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우바새오계상경(佛說優婆塞五戒相經)
불설우바새오계상경(佛說優婆塞五戒相經)
구나발마(求那跋摩) 한역
노혜승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한때 부처님께서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1)에 계셨다. 그때 정반왕(淨飯王)2)이 부처님 처소에서 머리를 부처님 발에 대어 예경 드리고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스스로 제도되기를 청하여 구하오니, 원컨대 세존(世尊)3)이시여, 저의 뜻을 불쌍히 여겨주소서.”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는 대로 하십시오. 왕이 구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비구ㆍ비구니ㆍ사미ㆍ사미니를 위하여 가볍고 무거운 계를 제정하셨습니다. 원하옵건대 여래(如來)4)께서는 또한 저희들 우바새(優婆塞)5)를 위하여 5계(戒)를 분별하시어 참회할 수 있는 이와 참회할 수 없는 이들이 계의 모습[戒相]을 잘 알아 의혹이 없게 하소서.”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교담(憍曇)6)이시여, 나도 본래 오래전부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우바새들에게 5계를 분별하여 주고자 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선남자(善男子)7)가 받아 지니어 범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인연으로 마땅히 불도를 이루게 될 것이고, 범하고도 뉘우치지 않는다면 항상 세 길[三塗]8)에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때 부처님께서 정반왕을 위하여 여러 가지로 말씀하시자, 왕은 가르침을 다 듣고 난 뒤에 앞에서와 같이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 주위를 돈 뒤에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인연으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모든 우바새들을 위하여 계를 범한 경중에 따라 참회할 수 있는 것과 참회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비구들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원하옵건대 듣고자 합니다.”
1. 살계(殺戒)9)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살계를 범하는 데에는 세 가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있다. 첫째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하는 것이고, 셋째는 사람을 보내서 하는 것이다.
스스로 하는 것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시켜서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말하되 ‘이 사람을 붙잡아 묶어 두고 목숨을 빼앗아라’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을 보내서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되 ‘너는 아무개를 아는가? 네가 이 사람을 붙잡아 묶어서는 목숨을 빼앗아라’라고 하면 곧 시키는 말을 따라 그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된다. 그때에 우바새가 범하게 되면 참회할 수 없는 죄가 된다.다시 세 가지의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있다. 첫째는 내색(內色)10)에 의해서이고, 둘째는 내색이 아닌 것에 의해서이며, 셋째는 내색과 내색이 아닌 것에 의해서이다.
‘내색’이란, 우바새가 손으로 다른 이를 때리거나 발이나 몸의 다른 부분을 사용하며 생각하기를 ‘이로 인하여 저 자는 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로 인해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로 인하여 죽게 되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곧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中罪]로서 참회할 수 있다.
‘내색이 아닌 것에 의한다’고 함은, 만약 사람이 나무ㆍ기와조각ㆍ돌ㆍ칼ㆍ창ㆍ화살ㆍ백납ㆍ아연 덩어리ㆍ주석 덩어리 등을 그에게 던지며 생각하기를 ‘저 자는 이로 인하여 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로 인하여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로 인하여 죽게 되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곧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中罪]로서 참회할 수 있는 것이다.‘내색과 내색이 아닌 것에 의한다’고 함은, 만약 손으로 나무ㆍ기와조각ㆍ돌ㆍ칼ㆍ창ㆍ화살ㆍ백납ㆍ아연 덩어리ㆍ주석 덩어리나 나무토막을 잡고 다른 이를 때리며 생각하기를 ‘저 자는 이로 인하여 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로 인하여 죽으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없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로 인하여 죽으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곧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것이다.다시 내색에 의하는 것도 아니고 내색이 아닌 것에 의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내색과 내색 아닌 것에 의하는 것이 아닌 것도 있다. 곧, 사람을 죽이기 위해 여러 가지 독약을 섞어서 눈ㆍ귀ㆍ코나 몸의 부스럼에 바르거나 음식 속에 넣거나 옷이나 이불 속에 넣거나 수레 속에 넣으며 생각하기를 ‘저 자는 이로 인하여 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로 인하여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로 인하여 죽으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곧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것이다.다시 연기가 나지 않는 불구덩이를 만들어 다른 이를 죽이거나, 씨에 약을 묻혀 죽이거나 덫을 놓아 죽이거나, 함정을 만들어 죽이거나 들이받아 죽이거나, 비다라(毘陀羅)11)로 죽이거나 태(胎)를 떨어뜨려 죽이거나, 배를 내리눌러 죽이거나, 불이나 물속에 밀어 넣어 죽이거나, 구덩이 속에 떠밀어 죽이거나, 심부름을 가게끔 하여 도중에 죽게 하거나, 나아가 태중에서 처음으로 두 가지 근인 신근(身根)과 명근(命根)을 받았을 때 그 중간에 방편을 일으켜 죽이는 것 등이다.
‘연기가 나지 않는 불구덩이에 빠뜨려 죽인다’고 함은, 만약 우바새가 그 사람이 이쪽 길로 온다는 것을 알고, 그 가운데 먼저 연기 나지 않는 불구덩이를 만들고 그 위를 모래나 흙으로 덮어 두고는 ‘이 사람이 이쪽 길로 오기 때문에 내가 이 구덩이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이 사람이 이로 인하여 죽게 되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로 인하여 죽으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곧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것이다.사람을 위해 연기 나지 않는 불구덩이를 만들었는데 사람이 죽으면 참회할 수 없고, 사람 아닌 것이 죽으면 이것은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축생이 죽으면 하죄(下罪)로서 참회할 수 있다.
비인(非人)을 위해 구덩이를 만들었는데 비인이 죽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고, 사람이 죽으면 이는 하죄로서 참회할 수 있으며, 축생이 죽으면 하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축생을 위해 구덩이를 만들었는데 축생이 죽으면 이는 하죄로서 참회할 수 있으며, 만약 사람이 떨어져 죽거나 비인이 떨어져 죽으면 모두 하죄를 범하는 것이 되며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우바새가 특정한 한 가지 일을 위한 것이 아니지만 구덩이를 만들어 지나다니는 것들이 모두 떨어져 죽게 하였을 때, 사람이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고, 비인이 죽으면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으며, 축생이 죽으면 하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전혀 죽은 것이 없으면 세 가지 방편으로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이것을 ‘연기 나지 않는 불구덩이로 죽이는 것’이라 한다.‘비다라(毘陀羅)’란 가령 우바새가 그믐날 밤에 시체를 구하여 귀신을 부르는 주문을 외워서 시체가 일어나게 하고는 물로 씻고 옷을 입히고 손에 칼을 쥐게 하는 것으로, 만약 마음으로 생각하며 말하기를 ‘나는 아무개 때문에 이 비타라를 짓는다’고 하며 곧 주술을 외웠는데, 만약 해치고자 하는 사람이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앞의 사람이 온갖 삼매에 들거나 혹은 천신(天神)에게 보호 받거나 혹은 큰 주술사가 구원하여 풀어 줌으로써 해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간의 죄를 범하는 것이 되어 참회할 수 있다. 이것을 비다라로 죽이는 것이라 한다.
‘반비다라(半毘陀羅)’란 가령 우바새가 그믐날 밤에 쇠수레[鐵車]를 만들고, 쇠수레를 만든 뒤에 쇠사람[鐵人]을 만들어 귀신을 부르는 주문으로 쇠사람이 일어나게 하여 물로 씻고 옷을 입혀 쇠사람이 손으로 칼을 잡게 하는 것으로, 만약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되 ‘나는 아무개를 위해 이 주문을 외운다’고 하여 만약 이 사람이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앞의 사람이 온갖 삼매에 들거나 온갖 천신들에게 보호받거나 주술사가 구해서 풀어 줌으로써 죽임을 이루지 못하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이것을 ‘반비다라로서 죽이는 것’이라 한다.‘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그믐에 쇠똥을 땅에 바르고 술과 음식을 가운데 쌓아 놓고 불을 사른 뒤 곧 물속에 두며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말하여 주술을 외우되 ‘불이 물속에서 사라지는 것과 같이 불이 없어질 때 저 자의 목숨도 따라 사라져라’고 하는 것이다.
또는 그믐에 쇠똥을 땅에 바르고 술과 음식을 그 가운데 쌓아 둔 뒤에 죽이고자 하는 사람의 그림을 그려 만든다. 상을 만들고 난 뒤 이어서 다시 뽑아 없애버리며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며 주술을 외우되 ‘이 상이 없어지는 것처럼 그의 목숨도 또한 없어지거나, 만약 상이 없어질 때는 그의 목숨도 따라 없어져라’고 하는 것이다.
또는 그믐에 쇠똥을 땅에 바르고 술과 음식을 그 가운데 쌓아 두고는 바늘로 옷이나 머리를 찔렀다가 이어서 다시 뽑아내며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면서 주술을 외우되 ‘이렇게 바늘을 뽑아 낼 때 그의 목숨도 따라서 뽑혀 버려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목숨을 끊는 것’이라 한다. 혹은 갖가지 주문을 써서 죽인다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다시 ‘태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임신한 여인에게 토하게 하거나 설사하는 약이나 여러 곳에 넣는 약이나, 침으로 혈맥을 찌르거나 또는 눈물이 나게 하는 약을 주며 ‘이 인연으로 여자가 죽어 버려라’라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하여 나중에 죽으면 또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바로 죽지도 않고 나중에도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어미를 죽이기 위해 태를 떨어뜨렸는데 만약 어미가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태아만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있는 죄이다. 만약 함께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이다. 만약 함께 죽지 아니하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태아를 죽이기 위해 태아를 떨어뜨리는 법을 하여 태아가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약 태아가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어미가 죽으면 중간의 죄로서 이는 참회할 수 있고, 함께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이것을 일컬어 ‘태아를 떨어뜨려 죽이는 법’이라 한다.‘배를 눌러 죽인다’고 함은, 임신한 여인에게 무거운 일을 시키거나 무거운 것을 짊어지게 하거나 수레 앞에 달려가도록 시키거나, 험한 언덕을 오르게 하면서 생각하기를 ‘이 여자를 죽게 하라’고 하는 것으로, 만일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만일 바로 죽지 아니하고 나중에 이것으로 인하여 죽으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없는 것이며, 만일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태아에게 하는 것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이것을 일컬어 ‘배를 눌러 죽인다’고 한다.‘심부름을 가게끔 하여 도중에 죽게 한다’고 함은, 이 길 가운데 나쁜 짐승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쁜 길 가운데 가도록 하며 생각하기를 ‘저 자를 나쁜 길 가운데에서 죽게 해야겠다’고 하는 것으로,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고, 나머지도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을 범하는 것이 된다. 이것을 일컬어 ‘나쁜 길 가운데서 죽이는 것’이라 한다. 나아가 모태 안에서 처음으로 신근과 명근의 두 근이 생긴 가라라(迦羅邏)12)의 시기에 죽이려는 마음으로 방편을 일으켜 죽이고자 하는 것으로,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것을 범하는 것이 된다. 나머지 범하는 것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죽임을 찬탄하는 것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악계인(惡戒人)이고, 둘째는 선계인(善戒人)이며, 셋째는 늙고 병든 사람이다.
‘악계인’이란, 소나 양을 죽이고 닭이나 돼지를 기르고 매사냥을 하거나 고기잡이를 하거나 수렵꾼이 되어 토끼나 노루, 사슴 등을 잡거나 도둑질하고 도둑의 우두머리가 되거나, 회를 치거나, 주문으로 용을 부리거나, 감옥을 지키거나 하는 것 등이다. 만약 이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너희들 악계인이여, 어찌하여 오래도록 죄만 짓고 있는가? 차라리 일찍 죽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사람이 이로 인하여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이며,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악인이 말하기를 ‘내게는 그런 사람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여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죄이다. 만약 찬탄하여 이 사람이 죽게끔 하였다가 곧 마음으로 뉘우치고, ‘어찌하여 사람을 죽으라고 가르친단 말인가’라고 생각하여 다시 말하되, ‘너희 악인들이여, 혹시 선지식을 인연으로 하여 착한 사람을 가까이 하고 착한 가르침을 들으며 바르게 사유한다면 곧 악죄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너희들은 자살을 하지 말라’고 하여, 만약 이 사람이 그 말을 받아들여서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선계인(善戒人)’이란 여래와 사부대중13)을 말한다. 가령 온갖 착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너희 좋은 계를 지키는 복덕이 있는 사람들이여, 만약 죽으면 곧바로 하늘의 복[天福]을 받을 수 있는데 어찌 스스로 목숨을 앗아 버리지 않는가’라고 이처럼 말해주는 것으로, 이 인연으로 하여 이 사람이 자살하여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며, 자살하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선계인이 ‘내가 무슨 까닭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자살을 하겠는가’라고 이런 생각을 하여, 만약 죽지 않았으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다른 이로 하여금 죽으라고 한 뒤에 마음에 뉘우치는 것이 있어 다시 말하되 ‘나는 옳지 못하다. 어찌하여 이 착한 사람으로 하여금 죽으라고 했을까’라고 생각하여 다시 가서 말하되, ‘그대 선계인들이여, 수명대로 살면 복덕이 더욱 많아지는 까닭에 복 받음이 더욱 많아지리니, 스스로 목숨을 앗지 말라’고 하여, 만약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곧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늙고 병든다’고 함은 4대(大)14)가 점차 감소하여 온갖 괴로움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가서 말하기를, ‘그대여, 어찌하여 오래도록 이런 괴로움을 참고 있는가? 어찌 스스로 목숨을 앗아 버리지 않는가’라고 하여, 이로 인하여 그가 죽으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이며, 만약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병든 사람이 ‘내가 무슨 인연으로 이 사람의 말을 받아들여 스스로 목숨을 버리겠는가’라고 생각하고, 선계인도 병든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고 난 뒤에 마음속에 후회가 생겨서 ‘나는 옳지 못하다. 어찌하여 이 병든 사람에게 자살을 하라고 하였을까’ 하여, 다시 가서 말하기를, ‘그대들 병든 사람이여, 혹시 좋은 약을 얻거나 좋은 간병인을 얻어 약과 음식을 먹는다면 병이 쾌차해짐을 얻을 수 있으리니, 스스로 목숨을 앗지는 말라’고 하여, 만약 이로 인하여 죽지 않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나머지 위에서 말한 일곱 가지 죽이는 것의 범하는 것과 범하지 않는 것도 위에서 말한 불구덩이의 설명과 같다.”
만약 사람을 사람이라는 생각[人想]으로 죽이면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이다.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非人想]으로 죽이거나, 사람일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죽이는 것도 모두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비인을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죽이거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죽이는 것은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이 손발이 잘린 채로 성(城)의 구덩이 속에 버려졌는데, 여러 여인들이 성 안으로 들어오다가 울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 곧 달려가서 보고 함께 서로 말하되, “만약 이 사람에게 약물[藥漿]을 마시게 하면 곧 죽으리니, 오래도록 괴로움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자, 그 가운데 한 어리석고 순직한 여인이 바로 약을 장에 타서 먹이니 곧 죽고 말았다.다른 여인들이 말하기를 “그대는 참회할 수 없는 계를 범하였다”고 하며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약물을 주었을 때 죽었다면 참회할 수 없는 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거사(居士)가 방편을 지어서 어미를 죽이고자 하다가 어미 아닌 이를 죽였다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거사가 어미 아닌 이[非母]를 죽이려 하다가 자기의 어미를 죽였다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 되므로 역죄(逆罪)가 아니다.15)
만약 거사가 방편으로 사람을 죽이려 하다가 비인(非人)을 죽였다면 이는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거사가 방편을 지어 비인을 죽이려 하다가 사람을 죽였다면 작은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사람이 축생의 태를 품었다가 이 태를 떨어뜨렸다면, 작은 죄로서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다. 만약 축생이 사람의 태를 품었다가 이 태를 떨어뜨려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만약 거사가 방편으로 사람을 죽이려 하다가 거사가 먼저 죽고 이어서 죽은 사람이 있다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있는 것을 범한 것이 된다.
만약 거사가 그 부모를 죽이려 하다가 마음에 이분이 부모인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겼지만 바로 부모인 줄 알면서 죽이면 이는 역죄로서 참회할 수 없다.
만약 거사가 의심을 내어 ‘이것이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하다가, 마음으로 바로 사람인 줄 알고 죽이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다.”가령 도둑을 잡아서 죽이려고 하는데 도둑이 도망을 갔다고 하자. 관청의 힘이나 마을의 힘으로, 이 도둑을 추적하다가, 거사가 길의 맞은편에서 오고 있기에 추적하던 사람들이 묻기를 “그대는 도둑을 보지 못했는가?”라고 할 경우, 이 거사가 먼저 도둑에게 나쁜 마음으로 성냄과 원한이 있어서 말하기를 “내가 이곳에서 보았소”라고 하여, 이런 인연으로 도둑의 목숨을 잃게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가령 여러 도둑들을 죽이려고 하는데 도둑들이 도망을 갔다고 하자. 관청의 힘이나 마을의 힘으로 추적하다가, 이 거사가 반대 방향에서 오는데 추적하는 사람들이 거사에게 묻기를 “그대는 도둑을 보지 못했는가?”라고 하였을 때, 이 도둑들 가운데 한 사람한테라도 이 거사가 화난 바가 있어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았소”라고 하여, 만약 화나게 하지 않은 사람을 죽게 했다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있다.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만약 거사가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죽였는데 어머니가 아니면 참회할 수 없는 죄이지만 역죄는 아니다.
만약 장난으로 남을 때렸는데 혹시 죽었으면 이 죄는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미쳐서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고 죽였다면 죄가 없다.
만약 우바새가 벌레 있는 물을 쓰거나 풀과 나무에 있는 벌레를 죽이면 모두 죄를 범한 것이다. 만약 벌레가 있는데 없다고 생각하고 물을 사용해도 또한 범한 것이다. 만약 벌레가 없는데 있다고 생각하고 물을 사용해도 또한 범한 것이다.새로 집을 일으키던 어떤 거사가 집 위에 올라가 있다가 잡고 있던 들보를 놓쳤는데, 목수의 머리에 떨어져 그가 곧 죽고 말았다. 거사가 의심하기를 ‘이 죄는 참회할 수 있을까?’ 하고 부처님께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없다. 집 위의 들보는 사람의 적은 힘으로는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들보를 목수의 머리에 떨어뜨려 목수가 죽어서 거사가 의심을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없다. 이후로부터 마음을 잘 써서 사람이 죽지 않도록 하라.”또 한 거사가 집 위에서 일을 하다가 진흙 속에 전갈이 있어 놀라고 겁이 나서 뛰어내렸는데 목수의 머리 위에 떨어져 목수가 곧 죽었다. 거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없다. 오늘부터 마음을 잘 써서 사람이 죽게 하지 말라.”
또 한 거사가 해질 무렵에 험난한 길에서 도적을 만나 도적이 그를 죽이려고 하니 도적을 피해서 도망치다가 언덕에서 떨어졌는데, 그만 옷감 짜는 사람 위에 떨어지는 바람에 옷감 짜는 사람이 곧 죽었다. 거사가 의심하자 부처님께서는 “죄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거사가 산 위에서 돌을 밀다가 돌이 떨어져서 사람이 죽자 의심을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없다. 만약 돌을 밀려고 할 때 먼저 돌 내려간다고 외쳐서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하라.”또 어떤 이가 옹창이 들어서 아직 곪지 않았는데, 거사가 터뜨리려다가 죽고 말았다. 그가 의심을 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옹창이 곪지 않았는데 만약 터뜨리려다가 사람이 죽으면 이는 중간의 죄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곪은 옹창을 터뜨리려다 죽었다면 죄가 없다.”
또 어린아이를 즐겁게 하려고 거사가 붙잡고 때려 크게 웃게 하려는데 아이가 죽었다. 거사가 의심을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즐겁게 하려던 것이니, 살생의 죄를 범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다시는 때려서 다른 이를 웃게 하지 말라.”
한 사람이 앉아서 옷으로 자신을 덮고 있는데 거사가 부르며 일어나라 하니 이 사람이 말하기를 “나를 부르지 말라. 일어나면 죽으리라” 하였다. 다시 부르며 “일어나라”고 하니 일어나다가 곧 죽었다. 거사가 의심을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그 죄를 참회할 수 있다.”
2. 도계(盜戒)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가 세 가지로 남의 귀중한 물건을 취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 된다. 첫째는 마음을 사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몸을 사용하는 것이고, 셋째는 본래 있던 곳에서 옮기는 것이다.
마음을 사용한다는 것은 마음을 내어 생각하여서 훔치겠다고 하는 것이고, 몸을 사용한다는 것은 몸의 여러 부분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지는 것이고, 본래 있던 곳에서 옮긴다고 하는 것은 물건을 원래 있던 곳에서 들어서 다른 곳에 두는 것이다.다시 또 세 가지로 다른 사람의 귀중한 물건을 취하는 것이 있으니, 범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가 된다. 첫째는 스스로 취하는 것이고, 둘째는 남을 시켜 취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람을 보내어 취하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취한다’고 함은, 자신이 손수 본래 있던 곳에서 옮기는 것이고, ‘남을 시켜 취한다’고 함은, 가령 우바새가 다른 사람을 시켜 남의 물건을 훔치라고 했을 때 이 사람이 뜻을 따라 취하여 본래 있던 곳에서 옮기는 것이며, ‘사람을 보내서 취한다’고 함은, 보내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네가 그 중요한 물건이 있는 곳을 아느냐?’고 물어보고 답하기를 ‘그곳을 압니다’라고 하면 보내어 훔치도록 하는 것이니, 이 사람이 그 말을 따라 가져 와서 본래 있던 곳에서 옮겼을 때이다.”다시 다섯 가지 다른 사람의 귀중한 물건을 취하는 일이 있으니, 범하면 참회할 수 없다. 첫째는 간절한 마음으로 취하는 것이고, 둘째는 가벼이 취하는 것이고, 셋째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사칭하고 취하는 것이고, 넷째는 강제로 빼앗아 취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맡았다가 갖는 것이다. ‘귀중하다’고 하는 것은 5전(錢)이나, 5전의 값어치가 되는 물건이니, 범하면 참회할 수 없다. 어떤 거사가 다른 사람에게 다섯 가지 보물이나 다섯 가지 보물과 비슷한 것이 있는 줄 알고서 도둑질하겠다는 마음으로 골랐으나, 본래 있던 곳에서 옮기지 못했으면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다. 만약 고르고 나서는 취하여 본래 있던 곳에서 옮겼는데 가치가 5전이 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본래의 장소에서 옮긴다’고 하는 것은 만약 직물을 다른 줄로 묶으면 장소가 다르다고 하고, 만약 가죽이거나 옷이 색깔이 같으면 장소가 같다고 하고, 색깔이 달라졌으면 장소가 다르다고 하며, 가죽이거나 옷이거나 색이 한결같으면 장소도 같다고 하고, 색이 달라졌으면 장소가 다르다고 하며, 담요 같은 것은 털이 한 겹이면 있는 곳이 같다고 하고, 색도 같으면 있는 곳이 같다고 하고, 색이 달라졌으면 있는 곳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이것을 ‘여러 장소’라고 한다.
거사가 다른 사람을 위해 물건을 지고 가다가 훔치겠다는 마음으로 왼쪽 어깨에서 옮겨 오른쪽 어깨로 올리거나, 오른손에서 옮겨 왼손에 들거나 하여, 이렇게 몸의 여러 부분으로 옮기는 것을 ‘장소를 바꾼다’고 한다.수레의 경우는 바퀴와 축과 가름대[衡]와 멍에[軛]이며, 배의 경우는 양쪽 뱃전과 앞뒤이며, 집의 경우는 들보와 기둥과 서까래와 추녀와 네 모서리와 으슥한 곳이니 모두 ‘장소를 바꾸는 것’이다. 훔칠 마음으로 물건을 옮겨서 이러한 여러 다른 장소에 두면 모두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물속의 물건을 훔친다’고 함은, 사람이 뗏목의 목재를 타고 물길을 따라 내려갈 때 거사가 훔치겠다는 마음으로 취한다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훔치려는 마음으로 나무를 잡아 멈추게 했다가 흘려보내서 앞에 이르게 하거나, 또 훔치려는 마음으로 물속에 가라앉히거나 들어서 물 밖으로 옮겼을 때는 모두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 된다. 다시 또 주인이 있는 연못에서 기르는 새를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잡아서 못물 속에 넣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들어서 연못의 물을 벗어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의 집에서 기르는 새를 날려서 들판의 연못에 들어가게 하고, 훔치려는 마음으로 들어서 물에서 옮기거나 물속에 가라앉히는 것은 모두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또 거사가 안팎으로 꾸미고서 누각에서 위에 있다가 주인이 있는 새들이 이쪽의 물건을 물고 가는 것을 보고 훔치려는 마음으로 이 새를 빼앗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새가 보물을 물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훔치려는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중간의 죄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주술의 힘으로써 새로 하여금 자신의 뜻대로 어떤 곳에 오도록 하는 것은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다른 곳에 도달하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할 수 있다.만약 야생인 새가 보물을 물고 날아갈 때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야생의 새를 잡으면 중간의 죄를 지은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야생인 새를 기다릴 때는 작은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할 수 있다. 또 야생의 새들이 보물을 물고 가는데 주인 있는 새가 야생의 새에게서 빼앗았을 때,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주인이 있는 새를 잡아서 뺏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일 새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그때는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할 수 있다. 나머지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또 주인 있는 새들이 보물을 물고 날아가다가 야생의 새에게 빼앗겼는데,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야생의 새에게서 빼앗아 가지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새를 기다렸다면, 그때는 또한 중간의 죄를 지은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나머지도 또한 위와 같다.만약 거사가 노름을 하다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패를 바꾸어서 남을 이겨서 5전(錢)을 땄다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다.
만약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사리(舍利)를 훔치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도 또한 나의 스승이시다’라고 생각을 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취하면 범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거사가 훔치려는 생각으로 경권(經卷)을 취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가 되고 마니, 그 가치의 경중을 헤아렸기 때문이다.‘밭을 훔친다’는 것은 두 가지 인연으로 다른 이의 밭이나 땅을 빼앗는 것이다. 첫째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둘째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니, 가령 거사가 땅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투어 이기거나, 가령 다른 형태를 만들어서 과분의 땅을 얻는 것으로, 5전의 값어치가 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거사들은 마땅히 값어치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데, 내지 않아서 5전에 이르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다시 거사가 통관세를 내는 곳에 도착해서 다른 거사에게 ‘당신이 나를 위하여 이 물건을 통과시켜 주면 당신에게 세금의 반을 주겠다’고 해서, 가지고 가서 5전 이상의 세금을 어기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거사가 어떤 사람에게 다른 길을 알려주어서 세금을 떼게 하되, 물건의 가치가 5전의 값어치가 되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세금을 낼 곳에 도적 또는 나쁜 짐승이 매우 굶주려 있기에 다른 길을 가르쳐 주었다면 해로움을 면하게 한 것이므로 범한 것이 아니다.또 거사가 도적과 함께 모의하여 여러 마을을 파괴하고 물건을 함께 나누어 가져서 5전의 값어치가 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다.
‘다리 없는 짐승을 훔친다’고 하는 것은 거머리나 우투라충(于投羅蟲)을 사람이 잡아서 그릇 속에 넣어 둔 것을 거사가 그릇 속에서 꺼내어 취하는 것이니,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 된다. 선택한 내용은 위와 같다.
‘두 발 세 발인 짐승을 훔친다’는 것은 사람과 거위와 기러기와 앵무새 등의 여러 가지 새들을 도롱이에 있는 상태에서 훔치려는 마음으로 가지는 것이니,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며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사람을 훔친다’는 것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고 가는 것이고, 둘째는 함께 약속하는 것이다. 만약 거사가 훔칠 마음으로 사람을 둘러매어 어깨에 올려서 사람의 두 다리가 땅에서 떨어지게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며, 만약 함께 약속을 하고 두 발을 떼게 한다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니,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네 발 달린 짐승을 훔친다’는 것은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 등을 사람이 밧줄로 한곳에 매어 놓은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끌고 네 발을 떼게 하는 것이니,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한곳에 누워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끌어 일으켜 네 발을 떼게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며, 많은 발을 가진 것들에 대해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약 담장이나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끌어내어서 네 발을 떼게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되고,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밖에 놓아먹이는 것을 거사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생각하되 ‘방목하는 사람이 숲 속에 들어갔을 때 내가 훔치면 되겠다’고 하면, 생각을 낸 그 때에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죽게 된다면 스스로 죽인 죄와 같아지며, 죽이고 나서 5전 값어치의 고기라도 가지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다시 일곱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둘째는 동의하지 않은 것, 셋째는 잠시 동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것, 넷째는 주인이 있음을 알고 있는 것, 다섯째는 미치지 않은 것[不狂], 여섯째는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 일곱째는 병들어서 무너진 마음이 아닌 상태이다. 이 일곱 가지로써 귀중한 물건을 훔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귀중하지 않은 물건[輕物]16)을 가지면 중간의 죄를 범하는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또한 일곱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자기 것으로 생각한 경우, 둘째는 동의한 경우, 셋째는 잠시 사용하는 경우, 넷째는 주인이 없다고 여기는 경우, 다섯째는 미친 경우, 여섯째는 마음이 어지러운 경우, 일곱째 병들어서 무너진 마음이다. 이 일곱 가지로 물건을 가지면 범하는 것이 아니다.”어떤 거사가 무를 심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거사에게 말했다. “저에게 무를 주십시오” 하니, 거사가 “당신은 값을 치를 수 있습니까?”라고 하였다. 곧 찾아보고 대답하기를 ‘제게는 돈이 없습니다’라고 하니, 거사가 말하기를 “만약 무우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값을 가지고 와야 합니다. 만약 내가 그냥 당신에게 준다면 어떻게 조석으로 먹고 살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객이 “당신은 진정코 내게 주지 못하겠습니까?”라고 하니, 주인이 말하기를 “내가 왜 당신에게 주어야 합니까?”라고 하였다. 객이 곧 주술을 써서 무우를 마르게 하고 돌아가다가 스스로 의심하기를 ‘혹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 아닌가?’라고 하고는 여래께 여쭈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범한 것이 참회할 수 있는 것이든 참회할 수 없는 것이든 값을 치러야 한다. 줄기와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뿌리와 같다.”어떤 사람이 기원정사 사이에서 밭을 매다가 옷을 벗어서 밭 한쪽에 두었다. 그때 어떤 거사가 사방을 둘러보고 사람이 없으니, 얼른 옷을 가지고 갔다. 그때 밭을 매던 사람이 멀리서 보고는 거사에게 말하기를 “내 옷을 가져가지 마시오”라고 했으나 거사는 듣지 못한 채 오히려 주인이 없다고 하는 줄 알고 옷을 가지고 가 버렸다. 밭 매던 사람이 곧 뒤를 쫓아가서 거사를 잡고 말하기를 “당신네 법에는 주지 않는 것을 가져도 됩니까?”라고 하니 거사가 답하기를 “나는 주인이 없다고 여겼기에 가졌던 것이오. 어찌 법이 그렇겠소”라고 하니, 밭 매던 사람이 말하기를 “이것은 나의 옷이오”라고 하니 거사가 말하기를 “이것이 당신 옷이라면 다시 가져 가시오”라고 했다.
거사가 의심하기를 ‘내가 참회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은 아닐까?’라고 하고는 부처님 처소에 가서 이 일에 대하여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까닭을 아시고도 묻기를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것을 가졌느냐?”라고 말씀하시니, 거사가 아뢰기를 “주인이 없다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는 물건을 취할 때 잘 헤아려 보아서 혹시 그대로 있던 것이라면 비록 지키는 사람이 없더라도 실제의 주인이 있는 것이다. 만약 마음을 내어서 훔치려고 하다가 아직 취하지 않았다면 가벼운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으며, 훔친 것이 5전이 되지 못하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으며, 훔친 것이 5전이 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3. 음계(淫戒)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들은 애욕의 생각과 애욕의 느낌[覺]을 내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마음을 내어서도 안 되거늘, 어찌 하물며 애욕과 성냄과 우치를 일으켜서 근본부정(根本不淨)의 악업(惡業)에 결박되겠는가?
이 가운데 삿된 음행을 하는 데에는 네 가지 대상이 있으니, 남자와 여자와 황문(黃門)17)과 이근(二根)18)이다.
‘여자’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여자이거나 사람 아닌 것[非人]의 여자거나 축생의 암컷을 말한다. ‘남자’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남자이거나 사람 아닌 것의 남자이거나 축생의 수컷을 말하며, 황문과 이근의 경우도 또한 위의 종류와 같다.만약 우바새가 사람의 여자이거나 사람 아닌 것의 여자이거나 축생의 암컷이거나 간에 세 군데에 삿된 음행을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사람의 남자이거나 사람 아닌 것의 남자이거나 축생의 수컷이거나, 황문이거나 이근이거나 간에 두 곳에 삿된 음행을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가 된다.
만약 마음을 내어서 음행을 하려고 하다가 아직 몸이 닿지 않았다면 낮은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두 몸은 서로 닿았으나 그만두어 음행을 하지 않았다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만약 우바새가 하녀로 하여금 짝을 정해서 시집가게 하여 주인이 있는데, 그 중간에 삿되이 음행을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나머지 가볍게 범하는 일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 곳이라고 하는 것은 입과 대변보는 곳과 소변보는 곳이니, 이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장소에 음행을 하면 모두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우바새가 하녀로 하여금 짝을 정해 주지 않은 상태에서 그 중간에 길이 아닌 곳에 음행을 하였다면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지만, 후생에는 무거운 죄보를 받게 된다.만약 우바새에게 부리는 사내아이나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과 함께 두 곳에 음행을 하게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나머지 가벼운 죄를 범함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우바새가 음녀와 함께 음행을 하고 화대를 주지 않았다면 삿된 음행을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없으며 화대를 주었다면 범한 것이 아니다.
만약 죽은 이가 사람이거나 또는 축생이거나 간에 몸의 근(根)이 다 무너지지 않았는데 그것과 삿된 음행을 하되, 여자의 세 곳이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가볍게 범하는 일에 대해서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만약 우바새가 스스로 8지(支)19)를 받고 나서 음행을 하였다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으로, 8지에는 삿되고 바른 것이 따로 없이 모두가 다 범한 것이 된다.
만약 우바새가 비록 그대로 계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처님 제자로서 계가 깨끗한 사람을 범한 이는 비록 계를 범한 죄는 없을지라도, 그러나 다음에 영원히 5계 내지는 출가인의 구족계까지를 받을 수 없다.”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두 가지 몸이 있으니, 육신의 몸[生身]과 계의 몸[戒身]이다. 만약 선남자가 나의 육신의 몸을 위하여 칠보로 탑을 세우되 크기가 범천까지 이르렀는데, 만약 사람이 그것을 무너뜨린다면 그 죄는 오히려 참회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계의 몸을 무너뜨린다면 그 죄는 헤아릴 수 없어서 받아야 하는 죄가 이라용왕(伊羅龍王)20)과 같을 것이다.”
4. 망어계(妄語戒)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갖가지로 거짓말하는 것을 꾸짖고, 거짓말하지 않는 이를 찬탄했다. 나아가 장난으로라도 오히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거늘, 하물며 일부러 거짓말을 하겠는가?
이 가운데 범한다고 하는 것은, 만약 우바새가 범부를 지나는 훌륭한 성인의 법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아라한(阿羅漢)21)이다’라고 하거나 ‘아라한을 향하는 이[向羅漢]다’라고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나는 아나함(阿那含)22)이다, 사다함(斯陀含)23)이다, 혹은 수다원(須陀洹)24)이다’ 내지는 ‘수다원을 향하는 이다’,혹은 ‘초선ㆍ제2선ㆍ제3선ㆍ제4선을 얻었다’고 하거나, 혹은 ‘자ㆍ비ㆍ희ㆍ사의 무량한 마음을 얻었다’고 하거나, 혹은 ‘네 가지 무색계의 선정[四無色定]인 허공정(虛空定)25)ㆍ식처정(識處定)26)ㆍ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ㆍ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얻었다’고 하거나, 혹은 ‘부정관(不淨觀)ㆍ아나반나념(阿那般那念)27)을 얻었다’고 하거나, ‘여러 하늘들이 나의 처소에 왔다’고 하거나, ‘여러 용과 야차와 벽려(薜荔)28)와 비사사(毘舍闍)29)와 구반다(鳩槃茶)30)와 나찰31)이 나의 처소에 와서 그들이 나에게 물으면 내가 대답하고 내가 그들에게 물으면 그들이 대답한다’라고 하면 모두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만약 본래 나한(羅漢)32)이라고 말하려다가 아나함이라고 하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나머지도 또한 이와 같은 범함이 된다.
만약 우바새에게 어떤 사람이 ‘당신은 도를 얻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만약 잠자코 있었거나 또는 이런 모양을 보였다면 모두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나아가 선풍토귀신[旋風土鬼]이 나의 처소에 왔다고 한 경우까지도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우바새가 실제로 듣고도 듣지 못했다고 하거나, 실제로 보고도 보지 못했다고 하거나, 있는 것을 의심하고서 없다고 말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면 이러한 거짓말은 모두 다 범한 것이지만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마음을 내어서 거짓말을 하려다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낮은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말을 했으나 그 뜻을 다 말하지 못했다면 중간의 죄를 범한 것으로 참회할 수 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 도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곧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 된다. 만약 미쳤거나 마음이 어지럽거나, 한 말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는 범한 것이 아니다.”
5. 주계(酒戒)
부처님께서 지제(支提, Caitya)국의 발타라바제(跋陀羅婆提, Bhadrapāla) 마을에 계셨다. 이곳에는 암파라제타(菴婆羅提陀)라고 불리는 포악한 용이 있었는데, 흉악하고 난폭하며 매우 해로워서 사람들이 그곳에 다가가지 못했다.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과 나귀와 암말과 낙타로써도 접근하지 못했으며, 나아가 새들까지도 그 위로 날아다니지 못했고, 가을에 곡식이 익을 때는 모든 곡식을 말려 죽이기도 하였다.장로 사가타(莎伽陀, Svāgata)가 지제국을 유행하다가 점차로 발타라바제에 이르러 밤을 지내고 나서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을 했다. 걸식을 하면서 이 마을에는 암파라제타라고 부르는 포악한 용이 있는데, 흉악하고 난폭하며 매우 사나워서 사람들과 날짐승ㆍ길짐승들이 그곳에 다가가지 못하며, 가을에 곡식이 익을 때는 모든 곡식을 말려 죽인다는 말을 들었다. 듣고 나서 걸식을 마치고는 암파라제타 용이 머무는 곳에 가서 샘가의 나무 아래에 좌구를 깔고는 크게 앉았다.용이 옷기척을 느끼고는 성질을 내며 몸에서 독연기를 뿜었다. 장로 사가타도 곧 삼매에 들어서 신통의 힘으로 몸에서 또한 연기를 내니, 용은 더욱 화가 나서 몸에서 불을 냈다. 사가타도 거듭 화광(火光)삼매에 들어 몸에서 불을 내니, 용은 다시 우박을 퍼부었다. 사가타는 즉시 우박을 석구병(釋俱䴵)과 수병(髓䴵)과 파파라병(波波羅䴵)으로 바꾸었다. 용이 다시 벽력을 놓으니, 사가타는 가지가지 환희환병(歡喜丸䴵)으로 바꾸었다. 용이 다시 화살과 칼끝을 비처럼 내리니 사가타는 곧 우발라(優鉢羅)33)꽃ㆍ파두마(波頭摩)34)꽃ㆍ구모타(拘牟陀)35)꽃으로 바꾸었다. 이때 용이 다시 독사ㆍ지네ㆍ살모사ㆍ그리마[蚰蜒]를 내리쏟으니 사가타는 곧 우발라꽃 영락ㆍ첨복(瞻蔔)꽃 영락ㆍ파사(婆師)영락ㆍ아제목다가(阿提目多伽)36) 영락으로 바꾸었다.이와 같이 용이 가지고 있던 세력을 모두 다 사가타에게 드러냈다. 이와 같은 위덕을 보이고 나서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곧 위력과 광명을 잃었다. 장로 사가타는 용의 힘이 이미 다해서 다시 움직일 수 없게 된 줄 알고는 변화해서 미세한 몸이 되어서는 용의 두 귀로 들어가서 두 눈으로 나오고, 두 눈에서 나와서 코로 들어갔다가 입에서 나와서 용의 머리 위를 오가며 가벼이 다니고 있었지만 용의 몸은 다치지 않았다.이때 용이 이러한 갖가지 일들을 보고 마음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서 털이 곤두섰다. 그러자 합장하고 장로 사가타에게 말하기를 “저는 당신에게 귀의하겠습니다”고 말하니, 사가타가 대답하기를 “그대는 나에게 귀의하지 말고, 당연히 나의 스승에게 귀의하고, 부처님께 귀의해야 한다”고 하니 용이 “저는 지금 삼보에게 귀의하오니, 이 목숨이 다하도록 부처님의 우바새가 된 줄 알겠습니다”고 했다. 이 용은 삼자귀를 받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나서 다시는 예전처럼 흉악한 일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과 날짐승ㆍ길짐승들이 모두 그곳에 갈 수 있게 되었고 가을 곡식이 익을 때도 다시는 말라 죽지 않게 되어 이와 같은 명성이 모든 나라에 퍼지게 되었으니, 사람들은 말하기를 “장로 사가타께서 포악한 용을 꺾어 항복받아 착해지게 하여서 모든 사람들과 새와 짐승들이 용궁에 갈 수 있고 가을 곡식이 익을 때 다시는 말라 죽지 않게 되었다”고 하였다.장로 사가타의 명성이 유포됨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 음식을 만들고 그를 청하러 사람을 보냈다. 그 가운데 한 가난한 여인이 있었는데 신심과 공경하는 마음으로 장로 사가타를 청하니, 사가타는 묵연히 받아들였다. 이 여인은 좋은 소락으로 만든 우유죽을 골라 바치자 그것을 받아서 먹었다. 여인이 생각하기를 ‘이 사문이 이 좋은 소락으로 만든 우유죽을 드시고 혹시라도 냉증이라도 발동한다면 다시 물 같은 빛깔의 술을 드려야겠다’ 하고는 그것을 갖다 주었다. 이에 사가타가 보지도 않고 마셨는데, 마시고 나서 법을 설하여 주고는 가 버렸다.
절을 향해서 가는 도중에 이때 갑자기 술기운이 일어나서 절문 근처에서 땅에 넘어져서 승가리 옷과 물 거르는 주머니와 발우와 지팡이와 기름 주머니와 가죽신과 바늘통이 여러 곳에 흩어지고 몸은 다른 곳에 뒹굴게 되었지만 취해서 알지 못하였다.이때 부처님께서 아난과 함께 유행하시다가 이곳에 도착하셨다. 부처님께서 이 비구를 보시고는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아, 이 사람은 누구이더냐?”고 물으셨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장로 사가타입니다”라고 대답하자, 부처님께서는 곧 “아난아, 이곳에 내가 앉을 자리를 깔고 물을 뿌리고 대중을 모으라”라고 하셨다. 아난이 분부대로 앉으실 자리를 깔고 물을 뿌리고 대중을 모으고 나서 부처님께 가서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자리를 이미 깔고 물을 뿌리고 대중을 모아 놓았습니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때가 온 줄 아셨다. 부처님께서는 곧 발을 씻고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찍이 암파라제타라고 불리는 용이 있었는데, 흉악하고 난폭하며 매우 해로워서 먼저는 그 용이 있는 곳에 코끼리와 말과 소와 양과 나귀와 노새와 암말과 낙타도 가지 못하며 또한 새도 감히 그 위를 날지 못하였고 가을 곡식이 익을 때면 모든 곡식을 말려 죽였다. 하지만, 선남자 사가타가 능히 꺾어 항복받아서 착하게 만들어서 사람들과 날짐승ㆍ길짐승들이 그 샘 위를 날아다닐 수 있게 했다는 것을 보고 들은 적이 있느냐?”이때 대중 가운데 본 사람이 있어서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하고, 들은 사람은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생각은 어떠하더냐? 이 선남자 사가타가 지금 능히 두꺼비를 꺾어 항복시킬 수 있겠느냐?”라고 하시니, 대답하기를 “못합니다, 세존이시여”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스러운 사람도 술을 마시면 오히려 이렇게 실수를 하거늘 세속의 범부이겠느냐. 이러한 죄과나 혹은 이보다 더한 허물을 범하는 것은 모두 음주로 말미암는다. 오늘부터 스스로 불제자라고 말하는 자는 술을 마셔서는 안 되니, 작게는 풀 끝 만큼이라도 마셔서는 안 된다.”부처님께서 갖가지로 음주의 허물을 꾸짖으시고 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바새들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곧, 두 가지가 있으니 곡식으로 빚은 술과 나무로 빚은 술이다. ‘나무로 빚은 술’이란 나무의 뿌리와 줄기와 잎과 꽃과 열매를 사용했거나 여러 가지 씨앗을 썼거나 여러 가지 약초를 섞어서 술을 빚은 것이니, 술의 색과 술의 냄새와 술의 맛으로 마시면 사람을 취하게 하므로 이를 술이라고 한다. 만약 우바새가 맛보고 삼켰다면 또한 일컬어 ‘술을 마셔서 죄를 범했다’고 한다. 만약 곡식으로 빚은 술을 마셨다면 삼키는 것마다 죄를 범한 것이며, 만약 신술[酢酒]을 마셨다면 삼키는 것마다 범한 것이며, 만약 달콤한 술을 마셨다면 삼키는 것마다 따라서 범한 것이며, 만약 누룩을 먹고도 취한다면 마시는 것을 따라서 범한 것이며, 만약 술지게미를 마셨다면 마시는 것마다 따라서 범한 것이며, 술앙금을 마셨다면 삼키는 것마다 따라 범한 것이다. 만약 술의 색깔과 술의 냄새와 술의 맛과 비슷한 것을 마시고 취했다면 마시는 것을 따라서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다만 빛깔만 술이지 술의 향기가 없거나 술맛이 나지 않아 사람을 취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나 그 나머지의 음료들은 모두 범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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