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3권 2편
지승 지음
환정위(桓廷尉)가 일찍이 백시리밀다라를 위하여 표제[目]를 지으려고 하였으나, 오래도록 짓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이가 “백시리밀다라는 탁랑(卓朗)44)이라고 할만하다”고 하자, 이에 환정위는 감탄하고 매우 탄복하면서, 탁랑이 표제(標題)로서 극히 합당하게 여겼다.
대장군 왕처충(王處冲)은 그 당시 남하(南夏)에 있었는데, 왕도ㆍ주백인 등 여러 공(公)들이 모두 백시리밀다라의 기량을 중히 여긴다는 말을 듣고, 잘못 보았을 것이라고 의심하였다. 그러나 백시리밀다라를 만나고 나서는 기뻐하였고, 달려가 한 번 얼굴을 대할 때에도 공경하는 마음으로 삼가 조심하였다.
왕공이 일찍이 백시리밀다라를 일컬어 말하였다.
“외국사람으로 (공경할 만한 이는) 그대 한 사람만 있을 뿐이요.”
백시리밀다라가 웃으며 대답하였다.
“만일 내가 그대들[諸君]과 같았다면, 오늘날 어찌 여기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시의 사람들은 적절하고 좋은 대답이라고 생각하였다.
백시리밀다라는 성품이 고상하고 대범하였다. 진(晋)나라 말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공(公)들이 그와 더불어 말을 할 때에는 비록 통역을 통하기는 했으나, 신기하게 그 뜻을 깨달아, 그가 전하는 것을 다 알았다. 그의 타고난 빼어남은 보통사람의 생각[常情]으로는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백시리밀다라는 주술(呪術)을 잘하여, 가르치는 바가 모두 영험이 있었으므로, 당시 사람들은 그를 고좌법사(高座法師 : 법사의 존칭)라고 불렀다.
원제(元帝) 때(317~322)에 『대관정경』 등 3부를 번역하였으며, 또 제자 멱력(覓歷)에게 휼륭한 소리[高聲]가 나는 범패(梵唄)45)를 가르쳐 주어서, 지금까지 그 소리가 전해지게 되었다. 나이 80여 세인 함강(咸康) 연간(335~342)에 입적하였다. 여러 공들이 그 소식을 듣고는 애통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백시리밀다라는 언제나 석자강(石子崗)의 동쪽에 있으면서 두타행(頭陀行)46)을 하였다. 그리고 생을 마친 후에는 여기에 장사지냈다. 성제(成帝, 326~342)는 그의 풍류와 도[風道]를 그리워하여 그를 위해 무덤에 찰주(刹柱)47)를 세웠다. 후에 관우(關右)의 사문이 건강(建康)에 와 머물면서 비로소 무덤이 있는 곳에 절을 세웠다. 진군(陳郡)의 사곤찬(謝琨贊)이 절 짓는 일을 완성하고, 지난 일들의 자취를 따라 훤히 밝혀서, 절의 이름을 고좌사(高座寺)라고 하였다
(2) 지도근(支道根)
아촉불찰제보살학성품경(阿閦佛刹諸菩薩學成品經) 2권태강(太康) 연간(280~289)에 번역되었다. 두 번째 번역이다. 한(漢)나라 때 지참(支讖)이 번역한 것과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축도조의 『진세잡록(晋世雜祿)』에 보인다.
방등법화경(方等法華經) 5권함강(咸康) 원년(335)에 번역되었다. 축도조의 『진세잡록』에 보인다. 네 번째 번역되었다. 축법호(竺法護)의 『정법화경(正法華經)』과 같은 동본이다.
이상은 2부 7권인데, 그 경본은 모두 궐본이다.
사문 지도근은 법미[味]를 깨닫고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불도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성제(成帝) 함강 원년 을미(乙未, 335)에 『아촉불찰제보살학성품경』 등 2부를 번역하였다.『장방록』 등 목록에는 모두 “『아촉불경(阿閦佛經)』이라 하였고, 태강(太康) 연간(280~289)에 번역되었다”라고 하였는데, 태강년은 서진(西晋)의 무제(武帝) 때여서, 함강 연간(335~342)과는 서로 60여 년의 차이가 있다. 같은 한 사람이 양조(兩朝) 때에 경을 번역하였다는 것은 시기가 너무 동떨어진 감이 있다. 이는 옮겨 적는 과정에서 생긴 착오일 것이다. 대부분 함강 연간으로 되어 있다.
(3) 축담무란(竺曇無蘭)
채련위왕상불수결호묘화경(採蓮違王上佛授決號妙華經) 1권또한 바로 『채련위왕경(採蓮違王經)』이라고도 한다. 두 번째 번역되었다. 『아사세왕수결경(阿闍世王受決經)』과는 동본이다.
다린니발경(陁隣尼鉢經) 1권또한 『다린발주경(陁隣鉢呪經)』이라고도 한다.두 번째 번역되어 나왔다. 『지구신주경(持句神呪經)』과 같은 동본이다. 『장방록』에서는 “『다린발경(陁隣鉢經)』 외에 또 『지구신주경』이 있다”라고 하였는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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