戒)를 깨뜨린다면 삼매[三摩地] 또한 모두 따라서 잃게 되느니라. 너희들이 만약에 닦아 익혀서 계율을 받아 지킬 수 있다면 이 삼매는 곧바로 상주(常主)하게 되나니, 그 마땅한 지혜로써 몸과 마음을 닦아 익혀서 3독(毒) 가운데서 바른 해탈을 얻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닦아 익혀서 해탈을 얻고 나면 성자는 분명하게 잘 알아서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루어졌으며, 해야 할 바를 이미 갖추었고, 후유(後有)를 받지 않음’을 아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구수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와 함께 나지가(那地迦) 마을에 가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아난타는 여래를 모시고 불률씨국을 유행(遊行)하여 점차로 나지가 마을에 이르러 군씨가(群氏迦)의 집에 머물렀는데, 그때 나지가 마을에는 돌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우바새인 녹목(淥目)ㆍ친근(親近)ㆍ극정진(極精進)ㆍ근승(近勝)ㆍ단엄(端嚴)ㆍ근단엄(近端嚴)의 많은 대중들 가운데 최상인 자와 현(賢)ㆍ선현(善現)ㆍ명칭(名稱)ㆍ시칭(時稱)ㆍ상칭(上稱) 등의 여러 우바새들은 모두 이미 죽은 뒤였다.
이때에 여러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나지가 마을에 들어가 집집마다 차례로 다니며 걸식을 하였다. 그 여러 비구들은 이 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그리하여 녹목ㆍ친근에서 더 나아가 상칭(上稱)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우바새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여러 비구들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 차례로 걸식하기를 마치고,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서 가사와 발우를 놓고 세존 계신 곳으로 나아가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여러 비구들이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나지가 마을에 들어가 차례로 다니며 걸식을 하다가 들으니, 그 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저 여러 사람들은 죽고 난 뒤에 각자 어느 길에 나아가 목숨을 받았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녹목 우바새는 5하분결(下分結)4)을 끊었으니, 곧바로 화생(化生)을 받아 그 세상에서 열반하여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고 그 세상 가운데에서 불퇴전법(不退轉法)을 얻게 될 것이니라. 다른 우바새들도 그러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지가 마을에는 다시 251명의 우바새가 있어서 모두가 죽었는데, 또한 모두가 5하분결을 끊었으니, 화생(化生)을 받아 그 세상에서 열반하여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고 그 세상 가운데에서 불퇴전(不退轉)을 얻을 것이니라.

그 마을에는 다시 300명의 우바새가 또한 모두 죽었는데, 3분결(分結)5)과 탐(貪)ㆍ진(瞋)ㆍ치(癡)로 말미암아 있게 되는 가벼운 장애를 끊었으니, 일래과(一來果)를 증득하여 바로 생(生)을 받아서 앞으로 일체의 모든 번뇌와 미혹을 끊게 되느니라.
그 마을에는 다시 501명의 우바새가 죽었는데, 3분결을 끊었으니,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여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보리(菩提)의 과(果)를 증득하며, 인천(人天) 가운데에서 일곱 번을 태어나 윤회하기를 마치게 되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죽게 된 사람이 나에게로 와서 물어보고 헛되이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런 이로움과 즐거움이 없는 것이니라. 그러나 태어난 것은 모두가 죽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여래께서 출현하셨거나 출현하시지 않았거나 나고 죽는 것은 항상한 것이니, 무슨 기이함과 이상스러울 것이 있겠느냐? 그러하니 그 마땅한 법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법계(法界)이거늘, 여래께서는 스스로의 신통(神通)으로 말미암아 바르고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시고 나서 자세히 말씀하시고 나타내 보이시며, 분별하여 안주하게 하시며, 갖가지의 묘법(妙法)을 열어 보이시며 자세히 말씀하시느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는 까닭에 저것이 있는 것이며, 이것이 생기는 까닭에 저것이 생기는 것이라는 것과,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게 되는 것이며,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게 되는 것이며,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게 되는 것이며, 명색을 연하여 6처(處)가 있게 되는 것이며, 6처를 연하여 촉(觸)이 있게 되는 것이며, 촉을 연하여 수(受)가 있게 되는 것이며, 수를 연하여 애(愛)가 있게 되는 것이며, 애를 연하여 취(取)가 있게 되는 것이며, 취를 연하여 유(有)가 있게 되는 것이며,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게 되는 것이며, 생을 연(緣)하여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가 있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순극(純極)의 고온(苦蘊)이 생겨난다는 것과,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생겨나지 않고 그것이 없어지면 이것이 없어진다는 것과, 무명(無明)이 없어지는 까닭에 행(行)이 없어지며, 행이 없어지는 까닭에 식(識)이 없어지며, 식이 없어지는 까닭에 명색(名色)이 없어지며, 명색이 없어지는 까닭에 6처(處)가 없어지며, 6처가 없어지는 까닭에 촉(觸)이 없어지며, 촉이 없어지는 까닭에 수(受)가 없어지며, 수가 없어지는 까닭에 애(愛)가 없어지며, 애가 없어지는 까닭에 취(取)가 없어지며, 취가 없어지는 까닭에 유(有)가 없어지며, 유가 없어지는 까닭에 생(生)이 없어지며, 생이 없어지는 까닭에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가 없어져, 이와 같은 순극(純極)의
고온(苦蘊)이 없어진다는 것이니라.
너희 모든 비구들에게 마땅히 『법경경(法鏡經)』을 말하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무엇이 『법경경』인가? 너희들이 당장 바른 깨달음에 대하여 믿음과 즐거움을 지극히 내는 것을 일러 『법경경』이라 하며, 법과 승가에 있는 성자의 계광(戒光)이 청정함에 대하여 모두 지극한 신심을 내는 것이 『법경경』이니라. 비구여, 마땅히 알라. 내가 말한 바의 『법경경』이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불률씨국(佛栗氏國)에서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시고, 나치가(那雉迦) 마을에 도착하셨다.
이때에 암몰라(菴沒羅)의 파리(波利) 부인은 부처님께서 나치가 마을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부인에게는 원면(圓面)이라는 한 마리의 앵무새가 있었는데,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부인은 곧 그 새로 하여금 나치가 마을로 가서 세존께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나서 이렇게 아뢰게 하였다.
“세존께서는 기거하시는 데 편안하시며, 병환과 고뇌는 없으시며, 다니시는데 안락하신지요? 세존께서 광엄성으로 가시고자 하신다면 원하나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먼저 암몰라원(菴沒羅園)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이때 앵무새는 명령을 받자 곧바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광엄성에 이르렀는데, 마침 율고비 동자들이 성 밖으로 나와 놀다가 앵무새가 높이 날고 있는 것을 보고는 함께 크게 소리 내어 말했다.
“암몰라 동산의 노비[婢] 앵무새이다. 우리들이 지금 화살을 집중적으로 쏘아서 죽이도록 하자.”
말을 마치자 활을 당겨서 곧 앵무새를 쏘았는데, 그 화살은 거꾸로 내려와서 동자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때 앵무새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을 할 때에도
사신은 마땅히 죽이지 않는 것이거늘
하물며 나는 부처님께 심부름을 가고 있으니
일체의 모든 것이 상하게 할 수 없으리.

여러 동자들도 또한 게송으로 말했다.

우리들이 쏜 화살이 힘이 없어졌으니
너의 말에 영험이 있음을 보인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의 위덕(威德)이시니
너는 마땅히 두려워하지 말고 가거라.


이때 앵무새는 곧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공경스럽게 예배를 드리고 나서, 부인이 가지고 있는 정성스런 신심을 갖추어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마땅히 좋고 안온하리라.”
그리고는 말없이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이에 앵무새는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공경히 예배드리고 떠나갔는데, 암몰라 동산에 도착하기 전에 사나운 솔개에게 잡혀서 공중에서 죽었다. 앵무새는 죽어서 곧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났는데, 그 하늘에 태어나자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일로 인하여 어떠한 복업(福業)을 지었기에 이곳에 와서 태어났는가?’
곧 스스로 관하여서 부처님께 심부름을 갔기 때문에 방생(傍生:축생)의 몸을 버리고 이 선보(善報)를 얻게 되었음을 알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마땅히 하룻밤을 넘겨서 세존께 은혜를 갚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몸을 장엄하는 도구와 청련화(靑蓮花)ㆍ구물두화(俱物頭花)ㆍ분다리화(芬陀利花)ㆍ만다라화(曼陀羅花)ㆍ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를 가지고 오늘 중야분(中夜分:한밤중)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공양을 드려야겠다.’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가지고 간 것으로 공양을 드리고는 물러나서 한쪽에 앉으니, 그 천인(天人)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의 힘으로 말미암아 나치가 마을이 비상하게 밝게 빛났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천인의 근성을 아시고 그를 위하여 이른바 4성제(聖諦)의 이치를 말씀하셨다. 그는 이 설법을 듣자 곧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20고봉(高峰)의 번뇌로 된 살가야견산(薩迦耶見山)을 꺾어서 타파하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다.
이때에 그 천자(天子)는 이치를 증득하여 깨닫고 나서 세 번을 찬탄하여 말했다.
“훌륭하셔라. 이제 부처님 세존께서 나를 크게 이익되게 하셨으니 모든 부모와 모든 권속과 천주(天主)6)ㆍ사문ㆍ바라문 등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지옥과 축생과 아귀의 고통을 없애실 수 있으며, 천인(天人)을 건립하시며, 생사(生死)를 초월하여 건너시며, 피와 눈물의 바다를 마르게 하시며, 뼈와 살로 이루어진 산을 여의게 하시며, 모든 악취(惡趣)의 들어가는 문을 닫게 하시며, 열반정천(涅槃淨天)의 길을 열어 보이실 수 있으시도다.
무시이래로부터 익혀 온 살가야견(薩迦耶見)7)의 산(山)은 금강지혜(金剛智慧)8)로써 능히 모두 깨뜨릴 수 있는 것이거늘 나로 하여금 예류과를 증득하게 하셨으니, 나는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께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어 영원토록 살생 등을 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섭수(攝受)해 주시기를 원하여 기뻐하기를 마치 상인이 큰 이익을 얻은 것과 같이 하며, 또한 농부가 곡식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하며, 또한 힘센 용사가 강력한 적을 이긴 것과 같이 하며, 또한 병든 환자가 모든 병이 나은 것과 같이 하여야겠다.”
그 천자는 신통을 얻고 나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나서 자신의 신통력으로써 천궁(天宮)으로 되돌아갔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와 함께 광엄성으로 가야겠다.”
아난타가 말씀드렸다.
“명을 받들어 그렇게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아난타와 더불어 광엄성에 이르러 암몰라숲에 머무르셨는데,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벽사리성(薜舍離城)으로 가서 문지방을 밟고서 이 주문을 말하고 아울러 이 게송을 말하여라.”

비사라타비사라타비사라타비사라타부도부도로가아노감급고아야파야
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毘娑囉他復圖復圖路哥阿努甘▼(扌+笈)辜阿若波夜

저살박부타아노말저제나살박부타바라부타아노말저나살박아라한아노
底薩縛復陀阿奴末底提娜薩縛復陀波囉復陀阿奴末底娜薩縛阿囉漢阿奴

말저나살박식차아노말저살박시라박가아노말저살박살저박닉상 노말저
末底娜薩縛式叉阿奴末底薩縛尸囉縛迦阿奴末底薩縛薩底縛溺上 奴末底

바라저가바라마노말저나가시박라노말저나인다라노말저나제바다노말
波囉底迦波囉摩奴末底娜迦始縛囉奴末底娜因陀囉奴末底娜提婆多奴末


저나아소라다라노말저나아소라필리쇄 노말저나살박부타노말저나비사
底娜阿素囉陀囉奴末底娜阿蘇囉畢理灑 奴末底娜薩縛復陀奴末底娜毘娑

라비사라비사라비사라부도로가 노감급구막반야저
囉毘娑囉毘娑囉毘娑囉復圖嚧迦 奴甘▼(扌+笈)俱藐般也邸

금지하는 주문을 들어라.
금지하는 주문을 들어라.
재난을 그치게 하고
재난을 몰아내고
귀신들을 몰아내노라.

“세존께서 들어가려고 하시고 대자재(大自在)하신 최승존(最勝尊)과 제석(帝釋)과 범천(梵天)과 세계주(世界主) 호세(護世)인 사천왕(四天王)과 무량(無量)의 모든 천인(天人)들과 그 권속들이 들어가려고 하며, 아소라왕(阿蘇羅王)과 그의 권속들과 모든 귀신 등 무량 백천(百千)이 부처님 세존께 큰 신심을 내며 또한 와서 들어가려고 하니,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해서이니라.
너희 귀신들은 손해를 끼치려는 생각을 내지 말고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나가거라. 빨리 물러나라. 빨리 물러나라. 너희들이 악한 마음을 내려고 한다면 지금 당장에 물러나고, 자비스런 마음을 지녔거든 머무르도록 하여라. 허물이 없고 기꺼이 옹호하려는 자는 또한 머물러도 좋다.
대자대비하신 세존께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는 까닭에 이와 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소무소무소무소로로무로무무무로소모로모소모로모로모로모로모로모로
蘇畝蘇畝蘇畝蘇嚧嚧畝嚧畝畝畝嚧蘇摸嚧摸蘇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摸嚧

모로미리미리소로미리소로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
摸嚧彌理彌理蘇嚧彌理蘇嚧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

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소려미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蘇呂彌理理理理理理理利利利利

리리미리미리미리미리미리미리하사미미리미리사사미긍가라가라가타긍
利利彌理彌理彌理彌理彌利彌利賀私彌彌理彌理私私弭殑伽囉伽囉迦吒殑


가라가라가차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긍가라구리
迦囉迦囉迦遮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殑迦囉俱利

사긍가라긍가리가리사리리리리리아리파사리포리포리포리포리포리포리
賖殑迦囉殑迦離迦利賖理理理理理阿理破娑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逋理

포리포나타나타탁리포리포나타탁열리가차탁리포리포리열리차탁바라야
逋理逋奈他奈他託離布離布那他託涅理迦車託離布離逋理涅理車託波囉夜

타리포리포바라야타
他離逋離布波囉夜他

“세존께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셔서 이 성안으로 들어가시려고 하시니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하시고자 하는 까닭이며, 중생을 위하여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네 가지 마음을 일으키신 까닭이니라. 이 주문은 게송을 성취하였으니, 모든 천인(天人)들과 모든 중생들이 가장 훌륭한 지혜의 법성(法性)으로써 게송을 말씀하신다.”

모든 번뇌의 남은 습기(習氣)를 끊어 없애시고
모든 탐착과 애착을 멀리 여의셨으며
그 마음은 언제나 적정(寂靜)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만약 세간의 어떤 사람이라도
훌륭하게 열반의 길에 머무르고 있다면
능히 일체의 법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생사(生死)에 유전(流轉)하는 가운데에서
모든 중생들에게 귀의할 대상이 되시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시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두루두루 크게 자비로우신 마음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양육하시어
자애롭게 생각해 주시기를 어린 아기를 생각하시듯 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귀의한 모든 사람은
나고 죽는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분에게 의지하여 훌륭한 이로움을 얻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모든 법을 증득하시고
청정하여 더러움에 물드는 바가 없으시어
몸가짐과 입과 뜻이 고요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용맹스러움을 드러내 보이실 때에
모든 재물을 증장시키시며
모든 의량(義量)을 성취하게 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옛날에 태어나실 때에
모든 대지(大地)가 진동하였으며
모든 중생들이 기뻐하였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여
보리도(菩提道)를 증득하심에
마왕(魔王)은 괴로운 마음이 생겨났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바른 법륜(法輪)을 훌륭하게 굴리시어
명성이 시방(十方)에 가득하였으며
모든 성제(聖諦)의 이치를 말씀하셨나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미묘법(微妙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모든 외도들을 꺾어 굴복시키시며
중생들을 받아들여서 근기에 따라 교화하시니
그분께서는 능히 너를 안락하게 하실 수 있으시다.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안락함으로써
제석천(帝釋天)에까지 이르게 하시어
모든 귀신들이
언제나 옹호해 주는 자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 공덕(功德)의 힘으로써
모든 천인(天人)들이 모두가 기뻐하고
구하는 바의 일과 원하는 것들이
한 가지도 성취되지 않는 것이 없게 하소서.

언제나 모든 두 발 가진 중생들과
네 발 달린 중생 등을 보호하시어
떠날 때에도 안온함을 얻고
올 때에도 또한 안락하게 하소서.

밤중에도 안락함을 얻고
낮에도 또한 안락함을 얻으며
모든 악한 일들을 만나지 않아
어느 때에나 안락하게 하소서.

세간 사람들과
모든 천인(天人)들과
다른 세상[異道]에 있는 귀신과 방생(傍生)의 무리들도
모두가 번뇌와 고통이 없게 하소서.

이곳으로 오는 귀신으로서
땅으로 다니는 것이나 허공으로 다니는 것이나
언제나 자비스런 마음으로써
밤낮으로 착한 일을 하게 하소서.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